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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웅 나온 개성공단 업체들… 시민들도 “이산상봉 이어지길”

    배웅 나온 개성공단 업체들… 시민들도 “이산상봉 이어지길”

    플래카드 들고 “공단 재개 해결을” 시민단체 “스포츠 돌파구로 교류” 일부는 “北태도 신중히 지켜봐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 9일 시민들은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길 한목소리로 기원했다. 2년여 만에 이뤄진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산적한 남북 주요 현안이 해결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쳤다.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기업인들은 이날 오전 영하 7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로 나와 판문점으로 향하는 우리 대표단이 볼 수 있도록 ‘남북 고위급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신한용 비상대책위원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양측의 관계와 관련 여론이 형성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평창올림픽을 성공 개최한 후 다음 회담에서는 2년째 멈춰 있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동훈 기획국장은 “첫 만남부터 모든 카드를 꺼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스포츠를 돌파구 삼아 자꾸 만남을 이어 가면 사회 전반에 긍정적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문 스포츠뿐 아니라 유소년 스포츠 교류 등 적극적 교류가 오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면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빠르면 평창올림픽 때나 삼일절에 이산가족 상봉을 이룰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일반 시민들도 이날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초긴장 상태에 있던 남북 관계에 해빙기가 오기를 희망했다. 주부 김은우(48·경기 남양주시)씨는 “이산가족들은 돌아가시고 통일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떨어지는 마당에 최근 핵 도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계속 악화돼 안타까웠다”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관계에 따뜻한 봄이 와 통일에 한발짝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회사원 박준(28·서울 서초구)씨는 “지난 몇 년간 북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는데 이번 기회에 상호 신뢰를 다시 쌓고 이산가족, 핵 문제에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잠시 경색이 풀어진 것일 뿐 북한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모(61·서울 용산구)씨는 “북한이 핵 문제 등에 입장 변화가 없다면 결국 이번 남북 회담이 올림픽 특수 이벤트로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다른 이슈들에 북한이 대응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며 너무 경계를 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프로야구 에이전트 합격자 45%가 변호사

    계약 선수보다 많아… 과잉 우려선수협회 “시장개척 차원일 것” ‘제2의 제리 맥과이어’를 꿈꾸는 걸까, 아니면 구직난의 반영일까. 프로야구선수협회가 4일 프로야구 첫 ‘에이전트’(공인 선수대리인) 자격시험 합격자 94명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변호사가 45%로 가장 많았다. 법무사(3%)까지 포함하면 법조인 비율이 48%나 됐다. 변호사 중엔 미국 로스쿨 출신과 일본야구기구(NPB) 대리인 자격증을 소유한 재일동포 법조인도 있었다. 마케팅과 에이전시 등 기존 스포츠업계 종사자와 일반 회사원도 각각 18%, 15%로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부터 선수들과 접촉해 대리인 계약을 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연봉 협상이 ‘끝물’이어서 이들의 실질적인 활동은 올 시즌 이후부터다. 그런데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1996년 영화 속 제리 맥과이어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대박을 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선수들의 연봉 규모는 700억원에 이른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금을 포함하더라도 1000억원 안팎이다. 에이전트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상한액(5%)을 기준으로 잡아도 에이전트 몫은 35억~50억원밖에 안 된다. 여기에 이미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는 비싼 몸값의 유명 선수들과 에이전트 계약이 사실상 필요하지 않은 연봉 1억원 미만의 선수들을 뺀다면 에이전트시장 파이는 이보다 더 쪼그라든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연봉 1억원을 넘지 못하는 프로야구 선수가 절반이나 된다는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며 “변호사들이 대거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당장의 돈벌이보다 시장개척 차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잡을 하지 않고서는 순수 에이전트로 밥벌이가 쉽지 않은 구조”라면서 “현재로선 몸값 상위 20∼30% 선수만이 에이전트를 고용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FA 계약 대상자가 많이 배출되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FA 대상 시기도 늦다. 군복무까지 마치면 미국에 비해 5년, 일본과 견줘도 3년이나 늦게 FA 시장에 나온다. ‘돈 되는’ 특급 FA 선수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에이전트들을 왜 이렇게 많이 뽑았나’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사무총장은 “프로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고려한 우리의 FA 제도는 제한이 많다”면서 “(대졸 8시즌·고졸 9시즌인) FA 기간을 줄이거나 FA에 등급을 매기는 제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에이전트들도 양극화 현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과 유대 관계가 없는 신생 에이전트는 생존 자체가 어렵고,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사실상 에이전트 역할을 해 오던 곳들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김 사무총장은 “시장 규모로 볼 때 20∼30명의 에이전트가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은 계약할 선수보다 에이전트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MBC뉴스데스크 ‘기자 지인 인터뷰’ 공식 사과…“여론왜곡 우려, 경위조사 의뢰”

    MBC뉴스데스크 ‘기자 지인 인터뷰’ 공식 사과…“여론왜곡 우려, 경위조사 의뢰”

    MBC TV ‘뉴스데스크’가 최근까지 일했던 인턴 기자를 평범한 시민처럼 인터뷰하는 등 기자 지인을 인터뷰해 보도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뉴스데스크’의 박성호 앵커는 2일 방송에서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며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박 앵커는 “저희 자체 조사 결과로는 해당 기자들이 인터뷰 도중 특정한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거나 부탁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렇지만 저희는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방송학회에 경위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사 홈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공지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문제가 된 보도는 두 건이었다. 하나는 지난 1일 개헌에 대한 시민들 생각을 전하는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이란 리포트였다. 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 등 시민 6명의 인터뷰를 방송했는데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은 담당 기자와 지난해 MBC 뉴미디어 뉴스팀에서 함께 일했던 인턴 기자였고, 회사원은 담당 기자의 친구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하나는 지난해 12월 9일 전자 담뱃값 인상 여파를 전하는 리포트로, 전자담배를 피우는 MBC 직원에게 인상에 대한 소감을 인터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정태영(대신증권 부사장)영석(아주저축은행 상무)씨 모친상 희준(해병 제2사단 중위)씨 조모상 3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2258-5940 ●정권현(조선일보 논설위원)현석(KEB하나은행 차장)씨 부친상 은은기(계명대 사학과 교수)이창수(회사원)씨 장인상 31일 대구한성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53)253-3444 ●배준현(국민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씨 모친상 31일 부산 서호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30분 (051)949-1024 ●김홍철(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씨 별세 경덕(미국 테네시대학 기계공학부 교수)진양(전 대우건설 상무)씨 부친상 임소영(여주대 교수)씨 시부상 김학제(고려의대 명예교수)고병훈(한의사)씨 장인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2)3410-3151 ●김진하(한솔에스앤제이 대표이사)씨 장인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92 ●엄민용(경향신문 스포츠산업팀장)대용(청라에너지 팀장)씨 모친상 1일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31)386-2345
  • “안전한 대한민국” “존중하는 사회” “집값 안정되기를”

    “안전한 대한민국” “존중하는 사회” “집값 안정되기를”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 위안부할머니등 시민대표 참가 정동진·간절곶 등 발길 이어져 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밤 12시 전국 곳곳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2018년 새해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눴다.‘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수만명이 운집했다. 타종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 세월호 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 김혜연(39)씨 등이 참여했다.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에서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불꽃쇼가 진행됐다. 1월 1일 0시가 되기 123초(롯데월드타워 층수인 123층 상징) 전부터 초읽기가 진행됐고 해가 바뀌는 순간 건물 123층 등에서 쏟아진 1만 5000여발의 불꽃과 레이저 조명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강남구 영동대로·코엑스·강남역 일대에서도 강남구청·현대자동차·한국무역협회 등이 주최한 새해맞이 축하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과 강릉을 연결하는 경강선 KTX가 개통되면서 일출 명소 정동진에도 가족과 연인 등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맞이 명소 울산 울주군 간절곶과 전남 여수 돌산 향일암 등에도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개 모양의 대형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시민들은 새해를 맞이하며 다채로운 소망을 밝혔다. ‘58년 개띠’인 김명인(59)씨는 “2017년을 대표하는 단어가 ‘갑질’이었는데 새해는 우리 사회에 갑질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원 원주의 윤재숙(59)씨도 “최근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1970년생 개띠 이영국(47)씨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2018년에는 이런 집값 안정화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982년생 개띠인 회사원 박모(35)씨는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새해 소망”이라고 밝혔다.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는 1994년생 개띠 이혜련(23)씨는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온라인상에서 악성 댓글, 비방이 사라지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윤주(23)씨는 “성폭행범, 데이트 폭력범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져 같은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군 복무 중인 이모(23)씨는 “2018년에 전역해 일식 요리사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서 “전역을 앞둔 장병의 사회 복귀를 돕는 프로그램이 군대 내에 마련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2006년생 개띠 임시현(11)양은 “6학년이 되면 새로운 반에서 더 많은 친구와 사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주빈, 김민석과 열애설 부인..누구? 역대급 증명사진 주인공

    이주빈, 김민석과 열애설 부인..누구? 역대급 증명사진 주인공

    모델 겸 배우 이주빈이 김민석과의 열애설로 화제에 올랐다.28일 김민석과의 열애설로 이주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주빈은 SNS 스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각종 모델 활동 경력 외에도 인형 같은 미모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과거 ‘역대급 증명사진’으로 온라인상에서 한 차례 주목 받은 적 있다. 당시 이주빈은 완벽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증명사진을 공개하며 “뷰티촬영 끝나고 스튜디오에 있는 옷으로 대충 구색맞춰서 급하게 찍음. 나 진짜 회사원 같다 신기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 매체는 김민석 이주빈이 최근 일본 후쿠오카에서 데이트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열애설을 보도했다. 양 측 소속사는 “일본 일정이 우연히 겹쳐 지인들과 함께 식사한 것”이라며 열애설에 대해 부인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바가지 코리아’

    ‘바가지 코리아’

    연말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노린 바가지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음식점·숙박·교통 등에서 대목을 노린 ‘한탕주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평일 메뉴판 치우고 고가 메뉴만 대전에 사는 조모(28·여)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서울 남산의 한 식당에서 야경을 보며 식사를 하려고 예약문의를 했다가 혀를 내둘렀다. 2인 기준 45만원의 크리스마스 특별 세트 메뉴만 주문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평소 식사 가격의 2배를 호가하는 금액이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도 연말을 맞아 평소에 팔던 2만원 상당의 단품을 판매하지 않고 10만원 상당의 코스요리만 판매해 고객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만 1인당 9만원짜리 메뉴를 의무적으로 택하게 해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식당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런 음식점들을 처벌할 규정은 마땅치 않다. ●세면시설 없어도 숙박비 10만원 회사원 이모(37)씨는 연말을 맞아 강원도 강릉으로 여행을 갔다가 바가지를 쓰고 돌아왔다. 세면시설조차 없는 숙박시설이 1박에 10만원을 웃돌았고, 식당에선 2인분에 17만원 하는 대게 요리만을 무조건 주문하도록 강요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원 지역 숙박업소 바가지 문제는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역시 법적 규제를 가하기 어렵다. 이대춘 서울시 관광정책과 사무관은 “매년 연말마다 숙박업소 협회 등과 협조해 업주들에게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계도활동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업주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려도 손님이 있다면 올려 받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에 사는 김모(51)씨는 2호선 강남역 부근에서 송년 모임을 마치고 귀가를 위해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는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목적지가 잠실이라고 하면 승차거부를 당했다. 추위에 떨며 한 시간여 동안 택시 잡기를 시도한 끝에 합승에 성공했다. 택시 안에는 김씨 외에 2명의 손님이 더 있었다. 택시기사는 10분 정도를 이동하는 데 2만원씩 모두 6만원을 받아 챙겼다. ●11월보다 승차거부 2배 많아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택시 운임을 부풀려 받는 택시 부정운행 적발 건수는 2014년 275건에서 2015년 1009건, 2016년 1158건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택시 승차거부 적발 건수는 224건으로 집계됐다. 108건이었던 11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승차 거부를 당하고 부당 요금을 낸 김씨의 사례도 명백한 불법에 해당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승차거부, 부당 운임 부과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택시기사는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하지만 단속이 강화돼도 불법적 관행은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바가지 대목에 소비자 분통 시민들은 일년 내내 끊이지 않는 ‘바가지 대목’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회사원 최모(37)씨는 “대목에 수요가 집중되니까 서비스의 가격을 어느 정도 올리는 것은 이해되지만 10배 가까이 올리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면서 “결국 호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는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는 현실이지만 과도하게 폭리를 취하는 상인들이 가격을 양심적으로 책정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업종별 협회 등에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대기업도 과도한 상술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빙판길 스몸비 보행, 음주운전만큼 위험”

    서울지역 3일 새 105건 신고 장갑·모자 등 착용 사고 예방 서울에 사는 회사원 박모(41)씨는 지난 19일 밤 귀가하던 중 비탈길에서 크게 넘어졌다. 매서운 추위 때문에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걷다가 빙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박씨는 오른손을 급하게 빼며 중심을 잡으려 했지만 오른쪽 골반이 그대로 바닥에 부딪치면서 큰 통증을 느꼈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박씨는 손목 골절과 골반근육 파열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지난 20일 서울에 사는 최모(38·여)씨도 스마트폰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며 걷다가 얼어붙은 눈덩이에 걸려 넘어졌다.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있던 탓에 땅바닥에 고꾸라져 안면과 팔꿈치 골절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최근 영하 10도를 웃도는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빙판길 낙상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루 동안 서울 지역에서만 43건의 낙상 사고가 접수됐다. 한파가 몰아친 18~20일 사흘 동안에만 빙판길에 미끄러져 부상을 당한 사고가 105건이나 됐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최근 내린 눈이 강추위에 얼어붙어 보행로가 미끄러워지면서 낙상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특히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빙판길 낙상 사고 신고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빙판길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 장갑을 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상태로 넘어지면 몸이 바닥에 충돌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면서 “빙판길 위를 걸을 때만이라도 두 손을 빼서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폭을 작게 하는 것 역시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보폭을 작게 하면 무게중심이 몸쪽에 있어 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모자와 배낭은 넘어지더라도 머리와 허리, 엉덩이를 보호해 큰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모자를 착용하고 작은 보폭으로 걷기 등을 일상화해야 한다”면서 “초겨울 한파가 내년 1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니 안전사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조현기 정형외과 전문의는 “겨울철 빙판길 스마트폰 사용은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면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빙판길 낙상 사고는 시각이 스마트폰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직원 사망사건 처리하다 자살… 법원 “업무상 재해”

    부하 직원들이 싸우다 사망한 사건을 처리하던 상급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업무상 재해가 맞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회사원 신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씨는 2014년 9월 30일 직원들과 중국 출장을 갔다. 저녁식사 후 신씨가 숙소로 돌아간 뒤 남아 있던 직원들이 노래방으로 옮겼다가 몸싸움이 나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구속됐다. 신씨가 회사에 이를 보고하자 회사 대표는 보안을 유지하며 잘 조치할 것을 지시했고, 업무 처리를 마친 신씨는 예정보다 하루 앞선 10월 11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신씨는 2주쯤 후 약을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11월 10일 징계인사위원회를 열어 신씨가 관련 기관의 조사 협조 요청을 무시하고 임의로 귀국해 회사 이미지를 실추했고, 책임관리자로서 출장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그를 해고했다. 결국 신씨는 일주일 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씨는 사고와 이에 대한 회사의 무리한 업무 지시, 징계해고 등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의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자살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서에 회사에 대한 원망이 기재돼 있는 점 등을 보면 업무가 자살 충동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동의 버스 정류장엔 겨울이 없다

    성동의 버스 정류장엔 겨울이 없다

    겨울 찬 바람을 막아 주는 서울 성동구의 버스정류소 앞 ‘온기누리소’가 지역 안팎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동구는 “지난달 성동구청 앞 버스정류소에 시범 설치한 온기누리소에 대한 호평이 이어져 왕십리역 4번 출구, 상왕십리역 6번 출구 등 27곳에 추가 설치했다”고 18일 밝혔다.온기누리소는 ‘온기’(溫氣)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합한 말로, 따뜻한 기운을 세상에 전하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0~15명이 들어갈 수 있다. 안에서 외부를 볼 수 있도록 투명 비닐을 사용했고, 지붕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으로 제작했다. 온기누리소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아이디어다. 정 구청장은 지난여름 뙤약볕을 가려 줬던 그늘막에 착안, 한겨울 추위를 막아 주는 공간 조성을 제안했다. 구는 지난 9월부터 2개월간 재질과 규격, 디자인 등을 지역 업체와 협의·제작한 뒤 지난 11월 구청 앞 버스정류장에 시범 설치했다. 대학생 최우식(21·행당동)씨는 “햇볕을 가려 주는 그늘막에 이어 겨울 칼바람을 막아 주는 텐트까지, 이것이야말로 주민들을 위한 생활밀착 행정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민영(36·서초구)씨는 “야근으로 귀가가 늦을 때면 너무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곤 했는데, 온기누리소가 생겨 마음까지 훈훈하게 데워 준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등 올겨울 유난히 추운 날이 많다고 한다”며 “주민들이 잠시나마 추위를 녹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온기누리소의 의미처럼 온기가 성동구에 고루 퍼질 수 있는 따뜻한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정원 관계자 “원세훈이 다음 ‘아고라’ 댓글 활동 강화하라고 지시”

    국정원 관계자 “원세훈이 다음 ‘아고라’ 댓글 활동 강화하라고 지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임 시절 여러 포털 사이트를 겨냥한 ‘사이버 외곽팀’의 댓글 활동 중에 다음 청원 게시판인 ‘아고라’에서의 활동을 눈여겨봤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18일 열린 ‘사이버 외곽팀’ 관계자 10명의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황모(50·여)씨는 “제가 사이버팀으로 발령이 난 2009년 10월에 이미 있있던 외곽팀이 아고라 활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원장이 아고라 활동 내역을 챙겨보고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 외곽팀 중간 간부였던 황씨는 이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1명이기도 하다. 황씨는 또 “심리전단 확대 등 조직 개편은 원장 지시 사항을 따른 것”이라면서 “다음 아고라 대응 활동 강화 지시가 있었던 것도 맞다”고 증언했다. “원 전 원장이 다음 아고라를 직접 살펴본 다음에 활동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적극적 활동을 지시했다는 취지인가”라고 검찰이 묻자 황씨는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다른 국정원 관계자 역시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다른 사이버 외곽팀의 중간 간부였던 장모(53)씨는 황씨 측 변호인이 “원래 아고라에만 집중하다가 원 전 원장이 트위터에 관심을 가지면서 담당 팀이 만들어진 것이 맞느냐”고 묻자 “제가 2011년 8월에 안보1팀으로 옮겼는데, 그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력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당시 그 팀에서 SNS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총 30개 팀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은 2009년 5월~2012년 12월까지 운영됐다고 한다. 보수 성향의 예비역 군인 또는 회사원,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사이버 외곽팀에 참여했고, 이 중에는 전직 국정원 직원도 포함됐다. 다음 아고라 담당 14개 팀, 4대 포털(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 담당 10개 팀, 트위터 담당 6개 팀으로 나뉘어 친정부 성향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 여론을 확대하고, 정부 비판글에 대해서는 ‘종북세력의 국정 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도록 운영됐다. 각 팀들은 다른 팀의 존재를 알지 못하도록 이른바 ‘점조직’(점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서로 연결되지 않은 조직)으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공감할까…神 통할까…史 퍼즐 맞출까

    ‘핵’공감할까…神 통할까…史 퍼즐 맞출까

    제작비 1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대작들이 올해 마지막 출사표를 던진다. 14일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를 시작으로 20일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27일 장준환 감독의 ‘1987’이 개봉한다. 세 편의 제작비를 합치면 500억원에 달한다. 손익분기점이 관객 500만명을 오르내릴 정도다. 세 편 모두 주인공 외에도 조연과 카메오까지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세 편을 모두 보면 웬만한 한국 배우들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여름 ‘택시운전사’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나올지 관심이다.■강철비 ‘강철비’는 잘 알려진 대로 한반도 핵전쟁 시나리오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톰 클랜시의 밀리터리 스릴러 소설과 이를 영화화한 ‘붉은 시월’,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 등 잭 라이언 시리즈를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이번 겨울 최상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南北 두 철우의 감칠맛 나는 케미 핵 전면전이라는 일촉즉발 상황의 이면에서 이를 막으려는 두 남자, 북의 엄철우(정우성)와 남의 곽철우(곽도원)를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쪽은 대통령 선거 직후 정권 이양을 앞둔 크리스마스 즈음. 남으로 침투한 북한군은 미군의 다연장 로켓 탄두를 탈취해 국제 행사가 열리는 개성공단을 향해 발사한다. 북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 쿠데타 세력을 제거하라는 은밀한 임무를 부여받고 개성공단을 찾았던 전직 특수부대 요원 엄철우는 큰 부상을 당한 ‘북한 1호’를 구출해, 남으로 긴급 피난하는 중국 관료와 기업인 행렬에 몸을 숨긴다. 쿠데타 세력은 북한 1호의 행방을 쫓으며 세계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엄철우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와 운명적으로 공조하게 된다. ●서로를 향한 가감 없는 시선 전달 정우성이 액션 장면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원맨쇼를 벌이지 않는다는 점이 작품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북과 남의 이질감에서 비롯되는 코미디는 정우성과 곽도원이 일궈내는 케미가 또 다른 감칠맛을 관객에게 선사하다. 군사적 전문 용어와 지식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주변국 행보까지 생각할거리 가득 ‘강철비’를 전형적인 오락물로만 즐길 수 없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영화는 이 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다. 장르 문법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사이사이 전쟁 위기에도 무덤덤한 남한 사회의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꼬집거나 북한을 바라보는 남쪽의 두 가지 시선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북을 섬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입장과 독일 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의 말처럼 원래 하나였기 때문에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 충돌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전쟁의 초침이 긴박하게 째깍거리는 순간 우방, 혈맹을 자처하던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이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 등 곱씹어볼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작 ‘변호인’으로 데뷔작에서 천만 감독으로 등극한 양우석 감독은 “지난 역사와 각종 기밀문서, 자료, 전문가 의견을 통해 객관적이고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신과 함께 20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은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이 스크린에 안정적으로 안착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총제작비 400억원(1·2편 합산)이 투입됐다. ●전통신화 세계관 등 원작과 차별화 영화는 원작과는 꽤 거리가 있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이 그리고 있는 한국 전통 신화의 세계관을 차용하면서도 주요 캐릭터들이 영화적 시점으로 변주되고 재창조됐다. 원작에서 과로사로 숨진 회사원 김자홍(차태현)은 아이를 구하다 사망하는 살인성인의 소방관으로 바뀐다. 원귀인 유성연 병장은 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으로 등장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축은 자홍의 가족사가 된다. 액션 판타지에 머물지 않고 공감도를 높일 수 있는 가족이라는 드라마적 요소를 강력하게 결합한 건 전 세대로 관객층을 확대하고 싶은 야심으로 보인다. 원작에 없는 ‘귀인’이라는 영화적 장치를 만들고, 세 명의 저승차사(하정우·주지훈·김향기)의 활동 무대를 캐릭터의 변화에 맞춰 저승과 이승으로 확장한다. ●권선징악·가족애 과도한 신파 우려도 러닝타임 139분 내내 스크린에 펼쳐지는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지옥까지 칠지옥을 구현하는 시각적 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의 완성도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화면 질감도 뛰어나고, CG가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는다. 각 지옥마다 세련되고 차별화된 비주얼을 구사하고 있는 데다 칼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검수림이나 수직낙하 액션 장면, 지옥 괴물들과의 전투 장면 등은 역동적이고 스펙터클한 영상미를 과시한다. 나름 ‘지옥 모험물’이라는 한국형 어드벤처 장르에 기대 이상으로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흠이라면 권선징악적인 주제 의식과 가족애가 감정 과잉으로 치달으면서 빚는 과도한 ‘신파’가 아닐까. 켜켜이 쌓인 자홍의 이야기는 후반부에 다 털어진다. 특히 막판 20~30분은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아닌 이상 눈물을 참기 어려운 최루성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쟁쟁한 배우들 카메오 출연도 볼만해 출연 배우로 보면 한국 영화의 잔치판이다. 특별 출연이라고 하기엔 비중이 큰 염라대왕 역의 이정재부터 코믹 조합인 두 판관 역을 맡은 오달수, 임원희 등 조연뿐 아니라 김해숙, 이경영, 김하늘, 김민종, 유준상, 장광, 마동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힘을 보탰다. 전작 ‘미스터 고’(2013) 이후 절치부심해 온 김용화 감독의 한국형 판타지 도전이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울러 천만 영화를 단 한 편도 내지 못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이 작품으로 숙원을 해소할지 기대된다. 12세 관람가.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1987 오는 27일 개봉하는 ‘1987’은 이 겨울에 야외 상영을 해도 관객들로 하여금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 영화다. 그만큼 관람 내내 가슴속에서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꿈틀거린다. 영화의 제목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과 용기가 모여 우리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1987년, 그해를 조명한다. 1월 14일 박종철 열사의 죽음으로부터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내는 6월 항쟁까지다. ●박종철 열사부터 6월항쟁까지 ‘1987’은 웃음과 반전, 향수와 서스펜스 등 상업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진정성을 끝까지 견지해 나가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황당한 기자회견이 상징하는 은폐와 조작, 꼬리 자르기의 중심에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이 서서 영화를 관통한다. 이에 맞서 최검사(하정우), 윤기자(이희준),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이부영(김의성), 대학 신입생 연희(김태리), 재야인사 김정남(설경구) 등이 차례차례 바통을 이어 가는 과정에서 진실의 퍼즐 조각이 하나둘씩 꿰맞춰지고, 결국 거대한 물줄기로 이어지게 된다. ●그 시절 노래, 건물 등 고스란히 자칫 캐릭터별로 파편화할 수 있는 이야기는 주요 등장인물 중 유일한 허구 캐릭터인 연희의 투입으로 짜임새를 갖춘다. “데모한다고 세상이 바뀌냐”고 말하던 연희는 관객을 1987년의 한복판으로 이끌어 심리적인 간격을 좁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희가 마이마이 카세트로 즐겨 듣는 노래가 ‘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이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이며, 연희가 거리를 내달려 올라간 버스 위에서 시청광장의 거대한 함성과 마주하는 엔딩 장면을 장식하는 노래가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악명 높았던 남영동 대공분실과 백골단이 활개치던 시위 현장, 불심검문이 판을 치던 그 시절의 종로 거리와 명동거리, 유네스코 빌딩 코리아 극장, 연세대 정문 앞, 그리고 인기 운동화였던 타이거까지 1987년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것도 ‘1987’을 보는 즐거움이다. ●30년 넘어 지난해 촛불 떠올려 영화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관객들에게는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지난겨울 광화문 광장과 겹쳐지는 느낌이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장준환 감독은 “두려움 속에서도 온기와 양심을 저버릴 수 없어 한마디라도 내뱉어야 했던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해를 담고 싶었다”며 “지난해 겨울 우리가 촛불을 들고 나올 수 있었던 것도 1987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우디 출신 교환학생 형제, 한국 여성 성폭행 혐의 구속

    사우디 출신 교환학생 형제, 한국 여성 성폭행 혐의 구속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교환학생 형제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13일 경찰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혐의로 사우디 국적 A(25)·B(23)씨 형제를 11일 구속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 9일 새벽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20대 회사원 C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C씨와 알게 된 뒤 사건 당일 새벽 거주지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일 아침 “성폭행을 당했다”는 C씨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와 B씨를 긴급체포한 뒤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해 혐의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트코인 광풍 일본이 키웠다

    비트코인 광풍 일본이 키웠다

    일본이 ‘비트코인 광풍’의 주범으로 지목됐다.●엔화, 거래량 40%로 세계 최대 점유율 전 세계 디지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지난 10~11월 비트코인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일본 엔화가 40%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엔화는 10월 세계 시장점유율이 42%를 기록하며 달러화(36%)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11월에도 41%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90%를 차지했던 중국 위안화는 앞서 9월 중국 정부가 거래소를 강제 폐쇄하는 바람에 점유율이 거의 제로(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일본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일본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면서 향후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개인 자금이 급속히 유입된 덕분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의 17배까지 치솟았다. 도쿄에 사는 30대 회사원은 “보너스를 모조리 쏟아붓는 등 2주 전 800만엔(약 77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돈 줄 풀어준 거래소… 100만여명 투자 특히 비트코인 거래소가 레버리지를 높인 까닭에 개인들이 거래소에 예치한 증거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할 수 있어 거래량이 급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는 증거금의 15배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율을 높였다. 코인과 비트포인트재팬, GMO코인 등 다른 일본 거래소들은 증거금의 25배 레버리지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플라이어 투자자 수는 지난해 말보다 2.5배 폭증했다. 개인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너도 나도 주식·외환 시장에서 돈을 빼내 비트코인 시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FT는 비트플라이어 등 거래소들이 레버리지를 높여 거래량을 늘려 일본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널뛰기 장세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일본 내 비트코인 투자자는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노 유조 비트플라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거래소는 일본 내 비트코인 거래의 80%, 전 세계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과일·화훼 ‘활짝’…외식업계 ‘울상’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민권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업계 표정이 엇갈렸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명절 선물세트 판매액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계 피해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과일과 화훼는 10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시행령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외식업계는 이번 개정안 혜택에서 비켜나게 된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뒤 매출이 감소해 직원을 해고하는 등 외식업체들이 큰 피해를 봤다”면서 “일부는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인데 상한액을 그대로 두기로 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인 고기 외식을 해도 1인당 3만원이 넘는 만큼 현행 규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이모(33)씨는 “지금까지 경조사비를 낼 때 5만원을 내면 섭섭해할 것 같아 상한액(10만원)을 기준으로 냈는데 갑작스레 5만원으로 줄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잘 변경된 것 같다”면서 “국민 여론이 잘 반영됐다고 본다”고 찬성했다. 그러나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농축수산물 선물만 10만원까지로 한 것은 외식업계에서 식사비 3만원을 더 올려 달라고 요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 같다”면서 “식사비 가액 부분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행한 지 이제 1년이 지났는데, 벌써 개정한다는 것은 청탁금지법을 너무 편의주의적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특정 경제 집단에서 벌이가 안 된다고 바꾸기 시작하면 규칙이나 제도의 정당성과 권위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갑근세

    일반 회사원들이 주로 내는 세금인 갑종근로소득세의 줄임말이다. 근로소득은 ‘갑종’ 근로소득과 ‘을종’ 근로소득으로 분류된다. 봉급, 수당 등 급여, 주주·사원 총회 상여금 등이 갑종 근로소득에 속한다. 외국 기관이나 재외 외국인으로부터 받는 급여는 을종 근로소득이다.
  • 열차에서 여성 69명 치마 속 몰카 회사원 ‘징역 6개월’

    열차에서 여성 69명 치마 속 몰카 회사원 ‘징역 6개월’

    열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들의 치마 속을 수십 차례에 걸쳐 촬영한 30대 회사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와 관련해 법원의 처벌이 ‘솜방망이’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2년간 서울, 인천, 청주 등을 오가는 공항철도와 KTX 열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에게 피해를 본 여성은 69명이었고, 그가 촬영한 동영상은 80차례에 걸쳐 총 1시간 40여분에 달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죄질이 나쁘고 동종 전력이 있는데도 또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잘못을 반성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마음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죄질이 나쁜데도 집행유예로 풀어준 것은 법원이 성폭력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라는 사회적 요구와 어긋나는 수상쩍은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훈아·엑소 콘서트 표 팔아요” 7000만원 가로챈 20대

    “나훈아·엑소 콘서트 표 팔아요” 7000만원 가로챈 20대

    전남 곡성경찰서는 6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유명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판다고 속여 돈만 가로챈 혐의(사기)로 A(26)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A씨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나훈아, 엑소 콘서트 표 등을 싸게 판다는 글을 올려 104명으로부터 684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가 대금을 지불하면 자신이 구매해놓은 표의 배송지를 피해자의 주소지로 변경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학생, 회사원 등 20∼50대로, 인당 20만∼1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편취한 돈으로 서울, 대전 등으로 도주하며 생활비, 유흥비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명 가수 콘서트를 빙자한 사기를 당한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는 쓴다… 글 밥 중에 제일 비싼 밥… 내 삶이 곧 드라마니까…”

    “나는 쓴다… 글 밥 중에 제일 비싼 밥… 내 삶이 곧 드라마니까…”

    코끝 시린 계절.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는 ‘도깨비’ 같은 드라마 한 편이 기다려지는 시기다. 과거엔 드라마 하면 유명 PD의 이름을 먼저 떠올렸지만, 요즘은 작가가 누군지를 먼저 찾는다. 그만큼 드라마 제작에 있어 작가의 파워가 강해졌다는 얘기다. 김수현 작가를 비롯해 김은숙, 노희경, 박지은, 김순옥 작가 등은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이들 스타 작가의 경우 미니시리즈 기준으로 회당 1억원에 가까운 원고료를 받기도 한다. 때문에 드라마 작가가 선망의 직업이 된 지 오래. 하지만 작가가 되는 것도, 작가로 빛을 보는 것도 멀고 험한 일이다. 매년 수천명의 지망생들이 바늘구멍 같은 좁은 길로 들어서고 있다. 올 초 한 방송사의 드라마 극본 공모에는 3000편이 훌쩍 넘는 작품들이 몰렸다. 이 중에서 뽑히는 건 고작 10편 정도. 그러나 당선됐다는 기쁨도 잠시, 원고가 방송국 사물함 한편을 차지한 채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최근 단막극 데뷔를 앞둔 드라마 작가들의 공통점을 뽑아봤다. 평균 나이는 37세인 이들은 하루 평균 2~3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7~8시간 글을 쓰고, 3~4번의 공모 끝에 당선됐다. 남녀 비율은 여자가 남자보다 4배 더 많았다. 학원 강사, 교사, 잡지사 기자, 정보기술(IT) 회사·건설회사·비정부기구(NGO) 직원, 연극배우,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광고회사 직원, 방송 구성작가, 의대생 등의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올해 극본 공모에 당선된 CJ E&M ‘오펜’과 KBS 인턴 작가 대상 설문조사). 이들은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많아서, 글 쓰는 게 행복해서, 글 밥 중에 제일 비싼 밥이니까, 이제는 더이상 그만둘 수 없어서…’ 등의 이유로 드라마를 쓴다고 했다. 판타지든, 막장이든, 현실감 넘치는 생활극이든 드라마는 결국 이들의 삶이며, 이들의 경험이 곧 드라마가 된다.●5번만에 당선 “드라마 데뷔 경이로와” tvN에서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 스테이지’ 제작발표회에서 최지훈(31)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드라마로 나오는 것에 대해 “경이롭다”고 감격해 했다. CJ E&M의 공모전 ‘오펜’을 통해 데뷔한 그에 따르면 드라마를 쓰는 일은 무한한 용기와 치열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는 드라마 스테이지의 문을 여는 자신의 작품 ‘박대리의 은밀한 사생활’에 자신의 경험담은 물론 소망도 녹였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낮에는 보수적인 건설회사에 다니는 성실한 회사원으로, 밤에는 인기 로맨스 소설 작가로 변신한다. 작가 역시 건축 관련 일을 하며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짬짬이 글을 썼다. 2년 전쯤 외국에 나가서 살 생각으로 호주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하던 일을 관두고 본격적으로 드라마 작법 공부를 시작했다. 글을 쓰는 틈틈이 공사나 설비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는 5번의 도전 끝에 당선됐다.●드라마 되기까지 10여차례 수정은 기본 공모 당선이 작가가 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지만 간택된 원고가 모두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참신하고 재미있는 소재라도 영상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때가 안 맞아 끝내 카메라에 담기지 못하기도 한다. 드라마로 빚어지기까지 10여 차례의 대본 수정은 기본이다. 오펜의 박주연(30) 작가는 “글은 혼자 쓰는 것이지만 드라마로 나오는 것은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머릿속에 있던 것을 카메라에 담기까지 감독과 수없이 논의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혼나기도 하며, 원고가 되돌아와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 등 고충을 겪는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쓴 사형수가 죽기 전 먹는 마지막 식사를 만드는 여인에 관한 이야기 ‘마지막 식사를 만드는 여자’가 현재 단막극으로 제작 중이다. ●미니시리즈 관문 넘기까지 백수 처지 단막극 ‘입봉’(영화, 드라마 등에서 처음으로 영상물을 만드는 것) 이후 드라마 작가로 번듯하게 서려면 ‘미니시리즈’라는 관문을 지나야 한다. 단막극이 아닌 호흡이 긴 작품으로 승부를 보지 못하면 데뷔를 하고도 백수의 삶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다는 게 드라마 작가의 현실이다. 2014년 KBS 극본 공모에 당선돼 단막극 신고식을 치렀던 신수림(40) 작가가 또다시 극본 공모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그는 9일 자신의 두 번째 단막극 ‘B주임과 러브레터’(tvN)의 방영을 앞두고 있다. 신 작가는 “5년 전 회사를 관두고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공모에만 당선되면 끝일 줄 알았는데, 새로운 작품으로 계약을 따내지 못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중고 신인’인 그는 “내가 작가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이 제일 무서웠다”고 말했다. ●자기와의 싸움… “정신적 스트레스 심해” 작가로 오롯이 서기까지 길게 10년을 봐야 한다고 한다. 이 기간 작가 지망생들을 가장 괴롭히는 건 가족 및 주변의 이해 부족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익명을 요청한 작가 A씨는 “보조작가 시절, 하루 평균 18~20시간씩 일하며 10년을 버텨왔다”면서 “이제야 겨우 작가의 길에 한발 다가섰지만, 나의 꿈을 위해 가족들을 희생시키는 것 같아 늘 미안함과 조바심, 압박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힘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삶의 애환을 나누고, 때때로 동화 같은 판타지도 심어주면서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던 드라마에 대한 추억과 로망이 가슴속에 여전하기 때문이다. A씨는 “20년 전 노희경 작가의 ‘내가 사는 이유’를 보고 저런 건 어떤 사람들이 쓰는 걸까 생각했었다”면서 “나와 내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신수림 작가는 작가가 되려면 글쓰기만큼 버티기 능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작가 지망생들의 커뮤니티에서 ‘제가 재능이 있나요?’ 이런 질문이 자주 올라오는 걸 봅니다. 저 역시 지금도 계속 질문해요. 하지만 이미 발을 디뎠다면 그건 내가 잘하고,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더이상 의심하지 말고 그저 버티는 게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길고 긴 터널을 지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생계형 낚싯배’ 무리한 개조… 지자체도 적극 허가

    승객보험 가입 어민에 운영권 10t 미만 1~3년 단위로 허가 인천 옹진 127척 낚싯배 활동 안전요원 승선 낚싯배 드물어 낚싯배 사고는 선박사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낚싯배 숫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낚싯배는 왜 자꾸 늘어날까. 그 이면엔 어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낚싯배 허가를 적극적으로 내주는 속사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인천 옹진군 등 지자체에 따르면 바다를 끼고 있는 대다수 지자체들은 수년 전부터 어획량이 부쩍 감소하자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10t 미만의 어선을 대상으로 1∼3년 단위로 낚시업 허가를 내주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직접적인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수년 전부터 어자원이 줄어들어 비성수기에 어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승객보험에 가입한 어민들에게 낚싯배 운영을 허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옹진군에는 현재 127척의 낚싯배가 활동하고 있다. 짭짤한 수익이 보장되면서 주말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로 어민들의 본업을 능가하는 ‘부업’으로 자리잡았다. 낚시와 관광 등을 동시에 할 수 있고 5년마다 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유선(레저용 배)과는 달리, 낚싯배는 낚시어선업법을 적용받아 운영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낚싯배는 우리나라 영해를 벗어나지 않고 북한과 충돌이 우려되는 수역에 접근하지 않는 한 이동거리에 제한이 없다. 운영 시간도 동절기 오전 5시∼오후 8시, 하절기 오전 4시∼오후 9시로 넉넉한 편이다. 운항 시간 제한이 아예 없는 지자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낚싯배 수익이 짭짤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본말이 전도돼 아예 일반 어선을 낚싯배로 개조한 다음 성수기, 비성수기를 가리지 않고 낚시업에만 열중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 최근 바다낚시를 주제로 하는 TV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낚시영업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배가 더욱 늘어났다. 문제는 수익에만 치중하다 보니 안전 관리는 등한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 많은 낚시꾼을 태우기 위해 고기창고를 승객실로 개조하는 일은 보편화됐고, 고속 운항을 위해 엔진·기관을 신형으로 바꾸는 배들도 등장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선창1호’는 개조 과정에서 어창 등을 객실로 바꿔 정원이 5명에서 22명으로 늘어났다. 물론 법적 절차를 밟은 것이지만 안전관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실제 낚싯배 해양 사고는 2013년 77건, 2014년 86건, 2015년 206건, 지난해 208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낚시어선은 선원 고용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정원이 22명인 선창1호은 선장을 제외하면 최대 21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다. 이 배에는 사고 당시 선원으로 40세 여성 한 명이 있었지만 식사 준비를 담당하는 보조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을 승선시키는 낚싯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시민 최모(34·회사원)씨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낚싯배를 탄 적이 있는데 선장 외에는 선원이 보이지 않아 이런 식으로 배를 운항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고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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