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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일의 서재]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금요일의 서재]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고, 성공도 하고 싶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한다. 직장인으로 사는 일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이것도 다 성장하는 과정일까. 신간 가운데 직장 이야기를 담은 책이 눈에 띈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에서는 교사로서, 소방관으로서 생활을 담은 책, 대기업을 퇴사한 뒤 후배들에게 조언을 주는 책을 골라봤다.●학생을 이해하니 나무랄 수 없었다=‘송샘의 아름다운 수업’(에듀니티)은 35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한 송형호 천호중 영어교사의 에세이집이다. 송 교사의 철학을 담은 키워드 ‘돌봄’, ‘이유’, ‘성장’을 주제로 해 하루치 수업, 모두 6교시분으로 구성했다. 1교시 ‘아이들은 어디에서 올까?’, 2교시 ‘아이가 감춰놓은 보물은 무엇일까?’ 등 매 교시 5~10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에세이마다 실제 송 교사가 경험했던 일과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적었다. 예컨대 ‘늦게 오고 빨리 가는 주은이’ 편은 주번 활동을 거부하고 말없이 하교해버리는 주은이, ‘민준이는 학급 번호가 두 개’ 편에서는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맞는 민준이의 사연을 소개하고, 어떻게 속사정을 알게 됐는지, 그리고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펼친다. 송 교사는 교사 5년 차이던 1989년 동북고 영어교사로 재직할 때 전교조 가입을 이유로 집단해고됐다가 1994년 복직했다. 5년 동안 쉬고 교실에 돌아오고서 이른바 ‘신세대’라 불리는 학생들을 맞고 교실의 변화를 체감했다. 이후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다른 교사와 공유해왔다. 교사연수를 비롯한 강의와 인터넷 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미 ‘교사들의 멘토교사’로도 알려졌다. 그는 책을 통해 “학생을 나무라기 전에 원인을 알아야 한다”면서 “원인을 알면 나무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결국 “교직은 기다림”이라는 가르침에 이른다. 일반 독자보다 교사들이 우선 읽어야 할 책이다.●직장 생활 잘하는 비결 알려줄게=삼성물산과 애경그룹에서 20여년 동안 유통 전문가로 일하고, 애경그룹 최초 여성 임원에 올라 화제가 됐던 유세미 작가가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집 ‘오늘도 출근하는 김대리에게’(책들의 정원)를 냈다. 오랜 회사 생활을 마친 저자는 치열했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품었던 고민을 이제는 한 발 떨어진 시각에서 살피고 그 해답을 알려준다. 책은 언니나 누나처럼 따뜻한 격려, 회사 및 인생 선배로서 속 시원해지는 조언을 건넨다. 어렵게 입사해 쉽게 퇴사해버리는 신입 사원부터 일에 치인 중견 회사원을 위한 조언이 담겼다. 이력서 100장을 쓰고도 취업을 못하는 막막한 취업준비생으로선 ‘퇴사가 무슨 배부른 소리냐?’라고 하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될 수 있으면 빨리 적응하고, 회사에 구체적으로 에너지를 어떻게 쏟을지 계획을 세울지를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묵묵히 일을 잘한다고 만족하고 있다고 믿으면 오산이라고도 한다. 예컨대 저자의 성실한 후배는 별다른 불평 없이 일만 했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얼굴이 돌아가는 구완와사에 걸리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참고 참기보다 어떻게 대처할지 수록했다. 이밖에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일화 중심으로 직장생활을 풀어간다. 여성 직장인으로서 겪게 되는 차별, 상처, 편견 등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현재 서울신문에서 ‘유세미의 인생수업’을 연재 중이다. 우선 읽어보는 일도 권한다.●세상 멎은 순간과 마주 선 소방관=국민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직업 1위, 그렇지만 직업 만족도는 최하위. 바로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다.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다독임 북스)은 지난해 여름 소방서 막내 생활을 시작한 김상현 씨의 한 해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교환학생 시절 겪은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관이 됐다. 여자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듣고 나간 첫 출동부터 긴박했던 기록이 이어진다. 데이트 폭력, 교통사고 등과 같이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부터 벌집 제거, 선박화재, 투신자살 등 다소 무거운 소재까지 생생한 사례가 담겼다. 저자가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직접 겪은 실제 일화와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세상이 멎는 순간 달려가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은 영웅이지만,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친구다. 직장이 조금 다를 뿐 울고, 웃고, 화내고, 끝없이 고뇌한다. 그러나 생명을 구하는 위급한 일이기에 소방관 다수가 현장을 떠나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을 겪는다. PTSD를 겪는 소방관 비율이 일반인의 8배에 달한다는 사실,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 그마저도 기록에 남아 인사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 등은 우리나라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이 어떠한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글을 쓰게 됐다”면서 “나와 당신, 우리는 모두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온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가 피, 땀, 눈물을 흘려 지켜온 소중한 것이란 사실을 너무도 쉽게 잊고 산다”고 말한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이 소방관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방관에 관한 처우 개선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민족대이동은 사회적 비용 낭비 키워” “가족 갈등 원인” 靑게시판 등 폐지 성토 “불편 핑계로 가족·친척 관계 단절 우려” “미풍양속은 지켜야 한다” 의견도 많아추석과 설 연휴 때마다 “행복하고 넉넉한 명절 보내세요”라는 덕담이 오간다. 그렇다면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명절을 보내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명절 귀성이 그저 의무감에서 이뤄진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명절폐지론’이 들썩이고 있다. 물론 이에 맞서 민족 고유의 전통이기 때문에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존치론’도 만만찮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추석 및 설날을 폐지하고 대체 휴일로 전환해주세요’ 등 명절을 없애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명절만 되면 각종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며 명절을 괴로운 날로 인식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명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 명절 때마다 ‘민족 대이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직장인 민모(27)씨는 “일 년 열두 달 중 왜 설과 추석에만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족만의 기념일을 정해 모이거나 수시로 효도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절이 가족 갈등의 ‘복마전’이 된다는 점도 폐지론에 힘을 싣는다. 자영업자 김모(31)씨는 “명절 때마다 구시대적인 가부장적 역할을 요구하면서 성차별 문제가 벌어지고, 취업·결혼 등과 관련해 불필요한 잔소리가 오가고, 쌓였던 고부간의 갈등이 터져 나온다”면서 “명절이 사라지면 명절 직후 급상승하는 이혼율이 크게 낮아져 가정이 더욱 행복해질 것 같다”고 했다. 매년 명절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수도 명절 무용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이번 추석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안모(40)씨는 “제례·상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명절도 생명력이 다한 것 같다”면서 “명절 연휴 대신 1년에 2회씩 2~3일간의 유급 연차를 주면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미풍양속인 명절만큼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명절이 없어지면 가족 간의 왕래가 완전히 차단될 것을 우려한다. 주부 김모(48)씨는 “명절이라는 계기가 있으니 1년에 두 번씩 시간을 내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척 간에 안부도 물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7)씨도 “갈등이 무서워 서로 피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며 명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명절에 남아 있는 가부장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명절을 없앤다고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 전체가 갈등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미도, 아들과 행복한 일상 공개 “우리 가족 첫 외출”

    이미도, 아들과 행복한 일상 공개 “우리 가족 첫 외출”

    이미도가 아들과의 행복한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이미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가족 첫 외출. 집 앞에 한강이 있다는건 큰 행복. 2시간 만에 멘붕되어 귀가한 건 비밀”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이미도가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 산책하는 모습이 담겼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미도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이미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모습. #쭈쭈먹고기절”이라는 글과 함께 아들이 잠든 모습도 공개했다. 한편, 이미도는 지난 2016년 2살 연하 회사원과 결혼해 지난 8월 22일 득남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철 출발 벨소리 없앴더니…日철도, 무리한 탑승 막으려 이런 방법까지

    전철 출발 벨소리 없앴더니…日철도, 무리한 탑승 막으려 이런 방법까지

    일본 지바현 가시와시 가시와역의 JR조반선(도쿄 닛포리~미야기현 이와누마) 승강장. 하루 12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이곳은 아침저녁 통근시간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이 된다. 이 역에서 매일 통근하는 한 50대 시민은 “급하게 뛰어들어 열차에 타려는 사람들 때문에 문이 여러 번 여닫히는 건 다반사”라며 “그러다 보니 열차 운행시간 지연은 일상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반선을 운영하는 JR동일본은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달 1일부터 가시와역을 포함한 일부 구간 역에서 전차가 떠날 때 내는 발차 멜로디를 없애버린 것. 전차 출발 직전에 차체 외부에 장착된 스피커에서 음악이나 부저가 울리면서 작은 소리로 ‘문이 닫힙니다’라는 방송만 나올 뿐이다. 승강장 근처에서나 겨우 들릴 정도이고 개찰구 등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탑승이 충분히 가능한 거리의 사람들에게만 전해져 조바심을 줄일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한 회사원은 “멜로디를 바꾸고 난 뒤 급하게 뛰어드는 승차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JR동일본은 당분간 시범운용을 해본 뒤 정시운행에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면 다른 노선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의 전철에서는 한국에 비해 유난히 “무리한 승차는 삼가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많이 나온다. 다시 말해 무리한 승차를 시도하는 승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무리한 탑승은 정시운행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2016년 도쿄 근교의 45개 노선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철도 지연의 이유로 ‘규정시간을 초과한 승강장 정차’가 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반복적인 차량 출입문 개폐’가 16%였다. 두 가지 모두 주된 이유는 열차가 떠나기 직전에 감행하는 ‘뛰어들기(가케코미) 승차’. 결국 승객이 탑승 질서를 안 지킴으로서 발생하는 지연이 전체의 60% 이상인 셈이다.도쿄를 비롯해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지바현 등의 수도권 철도들이 출퇴근 러시아워 때 무리한 뛰어들기 승차를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이유다. JR조반선처럼 ‘발차’ 멜로디를 조절하는 게 아니라 아예 발차 멜로디를 없애버리고 ‘도착’ 멜로디를 도입하는 곳도 있다. 도쿄와 가나가와현 등을 잇는 오다큐 전철은 열차가 역에 접근할 때 10초 정도 애니메이션 주제곡 등 멜로디를 내보내고 있다. 전에는 발차 때 벨소리 등을 울렸으나 무리한 승차의 부작용이 너무 심해 거의 모든 역에서 폐지했다. 사가미철도는 열차 도착 멜로디를 바꿈으로 무리한 승차를 줄이는 아이디어를 현장에 응용하고 있다. 한 대학과 협력해 이즈미선의 료쿠엔토시역에 도입했다. 멜로디는 4종류로 쾌속열차는 빠르게, 완행열차는 느리게 내보내는 등 템포를 달리하고 상행선과 하행선에서도 멜로디가 각각 다르다. 음악에 따라 어떤 전차가 왔는지를 알 수 있어 무턱대고 승강장에 오르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이전에는 기차가 도착할 때 똑같이 열차 소리 밖에 안들려서 일단 역 구내에서 달리고 보는 승객이 많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안소미 득녀, 소속사 측 “산모·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

    안소미 득녀, 소속사 측 “산모·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

    개그우먼 안소미의 득녀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소속사 지앤미디어 측은 “안소미가 오늘 오전 첫 딸을 출산하고 회복 중이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소미는 지인 모임에서 만난 동갑내기 회사원과 연인으로 발전, 1년 4개월 열애 끝에 지난 4월 14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안소미는 지난 5월 “현재 임신한 지 6개월 됐다”며 혼전 임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안소미는 지난 2009년 KBS 2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문소영 칼럼] ‘똘똘한 1채’도 적정한 보유세 물려야 한다

    “집을 사야 할까?”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에서 텍사스 포트워스로 이사한 동생이 이렇게 물었다. 동생은 지금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에서 2300달러 월세로 산다. 보증금은 2300달러다. 의무적인 보험까지 포함해 연간 거주비가 2만 8000달러다. 뉴욕 맨해튼도 아닌데 거주비가 엄청나 “집을 사라”고 하고 싶지만, 미국의 부동산 조세 체계가 한국과 달라 조언하기 어려웠다.미국 부동산 관련 조세를 동생의 뉴저지의 집 매매로 설명해 보겠다. 2007년 세계적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 동생은 직장 근처에 43만 달러(약 4억 8000만원)로 지어진 지 20년 된 단독주택을 샀다. 마당이 넓고 꽃나무가 많은 방 4개, 욕실 2개인 집이다. 그전에는 그 동네에서 월세 1700달러로 살았다. 구매 첫해부터 매년 1만 달러(약 1100만원) 안팎의 재산세를 냈지만, 연간 약 2만 달러의 비싼 월세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한국은 공시지가 20억원 아파트의 보유세가 연간 1000만원 수준이니 비교된다. 11년 동안 11만 달러의 보유세를 낸 이 집을 올 6월에 44만 달러에 팔았다. 시세차익은커녕 집 수리비 10만 달러를 포함해 ‘매몰비용´이 21만 달러가 된다. ‘집은 사 놓으면 오른다’는 한국적 상식에 대입하면 동생은 큰 손해를 본 것 같았다. 포트워스의 보유세는 2.3%로, 뉴저지와 같은 43만 달러의 집을 사면 매년 1만 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행히 1주택자에게 보유세 25%를 감해 준단다. 동생은 텍사스에 집을 사야 할까? 이제 서울 강북의 중위 아파트 가격조차 7억원이라고 하는 시대의 한국적 상황을 살펴보자. 정부가 서울과 과천 등 일부 수도권의 부동산 폭등 광풍에 보유세와 종부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당장 “강남 25억 아파트에 사는 샐러리맨인데 보유세를 올리면 나더러 아파트를 팔란 말이냐?”는 항의가 나오고, 은퇴한 1주택자에게 가혹한 처사라며 동조한다. 그러나 1년 만에 수억원이 오른 ‘똘똘한 1채’의 보유세 인상을 견딜 수 없다며 억울해하는 한국적 정서가 마땅한가, 다시 돌아볼 시점이다. 오히려, 보유세 인상뿐 아니라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도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투기지역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규제하지 않았더라면, 전국의 무주택자들이 은행서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서울의 아파트를 사서 1년 만에 3억~8억원까지도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장세다. 최근 강북 아파트도 최근 1개월에 1억원 호가가 오르고, 강남은 하룻밤 자고 나면 1억원이 오른다고 한다. 그러니 지난해 여름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를 10억원에 팔았는데 1년 만에 6억~8억원이 올랐다며, 잠을 못 자는 친인척이 주변에 생겨나고, 서울 집을 팔고 일산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들이나 지방 사람들은 ‘부동산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돌아서서 위약금을 주고 매매 계약을 무르자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을 만큼 매물이 마르고 있다. 남들의 행운에 배가 아파서 그러느냐고 의심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폭등이 심각한 이유는 시간 차를 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고, 또 수도권 주변 상가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며, 상가가 오르면 다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자영업자의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더는 똘똘한 1채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텍사스와 비슷하게 ‘시세의 2.3%’로 보유세를 한 방에 올릴 수는 없겠지만,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까지는 높여야 한다. 또 박봉의 회사원이라 현재로서는 매년 보유세를 내기 어렵다면 해당 주택을 매매하거나 상속, 증여하는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방법이 있다. 과세이연에는 물론 적정 이자를 붙여야 한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전체적으로 손본다는 것을 전제로 똘똘한 1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서울시는 도심 건물의 용적률 등을 높여 고밀도 주상복합건물을 허용하고, 재건축·재개발 등도 허용해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가격 폭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이미 서울 부동산 시장은 어떤 정책을 써도 부작용이 불가피한 시장으로 변질됐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비디오스타’ 에반 “父 세계 100대 재벌? 절대 아냐”

    ‘비디오스타’ 에반 “父 세계 100대 재벌? 절대 아냐”

    ‘비디오스타’ 에반이 재벌 아들이라는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태사자 박준석, 최창민으로 활동했던 최제우, Y2K 고재근, 클릭비 에반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MC 박나래는 에반에게 “에반을 따라다니는 유명한 루머가 있다. 아버지가 세계 100대 재벌이라는 루머”라며 “저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에반은 “절대 아니다. 예전에 인터뷰를 통해서도 아니라고 해명한 적이 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에반은 “(저희 아버지는 재벌이) 절대 아니다. 전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미국에 계신 건 맞지만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시다.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100대 재벌이었다면 이미 경제지 등에 알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저와 같은 성을 가지신 분이 없다”며 “(100대 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도 않다. 클릭비가 잘되고 있을 때 유학을 가면서 그런 상황이 오해를 갖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 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김윤석·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했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1994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공연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루드비히는 “제 흉상 앞에 서게 됐는데, 이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한 것이 없고 김민기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했으니 그의 동상이 열 개는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공연이 독일 현지에서보다 두 배는 더 많이 공연됐다”고도 했다.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 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유료 객석 96%… 입소문 흥행 신화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 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이름도 화려하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연말까지 100회 한정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 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 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한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 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 한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지난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극단 학전은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이밖에 한국 뮤지컬 최초의 라이브 밴드 도입, 소극장 한계를 극복한 전동 계단식 무대 등을 선보인 것도 당시에는 신선했다.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톱스타들의 이름이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부고]

    ●서순희씨 별세 이정선(탑ENC 상무)씨 부인상 이준규(CBS 정치부 기자)씨 모친상 백지환(유라하네스 대리)씨 장모상 10일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8시 (032)460-3444 ●신현옥씨 별세 배성호(KBS 춘천총국 PD 겸 노동조합 강원지부장) 연호(연합뉴스 강원취재본부 부장) 영미 향미씨 모친상 안미모(강원도의원)씨 시모상 10일 강원 효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 (033)261-4441 ●오병선(전 교육공무원)씨 별세 준기(지엔텔 이사) 석기(강원일보 문화부장) 정화(자영업)씨 부친상 조숙현(회사원) 장혜련(강원도청 일본구미주통상과)씨 시부상 10일 춘천효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 (033)261-4441 ●장화용씨 별세 장영(충북 괴산중학교 교감)장천(건설업)씨 부친상 김종필(내일신문 정치팀장·한국기자협회 부회장)씨 장인상 9일 대전보훈병원 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9시 (042)939-0575 ●신현철(전 유일상선 대표)씨 별세 전영숙씨 남편상 대순(현대해상 전무) 혜승씨 부친상 임세중(연세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씨 장인상 이종희씨 시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7시 (02)3010-2295
  • [밀리터리 인사이드] 애국페이는 현실 ‘내 돈 쓰는 예비군’

    [밀리터리 인사이드] 애국페이는 현실 ‘내 돈 쓰는 예비군’

    훈련장 거리 멀어질수록 부담 커져동원훈련 보상금 헐어도 비용 부족“최저임금으로 지급해야” 31% 정부가 ‘동원훈련 보상금’을 올해 1만 6000원에서 내년 3만 2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열악한 예비군 훈련비 실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럼 실제 우리 예비군들의 훈련 여건은 어떨까. 8일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국방부 의뢰로 작성한 적정 예비군 훈련비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20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 연령대를 통틀어 예비군 훈련비가 ‘충분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10명 중 1명에 그쳤습니다. 그럼 ‘내 돈 쓰고 받는 훈련’은 실체가 있을까. 그렇습니다. 교통비를 받고도 많게는 1만원 넘게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야 훈련장까지 갈 수 있는 예비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비군 훈련비 부족하다 63.9% 연구소는 예비군 훈련비 적정 보상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4월 9일부터 20일까지 현역장병 402명, 동원훈련 예비군 653명,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 민방위대원 189명, 입대 전 청년 176명 등 2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습니다. 육·해·공군을 모두 선별해 연구진이 직접 의견을 물었습니다. 예비군 훈련비에 대해 ‘적정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현역을 제외하면 일반예비군(8.8%), 동원예비군(8.3%), 민방위(7.9%), 입대 전 청년(7.9%) 등이 모두 10%에도 못 미쳤습니다. 반면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평균 63.9%나 됐습니다. 민방위(69.8%), 동원예비군(66.2%), 입대 전 청년(64.8%), 일반예비군(62.9%) 등의 순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예비군 일당 적정수준은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과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교통비, 식비 합해도 훈련장까지 못 가 동원훈련 예비군 635명을 조사했더니 훈련과정에 실제 부담한 비용은 왕복교통비 평균 1만 5270원, 식비 4780원으로 평균 2만 40원이었습니다. 현재 동원훈련 보상금 1만 6000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군에서 교통비를 따로 지급하지만 합해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을 조사했더니 하루 지출액은 왕복교통비 9400원, 식비 8840원으로 총액이 1만 8240원이나 됐습니다. 역시 식비 6000원, 기본교통비 7000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예비군들은 동원훈련 교통비와 식비로 평균 3만 8960원, 일반훈련은 2만 5120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교통비를 지급하지 않는 ‘작계훈련’은 184명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는 교통비로 평균 1만 3872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동원훈련과 일반훈련을 모두 포함한 예비군들의 직업은 회사원(25.9%), 학생(19.0%), 전문직(17.2%), 서비스업(12.7%), 자영업(6.5%), 공무원(1.5%) 등의 순이었습니다. 평균일당은 8~10만원(34.1%), 11만~13만원(18.7%), 5만~7만원(16.8%), 14만원 이상(15.8%) 등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 거리별 교통비를 측정해봤더니 도시지역인 ‘52사단 훈련장’은 서울 강서구 방화1동에 사는 예비군이 대중교통만 왕복해도 21㎞ 거리에 교통비 8100원이 필요했습니다. 동원훈련을 예로 들면 입영장소까지 30㎞ 이하일 때 3500원을 주는데 한참 모자란 수준입니다. 일반훈련비인 7000원에도 미달합니다. 결국 1만 6000원인 동원훈련 보상금을 헐거나 일반훈련 식비 6000원을 줄여 감당해야 합니다. 택시는 편도 비용만 2만 1100원이어서 아예 불가능합니다.거리가 멀어지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강원 홍천군 내면에 사는 예비군이 ‘36사단 홍천훈련장’으로 가려면 무려 86㎞를 이동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으로 왕복교통비만 3만 8400원입니다. 1㎞당 116.14원인 동원훈련 교통비 9988원과 훈련 보상금 1만 6000원을 합해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일반훈련은 식비 6000원, 동원훈련과 같이 1㎞당 116.14원인 교통비 9988원을 합해도 절반도 충당하지 못합니다. 택시비는 편도만 7만8800원입니다. ●군구조 개편 뒤 교통비 부담 더 커질 듯 앞으로 교통비 부담은 더 늘어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방부가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군구조 개편계획’에 따라 여단이나 연대 단위의 예비군훈련대가 창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187개 대대급 훈련장을 2023년까지 40대 연대급 훈련장으로 통합하는 것이 목표인데, 개편이 완료되면 예비군 입·퇴소 거리는 평균 2~5배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결국 동원훈련 보상금이라도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열악한 현실을 개선할 방법이 없습니다. 연구소는 “생업을 포기하고 훈련에 참여하는 예비군에게 국가는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실비보상만이 아닌 일당수준의 보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동원훈련 보상금이라도 올해 1만 6000원, 내년 3만 2000원 수준으로 인상한 뒤 2022년까지 9만 1000원까지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계획일 뿐 실현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열악한 예비군들의 현실에 눈을 감아버릴지, 아니면 조금이나마 예우를 할 지는 국회, 국민이 선택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다큐] 600년 별빛 따라… 궁으로 숨어든 밤

    [포토 다큐] 600년 별빛 따라… 궁으로 숨어든 밤

    고궁이 새로운 ‘문화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옛 궁궐 안에서 펼쳐진다.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복궁 별빛야행’은 한낮의 번잡함을 벗어난 고궁에서 품격 있는 왕실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이다.은은한 별빛이 짙게 드리워진 경복궁. 손마다 청사초롱을 쥔 관람객들이 한껏 들뜬 기분으로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조선 시대 궁중 의상을 차려입은 상궁이 옛 말투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흥례문(興禮門)의 중문이 열리고 동편 회랑(回廊)을 지나 별빛이 비추는 길을 따라가니 왕세자가 글을 읽던 비현각(丕顯閣)이 모습을 드러낸다. 실제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일으킬 만큼 배우들이 당시 세자가 대신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었다.본격적인 투어를 하기 전 들른 곳은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燒廚房)이다. “주상 전하께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진찬연을 베풀라 하셨지요”라며 수라간 상궁이 맞았고 ‘도슭(도시락의 옛말) 수라상’이 차려진 방으로 안내했다. 도시락이라 하여 요깃거리일 줄로만 알았는데 임금이 즐기던 12첩 반상이었다. 궁중 나인의 수발 속에 즐기는 만찬은 정갈하면서도 담백했다. 더불어 마당에서 열리는 퓨전국악 공연은 먹는 내내 입맛을 돋워 주었다.식사 후 시작된 본격적인 고궁 산책은 이제껏 야간엔 공개하지 않았던 왕비의 처소인 교태전(交泰殿)으로 이어졌다. 금남(禁男)의 구역이었던 궁녀들의 생활 공간을 엿보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전각에 들어가기 전에 보여 주는 세종과 소헌왕후의 사랑을 샌드 아트로 그려낸 영상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윽고 둘러본 각각의 방은 단아한 고가구와 소박한 꽃들이 아 기자기한 모습으로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문양의 창호(窓戶)에서 퍼져 나오는 불빛이 은은하다. 내부 관람이 처음으로 허용된 함화당(咸和堂)과 집경당(緝敬堂)은 경복궁 내전의 침전(寢殿)으로서 우리 한옥의 건축미가 돋보였다.후원을 거쳐서 다시 발걸음을 옮기니 별빛야행의 백미인 경회루(慶會樓)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연못을 앞에 두고 조명과 어우러진 누각은 고요함 속에 고고한 멋을 발하고 있었다. 사라져 버린 왕조의 순간들이 물위로 아른거리는 듯하다. 낮에는 볼 수 없던 고궁의 비경을 카메라에 담는 관람객들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별빛 아래 펼쳐진 왕실 조경의 진수에 모두가 흠뻑 취한 듯했다. 별빛야행에 참가하려고 휴가를 냈다는 회사원 민경배씨는 “낭만적인 감흥을 많이 받았고 특히 늦은 밤에 구경해 보니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신발을 벗고 2층 누각에 오르니 힘 있게 술대로 내려치는 거문고 소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인왕산과 경복궁의 전각들은 물론 도심 속 빌딩의 야경까지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내려다보는 풍경이 사뭇 색다르다.행사의 마무리는 근정전(勤政殿)에서 진행됐다. 조명으로 꾸민 밤의 근정전은 고즈넉하면서도 화려했다. 2단의 월대(越臺) 위로 세워진 경복궁 정전(正殿)의 자태가 당당하다. 월대를 둘러싼 난간 기둥마다에는 사신(청룡, 백호, 주작, 현무)과 십이지상 등이 배치돼 있다. 관람객들은 이곳저곳 놓칠 수 없는 장면을 둘러보기에 바쁘다. 학원 강사인 서지숙씨는 “조명 불빛 아래 화려함이 더해진 단청이 환상적”이라며 탄성을 터뜨렸다.조선 최고의 건축과 정원을 배경으로 운치를 더하는 ‘시간 여행’을 다녀온 초가을 밤. 600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궁은 우리 곁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딸 다쳤다는 소식에 음주운전 적발된 30대에 벌금형으로 경감

    딸 다쳤다는 소식에 음주운전 적발된 30대에 벌금형으로 경감

    딸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음주 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불응해 달아나기까지 한 30대 회사원에게 법원이 징역형 대신 벌금형으로 선처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최수환)는 특수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손상·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38)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박씨는 지난해 4월 밤 전남 목포에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36% 만취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친구와 술을 마시던 박씨는 딸이 다쳤다는 아내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급하게 돌아가던 중이었다. 박씨는 단속에 불응하고 도주하다가 가로등에 부딪혀 멈춰 섰다. 이어 경찰이 도주를 막으려 박씨의 차량 뒤를 막자 후진해 경찰차를 3차례 들이받으면서 경찰차 범퍼 등을 파손해 92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1심에서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경찰의 정당한 직무를 방해하는 등 죄질이 나쁘지만, 딸이 다쳤다는 연락을 받고 다급한 마음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참작,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여기에 박씨가 3자녀(12세, 10세, 3세) 가장인 점을 추가로 고려, 벌금형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파손된 경찰차 수리비를 모두 배상했으며, 피해 경찰관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어머니, 아내, 3자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도로에 떨어진 피 묻은 지갑···시신유기 뺑소니범 잡은 경찰

    도로에 떨어진 피 묻은 지갑···시신유기 뺑소니범 잡은 경찰

    새벽에 음주운전을 하다 보행자들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그 시신을 유기한 30대가 뜻밖의 단서로 경찰에 깁급 체포됐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유기 치사 도주 등의 혐의 회사원A(39)씨를 긴급체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남성은 이날 새벽 1시 2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두동 진출로 부근에서 자신의 SM3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갓길을 건너던 보행자 B(30·회사원)씨를 치었다. 이 사고로 B씨가 숨졌다. 당시 A씨는 시신을 차에 싣고 사고 지점에서 1.6㎞ 떨어진 두동마을 진입로 인근 논으로 가서 버렸다. A씨는 또 사고 지점에서 1㎞ 정도 떨어진 의곡교차로 부근 도로에 자신의 SM3 승용차를 둔 채 달아났다. 경찰은 ‘야간 시간대에 외진 갓길을 사람이 걷고 있다’는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현장에서 피가 묻은 지갑 등을 발견하고 뺑소니 사고를 의심했다. 경찰은 뺑소니 차량과 관련된 증거물 찾으려고 1시간여 동안 수색한 끝에 의곡교차로 부근에서 SM3 승용차를 발견했다. 경찰은 갓길을 걸어 달아나던 A씨도 검거했다. 사고 당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1%였다고 연합뉴스와 뉴스1 등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노회찬의 63번째 생일…SNS에 ‘슬픈 축하’ 물결

    노회찬의 63번째 생일…SNS에 ‘슬픈 축하’ 물결

    회사원 박모(37)씨는 31일 아침에 일어나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오늘이구나.”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은 고 노회찬 의원의 생일이 오늘이라고 알렸다. 잠에서 덜 깬 박씨는 6년 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부산에서 상경한 고향 후배들과 서울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고 나왔는데 노 의원이 노점에 앉아 지인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이 홍정욱 전 의원에게 밀려 낙선한 직후였다. 박씨는 “평소 존경하던 분이라 후배들과 함께 ‘노회찬! 노회찬을 국회로!’를 외치니까 다른 시민들도 뒤늦게 노 의원을 알아보고 함께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며 “노 의원이 고맙다고 악수를 청하며 막걸리 한 사발을 내밀었던 게 엊그제 같다”고 말했다.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노 의원이 31일 63번째 생일을 맞았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축하 대신 고인을 그리워 하는 애도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나는 노회찬 대표님과 생일이 같다. 매년 생일 아침 노 대표님께 생일축하 문자를 보내곤 했었다”며 “앞으로 문자를 보낼 수 없으나 늘 기억하며 살겠다. 매년 그분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노회찬 대표님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돌아가신 분 생신을 축하하는 일이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립고 보고 싶네요”라며 “그곳에서도 덜 가진 자와 못 가진자들을 위해 투쟁하실 거 같은 분, 오늘 만이라도 이기적으로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고 편히 계셨으면…”이라고 애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카페1회용품 사용규제 1달, 그 성과는?

    카페1회용품 사용규제 1달, 그 성과는?

    서울시는 7월9일부터 25일까지 자치구 및 시민운동본부와 함께 2018년 5월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대상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1회용컵의 무분별한 사용 줄이기 계도 및 홍보기간을 갖고, 8월부터는 현장지도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위반업소에는 5~200 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1회용품 폐기물 배출 억제를 위한 카페1회용품 사용규제 1달, 과연 그 성과는 어떠할까? 서울특별시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김정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구 제1선거구)은 지난 16,17일 양일간 지역 커피전문점 방문을 통해 현재 실시되고 있는 카페 1회용품 사용억제관련 정책 시행 상황을 살펴 보았다. 여름 해가 뜨거운 한낮의 점심시간, 서울 도심의 카페에는 시원한 아이스 음료를 찾는 회사원들로 북적였다. 주문대 앞에는 1회용컵 (플라스틱컵) 사용 금지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실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회사원들 앞에는 종이컵에 담긴 음료가 놓여 있었다. 실내에서 마시는 아이스 음료라면 다회용 컵에 담겨 있어야 했지만, 종이컵에 담긴 아이스 음료를 마주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1회용 플라스틱컵의 자리를 1회용 종이컵이 대체하고 있는 이유는 자원재활용법 1회용품 사용규제대상에는 1회용 종이컵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간은 계도 및 지도 감독이 이루어졌던 기간으로 매장의 협약내용 인지여부, 다회용컵 우선제공여부, 매장내 머그컵 비치 및 세척시설 보유 유무, 개인 텀블러 사용시 할인 여부, 분리배출 이행여부가 점검되었으며, 실제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았다. 또한 현장에서 1회용 플라스틱컵과 종이컵의 사용량 변화에 대한 파악도 좀 더 기간을 지켜보고 점검해야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상임위 소속인 김정환 의원은 “1회용품 규제 정책은 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여 미래 환경을 보호한다는 의미의 정책으로, 지난겨울 재활용품 수거거부에 따른 쓰레기 대란을 겪은 현 시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환경정책이지만 그 취지와 현장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정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시행한달 본 정책의 시행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 및 점검이 필요하다. 제도적 보완, 1회용품 사용억제에 대한 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다. 김정환 의원은 “1회용품 사용억제를 통한 미래 환경에 대한 책임은 시대적 과제이며,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참여를 통해 성과를 이루어야 하는 부분”임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김정환 의원은 환경수자원위원으로서 서울시 차원에서 성공적이며 효율적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1회용품 사용 억제 정책의 성공적인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늦깎이 ‘아재래퍼’ 강대표, 가장의 삶을 노래하다

    늦깎이 ‘아재래퍼’ 강대표, 가장의 삶을 노래하다

    “내 시간이 너무 없어요”, “게임을 좋아하는데 아내 눈치가 보여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30~40대 유부남이라면 공감할 만한 하소연이다. 육아에 시달리느라, 남편의 소임을 다 하느라 개인시간을 갖거나 취미를 유지할 수 없는 ‘아재’(아저씨)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평범한 회사원이 여기 있다. 자작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어 정식 래퍼로 데뷔까지 했다. IBK기업은행에 다니는 강희철(38) 대리다. 회사에서의 직급은 대리지만, 마이크를 잡으면 신분(?)이 달라진다. 그의 랩네임은 강대표(GDP)다. 강대표는 18일 첫 미니앨범 ‘파이어니어(개척자)’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2000년대 초반, 벙벙한 티셔츠, 무릎까지 내려오는 허리띠, 질질 끌리는 통 넓은 바지로 거리를 쓸고 다니던 힙합마니아가 아재가 되어 래퍼의 꿈을 이룬 것이다. 강대표가 직접 가사를 쓴 곡 ‘개척자’에는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월급쟁이가 성공한 래퍼, 존경받는 사회적기업가가 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외친다.고단한 현실을 “동물의 왕국”으로 표현하면서도 “육아일기를 쓰면 랩하는 앙트프러너(기업가)”인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내 비록 생계형 뱅커”, “내 드라마를 들으려면 번호표를 뽑아”라는 위트 있는 대목에선 은행원인 강대표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아재 래퍼’ 강대표를 만나봤다. Q. 취미로 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음원을 내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이유가 뭔가. A. 힙합 1세대인 30~40대 아빠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쇼미더머니’를 시즌1부터 애청했다. 일상생활 중 영감이 떠오르면 랩가사를 썼고 그 중 몇 곡은 녹음도 하며 취미로 즐겼다.‘후회 없이 행복하게 즐기며 살자’가 인생목표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는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육아도 적극적으로 하는 평범한 젊은 아버지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앨범을 냈다. Q. 강대표 랩의 특징은? A. 랩은 가사가 잘 들리는 ‘딜리버리’가 잘 돼야 대중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겉멋에 치중하기보다는 가사를 끊어서 뱉더라도 단어와 문장 전체 내용이 잘 들리게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내 나이가 30대 후반이라 같은 세대가 쉽게 따라하며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후속곡들도 같은 방향일 거다. Q.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A. 1990년대부터 드렁큰타이거, 지누션, 듀스 등 국내 힙합뮤지션을 좋아했다. 최근에는 특정래퍼만 좋아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비슷하게 따라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다. 다이나믹듀오, 일리네어, 그레이, 지코, 지드래곤 곡을 자주 듣는다. 해외뮤지션으로는 맥클모어 앤 라이언루이스 곡을 많이 듣는 편이다. Q. 자신이 꼽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A. 재치 있는 입담과 호감가는 귀염상? 살찐 유지태, 살찐 지진희 닯았다는 말을 꽤 듣고 있다.Q.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A. 외환위기때 부친의 사업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을때다. 그래서 제대 후 학생 신분으로 창업해 무역업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자주 들었다. 음악이 많은 위로가 됐다. Q. 강대표에게 랩이란? A. 멀리건이다. 골프에서 최초의 티샷이 잘못됐을 때 주는 두번째 기회를 뜻하는 말이다. 개척자에도 이 단어를 집어 넣었다. 사실 인생에 멀리건은 없다. 인생은 한번 뿐, 지나버리면 끝이다. 랩은 그런 것이다. 놓치지 않겠다. Q. 랩하는 아빠, 남편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A. 아내와 연애시절부터 함께 랩을 들었다. 내 취미생활을 지지해준다. 첫째 아들 래언이(5)는 가장 열렬한 팬이다. 어릴 때부터 힙합을 들었고 지금은 랩도 잘 한다. 이번에 뮤직비디오에도 특별 출연했다. Q. 직장도 다니고 앨범 작업을 하면 육아에 시간을 내긴 어려울 것 같다. A. 맞벌이부부이기 때문에 육아는 철저한 공동분업이다. 퇴근 후 어린이집 하원시키고 집안일도 나눠서 한다. 나는 아이들과 놀아주기, 씻기고, 재우는 일을 도맡는다. 육아는 영감의 원천이다. 소홀히 했다면 래퍼가 될 수 없었을 거다. Q. 앞으로 앨범을 더 낼 계획이 있나. A. 물론이다. 두번째 미니앨범의 제목은 해결사(Trouble Shooter)이다. 개척자가 젊은 가장인 나를 위로하는 희망가라면, 추석이 지난 뒤 나올 ‘해결사’는 현대사회에서 일과 가정의 경계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아빠와 엄마가 공감할 수 있는 경쾌한 느낌의 비트곡이 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나는 랩을 주업으로 하는 전문 래퍼는 아니다. 그렇지만 ‘딴따라’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사내댄스동아리, 아이들 어린이집 축하공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대에 뛰어 올랐다. 평범한 직장인, 한 가정의 아빠도 억누르고 포기했던 꿈과 열정을 꽃피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강대표의 행보를 주목해달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민연금 고갈 2057년...보험료 내년부터 2%p, 향후 10년 4.5%p 단계적 인상

    국민연금 고갈 2057년...보험료 내년부터 2%p, 향후 10년 4.5%p 단계적 인상

    국민연금 고갈시기 2057년소득대체율 45% 인상시 내년 보험료율 2%p 인상대체율 40%유지하면 2029년까지 4.5%p 인상해야정부 “자문안은 재정계산 첫 발 내딛은 것”2057년 국인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년부터 당장 11%로 인상하는 것과 2029년까지 점진적으로 13.5%로 올리는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내년부터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1%로 올리는 방안이 오는 10월 국민연금 개편안으로 최종 확정된다면 월평균 300만원을 받는 월급쟁이라면 현행 월 13만 5000원에서 월 3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원회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년 국민연금 제고개선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첫 번째 안은 2028년까지 40%인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고 그에 필요한 보험료율을 당장 내년부터 2% 포인트 인상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70년으로 상정하지 않고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목표를 중시한 방안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담겨 있다. 두 번째 안은 2088년까지 70년간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이후엔 적립배율 1배(국민연금 지급분 1년치만을 적립해 두는 것)를 달성하려면 보험료를 17.2%까지 높일 것을 제안했다. 70년간 8.2% 포인트에 달하는 보험료를 인상하려면 먼저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내년부터 2029년까지 보험요율을 13.5%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만으로 재정 안정화를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에 2030년부터 2043년까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현행 62세(2033년 65세)에서 67세로 상향 조정하거나. 급여율과 추가 보험료율을 올려 2088년까지 보험요율 3.7% 인상과 맞먹는 효과를 내야 한다. 이 안에 채택될 시 368만원(2018년 중위소득)을 버는 회사원이 2029년에 내야할 보험금은 33만 1200원에서 49만 6800원으로 인상된다.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는 직장가입자는 16만 5600원에서 24만 8400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이후 2043년까지는 수급 연령이 65세에서 67세로 상향되거나 혹은 2088년까지 보험료가 3.7% 포인트 더 인상된 66만 3920원을 내야 할 수 있다. 류근혁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연금 수급 게시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은 두 가지 안 중 하나의 제안에 불과하며, 저출산·고령화 흐름에서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그런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자문위에서 제안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류 국장은 이어 “지금까지 재정계산 자문위에서 제안안 최초의 안이 정부안으로 채택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자문위 내에서도 두 가지 안이 제시될 만큼 각론이 펼쳐질 사안이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한 뒤 정부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출산·고령화 흐름에서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키려면 소득대체율에 따른 보험료율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후에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 ‘연금 지급 보장’에 대해서도 명문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으나, 자문위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해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어 명문화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최종 결정했다. 김상균 제도발전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공무원연금처럼 명시하긴 어렵겠지만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추상적으로나마 법률을 개정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얘들아! 추석 때 딴 데서 묵으면 안되겠니”

    [황성기의 시시콜콜]“얘들아! 추석 때 딴 데서 묵으면 안되겠니”

    일본도 우리만큼이나 양대 명절인 정월(양력 1월 1일)과 오봉(양력 8월 15일) 때 친가나 처가에 가는 고향 앞 러시를 이룬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을 맞아 귀성 피크를 이룬 지난 11일 일본 고속도로는 최장 45㎞의 정체 구간이 형성될 정도로 하행선 곳곳에서 고향길에 오른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다. 고속전철인 신칸센도 마찬가지. 지정석이 아닌 자유석에서는 승차율 180%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귀성인파로 콩나물 신칸센이 됐다. 말이 승차율 180%이지, 1량에 100석 있는 신칸센 자유석이라면 100명은 앉아 가고, 80명은 서서 간다는 얘기다. 과거 북새통을 이뤘던 우리의 비둘기호 같은 완행열차처럼 승객이 가득 차 운행하는 진풍경을 한 해 두차례 반드시 볼 수 있다. 자식·손주는 ‘와서 기쁘고, 가서 더 기쁘고’ 이런 고생을 해도 고향을 찾는 게 즐거운 일인지, 아니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기쁨을 안겨드릴 요량으로 귀성길에 오르는 것인지, 그리고 부모의 마음은 어떤지 모를 때가 종종 있다. 지난 7월 20일자 아사히신문의 독자 코너인 ‘코에(聲)’란에 60세의 정신과 의사가 기고한 글이 화제다. 제목은 ‘친가·처가로의 귀성, 숙박은 호텔에서’이다. 의사는 명절 때 자식 가족의 귀성에 대해 “와서 기쁘고, 돌아가서 기쁘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소개한다. 시골에서는 홀로된 노인이나 노부부가 대부분인데 명절 때 많은 식구들이 찾아오면 그만큼 피로가 금세 쌓인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당일치기가 아닌 하루이틀 머물기라도 하면 식사준비 외에도 미리 이불을 꺼내 말리고, 돌아간 뒤에는 세탁 등으로 노인들은 중노동에 시달린다. 그래서 정월, 오봉 명절이 끝나면 몸이 안 좋다고 호소하는 고령 여성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 의사는 제안한다. 귀성하더라도 잠은 호텔에서 해결하라고. 식사도 가급적이면 밖에 나가서 때우고 절대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당부한다. 마냥 자식과 손주의 귀성이 반갑지만은 않은 다른 사례. 자연주의자로 시골에 사는 할머니는 빵이나 요구르트 같은 음식은 스스로 만들어 먹는데, 도시 음식에 익숙한 손주들에게 수제 음식을 내면 “할머니가 만든 밥, 맛 없어!”라고 타박을 받기 일쑤다. 안 받아도 될 마음의 상처를 자식의 귀성에 받는 셈이다.자식들도 귀성 비용, 친가·처가 선택에 큰 고민 귀성을 기다리는 자의 고민이 이렇다면 귀성하는 자의 고민은 뉴스 사이트 ‘닛칸 SPA’가 소개하고 있다. 귀성이 괴로운 것은 아내 뿐만이 아니라 남편도 비슷하다. 43세 회사원의 ‘귀성 우울’은 초여름부터 시작됐다. “제대로 된 휴가를 쓸 수 있는 것은 오봉 뿐입니다. 친가가 있는 홋카이도에 가족 4명이 귀성하자면 저가항공이나 조기할인 비행기표를 이용하더라도 여비만 20만엔(200만원) 들고, 한 번의 귀성에 30만엔 이상을 지출하게 됩니다. 싼 항공권의 발매개시가 5월경인데 발매일이 되면 아침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대기하면서 필사적으로 예약에 매달립니다. 30만엔 있으면 해외여행도 갈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귀성하는 자의 다른 고민도 있다. 37세의 남성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생사여탈권을 처가에 바친 케이스다. “아파트 구입 때 처가로부터 계약금을 빌린 이후 장인에게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그 전까지는 연말연시나 오봉 때는 제 친가에서 지냈는데, 어느 날 장인으로부터 ‘오봉 때라도 손주를 데리고 우리집에서 편하게 지내지 않겠나’라는 얘기를 듣고는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오봉 때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눈도장 찍는 영업활동된 귀성 의미 되돌아봐야 사회학자인 메이지대학 후지타 유이코 교수는 일본의 오봉 문화 자체가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은 집에 오봉 등불을 설치하거나 가지나 오이로 장식물을 만들고 승려를 불러 독경을 하는 전통을 지키는 가정은 적어지고 있다. 귀성하는 이유가 선조를 기리는 게 아니라 부모와 친척에 눈도장을 찍는 행사가 된 상황”이라면서 “명절 때마다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상속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어떤 의미로는 귀성이 영업활동의 하나가 됐다”고 지적한다. 올해의 우리 추석은 9월 24일. 우리의 귀성 의미도 한 번쯤 되돌아 보면 어떨까.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미식가의 성지 이탈리아…현지인 휴양지 ‘마르케’에서 먹고 놀기

    미식가의 성지 이탈리아…현지인 휴양지 ‘마르케’에서 먹고 놀기

    伊 중북부 동쪽 아드리아해 위치 현지인들 휴식 위해 찾는 휴양지 예술·사색 좋지만 먹고 놀기가 기본 단순한 재료·조리법에도 놀라운 맛 입안이 즐거운 천국…행복이 녹아내렸다여행작가를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소설가들이 대부분 소설 쓰기를 좋아하지 않고 요리사들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다. 회사원도 회사에 가길 싫어하질 않나? 솔직히 말하자면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여행작가지만 ‘깨달음을 얻는 곳은 푸른 하늘 아래지만 좋은 일은 집에서 생긴다’를 모토로 삼고 있다. 누가 등 떠밀면 마지못해 나서는 척하는 인간이 나란 인간이다. 하지만 그곳이 이탈리아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가는 곳이 어딘지, 숙소가 어떤지 묻고 따지지 않는다. 일단 간다. 누군가 내게 “마르케에 좀 다녀와 주세요” 하고 요청했을 때 “거기가 어디죠?” 하고 시큰둥하게 물었다가 “이탈리아예요”라는 답을 듣고는 군말 없이 짐을 꾸렸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는 들어봤어도 마르케 하면 고개를 갸웃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이탈리아 중북부 동해안, 그러니까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크로아티아와 마주한 마르케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쯤 된다. 주도는 안코나(Ancona)다. 페사로(Pesaro), 우르비노(Urbino), 페르모(Fermo), 아스콜리 피체노(Ascoli Piceno), 예시(Jesi), 세니갈리아(Senigallia) 등이 마르케의 주요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닐까. 예술도 좋고 ‘인생의 의미’ ‘자아 찾기’도 좋지만, 올바른 여행이 되기 위해선 우선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 한다. 여행의 기본은 먹고 노는 것이니까. 여행이 뭔가 의미 있는 행동이었던 건 항해시대였던 19세기까지였다.마르케에 도착해 처음 먹은 음식은 탈리아텔레①였는데, 이 음식은 한입 뜨자마자 역시 이탈리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탈리아텔레는 우리나라 칼국수처럼 납작한 면으로 만든 파스타의 한 종류다. 셰프가 탈리아텔레를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밀가루에 달걀 노른자를 넣는다. 100g당 달걀 하나. 그 후에는 그냥 열심히 반죽을 치대는 일이 전부다. 마르코라는 건장한 셰프는 굵은 팔뚝으로 아주 오랫동안 반죽을 치댔다. 한참이 지나 마르코는 반죽이 마음에 드는지 야구방망이만 한 밀대를 밀며 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면을 뽑은 다음에는 새우와 조개 등으로 만든 육수를 붓고 볶으면 완성. 쫄깃한 면발이 해산물 육수, 올리브 오일 등과 어우러져 풍미가 보통이 아니다.우르비노에서 맛본 염소치즈를 올린 파스타②는 지금까지 맛본 모든 파스타를 무효로 만들 정도로 맛있었다. 13시간 동안 저온 조리한 송아지 스테이크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입에 들어가자마자 눈처럼 녹아내렸고 야생 사과로 만든 잼을 바른 치즈③와 나무화덕에서 막 구워낸 빵은 이탈리아 여행 내내 도시락으로 배달시켜 먹고 싶을 정도였다.아스콜라나 올리브④라는 음식도 있다. 올리브의 씨를 빼고 그 안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가슴살, 채소, 토마토, 육두구 등을 버무린 소를 채운 뒤 얇은 튀김옷을 입혀 튀긴 것이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병사들이 즐겨 먹은 음식인데, 짭조름한 맛과 고소한 기름맛이 어울려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예시에서 맛본 베르디키오 와인도 기억에 남는다. “베르디키오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재배했다는 청포도 품종이죠.” 검은 테 안경을 쓴 안드레아가 시음용 와인을 졸졸졸 따랐다. 와인잔에 코끝을 대니 상쾌하면서도 분명한 신맛을 가진 향이 파고들어 미간을 살짝 찡그리게 만들었다. “베르디키오는 숙성력이 탁월합니다. 빈티지가 좋기만 하면 10년은 너끈하게 묵힐 수 있죠. 잘 숙성된 베르디키오에서는 농익은 사과향이 난답니다.” 시음해 본 베르디키오는 아주 상큼하고 향기로웠다. 금방 빚어 내놓은 것 같았는데, 아몬드 향이 나는 것도 같았고 여름의 쌉싸름한 풀향도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거장이 숨쉬는 도시…문화가 녹아 있었다●라파엘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우르비노’ 마르케의 주도는 안코나이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우르비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화가 라파엘로가 1483년 이곳에서 태어났다. 우르비노 시내에는 14세기에 지어진 라파엘로 생가(Casa di Raffaello)가 남아 있는데, 중정을 품은 3층짜리 저택에는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가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고, 화구를 놓곤 했던 자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르비노는 르네상스 시대의 전성기를 이룩한 도시이기도 하다. 유네스코는 1998년 우르비노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는데 아마도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다. 우르비노의 전성기를 이룩한 주인공은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Federico da Montefeltro)다. 이탈리아 최고의 용병으로 활약하던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그 돈으로 르네상스 초기에 지어진 궁전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을 지었다. 이곳에선 라파엘로를 비롯해 ‘회화의 군주’로 불리는 티치아노의 작품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걸작 ‘세니갈리아의 성모’ 등 눈부신 ‘르네상스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작곡가 로시니에 헌정된 도시 ‘페사로’ 우르비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떨어진, 인구가 1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 페사로는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한 로시니가 태어난 곳이다. 1792년 페사로에서 태어난 그는 6살에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고 14살에 오페라를 만들었다. 그가 첼로와 피아노, 작곡을 체계적으로 배운 곳은 볼로냐 음악학교였는데 지루한 수업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그만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바그너를 기념하는 독일의 바이로이트, 모차르트를 기념하는 잘츠부르크와 함께 한 음악가에게 증정된 축제가 있는 도시가 바로 페사로입니다. 그만큼 로시니에 대한 페사로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죠.”1819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극장인 로시니 극장(Teatro Rossini)의 음악 감독인 안토니오는 매년 8월 열리는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벌 기간에 전 세계 오페라 마니아들이 이곳 페사로로 몰려든다고 자랑했다. 시내 한켠에는 1882년 로시니의 유산으로 세운 로시니 음악학교(Conservatorio di Musica)도 있다. 학교를 기웃거리다 어느 피아노실을 엿보게 됐는데, 호기심 어린 낯선 여행자를 발견한 학생은 ‘세비야의 이발사’의 한 대목을 신나게 연주해 주기도 했다. 마르케 여행의 마지막은 아스콜리 피체노라는 도시였다. 로마보다 오래된 도시다. 아링고(Arringo) 광장 앞의 산 에미디오(San Emidio) 대성당에서 르네상스 화가 카를로 클리벨리의 그림을 보고 나와 노천 카페에 앉아 젤라토를 먹었다. 마르케의 환한 햇살 아래 앉아 달콤한 젤라토를 먹고 있자니 여행이란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란 거창한 명분이나 위대한 성취만을 추구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역시 이탈리아 여행은 우리가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도와준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 여행가방 알리탈리아항공의 직항편을 이용해 로마까지 간 다음, 안코나행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로마~안코나 구간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 10분. 안코나 공항에서 약 25분 거리의 산 피에트로(San Pietro)에 호텔 몬테코네로(hotelmonteconero.it)가 자리한다. 12세기 수도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호텔로 재단장한 것으로, 고풍스러운 외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해발 550m의 산자락에 자리한 까닭에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아드리아 해의 멋진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페르모(Fermo)에는 로마시대의 지하 물탱크(Le Cisterne Romane)가 있다. 모두 15개의 홀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수질 유지를 위해 기온이 1년 내내 14℃로 유지된다고 한다. 도시 아래 강에서 끌어올린 물을 정화하는 데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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