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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지금 光州에선] “신도심 개발로 인구유출” 경계 조정 줄다리기

    요즘 어느 대도시나 구(舊) 도심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주민들이 보다 쾌적한 삶터를 찾아 외곽행 ‘엑소더스’ 행렬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은 활력을 잃고, 공동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해당 자치구는 재개발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으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상권 활성화와 거주민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해도 ‘대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광주광역시 동구처럼 대도시의 ‘中區’(중심구)라는 자치구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치구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급 광역자치단체의 ‘거중 조정’이 필수적이다. ●광주시의 경계조정 실패 광주시는 지난 2001년 구(區)간 경계조정에 나섰다. 자치구간 불균형 해소와 행정의 효율화를 이룬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불균형은 상무·풍암·문흥·금호지구 등 외곽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심화됐다. 시는 당시 ▲동구와 남구 통합 및 북구 분할 ▲북구와 서구의 일부를 동구와 남구에 각각 편입 ▲북구의 풍향동, 두암1·2·3동을 동구로 편입 ▲북구의 풍향·중흥동 일부까지를 동구로, 북구의 동림동 일부를 서구에 편입하는 4개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방안이 발표되자 구역을 ‘빼앗기는’ 자치구가 크게 반발했다. 주민들도 주소 변화와 행정구역 이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시·구의원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마저 선거조직 와해 등을 우려해 반대에 가세했다. 당시 민선시장도 이듬해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자치구간 경계조정 문제는 유야무야됐고, 관련용역비만 날린 채 지금껏 답보 상태이다. ●날로 작아지는 동구 그러는 사이 중심구인 동구는 날로 왜소화됐다. 최근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금남로·충장로 일대의 공동화가 계속되고 있다. 인구는 1992년 17만 2000여명에서 10년 만인 2002년 11만 7000여명으로 확 줄었다. 올 9월 말 현재 11만 1682명으로 한달에 평균 200∼300명이 도심을 떠나고 있다. 신도심 개발이 한창인 서구와 광산구는 올 현재 각각 31만여명으로 5년 전보다 8만∼13만여명이 늘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의 자체수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05.9%로 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에 머문다. 또한 인구 15만명이 무너지면서 지방자치법상 부구청장 직급이 서기관급(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의회사무국도 내년 하반기부터 의원 정족수 10명 미달(9명)로 과(課) 단위로 격하된다. ●전체가 안되면 우리라도 동구는 ‘구세(區勢)’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중단된 ‘구 경계조정’이란 칼을 다시 빼들었다. 방관만 하다가는 존립기반마저 흔들릴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다. 동구는 최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동구 경계조정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경계선 다시 긋기 작업에 착수했다. 편입대상 지역은 북구 풍향동과 두암3동이다. 이곳은 지난 1980년 북구 개청 당시 동구에서 편입된 지역이다. 지금도 공통학군으로 남아 있으며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한뿌리’이다. 동구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주민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해당지역 주민 3만 2000여명을 끌어들이면 14만여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구수에 따라 배정되는 교부금과 각종 세수증대도 무시할 수 없다. 동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들 지역에 대한 편입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주민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는 초현대식 국민체육센터, 주민건강증진센터(보건지소) 건립과 주거환경개선, 경로당 증축 등이 포함돼 있다. 양회주 부구청장은 “해당지역 자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동구 편입시 생활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며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 엇갈려 박모(39·북구 풍향동)씨는 “동구가 도서관 등 각종 편익시설을 확충해주면 주소가 바뀌는 불편쯤은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찬성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은 냉담한 반응이다. 이모(59·회사원·풍향동)씨는 “행정구역이 바뀐들 생활에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며 “재정이 취약한 동구로 편입될 경우 세금을 많이 내야 할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모(45·자영업·두암3동)씨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북구를 관할하는 관청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어 왔다.”며 “경계 조정으로 이런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눈치보기 익명을 요구한 북구의 한 지방의원은 “광주시 전체를 봐서는 당연히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 지역구를 둔 한 구의원은 “주민이 반대하니까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이라면 개인적으로 편입을 찬성한다 할지라도 이를 드러내 놓고 얘기하긴 쉽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반해 동구 지방의원들은 개인적 연고를 내세워 북구지역 주민 설득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재홍 (동구2)시의원은 최근 임시회 발언을 통해 “동구의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189명인 데 비해 북구는 507명에 이른다.”며 “경계 조정을 통해 청소·방역·사회복지 등의 행정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해법 마련돼야 동구의 쇠락은 행정구역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법상 인구가 10만 5000명 이하이면 지역구 의원 숫자가 1명 줄어든다. 인구 하한선이 무너질 경우 동구 선거구는 인접 남구와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동구 11만여명과 남구 21만여명을 합하면 30만명이 넘어 현재로선 국회의원 숫자가 줄지 않는다. 그러나 동구와 남구의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각각 2만∼4만명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통합선거구 인구가 30만명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민주당 시당 모임에서 “자치구 경계조정을 위해 해당지역 시·구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도 여·야를 떠나 지역 국회의원 숫자가 감소하면 타·시도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란 생각이다. 조용진 시 자치행정국장은 “절차상 주민 찬성과 구 및 시의회의 동의가 선결돼야 행정자치부에 경계조정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자치구가 바뀌는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추이가 주목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유태명 광주동구청장 “시 전체 균형발전 위해 시급” “경계조정은 더이상 우리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태명 광주시 동구청장은 1일 “지역균형 발전과 행정서비스 질의 향상 등을 위해 구간 경계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한 듯 “북구의 일부가 동구에 편입되더라도 해당주민의 지방세 부담은 전혀 늘지 않으며, 전화·자동차 번호도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지역정치의 판도 변화와 관련,“북구지역 구의원 1명이 감소할 뿐 국회의원과 시의원 정수에는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기초수급자 수만 보더라도 동구가 5183명인 데 반해 북구는 2만 1301명,5개 구 평균은 1만 979명에 이른다.”며 “우리구에 편입될 경우 사회복지·환경 등 보다 나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편입대상 지역에 수영장·헬스장·실내체육관 등을 건립해 주민들이 이를 맘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재개발 등 도시환경 정비사업도 우선 추진키로 했다. 그는 “경계조정은 행정과 지역정치권 등 모두가 뜻을 모아야 앞당겨질 수 있다.”며 광주시와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송광운 광주북구청장 “지역주민 뜻에 따라 편입결정” “자치구간 경계조정은 시 전체 발전과 주민생활 편의 등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광운 광주시 북구청장은 “경계조정은 시가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토대로 5개 구 전체를 총괄 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동구가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에도 나서서 반대할 입장은 못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편입대상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경계조정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며 “성공 여부는 동구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론 동구가 스스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해당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해당지역 주민들은 주소지 변경 등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구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도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비밀’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더구나 남녀 관계에서라면. 아무리 흉허물 따지지 않는 오랜 연인 사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 혼자만 간직하고픈 추억 등 상대방이 몰랐으면 하는 자기만의 비밀상자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 애정전선이 시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비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인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보자. ■ 남자 ●“옛 여자친구의 편지만은…” 군대 시절 옛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300통의 연애편지. 회사원 서모(31)씨에겐 남에게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보물 같은 비밀이다. 6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아기자기한 편지지에 애절한 그리움을 담아 2∼3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왔다. 제대 2년 만에 헤어지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서씨는 그 편지들을 서류박스 6개에 고이 담아 책상서랍에 간직하고 있다.“인생의 한 부분을 같이했던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거리여서 버릴 수도 없고, 지금 여자친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죠. 만약 지금 이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그 편지들을 숨겨둘 것 같아요.” ●“불투명한 취업에 대한 고민은 나 혼자서” 대학 졸업반 김모(25)씨는 여자친구에게 취업에 관한 얘기는 절대 꺼내지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한 마당에 언제, 어느 회사 입사시험을 치를 거라고 말하면 공연히 기대감만 부풀려 놓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이제 겨우 대학 2학년이라 취업에 대한 관심도나 절박함이 나랑 다를 것이란 점도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모(26)씨도 5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취업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한다.“어디에 시험본다고 했다가 떨어져서 무능력하게 비치는 건 참을 수 없죠.” ●“재산 보고 사람 사귀는 거 아니래요.” 부모가 상당한 재력가인 이모(27·유통회사 근무)씨. 하지만 절대로 가족의 재산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말하지 않는다. 집안의 경제적 배경이 애정관계에 영향을 주는 게 싫다.“언젠가는 지금 여자친구가 저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우리 집안의 재력이 그녀에게 헤어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면 곤란하죠. 그런 관계는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여자친구에게 민망한 사실조차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대학생 문모(27)씨도 자기 통장 잔고만큼은 비밀이다. 이유는 이씨와 정반대다.“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변변찮은 통장을 보고 여자친구가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다.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는 무덤까지 꼭꼭” 회사원 김모(28)씨는 여자친구와 놀이공원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날 때마다 움찔한다. 그에겐 놀이기구 공포증이 있다.“여자친구 앞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순 없어요. 금세 친구들 사이에 ‘남자가 놀이기구도 못 탄다.’는 소문이 돌거고, 그러면 고개 들고 다니기 좀 그렇잖아요.”회사원 박모(27)씨는 머리숱이 적다는 사실이 털어놓기 힘든 비밀이다. 박씨는 “탈모가 집안 내력이기 때문에 늘 공포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요즘 자꾸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앞머리를 내리는 스타일로 바꿔 여자친구의 눈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한 동영상 때문에 이미지 깎이면 안 되죠.” 대학 조교 강모(30)씨는 자기 건강상태에 대해 일절 입을 안 여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당장 어디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한번 된통 당한 적이 있다.“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운동하라.’‘술 마시지 마라.’ 등 온갖 잔소리가 쏟아지더군요. 잘못하면 결혼 약속까지 깨자고 할 것 같아 건강문제는 비밀입니다. ”회사원 정모(29)씨는 집안에 쌓여 있는 1000장 정도의 ‘야동’(야한 동영상) CD가 여자친구에게 일급비밀이다. 들켰다 하면 당장 호색한으로 찍힐 판이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직까지는 ‘남의 남자들은 다 그래도 내 남자는 안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빨리 처분을 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여자 ●“너에게만은 언제까지나 여자이고 싶어.” 병원에서 일하는 홍모(28)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애주가.1주일에 2∼3차례는 동네 술 친구들을 불러모을 정도로 알코올을 사랑한다. 소주 2병을 ‘워밍업’으로 치니 주량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 술 실력은 남자친구에게만큼은 절대 비밀이다.“남자친구 앞에서 가끔은 약한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소주 2병을 마시고도 멀쩡한 줄 알면 안 되잖아요.” 대학생 박모(24)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면 늘 곱게 빗은 머리에 뽀얗게 화장한 얼굴로 나타난다.3년을 넘게 사귀었지만 단 한번도 남자친구에게 맨 얼굴을 드러내 보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화장발 미인인 것도 아니다. 다만 “결코 흐트러진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간혹 오래된 연인들이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는 등 허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박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박씨는 “연애를 오래할수록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되고 말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만의 공간은 비밀로 남겨둘래.” 회사원 한모(28)씨는 자기 방만큼은 비밀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한다. 단 한 번도 남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 남자친구와 거의 모든 걸 공유하고 있지만 나만의 공간마저 침해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자기 방에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숨겨놓은 것은 아니다.“서로 모든 걸 알아 버리면 은밀함이 떨어지잖아요. 사적인 부분은 남겨두어야죠.” 회사원 신모(25)씨는 인터넷상의 ‘나만의 공간’을 수호하는 경우. 매일 쓰는 미니홈피 일기장만큼은 아무리 남자친구라 해도 보여줄 수 없어 비밀번호로 꼭꼭 잠가놓았다. 신씨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전 문제는 간섭하지 않기” 회사원 황모(26)씨는 “월급 내역만은 절대 비밀”이라고 말했다. 자기 월급이 남자친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것도 이유지만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너무 상세하게 알면 원치 않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결혼하게 되면 알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까지는 나도 굳이 남자친구의 월급통장을 열어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26)씨도 4년째 사귄 남자친구에게 신용카드 사용내역만은 절대 비공개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지만 왠지 카드내역서까지 공유하면 씀씀이는 물론이고 나의 생활 전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싫다.”고 말했다.“결혼을 해도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난 건 비밀”이라고 말하는 김모(31)씨. 직장에서 속상한 일이 생기면 남자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자기 능력에 흠집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남자친구에 비해 별 볼일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말하고 싶지 않아요. 겉으로는 위로를 해 줘도 속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늘씬한 외모의 회사원 노모(24)씨는 “내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사이즈만은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사이즈와 실제 신체 사이즈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굳이 깨고 싶지 않은 환상이랄까,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2009년 오서울씨 가족 한강나들이

    2009년 오서울씨 가족 한강나들이

    “아빠, 잠수교로 하이킹 떠나요. 낙하분수와 ‘물위에 떠 있는 정원´을 보고 싶어요.” 2009년 4월 어느 주말 오후. 회사원 오서울(48)씨는 한강에 놀러가자고 보채는 중학생 딸 시민(14)양과 함께 한강 나들이에 나섰다. 오씨는 집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3년 전인 지난 2006년 9월26일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발표되면서 여가·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한강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간단한 음료수를 챙긴 뒤 버스를 타고 집에서 가까운 한남대교로 향했다. 다리 위의 차도와 보도 사이에는 1개 차로를 줄여 만든 ‘그린웨이´가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오씨는 남단 다리 위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민공원을 가려면 500m 이상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내린 뒤 지하연결통로를 10분 이상 걸어야 했지만 무척 편리해졌다. 또 정류장에 엘리베이터까지 있어 쉽게 공원에 도착했다. 함께 내린 노인들은 ‘노인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해 한강 나들이를 즐겼다. 오씨와 시민양은 ‘무료 자전거 대여점´에 들러 자전거를 빌린 뒤 한강 하이킹에 나섰다. 시멘트 블록으로 뒤덮였던 한강 옹벽 경사면은 푸릇푸릇한 야생화와 봄꽃으로 화사하게 빛났다. 무려 76㎞에 이르는 호안과 옹벽을 흙(보호포)으로 덮고 거기에 초화류를 심었단다. “어이야, 어이야디야∼딩가딩가….” 고개를 돌려보니 강물을 지나가는 유람선에서 흘러나오는 전통 민요가 관광객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다. 옆으로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도입된 ‘수륙겸용 버스´와 ‘관광 콜택시´가 부지런히 외국인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 “아빠! 저기 보세요.” 봄 정취에 빠져 있을 무렵, 멀리 반포대교 난간 아래로 아치를 그리며 떨어지는 ‘낙하분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하행 각 960m, 총 1920m 구간에 노즐이 설치돼 다리 위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졌다. 낙하분수는 지난 2007년 잠수교가 보행자 전용다리로 바뀌면서 설치됐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잠수교를 건너자 ‘물위에 떠 있는 정원´과 생태학습장이 북단 양측에 자리잡고 있었다. 닻을 이용해 물위에 고정한 수상공원은 756평(2500㎡)에 달했다. 시민양은 공원에 들어서자 야외조각품과 어린이놀이터, 전망대, 수상카페 등을 돌아보며 즐거워했다. 다시 잠수교를 건너 하류로 향했다. 노들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는 ‘문화콤플렉스´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어 여의도 지구에 도착하니 샛강 4.6㎞가 생태공원으로 복원됐다. 4∼5시간의 하이킹이 끝나고 양화대교에 이르자 날이 어둑해졌다. 오씨는 “우리 아빠 최고!”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는 딸의 모습에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상쾌함을 느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맞벌이가 흔치 않았던 중년 이상 연령대 부부들은 남편이 벌어오고 아내가 돈 관리를 하는 경우가 평균적이었다. 맞벌이의 비중이 최고 80%로 추산되는 요즘 20,30대 부부들은 어떨까. 부모 세대와 많이 다를까. 그러나 여론조사는 신세대 커플들도 부부 돈 관리 만큼은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10쌍 중 7쌍 이상이 돈 관리는 아내의 몫이다. 사례 하나 월급통장도 따로,관리도 따로 결혼 2년차인 회사원 김모(36·여)씨는 남편의 월급을 정확히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결혼 이후 늘 각자 재테크를 해왔기 때문이다. 단,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해왔듯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월급의 일정액을 적금과 펀드, 보험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 결혼 전 각자 갖고 있는 통장과 보험 중 서로 겹치는 부분은 해약 등을 통해 정리했다. 김씨의 남편 조모(35)씨는 월급의 70% 이상을 주택구입자금용 정기적금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로 차량유지비 등 용돈을 충당한다. 조씨는 “각자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목돈을 모으는 데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 덕분인지 적어도 서로 용돈 등으로 다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 전 들어놓았던 장기 연금보험에 월급의 40% 정도를 투자한다. 공과금, 생활비 등 부부 공동경비도 김씨의 몫이다.“우리 모두 외부활동이 많아 서로의 생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각자 관리하는 데 합의했습니다.1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자동차 보험료 등 갑자기 큰 돈 들어갈 일이 아닌 이상 서로에게 손 내미는 일은 거의 없어요.” 사례 둘 한사람이 운영… 수입통합→재분배 5개월 전 결혼한 회사원 김민수(가명·29)씨는 아내의 수입까지 도맡아 관리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남편이든 아내든 한 사람이 수입을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수입에 대한 지출 권한도 관리자인 김씨가 갖고 있다. 두 사람 중 남편이 돈 관리를 맡게 된 것은 아직 아내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수입을 각자 알아서 쓸 경우 통합적인 돈 관리가 어렵고 그만큼 목돈을 모으기가 어렵게 되지요. 지금이야 제가 관리하지만 아내가 정식으로 취직을 하게 되면 이 일은 아내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김씨는 부부의 수입을 한 계좌에 몰아넣은 뒤, 용돈·공과금·보험료·부식비 등을 이 계좌를 통해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두 사람의 경제적인 문제들이 투명해져 서로의 신뢰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 셋 “아내는 ‘재산 중간관리자’일 뿐” 대학 교직원인 정모(33)씨는 “겉으로는 모든 재산 운용을 아내에게 맡겨둔 상태지만 사실 아내는 중간 관리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달 전 결혼한 정씨 부부는 아내가 ‘수입통합 후 재분배’ 방식으로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아내가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는 단지 부부의 수입과 지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오히려 지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남편 쪽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회계가 단일화돼야 낭비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이에요. 기업 회계 담당자가 출납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듯 우리 부부도 중요 결정은 공동으로 합니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30대 기혼자 31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가정의 70.3%가 돈 관리를 아내가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이 맡는 가정은 20.2%로 나타나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가 남편이 관리하는 경우의 3.5배에 달했다. 결국 전체의 90.5%가 아내나 남편 중 한 사람이 돈 관리를 담당한다는 얘기다. 이런 부부의 86.4%는 현재의 재산관리 방식에 만족하고 있으며 13.6%만 불만을 갖고 있다. 재산관리를 각자 따로 한다는 부부는 9.1%에 그쳤다.0.3%는 부모에게 맡긴다고 했다. 재산을 각자 관리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41.4%는 ‘배우자의 지출 또는 과소비를 견제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24.1%는 ‘주택구입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다.17.2%는 ‘합리적인 가계 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같은 비율로 ‘돈으로 인해 부부간에 불신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재산을 관리하는 20,30대 부부들의 77.3%가 수입을 통합한 뒤 재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2030 부부들의 56.5%는 합리적인 재산관리 방식으로 ‘아내가 일임하면서 계획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을 꼽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었지만 재산관리 방식은 여전히 40대 이상 부부들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부부의 90.5%가 한 사람이 통합해 재산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 중 24.9%는 배우자의 수입내역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관리 형태가 어떻게 됐든 서로의 ‘딴 주머니’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부부는 적잖이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30 부부 재테크 10계명 (1) 통장관리는 한 사람이 신혼부부들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는 각자의 통장으로 따로 들어오더라도 저축이나 지출은 한 사람이 관리해야 계획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 (2) 저축의 제1목표는 내집 마련 신혼부부의 수입은 내집 마련에 ‘올인’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입의 50∼70%는 저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저축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좋은 조건의 주택 매물이 있다면 대출을 받아 구입하고, 차츰 대출을 갚아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3) 교육비·노후자금 등은 미리미리 많은 금액은 아니라도 부담이 큰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은 미리 준비해야 나이 들어 허리 펴고 살 수 있다. 특히 장기 자금인 경우 10년 먼저 시작하면 모을 수 있는 돈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적은 금액이라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4) 가계부 기록으로 새어 나가는 돈 막기 조금 귀찮아도 가계부를 써라. 합리적인 지출로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돈을 막는 것이 이자 1% 더 받는 것보다 낫다. (5) 저축은 절세와 수익을 따져 나이가 젊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면서 이왕이면 세금우대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투자를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다. (6) 투자상품에 깊은 관심을 정기적금은 만기까지 확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가 낮다. 그 대안으로 적립식 펀드를 고려해 볼만 하다. 매월 일정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상품으로 적금+α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7) 주거래 은행 만들기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급여통장 및 적금, 신용카드, 공과금 등 모든 은행거래를 한곳에 집중하라. 은행 단골고객이 되면 예금금리, 대출금리, 수수료 등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8)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사용을 생활화 소득공제 혜택뿐 아니라 지출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생활비는 신용카드, 용돈은 체크카드’ 등으로 용도를 정해서 사용하면 지출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9) 위험에 대비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질병에 대비가 없기 때문에 서둘러 부부의 보장성 보험을 준비하는 게 좋다. 보장성 보험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가입해야 보험료가 싸다. 10 철저한 신용관리 신용에 따라 대출금리나 보험료까지 달라지는 세상이다. 며칠간의 연체라도 절대로 습관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도움말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차장>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변질‘센트룸’ 유통 논란

    변질‘센트룸’ 유통 논란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사는 김창길(37·회사원)씨는 지난 7월 중순 아내(36)가 복용해온 약을 반으로 갈라보고는 깜짝 놀랐다.6월22일 동네 S약국에서 조제해 온 2개월치 약 포장에 각각 한 정씩 들어 있던 종합비타민제 센트룸이 검버섯 같은 것이 끼어 있는 등 변질돼 있었다. 김씨가 약국으로 찾아가 확인한 결과 약의 유통기한은 내년 4월30일까지였다. 김씨는 “만성 당뇨병과 갑상선염으로 투병 중인 아내가 전에 없이 만성 두통과 소화불량, 신경과민을 호소해 약에 문제가 있나 싶어 잘라 본 것”이라면서 “유통기한도 지나지 않은 유명 약품이 썩어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세계로 유통되는 유명 종합비타민제 센트룸이 유통기한을 9개월이나 앞둔 상태에서 변질돼 복용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약회사측은 약국과 복용자의 잘못된 관리 탓이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S약국에 확인한 결과 김씨 아내와 비슷한 시기에 조제된 센트룸을 복용한 박모(60·여)씨 등 4명이 똑같은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S약국 김모 약국장은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변질 가능성이 아주 낮은 제품이다.25년 동안 약국을 운영해 왔지만 약이 이렇게 변질된 건 처음이다. 원 제조국인 미국 제품에 비해 캐나다에서 수입된 센트룸은 방습코팅이 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와이어스가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100정 들이 1만 6000통을 수입해 온 물량 중 일부다. 하지만 ㈜한국와이어스측은 별다른 대책이나 피해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와이어스 품질관리과 홍기형 과장은 “약통에 담겨 있었으면 이상이 없었을텐데 약국에서 별도의 봉투로 조제된 제품을 장마철에 관리를 잘 하지 못했거나 젖은 손으로 만져 습기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인 책임은 약국에 있어 제품을 조제하고 있는 약국측에 앞으로 컨테이너 보관상태에서 처방하도록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국내 다른 비타민제들도 장마철 습기 등에 대비해 제조되고 있는데 유독 센트룸만 변질됐다는 점에서 최초의 제조 과정에서 내수성을 높이기 위한 포장이나 코팅 등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나온 제품들을 모두 조사해 리콜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생각나눔뉴스] ‘4만원 불법 딱지’ 강요하는 국회

    [생각나눔뉴스] ‘4만원 불법 딱지’ 강요하는 국회

    국회 사무처가 최근 설치한 주차설비시스템이 주변 도로의 교통 혼잡은 물론 주차난을 가중시키면서 국회 안팎에서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하루에 3500∼4000명에 이르는 국회 이용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차설비 시스템을 도입, 국회 도서관을 찾는 시민이나 본관 및 의원회관을 찾는 민원인, 각종 세미나 참석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2일 국회 경위과에 따르면 도서관은 하루 평균 1500여명, 본관과 의원회관은 1100여명의 시민이 찾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11일 현재 전자식 주차증이 부착된 차량은 모두 국회직원으로 간주한 뒤 주차가 가능한 1945대의 70%인 1361대를 배정하고 내방객용으로 30%인 583대 분량만을 배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내방객용 차량에는 장·차관의 관용차량, 외교·군용·경호용 차량, 긴급자동차, 언론사 로고가 새겨진 보도차량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국회 내방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국회 진입이 불허되는 차량들은 국회 밖 윤중로에 주차했다가 ‘4만원짜리 딱지’를 떼이는 일도 허다하다. ●왜 새로 설치했나 국회 사무처가 지난 4일부터 전자식 주차관제설비시스템을 설치, 운영한 이유는 2·3중 주차로 인한 국회 내 혼잡을 막고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주변 사무실 근무자들의 ‘공짜’ 무단주차를 막자는 취지도 있다. 당시에 국회의 교통관리위원회에서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타워 설치나 지하주차장 건설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주차장 확대 문제는 뒤로 미룬 채 시스템만 도입했다. 11일 현재 발급한 전자식 주차증 2639개 중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 등 상근직원과 국회 보좌관들에게 발급한 주차증이 2130개로 전체 발급수의 80.71%를 차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국회직원들의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시스템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중앙당 당직자가 100명이 넘는 열린우리당은 10%도 안 되는 10장의 주차증을 받았을 뿐이다. ●도입 이후 부작용 이 주차시스템이 도입된 4일부터 서강대교는 출근시간대에 상습 지체구역으로 바뀌었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한 회사원은 “평소 잘 뚫리던 서강대교에서 20∼30분을 허비해 지각하기 일쑤”라면서 “나중에 알아보니 국회진입 차량들 때문이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오전 9시 이전에 국회직원 차량과 국회 내방객 차량이 모두 ‘만차’가 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차량과 안 된다는 국회 직원과의 실랑이 등으로 교통 혼잡을 초래하고 있다. 방문객용으로 확보해놓은 한강 둔치의 560대분 주차장도 국회직원들이 사실상 전용하는 실정이다. 또한 전자식 주차증을 인식하는 기계의 정보 처리속도가 늦어 진입 차량이 여의도 주변의 차량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차 해결방안은 없나 우선 손쉬운 방법은 국회 후문 주변 윤중로에 영등포 구청과 협의해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것이다. 국회 내에 주차타워나 지하주차장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 주변이 주차상한제 지역이라 주차공간을 더 이상 확보할 수 없다.”면서 “2008년 의사당 앞에 전철이 생기고, 영등포구청에서 모노레일을 깔아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판돈 2000억대 사설카지노 적발

    판돈 2000억원대의 대규모 도박단 7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유흥가와 주택가를 오가며 하루 7억원짜리 도박판을 10개월간이나 벌여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김모(39)씨 등 2명을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하고 도박꾼 모집·알선책, 딜러, 감시조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주부, 회사원 등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 온 4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10개월 동안 150평 규모의 ‘바카라’(카드게임) 도박장을 개설, 전체 판돈 2175억원 중 1300억원을 딜러 수수료 등 명목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유흥가의 13층 건물 중 5층 전체를 임대, 테이블 7개를 갖다놓고 하루 7억원 규모로 24시간 도박판을 운영해 왔다. 하루 평균 150여명씩 연 인원 4만 5000여명이 1인당 하루 400만∼500만원을 기본베팅액으로 걸고 도박을 했다. 도박꾼 모집·알선은 조직폭력배 출신들이 담당했다. 딜러로는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일했던 사람도 18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인력감축으로 정선 카지노에서 일자리를 잃자 2배가량의 보수를 제안받고 불법 카지노로 옮겨왔다. 회사원, 주부, 택시기사, 자영업자, 건축업자, 유치원 원장 등 도박을 했다가 적발된 44명 중에는 여성이 19명이나 됐으며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해 이혼한 주부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8월 경찰단속이 심해지자 유흥가를 벗어나 주택가로 옮겨 도박판을 벌였다. 외부에 폐쇄회로 TV를 5대 설치하고 입구에는 건장한 체격의 단속 감시조들을 뒀다. 특히 30㎝ 간격으로 자물쇠 달린 철문을 설치, 경찰이 철문을 여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건물 위층의 모텔로 숨는 시나리오까지 마련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주범 김씨는 도박으로 10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얻고도 본인 명의로 재산을 등록해 놓지 않아 세금을 포탈했다. 도박꾼들 중에는 2억∼3억원을 잃은 사람이 수두룩하고 많게는 10억원을 잃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39)씨는 경찰에서 “도박으로 집, 차, 사업장 등 재산을 다 날리고 사채에 시달리면서 신변의 위험까지 느끼며 살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가정집 등을 개조한 소규모 사설 카지노는 더러 적발됐지만 시설을 제대로 갖춘 대규모 사설 카지노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판돈도 국내 최대 수준”이라면서 “운영자들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조직폭력배와 연계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생각나눔] 발길 돌리게하는 ‘창덕궁 관람료’

    [생각나눔] 발길 돌리게하는 ‘창덕궁 관람료’

    회사원 A(33)씨는 지난 7일 오랜만에 창덕궁 관람에 나섰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3000원 정도면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매표소 직원은 목요일은 ‘자유관람일’이라며 1만 5000원을 요구했다. 입장권을 사 고궁을 둘러보긴 했지만 높게 책정된 요금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A씨는 “창경궁이나 덕수궁에 비해 턱없이 높은 데다 가이드조차 없는 자유관람에 1만 5000원은 터무니없는 폭리다. 시민들을 문화유산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그릇된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행 석달이 지난 창덕궁 자유관람이 방문객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효용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15일 창덕궁을 목요일에 한해 자유롭게 개방하면서 입장료를 국내 고궁 중 최고액인 1만 5000원으로 책정했다. 문화재청과 창덕궁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자유관람 이용객은 일반관람객의 5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다. 11일 창덕궁 관리소에 따르면 목요일 자유관람을 실시한 뒤 이달 7일까지 자유관람객은 모두 6930명으로 하루 평균 533명이었다. 같은 기간 일반관람객은 20만 537명으로 하루 2747명꼴이었다. 자연공간의 보존 가치 때문에 79년부터 가이드의 안내에 따른 1시간20분 코스 시간제 관람을 원칙으로 해오다 올 6월 목요일을 ‘자유관람일’로 정하고 개별관람을 허용한 것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자주 고궁을 찾는 대학원생 박수연(26·여)씨는 “일본의 고궁은 오히려 가이드가 있으면 요금이 높다. 창덕궁 자유관람은 일반관람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너무 높아 오히려 관광객의 발길을 멀리하게 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덕궁 관리소 관계자는 “외국의 비슷한 고궁 입장료를 비교했고 일반관람료 3000원에 옥류천과 낙선재 특별관람료 각각 5000원, 사진촬영비 2만원의 일부분을 합쳐 적정한 선에서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궁릉관리과 관계자는 “관람료가 너무 낮은 상태에서 개방하면 60년대 개방 초기와 같이 적정 인원 이상의 사람들이 몰려 문화재 보호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입장료를 높여 문화재를 보호하겠다는 건 관람객들의 문화 향유권을 외면한 발상이다. 사전예약제나 사전신청제로 관람객 숫자를 제한하는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차 옵션 세대교체 바람 ‘씽씽’

    차 옵션 세대교체 바람 ‘씽씽’

    스포티지를 몰고다니는 회사원 강모(32)씨는 최근 차량 뒤쪽 유리에 붙어 있는 후사경을 떼기로 마음먹었다. 후사경은 차량 뒤쪽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울. 지난해 차를 구입할 때만 해도 차체가 큰 RV(레저용 차량)는 후사경이 필수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차를 몰아보니 그다지 사용할 일이 없어서다. 그렇다고 보기에 썩 ‘폼’이 나는 것도 아니다. 세차할 때 걸리적거리는 것도 후사경 퇴출을 결심한 이유중의 하나다. 강씨는 “세차할 때 후사경 때문에 뒷면 유리가 잘 닦이지 않는다.”면서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면 덜컹거리는 소음도 귀에 거슬린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더라도 후사경이 없으면 사고 위험이 크지 않을까. 냉큼 돌아온 강씨의 대답.“후방 경보기가 있지 않습니까.” ●경차도 선루프·열선 시트 보편화 추세 자동차 옵션(선택 편의장치)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RV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던 후사경이 쇠락하고, 그 자리를 ‘후방 경보기’가 파고들었다. 겉치레로 여겨졌던 선루프와 열선 시트도 필수 사양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후방 경보기는 차량 뒤쪽에 물체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 울림 간격으로 장애물과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다. 1∼2년 전만 해도 수입차나 일부 고급차종에만 적용됐으나 지금은 편리함 덕분에 RV에 보편적으로 실리고 있다. 올해 1∼8월 판매된 기아차 RV 가운데 후방 경보기를 선택한 비율은 57%. 기아차 관계자는 “RV는 물론 중소형 승용차 고객들도 요즘에는 후방 경보기가 없으면 차량 구입을 망설인다.”고 말했다. 물론 고급차종에서는 후방 경보기에서 후방 카메라로 세대교체가 더 이뤄지고 있다. 올해 판매된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의 선루프 장착률은 각각 76%,69%,47%. 거의 두 사람 중 한명은 선루프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선루프는 자동차 천장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이다. 자연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이 좋아한다. GM대우차 영업사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티즈 같은 경차에도 선루프를 다는 게 대세”라고 전했다. ●MP3 CD플레이어 장착 급증 좌석을 따뜻하게 해주는 열선 시트나 CD 한 장으로 수백곡을 들을 수 있는 MP3 CD 플레이어를 다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업계 평균 40%에 그쳤던 MP3 CD플레이어 장착률은 올들어 50%를 훌쩍 넘었다. 일반 CD 플레이어를 다는 고객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모닝’은 경제성을 먼저 따지는 1000㏄ 소형차임에도 열선 시트를 옵션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42%에 이른다. 일부 옵션의 인기가 높아지자 자동차회사들은 아예 차를 만들 때부터 기본사양으로 넣어 출시하기도 한다. 열선 시트의 경우, 준중형급 이상의 운전석에는 대부분 기본사양으로 달려나온다. 심지어 소형차인 현대 베르나,GM대우 젠트라, 기아 프라이드도 ‘고급형’에서는 열선 시트가 기본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줄이고 차값을 올리려는 상술이라고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여의도in] ‘陸여사 유품 2점’ 1541만원 낙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유품을 팔아 불우이웃돕기에 나섰다. 서울 뚝섬유원지에서 열린 ‘아름다운 가게’ 주최의 나눔장터에 참여해서다. 육 여사가 생전에 사용하던 찻잔은 경매를 통해 1020만원, 접시는 521만원에 각각 팔렸다. 수익금은 서울 용산구의 쪽방촌을 찾아 전달하기로 했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은방울꽃 무늬가 새겨진 접시와 찻잔으로 청와대에서 외국 귀빈을 맞을 때 쓰시던 것”이라며 “좋은 일에 내놓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자신의 홈피 400만번째 방문자 김종성(42·회사원)씨와 500만번째 방문자 심해중(24·대학생)씨가 함께 참여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20&30] 지름신 강림 이렇게 막아라

    ‘좋아, 좋아 하지만 안돼.’라고 말하며 충동구매를 경고하는 한 카드회사의 체조구령식 광고는 모델 오달수의 표정과 춤 동작이 코믹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충동구매의 원흉인 지름신을 이런 체조로 퇴치할 수 있을까. 개인마다 갖고 있는 지름신 퇴치법들을 들여다보자. 회사원 송민석(34)씨가 선택한 방법은 체크카드 이용. 예금통장의 잔액 범위 안에서 신용카드와 똑같이 모든 가맹점과 인터넷에서 24시간 쓸 수 있는 체크카드는 외상거래인 신용카드와 달라서 충동구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송씨는 “신용카드는 모두 없애고 체크카드만 남겼다. 쓸 때마다 통장 잔액을 챙기게 돼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시현(30)씨는 집의 케이블TV 방송을 끊었다. 홈쇼핑 채널을 안 보기 위해서다. 줄줄이 가입했던 인터넷 쇼핑몰들도 과감히 탈퇴했다.“쇼핑과의 접속통로를 차단하는 것만이 쇼핑에 중독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쇼핑 습관을 완전히 바꾼 뒤 홈쇼핑, 인터넷쇼핑과 건강하게 다시 만날 겁니다.” 이모(28·여)씨는 지름신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두 달여 만에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이씨는 지름신이 강림하면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쇼핑 중독자였다. 직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해소했던 그는 “쇼핑시간 만큼은 모든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쇼핑 뒤의 상실감은 너무나 컸다.”고 고백했다.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절제한 충동구매로 이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수렁에 빠질 뻔한 이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과감히 사실을 털어놓고 자기 상황을 고백하고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쇼핑 중독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세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한다. 기본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못하면 충동구매로 인한 쇼핑중독은 치료 자체가 어렵다. 만약 다른 정신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쇼핑 중독만이 문제가 된다고 느낀다면 과감하게 쇼핑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46) 교수는 “모든 중독현상은 그 행위를 반복하는 한 결코 낫지 않는다. 행위의 빈도를 줄이는 등 적당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독 현상이라는 것은 쇼핑을 계속하게 만들도록 뇌의 호르몬이 변하는 현상이므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중독자의 다른 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20&30] 피할수 없는 지름신의 유혹이 시작됐을때

    [20&30] 피할수 없는 지름신의 유혹이 시작됐을때

    ‘나는 지른다. 고로 존재한다.’TV와 인터넷을 타고 넘실대는 광고의 유혹이 과거 어느 때보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한다.2030세대들에게 ‘지르다’나 ‘지름신(神)’이라는 말이 생활용어로 굳어진 것은 이런 흐름의 반영이다.‘지르다’의 사전적 의미는 ‘팔다리나 막대기 따위를 내뻗치어 대상물을 힘껏 건드리다’. 그러나 요즘엔 ‘충동구매’의 대표단어가 됐다. 지름신과 동거하며 울고웃는 2030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직장인 박재형(28)씨는 헤어진 여자친구로부터 노트북을 돌려받으면서 지름신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몇달 전 심심풀이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눈에 확 띄는 매물을 발견했다. 바로 40만원짜리 슬림형 중고 노트북. 집과 회사에 데스크톱이 각각 한 대씩 있고 업무용 노트북도 있었지만 물건을 보는 순간 박씨는 지름신이 내려왔음을 직감했다.“당장 필요는 없지만 이 정도 물건을 이렇게 싼 값에 살 기회는 다시 없을 거란 생각에 덜컥 질러버렸죠. 나중에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거란 생각에서 말이죠.” 그러나 박씨가 직접 사용한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 노트북이 없어 불편해하는 동료와 여자친구에게 빌려주는 ‘대여용’으로만 전전했다. 그 이후에도 박씨는 LCD 모니터가 딸린 데스크톱 컴퓨터 1대,MP3플레이어 3개, 디지털카메라 3개 등 각종 전자제품으로 지름신을 초대했다. 박씨는 “지름신을 거부했더라면 그 돈으로 지금쯤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왔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지름신은 박씨를 쉽게 떠나지 않았다. 요즘 박씨는 PMP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지름신이 찾아오면 자꾸만 얄팍해져 가는 은행통장을 열어 잔고를 확인하면서 마음을 추스릅니다.” ●지름신을 부르는 ‘카드 신공’ 하지만 지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 수중에 돈이 없다고 못할까. 통장 잔고가 없을 때 지름신을 부르는 것이 바로 ‘(신용)카드 신공’이다. 회사원 이모(32)씨는 집에 가기 전 다짐을 하고 또 한다. 이씨의 별명은 ‘홈쇼핑 마니아’.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면 전화 수화기를 들어 카드결제하기 바쁘다.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기만 하면 지름신이 강림한다는 그는 ‘오늘은 맹세코 홈쇼핑과 절연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카드 신공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만다. 보다 못한 여자친구가 이씨의 신용카드를 빼앗아갔지만 이씨는 비밀 카드를 갖고 있다. 이씨는 “홈쇼핑 채널을 볼때 만큼은 모든 물건들이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것처럼 보인다.”면서 “홈쇼핑이 제발 나를 버려주기만을 애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름신도 가끔은 필요해 ‘지를 때 괴로워 말고 즐겁게 지르자.’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김지현(27·여)씨는 2주일에 한번 자발적으로 지름신을 초대한다. 백화점으로 나가 지름신과 함께 옷과 화장품 등을 사며 스트레스를 푼다. 김씨는 “굳이 지름신의 유혹을 피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서모(28·여)씨가 주로 지르는 대상은 핸드백이다. 명품을 고집하지 않는 서씨에게 새로운 디자인의 핸드백은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서씨에게 지름신이 강림해 떠나는 기간은 1주일 정도다. 지름신이 일찍 떠나 충동구매에서 벗어난 적도 있지만 대부분 지름신의 부름에 묵묵히 따르고 있다. 서씨는 “핸드백을 질러서 경제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 후회한 적은 없다.”면서 “사고 싶은 것을 안 사서 괴로워하는 것보다 사는 게 정신건강에도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체면을 세우기 위해 지르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소개팅을 앞두고 작정하고 옷과 신발 등을 사들인다.“소개팅의 성사 여부를 떠나 상대방에게 얕잡아 보이고 싶지 않거든요. 이 옷을 입으면 더 돋보이겠구나 싶을 때 그냥 질러버리죠.” 전문가들은 “‘지르기’라는 행위가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넣음으로써 자신이 처한 불만족스러운 현 상황을 잠시나마 잊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강북성심병원 정신과 임세원 교수는 “지르면서 잠시나마 정신적인 위안을 받는다면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중독으로 의심될 때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설영 김준석기자 snow0@seoul.co.kr
  • [부고]

    ●이노근(서울 노원구청장)씨 부친상 31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2일 오전 (043)286-9535●김범두(한국감정원 상무)범천(순천현대병원장)씨 부친상 김만(전 농어촌진흥공사 전남지사장)한석환(한국토지공사 과장)씨 빙부상 31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8시30분 (062)250-4410●이덕찬(KTD 부장)문찬(동양종금증권 강남지점장)씨 부친상 31일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2072-2016●이정규(순천향대 대외홍보팀장)완규(카이스트 나노펩 연구원)씨 부친상 이기철(서울 이화여고 교직원)권인규(자영업)임화섭(아산 선장초등학교 교사)씨 빙부상 31일 충남 아산시 온양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9시 (041)546-6499●나종옥(전 국민은행 호남지역본부장)씨 상배 지현(텍스타일타임즈 기자)씨 모친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2●조달현(충남 태안군 이원면장)씨 부친상 31일 충남 태안보건의료원, 발인 2일 오전 8시 (041)671-5208●고경현 경숙 정숙(농촌진흥청 연구사)씨 부친상 류종욱(삼한상사 대표)최연태(자영업)씨 빙부상 고종원(조선일보 경영기획실 뉴미디어전략팀장)종훈(자영업)종권(회사원)씨 조부상 31일 인천 부평세림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32)508-1346●노의근(연세대 교수)씨 부친상 안광한(MBC 편성국장)씨 빙부상 3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2)392-0499●윤기현(KBS 영상취재팀 차장)씨 모친상 31일 충남 예산명지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41)334-0522
  • 개그맨 박성호·싸이 연이어 결혼 발표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인기 개그맨 박성호(사진 위·33)가 3년간 사귄 회사원 이지영(22)씨와 12월 결혼한다. 이씨는 현재 모 대기업에 근무 중이다. 박성호와는 2003년 경기도 수원 한 대학축제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박성호는 “이달 초 태국에서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했다.”면서 “예비 신부는 얼굴도 곱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신접 살림은 경기도 일산에 차릴 예정이다.인기 가수 싸이(사진 아래·29)도 10월14일 서울 W호텔에서 3년간 사귄 동갑내기와 결혼한다. 신부는 연세대 음대에서 첼로를 전공한 유혜연씨. 싸이와 유씨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 [남과여] 문득 옛애인이 그리워지면 …

    여름 늦더위를 식히는 비가 내리고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가을을 앞두고 청첩장이 날아오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틈으로 옛 애인 생각이 스멀스멀 치고 올라온다. 사랑하는 마음은 이미 바래졌지만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마냥 그 생각에 빠져 지내기엔 지금의 사랑에게 미안하다. 옛 사랑이 떠오를 때, 현명하게 마음을 비우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 “쿨하게 꿈 깨” “천하의 바람둥이 빼고는 잠시라도 만났던 남자들은 당연히 가끔씩 생각나죠.” 친구들 사이에서 연애 고수로 통하는 이소영(가명·26)씨. 중학교 때 테니스 레슨하는 강사와 연애를 했을 만큼 조숙했던 이씨는 그동안 사귄 남자들의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같은 과 선배와 결혼해 잘 살고 있지만 가끔 옛 애인들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친구나 선배와 수다떨기 “아직 결혼 안한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정신 차려라. 선배한테 잘해라.’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 못지않게 화려한 연애 생활을 한 선배 언니한테 전화하면 이해를 해주더군요. 한시간쯤 수다 떨고 나면 ‘그래도 지금 남자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옛 애인은 잊어버리죠.” 여대를 졸업한 강모(27·유학 중)씨는 대학 시절, 가만히 있다가는 남자친구를 하나도 못 만들겠다 싶어 소개팅에 목숨을 걸었다. 그 덕에 유학 가기 전까지 모두 6명의 남자를 사귀었다.2명은 군대를 보냈고 4명은 ‘우린 그냥 안 맞는 것 같다.’며 헤어진 터라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다. 혼자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외로울 때면 생각이 나기도 한다.2명은 최근 번호를 알고 있어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도 많이 한다.“이럴 때면 친구 중에 연애 경험은 없지만 이론은 완벽하게 꿰고 있는 애가 있는데 걔한테 전화를 걸어요. 그러면 그 친구가 ‘야, 쿨하게 살아라.’라고 한마디 해주면 마음이 좀 정리가 되더라고요.” ●“직접 만나는 것도 환상 깨는 데 좋아” 오모(27)씨는 지난 4월 결혼 날짜를 잡고 보니 대학 시절 2년간 사귀다 졸업 직후 헤어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오씨는 취직을 했지만 남자친구는 도서관만 들락거렸고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서로 합의 하에 헤어졌다. 이제 와서 다른 마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결국 용기를 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났다. 오씨는 “자그마한 회사에 취직했는데 뚜껑 열리는 차(컨버터블카)를 타고 나타났다.”면서 “원래 저렇게 허영 많은 남자였나 싶은 게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손모(26)씨는 헤어질 당시를 떠올려 본다. 불현듯 보고 싶은 순간에는 좋은 기억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나쁜 기억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다. ●미니홈피 몰래 들어가서 보기 직접 만나거나 혹은 다른 이에게 털어놓을 만큼 용기가 없는 이들은 미니홈피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랜다고 한다. 고등학교 동창과 사귀었던 이모(29)씨는 미니홈피를 통해 옛 애인의 소식을 접한다. 사진을 자주 올리거나 글을 쓰는 등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옛 남자친구가 아닌 주변 친구들 홈피에 들어가 근황을 본다.“이렇게 얘기하면 스토커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한데,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살펴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주부 박모(30)씨도 이씨와 비슷하다.“결혼하고 바로 애가 들어서서 요즘은 컴퓨터 자체를 안하지만 미혼일 때에는 생각날 때면 컴퓨터부터 켰죠. 다들 옛 애인 홈피 들어가서 가끔 보지 않나요?”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혹시 미련이…”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질 때면 남자들은 불현듯 헤어진 옛 여인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쓸쓸하게 보이는 남자들이 유독 많아 보이는 걸까. 본능처럼 옛 애인을 떠올린 남자들, 과연 어떻게 향수를 행동으로 녹여낼까. ●상자에 담아둔 편지 들춰보기 대학 때 3년간 사귀던 여자와 헤어진 뒤 지금까지 솔로로 지내고 있는 회사원 김모(29)씨. 해마다 이맘때면 상자에 꼭꼭 담아둔 편지와 사진들을 들춰본다.3년간 사귀던 여성과 주고 받은 편지 30여통과 사진 대여섯장. 평소엔 잘 보이지도 않는 침대 밑 구석에 넣어 두지만, 가을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번씩 꺼내게 된다.“이런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옛 여인들에게 미련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가 갈수록 사진들을 몇장씩 버리게 되는 것만 봐도 그건 분명한 거죠.” ●옛 애인을 잘 아는 친구와 술먹기 예전에 사귀었던 여성과 다 함께 친했던 친구들을 불러내 추억을 곱씹는 사람들도 있다. 은행에 다니는 강모(32)씨는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3년 동안 사귄 여성과 2년 전쯤 헤어졌다. 비교적 오랜 시간을 만났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친한 선·후배들은 강씨 커플에 대해 좋은 일, 궂은 일 포함해서 서로 잘 알고 있다. “우리 커플에 대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 헤어질 때는 약간 부담이었지만, 함께 모여 추억을 곱씹기에는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옛 애인이 생각날 때 학교 선·후배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혼자서는 우울할 것 같은 이야기도 담담하게 할 수 있게 된다. 그 역시 ‘혹시 미련을….’이라는 말이 나오면 정색하며 손사레 치기 바쁘다.“평소에는 거의 생각나지 않다가 화창한 날씨에 어쩌다 생각나는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미련이 남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직접 전화하기 드물지만 옛 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지방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조모(36)씨는 아직 미혼이다. 조씨는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여성들을 만났고 자주 헤어지는 스타일이다.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 사귄 여자들이 10명이 넘는다. 그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또 새로운 여성을 소개받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그리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그럴 때면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직접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헤어질 때 서로 상처를 많이 입었다면 저처럼 다시 전화하는 것이 힘들겠죠. 하지만 대부분 ‘쿨’하게 헤어졌던 사람이어서 아직까지 편하게 연락할 수 있게 되더군요.” 이 외에 ‘옛 애인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그 때 내가 좀더 다르게 행동했더라면….”등 한참동안 상상 속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이문종(31·회사원)씨는 “스스로 한심해지기도 하지만 옛 애인이 생각나면 그냥 그 기분에 푹 빠져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상상을 하다보면 기분이 어느새 전환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기러기 엄마’ 는다

    ‘기러기 엄마’ 는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2년간 외국에 보내려고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지요.” 국내 유학원에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유학원:“엄마가 함께 갈 때와 자녀 혼자서 ‘홈스테이’할 경우가 다릅니다.”▲남성:“엄마가 아니라 제(아빠)가 동반하려고 하는데요….” 최근 자녀들의 조기 유학에 남편이 동반하고 아내는 국내에서 직장에 다니며 체재비를 송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기러기 아빠’에 상반된 ‘기러기 엄마’들이다. 남편이 직장을 쉬거나 아예 그만둬야 하기 때문에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보면 ‘파격’이다. 하지만 여성의 능력과 사회적 지위가 점차 개선되면서 ‘기러기 엄마’를 고려하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현실적으로 따져도 아내의 소득이 많은 가구가 있기 때문이다. 주재관 등으로 가족이 함께 나갔다가 엄마만 들어오는 ‘귀국형’에서 처음부터 아빠를 보내는 ‘고소득형’, 사업을 겸해 아빠가 자녀들을 돌보는 ‘일석이조형’ 등 형태도 다양하다. 지난 1년간 가족과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로 연수를 갔던 회사원 김모씨(40·여)는 지난달 혼자 귀국했다. 미국 기준으로 가을학기 4학년에 입학하는 딸 아이를 위해 남편이 남기로 했다. 김씨는 “1년이 지나면서 딸 아이가 영어에 재미를 붙이고 학교생활에도 익숙해지는 것을 보고는 남편과 함께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편이 귀국할 경우 새로 사업을 해야 하지만 김씨가 일단 직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고생이 되더라도 당분간 김씨가 ‘기러기 엄마’를 자처했다. 남편도 이해하고 시댁 어른들을 설득시켰다. 김씨는 국내에 들어와 틈틈이 모았던 비상금을 털고 연금도 깨는 등 경제적 부담이 컸지만 아이를 위해 ‘조기투자’한다는 생각에 견디고 있다. 일단 6개월 정도만 생각하고 있으나 더 연장할 수도 있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상무 최모(51)씨는 연초 미 동부지역에 3학년짜리 늦둥이를 데리고 3년 임기로 부임했다. 회사에 다니던 아내는 과장 승진을 앞둬 국내에 남았다. 최 상무는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라고 할 때에는 섭섭하고 화도 났지만 아내의 직장도 중요한 데다 남들은 가고 싶어도 못가는 조기유학이라 아내 말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최 상무의 경제적인 부담은 다른 가정과 달리 크지 않다. 국내 유학원에도 ‘기러기 엄마’를 타진하는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 유학뱅크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아빠가 자녀 유학에 동반해도 괜찮냐고 묻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주로 고정 수입이 있는 의사나 회사 경영자(CEO) 등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짜리 자녀를 아빠와 함께 미국에 보내려는 CEO 부부의 문의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고정수입이 있는 아빠가 동반할 경우 엄마보다 미국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측이 불법 체류자로 남을 확률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 종로유학원 관계자는 “연초 아빠가 자녀 유학에 동반하겠다는 문의가 몇 건 있었다.”면서 “10년마다 안식년제로 해외 연수를 나가는 교수나 교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모두 대학 교수인 30대 김모씨가 이런 예에 해당한다. 남편이 안식년을 맞아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데리고 이달 초 미국으로 떠났다. 김씨는 안식년제가 아니어서 함께 가지 못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학교와 집을 구하느라 잠깐 다녀왔다. 특히 중국 쪽으로 남편과 자녀를 보내는 ‘기러기 엄마’들이 많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주말부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월말부부’가 가능하고 비용도 미국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조기유학온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홈스테이’를 운영하는 박모(46)씨는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슈퍼마켓을 했다. 처음에는 아내가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베이징에 왔는데 갈수록 통제가 안돼 아내와 역할을 바꿨다. 이후 박씨는 베이징에서 아파트 1채를 더 임대해 ‘홈스테이’를 차렸다. 서울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전모(39·여)씨도 남편과 초등학교 6학년·4학년 두 아들을 베이징으로 보낸 기러기 엄마다. 중개사 자격증이 없던 남편이 베이징으로 건너가 현지 부동산을 국내에 연결해 주는 사업을 하면서 자녀들 뒷바라지까지 겸하고 있다. 중국 여성을 가정부로 쓸 경우 월 2000위안(약 22만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사업을 하면서 자녀들 교육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격증이 없어도 비공식적으로 부동산 소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씨는 당분간 국내에 혼자 머물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04년 90일 이상 외국에 있으면서 체류 목적을 ‘기타’나 ‘미상’으로 적은 사람은 2440명으로 자녀유학에 동반된 사례로 추정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달부터 체재 목적을 적지 않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나 엄마에 대한 통계는 추정하기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부고]

    ●문일선(사업)희선(〃)중선(YTN 심의팀 부장)영선(STX팬오션 타이완 카우숑지사장)씨 부친상 28일 부산 보훈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51)601-6797●신경식(삼성네트웍스 차장)씨 상배 영선(학생)영훈(〃)씨 모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2)3010-2293●최광호(광성기업 대표)씨 별세 성욱(일양익스프레스 계장)희정(미시간대학원생)씨 부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2)3010-2236●당일증(크린에어텍 대표)성증(송곡고 학생부장)경자(교동초등학교 교무부장)월자(노원사회복지관 교사)씨 부친상 최대균(전 선학중 교장)홍만귀(고려대 경영감사팀장)씨 빙부상 27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30분 (02)921-3099●정대모(중앙창호 대표)영모(홈스웰 근무)씨 모친상 하을옥(한국토지공사 부장)씨 빙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30분 (02)3410-6917●정귀옥(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사무국장)귀란(인성약국 대표)씨 부친상 주무홍(경원대 교수)김선우(에코로바 이사)이삼형(신생 컴 대표)씨 빙부상 27일 서울적십자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30분 (02)2002-8936●임장순(과학기술부 과장)승순(자영업)씨 부친상 김영진(외항선 선장)김용갑(회사원)김용인(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주남진(회사원)김길동(〃)씨 빙부상 2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0일 오전 5시 (02)590-2540●황수일(알파씨카 코리아)영일(사업)효섭(도영기계)씨 모친상 조하희(광운대 교수)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92-0899●정일만(광주 제석초등학교 교사)씨 별세 일윤(MBC 보도국장)씨 형님상 25일 광주 보훈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62)973-9161●김기조(예원학원 회장)씨 모친상 김호정(예원미용학원 원장)씨 시모상 김성원(삼성증권 차장)성준(재미 사업)씨 조모상 양은진(삼육간호보건대 외래교수)씨 시조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1일 오전 7시 (02)3410-6901●장용기(서울경제신문 광고국 부국장)씨 부친상 28일 경남 마산의료원, 발인 30일 오전 10시30분 (055)249-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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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희(미국 거주)의희(전 팬텀 대표)승희(포항1대학 교수)건희(미국 거주)씨 모친상 조서언(전 인천교대 교수)손수일(전 한국산업은행 부총재보)씨 빙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410-6919●고흥욱(재미 언론인)흥호(재미 의사)흥련(전 서울은행 지점장)흥길(국회의원)은정(방송인)씨 모친상 윤병일(전 방송인)씨 빙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10시 (02)3410-6915●김준우(NorthWestern 의과대 교수)성희(PSL 원장)씨 부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30분 (02)3010-2294●정용모(워커힐 상무이사)씨 부친상 김종현(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씨 빙부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2●성연동(목포대 교수)연상(21세기병원 부원장)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410-6916●김용일(테스콤 연구개발 팀장)용식(신성상사 대표)씨 모친상 황태순(용인 신촌초등학교 교사)씨 시모상 이영식(전 서울시 경찰 간부)유선호(서울시교육청 행정관리담당관)권오차(사업)오오시바죠지(목사)씨 빙모상 26일 국립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2262-4820●김상근(한국농촌공사 기획이사)씨 모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2)3410-6903●김권회(전 농협중앙회 연기군지부장)씨 모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410-6909●류현주(과천중 교사)지연(바이올리니스트)선화(변호사)씨 부친상 김성강(충현고 교사)고일환(연합뉴스 정치부 기자)심익창(변호사)씨 빙부상 2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2650-2741 ●이승환(기무사령부 수사단장)씨 부친상 한대곤(경상종합건설 대표)황재윤(주중 세무협력관)박기수(박기수내과 원장)주재훈(차병원 의사)씨 빙부상 26일 동국대 경주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54)776-9411●정종득(한국도로공사 경인영업소 소장)씨 별세 원순(군인)요한(학생)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30분 (02)3010-2238●심기유(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씨 별세 황주(자영업)철주(〃)석주(〃)씨 부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3010-2235●노덕용(경기고속 팀장)씨 부친상 송창호(좋은아침 나노세라 부장)김호식(BJIF 〃)유제광(사업)씨 빙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33●유승철(자영업)지연(모두액세스 투자팀장)소연씨 부친상 이정원(효성 홍보팀 부장)김병준(자영업)씨 빙부상 2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921-2099●안중근(B&T영업)상근(자영업)씨 부친상 안재무(자영업)재은(회사원)김재열(강동경찰서)씨 형님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64●임종성(KBS PD)종근(미르이앤씨 대표)씨 모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95●김창진(전 동아일보 화상부 차장)씨 상배 연희(남양주 충명보건병원 정신과 과장)선희(행텐 대리)씨 모친상 이경식(아티스 대리)씨 빙모상 2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11시30분 (02)392-2899●김태현(국회도서관 직원)대현(미국 거주)씨 모친상 최창훈(신창건설 이사)씨 빙모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7●정수영(고려대 명예교수)씨 별세 병우(전 기업은행 종로지점장)병주(재미 사업)병재(경기대 경영대 교수)명희 선희(우성여성병원 부원장)씨 부친상 조유근(서울대 공과대 교수)임우성(우성여성병원 이사장)씨 빙부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06
  • [2006 세제 개편안] 둘째아이 ‘세금혜택’ 크게 는다

    [2006 세제 개편안] 둘째아이 ‘세금혜택’ 크게 는다

    A(38)씨는 아내가 전업 주부이고 자녀가 2명인 연봉 4000만원의 회사원이다. 둘째아이(5살)의 보육료로 주 3일씩 연간 120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부모님과 가족들의 건강과 치료를 위해 연 평균 150만원 정도를 쓰고 있다. A씨의 경우 올해 세제개편으로 내년에 내야할 세금은 얼마나 달라질까. 소득과 가계 씀씀이가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김씨는 내년에 대략 8만∼34만원 정도의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요인이 생긴다. 먼저 가구 구성원에 대한 인적공제가 바뀐다. 올해까지는 본인과 아내, 자녀 2명에 대해 1인당 100만원씩 공제되지만 내년부터는 다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공제가 적용돼 둘째아이에 50만원의 공제를 새로 받는다. 만약 셋째아이를 낳거나 입양한다면 100만원이 추가된다. 취학전 아동의 교육비 공제도 달라진다. 지금은 월 단위로 하루 3시간 이상에 주 5일 이상 유치원이나 보육기관, 학원 등에 다녀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주 1일 이상만 다녀도 공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주 3일만 미술학원에 보내 공제를 받지 못했던 둘째아이의 보육료 120만원도 내년부터는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공제 대상이 아니었던 취학전 아동의 수영장이나 태권도장 강습료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취학전 아동의 교육비 공제는 고소득층에 대한 특혜가 되지 않도록 1인당 200만원으로 계속 제한된다. 초·중·고교의 교육비는 달라지는 게 없다. A씨는 내년에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아이의 치아 교정을 생각하고 있다. 또한 부모님을 위한 보약 등의 의료비도 매년 50만원씩 들어간다. 이같은 의료비는 올해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오는 12월1일부터는 의료기관에 내는 모든 의료비가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의료비 공제는 총 급여액의 3%를 초과해야 하므로 A씨의 연봉을 감안할 때 의료비 지출은 120만원을 넘어야 혜택을 본다. 결국 A씨가 내년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액은 ▲다자녀 추가공제 50만원에 ▲취학전 아동 교육비 120만원 ▲120만원을 초과하는 의료비 30만원+α 등 200만원 안팎이다. 연봉이 4000만원이면 과세표준액은 보통 1000만원을 넘는다. 이 구간의 소득세율 17%를 적용할 경우 다른 조건이 같다면 A씨는 내년에 최대 33만원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의료비 지출이 120만원을 넘지 않거나 보육료 120만원을 주 5회 다니는 것으로 상정해 이미 소득공제를 받고 있다면 A씨는 다자녀 추가공제 50만원에 대해서만 8만원 정도의 세금 감면 효과를 보게 된다. 또한 둘째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더라도 기존의 소득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교육비 공제의 여력은 80만원밖에 안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9) 덴마트의 돈육산업

    [농업 희망을 쏜다] (19) 덴마트의 돈육산업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스웨덴과 마주한 섬에 있다. 세계적인 명물인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을 뒤로 하고 서쪽으로 연륙교를 지나 2시간을 달리면 본토인 유틀란트 반도에 다다른다. 다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1시간을 가면 호르센 지역이다. 세계적인 육가공업체 대니시 크라운의 최첨단 도축장과 젖소, 돼지 등 축산농가들이 밀집한 곳이다. 도축장을 견학하기에 앞서 한 돼지농가를 찾았다. ●질병과 컴퓨터 등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돼지농가 보리밭 사이로 난 비포장 1차선 도로를 거쳐 간신히 농가를 찾았다.18세기 말부터 조상 대대로 젖소를 키웠다는 헨릭 크리우츠펠트(48)는 지난 2000년부터 돼지로 종목을 완전히 바꿨다.10살 때부터 젖소 키우는 것을 보고 집안 일을 도왔지만 젖소 사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반면 돼지 농가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 것을 봤다. 바이킹 신화에서 나오듯이 북유럽에서 돼지 요리는 일찍부터 다양하게 발달한데다 협동조합에 돼지를 공급하며 우유보다도 높은 수익을 남기는 것도 확인했다. 농가 규모가 30㏊ 이상이면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리우츠펠트는 가업을 잇기 위해서라도 농대에 진학, 가축 질병과 예방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후 점차 젖소를 줄이고 돼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돼지를 90㎏까지 다 자라기 이전인 50㎏ 단계에서 다른 농가에 파는 전략을 선택했다.“4주가 되기 이전의 새끼를 잘 먹이고 질병을 예방한 뒤 8∼12주 뒤에 팔면 자금 회전율과 수익률 측면에선 훨씬 유리합니다. 위생관리에 신경이 쓰이지만 소의 젖을 짜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소득은 어미돼지 1마리당 7000크로네(1000달러)라고 했다.300마리의 어미 돼지를 보유했기에 연간 3억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그는 새끼 돼지의 생존율을 높이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면서 1등품 돼지를 만들기 위해 축사 관리를 컴퓨터화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직원도 6명으로 충분하다. 축사에 드나들 때 장화와 위생복으로 갈아입는 것은 국내와 같지만 새끼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견식표를 달아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가격을 낮추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은 특이했다. 유기농 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접종 돼지의 가격을 높이 쳐주기 때문이라는 것.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품질관리에 힘쓰는 대니시 크라운 태어나면서부터 가격과 품질이 차등화하기 시작한 돼지는 대부분 대니시 크라운의 도축장을 거친다. 덴마크에는 양대 돈육 가공회사로 대니시 크라운과 티칸이 있지만 연간 출하되는 돼지 2200만마리 가운데 2000만마리를 대니시 크라운이 처리한다. 사실상 독점 체제와 다름없다. 지난해 3월 호르센에 세워진 대니시 크라운의 도축장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기준과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대지 14만여평에 도축장 규모만 2만 3600여평, 근로자는 1200여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하루 평균 1만 1000마리에 이른다. 돼지가 도축장에 도착한 뒤 부위별로 포장돼 나가기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 홍보실의 비에드 뮬러는 “수의사의 육안검사와 도축장내 냉장실에 보관되는 시간들을 모두 합쳐도 도축된 돼지들은 모두 24시간 이내에 전 세계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부위별 도축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복도의 길이만 425m나 된다. 뮬러는 돼지 연구가 얼마만큼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농가에서 싣고 온 돼지들은 도축되기에 앞서 창고내 2평짜리 칸막이에서 15마리씩 무리지어 기다립니다. 같은 농장에서 자란 돼지가 아니면 서로 소리를 지르고 싸우는데 이때 축구공을 넣어주면 조용해집니다. 생소한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칸막이 위에 설치된 파이프에서 찬물을 뿌려주면 안정감을 찾습니다. 도축장 입구는 경사가 오르막입니다. 돼지들은 내려가는 것보다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입구 쪽은 불을 환하게 켜놓는데 호기심 많은 돼지를 유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도축은 탄산가스를 활용해 질식시키는 것부터 시작된다. 역시 죽는 순간의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전기톱을 사용하지 않는다. 뜨거운 수증기로 털을 제거하면서 살균 처리도 겸한 뒤 가는 쇠파이프를 죽은 돼지에 찔러 피를 뺀다. 이후 컨베이어 시스템과 로봇을 통해 돼지의 몸 길이 등을 측정한다. 포장되는 살코기의 크기를 균등하게 하기 위해서다. 품질을 구분하기 위해 컴퓨터로 지방질도 분석한다. 이후 배를 가르고 내장과 가슴뼈, 등뼈 등을 차례로 제거하는 작업들이 이어진다. ●완벽한 원산지 추적시스템으로 위생 문제에 대비 홍보 책임자인 안네 빌레모스는 “대니시 크라운이 수출하는 모든 고기는 원산지 추적이 100% 가능하다.”면서 “이는 도축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고기 부위마다 마이크로 칩을 통해 일련번호가 컴퓨터에 기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업장 바닥은 찌꺼기 등을 공기로 빨아들이는 2차 세균감염 방지 장치가 마련돼 있다. 때문에 작업장에서는 피 한방울 떨어져 있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작업 구간이 다른 근로자들은 위생관리 차원에서 섞이지 않도록 해, 사용하는 휴게실과 식당을 분리하고 있다. 작업장을 드나들 경우 손과 신발을 매번 소독해야 한다. 빌레모스는 “항생제 사용 등 국제적으로 허용된 것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유기농 제품이 육류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센(덴마크)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스웨덴과 합병 시너지효과 커 시장확대·안정적공급망 확보” 덴마크의 알라푸즈는 지난해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5위의 낙농업체이다. 부동의 1위인 스위스의 네슬레를 제외하면 미국의 딘푸즈나 프랑스의 대논 등과 유가공 분야에서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스웨덴의 알라 협동조합과 덴마크 MD의 통합을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그만큼 낙농 분야에서의 규모화와 국제화는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알라푸즈의 코펜하겐 사무실에서 대외홍보 담당자 루이스 일룸 호노레를 만났다. ▶스웨덴과의 합병이 쉽지 않았을 텐데. -농가 규모가 큰 덴마크로서는 시장 확대와 유통망이 필요했고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스웨덴 농가들에는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요했다. 스웨덴과는 1720년 이후 ‘형제의 나라’로 지낼 만큼 역사적 배경과 협동조합이라는 경영 방식이 비슷했다. 문화적 충돌이 없는데다 시너지 효과가 커 합병에 큰 문제는 없었다. ▶앞으로도 M&A에 나설 계획인가.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한 우유가공업체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맺었다가 막판에 실패했다. 하지만 담배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가 리즈 크래커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업체 나비스코를 인수한 까닭을 생각해 보라. 국제 무대에서의 시장 쟁탈전은 유통망이 승패를 결정한다. ▶협동조합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모든 농가들이 처음부터 조합원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합원이 공급하는 우유에는 최고의 가격을 줬다. 같은 젖소에서 우유를 짜고도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격을 적게 받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38개 지역조합들이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비조합원 농가들도 합류하게 됐다. 다만 5∼10% 정도는 아직도 조합원이 아니다. 만약 조합 운영에 불만이 있다면 농가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농가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덴마크와 스웨덴의 젖소 농가 1만 557가구를 60개 구역으로 나눴다. 구역에서 대표를 평균 2.4명씩 뽑아 의회처럼 140명으로 농가대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곳에서 선출된 16명으로 다시 경영감독위원회를 맡게 했다. 직접 조합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농가의 권익을 위해 조합 경영진에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다. ▶조합원 농가의 소득은 얼마인가. -15만 크로네(2만 2000달러) 정도이다.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부인 등 가족들이 다른 직업을 갖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회사원들의 평균 연봉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협동조합에 익숙지 않은 한국 농가에 전할 말이 있다면. -농가가 생산과 마케팅 등을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춘 업종별 협동조합이 농가의 이익에 최선이다. 물론 농가들이 조합 경영에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도록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코펜하겐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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