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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올 6000명 옷 벗는다

    삼성중공업이 15일 희망퇴직을 공식화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약 1500명을 내보기로 하면서 올 한 해 조선 ‘빅3’에서만 6000명의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보인다. 수만명의 협력업체 직원도 직장을 잃을 전망이다. 한편 KB국민은행은 만기가 돌아온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 만기를 이례적으로 1년이 아닌 3개월만 연장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2018년까지 3년 동안 경영 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약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정년퇴직자, 아웃소싱 인력 등 자연 감소 인원 400명을 더하면 연내 19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의 자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사무직 1500명과 생산직 500명을 내보냈다. 전체 직원(2만 7000명) 중 약 7.4%가 회사를 떠난 셈이다. 현대중공업이 설비지원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면서 해당 사업장에 소속된 994명도 자회사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연말 약 1000명의 정년퇴직도 예고돼 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도 일감이 줄면서 줄도산하고 있다.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16기 중에 8기가 하반기 중에 인도되면 직원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최근 추가 자구안을 통해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만 3000명 수준의 정규직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연평균 600명가량이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정년퇴직과 신규 채용 최소화 등을 통해 인력의 자연 감소를 꾀하면서 동시에 일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직원은 2만 9000명 수준에서 2020년까지 2만명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7기의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면 빈 도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는 지난해 말 기준 20만 3000명에 달한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한창이던 2010년 15만 3000명에서 5만명이 늘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수주가 이 상태로 계속되면 조선소들이 생산 설비를 크게 줄이면서 15만명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인력에 대한 실업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지 않으면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일 만기였던 삼성중공업의 1년짜리 단기차입금 1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3개월 연장했다. 시중은행의 통상적인 대출 만기 단위인 1년을 따르지 않은 사실상 대출기간 축소다.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한 비핵심자산 매각 등 1조 5000억원의 자구안 이행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자구안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은행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감안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7일로 예정된 15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아직 방침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NH농협은행(1600억원)과 산업은행(3600억원)도 3개월 시한부 만기 연장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런 분위기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형 조선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6·15선언’ 16주년 거꾸로 간 남북시계

    통일부 남북공동행사 방북 불허 남북교류 선언 채택 전으로 회귀 남북 정상이 ‘화해·협력의 시대’를 선포한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된 지 15일로 16주년을 맞지만 남북관계는 유례없는 ‘빙하기’를 지나고 있다. 최근 북한은 계속해서 대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제재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어 상당 기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올해 6·15는 남북관계 개선에 별다른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한 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조국의 통일을 위해 6·15 기치보다 더 좋은 표대는 없으며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보다 더 위력한 무기는 없다”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6·15 관련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도 개최를 불허했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개성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겠다며 방북을 신청했으나 정부가 반려하자 이날 “개성에서 가까운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족통일대회를 열겠다”고 물러섰다. 통일부 관계자는 “제재 국면에 북측과 초청장 등 문서 교환을 승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6·15선언 채택 이후 남북은 개성공단을 비롯한 각종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에 정부가 5·24대북제재 조치로 맞서면서 교류는 대폭 축소됐다. 특히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에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맞서면서 남북관계는 2000년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다. 북한은 지난달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거론하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선(先) 비핵화’ 원칙을 내세웠고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 연설에서 ‘대화 불가 방침’을 재천명하며 당분간 대화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 됐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국면 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에 북한은 당분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물밑 외교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주목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북한 리용호 신임 외무상의 조우가 예상되는 포럼에서 북한은 다시 대화 공세에 나설 수 있다.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이버테러 등으로 계속 긴장을 조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중·러가 대화를 거론하는데 북한이 제재에 굴복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제재를 하면서도 대화를 검토하며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우리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현실화되는 중국의 선택적 균형 전략/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실화되는 중국의 선택적 균형 전략/오일만 논설위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지형이 심상치 않다.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에서 북한이 동북아 안보의 핵심 변수였지만 최근에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북·중 관계 회복 조짐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변수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는 향후 동북아 정세의 시금석이다. 남·동 중국해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중 간의 힘겨루기는 예상보다 강도가 높았다. 최근엔 중국 군함이 처음으로 일본과의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접속 수역 안에 진입해 그동안 잠잠했던 중·일 간 영토권 분쟁을 다시 수면 위로 올려놓았다.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미·일 군사동맹 강화에 대해 중국이 작심하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우리 외교·안보 딜레마는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강도에 비례해 우리의 외교 자산이 바닥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실제로 남·동 중국해 영유권과 사드 배치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격렬하게 부딪칠수록 북한의 전략적 자산 가치가 높아지는 묘한 함수 관계로 변했다. 샹그릴라 대화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던 황재호 외국어대 교수(국제관계학)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수위가 높아질수록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 기류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사드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유엔 대북 경제제재의 실행 의지는 현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2012년 11월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한마디로 ‘선택적 균형전략’으로 요약될 수 있다.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면서 남북한 세력균형과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을 깨야 하는 3중 딜레마에 직면한 중국의 안보 전략인 것이다. 중국은 미·일 군사동맹 강화로 요약되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Pivot to Asia)이 현실화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한 과도기로 진입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선택적 균형전략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일단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유지하되 북·중 관계를 동맹과 정상 관계의 중간에서 정책 방향과 범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한·중 관계 역시 한·미·일 군사동맹 전환을 막으면서 남북한 모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등거리 외교로 집약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며 ‘대북 고립외교’를 펼쳤던 지난 1일 시 주석은 4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온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선언한 중국이지만 정부 레벨보다 한 차원 높은 당대당 교류를 이어가면서 북·중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자금 세탁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뒤 미·중 전략·경제대화 직전에 중국 통신기기 제조사인 화웨이(華爲)의 대북 거래 조사에 착수하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시 주석은 전략·경제대화 축하연설에서 ‘중·미 신형 대국관계’를 앞세워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리의 북핵 외교는 지금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과 중국을 등에 업고 북한을 압박한다는 한·미·중 3국 전략대화도 물 건너갔다.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인 한·미·중 전략대화는 2013년 7월 첫 회의가 열린 뒤 3년 동안 중단된 상태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재개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우리의 대북 외교·안보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중국 역할론’을 과대평가한 측면이 크다. 선택적 균형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중국이 자신의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우리를 도울 것으로 생각한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다. 국가는 의리나 도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로지 국익을 잣대로 정책을 결정하는 집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과정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작금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국익은 늘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동북아 정세가 미·중 간 대립 구도로 고착될 경우 북한의 전략적 가치만 높여주는 꼴이 된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우리가 앞장설 필요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oilman@seoul.co.kr
  • 결국 국회의장 ‘자유투표’ 중재안 무산… 한걸음도 못 뗀 국회

    결국 국회의장 ‘자유투표’ 중재안 무산… 한걸음도 못 뗀 국회

    여야가 법정 시한인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하면서 국회의장단이 없는 ‘유령 국회’로 20대 국회 첫 임시회를 시작하게 됐다. 여야 3당이 한목소리로 강조해 온 ‘협치 정신’은 사라지고 스스로 만든 법을 위반하는 ‘위법 국회’의 전통을 잇게 된 셈이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장직을 서로 차지하겠다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갈등으로 ‘개점휴업’ 상황을 맞게 됐다. 여기에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국회의장 자유투표 방침으로 회귀하면서 협상 상황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전날 여야 3당 간 6시간의 릴레이 회동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국민의당은 이날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먼저 각 당의 국회의장 후보를 확정한 뒤 본회의 자유투표로 국회의장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원 구성 협상 지연에 따른 비난 여론을 피하는 동시에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민주는 바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의당의 국회의장 자유투표 제안을 논의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원칙에 반하는 짓”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더민주는 국민의당의 자유투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자유투표를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소속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의장직을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또 판을 깨자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장 선출은 관례대로 (먼저 의장 내정자에 대한) 합의하에 표결 처리하는 것”이라며 자유투표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머리와 가슴에는 오직 당리당략과 자리 나눠먹기만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자 여야 3당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1시간 15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이들은 법정 시한을 넘겨서도 원내대표 간 대화 채널을 열어 놓기로 합의하면서 추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자유투표에 대해 논의했고, 각 당내 조율을 통해 가능하면 내일 다시 논의하자고 (하고) 끝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3당이 국회의장단 선출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 법정 시한(9일)을 넘기는 것은 물론 역대 가장 늦게 원이 구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극우 부활에 편승하는 국가권력의 앞날은

    극우 부활에 편승하는 국가권력의 앞날은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르몽드 디플로마티크/310쪽/1만 6800원 전 세계가 우향우 바람이다. 정치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유럽의 축구 경기장에서는 각종 인종차별과 폭력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록 음악이 나오고 있다. 이웃 일본만 보더라도 전쟁 범죄를 부정하는 만화가 인기를 끌기도 한다. 아베 신조 정권은 역사 왜곡과 침략 전쟁 및 범죄를 부정하고 한발 더 나아가 극우 세력의 혐한(嫌韓)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할 수 있을까. 한국도 극우 바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러 사회 병리적 현상들을 살펴보면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에서 발간하는 국제 관계 전문 시사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판은 2014년 4~5월 단행본 성격의 격월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사유하는 방식) 134호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극우가 준동하고 있는 원인과 기원, 현실 정치로의 화려한 귀환, 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다양한 행태들을 분석했다. 25편의 소고(小考)가 실린 이 책을 기본 텍스트로, 신자유주의적인 숭미, 과거 회귀적인 친일 사상과 기독교 근본주의에 휘둘리고 있는 한국 극우 정치의 현주소를 짚은 국내 지식인들의 글 7편을 보탠 한국판이 나왔다. 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발행인은 국내 정치의 우경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서문에서 “극우 세력의 발호에 때맞춰 국가 권력이 합법적 공간에서 법의 규율 아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는 이들을 억지로 가로막고 빨갱이 딱지를 붙여 다시 지하로 내몬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아베의 일본과 다를 게 없다”고 일갈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北 자금세탁 우려국’ 지정] 北 핵포기 않고 ‘北·中우호’ 확인 최대 성과

    고립 상태 ‘외교 공간’ 확장 기회 中서 대화 분위기 조성 나설 경우 北 ‘핵 모라토리움’ 선언할 수도 2일 마무리된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 가운데 처음으로 외교 공간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당장 제재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지는 못하더라도 중국이라는 ‘버팀목’에 기대 분위기 반전을 꾀할 여지가 어느 정도 생긴 것이다. 유엔 안전보상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중국과 러시아마저 고강도 제재에 나서고 전통적인 우호관계인 이란, 또 우간다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우리나라와 손을 잡으면서 북한은 극심한 고립 상태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휘청이던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중국 측 인사 면전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하고도 북·중 우호관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방중 성과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를 중국이 북핵을 용인했다고 이해하기는 힘들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꾸준히 주장해왔고 이번 4차 핵실험 이후에도 고강도 제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제재 이행 의사를 계속해서 밝혔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체면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입장을 바꾸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리 부위원장 방중 기간 동안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실패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깨닫고 하루속히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 부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회복된다 해도 과거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 식의 구도로 회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핵 개발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방중 결과에 따라 중국이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경우 북한이 ‘핵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는 수준에서 성의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는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대외 정세 관리 차원에서 북한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북핵 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협의하면서 긍정적으로 보면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5일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 앞두고 反후지모리 연합 ‘판’ 흔들다

    부동층 13% 이동땐 막판 변수로 오는 5일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반(反)후지모리’ 연합이 페루 대선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1990년대 독재 통치를 자행한 일본계 페루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41)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차 투표 때 결선에 오르지 못한 3위 후보가 후지모리의 결선 상대를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좌파 광역전선의 대선 후보로 지난 4월 1차 투표에 출마했던 베로니카 멘도사 의원은 30일(현지시간) 중도우파 성향의 ‘변화를 위한 페루인’(PPK) 소속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멘도사 의원은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자식들이 부패, 마약, 폭력이 만연한 나라에서 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후지모리에 반대한다”며 “‘후지모리즘’을 막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쿠친스키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모리즘은 후지모리 후보의 아버지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이념과 정책을 지칭하는 용어다. 멘도사를 비롯한 반후지모리 세력은 후지모리가 당선될 경우 인권이 유린되고 부패가 만연했던 독재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초인플레이션을 잡는 등 중단기적 경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지모리 후보가 지지율 45.9%로 40.9%에 그친 쿠친스키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층도 13.5%에 달했다. 페루의 영문 매체 페루리포트는 “현재로서는 후지모리의 당선이 유력하다”면서도 “남은 기간 반후지모리 연합이 좌우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준다면 부동층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페루 대선, 反후지모리 연합 막판 변수로

    페루 대선, 反후지모리 연합 막판 변수로

     오는 5일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반(反)후지모리’ 연합이 페루 대선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1990년대 독재통치를 자행한 일본계 페루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게이코(41)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차 투표 때 결선에 오르지 못한 3위 후보가 후지모리의 결선 상대를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좌파 광역전선의 대선 후보로 지난 4월 1차 투표에 출마했던 베로니카 멘도사 의원은 30일(현지시간) 중도우파 성향의 ‘변화를 위한 페루인’(PPK) 소속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멘도사 의원은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자식들이 부패, 마약, 폭력이 만연한 나라에서 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후지모리 후보에 반대한다”며 “‘후지모리즘’을 막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쿠친스키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모리즘은 후지모리 후보의 아버지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이념과 정책을 지칭하는 용어다. 멘도사 의원을 비롯한 반후지모리 세력은 게이코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권이 유린되고 부패가 만연했던 독재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초인플레이션을 잡는 등 중단기적 경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페루 국민도 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중도우파적 포퓰리즘 공약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은 후지모리 후보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이후 여론조사에서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지모리 후보가 지지율 45.9%로 40.9%에 그친 쿠친스키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무효표를 던질 것이라는 응답도 13.5%에 달했다.  이에 멘도사 의원이 이념 차이에도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쿠친스키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영상에서 “공란으로 투표용지를 제출하거나 무효 처리가 되도록 기표하는 것은 후지모리 후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사표 방지에 나섰다.  페루의 영문 매체 페루리포트는 “현재로서는 후지모리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면서도 “남은 기간 반후지모리 연합이 좌우를 아우르는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일관된 메시지를 준다면 부동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누리 단일지도체제로… 외부인사에 당 맡긴다

    새누리당 내 각 계파가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바꾸고 비상대책위원회, 혁신위원회를 일원화해 혁신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키로 합의했다. 4·13 총선 패배 이후 계파 갈등, 지도부 공백 등으로 극에 이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정신적 분당’ 사태에까지 이른 당내 분란이 탈출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비박계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은 24일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만나 3시간여 논의한 끝에 이런 내용의 당 정상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회동은 정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당 내분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당의 대주주들이 전면에 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정 원내대표가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계파 갈등으로 그동안 은인자중했던 두 의원도 정 원내대표의 요청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3자 합의에 따르면, 차기 전당대회부터 현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가 주도적 권한을 갖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한다. 지도체제 변경은 2002년 총재직 폐지 이후 14년 만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또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임시 지도부는 최근 중진회동의 결론대로 비대위·혁신위를 통합한 형태로 가기로 했다. 혁신비대위원장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되, 친박·비박계가 합의한 인사를 최종 선정해 정 원내대표에게 제안키로 의견을 모았다. 정 원내대표가 혁신비대위원장 후보 동의 후 후보자를 전국위에 추천해 선출한다. 혁신비대위는 당 혁신작업 및 전대 준비,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의 당헌 개정안 마련 등을 수행한다. 세 사람은 회동에서 혁신비대위원장 후보군 5~6명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인선 과정을 소상히 설명했고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은 “세간에 돌아다닌 얘기로 인해 생겼던 오해와 억측을 대부분 씻어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日자민당, 무기연구비 대폭 증액 논란...군사대국 꿈꾸나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무기 연구와 관련한 정책 자금 조성을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대학, 공공 연구소, 민간기업 등이 군사기술로 응용 가능한 기초연구를 할 때 방위성이 연구비를 지급하는 ‘안전보장기술연구추진제도’ 투입 자금을 100억 엔(약 1084억원) 규모로 증액하도록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전날 열린 국방부회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안전보장기술연구추진제도는 작년도에 조성금 3억 엔(약 32억 5000만원) 규모로 시작됐으며 금년도에는 조성금이 6억 엔(약 65억원)으로 늘었는데 이를 다시 약 17배로 증액하는 구상이다. 자민당은 무기기술의 중장기 전략 책정이나 관련 성청(省廳) 간 조율을 하는 새로운 회의를 신설하는 것과 군수품 개발·공급을 담당하는 방위장비청 인력 증원도 요구하기로 했다. 또 무기를 타국과 공동개발하거나 수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촉진하거나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오쓰카 다쿠(大塚拓) 자민당 국방부회장은 “(방위분야의) 기술 혁신은 전례 없는 속도로진전하고 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일본의 안전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자단체 등에서는 “학술계가 전쟁에 이용된 전전(戰前, 1945년 패전 이전)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외교정책은 미친 발상” 전직 美국방장관들 비판 봇물

    “트럼프 외교정책은 미친 발상” 전직 美국방장관들 비판 봇물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 공약이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전직 고위 관료들도 앞다퉈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의 북한 등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의 위험하고도 황당한 외교안보 공약에 대해 도박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방장관을 맡았던 리언 패네타는 1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세계관은 우리를 1930년대로 회귀시키는 것”이라며 “위험한 세상에 맞설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트럼프 공약과 같은 도박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패네타는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고립주의를 말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폭탄을 나눠주자고 하는데 이것은 미친 발상”이라며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생각이나 하고 말하는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2006~2011년 부시 정부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게이츠는 CBS에 출연, “트럼프의 발언에는 모순이 있다”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자면서 어떻게 북한 문제에 대해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슬람국가(IS) 격퇴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한 것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피터 킹 하원의원도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중국을 대북 지렛대로 활용하기를 원하면서 어떻게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며 “우리가 미군을 직접 보내는 것이 그곳에 주둔시키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을 트럼프가 도대체 알고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차기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집중해 관여해야 한반도 및 동아시아 안정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한미클럽 공동 주최 토론회에서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북한 문제 해결에서 “부정적 외교정책”이었다며, 미 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여유 교육’서 학력 중시로 회귀하는 日

    일본 교육당국이 초·중·고생의 학력과 학업성취도를 다시 한 단계 높이고,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학습지도요령을 새로 마련하고 있다.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은 학습의 질에 중점을 두고, 아동과 학생이 논의를 통해 답을 탐구하는 학습 형태로, 문부과학성은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전 교과에서 소위 ‘액티브 러닝’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학업성취도의 객관적인 측정과 확인을 위해 2018년부터 전국적인 통일학력지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2007년부터 시행하는 현재의 전국학력테스트 결과를 분석할 때 기준이 되는 전국 통일의 학력지표가 없어 학생들의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상은 개정 작업중인 새 학습지도요령과 관련해 “수업 내용이나 시간을 줄이는 과거의 ‘여유(유도리) 교육’과는 전혀 다른 교육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문부과학상이 여유 교육과의 결별을 명확히 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학력 및 학업성취 교육임을 밝힐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 원리와 기초 문제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게 하기로 했다. 이 같은 대책은 문부과학성의 최근 액티브 러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 “다시 여유 교육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과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신문은 이와 관련, “학습지도요령의 원안은 학습의 양보다는 질의 향상에 착안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여소야대에 면세점 특허 10년 연장 불투명

    여소야대에 면세점 특허 10년 연장 불투명

    경쟁입찰 선정제 도입 3년 만에 특허 자동갱신제 회귀엔 부정적면세점 추가는 野 찬성 없이 가능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점을 최대 4곳까지 추가 허용하는 방안 등의 면세점 개선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됨에 따라 순탄한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달 안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여부를 결론짓고 신규 업체 수와 선정절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서울 시내에 최대 4곳까지 면세점 특허를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서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57만명 증가했다는 정부 공식 통계와 최근 중국 등지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열풍이 다시 뜨거워지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관광 활성화를 통한 내수 증대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점이 그 근거다. 또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들이 다녀간 신규면세점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시장 전망에 긍정적 요인들을 실제로 확인하기도 했다. 정부는 또 지난달 현재 5년인 면세점 특허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특허 기간이 끝나도 일정 심사 기준을 충족하면 자동 갱신을 허용하는 등의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각각 123석과 38석을 차지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런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야당은 현행 면세점 제도의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특허 기간 10년 연장이나 재벌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 우려되는 대목에 대해선 반대하고 있다. 10년이던 특허 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고, 특허 자동갱신 대신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관세법을 개정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더민주 의원은 “특허 기간이 너무 짧으면 투자금 회수가 어렵지만 10년으로 늘리고 자동갱신까지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서울 시내면세점을 늘린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또 신설하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원장도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10년은 너무 길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위원장은 시내면세점 추가에 대해 “기본적으로 면세점을 늘리는 것은 찬성하지만 재벌들에만 혜택을 주는 것은 반대한다”고 더민주와 입장 차를 보였다.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는 관세청의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해도 추진할수 있지만 특허 기간의 연장과 자동 갱신은 관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 TF 관계자는 “여야가 세부적으로는 이견이 있지만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에 어떤 쪽이 더 도움이 될지를 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강릉은 내 모든 글의 배경이자 원천입니다”

    “강릉은 내 모든 글의 배경이자 원천입니다”

    윤후명(70) 작가에게 1978년은 ‘악전고투의 해’였다. 문학에 대한 갈증과 돌파구 없는 빈곤이 그를 그악스럽게 내몰았다. 1977년 시로 등단했지만 소설가가 되기로 한 그는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지 않으면 제주 바다에 몸을 던질 마음까지 먹었다. 그런 각오로 원고지 앞에 엎어져 소설을 써내려갔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단편 ‘산역’의 탄생 배경이다. 시와 소설의 경계,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윤후명 문학’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가 내년 등단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문학 여정을 모은 소설 전집(12권·은행나무)을 펴낸다. 그 첫 권인 소설집 ‘강릉’이 최근 출간됐다. 강릉은 그가 뿌리를 내린 출발점이자 귀환점이다. 여덟 살에 강릉을 떠났다가 지난해 11월 강릉 문화작은도서관의 명예관장이 되면서 다시 고향에 자리잡았다. 작가는 62년 만에 돌아간 고향을 무대로 쓴 신작 단편 9편과 등단작 ‘신역’ 등 10편을 이번 소설집에 들여보냈다. “강릉은 소설뿐만 아니라 제 모든 글의 배경이자 원천입니다. 소설가란 유년을 해석하는 사람이거든요. 이번 소설은 강릉의 자연과 역사를 말하며 그곳에 사는 삶들의 뿌리를 우리 민족의 뿌리로 연결하려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62년 만에 다시 돌아간 강릉의 옛날 골목에서 오래전 썼던 낙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정도로 발전이 더디다는 얘기죠. 강릉에서의 기억들이 토막토막으로 남았는데 이번 소설은 그 토막 기억들을 연결시키는 과정었지요.” “이 소설집에 다른 제목을 단다면 ‘강릉 호랑이에 관한 소설’일 것”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강릉 호랑이’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강릉 호랑이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 단오제의 주인공으로, 머리 감는 처녀를 물어가 장가를 든 호랑이가 매년 나무로 변신해 처갓집을 찾아온다는 설화가 그 배경이다. “지금까지 해온 문학을 이번 전집에 모으려고 합니다. 강원도는 옛날부터 버려진 땅으로 취급된 고립된 곳이죠. 거기에 제 문학을 심어 뭔가 추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마디로 하면 강릉 호랑이입니다. 부잣집 딸이 호랑이에게 물려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는 옛날 외할머니께도 듣던 이야기예요. 제 문학을 통해 우리 안에 잊혀져가는 세계, 즉 호랑이가 상징하는 북방 민족의 혼, 야성의 힘을 재현해낼 수 있겠다 싶었죠.” 강릉 호랑이를 여러 각도로 비추는 이번 소설집에서는 전작들에서처럼 늘 길 위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서 자유롭게 부유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강릉을 찾아온 알타이족 음유 시인에게 바다를 보여주며 ‘아름답다’는 말을 전하려 하고(알타이족장께 드리는 편지), 고향 바다의 방파제에 다녀온 뒤 호랑이밥이 되고 머리만 남았다는 처녀의 환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방파제를 향하여). 하지만 이는 결국 ‘나’로 회귀하는 방황과 탐구, 꿈의 여정이다. 소설 전집은 내후년 완결될 예정이다. “열두 권이지만 결국은 한 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고, 작가가 여러 책을 쓴다 해도 세상은 아름다운 한 권의 책만 얘기하거든요. 그러니 제가 쓰는 모든 소설이 하나의 소설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동철 칼럼] 초고속 고령화와 차기 대선

    [서동철 칼럼] 초고속 고령화와 차기 대선

    갈수록 강해지는 일본의 우경화 바람을 보면서 이게 어디 아베 신조 총리 한 사람의 문제일까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주변 국가를 불쾌하게 만들거나 말거나 아베의 ‘선동’이 지속적으로 먹히고 있는 것은 호응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 전반 한때의 ‘영화로운 시절’에 향수를 느끼는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 1위 고령화 국가라는 일본의 처지와 분명히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 일대를 장악하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군국주의 일본을 어린 시절이나마 호흡한 세대는 벌써 70~80대에 접어들었다. 반면 50~60대는 패전(敗戰)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로는 ‘전쟁하지 않는 나라’를 강조하는 이른바 평화헌법 아래 숨죽이고 살았다. 그렇게 유순하고 예의 바른 국민이라는 평판을 얻은 세대지만 발톱을 감추고 있다고 해서 맹수가 아닌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보다 익숙한 질서, 그것도 자신들은 화려했다고 생각하는 과거로 회귀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아베는 더이상 본성을 감추고 싶지 않은 세대의 보수적 심성에 불을 질렀을 뿐이다. 일본을 떠올린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유권자 추이 때문이다. 4·13 총선의 유권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984만명으로 19대 총선의 817만명보다 167만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20대 총선의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도 23.4%로 지난 총선 당시 20.3%보다 3.1% 포인트나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이 2050년이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미국 통계국의 전망도 있다. 그런데 유권자 추이에서 보듯 우리의 고령화 체감도는 미국 통계가 현실을 반영한 것이 맞나 싶게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가 일본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우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은 북풍(北風) 논쟁이 사라지고,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야당의 심판론이 먹히지 않으며, 보수 여당과 진보 제1 야당이 각각 영남과 호남의 텃밭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국민의당 등장에 따라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위협을 느낀 더불어민주당이 일으키려던 이른바 야권 연대 바람이 누구의 마음도 흔들지 못한 채 미풍(微風)에 그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선거판을 흔들 만한 요인이 대부분 사라진 마당에 가장 큰 변수는 오히려 유권자의 고령화가 아닐까 한다. 나이 든다고 모두 보수화한다는 논리가 언제나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적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더민주는 더더욱 믿고 싶지 않은 가설이다. 더민주 안팎에는 오히려 60대에 진입하고 있는 유권자가 젊은 시절에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민주화운동의 영향권에 있었고,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잡은 은퇴 시점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세대라는 점에서 오히려 우군(友軍)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조차 없지 않은 것 같다. 고령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새누리당도 선거 운동 막판인데도 지지세가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엄살을 부릴 수밖에 없다. 지지자 상당수가 투표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지하지만 투표할 의사가 없는 유권자는 노년층보다 젊은 층이 더 많다. 늘어난 60대 이상 유권자는 전국 253개 선거구에 그저 기계적으로 배분해도 선거구당 6600명이나 된다. 고령화에 따른 보수화 현상은 아무리 과소평가해도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렇다 해도 총선에서는 고령화의 영향력을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60대 이상 유권자가 더욱 늘어날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다를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 결과를 ‘인구 구조의 변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보수 후보 지지자의 절대수가 진보 후보 지지자를 초과했다는 설명이다. 차기 대선에 대한 여권의 근거 없는 자신감도 실제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충성도가 높다고는 해도 지난 대선과 다름없이 친노(親)만 껴안고 가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전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논설위원
  • 총선 D-7… 각 당이 보는 의석수 최악 시나리오

    4·13총선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130석 붕괴’, ‘두 자릿수 의석’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흘리면서 ‘집토끼’로 통칭되는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 석권’ 등 희망 섞인 목표를 앞세워 무당층을 포섭하는 전략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5일 “여의도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당선 가능 의석수가 최악의 경우 125석 내외에 그칠 수 있다”며 심상치 않은 선거 분위기와 여당의 위기의식을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에선 122석 중 최악의 경우 30석도 어렵다는 예상이 나왔고, 영남도 65석 중 8석가량을 야당·무소속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20~21석을 기대했던 비례대표 목표도 16~17석으로 낮출 만큼 위기의식은 심각하다. 한때 180석을 넘봤지만 이젠 과반(150석) 유지가 당면 과제가 됐다. 특히 노년층의 적극 투표층 비율이 줄어든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유세 현장에서 “당을 지지하는 50~60대 중장년층 중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게 5~6% 포인트 (늘어났다)”라며 “그분들이 새누리당에 화가 많이 나 계시기 때문에 용서를 구하고 ‘우리 당이 잘하겠다’고 호소를 하는 것으로 (그 외에) 다른 결정수는 없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현재 ‘우세’, ‘박빙 우세’ 지역을 60~65곳 정도로 본다. 전날 이철희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지금 추세가 유지되면 ‘110석+α’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지층을 투표소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목표로 풀이된다. 냉정하게 판세를 보면 비례대표 15석을 포함해 90석가량이라는 게 당내 전략단위의 평가다. 긍정적 대목은 텃밭 호남에서 ‘반더민주 정서’가 밑바닥을 쳤다는 점이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이형석, 송갑석, 이용빈 후보는 국민의당 후보와 오차범위 이내다. 양향자 후보도 안심번호를 사용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에게 한 자릿수 차로 접근했다”며 “추세가 이어진다면 광주 4석을 포함해 호남에서 14석까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6석 등 28~29석(호남 20석)은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상승세가 가팔라서 불안할 정도”라며 “막판 유권자들의 양당 회귀 성향이 변수”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3당의 예상 의석수를 합하면 전체 의석수(300석)에 턱없이 모자라 무소속이나 정의당 당선자를 감안해도 ‘엄살 전략’을 통한 지지층 구애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재외국민 투표가 41.4%(6만 3797명)의 투표율로 마감됐다. 투표율은 19대 총선(45.7%)에 못 미치지만, 등록 유권자가 늘어나면서 참여 인원은 19대(5만 6456명)보다 늘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 지원유세 나서자 ‘反文 정서’ 고개

    더민주 비례대표 ‘운동권’ 약진에 우려 김종인 광주 방문… 민심 달래기 총력 호남발(發)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총선 정국에서 왜 다시 등장했을까. 영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움직임에 호남이 ‘대선 출마 포기 선언’까지 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최근 반문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든 시발점을 비례대표 순번이 바뀌었던 중앙위 파동으로 보고 있다. 중앙위 투표에서 전문가 출신 비례대표 후보들이 뒤로 밀리고 운동권 세력이 약진하는 모습을 본 호남에서는 결국 총선 이후에 더민주가 ‘문재인당’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는 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측에서는 ‘친노(친노무현)색 빼기’ 노력이 허사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문 전 대표가 당시 사퇴 카드를 던진 김 대표를 붙잡아 말린 뒤 영남, 강원 등 험지 위주로 지원 유세를 본격화했고, 인터뷰에 나서는 등 그의 ‘언론 노출도’도 크게 늘었다. 당 관계자는 “3당 대표 외에 언론에 가장 자주 나오는 정치인이 바로 문 전 대표”라며 “텔레비전 등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문 전 대표를 보며 호남에서 다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전날 광주 방문에서 “야당 분열에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문 전 대표에 대해 자중하라는 뜻을 전한 발언이다. 김 대표는 3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후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 가능성에 대해 “현 상황으로 봤을 때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전 대표는 이 같은 반문 정서가 호남 전체의 여론은 아니라고 보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서울 지원 유세 도중 호남 유세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결국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 교체까지 이루라는 게 호남의 절대적 민심이자 간절한 염원이지 않겠느냐”면서 “제가 선거운동 지원을 다니면 오히려 호남 유권자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한·일 군사교류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별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곳곳에 봄을 알리는 벚꽃이 한창이지만 엄동설한에 벚꽃은 어불성설이다. 때를 못 읽고 개화(開花)를 서둘렀다간 얼어 죽기 십상이다. 국제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듯한 인상이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 억제를 위해 우리 측에 조기체결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우리 측은 “(협정을 위해선)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밝혔다니 옳은 대응이라고 본다. 일본은 2012년 협정 체결이 무산된 이후 줄곧 재추진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다. 북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데다 갈수록 보폭을 넓히는 중국의 군사적 행보를 감안하면 한·일 양국 간 정보교류의 확대를 더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중재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위해 기존의 한·미, 미·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이어 한·일 간에도 조속히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초 대북 워게임에서 미국이 한·일 군사 당국자들을 같은 편으로 편성하는 등 미국의 조기 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도 활발한 듯하다. 우리도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의 수집 및 교류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2014년 12월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약정을 맺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정보를 미국을 매개로 양국이 상호 공유하고는 있지만 즉응성(卽應性)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는 양국 간 직접 정보교류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GSOMIA는 국가 간에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다. 핫라인 개설이나 합동군사훈련 등의 군사교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신(新)안보법 발효로 일본은 이제 전쟁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자국 내에서도 군국주의 회귀 비난이 거세다. 게다가 아베 신조 총리는 여전히 자기 육성으로는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일본과 군사기밀을 공유한다는 것에 많은 우리 국민들이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4년 전 이명박 정부가 사회적 공감대 없이 밀실 추진하다 낭패를 본 까닭이다. 일본의 군사정보는 우리에게 필수적이고 한·미·일 3각 안보협력도 중요하지만 대중관계 등 고려해야 할 외교적 요소도 만만치 않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신중해야 한다.
  • 金 “특정인 위해 대표 맡은 것 아냐”

    金 “특정인 위해 대표 맡은 것 아냐”

    “총선 뒤 패권주의 회귀 없을 것 바지사장 안 해”… 文과 선 긋기 ‘반문(반문재인) 정서’ 달래기에 호남 성적 달렸다. 주말 동안 광주·전남을 방문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주요 메시지는 분당으로까지 이어진 호남 내 ‘반문 정서’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있었다. 김 대표는 2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살리기 광주·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광주·전남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가 총선이 끝나면 더민주가 옛날과 같은 패권주의 정당으로 회귀하지 않겠느냐는 염려”라며 “비대위 대표로서 그런 상황이 절대 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선출 파동을 언급하며 “최근 중앙위를 거치는 과정에서 죄송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더민주가 과거로 돌아갔다고 생각하지 마시라”고도 했다. 구(舊)주류가 다수인 중앙위 투표에서 비례대표 순번이 바뀌며 패권 논란이 또다시 불거진 것에 대한 호남 지지층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전날 일정에서는 “바지사장 노릇 못 한다”며 더욱 직접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선을 긋기도 했다. 순천대에서 열린 ‘더드림 경제콘서트’에서 김 대표는 “어느 특정 개인을 위해 비대위 대표를 맡은 것이 아니다. 제가 대리인 자격으로 온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마치 대통령 후보가 이미 다 정해진 것처럼 그런 생각을 절대로 하지 말라”고도 했다. 이른바 “‘오너사장’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In&Out] 역세권 활용해 청년에게 싼 집을 공급하자/김수현 서울연구원 원장

    [In&Out] 역세권 활용해 청년에게 싼 집을 공급하자/김수현 서울연구원 원장

    도심이 가까울수록 땅값은 비싸고, 멀어질수록 싸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일수록 가치가 높아서다. 대신 도심은 높은 땅값을 벌충하기 위해 고밀도로 개발된다. 현대 도시는 지하철역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역세권이 고밀도로 개발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굳이 공간경제학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이해된다. 역세권은 최근 도시이론에서도 재평가받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과 적극적 개발 시기에는 도시의 외연 확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가 본격화되고,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확장적 도시 개발에 대한 반성이 줄을 잇고 있다.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압축도시론’, ‘대중교통 중심 도시론’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일본에선 과거 신도시로 빠져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도쿄 도심으로 회귀하면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새 주택들이 공급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서울은 어정쩡한 도시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도심이나 역세권이 고밀 개발되지 못해서다. 심지어 서울의 시가지 평균 개발 밀도보다 역세권 개발 밀도가 오히려 낮다. 이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미 완전히 개발된 이후에 지하철이 구석구석 들어섰기 때문이다. 100여년이 넘는 지하철 개발 역사를 가진 선진국 도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서울에선 빈 땅을 찾기 어렵다. 과거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신시가지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금은 10년 가까이 오르고 있다. 서민들은 월세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주거 문제는 심각해서 전체의 4분의1이 주거 빈곤 상태다. 이 때문에 청년층의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간 사람들은 장거리 통근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내에 싸면서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래됐지만 여전히 절박한 숙제다.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역세권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미 서울시내에는 280개가 넘는 지하철역이 있다. 시가화 구역의 절반 정도가 역에서 걸어 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서울은 이미 대중교통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 역세권을 활용해 주택 공급도 늘리고, 도시 기능을 현대화하는 한편 경제의 새 동력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역세권 개발을 촉진한다고 규제를 풀면 땅값만 올려놓고, 정작 개발은 안 됐던 부작용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과거 비슷한 사업을 시행했지만, 실적이 거의 없었던 경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역세권 고밀 개발에는 그동안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저렴 주택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둔 일종의 표적 도시계획 같은 것이 필요하다. 개발조건부 규제 완화라고 할 수 있다. 임대주택을 늘리는 조건으로 더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개별 소유자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개발사업 진행을 신탁이나 대행 방식을 통해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대주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반영해 관리, 운영 위탁까지 구상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가 그런 역할을 하면 좋을 것이다. 이런 목적에서 서울시는 최근 역세권 규제를 풀어 2030가구에 청년 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십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던 지하철 교통망을 중심으로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려는 계획이다. 물론 이런저런 우려도 있다. 그러나 역세권의 개발 밀도가 오히려 낮은 기형적 도시공간 구조를 가진 서울이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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