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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최근 김수복 시인은 시집 ‘고요공장’을 출간했다. ‘슬픔이 환해지다’(2018) 이후 펴낸 열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 대부분은 양재천 산책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네팔 포카라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시인은 이 작품들이 황폐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성찰과 신생을 열망했던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이번 시집에는 지나온 삶의 고백과 고해(告解)를 통한 존재론적 성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40년 가까이 해 온 대학 정년을 앞두고 제 삶을 성찰하고 고백해 보자는 의미였지요.” 그 점에서 이번 시집은 새로운 존재의 자유로 나아가는 출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게 새로운 차원을 향해 출발한 그는 “가을바람이 숨이 멎었나/적막이 선듯하다/어디쯤 그의 배는 가고 있을까”(‘이슬’)라며 자신의 시 쓰기가 적막의 자유로 나아가기를 희원하면서도 더러 그 “작은 배들이 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어떤 배는 돌아오지 못했고/어떤 배는 돌아와 잠들었다”(‘모항’)면서 엄연한 인생의 파고(波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펼치기도 했다. 고해와 성찰은 그렇게 시작됐다.●문학에 빠져, 가녀린 열망이 낭보로 시인은 1953년 10월 경남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외가인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구로 거처를 옮겨 지낸 청소년기는 그로 하여금 문학에 눈을 뜨게 해 준 결정적 시기였다. 대륜중 2학년 때 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독파하던 중 ‘소년 김수복’은 강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오영수 작가의 ‘메아리’라는 작품을 읽는 순간 경험한 충격이었다. “소설의 무대가 제가 어릴 때 땔감 구하러 오르내리던 필봉산 화전터였어요. 유년의 장소가 소설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도서관 2층에서 줄곧 문학 전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륜고로 진학한 그는 문예반장, 학생회장, 대구 소재 고등학교 연합동인 ‘회귀선’ 회장 등 열정적인 고교문사 시절을 보낸다. 이곳 문예반은 이상화, 이육사의 시정신을 자랑삼아 전국 고교 문단을 주도한 문청들의 산실이었다. ‘회귀선’은 고문으로 시인 이호우, 김춘수, 아동문학가 이응창 선생이, 지도교사로는 이성수, 여영택 시인이 있었다. 학교를 순회하면서 작품 합평회를 열었는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단국대 재학 시절은 대부분 ‘단대신문’과 함께한 여정이었다고 시인은 술회한다. 1학년 수습기자로 시작해 기자, 편집장으로, 졸업 후에는 편집주임, 편집국장으로, 교수 부임 후에는 주간, 편집인으로, 지금은 총장으로 발행인이 됐으니 단연 그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 김수복’은 단국대 행정학과 2학년 때인 1975년 3월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는데, 이때 월간 ‘한국문학’은 김동리 선생이 주간이었고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이었다. 김현승, 박재삼 시인이 시 부문 신인상 심사를 맡았다. “당시 김현승 선생께서는 병상에서 심사하셨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엔가 작고하셔서 생전에 뵙지를 못했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제게 시인으로서 사표가 돼 주셨지요.” 김수복의 첫 시집 서문에서 박재삼 선생은 “자연에 펼친 경개를 인간의 정한과 병렬시켜 바라보는 그 지혜로운 눈을 가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갓 등단한 시인에게 평생의 시적 지침을 주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천왕봉 왕산 아래 고향 산청에 내려가 있을 때 눈발이 퍼붓는 날 한꺼번에 쓰여진 작품들로 그는 시인으로 출발하게 됐는데, ‘겨울 숲에서’, ‘청동그릇’, ‘저물 무렵’ 등 다섯 편의 시가 그 주인공이었다. 화개장터 금서우체국에서 차갑게 굳은 손으로 투고했던 그 가녀린 열망이 평생의 낭보로 돌아온 것이다. 등단 후에 시인은 당시 장충식 총장의 각별한 배려로 학기 중에 국문과로 전과를 하게 되는데, 특별 전액장학생으로 졸업 때까지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이른 등단이 그의 인생 전체를 돌려놓았던 셈이다.●공감적 교육과 단정한 서정의 총장 대학원에 진학한 시인은 1980년 ‘윤동주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90년 김소월과 윤동주 시를 다룬 ‘한국 현대시의 상징유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윤동주 관련 선행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은 이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다룬 평전 ‘어두운 시대의 시인의 길’(1984),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1988), ‘별의 노래’(1995) 등으로 개정 속간되는 역사를 이어 간다. “윤동주와의 만남은 제게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행복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해 줬습니다. 윤동주의 시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숙명이 됐지요.” 아닌 게 아니라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시들에 대한 대(對)시집 ‘밤하늘이 시를 쓰다’(2017)는 그 실존적 보답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문학의 외연을 풍부하게 개척한 연구자 및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펀딩을 해 한국문학 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실용화 방안을 연구했고,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단국대에 문예창작과를 창설했고 이듬해 한국문예창작학회를 설립해 문예창작의 학문적 범주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국제적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조성해 국제문예창작센터를 설립했고 세계작가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여 사이사이로 ‘시인 김수복’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에 대해 “바다에 빠진 해야,/엄마, 엄마, 불러다오/바다에 빠진 달아,/아빠, 아빠, 불러다오”(‘사월이 오면’)라는 애도의 마음을 남겼고 “오늘은 날이 쾌청하여/우리 남해의 먼동을 들쳐서 업고/압록강 너머 요동으로 가서/우리 노을이나 한 점 지고 올까나”(‘한반도’)라며 민족 현실에 대한 단정한 서정을 남기기도 했다. 이래저래 그의 저 깊은 존재론적 수원(水源)은 ‘시’였다.대학 총장과 시인이라는 두 가지 일이 혹시 충돌을 빚지는 않을까? “시인과 총장의 일이 상호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시 쓰기와 조직 경영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 쓰기가 관성적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로움을 발견해야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듯이 대학 경영도 특성화를 통해 조직 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관성으로부터 새로운 대학으로 혁신할 때 사회적,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 쓰기 역시 변화와 혁신의 전환이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총장-시인’은 설명해 준다. 다만 충돌이라면 시 쓰기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실존적 자유가 선행되지만, 대학 경영은 조직 구성원의 상호 인식을 전제로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경영에서 공감적 교육과 행정, 소통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의 시심(詩心)이 공감적 교육으로 피어나리라는 예감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시, 아날로그·디지털 만나 확장 시단의 중진으로서 그는 최근의 한국 시에 대해 긍정의 믿음을 표한다. 한국 시가 지녀 온 자율성, 역사성, 내적 외적 동력을 이합집산하며 그 나름대로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진전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아날로그적 상상력에서 디지털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행하면서 시의 본질과 외연을 심화, 확장해 나가리라 봅니다. 다만 예술의 본질에는 들뢰즈가 말한 바 있는 ‘탈영토화 운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시인은 그들의 관념, 감성, 심리 등이 유한한 순간성에서 무한한 영원성으로 존재 전환해 가는 예술의 보편적 지향과 접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여정을 밟아 온 수범 사례가 아니겠는가. 다시 ‘고요공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해와 성찰이라는 정신적 전환을 통해 훨씬 자유로워지는 선험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낯설고 외로운 세계로 나아가야겠지요. 무한한 우주로의 존재론적 탐험을 시작할까 합니다. 더욱더 육체적, 정신적 ‘트레킹’을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일상을 낯설게 해 영원성, 신성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이제 ‘재영토화 상상력’이 환기하는 저녁의 언어에서 ‘탈영토화 상상력’이 요청하는 새벽의 언어로 자신만의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한 우주로의 탐험까지 가닿을 그의 시적 여정이 한없이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을 뚫고 따뜻한 기운이 지상에 어김없이 젖어들던 초봄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신용 이어 전세대출도 ‘숨통’… 은행권, 한도 늘리고 기한 푼다

    신용 이어 전세대출도 ‘숨통’… 은행권, 한도 늘리고 기한 푼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시행 이후 각종 규제로 문턱을 높여 왔던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에 이어 전세대출 관련 규제도 풀기 시작했다.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늘려야 하는 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상되는 대출 규제 완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존에 시행되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했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연 4~5% 증가율을 목표로 관리하는 대출 총량관리는 대출 감소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게다가 새 정부가 총량관리 방식의 대출 규제를 유지할 가능성은 작다. 또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는 물론 현재 2단계가 시행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일부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 시행될 예정인 총대출 1억원 이상에 적용되는 3단계 DSR 규제는 미뤄지거나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완화가 예고된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시행했던 대출 관련 규제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전세 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변경한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국내 17개 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전세 계약 갱신 시 전셋값이 오른 만큼만 대출을 내주는 방식으로 대출 조이기를 시행해 왔다. 우리은행은 또 다른 대출 조이기 방안 중 하나였던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던 조치도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또는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되돌린다. 다른 곳에서 돈을 구해 일단 전셋값을 충당하고 입주하고 나서 3개월 내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에는 다른 은행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연소득 이내로 줄었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이미 대부분 은행에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대출 상품 관련 우대금리 복원, 금리 인하 등의 조치도 시행됐다. 다만 은행들의 대출 문턱 낮추기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종부세 작년 수준 동결 vs 2년 전 회귀… ‘아예 폐지’까지 분출

    종부세 작년 수준 동결 vs 2년 전 회귀… ‘아예 폐지’까지 분출

    오는 23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1주택자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 완화 조치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년 전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일각에선 1주택자 종부세를 아예 폐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완화 조치와 별도로 오는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보유세는 또 한 차례 수술대에 올라 개편이 가해질 전망이다. 20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는 23일 공동으로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올해분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안)을 공개하는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전국 평균 19.07%나 상승했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도 20%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보유세 부담 급증으로 이어지는 만큼 완화책을 통해 집주인들의 반발을 미리 잠재우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카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는 방안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와 재산세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주택 공시가격이 10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라면 8억원이 과세표준이 되는 것이다.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100%, 재산세 60%로 각각 정해져 있다. 다만 종부세는 60~100%, 재산세는 40~80% 사이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고 보유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로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은 더 큰 폭의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보유세 부담이 대폭 증가하기 전인 2020년 시점으로 돌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면 재산세는 2년 전 수준으로 환원이 가능하지만 종부세는 불가능하다. 종부세 부담이 지난해 워낙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2020년 1조 8000억원이 부과(고지)됐던 주택분 종부세는 지난해 5조 7000억원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종부세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세금 부과 시 2020년 공시가격을 쓰는 방법이 가장 손쉽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한층 과감하게 보유세 부담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등의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방안은 이번 발표에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추후 민주당이 의제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주 정부 대책이 발표되면 1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이 줄어 매도 압박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 정도를 보고 (윤 당선인의 공약인) 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을 활용해 매각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 [나와, 현장] 저항하지 않은 사람들의 최후

    [나와, 현장] 저항하지 않은 사람들의 최후

    코로나 악몽이 시작되기 바로 전해에 휴가를 틈타 러시아에 갔었다. 묵직한 굉음을 내며 한국의 최소 2배속으로 오르내리는 러시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끝내 적응 못 한 어머니는 여행을 마친 뒤 “소련엔 무섭고 사악한 사람들만 사는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더라”며 웃었다. 부모님 세대 어릴 적엔 ‘공산국가 사람들 머리엔 뿔이 달렸다’는 반공 교육을 받았을 장면을 상상하니 나도 웃음이 났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마다 즐비한 “공산주의 박멸” 댓글에서 한국 내 뿌리 깊은 반공 정서가 엿보인다. 여기엔 한 가지 오해가 있다. 러시아 하원 의석 70%를 독식한 통합러시아당은 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민족주의 정당이다. 공산당과는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을 소련 공산당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북한이나 중국처럼 서방의 언론·소셜미디어를 원천 봉쇄하진 않지만, 관영매체를 활용해 선전·선동하는 것은 러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그 결과는 러시아 국민 58%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찬성한다는 여론으로 나타난다. 반대 의견은 23%에 그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한다. 그럼에도 전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는 용기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인권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체포된 반전 시위 참가자는 지난 13일 기준 1만 4000명을 넘었다. 다만 전쟁을 옹호하는 친푸틴 시위 규모에 비하면 소수 목소리에 그친다. 침공 후 70%대로 오른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러시아 국민 다수가 자국의 독재자를 제어하기는커녕 방조 혹은 독려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미국과 유럽의 초고강도 대러 제재 직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탈(脫)러시아를 선언했다. 옛 소련 심장부에 꽂힌 ‘자유의 상징’ 맥도날드 1호점의 32년 만의 폐점은 러시아 경제가 소련 시절로 회귀할 것을 예고하는 한 장면이다. 푸틴 대통령의 독재를 용인한 러시아 국민들에겐 이제 소련 붕괴 당시만큼이나 혹독하고 어두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비판도 저항도 하지 않는 다수가 러시아에만 있을까.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르려는 자, 그 아래서 한 자리씩 차지하려는 아첨꾼들은 가까운 곳에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도 콩고물을 기대하며 눈치 보는 사람들, 무력감을 핑계로 침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결국 주어지는 건 ‘유사 빅맥’뿐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교훈 중 하나일 것이다.
  • 美 5월부터 달러 빨아들인다… 韓 가구당 이자 부담 340만원 증가

    美 5월부터 달러 빨아들인다… 韓 가구당 이자 부담 340만원 증가

    파월 “우크라 사태, 단기적 압력” 물가상승률 예측 2.6→4.3% 조정연말까지 인플레이션 지속 전망한번에 0.5%P ‘빅스텝’ 가능성도 韓, 가계이자 부담 40조원 늘 듯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6일(현지시간) ‘여전히 미국 경제는 강하다’는 신호를 보내며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에는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연준이 이르면 5월부터 양적 긴축(대차대조표 축소)으로 달러를 빠르게 빨아들이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경제는 강하다”는 표현을 세 번이나 쓰며 힘을 실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에 단기적인 추가 상승 압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사안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특별히 올라가지 않았다”고 했다. 명확하지 않은 경기침체 우려보다 눈앞에 닥친 물가를 잡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3%로 지난해 12월 예측(2.6%)보다 크게 높여 잡았다. 물가안정목표(2%)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로 직전보다 1.2% 포인트 내렸지만,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의 3.5%를 유지했다. 증시는 연준의 경기 인식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24%), 나스닥지수(3.77%) 등은 일제히 올랐다. 아시아에서도 17일 우리나라 코스피지수(1.33%), 일본 닛케이지수(3.4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0%) 등이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의 긴축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할 수 있다. 연준은 올해 남은 6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고, 빅스텝(0.5% 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 놨다. 영국 중앙은행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하루 만인 1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0.75%에 맞췄다. 지난해 12월, 올 2월에 이어 물가 압박을 감안한 3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전으로 회귀했다. 신흥국도 도미노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대응도 필요하지만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11.75%로 1.0% 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3월부터 9차례 연속 인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금리를 올렸고 멕시코와 칠레는 지난달까지 각각 6차례, 7차례 연속 인상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섰던 각국은 부채 청구서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신흥국의 정부·민간 부채 규모는 92조 5000억 달러로 연초보다 5조 7000억 달러(6.6%)가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춘다면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39조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마다 이자 부담이 340만원씩 늘어난다는 얘기다.
  • 권은희 “합당 수용 어려워… 제명해 달라”

    권은희 “합당 수용 어려워… 제명해 달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에 대한 당의 제명도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공동선언에 합당이 이미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합당에 대해 지도부로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음이 전제된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다. 의원회의에서 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는 당의 제명 조치가 있으면 의원직을 유지한다. 그러나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안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하며 이른 시일 내 국민의힘과 합당할 것을 약속했다. 전날인 15일부터 한기호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합당을 위한 실무 논의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지난 3일 단일화 성사 뒤 칩거하며 거취를 고민해 왔다. 권 원내대표는 “2016년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이제 겨우 마음의 문을 열어 주셨는데 또다시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면서 “국민의당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 국민들께도 죄송하다.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 수려한 산세에 아찔한 출렁다리 명품 등산코스...거창 Y자형출렁다리, 하동 성제봉 구름다리

    수려한 산세에 아찔한 출렁다리 명품 등산코스...거창 Y자형출렁다리, 하동 성제봉 구름다리

    경남도는 최근 하동군 성제봉과 거창군 우두산이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수려한 산세와 아찔한 출렁다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관광등산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16일 밝혔다.거창 가조면에 있는 해발 1046m 우두산은 산 모습이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산 풍광이 유별나게 아름다워 별유산으로도 불린다. 9개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세가 신비롭다. 우두산 해발 620m 지점에 계곡 위로 세 곳을 연결한 Y자형 출렁다리가 설치돼 있다. 2020년 10월 개통된 이 출렁다리 이름은 공모를 통해 ‘거창Y자형출렁다리’로 공식 명명됐다. Y자형 출렁다리는 국내 최초로 특수공법인 와이어(여러가닥 강철 철사를 합쳐 꼬아 만든 줄)를 연결한 현수교 형식으로 건설됐다. 세 봉우리를 연결한 전국 최초 출렁다리로 높이 60m, 길이는 각각 45m, 40m, 24m로 총 길이는 109m이다. 최대 하중은 60t으로 몸무게 75kg인 어른 800명 전체 무게에 해당한다. 동시 최대 수용 인원은 230명이다. Y자형 출렁다리를 이용할 수 있는 등산코스는 항노화힐링랜드 입구~고견사~의상봉~우두산상봉~마장재~거창Y자형출렁다리~항노화힐링랜드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3시간쯤 걸린다. 항노화힐링랜드 입구에서 총 길이 1.1km 무장애 데크로드와 나무계단, 야자매트 등으로 조성한 트래킹길을 따라 출렁다리를 이용하는 짧은 순환코스도 있다.하동군 지리산 남쪽 능선 끝자락에 우뚝 솟아 있는 성제봉(형제봉)은 나란히 서 있는 두 개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 성제봉 해발 900m 신선대 일원에는 출렁다리인 ‘성제봉 신선대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지난해 5월 준공된 신선대 구름다리는 총 길이 137m, 너비 1.6m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현수교 형식으로 건설됐다. ‘성제봉 신선대 구름다리’에 서면 박경리(1926~2008) 작가의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 평사리 넓은 들판과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비경, 섬진강 건너 우뚝 솟은 백운산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구름다리로 오를 수 있는 등산코스는 ●고소성~신선대 구름다리(3.4㎞ 3시간), ●강선암 주차장~신선대 구름다리(1.6㎞ 1시간 30분), ●활공장~성제봉~신선대 구름다리(3.0㎞ 1시간 10분) 등 세갈래가 있다. 활공장 구간은 화개면 부춘마을에서 활공장까지 임도를 이용해 차량으로 갈 수 있지만 일반차량 통행은 제한돼 출입 할 수 있는지를 미리 국유림관리소에 확인해야 한다. 윤동준 경남도 산림휴양과장은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에게 하동 성제봉과 거창 우두산 출렁다리 명품 등산코스가 봄기운을 느끼며 건강과 활력을 키우는 좋은 나들이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철수 성공 기원하지만”…권은희, 합당 반대하며 제명 요구

    “안철수 성공 기원하지만”…권은희, 합당 반대하며 제명 요구

    대선 기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 따라 양당이 합당하기로 한 가운데 국민의당의 권은희 원내대표가 개인적으로 이를 반대하며 당에서 자신을 제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가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당의 제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일화 때 지도부로서 반대할 수 없었다”권 원내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단일화 선언에 따라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원장으로 첫발을 떼었고, 합당 논의를 시작하게 돼 제 생각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선거기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단일화 공동선언에 합당이 이미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합당에 대해 지도부로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음이 전제된다”면서 “그러나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다. 의원회의에서 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는 당의 제명 조치가 있으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스스로 탈당할 경우에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국민의당 비례 후보 다음 순번이 의원직을 이어받게 된다.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국민들께도 죄송”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성과와 성공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정치인으로서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2016년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이제 겨우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는데 또다시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면서 “국민의당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 국민들께도 죄송하다.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전남 광주 출생인 권 원내대표는 2014년 상반기 광주 광산을 재보선으로 첫 의원 배지를 달았다. “다른 곳에서 안 대표와 동지들 응원할 것”권 원내대표는 “2016년 국민의당 시절부터 제3지대에서 의정활동을 해왔고, 2020년 국민의당 의원으로 그 뜻을 관철하면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당원 동지들과 함께였기에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면서 “서로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안 대표, 저, 동지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尹정부=2기 MB정부’…MB 사면 요구 당연” 인수위 때리는 여당

    “‘尹정부=2기 MB정부’…MB 사면 요구 당연” 인수위 때리는 여당

    신동근 “외교·안보분과 MB정부 출신…동북아 균형 흔들릴 것”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직책에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것을 두고 1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기 이명박(MB) 정부”를 거론하며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구성을 보니 윤석열 정부는 가히 2기 MB정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면서 “인수위 비서실장(장제원 의원)이 MB계로 분류되고, 인수위 대변인(김은혜 의원)은 MB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MB계로 불렸던 권성동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 세 사람 중 2명은 MB정부 출신”이라면서 “대북 강경정책으로의 회귀, 전통적 한미일 삼각 동맹 강화 추구로 동북아 균형이 흔들릴 것이 뻔해 보인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외교·안보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MB사면 요구는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공적 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오전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많다.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로 돌아갈까 봐)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적자원 측면에서 보면 (인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위원회에) 이명박 정부 때 일했던 분들이 중용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걱정스러운 것은 정책적으로도 그렇고 가치적으로도 과연 새로운 게 뭐가 있냐”고 우려했다. 윤건영, 김태효 위원? “이중적이고 부끄러운 대북 정책의 대표 인물” 윤건영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서 “윤 당선인의 인수위 외교·안보 위원으로 선임된 김태효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남북관계의 아이콘”이라면서 “김 인수위원이 설계한 ‘비핵·개방 3000’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북한이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를 유령 취급하여 무시하며, 이명박 정부 입맛에만 맞춘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핵·개방 3000’은 ‘비핵화 땐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3000달러 달성을 돕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다. 윤 의원은 “비핵·개방 3000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지고, 더욱 험해졌다”면서 “그런데 다시 돌고 돌아 김 교수냐. 다시 실패를 반복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이어 “더욱이 김 교수는 MB정부의 이중적이고 부끄러운 대북 정책의 대표 인물”이라면서 “국민들 앞에서 겉으로는 강경 대북 정책을 운운하면서, 뒤로는 북한 인사들을 만나 돈 봉투를 내밀며 정상회담을 구걸했던 것이 김 교수”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5월 김 교수는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에 나섰으나 북측의 반발만 사고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다. 당시 북측은 ‘남측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해달라,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요구하며 돈 봉투를 내밀었다’고 폭로했고, 당시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국민들은 그때의 부끄러움을 아직 기억하는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은 벌써 잊었나”면서 “왜 시작하기도 전부터 부끄럽고 안타까운 기억을 소환하려 하시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 “주식 양도세 폐지 땐 시장 안정…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긍정적”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주식 양도세 폐지 땐 시장 안정…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긍정적”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尹 “차익 5000만원까지 세금 없어”증권가 “양도세 부과 땐 시장 위축”연말 변동성 확대 최소화도 기대일각 “10% 위한 부자 감세” 비판기업 물적분할 공약 현실성 높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자본시장 공약 중 핵심인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가 주식시장의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등 개인투자자 보호 정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에서도 비슷한 입장이었던 만큼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했거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지분을 1%, 코스닥시장 상장사 지분을 2% 이상 보유한 사람은 주식 양도 차익이 발생하면 기본 공제액과 경비 등을 제한 나머지의 22~33%(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낸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보유액이나 지분율에 상관없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차익에 대해 20%, 3억원 이상은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윤 당선인은 대주주 양도세는 물론 양도차익 5000만원 이상에 대한 세금까지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주식 투자 자체에 자금이 몰리고 활성화돼야 일반 투자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상당수 일반 투자자를 비롯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기고 있다. 증시 불황으로 최근 주식 거래량과 거래 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 확대 정책이 시행되면 주식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13일 “내년 양도세가 강화되면 자산가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서학개미로 가거나, 부동산 시장으로 회귀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주식 양도세 폐지 찬성 입장을 보였다. 고액 자산가들이 세법상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고자 연말마다 주식을 내다팔면서 변동성이 커지던 현상도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기업 대주주 등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대주주, 고소득자들에게만 이득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구조적인 저성장에 들어가는데 주식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에서 5000만원 이상 이익을 내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개혁위원회 간사도 “세금은 불평등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라며 “주식 투자자들이 늘자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운 거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2017~2020년 주식 양도세 100분위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연평균 주식 양도세는 3조 4706억원으로 이 중 95%(3조 2938억원)는 상위 10%가 냈다. 다만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주식 양도세 폐지를 담으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 당장 공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공약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하는 전문가 의견이 우세했다. 물적분할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100% 자회사를 설립하는 제도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처럼 기존 모회사의 핵심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주가가 휘청대는 등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관심사가 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기업들도 개인투자자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별도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내세운 데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신주인수권 부여는 공짜가 아니고 결국엔 모회사가 값을 치르고 주식을 또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외국인·기관 대비 높은 개인의 공매도 담보 비율 조정, 공매도 서킷브레이커(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도입 등도 투자자 보호 정책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주식양도세 폐지’ 될까...“부자감세”vs“주식시장 큰손 이탈 막아“

    ‘주식양도세 폐지’ 될까...“부자감세”vs“주식시장 큰손 이탈 막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자본시장 공약 중 핵심인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가 주식시장의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등 개인투자자 보호 정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에서도 비슷한 입장이었던 만큼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했거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지분을 1%, 코스닥시장 상장사 지분을 2% 이상 보유한 사람은 주식 양도 차익이 발생하면 기본 공제액과 경비 등을 제한 나머지의 22~33%(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낸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보유액이나 지분율에 상관없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차익에 대해 20%, 3억원 이상은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윤 당선인은 대주주 양도세는 물론 양도차익 5000만원 이상에 대한 세금까지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주식 투자 자체에 자금이 몰리고 활성화돼야 일반 투자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상당수 일반 투자자를 비롯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기고 있다. 증시 불황으로 최근 주식 거래량과 거래 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 확대 정책이 시행되면 주식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13일 “내년 양도세가 강화되면 자산가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서학개미로 가거나, 부동산 시장으로 회귀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주식 양도세 폐지 찬성 입장을 보였다. 고액 자산가들이 세법상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고자 연말마다 주식을 내다팔면서 변동성이 커지던 현상도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기업 대주주 등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대주주, 고소득자들에게만 이득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구조적인 저성장에 들어가는데 주식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에서 5000만원 이상 이익을 내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개혁위원회 간사도 “세금은 불평등을 환수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라며 “주식 투자자들이 늘자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운 거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2017~2020년 주식 양도세 100분위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연평균 주식 양도세는 3조 4706억원으로 이 중 95%(3조 2938억원)는 상위 10%가 냈다. 다만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주식 양도세 폐지를 담으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 당장 공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기업 물적분할 요건 강화 공약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하는 전문가 의견이 우세했다. 물적분할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100% 자회사를 설립하는 제도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처럼 기존 모회사의 핵심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주가가 휘청대는 등 기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관심사가 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기업들도 개인투자자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별도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내세운 데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신주인수권 부여는 공짜가 아니고 결국엔 모회사가 값을 치르고 주식을 또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외국인·기관 대비 높은 개인의 공매도 담보 비율 조정, 공매도 서킷브레이커(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 도입 등도 투자자 보호 정책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사교육비 역대 최고…고교생 월 64만 9000원 쓴다

    사교육비 역대 최고…고교생 월 64만 9000원 쓴다

    지난해 사교육비 전체 규모가 23조 4000억원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전년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탓에 감소했던 사교육 수요가 백신접종과 대면활동 확대에 따라 늘어났다고 밝혔다. ●23조 4000억원 역대 최대, 초등생 사교육비 ‘껑충’ 교육부는 11일 통계청과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교 3000개 학급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기준 사교육비 총액은 23조 4000억원으로, 2020년 19조 4000억원에서 무려 21%나 껑충 뛰었다. 최고를 기록했던 2009년도 21조 6000억원의 기록도 새로 갈아치웠다.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 역시 6.7시간으로, 전년보다 1.5시간 늘어났다. 교육부는 사교육비가 늘어난 주된 이유로 코로나19에 따른 상황변화를 꼽았다. 이난영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은 “코로나19 1년차에는 대면활동이 많이 제약을 받았지만, 2년차인 지난해에는 백신접종, 대면활동 완화 등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생이 32만 8000원으로 39.4%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중학생은 39만 2000원(14.6% 증가), 고등학생이 41만 9000원(6.0% 증가)이었다. 사교육비 참여율은 75.5%였으며,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따졌을 때에는 초등이 40만원(18.5% 증가), 중등 53만 5000원(5.5% 증가), 고교가 64만 9000원(1.0% 증가)이었다. 학년별로는 초등 6학년생이 44만 5000원, 중학 3학년생이 57만 2000원, 고교 1학년이 65만 5000원으로 지출이 가장 많았다.지난해 일반교과·논술 사교육비는 28만 1000원으로 2019년(23만 5000원), 2020년(23만 9000원)보다 각각 19.3%, 17.6%씩 늘었다. 일반교과 사교육의 목적은 학교수업보충(50.5%), 선행학습(23.8%), 진학준비(14.2%), 보육(5.3%), 불안심리 해소(3.8%) 순으로 높았다. 과목별로는 국어와 사회·과학 과목의 증가율이 영어와 수학 과목보다 높았다. 국어는 3만원으로 31.5%, 사회·과학은 1만 6000원으로 26.1% 늘어났으며, 영어는 11만 2000원으로 19.2%, 수학은 10만 5000원으로 17.1% 각각 증가했다. 이 국장은 “전통적으로 영어,수학 과목에서의 사교육비가 항상 높은데, 국어나 사회·과학 사교육을 안 받던 학생들도 진입을 했다”면서 “일반교과 전반에 대해 학습결손, 많이 등교하지 못해서 불안심리가 많이 작용해 사교육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 유형 중에서는 유료 인터넷 및 통신 강좌 등 온라인 사교육비 증가율이 높았다. 지난해 1만 3000원으로 2019년(7000원)보다 76.1%, 2020년(8000원)보다 65.2% 늘었다. 대면활동 영향이 더 큰 예체능·취미교양 사교육비는 2020년 감소했다가 회복했다. 2019년 8만 3000원에서 2020년 6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8만 3000원으로 올랐다. 초등학생 예체능 사교육비가 11만 9000원으로 전년보다 55.5% 늘었다. 2019년에는 11만 8000원이었다.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최대 5배, 특목고 사교육비 늘어 가구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났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 3000원으로 200만원 미만 가구(11만 6000원)의 5.1배에 이르렀다. 300만∼400만원 소득 가구 사교육 참여율은 70%, 400만∼500만원 가구는 77.2%로 전년 대비 각각 9.1% 포인트, 8.7% 포인트 늘었다. 안웅환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이 소득 구간의 경우 초등학생을 둔 가구가 많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상당히 급감을 했다가 반등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규모별로 대도시(서울과 광역시, 42만 6000원) 지역과 그외(세종시와 도, 32만 9000원) 지역 사교육비 격차는 1.3배로 전년과 같았다. 참여 학생 기준으로도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4만 9000원으로, 광역시(47만 1000원), 중소도시(47만 1000원), 읍면지역(36만 7000원)보다 많았다.성적 구간별로 상위 10% 이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3만 3000원으로, 하위 20% 이내 학생(29만원)과 큰 차이가 났다. 전년 대비로도 각각 6.4%, 5.9%씩 증가해 상위권 학생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사교육 참여율은 상위 10% 이내 학생이 74.6%, 하위 20% 이내 학생은 51.7%였다. 성적 61∼80% 구간 중하위권 학생들의 사교육비(37만 4000원) 증가율이 8.5%로 가장 높았다. 참여율은 31∼60% 구간 중위권 학생이 4.2% 포인트로 가장 가팔랐다. 이 교육안전정보국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습결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하고, 중위권 학생들의 우려가 좀 더 커서 학습 기회를 확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진학희망 고교에 따라 사교육비 차이가 컸다. 자율형 사립고(53만 5000원, 전년 대비 21.7% 증가), 과학고·영재학교(51만 6000원, 25.4%), 외고·국제고(49만 4000원, 23.7%) 순이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와 관련해 등교를 통한 대면수업으로 학사운영을 최대한 정상화하고 등교중지 학생에 대해서는 대체학습을 내실화하겠다고 했다. 방과후학교를 정상화하고 돌봄도 확대한다. 학생 최대 224만명에게 교과학습 보충과 대학생 튜터링도 지원한다. 지난 2년간 기초학력 저하 우려가 심화한 것에 대해서는 기초학력 보장법 시행령을 제정하고 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기로 이밖에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맞춤형 학습 시스템도 확대해나간다. 장홍재 학교혁신정책관은 “이번 통계를 토대로 심도 있게 사교육 증가 원인을 분석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방안들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이 거듭 무력시위에 나섰다. 어제 오전 7시 5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쏜 것이다. 합참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벌써 8번째로 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으로 ‘대만 위기설’ 등 동북아 정세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무력 도발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북한은 그제 외무성 연구사 명의로 “미국이 간섭하는 지역과 나라들마다에서 불화의 씨가 뿌려지고 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하나의 법칙”이라고 엉뚱하게 미국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러나 북의 주장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침략은 1991년 이래 독립국가의 길을 걷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며 국가 존립의 위협과 자주권 침해를 주장하는 북한이라면 이번 사태 앞에서 어느 나라를 비난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가. 물론 세계 3위 핵무기 국가의 지위를 내려놓고 미국과 영국 등이 안전을 약속한 일명 ‘부다페스트 각서’를 수용한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을 돌아보면 북측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을 명분을 쌓은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이 미국에 거듭 존재감을 드러내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면 그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다만 북한도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면 남북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군사력 경쟁과 위협 대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회귀해야 한다. 더불어 남측의 대선이 눈앞인데 무력시위로 내부 혐오를 더 조장해서도 안 된다.
  •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이 거듭 무력시위에 나섰다. 어제 오전 7시 5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쏜 것이다. 합참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벌써 8번째로 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으로 ‘대만 위기설’ 등 동북아 정세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무력 도발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북한은 그제 외무성 연구사 명의로 “미국이 간섭하는 지역과 나라들마다에서 불화의 씨가 뿌려지고 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하나의 법칙”이라고 엉뚱하게 미국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러나 북의 주장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침략은 1991년 이래 독립국가의 길을 걷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며 국가 존립의 위협과 자주권 침해를 주장하는 북한이라면 이번 사태 앞에서 어느 나라를 비난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가. 물론 세계 3위 핵무기 국가의 지위를 내려놓고 미국과 영국 등이 안전을 약속한 일명 ‘부다페스트 각서’를 수용한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을 돌아보면 북측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을 명분을 쌓은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이 미국에 거듭 존재감을 드러내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면 그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다만 북한도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면 남북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군사력 경쟁과 위협 대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회귀해야 한다. 더불어 남측의 대선이 눈앞인데 무력시위로 내부 혐오를 더 조장해서도 안 된다.
  • ‘구조적 성차별 논쟁’ 아직 못 넘어선 대선 [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구조적 성차별 논쟁’ 아직 못 넘어선 대선 [이슬기 기자의 젠더하기+]

    “집합적인 남자, 집합적인 여자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 문제로 바라보는 게 훨씬 더 피해자나 약자의 권리, 이익을 보장해 줄 수 있다.” ●尹 “남녀보다 개인 대 개인 문제” 지난 21일 열린 대통령 선거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얼마 전 우리나라에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하면서 개인의 문제라고 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은 중요한 과제고, 성불평등은 현실이다. 승진이나 급여·보직에서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 게 사실인데 무책임한 말씀 아니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윤 후보는 “이 질문에는 말씀을 많이 드렸기 때문에 답을 드릴 이유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지난 4일 한국일보 인터뷰)고 한 것을 두고 한동안 시끄러웠다. 이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성평등지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를 자랑하는 성별 임금 격차 등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또 한 번 ‘여혐 논란’ 낳은 TV광고 본인이 그토록 부정하는 구조적 성차별 현실을 본인이 직접 증명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지난 14일 공개한 사법개혁 공약 보도자료에 경찰 개혁 이유를 들며 ‘오또케’라는 단어를 쓴 것이 한 가지 사례다. 일부 여성혐오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경찰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한 표현을 그대로 공약에 옮기면서,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그 구조 안에 편입돼 있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 한 번 ‘여혐 논란’을 낳은 윤 후보의 TV 광고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공개한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편’에서는 신입사원 공채 면접 자리에서 한 남성 면접자가 양옆의 밝게 웃고 있는 여성·남성 면접자를 쳐다보다 가슴팍의 수험표를 거칠게 떼어 내는 장면이 나온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내레이션, 자막과 함께. ‘무너진 공정과 상식’의 구체적인 내용을,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구조적 성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성가족부와 여성할당제 폐지를 주장하는 공당에서 말하는 무너진 공정과 상식의 내용은 어디를 향할지, 보는 사람은 추측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엄존하는 취업시장에서의 채용 성차별을 지운 쪽에 가깝다. ●성차별 찬반 넘어 비전 논의되길 구조적 성차별이 아직도 ‘O·X’의 문제로만 회귀되는 것이 2022년 한국 대선 국면이다. ‘있다 없다’의 논쟁에 지쳐, 다음 비전에 대한 논의가 없다. 후보들이 내놓은 젠더 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말하기에 앞서 ‘찬반’의 영역에서만 아직 맴돌고 있다. 국가성평등지수가 100점 만점에 74.7점(2020년 기준)이라는 성적표를 들고서, 언제까지 ‘O·X’의 세계에만 사로잡혀 있어야 하는지 난감할 따름이다.
  • 긴 여정 떠나는 어린 연어들

    긴 여정 떠나는 어린 연어들

    강원 강릉시 관계자가 22일 연어 회귀 하천인 연곡천에서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다. 이날 강릉시가 방류한 어린 연어는 120만 마리로 지난해 말 산란기를 맞아 모천으로 돌아온 어미 연어에서 채란해 크기 4~6㎝, 무게 1g 내외로 키운 치어다. 강릉 연합뉴스
  • 대만, 기습 한파에 이틀간 41명 사망...사인은 저체온증

    대만, 기습 한파에 이틀간 41명 사망...사인은 저체온증

    아열대 기후를 보이며 겨울에도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문 대만에서 한파로 지난 19~20일 48시간 동안 41명이 사망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대만 중앙기상국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최근 대만 20곳의 현과 시를 대상으로 저온 특보가 긴급 발부됐다면서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진 한파가 대만에 내려오면서 19일 오전부터 20일까지 초 382건의 인명 구조 사고가 보고됐으며, 이 중 41명이 심근경색 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파 피해로 사망한 최연소 사망자는 38세 직장인이었으며,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이외의 사유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대만 매체 중시신원망은 이번 한파 사태와 관련해 ‘대만 전역의 기온이 이틀 연속 크게 떨어졌다’면서 ‘타이베이시 소방국은 20일 단 하루 동안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정지 상태의 긴급 환자 8명을 구조했으며, 이 주 4명만 구조대의 응급처치로 호흡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또 북부 신베이시에서도 19~20일 양일 동안 총 3건의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정지 상태의 환자가 긴급 이송됐으며 이들 모두 구조 후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이날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이들은 38세 남성, 44세 여성, 49세 남성으로 평소 만성적인 기저 질환을 앓은 병력이 없는 이들로 확인됐다.  대만은 북회귀선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한국보다 기온은 높지만, 매우 습하고 주거 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시설이 부재해 매년 이 시기 한파로 인한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북극 한파 기습에 단 이틀 동안 대만 전역에서 126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 당시 사망한 이들 중 상당수가 평소 심혈관 질환을 앓던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심혈관 질환자들이 한파로 인해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서 사망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또, 대만 중서부의 장화현에서는 이번 한파로 19일 오전 8시부터 20일 오전 8시까지 단 24시간 만에 무려 64명의 저체온증 긴급 이송 환자가 발생했다.이들 중 4명의 저체온증 환자는 구조대의 긴급 이송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날 장화현에서 사망한 이들 중 최고령자는 87세로 평소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날 난터우현 소방국은 무려 168건의 저체온증 긴급 구호 활동을 지원했다. 이번 한파로 난터우현에서는 총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최고령 사망자는 84세 여성, 최연소 사망자는 54세 남성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만 중앙기상국은 영상 6도 이하의 한파 피해가 21일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저온 특보 황색 경보를 발부하는 등 시민들이 추위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 4년 전 그 얼굴들, 메달은 ‘빙상 편식’… 진짜 위기는 4년 뒤

    4년 전 그 얼굴들, 메달은 ‘빙상 편식’… 진짜 위기는 4년 뒤

    ‘쇼트트랙 편식은 여전, 나머지 종목은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수준으로.’ 감동과 투혼, 선수들의 피와 땀을 고스란히 목도했던 과정과는 별개로 올림픽에서 한 나라의 스포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결국 메달이다. 스포츠 강국인 미국처럼 총 개수로 순위를 매기든, 대부분의 나라들처럼 메달 색깔에 따라 우열을 가리든 대회가 끝나면 영원히 기록되고 남는 건 메달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20일 막을 내린 베이징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에 4년 뒤 반드시 풀어야 할 무거운 숙제를 안겼다. 우선 새 얼굴이 없었다. 베이징 시상대에 올랐던 쇼트트랙의 최민정과 황대헌, 스피드스케이팅의 차민규, 정재원, 김민석, 이승훈 등은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도 태극기를 휘날리던 이들이었다. 또 평창올림픽 이전엔 관심 밖이었던 눈 종목과 썰매 종목은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설상 종목의 사상 첫 올림픽 (은)메달을 신고했던 ‘배추 보이’ 이상호에게 금메달을,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강원도청)에게 2연패를 기대했지만 모두 공염불이 됐다. 봅슬레이는 원윤종 팀만 바라봤고, 컬링은 여자부 ‘팀 킴’에만 메달을 의존했다. 영재 발굴에 실패한 한국은 그 대가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금2, 은2)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가장 풍성했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금 6, 은6, 동2)과 비교하면 금 개수로는 3분의1 수준이다. 평창올림픽(금5, 은8, 동4)에 견주면 총 메달 수는 거의 반토막 났다. 평창올림픽에서 나아지는 듯했던 메달 편식도 ‘도돌이표’를 찍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쇼트트랙(금2, 은3)과 스피드스케이팅(은2, 동2)은 그간의 불협화음과 갈등 속에서도 성과를 올렸지만 그 밖의 종목들은 하나같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차준환과 유영, 김예림이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건 그나마 위안거리였지만 설상, 썰매, 컬링 등은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홀대’가 재연됐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시설과 경기장은 대회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추고 문을 닫았다. 해당 연맹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공과를 놓고 권력 싸움을 벌이다 선수 육성을 소홀히 했고, 외국인 지도자 영입 등 평창 대회 때 추진했던 정부의 많은 지원책도 일회성으로 끝났다. “다음 올림픽에도 내가 가야 할 상황이 되면 정말 곤란하지 않겠나”(이승훈), “은퇴하기 전 선수층을 더 두텁게 만들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이상화)는 올림픽 베테랑들의 따끔한 지적 속에 2026년 밀라노올림픽을 일찌감치 준비해야 할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길섶에서] 입맛의 고향/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맛의 고향/박록삼 논설위원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절, 건강했던 어머니는 좋은 고춧가루, 잘 띄운 메주, 깊은 맛 잘 우러나는 다시마 등속을 찾기 위해 먼 걸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부분 음식은 김치나 된장, 간장 등 기초 재료에서 성패가 갈린다는 믿음 덕이다. 어머니 덕분에 대단히 맛있던 김치찌개, 된장국, 청국장, 각종 나물 등을 맛있는 줄도 모른 채 먹으며 자랐다. 바깥 음식을 본격적으로 접한 이후 33년 동안 입맛은 계속 변해 갔다. 바깥 맛이 뭔가 다르다고 느꼈을 때는 그저 지역별 음식 차이라고만 생각했다. 점점 그 맛에 길들여졌고, 오히려 기꺼이 즐겼다. 삼겹살, 불고기, 회 등을 먹어야 먹은 것 같았다. 집에서 먹는 밥은 뭔가 밋밋했다. 그러다 결국 다시 어릴 적 먹었던 음식의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음식 만드는 게 불편하게 된 어머니 대신 그 맛을 재현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입맛 변천사는 결국 입맛의 고향, 어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회귀한다. 맛의 원형이 점점 희미해져 감이 한스럽다.
  • 온라인 분노를 먹이 삼아 끓어오르는 ‘사회의 온도’

    온라인 분노를 먹이 삼아 끓어오르는 ‘사회의 온도’

    온라인 세계엔 ‘1:9:90 법칙’이 있다. 1명이 콘텐츠를 만들면 9명이 댓글을 달거나 퍼 나르고, 나머지 90명은 보기만 한다는 내용이다. 여러 함의를 가진 법칙이지만 영향력 있는 소수에 의해 여론이 좌우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의견이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의미로도 종종 쓰인다. 이전 오프라인 세계의 미디어 수용자들에 대한 평가도 이와 비슷했다. 정치적 메시지 등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수동적인 집단으로 인식됐다. 사람들은 다가올 온라인 세상에선 다를 것이라 여겼다. 수많은 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거짓은 꼬리를 감추며, 진실만이 밝은 세상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그런 세상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 걸까. 새 책 ‘소셜온난화’는 촘촘해진 연결이 사회를 얼마나 암울한 방향으로 이끄는지 분석한 사회비평서다. ‘격분과 편가르기 진술’,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정치를 양극화하는가’, ‘위험에 빠진 민주주의’ 등 대략의 목차만 훑어도 전체적인 얼개를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이의 바람과 달리 온라인 세상에선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하는 세력이 득세했고 ‘사회의 온도’는 그만큼 펄펄 끓어올랐다. 수용자들 역시 자신이 좋아할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에 갇혀 확증편향에 빠지고 말았다. 그 뒤에 선 플랫폼 기업들은 수수방관하며 수익 창출에만 골몰하고 있다. 저자가 보는 디스토피아적 풍경이다. 책 제목인 ‘소셜온난화’는 환경 재앙인 ‘기후온난화’에 빗댄 표현이다. 미처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재앙으로 다가섰고, 되돌리기 힘든 상황까지 치닫고 있으며,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둘은 매우 흡사하다.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대가를 치르는 사람 따로 있는 불공평한 재난”이란 점도 그렇다. 그렇다고 휴대전화와 소셜네트워크가 없는 시대로 회귀할 수는 없다. 저자는 “소셜네트워크는 통합을 방해하는 도구가 돼 버렸다”며 “소셜온난화가 진행된 정도를 고려하면 우리가 의존해 왔던 고장난 도구를 재설계하고 개조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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