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회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정부안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확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물줄기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취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24
  • 386세대 중도·보수화 2배 이상 늘어

    386세대 중도·보수화 2배 이상 늘어

    몇몇 연구들은 2002년의 대통령 선거부터 세대 간의 갈등이 새로운 균열의 축(軸)으로 부상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 2004년의 총선에서도 세대변수는 지역주의 투표행태와 함께 선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세대변수는 정당지지와 관련하여 강한 인과관계를 가진 것으로 입증됐다. ●전 연령대에 걸쳐 중도성향 40%대 유지 2004년 총선과 2008년 총선에서 나타난 정치세대와 이념성향의 관계를 살펴보면, 우선 20대의 중도·진보적 성향이 4년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진보적 성향이 약간 줄며 보수적 성향이 일부 증가한 모습이다. 30대는 보수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세대의 경우 2004년 총선에서는 전체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총선 상황은 4년 전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전체적으로는 중도·보수적 이념성향이 지배적 현상이 나타났다. 40대는 30대보다 중도·보수화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2008년 총선의 경우 386세대에서 진보적 이념성향은 4년 전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어들었다. 반면, 보수적 이념성향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탈냉전 민주노동운동(30대) 세대와 386세대는 2007년 대선에서부터 시작된 우리 사회의 보수화 경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정치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2004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2004년 총선에서는 2002년 대선에서 시작된 한국사회의 진보화(化) 경향이 2004년 총선에서는 탈냉전 민주노동운동 세대와 386 세대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동시에 386 세대 이하에서 나타난 중도성향의 우위 현상은 2007년 대선에서도 나타났던 것으로 진보성향의 상당수가 중도화(化)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별로 비교해보면,2008년 총선에서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보수적 이념성향이 강화되는 추세가 뚜렷했다. 이러한 현상은 2007년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즉,2007년 대선의 연령대별 이념성향을 보면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는 일반적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2007년 대선에서는 연령대별 이념성향 분포에서 중도적 성향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 이하에서 각 세대별로 최대인 4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면,2008 총선에서는 전 연령대에 걸쳐 중도적 이념성향의 유권자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령대 높아질수록 한나라당 후보 선택 4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 중도적 이념성향의 유권자 비중이 최소 46%(40대)에서 최대 53.3%(30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정치세대 분류에서 386세대에 해당하는 40대와 탈냉전 민주노동 운동 세대의 중도·보수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중도·보수화 경향은 투표성향에서도 이어진다. 즉,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지역구와 정당투표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이전 연령대보다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는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등 기타 보수 세력에 대한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2008년 총선에서도 2007 대선에서 나타났던 이념성향의 유동적 성격이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2007년 대선의 보수회귀 분위기가 2008년 총선까지 이어진 것이다.
  • “최루액? 아예 총 들고 나오지”네티즌들 반발

    경찰이 극렬 폭력시위대에 대해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7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전경 버스를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위진압용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게시판 및 기사 댓글란에 “시민 다 죽이겠다는 것이냐.”며 경찰의 이같은 대응책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아이디 ‘moonbung’는 “아예 총자루 들고 나오지 그러냐.”며 “이것이 정녕 2008년의 대한민국이 맞단 말인가.”라고 개탄했다.아이디 ‘ssc2222’의 네티즌은 “노인·어린 학생에 심지어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엄마들도 많은데 너무한다.”며 “원인 제공은 정부에서 해놓고 이렇게 하다니 기가 막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kidland2’는 “차라리 염산을 섞는 건 어떤가.(경찰측에서는 시민들을)다시는 못 나오게 하고 싶을 것인데….”라고 비꼬았다. 다른 많은 네티즌들도 “물에 녹아내린 최루액이 눈이나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건강에 치명적일 것”이라며 “경찰의 발상을 보니 우리 나라가 80년대 이전의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bettle99’등 몇몇 네티즌들은 “공권력 무너지는 나라치고 잘된 곳 못 봤다.지금의 사태를 보면 꼭 무정부사태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와 함께 이날 경찰이 물대포에 형광색소를 섞어 분사한 뒤 그 색소가 옷에 묻은 시위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키로 한 것을 두고도 “근처에 있다가 잘못 맞은 사람들은 어떻게 구별할 거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李대통령 특별회견] 野 “촛불만 주시”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회견 이후 ‘촛불 민심’의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촛불 정국이 잦아들면 국회 등원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70만 촛불 대행진’ 이후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고 보고 향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45일 이상 지속된 강행군에 따른 피로감과 한·미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 등이 ‘조정국면’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국회 등원 시기를 조율 중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촛불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세를 취했다. 원 대표는 “촛불시위를 계기로 변화하는 국민의 요구와 의사를 수렴해야 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뉴라이트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보수 회귀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현재의 기류로 볼 때 민주당의 강경자세가 당장 꺾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미간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로 타결되더라도 민주당의 요구에는 못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촛불민심에 기대어 국회 등원을 마냥 늦출 수 없다는 게 고민이다. 당 지도부는 당초 20일쯤 등원시기로 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추가협상이 늦어지고 있어 주말 촛불집회가 등원 시기를 조율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촛불 민심 등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한 뒤 소속의원들의 총의를 수렴해 등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등원 시기는 내각 개편 이후인 다음주 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새정부 ‘美쇠고기 협상’ 기점으로 ‘날개없는 추락’

    [이대통령 취임 100일]새정부 ‘美쇠고기 협상’ 기점으로 ‘날개없는 추락’

    “인선을 잘못해 ‘강부자 내각’을 구성했다. 정무 능력 부재다. 정책 조율을 못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민심을 무시할 정도로 소통에 서투르다.”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1일 이명박 정부를 향한 평가로는 이같은 혹평이 주를 이룬다. 국민들이 정권과의 ‘허니문’ 대신 ‘조기 이혼’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간 형세다. 각종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20% 대 초반을 기록했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20%로 떨어진 지지율이 50%대로 회복되기는 어렵다. 회귀해도 30% 정도”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만큼 악화됐다. ●인선 잘못한 ‘강부자 내각’ 구성 참여정부의 낮은 인기를 발판으로 삼았던 이 대통령이지만, 최근 전임 노무현 정부에 쏠렸던 비판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모양새다.‘무능’ 또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여러 형태로 제기된 비판이 ‘무능’이라는 요소로 수렴되고 있다.‘강부자 내각’은 원래 도덕성 논란으로 연결됐지만, 애초부터 새 정부에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지 않았던 탓에 곧 사그라졌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장관들이 우물쭈물한 태도를 보이자 인선 문제는 “주변에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식의 ‘무능’에 대한 비판으로 비화됐다. 취임 초기 이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를 받고 즉석에서 생필품 50개 물가 관리를 지시할 때에는 즉흥적인 행보가 도마에 올랐지만, 역으로 ‘실무형·CEO형 리더십’이라는 매력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후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윤경주 대표는 “정부가 물가를 희생하거나 환율·금리 운용을 잘못한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번역을 잘못하는 등 정부의 무능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보다는 정치개혁에 초점을 맞춘 참여정부 때에 비해 이번 정부에 무능이 덧씌워졌을 때 더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면서 “경기가 호전되기 전에 지지율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도 잠식당할 위기 전문가들은 미 쇠고기 문제 해법을 통해 남은 임기 동안의 정국을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역경을 겪은 뒤 이를 극복하는 ‘영웅적 서사 구조의 삶’을 살아온 이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칙대로 움직일지,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치 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여야 정쟁하듯 국민과 정쟁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청와대가 전면적 쇄신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촛불시위 배후를 거론하며 시위대와 일반 시민을 분리하고, 시위대를 고립시켜 버린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들은 아직 참여정부를 선택한 손으로 찍은 이명박 정부에 미련이 남아 있다고 본다.”면서 “국민들도 재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졌을 때 미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조문 외교/함혜리 논설위원

    한 나라의 원수급 정치인이 사망하면 각국은 공식 조문사절단을 보내 애도의 뜻을 전한다. 장례식에 참석한 수뇌들은 문상에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 사절들과 접촉하면서 현안들을 논의한다. 조문 외교다. 애도기간의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아주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일들이 이뤄지곤 한다.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1969년 3월 미국의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드골을 백악관에 초대해 약 1시간동안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월남전쟁이 주요 의제였다. 닉슨은 훗날 이때의 회담이 키신저의 파리비밀여행,4년 후의 파리 평화협정, 미국의 월남철수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상대국이 적국일지라도 조문 외교를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특히 냉전시대에는 유력 지도자가 죽어야 동서 진영의 수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기 때문에 조문 외교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1980년 5월 있었던 티토 유고 대통령 장례식에는 정상급만 58명이 참석했다. 가장 주목을 끈 인물은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다. 팽창주의 외교정책을 구사했던 브레즈네프는 유고를 위성국으로 회귀시키려는 장기적 포석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장례식을 계기로 동·서독 정상회담도 이뤄졌다. 조문 외교를 다각도로 활용하기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2000년 6월 오부치 일본 총리 장례식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한·미·일 조율무대 역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 마지막날인 어제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피해현장을 방문해 색다른 조문 외교를 펼쳤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재난 피해현장을 찾은 이 대통령은 대지진의 진앙지 인근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이재민촌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직접 삽을 들고 복구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웃나라에 닥친 재난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우리의 진정성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된 두 나라 사이의 신뢰를 돈독히 하고,13억명의 중국인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외교적 성과는 없을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자연장/노주석 논설위원

    총 2000만개, 국토의 1%, 매년 서울 여의도 크기…. 우리나라의 ‘분묘(墳墓)’관련 수치이다.26일부터 자연장(自然葬)이 허용된다 해서 찾아본 통계다. 화장한 분골을 나무나 잔디 아래 뿌리거나 묻는 생소한 장묘문화가 이 땅에 첫 걸음을 하는 것이다. 나무 아래에 묻으면 수목장이고, 잔디 아래면 잔디장, 화단처럼 만들면 화단장이요 텃밭으로 가꾸면 텃밭장이다.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평소 좋아했던 나무, 꽃이 망자의 상징이 된다. 혐오시설의 대명사격이던 화장장과 분묘가 생활속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최초로 수목장을 시작한 스위스에서는 숲속 나무 아래 분골함 없이 묻는다. 추모목의 위치를 나타내는 직경 5㎝의 하얀색 동그라미 표시가 전부다. 독일에서는 추모목을 구입해 묻고 사망일이 적힌 알루미늄 표지를 붙인다. 영국에서는 장미 아래에 분골을 묻고 작은 동판을 꽂는 정원 방식을 선호한다. 일본은 수목장 구역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개정된 장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화장한 분골은 수목이나 화초, 잔디 등의 지면으로부터 30㎝이상 깊이에 묻어야 한다. 용기에 담아 묻거나 흙과 섞어서 묻는 것도 가능하다. 분골함은 자연 분해되는 소재로 가로세로 30㎝미만이어야 한다. 봉분을 쌓거나 비석을 세울 욕심은 품지 말아야 한다. 개인 땅일 경우 관할 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는 것으로 절차는 끝난다. 문중이나 종교단체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파주 용미리, 수원 연화장, 용인 시립장례문화센터, 인천 가족공원, 제주 어승생공원묘지, 춘천 군자공설묘지, 남해 추모누리 등에서 자연장지조성 작업이 진행중이다. 산림청소유 양평 국유림 등에도 대규모 수목장지가 조성되고 있다. 우리 국민의 60%가 매장보다 화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장은 산골(散骨)이 갖는 2%의 허무와 부족함을 메워줄 대안이다. 동·식물이 죽어 거름이 되듯, 인간의 육신도 흙으로 돌아간다. 자연회귀이다. 이제 생각을 정리하자. 공동묘지에 묻힐 것인가. 아니면 햇볕 따사한 동산에 서 있는 굽은 소나무 아래를 택할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아름다운 간판 2008] 예쁜간판 사후관리가 더 중요

    [아름다운 간판 2008] 예쁜간판 사후관리가 더 중요

    아름다운 간판을 가꾸기 위한 행정기관과 주민 등의 노력도 사후관리가 소홀하면 자칫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의류상점이 밀집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앞 노유거리(로데오패션거리)가 대표적이다. 노유거리는 2001년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뒤 활기를 되찾았던 곳이다.2002년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체계적인 간판 정비가 이뤄진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볼썽사나운 대형간판… 권리금 ‘0´ 당시 구청은 상인들끼리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끈질긴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한 뒤 간판은 가게당 2개로 제한했다. 붉은색 간판은 금지시켰으며, 글씨는 간판 크기의 8분의 3을 넘지 않도록 했다. 노점상·전신주·분전함 등 노상 적치물을 말끔히 치웠으며, 보도블록과 가로등도 미관을 고려해 단장됐다. 예쁜 간판들로 고급스런 이미지를 얻게 되자,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왔다.‘간판은 블록, 거리를 단위로 한꺼번에 정비해야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간판 정비 후 6년여가 지난 현재, 노유거리는 ‘명물 거리’라는 명성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다. 정비사업 이후 입주한 일부 업체의 간판은 기존 간접조명을 활용한 입체형 간판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좀먹고 있다. 경쟁업체가 몰려있는 탓에 건물 밖에 상품을 진열하는 등 노상 적치물도 증가하고 있다. 재개발 예정지로 지정된 원인도 있지만, 한때 최고 2억원까지 치솟았던 권리금은 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내려앉았다. 가게마다 볼썽사나운 대형 간판과 현수막들로 어지럽고, 전선·통신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근 골목들과의 차별성을 잃어가고 있는 셈. 당시 사업 기획을 주도했던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상가 주인들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초창기 취지는 퇴색하고, 자율 규제도 미약해져 차츰 정비 사업 이전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게다가 길 건너편에 ‘스타시티’라는 대규모 상권이 형성된 것도 동력을 상실하는 계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간판정비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됐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상가 주민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압구정 현대 APT주민들 자율규제 3개 상가건물에 입주한 45개 점포에서 기존 간판 133개를 모두 철거한 뒤 입체형 간판 1개씩만 설치했다. 간판은 건물과 보도는 물론, 버스정류장과 가로등 등 각종 공공시설물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건물주는 불법 간판으로 상처투성이인 건물 외벽을 보수했다. 지난해 8월 사업이 완료된 만큼 지금까지 들고나는 점포주가 많지는 않다. 다만 불법 간판이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신성수 상가입주자회의 대표는 “환경이 깨끗해졌을 뿐만 아니라, 소모적인 간판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니 서로 편하다.”면서 “앞으로도 입주자회의를 통해 자율 관리되는 시스템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11) 강원도 인제 방태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11) 강원도 인제 방태산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상남면에 걸쳐 있는 방태산은 깊은 산골에 자리잡은 오지의 산이다. 방태산이라 불리는 봉우리는 없고, 주봉격인 주억봉(1443m)을 중심으로 동쪽의 구룡덕봉(1388m), 서쪽의 깃대봉(1435m) 등으로 이루어진 산역 전체를 방태산이라 한다. 이들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산줄기는 중앙의 분지를 둘러싼 형국을 하고 있다. 높은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여 있는 중앙에 펑퍼짐하고 너른 분지가 발달해 있고, 분지로 들어서는 입구는 매우 좁은 방태산의 이런 특별한 지형은 예로부터 큰 난리가 나도 이 안에 들기만 하면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다.‘정감록’도 커다란 프라이팬처럼 생긴 이곳 분지를 승지의 하나로 꼽고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 소장 산행거리가 길어서 초심자들은 엄두도 못 내던 산이었지만 1997년에 방태산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면서 산행객의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 휴양림에서 매봉령, 구룡덕봉을 거쳐 주억봉에 오른 다음 다시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잡으면, 힘들이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봄꽃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이처럼 사정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방태산 꽃산행은 하루가 꼬박 걸리는 긴 산행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꼬박 하루 걸리는 긴 산행길 봄꽃이 마중하고 산이 높고, 분지를 이루는 산역도 깊은 방태산은 숲이 좋기로 이름 높다. 고도가 높은 능선에는 신갈나무 군락을 비롯하여 만병초, 분비나무, 사스래나무, 주목 같은 북방계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분지 안에는 가래나무, 거제수나무, 귀룽나무, 까치박달, 다릅나무, 당단풍나무, 물박달나무, 산겨릅나무, 산개버찌나무, 산벚나무, 야광나무, 피나무, 황철나무 등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다. 숲 속에는 노린재나무, 매화말발도리, 물참대, 병꽃나무, 생강나무 같은 떨기나무들이 중간층을 이루고 있는데, 시닥나무와 청시닥나무가 다른 산들에 비해서 특히 많아서 눈길을 끈다. 청시닥나무는 줄기가 녹색을 띠어 시닥나무와 구별되는데, 북방계식물로서 중부 이북의 산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이곳에서는 저지대부터 고지대 능선까지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가을철에 방태산을 찾으면 이 나무가 단풍이 들 때 내는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산행을 할 수 있다. 떨기나무 가운데는 희귀식물로 꼽을 만한 인가목조팝나무도 포함되어 있다. 방태산의 펑퍼짐한 분지는 땅이 기름지고 물기가 많아 풀꽃들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봄꽃만 꼽아보아도 가지괭이눈, 감자난초, 금강애기나리, 금강제비꽃, 나도개감채, 나도양지꽃, 노랑제비꽃, 동의나물, 두루미꽃, 매발톱꽃, 박새, 삿갓나물, 연령초, 은방울꽃, 큰산장대, 풀솜대, 피나물, 홀아비꽃대,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등 많다. 나무들에 잎이 채 돋아나기도 전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이들 풀꽃들이 활짝 꽃을 피워 숲바닥을 형형색색의 화원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맘때 피어나는 동의나물은 저지대 습지에서부터 고지대 샘터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독초로 알려져 있으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둥근 잎 모양 때문에 맛있는 나물인 곰취로 착각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둥근 잎을 뚫고 올라오는 노란 꽃도 매우 인상적이다. 가지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금괭이눈류, 선괭이눈,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등 괭이눈속(屬) 식물 가운데 가장 늦게 꽃을 피운다. 이맘때부터 피기 시작해서 6월 중순까지도 꽃을 볼 수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녹색에 가깝고, 식물체의 키도 작기 때문에 눈여겨 찾아야 한다. 방태산에서는 계곡 주변의 습지 여러 곳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이곳에는 5월 중순까지 애기괭이눈도 꽃을 피우고 있으므로, 두 식물을 구분해 보면 좋다. ●펑퍼짐한 분지, 기름진 토양… 풀꽃천국 풀꽃 가운데 희귀식물로는 구실바위취, 금강초롱꽃, 나도제비난, 자주솜대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도제비난은 습지에서 이맘때 꽃을 피우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인 구실바위취와 자주솜대는 6월에 꽃을 볼 수 있다. 자주솜대는 환경부가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고산식물이다. 금강초롱꽃은 초가을 꽃이다. 방태산의 심장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구룡덕봉에는 폐쇄된 군사시설물이 있는데, 이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뚫었던 비포장도로가 정상까지 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도로를 통해 나물꾼들이 몰려들어 고지대의 산나물을 무차별적으로 채취함으로써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올해부터 북부지방산림청이 차량을 통제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 [시론] 진정한 비례대표제의 부활을 꿈꾸며/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시론] 진정한 비례대표제의 부활을 꿈꾸며/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정당 이름 사상 가장 ‘웃기는’ 이름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게 틀림없는 ‘친박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14석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솔직히 처음 언론에서 그처럼 해괴한 당명이 보도될 때만 해도 가십 기사이거나 노회한 정치인들의 농담인 줄만 알았다. 급조된 친박연대가 정당득표율 13.2%를 기록하면서 8석의 비례후보를 탄생시켰다. 그들은 정치적 리얼리스트들이었다. 환호하며 당당했던 그들의 비례후보 1번 양정례를 보면서 일각에서는 정당투표를 통한 비례후보 선출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2004년 총선을 상기해 보자. 진보정당을 자임하면서 링 위에 올라온 민주노동당의 정당 득표율은 13.1%였다. 비례후보는 8석으로 친박연대와 같았다. 민주노동당은 새로 도입된 1인2표에 따른 ‘정치적 여유’의 일정 부분을 진보에 투자한 유권자들 덕분에 모두 10석(지역구 2석 포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여의도에 입장했다. 아침이슬이 뱀의 속을 통과하면 독이 되고, 벌의 속을 돌아 나오면 꿀이 된다. 물론 민노당과 친박연대를 꿀과 독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례대표제도가 만들어내는 산물이 질적으로 매우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한국 정치의 문제점으로 숱하게 지적돼온 것들, 소선거구제에 따른 ‘수두룩한’ 사표 발생과 승자독식 선거제도, 지역 정당의 온존, 정책전문 역량과 여성, 장애인 등 소수 약자 집단과 소수 정당의 진입장벽에 따른 의회 대표성의 불균형 등을 극복하는 대안적 제도로 평가받았던 제도가 정당투표와 비례후보제도였다.17대 국회와 노무현 정권 시절 정치개혁의 알갱이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던 제도가 독일식 정당명부제-사실상 전면적인 비례후보제도-도입이었다. 더 나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까지 걸어놓고 대연정을 하자며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을 즈음, 대연정의 목표는 지역정치 해소이고 방법으로 얘기됐던 것이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 강화였다. 양정례, 이한정, 정국교 따위들 때문에 이 제도의 존폐가 운위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사실 개헌을 하지 않으면 없앨 수도 없다. 양정례는 괴상한 정당 ‘친박연대’에서 충분히 나올 만한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이며, 이한정은 문국현 사당(私黨)의 사필귀정이며, 정국교는 낯익은 케이스다. 정당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 제도는 과거의 ‘전(錢)국구’로 회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제도일 수밖에 없다. 사법적인 처리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대안이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대안이라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대안적 제도 설계의 어려움이 아니라, 정치인도 일반 유권자들도 비례대표 제도의 중요성이나 확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알아도 그 일을 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최근 나타난 각당의 비례후보 공천의 난맥상이 제도의 긍정성에 대한 평가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죽지 않고-이번에 비례후보는 2명이 줄고 지역구가 2명 늘었다-살아남아서 그 장점을 발휘하게 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비례후보 숫자를 대폭 늘려, 사회적 관심과 견제, 검증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힘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투표장에 안 간 54%가 거리로 나서지 않은 담에야.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 [사설] 한·일 신시대 말보다 실천을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의 복원에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는 200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한·일 관계는 노무현·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시절 크게 악화됐다. 양국의 풀뿌리 교류는 활발한데도 정상 간 소통은 원만치 못한 불균형의 시간이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미래지향의 신시대를 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셔틀외교가 재개되면서 후쿠다 총리가 약속한 연내 답방을 기대한다. 한·일 양국은 어느 정권이건 우호와 미래지향을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노 정권도 한·일 신시대를 외쳤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는 쉽게 흔들리고 금세 나빠졌다. 한·일 관계가 뒤틀린 원인은 주로 일본에서 제공했다. 과거사,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다. 일본은 보수색으로 회귀한 이명박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숙제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은 이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발언을 새겨야 한다. 미래 지향이란 과거를 잊거나 왜곡하더라도 그냥 넘어가자는 의미는 아니다. 양국의 번영에 협력은 필수적이다. 미래 신시대를 열기 위해 실질적 경제협력과 젊은 세대의 교류를 넓히기로 한 합의는 의미가 깊다. 양국의 무역역조가 290억달러에 이른다. 기술이전과 투자를 촉진할 부품·소재 전용공단의 한국 설치를 검토한다는 일본 측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일본이 조급증을 보여온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도 약속됐다.FTA는 우리보다 일본 측에 유리하다고 한다. 한·일 FTA의 협상이 모두에 이익이라는 신뢰가 없으면 2004년과 같은 협상 중단을 되풀이할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일 신시대는 말보다는 상생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실천력에 달렸다.
  • 달을 밟아본 9인 영광과 내면의 변화

    “너무 아름답다. 지구에서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면 여기서 본 것처럼 아름답게 살고 싶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감이다. 우주정거장에서 보내 오는 영상 속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사람들은 열광과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비판과 냉소를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310억원이라는 비용 대비 과학적 성과가 크지 않고, 미국 항공 우주국이 이소연씨를 우주인이 아닌 우주비행참가자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성공적인 우주시대 개막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인다. 앤드루 스미스의 ‘문더스트’(이명현·노태복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는 이같은 유추에 설득력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미국 출신의 영국인 프리랜서 작가인 스미스는 일찌감치 인류의 가장 드라마틱한 모험, 유인 우주 계획에 관심을 가졌다. 부제 ‘달을 밟은 아폴로 우주인 9명의 인터뷰’가 드러내는 것처럼 그는 달세계를 밟아본 12인 중 현존하는 9명을 만나 우주 계획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생생하게 듣고 지구 외 다른 천체를 밟은 경험이 인생과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솔한 속내를 기록했다. 뜻밖에도 아폴로 우주인들의 지구 귀환 후 삶은 영광으로 가득 차 있지만은 않다. 다시 말해 깊은 내면에서부터 환희, 희망은 물론 고통, 외로움, 절망, 회의를 겪어내야 했다. 최초의 달 착륙 우주인 아폴로 11호 탑승자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각각 교수, 우주계획 설계자로 일한다. 하지만 달에서 돌아온 직후, 암스트롱은 지구 근원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은둔했고, 올드린은 몇 년 동안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 빠져 지냈다. 또 14호 탑승자인 에드거 미첼은 계시를 통해 우주의 지적 존재를 깨닫고, 순수 지성론 연구소를 설립했다.‘우주에의 열쇠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그의 주장을 일종의 뉴에이지 종교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 책은 우주 비행 수집품 마니아, 우주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가, 달 착륙 조작을 주장하는 음모론자들까지 인터뷰해 아폴로 계획의 시대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냈다.1만 8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가요계 90년대로 돌아간 까닭은

    가요계 90년대로 돌아간 까닭은

    올 봄 가요계는 1990년대에 푹 빠져 있다.90년대를 풍미하던 그리운 목소리들이 약속이나 한 듯 줄줄이 음반을 내고 있다. 그 열기는 공연무대 곳곳으로도 번지고 있는 중이다. 2008년 가요계가 90년대로 고개를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광진 강산에 정재형 등 ‘6년만의 외출’ ‘마법의 성’의 김광진,‘넌 할 수 있어’의 강산에,‘베이시스’ 출신의 정재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90년대 히트곡을 낸 가수들로 올 3∼4월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 6년 만에 가요시장으로 컴백했다. 그간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김광진은 이달 초 새 타이틀곡 ‘아는지’를 비롯해 자신이 작곡한 기존의 히트곡 ‘편지’‘사랑의 서약’ 등을 수록한 새 앨범을 냈다. 그는 이승환의 ‘덩크슛’,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의 작사·작곡가로 90년대 발라드계의 호황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로 90년대 대중음악계에 클래식 열풍을 몰고 왔던 ‘베이시스’ 출신 정재형도 지난 3일 6년 만에 일렉트로닉 팝을 컨셉트로 한 신보를 냈다. 그동안 프랑스에서 작곡 공부를 했던 그는 영화 ‘중독’‘오로라 공주’ 등에 참여하며 영화음악가로도 명성을 쌓아왔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온 강산에 역시 지난달 말 8집 앨범 ‘물수건’을 내고 현재 홍대 상상마당에서 발매 기념 공연 중이다.‘라구요’‘와그라노’ 등 한국적인 록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이번 새 앨범을 ‘답’‘나의 기쁨’ 등 진솔하고 따뜻한 노래들로 채웠다. 이적, 김동률, 정재형 등이 소속된 뮤직팜의 강태규 이사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대중가요는 ‘보는 음악’ 중심의 기형구조로 선회해 다양성을 잃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90년대 가요의 부활은 단절된 시대에 대한 회귀본능이자 음악적 진정성에 대한 소구”라고 말했다. ●리메이크 음반·공연계에도 열풍 90년대 가요는 리메이크 음반 시장이나 콘서트장에서도 인기메뉴가 되고 있다. 가수 이승기는 ‘다줄꺼야’‘추억속의 그대’ 등 90년대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스페셜 앨범을 발매해 온·오프라인 앨범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남성 듀오 플라이 투더 스카이 역시 전람회의 ‘취중진담’패닉의 ‘달팽이’터보의 ‘회상’등 90년대 인기가요를 리메이크한 앨범을 23일 발매한다. 90년대 바람은 공연무대에서 더 거세다. 지난달 중순 근 6년 만에 콘서트를 연 토이는 사흘동안 1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19일에는 부산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연다.4년만에 컴백해 8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김동률도 6000석 규모의 서울 공연 티켓이 순식간에 동이 나 추가공연까지 결정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작곡가 이영훈 추모음악회 ‘광화문 연가’도 성황리에 열렸다. 이에 대해 박은석 대중음악 평론가는 “2000년대 들어 대형기획사들이 만들어낸 대중가요가 새로운 트렌드나 대안이 되지 못한 데 대한 반작용”이라고 풀이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위대한 유목민,위태로운 유목민/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열린세상] 위대한 유목민,위태로운 유목민/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인 자크 아탈리가 쓴 ‘호모 노마드(Homo Nomad)’는 21세기의 새로운 인간형에 관한 인류학적 보고서다. 그는 인간을 세 부류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첫째는 농민·공무원·교사·군인과 같은 ‘정착민’, 둘째는 연구원·음악가·연극배우·영화감독·운동선수·게이머와 같은 ‘자발적 유목민’, 셋째는 이주노동자·정치망명객·실업자와 같은 ‘비자발적 유목민’이다. 극한적인 재미를 추구한다는 ‘엑스펀(ex-fun)족’, 명품이나 골동품 구입 대신 여행·레저·공연관람을 즐긴다는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족’ 등은 자발적 유목민에 속하는 종족이다. 이들은 변화를 지향하며 창조적이고 자유롭다. 이들 중에는 부모 잘 만난 ‘팔자 좋은 유목민’도 있지만, 그들보다는 스스로의 능력으로 세계적인 정보산업·엔터테인먼트 산업·과학계를 이끄는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스티븐 호킹과 같은 ‘위대한 유목민’이 주축이 되어 있다.21세기에 들어서서 전세계적으로 이들의 숫자는 급증하고 있으며, 인류 문명의 창조자로서 이들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한편, 퇴직에 대한 불안으로 창 밖만 바라본다는 ‘면창(面窓)족’, 평생을 아르바이트로 살아간다는 ‘파트타임 프리터족’ 등으로 대표되는 비자발적 유목민은 끊임없이 불안에 떨며 위태롭다. 게다가 이 종족 또한 급증하고 있다. 실업급여 신청자가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도 하고, 올해 우리나라 박사학위 소지자 4만여명 중 65.5%나 되는 2만 5000여명이 백수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고령화 추세는 창조력과 생산력이 빈약한 실버 유목민의 증가를 야기한다. 유목민 증가는 정착민과의 갈등을 증폭시킨다. 기존의 가치와 제도에 안주하고 안정적 사회시스템을 원하는 정착민들에게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과 파괴를 통해 변화를 꿈꾸는 유목민들은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한 예로 이주노동자로 인한 인종차별과 폭동은 유럽과 미주 대륙의 심각한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민, 사대부, 판검사, 은행원, 군인, 경찰 등 정착민이 지배해온 사회였다. 권위주의·집단주의·지역주의 등은 정착형 사회인 우리나라의 전형적 규범이었다. 그러한 한국사회에 민주화 바람과 함께 유목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탈권위, 개인주의, 국제주의는 유목형 사회의 규범적 가치이다. 그들은 실험과 개척정신으로 무장되어 있고, 일탈과 파괴를 즐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런 사람들은 떠돌이·괴짜·광대·집시·부랑자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천재·창조자·개혁가로서 각광을 받는다. 최근 우리나라가 다시 보수적 정착형 사회로 회귀하는 모양새가 보이기는 하지만, 정착형 사회에서 유목형 사회로 진화되어 가는 세계문명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거라고 본다. 또 제 아무리 능력 있는 정착민도 언젠가는 직장을 잃고 조직을 떠나 비자발적 유목민이 되어 황무지를 떠돌게 되는 현실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기존의 관습과 제도를 혁신하자는 외침이 높아져 간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향후 ‘위대한 유목민’이 얼마나 배출되느냐 하는 과제는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위대한 유목민들이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정확히 포착하고, 변화와 도전과 창조의 세계를 펼쳐갈 때 위태로운 유목민들의 문제 또한 많은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유목민의 양성과 지원에 주목할 때가 왔다. 김명곤 연극인·전 문화부장관
  • [4·9 총선 이후] “여도 야도 모두 패자… 정당정치 뒷걸음질”

    [4·9 총선 이후] “여도 야도 모두 패자… 정당정치 뒷걸음질”

    18대 총선을 통해 표출된 민심은 무엇일까? 또 총선 결과는 앞으로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인가? 서울신문은 총선 결과를 진단하고 향후 정국을 전망하기 위한 긴급 전문가 좌담을 개최했다.4·9총선의 결과가 확정된 10일 오전 한국선거학회장인 이남영 세종대 교수와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욱 배재대 교수가 서울신문에 모였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를 이끄는 세 교수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여론의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해왔다(사진 왼쪽부터 김욱·이남영·김형준 교수). 정리 박창규 구동회기자 nada@seoul.co.kr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남영 교수 총선이 끝났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결코 승리한 게 아닌 걸로 보인다. 총선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김형준 교수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안정과 견제의 혼합이다. 그런데 견제의 성격이 좀 특별하다.17대 의회에서 열린우리당은 응집된 여대야소의 구조를 가졌지만, 한나라당은 분절된 여대야소의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갈등 속에서 박 전 대표가 빠지면 여대야소는 금방 무너지게 된다. 이번 표심을 세부적으로 보면 세 가지가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MB 브랜드 파워가 힘을 발휘한 수도권은 경제 살리기 심리가, 영남에서는 박근혜 살리기 심리, 그리고 기존의 지역주의에 충청의 자유선진당 바람이 추가됐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삼국지가 아니라 사국지의 양상을 보였다. ●김욱 교수 이번 총선은 ‘시기’가 좌우한 것 같다. 대선을 치르고 4개월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 결과도 복합적이다.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에다 새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까지, 어정쩡하고 복합적이고 애매모호한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메시지가 단순하지 않다. 뚜렷한 승자가 없는 선거였다. 1 보수는 정말 승리했나 ●이 교수 보수진영이 200석을 넘겼다. 내부적으로 권력 분절현상은 있었지만 진보에 대한 보수의 승리로 봐도 되는 될까? ●김형준 교수 결과적으로 보수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보수 편향 사회로 회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유권자들의 이전 이념 성향은 진보와 보수가 강하고 중도가 약한 ‘쌍봉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도가 강화되는 이념적 지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가 보수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 짙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중도가 보수를 선택한다는 확신은 없다. 중도의 표심은 언제나 유동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김욱 교수 같은 의견이다. 유권자의 이념이 몇년 새 갑자기 변하는 건 아니다. 보수화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의미는 다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이념이 반짝 중요해졌다. 진보-보수 대립양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이념의 중요성이 약화됐다. 진보층은 노무현 정부가 끝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울 만한 이슈가 없어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보수로 움직인 걸로 보인다. 2 한나라민주당의 앞날은 ●이 교수 주요 정당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홍이 크게 표출됐고, 친박연대도 출연했다. 한나라당의 앞날에 대해 전망해달라. ●김형준 교수 한나라당에 유력한 비주류가 생겼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에는 비주류가 없었다. 박 전 대표측에는 자원이 풍부하다. 다선 의원부터 초선까지 경력과 연륜이 있는 당선자가 많다. 하지만 친이측은 이재오·이방호 등 계파 핵심부가 무너졌다. 이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열면 친이측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친박세력이 복당은 되겠지만 시점으로 보면 7월 전당대회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당선자보다는 두 진영을 아우르는 중립적 인사가 양 진영의 타협으로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차원에서 한나라당 차기 대표는 김형오 의원이 유력시된다고 본다. 박 전 대표와도 관계가 있고 인수위 경력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에 국회의장 감이 없어 5선의 김 의원이 유력시된다는 데 있다. 이럴 경우 전통적 야당에서 있었던 집단지도체제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교수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계파간 내홍이 만만찮을 거 같은데. ●김욱 교수 민주당의 경우 손학규 대표 체제가 유지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번 선거결과가 좋지 않았고 손 대표의 당내 장악력도 낮은 편이다. ●김형준 교수 손 대표 체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이 몰락했기 때문이다.81석은 의미있지만 내용상으로는 손 대표를 받치고 있었던 수도권에서 참패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차기 당권 주자는 추미애 당선자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 민주계의 상징적인 인물임과 동시에 수도권 의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정통성 있는 뿌리를 가진 사람이 누구냐 하는 질문에서 강금실 전 장관은 힘이 빠진다. 열린우리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추 당선자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또 민주당은 결국 창조한국당과 결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창조한국당의 간판인 문국현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5.8%를 얻었다. 둘이 합치면 떠나간 20∼30대를 끌고 가는 힘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 분열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통합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김욱 교수 통합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떨어져 나온 과정이 워낙 험악했다. 구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진보진영의 입장은 좀더 두고 기다리면서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3 낮은 투표율 이유는 ●이 교수 감정이 지배했던 뜨거운 선거였는데 오히려 투표율은 너무 낮았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형준 교수 안정과 견제는 슬로건일 뿐 선거에는 쟁점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야당의 실수다. 대운하와 대북문제는 가능한 쟁점이었다. 하지만 가다가 주저앉았다. 우리 정치의 특징은 정당에 대한 일체감보다는 정당 지도자에 대한 일체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과 당 대표들간의 정서적 일체감이 없었다. ●김욱 교수 민주화 이후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 동원투표로 투표율을 높인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러나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유권자를 이끌어낼 동인이 부족했다. 선거의 복합적 특성도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 등 네거티브한 주제들로 선거판이 채워졌다. ●이 교수 친박연대 등 일회성 선거정당이 출현해 정당정치의 기본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있다. 세계사적으로 드문 경우다. ●김욱 교수 정당정치라는 차원에서 보면 말이 안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우리 정치가 인물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소선거구제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인물중심 구도를 만든다. 대통령제를 의원내각제로 바꾸는 것도 찬성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고, 선거제도를 비례대표 의석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김형준 교수 나는 생각이 다르다. 비례대표 때문에 친박연대가 강화된 것을 보라. 비례대표를 늘리면 감정적 투표가 성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비례대표제는 폐지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철학이 빈곤하다. 이번에 성행한 박근혜 마케팅이 오히려 박근혜를 죽이는 것이다. ●이 교수 거물들이 쓰러졌다. 민주당 손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김근태 의원, 한나라당의 이방호·박희태 의원 등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거부당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들의 재기가 가능할까? ●김형준 교수 이명박계의 핵심 4인방이 떨어졌다. 이재오·이방호·정종복·박형준, 더 나아가 김해수까지. 박근혜 전 대표가 ‘사적 감정이 개입된 공천’이라고 몰아붙인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여전히 정치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나을 듯싶다.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40∼50석밖에 안 됐는데, 이것을 80석까지 올려놓았다. 손 대표가 종로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은 조금 다르다. 본인이 지역적 연고에 비중을 두었고 참여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책임론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 교수 선진당이 충청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두 석만 더 끌어오면 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 4 지역주의로 회귀했나 ●김욱 교수 과거 지역주의가 부활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확연히 차이가 있다. 충청 유권자가 갈 곳이 없어진 게 성공 요인이다. 갈 곳 없는 마음을 선진당이 파고든 것이다. 과거 지역주의는 특정 지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중요했다면, 지금의 지역주의는 이회창 총재에 대한 유대감이나 애정보다는 충청지역이 홀대받는다는 반감의 표현이다. 서울도 신지역주의가 나타난다는데, 그것도 감정적인 유대보다는 실리적 이익, 아파트 가격 폭등과 같은 경제적 변수에 의해 서울지역 유권자들이 움직인 걸로 보인다. ●김형준 교수 실리적 지역주의다. 하지만 자꾸만 충청도를 자유선진당의 압승으로 언론에서 다뤄가는데, 충북에서는 민주당이 8석을 차지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선진당이 충남·대전을 중심으로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 선진당의 두번째 포인트는 정당 득표율이 낮다는 것이다. 친박연대는 13%였지만 선진당은 7%에 불과해 이회창 총재가 지난 대선 때 얻은 15%의 반토막이 났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선진당에 있는 사람들을 영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교섭단체가 안 되면 이탈 가능성 높아진다. 한나라당에서 충청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 등이 마련되면 선진당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 [4·9 총선-판세 인포그래픽] 한나라 영남·민주 호남·선진 충남 ‘新삼국지’

    [4·9 총선-판세 인포그래픽] 한나라 영남·민주 호남·선진 충남 ‘新삼국지’

    ■지역별 싹쓸이… 무소속 입당 러시 땐 구도 심화 9일 18대 총선 개표결과 한국정치의 병폐인 ‘신 삼국지’가 재연됐다. 한나라당은 영남, 통합민주당 호남, 자유선진당 대전과 충남을 석권하는 결과를 낳았다. 각 정당이 철저히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분할 구도로 회귀했다. ●한나라당·민주당·자유선진당 3분할 재연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압승, 과반 의석 확보의 기반을 다졌다.17석이 걸린 경남에서 한나라당은 13개 선거구를 휩쓸었다. 같은 수의 의석이 걸린 경북에서도 9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18석의 부산에서는 10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대구 12석중 8곳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6석이 걸린 울산에서는 5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도 호남 지역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전북에서 11개 선거구중 9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전남의 경우 12개 의석중 9개 의석을 민주당이 가져 갔다. 광주에서도 8개의 선거구중 7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 자유선진당은 10석이 걸린 충청남도에서 8석을 싹쓸이했다. 대전에서도 6개 지역구 중 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지역구도 타파 가능성도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는 지역분할을 타파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역별로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한 결과다.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후보들이 영남에서 대거 부활했다. 특히 부산에서 친박 세력인 김무성(남을), 유기준(서구), 김세연(금정), 이진복(동래), 박대해(연제), 유재중(수영), 현기환(사하갑) 후보 등이 당선됐다. 특히 민주당 조경태(사하을) 후보가 지난 17대에 이어 ‘불모지’에서 재선 의원으로 선출돼 각광을 받았다. ‘친박 바람’이 거셌던 대구에서는 홍사덕(서구),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조원진(달서병)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경북에서도 8명의 무소속 후보가, 경남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창원을) 강기갑(사천) 후보 등 4명의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다. 호남에서도 ‘무소속의 바람’이 불었다.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인 이무영(전주 완산갑)·유성엽(정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전남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후보가 목포에서 당선됐다. 무안 신안에서는 무소속 이윤석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후보를 꺾는 이변을 낳았다. 해남·완도·진도에서도 무소속 김영록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광주에서는 선거운동 기간내내 우세를 보였던 무소속 강운태(남구) 후보가 가볍게 승리했다. 자유선진당이 선전할 것으로 알려졌던 충북에서는 민주당이 ‘인물론´을 내세워 8개 지역구중 6석을 석권했다. ●무소속 입당 줄이을 듯 그러나 영남과 호남권의 무소속 후보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점쳐져 결국 지역색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개표 결과 압도적인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영남권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영입작업에 나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남의 무소속 후보들도 선거기간 내내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공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적지 생환 3인방 민주 조경태·최철국·양승조 부산·경남·충남서 재선 성공 “조경태·최철국·양승조가 살아 돌아왔다.” 부산 사하을의 조경태·경남 김해을의 최철국·충남 천안갑의 양승조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각각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지역과 자유선진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한 충남권에서 유일하게 ‘생환’한 후보다. 통합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적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후보들이다. 한 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승리다.”라고 했다. 셋 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난전’을 벌였다. 조 후보는 한나라당 최거훈 후보와의 재대결에서 2000여표차 승리를 거뒀다.4년 전 대결과 비슷한 결과다. 그러나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았다.4년 전엔 탄핵바람과 무소속 박종웅 전 의원의 독자출마가 조 후보를 도왔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때는 어부지리를 얻은 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진짜 지역의 벽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최 후보도 간발의 차로 승리를 거뒀다. 당초 한나라당 송은복 후보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됐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을 탈환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했었다. 그만큼 상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효과’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 걸로 판단하고 있다. 충남지역에선 양 후보가 유일하게 생환했다. 자유선진당 바람이 워낙 거셌다. 선진당은 충남지역 10개 선거구 가운데 8개 지역을 석권했다. 지난 선거에 이어 한나라당 전용학·자유선진당 도병수 후보와 다시 맞붙은 양 후보는 다시 한번 승리를 거뒀다.4년 전과 1∼3위 순위도 같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별로 한명씩이지만 전국정당으로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소중한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번 선거에서 정책대결은 실종됐다. 보수세력들간 경쟁에서, 지역주의로 회귀한 정당구조에서 정책선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끼리끼리 하는 경쟁에서 정책 차이가 있겠는가. 지역주의에 귀의한 정당에서 지역감성 외에 무슨 정책이 필요하겠는가. 결국 정책논의는 사라지고 감성적인 정치구호만 남발했다. 그들끼리 경쟁에 국민들은 소외되고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그러니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을 50%대로 예측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31% 지지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25% 내외의 득표로 당선된 국회의원, 이들이 정치를 독식하는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더 큰 문제는 보수 대통령에 이어 보수 성향 국회의원들의 독식이다. 한나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무소속연대 등 보수 세력이 200석 내외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수 세력에 의해 독식된 정부와 국회가 70%대의 투표 기권자와 타당 지지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거결과는 승자독식이지만 모든 정책을 독식해서는 안 된다.30%의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의원이지만 이들 30%의 대표일 수는 없다. 그러나 벌써 여기저기서 그들을 지지한 30% 보수 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승자독식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민의를 누가 대변할 것인가이다. 정책정당으로서 기반도 약하고 지지율이 낮은 야당이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것이라고 당분간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안정된 과반 이상 의석을 얻는다면 거침없이 각종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들 정책이 만약 그들의 지지 세력인 30% 국민만을 대변하는 정책들이라면 누가 그것을 견제할 것인가이다. 민주정치는 기본적으로 여론에 기반한다. 선거로 뽑힌 정치권력은 결코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여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국회와 정부가 정책 및 입법기구로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마지막으로 그 기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언론이다. 그러나 이 기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벌써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의 권언유착 현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은 보수적인 유권자와 독자를 기반으로 탄생한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이들 간의 권언유착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어떤 권력이나 자본, 족벌로부터 자유로운 공정보도와 바른 보도로 공공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서울신문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명박 정부의 거침없는 정책들에 대한 검증과 대안 제시는 선거 국면보다 더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선거 국면보다 더 철저히 검증하기를 기대한다. 30% 정부라 할지라도 30%만의 지지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정치권력은 지지계층을 배반한 정책에 승부를 걸기보다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 많은 독재 권력들이 언론을 통제하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 정부도 그런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보수적 성향의 언론독과점 강화, 시장에 포섭된 언론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간섭, 선거에 관한 의사표현에 대한 제한 등 좋지 않은 징후들이 벌써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들은 국민의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는 많은 언론정책을 쏟아 낼 것이다. 서울신문은 국민의 기본권이자 민주주의 실현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언론관련 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엇나가는 애국심/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엇나가는 애국심/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이 시끌벅적하다.‘야스쿠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 때문이다.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초유의 사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까지 나서서 유감을 표명할 정도다. 영화 야스쿠니는 제목처럼 가장 민감한 곳인 야스쿠니 신사를 다뤘다. 종전기념일인 8월15일, 신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군상들의 광경을 10년간 고스란히 담았다. 해설도 없다. 관객 스스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누구도 모르는 역사가 여기에 있다.’라는 문구를 달았다. 일본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는 모르는 야스쿠니 신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 했다는 게 감독 리잉의 말이다. 사태의 핵심은 시각차다. 발단은 우익계 의원들에게서 비롯됐다. 감독 리잉의 “역사나 이념이 아닌 야스쿠니 신사 자체다.”라는 설명에도 귀를 막았다.‘의원들만을 위한’ 전례없는 시사회를 가졌다. 사전 검열의 시비도 불거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관람 뒤 “이데올로기적인 메시지가 강하다.”라는 멘트를 던졌다.‘반일적’이라는 얘기다.1937년 난징(南京)학살의 사진을 문제 삼았다. 일본군이 일본도(刀)로 중국인을 참수하려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중국에 의해 조작된 ‘가짜 사진’이라는 일본의 주장이 강한 데도 삽입한 것은 ‘고의적’이라는 논리다. 본의든 아니든 우익세력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영화관 측은 “상영하지 말라.”는 협박과 항의에 시달렸다. 차량 시위를 벌이는 단체들도 나왔다. 영화관은 결국 상영 계획을 취소했다. 마치 알려지길 바라지 않는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를 ‘최소한’ 일본에서만이라도 막겠다는 몸부림이나 다름없다. 홍콩국제영화제의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비롯, 국제 영화제에서의 반향은 아예 무시했다. 영화 야스쿠니의 평가는 관객의 몫이어야 한다. 정치인도, 영화 평론가도, 우익세력의 것도 아니다. 공개적으로 볼 기회를 제공,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한 시민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도리어 궁금증만 키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개봉 자체를 막는 짓은 관객의 수준을 얕보는 모욕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일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의 “일본에 있어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처했다.“는 논평도 새겨들을 만하다. 최근 우익세력의 영향력이 만만찮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내걸었던 ‘전쟁 후 체제의 탈각(脫却)’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탈각은 곧 과거로의 회귀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28일 확정된 초·중학교의 학습지도요령이다.1년 가까이 논의를 거쳐 정리한 학습지도요령의 총칙에 없었던 ‘애국심 고취’를 강조한 내용이 불과 1개월간의 의견 수렴과정에서 느닷없이 추가됐다. 교육의 근간을 규정한 총칙인 만큼 애국심 고양이 교육의 목표가 된 셈이다. 국가인 기미가요 역시 ‘지도한다.’에 ‘부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라고 바꿨다. 단순히 보면 평범한 내용 같지만 과거 전쟁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던 애국심 교육의 악몽을 떨칠 수 없는 까닭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중학교 사회과목에는 안전과 방위에 이어 ‘국제 공헌’을 삽입, 위헌 논쟁이 지속되는 ‘해외에서의 군사행동’에 정당화를 꾀했다. 우익계 의원들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우익계 의원들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들의 여론도 뒷전으로 밀렸다. 전형적인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 신중하다는 일본의 논의문화와도 어울리지 않기에 더 의아하다. 문제는 야스쿠니 신사와 같은 오욕의 역사는 감춘 채 강요되는 애국심이다.“전전(戰前) 교육체제로의 복귀”라는 교사들의 지적처럼 그릇된 내셔널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日 교육 ‘우향우!’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불쑥 초·중학교의 교육 전반에 걸쳐 ‘애국심 고취’를 강화하고 나섰다. 국가인 ‘기미가요’의 교육도 ‘부를 수 있도록’의 수준으로 구체화했다. 금지됐던 초·중학생의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참배도 사실상 허용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8일 새 초·중학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확정, 관보에 고시했다. 초등학교의 학습지도요령은 2011년,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적용된다. 당초 지난달 의견수렴에 들어가기 전 개정안에는 반대 여론을 감안, 애국심에 대한 교육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정부가 불과 한달만에 느닷없이 끼워넣음에 따라 “과거로의 회귀,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난다.”라는 등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또 문부성 자문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의 심의조차 거치지 않아 추가 과정의 불투명성도 논란이다.다만 자민당내 우익계 의원들이 주장해온 독도 영유권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았다. 도쿄신문은 “국민의 여론보다는 일부 여당의 의견을 따랐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확정안은 교육목표 격인 총칙에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고’라는 문구를 명시했다. 현행 도덕교과에는 ‘나라를 사랑한다.’, 사회교과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심정’이라며 교과별로 애국심 교육을 강조해 왔지만 총칙에 애국심을 노골적으로 적시하기는 처음이다. 기미가요의 경우, 현행 초등 음악에서는 ‘모든 학년에 지도한다.’라는 규정을 ‘노래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중학교 사회에는 안전과 방위의 개념을 삽입, 자위대의 국제 공헌을 가르치도록 한 데다 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중인 북방영토에 대해서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점을 강조했다.자민당 우익계 의원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정치적 판단”이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초등 국어에서는 신화와 전래동화의 교육을 강화했다. 한편 도카이 기사부로 문부상은 27일 국회에서 초·중학생들의 야스쿠니신사 등 전몰자 추도 신사의 방문을 금지한 미 군정 때의 통지문에 대해 “더이상 효력이 없다. 전후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만큼 현 시점에서 다른 신사들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 사실상 학생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금지를 풀었다.hkpark@ seoul.co.kr
  • 어떤 영화 찍고 있나요?

    어떤 영화 찍고 있나요?

    2008년은 스타 감독들의 ‘회귀본능’이 유난히 힘을 발휘하는 해가 될 듯하다. 박찬욱, 김지운, 강우석, 이준익, 김기덕 감독이 새 영화로 스크린에 귀환한다. 뱀파이어 영화에 꼴통형사 강철중의 복귀까지…. 각기 다른 취향과 정서를 지닌 다섯 감독들의 작업 진행 상황과 영화의 얼개를 들어본다.“감독님, 지금 무슨 영화 찍으세요?” #박찬욱 감독 영화에 ‘뱀파이어’가 나온다? 박찬욱 감독이 ‘뱀파이어 영화’를 만든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제작 모호필름)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뱀파이어가 된 남자가 유부녀와 치명적인 사랑을 나누게 된다는 내용의 치정극. 송강호가 뱀파이어로 변하는 상현 역을, 그와 사랑에 빠지는 태주 역은 김옥빈이 맡았다. 신하균은 김옥빈의 남편 강우, 중견 연기자 김해숙은 김옥빈의 시어머니로 나온다. 영화는 새달 둘째주 촬영에 들어가 8∼9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개봉은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으로 잡고 있다.‘박쥐’ 제작진은 “기존의 전형적인 뱀파이어 영화가 아닌 뱀파이어의 사랑 이야기, 불륜과 치정의 드라마를 담았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정서를 담은 독특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다기리 조와 김기덕 감독의 교감은? 김기덕 감독의 ‘비몽’(제작 김기덕필름·스폰지)은 칸 영화제 출품으로 지난주 완성된 프린트가 나온 상태다.‘비몽’은 오다기리 조와 이나영이 ‘연인’으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김 감독의 15번째 영화. 한 남자(오다기리 조)가 교통사고에 관한 꿈을 꾼다. 사건 현장에 찾아가 보니 실제로 사고가 나 있고, 한 여자(이나영)가 관련돼 있다. 몽유병에 걸린 여자는 남자가 꿈꾸는 대로 행동한다. 꿈을 꿀수록 사건은 더욱 확대되고 여자는 고통을 받는다. 그리고 둘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비몽’의 송명철 프로듀서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즐거운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와 감독의 교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영화를 100여개 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전작 ‘나쁜 남자’‘해안선’ 등은 80만∼100만명이나 들 정도로 흥행이 잘 됐다. 이번 영화 또한 한결 보기 편하고 한·일 톱배우가 나와 충분히 흥행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개봉은 5∼6월. #이준익 감독의 전쟁멜로라면? 이준익 감독도 7월 중순 신작 ‘님은 먼 곳에’(제작 타이거픽처스·영화사 아침)를 들고 영화팬과 만난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태국 칸차나부리에서 현지 촬영을 마쳤다. 현재 90% 정도 편집을 마친 상태다.70억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만든 ‘님은 먼 곳에’는 이 감독의 전작에 비하면 대작이라 할 만하다. 1971년, 안동의 순이(수애)는 3대 독자 아들 상길(엄태웅)과 결혼한 새색시. 그러나 남편은 다른 연인을 두고 아내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런 남편이 베트남전에 지원해 전장으로 떠나자 순이는 베트남 위문공연단 가수 써니가 되어 남편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다. 제작사 타이거픽처스의 조철현 대표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투 장면은 네 장면,10분 이내의 분량만 등장한다.”면서 “이 감독이 ‘왕의 남자’ ‘황산벌’ 등에서 그려온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총체적으로 다룬 한 평범한 여자의 휴먼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면 대박 날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제작 바른손·영화사 그림)은 연초부터 국내 영화 흥행 기상도에서 빠지지 않는 영화다.7월10일 개봉할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은 제작비 100억원을 넘긴 웨스턴 블록버스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쟁쟁한 배우가 버티고 있는 작품이다. 1930년대 법과 질서가 사라진 만주. 열차털이범 태구(송강호)는 열차를 털다 정체불명의 지도를 발견하고, 돈이면 뭐든 잡아채는 사냥꾼 도원(정우성)과 살인청부업자이자 마적단 두목 창이(이병헌) 역시 지도를 손에 넣기 위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놈놈놈’ 제작진은 지난 1월 9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현재 두 달째 편집 중이다. 김지운 감독은 주말도 없이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강우석 감독 지휘, 장진 감독 각본이라면 강우석 감독은 ‘강철중:공공의 적1-1’(제작 K&J엔터테인먼트)로 돌아온다. 개봉은 6월 중순.‘공공의 적’의 3편 격인 이번 영화는 2편이 아닌 1편의 속편이다. 강철중(설경구)은 여전히 강동서 강력반의 꼴통형사다. 어느날 서울 인근 도축장에 한 사내가 칼에 찔린 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얼마 후에는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이 살해당한다. 죽은 학생의 지문이 도축장에서 발견된 칼에 남겨진 지문과 일치한다. 강철중은 두 사건의 배후에 거대 조직 거성그룹의 보스 이원술(정재영)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장진 감독의 각본 작업과 어리숙한 역할만 주로 맡아오던 정재영의 악역 변신이 주목된다. 강우석 감독은 29일 3개월여간의 촬영을 모두 마무리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과잉 경찰’… 국민 뿔났다

    경찰의 전시 치안과 정권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경찰은 28일 등록금 대책 요구 집회에 집회 인원의 2배 가까운 경찰력을 이례적으로 동원했다.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곳곳에서 대운하를 반대하는 교수들의 성향을 조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소속 7000여명(경찰 추산)은 경찰로부터 집회·행진 허가를 받아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비판했다. 정부에 ‘등록금 150만원 상한제’ 등의 구체적인 대책도 촉구했다. 이들은 오후 5시50분쯤부터 을지로2가와 청계광장 등 2㎞ 정도를 행진한 뒤 오후 8시쯤 자진 해산했다.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만 146개 중대,1만 2000여명을 배치했고 인근 시설 보호 경찰까지 합치면 모두 179개 중대,1만 4000여명을 투입했다. 시위대의 2배 규모다. 경찰은 ‘불법 시위’로 규정했던 지난해 11월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서 노동자·농민 등 2만여명에 경찰 2만 3000여명을 투입해 진압한 적이 있다. 집회 현장과 가까운 탑골공원 앞에선 경찰복을 입은 3개 중대,300여명의 검거 전담부대까지 대기해 집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서울광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력과 500여대의 경찰 버스 탓에 이날 시청·광화문 일대는 심한 교통난을 겪었다. 시민들은 경찰의 과잉대응을 비난했다. 김남신(65·성북구 돈암동)씨는 “질서 유지는 필요하지만 경찰이 기물 파손도 하지 않는 학생들보다 많은 숫자를 동원해 위압적으로 대처하면 되겠느냐.”면서 “물가가 올라도 한 해 등록금 1000만원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 강향순(50·여)씨는 “딸을 공부시켜 보니 등록금 1000만원은 버거운 것 같아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본다.”면서 “경찰이 저렇게까지 많이 나올 이유가 없다. 이게 다 세금인데 그 돈으로 교육비나 낮추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박모(25)씨는 “경찰 버스가 광화문 일대를 둘러싼 탓에 도로가 완전히 막혔다.”고 말했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경찰 인력은 교통을 원활하게 유도하기 위해 동원됐을 뿐이고 종전보다 중대원 숫자가 줄어 실제 숫자는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전날 대책회의를 갖고 “폭력행위 등 불법 사실이 발견되면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관악경찰서 이모 경위 등 정보과 경찰 3명이 지난 26일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교수 모임에서 활동하는 서울대 A교수에게 모임의 성격과 정치적 색채, 특정 정당과의 연계성 등을 물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 서부서 정보과 경찰도 최근 교수 모임의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목원대 교수를 방문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물어왔다고 모임측은 밝혔다. 한남대 교수도 같은 일을 겪었으며 부천대 교수협의회에는 학내에 대운하 반대 모임이 있는지 여부와 동향을 묻는 경찰의 전화가 걸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 모임의 한 서울대 교수는 “정치 성향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우리 모임의 진정성을 왜곡시키는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는 “이제 대학에 정보과 형사까지 등장했다.5공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수 모임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관악서 정보과 관계자는 “오피니언 리더인 서울대 교수를 만나 정보를 듣는 게 통상적이고 중요한 일”이라면서 “결코 정치성향을 묻기 위해서 간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재훈 이경원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