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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정세 방정식으로 예측

    북한이 세상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핵 게임의 미래를 방정식에 숫자를 집어 넣고 연산하는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다면? 이해 관계자 56명의 영향력(Influence)과 현저성(Salience), 입장(Position)을 객관적인 정보를 모아 수치화한다. 예를 들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은 40점, 현저성은 90점, 입장은 100점,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영향력은 4.61점, 현저성은 90점, 입장은 0점이라는 식이다. 56명의 I×S×P를 합산한 뒤 I×S 값으로 나눈다. 175만 7649÷2만 9384=59.8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북한에 대한 평균가중치 예측이라는 이름을 달고 도출된 값은 대략 ‘느린 감축, 미국이 북한을 외교적으로 인정’하는 입장에 해당한다고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 석좌교수는 말한다. 경제, 국제안보, 정치 예측 전문가로 통하는 데 메스키타 교수는 최근 3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게임 이론을 통해 수많은 예측을 내놨다. 천안문 사태, 엔론 회계부정, 걸프전, 영국 아일랜드 평화 협정 등 상당 부분이 현실화됐다. 이만하면 위에서 언급한 북한의 핵 게임에 대한 예측을 허무맹랑하다고 무시하지 못할 터. 데 메스키타 교수는 ‘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김병화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한다는 전제의 게임 이론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패턴을 읽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2004년 미국이 북한 체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전 보장을 하고 그것이 핵에 대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예측했고, 2007년 이러한 내용의 ‘2·13합의’가 나오기도 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제사회 대부분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야만적인 지도자로 취급하는 것과 달리 저자는 합리적인 행위자로 봤다는 점이다. 저자는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주어진 형편없는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카드를 영리하게 활용해 스스로를 세계 무대의 위험 요소로 대두시킨 기민한 정치가이며 쓸데없는 전쟁보다 체제 유지에 관심이 많다고 분석한다. 또 완전한 핵 폐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체제를 유지하도록 10억달러 정도를 지원해 주는 것이 불쾌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충고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약간의 핵 감축을 하고 미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데이터화된 숫자가 결정한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을지라도,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효과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가까운 미래를 진단하는 ‘슈퍼크런처’, ‘뉴머러티’ 등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한 예측 과학의 단면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만 6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50년형 메이도프 “어딜 가든 독방신세”

    650억달러(약 82조 5000억원) 규모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수법) 혐의로 29일(현지시간) 징역 150년형을 받은 버나드 메이도프(71)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은 다른 ‘화이트 칼라’ 수감자들보다 힘든 감옥 생활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우선 메이도프를 괴롭혀 유명세를 치르게 하려는 다른 수감자들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메이도프가 수감될 교도소를 결정할 연방교도국(FBP)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독방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연방교도자문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인 스티브 빈센트는 “어디를 가든 독방 신세일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법조 관계자들은 메이도프는 경비가 아주 삼엄한 교도소로 보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도프는 뉴욕 맨해튼에서 북서쪽으로 70마일 떨어진, 다소 경비가 느슨한 오티스빌 교도에 수감되길 희망하고 있다. FBP는 아직 메이도프가 갈 곳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대변인 펠리샤 폰세는 “10년 이상 형을 받고 철창과 벽이 없는 교도소로 가기는 쉽지 않다.”며 메이도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미국의 대표적인 화이트 칼라 범죄로 꼽히는 엔론 회계부정 사건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은 메이도프 형량의 6분의1 수준인 24년 4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역시 회계부정으로 문을 닫은 월드콤의 버나드 에버스 CEO 역시 25년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철창과 교도소 외벽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경비 수준이 낮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현재 진행 중인 이번 사건 수사가 마무리될 때쯤 적어도 10명이 추가로 기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주식·집값이 오를 거란 맹목적인 믿음…야성적 충동이 경제 움직인다

    경제학 초보적 이론은,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년 여름·겨울에 냉난방 기름의 수요가 증가하면 국제 원유가가 오르는 이치다. 이런 경우는 어떠한가. 폭설이 내린 직후 철물점 주인은 눈삽의 가격을 15달러에서 20달러로 올렸다. 눈삽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당연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82%는 이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1992년 허리케인이 발생한 직후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미국의 홈디포는 합판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할 때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냈다. 이는 경제학 이론보다 앞선 다른 요인들이 경제적 행위를 결정짓는 한 가지 작은 사례로 선택됐다. 케인스는 이런 비경제적인 의사결정의 원인을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고 말했다. 케인스는 1936년 발표한 그 유명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인간의 적극적 활동은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만들어낸 낙관주의에 의존하려 한다. …추측건대, ‘야성적 충동’의 결과로 이뤄질 수 있을 뿐” 이라고 말했다.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이란 경제를 움직이는 강력한 요인으로, 주식이나 집값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상투’를 잡는 심리를 말한다. 또한 지난해 9월 19일 미국 의회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지 않자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 다우존스 지수가 800포인트 가까이 추락하는 심리적 동인이기도 하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김태훈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에 주목하고 동명의 책을 펴냈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침체 국면에서 자본주의의 경기 순환곡선이나 내재적인 불안정성(공황 등) 등을 이같은 비이성적인 기질, 야성적 충동으로 설명해 냈다. 경제 주체들의 지나친 자신감은 직관에 의한 ‘묻지마 투자’를 불러오고 거품경제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계기로 자신감을 잃고 소비나 투자를 회피하면 불황이 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 2007년 등에 나타난 불황은 거품경제 뒤에 발생했다고 적시한다. 또한 거품경제를 더욱 부추긴 것은 탐욕과 부패였다. 1990년대 주택대부조합의 무분별한 대출, 2000년초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 2007년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지난 30년간 신고전파 경제주의자들이 ‘경제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효율적·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해 왔지만, 그것은 케인스가 간파한 ‘야성적 충동’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 2009년 월스트리트의 몰락과 전 세계 경제 침체가 왔다는 것이다. 레이건 정부 이후, 그리고 대처 총리 이후 사람들은 무규칙 경기의 효율성을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1930년 대공황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 즉 자본주의는 최고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정부가 규칙을 정하고, 심판으로 개입하는 경기장에서만 그러한 경기가 가능하다는 교훈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며 법인세를 인하하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해온 금산법 등 각종 법안을 완화하는 등 한국정부의 경제정책이 현 시점에서 올바른 길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양장본으로 주석을 빼면 275쪽으로 길지 않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추천했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사외이사/우득정 논설위원

    12월 결산법인의 주총이 끝나는 4월 초면 상장법인의 사외이사 면모가 발표된다. 올해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장관이나 검찰총장 등 고위직 출신들이 기업의 방패막이로 사외이사에 기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래서 ‘사외이사는 천사인가, 식객인가?’ 하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외이사제도는 1950년대 미국에서 소유의 분산으로 경영자 우위의 시대가 도래하자 경영자의 전횡을 견제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1956년 뉴욕증권거래소가 상장 조건으로 이사회에 사외이사 2명 이상을 선임토록 의무화한 것이 시초다. 센트럴철도 등이 경영진의 무능으로 파산하자 1978년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토록 하고 3명 이상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상설토록 상장 조건을 강화했다. 하지만 엔론과 월드컴의 회계부정사건에서도 드러났듯 사외이사의 감시 감독에는 한계가 있다. 파트타임 참여의 한계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초반부터 법정관리기업이나 국영기업에서 ‘비상임이사’라는 이름의 사외이사를 뒀으나 자리 만들기의 성격이 짙었다. 민간기업으로는 1996년 현대종합상사가, 상장기업으로는 1997년 포항제철이 처음으로 사외이사제를 도입했다. 그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방만한 경영이 국난을 초래했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에 따라 ‘상장기업은 이사의 4분의1’(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또는 금융사는 2분의1)을 의무적으로 사외이사로 선임토록 했다. 3년 만에 이 규정은 코스닥 등록법인에까지 확대됐다. ‘기업 지배구조가 10% 개선되면 기업 가치는 13% 늘어난다.’는 크레디 리요네의 보고서가 금과옥조처럼 인용되곤 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도입 초기부터 기업인(40% 전후), 교수(20% 초반), 변호사(10% 전후), 전직 공무원(8% 전후)의 순서와 비율은 변함이 없다. 미국의 경우 전·현직 기업인의 비율이 8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사외이사가 전문성 보완이나 경영의 투명성 확보보다는 ‘모양 갖추기’나 ‘로비스트’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대주주가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우리 상황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외부 감시인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 물질만능 시기 부도덕 속임수에 갇힌 미국

    물질만능 시기 부도덕 속임수에 갇힌 미국

    피터는 몇 년 전 가게에서 물건을 ‘슬쩍’한 적이 있다.40달러짜리 보르도산 와인이었다.친구들은 그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맥스는 현재 뉴욕시에 거주하는데 이전에 살던 코네티컷에 법률상 주소를 두고 있다.그 결과 맥스는 뉴욕시 대신 코네티컷에 세금을 내 매년 3000달러를 절세했다.친구들은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다.과연 이같은 판단은 옳을까.좀도둑질은 경범죄이고 탈세는 중대 범죄인데 말이다. ‘치팅 컬처(Cheating Culture)-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강미경 옮김,서돌 펴냄)의 지은이 데이비드 캘러헌은 이 것이 바로 미국의 도덕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공공정책연구기관인 데모스(Demos)의 수석 연구원인 지은이는 ‘왜 미국 사회에서 갈수록 속임수가 판치는 이유가 뭔가.’를 파헤치기 위해 속임수 문화에 연루된 학부모,학생,교사,코치,운동선수,기업윤리전문가,주식분석가,변호사,회계사,의사,경찰관계자 사람들과 80건이 넘는 인터뷰를 가져 이 책을 완성했다. 캘러헌은 ‘불안한 계층(Anxious Class)´과 ‘성공한 계층(Winning Class)´이 사기적인 행위를 했을 경우 받게 되는 서로 다른 타격에 대해도 설명하고 있다.2001년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 뉴욕시신용조합 본부의 ATM전산망은 심각한 데미지를 입었다.잔고보다도 더 많은 돈이 인출될 수 있다는 소문도 났다.신용본부 조합은 전산망을 폐쇄하는 대신 주된 회원인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11월 전산망이 복구됐을 때 조합은 회원 가운데 잔고를 초과인출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인출액 중 1500만달러는 끝내 회수되지 않았다.결국 당국이 수십 명을 체포했다. 2002년 뉴욕주의 검찰총장 엘리엇 스피치는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조사해 정보기술(IT)분야의 스타 분석가인 헨리 블로짓이 회사와 결탁해 자신은 ‘쓰레기’라고 평가한 주식들을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매수하라고 권유한 것을 밝혀냈다.그 결과 블로짓은 400만달러의 벌금을 냈지만,그는 이미 2000만달러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 캘러헌은 두 사례를 통해 성공계층의 경우 사기 행각이 1990년대 호황기에 유례없이 높은 수입을 올리는 과정에서 이뤄진 화이트 범죄인 반면,불안한 계층의 사기는 호황기인 1990년대에도 살기가 팍팍한 저소득층의 생계형 범죄였다고 분류했다.그리고 화이트 범죄자들은 언제든지 도덕심이 허약해진 사회에 화려하게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속임수 문화가 판치게 된 결과 캘러헌은 미국의 국민성이 바뀌었다고 진단한다.선한 삶에 대한 열망은 물질만능주의로 변질됐고,포부는 시기심으로 바뀌었다. 미국인이 원하는 삶과 실제로 꾸릴 수 있는 삶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다 가진 것처럼 들떠 불안에 떨게 됐다는 것이다.공동체에 대한 믿음,사회적 책임,약한 자에 대한 배려 등 가치들이 퇴색됐다고 한다. 미국 사회를 망가뜨린 원인은 무엇인가.첫째,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누구도 성공과 고용보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그러다보니 매일 아침 집에서 나설 때마다 도덕은 뒤에 남겨두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둘째, 승자에게 더 큰 보상이 돌아가기 때문이다.승자에게 돌아가는 상이 대폭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기꺼이 하려 들고 있다.셋째, 지난 20년간 위법 행위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속임수에 기대려는 유혹이 꾸준히 증가했다.넷째, 곳곳에 부패가 침투했기 때문이다.체계가 자신 같은 사람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면 도덕 기준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저자는 경기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사기꾼들에게 밀려나고,편법에 기대는 사람들이 더 빨리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근면과 성실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은 우습게 된다고 말한다.기업의 사기꾼은 수천만달러를 훔치고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 데 비해 잔챙이 범죄자들은 긴 형량을 받는 현실은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이상도 무색하게 된다는 것. 이 책은 미국에서 2004년에 출간됐다.당시 미국 사회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엔론을 시작으로 통신회사인 월드컴이 붕괴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받는 등 기업과 월스트리트가 결탁한 각종 금융사기 사건들이 줄줄이 드러나면서 고통받던 때다.당시 지식인들은 그 원인을 1970년대 후반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극단적 자본주의(신자유주의)에서 찾고,개선을 촉구했다.지나친 경쟁과 극단적인 승자독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경제침체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지난 25년간 우리가 몸담아온,이른바 ‘시장의 시대’는 언뜻 영원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저자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1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 ‘교회 감사’ 시민단체 뜬다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가 수년에 걸쳐 수억 원에 이르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기독교 관련 시민단체들이 교회와 종교 관련 비영리 단체의 감사에 나서 눈길을 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바른교회아카데미,한빛누리 등으로 구성된 건강한교회재정확립네트워크(네트워크)는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 단체에 대한 세밀한 감사를 위한 기독교 연대 운동에 돌입키로 결정,그 준비 행사로 27일 오후 2시 명동 청어람(4호선 명동역 3번 출구) 소강당에서 ‘교회와 기독단체 감사를 위한 재정투명성’ 세미나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신교 일부 대형 교회가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자체 감사에 나서거나 시민단체가 관련 캠페인을 벌인 적은 있지만 개신교 단체들이 모든 교회와 관련 단체를 겨냥한 채 연대움직임을 보이기는 처음이다.  네트워크측은 “이번 문제가 된 시민단체의 근본적인 문제는 회계부정 그 자체보다도 수년간 벌어진 부정을 전혀 방지할 수 없었던 유명무실한 감사 시스템에 있고 권력을 감시한다는 시민단체에서도 내부의 투명성을 위해 마련한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회와 여러 비영리단체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고 연대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신교계의 감사는 조직의 사기를 꺾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 부족과 외부 감사의 비용 부담 때문에 형식적인 차원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에 따라 네트워크 측은 제대로 된 감사를 위해 각 조직의 회계감사와 직무감사를 통해 조직의 한 해 운영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27일 ‘감사의 정석’이란 제목으로 열릴 세미나에서는 교회와 기독단체 감사인과 재정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감사의 필요성과 핵심 요소 이해, 효율적인 감사 지침,실제 사례 분석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등록 및 사전문의는 한빛누리(02-924-0240)와 바른교회아카데미(02-777-1333)로 하면 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美 AIG 정부지원금 용처 ‘오리무중’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미국 금융기관들이 회계부정 의혹에 휘말리는가 하면 주가 방어에도 나서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막대한 보너스와 연봉으로 돈잔치를 벌여온 월스트리트가 금융위기의 책임은커녕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정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AIG가 지원받은 자금 1230억달러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면서 “9월엔 결제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던 회사가 어떻게 한 달 만에 이런 ‘큰 구멍’을 만들 수 있는지 의문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G는 9월 중순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 직전까지 갔다고 정부로부터 850억달러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았고, 이달 초 378억달러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밝힌 수치에 따르면 AIG는 1230억달러 가운데 900억달러를 이미 사용했다. 앞으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이달초 378억달러가 또 지원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AIG 니컬러스 애슈 대변인은 378억달러를 모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위기 진화를 위해 영입된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활용 가능한 1228억달러 이상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사설 증권리서치업체 그래디언트애널리틱스의 돈 비크레이는 “하루 새 갑자기 1200억달러가 사라지진 않는다.”면서 AIG는 이미 지난달 중순까지 누적 손실액이 수백억달러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했다. 힌편 CNN머니는 이날 씨티그룹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라 250억달러를 지원받는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던 지난 13일 이후 주가가 15%나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거래량 역시 급감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CNN머니의 분석이다. 멘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안톤 슐츠 대표는 “씨티그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소형 은행들의 인수를 통해 예금 총액을 늘리는 등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비자금 의혹’ 백종헌 프라임회장 소환

    프라임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노승권)는 13일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백 회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변호인들과 함께 서부지검에 출석해 수백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백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최근까지 회사 돈 수백억원을 빼돌려 자녀유학비용, 해외 고가 미술품 구입, 세금 변제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프라임그룹의 동아건설 인수 과정에서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차입한 자금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차입매수‘(LBO)와 유사한 방식을 활용해 피인수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 수백억원대의 배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 황윤성 차장검사는 “프라임그룹 계열사간에 불법적인 자금 운용이나 매출액 과다 계상과 같은 회계부정 등 불법적인 자금흐름을 통해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사는 프라임그룹이 계열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불법 행위가 있는 지를 보는 것”이라면서 “정관계 로비는 포착한 바가 없고 현재까지 수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백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14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 밖에선 “투명 경영” 안에선 “검은 경영”

    ■무너진 ‘아메리칸 스탠더드’ 미국의 거대 금융기업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불안의 폭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아메리칸 스탠더드(미국표준)’에 대한 신뢰도 더불어 추락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금융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누적돼 일거에 폭발한 것으로 사태의 원인과 결과 및 시스템의 유효성을 놓고 상당기간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통해 미국식 제도를 대거 받아들인 우리나라로서도 시스템 전체를 총괄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스탠더드=아메리칸 스탠더드´ 깨져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미국 금융위기의 이유를 세 가지로 진단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고객 금융자문 차원을 넘어 자사 이익을 위해 고객의 돈을 투자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제공하는 기형적인 보상구조와 차입자금인 일명 ‘레버리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 역시 위기를 불러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의 97년 외환위기와 비슷하다. 기업들이 무리하게 남의 돈으로 사업확장이나 투자확대를 한 것,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도록 정부·당국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등이 그렇다. 최고경영자들이 리스크(위험)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기업 내부의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닮은꼴이다. ●모럴해저드… 미국적 자본주의 가치에 오점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도 미국적 자본주의 가치에 오점을 남겼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5대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서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 따른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주 폭락으로 월가의 투자자들은 74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지만 그들에게 이런 손실을 안겨준 5대 금융회사 임직원들은 380억달러(1인당 약 20만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챙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2002년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엔론과 월드콤의 회계부정 사건은 틈만 나면 우리나라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를 요구했던 미국 금융기관들의 훈수를 무색하게 한 바 있다. 금융감독의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 등 기관들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규제 및 감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투자은행의 부도사태 예방보다는 투자자 보호에만 관심을 둬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미국 벤치마킹은 이제 그만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미국발 금융쇼크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맹목적인 미국 따라가기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금융기관의 이윤추구를 돕기 위해 감독을 완화하는 정책이나 사전 준비 없이 외환 등 금융시장을 완전 자유화하는 정책 등을 우선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산업과 실물산업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국 모델을 토대로 금융산업만을 강조하다 보니 미국발 금융위기가 곧바로 경제 전체의 위험으로 번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우리 여건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윤 지상주의의 기업경영 행태와 그에 따르는 높은 리스크, 정부 당국의 느슨한 관리감독 등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미국 시스템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균 이영표 이재연기자 windsea@seoul.co.kr
  • 다시 불붙은 목사납세 논란,뜨거운 감자로

    다시 불붙은 목사납세 논란,뜨거운 감자로

    ‘목회자들 세금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최근 MBC가 세차례에 걸쳐 목회자 납세 문제를 집중적으로 방송, 목회자 납세문제가 개신교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방송을 전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언론회를 비롯한 개신교 단체들이 MBC 시청거부 운동을 포함해 방송내용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네티즌들도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뜨거운 격론을 이어가고 있다. ●“성직자도 국민, 당연히 세금 내야” 숭의교회, 분당우리교회, 성터교회를 비롯해 목회자들이 세금을 내고 교회 운영과 관련한 재정 공개를 하고 있는 교회들이 엄연히 있는데도 납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유독 목회자들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목회자들은 과연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와 목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납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현재 국내 개신교계에서 납세를 하고 있는 목회자와 교회들은 극소수. 대형교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교회는 목회자와 교회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목사와 교회가 얼마 만큼 벌고 쓰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 교회·목사들이 성직자의 특수신분과 비영리성의 종교단체란 점을 들어 종전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다는 점이다. 30년 전부터 세금을 내왔다고 최근 밝힌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이 그동안 납세 사실을 감춘 것도 “세금을 내지않는 다른 교회들의 눈치를 살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만큼 개신교 교회들의 납세 문제는 입에 담지 못할 금기의 문제로 남아있었다. 교회 안팎에서 목회자들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는 바탕은 ‘성직자도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이므로 국민의 의무로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직자도 국민의 한 사람이므로 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며 ▲소득이 있는 곳에 반드시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다. 근로기준법에서 이야기하는 근로의 개념과 소득세법에서 얘기하는 근로의 개념은 서로 다르다는게 납세 찬성쪽의 주장이다. 이에 맞서 납세를 반대하는 쪽은 ▲교회가 많은 부분에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으므로 그 사역을 수행하는 성직자에 대한 과세는 부당하고 ▲성직자들의 삶 자체가 나누는 삶이므로 세금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교인들에게 이미 과세한 소득으로 형성된 사례비에 대하여 다시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작은 교회와 진보적 개신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납세 원칙을 밝히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이같은 반대 의견은 사실상 힘을 잃고있는 추세다. ●종교법인법 제정 등 대안은 이미 나와 기독교사회책임은 지난해 6월 ‘목회자 납세’를 공식입장으로 결정, 목회자가 자발적으로 납세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의혹을 줄이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순수한 의미의 종교활동에 대한 비과세를 정착시킨다는 차원에서 종교법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종비련)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도 ‘세금 납부’쪽을 편들고 나섰다. 문제는 결국 목회자들의 청렴과 교회의 투명성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국내 80∼90%의 목사들이 세금 면제 수준인 월 120만원 미만의 근로소득을 얻어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포함되더라도 극히 적은 액수가 과세될 것으로 본다. 변칙 세습과 회계부정, 그리고 일부 목회자들의 과도한 낭비 차원에서 목회자 납세가 끊임없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정운형 목사는 “최근들어 한국사회에서 거세지고 있는 ‘안티 기독교’흐름에 더해 대형교회들의 비도덕적 모습들이 일반인의 반감을 증폭시키면서 목회자 납세 문제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교회에서 침체된 회개와 개혁의 동력을 되살릴 수 있는 자발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금산분리 완화의 함정] (하) 완화때 필요 조치는

    [금산분리 완화의 함정] (하) 완화때 필요 조치는

    금융·산업분리를 완화할 때 사후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기업이나 시민단체 모두 공감한다. 시민단체는 금융사계열분리명령, 이중대표소송제 등 사후 규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두 안 모두 참여정부에서 도입이 논의됐으나 무산됐다. 제도 존재 여부를 떠나 사회적 성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자본 꼬리표 논란 대통령직 인수위가 검토중인 유력한 안은 연·기금의 은행지분 보유 확대다. 현재 연·기금은 4%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포기하면 은행 지분을 10%까지 가질 수 있다. 연·기금에 관한 특례규정을 만들어 10% 이상 갖도록 하는 안이다. 시민단체는 연·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연·기금이 지분만 갖는 소극적 안정주의에 머문다면 연·기금의 재정안정과 은행의 경영성과 모두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은행소유는 허용치 않는다고 밝혔다. 당사자들도 “은행업에 관심없다.”고 말한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설사 허용해 줘도 은행업을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증권사를 사실상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자산운용업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SK그룹측은 “사업지주회사 전환으로 지금 있는 유일한 금융사(SK증권)도 팔아야 할 처지”라며 고개를 저었다. 여론 부담과 현행법(지주회사법)상 은행업을 안 한다기보다 못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 한 재계 임원은 “삼성보다 더 큰 외국 기업에는 문호를 개방하면서 삼성은 안 된다고 원칙에 못박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일본 소니만 하더라도 인터넷은행(소니뱅크)을 7년 전에 설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인수위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현실적 타협안을 만든 것 같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자본에 붙는 사전 구분딱지를 떼고 사후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후 규제 추가냐 감독 강화냐 시민단체는 인수위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폐지 또는 완화한다고 밝힌 만큼 다른 사후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사계열분리명령제는 재벌 계열 금융사가 고객자산을 부실 계열사에 지원하는 등 부당내부거래를 할 경우 금융감독위원회가 계열분리를 명령하거나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자(子)회사 임원이 임무를 소홀히 해 자회사에 손해가 나면 모(母)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에 대해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사후 감독강화의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외국계 금융기관 임원은 “효과적 감독을 위해서는 금융감독당국 직원들의 전문지식 배양이 절대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금융감독위원회를 금융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 관치금융 가능성을 높인다며 반대하고 있다. ●사회적 성숙이 필요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세계 100대 은행 중 산업자본이 지배주주인 경우는 4개다. 류근옥 한국보험학회장이 월간 생명보험 1월호에 기고한 ‘생명보험산업의 현황진단과 경쟁력 제고방안’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사전허가·승인, 또는 일정한 비율 등으로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규제한 나라는 48.0%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외국은 법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산업자본이 관행적으로 금융자본을 갖지 않는 것”이라면서 “사회적·윤리적 수준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도 필요하다.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을 주도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회계부정을 저지른 미국 엔론 최고경영자는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공개정보이용이나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최소한 부당이득금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한 증권거래법 개정안은 국회에 1년 넘게 계류중이다.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폐기될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벌금 부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부당이득금의 57%만 벌금으로 냈다. 안미현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상을 뒤흔든 거짓말쟁이들

    “지난 1980년 1월 이란 주재 미대사관 인질 억류사건때 지미 카터 대통령은 군사행동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순간 미군은 군사행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뒤흔든 희대의 거짓말들을 소개하면서 정당화된 거짓말로 거론한 사례다.WP는 이날 ‘거짓말에 대한 진실’‘큰 거짓말, 큰 결과’ 등의 기사에서 “잘 아는 두 사람이 10분간 얘기하면 대개 거짓말 2∼3개는 한다.”고 밝혔다.. WP는 그러나 큰 거짓말은 대부분 이기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면서 5개의 잘못된 큰 거짓말을 제시했다. 인류역사를 바꾼 최고의 거짓말은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가 1938년 네빌 챔벌레인 영국 총리에게 했던 말. 당시 히틀러는 챔벌레인에게 체코슬로바키아가 국경선 협상에 나선다면 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챔벌레인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의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히틀러는 약속을 저버리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두 번째 잘못된 큰 거짓말엔 워터게이트호텔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한 도청 사실에 대해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아무 것도 몰랐다고 우긴 것이 뽑혔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 세 번째 잘못된 큰 거짓말로 꼽혔다.WP 기자 재닛 쿡과 뉴욕타임스 기자 제이슨 블레어,USA투데이 기자 잭 켈리 등이 기사를 쓰기 위해 거짓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네번째 잘못된 큰 거짓말에 선정됐다. 다섯번째 잘못된 큰 거짓말로는 미 에너지 회사인 엔론이 대규모 회계부정을 통해 부채는 감추고 이익은 과도하게 부풀리다 2001년 파산한 것을 들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Seoul Law] 변호사업계 ‘블루오션’ 기업변호사 (하)

    [Seoul Law] 변호사업계 ‘블루오션’ 기업변호사 (하)

    오너가 있는 주요 재벌 그룹이나 지주회사 법무실장은 대부분 검찰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그룹 계열사 법무실장은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오너한테 급하거나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A기업의 한 사내변호사는 “오너가 있는 그룹 법무실장은 검찰 출신이, 실무 중심인 계열사는 로펌 출신이 대세를 이룬다.”고 말했다. ●오너 신변 ‘비상사태´ 대비 바람막이 역할 자산규모 순으로 우리나라에 오너가 있는 주요 재벌 그룹이나 지주회사의 법무실장으로는 삼성그룹 이종왕 법무실장(사퇴), 현대 기아자동차 김재기 상임법률고문,(주)SK 김준호 부사장,(주)LG 이종상 상무,GS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의 임병용 부사장, 한화그룹 채정석 부사장, 두산그룹 임성기 전무 등이 있다. 롯데그룹 이종걸 법무실장은 비법조인 출신이고 LS, 동부그룹엔 법무실이 없다. 지난 10일 사퇴한 이종왕 전 법무실장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과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다. 김재기 고문은 수원지검장, 김준호 부사장은 대검 중수부과장을 역임했다. 채정석 부사장과 임성기 전무는 부장검사 출신이다. 이종상 상무와 임병용 부사장은 평검사 출신이다. 임 부사장은 검찰에서 1년간 보낸 뒤 럭키금성그룹(전 LG그룹)회장실과 사업부서에서도 근무했었다. 삼성그룹 김용철 전 법무팀장도 특수부 검사였다. 국정원 불법감청과 법조비리 사건 수사를 주도했던 박민식 전 검사는 지난해 변호사로 나설 때 한 대기업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실무 중심의 계열사는 로펌 출신이 대세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회사의 오너들이 경영권 승계나 비자금 조성 과정 등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다 적발돼 형사사건으로 조사받을 때 바람막이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A기업의 한 사내변호사는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오너가 형사사건에 휘말렸을 때 실시간으로 손발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오너들이 선호한다.”면서 “외부로펌 변호사들은 기본적으로 바깥 사람이어서 사내변호사처럼 오너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 열린 사내변호사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사내변호사가 회사의 바람막이용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CEO들이 기업변호사들을 전정한 법적 조언자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기업들이 법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비법률적인 접대 형식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해 사내변호사가 자리잡기 어렵다.”고 말했다.B기업 한 사내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아직 현실은 아닌 것 같다.”면서 “특히 로비용이나 바람막이용 성격이 짙은 인사들이 임원으로 영입돼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경쟁하려는 연수원 출신 기업변호사의 앞길을 막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는 준법감시인? CEO ‘입김’ 세 제 역할 못해 기업들은 최근 준법경영을 하기 위해 법무조직을 확대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씨티은행 조윤선 부행장(연수원 23기)은 “기업변호사는 회사의 각 부서가 법규와 내규를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인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기업변호사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서 기업변호사가 경영진의 위법행위를 알게 될 경우 이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IBM 데이비드 워터스 전무는 지난달 사내변호사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엄청난 규모의 회계부정으로 망한 엔론의 변호사들은 이사회에 경영진의 비리를 보고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면서 “경영진이 변호사들을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용기있는 행동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도 다르지 않다. 기업변호사들이 CEO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다.A기업의 한 변호사는 “기업변호사의 위상과 연봉, 승진은 모두 CEO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S그룹 법무실의 한 간부도 “회의에 나설 때마다 부회장한테 지적당할까봐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이 위법한 일을 저지를 때 기업변호사가 이를 냉정하게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B기업의 한 변호사도 “기업이 변호사를 고용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부로펌이나 변호사한테 알리기엔 부담스러운 영업비밀에 대한 법률적인 리스크를 듣기 위함인데 그 내용 가운데 법을 피해 가는 일이나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고 털어놓았다. 기업변호사가 편법을 쓰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삼성 법무실 이수형 상무는 “김용철 전 법무팀장과 이경훈 전 상무도 준법감시인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 로비 의혹의 당사자로 불법에 연루돼 있다. 이는 기업변호사 본래의 취지 가운데 하나인 준법 감시인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워터스 전무는 “기업변호사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활동하려면 법무팀장은 독립적이고 재량권을 가진 존재여야 하고 경영진 외에 사외이사들도 법무팀장 선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무팀장은 다른 사내변호사들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져 이들이 준법 감시활동을 잘하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대체로 대기업들의 경우, 일반 기업변호사와 준법감시인 변호사가 분리돼 있는 추세이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두 역할을 함께 맡는다. 금융권은 법률적으로 준법감시인을 두어야 하지만 비금융권은 자율적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 늘면 로펌시장은 기업변호사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이나 객관적인 외부 의견이 필요한 경우에 외부로펌에 의뢰한다. 따라서 기업변호사가 늘고 그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면 로펌으로 가는 일거리는 줄게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대부분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대기업마다 채용하는 변호사 수를 늘리자 일부 로펌에서 일거리가 주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KCL의 임희택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늘어 일거리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법무법인 충정의 한 파트너 변호사도 “시티은행이 변호사를 늘리자 기존에 오던 자문 가운데 오지 않는 것이 있다.”고 했다.SK텔레콤 이순태 변호사는 “기업변호사들이 업무에 대해 익숙해지면서 로펌으로 가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입사할 때보다 30∼40%가량 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오히려 기업변호사가 늘면 법률시장 자체가 커져 로펌의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 정수근 변호사는 “법무실에서 변호사를 늘렸더니 1인당 업무량이 더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업무 가운데 예전엔 법률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았던 것을 변호사들이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그룹 법무실 간부는 “여기에 와 보니 그동안 법률적 검토를 거쳐야 했지만 그 과정없이 처리된 것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률전문가들이 검토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한시환 변호사는 “기업에 변호사가 많아지면 법률자문을 받아야 할 것이 많아져 로펌으로 가는 자문 업무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늘면 단기적으론 로펌의 일거리가 줄 것이나 장기적으론 법률시장의 파이가 커져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 비즈니스에 강해 로펌 결론 법무실서 뒤집기도” “새로 추진하던 사업을 로펌에서 위법이라고 했으나 법무실에서 다시 검토하니 합법이어서 관철시켰다.” SK텔레콤 법무실을 총괄하고 있는 남영찬(연수원 16기·부사장) 윤리경영센터장은 “비즈니스를 잘 알면 기업변호사가 로펌변호사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 출신으로 2005년 SK텔레콤에 영입된 남 부사장은 한 예로 신규사업본부에서 추진한 SK 교통 정보 사업을 한 로펌에서 ‘위법’이라고 의견을 냈으나 이를 기업변호사들이 적법하다고 밝혀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했던 일을 들었다. SK 교통정보는 지난해 9월부터 제공되고 있는데 주로 전국 곳곳의 교통 체증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중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의 체증 여부는 고객의 위치 정보로 확인된다.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 설치된 기지국에서 도로를 이용하는 고객이 탄 자동차의 속도를 통해 확인된 평균 속도로 체증 여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남 부사장은 “로펌에선 ‘이 서비스가 고객 개개인의 위치를 통해 확인되므로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고객 위치가 확인되는 과정을 살펴보니 그 위치는 ‘암호’로 표시돼 그곳에 있는 고객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즉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은 개개인의 위치 정보가 암호로 표시되는 걸 몰라서 위법이란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로펌에서 위법이란 결론이 나오자 신규사업본부는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각 고속도로와 국도의 교통 체증 여부를 확인받아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요구한 사용료는 20억원이었다. 하지만 기업변호사가 이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알고 있어 로펌의 결과를 뒤집고 비용을 줄인 것이다. 남 부사장은 “기업변호사가 로펌변호사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단 지적이 있는데 큰 로펌 변호사들이 연수원 성적이 더 높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오히려 기업에서 일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익히게 돼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부사장은 이외에도 기업에서 변호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개개인이 실력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회사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법무실 책임자가 최고의사결정회의에 참가해 사내 정보를 공유해야 실시간으로 법률적 문제가 될 부분을 찾아내 자문해 주고 다른 사내변호사들에게도 회사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업변호사는 준법감시인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중요 사항은 법무실의 검토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최근 사석에서 금융감독기관이 금융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은행인 BII를 인수하던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그 은행의 지분 50% 이상을 충분히 인수할 수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바람에 14.07%밖에 인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은행의 해외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외환위기를 겨우 벗어난 시기여서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금융수출’을 부르짖는 현재에 비춰보면 불과 4년 전의 판단은 옳지 못했다. 김 전 행장은 “당시에 금감원이 지금처럼 금융권에 해외진출의 문을 열어뒀더라면 동남아 쪽에서 한국계 은행의 위상은 확실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일본경제 위기 보고서’에서 ‘왜 일본 정부가 키우고자 했던 산업(금융)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버려뒀던 오토바이나 자동차산업은 세계 최고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포터 교수는 ‘관치는 방치만 못하다.’는 결론을 낸다. 우리의 현실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외환위기의 ‘뜨거운 맛’을 본 우리의 금융당국은 지난 10년간 ‘관치(官治)’의 강도를 높여왔다. 여러 은행들이 퇴출됐고 통합됐다. 정부의 보호 아래 덩치가 커졌다. 그러나 증권업은 상대적으로 관치가 덜했다. 증권사 수는 1997년 58개였지만 지금은 54개로 크게 줄지 않았다. 소규모 증권사들이 여전히 많지만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춘 곳도 있다. 증권 쪽에서 10여년 일했던 국민은행 홍춘욱 파생상품팀장은 “‘몸집’면에서 보면 증권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세계 금융과의 경쟁에서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찾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더 잘해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시중은행들의 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이나,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판치던 시장을 10여년 만에 평정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증권, 국내에서 외국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연 온라인증권사 키움닷컴의 활약을 꼽았다. 정부는 자금시장통합법을 통해 증권사들의 대형화를 꾀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금융계에서는 “미국에 골드만삭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작은 증권사들이 있고, 일본에도 지역증권사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는 증권사가 있는데 덩치만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치는 너무 심해서도 안 되지만 적시적소의 처방이 없어서도 안 된다. 금융시장의 ‘쏠림현상’도 당국의 감독기능 미비 때문이라는 지적이 그런 것이다.2003년 ‘카드사태’가 예다. 신용카드사의 부실화에 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단기외채 급증도 마찬가지다. 외국은행 지점들의 외화차입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당국의 손발이 맞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관치는 과해서도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된다.‘엇박자 관치’는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감독기관 출신의 한 금융계 인사는 “금융감독기관의 관치 문제는 지난 10년간 많이 해소됐지만 선진국형 감독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의 시급한 과제는 질적 개선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말한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논문 ‘금융규제 감독의 경과와 개선 과제’에서 “감독당국인 금감위가 재경부와 상시적인 인사교류를 하기 때문에 중립적·중장기적 정책·제도수립에서 재경부의 영향을 받는 구조적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충돌하는 금융감독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 금융감독기관에서 일했던 윌리엄 라이백을 특별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의 속도와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 경상대 김홍범 경제학과 교수는 “금감원이 상부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기획·지시를 받고 금감위가 다시 재경부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하는 부분까지 재경부가 관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관(官)으로부터의 조직적 독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환란 이후 조사·감독권이 금감원에 집중된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연구원과 경제학자들은 금감원이 한은과 예금보호기관인 예금보험공사와 실질적인 협력과 견제를 통해 금융안전망을 건전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금감위·금감원·한은·예보 간의 위상 및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란이 터지자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건전성을 검사하도록 권고했다. 문제는 상업금융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산업은행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라는 점이다. 각국의 ECA 중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을 받는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리스크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금감원이 건전성 검사를 할 경우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외화내빈’ 한국 금융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은 분명 진화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은 물론 부채담보부증권(CDO),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냈고 금융기술이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민? 우리는 몰라” 외환위기는 양극화 심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금융기관들은 고액자산가 영업에 몰려들었다. 부자들을 위한 지점이나 센터는 속속 개설되고 있지만 서민은 찬밥 신세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 점포의 19.6%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있다. 대부업도 성장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말 1만 1154개였던 등록대부업체는 지난해말 1만 7120개로 3년새 48.2% 늘어났다. 금감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사금융(대부업체)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분석’에 따르면 예상과는 달리 사금융 채무보유자의 70%가 금융채무불이행자, 즉 신용불량자가 아니다. 외국계 대형 대부업체들이 이들의 자금수요를 시중은행의 몇 배 이자로 빨아들이면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증권사 영업점에서 근무하던 Y씨는 3년전 고객 주문을 잘못 처리, 해당 금액을 물어줬다. 고객이 종목 일부만 팔아달라고 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두 팔아버렸다. 결국 Y씨는 집을 팔았고 전세를 살고 있다. 이런 업무상 실수로 인한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전문인배상책임보험(FIPI)’이 등장했다. 직원의 횡령·배임으로 인한 사고시 회사의 피해를 보상하는 ‘금융기관종합보험(BBB)’도 있다. 금융사고가 한번 나면 수십억∼수백억원의 보험금이 나가기 때문에 보험료는 1억원을 넘는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대부분 가입돼 있다. 국내 금융기관 가입은 매우 저조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에 비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사고 개연성이 높아 보험료가 더 비싸다.”고 전했다.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금융권 종사자의 도덕적 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BBB 계약은 77건이었다. 당시 국내 금융기관은 1395개로 가입비율이 5.5%다.FIPI는 더 낮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BBB보험료 대비 FIPI보험료는 2003년 11.4%였다.2004년 7.67%,2005년 5.47%,2006년에는 2.95%로 계속 낮아졌다. 올 들어 상승하고 있으나 9월 현재 7.60% 수준이다. ●“제재에는 로비로 대응?” 한 외국계 금융기관은 어렵게 본사로부터 골프회원권 취득을 허락받았다.10억원을 청구하자 본사에서 회원권이 몇개냐고 물어왔다. 한개라는 답에 “세상에서 가장 비싼, 듣도 보도 못한 값”이라는 답이 왔다. 한때 외국계 지사 개설을 고민했던 금융사 임원은 “10억원을 회원권에 묶어두고 이를 보전할 만큼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이 갑갑했다.”고 털어놨다. 골프회원권은 국내에서 영업을 위한 로비의 필수 자산이다. 회계부정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던 한 공무원은 “로비가 하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부러 이를 감안해 제재를 가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기관 임원은 “금융감독당국이 제재를 내릴 때 완충지대를 둔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 경기도 산하 20개 공공기관 첫 경영평가 절반이 하위등급 ‘기대이하’

    경기도 산하 20개 공공기관 첫 경영평가 절반이 하위등급 ‘기대이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들이 첫 경영평가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18일 산하 공공기관 20곳의 2006년도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된 첫 종합평가로,24개 기관 중 출자 지분이 적거나 신설된 4개 기관을 제외한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신용보증재단이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가(80점 이상) 등급을 받았으며,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 등 6곳은 나(70∼80점)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나노소자특화팹 등 10곳은 다(60∼70점) 등급, 경기도립의료원 등 3곳은 최하위 등급인 라(60점 미만) 등급을 받는 등 절반 이상이 70점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점수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 ATKERNEY의 평가용역과 경기도 경영평가위원회 심의 점수 80점에 각 기관장들의 자기평가보고회 점수 20점이 합산돼 100점 만점으로 구성됐다. 주요 평가내용은 ▲종합경영(20점·경영진 리더십, 윤리경영, 고객만족도) ▲경영관리(30점·운영체계 효율성, 인사·재무·예산·조직문화 관리) ▲주요사업(30점·주요 사업 진척도·실적) ▲자기평가(20점·기관장 자기평가의 타당성) 등 4개 분야다. 이중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사업 지표를 ‘보증 공급 규모’와 ‘보증지원 업체수 확대’에 맞춰 추진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기금운영과 재정자립도면에서 서울통상산업진흥원, 대전중기센터, 부산중기센터 등 비슷한 기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도립의료원은 종합경영과 경영관리·주요사업 등 3개 영역평가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노조와 갈등이 심각해 기관 존립 자체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체육협의회는 뇌물사건·회계부정 사례가 적발되는 등 윤리경영에 문제가 있으며 종합경영과 경영관리 부문 평가(5점 만점)에서도 3점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공공기관 직원 워크숍에서 개선사항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관련 사안은 내년도 예산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내년 3∼6월 이뤄질 2007년도 경영평가부터는 그 결과를 기관장 경영성과계약과 연계해 기관장의 성과연봉에도 반영하고 공공기관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석규 기획관리실장은 “이번 평가는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산하기관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각 기관의 규모와 기능이 모두 다르고 각자 고유한 특성이 있으므로 평가 등급이 기관간 순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선동 에쓰오일 前회장 항소심서 집유

    대기업 회장과 사장이 공모해 주가조작 및 회계부정을 했다는 의혹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에쓰오일(S-Oil) 전 회장과 사장에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노태악 부장판사)는 14일 주가조작 및 회계부정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김선동 S-Oil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유호기 사장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S-Oil㈜에 대해선 1심의 벌금 3억원보다 줄어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들이 소유구조의 지분 안정을 위해 저가의 주식을 다량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주식 거래 동기나 유형, 이후 주가 동향 등을 고려해 볼 때 일반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유인할 목적으로 시세 조종이나 주가 조작 등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당기순이익을 늘릴 목적으로 관련 장부를 조작해 허위로 기재, 공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1심과 같이 유죄를 선고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열린세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열린세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요즈음 세간에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위험관리’이다. 아프가니스탄 인질 피랍과 관련해서도 한탄스럽게 나오고 있고, 춤추는 증시판에서도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위험은 이브가 뱀의 유혹에 의해 선악과를 따먹을 때부터 인류와 늘 같이 존재해 왔다. 인생을 웬만큼 산 사람들이 과거를 돌이켜보면 ‘한방이면 인생이 망가질 수 있었던 위험’을 적잖이 피해가거나, 이겨나갔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 무서워 걱정을 멈추지 않았다는 기나라 사람의 걱정,‘기우(杞憂)’만 하고 조용조용 숨만 쉬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모든 위험에는 달콤한 꿀이 따르는 강력한 유혹이 있다. 이래서 ‘위험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선택의 기로에 놓여진다. 주황색 신호에서 달릴까, 기다릴까? 주가가 떨어지는데 지금 들어갈까, 좀 더 기다릴까? 기업에서는 계속 시설투자를 해 나갈까, 아니면 땅이나 사둘까? 등 위험과 기회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사실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경제는 1% 가능성에 모험을 걸며 많은 신화를 만들어 왔다. 고 정주영 회장은 ‘배를 주문해 주면 그 계약서로 돈을 빌려 조선소를 세워 배를 만들겠다.’는 어찌 보면 황당하고 위험천만한 조건으로 그리스 선주와 계약을 맺고 울산 조선소 건립을 이루어 냈다. 정부 통제를 받는 은행들이 기업의 실패 위험을 전적으로 맡아 주면서 우리 경제규모는 커졌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부실도 크게 늘어나면서 위험은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커지고, 결국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 위험을 맞게 된 것이다. 이같은 위험관리 실패로 인한 신용 실추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단기간에 회복이 어렵다. 우리나라도 세계 5위의 외환보유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때 떨어진 국가신용등급은 속시원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위험관리는 평시에 모든 상황이 정상적일 때 하여야 한다. 첫째, 위험관리는 미리미리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적으로 표준화한 위험관리의 ‘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융기관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2 신자기자본규약은 ‘발생 가능한’ 모든 기대손실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기업 부문도 위험관리와 내부통제를 위한 국제기준 도입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위험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예방접종으로 기업과 금융부문 건전성을 한발 앞서 확보하여야 한다. 둘째, 위험관리 비용의 지출에 인색할 필요가 없다. 선물거래, 옵션, 무역거래와 환율변동의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위험관리는 비용지출을 요구한다. 위험관리 비용은 더 큰 손실에 대비한 안전장치로서 최소비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위험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선진 금융기관들은 위험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확보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양질의 인력을 확보해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내면 파격적인 보상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유도하는 ‘선순환’이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위험관리를 위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없이는 회계부정이나 내부통제 실패를 예방하기 힘들다. 위험관리는 재무나 리스크를 다루는 몇몇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의 실패로 쓰러진 거대기업 엔론이나 월드콤의 사례가 이를 생생히 보여준다.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개도국 중심의 진출이 불가피하다. 고위험을 수반한 대외진출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며, 상시적인 위험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의 내부적인 문제도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분식회계나 정경유착 등 구태 경영은 언제라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위험관리 일상화가 필요하다.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 공익법인 변칙증여·비리 잡는다

    국세청이 공익법인을 통한 변칙 증여나 상속 등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 교육, 사회, 문화, 복지 등 공익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07년 정기조사대상 선정방향’을 발표했다. 국세청이 공익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공익법인들이 공공적 성격으로 인해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있으나 최근 들어 사유화를 통한 회계부정이나 운영과 관련된 비리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올해부터 2만 7000여개에 이르는 공익법인에 대한 정기조사 선정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공익법인의 사업실적과 결산보고서 등을 직접 수집, 내용을 철저히 분석해 불성실 혐의가 포착되면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세금을 추징키로 했다. 국세청은 공익법인을 변칙적인 상속수단으로 악용하거나 운영자금을 사적 목적으로 횡령한 경우 세금 추징과 함께 위법 사실을 사법당국에 통보키로 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언노련 위원장 불신임안 가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은 20일 서울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준안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재적 168명 위원 중 102명이 참석해 97명이 투표했고,81명이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개표 결과 공개 즉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중앙위 투표는 지난 10일 언론노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노조 내부의 회계부정 의혹을 독단적으로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민주노동당 등으로 수사를 확대시킨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이 위원장 스스로 제안해 이뤄졌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경제의 진실/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시장체제, 소비자 주권, 노동 찬양, 관료주의, 미래예측…. ‘불확실성의 시대’ 등의 명저를 남긴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도덕적 비판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가 열거한 현대 자본주의의 사기 행각은 이렇게 끝이 없다. 거대 기업들과 거대 금융기관들은 이처럼 그럴듯한 언사로 시민들을 현혹하면서 사기 행각을 일삼지만 전혀 처벌받지 않는다. 현실과 사회적 통념의 괴리 때문이다. 이런 유의 사기는 사회적 통념상 죄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4월 타계한 갤브레이스는 마지막까지도 비판적 경제학자로서 현대 자본주의와 거대 기업들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다. 그의 유작 ‘경제의 진실’(이해준 옮김, 장상환 번역감수, 지식의날개 펴냄)은 100쪽이라는 얄팍한 분량, 에세이 형식의 가벼운 문투에도 불구하고 전혀 부족함 없이 몰두하게 만드는 역작이다. 원제는 ‘결백한 사기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Innocent Fraud). 그는 거대 기업들의 사기행각을 ‘결백한 사기’로 규정하고 있다. 사기임에 분명하지만 사회적 통념 때문에 죗값을 받지 않는 사기라는 것. 갤브레이스는 미국의 사례를 열거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다. 시장경제와 기업의 사회공헌 등을 역설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나 삼성,LG, 현대차,SK 등의 재벌들로서는 감추고 싶었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어서 무척이나 곤혹스러울 법하다. 갤브레이스는 오늘날 자본주의를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는 것부터 사기라고 규정한다.‘자본주의’는 마르크스 이래로 자본가의 지배력과 노동자의 종속성을 함축하는 동시에 착취적일 뿐 아니라 자기파괴적이라는 부정적 의미까지 안고 있었다. 그것을 ‘시장체제’라는 그럴듯한 말로 감추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의 실체를 감추려는 ‘변장’에 다름아니라는 게 갤브레이스의 생각이다. 기업과 정부가 누누이 강조하는 ‘소비자 주권’ 개념도 현실을 호도하는 사기다. 현실은 기업들이 인기 광고모델을 동원해 소비자의 선택과 주권을 통제하고 있다.‘노동 찬양’은 더욱 극악한 사기행각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고통을 겪으면서 일할 뿐이고, 부자들은 일하지 않고 우아하게 지내면서도 사회에서 존경(?)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민간과 공공이 나뉘어 있다고 역설하는 것도 사기다. 실제로는 국가적 행위인 전쟁마저도 민간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왜 이같은 사기행각은 처벌받지 않는 것일까. 갤브레이스는 사회적 통념과 회계부정을 꼽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이 책을 쓰고 있던 시절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회계부정 사건인 ‘엔론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회계 투명성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됐지만 갤브레이스는 ‘사기 시스템’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갤브레이스는 경영진이 행사하는 기업권력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죗값을 치르지 않는 사기가 결국에는 기업권력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경제와 정부, 기업 모두에게 돌아온다고 역설한다. 줄기차게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온 갤브레이스의 마지막 목소리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기업권력을 지배하고 있는 재벌 문제는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이 책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기업과 재벌총수 권력에 대해 한번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며 일독을 권했다.1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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