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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 넣었지만… 못 넘은 징크스

    골 넣었지만… 못 넘은 징크스

    황의조 선제골… 8년 5개월 무득점 탈출 최근 이란전 5경기 1무 4패 골 갈증 풀어 4분여 만에 김영권 자책골로 동점 허용벤투호의 해결사 황의조(27·감바 오사카)가 무려 8년 5개월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이란의 골문을 활짝 열었다. 황의조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란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후반 13분 역습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우리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낚아챈 황의조는 단독 돌파에 이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뒤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7일 호주와의 6월 평가 1차전 결승골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이다. 황의조의 골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 한국축구는 지난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윤빛가람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긴 뒤 무려 8년 반 동안이나 이란을 이겨보지 못했다. 지금은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으로 옮긴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다. 더욱이 윤빛가람이 골을 터뜨린 이후 이란을 상대로 골맛을 본 선수도 없었다. 5경기를 펼치는 동안 한국축구는 이란을 상대로 1무4패로 열세에 놓이면서 4골을 헌납하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그 수모를 황의조가 푼 것이다. 손흥민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황의조는 어렵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한번에 롱킥이 날아왔는데, 이란 수비수 3명이 이 공을 처리하려다 엉키는 바람에 흘러나온 공을 황의조가 낚아챘고 골문을 향해 돌진했다. 이란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달려나오자 황의조는 영리하게 공을 띄워 골키퍼를 살짝 넘겨 7년 동안 닫혀 있던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황의조는 올시즌 J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이번 대표팀 소집 때도 염려를 샀다. 하지만 그는 소집 당시 “골이 터지지 않을 뿐 컨디션은 좋다. 이번 대표팀 소집을 계기로 골도 터뜨리고 자신감을 얻어가겠다”고 말했는데 6월 1차 평가전인 호주전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란전 선제골까지 성공시키며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이란은 과연 ‘난적’이었다. 한국은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자책골의 아쉬움 속에 1-1로 비겼다. 황의조의 선제골이 터진 지 4분 뒤인 후반 17분 김영권의 자책골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란의 오른쪽 코너킥 때 골문으로 달려들던 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를 막으려던 수비수 김영권의 몸에 공이 맞고 그대로 조현우가 지키던 골대로 빨려 들어간 것. 피울루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시작으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주세종(아산), 이정협(부산) 등을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꽁꽁 걸어 잠근 이란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공이 골키퍼의 손끝에 걸리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1-1로 끝났다. 이란과의 역대전적은 9승9무13패가 됐고,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맛보지 못한 건 6경기째(2무4패)로 늘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우리가 비하한 서원, 세계인들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경탄”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우리가 비하한 서원, 세계인들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경탄”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앞장선 박성진 국장이 말하는 ‘서원의 가치’“우리 한국이 서원(書院)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 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많이 아쉬워해요. 서원의 시발지인 중국이 유학 내지 성리학의 종주국을 마치 빼앗긴 것처럼 못내 애석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을 인정하고 있고, 성리학적 전통이 한국화되어 정착한 독특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서원 9곳이 한꺼번에 동시에 유네스코에 등재되게 된 것은 우리가 서구문화를 좇으며 소홀히 한 그 가치를 서구인들이 알아보며 깜짝 놀라 합니다. 서원이 변질되면서 훼철이라는 역사의 철퇴를 맞은 적도 있지만 그래도 민족의 혼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입니다.” 7월 3~6일 아제르바이잔서 열리는 총회서 확정朴사무국장, 9년간 무보수로 서원 세계화에 앞장덕수궁 수문장교대식 첫 고증 재연한 문화전문가 지난달14일 한국의 서원이 이코모스에 의해 등재 권고를 통지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서원 등재를 위해 9년 동안 ‘무보수’로 일한 이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수소문 끝에 서원에 세계화에 앞장선 박성진(60)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사무국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난 28일 그를 찾아가면서 혹시 갓 쓰고 도포를 입는 사람이 아닐까 했는데 캐주얼 차림이었다. 박 사무국장은 1994년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최초로 고증해 낸 우리 문화 전문가다. ‘무보수로 일하는 것이 맞느냐’고 확인하니 그는 수줍은 듯 “먹고 살만합니다. 그 대신, 비상근으로 일하지요.”라며 살짝 웃는다.이코모스 심사평가서에는 대한민국이 등재 신청한 9곳 서원 모두를 등재(Inscribe)할 것을 권고했다. 등재되는 서원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안향)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퇴계 이황)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서애 류성룡)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회재 이언적)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한훤당 김굉필)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일두 정여창)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하서 김인후)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고운 최치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사계 김장생)이다. 이들 서원은 7월 3~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동안 이코모스의 권고가 거부된 적이 없어 이들 서원은 등재를 예약한 상태다. 이로서 한국은 모두 14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서원 유네스코 등재에 中 종주국 뺏긴듯 아쉬워해서구인들, 500년 전통 사립 엘리트 교육 명맥 경탄우린 서원 가치 폄훼… 세계인 탁월한 보편 가치 인정” - 실사왔던 이코모스, 반응이 어땠나. “작은 나라 한국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엘리트 양성 사립학교 시설이 있을 수 있었나 하고 놀라워합니다. 조선시대에 서원이 900여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서원에 배향된 선현들에게 끊이지 않고 약 500년간 제향을 어떻게 이어올 수 있었는지에도 경탄합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어요. 전국에 서원과 사당이 그처럼 많은 것에도 놀라워하고 있고요. 결국 수많은 외침 속에 민족의 생존을 위해 헌신한 학자나 순절한 충신이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전쟁이 나도 지역 유림이 위패를 생명처럼 모시고 피란 갔다가 온 일화들이 많습니다. 근 현대화에 밀려 우리가 서원의 가치를 폄훼했지만 세계인들이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왜 9곳?… 국가사적 기준에 역사성·완전성 고려조광조·율곡 이이·남명 조식·황희 정승 서원 빠져‘우린 왜 뺏느냐’ 항의도 …다른 선양 기회있을 것”- 왜 하필 이 9곳 서원인가. “현재 남한에만 672개의 서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원군에 의해 훼철된 서원이 다시 복원된 것이지요. 훼철을 피한 서원 23곳 가운데 국가가 문화재로 지정한 국가사적이면서 역사성과 완전성 등을 고려해 선택된 것입니다. 6·25 한국전쟁 때 피폭 여부도 고려되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을 제향하는 산청의 덕천서원이나 율곡 이이 선생을 모시는 파주 자운서원, 조광조 선생을 기리는 용인 심곡서원, 황희 정승을 배향하는 상주 옥동서원이 포함됐더라면 하는 바람이 많습니다. 또 이들 서원으로부터 ‘우리도 같이 신청하지 않고 왜 뺏느냐’는 항의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서원 전체가 인정받은 것이니만큼 다음에 다른 방안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있는 정몽주를 제향하는 숭양서원, 율곡을 기리는 황해도 소현서원도 같이 남북이 힘을 합쳐 신청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서원에 대원군에 의해 적폐로 지목됐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설 엘리트 교육기관이었습니다. 향교가 공공 교육기관이었지만 조선 중기 이후 파폐(罷弊)되면서 그 역할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이를 대신한 것이 서원입니다. 사액서원이 되어야 국가로부터 토지와 서적·노비 등을 지원받습니다. 국왕으로부터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받은 것이죠. 성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서원당 10~20명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하였지만 거의 대부분 무료였어요. 그런 만큼 재정이 취약했지요. 사액서원이 되지 않으면 서원 설립자 혹은 그 문중에서 운영비를 모두 조달하였습니다. 서원이 그 설립 정신을 잃고, 당쟁이나 붕당 정치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식 전수와 인격 도야 기관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그런 점을 높이 샀기에 대원군 시절에도 서원이 살아남았습니다.” “서원, 교육 공간 넘어 천인합일 추구한 수양처영남은 산자락… 전라·충청은 들판 시작점 위치서원, 영남에 많은 이유?… 벼슬길 막힌 학풍 탓호남엔 유학보다 의리 실천한 ‘충절 서원’ 많아”- 서원, 지역별 차이가 있나. “서원은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천인합일의 경지를 추구한 수양처입니다. 건축물 배치는 전당후묘(前堂後廟·앞에는 교육강당, 뒤에는 사당 설치), 전저후고(前低後高·앞이 낮고 뒤가 높음) 질서를 따르지만 서원마다 독창성도 있지요. 풍광이 빼어난 곳에 위치하지만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경상도 서원이 대체로 산자락에 있다면 전락도·충청도 서원은 대개 산자락이 끝나고 들판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합니다. 영남쪽 서원이 많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것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낸 서원을 선정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서원이 영남 쪽에 많은 것은 조선시대의 지역별 학풍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남 쪽 학자들은 벼슬길에 나가지 않거나 빨리 그만두고 낙향해 후진 양성을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인조반정(1623년) 이후 관직 진출이 막힌 남인들이 벼슬을 못하자 신분유지가 어려워졌습니다. 차선책으로 유학자를 배출하는 것이었지요. 영남 양반에겐 현실적 이해가 걸린 절실한 문제였습니다. 반면 호남엔 유학을 연구하는 서원(77곳)보다 이를 실천하는 사우(108곳)가 더 많았습니다. 의리의 실천에 중점을 두면서 충절인의 비율이 높은 것이 호남 쪽 특징입니다. 그래서 영남은 도학서원, 호남은 충절서원이 많다고들 합니다.” - 서원이 다른 나라에도 있나. “서원은 우리나라와 중국 뿐만 아니라 유사한 유산으로 일본과 베트남에도 있었습니다. 유학 문화권에 있는 것이지요. 중국은 관료시험 등과 같은 정부의 교육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통일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공부하는 과목도 정부 정책에 따라 변화되었습니다. 그런 서원에 가보면 과거시험 합격자의 명단을 새긴 제명비(題名碑)가 좍 늘어서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는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서원에 들어올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 서원은 지방의 지식인 집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성리학을 학습하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중국과는 달리 오직 지역 단위의 선현에 제향을 지냈습니다. 일본의 경우 설립자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커리큘럼도 서원마다 달랐습니다. 의학과 산학도 가르쳤습니다. 이게 사숙(私塾)입니다. 일본 근대화에 큰 힘을 보탰지만 한국의 서원은 지방 지식인의 구심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주희가 중건한 중국 장시성 여산(廬山)의 백록동서원은 서원 자체가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의 일부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서원은 청나라 시대에 관학화되고, 문화혁명기를 거치면서 그 맥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다 최근 한국으로부터 오히려 배워가고 있는 실정입니다.”박성진 사무국장은 고급스러운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재현하며 관광상품화하자는 차원에서 1995년 문화행사 전문기업인 예문관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정조대왕릉 행차,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 재연, 고종 황제 즉위식 재연, 과거시험 재현 등을 해마다 하고 있다. 영주선비촌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운현궁, 남산한옥마을 등을 위탁운영하기도 했다. 10년을 투자해 강원도 영월에 단종의 유적 발굴과 기념관도 만들었다. 또 거의 10년간 준비해 고향인 경북 문경에 박열 의사와 가네코후미코 기념관을 만들기도 했다. “2016년 철회 때 연로한 유림 어른신들 낙망中日 서원과 차이 보강해 재도전… 1년반 심사中, 관료 교육… 과거 급제자인 ‘제명비’ 늘어서日, 의학·산학도 가르친 사숙… 근대화 힘보태韓, 서원서 과거준비 못해… 제향 전통 中과 유사”- 유네스코 등재신청을 철회한 적도 있다던데. “3년 전인 2016년 4월 이코모스의 반려 의견에 따라 자진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 등 준비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단순한 지식전수 기관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인성을 도야하는 천인합일적 경관과 한국 성리학 정신의 독특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죠. 연로한 유림 어른신들의 기대가 엄청 컸는데, 크게 낙담하셨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유산구역의 재조정, 다른 나라들과의 차이 등을 보완해서 1년 반 동안 이코모스의 심사를 받았습니다. 재도전한 끝에 따낸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생각합니다.” - 어떻게 서원과 인연을 맺었나.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성균관 기획실장을 지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시 유행하던 사물놀이와 농악차원보다 더 고급스러운 궁중문화를 선보이고자 문화전문법인인 ‘예문관’을 설립해 운영해왔습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최초로 고증해 냈습니다. 성균관 유교교육원 교수, 유교방송본부장도 지냈습니다. 한국서원연합회 상임이사로 일하던 2010년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님께서 ‘우리의 교육전통인 서원 전통을 너무 모른다’며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서원은 한국의 교육전통이고, 교육은 우리 민족의 지적 자산이라는 것이죠. 작년에 등재된 산사 7곳도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 고양 차원으로 추진했던 것이지요.” - 서원하면 엄숙, 근엄이 연상된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없나. “서원의 학교 기능은 제도 자체가 바뀌어서 이제는 유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향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원마다 소속된 유림이 1년 두 번 향사를, 한 달에 두 번 제향을 올리는 전통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향교나 성균관에서도 이런 전통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향 행사 한 번에 유림 40여명이 참여합니다. 경주의 옥산서원이나 장성의 필암서원 같은 곳은 지역 유림이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강학을 하고 있습니다.” “서원, 교육 기능 멈춰… 향사·제향 전통 계속정좌수련, 도인술, 선비체험 등 ‘서원스테이’도청소년에 친근하게 다가설 활성화 방안 고민서원의 오늘날 의미?… 타협과 조화 더욱 요구치열한 공론, 올곧은 선비정신은 되새길 기회”- 서원 활성화 방안은. “사실 그 부분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만 안동 도산서원은 ‘서원스테이’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간 20만명이 찾고 있습니다. 주로 교사와 공무원, 학생들이 1박2일, 또는 3박4일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영주 소수서원은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운영하면서 4만명 이상이 교육에 참가하고 있고요. 선현들이 했던 수양방식 따라 정좌 수련과 일종의 신체단련인 도인술도 합니다. 이외에도 비석에 아무 글도 새기지 않은 ‘백비’가 있는 장성의 필암서원도 2만명 이상이 찾습니다.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청렴교육이 됩니다. 그리고 유네스코 등재는 아니지만 일부 서원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등재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문화재청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해당 지자체가 하게 돼 있습니다. 이번엔 서원이 있는 광역 및 기초 14곳이 균등하게 예산을 출연했습니다. 이 예산은 신청서 쓰고, 사례조사 하고, 연구비 지원하는데 소요됐습니다. 서원 9곳, 작년 산사 7곳 이렇게 하니 유네스코 등록이 쉽게 되는 줄 아는데 절대 그게 아닙니다. 그리고 해당 국가는 1년에 한 건 밖에 신청 못 합니다. 저 큰 서울시가 한양도성, 몽촌토성, 성균관 등을 신청하려 하지만 국내 경쟁도 뚫지 못하고 있지요. 올해 세계유산 등재 후보 목록은 총 38건이지만 이중 19건만 이코모스 등재 권고를 받았습니다. 절차 하나하나가 다 어렵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오래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변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도덕은커녕 가치관마저 극도로 혼란해합니다. 쏟아지는 정보와 가짜 뉴스 속에 우리 사회 구성원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대립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국민이 계층으로, 이념으로 사분오열되고 있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타협과 조화가 더욱 요구됩니다. 진지한 토론의 과정을 거쳐 공론을 도출한 서원을 역할을 한번 되새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치열한 논쟁을 통한 공론의 장, 공익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하거나 자신을 희생했던 올곧은 선비 양심, 교육입국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던 서원의 역할은 앞으로도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靑, 부시 前대통령 방한 때 文대통령 면담 검토

    청와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차 방한하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을 검토 중이다. 면담을 계기로 교착 상태인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상황이 올지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문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와 검토 단계에 있다”면서 “검토 후 면담 필요성이 있다면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가 문 대통령에게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의의, 진정성을 직접 듣는다면 이에 회의적인 미국 조야 인사들에게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문 대통령은 최근 임기를 마친 홍영표 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격려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원내지도부가 선거제·개혁법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임기 종료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당에서 홍 전 원내대표와 이철희 전 원내수석부대표, 강병원·권미혁·권칠승·금태섭·김병욱·김종민·박경미·윤준호·황희 전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포함해 1년간 원내를 이끄느라 수고하셨다”며 노고를 위로했다고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로맨스 꽃피는 달의 궁전

    로맨스 꽃피는 달의 궁전

    올 건립 600주년 정인지 이름 붙이고 정철 3신산 조성 견우와 직녀 천상의 무대 마련 춘향전에 생명 불어넣어●춘향전 속의 도시와 건축 남원부사 아버지의 임지에 따라온 이몽룡은 16세 청춘, 사또 관사인 내아에 처박혀 공부만 하기엔 봄기운의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동네 사정에 밝은 현지 하인 방자에게 “이 동네 어디 물 좋은 데 없느냐? 나들이 가자”고 보챈다. 방자는 기다렸다는 듯 사설을 읊는다. “남원성의 동문 밖을 나가면 장림 숲속의 선원사가 좋고, 서문 밖을 나가면 관왕묘가 있어 천고 영웅의 풍모가 있고, 남문 밖을 나가면 광한루 오작교가 좋고, 북문 밖을 나가면 기이한 바위들이 두둥실 교룡산성을 따라서 서 있으니, 좋을 대로 가십시오.” 이몽룡은 광한루를 택해 그곳에 오르면서 한국인의 영원한 고전, 춘향전이 시작된다. 춘향가 혹은 춘향전은 전북 남원의 지리와 도시구조를 잘 아는 이의 작품임이 틀림없다. 남원부는 평지에 입지해 정사각형의 읍성을 쌓고 동서남북 사방에 성문을 두었다. 그 바깥을 장림관왕묘광한루교룡산성이 둘러싸며 원림을 형성해 읍민들의 휴식처로 삼았다.춘향전의 개연성에 대해서는 시비가 많다. 16세에 사랑하고 이별하여 이듬해 장원급제해서 암행어사가 되었다는 출세기는 불가능하다. 당시 급제 나이가 빨라도 25세 정도이며, 임시직에 불과한 어사가 종3품 고위직인 부사 변학도를 파면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뿐이랴, 조선 후기 지방관은 평균 임기가 1년이 채 안 되니, 식솔들은 고향이나 한양에 두고 홀로 부임하는 기러기 신세였다. 이몽룡은 그 짧은 임기 내에 먼 임지를 동행하기 불가능하고, 오히려 홀아비로 부임하여 기생들의 수청을 강요했던 변학도의 작태가 더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그럼에도 춘향전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판소리와 소설이 되었다.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있었으면 애틋할 사랑이야기이고, 심리묘사나 배경 설정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생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배경이 된 남원의 도시적 설정이나 광한루와 객사의 사실 묘사가 이 허구적 소설을 실재와 같이 만드는 강력한 힘이다. 이탈리아 베로나에는 줄리엣의 발코니가 유명하다. 그의 방에 딸린 이층 발코니에 로미오가 타고 올라가 사랑을 이루었다는 곳이다. 이 희곡은 물론 허구이며, 작가인 셰익스피어는 베로나는 고사하고 영국 바깥을 나간 적이 없다고 한다. 얼마 전 불에 탄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과 빅토르 위고의 소설은 반대의 경우다. 위고는 노트르담 성당의 구조와 공간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꼭 살고 있을 것 같은 캐릭터, 콰지모도를 창조했다. ‘노트르담의 꼽추’는 알아도 성당이 실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독자도 꽤 많았다. 청나라 때 큰 인기를 끈 옥루몽은 여러모로 춘향전과 비견할 만하다. 이 소설에는 ‘대관원’이라는 원림건축이 등장한다. 쑤저우의 유명한 원림 ‘졸정원’을 모티브로 했다는 그곳을 주인공 가족의 독립주택 5채가 있을 정도로 크고 화려하게 묘사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는 현대판 대관원을 재현하여 관광지로 삼고 있다. 실재에서 허구를 창작하지만, 그 허구를 바탕으로 다시 실재를 만드는 묘한 순환과정이다. 서사는 허구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건축을 등장시키면 실재가 된다. 세계적 명작들의 성공비결이랄까? 춘향전의 성공에 광한루가 큰 역할을 했다.●남원부의 센트럴파크 광한루는 객사에 딸린 공용 누각이었다. 객사는 지방행정의 상징적 중심이며, 중앙 사신의 숙소로 쓰이는 국영 호텔이었다. 객사에서 멀지 않으며 경치가 뛰어난 곳에 객사 누각을 세웠다. 중앙에서 온 사신을 위한 잔치나 공적 모임을 갖는 지방의 컨벤션센터인 셈이다. 밀양 영남루, 삼척 죽서루, 정읍 피향정, 그리고 북한의 성천 강선루와 평양 부벽루도 유명한 객사 누각이었다. 광한루는 남원성의 남문 바로 바깥에 위치했고, 그 모체 객사인 용성관은 성 안 중심에 위치했다. 현재 용성초등학교가 들어섰는데, 광한루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거리이다. 객사 일대에 남원부청과 부사 관사가 있었으니 이몽룡도 여기서 출발해 광한루 구경을 간 것이다. 누각은 2층 마루에 올라가 주변 경치를 바라보기 위한 건축물이며, 광한루 역시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에 입지했다. 누각 남쪽으로 요천이 흐르고, 그 뒤로 지리산 자락이 겹겹이 펼쳐지는 곳이다. 아마도 요천 건너 천변에서 성춘향은 나비와 같이 펄럭펄럭 그네를 뛰었을 것이고, 이몽룡은 광한루에서 그 자태에 취해 욕정을 느꼈을 것이다. 자연경관에 덧붙여 본격적인 인공 정원까지 조성했다. 인공 정원을 가진 객사 누각은 매우 희귀한 예이며, 정원을 포함해 특별히 광한루원이라 부른다. 왜 정원을 만들었을까? 광한루 인근, 남원성 남문 바깥에 큰 장터가 있었다. 장터의 소란함에서 격리하려고 한적한 정원을 만들었으니, 도시적 활력과 정원의 여유를 동시에 가진, 매우 이례적인 도심 속 정원이 되었다. 광한루 건물은 20칸의 본루, 2칸 온돌방을 가진 익루, 그리고 3칸 계단실인 월랑으로 구성된다. 전면에서 보면 본루와 익루가 연결되어 무척 긴 건물 같아 보이지만, 뒷면에서 보면 3개의 크기와 방향이 다른 건물들의 복합체임이 뚜렷하다. 누각은 집 위에 집이 겹쳐진 다층 건축물이다. 국내 누각은 모두 2층이지만, 중국에는 그 유명한 악양루와 같이 3층 이상의 누각도 다수 존재한다. 광한루 본루는 바닥을 온통 마루로 깔아 백여명이 올라가 주변 경치를 즐길 만한 규모로 시원한 여름용 건물이다. 반면 온돌방인 익루는 겨울용 시설이며, 아래층에 마련된 아궁이에서 불을 넣어 구들을 데울 수 있도록 했다. 19세기 후반, 광한루가 북쪽으로 기울어져 큰 걱정이었는데 이 고을의 추대목이라는 이가 묘안을 냈다. 북쪽에 월랑을 붙여 지어 본루로 올라가는 입구를 만들고, 기울어진 본루도 지탱하도록 했다. 구조적인 아이디어도 놀랍지만, 이처럼 본격적인 계단실도 이례적이다.●지상에서 천상으로, 다시 우주로 광한루의 역사는 1419년부터 시작하니 올해가 건립 600주년으로 이를 기념하는 춘향축제가 한창이다. 조선 초의 명재상 황희는 양녕대군의 세자 폐위를 반대하다 남원으로 낙향했다. 그는 자신의 선조가 지은 작은 정자를 철거하고 그 터에 큰 누각을 지어 ‘광통루’라 이름 붙였다. ‘넓게 통한다’는 뜻이니 이미 이 누각은 객사 누각이며 중요한 교통로 상에 있었음을 짐작게 한다. 한 세대 뒤에 한글 창제 공신으로 유명한 정인지가 이곳에 들렀다. 이곳은 지상의 풍경이 아니라 달나라의 전설적 풍치라 하여 ‘광한루’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늘의 질서를 지키던 후예라는 신은 절세미인 항아를 아내로 두었다. 이 부부신은 상제의 미움을 받아 지상으로 추방되었고, 후예는 불사약을 구해와 지상의 신선이 되려 했다. 그러나 항아는 남편 몫까지 먹어버리니 몸이 떠올라 달나라 궁전인 ‘광한청허부’에 갇혀 지내게 되었다. 지금도 달나라에는 계수나무 밑에서 불사약을 만드는 옥토끼와 함께 항아가 살고 있다.이름을 바꾸어 달나라의 궁전이 되면서 광한루는 더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1582년 당대 최고의 문인이자 풍류가였던 정철이 이곳에 와 큰 연못을 파고 3개의 섬을 만들었다. 3개의 섬은 봉래, 영주, 방장산으로 3신산이라 부르며 신선들의 세계를 뜻한다. 또한 연못을 가르는 오작교를 건설했다. 오작교란 하늘의 한 쌍인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만나는 다리이며, 연못은 천상의 은하수가 되었다. 연못 속에는 지기석이라는 네모난 돌이 잠겨 있는데, 직녀가 사용하던 베틀이라고 한다. 광한루원은 달나라에서 은하계로 확장됨으로써 완벽한 서사적 질서를 갖춘 소우주가 되었다. 이곳에 오른 몽룡은 “견우가 왔으니 직녀는 어디 있을까?” 애타게 찾다가 춘향을 발견한다. 춘향전은 우연이 아니었다. 황희, 정인지, 정철은 한 시대를 풍미한 지식인이며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이들이다. 수백년 전부터 시설을 만들고 이름을 붙여 천상의 무대를 마련해 두었다. 춘향전은 여러 세기에 걸쳐 이들과 함께 만들어진 집단 창작물이다. 남원에는 떠나는 몽룡을 춘향이 버선발로 쫓아갔다는 버선꼴밭, 둘이 슬피 이별했다는 오리정, 춘향의 눈물이 고였다는 방죽, 그리고 춘향의 묘와 사당까지 있다. 무엇이 허구이고 사실인지, 어디가 지상이고 천상인지 구별할 수 없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국회 운영위서 야당 “인사 참사” 공세…여당 ‘김학의 사건’ 맞불

    국회 운영위서 야당 “인사 참사” 공세…여당 ‘김학의 사건’ 맞불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야당이 최근 장관 후보자 낙마로 불거진 청와대 인사추천·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이에 여당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별장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거론하며 역공을 펼쳤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4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역대 정부에서 인사 지명 철회 혹은 인사 참사가 있으면 당연히 그 책임자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경질했다. 그것이 국민의 상식이고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며 “조국 민정수석을 끼고 도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강 의원은 또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도저히 인사 전문가라고 볼 수가 없다”면서 “조국 수석과 조현옥 수석을 즉각 경질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인사 추천·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은 단순히 소관부처의 책임이 아니라 전체 국정철학에 근거해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사실상 청와대 인사추천·검증 시스템의 책임을 제기했다. 이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 소수 인원이 공적인 정보만 활용해 제한 시간 내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은 완벽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다고 과거처럼 국가정보원 등의 자료를 활용하면 좀 나아질 것이나 이 부분은 문재인 정부에서 절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두 후보자가 낙마했으나 사실은 인사검증 과정에서의 오류라기보다는 한계적인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 학술단체 학회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지명 철회됐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다주택 소유 논란과 꼼수증여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노 실장은 운영위 초반 인사말을 통해 “최근 인사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인사추천위원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인사 추천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검증을 보다 엄격히 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런 야당의 공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학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청와대를 엄호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차관 내정자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거나 뇌물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검증 과정에서 알려지면 대통령이 차관 임명을 할 수 있겠냐”면서 “장관(황교안)이, 차관(김학의)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면서 차관 임명에 협조하면 그 장관은 무능한 바지사장이거나, 혹은 알면서도 차관 임명에 협조했다고 하면 이런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질 사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같은 당의 황희 의원도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의 공통점은 공권력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이 박힌 기득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일”이라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황 대표를 거론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발끈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마치 김학의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황 대표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굉장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맞섰다. 강효상 의원도 “현 정부 청와대의 실정이나 잘못된 것을 비판을 하고 검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여야는 이날 운영위에서 조국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을 진 조 수석이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한국당이 집권한 시절 민정수석이 출석한 사례가 없었다고 맞섰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은 문재인, 전해철, 조국 수석이었다”면서 “한국당은 집권 9년 동안 한명도 출석을 안 했는데, 출석을 해 놓고 요구하면 이해가 갈 텐데”라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손’ 발 맞는 파트너는 누구냐

    ‘손’ 발 맞는 파트너는 누구냐

    지동원·황의조·석현준 잠재적인 경쟁자 미드필더·골키퍼 주전 다툼도 치열 전망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전술 손질을 겪은 ‘벤투호’ 내 포지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달 들어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전술적 변화를 도모했다. 소속팀에서는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A매치에서는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자 ‘손흥민 사용법’을 손본 것이다. 기존 4-2-3-1 포지션에서는 손흥민을 ‘3’ 자리의 왼쪽 날개로 기용했었는데, 3월 평가전에서는 4-1-3-2로 포메이션을 바꾼 뒤 손흥민을 최전방인 ‘2’ 자리로 옮겼다. 그 결과 손흥민은 지난해 6월 27일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맛을 본 지 무려 9개월 만인 지난 26일 콜롬비아전에서 A매치 득점에 성공했다. 4-1-3-2 전술이 2연승을 거두며 효과를 보자 이제는 손흥민과 함께 ‘2’ 자리에서 호흡을 맞출 파트너를 선택하는 쪽으로 벤투 감독의 고민이 옮겨 갔다. 3월 평가전 두 경기에서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번갈아 나왔다. 여기에다가 부상 중인 황희찬(함부르크)이나 프랑스에서 뛰고 있는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등이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평가전을 반복하면서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는 선수가 ‘짝꿍’으로 낙점될 전망이다. 미드필더 포지션에는 최전방보다 경쟁자가 많다. 3월 평가전에서 권창훈(디종)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이재성은 콜롬비아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13분에 결승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밴쿠버)도 3월 두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 입지를 단단히 했다. 남은 자리를 놓고 이청용(보훔), 이승우(베로나), 나상호(FC도쿄), 남태희(알두하일), 백승호(지로나), 이강인(발렌시아), 김정민(리퍼링) 등이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골키퍼 경쟁도 볼만해졌다. 볼 소유와 패스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그동안 김승규(비셀 고베)가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발 기술에서 약점을 보인 조현우(대구FC)는 한동안 벤치를 지켰지만, 콜롬비아전에 선발 출전해 연달아 ‘선방쇼’를 보여 주며 김승규를 긴장하게 했다. 중앙수비 자리는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가운데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권경원(톈진)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손성진 칼럼] 공직자와 재산, 그리고 최정호

    [손성진 칼럼] 공직자와 재산, 그리고 최정호

    1993년 공직자 재산을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은 그들의 재산을 보고 국민들이 깜짝 놀랐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재산 공개는 도덕성을 회복하는 의식 전환에서 시끄러웠던 5공 청문회보다 몇백 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파급력은 엄청났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가 진행돼 부동산 투기 등의 부도덕성이 드러난 공직자들은 줄줄이 사퇴했다. 재산 공개가 확대되면 공직자의 청렴도가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컸다. 26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지난해 기준 고위 공직자 1711명이 신고한 평균 재산은 13억 4700만원이다. 국민 평균 순자산 3억 4000여만원의 4배다. 다른 분석을 보면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가운데 33%는 서울 강남에 집을 갖고 있고, 47%는 2주택 이상 보유자다. 힘 있는 기관일수록 소속 공직자가 강남에 집을 가진 비율이 높다. 청렴도가 높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된 것 아닌가. 고시에 합격해 5급 행정직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공직자의 연봉은 대기업 수준에 못 미친다. “월급으로 생활이 안 된다”는 고시 출신 젊은 공무원들의 푸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최고위직이 되면 억대 연봉을 받는다지만, 역시 민간 기업 임원보다는 적다. 그런데도 고위 공직자들이 평균적 국민보다 월등히 재산이 많은 이유는 뭘까. 첫째, 권력에 배고픈 부자들은 고시에 합격한 가난한 공직자와 가족의 연을 맺어 권력을 간접적으로 향유하고자 한다. 즉 혼인을 통한 금권의 유착과 그에 따른 상속이다. 둘째, 부동산 투기나 주식 투자다. 공직자들은 일반 국민이 알기 어려운 미공개 개발정보 등을 쉽게 취득할 위치에 있어 부정한 마음을 먹는다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셋째, 권력과 권한 주위에는 늘 부정한 돈이 접근한다. 많은 공직자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매수당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비리, 뇌물수수다. 넷째, 이도 저도 아니라면 마지막 하나는 특출한 재테크 능력일 것이다. 월급쟁이 직업공무원인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이 네 가지 중에 몇이나 관련이 있을까. 가난한 수재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선택했던 금오공고 출신으로 행시에 합격한 그가 결혼을 통해 재산을 불린 것 같지는 않다. 비리에 휘말린 일은 알려진 게 없고 없으리라고 본다. 집 3채로 2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최 후보자의 재테크 능력은 범인(凡人)이 봐서는 신공(神功)에 가깝다. 주목할 것은 부동산 정보와 법률에 밝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주 경력이 교통 분야이지만 2007년엔 토지정책팀장을, 2008년엔 건설산업과장을 지냈다. 이 경력들이 재산 형성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모친 소유 주택이 있는 곳이 뉴스테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동증여로 증여세 5000여만원을 절감하고 사실상 3주택자이면서도 법적으론 1주택자로 종부세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시중에는 ‘최정호 따라 하기’라는 말이 벌써 나돌고 있다. 재산 많은 것이 죄가 될 수는 없다. 정당하고 합법적인 재산 형성을 나무랄 수는 없다. 공직자도 재테크할 수 있다. 그러나 장관급 공직자, 특히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경우는 다르다. 법적·도덕적으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기는 시장을 교란해 비정상적인 가격 앙등을 초래한다. 결국 피해는 서민에게 돌아오기에 최 후보자의 임명은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의 이념과도 배치된다. 후보자 지명 직전에 딸에게 증여하고 그 집에서 월세를 살았다는 대목에서도 국민의 실망은 크다. 재산 신고액이 고위 공직자 평균과 비슷하듯이 최 후보자는 청렴과는 거리가 먼, 그저 이 시대의 일반적, 평균적 공직자다. 사회 타락과 함께 공직자들의 도덕관념은 높아지지 않았다. 황희 정승 같은 청빈한 공직자는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부동산 투기쯤이야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긴다. 공직자 재산 공개는 청렴성 향상에 효력이 없었다. 역대 정권들이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에 관대했던 탓이다. 정의를 앞세우는 현 정부도 그런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공직자들의 안이한 생각을 바꾸려면 최고 권력자가 엄정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최 후보자가 그대로 임명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쁜 선례가 하나 더 생기고 공직자의 도덕 기준은 더 낮아질 것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崔 “다주택 정리 못한 건 실수”… 野 “아파트 3채 모두 투기 지역”

    崔 “다주택 정리 못한 건 실수”… 野 “아파트 3채 모두 투기 지역”

    부동산 투기·자녀에게 꼼수 증여·논문 표절 등 의혹을 받는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의 매서운 질타에 일일이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반면 여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다주택 보유가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엄호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최 후보자는 “다주택자 문제 때문에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되면 자진사퇴할 의사가 있느냐”는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2주택자가 되기 직전인 2008년 시점에 분당 아파트를 정리하려 했는데 정리하지 못한 것은 저의 실수이고 실패”라며 “국민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 “분당·잠실 장기보유 잘못 아니다” 엄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16년 이상 살지 않은 집을 처분하지 않은 사람이 실소유 보유자가 아닌 사람에게 철퇴를 내리고 단죄를 하고 범죄자 취급하는 기관 수장이 되겠느냐”는 지적에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반성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너무 늦게 반성하셨다. 좀더 일찍 했어야 했다”고 받아쳤다.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가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데 모두 투기 관련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 증여하면 했다고 뭐라 하고, 보유하면 보유했다고 뭐라 하는데 증여도 할 수 있고, 매각할 수도 있다”며 “후보자가 분당은 20여년, 잠실은 16년 장기 보유했는데 이렇다면 잘못한 게 아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엄호했다. 임종성 의원도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토부 요직에 있었던 전 정부 사람인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국토부 잔뼈가 굵은 만큼 국민이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정책이 많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꼼수 증여 논란에 적극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딸과 사위에게 증여한 분당집에 대해 “잠실 아파트 준공 전에 매각하려 했다”며 “2008년 당시 분당이 집값 등락률이 높아 매각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로 송파구 잠실 엘스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지난 1월 20일 청와대로부터 장관 지명 연락을 받았고 2월 18일 딸 부부와 증여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3월 8일 최종 후보자로 연락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든 다주택자를 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서 떳떳함을 갖고자 증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 “세종 거주 목적… 8월 준공하면 바로 입주” 야당 의원은 그가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당시 국토부 2차관이고 2주택자 신분이었는데 굳이 세종시에 64평 펜트하우스를 청약한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최 후보자는 “세종 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다. 8월에 준공되면 바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 당시 모친 소유 주택과 인근 지역이 뉴스테이 연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서도 “박사 논문 작성 당시에는 지도교수와 상의하고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해 작성했다”며 “국토부에 게재한 것에 대해선 인용표시를 하긴 했는데 여러 부분에서 미흡한 게 있다”고 사과했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에서 국토부 2차관을 역임하며 김해신공항 결정 실무를 총괄했던 자신의 입장과 달리 김해신공항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형수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에게 “총리실에서 김해신공항 취소 요청을 하면 수용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정부조직법은 법정사항이어서 그것에 해당하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이헌승 한국당 의원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차녀인 조현아 씨가 진에어 등기이사로 6년 간 불법 재직할 당시 최 후보자가 국토부 2차관으로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당시 책임자로서 본인과 관련된 위법 처리한 상황에 대해 적절한 처분을 내릴 의향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제가 당시 잘못한 부분이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최 “부동산 시장 안정세… 아직 확고하지 않아” 한편 최 후보자는 현재 집값 수준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일련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수요 중심으로 안정적인 시장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집값 하락이 충분한 수준인지에 대해선 “작년 9·13 대책 등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시장이 하향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정세가 아직 확고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날 늦은 밤까지 진행된 청문회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종료됐다. 여야 의원들은 경과 보고서에 대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최정호, ‘아파트 3채·25억 차익’ 지적에 “투기 아냐”

    최정호, ‘아파트 3채·25억 차익’ 지적에 “투기 아냐”

    다주택 소유 문제와 자녀 편법 증여, 갭 투자 등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진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투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2주택 1분양권 보유자로 2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렸음에도 솔직하지 못하다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후보자가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데 모두 투기 관련 지역”이라며 “국토부 차관까지 지낸 분이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과 정반대 길을 걸어왔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2003년 장관 비서관 시절 송파구 잠실주공아파트를 취득했는데 재건축 사업시행인가가 확실한 아파트를 골라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08년 분당 아파트를 팔고 잠실로 이사하려 했는데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처분이 힘들었다고 해명했는데 이때 매매가 많이 됐다. 말이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세종시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됐을 때 국토부 2차관이었고 당시 2주택자였는데 퇴직을 앞두고 투기 목적이 아니면 굳이 세종시에서 60평대 펜트하우스에 청약할 이유가 없다”면서 “현재 이 아파트는 7억원의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현재 의원도 “세 채를 갖고 있으면서, 실거주 목적이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가세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에 인사검증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분당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당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도 제기했다. 최 후보자는 잠실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고, 세종시 펜트하우스에 대해서는 “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고 8월에 준공되면 바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라며 최 후보자가 실거주 목적이었음을 엄호하고 장관 지명 직전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부분은 오해 살 일이라며 해명 기회를 줬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국토부 잔뼈가 굵은 만큼 국민이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정책이 많다”면서 “후보자가 소유한 주택 관련 의혹이 많은데, 공직자로 지혜롭지 못하게 재산을 관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제가 실거주 목적으로 비록 주택을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국민께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 증여하면 했다고 뭐라 하고, 보유하면 보유했다고 뭐라 하는데 증여도 할 수 있고,매각할 수도 있다”며 “후보자가 분당은 20여년, 잠실은 16년 장기 보유했는데 이렇다면 잘못한 게 아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최 후보자를 엄호했다. 최 후보자는 편법 증여 논란과 관련해 “증여는 2월에 이뤄졌는데 (인사검증 서류 제출과) 비슷한 시기 아니었나 싶다”며 “증여는 하나의 (다주택) 정리 방법이라 생각했고, 빠른 시간 안에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떳떳하고자 증여 방법을 택했다”고 해명했다. 또 딸과 사위에게 동시 증여한 것은 세금을 줄이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회적으로 그런 추세도 있고, 저는 사위도 자식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낙태는 범죄가 아닌 의료서비스”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 조사관

    “낙태는 범죄가 아닌 의료서비스”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 조사관

    그레이스 월렌츠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지부 조사담당관 인터뷰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 지난해 5월 낙태 금지법 개정하기로“존엄, 존중, 연민, 평등에 기반해 대우 받을 수 있는 사회 희망”“과거 아일랜드에 ‘낙태금지’라는 법이 있었던 건 여성에 대한 탄압과 통제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죠.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레이스 월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낙태죄 비범죄화 캠페인·조사 담당관은 지난 21일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사회에서의 낙태죄의 유무는 사회 내 여성의 인권 수준과 직결한다는 의미다. 월렌츠 담당관은 한국 내 낙태죄 논의를 살펴보고, 아일랜드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지난 21~22일 한국을 찾았다. 월렌츠 담당관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면담해 국제적으로 낙태죄를 바라보는 비범죄적 시선에 대해 논했다. 또 국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포럼과 집회 등에도 참여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에서는 지난해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를 개정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올해 1월부터 임신 12주까지는 여성의 요청이 있으면 합법적으로 낙태 의료 시술을 할 수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21일과 23일 현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월렌츠 담당관에게 아일랜드에서 낙태죄를 폐지한 배경과 시사점 등을 물었다. 그는 “낙태죄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 각국이 아일랜드의 변화를 목격한 것이 의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 내 변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낙태죄가 첨예한 문제인 만큼 아일랜드도 정치권의 의지가 강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계, 법조계, 노동계 등 다양한 사회집단이 힘을 모아 장기적으로 벌인 낙태 합법화 캠페인이 원동력이 됐다. 그는 “이전까지는 전통적인 관념 속에서 부정되고 방해받아 왔던 합의가 결국 압도적인 득표 결과로 확인됐다”면서 “아일랜드 정치인들이 (시민들이 낙태죄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손에 쥐었을 때 어떻게 그들의 입장을 바꾸는지도 봤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변화에는 아일랜드 내 80%가 넘는 가톨릭 신자들의 동의와 남성의 참여도 큰 몫을 했다. 그는 “흥미롭게도 시민 조사 결과 종교가 낙태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2015년 아일랜드지부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낙태에 대한 입장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종교인의 82%는 “자신의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56%는 “낙태를 인권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도 응답했다. 지난해 국민의 66.4%가 찬성한 낙태죄 폐지 투표에서는 남성도 과반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다. 그는 방한 일정 중 포럼에서 “아일랜드에서 낙태죄에 대한 국민투표는 낙태에 대한 접근권 확대 이상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과거 아일랜드도 국가와 종교기관에서 여성에 대해선 처벌을 동반한 ‘낙인찍기’가 있던 사회였다. 그러나 그는 “많은 국민이 낙태 금지 조항 폐지를 찬성하며 어두운 역사를 단절하고,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 것”이라면서 “그런 사회는 존엄과 존중, 연민, 평등에 기반해 대우 받는 사회”라고 말했다. 낙태 비범죄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낙태 서비스에 접근할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는 유엔 인권전문기구들에 의해 명확하게 서술되고 있다”면서 “반면 태아의 권리에 대해서는 국제 인권 규정에서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가는 낙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원치 않는 임신을 줄여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질의 성교육과 피임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늘 밤 손흥민에 이청용-이재성 더비, 내일 밤은 이강인과 황희찬

    오늘 밤 손흥민에 이청용-이재성 더비, 내일 밤은 이강인과 황희찬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 셋이 주말 일제히 23라운드에 나선다. 23일 밤 9시(이하 한국시간) 이청용(보훔)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코리안 리 더비’를 펼치고 다음날 밤 9시 30분에는 황희찬(함부르크)이 얀 레겐스부르크를 상대한다. 이청용과 이재성은 지난해 9월 리그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이청용의 결장으로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둘의 팀 내 입지가 모두 확고해 시즌 첫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홀슈타인(승점 36)이 7위, 보훔(승점 30)이 8위를 달리고 있어 두 팀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때문에 대표팀에 차출된 동안 보훔은 다섯 경기를 소화하며 고작 1승(1무3패)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시즌 초 결장하는 일이 잦았던 이청용은 어느새 팀의 전담 키커로 자리를 잡았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 팀에 돌아와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이재성도 아시안컵도 제대로 못 뛰게 만든 부상에서 회복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둘 모두 최근 몸상태가 좋아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공수 조율에 누가 더 능한지 겨룰 전망이다. 한달 남짓의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주 리그 경기에서 74분을 소화하며 예열을 마친 황희찬은 24일 밤 9시 30분 얀 레겐스부르크와 격돌해 후반기 첫 득점을 노린다. 황희찬은 선두 함부르크(승점 44)의 우승을 굳혀 다음 시즌 승격에 기여하겠다며 신발 끈을 조여 맨다. 두 경기 모두 JTBC3 폭스 스포츠에서 생중계한다. 이 밖에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의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3일(토) 토트넘-번리(21시 30분·손흥민 원정) 아우크스부르크-프라이부르크(23시 30분·구자철과 지동원 원정) ▲ 24일(일) 뉴캐슬-허더즈필드(0시·기성용 홈) 발렌시아-레가네스(20시·이강인 원정) 랭스-몽펠리에(23시·석현준 원정)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민주, ‘김경수 판결문 분석’ 공개…생중계 토크쇼 진행

    민주, ‘김경수 판결문 분석’ 공개…생중계 토크쇼 진행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판결문을 자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다. 김 지사는 댓글 조작 공범 혐의로 지난달 30일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차원의 판결문 분석 내용을 발표하고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할 계획이다. 당내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간담회에는 외부 전문가들도 참석해 1심 판결문에 대한 학계, 법조계의 견해를 소개할 예정이다. 오후 7시에는 서울 마포구 합정프리미엄라운지에서 ‘김경수 판결문 함께 읽어봅시다’라는 주제로 대국민 토크쇼도 갖는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은 1·2부로 나뉘어 열리는 이 행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사법농단대책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민홍철, 이재정, 전해철, 홍익표, 황희 의원 등이 참석한다. 외부 전문가로는 판사 출신인 서기호 변호사가 나온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후 행사에서도 ‘김경수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시민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 밤 카타르전 ‘복병’ 대비하셨습니까

    오늘 밤 카타르전 ‘복병’ 대비하셨습니까

    VAR - 수비, 여러 경우 대책 필요 옐로카드 - 경고 누적, 4강 가서야 소멸 심판- 주심 자질·성향 파악해야‘카타르전 변수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과 옐로카드’. 59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2일 16강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토너먼트 행보를 시작했다. 대표팀은 연장 전반 수비수 김진수(전북)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진땀승을 거뒀다. 사실 한국은 조별리그를 거치면서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렸다. 16강전에서 한 수 아래인 바레인을 상대하면서 조별리그 최종전인 중국과의 3차전에서 해소되는 듯했던 ‘가뭄’도 다시 시작돼 보는 이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 나서기 전 조별리그에서 수확한 골은 모두 4골. 이는 본선에 13차례 오른 가운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984년 대회(싱가포르·1골), 준우승에 그친 2015년 대회(호주·3골)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골 수다.더욱이 16강전까지 터진 6골(연장 포함) 가운데 황의조(감바 오사카·2골)·황희찬(함부르크)의 세 골을 제외하면 김민재(2골), 김진수(1골·이상 전북) 등 수비수가 골을 넣어 공격력에 의심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토너먼트는 단 한 번의 승패가 당락을 좌우하는 터라 이제 다득점 여부는 더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25일 밤 10시부터 ‘복병’ 카타르를 상대로 펼치는 8강전의 변수는 다른 곳에 있다. 이번 대회 규정 가운데 이전과 달라진 것 중의 하나는 VAR의 도입이다. 그러나 VAR은 8강전부터 결승까지만 운용된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은 VAR을 이미 경험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인 독일전에서 인저리타임 때 터진 김영권(광저우 헝다)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자 비디오판독을 거쳐 정상적인 골로 인정받는 등 VAR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수비의 경우에 어떤 경우를 당할지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놓아야 한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부터 주심의 자질에 대한 논란과 시비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고 누적’도 자칫 우승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용(전북)이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잇달아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경고 누적은 이번 8강전이 마지막 고비다. 대회 규정상 조별리그에서 8강전까지 받은 경고는 4강전에 앞서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용의 공백은 김문환(부산)이 잘 메웠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과 김진수는 8강전에서 더이상 경고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벤투호, 템포 축구 리셋하라

    벤투호, 템포 축구 리셋하라

    점유율 우위를 점하면서도 템포를 잃지 않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카타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벌이는 벤투호에 던져진 지상 과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바레인과의 대회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전북)의 헤더 결승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 이라크를 1-0으로 누른 카타르와 25일 밤 10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결승 골로 승부차기를 피하게 만든 김진수가 “경기 내용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고 벤투 감독도 “쉬운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돌아볼 정도였다. 손흥민이 합류하며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나아진 것으로 보였던 경기력은 도루묵이 됐다. 중국전에서 특유의 스피드와 위험지역에서의 정밀한 패스가 살아났는데 바레인전에서는 느린 템포의 패스로 발목을 스스로 묶었고, 점유율의 덫에 빠졌다. 통계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연장까지 120분 동안 점유율 70.28%를 기록한 대표팀은 17개의 슈팅 중 유효 슈팅 둘을 골로 연결했다. 7분에 슈팅 하나 날린 셈이다. 반면 바레인은 15개의 슈팅 가운데 유효 슈팅 3개로 한국보다 많았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의 두 차례 선방이 없었더라면 한국이 진 경기였다.밀집 수비에 열심인 팀을 만나면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패스와 과감한 돌파로 상대의 벽을 허무는 게 중요한데 점유율만 높였을 뿐 공격 활로를 열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만 88.98%로 높았다. 그나마 중앙보다 측면 돌파에만 열심이었는데 크로스 35개 시도 가운데 성공한 것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전반 43분 황희찬(함부르크)의 선제 골과 김진수의 결승 골 모두 이용(전북)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로 시작됐다. 의문스러웠던 점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이 자꾸 슈팅 기회를 미루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손흥민은 피로가 누적돼 그렇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황의조가 결정력이 한참 떨어지는 황인범(대전) 등에게 슈팅 기회를 넘겨주는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 후반 중반 바레인에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 벤투 감독이 주저하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꿀 기회를 늦추는 바람에 연장까지 끌려가 체력을 소진하게 만든 것도 아쉬웠다. 벤투 감독은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다치면서 공격진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지만 기성용(뉴캐슬)의 부재 등을 메울 ‘한 방’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동생 결혼식 때문에 한국을 다녀온 이청용(보훔)을 선발 출전시킨 것도 창의적이지 못한 용병술이란 지적도 나온다. 황희찬이 자신감을 찾은 것, 이승우가 경기감각을 끌어올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무엇보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이 크다”며 “김진수와 홍철(수원), 이용의 크로스 질이나 각도 등이 모두 다른데 중앙 공격수들이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벤투 감독이 단조로운 전술만 구사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은 윙포워드를 중앙 쪽으로 붙이고 중앙 수비 조합도 수시로 바꾸는 등 여러 실험을 하고 있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6강 바레인전에서 ‘기성용 세리머니’ 선보인 선수들

    16강 바레인전에서 ‘기성용 세리머니’ 선보인 선수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컵 16강 바레인전에서 ‘캡틴’ 기성용을 위한 감동의 세리머니를 잇따라 선보였다. 부상으로 아시안컵에서 하차한 기성용은 사실상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23일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반 43분 첫 골을 성공시킨 황희찬(함부르크)은 골 세리머니 도중 황인범(대전)을 불러 나란히 섰다. 황희찬은 10개의 손가락을, 황인범은 6개의 손가락을 펴 카메라에 보였다. 펼친 16개의 손가락은 기성용의 등 번호인 16번을 의미했다. 기성용은 한국의 두 번째 세리머니에도 등장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김진수(이상 전북)는 벤치로부터 기성용의 16번 유니폼을 받아 번쩍 들어 관중에게 보였다.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또한 유니폼을 건네받아 펼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기성용은 열흘이 넘도록 재활에 집중했지만, 결국 부상이 악화하며 21일 두바이를 떠났다. 기성용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이시여 이렇게 끝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뜻의 메시지를 올리며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했다. 선수들의 이날 세리머니는 오랫동안 대표팀 주장 자리를 지키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한 기성용에게 보내는 감사인사이자 존경의 표시였다.황희찬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기성용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선수”라며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성용이 형 생각이 더 나서 인범이와 경기장에서 바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용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도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아픈 상황에서도 훈련하고 뛰려고 노력하신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런 세리머니도 감동적이지만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진수도 “(부상 하차가) 얼마나 큰 상처이고 아픔인지 알고 있어서 성용이 형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기성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기성용 세리머니‘와 함께 2골을 만들어낸 한국은 바레인에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스카이캐슬’ 결방, 한국 카타르 8강전 생중계 ‘19회 방송은 언제?’

    ‘스카이캐슬’ 결방, 한국 카타르 8강전 생중계 ‘19회 방송은 언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바레인을 꺾고 7회 연속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팬들에겐 기쁜 소식이지만, 드라마 ‘SKY 캐슬(스카이캐슬)’ 팬들에겐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8강전 중계로 인해 ‘SKY 캐슬’ 19회가 결방하기 때문.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아쉬움의 목소리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2일 오후 펼쳐진 바레인과의 16강 경기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2대1의 승리를 거뒀다. 전반전 막바지에 황희찬(함부르크)이 선취골을 뽑았지만, 후반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교체카드로 출전한 김진수(전북)가 짜릿한 결승 헤딩골로 극적인 승리를 견인했다. 대표팀이 25일 맞붙을 8강 상대는 카타르다. 한국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하며 JTBC는 1월 25일 금요일 밤 10시 45분에 ‘2019 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로 인해 같은 날 밤 11시에 편성돼있는 금토드라마 ‘SKY 캐슬’은 결방한다. 26일 오후 11시에 19회가 정상 방송된다. 또한 24일 목요일 오후 9시 45분에는 ‘2019 AFC 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 경기를 생중계한다. 이로 인해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되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밤 11시에 편성된 ‘너의 노래는’ 또한 결방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황희찬 선제골 때 손가락 16개, “성용이형, 봐요” 25일 카타르전 때는?

    황희찬 선제골 때 손가락 16개, “성용이형, 봐요” 25일 카타르전 때는?

    전반 43분 선제골을 넣은 황희찬(함부르크)이 골 세리머니를 위해 황인범(대전)을 불러 나란히 서자고 했다. 황희찬은 10개의 손가락을, 황인범은 6개의 손가락을 펴 카메라에 보였다. 둘이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전반에 펼쳐 보인 16개의 손가락은 햄스트링을 다쳐 조별리그를 마친 뒤 이틀 전 소속팀으로 돌아간 기성용(뉴캐슬)의 등 번호인 16번을 뜻했다.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 도중 햄스트링을 다친 기성용은 열흘이 넘도록 재활에 집중했지만, 결국 부상이 악화돼 두바이를 떠났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기성용의 대표팀 하차에 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바레인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 도중 “기성용 선배는 팀의 중심이었고 후배들도 잘 따르는 선배였다”며 “선배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기성용은 김진수의 연장 전반 추가시간 2분 결승골 세리머니에도 등장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이상 전북)의 크로스를 받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김진수는 벤치에 물러나와 있던 황희찬으로부터 기성용의 16번 유니폼을 받아 번쩍 들어 관중에게 보였다. 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유니폼을 건네받아 펼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조별리그에서 손쉬운 기회를 여러 차례 날려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황희찬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기성용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선수”라며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성용이 형 생각이 더 나서 인범이와 경기장에서 바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갑내기 황인범, 김민재와 기성용의 방을 찾아가 작별 인사를 나눴다며 “형을 대회에서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고 힘들었다. 좀 더 얘기하고 싶은 생각에 찾아갔는데 형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이나 마인드 등 와닿는 얘기를 너무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아내 뱃속의 아기에게 뜻깊은 선물을 한 김진수도 “(부상 하차가) 얼마나 큰 상처이고 아픔인지 알고 있어서 성용이 형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성용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도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아픈 상황에서도 훈련하고 뛰려고 노력하신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세리머니도 감동적이지만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은 이어 열린 16강전에서 이라크를 1-0으로 제친 카타르와 25일 밤 10시 4강 진출을 다툰다. 대회 처음으로 두 골을 기록했지만 낯뜨거운 경기력을 보였고, 연장 접전을 펼친 데다 이틀 밖에 쉬지 못해 여러 모로 버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진수 연장 결승골… ‘바레인 악몽’ 잠재웠다

    김진수 연장 결승골… ‘바레인 악몽’ 잠재웠다

    황희찬, 전반 43분 기선잡은 선제골 후반 32분 알로마이히에 동점골 허용 연장전 헤딩 추가골…2-1 진땀 승리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연장 접전 끝에 바레인을 힘겹게 따돌리고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고지를 밟았다. 벤투 감독은 취임 후 11경기 무패(7승4무) 행진을 어렵사리 이어갔다. 한국은 2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16강전에서 전반 43분 황희찬(함부르크)의 선제골을 후반 32분 상대의 동점골로 까먹고 끌려가다 연장 전반 인저리타임 때 터진 수비수 김진수(전북)의 헤딩골에 힘입어 바레인을 2-1로 따돌렸다. 1996년 대회 이후 7회 연속 8강행에 성공한 한국은 23일 새벽 2시 현재 정해지지 않은 또 다른 16강전 카타르-이라크의 승자와 오는 25일 밤 10시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의 약체 바레인을 상대로 한국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 공격수로, 손흥민(토트넘)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4-2-3-1 전술을 가동하며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바레인에 빠른 공격 이후 벼락같은 슈팅을 허용하는 등 초반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공 점유율은 80% 가량 가져오면서도 경기 초반 바레인이 4개의 슈팅(유효슈팅 1개)을 날리는 동안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전반 25분이 돼서야 황인범(대전)이 프리킥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답답함이 잠시 깨진 건 전반 43분. 손흥민에서 출발해 이용(전북)을 거친 공이 황의조에게 연결되던 도중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오자 문전에 버티고 있던 황희찬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25경기 만에 뽑아낸 황희찬의 3호골. 그러나 승부가 기우는 듯 했던 후반 32분 마흐드 알후마이단의 왼발 슈팅이 홍철의 몸을 맞고 나온 뒤 모하메드 알로마이히가 세컨드볼을 그대로 골대 윗쪽에 꽂아 바레인은 순식간에 균형을 다시 맞췄다. 조별리그를 무실점으로 버틴 벤투호의 첫 실점 순간이었다. 바레인의 ‘침대 축구’가 펼쳐지던 연장 전반 결승골은 교체 투입된 수비수 김진수가 뽑아냈다. 그는 이용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 웅크리고 있다가 몸을 날려 미사일같은 헤딩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신고한 김진수는 2014년(남아공)과 2018년(브라질) 등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도중하차하고 이번 대회에서도 박주호(울산)의 ‘대타’로 벤투호에 승선했던 설움을 이날 마수걸이골로 말끔하게 씻어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아시안컵] 한국, 바레인 꺾고 8강행…연장 혈투 끝에 2대1 승

    [아시안컵] 한국, 바레인 꺾고 8강행…연장 혈투 끝에 2대1 승

    한국이 120분의 연장 혈투 끝에 바레인을 2대1로 꺾고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9 아시안컵 축구대회 16강전에서 황희찬 선수의 선제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전반전을 끝냈다. 경기 초반 한국은 높은 골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슈팅을 보이지 못했다. 대표팀은 황의조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손흥민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는 4-2-3-1 전술을 가동했다. 특히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심했다. 그러다 전반 43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치고 들어오며 오른쪽으로 공을 넘겼고 이용이 잡아 가운데로 낮게 크로스했다. 바레인 골키퍼가 볼을 쳐냈지만 골문 앞에 있던 황희찬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황희찬의 아시안컵 첫 골이다. 그러나 후반 31분 바레인의 공세에 우리 대표팀이 무너지며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바레인의 알후마이단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쏜 볼을 수비수 홍철이 골라인 부근에서 걷어냈지만 이것을 알 로마이히가 재차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을 허용한 벤투 감독은 이승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후 1-1로 맞선 연장 전반 15분을 보낸 뒤 추가시간에서 김진수가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25일 아부다비에서 카타르-이라크전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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