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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세상과 조용한 이별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세상과 조용한 이별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91세를 일기로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천 화백의 딸 이혜선(70·미국 거주)씨가 유골함을 들고 기증 작품이 전시된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예술원은 22일 오후 “예술원 회원인 천 화백이 지난 8월 6일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후속 행정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월 19일 서울시를 통해 미술관에 협조 요청을 하고 이튿날인 20일 천 화백의 그림이 전시된 상설전시실과 수장고를 다녀갔다.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던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을 하지 못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의 간호를 받아 왔다. 장기간 병석에 있던 천 화백은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으며 지난 8월 6일 새벽 의사가 보는 가운데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천 화백의 시신은 화장했고 뉴욕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딸 이씨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천 화백이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주장해 왔지만 미술계에선 천 화백이 길게는 10여년 전 이미 사망한 게 아니냐는 등 추측성 소문이 무성했다. 2013년 이씨는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한 작품이 관리 소홀로 훼손됐다며 기증 작품을 모두 반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이 회원인 천 화백의 근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월 180만원의 수당 지급을 잠정 중단하자 이에 반발해 탈퇴서를 제출했다. 한 예술원 회원은 “사망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태에서 유가족이 천 화백의 사망 사실을 즉각 알리지 않고 감춘 것은 뭔가 꺼림칙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인의 명예를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 화백은 유복한 어린 시절을 거쳐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때 혼담을 피해 일본 유학을 떠나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 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 일어난 위작 시비에 말려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다. 그의 작품에는 여인의 고독과 애틋한 사랑,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 이국에 대한 동경, 자신을 지탱하려는 나르시시즘이 복합적으로 묻어 있다는 평이 뒤따른다. 대표작인 ‘길례언니’(1973), ‘고’(孤·1974),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 ‘황금의 비’(1982) 등은 몽환적이고도 섬뜩한 눈빛의 여인이 등장하는 작가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뛰어난 글솜씨를 지녔던 천 화백은 ‘언덕 위의 양옥집’ ‘아프리카 기행 화문집’ 등 수필집과 단행본 10여권을 냈다. 그의 사망 소식에 따라 작품 가격 추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경매시장에서 천 화백 작품의 호당 평균 가격은 1700만원으로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김환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2009년 K옥션을 통해 거래된 ‘초원Ⅱ’(1978, 105.5×130㎝)로 12억원에 팔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65세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조정한다

    65세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조정한다

    정부가 내년부터 만 65세로 통용되는 노인 연령의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각종 복지정책의 기준이 되는 노인의 연령을 만 70세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대한노인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으나 정부 차원에서 이를 공론화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18일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 시안(2016~2020)’에서 고령 기준 재정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 방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2017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적 측면과 아울러 노인 연령 상향 조정에 따른 고용·복지 전반에 걸친 사회 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부가 복지 혜택을 받을 노인의 나이를 조정하기로 한 배경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노인복지 재정 문제가 자리한다. 지금의 고령화 추세라면 노인인구 비율은 2015년 13.1%에서 2030년 24.3%, 2050년 37.4%로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반면 노인을 부양할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 고령 기준을 올리면 노인복지 혜택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도 올라가고 그만큼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 5월 대한노인회는 “국가와 후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을 덜어 주겠다”며 고령 기준 상향 조정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노인 실태조사 결과 46.7%가 ‘70세 이상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노인의 연령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다.그러나 양질의 노인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 복지 혜택을 받는 나이가 만 70세 이후로 미뤄지면서 퇴직과 함께 빈곤으로 떨어지는 ‘소득 절벽’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현재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사업뿐만 아니라 지하철·전철 등의 교통수단과 박물관·공원 등의 공공시설에 대한 무료 이용 연령도 만 6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정부는 우선 60세 정년제가 안착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는 기업에 재정 지원과 컨설팅을 확대하고 정년제도 정착 이후 단계적으로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이 일치하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행대로라면 정년 60세가 정착되더라도 국민연금 수급 시기가 61세이기 때문에 연금을 받으려면 퇴직 후 1년을 기다려야 한다. 2018년에는 연금 수급 시기가 다시 62세로 늘어나 소득 없는 기간이 2년으로 길어진다.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도 손본다.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황혼 이혼을 한 배우자가 빈곤해지지 않도록 국민연금처럼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도 연금분할청구권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공무원연금 수급자도 이혼한 배우자에게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 절반을 지급해야 한다. 이 밖에 내년부터는 고령자 대상 전세임대제도도 신설할 예정이다.인구의 급속한 고령화로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노인 운전자가 내는 사고가 10건 중 1건꼴로 계속 증가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 안전 관리 대책도 새로 마련한다. 고령 운전자에 대해서는 교통안전 교육 3시간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등 운전면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지·적성검사 결과 운전하는 것이 위험한 노인은 운전면허를 반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일본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게 하되 반납 시 대중교통 지원 혜택 등을 주고 있다.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죽고 구박받느니 차라리 끝내”… 이혼 후 재혼 15년 새 6배

    “기죽고 구박받느니 차라리 끝내”… 이혼 후 재혼 15년 새 6배

    순종적인 가장이었던 김모(62)씨가 그녀를 만난 건 2010년 여름 등산 모임에서였다. 괄괄한 성격의 아내와 달리 50대 초반의 그녀는 여성스럽고 다정다감했다. 김씨는 그녀에게 급속도로 끌렸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수년 전 이별한 그녀도 김씨에게 호감을 비쳤다. 그렇게 둘은 위험한 관계를 3년가량 지속했다. ‘밀회’는 영원할 수 없었다. 남편의 잦은 외출을 수상하게 여긴 아내가 결국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김씨는 외려 잘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의 무의미한 결혼생활을 끝내고 더 늦기 전에 사랑을 찾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김씨는 2013년 가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던 두 아들도 “아버지의 인생을 찾으라”며 응원했다. 평생 어머니의 기에 눌려 온 아버지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황혼 이혼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김씨는 곧바로 그녀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연애할 땐 둘도 없이 참했던 그녀가 이기적으로 변했고, 그를 강하게 구속했다. 여왕처럼 떠받들어야만 직성이 풀렸던 그녀의 성격에 김씨는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바가지는 긁었어도 자신을 자유롭게 놔두던 그때가 그리워 전 부인에게 찾아갔지만, 재결합을 거절당했다. 동거 2년 만에 혼자가 된 그에게 남은 것은 외로움과 우울증이다. 남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황혼 이혼을 결심했지만, 행복이 꼭 보장되는 건 아니었다. 이혼을 통해 불행의 요소를 잘라냈지만, 그건 어쩌면 남은 인생에 가장 소중한 관계를 잘라낸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혼 전문가들은 특히 고령 남성은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협소하기 때문에 우울해지기 쉽고, 아내가 없으면 돌봄을 받기 어려워 이혼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 노인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는 확연히 다르다.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우울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43.0%였지만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26.9%에 그쳤다. 영양 상태가 양호한 비율도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60.4%에 달한 반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35.8%에 그쳤다. 김혜경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5일 “고령에 이혼한다는 건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돌봐 줄 대상이 사라진다는 뜻”이라면서 “특히 부부가 다투든 화목하게 지내든 배우자가 없어지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의 존재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이는 65세 이상 남녀 노인의 ‘이혼 후 재혼’ 건수가 2000년 457건에서 지난해 2689건으로 5배 이상 증가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혼 후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다. 2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귀농의 꿈’을 이뤄 현재 달콤한 인생 2막을 보내는 최모(55)씨가 그런 경우다. 최씨는 아내와 성격, 생활습관의 차이 때문에 평생을 괴로워했다고 한다. 아내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고 자신은 불교 신자였다. 아내는 주말마다 교회에 가기 바빴고 제사 때 절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씨가 사업에 실패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부부는 2012년 갈라섰다. 최씨는 직장인인 두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제외하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애초에 귀농하고 싶었지만 가족의 눈치를 보느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이들은 전 아내와 함께 살지만 틈나는 대로 연락해 관계도 회복했다. 최씨는 오롯이 나 자신만을 생각해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혼자 생활하니까 이웃 주민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반 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혼한 50대 여성과 교제를 하면서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성미애 방송통신대 가정학과 교수는 “수명은 길어지고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운 시대에 배우자는 돌봄의 중요한 주체가 된다”며 “노년 이후 자신의 삶을 찾는 것도 중요한데, 75세 이후엔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신중하게 고려한 후 황혼 이혼 결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60세때 이혼하면 평균 위자료 3600만원선…정신적 고통 감안 10년마다 500만원 늘어

    황혼 이혼의 위자료는 혼인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위자료는 2600만원 정도이고 혼인 기간이 10년 늘어날 때마다 450만원이 늘어난다. 평균 이혼 연령이 50세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60세에 이혼하면 3100만원, 70세에 이혼하면 3600만원 정도의 위자료를 이혼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배우자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 등 3명이 지난해 발표한 ‘이혼 후 재산분할의 비율 및 이혼 위자료의 결정’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1년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의 제1심 합의부 이혼 판결문 1098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위자료는 2690만원으로 산정됐다. 평균 이혼 연령은 원고의 경우 50.3세, 피고는 51.8세였다. 평균 혼인 기간은 20.8년이었다. 혼인 기간이 10년 길어질 때마다 약 447만원의 위자료가 증액됐다. 원고가 여성인 경우 560만원, 이혼 사유에 부정행위가 포함되면 500만원 정도의 위자료가 추가됐다. 예를 들어 60세 정도의 남편(피고)이 부인(원고)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해 이혼하게 되면 위자료로 360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평균 위자료와 10년 증액분을 더한 3100만원에 원고가 여성인 경우 560만원 정도를 더한 수치다. 남편의 외도가 이혼 원인이 된다면 여기에 500만원을 더한 4100여만원이 위자료로 책정된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결혼 기간이 길수록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고려한 결과”라면서 “이혼 소송을 더 많이 제기하는 여성의 경우 재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황혼 이혼의 위자료가 더 상승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노년 부부의 위기 탈출법

    평생을 ‘돈 버는 기계’로 살다가 뒤늦게 돌아온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는 남편, 애들 뒷바라지에 남편 내조하느라 ‘내 삶은 없었다’는 아내. 황혼기 부부에게 다가온 위기를 막기 위해선 어떤 방책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가족의 탄생부터 소멸까지의 전 과정에 걸친 장기 계획과 중년 이후 부부 관계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현숙(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한국가족관계학회장은 “100세 시대에 길게는 70년이 넘는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 애초 결혼을 할 때부터 나에게 결혼이란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가정을 꾸려나갈 것인지 근본적인 것부터 따져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부터는 부부 관계에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장은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중년 부부의 경우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고 문제점은 무엇이며 향후 관계는 어떻게 정립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로의 의사소통 방식을 점검하고, 경제권이나 의사 결정권 등 부부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 갈등 요소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외도 등 젊어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 소장은 “남편들은 젊어서 바람 한 번 피운 걸로 아내가 평생을 의심한다고 호소하는데, 아내는 진정한 사과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진심을 다해 사과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황혼기 부부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다. 강은숙 서울가정법원 가사상담위원은“30년 이상 함께한 부부 사이에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지역사회 상담소 등을 방문해 지금껏 가족을 지탱해 온 서로의 노고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가정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자녀들에게 쏠려 있는 한국식 가족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계숙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젊어서 자녀 교육 등에만 집중해 살다 보니 노년에 이르러 둘만 남아 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며 “애초부터 부부 중심으로 가정을 꾸려가야 나중에 자녀들이 출가해 둘만 남는 상황에서도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기 죽고 구박받느니 차라리 끝내”… 이혼후 재혼 15년새 6배

    “기 죽고 구박받느니 차라리 끝내”… 이혼후 재혼 15년새 6배

    순종적인 가장이었던 김모(62)씨가 그녀를 만난 건 2010년 여름 등산 모임에서였다. 괄괄한 성격의 아내와 달리 50대 초반의 그녀는 여성스럽고 다정다감했다. 김씨는 그녀에게 급속도로 끌렸고, 가부장적인 남편과 수년 전 이별한 그녀도 김씨에게 호감을 비쳤다. 그렇게 둘은 위험한 관계를 3년가량 지속했다. ‘밀회’는 영원할 수 없었다. 남편의 잦은 외출을 수상하게 여긴 아내가 결국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김씨는 외려 잘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의 무의미한 결혼생활을 끝내고 더 늦기 전에 사랑을 찾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김씨는 2013년 가을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던 두 아들도 “아버지의 인생을 찾으라”며 응원했다. 평생 어머니의 기에 눌려 온 아버지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황혼 이혼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김씨는 곧바로 그녀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연애할 땐 둘도 없이 참했던 그녀가 이기적으로 변했고, 그를 강하게 구속했다. 여왕처럼 떠받들어야만 직성이 풀렸던 그녀의 성격에 김씨는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바가지는 긁었어도 자신을 자유롭게 놔두던 그때가 그리워 전 부인에게 찾아갔지만, 재결합을 거절당했다. 동거 2년 만에 혼자가 된 그에게 남은 것은 외로움과 우울증이다. 남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황혼 이혼을 결심했지만, 행복이 꼭 보장되는 건 아니었다. 이혼을 통해 불행의 요소를 잘라냈지만, 그건 어쩌면 남은 인생에 가장 소중한 관계를 잘라낸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혼 전문가들은 특히 고령 남성은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협소하기 때문에 우울해지기 쉽고, 아내가 없으면 돌봄을 받기 어려워 이혼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 노인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는 확연히 다르다.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우울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43.0%였지만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26.9%에 그쳤다. 영양 상태가 양호한 비율도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60.4%에 달한 반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35.8%에 그쳤다. 김혜경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5일 “고령에 이혼한다는 건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돌봐 줄 대상이 사라진다는 뜻”이라면서 “특히 부부가 다투든 화목하게 지내든 배우자가 없어지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의 존재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이는 65세 이상 남녀 노인의 ‘이혼 후 재혼’ 건수가 2000년 457건에서 지난해 2689건으로 5배 이상 증가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혼 후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다. 2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귀농의 꿈’을 이뤄 현재 달콤한 인생 2막을 보내는 최모(55)씨가 그런 경우다. 최씨는 아내와 성격, 생활습관의 차이 때문에 평생을 괴로워했다고 한다. 아내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고 자신은 불교 신자였다. 아내는 주말마다 교회에 가기 바빴고 제사 때 절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씨가 사업에 실패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부부는 2012년 갈라섰다. 최씨는 직장인인 두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제외하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애초에 귀농하고 싶었지만 가족의 눈치를 보느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이들은 전 아내와 함께 살지만 틈나는 대로 연락해 관계도 회복했다. 최씨는 오롯이 나 자신만을 생각해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혼자 생활하니까 이웃 주민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반 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혼한 50대 여성과 교제를 하면서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성미애 방송통신대 가정학과 교수는 “수명은 길어지고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운 시대에 배우자는 돌봄의 중요한 주체가 된다”며 “노년 이후 자신의 삶을 찾는 것도 중요한데, 75세 이후엔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신중하게 고려한 후 황혼 이혼 결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과하라…사랑하라

    평생을 ‘돈 버는 기계’로 살다가 뒤늦게 돌아온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낀다는 남편, 애들 뒷바라지에 남편 내조하느라 ‘내 삶은 없었다’는 아내. 황혼기 부부에게 다가온 위기를 막기 위해선 어떤 방책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가족의 탄생부터 소멸까지의 전 과정에 걸친 장기 계획과 중년 이후 부부 관계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현숙(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한국가족관계학회장은 “100세 시대에 길게는 70년이 넘는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 애초 결혼을 할 때부터 나에게 결혼이란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가정을 꾸려나갈 것인지 근본적인 것부터 따져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부터는 부부 관계에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장은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중년 부부의 경우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고 문제점은 무엇이며 향후 관계는 어떻게 정립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로의 의사소통 방식을 점검하고, 경제권이나 의사 결정권 등 부부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 갈등 요소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외도 등 젊어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 소장은 “남편들은 젊어서 바람 한 번 피운 걸로 아내가 평생을 의심한다고 호소하는데, 아내는 진정한 사과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진심을 다해 사과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황혼기 부부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중요하다. 강은숙 서울가정법원 가사상담위원은“30년 이상 함께한 부부 사이에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지역사회 상담소 등을 방문해 지금껏 가족을 지탱해 온 서로의 노고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가정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자녀들에게 쏠려 있는 한국식 가족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계숙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젊어서 자녀 교육 등에만 집중해 살다 보니 노년에 이르러 둘만 남아 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부부가 많다”며 “애초부터 부부 중심으로 가정을 꾸려가야 나중에 자녀들이 출가해 둘만 남는 상황에서도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60세때 이혼하면 평균 위자료 3600만원선… 정신적 고통 감안 10년마다 500만원 늘어

    황혼 이혼의 위자료는 혼인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위자료는 2600만원 정도이고 혼인 기간이 10년 늘어날 때마다 450만원이 늘어난다. 평균 이혼 연령이 50세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60세에 이혼하면 3100만원, 70세에 이혼하면 3600만원 정도의 위자료를 이혼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배우자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 등 3명이 지난해 발표한 ‘이혼 후 재산분할의 비율 및 이혼 위자료의 결정’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1년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의 제1심 합의부 이혼 판결문 1098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위자료는 2690만원으로 산정됐다. 평균 이혼 연령은 원고의 경우 50.3세, 피고는 51.8세였다. 평균 혼인 기간은 20.8년이었다. 혼인 기간이 10년 길어질 때마다 약 447만원의 위자료가 증액됐다. 원고가 여성인 경우 560만원, 이혼 사유에 부정행위가 포함되면 500만원 정도의 위자료가 추가됐다. 예를 들어 60세 정도의 남편(피고)이 부인(원고)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해 이혼하게 되면 위자료로 360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평균 위자료와 10년 증액분을 더한 3100만원에 원고가 여성인 경우 560만원 정도를 더한 수치다. 남편의 외도가 이혼 원인이 된다면 여기에 500만원을 더한 4100여만원이 위자료로 책정된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결혼 기간이 길수록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고려한 결과”라면서 “이혼 소송을 더 많이 제기하는 여성의 경우 재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황혼 이혼의 위자료가 더 상승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단독] 은퇴후 남은 건 소외감뿐 내 돈 찾아, 내 님 찾아… 100세 인생 즐기고 싶다

    [단독] 은퇴후 남은 건 소외감뿐 내 돈 찾아, 내 님 찾아… 100세 인생 즐기고 싶다

    황혼의 아빠들이 뿔난 이유는 무엇일까. 30년 이상 함께 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그들은 은퇴 후 가정에서 느끼는 고립감,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망, 내 몫의 돈을 찾아 자기 계발에 힘쓰며 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① “집안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너무 커” 이들이 꼽는 이혼 사유 1순위는 가정에서 느끼는 소외감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경제력이 가장 큰 무기였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고 가정에서는 자식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아내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젊어서 바람을 피웠던 ‘전적’이 있는 경우 아내들의 구박은 더욱 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 내 인간 관계를 기반으로 지내온 남편들은 은퇴 이후에는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돼 각종 모임에 소속돼 왕성한 사회 활동을 자랑하는 아내들과는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도 가사 활동을 하고 손주를 돌보는 등 계속해서 수행할 역할이 있는 데 반해 가정 내에서 자기 역할이 불분명한 남편들은 소외감이 한층 커진다”고 말했다. 정현숙(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한국가족관계학회장은 “여권이 신장되면서 일부 아내들 중에는 남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 돈만 벌어오는 사람으로 보고, 은퇴 후 경제력이 없어진 남편들을 구박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②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노년이 됐으니 ‘진정한 사랑’을 찾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정년을 1년 앞두고 이혼을 결심한 공무원 강모(58)씨는 “20년 전 한눈 한번 판 걸로 아내가 평생을 의심하는데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주위에 보면 이혼 후 새 가정을 꾸려 알콩달콩 잘 사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도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은 “100세 시대, 인생 2모작 시대에 남은 30~40년은 정말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남성들의 의지가 공공연하게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노년에도 왕성한 성생활을 누리고 싶은 남편들에 반해 아내들 중에는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 “내 몫의 재산 찾아 내 맘대로 살고 싶어” 재산 분할을 통해 내 몫의 돈을 찾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50년이 넘는 결혼 생활을 뒤로 하고 이혼을 준비 중인 김모(78)씨는 요즘 입만 열면 “노숙자가 돼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신세 한탄을 한다. 30여년 직장 생활로 번 돈을 지금껏 아내가 관리해 왔는데, 아내가 김씨 명의의 집을 팔고 다른 건물을 사들이면서 김씨와 상의도 없이 자식들 명의로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애들은 그 건물이 자기들 것인 양 세입자들한테 월세를 꼬박꼬박 받으면서도 내게는 돈 한 푼 주지 않는다”며 “내 몫을 찾아 떠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손정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내가 번 돈인데 내 맘대로 못 쓰는 게 말이 되느냐며 확 이혼을 해버리고 맘껏 등산과 골프를 즐기고 싶다는 남성들을 종종 본다”고 전했다. 젊어서 해보지 못 했던 세계일주나 귀농 등을 꿈꾸기도 한다. ④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관 변화 때문” 이러한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황혼기로 진입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전 세대와 달리 고학력에 고소득을 누린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가정만큼은 지킨다’는 기존 가치관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계숙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의 남성들은 고속 성장 시대의 산업 역군으로 일하며 가정에서도 경제적 부양자로서만 기능해 왔다”며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먼저 변화한 후, 남성들도 뒤따라가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김미영 소장은 “최근 황혼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는 평생을 자식들에게 집중해 가정을 꾸려 왔지만 자기 자신의 노후는 아이들에 기대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노년에 의지하고 살 반려자를 다시 찾겠다는 남성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은퇴후 남은 건 소외감뿐… 내 돈 찾아, 내 님 찾아 100세 시대 즐기고 싶다

    은퇴후 남은 건 소외감뿐… 내 돈 찾아, 내 님 찾아 100세 시대 즐기고 싶다

    황혼의 아빠들이 뿔난 이유는 무엇일까. 30년 이상 함께 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그들은 은퇴 후 가정에서 느끼는 고립감,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망, 내 몫의 돈을 찾아 자기 계발에 힘쓰며 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① “집안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너무 커” 이들이 꼽는 이혼 사유 1순위는 가정에서 느끼는 소외감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경제력이 가장 큰 무기였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고 가정에서는 자식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아내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젊어서 바람을 피웠던 ‘전적’이 있는 경우 아내들의 구박은 더욱 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 내 인간 관계를 기반으로 지내온 남편들은 은퇴 이후에는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돼 각종 모임에 소속돼 왕성한 사회 활동을 자랑하는 아내들과는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도 가사 활동을 하고 손주를 돌보는 등 계속해서 수행할 역할이 있는 데 반해 가정 내에서 자기 역할이 불분명한 남편들은 소외감이 한층 커진다”고 말했다. 정현숙(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한국가족관계학회장은 “여권이 신장되면서 일부 아내들 중에는 남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 돈만 벌어오는 사람으로 보고, 은퇴 후 경제력이 없어진 남편들을 구박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②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노년이 됐으니 ‘진정한 사랑’을 찾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정년을 1년 앞두고 이혼을 결심한 공무원 강모(58)씨는 “20년 전 한눈 한번 판 걸로 아내가 평생을 의심하는데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주위에 보면 이혼 후 새 가정을 꾸려 알콩달콩 잘 사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도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은 “100세 시대, 인생 2모작 시대에 남은 30~40년은 정말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남성들의 의지가 공공연하게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노년에도 왕성한 성생활을 누리고 싶은 남편들에 반해 아내들 중에는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 “내 몫의 재산 찾아 내 맘대로 살고 싶어” 재산 분할을 통해 내 몫의 돈을 찾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50년이 넘는 결혼 생활을 뒤로 하고 이혼을 준비 중인 김모(78)씨는 요즘 입만 열면 “노숙자가 돼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신세 한탄을 한다. 30여년 직장 생활로 번 돈을 지금껏 아내가 관리해 왔는데, 아내가 김씨 명의의 집을 팔고 다른 건물을 사들이면서 김씨와 상의도 없이 자식들 명의로 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애들은 그 건물이 자기들 것인 양 세입자들한테 월세를 꼬박꼬박 받으면서도 내게는 돈 한 푼 주지 않는다”며 “내 몫을 찾아 떠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손정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내가 번 돈인데 내 맘대로 못 쓰는 게 말이 되느냐며 확 이혼을 해버리고 맘껏 등산과 골프를 즐기고 싶다는 남성들을 종종 본다”고 전했다. 젊어서 해보지 못 했던 세계일주나 귀농 등을 꿈꾸기도 한다. ④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관 변화 때문” 이러한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황혼기로 진입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전 세대와 달리 고학력에 고소득을 누린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가정만큼은 지킨다’는 기존 가치관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계숙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의 남성들은 고속 성장 시대의 산업 역군으로 일하며 가정에서도 경제적 부양자로서만 기능해 왔다”며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먼저 변화한 후, 남성들도 뒤따라가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김미영 소장은 “최근 황혼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는 평생을 자식들에게 집중해 가정을 꾸려 왔지만 자기 자신의 노후는 아이들에 기대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노년에 의지하고 살 반려자를 다시 찾겠다는 남성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못참아, 여보 이혼해” 뿔났다, 황혼 남편들

    “못참아, 여보 이혼해” 뿔났다, 황혼 남편들

    50대 후반의 최모씨 부부는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다. 그러나 최씨는 최근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혼 상담소를 찾아 뜻밖의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집사람은 내 말에 ‘어, 그래’ 한번 하지 않고 매사에 비난부터 하고 보는 사람”이라며 “내가 평생을 아내에게 맞추고 살아 왔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잉꼬부부는커녕 진작에 갈라섰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올가을, 막내딸이 결혼하고 나면 이혼할 생각이라는 최씨. 그는 “지금까지는 자식들 혼삿길 막힐까 꾹 참고 살아 왔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사랑을 만나 나만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했다. ‘황혼의 남편들’이 뿔났다. 30년 이상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헤어질 것을 먼저 요구하는 남성 주도의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있다. 아내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기존 황혼이혼의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집안의 가장으로 모든 걸 희생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내 삶을 살겠다”는 남편들의 반란인 셈이다. 정년퇴직을 한 뒤 오히려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 분할을 하고, 여행이나 귀농 등 자유로운 인생 2막을 꿈꾸는 남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혼인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2004년 4600여건, 2009년 7200여건, 지난해 1만 300여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남성의 ‘이혼 후 재혼’이 2000년 364건에서 지난해 1969건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나이 여성의 이혼 후 재혼 건수가 지난해 720건에 불과했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접수된 60대 이상 남성의 이혼 상담 건수도 2004년 45건에서 지난해 373건으로 10년 새 8.3배가 됐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여성 상담 건수가 3.7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2012년 전체 남성의 이혼 상담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20%를 넘어섰으며, 이후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젊어서부터 갈등이 많았던 아내와 하루 종일 집에 붙어 있는게 너무 힘들다며 이혼하고 싶다는 남성들의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못참아, 여보 이혼해” 뿔난 황혼 남편들

    [단독] “못참아, 여보 이혼해” 뿔난 황혼 남편들

    50대 후반의 최모씨 부부는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다. 그러나 최씨는 최근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혼 상담소를 찾아 뜻밖의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집사람은 내 말에 ‘어, 그래’ 한번 하지 않고 매사에 비난부터 하고 보는 사람”이라며 “평생을 아내에게 맞추고 살아 왔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잉꼬부부는커녕 진작에 갈라섰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올가을, 막내딸이 결혼하고 나면 이혼할 생각이라는 최씨. 그는 “지금까지는 자식들 혼삿길 막힐까 꾹 참고 살아 왔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사랑을 만나 나만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했다. ‘황혼의 남편들’이 뿔났다. 30년 이상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헤어질 것을 먼저 요구하는 남성 주도의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있다. 아내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기존 황혼이혼의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집안의 가장으로 모든 걸 희생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내 삶을 살겠다”는 남편들의 반란인 셈이다. 정년퇴직을 한 뒤 오히려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 분할을 하고, 여행이나 귀농 등 자유로운 인생 2막을 꿈꾸는 남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혼인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2004년 4600여건, 2009년 7200여건, 지난해 1만 300여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남성의 ‘이혼 후 재혼’이 2000년 364건에서 지난해 1969건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접수된 60대 이상 남성의 이혼 상담 건수도 2004년 45건에서 지난해 373건으로 10년 새 8.3배가 됐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여성 상담 건수가 3.7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2012년 전체 남성의 이혼 상담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20%를 넘어섰으며, 이후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젊어서부터 갈등이 많았던 아내와 하루 종일 집에 붙어 있는게 너무 힘들다며 이혼하고 싶다는 남성들의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허리디스크 5명 중 3명 50대 이상…추석 연휴 주의하세요

    지난해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 5명 가운데 3명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층은 50대로, 지난해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의 24.2%를 차지했다. 평소에는 ‘황혼 육아’, 명절 때는 음식 준비로 50대의 허리가 병들고 있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허리디스크 심사결정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은 208만명으로 4년 전인 2010년의 172만명보다 20.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24.2%, 60대 18.4%, 70대 18.6%로 61.2%가 50대 이상이었고, 50대 이상 환자의 성별 비중은 남성(51.5%)보다 여성(68.3%)이 높았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마디 사이에 쿠션같이 완충작용을 해주는 디스크 조직(추간판)이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운동 탓에 밖으로 밀려나오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환 심평원 전문심사위원은 “쪼그려 앉아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장시간 운전하면 허리와 무릎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틈틈이 피로를 풀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내 몸엔 불륜이 흘러요…내 피를 바꾸고 싶어요

    ‘나는 불륜녀의 피를 받은 아이입니다.’ 중학교 3학년 은규(15·가명)의 일기는 자책으로 가득했다. 은규가 혼외정사로 태어난 아이란 건 부모의 비밀이었다. 은규 엄마는 “다시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남편을 용서했고, 배다른 아이를 데려다 정성스레 키웠다. 하지만 은규의 아빠는 10년간 두 집 살림을 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은 엄마·아빠의 이혼 과정에서 은규에게 알려졌다. 은규에게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먼 친척이자 네겐 소중한 사람’이라고 일러준 여자가 사실은 생모였다는 점이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은규는 키워준 엄마에게 미안해했다. “제가 아버지의 부정에 동조한 셈이잖아요. 할 수만 있다면 제 피를 다 바꿔버리고 싶어요.” 은규의 소원은 자기를 키워준 엄마와 계속 사는 것. 하지만 그 엄마는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이를 더이상은 키울 수 없다”며 양육을 거부했다. 간통으로 이혼한 부부의 자녀는 이중고를 겪는다. 부모 중 누군가와는 헤어져 살아야 하는 힘든 현실에 부모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수치심이 더해진다. 일부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나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주아(10·여·가명)는 부모의 이혼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버지는 바람 나서 집을 나간 아내 때문에 늘 취해 있었다. 어린 딸아이를 밤바다로 끌고 가 소주를 마시며 “니 엄마는 진짜 나쁜 X야”라고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 주아는 자신을 버린 엄마가 너무 밉고 원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보고 싶고 그리워 밤마다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이귀숙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연구부장은 “부모의 간통을 알아챈 아이들은 애정과 증오, 존경과 경멸 같은 완전히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감정의 불일치(양가감정)에 빠지게 된다”면서 “어긋나기만 하는 감정들을 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다 보니 행동과 정서가 따로 노는 등 정신적 문제가 생기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간통 피해자들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 결혼 1개월 만에 배우자의 간통으로 파경을 맞은 박기우(32·가명)씨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박씨의 아내는 신혼여행 직후부터 계속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 박씨는 우연히 아내 컴퓨터에 연동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게 됐고, 아내가 결혼 전부터 어떤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아내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동시에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눈앞이 캄캄해졌다”면서 “결혼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용서해 주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뻔뻔하게 구는 모습에 모멸감까지 밀려 왔다”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에서 만난 주부 장순심(63·여·가명)씨는 남편의 계속되는 외도에 황혼 이혼을 결심했다. 35년 전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들을 자신의 아들처럼 키워 오던 장씨는 남편에게 30년간 몰래 키운 딸이 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충격으로 쓰러진 그는 일주일 넘게 혀가 마비되는 증상까지 겪어야 했다. 장씨는 “그동안 ‘내 잘못 때문에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자책하고 산 세월이 억울하다”며 “배신감에 살이 떨리고 온몸에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배우자의 간통을 경험한 사람은 타인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거나 자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 분위기상 가정사를 외부에 말하는 것을 터부시하며 속으로 삭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치유가 어렵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적극적으로 외부에 도움을 청하고 상담을 받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는 경제적 문제로 상담을 꺼리는 사람이 없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표절과 비평/황수정 논설위원

    문단이 표절 논란으로 또 시끄럽다. 신경숙 작가에 이어 이번에는 박민규 작가다. 얻어맞았던 급소를 또 맞아야 하는 문학 팬들의 충격이 크다. 신씨만큼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진 않더라도 우리 문단의 간판급 작가다. 사회비판 의식 충만한 작품 세계, 유쾌하고도 감각적인 문장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무규칙 이종격투기의 문장가’라는 훈장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글꾼이다. 박씨는 장편 출세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에 일부 표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발적 고백이 아니라 평론가들이 한 달 전 의혹을 먼저 제기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은 인터넷 글(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을 도용했고,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을 오래전 읽은 기억이 있다고 해명했다.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이 1990년대 PC통신 게시판에 삼미슈퍼스타즈의 실제 팬이 올린 글에 기반을 뒀다는 고백은 충격이다. 문학 재능이 아무리 탁월해도 소설의 결정적 소재를 ‘도용’했다면 문제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설왕설래는 뜨겁다. “재기발랄한 문단의 이단아로 평가했는데, 신경숙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허탈한 반응에서부터 “표절을 인정한 용기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여러 갈래다.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로 끝내 뭉개고 넘어갔던 신경숙보다는 (그래도 한 달 만에 깨끗이 인정했으니) 진일보한 태도 아니냐는 조소 섞인 옹호론까지 끼어 있다. 박씨의 두 작품은 각각 2003년과 2007년 발표됐다. 그동안 평론가들이 수없이 텍스트로 뜯어 봤을 작품들이다. 오랜 시간 침묵으로 덮여 있었던 까닭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단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대형 문학 출판사와 인기 작가, 출판사의 입맛에 맞는 주례비평을 바치는 평론가들. 그 암묵적 ‘협업’ 고리가 얼마나 공고했는지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문학계의 자정 노력으로 하루아침에 표절 문제가 말끔해질 수는 없다.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면, 영감을 받은 기억이 자신도 모르게 문학적 질료로 체화(體化)했다고 말하는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박씨의 말마따나 “작가가 혼자 동굴에 앉아 완전한 창조를 한다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 있다. 동굴에 앉은 작가들이 교통사고를 내지 않도록 시시각각 긴장시킬 수 있는 역할은 눈 밝은 평론가들의 몫이다. 셰익스피어가 꼬집었듯 “순금에다 도금을 하고, 백합에 흰색 칠을 하며, 제비꽃에 향수나 뿌리는 존재”로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우리 문단에서는 지금 누구보다 간절히 평론가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용역 비평’에서 자유로운 양심 비평가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자꾸 더 커지기를 바랄 뿐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의혹, 작가 박민규 “명백한 도용”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의혹, 작가 박민규 “명백한 도용”

    소설가 박민규(47)가 자신의 데뷔작인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불거진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6일 문학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발간된 월간지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민규 씨가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이 실렸다. 앞서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는 ‘월간중앙’ 8월호를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10개가 넘는 문장이 인터넷 글인 ‘거꾸로 읽는 야구사’와 유사하며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플롯이 유사하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박민규는 ‘월간중앙’ 9월호 기고문을 통해 데뷔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가운데 야구선수에 대한 묘사 등 일부 표현은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인정했다. 또 당시 자신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박민규는 단편 ‘낮잠’이 표절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에 대해서도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보편적인 로맨스의 구도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비슷한 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유사성을 인정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의혹, 작가 박민규 “교통사고 같은 일”이라더니 결국 인정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의혹, 작가 박민규 “교통사고 같은 일”이라더니 결국 인정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의혹, 작가 박민규 “명백한 도용” 결국 인정..왜? ‘삼미 슈퍼스타즈’ 소설가 박민규(47)가 자신의 데뷔작인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불거진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6일 문학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발간된 월간지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민규 씨가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이 실렸다. 앞서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 씨는 ‘월간중앙’ 8월호를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10개가 넘는 문장이 인터넷 글인 ‘거꾸로 읽는 야구사’와 유사하며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플롯이 유사하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민규는 ‘월간중앙’ 8월호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표절 관련 질문을 받은 게 데뷔 12년 만에 처음이다. 대체 어떤 실수를 한 건지 해결을 봤으면 좋겠다. 작가는 개인이라서 일방적인 주장에 대응하기 어려운데 인터넷에 여론이라는 게 형성되면 그냥 그걸로 낙인이 돼버리는 것이다. 혼자 동굴에 앉아서 완전한 창조를 한다고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박민규는 ‘월간중앙’ 9월호 기고문을 통해 데뷔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가운데 야구선수에 대한 묘사 등 일부 표현은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인정했다. 또 당시 자신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박민규는 단편 ‘낮잠’이 표절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에 대해서도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보편적인 로맨스의 구도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비슷한 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유사성을 인정했다. 네티즌들은 “삼미 슈퍼스타즈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었는데”,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실망이다”,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낮잠’ 소설가 박민규 표절 인정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낮잠’ 소설가 박민규 표절 인정

    소설가 박민규(47)씨가 자신의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이 각각 인터넷 게시판 글과 일본 만화를 표절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박씨는 최근 발간된 ‘월간중앙’ 9월호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문학평론가 정문순, 최강민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씨는 ‘삼미 슈퍼스타즈’ 가운데 야구 선수에 대한 묘사 등 일부 표현은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단편 ‘낮잠’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된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을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있다”며 유사성을 인정했다. 박씨는 “당시 저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간이었다”고 반성하면서 “소설은 인간이 쓰는 것이고 인간은 누구도 자신의 양심과 기억을 장담할 수 없다. 미래의 작가들을 위해, 또 문학의 발전을 위해 교육과 조정기구가 정말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비난받아 마땅” 어떤 내용이길래?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비난받아 마땅” 어떤 내용이길래?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소설가 박민규(47)씨가 자신의 데뷔작인 장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이 각각 인터넷 게시판 글과 일본의 만화를 표절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6일 문학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발간된 월간지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씨가 문학평론가 정문순·최강민 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이 실렸다. 두 평론가는 앞서 ‘월간중앙’ 8월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실제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옛 팬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거꾸로 보는 한국야구사’라는 제목의 글에 나온 선수 묘사 등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 소설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만년 꼴찌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모티브로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의 실상을 신랄히 풍자했다. 평론가들은 박씨 단편 ‘낮잠’은 배경과 인물 설정이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우연 이상으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낮잠’은 요양원을 배경으로 황혼기 남녀의 가슴 시린 사랑과 회한을 담아낸 작품이며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처음 주장이 제기되자 박씨는 “혼자 동굴에 앉아서 완전한 창조를 한다고 해도 우연한 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하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박씨는 그러나 잡지 9월호에 보낸 해명의 글에서 다시 자신이 두 작품에서 표절의 우를 범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박씨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시작부에는 1982년 1년치의 신문 자투리 기사, 사건·사고기사가 필요했고 1982~1985년 3년치의 스포츠 신문 기사와 실제 경험담, 내지는 여러 풍문이 바탕이 됐다”며 “인터넷 글 ‘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 역시 그때 찾은 자료의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이어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저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간이었다”며 “다만 아이디어가 있어서 자료를 찾은 경우이지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구한 경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씨는 단편 ‘낮잠’에 대해서는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은 신인 시절 ‘읽을만한 책 추천’ 등의 잡문을 쓰기 위해 오래전 읽었던 기억이 있다”며 “설사 보편적인 로맨스의 구도라고 해도 객관적으로 비슷한 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소설은 인간이 쓰는 것이고 인간은 누구도 자신의 양심과 기억을 장담할 수 없다”며 “미래의 작가들을 위해, 또 문학의 발전을 위해 이는(교육과 조정기구) 정말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사진 = 서울신문DB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소설가 박민규(47)씨가 자신의 데뷔작인 장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이 각각 인터넷 게시판 글과 일본의 만화를 표절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6일 문학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발간된 월간지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씨가 문학평론가 정문순·최강민 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이 실렸다. 두 평론가는 앞서 ‘월간중앙’ 8월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실제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옛 팬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거꾸로 보는 한국야구사’라는 제목의 글에 나온 선수 묘사 등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 소설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만년 꼴찌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모티브로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의 실상을 신랄히 풍자했다. 평론가들은 박씨 단편 ‘낮잠’은 배경과 인물 설정이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우연 이상으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낮잠’은 요양원을 배경으로 황혼기 남녀의 가슴 시린 사랑과 회한을 담아낸 작품이며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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