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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말은 “보고싶다 사랑한다”…故 김지미에 ‘금관문화훈장’

    마지막 말은 “보고싶다 사랑한다”…故 김지미에 ‘금관문화훈장’

    정부가 지난 7일 미국에서 별세한 고(故) 김지미 배우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오후 2시 김지미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충무로 서울영화센터를 찾아 고인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을 유족 대표에게 전달했다. 고인의 딸 최영숙씨는 현지에서 장례 절차 등을 밟고 있어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최씨는 고인이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보고 싶다. 사랑한다”였다고 한국영화인협회를 통해 전했다. 문체부는 “고인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한 시대의 영화 문화를 상징하는 배우였다”며 “한국 영화 제작 기반 확충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 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은 “김지미 배우는 우리 영화계 후배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과감한 잔다르크였다”며 “한류라는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 한국 영화 산업의 토대를 만들어낸 선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제작자, 아티스트였다”고 회고했다. 김지미는 지난 2016년 10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별세한 고(故) 이순재 배우에게도 사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외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배우로는 2021년 윤여정, 2022년 이정재가 있다. 김지미는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700여편의 작품을 남긴 한국 영화계 대표 스타 배우다. ‘토지’(1974), ‘길소뜸’(1985)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한국영화의 성장기를 이끌었다. 그는 멜로·사회극·문학 작품 영화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여성 중심 서사가 제한적이던 시기에도 그는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스크린 속 여성 인물상의 지평을 넓혔다.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여러 차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경력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인정받은 배우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기 활동을 넘어 제작 현장에서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 김지미는 ㈜지미필름을 설립해 제작자로 나서 한국영화 제작 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보탰다. 작품 선택과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배우와 제작자가 함께하는 모델을 보여줬고, 한국영화가 산업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체 활동과 제도 개선을 향한 역할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맡아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스크린쿼터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해 자국 영화 보호 장치를 지키는 데 앞장섰다. 아울러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정책 논의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 강화에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다.
  • 통산 득점·블로킹 퀸… 19년 ‘원클럽맨’ 한길… 그가 곧 V리그 역사[스포츠 라운지]

    통산 득점·블로킹 퀸… 19년 ‘원클럽맨’ 한길… 그가 곧 V리그 역사[스포츠 라운지]

    초등 4년 때 배구 코트 입문통산 득점 8116점 ‘남녀 1위’3m 높이 블로킹 ‘통곡의 벽’은퇴 후 지도자의 삶 열어둬“김연경 언니에 얘기했더니더 많이 뛰어라고만 하네요” “제가 이렇게나 길게 프로배구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돌이켜보니 나름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은퇴하는 순간까지 즐기는, 즐거운 배구를 하고 싶어요.” 지난 10일 전화 통화로 만난 양효진(36·현대건설)은 전날 페퍼저축은행전 출전에 따른 피로를 호소하며 “경기 다음날엔 아무것도 안 하고 최대한 누워있는 게 회복을 위한 루틴”이라고 했지만, 지나온 현역 인생을 되돌아보고 은퇴 이후의 삶을 그릴 때는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또박또박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 프로배구 여자부 V리그가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은퇴 투어로 주목받았다면, 올해 배구 팬들은 ‘블로퀸’ 양효진의 활약과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2007년 프로 코트에 혜성 같이 등장했던 대형 신인 양효진은 어느덧 프로 19년차, 선수로는 은퇴를 바라보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190㎝ 신장에서 나오는 3m 높이 블로킹 벽은 상대 공격수에겐 ‘통곡의 벽’이 됐고, 양효진이 걸어온 길이 곧 남녀부를 통틀어 V리그의 역사가 됐다. 양효진은 지난달 8일 김천 도로공사 원정 경기 2세트에서 이날 8번째 득점에 성공하며 2005년 출범한 V리그에 통산 8000득점 시대를 열었다. 11일 기준 그의 개인 통산 득점은 8116점으로 여자부 득점 2위 박정아(페퍼저축은행·6320점)와 남자부 통산 1위 레오(현대캐피탈·6936점)의 기록을 압도한다. 박정아와 레오는 각 팀의 주공격수(아웃사이드 히터)인 반면 양효진은 네트 앞 수비가 주 임무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팀 공헌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통산 블로킹은 1674개로, 역시 남녀부 통합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효진은 “데뷔하고 10년차 정도까지는 득점이나 블로킹 숫자에 의미를 두고, ‘올해는 몇 점은 넘겨야지’ 그러기도 했는데, 그 이후로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8000 득점 돌파 때에도 새로운 기록까지 몇 점 남았는지 몰랐는데 팬들이 말해줘서 알았다. 경기 끝나고 숙소에서 후배들이 8000득점 기념 깜짝 케이크 파티를 해줘서 그때서야 실감이 나고 감동 받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어릴 때 꿈은 교사였다. 배구는 커녕 운동 자체에 관심이 없었고, 키는 또래보다 머리 하나 이상 컸지만 삐쩍 마른 허약체질이었다. 우월한 신체 조건에 눈여겨본 초등학교 선생님이 4학년 때 배구를 권하면서 처음 공을 만졌고, 중학교 때 운동을 접었지만 고교 시절 주변의 끈질긴 설득에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양효진은 은퇴 이후 ‘지도자의 삶’을 선택지에 올려뒀다. 그는 “선수로 잘하는 것과, 지도자로 선수를 잘 이끌어 내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내가 선수들을 정말 잘 도와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 지도자에 도전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퇴를 두고는 대표팀에서 여자 배구 황금기를 함께 견인했던 김연경과 자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연경은 지난 4월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을 이끌고 코트를 떠났다. 양효진은 “(연경) 언니에게 은퇴 얘기를 하면 ‘넌 아직 쌩쌩한데 더 많이 뛰어라’는 대답만 한다”면서 “제가 언니보다 한 살 어린데도 그런다”며 웃었다. 말은 툭툭 하지만 가장 많은 고충을 들어주고, 마음에 힘을 주는 이가 김연경이라고 했다. 양효진은 각종 1위 기록보다는 ‘코트에서 참 열정적이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늘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 덕분에 더 힘을 내고 행복하게 뛰고 있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은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고 김지미 추모 공간, 서울영화센터에 마련…14일까지 운영

    고 김지미 추모 공간, 서울영화센터에 마련…14일까지 운영

    지난 7일 별세한 원로 영화배우 고 김지미를 추모하는 공간이 충무로 서울영화센터에 마련됐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오는 14일까지를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서울영화센터에 관련 공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영화센터 1층 로비에 조문객들이 고인에게 헌화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담은 LED 화면이 설치됐다. 서울영화센터에서는 고인의 출연작을 상영한다. 김지미는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700여편의 작품을 남긴 한국 영화계 대표 스타 배우다. 영화 ‘토지’(1974), ‘길소뜸’(1985) 등으로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저혈압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측은 미국 현지에서 화장이 끝났고 12일 고인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것을 고려해 별도의 영화인장은 치르지 않기로 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유튜브 한국고전영화채널을 통해 영화 ‘불나비’, ‘장희빈’, ‘티켓’, ‘춘향전’ 등 고인의 대표작 8편을 공개하며 고인을 기렸다.
  • 연기도 사랑도 인생도 뜨거웠다…  하늘의 별이 된 ‘은막 스타’ 김지미

    연기도 사랑도 인생도 뜨거웠다…  하늘의 별이 된 ‘은막 스타’ 김지미

    60년 동안 700편이 넘는 작품으로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은막의 여왕’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하늘의 별이 됐다. 그렇게 한국 영화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0일 “김지미 배우가 지난 7일(한국시간) 오전 4시 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85세. 고인의 직접적 사인은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측은 미국 현지에서 화장이 끝났고 12일 고인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것을 고려해 별도의 영화인장은 치르지 않기로 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유튜브 한국고전영화채널을 통해 ‘불나비’, ‘장희빈’, ‘티켓’, ‘춘향전’ 등 고인의 대표작 8편을 공개하며 고인을 기렸다. 고인은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와 주체적인 삶을 사는 ‘신여성’의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당대 최고 미모로 손꼽혔던 데다 연기력도 뛰어나 팬들이 기억하는 모습도 다채롭다. 대학생 미혜(별아 내 가슴에, 1958)나 대지주 가문을 이끌어 가는 안주인(토지, 1974)이 되기도 했고,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수난(명자 아끼꼬 소냐, 1992)을 표현하기도 했다. 복수를 위해 남자를 유혹하는 팜므파탈(불나비, 1965)이나 궁중암투의 주인공(장희빈, 1961)이 되기도 했다. 1940년 충남 대덕군(현 대전)에서 태어난 고인은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우연히 김기영 감독을 만나 길거리 캐스팅되면서 영화 ‘황혼열차’(1957)를 통해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이듬해 ‘별아 내 가슴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워낙 인기가 높아 1년에 많게는 34편의 영화를 촬영하며 하루에도 몇 편씩 ‘겹치기 촬영’을 했다는 뒷이야기가 지금도 전설처럼 영화계에 전해진다. ‘토지’(1974)로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길소뜸’(1985)으로 다시 한번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을 4차례 하는 등 거침없고 자유로운 행보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18세였던 1958년 홍성기 감독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했다. 인기 배우 최무룡과 이혼할 때는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최무룡의 기자회견 발언이 장안의 화제가 됐다. 나훈아와의 결혼 발표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1982년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고 헤어졌다. 1991년 심장 전문의 이종구 박사와 결혼했으나 2002년 다시 이혼했다. 배창호 감독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960~70년대에는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80년대 이후에는 사실적인 연기로 끊임없이 변신했다”면서 “사석에서는 소탈하고 솔직담백했고, 제작자로서 영화 스태프들도 두루 챙기는 등 자상하고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여걸’이었다. 통이 크고, 영화인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앞장서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단순한 배우를 넘어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존재로 한국 영화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배우 김지미 별세…향년 85세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배우 김지미 별세…향년 85세

    1960~70년대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별세했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미국에서 투병 생활을 하다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영화인협회는 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을 준비 중이다. 아직 빈소는 전해지지 않았다. 고인은 지난 1957년 고등학생 시절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후 7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 활약했다. 빼어난 외모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며 당대 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은 그는 ‘토지’(1974·김수용), ‘길소뜸’(1985·임권택) 등을 통해 거장들과도 호흡하며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제작사 ‘지미필름’을 설립하고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작품 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한국 영화계를 지켜왔다.
  • 산이 빚은 절경에 속세를 털어내다

    산이 빚은 절경에 속세를 털어내다

    험산 너머 평야와 바다벽지서 풍요가 느껴져하구로산 삼나무 숲엔천연기념물 500여 그루가모수족관도 가 볼 만해파리떼 유영이 장관만추 끝자락 보내면서모가미강서 뱃놀이도일본 야마가타현 두 번째 이야기, 쓰루오카시다. 야마가타시에 이어 야마가타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그래봐야 작은 소도시다. 그런데 희한하기도 하지. 일본의 벽지이면서도 못 먹고 못 산다는, ‘가련형’이란 느낌은 주지 않는다. 아마 험산 너머로 광활한 평야와 풍요로운 바다를 숨겨 놓은 덕이지 싶다. 첫 번째 목적지는 ‘일본 갈 결심’을 굳히도록 이끈 하구로산(羽黑山) 고주노토(五重塔)다. 이어 일본 토속 신앙 슈겐도의 본산인 산진고사이덴(三神合祭殿), 세계 최대 해파리 전시장인 가모수족관 등 쓰루오카 구석구석을 돌아볼 참이다. 몇 해 전, 한 외국 방송에서 본 기억 속 영상이다. 오층 목탑 위로 눈발이 날리고 있다. 단청은 없지만 그렇다고 수수한 것도 아니다. 날카롭게 솟은 처마 위로 하늘거리는 눈, 사위를 둘러싼 검푸른 삼나무 숲, 어딘가 일본스러운 탐미적이고 관능적인 느낌이었다. 요즘 흥행을 이어가는 일본 영화 ‘국보’의 여장남자 ‘온나가타’의 손사위를 닮았달까. ‘광클’ 끝에 찾아낸 하구로산의 고주노토. 지금 그 목탑을 보기 위해 ‘일본의 강원도’라는 야마가타의 산자락을 넘어가는 중이다. 야마가타현이 속한 도호쿠(東北) 지방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홋카이도 바로 아래, 그러니까 혼슈 동북쪽 끄트머리 6개 현 중 하나다. 도호쿠엔 무려 500㎞에 달하는 오우(奧羽)산맥이 뻗어있다. 여기에 일본인들이 신성시하는 데와산잔(出羽三山)이 있다. 갓산(月山)과 유도노산(湯殿山), 그리고 하구로산으로 이뤄졌다. 일본 전통 토속 신앙인 신도에서 갓산은 전세, 유도노산은 내세, 하구로산은 현세를 관장하는 신이 머무는 곳이다. 일본의 다른 지역처럼 신도와 불교가 합쳐지는 신불습합(神佛習合)이 강했지만 19세기 들어 메이지 유신 이후 신불분리(神佛分離) 등을 거쳐 현재의 형태에 이른다. 불교 건물이 명백한데도 신사라 불리는 건 이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데와산잔을 도는 걸 ‘환생 여행’이라 부른다. ‘서쪽은 이세(일본 최고 권위의 신사) 참배, 동쪽은 오쿠(데와산잔) 참배’라며 평생에 한 번은 참배해야 할 장소로 꼽는다. 특히 토속 산악신앙과 도교, 불교 등이 혼합된 슈겐도(修験道) 신도에겐 성지 중의 성지다. 하구로산 참배길은 들머리인 즈이신몬(隨神門)에서 하구로산 정상 언저리의 산진고사이덴까지 약 1.7㎞다. 관광객의 경우 고주노토까지만 돌아보고 이후 2446개나 되는 계단은 건너뛰는 게 보통이다. 산진고사이덴까지 차로 갈 수 있어서다. 즈이신몬에서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삼나무숲은 ‘미슐랭 그린가이드 재팬’에서 별 3개 ‘만점’을 받은 곳이다. 수령 350년~500년을 헤아리는 삼나무 50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 한 그루 한 그루가 일본 천연기념물이다. 이 삼나무 숲 한 가운데에 할아버지 삼나무 ‘지지스기’(爺杉)가 있다. 1000년 넘게 살아왔다는 신목이다. 나무 둘레만 8.5m가 넘는다. 지지스기 너머로 고주노토가 보인다. 937년에 처음 세워졌고, 1372년(1608년이란 주장도 있다) 개축해 현재에 이른다. ‘당연히’ 일본의 국보이고, 수없이 많은 일본 오층탑 중에서도 ‘3대 오층탑’으로 꼽힌다. 우리 목조 건축 양식인 결구법처럼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세워 올린 자태가 장엄하다. 높이는 29m. 이 지역 특산인 감나무를 건축자재로 썼다. 내부 중심엔 거대한 심주석(心柱石)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지진에도 끄떡없이 탑의 중심을 잡아준다. 일본인들이 기를 쓰고 눈 덮인 고주노토를 보러 오는 이유가 헤아려진다. 고주노토 뒤로 산진고사이덴에 이르는 2446개의 돌계단이 펼쳐진다. 산진고사이덴은 데와산잔의 삼신을 함께 모신 전각이다. 2.1m 두께의 초가지붕과 옻칠로 장식된 내부가 장관이다. 세 산신이 가장 낮은 하구로산(414m)에 모인 까닭이 현실적이다. 눈 때문이다. 야마가타는 겨울이면 4m까지 눈이 쌓인다. 고도 1984m의 갓산, 1504m의 유도노산은 겨울에 출입 불가다. 민가와 가깝고, 한겨울에도 눈이 그나마 덜 쌓이는 하구로산이 신들의 모임 장소가 된 이유다. 하구로산은 이 덕에 겨울에도 폐쇄되지 않는다. 바다 쪽에선 가모(加茂)수족관이 가볼 만하다. 세계 최대 해파리 전문 수족관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곳이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서도 별 1개를 받았다. 해파리 하나로 승부를 보겠다는 시골 도시의 자신감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내부 전시도 알차다. 천천히 유영하는 60여 종의 진귀한 해파리들이 인증샷을 부른다. 수족관의 꽃은 ‘해파리 드림 시어터’란 거대한 원형 수조다. 지름 5m의 수조 안에 1만 마리가 넘는 해파리가 유영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해파리 라면, 해파리 아이스크림 등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쓰루오카 시내 관광은 쓰루오카 공원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에도막부 시절 쓰루오카성이 있던 곳을 공원으로 꾸몄다. 쓰루오카성은 일본 내 다른 성과 달리 천수각이 없다. 이유를 물으니 전쟁, 권력 투쟁과 거리가 멀었으니 유사시에 대비한 천수각을 세울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쯤에서 메이지 유신 이전 야마가타가 속했던 ‘쇼나이번’의 역사를 살펴보자. 12세기 가마쿠라 막부(幕府)부터 일본이 다시 통일되는 16세기까지, 일본도는 권력을 세우고 백성을 지배하는 수단이었다. 한데 야마가타 일대를 다스린 쇼나이번 번주(다이묘)는 독특했다. 사무라이들에게 일본도 대신 낚싯대를 들게 했다. 쇼나이 8대 번주 사카이 다다아키는 7m가 넘는 긴 낚싯대를 만들었는데, 당시로선 획기적인 발명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낚싯대를 만드는 장인이 남아 있다. 쇼나이번의 사무라이들은 산과 들을 지나 해안까지 긴 낚싯대를 메고 절도 있게 이동해야 했다. 바다에 도착하면 칼싸움 대신 낚시로 고기를 얼마나 낚았는지 따져 ‘쇼부’(승부)를 봤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심신을 단련했다. 쇼나이번이 정치 중심지였던 에도(도쿄)와 교토의 권력 투쟁을 외면하고 그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온 배경엔 이런 사연이 깔려있다. 그렇다고 쇼나이번 사람들이 무른 것만은 아니다. 사무라이 시대가 사실상 끝장난 계기가 됐던 보신전쟁 때, 에도막부 편에 선 쇼나이번은 신식 장비로 무장한 정부군에 맞서 일본도를 들고 끝까지 싸웠다. 지금도 ‘황혼의 사무라이’(2007) 같은 시대물 영화가 쓰루오카 일대를 즐겨 촬영지로 삼는다. 공원 옆에는 치도(致道) 박물관이 있다. 마지막 쇼나이 번주였던 사카이 가문이 기증한 저택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1950년에 설립됐다. 입장료가 1000엔이라 무척 비싼 편이지만, 볼거리 풍성하다. 눈의 고장 야마가타를 엿볼 수 있는 산악지역의 다층 민가, 최초의 현대식 건물인 옛 쓰루오카 경찰서, 일본식 전통 정원, 낚싯대와 어선 등 국가 중요민속문화재 5350점과 만날 수 있다. 이제 모가미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도자와무라(戸沢村)의 고라이칸(고려관, 高麗館)을 찾아가는 길이다. 모가미강은 야마가타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단풍 뱃놀이로 입소문 난 강이다. 날이 추워지면 고타츠(일본식 난방기구)를 배 안에 들여 ‘고타츠 보트’로 운영하기도 한다. 유장하게 흐르는 강과 만추의 산자락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도자와무라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을 벌였던 곳이다. 1990년대 이후, 이 일대에 한국에서 건너온 신부가 많이 정착한 건 이 때문이다. 일본에선 새색시를 하나요메(花嫁)라고 부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007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야마가타에 한국인 ‘하나요메’가 몰려든 건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다. 먹고 사는 것이 그리 급하지 않은 시절이었을 텐데, 한국 여성이 대거 일본에 진출한 것이 다소 의외다. 당시 인구 6500명 정도의 시골에 수십 명의 한국 여성이 쏟아져 들어온 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한국 ‘하나요메’ 대부분은 여러 어려움을 딛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다. 지금도 김치 등의 식품업, 료칸 같은 숙박업을 경영하는 한국 ‘하나요메’들이 간혹 우리 언론에 소개되곤 한다. 이들의 구심점 구실을 하는 공간이 고라이칸이다. 1997년 조성됐다.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이 구역’에선 제법 명소 소리 듣는 관광지다. 물산관, 식문화관, 놀이마당, 정원 등으로 구성됐다. 휴게소에 소규모 테마파크의 기능이 결합한 곳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여행수첩] -‘일본 100대 명폭’ 중 하나인 모가미강의 시라이토 폭포는 123m 높이의 물줄기와 붉은 도리이가 인상적이다. 강 반대쪽의 ‘시라이토 폭포 드라이브인’이라는 휴게소에서 봐야 한다. -하구로산 등산로 인근에 고려에서 건너온 스님이 세웠다는 교쿠센지(玉泉寺)가 있다. 봄에 매화 등 수많은 꽃이 만개해 ‘꽃의 절’이라 불린다. 일본 국가 지정 명승정원이다. -하구로산 들머리의 ‘이데와 문화기념관’에선 야마부시(슈겐도 수행자) 지팡이, 겨울 부츠 등을 유료로 빌려준다. 야마부시의 역사와 유물도 살펴볼 수 있다. 소라고둥 나팔을 멘 지도자 ‘쇼분’을 따라 하구로산 참배길을 걷는 야마부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야마가타는 설국(雪國)으로 유명한 니가타현 못지않게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봄이 시작되는 4월까지 문을 닫는 관광지가 무척 많다. 가모수족관도 그중 하나.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4월 개장 예정이다.
  • “은퇴 후 맘먹고 간 크루즈여행, 후회는 없지만”…日노부부의 탄식

    “은퇴 후 맘먹고 간 크루즈여행, 후회는 없지만”…日노부부의 탄식

    은퇴 후 ‘일생에서 단 한번뿐인 사치’를 누리고자 세계일주 유람선 여행을 떠났던 일본의 한 노부부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일본의 자산관리 뉴스매체 골드 온라인은 인생의 황혼기에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해외여행이나 취미에 적지 않은 돈을 썼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며 가나가와현에 사는 한 60대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이토 가쓰히코(68·가명)씨와 아내 하루에(65·가명)씨는 정년퇴직 후 세계일주 유람선 여행을 떠났다. 약 3개월 동안 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미국까지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여행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고, 선내에는 풀코스 식사와 쇼가 준비되며 기항지 관광까지 포함된 크루즈 여행상품이었다. 그야말로 ‘일생에 한번뿐인 사치’였다고 사이토 부부는 전했다. 가쓰히코씨는 “현역에서 일할 때는 여행할 처지가 아니었다. 자녀에게 돈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주택담보대출도 다 갚았고, 노후자금이 3000만엔(약 2억 8373만원) 정도 있어 세계일주의 꿈을 이룰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행 비용은 부부 합쳐 950만엔(약 8985만원)가량이었다. 연금도 나오겠다, 저축도 어느 정도 있는 가정에서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범위’라고 생각해 크루즈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러나 크루즈 여행에서 돌아온 지 반년 뒤, 사이토 부부는 생각지 못한 ‘현실의 벽’을 맞닥뜨려야 했다. 아내 하루에씨는 “처음에는 어찌어찌 꾸려 나갔지만, 예상치 못한 병원비나 약값이 늘어나면서 매달 의료비가 5만엔(약 47만원) 가까이 됐다”면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택시비나 식비 지출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거기에다 살던 집이 노후화하면서 수도 설비 수리, 보일러 온수 설비 교체, 장기요양보험을 위한 주택 수리까지 필요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다. 더욱이 2024년부터 줄곧 이어진 물가 급등이 생활비를 강타했다. 하루에씨는 “물가가 이렇게 금방 오를 줄은 몰랐어요. 전기요금, 가스요금도 너무 비싸요”라면서 “월 20만엔(약 189만원) 넘는 연금으로는 금방 적자예요”라고 토로했다. 사이토씨 부부가 가입한 공적연금은 부부 합산 월 21만 5000엔(약 203만원). 골드 온라인은 이 정도 액수가 일본에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세와 건강보험료, 의료비에 더해 고정자산세나 관리비, 게다가 물가 상승에 의한 지출 증가까지 고려하면 사이토씨 부부의 수중에 남는 돈은 빠듯한 상황이다. 일본의 금융홍보중앙위원회의 2023년 가계 금융 행동에 관한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60대·2인 이상’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2026만엔(약 1억 9155만원)이다. 그러나 중간값은 700만엔(약 6618만원)으로 가구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연금 외에 월 5만~10만엔(약 47만~94만원)의 또다른 수입원이 있어야 한다고 골드 온라인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이토씨 부부의 경우 3000만엔의 노후자금이 있었다 하더라도 10~15년 내에 고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계일주는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지금 무슨 일이 생겨 간병이 필요해진다면 솔직히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쓰히코씨는 “절대 후회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귀띔했다. “여행 도중에 알게 된 다른 부부는 세 번째 세계일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따로 부동산 수입이 있다든지 해서 우리 부부와는 토대부터 달랐습니다. 우리 부부는 ‘사치’했다기보다는 ‘한번에 탕진하기’였던 셈이에요.” 현재는 생활비에 조금이나마 보태려고 하루에씨가 인근의 요양시설에서 주 3일 시간제근무를 시작했다. 골드 온라인은 한번뿐인 인생에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연금 생활은 ‘수입이 늘지 않는 기간’이기 때문에 지출의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돌봄비용 견적 ▲물가상승률 ▲세금·사회보험료 부담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원주 “여관갈 돈 없어 북한산에서…” 파출소 끌려간 사연

    전원주 “여관갈 돈 없어 북한산에서…” 파출소 끌려간 사연

    최근 황혼 열애를 밝힌 배우 전원주(86)가 과거 ‘입산금지 구역 데이트’로 파출소에 끌려갔던 일화를 공개했다. 3일 유튜브 채널 ‘노빠꾸 탁재훈’에는 “전원주, 아직 남자 냄새가 좋은 나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방송에서 신규진이 “전 남편분과 연애할 때 입산금지 구역에 갔다던데…”라고 묻자, 전원주는 “호텔은 고사하고 여관도 갈 돈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 데를 좋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원주는 “북한산에 금지 구역이 있다. 철망을 뚫고 남자와 둘이 들어갔다가 데이트 중 미끄러져 굴러내려왔다. 그때 경찰이 와서 파출소에 갔다”고 회상했다. 탁재훈이 “남편분과 같이 끌려간 거냐”고 묻자, 그는 “남편 아니다. 딴 사람이다. 그 사람은 도망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엄마가 경찰서로 와서 나를 확 벗겼다. 온몸에서 모래가 떨어졌다. 모래밭에서 난리를 치다가 그런 일이 생긴 거다. 이후 엄마가 나를 40일 외출 금지시켰다”고 덧붙였다. 전원주는 최근에도 연애담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클레먹타임’에서 “남자친구가 있다. 나보다 5~6살 어린 80대다. 건강하고 활력소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손잡고 산에도 가고, 노래방·나이트클럽도 간다. 젊은 남자와 다니니 얼굴도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39년생인 전원주는 1963년 동아방송 1기 공채 성우로 데뷔했다. 연극 무대를 거쳐 ‘청춘의 덫’ ‘야인시대’ ‘불량가족’ ‘왕가네 식구들’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았다. 현재 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을 운영하며 활동 중이다. 그는 첫 남편과 결혼 3년 만에 사별했고, 재혼한 남편과도 2013년 이별했다.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 KIA냐 삼성이냐… 최형우 결단만 남았다, 한화 폰세 돌연 미국행… MLB 계약 임박

    KIA냐 삼성이냐… 최형우 결단만 남았다, 한화 폰세 돌연 미국행… MLB 계약 임박

    기회를 준 호랑이냐, 영광을 함께 했던 사자냐. 프로야구 KBO리그 최고령 타자 최형우(42·KIA 타이거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KIA와 삼성 두 구단에 따르면 각 구단은 최형우에게 영입 의사와 함께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그의 결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미 최형우에게 영입 관련 의사는 모두 전달했고, 이제 최형우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만 남았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전했다. 최형우는 프로 무대 유니폼을 처음 입고 한국시리즈 4회 우승 등 전성기를 보냈던 삼성 라이온즈 복귀와 ‘선수 황혼기’에 출전 기회를 준 KIA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강백호(한화 이글스)와 함께 최대어로 꼽힌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로 보낸 KIA는 리그 최고령에도 여전한 ‘해결사 본능’을 과시해온 최형우 만큼은 붙잡아 타선의 중심을 잡겠다는 각오다. 다만 계약 조건을 비롯해 최형우 영입을 위한 적극성에서 삼성이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포수로 2시즌 6경기만 경험하고 방출됐다. 하지만 경찰야구단에서 외야수로 변신한 뒤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해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삼성에서 전성기를 맞으며 2011~2014시즌 4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2017년 KIA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화끈한 타격을 이어가며 두 차례(2017·2024년)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삼성은 최형우 영입과 동시에 리그 최고령 포수 강민호(40)와 재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올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코디 폰세는 이날 개인 사정을 이유로 오는 12월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 국내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 “제 인생의 참스승”…‘영원한 현역’ 故 이순재 비보에 애도 물결

    “제 인생의 참스승”…‘영원한 현역’ 故 이순재 비보에 애도 물결

    ‘국내 최고령 배우’로 한평생 연기 혼을 불사른 고 이순재 전 국회의원이 25일 별세한 가운데, 연예계에서는 아침 일찍 전해진 비보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정보석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라며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보석은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라며 “많은 것을 이루심에 축하드리고, 아직 못하신 것을 두고 떠나심에 안타깝습니다”라고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부디 가시는 곳에서 더 평안하시고 더 즐거우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보석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방송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사위 역할을 맡아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KBS 시트콤 ‘개소리’에서 이순재와 호흡을 맞췄던 모델 겸 배우 배정남도 자신의 SNS에 고인의 생전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소녀시대 멤버 태연도 자신의 SNS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고인과 생전 함께 찍었던 사진을 올려 추모했다. 사진은 2019년 소녀시대 멤버 유리가 고인과 함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무대에 오를 당시 대기실에서 함께 찍은 것으로, 눈을 감고 방긋 웃는 태연과 유리 옆에서 고인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오전 라디오 생방송에서도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가수 테이는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선생님께서 본인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있겠다고 하셔서 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다”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한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개그맨 김영철은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라며 “연예계에서도 후배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분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고인이 별세하면서 고인이 출연한 영화 중 하나인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이순재와 고 윤소정, 고 송재호, 고 김수미가 황혼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연기했다. 원작을 뛰어넘는다는 극찬과 함께 165만 관객을 동원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윤소정이 2017년, 송재호가 2020년, 김수미가 지난해 별세한 데 이어 이순재까지 별세하면서 주연 배우 4명을 모두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이 향년 91세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하며 방송,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활동을 펼쳐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며 공연 등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4세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할아버지를 따라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초등학교 시절 해방을 맞았고, 고1 때 6·25를 경험했다. 고인은 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으며,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되면서 한국 방송 역사를 함께 해왔다. 고인은 ‘나도 인간이 되련다’,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삼김시대’,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엄마가 뿔났다’, ‘사랑이 뭐길래’, ‘허준’, ‘상도’, ‘이산’ 등 14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연극 ‘돈키호테’, ‘장수상회’, ‘리어왕’, ‘세일즈맨의 죽음’ 등을 통해 연극 무대를 지켰다. 고인은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한 바 있다.
  • 각자도생으로 버티는 황혼… 노인 5명 중 4명 ‘셀프 부양’

    각자도생으로 버티는 황혼… 노인 5명 중 4명 ‘셀프 부양’

    국민 58%가 계층 상승에 비관적“외롭다” 응답, 고령층일수록 많아노인 본인·배우자가 생활비 책임‘사회 신뢰도’는 조사 이후 첫 하락 대한민국 국민의 인식 지형이 변하고 있다. 계층 상승의 희망은 옅어지고, ‘외롭지만 스스로 버티겠다’는 체념과 각자도생의 정서가 짙어졌다. 노인 5명 중 4명은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본인 또는 배우자의 소득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었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의 57.7%가 “앞으로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2년 전(59.6%)보다는 1.9% 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국민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봤다.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29.1%에 머물렀다. 계층 의식에 따른 전망의 격차도 뚜렷했다. 자신을 상층으로 인식한 집단의 45.2%가 자녀 세대의 계층상승을 기대했지만, 하층이라고 답한 집단에서는 21.6%에 그쳤다. 올해 처음 포함된 ‘외로움’ 조사에선 13세 이상 인구의 38.2%가 평소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50대(41.7%)와 60대 이상(42.2%)에서 외로움은 두드러졌다. 평소 교류할 사람도,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다는 ‘사회적 관계망 없음’ 비중은 3.3%, 65세 이상에서는 4.5%로 더 높았다. 관계망이 약해지자 노인들은 각자도생에 나섰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79.7%는 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한다고 답했다. 자녀·친척 지원(10.3%), 정부·사회단체 지원(10.0%)은 10% 안팎에 그쳤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체적으로 활동이 가능한 노인이 늘어난 데다 경기 침체로 자녀에게 기대기 어려운 환경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회에 대한 신뢰는 눈에 띄게 흔들렸다.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은 54.6%로 2년 전보다 3.5% 포인트 감소해,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반면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45.4%로 3.5% 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잇따른 사회적 사건·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김동규, 광주서 ‘2025 어느 멋진 가을날에’… 성악으로 빚는 황혼의 서정

    김동규, 광주서 ‘2025 어느 멋진 가을날에’… 성악으로 빚는 황혼의 서정

    깊어가는 가을, 광주예술의전당에 따스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국민 성악가’ 김동규가 10월의 마지막 밤, 광주 시민에게 잊지 못할 선율의 향연을 선물한다. BBS광주불교방송(사장 최갑렬)은 개국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30일 오후 7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특별공연 ‘2025 어느 멋진 가을날에’를 개최한다. 이번 무대는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대중과 호흡해온 김동규의 음악 인생을 집약한 공연으로, 클래식의 품격과 대중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질 전망이다. 김동규는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Teatro alla Scala) 무대에 데뷔해 세계적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오페라 리골레토를 공연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국내 무대에서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음악 실험을 이어오며, 제24회 한국방송대상 성악가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1994년 노르웨이 그룹 시크릿가든의 연주곡 Serenade To Spring에 직접 가사를 붙여 발표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지금까지도 가을이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 노래의 성공은 그를 ‘클래식을 대중의 품으로 끌어낸 성악가’로 각인시켰다. 이번 공연은 김동규가 기획과 편곡, 선곡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노래 한 곡 한 곡에 지난 세월의 감사와 사랑을 담았다”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이 지역 출신, 솔리스트 성악앙상블 루미나 (Lumina) 와 남성 성악그룹 콰트로 루오테 (Quatro Ruote) 도 무대에 올라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최갑렬 BBS광주불교방송 사장은 “30년의 세월을 함께해 준 청취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음악으로 전하고자 했다”며 ““10월 어느 가을밤, 옆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답고 행복한 공연, 추억을 담아가시길 바란다” 고 말했다.
  •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덧없고 영원한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덧없고 영원한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신다. 소풍 오듯 찾아온 호암미술관. 고즈넉한 전통정원 희원에서의 산책은 자연 속 힐링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뜨거운 여름. 이글이글 타오르는 생명력으로 아우성치던 초록의 계절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다. 결실의 계절답게 싱그러운 열매가 송이송이 달려 있다. 노랗게 변해 가는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진다. 머지않아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의 향연을 펼치리라. 그렇게 자신의 일부를 미련 없이 떨구고 벌거벗은 앙상한 가지로 혹독한 겨울을 견뎌낼 테다. 그 잎과 열매를 자양분으로 다시 봄에 피어오르겠지. 순리에 자신을 내맡기고 그대로 고요한 자연은 참으로 경이롭다. 새삼 무엇 하나 가벼이 내려놓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나는 무엇을 내려놓고 삶의 황혼기를 품을 것인가. 아니짜(anicca·무상). 위파사나 명상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생겼다가 사라지고 또 생겨난다. 미술관에서는 ‘덧없고 영원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세기 미술계에 독보적 영향력을 미친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 회고전이다. 양가적 사유를 담고 있는 전시 제목은 작가가 기억에 대해 노트에 적어 둔 글이다.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의 원초적 트라우마와 무의식을 예술로 승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다. 치료를 위해 정신분석에 몰입하면서 40여년 동안 엄청난 양의 글을 남긴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입주 가정교사의 불륜,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 판도라 상자 깊이 가둬 놓았던 기억을 꺼내고 대면하는 것은 살을 찢는 고통이었으리라. 집어삼킬 듯 섬뜩하고 위협적인 동시에 위태롭게 가녀린 긴 다리를 지닌 거대한 거미 ‘마망’은 부르주아가 88세에 제작한 대표작이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드러내지만 한편으로 연약한 여인이었던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 공포와 상실, 공격성이 그로테스크하게 뒤섞여 있다. 99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왕성하게 작품을 창작한 그는 후기 직물 작업으로 그 절정에 이른다.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고령화사회를 살아가면서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고정관념과 사회적 시선에 굴하지 않고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서사에 집중한 부르주아는 마지막까지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무의식 세계를 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치유하고 이를 통해 불안, 억압, 양가성, 분노, 단절, 상실 등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다. 문득 신라시대 물계자가 무술과 거문고 수련 전에 제자들에게 “살려지이다”라고 말하며 호흡을 가다듬게 했다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숨을 찾아 고르고, 가장 자기다운 고유한 빛깔을 찾는 것이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원에 드문드문 수줍게 자리한 벅수들도 제각각 다른 얼굴이어서 아름답다. 장신정 화가·전 MoMA PS1 전시선임
  •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7~28]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7~28]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이성조 교수가 이끄는 코인 선물 거래에서 몇 주 만에 4억원 넘는 돈을 번 성갑은 당당하게 친구 셋을 한우 고깃집으로 불러냈다. 성갑에게 이날은 자신의 새로운 지위를 과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지글거리는 불판 위의 소고기처럼, 퇴직한 친구들의 씁쓸한 한숨도 함께 구워지는 듯했다. “요즘 일이 없어서 마누라 눈치만 보고 산다”, “아파트 경비원 지원했다가 젊은 소장한테 갑질당했다” 등 퇴직 후 재취업의 문턱에서 겪는 수모와 절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잿빛 얼굴이 성갑의 화려한 성공과 극명히 대비됐다. 성갑은 개선장군처럼 여유롭게 소고기를 입에 넣으며 말했다. “아이구, 이놈들아. 30년 넘게 몸으로 일했으면 됐지, 이 나이에도 육체노동일을 하고 싶냐?” 그의 목소리에서 이제껏 한 번도 과시하지 못했던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가장 키가 작은 친구가 고개를 숙이고 술잔만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다른 방법이 있냐. 자식들 대학 보내느라 노후 준비는 진작에 포기했어.” 머리카락이 몇 올 남지 않은 친구가 고기를 씹으며 물었다. “성갑아, 요즘 무슨 좋은 일 있나 봐? 로또라도 맞았어? 부산 최고 짠돌이가 웬일로 이렇게 비싼 소고기를 다 사주겠다고 불렀어?” 성갑은 집게로 고기를 뒤집으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뭘 그렇게 자세히 알려고 해…나는 지금 이것저것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상하는 중이야.” 그는 의도적으로 친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켜 우월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그의 성공에 대해 캐물을수록, 자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소주를 홀짝이던 친구가 잔을 채우며 말했다. “성갑아, 좋은 거 있으면 우리도 좀 알려줘라. 요즘 죽을 맛이야. 마누라가 퇴직금 다 가져가서 소주 마실 돈도 없어. 정말로 이렇게는 못 살겠다. 제발 뭐라도 좀 알려줘.” 그의 목소리에는 마지막 동아줄을 붙잡으려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성갑이 빙긋 웃으며 친구들을 둘러봤다. 지금껏 기다려온 주인공의 시간이었다. “좋아, 그럼 내가 비법 하나 알려줄게. 대신 우리끼리만 알고 있어야 해. 특히 마누라들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이 ‘비밀 공유’는 그와 친구들 사이에 동질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성갑에게 은밀한 권위를 부여했다. 친구들이 맹세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성갑은 이성조 교수와 텔레그램 채팅방, 그리고 가상화폐 선물 거래의 ‘황금빛 세계’를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말도 안 돼”, “그게 진짜로 돈이 돼?” 라며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성갑은 더 이상 말로 설득하지 않았다.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IEKAF 거래소의 수익 내역과 계좌 잔고를 보여주었다. 화면에 찍힌 38만 달러(약 5억 3000만원)라는 숫자를 본 친구들은 “이게 진짜야?”,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경악했다. 그들의 눈빛이 질투와 놀라움, 그리고 희망으로 번뜩였다. 성갑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유롭게 대답했다. “내가 말했잖아, 이제부터는 몸이 아닌 머리를 쓰며 살아야 한다고.” 늦은 시간까지 차수를 바꿔가며 술자리가 이어졌다. 끝까지 질문 세례를 퍼부으며 따라붙은 친구 하나를 룸살롱으로 데려가서 재력을 과시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벽별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 성갑의 눈빛도 그 별처럼 권력욕으로 반짝였다. 그는 이제 30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독한 노년을 맞이할 뻔한 친구들을 이끌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리더’가 된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이 친구들을 구원해 줄 ‘영웅’이라고 확신했다. 사실은 그들 모두를 사기꾼들의 더 큰 덫으로 인도하는 미끼가 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오후 2시였다. 성갑은 새벽까지 술을 마셔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어제 친구들에게 영웅처럼 우월감을 뽐내던 환희는 다 사라졌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 100만원 넘게 나간 영수증 꾸러미가 남아 있었다. 텔레그램 알림이 울렸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였다. “오늘 좋은 투자 신호가 잡혔습니다. 거래에 참여하실 분들은 채팅방에 ‘333’을 눌러주세요.” 성갑은 전날 탕진한 술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거래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참여자는 성갑을 포함해 네 명뿐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김 대표의 다음 메시지가 올라왔다. “RIM 코인 매수하시기 바랍니다.” 성갑은 아직 IEKAF 거래소 앱을 다루는 데 서툴렀다. RIM이라는 코인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한참을 헤매다 어렵사리 RIM을 찾아 투자금의 20%, 100X 배율로 매수 주문을 넣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이었다. 성갑은 스마트폰을 식탁에 내려놓고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냈다.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을 들이켜고 있는데, 텔레그램 알림이 폭포수처럼 울려대기 시작했다. ‘혹시 매도 신호를 놓쳤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화면을 켰다. 매도 신호가 아니었다.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한 내용이었다. “망했어요.” “강제 청산인가요? 투자금이 모두 사라졌어요.” “대표님, 도와주세요.” 일련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절망을 쏟아냈다. 성갑은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망했다니? 강제 청산은 또 무슨 말이야?’ 일단 자신의 계좌를 확인했다. 믿기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몇 분 전까지 찍혀 있던 38만 달러(약 5억 3000만원)가 깨끗이 사라지고, ‘-40,000 USDT’(-5600만원)가 적혀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도 아닌데 이런 거액의 적자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몇 주간 누린 슈퍼리치의 환희가 한순간에 끔찍한 현실로 바뀐 순간이었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오늘 손실은 두 말할 필요없이 제 잘못입니다. 저도 오늘 거래로 10억원 가까운 돈을 잃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여러 번의 손실 경험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척하며, 파멸의 덫을 놓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늘 저 때문에 손실을 보신 분들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추가 투자금만 준비되면 일주일 안에 반드시 원금을 되찾도록 도와드릴게요. 새 투자금은 오늘 잃은 금액의 50%로 시작하겠습니다.” 돈을 날린 다른 회원들은 김 대표에게 아무 원한도 없는 듯 했다. 원금 회복만 된다면 별 문제 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였다. 되레 그를 응원하며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갑은 선뜻 약속할 수 없었다. 조금 전 날아간 코인 잔고가 5억원이 넘었다. 그 돈을 되찾으려면 사라진 금액의 50%인 2억 5000만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데, 당장 그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코인에 투자하고 남겨놓은 퇴직금 7000만원을 모두 끌어와도 2억원 가까이 부족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아내 정숙 명의로 된 아파트와 상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정숙이 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 2억원을 내줄리 만무했다. TV에서만 보던 ‘황혼이혼’이라는 단어가 성갑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꿈만 같던 지난날의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가족의 파멸을 예고하는 끔찍한 현실이 쓰나미가 돼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아내에게 알리고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혼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손톱을 씹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새벽 룸살롱까지 따라와 코인 선물 거래 방법을 이것저것 물어보던 친구 차영호였다. 마음이 심란해서 통화를 거부하려다가 고민 끝에 전화를 받았다. “어, 영호야. 지금 내가 좀 복잡한 일이 생겨서 그런데… 다음에 전화하면 안 될까?” 친구의 목소리는 어제와 달리 무척 들떠 있었다. “성갑아, 네가 어제 말한 그 코인 거래, 나도 할 수 있냐?” 순간, 성갑의 머릿속이 섬광처럼 맑아졌다. ‘이거다. 내가 부활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절망의 끝에서 만난 친구의 전화가 악마의 속삭임처럼 느껴졌다. 이 친구들을 잘만 이용하면 2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은퇴자 친구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자신의 파산을 막으려 하는 또 다른 가해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 재혼하자 끊긴 유족연금… “혼인 자유 침해” vs “이중 수령 우려”

    재혼하자 끊긴 유족연금… “혼인 자유 침해” vs “이중 수령 우려”

    유족연금 수령자 91% 여성 ‘97만명’뒤늦게 재혼 알리면 환수 조치까지이혼 땐 공동재산 인정해 연금 분할“유족연금에도 재산 기여 있어” 지적“새 배우자 연금 수급권도 생겨” 반박 남편과 사별한 지 10년 만에 새 가정을 꾸린 60대 A씨. 혼인신고를 하자마자 남편이 숨진 뒤 매달 받아 오던 30만원가량의 국민연금 유족연금이 끊겼다. 현행법은 사별 후 결혼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자 사망 이후 재혼하더라도 숨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쪽에서 현행법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하는 까닭이다. 반면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 연금 재원 고갈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공적부조를 이어가려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8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사별 후 재혼(사실혼 포함)으로 유족연금이 끊긴 건수는 연평균 1090건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재혼으로 인한 유족연금 소멸 중 사실혼 비중이 13.8%를 차지해 2020년 4%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환수 건수는 연평균 73.5건, 환수 금액은 연평균 2억 6680만원으로 건당 약 362만원 수준이다. 생활비로 쓴 연금을 뒤늦게 토해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족연금은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남겨진 가족의 생계 보장’을 목표로 설계됐다. 가장이 사망해 생계가 끊긴 유족에게 연금 재정에서 생활비를 지원하되, 새 배우자가 생기면 부양책임을 넘긴다는 논리였다. ‘재혼=새로운 부양자’를 당연시했다. 실제 유족연금 수급자는 올해 6월 기준 106만 8758명이며 여성이 90.8%(97만 229명)에 이른다. 사망한 이의 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의 40%, 10~20년 미만은 50%, 20년 이상은 60%를 지급한다. 평균 수령액은 월 37만원 남짓이지만, 소득이 없는 고령자에게는 마지막 보루다. 하지만 사별이 아닌 이혼한 경우에는 또 다르다. 재혼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 배우자와의 혼인 기간에 쌓은 국민연금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이를 ‘분할연금’이라 한다.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고 상대방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재혼해도 과거 혼인 중 형성된 연금에 대한 몫은 유지된다. 1999년에 도입된 분할연금은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한다. 이혼 증가와 여성 경제권 강화라는 사회 공감대 속에 혼인 기간 중 쌓인 국민연금을 부부 공동 재산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유족연금은 ‘사회보장 급여’, 분할연금은 ‘재산분할’이란 태생적 차이가 현재의 논란을 촉발했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8월과 9월, 각각 공무원연금법과 군인연금법에 있는 유족연금 규정을 두 차례 판단했고, 모두 5대4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합헌으로 본 측은 한정된 재원에서 더 많은 유족을 보호하기 위해 유족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고, 본질적으로 사회보장 급여 성격이기에 새로운 부양 관계가 생기면 지급할 이유가 줄어든다고 봤다. 반면 위헌 의견을 낸 측은 배우자가 혼인 기간 연금 형성에 기여한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배우자가 재혼으로 부양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족급여를 영구히 박탈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쪽은 배우자 사망 뒤 재혼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혼인의 자유를 침해하며, 이혼 후 재혼과 사별 후 재혼을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이라고 본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혼했다고 반드시 새 배우자로부터 경제적 부양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유족연금을 중단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 배우자의 소득 수준, 부양 여부를 기준으로 지급을 중단하거나 감액하고, 그렇지 않다면 연금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데도 지나치게 경직된 제도”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분할연금과 마찬가지로 유족연금에도 배우자 기여분이 포함돼 있다”며 “재혼하더라도 수급권을 유지할 수 있어야 사회보장의 취지와 분할연금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사별 후 재혼해도 유족연금을 계속 지급하자는 주장은 제도의 허점을 키울 수 있다”며 “국민연금을 받는 새 배우자를 만나면 노후에 그 연금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데, 이전 배우자의 유족연금까지 받으면 사실상 ‘이중 수령’이 될 수 있다. 연금 재정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재혼으로 새 가정을 꾸리면 과거 유족 관계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재원이 한정된 만큼 일정한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혼은 전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을 수 있는데, 사별 후 재혼만 수급권을 박탈하는 것은 형평성과 제도적 정합성이 떨어진다”며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닌 만큼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8]

    ‘코인 지옥’서 사라진 5억원…파산 위기 놓인 은퇴자, 친구를 끌어들이다 [파멸의 기획자들 #28]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오후 2시였다. 성갑은 새벽까지 술을 마셔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어제 친구들에게 영웅처럼 우월감을 뽐내던 환희는 다 사라졌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 100만원 넘게 나간 영수증 꾸러미가 남아 있었다. 텔레그램 알림이 울렸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였다. “오늘 좋은 투자 신호가 잡혔습니다. 거래에 참여하실 분들은 채팅방에 ‘333’을 눌러주세요.” 성갑은 전날 탕진한 술값을 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거래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참여자는 성갑을 포함해 네 명뿐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김 대표의 다음 메시지가 올라왔다. “RIM 코인 매수하시기 바랍니다.” 성갑은 아직 IEKAF 거래소 앱을 다루는 데 서툴렀다. RIM이라는 코인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한참을 헤매다 어렵사리 RIM을 찾아 투자금의 20%, 100X 배율로 매수 주문을 넣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이었다. 성갑은 스마트폰을 식탁에 내려놓고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냈다. 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을 들이켜고 있는데, 텔레그램 알림이 폭포수처럼 울려대기 시작했다. ‘혹시 매도 신호를 놓쳤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화면을 켰다. 매도 신호가 아니었다.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한 내용이었다. “망했어요.” “강제 청산인가요? 투자금이 모두 사라졌어요.” “대표님, 도와주세요.” 일련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절망을 쏟아냈다. 성갑은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망했다니? 강제 청산은 또 무슨 말이야?’ 일단 자신의 계좌를 확인했다. 믿기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몇 분 전까지 찍혀 있던 38만 달러(약 5억 3000만원)가 깨끗이 사라지고, ‘-40,000 USDT’(-5600만원)가 적혀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도 아닌데 이런 거액의 적자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몇 주간 누린 슈퍼리치의 환희가 한순간에 끔찍한 현실로 바뀐 순간이었다. 친목방 방장 김성갑 대표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오늘 손실은 두 말할 필요없이 제 잘못입니다. 저도 오늘 거래로 10억원 가까운 돈을 잃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여러 번의 손실 경험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척하며, 파멸의 덫을 놓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늘 저 때문에 손실을 보신 분들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추가 투자금만 준비되면 일주일 안에 반드시 원금을 되찾도록 도와드릴게요. 새 투자금은 오늘 잃은 금액의 50%로 시작하겠습니다.” 돈을 날린 다른 회원들은 김 대표에게 아무 원한도 없는 듯 했다. 원금 회복만 된다면 별 문제 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였다. 되레 그를 응원하며 최대한 빨리 투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갑은 선뜻 약속할 수 없었다. 조금 전 날아간 코인 잔고가 5억원이 넘었다. 그 돈을 되찾으려면 사라진 금액의 50%인 2억 5000만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데, 당장 그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코인에 투자하고 남겨놓은 퇴직금 7000만원을 모두 끌어와도 2억원 가까이 부족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아내 정숙 명의로 된 아파트와 상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정숙이 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 2억원을 내줄리 만무했다. TV에서만 보던 ‘황혼이혼’이라는 단어가 성갑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꿈만 같던 지난날의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가족의 파멸을 예고하는 끔찍한 현실이 쓰나미가 돼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아내에게 알리고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혼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손톱을 씹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새벽 룸살롱까지 따라와 코인 선물 거래 방법을 이것저것 물어보던 친구 차영호였다. 마음이 심란해서 통화를 거부하려다가 고민 끝에 전화를 받았다. “어, 영호야. 지금 내가 좀 복잡한 일이 생겨서 그런데… 다음에 전화하면 안 될까?” 친구의 목소리는 어제와 달리 무척 들떠 있었다. “성갑아, 네가 어제 말한 그 코인 거래, 나도 할 수 있냐?” 순간, 성갑의 머릿속이 섬광처럼 맑아졌다. ‘이거다. 내가 부활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절망의 끝에서 만난 친구의 전화가 악마의 속삭임처럼 느껴졌다. 이 친구들을 잘만 이용하면 2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은퇴자 친구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자신의 파산을 막으려 하는 또 다른 가해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2부 끝·29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이혼 줄었는데 황혼이혼은 역주행… 명절 이후 이혼 ‘껑충’

    이혼 줄었는데 황혼이혼은 역주행… 명절 이후 이혼 ‘껑충’

    고령인구 증가와 전통적 가족관 약화로 황혼이혼이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명절 연휴 전후로 이혼 건수가 급증하는 ‘명절 후폭풍’도 확인됐다. 6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각각 8.0%, 13.2% 늘었다. 전체 이혼 건수가 1.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고령자 이혼 건수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다가 3년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고령자 남성과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1.8%, 7.3%였다. 황혼 재혼도 늘었다. 고령자의 재혼은 남자가 3896건, 여자가 2430건으로 각각 6.4%, 15.1% 증가했다. 이 역시 전체 재혼 건수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1.0%, 2.6%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고령인구가 늘고, 이혼은 가족관계의 실패라고 여기던 인식이 옅어지면서 황혼이혼과 재혼이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율(20.3%)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가족관계 선택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면서 고령자의 ‘배우자 관계 만족도’는 높아졌다. 고령자의 70.3%는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5.4%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75.5%, 여자는 63.9%가 만족해 부인보다 남편의 만족도가 11.6% 포인트 높았다. 반면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로 2년 전 조사(6.8%)보다 감소했다. 추석·설 지나면 이혼 건수 ‘껑충’ 추석이나 설 명절 전후로도 이혼이 급증했다. 2010년대 들어 2019년까지 추석 다음 달인 10월(2017년은 11월)에는 전월 대비 이혼 건수가 대부분 늘었다. 2011년과 2016년, 2017년만 예외였다. 2019년 9월 이혼 건수는 9010건이었지만,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난 10월에는 9859건으로 9.4% 불었다. 2018년엔 9월 7826건이었던 이혼 건수는 10월 1만 548건으로 34.9%나 급증했다. 설 연휴에도 같은 흐름이다. 2015~2019년 설이 있는 1~2월이 직후인 3~5월에 이혼이 평균 11.5% 증가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명절을 전후해 들어오는 이혼 상담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다”며 “명절 준비 부담이 특정 가족 구성원에게 집중되고, 배우자가 이를 조율하지 못하면서 불만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제 연금도 나오는데 이혼이라니”…40년 참아온 아내의 ‘산후 원한’

    “이제 연금도 나오는데 이혼이라니”…40년 참아온 아내의 ‘산후 원한’

    1990년대 일본에서는 남편이 퇴직금을 받은 뒤 부인이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황혼 이혼’(일본 명칭은 숙년 이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일본에서 황혼 이혼 현상은 최근까지도 여전한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2022년 일본 내 황혼 이혼은 3만 8991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1947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통계조사상 일본에서 황혼 이혼은 20년 이상 함께 살던 50대 이상 부부가 자녀를 성장시킨 이후 헤어지는 것을 뜻한다. 최근 일본의 자산관리 뉴스 매체 ‘골드 온라인’에서는 은퇴 직후 아내로부터 이혼 선언을 듣게 된 남편의 사연이 소개됐다. 나카노 시게오(가명·65)씨는 얼마 전 정년퇴직을 했다. 주택담보대출도 퇴직 전 모두 상환했고, 40대부터 재테크도 해왔기 때문에 퇴직금을 포함해 5000만엔(약 4억 7600만원)에 달하는 노후 자산도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국민연금은 월 17만엔(약 161만원)이고, 2년 뒤에는 아내 역시 연금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게오씨는 이 정도면 부부가 평온한 노후를 보내기 충분하다고 여겼고, ‘이제부터는 뭔가 취미도 가져볼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내 후지코(가명·63)씨는 뜻밖의 선언을 했다. “우리 이혼해요.”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선언에 놀란 시게오씨는 이유를 물었다. 아내의 답변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후지코씨가 처음 이혼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무려 40년 전, ‘산후 원한’ 때문이었다는 것이었다. 22세의 나이에 결혼한 후지코씨. 결혼 이듬해에 첫 딸을 낳았고, 25세에 둘째 딸을 낳았다. 첫 아이 출산 당시 시게오씨는 감격하여 눈물까지 흘리며 아내의 몸 상태를 걱정했고 출산에 함께했다. 후지코씨는 ‘이제 둘이 힘을 합쳐 아이를 잘 키우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으나 퇴원 후 집에 돌아온 순간부터 기대가 무너졌다. 밤마다 우는 아이를 돌보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황에서 남편 시게오씨는 당연하다는 듯이 식사 준비, 청소, 세탁 등을 아내에게 요구했다. 남편은 “집에 하루종일 있으면서 왜 집안일이 안 돼 있는 거야”라고 타박했다. 후지코씨가 “애 보느라 너무 힘들어. 나도 처음이라 서투르고…”라고 호소했지만, 남편은 “나도 일하느라 피곤하거든”이라고 일축했다. 장 보는 걸 부탁해도 퇴근 후에는 좀처럼 들어주려 하지 않았고, 결국 후지코씨는 친정에 부탁해 생활필수품을 보내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주말에는 “피곤해서 나도 힘들어”라든지 “아기 우는 소리 때문에 쉬지도 못하겠네”라는 말만 돌아왔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 후지코씨는 입덧이 너무 심해 친정에서 머물며 출산했고 산후 조리를 했다. 남편은 쉬는 날에만 들렀고, 평일에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즐기며 연락조차 없는 날도 많았다. 출산 후 후지코씨가 시댁에 처음 인사 갔을 때 시어머니는 “또 딸이네”라고 했다. 심지어 남편마저 “나도 아들 원했는데. 둘째 괜히 만들었나 봐”라고 농담을 던졌다. 후지코씨는 그때 속으로 다짐했다고 한다. 절대 잊지 않겠다고. 이후에도 남편 시게오씨는 그대로였다. 육아는 전적으로 아내 몫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퇴근 후 잠깐이라도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목욕을 시켜주는 일에 함께했더라면 후지코씨의 원한이 가라앉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육아는 물론 집안일을 모두 아내에게 떠넘겼고, 시댁과의 갈등에서도 아내를 지켜주지 않았다. 그때마다 후지코씨는 ‘이 사람은 나를 지켜주지 않는구나’라고 실망이 쌓여만 갔고, 그 감정은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40년의 결혼생활 중 웃는 날도 있었고, 감사한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후지코씨 마음 깊은 곳에 남은 건 ‘난 늘 혼자였다’라는 감정이었다. 남편이 퇴직하자 후지코씨는 ‘이 사람과 여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이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는 마음이 단단하게 자리잡았다. 혹시라도 남편이 ‘그때 고생 많았지. 미안하고 고마워’라고 한마디만 했더라도 조금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아내의 이혼 선언에 당황한 시게오씨는 변호사에게 재산 분할에 대해 문의했다. 변호사는 혼인생활 중 형성한 재산은 분할 대상이라며 집과 예금은 물론 자동차와 가전, 가구 등도 포함된다고 일러줬다. 노후 자금 5000만엔 중 절반을 아내에게 분할해야 하며, 보유한 주택은 팔아서 나눌지 아니면 남편이 그대로 살 경우 아내에게 평가액의 절반(약 1000만엔)을 지급해야 한다. 국민연금도 아내가 남편 연금의 절반(월 9만엔)을 수령할 수 있다고 변호사는 전했다. 재산 분할 외에도 시게오씨가 두려웠던 건 ‘혼자 살아가는 노후’였다. 그는 일단 아내가 전업주부로서 평생 모든 집안일과 식사 준비를 해줬기 때문에 생활 전반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시게오씨는 아내에게 평생에 걸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앞으로는 집안일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내 후지코씨는 남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이에 “반년간 지켜보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게오씨는 매일 쓰레기 버리기, 청소 등을 맡았고, 후지코씨는 점차 마음이 누그러졌다. 결국 후지코씨는 이혼 선언을 거둬들였다. 사연을 소개한 아라이 토모미 컨설턴트는 “산후 남편의 태도는 평생 쌓일 불만의 씨앗이 된다”면서 “남편들도 막상 이혼 선언을 들었을 때 ‘나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사례를 보고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땐 정말 미안했어’라고 말해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도 황혼 이혼이 최근 10년 새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이혼 건수 9만 1151건 중 결혼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1만 5128건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에 비해 4809건(46.6%) 늘어난 수치다. 결혼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 이혼의 16.6%로 2014년 대비 7.7%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3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정치 앞에 선 음악가들

    [양창섭의 클래식 한마디] 정치 앞에 선 음악가들

    “우리는 이스라엘 정권과 분명하게 거리를 두지 않는 파트너와는 협력하지 않겠습니다.” 벨기에 헨트의 플랑드르 음악 페스티벌이 9월 18일로 예정됐던 뮌헨 필하모닉 초청 공연을 불과 일주일 전에 갑자기 취소했다. 유대인인 지휘자 라하브 샤니가 이스라엘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도 맡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상에 대한 그의 입장을 알 수 없다는 이유였다. 비판은 거셌다. 독일 문화부 장관이 “반유대주의”라며 주최 측을 비판했고, 베를린 음악 페스티벌은 뮌헨 필하모닉을 긴급 초청해 헨트 페스티벌 대신 무대를 마련해 주었다. 벨기에 총리는 직접 독일로 찾아가 샤니를 만나 “페스티벌 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샤니는 입장문을 통해 “이스라엘 사회는 억류 중인 포로들이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자 민간인들의 고통에 무심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전쟁 종결과 치유·재건을 호소했다. 한편 일부 프랑스 예술가들은 헨트 페스티벌의 결정이 결코 반유대주의가 아니라며 옹호했다. 샤니가 지난 5월 뮌헨 필하모닉과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지휘한 2차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합동 콘서트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이용해 현재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이스라엘의 정치·문화적 전략에 동조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예술가라고 해서 정치와 무관할 수는 없다. 때로 정치는 예술가에게 매우 강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극단적인 경우가 나치 독일이다. 많은 유대인 예술가들이 죽거나 망명했고, 다수 독일계 예술가들은 침묵하거나 협력했다. 당시 독일 최고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치가 들어서자 ‘독일 음악 문화의 재건’과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제국음악원의 총재를 맡았다. 유대인 브루노 발터 등을 대신해 지휘를 맡는 등 나치가 시키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함께 일하던 유대인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속내를 털어놓았다가 검열에 걸려 총재에서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유대인인 며느리와 손주들을 구하고자 나치의 ‘얼굴마담’ 노릇을 해야 했다. 패전 후 그는 이런 사정을 인정받아 부역 혐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최근 연주한 슈트라우스의 걸작 ‘메타모르포젠’은 1944~1945년에 쓰였다. 자신의 터전이자 독일 문화의 정수라 믿었던 오페라 극장들이 폭격으로 폐허가 된 것에 충격을 받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23대의 현악기가 복잡하게 얽힌 음악은 비통한 느낌을 전달하고 팔순에도 녹슬지 않은 창작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다만 애도의 대상이 폐허가 된 독일 문화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던 듯하다. “우리는 방랑에 얼마나 지쳤는지 / 이것이 아마 죽음일까?”(‘황혼이 질 무렵’) 슈트라우스는 삶의 덧없음이 느껴지는 시들에 곡을 붙이고 1949년 눈을 감았다. 정치 앞에서 예술가가 입장을 선택하거나 타협해야 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반복된다.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 웨딩 명소·영화제·트레킹… 남해안 섬 화려한 변신

    남해안 섬들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특화한 사업으로 이목을 끌며 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경남도는 19일 거제 지심도에서 다자녀 부부 등 3쌍의 결혼식이 열린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올해 테마섬 조성사업을 벌여 거제 지심도를 ‘자연과 함께하는 웨딩·휴양섬’으로 단장하고 요트 투어 등 결혼식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음달에는 다문화 가정 부부들이, 11월에는 황혼 테마 부부들이 지심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 예정이다. 경남에서는 이와 함께 통영 추도·두미도·사량도, 남해 조도·호도, 사천 신수도에서 5대 테마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화의 섬’을 테마로 잡은 통영 추도에서는 오는 26~28일 제2회 추도 섬 영화제를 연다. 사량도와 조도·호도는 도보 여행(트레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두미도는 건강 장수의 섬을 테마로 삼아 친환경 먹거리 개발 등을 추진한다. 신수도는 ‘무장애 섬’을 목표로 정비한다. 행정안전부의 올해 섬 지역 특성화 사업도 거제 황덕도 등 도내 7곳에서 이어진다. 이 사업은 주민 소득 사업 개발과 마을 활성화를 목표로 4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도는 자체 공모사업을 추진, 두미도에 ‘섬택근무(섬 휴가지 원격근무)’ 기반을 구축하는 등 섬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전남에서도 섬 변신이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정부 승인 국제 행사인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내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 진모지구, 금오도, 개도, 여수세계박람회장 등에서 열리는 행사는 섬의 삶과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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