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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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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여 “법인세 감세철회 공약 지킬 것… 靑 측근 견제하겠다”

    황우여 “법인세 감세철회 공약 지킬 것… 靑 측근 견제하겠다”

    한나라당 황우여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6일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발표 과정과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한 최종 책임자는 당인데, 당과 충분한 교감이 없었다.”면서 청와대·정부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뒤 “앞으로 국정 진행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당은 당대로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최근 논란을 빚어온 국방개혁안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아) 김장수 의원을 정책위 부의장으로 모셨다. 김 부의장을 중심으로 국방개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참여’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종책임자 黨이 목소리 내야” →왜 당이 최종 책임자인가. -대통령은 단임제인 데다, 정부 관료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국민들은 모든 책임을 당에 물어 다음 선거에 쏟아붓는다. 민심이나 국정에 문제가 있다면 최종 책임자인 당에서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 발표 과정은 어떻게 보나. -정부로부터 오늘에야 보고를 받았다. 이것은 통보다. 그간 정부는 결정이 안 된 사안이니 보고를 못했다고 했지만, 돌아보니 이미 사전에 언론에 유출될 정도의 상당한 정보가 모아진 상태가 아니었나.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당에 설명도 하지 않았다.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당이 판단하는 데도 3~4일 늦춰졌다. 이래서야 국정 동반자로서 같이 일할 수 있겠나. →어떻게 할 생각인가. -고위 당·정 간에는 모든 과정을 공유해야 한다. 상호 신뢰하에 정책 발표 시점과 정보 공유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 ●“대통령에 민심 가감없이 전달” →대통령이 민심에서 멀어지는 원인으로 늘 측근들이 거론되곤 한다. 견제할 의지가 있나.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저더러 그 일을 하라는 거다. 의원들은 물론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통령제의 속성인데,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이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만 1~2년 지날수록 거리가 멀어진다. 정부 관료제의 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민의 마음과 가까운 곳은 국회다. 다만 측근들은 양면성이 있다. (대통령에게) 바른말을 허물없이 해주는 사람도 측근이다. 정권은 팀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미국 등에서도 팀을 이뤄 끝까지 정권을 책임진다. 무조건 안 된다고 비판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국민들이 만족하느냐이다. 만족도가 떨어지는데 계속 같이 갈 때는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한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이미 국민의 60~70%가 FTA를 원한다는 결론이 나와 있다. 정부가 추진해온 것에 여당으로서 달리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야당은 다를 수 있다. FTA에 반대하는 30~40%의 목소리를 대변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소홀함은 없는지 왜 반대하는지 등에 대해 마지막 점검하는 임무가 여당에 있다. ●“FTA 비준시점 속단 어려워”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면 현실적으로 6월 국회 또는 12월 예산국회 때가 유력한 것 아닌가. 반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재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 그러나 6월이 될지 12월이 될지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김 원내대표가 왜 재재협상을 원하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정보와 자료가 있어야 근거 있는 전략을 만들 수 있다.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한 ‘강행 처리’ 가능성은 배제한 것인가. -일단 몸싸움은 어렵다. 몸싸움은 헌법에도, 법률에도 없다. 가능하다면 합의 처리를 우선할 것이다. 그러나 국회법이 정한 ‘식물국회 방지대책’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 강행 처리 가능성을 배제하느니 마느니 하면 이런 합법적인 수단까지 포기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북한인권법 처리에 대한 여야 입장도 첨예하다. -무기력한 얘기가 아니냐고 하겠지만, 좀 지켜봐 달라. 총선이 곧 다가온다. 북한인권법이 어떤 내용이고 왜 해야 하는지를 계속 얘기할 것이다. 총선 앞두고 이슈가 되면 민주당이 끝까지 반대할지 의문이다.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강행’에 대한 의지는 어느 정도인가. -말을 뱉어 놓으면 씨가 된다. 이렇게 되면 야당과 교섭할 수 없다. 미리 얘기해 놓으면 협상은 깨진다. 여러 가지 협상카드를 가질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 →법인세 감세 철회 입장을 번복한 것처럼 혼선이 빚어진다. 정확한 입장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제시한 공약이다. 추진할 것이다. 다만 조정 과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약을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다. 반대가 심하다면, 그 이견을 조정하고 정부 입장도 들어보고 야당과 타협해서 하나의 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민정책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방향성은 불변이다. →당권·대권 분리를 고수하고 있다. 흥행은 포기하겠다는 것 아닌가. -일부 동의한다. 그러나 대통령제에서는 당권·대권 분리가 맞다. 차기 대권후보가 당 대표를 맡는다면 경선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견제하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박 前대표와 자주 만날 것” →공천개혁 차원에서 논의되는 완전국민경선제는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천개혁은 전당대회 준비로도 벅찬 비대위에서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이 계속해 줬으면 한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예정된 인사청문회에 대한 전략은. -무전략이 전략이다. 청문회가 청문회답게 진행되고 거기서 결과가 나올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어떤 관계를 형성할 생각인가. -박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자산이고 국민의 신망을 받는 분이다. 자주 만나겠다.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일을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화를 하려 한다. 박 전 대표가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할 텐데, 두 사람 사이에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나. -필요할 때 하려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 역할론은 어떻게 보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겠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언급한 보수대연합에 대한 견해는.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놓겠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이 먼저 국민이 바라는 수준으로 반성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보수대연합도 국민이 인정할 것이다. →내년 총선 공천 과정 등에 영향력을 갖는 원내대표이자 당 대표 권한대행이다. 부여받은 권한을 충분히 행사할 것인가. -생각이 좀 다르다. 그동안 몇몇 지도자의 공천권 남용이나 과잉 통제를 비판해 왔다. 여전히 이에 대한 저항감이 있고, 의원들도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지운·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귀국 하자마자 저축銀 챙겨… “철저 조사” 지시

    귀국 하자마자 저축銀 챙겨… “철저 조사” 지시

    이명박 대통령이 일주일간의 유럽순방을 마치고 15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이 배석한 가운데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1시간 40여분 동안 국내를 비운 사이 발생한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입지,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 등이 상세하게 보고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축은행 문제도 거론하며 “오너들의 문제, 감독상의 문제 등 공정사회의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검찰에서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다시 국내 현안과 관련한 바쁜 행보를 시작하게 된다. 당장 16일에는 과학벨트와 LH 통합 본사의 입지 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 유치를 희망했던 광주와 울산, 경북·대구의 민심을 어떻게 달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LH본사도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기로 결정되면서 통합 전 한국토지공사가 가기로 했던 전북지역의 불만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두 사안 모두 백지화 결정이 난 동남권 신공항건설 문제처럼 전국적인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녔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비주류·소장파의 지원으로 당선된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정책적 이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임 지도부와 일부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은 추가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등 청와대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황 원내대표 등 당의 새 지도부와 만나 감세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유럽특사를 다녀온 박근혜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회동도 초미의 관심사다.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는 유럽특사 결과 보고 외에도 당 쇄신문제 등 현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동일정과 관련, “아직 대통령께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번 주중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본다.”면서 “일본 순방이 있는 이번 주말(21·22일)은 넘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의 회동보다는 당 신임지도부와 이 대통령의 면담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인영을 말하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뜨거운 가슴을 가졌지만 안정된 사고를 하는 정치인이다. 열정과 평정심을 갖췄다. 큰 인물이 될 사람이다. 17대 국회 교육위원장을 맡았을 때 전대협 출신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최고위원과 얘기가 통했다. 그 때부터 달리 봤다. ●김재원 전 한나라당 의원 -신중하고 마음이 깊다. 원칙과 진보적 가치에 대해 물러서지 않는 강단이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모든 것의 기본적 잣대를 진보로 두면 국민들은 단점으로 여길 수 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 -이인영을 욕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청년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항상 다른 사람과 전체를 먼저 생각한다. 말이 너무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욕심이 없는 게 정치인으로선 단점일 수도 있다. ●임종석 민주당 전 의원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다.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설득력있다. 하지만 사고가 종합적이라 말이 어렵고 성격이 수줍은 편이다. 당구를 좋아한다. 만년 150 정도지만 또박또박 치는 편이고 이기면 너무 좋아한다. ●심상정 진보신당 고문 -선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그래서 이인영의 정치는 따뜻하고 정직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충족하려면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착하고 고운 사람이다. 지금 민주당은 전대협 정신이 필요하다. 사고를 치기에 이인영은 너무 범생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주표심은 중도개혁 강화

    ‘김진표 원내대표’를 선택한 민주당의 표심은 수도권 역할론과 중도개혁 강화론으로 요약된다. ●김진표 “수도권 50석 얻어야” 18대 총선 이래 민주당에서 수도권 출신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당선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수도권의 한나라당 의석 82석 중 50석 이상 탈환해야 전국적인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수도권(인천 연수)에 둥지를 틀었다. 여야 모두 수도권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은 셈이다. 2012년 총선·대선에서 수도권 대전이 예고됐다. 역으로 호남표는 결선에서 강봉균 의원 쪽으로 총결집했다. 그런데도 패배했다. 향후 호남의 경계심이 증폭되고 호남 맹주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은 민주당이 ‘중도개혁’ 좌표를 설정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는 강봉균·유선호 의원의 탈락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강봉균식 관료·보수주의 노선이나 유선호식 진보강화 노선도 부담스럽다는 것 아니겠느냐. (김진표 의원의 당선은)중도에서 진보를 바라보는 당의 현 주소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권 연대 국면에서 어정쩡한 중도 노선은 순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별 대항전 성격을 띤 점도 예사롭지 않다. 1차 투표 결과는 ‘김진표 31표, 강봉균·유선호 26표’였다. 결선투표는 ‘김진표 36표, 강봉균 35표, 유선호 11표’로 결론났다. ●손학규 중립·정동영 강봉균 지지 손학규 대표는 중립을 선언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의원들은 유 의원의 1차 득표 수 가운데 손심(孫心)이 실린 표가 10표 정도 됐고, 이 표가 결선에서 강 의원 쪽으로 갔다고 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세균 최고위원에 대한 배제 투표”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1표 차’ 신승이라 손 대표에겐 나쁘지 않다. 더군다나 1차에서 유 의원의 체면을 살려줬다. 적절하게 표를 배분한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 측의 쇄신연대와 호남 일부 의원 등 ‘반 정세균’ 진영은 1차에서 강 의원과 유 의원으로 나눠졌다가 결선에서 강 의원으로 결집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쇄신연대가 해체와 결집을 반복한 마당에 노선상 맞지 않는 강 의원을 집중적으로 밀어줄 명분이 없었다. ●박지원 지원이 결정적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의 의중이 1차에서 유 의원, 결선에서 김 신임 원내대표에게 기운 것도 판세를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회생했다. 친노와 정세균계의 합작이 김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을 이끈 만큼 정 최고위원이 당내 주요 축으로 부활했다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황우여 - 김진표 생산적 원내정치 이끌어라

    원내 제1·2당의 사령탑이 새로 구축됐다. 한나라당이 황우여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민주당도 그의 카운터파트로 김진표 원내대표를 뽑았다. 황 원내대표는 비주류 출신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고, 김 원내대표는 전국 정당을 표방하며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었다. 두 원내사령탑은 비교적 중도적인 성향을 유지하며 정치 보폭을 넓혀 왔다. 분파적 정쟁과는 거리를 둬온 만큼 전투형이 아닌 정책형, 대화형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안팎의 기대를 받고 있다. 당리당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생산적 파트너십으로 국회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을 맡는다. 통상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정치권이 국회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두 원내대표는 말년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올 국회의 마지막 성적표가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에서도 가장 중요한 채점 기준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의 4선 의원이며, 김 원내대표는 경제 관료 출신의 재선 의원이다. 명판관과 엘리트 관료 출신답게 건전하고 균형 있는 정책 경쟁이 요구된다. 소임의 첫째는 민생 국회다. 황 원내대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감세정책 철회를 비롯해 10대 민생 현안을 제시하는 등 서민·중산층에 다가가려고 과감한 정책 기조 전환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 역시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김 원내대표는 그 선두에 서게 됐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실천적인 경쟁에 나서야 한다. 소임의 둘째는 국회 폭력 추방이다. 국회 선진화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6월 국회에서는 매듭지어야 한다.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로 그 법을 처리할 겨를이 없다. 이때를 놓치면 18대 국회에서는 물 건너간다. 두 원내사령탑에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여야는 적이 아니라 국정 동반자라는 책임 의식과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 여야가 벌써부터 민심을 잡겠다며 무분별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민생 국회의 소임을 다하되 무책임한 포퓰리즘만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정책 껍데기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중요하다. 모두가 나라 곳간부터 살펴봐야 한다.
  • 민주, 정권교체 승부수… 지역색 버렸다

    민주, 정권교체 승부수… 지역색 버렸다

    경제 부총리와 교육 부총리를 지내며 관계의 정점에 섰던 김진표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정계의 중심 무대에 우뚝 서게 됐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의 패배를 딛고, 호남세가 강한 민주당에서 수도권 출신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특히 내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신임 원내대표의 승리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적은 표 차이에서 나타난 의원들의 마음을 정말 무겁게 읽고 있다.”면서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수도권 원내대표가 꼭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보낸 것으로 알고 그 뜻을 받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정계에 투신하기 전에는 경제관료로서 승승장구했다. 1974년 행정고시(13회)에 합격, 국세청에서 공직 첫발을 내디딘 이후 재무부 세제심의관, 1999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으로 승진, 금융소득종합세편 도입 등 세제개편을 주도했다. 이어 2년 만에 차관까지 올라섰고 ‘세제통’이라 불렸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인 2002년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다. 그해 연말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참여정부의 경제분야 핵심 인물로 부각된다. 김 원내대표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어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도 발탁됐다. 김 원내대표는 2004년 총선에서 경기 수원 영통 지역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 17대 국회의원으로서 정치권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관복이 많은 편이었다. 당내에서도 주요 요직을 맡았다. 정책위의장으로 당내 입지를 확보한 김 원내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합류된 이후에도 당 정책위의장 자리를 꿰찼다. 18대 총선에서 재선된 이후 2008년 전당대회에서는 ‘정책통·대안정당 만드는 최고위원’을 강조하며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의원들의 강세 속에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경기지사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게 불과 0.9% 포인트 차로 패배,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10·3 전당대회에서는 전직 대표인 정세균 최고위원을 지지, 당시 대표로 당선된 손학규 대표 측근들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올해 손 대표의 4·27 분당을 보궐 선거를 적극 지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종교도 같다. 황 원내대표는 국가조찬기도회장, 김 원내대표는 전 민주당 기독신우회장이다. 이 때문에 향후 여야의 갈등 국면을 풀어가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가 교육부총리 시절 황 원내대표는 국회 교육위원장이었다. 김 원내대표가 2006년 교회 장로가 됐을 때 황 원내대표가 직접 수원으로 찾아가 축하해주기도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의화 “모든 대권주자 全大 나와라… 책임감·리더십 보여줘야”

    정의화 “모든 대권주자 全大 나와라… 책임감·리더십 보여줘야”

    “실질적인 당의 구심 역할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맡는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12일 당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투톱’ 체제를 이렇게 해석했다. 정 부의장은 국회 부의장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대위가 당 최고 의결기구로서의 역할을 승계한 만큼 주도적으로 당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톱 체제를 내각책임제에 빗대며 “원내대표는 대외 수반인 대통령인 셈이고, 비대위원장은 국무총리 역할”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황 원내대표와는 손발이 잘 맞는 사이여서 매끄럽게 당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 “당의 실력자, 모든 대권주자들이 7월 전당대회에 전부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全) 당원 투표’ 등 경선 참여 당원 수를 늘리는 동시에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그는 전당대회 준비와 관련, “앞으로 열흘 안에 승부를 내겠다.”면서 “투표 장소 확정 등 실무적 준비 때문에 5월 말까지는 전대 관련 개선안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회의, 의원들과의 면담 등 부쩍 바빠진 그의 일정 때문에 이날 인터뷰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황 원내대표와 사무실도 같이 쓰기로” →투톱체제를 놓고 ‘불편한 동거’라는 평가도 있다. -황 원내대표와 권한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했다. 사무실도 두 달간 같이 쓰고 앉는 자리까지 이미 다 정해 놓았다. 황 대표는 대외적으로 한나라당을 대표한다. 당 대표 결재도 황 원내대표의 이름으로 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당의 구심점은 비대위원장이다. 전당대회 준비와 쇄신 작업, 통상적인 최고위원회 의결을 비대위가 하기 때문이다. 주요 결정사안은 협의할 것이다. 황 원내대표도 전날 중진회의에서 “낮은 자세로 비대위가 잘되도록 모시겠다. 쇄신도 잘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장파들이 비대위원장 선임에 왜 반대했다고 보나. -내가 친이계로 분류되는 데 따른 불안감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으니 친이계일 뿐, 실질적으로 계보를 완전히 떠났다. 중립성은 걱정 안 해도 된다. 지난해 국회부의장에 선출되고 가장 먼저 계파모임에서 탈퇴했다. 이후 무슨 계파 사람들과 밥자리,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 합리성, 투명성, 공평성 3가지 원칙을 갖고 하겠다. 누가 나를 반대한 일, 그런 건 담아두지 않겠다. 과거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집도 의사’가 되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의사 출신으로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살려 내는 집도 의사 역할을 하겠다. →일각에서 신주류-구주류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는데. -정의화는 영원한 신주류다. 16대 국회에 재선한 뒤 전대에서 부총재 후보로 출마해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17대 때는 당 쇄신 모임을 이끌었다. 언론도 신·구파로 나누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당권·대권 분리, 권역별 투표 등 논의” →사실상 전대 흥행의 책임자다. 어떤 밑그림을 갖고 있나. -국민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당의 실력자, 대권주자 후보군들이 전부 나와야 한다. 그들이 실제로 당을 책임지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전대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한나라당이 쇄신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작업을 병행할 것이다. →당직 사퇴 시한 등 전대의 ‘룰’에 민감들 하다. -어떤 룰이냐에 따라 전당대회의 참여 폭이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올지 말지는 당사자들의 정치적 판단이지만, 대권주자들이 나올 수 있는 여건만큼은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 ‘대리인’끼리의 싸움이 된다. 맥빠진 전대가 되고, 그래서는 관심을 끌 수 없다. 대권 주자들을 끌어내기 위해선 당헌을 개정해 당직 사퇴시한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총선이 끝나고 1개월쯤 뒤인 5월까지로 시한을 두고, 7개월 전 사퇴가 바람직해 보인다. 대선 주자들이 총선 책임론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검증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후보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소장파들의 요구를 어떻게 보나. -당원과 국민의 뜻을 최대한 수용하는 측면에서 ‘전당원 투표제’ 도입은 필요하다.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전당대회를 당협위원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내가 생각하는 쇄신이다. ‘줄서기’ 행태를 없애는 게 한나라당의 변화다. 투표 참여자의 숫자를 늘려야 되고, 그러다 보면 권역별 투표제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당권·대권 분리, 당대표와 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은 ‘룰’에 관한 문제다. 충분히 논의하게 될 것이다. ●“이달 말까지 全大관련 개선안 관철” →권역별 투표제를 하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은가. -그렇다. 시간 싸움이다. 지금부터 10일간이 가장 중요하다. 이달 말까지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룰’이 쇄신의 본질은 아니지 않은가. -당연하다. 한나라당이 현재와 미래에 관한 비전을 논의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단점, 국민이 실망하는 부분, 수구꼴통적인 모양새나 행동을 벗겨내야 한다. 또 건전한 중도까지 합쳐 스펙트럼을 넓히고 수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에는 2개월은 부족해 보인다. -쇄신안은 여의도연구소 당 비전연구팀에서 상당히 오래 연구해서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 팀장을 맡았던 나성린 의원이 이번에 비대위원으로 추가됐다. 비전소위를 통해서 그런 부분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고 본다. 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고성국 정치학박사,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모셔서 이야기를 듣고, 브레인 스토밍을 하는 기회도 가지려고 한다. →당·정·청 관계에서 쇄신할 부분은. -청와대, 정부, 당이 각각 제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 집권여당은 정부의 정책에 관해 다음 선거에서 심판을 받아야 하는 자리에 있다. 그래서 당이 정부를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다. 새 지도부에는 실력자, 앞장서 심판 받을 사람들로 구성해서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지운·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이재오 “SD가 배신한 것 아니다”

    이재오 “SD가 배신한 것 아니다”

    이재오(얼굴) 특임장관이 12일 이상득 의원과 친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SD(이상득)에게 배신당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이후 불거진 ‘이상득-이재오 갈등설’을 이 장관이 직접 나서서 진화한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이 장관 측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 주류인 안경률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 황우여 후보에게 패한 것을 두고 “이상득계 의원들이 배신했다.”고 불만을 터뜨려 왔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아침 이상득계 핵심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배신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SD가 원내대표 선거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특히 “내가 만일 배신감을 느낀다면 SD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장관이 지목한 ‘다른 사람들’로,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를 묶어 자신을 고립시키려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을 가리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득계 의원들은 “이 장관이 직접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 것 같다.”면서 “한 차례 푸닥거리를 하고 나면 더 친해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이상득 의원이 친박계와 함께 가려 한다는 예측이 많으나 쉽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상득 의원이 이재오 장관의 행보에 불만을 가졌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곧바로 박 전 대표 지지로 연결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특임장관직 사의설을 본인이 나서서 부인하는 등 이 장관이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 장관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당분간 새 원대대표와 비대위원장이 당을 추스르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특임장관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소장파가 주도하는 당 쇄신이 권력다툼으로 흐르지 않고 국민에게 다시 신임을 받는 쪽으로 간다면 이 장관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두언 “ 소장파 적다”→ 김성식 넣고…서병수 “친이 많다”→ 이재오측근 빼

    정두언 “ 소장파 적다”→ 김성식 넣고…서병수 “친이 많다”→ 이재오측근 빼

    “당헌상 내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게 맞다고 본다.”(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욕심이 너무 과하다.” (홍준표 최고위원) “대표만 사퇴한 것이지 최고위원들까지 사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일부 최고위원) “지난번 회의에서 일괄사퇴하기로 하지 않았나. 똑바로 하시오.”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지난 7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소집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체제의 마지막 최고위원회 풍경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최고위원들은 비대위 구성을 놓고 끝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다. 안상수 대표가 정의화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원 인선안을 발표하자 일부 최고위원들이 “현직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냐. 왜 혼자서 결정했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안 대표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번만은 제발 내 뜻대로 좀 해 달라.”고 했다. 10개월 동안 자신의 뜻대로 의사결정을 해본 적이 없는 안 대표의 호소였다. 비대위원 명단을 놓고도 진통이 계속됐다. 한 최고위원은 “지역구 의원들도 많은데 비례대표가 비대위원이 될 수 있냐.”며 한 여성 의원을 뺄 것을 주장했다. 그러자 다른 최고위원이 “왜 그분만 미워하냐.”고 따졌다. 결국 이 여성 의원은 다른 비례대표 의원과 함께 명단에서 빠졌다. 원외 당협위원장인 정용화 위원장이 비대위원이 될 수 있느냐를 놓고도 이견이 표출됐다. “호남 몫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먹혀들자 박성효 최고위원은 “그럼 충청 몫도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충청 몫으로 윤진식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소장파가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지적을 받아들여 김성식 의원을 명단에 추가했다. 그러자 한 최고위원이 “너무 시끄럽지 않겠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다른 소장파 의원이 대신 추천됐지만, “차라리 김성식 의원이 낫다.”고 결론 냈다. 부산에서 뒤늦게 올라온 서병수 최고위원은 “친이계 의원들이 너무 많다.”고 따졌다. 친이계 한명을 빼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결국 이재오 특임장관의 최측근인 이군현 의원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상득계·친이재오계 ‘원내대표 경선 후유증’ 속내

    친이상득계·친이재오계 ‘원내대표 경선 후유증’ 속내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한나라당 주류 친이명박계의 양대 축이었던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 장관 측에서 ‘배신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양측 모두 갈등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앙금까지 씻을지는 미지수다. 친이상득계와 친이재오계 의원을 각각 만나 속내를 들어 봤다. ■ 친이상득계 이춘식 의원 “투표 때 사전 합의 없었는데 배신이라니…” “사전 합의도 없었는데 배신이 말이 되나?” 한나라당의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춘식 의원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측근 인사들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상득계 의원들이 이재오계를 배신한 채 비주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친이계 두 후보 마찰이 패인 이 의원은 “안경률(이재오계) 후보나 이병석(이상득계) 후보 중 한명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면 그 사람을 밀어주자는 사전 합의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배신은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지, 의원들이 자유롭게 투표한 것을 놓고 배신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비주류였던 황우여 후보가 당선된 것은 친이계로서 큰 충격”이라면서도 “친이계 두 후보 간 마찰이 너무 컸던 게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말했다. 2~3개월 전부터 시작된 마찰은 이상득 의원이나 이재오 특임장관이 나서도 단일화가 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고, 이병석 후보를 밀었던 친이계 의원들이 결선 투표에서 황우여 후보를 지지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이상득 의원은 단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면서 “만약 이 의원이 이병석 후보를 밀기로 작정했다면 1차 투표에서 33표 밖에 못 얻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의원이 개입했다면 벌써 소문이 파다했을 것”이라면서 “당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개입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에 대해 “두 분 모두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지만 정치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호불호가 뚜렷한 이재오 특임장관은 세력을 만들고 확장하는 스타일이지만, 이상득 의원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스타일이란 설명이다. ●全大때 친이계 재결집 가능성 이 의원은 이어 “당권을 놓고 겨루는 전당대회에서 친이계가 재집결할 수 있다.”면서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원내대표 경선만 놓고 친이계가 몰락했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이춘식 의원은 이상득계이지만 이재오 장관과도 소원한 관계는 아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재오계 권택기 의원 “총선불안 때문… 李·李 갈등 문제 아니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친이계 결집표) 64명의 중심축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권택기 의원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내년 총선에 대한 의원 개개인의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지, 이 장관과 이상득 의원 간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범친이계 60여표로 줄어든 건 충격 경선 직후 이 장관의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언급이 이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강한 어조로 부정했다. 권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들이 미래 권력을 향해 (친이계에서) 이탈하는 것을 보고 한 말”이라면서 “이 의원의 지시로 표가 이탈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강제로 시킨다고 따르는 의원이 어디 있느냐.”면서 “갈등·분열 중심으로 보는 외부의 표 계산과 이탈에 초점을 둔 친이계 내부의 표 계산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은 “이 장관과 이 의원이 갈등 관계처럼 비쳐지는 데는 정치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라면서 “이 장관은 앞에서 치고나가는 반면 SD는 뒤에서 묶어나가는 스타일이다. 이 외에는 두 사람이 첨예하게 나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이재오계의 몰락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권 의원은 “64명 중 대부분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인데, 자꾸 이재오계라고 하니 이를 부정하는 의원들도 나오는 것”이라면서 “이 장관 역시 좌장일 뿐 자기 계파·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등 역할 부분 있을 것 그는 다만 “그동안 범친이계는 100여명이라는 게 대체적 흐름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80여표를 예상했는데 60여표까지 줄어든 것은 큰 충격”이라면서 “이는 현실 인식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인정했다. 권 의원은 “당분간 친이계는 묵언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나 추가 감세 철회, 내년도 예산안 문제 등을 놓고 역할할 부분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화·수·금 황우여, 월·목 정의화 회의주재…‘어정쩡한 투톱 체제’

    화·수·금 황우여, 월·목 정의화 회의주재…‘어정쩡한 투톱 체제’

    한나라당 신(新)주류와 구(舊)주류 간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 국면이 11일 가까스로 봉합됐다. 소장파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가 공석인 당 대표 권한을 대행하는 대신 전 지도부로부터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된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기존 최고위원회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합의하면서다.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 권한과 당 쇄신을 위한 검토 역할도 맡았다. 당규상의 대표 권한은 황 원내대표와 정 부의장이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내용 면에 있어선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연대한 신주류와 황 원내대표의 우세승으로 분석된다. 주도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당초 지난 7일 안상수 전 대표 등 전임 지도부가 의결한 내용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이 사실상 당 대표직을 승계토록 했다. 원안대로라면 원내대표는 13명이 참여하는 비대위의 당연직 위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번 봉합이 임시 방편일 뿐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중요 당무를 황 원내대표와 정 부의장이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한 부분과 관련, ‘어정쩡한 투톱’ 체제라는 지적이다. 각각 소장파와 친이(친이명박)계의 입장만 대변하려 한다면 사사건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 사무처 유권해석 ‘주효’ 신주류와 구주류의 갈등 봉합까진 4선 이상 중진들의 설득과 중재, 당 사무처의 유권해석이 주효했다. 6선의 홍사덕·정몽준 의원, 4선의 이해봉(상임전국위 의장)·이경재·이윤성·김무성·김영선·남경필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황 원내대표, 정 부의장, 정희수 제1사무부총장과 함께 2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중진 의원들은 먼저 정 부총장과 여상규 당 법률지원단장에게서 당헌 관련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을 보고받았다. 정 부총장 등은 “지도부 사퇴에 따라 공석이 된 당 대표직은 원내대표가 대행하는 것이 현행 당헌·당규에 부합한다. 다만 최고위에서 지명한 비대위원장은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유권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사덕·이윤성·김영선 의원 등이 “전례에 따라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권한을 대행하는 게 옳다.”는 개별 의견을 냈지만, 김무성 의원 등의 중재로 유권해석에 따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은 회의에서 정 부의장이 매주 월·목요일 열리는 기존의 최고위원회의를, 황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화요일)·최고-중진연석회의(수요일)·주요당직자회의(금요일)를 각각 주재하기로 합의했다. 중진회의에서 이미 결론을 내린 뒤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싱겁게’ 진행됐다. 당초 친이계와 신주류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됐으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중진회의의 결론을 추인했다. 비대위 회의에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대신해 원내수석부대표와 선임 정책위부의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의총을 마친 뒤에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참여하는 쇄신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공식 발족했다. 남경필(4선), 권영세(3선), 김기현·정두언·나경원·주호영(재선) 의원을 비롯해 총 44명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명규 원내수석… 정책위부의장단 확정 한편 의총에서는 신임 원내대표단과 정책위부의장단을 확정했다. 재선의 이명규(대구 북갑)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초선인 이두아 의원이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이들을 포함해 김광림·김세연·김호연·박영아·유일호·유재중·윤영·이상권·이정선·이화수·한기호 의원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정책위부의장단은 ▲외교통일·국방 분야 김장수 ▲법제사법·행정안전·운영 분야 김정훈 ▲교육과학·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분야 임해규 ▲정무·기획재정·예산결산 분야 김성식 ▲농림·지식경제·국토해양 분야 정진섭 ▲환경노동·복지·여성가족 분야 안홍준 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됐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64vs90…11일 與의총 비대위 격돌 예상 당 세력구도 재편 의미·전망은

    64vs90…11일 與의총 비대위 격돌 예상 당 세력구도 재편 의미·전망은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와 소장파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1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주도권을 이어 가려는 소장파와 반전을 노리는 친이계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의총에서 다뤄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는 차기 당권 승부의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은 당의 권력 지도를 180도 바꿔 놨다.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는 ‘신주류’로 부상했지만 응집력은 떨어져 앞으로도 한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구주류가 된 친이계는 흩어지는 현상이 빚어졌으나 재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 표심으로 확인된 ‘64(구주류) 대 90(신주류)’이라는 세력 구도가 갖는 의미와 전망 등을 친박계 서병수 전 최고위원과 친이계 원희목 전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들어봤다. ■친박 서병수 전 최고위원 “총선 위기 표출됐을 뿐 신주류 세력화 는 없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우여 후보가 받은) 90표에 계파적 의미는 담겨 있지 않다.” 친박계 서병수 전 최고위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승패 개념으로만 보면 갈등 구조가 된다.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치이며,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 전 최고위원은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내년 총선 패배 우려에 대한 의원들의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면서 “소통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생산, 집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90표’에 담긴 의미는 변화와 쇄신을 원하는 의원 간 물리적 통합일 뿐, 세력화를 위한 화학적 융합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친박계와 소장파가 ‘신주류’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의미가 없는 표현”이라면서 강한 어조로 부정했다. 서 전 최고위원은 “특정 세력끼리 연대한다면 이는 또 다른 계파 정치이자 피아를 구분하는 정치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계파를 초월해서 90표에 64표까지 더해져야 내년 총선 승리는 물론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고위에서 결정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의원총회를 통해 새롭게 구성하고, 당 대표 권한 대행을 비대위원장이 아닌 원내대표가 맡아야 한다는 소장파의 요구에 대해서도 서 전 최고위원은 선을 그었다. 서 전 최고위원은 “당헌·당규가 있으니 규정에 충실해야 하지만, 관련 규정이 애매한 만큼 최고위에서 의결한 사항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다만 쇄신파의 요구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표심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비대위에 포함되면 안 될 사람이 있다면 교체하는 등 절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황우여 원내대표와 정의화 비대위원장이 만나 조정·절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대위 권한과 역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는 2개월 동안 운영될 한시 기구일 뿐이며, 바꿔 말하면 2개월 안에 새 지도부가 탄생한다는 것”이라면서 “비대위 역할을 최소화하는 게 낫고, 쇄신 문제에서도 손을 떼는 게 바람직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고 불필요한 오해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시 기구가 당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것은 되지도 않고 될 수도 없다.”면서 “쇄신은 새롭게 구성되는 지도부가 맡아야 한다.”고 ‘쇄신 조급증’을 경계했다. 여권에서 빚어지는 갈등의 원인으로는 소통을 꼽는다. 서 전 최고위원은 “변화와 쇄신 요구가 권력 투쟁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계파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운다면 국민들을 한 번 더 실망시킬 수 있다.”면서 “진정으로 위기의식을 느낀다면 친이(친이명박)계든 친박(친박근혜)계든 쇄신파든 당내 모든 세력, 사람이 함께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친이 원희목 의원 “靑 무시하는 점령군 승리 도취 땐 망조” “90표의 연합군이 점령군 행세를 하면 ‘이재오’ 하나를 작살낼 수 있을진 모르지만 또 다른 이전투구를 낳게 될 것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아 온 원희목 의원은 10일 소장파의 ‘권력화’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원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승리감에 도취될 때 망조가 온다.”면서 “(소장파 등 쇄신 연대에서) 내부적인 주도권 다툼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90표’의 허상을 꼬집었다. 원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64표’라는 응집력으로 뭉친 친이(친이명박)계의 “포지티브적인(발전적인) 견제”도 예고했다. 그는 “친이계의 기가 많이 빠져 있긴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로 돌아서거나 소장파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당내 견제 세력이 사라진다면 총선 승리도, 정권 재창출도 없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또 황우여·이주영 신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이 부자 감세 철회 방침을 내세우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대해서도 “대통령을 깡그리 무시하고 가겠다는 건 점령군의 행태”라면서 “당장 지지율 몇 퍼센트 더 받을진 몰라도 정권을 부정하는 여당은 망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집중된 ‘책임론’도 경계했다. 그는 “이 장관이 너무 기가 꺾여도 (대권 경쟁 구도에 있는) 박근혜 전 대표한테 좋은 게 아니다. 선의의 경쟁 구도를 갖춰야 발전할 수 있다.”면서 “포지티브적 견제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대로 무식하게 한 길로 가면서도 어떤 전환점 같은 데서는 항상 이 장관이 책임을 뒤집어써 온 측면이 있다.”고 두둔했다. 원 의원은 다만 친이계의 ‘반격’을 예견하는 시선에 대해선 “모든 걸 힘의 논리로만 보려는 편향된 시각”이라며 부정했다. 그는 “재·보선 참패나 경선 패배나 모두 국민과 시대의 요구”라면서 “순응할 때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어 “또 권력을 잡으려 한다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모든 걸 버리고 죽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실패에 따른 친이계 좌절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오는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친이계가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이 장관이 특임장관직에서 사퇴하더라도 당 지도부로 돌아오진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누가 대표로 나오겠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대신 당 지도부에 맞는 사람,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후원을 하거나 지지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친이계의 향후 진로에 대해선 “아버지가 ‘이명박’인데 딴 데 가서 ‘나 아니요’는 못 하지 않느냐. 기가 많이 꺾였지만 추스르고 다시 집약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 “당내에 경쟁 구도가 활성화되어야 정치적 분위기를 선점할 수 있고, 총선·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황우여 “부자·웰빙정당 오명 씻겠다”

    황우여 “부자·웰빙정당 오명 씻겠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첫 라디오 연설은 ‘반성’ 모드였다. 10일 오전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황 원내대표는 “서민 현실과 동떨어진 부자 정당, 웰빙 정당이라는 오명을 깨끗이 씻어 버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소득 2만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 이명박 정부 들어 커다란 경제적·정치적 성과가 있었지만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졌다는 성장의 이면을 살피는 데 한나라당이 그동안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생애 맞춤형의 행복한 복지정책을 펼치겠다.”면서 “10대 등록금, 20대 일자리, 30대 보육 문제, 40대 내 집 마련, 50대 노후 보장 등 연령별로 겪는 사회적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당이 앞장서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추가 감세 철회를 통해 대학생 등록금과 보육료 및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지난 4·27 재·보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받들어 처절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국민들이 가장 싫어했던 계파 갈등과 일부 주류의 자리 독식을 극복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변화를 선택했다.”고 자평했다. 국회조찬기도회장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원내대표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부처님의 깨달음 위에서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이웃이며 동반자’라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봉축사 일부를 소개한 뒤 “화합과 소통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3인 출사표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3인 출사표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오는 13일 치러진다. 이번 경선을 통해 2011~2012년 정치적 격변기에 원내에서 야권 연대와 ‘정권 탈환’을 진두지휘할 ‘제1야당의 사령탑’이 선출된다. 새 원내대표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맞서거나 협력하며 1년 동안 국회를 이끌게 된다. 강봉균·김진표·유선호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강 의원은 대안 정당을, 김 의원은 전국 정당을, 유 의원은 개혁 정당을 내세웠다. 경선을 사흘 앞둔 10일, 세 후보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강봉균의 대안정당론 “공천 계파색 제거 중도 표심 잡겠다” “계파색을 제거한 공천 규칙을 만들고 한나라당과 정책 경쟁을 벌여 내년 선거에서 중도 성향 표를 되찾아오겠습니다.” 3선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봉균(68·전북 군산) 민주당 의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안정당을 만들 당내 최고의 ‘경제통’임을 거듭 부각시켰다. 강 의원은 “국민들의 가장 큰 정치적 관심사는 역시 경제 문제”라면서 “30년 이상 경제기획원 등 경제 부처에서 근무한 전문 경험을 활용해 민생 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 국민 신뢰를 회복,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수권정당 이미지로 만드는 게 원내대표로서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경제 관료 출신인 김진표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은 세제 전문가지만, 나는 종합 경제전문가”라며 차별화했다. 변호사 출신의 유선호 의원에 대해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지만 경제 경험이 없다.”고 평가했다. 강 의원은 경제 관료 특유의 보수적 성향이 당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료 출신이라 보수적일 거라는 건 근거 없는 편 가르기”라면서 “최저임금제,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행정부에 있을 때 상당히 개혁적인 일을 많이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선 잠룡인 정동영 의원과 같은 계파로 분류되는 시각에 대해 “난 계파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공천 개혁과 관련, “계파별 나눠 먹기를 하면 경쟁력 있는 사람이 공천에서 밀리는 등 제1당이 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인적·조직 쇄신도 능력 위주로 할 것임을 밝혔다. 강 의원은 야권 연대에 대한 야4당 통합과 지역 간 화합을 중시하면서도 최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갈등을 언급하며 “아무리 야권 연대가 중요하다고 해도 당론이 존중되면서 야권 연대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손학규 대표에 대한 믿음은 강했다. 그는 “지난해 경선 당시 강원도까지 가서 손 대표와 상의했고 이번에도 나간다는 뜻을 전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경선 때 박지원 원내대표에 이어 2위를 했던 강 의원은 이번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비주류인 황우여 의원이 선출된 데 대해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분이 된 건 좋은 신호”라면서 “좋은 카운터파트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글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김진표의 전국정당론 “호남당 총선 한계 수도권 승부 중요” “호남당 소리 듣고는 내년 총선 못 치릅니다.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필요합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 중 유일한 수도권 출신인 김진표(64·경기 수원) 의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국 정당화에 앞장서는 개혁적 경제 관료 출신’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전통적 영남권 지지 기반을 포기하고 수도권의 무(無)계보 황우여 원내대표를 선택한 건 내년 총선 승패가 수도권에서 결정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에 선출할 당 대표를 호남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내대표마저 호남권으로 뽑는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인 150석을 만들어내려면 수도권에서 50석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뿌리와의 연계성도 부각시켰다. 김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경제 및 교육 부총리가 됐다며 “당 최고위원을 거치며 정무적 감각과 경험도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보수적 이미지에 대해서는 “금융 및 부동산 실명제 등 어떤 시민사회, 운동권 출신보다 실천 가능한 개혁 조치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 후보인 강봉균 의원에 대해서는 “내가 더 많은 개혁을 했다.”고 말했고, 유선호 의원에 대해서는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가 되면 의원 87명을 모두 무대 위로 올려 보내겠다.”면서 “의원의 전문성을 살려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참여시키는 등 의원 전원이 지도부라는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예비 주자 정세균 최고위원을 지지했던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난 계보가 없다.”면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정 전 대표의 리더십을 지지했지만, 손학규 대표와 더 오랜 정치적, 인간적 신뢰 관계가 있어 분당 선거도 열심히 도왔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손 대표가 나를 지지해 주리라 믿는다.”고 장담했다. 그는 네티즌 비례대표 도입 등 젊은 인재 및 외부 인사 영입을 핵심으로 한 공천개혁을 주장하면서 “계파나 친소관계를 따지면 결코 집권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글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유선호의 개혁정당론 “진보 정체성 세워 강한 야당 만들것”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유선호(58·전남 장흥 강진 영암) 의원의 승부수다. 한나라당이 정권 마무리용 원내대표를 뽑았다면 민주당은 정권 교체용 원내대표로 맞붙어야 한다는 것이 유 의원의 생각이다. 그래서 ‘차별성’을 강조한다. 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검사로 발령받았지만 독재 정권의 하수인 노릇이 싫다며 인권변호사로 활동했고 수많은 시국사건을 떠맡았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이 중도 친서민 정책을 강화한다면 민주당은 민생, 민주, 평화, 복지 등 진보 개혁적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민주화 세력의 정체성을 뼛속 깊이 새긴 후보’라 소개했다. 최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분명한 반대 입장에 선 것도 “비준 동의안을 제대로 검증하는 것이 영세 상공인에 대한 도리”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면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패배주의 극복을 ‘혁신’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무엇보다 “의원 한 명 한 명을 일당백으로 만들고 참여와 소통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손학규 대표의 원내 입성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가 가까워진 만큼 앞으로 손 대표의 혁신과 통합 과제를 가까이서 지원하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야권 연대(통합)는 하반기 제1야당 원내대표의 짐이자 운명이다. 유 의원은 이를 ‘국민이 내리는 지상 명령’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원내대표 후보와 견줘 야권의 진보 개혁적 인사를 두루 설득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그는 가치 중심의 단일 정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버리면 국민들은 반드시 돌려준다는 걸 이번 재·보선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버림’의 원칙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유 의원은 “민주당이 맏형으로서 통 큰 양보를 하겠지만 협상 당사자들은 원칙을 지키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을 버리고 야당을 존중하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법전 종정 “모든 중생은 미완의 여래”

    법전 종정 “모든 중생은 미완의 여래”

    10일 불기 2555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국 사찰과 암자에서 일제히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법요식에는 스님과 신도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법어를 통해 “모든 중생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법신(法身)을 갖추어 있고 아름다운 불성(佛性)을 지닌 미완의 여래(如來)”라면서 “자성밖에 진리가 없고 부처가 따로 없으니 찾으면 잃게 되고 구하면 멀어진다.”고 말했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등 소외 계층과 이슬람교 지도자를 비롯한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초청됐다. 한나라당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박진 나경원 조윤선 의원,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 등 여야 의원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오세훈 서울 시장 등 정부 인사와 정치인 10여 명도 법요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불교계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남북 불교계의 공동 발원문이 낭독됐으며 올해 불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패션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 방송인 이수근,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등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태고종은 전국 3000개 사찰에서 ‘봉축대법회’를 봉행했으며 서울 신촌 봉원사에서 열린 법요식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시연 등을 통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와 기쁨을 나누었다. 천태종도 충북 단양군 구인사와 전국 150여개 말사에서 동시에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를 갖고 부처님 탄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황우여·정의화 회동 불발… 與 힘겨루기 양상

    한나라당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정의화 국회 부의장의 회동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비대위원장이라는 ‘한시적 당권’을 놓고 소장파를 등에 업은 황 원내대표 측과 주류인 친이계가 격돌하는 양상이다. 정 부의장은 9일 오전 황 원내대표에게 비대위 구성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 전에는 안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가 주류 중심의 당내 기류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일 안상수 전 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에서 친이계인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으며,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역할을 맡도록 결정됐다. 황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도록 돼 있다.”면서 “4·27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안 전 대표 외에 다른 최고위원들이 모두 물러나는 것은 당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자신이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기존 최고위원들이 동참하는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1일 비대위 재구성을 위한 의총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도 황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8일에 이어 의총 전에 한 차례 모임을 더 갖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비대위를 의총에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장파의 리더 격인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며,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론을 내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어렵게 잡은 당 쇄신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소장파는 2개월여 뒤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권을 정조준하고 있어 여권 내 권력투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계는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금은 침묵하지만, 언제든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이전만 해도 비주류 측이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는 ‘투톱 체제’를 요구하더니, 경선에서 ‘뜻밖의 승리’를 거둔 뒤에는 다시 원톱(원내대표)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원칙보다 정파적 이해를 앞세우는 것은 소장파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비대위도 자신(소장파)들 의도대로 운영하기 위해 판을 깨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요구가 지나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청와대 개편 어떻게 되나

    청와대가 현 임태희 대통령실장-정진석 정무수석 라인을 계속 가동하면서 비주류가 주도권을 잡은 당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여권(與圈)의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가기로 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이런 결심을 굳혔다. 이 대통령은 유럽 3개국 순방을 위한 출국에 앞서 지난 8일 관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10여분 정도 티타임을 갖고 이런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밖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은데, 청와대 개편은 필요한 자리만 하겠다. (개편을) 당장 하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리 잡는 것을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개편은 서두르지 않겠으며, 당분간은 현 체제를 흔들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친박(친 박근혜)계와 소장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중도성향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엷은 임 실장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수석도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메신저 역할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유연한 당·청 관계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이 교체타이밍이 아니라고 최종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추가감세 철회를 추진하는 등 당 쪽에서 벌써부터 청와대와 반대 목소리를 크게 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정무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도 임실장의 ‘유임설’을 뒷받침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당이 친박, 소장파가 중심이 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3선 의원 출신으로 소통 폭이 넓은 ‘임태희-정진석 라인’이 더 잘 맞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 실장과 정 수석 체제가 유지되면서, 4·27 재·보선 패배 이후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청와대 개편도 꼭 필요한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개편 시기도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7, 8월쯤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정 수석의 경우, 올 하반기 이후 임 실장과 임기를 같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검토됐던 백용호 정책실장도 이미 유임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재진 민정수석은 검찰 인사가 이뤄지는 오는 7월쯤 당초 유력하게 검토됐던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2009년 8월부터 근무한 진영곤 고용복지 수석도 청와대 개편에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황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지는 대로 한번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으며, 이 대통령이 오는 15일 귀국하면 면담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청와대 수석들에게 비주류인 황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과 관련, “당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참 잘된 결과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유럽특사를 마치고 돌아온 박 전 대표와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는 15일 이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박 전 대표와의 면담 일정을 곧바로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재정부 “감세 철회, 일단 지켜본 뒤에…”

    “당론도 아니고 당·정 협의도 안 거쳤고….”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감세 철회’ 발언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방문규 재정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기조를 유지하지만, 앞으로 당론 결정에 따라 다양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동안의 감세 정책 철회에 따른 후폭풍, 증가될 예산의 우선 사용처 등에 대해 밑그림을 그려 보고 있다. 소득·법인세 감세는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었고 최고 구간을 제외한 다른 구간은 2% 포인트의 감세가 이뤄졌다. 반면 최고 구간에 대한 감세는 논란이 거세 2012년 시행으로 봉인된 상태다. 현재 최고 세율은 종합소득 과세표준 8800만원을 넘는 소득자는 소득세율 35%, 과세표준 2억원이 넘는 법인은 법인세율 22%다.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내년부터 세율을 2% 포인트씩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안에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내년에 예정대로 세율이 각각 33%와 20%로 내려가게 된다. 감세 철회 논쟁을 바라보는 재정부의 입장은 애매모호하다. 우선 현 정권 출범 이후 감세 정책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역풍이 달갑지만은 않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감세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제 와서 방향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반면 예산 입장에서는 이번 논쟁이 딱히 싫지만은 않다. 재정부 관계자는 “균형재정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세입이 늘 수 있다면 반대할 까닭이 없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특임장관이 9일 칩거에 들어갔다. 집무실에도 나오지 않았다. 평상시처럼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 동안 운동만 하고는 다시 지역구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주에는 약속된 일정만 소화하고 대부분 지역구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양이 직업 아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재·보선 참패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데 따른 부담감이 꽤 크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는 이달 중순쯤 거취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임명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긴 하지만 당사자로서 본인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의 직업이 ‘희생양’은 아니지 않으냐.”고 푸념했다. 이 장관 역시 경선 이후 사석에서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으냐.”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선 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 참 그게 아닌데’라고 웃어넘겨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면에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중립진영인 황우여 후보 쪽으로 돌아선 이상득계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이 장관은 2008년 5월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상득 의원과 갈등을 빚다가 미국행을 택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다만 특임장관직 사퇴를 현실 정치 복귀 코스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이 장관의 고민은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물러나더라도 당지도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여의도 돌아가지 않을 것” 한 친이계 의원도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어선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서 “국민의 뜻을 좇아 좋은 정책을 만들고 체감할 수 있게 하다 보면 자연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직에서 사퇴하더라도 세를 결집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당분간 민심 현장에서 큰 정치를 향한 밑그림을 그릴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대기업 계속 상생 외면하면 감세 철회해야

    한나라당의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감세(減稅)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당선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법인세·소득세 등 추가 감세를 철회하고 이로 생긴 예산과 지난해 쓰고 남은 세계(歲計)잉여금 등으로 1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내년에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에서 20%로, 과표가 8800만원을 넘는 경우의 소득세율은 35%에서 33%로 낮아진다. 감세가 철회되면 연간 법인세는 3조 2000억원, 소득세는 5000억원 더 걷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황 원내대표는 감세를 철회해 생기는 재원으로 학생등록금과 육아비, 소시민 주택문제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 주로 혜택이 돌아가는 법인세율 인하와 소득세율 인하를 하지 않고 서민을 위해 주로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서민프로그램도 만들겠다고 한다. 친기업 정책을 표방한 현 정부가 출범 직후 특히 법인세율 인하를 들고나온 것은 투자를 확대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물론 고용을 늘리려는 뜻도 담겨 있다. 지난 2009년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에서 22%로 인하됐다. 현재의 법인세율은 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낮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법인세율 인하로 엄청난 혜택을 누렸지만 투자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고용도 별로 늘리지 않았다.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들은 고환율정책의 혜택까지 누리며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지만 중소기업과 상생하려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잔치만 벌여왔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들에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촉구하자, 마지못해 협력업체들에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10대그룹은 현금을 쌓아놓고도 지난 3년간 빚을 205조원이나 늘리면서 덩치를 불리는 데 주력해 왔다. 대기업들의 행태가 이렇다면 법인세율을 인하할 명분은 전혀 없다. 법인세율을 추가 인하하지 말고 그 재원을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 사용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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