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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진 3경기 연속 축포

    ‘작은 황새’ 조재진(28·감바 오사카)이 세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3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조재진은 10일 오사카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가시와 레이솔과의 J-리그 홈 경기에 선발출전, 1-0 상황이던 전반 19분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쐈다. 감바는 전반 12분 레안드로의 결승골과 조재진의 추가골, 후반 1분 사사키 하야토의 쐐기골, 후반 41분 반도 류지의 마무리 골까지 합쳐 4-0 대승을 거두며 쾌조의 3연승을 질주했다.한편 북한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정대세(25·가와사키)는 이날 우라와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역전 결승골을 뽑아 3-2 승리를 이끌었다. 정대세는 2-2로 비긴 후반 31분 레나티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우라와의 골 그물을 흔들어 역전 승리를 장식했다. 시즌 5호골.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프로축구]첫승 전쟁… 차붐 웃고 황새 울다

    [프로축구]첫승 전쟁… 차붐 웃고 황새 울다

    꼴찌의 반란으로 뜨거운 휴일이었다. 전날까지 14위였던 대구FC와 15위였던 수원이 첫 승리를 거뒀다. 또 광주는 팀 역사상 처음으로 선두 자리를 꿰차 그라운드를 달궜다. 대구는 12일 인천과의 프로축구 K-리그 홈 경기에서 방대종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대구 김주환은 전반 41분 한정화가 오른쪽 측면을 치고 들어가다 1대1로 맞닥뜨리자 급해진 제주 골키퍼가 다리를 잡는 바람에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넣어 첫골을 뽑았다. 그러나 후반 9분 제주는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오베라의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첫승 길목에서 골을 얻어맞아 낭패를 볼 뻔한 대구를 살린 건 신인왕 다툼에서 각축을 벌이는 이슬기였다. 이슬기는 후반 38분 페널티 지역 터치라인 부근에서 방대종을 겨냥해 칼날 같은 프리킥을 쐈고, 방대종은 골 지역 안에서 오른발로 골을 낚았다. 올 시즌 무승을 달리다 지난 8일 피스컵코리아 강원전(2-1)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낚은 대구는 지긋지긋한 K-리그 무승(2무2패)을 끝냈다. 반면 제주는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도 마감했다. 수원은 부산과의 홈 경기에서 이상호와 에두의 릴레이골로 부산을 2-0으로 눌렀다. 수원 이상호는 전반 28분 에두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높게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바로 앞에서 머리로 받아 골을 낚았다. 이어 후반 44분 에두가 골 지역 왼쪽에서 쐐기골을 올렸다. 수원은 올 시즌 무승(1무3패)의 늪에서 탈출, 디펜딩 챔프로서 새 활력을 찾게 됐다. 수원은 최근 2경기 연속 0-1 패배, 3경기 연속 무득점 탈출은 물론, 2006년 6월6일 이후 3년 가까이 이어진 부산전 무패 기록(7승4무)도 이어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올 시즌 무승(4무3패), K-리그 무승(2무3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광주는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8분에 터진 김명중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3연승을 내달린 광주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승점 10의 전북(3승1무)을 따돌리고 승점 12(4승1패)로 선두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김명중은 지난 4일 부산전 1골1도움에 이어 2경기에서 3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팀 도약에 앞장섰다. 경남은 양산경기에서 인디오의 시즌 4호골로 FC서울에 앞서가다 후반 35분 데얀의 동점골을 얻어맞는 바람에 1-1로 비겨 시즌 5무승부째를 기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어린이대공원은 짝짓기중

    어린이대공원은 짝짓기중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의 가슴도 뛰게 만드는 것 같다. 봄색이 완연한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춘정(春情)을 이기지 못한 동물들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10살 동갑내기 얼룩말 부부 ‘알렉스’와 ‘미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러브모드’다. 이들은 지난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얼룩말 부자 둘이서만 지내다 지난해 9월 암컷 미쉘이 들어오면서 신방을 차렸다. 특히 이 둘은 만난 첫날, 첫날밤을 치러 사육사들을 당황케 했다. 지금도 알렉스는 틈만 나면 미쉘의 목뒤를 살짝살짝 물며 애정을 표현하고, 이곳저곳을 옮겨가며 사랑을 나눈다. ●미어캣은 암컷이 짝짓기 주도 조경욱(39) 어린이대공원 경영관리부 과장은 “야생동물 특성상 새로온 동물과는 일정기간 거리를 두고 안면을 익힌 뒤 합사를 시도하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라면서 “아마 둘이 첫눈에 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암컷이 앞장서 짝짓기를 주도하는 동물도 있다. 바로 ‘사막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사향고양이과 동물 미어캣이다. 미어캣은 암컷 한마리가 무리를 이끌고, 또 우두머리만이 임신할 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 만일 우두머리의 눈을 피해 임신을 하면 무리내에서 왕따가 되거나 심하면 죽임을 당한다. 우두머리는 다른 암컷이 낳은 새끼까지 잔인하게 죽이거나 무리에서 쫓아낸다. 욕심 많은 우두머리 암컷은 평소 다른 암컷들이 수컷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어린이대공원의 ‘정력왕’은 망토원숭이 대장인 ‘망독’이다. 2년이나 같이 산 암컷을 물어죽여 ‘망토원숭이+독한 놈’이라는 의미로 망독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음흉해 보이는 움푹 팬 눈덩이, 개코를 연상케 하는 입모양, 암팡져 보이는 장딴지와 괴력의 힘까지…. 겉모습은 이렇듯 힘이 넘쳐 보이는 청년 같지만 실제 망독이의 나이는 17살. 사람으로 치면 60살 정도다. 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암컷을 네 마리나 거느린다. 망독이는 요즘도 암컷 주변을 맴돌며 털을 골라주는 등 친밀함을 과시하다 암컷이 엉덩이를 내밀면 긴 팔을 이용해 암컷을 붙들고 짝짓기에 들어간다. ●‘정력왕’ 망토원숭이 대장은 부인 4마리 연상, 연하 침팬지 부부 ‘용순이’와 ‘용이’는 몸싸움까지 벌인다. 연하남 용이는 용순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어오른 엉덩이를 만지고 주변을 맴돌며 눈치를 본다. 나이 많은 용순이가 교미에 관심을 안 보이면 애꿎은 창살이나 문을 두드리며 화풀이를 한다. 화가 더 치밀면 용순이의 머리를 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 사육사들은 실연당한 용이를 위해 영양식을 주고 놀이기구를 설치해 주는 등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부리 황새 등 조류들의 사랑도 이채롭다. 긴 부리로 ‘딱딱딱’소리를 내며 구애를 한다. 백로들은 기다란 다리로 나무에 올라 몸을 지탱한 채 사랑을 나눈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들은 나른한 오후 수컷 우두머리가 한눈을 파는 틈을 노려 암컷 쟁탈전을 벌인다. 사육사들도 맹수들에게 특식을 제공하며 번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장자연 리스트’에 언론사 대표·금융계 회장 포함 이라크 침공 6주년…마실 물도 없는 바그다드 치열한 은행인턴 면접장…“전공·적성 찾는건 사치” ’사랑의 곳간’ 푸드뱅크, 바닥이 보인다 한국계 등 여기자 둘,북한군에 억류
  • FA★ “나를 사세요”

    프로축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공식 개장됐다.그런데 저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구단들이 연봉을 낮춰 저울질할 게 분명한 반면 스타 플레이어들은 ‘몸값’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들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봇물을 이룰 움직임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연말로 계약이 끝나는 FA자격 취득자 140명을 24일 공시했다.지난해에 비해 30명 늘었다.시즌 중 활발했던 물밑 접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이들은 올해 말까지 소속 팀과 우선 협상을 벌인다.이후 내년 2월까지 국내외 모든 구단과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다.●조원희 러·이근호 유럽 진출 노려올 시즌 K-리그 챔피언 수원에서는 조원희(25)가 발레리 니폼니시 전 부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리그 FC톰스크로부터 화끈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정수(28)도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 입단이 확실해졌다.대구FC에선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는 이근호(23)가 프랑스리그 등 유럽 진출을 노린다.구단은 붙잡으려 애쓰지만 대답은 아직 ‘글쎄요’다.울산은 명품 수비로 이름난 박동혁(29)이 J-리그 감바 오사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수비진 보강에 고민이다.전북의 정경호(28)도 조원희와 함께 톰스크 이적에 한발 다가서 있다.반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FC서울은 비교적 여유롭다.FA공시에 앞서 강원FC와의 합의로 이을용(33)을 이적시켰고,함께 풀어준 골키퍼 김병지(38) 역시 경남FC로 옮길 듯하다.●부산 美진출설 안정환 잡기 나설듯여기에 팀에 남으려는 FA 선수들도 재계약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돼 주목된다.K-리그의 ‘큰손’으로 불리는 성남은 이미 김학범 감독 대신 신태용 체제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최근 몇몇 스폰서가 끊겨 고민에 휩싸인 인천 등 다른 구단도 쇄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역풍이 예고된 셈이다.예컨대 부산은 미국 MLS 진출 소문이 나돌았던 안정환(32)과 재계약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줄다리기를 벌일 게 뻔하다.어느 선에서 합의가 이뤄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이근호도 마찬가지다.●조재진 일본 감바 진출 확정한편 국내 FA와는 별도로 전북의 ‘작은 황새’ 조재진(27)은 이적료 15억원에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이 확정됐다. 연봉은 32억원으로 알려졌다.이적료와 연봉을 합친 ‘몸값’ 47억원은 J-리그에 몸담은 한국선수로는 사상 최고액이다.2000년 최용수(FC서울 코치)가 제프 이치하라로 옮기면서 32억원에 도장을 찍어 지금껏 최고였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41)몽골 홉스골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41)몽골 홉스골

    몽골은 한반도의 7배쯤 되는 국토를 가진 나라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크다.육지에 둘러싸인 내륙국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러시아와는 북쪽으로 3485㎞,중국과는 동·서·남쪽으로 467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이처럼 넓은 면적에 인구는 250만명쯤으로 인구밀도가 매우 낮아 자연환경이 보전될 수 있는 기본요소를 갖추고 있다. 몽골의 자연환경이 사막이나 초원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사실은 매우 다양하다.남쪽의 낮은 산과 사막,스텝 지역 외에도 북쪽에는 산악 삼림지역이 펼쳐진다.또 서쪽은 만년설 산악지역이며,동쪽은 드넓은 평원으로 돼 있다.전 국토의 81%가 해발고도 1000m 이상으로,국토의 평균고도는 1580m에 이른다.한마디로 국토 전체가 고원지대에 놓인 나라가 몽골이다.국가 전체의 평균고도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몽골의 강들은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각각 흘러가는데,주로 북쪽에 발달해 있다.300여개의 강은 총연장이 6만 7000㎞에 이른다.가장 긴 강은 오르콘강으로 장장 1124㎞를 흘러간다.크고 작은 호수가 많은 것도 몽골 자연환경의 특징이다.6900여개의 샘,190개의 빙하,250개의 광천샘 외에 3000여개의 호수가 발달해 있다.가장 큰 호수는 우브스로 면적이 3350㎢에 이른다.두 번째 큰 호수인 홉스골은 면적이 2760㎢,수심은 최고 262m로 가장 깊다. 몽골 생태계는 국토의 52%를 차지하는 초지 및 관목지대,15%에 해당하는 삼림,32%에 이르는 사막 식생 그리고 1% 이하인 경작지 및 주거지로 구분할 수 있다.초지가 많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과도한 방목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몽골 관속식물의 특징은 다른 지역에서는 해안에서 발견되는 식물들이 내륙지역에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사막화 때문에 염분 농도가 높아졌거나,대륙충돌 이전의 지질시대에 몽골 국토가 낮은 바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이 문제는 앞으로 생태학적인 주요 연구 테마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이고,세계적 관심사인 몽골의 국토 녹화사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다. 몽골 식물에 대한 연구는 러시아인들에 의해 195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1996년 러시아 식물학자 구바노프는 귀화식물을 포함해 2823종을 공식 보고한 바 있다.몽골 식물은 국화과에 속하는 것이 많다.콩과,벼과,장미과,십자화과 식물들이 순서대로 뒤를 잇는다.가장 많은 종류가 속하는 속(屬)은 사초속,두메자운속,황기속 순이다.전통적으로 600여종이 약용으로 쓰였는데,이 가운데 150~200종은 과학적인 검증이 이루어졌다. 몽골 정부는 1997년 몽골적색목록을 작성해 128종의 식물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이 가운데 75종은 약용,11종은 식용,16종은 공업용으로 알려져 있다.대부분의 유용식물들이 몽골 보호식물로 지정돼 있는 셈이다. 몽골 제2의 호수 홉스골은 예부터 몽골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휴양지로 손꼽혔다.1990년대 초 러시아들이 휴양지로 개발해 이용할 정도였다.홉스골에 서면 호수가 아니라 바다라는 느낌이 든다.면적이 제주도의 1.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홉스골은 몽골의 북쪽 끝,해발고도 16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있다.몽골의 푸른 진주,몽골의 스위스로 불리기도 한다.한 곳에서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과 월출을 함께 보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70㎞ 떨어져 있어 무릉공항까지 국내선을 이용해 접근하는 게 좋다.공항에서 호수까지는 150㎞거리.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5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한다. 홉스골 호수 주변은 작은 호수들과 습지,산림,초원으로 이루어져 있다.산림을 이루는 큰키나무로는 시베리아이깔나무가 주종을 이룬다.숲속에는 개야광나무,꽃고비,닻꽃,대황,들쭉나무,물싸리,분홍바늘꽃 등이 자라고 있다.작은 습지와 호숫가에는 물여뀌,쇠뜨기말 등이 무리지어 자란다.우리 식물도감에 나와 있지만 여간해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호수 주변의 습기가 많은 초원에는 닻꽃,비로용담,손바닥난초,제비고깔 같은 북방계 식물들이 자란다.이밖에도 북반구 고위도 지방에 자라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작은 풀꽃 종류가 매우 많다. 호숫가 주변의 산지로 올라가면 낯선 꽃들이 대부분이지만 개야광나무,대황,둥근바위솔,물싸리,분홍바늘꽃 등이 섞여 자라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융단을 펼쳐 놓은 듯 바닥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몽골솜다리는 우리나라의 솜다리와는 다른 종이다.하지만 생김이 비슷해 금방 알아볼 수 있다.백두산의 고산초원지대에서 만났던 흰 꽃이 피는 산용담도 여기서 다시 만날 수 있다.홉스골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식물 가운데 하나는 황새승마다.우리 도감에는 기록돼 있으나 실제로는 남북한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북방계 식물이다. 몽골여행은 같은 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끼리도 느끼는 바가 서로 다른 게 특징이다.순박한 몽골인들과 그들의 삶에 감동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유적조차 별로 남지 않은 칭기즈칸의 역사에 흥미를 두는 사람도 있고,끝을 가늠할 수 없는 대초원에 감명을 받는 사람도 있다.또 사막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들을 잊지 못하는 이들,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던 체험을 제일로 꼽는 이들 그리고 전통음악 허미를 잊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한 번 다녀오면 두번 세번씩 찾아가는 나라가 몽골이다.몽골은 식물도 좋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0) 두만강 상류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0) 두만강 상류

    백두산 천지에서 두만강이 시작된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하지만 천지에서 두만강이 발원하지는 않는다.천지에서 장백폭포를 거쳐 흘러내리는 물은 쑹화강의 원류가 될 뿐이다.두만강 발원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듯하다.북한 지역인 삼지연 부근의 무두봉 북동쪽에서 발원한다는 주장과 백두산 동쪽 해발 1321m의 적봉 부근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적봉 부근 발원지는 천지에서 직선거리로 30㎞쯤 떨어져 있다.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이루는 곳으로,여느 강의 발원지와 다름없이 작은 물웅덩이와 개울에 불과하다.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두만강은 주변의 크고 작은 물줄기들을 합치며 600㎞를 흘러 한반도에서 두 번째 긴 강이 된다.양강도와 함경북도의 국경마을들을 돌아 동해로 유입될 때까지 북한과 중국 양국의 강변 마을과 농경지의 젖줄이 된다. 두만강이 식물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우선 한반도 가장 위쪽을 흐르는 고위도 지역으로,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북방계식물이 많기 때문이다.또 독특한 식물 생육지인 습지와 하안지(河岸地)를 이루며 특별한 식물들을 길러낸다.한마디로,식물도감에는 한반도에 사는 식물로 수록되어 있지만 남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그런 식물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두만강 지역인 것이다. 두만강 꽃산행의 백미는 아무래도 상류지역이다.중류와 하류 쪽으로는 오래된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고,인간에 의한 간섭이 심해 자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상류지역은 백두산 자락에 해당하는 곳.백두고원이라 불릴 만한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어 귀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다. 두만강 상류지역은 화룡시 숭선진(崇善鎭)까지로 볼 수 있다.발원지에서 74㎞ 떨어진 숭선진에는 고성리(古城里)라는 강변마을이 있는데 조선족이 많이 산다.강 건너는 북한의 양강도 대홍단군 삼장리다.두 마을을 잇는 다리는 1929년 세워졌다.두만강 최상류에 놓여진 이 다리를 통해 양국간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백두산 북파(北坡) 산문(山門)에서 이곳까지는 100㎞쯤 떨어져 있다. 숭선 일대의 초지에는 금혼초,솔나리,좁은잎사위질빵,큰메꽃,하늘나리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다.하늘나리가 피는 계절에는 상제나비가 지천이다.남한에서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귀한 나비지만,이곳에는 날아다니는 나비가 대부분 상제나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다. 숭선에서 상류로 더 올라가면 백두산 하늘아래 첫 동네라 할 수 있는 광평(廣坪)이 나온다.이곳부터 두만강 발원지까지는 그야말로 백두고원을 이룬다.해발 800~1100m의 산지 곳곳에 습지 꽃밭이 펼쳐진다.7월 초순부터 수십만㎡에 이르는 지역이 꽃밭으로 변한다.곰취,꿩의다리,꽃창포,날개하늘나리,백선,자주꽃방망이,털동자꽃,큰금매화,큰원추리 등이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다. 길가에도 나비나물,달구지풀,분홍바늘꽃,승마,원지,자주황기,황기 등이 흔하게 보인다.물이 고인 습지도 가끔 있는데 이곳에 큰송이풀이 자라고 있다.러시아의 연해주 같은 고위도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북방계 희귀식물이다.습지 주변에는 가는골무꽃,닻꽃,대송이풀,왕별꽃,이삭송이풀,좀개미취,큰잎부들,흰제비난 등이 자라고 있다. 개울 주변의 모래땅에서는 너도개미자리도 발견된다.이곳에서 자라는 큰송이풀,대송이풀,이삭송이풀,큰솔나리 등은 백두산에서도 볼 수 있는 희귀식물이다.날개하늘나리,솔나리,승마,작약,좀개미취,황기 등은 남한에는 아예 없거나 아주 귀하다. 광평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강변에 소위 김일성낚시터가 있다.조어대(釣魚臺)라고도 하며 북한에서는 무포숙영지라 한다.불과 5m 남짓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 경비병들이 마주하고 있어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서 상류로 12㎞쯤 올라가면 국경의 두만강 발원지가 나오고,그곳에서 백두산으로 15㎞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원지라는 산중 연못이 나온다.백두산 북파 산문에서 지척이다.조선족은 옥녀늪이라 부른다.해발 1270m의 원형 늪으로 깊이 1m,둘레 1㎞,걸어서 도는 데 1시간쯤 걸린다. 원지 일대에도 귀한 꽃이 많다.백두산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물지채,북통발,함경딸기 등의 희귀식물이 습지에 자라고 있다.또 담자리참꽃과 비슷하지만 키가 큰 황산차를 비롯해 가는오이풀,가는잎백산차,들쭉나무,물싸리,물앵두나무,부채붓꽃,분홍노루발,비로용담,손바닥난초,애기황새풀,월귤,홍월귤 등이 습지와 습지 바로 옆에서 계절을 달리하며 꽃을 피운다.이들 또한 남한에서는 볼 수 없거나 매우 귀한 식물들이다. 두만강은 숭선에서 40㎞쯤 떨어진 북한의 두만강변 도시 무산을 지나면서 오염이 심각해진다.함경북도 무산철광에서 40년 동안 폐수를 강으로 내보내고,무산 맞은편의 중국 남평(南坪) 에서는 두만강에서 철광석을 채취하며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이후 혜산,도문으로 흘러가면서 두만강 중류와 하류 지역은 자연성 그대로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두만강 상류지역은 중국에서 이름 높은 관광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김일성낚시터,원지,숭선세관 등 일대 경승지와 북한의 백두산 삼지연을 잇는 관광 코스도 개발됐다.숭선에서 광평을 거쳐 백두산 북파 산문에 이르는 산중도로는 곧 포장이 될 듯하다.두만강 상류와 백두산을 잇는 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Local] 세계적 희귀조 따오기황새 공개

    [Local] 세계적 희귀조 따오기황새 공개

     대전동물원은 28일 세계적 희귀종인 따오기와 황새 가족을 공개했다.이날 공개된 희귀종은 따오기 7쌍과 황새 3쌍으로 다마동물원 등 일본의 3개 동물원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다.‘멸종위기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CITES)’ 1급과 2급에 속해 있다.동물원 측은 열대조류관과 종보존센터 특별전시실에 둥지를 마련,따오기와 황새를 특별관리할 계획이다.사육법은 일본 현지 동물원에서 전수받았다.대전동물원은 중국 3대 동물로 꼽히는 레서판다와 삵,흰올빼미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일본 동물원들과 협의 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6000만원 전세기 타고 오는 따오기

    6000만원 전세기 타고 오는 따오기

    따오기가 전용 전세기를 타고 사람보다 나은 대우를 받으며 국내에 들어온다. 국내에서 멸종된 따오기를 증식·복원하기 위한 중국발 특별 수송작전이다. 경남도는 7일 중국이 기증한 따오기 한 쌍을 오는 17일 전세기로 중국 시안(西安)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들여온다고 밝혔다.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김충식 창녕군수,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 등 20여명이 14일 중국 산시성(陝西省)으로 들어간다. 따오기 도입은 지난 5월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때 후진타오 주석이 기증 약속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중국 주석이 기증한 따오기를 어떤 방식으로 수송하는 것이 안전할지 고심끝에 전세기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전세여객기는 좌석 141석으로 전세비용은 6000여만원이다. 경남도는 일반 비행기의 비즈니스석 칸을 통째로 빌려 따오기를 실어오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국내 항공사측에서 승객들이 조류와 함께 객실에 탑승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것을 우려해 전세기를 동원하기로 했다. 중국 양현 번식센터에서 출발한 따오기가 창녕군 우포늪 인근에 건립된 따오기 증식 복원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중국측 따오기 전문 사육사 2명이 따오기 옆에서 밀착 보호·관리를 한다. 따오기가 김해공항에 도착하면 진동이 없는 특수 수송차량을 이용해 창녕까지 이동한다. 중국측 사육사 2명은 1년여동안 창녕에 머물며 따오기 증식·복원 기술을 한국측에 넘긴다. 황새목 저어새과의 따오기는 1979년 1월 경기 문산 판문점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희귀조류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고창 인천강유역 ‘야생의 寶庫’

    고창 인천강유역 ‘야생의 寶庫’

    전북 고창 인천강과 갈곡천 하류지역에서 황새, 검은목두루미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10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박진영 박사팀이 전북 고창군에 있는 인천강과 갈곡천 하구역에서 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해 인천강에서 401종, 갈곡천에서 235종의 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갈곡천에선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황새, 매와 2급인 검은목두루미, 말똥가리, 새홀리기, 흰목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7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인천강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와 2급인 붉은배새매, 말똥가리, 새홀리기, 검은머리물떼새, 흰목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7종이 서식했다. 특히 멸종위기 1급종인 황새 6마리와 2급종인 검은목두루미 2마리가 갈곡천 하구에서 월동해 철원이나 순천만 못지않은 조류 서식지임을 드러냈다. 과학원측은 “인천강 하구역은 갯벌과 염생식물 군락이 잘 발달해 있고, 저서무척추동물상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장가가는 천연기념물 ‘황새’

    장가가는 천연기념물 ‘황새’

    천연기념물(199호)이자 멸종위기 동물 1급인 한국황새가 짝을 이뤄 개체 보존을 시도한다. 25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부화에 성공해 큰물새장에서 키운 황새 3남매 중 수컷 2마리는 26일 오전 복원센터로 ‘장가’가고, 복원센터에서 기른 암수 한 쌍의 황새를 옮겨온다. 황새의 근친을 방지하고 개체 혈통을 이어주기 위한 것이다. 복원센터로 보내는 황새 형제는 자연부화로 태어났으나 어미새의 죽음으로 사육사에 의해 길러졌다. 국내 최초로 인공포육에 성공한 황새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복원센터에서 데려온 황새는 서울대공원 큰물새장에서 며칠간 적응 기간을 갖고 다른 황새와 얼굴 익히기를 거친 뒤 합사할 예정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황새, 두루미 등 희귀조류를 번식시키고 적응력을 키워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사업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황새는 1971년에 발견된 암컷 한 마리가 동물원에서 보호받다가 1994년 노환으로 죽어 텃새 황새는 영원히 사라졌다. 이후 서울대공원은 1999년 일본 다마동물원에서 황새 두 쌍을 들여와 자연번식을 진행해 지난해부터 4월까지 모두 5마리를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후진타오, 따오기 공수 특별전세기 띄우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말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당시 기증을 약속했던 멸종위기 조류 따오기를 한국에 공수하기 위해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21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다음달 말쯤으로 예상되는 후 주석의 방한 때 따오기를 한국에 선물로 보내는 게 양국 관계발전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고 공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임업국은 겨울철새인 따오기가 여름에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특별 전세기를 띄워서라도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증받을 따오기는 한 쌍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경남 창녕군 우포늪이 서식지로 결정됐다. 황새목 저어새과인 따오기는 68년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됐다.jj@seoul.co.kr
  • ‘황새’ 황선홍 프로야구 롯데-한화전 시구 답례

    프로축구 부산의 황선홍(40) 감독이 자신들의 홈경기에서 시축을 해준 프로야구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에게 시구로 답례한다고. 롯데는 7일 한화 이글스와의 사직 홈경기에 앞서 황 감독을 초청해 시구 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부산의 간판 골잡이 안정환이 시타자로 나서며, 롯데 주장 정수근은 안정환에게 기념 배트를 줄 예정이다.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8) 후금관계 파탄의 시초(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68) 후금관계 파탄의 시초(Ⅰ)

    ‘야나가와 이켄’에서 비롯된 일본과의 긴장도 대충 해소되고 있던 1635년 12월, 인열왕후(仁烈王后·1594∼1635) 한씨가 세상을 떠났다. 출산으로 말미암은 후유증 때문이었다.12월4일에 태어난 대군은 곧 사망했고, 한씨 또한 닷새 뒤에 숨을 거두었다.42세, 아까운 나이의 죽음은 애처로웠지만 인열왕후는 정확히 1년 뒤 조선으로 밀어닥쳤던 전란의 소용돌이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후금이 그녀의 상에 조문사(弔問使)를 보내 문상(問喪)하는 과정에서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끝내 파탄을 향해 치닫게 된다. ●이상한 조문 사절단 국상(國喪)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1636년(인조 14), 연초부터 흉흉한 소식들이 보고되었다.1월, 대구에서는 황새들이 서로 패를 갈라 진을 치고 싸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2월 초에는 안산에서 황당한 보고가 올라왔다. 바다 속에 있던 바위 세 개가 저절로 움직여 육지로 옮겨왔다는 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바위들이 지나온 곳에 거의 40여 보(步)나 되는 길까지 만들어졌다고 했다. 2월8일과 10일, 대사헌 윤황(尹煌)은 연달아 인조에게 목소리를 높였다.‘나라가 망하려면 요상한 변고(요변·妖變)가 있기 마련인데, 지금의 나라 상황은 망하기 직전’이라며 인조에게 자세를 낮추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요변’의 경고가 맞아들어가는 것이었을까? 2월16일, 후금 사신 용골대와 마부대 일행이 압록강을 건너 의주로 들어왔다. 조선의 국상에 조문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사절단의 구성이 이상했다. 후금의 여진족 말고도 서달(西 )이라 불리던 몽골인 지휘관들이 77인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의아해하는 의주부윤 이준(李浚)에게 용골대는 까닭을 설명했다.‘우리나라가 이미 대원(大元)을 획득했고 또 옥새를 차지했다. 몽골의 여러 왕자들이 우리 한(汗)에게 대호(大號)를 올리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조선과 의논하기 위해 그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대원을 획득했다는 것은 후금이 차하르(察哈爾) 몽골을 정복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고, 옥새는 바로 차하르 몽골의 마지막 수장이었던 릭단 한(林丹汗)의 옥새를 말하는 것이다. 대호를 올린다는 것은 홍타이지가 황제로 즉위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준의 보고를 들은 조정 신료들은 경악했다. 사간 조경(趙絅)은 몽골인들을 국문(國門)으로 들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장령 홍익한(洪翼漢)은 상소를 통해 인조를 통박했다. 그는 ‘태어나서 지금껏 대명천자(大明天子)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정묘년에 오랑캐에게 머리를 숙여 명령을 따르는 바람에 지금 저들이 우리를 신첩(臣妾)으로 삼으려고 덤비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용골대 일행을 처단하여 그 목을 함에 담아 명나라로 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관 신료들도 서달을, 명을 배신하고 후금에 붙은 반역자라고 규정하고 그들을 속히 의주의 감옥에 가둬 상경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몽골을 복속시킨 후금의 자신감 후금이 용골대 일행을 조선에 조문사로 보내면서 몽골인들까지 대동시킨 것은 무슨 까닭일까? 거기에는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다. 1634년 6월, 홍타이지는 대군을 이끌고 명을 공략하는 원정에 나섰다. 당시 공격 목표는 주로 선부(宣府)와 대동(大同) 지역이었다. 오늘날 허베이성(河北省)에 속하는 선부와, 산시성(山西省)에 속하는 대동은 모두 몽골로부터 북경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 요충이자 중진(重鎭)이었다. 홍타이지는 당시 명을 공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선부와 대동 주변의 차하르 몽골 부락들을 초무(招撫)했다. 후금이 일찍이 1632년 차하르 몽골을 공격했을 때, 릭단 한이 황하를 건너 서쪽으로 도주하면서 차하르 지역에 대한 완전한 정복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1634년 5월, 원정 출발에 앞서 홍타이지는 명 변경에서 유목하고 있던 차하르 몽골 부락들에 유시문(諭示文)을 보내 자신에게 귀순하라고 촉구했다. 원정은 성공적이었다. 명군은 후금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들이 몇몇 성을 방어하는 데 급급했던 사이 후금군은 주변 지역을 자유자재로 유린, 약탈했다. 당시 홍타이지의 원정에는 후금에 우호적인 코르친(科爾沁), 나이만(柰曼) 몽골 등이 동참했다. 선부와 대동 주변 차하르 몽골의 잔당들도 원정 기간 동안 속속 투항해 왔다. 더욱이 1634년 윤 8월, 도주했던 릭단 한이 사망했고 이후 그 아들들과 대신들이 나머지 국인(國人)들을 이끌고 홍타이지에게 투항해 왔다. 홍타이지는 원정을 통해 사실상 몽골을 평정했다.1634년 12월, 원정군이 개선했던 직후 홍타이지는 태조 누르하치의 사당을 찾아 자신의 승첩 사실을 고했다. 그는 직접 읽은 축문에서 ‘누르하치의 신령(神靈)에 힘입어 자신이 차하르를 비롯한 몽골 부락들을 모두 복속시켰다.’고 보고했다. 또 ‘조선도 과거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다가 이제 아우를 칭하며 납공(納貢)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남은 적은 이제 명나라뿐이라고 했다. 13세기 이래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존재였던 몽골을 정복하게 되면서 후금의 자신감은 결정적으로 높아졌다. 더욱이 1635년에는 ‘칭기즈칸의 정통 후계자’였던 릭단 한의 옥새를 손에 넣었고, 요양(遼陽)의 옛 절터에서 출토된 금불상까지 획득했다. 불상은 쿠빌라이 칸 시절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릭단 한에게 돌아갔고, 다시 홍타이지의 손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홍타이지는 이제 천명(天命)이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여길 법도 했다. 실제 금불상을 얻은 직후, 홍타이지는 조선에 사람을 보내 안료(顔料)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사찰을 새로 지어 불상을 봉안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홍타이지의 오판 후금의 넘치는 자신감은 조선에 대한 태도의 변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1635년 11월, 홍타이지는 릭단 한의 옥새를 조선 사신에게 보여주면서 은근히 위세를 과시하려고 했다. 청 측 기록에는 조선 사신 박로가 옥새를 보고 ‘진정 하늘이 내린 보물’이라고 감탄했다고 되어 있다.1636년 1월, 조선에 보낸 국서에서 ‘하늘의 돌보심으로 우리 대군이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고, 공경(孔耿)이 귀순했으며, 차하르 몽골이 복속하여 주변이 모두 우리 소유가 되었다.’고 과시했다. 홍타이지는 그런데도 조선은 자신들을 공경할 줄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윽고 1636년 2월, 후금의 여러 패륵(貝勒)들은 홍타이지에게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고 상주(上奏)하기로 의결했다. 그들은 ‘차하르 한의 아들이 투항해 오고, 대대로 전해오던 몽골의 국새를 얻은 것은 하늘의 뜻이 정해진 것’이라며 속히 황제가 되어 신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신료들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아직 대업(大業)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그런 상황에서 먼저 황제가 되는 것은 하늘의 뜻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타이지가 고사하자 여러 패륵들을 비롯하여 만몽한(滿蒙漢) 출신의 신료들이 모두 나서서 속히 대호(大號)를 정하여 하늘의 뜻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신료들의 강청은 이틀 동안 계속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홍타이지의 친형인 대패륵(大貝勒) 다이샨(代善)까지 나섰다. 그는 여러 패륵들을 이끌고, 죽을 때까지 홍타이지에게 충성을 다 바치겠다고 맹서했다. 고사와 강청이 거듭되는 와중에 홍타이지는 조선을 거론했다.‘만몽한 출신 신료들이 한목소리로 권하니 거부하기 어렵다. 조선도 형제의 나라이니 마땅히 같이 의논해야 한다.’ 조선의 뻣뻣한 태도가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홍타이지는 황제 즉위에 앞서 조선의 동의를 받고 싶어했고, 그 때문에 용골대 일행에게 몽골인들을 동행시켰던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오판이었다. 조선은 후금과 화친하고 형제관계를 맺었지만 그것은 본심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홍타이지는 조선의 추대를 원하고 있었다. 홍타이지가 순진했던 것일까? 조선이 무모했던 것일까? 양국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프로축구] 차붐 승부수… 귀네슈 울렸다

    [프로축구] 차붐 승부수… 귀네슈 울렸다

    ‘차붐´의 후반 승부수가 적중하며 수원이 FC서울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완승,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을 울렸다. ‘작은 황새´ 조재진(27·전북)은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을 시즌 4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수원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하우젠컵 2라운드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서동현(23)과 조용태(22)가 각각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서울을 제압했다. 이로써 수원은 컵대회 2승 및 정규리그 포함 시즌 4승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FC서울은 경기 내내 우세한 공격을 펼치고도 전반에만 두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베스트 멤버를 총가동한 수원의 완승이었지만 서울에 끌려다니며 자칫 패배 이상의 후유증을 남길 뻔했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달리 컵대회인 이날 대결에 김은중, 데얀, 이청용 등 상당수의 주전을 쉬게 했다. 그리고 신인과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 위주로 컨디션을 점검하게 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주도권은 서울에 있었다. 전반 40분 박주영이 절묘하게 감아찬 오른발 프리킥이 김한윤(34)의 머리를 거쳐 골문으로 정확히 향했지만 크로스바에 튕겨나가고 말았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박주영이 이승렬(19)의 크로스를 받아 수비수 2명을 등진 채 180도 돌아서며 그림 같은 왼발슛을 날렸지만 이마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다. 수원 역시 간간이 저항했으나 위력적인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차범근 감독은 후반 들어 안효연(30)과 서동현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결국 후반 19분 신영록(21) 대신 투입된 서동현이 차 감독의 승부수를 적중시켰다. 그는 후반 32분 문전 혼전 중에 에두(27)가 뒤로 살짝 흘려준 공을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 모서리에 정확히 차넣어 힘겹게 앞서나갔다. 차 감독은 집중력이 흐트러진 서울의 빈 틈을 노려 추가시간에 조용태를 교체투입했고 그가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넣어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 송종국(수원)이 파울로, 이상협(서울)이 이에 과도하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화끈한 승부의 옥에티. 전북은 전반 10분과 16분 잇따라 터진 조재진의 골로 후반 이상호의 추격골로 따라붙은 울산을 2-1로 제쳤다. 정규리그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인천은 경남과 혈투 끝에 1-1로 비겨 컵대회 1무1패로 부진했다. 임병선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부산 황새’ 날다

    돌아온 ‘반지의 제왕’이 ‘작은 황새’를 누르고 ‘원조 황새’에게 데뷔 첫 승을 바쳤다. 안정환(부산)이 조재진(전북)과의 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의 2008프로축구 K-리그 개막 이틀째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2-1 승리를 도와 ‘초보’ 황선홍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둘 모두 팀의 첫 골에 간여했지만 후반 15분 교체돼 나간 조재진 대신 끝까지 뛰면서 태클을 시도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은 안정환의 판정승이라 할 수 있었다. 공격의 물꼬를 먼저 튼 것은 전북. 조재진이 전반 11분 페널티라인 위에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힐킥으로 살짝 건드려 문전 중앙으로 연결했고 스테보가 내준 것을 달려들던 김현수가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뽑아내는 데 일조했다. 조재진의 감각적인 패스가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골이었다. 안정환은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앞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특유의 재빠른 오른발 터닝슛을 날리면서 부활을 예고했다.45분에는 문전에서 40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통렬한 슛으로 연결, 수문장 권순태가 펀칭해낸 것을 한정화가 그대로 차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기여했다. 기세가 오른 부산은 후반 13분 오른쪽을 파고든 한정화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뛰쳐나간 김승현이 살짝 방향만 돌려놓아 역전골을 터뜨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후 조재진 대신 제칼로를, 정경호 대신 최태욱을, 김승현 대신 토니까지 집어넣으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몸을 내던지는 수비진에 막혀 전세를 뒤엎지 못했다. 황 감독은 “경기 전에 변했구나 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고 다독거렸다며 “그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며 기뻐했다. 최 감독도 “몸놀림이 생각보다 훨씬 활발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정환은 “내가 치른 프로 경기 중 최고였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비쳤다. 한편 4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조광래 감독은 신인 서상민이 1983년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두 골이나 터뜨리는 기염에 힘입어 대구FC를 4-2로 꺾고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잉글랜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의 장외룡 감독 역시 데뷔전을 치른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의 제주를 2-0으로 누르고 복귀 첫승을 신고했다. 또 수원은 두 골을 터뜨린 에두의 활약을 앞세워 대전을 2-0으로 제압했다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지난해 정규리그 1위 성남은 3년 연속 꼴찌 광주와 1-1로 비겨 시즌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2008] “부산 빅뱅 내가 쏜다”

    [프로축구 K리그 2008] “부산 빅뱅 내가 쏜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부산)과 ‘작은 황새’ 조재진(전북)이 개막전부터 정면충돌, 새봄 그라운드의 흥행 돌풍을 주도한다. 프로축구 K-리그 2008시즌이 8일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전남 개막전으로 9개월 대장정을 시작하는 가운데 최고의 흥행카드로 여겨져온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 리그 우승팀과 FA컵 2연패 챔프가 맞붙는 개막전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게 올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전북과 ‘원조 황새’ 황선홍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부산의 9일 대결. 지난해 수원에서 치욕의 한해를 보낸 뒤 유니폼을 갈아입은 안정환은 몸무게가 4㎏ 줄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냈다. 지난 1일 숭실대와의 연습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해 윤성효 숭실대 감독으로부터 “과거보다 훨씬 더 팀플레이에 열심이더라.”는 얘기도 들었다. 잉글랜드 진출이 좌절되면서 팀 합류가 늦어진 조재진의 선발 출장이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지난 6일 “투입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 감독은 “조재진이 피지컬트레이닝 등 모든 훈련을 소화해냈고 몸놀림도 좋아 출전시켜도 괜찮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3년반 만에 J-리그에서 돌아온 그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도 안정환과의 기싸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포항과 전남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승씩 나눠 가졌고 FA컵 결승에선 전남이 2승을 거둬 포항으로선 빚을 톡톡히 갚아야 할 한 판. 그라운드 밖에선 자주 귀엣말을 나누는 김호 대전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이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칠 수원월드컵경기장도 구름 관중을 기대할 수 있다.2003년 9월 이후 상대 전적 7무2패로 주눅들었던 대전이 지난해 10월 1-0으로 겨우 1승을 챙기면서 반전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갈지 주목된다. 현재 290승으로 300승 고지를 향해 진군하는 김호 감독을 위해서도 고종수 등이 신발끈을 질끈 묶어야 한다. 올해 어느 팀 못잖게 전력이 보강돼 우승후보로 꼽히는 서울과 울산도 ‘세르비아 특급’ 데얀과 통산 최다골 경신에 도전하는 우성용,‘왼발의 달인’ 염기훈을 앞세워 격돌한다. 저 멀리 제주에선 제2의 파리아스 매직을 꿈꾸는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감독과 잉글랜드 연수에서 기를 받고 돌아온 장외룡 인천 감독이 ‘팀 리빌딩’ 성적표를 받아든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황선홍·안정환에 거는 기대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어느 카메라 회사의 광고문인데, 물론 자의적으로 왜곡되기 쉬운 기억력보다 첨단 기계의 기록이 정확할 것이다.그런데 나는 이 문구를 항상 의심해왔다. 인간의 기억은 수치나 도표가 아니라 마치 새벽 강물 위로 번지는 안개나 폭설이 내린 벌판의 광막한 아름다움 같은 미묘한 분위기로 형성된다. 문예학자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이 미묘한 감정은, 인간을 독특하고 오묘한 사유를 하는 작은 우주로 승격시켜준다. 내게 있어 이 미학적 언어가 가장 아름답게 적용되는 사람은 새롭게 출발하는 부산아이파크의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 선수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에 비난을 많이 받았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했더라면 그는 악플에 시달린 끝에 선수 생활을 포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기억 속의 황선홍은 다르다. 아마 1995년 6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코리아컵이었을 것이다. 상대 팀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황선홍은 대각선으로 질주하면서 새 공간을 창조하였다. 끝없이 불규칙한 리듬으로 움직이다가 예기치 못한 엇박자로 달려나갔다. 상대 수비수들은 그를 잡기 위해 번번이 공간을 내줘야 했다. 나는 그때 ‘황새’의 비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강력한 것인가에 전율하였다. 그 후로 지금까지 나는 한 번도 황선홍에 대한 기대를 꺾지 않았다. 그 어떤 수치와 도표와 ‘홈런 볼’ 타령도 내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황선홍의 진가가 가장 빛났던 장면은 2002월드컵 16강전에서 시도한 프리킥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는 이탈리아 수비수들의 발 밑으로 예리하게 밀어넣는 슛을 했다. 세계적인 골키퍼 부폰 때문에 골은 되지 않았지만, 황선홍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다. 그리고 안정환이 있다. 역시 2002년의 기억이다.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마지막 3,4위전. 터키의 공세로 패했는데, 그날 그 현장은 ‘형제의 나라’라는 분위기가 압도했다. 양국 국기를 동시에 흔드는 팬들이 많았고 경기 직후에 선수들은 어깨를 끼거나 손을 맞잡고는 그라운드를 돌면서 서로 격려를 했다. 그때 내 눈에 단 한 명의 이방인이 보였다. 안정환 선수였다. 그는 갑자기 ‘친선 모드’로 바뀐 풍경을 낯설어했다. 양 팀 선수와 벤치, 그리고 팬들까지 ‘우애와 친선’을 도모하는 분위기에서 그는 이탈했다. 그라운드를 도는 양 팀 선수들로부터 멀찍이 벗어나서 홀로 고개를 숙인 채 벤치로 걸어갔다.나는 안정환의 고독한 이면을 향해 거듭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윽고 안정환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듯 벤치에 걸터앉았다. 나는 그가 진실로 고독하며 승리에 목말라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두 선수는 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 누군가는 기록을 통해 내 기억들이 틀렸다고 말할지 모른다. 인간의 기억은 부정확하고 자의적일 수 있다.그러나 첫사랑이 애틋한 것은 그 옛날의 기억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희미하기 때문에 미묘하고, 그렇기 때문에 멀미 나는 애틋함에 사로잡히는 것이며, 바로 그 기억들을 거듭 환기하고 성찰함으로써 인간은 존재하는 것이다. 꽃피는 춘삼월이면 항구 도시 부산에서 황선홍과 안정환이 동시에 그라운드에 나선다. 벌써부터 3월의 k-리그가 기다려진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씨줄날줄] 봉황휘장/육철수 논설위원

    봉황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상서롭고 고귀한 상상의 새다. 봉(鳳)은 수컷이고 황(凰)은 암컷인데, 옛 문헌에 묘사된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아마 직접 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렇지 않나 싶다. 가장 그럴듯하고 마음에 드는 묘사는 열 가지 동물을 닮았다는 기록이다. 앞은 기러기(신의), 뒤는 기린(슬기), 턱은 제비(부귀), 부리는 닭(성실), 목은 뱀(풍년), 꼬리는 물고기(兵權), 이마는 황새(고귀), 뺨은 원앙(원만), 몸은 용(인재), 등은 거북(예지력)과 유사하다고 한다. 깃털은 5색이고 5음을 내서 운단다. 오동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와 감천수를 마시며, 덕치(德治)가 이루어지는 나라만 골라 날아든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봉황이 덕·의·예·인·신(德義禮仁信)을 두루 겸비한 성군(聖君)을 상징한 연유일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 1967년 1월31일 대통령의 지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표장(標章)으로 봉황휘장을 만들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장소, 대통령이 이용하는 항공기·차량·열차, 그리고 대통령이 주는 임명장과 표창장 등에는 어김없이 황금색 봉황휘장이 장식돼 있다. 여기에는 나라의 태평과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담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렇게 멋있는 휘장을 쓰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봉황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게 이유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거리를 좁히려는 차원이라니 달리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하기야 역대 대통령들은 독재와 쿠데타, 비리 구속, 친인척 관리소홀, 탄핵과 실정 등으로 숭고한 봉황휘장의 의미를 수시로 훼손했다. 이 당선인은 전임자들이 인격과 통치는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으면서 봉황휘장을 달고 위세를 부리던 모습이 못마땅했을지도 모른다. 봉황휘장을 쓰고 안 쓰고는 이 당선인이 선택할 문제다. 낡은 권위를 털어내고 낮은 데로 임하려는 그의 충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휘장에는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도 들어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개인적 결단을 굳이 말릴 수는 없으나, 새 국가지도자로서 봉황휘장 본연의 상징에 걸맞은 품성과 통치력을 발휘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조재진 ‘뉴캐슬행’ 불발? 계속 추진?

    조재진 ‘뉴캐슬행’ 불발? 계속 추진?

    뉴캐슬 이적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작은 황새’ 조재진(26·시미즈 S펄스)이 아직 뉴캐슬행 꿈을 접지 않았다고 해외 언론이 보도해 혼란을 주고 있다. 유럽 프로축구 전문사이트 ‘트라이벌풋볼’(tribalfootball.com)은 31일(한국시간) “시미즈의 조재진이 아직 뉴캐슬 이적을 원하고 있다.”(Shimizu S-Pulse star Cho Jae-jin wants Newcastle move)고 조재진측 에이전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BBC를 통한 구단측의 협상 포기 발표보다 뒤에 나온 보도다. 트라이벌풋볼에 따르면 조재진측 에이전트는 현지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4개 팀들이 조재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뉴캐슬과의 협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뉴캐슬 구단으로부터 협상 포기 이유를 공식적으로 전달 받지 못했다. 이적 조건에 대해 다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번주에 뉴캐슬과 다시 접촉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했다. 이 같은 기사는 조재진 이적 불발을 둘러싼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보도 시기가 조금 늦었다고 하더라도 최근까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기 때문. 마지막 순간에 협상이 깨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국내 언론에서도 메디컬 테스트 여부, 감독과 구단 이사회와의 의견일치 여부 등 여러 의문점들을 제기해 왔다. 한편 뉴캐슬 구단 대변인은 지난 30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조재진 및 그의 에이전트와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협상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조재진 뉴캐슬행 무산

    조재진 뉴캐슬행 무산

    ‘작은 황새’ 조재진(26)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행이 불투명해 졌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 인터넷판은 지난 29일 “뉴캐슬이 조재진에 대해 보여왔던 관심을 끝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뉴캐슬 대변인의 말을 인용,“우리 구단은 조재진 및 대리인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더 이상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한국인 5호 프리미어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지난 27일 출국한 조재진의 잉글랜드 진출 꿈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조재진 측은 그동안 뉴캐슬을 비롯해 풀럼, 웨스트햄 등 프리미어리그 4개 구단과 접촉을 벌여왔다. 스카이스포츠는 “성적 부진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는 뉴캐슬의 샘 앨러디스 감독이 예산 문제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마이클 오언이 팀에 잔류하게 됐고 마크 비두카와 앨런 스미스 등 기존 공격수들이 부상을 털고 곧 돌아온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도 분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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