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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오는 6월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4만 5000명이 한목소리로 부르는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해 처음 열었던 ‘천지진동 페스티벌’의 두 번째 행사로 ‘아리랑 아리리요 페스티발’을 연다. 지난해 10월에 첫선을 보인 ‘천지진동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축제다. 첫회는 고양시에서 전통 타악 연주자 2011명을 한자리에 모아 만든 초대형 풍물마당이었다. 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 사물놀이로, 한국기록원의 인정을 받았다. 올해는 또 하나의 애국가이자 마음을 울리는 노래인 ‘아리랑’을 주제로 잡았다.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아리랑은 화합과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것인 양 세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한다. 우리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목표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행사는 ‘희로애락’, 총 4부로 꾸민다. ‘희’에서는 기쁨을 기원하는 정선아리랑과 홀로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등을 부르고, ‘로’에서는 우리 삶의 모든 슬픔을 품은 상주아리랑과 상여소리 등을 담는다. ‘애’는 화합과 소통의 아리랑이다. 구아리랑과 해주아리랑, 진도아리랑으로 구성했다. 마지막 ‘락’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아리랑을 부르며 거대한 판놀음으로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1200여명으로 구성된 풍물단과 1000여명이 소속된 연합 합창단, 군악대와 경기도립국악단 및 무용단 소속 연주자 350여명이 참여한다. 운동장과 관람석의 구분을 없애 4만 5000여명에 이르는 관객들도 자유롭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는 한편, 아리랑 전수자를 무형문화재로 인정하는 관련법 개정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무대·관람석 구분 없애 이를 위해 이번 행사에 홍보기획감독으로 참여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날 축제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오는 7~8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아리랑 2차 광고를 진행한다. 한편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아리랑 지킴이 군단을 선발한다. 이미 박정자, 손숙(이상 연극인), 임권택, 김동호, 안성기(이상 영화인), 황병기, 안숙선(이상 국악인), 김동규, 이병우, 이승철, 윤도현(이상 음악인), 배우 차인표, 야구선수 박찬호 등 각계 인사가 지킴이로 참여해, 전규환 영화감독이 연출한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지킴이 신청은 아리랑코리아(www.arirangkorea.co.kr)에서 할 수 있다. (031)289-642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묵묵히 제 갈 길 가라” 멘토들의 담담한 조언

    삶은 연극과 닮았다고 한다. 연극처럼, 삶에도 오르막 내리막과 길고 짧음의 플롯이 있다. 굴곡 없는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느냐며 호방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한번 되돌아 보라. 하루하루의 끝에 ‘범사에 감사’하고 있는 자신이 서 있지는 않은가를. ‘청년 인생 공부’(강신주 등 13인 지음, 열림원 펴냄)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획한 강연 시리즈 ‘명동연극교실-삶, 무대에서 바라보기’를 풀어 쓴 책이다. 삶이 연극 같은데, 인생 공부를 공연장에서 하면 얼마나 드라마틱하겠나. 강연도 그런 뜻에서 기획됐다. 책은 강연에 나섰던 13인 멘토들의 강연 내용을 묶었다. 강신주·구본형·김석철·김혜남·박웅현·박홍규·신선희·이순재·이인식·주철환·최태지·홍승엽·황병기(이상 게재 순).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주억거릴 만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멘토들이다. 저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예로 들며 스스로의 삶과 일에 대해 털어놓고 있다. 예컨대 철학자 강신주는 시인 김수영과 부인 김현경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기다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역설한다. 설령 목 빼고 기다렸던 ‘고도’(Godot)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배우 이순재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결국은 성공을 이끈다는 자명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멘토들이 전하는 성공의 길은 여러 갈래다.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있다. 바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되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라는 것’. 쉽고 자명하되 실행하기 녹록지 않은 주문이다. 제목은 ‘청년~’이지만, 꼭 젊은이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떠나 보낸 뒤, 여전히 질곡의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위로가 될 내용들이 담겨 있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깊은 가락·정제된 춤, 藝의 완성을 보이다

    깊은 가락·정제된 춤, 藝의 완성을 보이다

    새하얀 한복을 입은 무용수 12명이 원형을 그리며 명상을 하듯 앉아 있다. 공간을 메우는 것은 조심스럽게 튕기는 가야금 선율과 그에 반응하는 장구의 두드림뿐이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의 첫머리인 ‘다스름’ 뒤에 이어지는 진양조에서 천천히 무용수들은 움직임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상체를 숙였다가 젖히고, 절반쯤 일어났다가 앉기를 반복하면서, 봄 기운을 느낀 매화가 꽃봉오리를 피워내는 듯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언뜻언뜻 속살이 비치는 얇은 저고리에는 색색의 가슴띠로 포인트를 주고, 노랑·주황·파랑·보라 등을 은은하게 녹인 풍성한 치마 차림에는 당의 저고리 아래로 보색 천을 덧댄 것이, 의상만으로도 패션쇼를 보듯 멋스럽다. 중중모리에서 휘모리까지 빨라지는 장단에 따라 움직임도 속도감을 더한다. 무용수들의 목에서 어깨를 타고 손으로 흐르는 곡선이나 손 모양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빠른 움직임을 보이다가 멈칫하는 모습은 가야금 선율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절제미까지 느껴진다. 장구로 장단을 맞추는 황병기 명인 입에서 “얼쑤”, “좋다”, “그렇지” 등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체육관에서 미리 맛본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상·상(想·想)Ⅲ’은 연습 장면만으로도 기대감을 끌어냈다. ‘상·상’은 김명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가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대작 가야금 산조로 만든 무용작으로, 1999년 20분짜리 공연으로 첫선을 보였다. 2006년엔 마지막 단모리 부분을 제외하고 1시간짜리 작품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이번 ‘상·상Ⅲ’은 70분을 모두 담았다. ‘춤으로 그리는 사계’를 부제로 달고 봄-섬진강의 매화, 여름-담양의 대나무, 가을-해인사의 노란 은행나무 숲, 겨울-오대산의 하얀 눈꽃을 그려낸다. 김 교수는 “이 곡을 듣고 매료돼서 무용작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감동을 담아내기에는 솔직히 내 역량이 부족했다.”고 고백하면서 “차근차근 만들고 다듬는 작업을 거쳐 이제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턱에 턱턱 걸릴 때마다 황 명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황병기)선생님께 ‘공연을 포기하고 싶다’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예술은 아무리 어려워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책임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황 명인도 본 공연에서 수제자 지애리의 가야금 선율에 장단을 맞출 예정이다. “예전에는 관객들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이 공연도 가야금 산조에 취하고 한국의 춤을 느끼면서 명상을 하듯 감상할 수 있길 바랍니다.” ‘상·상Ⅲ’은 오는 1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3만~5만원. (02)3277-259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꽃피는 4월… 다채로운 국악 공연무대

    꽃피는 4월… 다채로운 국악 공연무대

    나들이하기 좋은 봄날에, 다양한 국악 공연이 꽃망울을 터뜨리듯 피었다. 송글송글 맺힌 열매들은 뿌리는 같아도 모양은 제각각이다. 어떤 것은 정통 그대로이고, 또 어떤 것은 재미있는 색깔을 입었다. 어떤 열매를 따서 즐길지는 관객의 선택이다. ●무용대가 한자리 ‘한국 명작무 대제전’ 전통 무용계에서 인정하는 거장과 명무(名舞)들을 만나는 ‘한국 명작무 대제전’이 다음 달 7일과 8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한국전통문화연구원이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 제전에서는 오랜 역사를 이어온 우리춤을 재조명한다. 안무자가 작고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7일에는 김중석 처용무(중요무형문화재 39호) 보유자, 이현자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92호) 준보유자가 춤사위를 펼친다. 이애주(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보유자와 채상묵 한국무용협회 부이사장이 각각 한영숙·이매방류 승무를 보여준다. 8일 낮 공연에는 살풀이·교방굿거리춤·남무·사풍정감·군자무·벽파입춤·화초별감 등을, 저녁 공연에는 무산향·허튼법고춤·즉흥무·한량무·경기검무 등을 준비했다. 1만~5만원. (02)589-1066. ●판소리·가야금 함께하는 ‘명인무대’ 세종문화회관이 2009년부터 시작한 ‘명인무대’는 올해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M씨어터(609석)에서 한 공연이 유료객석 점유율 79%를 보이면서 올해는 대극장(3022석)으로 옮겼다. 4월 19일 열리는 공연은 이재숙(가야금), 정재만(무용), 정재국(피리), 안숙선(판소리) 명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이강덕 작곡가의 ‘염불주제에 의한 환상곡’으로 문을 여는 공연은 가야금 협주곡 ‘춘설’(황병기 작곡·김희조 편곡)로 이어진다. 한영숙류 승무 보유자인 정재만 명인은 ‘허튼 살풀이’를 선사하고, 피리 협주곡 ‘자진한잎’(이상규 작곡)에 이어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가는 대목을 들려준다. 1만~5만원. (02)399-1114. ●기발하고 유쾌한 판소리 ‘바투’ 4월 6~8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바투’는 ‘코믹 버라이어티 판소리’를 표방한다. 남성 소리꾼 2인방 김봉영과 이상화가 도둑과 형사의 좌충우돌이란 이야기 속에 해학적 요소와 장르를 넘나드는 결합을 시도한다. 현장 경험 없이 황금비율의 커피를 타는 정도가 능력의 전부인 형사가 신출귀몰한 도둑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었다. 태평소, 피리, 거문고 같은 전통악기에 색소폰, 키보드, 퍼커션을 추가하면서 음악을 빠르고 박진감 있게 풀어냈다. 판소리를 다소 지루하다고 느꼈다면 시도해볼 만한 공연이다. 뮤지컬 ‘부석사’의 신재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현정아 사랑해’와 연극 ‘십이야’의 음악감독 김승진이 작곡과 음악을 담당했다. 2만 5000원. (02)755-9478~9.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실 감사담당관 고욱성△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기획협력과장 황면<국립중앙박물관>△기획총괄과장 김근호△고객지원팀장 오남숙<국립중앙도서관>△사서교육문화과장 김명희△자료기획〃 성정희 ■국토해양부 △여수지방해양항만청장 서병규△재정담당관 정용식◇채용△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장 심동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원장 △연극 최영애△무용 허영일△전통예술 정수년◇소장△한국예술연구 이미원△여성활동연구 김미희△학생상담센터 서충식△문화예술교육센터 오순화◇관장△천장 오명훈◇주간△신문사 우광혁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박경찬△교육수련실장 이재호 ■세계일보 △논설위원 류순열 ■tbs 교통방송 ◇국장 △라디오 이문구△텔레비전 김남일△보도제작 김홍국△뉴미디어 김성규 ■한국교원대 △교수부장 조재순△학생처장 민찬규△기획〃 송호정△제2대학장 직무대리 손병노△대학원장 정기오△교육연구원장 강성주△도서관장 남영숙△사도교육원장 조부경△산학협력단장 차우규△교육박물관장 이성도 ■동덕여대 ◇연구소장 △디자인 김소라△한국여성 손승영△학생생활 서희정△두뇌교육심리 강지현△정보과학 임성채△조형 서용△동덕문화관광이벤트전략 오경미 ■아산의료원 △강릉아산병원장 김인구◇서울아산병원 <과장>△가정의학과 선우성△내분비외과 안세현△소아종양혈액과 임호준△신장내과 이상구△안과 임현택△종양내과 김상위<실장>지식재산관리 이덕희<센터소장>△국제진료 김영탁△염증성장질환 양석균△의공학연구개발 김송철△천식 오연목 ■한국은행 ◇신규 △글로벌회사채 팀장 차진섭 ■농협금융지주 △이사 김영기 박재근 이만우(사외) 박용석(〃) 이장영(〃) 허과현(〃)◇상무△경영기획본부 김주하△재무관리본부 김광녕△리스크관리본부 김홍무△준법감시인 김사학◇부장△기획조정부 오병관△경영지원부 이경섭△홍보부 오경석△재무관리부 김광훈△시너지추진부 김재철△감사부 김태진△리스크관리부 이광석 ■농협은행 △상근감사위원 이용찬△이사 김종광 김남수(사외) 김진한(〃) 안동현(〃) 박백수(〃)◇수석부행장△경영기획 김준호◇부행장△개인고객 김용복△기업고객 안병호△공공금융·농업금융 성병덕△채널지원 김종운△신탁 김상용△자금운용·투자금융 이태재△경영지원·HR지원 김승희△여신심사 신민섭△리스크관리 김홍무△준법감시인 김종화◇영업본부장△경기 조재록△강원 박기태△충북 박희철△충남 이정모△전북 김문규△전남 박종수△경북 박준지△경남 박성면△제주 김인△서울 전용술△부산 우명자△대구 최상록△인천 이봉훈△광주 나건수△대전 김석태△울산 김극상 ■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나동민△이사 이상덕 이대윤 김주하(사외) 정철용(〃) 황병기(〃) 함준호(〃)◇부사장△전략총괄 박승근△상품영업총괄 이호영◇준법감시인△한일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김학현△감사 원성희△부사장 장은수△이사 장시권 최상국 정채웅△준법감시인 허형도 ■하나대투증권 ◇이사보 선임 △서면지점장 김곽식△해운대〃 문철현◇지점장 승진△대신동 강윤근△사하 김재권△구미 최승권△창원 김태완◇지점장 전보△연산동 이종주△남천동 홍성곤 ■한화증권 ◇센터장 △서초지파이브지점 김은정◇지점장△서초지파이브 송경섭△일산 김경중△르네상스 서용환△부산동래 안중대△사하 임봉석△대구 조장영△거창 강학수△영천 최광호 ■KG그룹 ◇임원 신규 선임 △KG이니시스 상무 서영우△KG모빌리언스 이사 최윤권
  • “세상에 없던 우리만의 춤 …쉰 살 국립발레단 새 목표랍니다”

    “세상에 없던 우리만의 춤 …쉰 살 국립발레단 새 목표랍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관 4층. 국립발레단 단장실에 들어서니 올해 공연 일정을 적은 커다란 칠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년치 캘린더인데 350여개 칸에서 빈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창작발레 연습을 시작했고, 3월에는 발레열풍을 일으킨 ‘지젤’ 공연이 있다. 4월에는 ‘스파르타쿠스’를 올리고, 5월엔 ‘백조의 호수’로 소극장을 찾는다. 6월 ‘대한민국발레축제’, 7월 지역별 공익투어, 8월 해외공연…. “아마 140회 정도 될 겁니다. 서울에서 30여회 있고, 나머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할 계획이죠.” 빠듯한 계획에 멀미가 날 지경일 듯한데, 최태지(53) 단장은 오히려 생기가 넘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활약은 대단했다. ‘지젤’은 국립발레단 사상 첫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지방 공연장을 찾아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창작발레 ‘왕자 호동’은 이탈리아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갔고, 그해 10월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협연하며 찬사를 받았다. # 클래식 기초 다졌으니 레퍼토리 축적할 겁니다 창단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더욱 놀라운 일들을 준비 중이다. 우선 ‘지젤’은 공연 첫날인 3월 1일의 표값을 반값으로 내리고 예매에 들어갔다. 고급예술도 관객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4월에는 역동적인 발레의 정수 ‘스파르타쿠스’를 올린다. 러시아 발레의 전설 유리 그리가로비치(85)가 안무한 이 작품은 2001년 최 단장이 국내에 직접 들여와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 40여명이 무대에 오르는 남성발레의 대표작으로, 남성 무용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국립발레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그의 설명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공연에 앞서 국립발레단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국립발레단은 50년 역사의 내공을 두 가지 창작공연으로 선사할 계획이다. “독창적인 레퍼토리를 갖는 것은 발레단의 재산입니다. 여러 가지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다른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려야죠. 클래식 발레의 기초가 단단히 다져졌으니 이제 레퍼토리를 축적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 후보에 오른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안무하고,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씨가 의상과 무대를 만드는 ‘포이즈’가 먼저 관객을 만난다. 쇼스타코비치와 스트라빈스키 등 날카롭고, 다소 난해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몸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9월에는 국악인 황병기와 협연하는 ‘아름다운 조우’(가제)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최 단장은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우리 음악이 발레와 만나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지 기대가 크다.”면서 “발레 안무가와 외국인 안무가, 한국무용 안무가 등이 참여해 세 가지 다른 해석으로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에는 발레단 역사를 보여주는 50주년 기념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 온 국민이 발레 볼 때까지… 발레학교도 짓겠어요 국립발레단의 이런 폭넓은 변화는 최 단장이 누구보다 국립발레단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국립발레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객원무용수로 참가한 뒤 정식단원을 거쳐 1996년 단장직을 맡았다. 그 후 두 번을 연임하고 2001년에 발레단을 떠났다가 2008년부터 다시 발레단의 수장이 됐다. 발레단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최 단장의 목표는 한결같다. ‘발레의 대중화, 세계화, 명품화’이다. 2009년부터 공연장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을 다니고, 장애우와 저소득층 등 관객을 찾으며 발레의 감동을 전했다. 올해는 대한지적공사가 지역 지사와 연계해 공연 지원을 약속했고, 현대카드는 이동이 수월하도록 전용 버스를 제공하는 등 지원도 잇따라 더욱 고무돼 있다. 가장 큰 목표도 여전하다. 국립발레학교를 임기 안에 만드는 것. “우리나라는 무용수들에게 대학은 필수예요. 남성 무용수는 군복무도 마쳐야 하고요. 발레단에 입단하면 이미 20대 중반이 됩니다. 세계적인 발레단에 가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요.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기도 짧아지고요.” 국립발레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교육하고 18살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발레단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레단의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하는 무용수에 대한 애착도 국립발레학교 설립과 맥을 같이한다. “뛰어난 무용수들이 잠깐 활동하고, 은퇴 후에는 석박사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지도자가 될 길도 좁아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후학을 양성하거나, 안무가나 무대감독 등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앞으로 50년을 바라보고 뻗어나가야죠. 차근차근 한국 발레의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튀튀(여성 무용수의 치마)를 형상화해 화려하게 펼쳐가는 미래를 담은 브랜드 마크를 새롭게 만들고,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을 모토로 삼은 발레단의 또 다른 비상이 기대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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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총리실 △재정금융정책관 정무경 ■기획재정부 △대변인 박춘섭△예산총괄심의관 방문규△경제예산〃 송언석△정책조정국장 홍남기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백순△인사기획관 이정규△평화외교기획단장 김수권 ■고용노동부 ◇지방고용노동청장 △부산 박화진△대구 장화익 ■국세청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과장 송성권△국세청 신동렬 ■특허청 △전기심사과장 박형식△산업재산보호팀 판현기△유비쿼터스심사팀 김상우△통신심사과 전영상 ■국회도서관 △국회기록보존소장 박금순△기획담당관 현은희◇과장△전자정보개발 노우진△자료조직 이한민△총무 이강욱△법률자료 최경숙△법률정보개발 장문중△자료수집 이향은◇파견복귀 <과장>△경제사회자료 박옥주△법률정보실운영 최영나△국외자료 이진경△전자정보제작 김정혜◇교육훈련△국내주간대학원 최영수△세종연구소 박미향△국방대 조정권△통일교육원 양성자 ■광운대 △부총장(대학원장 겸임) 천장호◇대학원장△정보콘텐츠 이승현△경영(경영대학장 겸임) 김신곤△교육 박경애△상담복지정책 이대희△환경(공과대학장 겸임) 이원호△건설법무(법과대학장 겸임) 유선봉◇대학장△전자정보공과 김종헌△자연과학 조광섭△사회과학 이창근△동북아 김광열△인문(교수학습센터장 겸임) 김선웅◇학부장△교양(정보과학교육원장 겸임) 김충혁◇처장△기획 김용범△교무(연촌재관장 겸임) 신만중△학생복지 양성현△입학 전진호△국제 조재희△대외협력 김승제△총무 임종대△관리 정승철△정보통신 이상훈◇단·관·원장△산학협력단 최진주△중앙도서관 이동호△전문역량인증원 민상원◇주간△대학신문사 김정권 (2월 1일자) ■상명대 △대외협력처장 임좌상△산학연구〃 백두종△입학홍보〃 정철용△학생〃 이현경△정보통신〃(사이버교육센터장 겸임) 김성철△생활과학대학장(예술디자인대학원장 겸임) 신화경△예술·조형〃 나지영△경영대학원장 이태열△신문방송국장(학보사주간 겸임) 김기태△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 조항록△박물관장 김문자<천안캠퍼스>△기획처장 김두철△대외협력〃 권석환△연구〃 황병기△입학홍보〃 이상호△총무〃 김범응△정보통신〃(사이버교육센터장 겸임) 조태경△융복합특성화대학장 양용준△생활과학〃(경영대학장 겸임) 오동일△신문방송국장 한만춘△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 유진현 (2월 1일자) ■SK차이나 ◇승진 <전무급>△HR 및 기업문화 담당 길인<상무급>△동북RHQ사업개발부장 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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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로 띄우는 죽파류 산조…선생님, 공연보고 웃어 주실거죠?

    하늘로 띄우는 죽파류 산조…선생님, 공연보고 웃어 주실거죠?

    달뜬 표정이다. 일이 술술 풀려서다. “선생님 가신 뒤 안 꼬인 일이 없었는데, 이제 웃을 일만 남은 거 같아 너무 기쁩니다.” 죽파 김난초(1911~1989)에게 20년을 배웠건만 매정한 스승은 세상을 뜨기 한 해 전인 1988년에서야 “그만하면 됐다.”는 평을 해줬다. 내년에는 전남 영암군에 김창조·김죽파기념관과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이 완공된다. 문화재청에서 거문고·대금산조와 함께 가야금산조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신청할 터이니 단단히 준비해두라는 말도 들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만난 가야금산조의 명인 양승희(63)는 분주했다. 공연 때문이다.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인간문화재 김죽파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이다. ●7일 릴레이 연주로 전곡 완성 제자 양승희가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냐고? 아니다. 황병기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이재숙 한양대 석좌교수 등 국악계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55분 분량의 죽파류 산조를 연주하되 이 거장들이 릴레이 연주 형식으로 전곡을 완성해보인다. 여기다 풍류, 병창까지 가미했다. 국악계에서는 보기 드문 진귀한 공연이라는 입소문이 가득하다. 양승희는 서울대 국악과 2학년 때부터 죽파에게서 배웠다. 조금 욕심낼 법도 하지 않을까. “아니에요, 전혀. 제가 지금 와서 빛나면 뭐하겠습니까. 다만 죽파 선생님이 이 공연을 보시고 지하에서라도 크게 웃어주셨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황병기, 이재숙 선생님 같은 분들이 흔쾌히 승낙하셔서 공연이 성사됐으니 제자인 저로서야 뭘 더 바라겠습니까.” ●가야금 산조 세계문화유산 추진 가야금·거문고·대금산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려면 역사성이 있어야 한다. 100년 이상 전승되어야 하고, 이 전승을 기록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가야금산조는 김창조(1856~1919)가 창시했고, 가야금산조를 본받아 거문고와 대금산조가 만들어졌고, 그것이 죽파를 통해 계승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걸 해낸 이가 바로 양승희다. “1990년이었어요. 미국에 살던 남동생이 한국 관련 공연을 몇 번 주선했거든요. 그러다 저의 중국 공연도 주선했지요. 그때 옌볜대 교수였던 김진 선생을 만났습니다.” 행운의 시작이었다. 북한 유학 경험이 있는 김진은 ‘조선예술’, ‘조선음악’, ‘문화유산’처럼 북한이 공식발행한 문화예술 관련 연구책자와 논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 가운데 350여권의 자료와 968편의 논문을 복사해왔다. 이것만해도 큰 소득이었는데 안기옥 얘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안기옥(1894~1974)이 바로 김창조의 제자였던 것. 안기옥은 김진에게 “우리 음악은 모두 구전으로 전하는 것이라 기록이 없으니 바이올린을 공부한 자네가 서양 악보로 기록해두게.”라고 한 것이다. 안기옥이 같은 부분을 세 번 연주하면 김진이 악보에 적어두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승희로서는 관련 연구는 물론, 생생한 악보까지 한꺼번에 거머쥐었으니 횡재한 셈이다. ●김창조 창시… 죽파 계승 입증 어떻게 전해졌을까 궁금해서 악보를 들여다보니 김창조산조 459가락 가운데 112가락이 죽파류산조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순서가 섞여 있고, 김진 선생이 아무래도 서양음악 전공자다 보니 약간 잘못 기록한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내 연주는 할아버지 김창조에게서 나왔으니 뿌리를 밝혀라.’라고 했던 스승의 말씀이 그대로 확인되는 순간이었지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는 한·중 국교 수립 이전. 안기옥은 광복 뒤 월북해 평양음대 교수 등 북한 전통음악계를 거머쥐면서 1급 인민배우 호칭을 받은 거물이었다. 김진 선생에게서 얻은 자료를 몽땅 압수당했다. “‘인민’이란 단어만 들어가면 다 압수됐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악보는 음표만 있으니 그냥 주더라고요. 악보를 보고 연습은 하는데, 저 많은 자료를 어쩌나 싶은 거예요. 스승의 유언이 시초와 계통을 밝히라는 것이었데…. 정말 막막했습니다.”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제자로…” 그때 도움을 준 사람이 정명근 CMI 대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형인 그가 산조 연주를 한번 청해 듣더니 “이 모두 뿌리를 찾는 작업”이라며 자료를 돌려 달라고 백방으로 호소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 덕에 차츰차츰 자료를 돌려 받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1999년 김창조산조를 복원해낼 수 있었다. 지금의 이런 경사들은 그때 10여년간의 고생이 낳은 성과들인 셈이다.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말에 아직 하나 남은 게 있다고 한다. ‘청출어람’이란다. “나중에 동양철학 공부를 해보니 동양 예술론은 딱 두 개예요. 하나는 예술로 세상을 계도하라는 공자의 ‘위인생’(爲人生)이고, 다른 하나는 예술 그 자체의 가치를 찾는 장자의 ‘위예술’(爲藝術)이에요. 생각해보면 스승님은 장자 쪽이었던 것 같아요. 연주하는 사람은 연주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대학교수도 못하게 하셨거든요. 속으론 가슴이 아렸지만 선생님 뜻인 걸 어떡해요. 그러면서 늘 ‘나보다 네가 더 낫고, 너보다 네 제자가 더 나아야 한다’는 말씀을 입에 달고 사셨어요. 그런 선생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제자를 남겨야지요.”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화부 국립극장장 공모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국립극장장을 공모한다. 2008년 말 취임한 현 임연철 극장장의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문화부는 내외부 인사들로 국립극장장 선발시험위원회를 구성,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극장장을 선정한다. 신임 극장장의 임기는 2년으로, 근무 실적이 우수할 경우 5년 범위 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취임은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다. 아울러 국립극장 산하 3개 단체의 예술감독 임기도 연말에 종료돼 후임 인선이 진행된다. 3개 단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 국립창극단(유영대), 국립무용단(배정혜)이다. 신임 예술감독은 극장장이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한다. 이들의 임기는 3년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외국인 최초 가야금 독주회 여는 조세린 배재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외국인 최초 가야금 독주회 여는 조세린 배재대 교수

    ‘다스름’이라 한다. 판소리에서 목을 푸는 것이다. 가야금 연주에서의 첫 시작도 그렇다. 무대는 전통 한옥이다. 처마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서서히 잦아든다. 앞뜰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잠시 멈춰진다. 사람들의 숨소리 또한 그렇다. 여인의 열 손가락이 가야금 열두 줄을 타기 시작한다. 느린 진양조장단에서 시작된 가야금 소리는 중모리에서 중중모리, 자진모리에서 휘모리로 잘도 넘어간다. 줄을 희롱하듯 농현(絃)한 지경에 다다른다. 이윽고 많은 박수갈채가 이어지고…. ●국악으로 하버드대서 박사학위 받아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았다가 우연히 이런 광경에 매료돼 국악을 배우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직접 무대에 올라 국악기로 연주 발표회를 갖는 경우는 거의 없을 듯싶다. 우선 한글을 배우기가 어렵고, 가야금 등의 전통 국악기 또한 배우기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당에서 보기 드문 국악 행사가 열린다. 미국인 여성 조세린(41) 배재대 교수가 가야금 독주회를 처음 갖는 것. 그의 본명은 조셀린 클라크(Jocelyn Clark)로, 알래스카에서 태어나 22살 때 한국에서 가야금을 처음 접했다. 국립국악원에서 가야금을 배우다 매료돼 가야금 전도사로 나섰고 하버드대에서 가야금 병창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 국내 최초로 가야금 산조 독주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그는 성금연(1983년 작고)류의 긴 산조(45분 분량의 풀버전)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국인이 짧은 산조는 물론이고 긴 산조의 가야금 연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있는 일이라는 게 국악계의 평가다. 지난달 말 대전 배재대 연구실에서 조 교수를 만났다. 그는 3년 전부터 이 대학의 국제학부 학생들에게 ‘종교와 사회’ ‘비교미학’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그의 연구실에 들어서자 한쪽 편에 가야금과 북이 맨 먼저 보였다. 또 벽에는 각종 국악 공연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평소의 국악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막 강의를 마치고 나온 시간이어서 그런지 “잠시 목을 축여야 해요.”라고 하면서 활짝 웃는다. 이어 녹차와 찻잔을 꺼내 오더니 차 한잔을 권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얘기를 시작했다. 그의 명함에 새겨진 ‘조세린’이라는 큰 글씨가 눈에 띄었다. 누가 이름을 지어 주었을까. ●하숙집 오빠들이 지어준 이름 조세린 “하숙집에 있을 때였지요. 같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 이름(조셀린)을 얘기하면서 한국말 ‘조세린’과 비슷하니 그렇게 하자고 해서 조세린이 됐습니다. 그때 하숙집에는 오빠들도 있었는데 경상도 말을 썼어요.” 녹차를 무척 좋아하나 보다. 차를 몇 잔 더 마시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그는 한국말을 잘하는 편이었다. 다만 외국인 특유의 축약과 생략이 있는 어투였다. 중간중간 영어를 섞기도 했다. “어제 전주에 계신 선생님한테 가야금 배우러 갔다가 오늘 아침에 왔어요. 공연을 앞두고 이것저것 최종적으로 (점검을) 받고 있는데 참 어려워요(웃음).” 그는 여러 스승을 모셨지만 현재는 성금연 선생의 딸인 지성자(전북 무형문화재)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야금이 어렵기는 하지만 리듬을 심오하게 타고 있으면 생각의 깊이를 많이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야금 독주 얘기가 나왔다. “저 스스로 많이 힘들었어요. 어떻게 공연할지도 궁금하고요. (가야금 연주를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아마 외국인으로는 처음일 것 같은데 맞죠(웃음)? 이번 독주회는 긴 산조라서 더 어려워요. 산조는 20년 전 처음 배웠다가 잠시 중단하고 (가야금) 병창을 공부했지요. (산조를) 다시 본격적으로 한 것은 올 3월이었는데 20분 분량을 소화했어요. 그 후 25분 분량을 더 늘리는 데 많이 힘들었어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소탈하면서도 솔직한 성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으로서는 처음 독주회를 갖는 소감 또한 남다를 터. “알래스카에 계신 부모님도 오세요. 딸 공연을 보러 오시는 것이지요. 가야금 공부라는 것이 매번 산에 오르는 것 같아요. 왜 그렇잖아요. 산에 오를 때, 다 왔나 생각하면 또 산이 있고 오르고 또 오르고, 가야금 하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이번 독주회도 큰 산에 오르는 첫 단계이겠죠.” 가야금은 누구에게 배웠을까. 국립국악원에서는 서울대 이지영 교수와 지애리·강정숙 선생에게 배웠다고 했다. 또 나중에 지성자 선생에게는 가야금 산조를, 강은경 선생한테는 가야금 병창을 배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황병기 선생에게도 잠깐 배운 적이 있다고 했다. 가장 궁금했던 하버드대 논문에 대해 물었다. 오죽 국악을 좋아했으면 한국에 있다가 일부러 미국으로 건너가 국악을 주제로 박사학위까지 받았을까. “2005년에 박사학위를 받았지요. 판소리 흥부가에 제비소리가 있거든요. 그 대목을 논문 제목(지지지지 주지주지)으로 했습니다. 논문을 쓸 때도 가야금을 들고 미국과 한국을 몇 번 왔다 갔다 했지요.” 그러면서도 틈틈이 외국에서 가야금 연주를 했단다. 하버드대에서도 했고, 2002년에는 베를린과 시카고, 알래스카에서도 연주를 했다. 이뿐만 아니다. 유럽에 갈 일이 있을 때에도 가야금을 들고 가 프랑스 그르노블, 독일 쾰른 등에서 연주했다. 그가 가야금 전도사라는 말을 듣는 이유다. 외국에서 연주할 때 ‘미국 사람이 왜 한국 음악을 하느냐.’는 질문은 혹시 받지 않았을까. 그는 “한국에서는 (그런 질문을) 받지만 외국에 가서는 거의 없어요. 좋아서 하고 있는데 왜 그런 질문을 받아야 하죠?” 하고 오히려 반문한다. 괜한 질문을 했나 보다. ●“14페이지 악보 달달 외는 가야금 힘들죠” 내친김에 또 한 가지 우문을 던졌다. 가야금을 배우면서 정말 후회하지는 않았느냐고 했다. “그런 적은 없어요. 물론 힘들어요. 특히 (가야금의) 긴 산조는 시간이 많이 걸려요. 14페이지에 달하는 악보를 다 외워야 했어요. 가야금을 배우면서 잠시 한눈을 팔면 골목길로 빠지고 조금이라도 신경을 덜 쓰면 딴 곳으로 가는 것 같아요. 마음은 빨리 터득하고 싶은데 그렇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가사를 외워야 하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먹고 싶은 당근을 바라보는 말의 심정인 것 같아요. 아무튼 가야금을 잘하면 멋있어요.” 미국인 입장에서 한국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참 매력 있어요.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그 매력을 잘 살리지 않는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하더니) 한국인들은 음악의 뿌리를 다른 나라에 심고 있어요. 학교에 와서 라디오를 켜면 서양 음악이 나와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보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서양 음악을 배우고, 스승과 제자 사이의 예의를 생각하면 화가 날 때도 있어요.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 재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죠. 가야금 산조도 마찬가지예요. 선생님들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가끔 시골에 가서 소리하는 선생님들을 만나면 참 훌륭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소리 듣고 자연 속에서 빚은 막걸리 한잔 하고 얼마나 좋아요(웃음). 한국인은 한국 밥을 먹어야 하잖아요. 지금이라도 (서양 음악에 심취하지 않도록) 잘 잡아야 해요.” ●국악은 희로애락 표현하는 삶 같은 음악 그는 이어 국악은 말 그대로 삶을 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덩실덩실 흥을 돋우는가 싶으면 한풀이를 하는, 그런 음악이 좋다고 했다. 그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하더라도 산에 오르는 것처럼 한국 음악과 함께 걸어갈 것이라며 웃었다. 조 교수는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 클라리넷을 배웠고 고등학교 때 오보에를 배울 만큼 음악을 좋아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공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2차세계대전 직후 일본에서 근무했다. 외할아버지는 진주만 공습 때 해군대위였다. 아버지는 일본에 잠시 살다가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경험이 있어 조 교수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동아시아에 대해 친근함을 갖게 됐다. 17살 때에는 일본, 20살에는 중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했다. 그래서 일본의 전통 악기 고토를 배웠고, 중국에서는 쟁과 서예를 배웠다. 그러던 중 한국의 가야금에 대한 얘기를 여러 차례 들으면서 한국행을 결심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거문고 연주자를 통해 국립국악원을 소개받았던 것이다. 가야금 병창을 배울 때에는 한글을 못 읽어 무조건 외우면서 시작했다. 특히 다스름이니, 진양조니 하는 것을 배울 때에는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아팠지만 언젠가는 좋아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꾹 참고 견뎠다. “가야금이 저의 삶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조세린 교수는… 1970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조셀린 클라크(Jocelyn Clark)이며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군인 출신이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현재 그의 아버지는 알래스카에서 변호사로, 어머니는 요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7살 때 일본에 살면서 전통 악기 고토를 배웠고 20살에는 중국에서 쟁과 서예를 익혔다. 민속음악으로 유명한 미국 웨슬리언대를 나왔으며 중국 난징대에 잠시 다니기도 했다. 그가 한국에 처음 온 것은 1992년 22살 때였다. 미국에서 거문고를 하는 한국 사람에게 소개받아 국립 국악원에서 가야금을 익히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학위 논문의 주제는 모두 국악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가야금 연주도 여러 번 했다. 그는 한국에서 이지영 서울대 교수, 지애리·강정숙 선생에게 가야금을 배웠고 지성자 선생에게는 가야금 산조를, 강은경 선생한테는 가야금 병창을 배웠다.
  • 가야금 명인 김난초에 바치는 ‘100인의 선율’

    가야금 명인 김난초에 바치는 ‘100인의 선율’

    가야금 산조의 명인 죽파 김난초(1911~1989) 선생에게 100명의 가야금 연주자들이 산조 연주를 바친다. 오는 9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고(故) 인간문화재 김죽파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이다. 죽파 선생의 제자인 인간문화재 양승희(63)와 그의 제자 100명이 꾸미는 무대다. 김죽파는 김창조(1856~1919) 선생의 손녀다. 김창조 선생은 기악독주곡이라 불리는 가야금 산조를 1891년 성립시킨 인물이다. 가야금이 가야시대부터 내려온 악기라지만 이전에는 대부분 합주곡에 쓰였거나, 독주곡이라 해봐야 3~4분 길이의 간단한 곡이 전부였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창조 선생은 40분 길이의 대곡을 손수 지은 것이다. 가야금 산조가 탄생하자 거문고, 대금, 해금, 단소, 퉁소 등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산조들이 쏟아져 나왔다. 원곡은 악보도 없고 녹음장치도 없이 구전심수(口傳心授)로 전해지다 보니, 그가 지었다는 459가락 가운데 112가락 정도가 손녀딸인 김죽파 선생을 통해 전해진 것으로 본다. 때문에 문화재청은 가야금산조와 대금산조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신청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김창조 선생의 고향인 전남 영암군에서는 기념관 설립, 생가 복원, 가야금 테마공원 설립 같은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스승이 남긴 가야금 병창과 가야금 산조는 물론, 국악계에서 가장 대중화된 레퍼토리로 꼽히는 황병기의 ‘침향무’, 황의종의 ‘25현 뱃노래’ 같은 곡까지 선보인다. 마지막에는 100명의 제자들이 나와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다 함께 연주한다. 5만~10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요즘 서울 홍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설 ‘칼의 노래’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24일 KIST 존슨강당에서 소설가 김훈씨가 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저마다 책장 속에 꽂아두었던 ‘칼의 노래’를 다시 꺼내들고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흔히 과학자는 ‘자신의 분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외골수’로 통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ST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KIST 역시 과거 명사 강연을 개최하려고 해도 무관심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KIST의 한 책임연구원은 “젊은 연구원들이 항상 실험실에만 틀어박혀서 심지어 뉴스조차 제대로 보지 않는 현실에 대한 자조 섞인 비판들이 많았다.”면서 “무식한 공돌이, 무식한 이공계라는 말을 스스로 입에 달고 살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KIST 내부에서 올해 들어 과학계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을 벤치마킹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대학들이 인문학 강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술가와 인문학자를 불러 생각을 나누자는 것이 기본적인 지향 방향이었다. 지난 3월. 첫 주자로 학문 간 융합을 의미하는 ‘통섭’을 한국사회에 처음으로 소개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연단에 섰다. 최 교수는 “수백년 동안 경제학을 연구해 왔지만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안을 내놓는 명쾌한 해법은 아직 없다.”면서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도 한 곳만 보고 달린다면 결국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에 연단에 선 정호승 시인은 연구원들이 고등학교 시절 이후에 접해본 적 없는 ‘시’를 직접 건드렸다. 시를 이해하는 기쁨을 말한 정 시인의 강연은 KIST 구성원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았다. 기획실 박한라 행정원은 “과학보다 더 딱딱하게 생각하던 시가 왜 낭만적이며, 어떻게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느끼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 후 누구누구를 강사로 만나보고 싶다는 민원들이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이 각각 5, 6, 7월에 강의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도 KIST의 인문학 탐구는 계속된다. 9월에는 김정운 명지대 심리학과 교수, 10월에는 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11월에는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12월에는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감독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문길주 KIST 원장은 “과학을 하는 연구원의 합리성에 인문학의 상상력을 결합시켜 새롭게 과학의 지평을 넓히려는 참신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빛고을서 월드뮤직 향연

    빛고을서 월드뮤직 향연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명기(名器) 과르네리 바이올린을 연주한 최초의 재즈 아티스트 레지나 카터, 미국 그래미상 후보에 3차례나 오른 라틴 밴드 티엠포 리브레(쿠바), 가야금 명인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 각 나라의 민속음악에 뿌리를 두되 대중과 접목하는 음악을 월드뮤직이라고 일컫는다면, 하나의 범주에 묶을 만한 거물들이다.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2011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는 이들을 비롯해 월드뮤직 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사흘 내내 뿌리는 빗속에서도 2만여명을 불러모았던 지난해보다 출연진 면면이 훨씬 풍성해졌다. 우선 눈에 띄는 이는 미국의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카터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물론, 아레사 프랭클린이나 로린 힐, 빌리 조엘과의 콜래버레이션(협업)으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01년 12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가 애지중지했던 과르네리를 연주해 화제를 모았다. 2003년에는 ‘파가니니: 애프터 어 드림’이란 앨범을 내놓았다. 쿠바 최고의 음악학교인 라 에나에서 음악교육을 받은 7명의 사내가 뭉친 티엠포 리브레 역시 놓치면 후회할 법하다. 2009년 ‘바흐 인 아바나’ 앨범에 바흐의 고전음악과 아프로 쿠반 리듬의 융합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을 꿈꾸는 쿠바 음악의 계승자들이다. ‘미궁’ 같은 전위적인 곡들로 가야금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 보인 황병기 교수는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터. 국내 뮤지션 중에는 민요와 판소리, 굿소리 등 전통음악을 새롭게 풀어낸 국악보컬 그룹 아나야를 주목할 만하다. 2006년 결성 이후 숱한 실전을 통해 내공을 끌어올린 이들은 지난 3월 미국에서 공식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퍼포먼스 그룹 바투카다 사운드 머신과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뮤지션 아마지그 카텝, 사하라 지역을 포괄한 북아프리카에서 인기몰이 중인 니제르 출신 오마라 목타 봄비노 등의 공연도 볼 만하다. 일정은 홈페이지(http://gjwmf.com/index1/) 참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황병기 명인과 한국의 달항아리

    [최동호 새벽을 열며] 황병기 명인과 한국의 달항아리

    지난 7일 밤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서 거행된 ‘달맞이 축제’에 다녀왔다. 젊은 연주자들이 ‘한국의 소리’를 개막 공연으로 시연했는데 푸르고 싱싱한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바이올린을 연상시키는 해금의 소리는 대금과 피리 그리고 피아노와 어우러져 독특한 음색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서 깊이와 울림을 생각하며 과연 한국의 소리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어, 지난달 중순 황병기 명인의 창작 국악 50주년 기념 ‘가야금 콘서트 달항아리’를 떠올려 보았다. 당일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내는 만석이었다. 공연은 다섯 단락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 모두가 황 명인의 창작곡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음악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곡 ‘밤의 소리’는 안윤식의 그림 ‘성재수간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한다. 나무들 사이를 바라보며 행여 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시적인 이미지를 소리로 표현한 ‘밤의 소리’는 간절함이 배어 있으면서 여백의 공간을 거느린 작품이었다. 다음 곡 ‘소엽산방’은 야사 ‘패림’에 기록된 내용을 소재로 한 것으로서 ‘낙엽을 쓰는 산방’, 다시 말하면 은자의 유유자적을 거문고 소리로 표현한 곡이다. 장중하면서도 쓸쓸하고 초연한 은자의 마음이 거칠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거문고 줄에 실려 오동나무 결의 여음을 느끼게 했다. 세 번째 곡 ‘하마단’은 비단길 저 편에 있는 이상향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국적인 정서를 불어넣어 비단결처럼 고운 소리로 울려나왔다. ‘추천사’는 서정주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서 강권순의 목소리로 가창되었는데, 서양의 가곡을 듣는 것과는 다르게 가깝고도 애절한 노래 소리는 악기 소리를 뛰어넘는 절절함이 녹아 있었다. 그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을 장식한 곡 ‘미궁’과 ‘침향무’였다. 황 명인이 가야금을 직접 연주한 ‘미궁’은 여창자 윤인숙의 극적인 목소리를 통해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아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소리이자 가장 원초적인 소리를 들려주었다. ‘미궁’은 죽음의 나락에 처한 인간의 소리이자 절규이기도 했다. 마지막 ‘침향무’는 ‘미궁’과 대조적으로 밝고 명상적이고 그러면서도 무엇인가 깊은 사유를 유발하는 곡이었다. 널리 알려져 있어 쉬울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까닭에 제대로 연주하기도 힘들고 제대로 듣기도 어려운 곡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침향무’는 가야금의 소리를 소리로 즐길 수 있는 여백이 많이 있어 청중에게는 일종의 쇄락한 기쁨을 느끼게 하는 곡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궁’의 아우성치는 곡소리가 등 뒤를 따라왔다. 음산하고 귀기 서린 높은 소리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며칠 지나자 ‘침향무’의 가야금 소리가 불러일으키는 여음이 잔잔하게 되살아나면서 ‘밤의 소리’에서 시작된 유현한 가락이 가슴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소리이며 비어 있으면서도 가득 차 있는 소리였다. 공연 당일 무대 전면을 차지하고 있던 달항아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렇구나. 그날의 공연을 기획한 황 명인의 의도가 여기에 있구나. 황 명인이 콘서트의 표제를 ‘달항아리’라고 정한 이유를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서양화가 김환기도 “나의 모든 예술은 조선의 달항아리에서 나왔다.”고 했다. 한국의 소리가 바로 달항아리에 있다고 한다면 성급한 일일까. 최근 우리 주변에 범람하는 모든 소리들이 빈 달항아리를 채우고 다시 이를 비우면서 창조적 울림을 전할 때 한국의 소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이 될 것이며 이를 예견하도록 만들어 준 것이 황병기 명인의 연주회였다. ‘달맞이 축제’에서는 물론 앞으로 누군가 한국 소리의 근원을 찾고자 한다면 이 달항아리 소리를 지향하고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닐까 한다.
  •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알바의 달인’ 정민아 “이젠 음악만 하고 싶은데...”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은 28일 사진부 사진방. 이종원 선배.
  • 쉽고 친근한 모던 발레에 빠져 볼까요

    쉽고 친근한 모던 발레에 빠져 볼까요

    국내 대표적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모던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창작 발레라는 점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네덜란드 발레의 대표주자 이리 킬리안과 해외파 허용순의 안무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을 내세운다. 성격은 조금 다른데 공통점은 있다. 고전 발레에만 익숙한 관객들을 위해 되도록이면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다. 국립발레단은 20~21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컨버댄스’(Converdance)를 선보인다.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와 댄스를 합친 말로 다른 장르와 융합된 모던 발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세 편. 지난해 김동현의 연출로 호평받았던 연극 ‘33개의 변주곡’을 보고 느낀 감정을 표현한 ‘J씨의 사랑이야기’(안무 정현옥), 피겨 선수 김연아가 나온 에어컨 광고로 친숙해진 노래 ‘싱싱싱’에서 모티프를 얻은 ‘스윙타임’(안무 안성수), 디지털을 상징하는 0·1 두 숫자로 음양의 조화를 풀어내는 ‘0 1’(안무 박화경)이다. 세 작품 모두 공연 시간은 20분 안팎이다. ‘J씨의’는 대사를 그대로 녹여 내면서 쉬운 동작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스윙타임’도 친숙한 재즈 음악을 기반으로 해서 흥겹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0 1’은 약간 철학적인 내용을 품고는 있지만, 포크송 가수 루빈이 등장해 즉석 연주를 선보이는 등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중극장 규모의 두산아트센터를 공연장으로 잡은 것도 관객들이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국립발레단은 내년에도 이런 컨셉트의 공연을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다. 내년에는 국악인 황병기와 함께 하기로 이미 ‘예약’해 놓은 상태다. 형식도 공모전 형태를 취할 방침이다. 황병기가 선곡한 3개의 곡을 두고 그 곡에 맞는 안무 후보작을 받은 뒤 선출된 안무가에게 공연을 맡길 예정이다. 2만~5만원. (02)587-6181.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 달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디스 이즈 모던 2’를 무대에 올린다. 네덜란드댄스시어터 예술감독인 이리 킬리안의 작품 ‘프티 모르’(Petite Mort·어떤 죽음), ‘제크스 탄츠’(Sechs Tanze·여섯 가지 춤)와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순의 ‘디즈 이즈 유어 라이프’(This is your life)를 선보인다. 이리 킬리안의 두 작품은 모두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과 무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프티 모르’는 2002년 한국에 한 차례 소개됐고, 1986년 초연된 ‘제크스 탄츠’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디즈 이즈 유어 라이프’는 1950년대 TV쇼처럼 만들어진 작품으로, 무대 위에서 무용수들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대사를 한다. 6월 4일 오후 4시에는 일반인에게 연습장을 공개한다. 공연 하이라이트를 보여준 뒤 문훈숙 단장이 직접 나서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본 공연 때도 공연 직전 문 단장이 10분 정도 모던 발레 감상법에 대해 설명한다. 1만~7만원. 070-7124-173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황병기 예술감독·임준희 작곡가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를 말하다

    황병기 예술감독·임준희 작곡가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를 말하다

    사계절 음악을 들으려면 꼭 비발디의 ‘사계’를 틀어야만 하나. 옛 한시에 장중한 곡을 붙인 작품은 말러의 ‘대지의 노래’뿐이던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는 이 부분을 파고든 창작 작품이다. 포인트는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가 아니라 ‘국악 칸타타’ 어부사시사라는 점이다. ‘어부사시사’는 누구나 어릴 적 교과서에서 한두편 정도는 읽어 봤을 법한 작품. 출세길보다 귀양길이 더 친숙했던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유배지 전남 보길도에서 본 어부들의 모습을 사계절 풍경 속에 담아낸 40수의 연작 시조다. 그래서 더 낯선 것은 국악 칸타타라는 형식이다. 칸타타는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성행했던 성악곡이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황병기(왼쪽·75)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곡을 쓴 임준희(오른쪽·52)씨로부터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 황병기 국악연주자 60여명, 서양악기 연주자 20여명, 합창단 20여명 등 모두 다 합해 130명이 나선다. 국악으로 할 수 있는 사상 최대 규모다. 웅장한 느낌이 들 것이다. 격조를 갖추면서도 대중적인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클래식하게 접근하더라도 낭만주의적으로, 너무 어렵지 않게 멜로디 라인을 따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130명 출연… 국악 연주 사상 최대 규모” 임준희 솔직히 고마운 주문이었다. 이번 작업은 국악, 관현악, 합창, 독창 등 모든 분야가 다 섞여 있다. 이들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문제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해 보라는 것이 선생님의 방침이었다. 황 제작도 좀 여유롭게 하도록 해 줬다. 공공기관들은 예산 회계가 1년 단위로 끊기기 때문에 통상 작품을 의뢰해도 6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안 준다. 그런데 이건 2년을 줬다. 임 맞다. 2009년 4월에 전화주셨으니 2년 정도 여유를 주신 셈이다. 원래 황 선생님을 참 좋아했는데, 이번 작업 덕분에 마침내, 처음으로 뵙게 됐다. 개인적으로 1983년 작곡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가져갔던 음반이 황 선생님의 ‘침향무’, ‘숲’ 같은 작품이었다. 서양음악을 전공했지만, 한국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어릴 적부터 생각했다. 황 ‘어부사시사’는 참 보석 같은 시조다. 이리저리 봐도 가사는 정철, 시조는 단연 윤선도다. 첫 대목이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앞 강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로 시작하는데, 난 이 구절부터 가슴이 뛴다. 힘찬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음악적으로도 그렇다. 시조 한수 한수마다 후렴구처럼 들어가 있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찌그덕 찌그덕 어이야’쯤으로 번역. 노젓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를 실제 노래에서는 다양하게 변주했다. 그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다. 임 안 그래도 전주 부분은 안개를 나타내기 위해 낮게 깔았다. 여하간 좋게 봐주시니 고맙다. 서양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수백 가지 버전이 나오지 않나. 우리 옛것도 그럴 필요가 있다. ‘어부사시사’도 이번엔 칸타타로 무대에 올려지지만, 다음에는 관현악으로, 또 다음에는 연가곡으로,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칸타타를 바탕으로 해서 관현악 편곡 작업도 하고 있다. 황 이 자리에서 처음 말하지만, 사실 작곡가를 물색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임 작곡가는 오래전부터 국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래서인지 국악적 테크닉에 익숙하다. 오페라 작곡도 해 봐서인지 웅장한 합창 같은데도 능했다. 그게 당첨된 이유다. 허허. ●“가을 대목에는 남도 뱃소리 넣어” 임 아니다. 황 선생님 덕을 많이 봤다. 가사가 옛 한문투 문장이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때 황 선생님이 참고 서적들을 주셨다. 또 해남 윤씨 문중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모두 40수 가운데 20여수를 노랫말로 만들었다. 물론 맥락에 따라 뭉치기도 하고 나누기도 했다. 윤선도의 선비적인 멋을 살려야 할 부분은 독창이나 정악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어부들의 일상이나 자연의 변화를 다룬 부분에서는 합창과 민속악적 요소를 넣었다. 특히 가을 대목에는 남도 뱃소리까지 넣어서 아주 흥겹게 만들었다. 황 안 그래도 관객들에게 앙코르 요청을 받으면 가을 부분이 딱 적당하다 싶었다. 예전에 88서울올림픽 때도 이런저런 우리 노래 가운데 뱃노래가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한 작품 더 준비하고 있다. 이것까지 올해 무대에 올리고 (예술감독) 임기를 마칠 생각이다. 2만~5만원. (02)2280-4115~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허각, 황병기와 만난다

    허각, 황병기와 만난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로 스타덤에 오른 허각(26)이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국립극단은 5일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정오의 음악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18일 오전 11시 국립국악관현악단 주최로 열리는 ‘황병기와 함께하는 정오의 음악회’ 첫 무대에 허각이 특별출연한다. 국립극장의 이 프로그램은 서구식 브런치 문화에 맞서 떡과 전통 건강 음료를 즐기면서 국악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일종의 ‘국악 브런치’ 프로그램이다. 한달에 한번씩 열린다. 허각은 이 무대에서 ‘언제나’, ‘하늘을 달린다’, ‘행복한 나를’ 등의 노래를 부른다. 허각은 “사실 그동안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으나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더 많은 국악공연을 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허각 공연에 앞서 열리는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은 새해 첫 공연인 만큼 흥겹고 웅장한 곡들로 준비됐다. 만주벌판을 내달리던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웅장한 북소리로 표현한 창작곡 ‘고구려의 혼’이 선보인다. 또 대금독주 ‘청성자진한잎’도 연주된다. 대금 퉁소 같은 관악기로 높고 고운 음을 길게 뽑은 연주라 쉬어 가는 코너가 될 수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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