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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교체론 술렁대는 민자당/지도부 잇단 거론의 뒤안

    ◎“15대공천 30%이상” 물갈이설에 긴장/“차라리 고려장 해라” 민정·공화계 반발 민자당이 술렁거리고 있다.지난 달 31일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한 당운영계획에 포함된 이른바 「물갈이론」 때문이다. 민주계인 문정수사무총장은 김대통령에게 『당조직을 오는 96년까지 3단계로 정비해 나가겠다』면서 조직 정비 기준으로 「연령과 직업」을 제시했다. 문총장은 『지금 위원장들이 96년까지 그대로 가면 지구당 위원장 가운데 50∼60대가 90.8%를 차지하게 된다』고 밝히고 출신직업에 대해서도 『관료 19.4%,기업인 18.6%,군출신 9.3%인 반면 과학기술분야 출신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문총장은 『점진적 세대 교체와 세계화·개방화의 시대적 상황과 지역정서에 부합하는 인물을 적극 발굴,당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보고했다. 김대통령도 다음날 한 일간지와의 회견에서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밝혀 물갈이론을 뒷받침했다. 물갈이론은 당내 노년층과 민정·공화계의원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이들은 드디어 창끝이 자신들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1일 정례고문회의에서 권익현·최재구고문등은 『우리더러 다 그만두라는 말이냐』면서 『문총장을 불러 이야기를 듣자』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앞서 이날 김종필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반발기류를 감지한듯 『세대라는 것이 연령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감각과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행동을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풀이했다.김대표는 2일 대구에 내려가 대구·경북출신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고문들이 「그래 우리를 다 쫓아내라」며 반발하더라』라고 당고문들의 입을 빌려 세대교체론에 제동을 걸었다. 관료·기업인·군 출신과 다선의원이 많은 민정·공화계의원들도 제15대 총선 공천 때 평소 여당의 공천교체율 30%안팎을 훨씬 넘는 교체가 이뤄질까 우려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문총장은 이 때문에 2일 저녁 대부분이 민정계인 경북출신 의원들과의 저녁모임에서 거듭된 질문에 『세대교체론은 원칙론일뿐』이라고 「해명」해야만 했다.공화계의 한 의원은 3일 『차라리 고려장을 지내라』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계는 당고문들과 민정·공화계의 반발에 대해서 마뜩치 않게 보고 있다. 민주계의 한 당직자는 『김대표가 당무보고 내용을 사전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뉘앙스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은 유감』이라고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이 당직자는 또 『평소 지역구 관리가 부실한 고문들이 제일 반발하고 있다』고 쏘아붙이고 있다. 사실 민주계가 물갈이를 일찍부터 준비해온 흔적은 많이 발견된다.민주계는 온건재야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심지어 김근태씨나 장기표씨등 진보세력의 수용에 대해서도 『그들 하기 나름』이라고 할 정도다. 그러나 민주계의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재야 운동가들을 접촉한 결과 상당수가 기대이하로 「하명」뿐이었다는 것이 민주계 한 의원의 말이다. 또 민주계안의 의견도 통일돼 있는 것 같지 않다.민주계의 장로그룹에 속하는 황락주국회부의장은 세대교체론에 대해 『젊음과 경륜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무리한 세대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민정계의 한 의원은 이날 『노전대통령이 물갈이를 시도하다 여소야대 정국을 만든 적이 있다』면서 민주계의 시도가 무리라고 빗댄 뒤 『그러나 물갈이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역시 믿을 곳은 지역구밖에 없다』면서 뒤숭숭한 당을 뒤로 하고 지역구로 떠났다.
  • 민자,“지구당위장 세대교체”/당무보고

    ◎15대총선때까지… 청·장년층 대거 영입/각종선거때 중앙당 비용지원 중단/정치개혁법 임시국회서 꼭 처리/김 대통령 민자당은 조직이 부실한 지구당을 대폭으로 정비하면서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위해 지구당위원장을 젊은 층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민자당은 또 올해 정치개혁을 마무리짓는다는 목표 아래 당조직을 돈 안드는 선거에 맞게 축소·개편하는 대신 정책기능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민자당은 31일 상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의 당운영계획을 보고했다. 민자당은 보고에서 14개 사고지구당을 2월말까지 정비하고 내년 자치단체장선거까지 2단계,96년 15대 총선까지 3단계로 부실지구당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관련,문정수사무총장은 『현재 50∼60대가 지구당위원장의 90.8%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청·장년층을 보다 많이 영입해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추진,지구당위원장의 고령화를 방지하고 당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깨끗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각종선거때 중앙당의 선거비용지원을 중지하는 한편 당내민주화 정착을 위해 시·도지부장의 자유경선을 적극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당조직축소·개편을 위해서는 현재 53명인 당무위원의 수를 줄이는 대신 경선을 거친 시·도지부장을 당무위원에 임명해 지역대표성을 높이고 7천명선인 전당대회 대의원과 1만2천명인 중앙상무위원의 수를 대폭 줄여 정예화할 계획이다. ◎당운영 쇄신 등 강조 민자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31일 『정치가 개혁되지 않는 한 다른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고 전제,『민자당은 새로운 정당문화를 창조한다는 발상으로 당체제와 운영면에서 보다 근본적인 쇄신방안을 강구해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민자당사를 방문,김종필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당무계획을 보고받고 이같이 강조한 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개혁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통합선거법등 정치개혁법안의2월 임시국회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 수도권정비법 시행령에 부처/권원용(특별기고)

    ◎건축규제 완화와 도시기능 이번에 정부가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을 대폭 손질한 조치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환영할만한 전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우선 지난 10년이상의 물리적 규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다.왜냐하면 서울시 인구집중 유발사실에 대해서는 엄격한 면적기준을 두어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시책을 펴왔으나 국가경제상 또는 안보상의 사유를 예외조항으로 인정,이른바 「힘있는」건물은 직접적인 규제를 벗어나는 사례가 많았다.말하자면 심의대상 건물이 되는 것 자체가 특례적인 상황인만큼 이들의 허가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따라서 이번의 조치처럼 건축주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고 개발압력과 민간활력을 조정한다는 성장관리방식이 보다 시장경제의 원리에도 부합된다고 여겨진다.따라서 과밀부담금이 가져올 임대료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예상하면서도 선진국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경제적 규제로의 전환은 진일보한 정책적 선택이다.더군다나 그간의 국토균형개발이 공허한 외침으로 끝난 것은 수도권의 인구집중만 억제하면 자동적으로 지방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위장된 단순논리였다.화려한 국토계획에도 불구하고 지방에 인구를 정착시킬 기반시설과 일자리 마련에 대한 투자실적이 미미했던 점으로 미루어 주무 부처가 직접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소지도 많다.특히 동북아에서 21세기 수도권이 차지할 지경학적 비중에 걸맞는 장기「비전」을 토대로 전략계획을 먼저 확정한 다음 그 집행수단으로 권역경계의 조정이나 과밀부담금의 도입이 따라야 했다.즉 통일을 대비한 장기적 포석으로 수도권내 인구와 산업의 배치방향을 구상하면서 광역교통망의 얼개와 환경용량을 감안해 「계획적 탈규제」를 시도했어야 했다. 요즘 우리나라는 온통 규제완화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계획은 곧 규제」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놓은 까닭에,정부가 마땅히 개입해야할 건축및 토지이용 분야까지도 단기적 경제논리에 밀려난다면 후손들이 비싼 대가를 치러야 될 것이다. 계획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미래의 사태를 예견하여 공간질서를 세우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민간개발을 유도하는데 그 참뜻이 있다.따라서 계획없는 수도권의 권역단순화는 산발적인 토지공급과 환경훼손,지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또한 과밀부담금이 운용과정에서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고층건물의 난립을 방조하는 「고밀도 개발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천혜의 자연조건을 자부하는 6백년 고도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나날이 망가지고 있다.앞으로 3배가량 늘어날 차량대수를 보더라도 과밀의 폐해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무역과 정보 등 첨단국제기능의 수용도 시급하지만 교통의 흐름이 원활치 못하고 도시환경의 질이 저하된다면 서울이 결코 국제경쟁력을 갖춘 고품격의 세계도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규제완화와 더불어 광역적 수도권 정비계획의 수립과 지구단위의 건물용적의 총양을 통제하는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시급하다. 수도권 공장규제의 경우 전년도 건축허가 면적을 감안하여 시·도지사가 해마다 할당을받도록 돼있는데 이는 운영상 불가능한 일이다.그 첫째이유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지자제의 실시를 앞두고 중앙정부차원의 공업입지의 총량적 통제는 분권화될 개발행정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면 오히려 기업유치를 위해 시·군·구에서 각각 호의적 조건을 내놓고 선의의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둘째,수많은 제조업종간의 특성과 차이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허가면적을 설정하다보면 절대로 공간적인 최적배분이 될리도 없을 뿐더러 시장기능을 왜곡시키거나 「프리미엄」,암거래가 생길 소지마저 있다. 향후 수도권의 존립을 좌우할 팔당상수원보호를 위해서 자연보전권역을 한강수계에 따라 유지한 점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그러나 현지주민의 희생에 대한 보상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오폐수 줄이기·감시운동 전개/내무부 올 업무보고 요지

    ◎일선기관장 현장 나가 민원해결토록/「1군1특산품」 육성… 지역경제 부축 ◇현장행정 강화=문민정부 출범 2차연도를 맞아 민과 관간의 친화감을 두텁게 하기 위해 모든 내정을 현장위주로 한다.이를 위해 일선 기관장 또는 간부공무원이 이른바 달동네,오지등에 직접나가 주민불편사항을 현장에서 해결해주는 「간부공무원 현장근무제」를 도입·시행한다. 또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 공무원들의 일반기업체 위탁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생활개혁=기초·가로·위락·풍속질서등 이른 4대질서 지키기와 「맑은물 지키기 범국민운동」을 생활개혁과제로 선정해 강력 추진한다. 특히 4대질서 지키기운동 실천을 위해 내무부를 비롯,각시·도및 시·군·구에 「생활개혁추진본부」를 설치해 추진본부별로 「현장점검반」을 운용한다.「맑은물 지키기운동」은 각종 오·폐수 줄이기운동과 함께 산업체와 가축사육농가의 오염물질 무단배출에 대한 시민감시운동을 펼친다. ◇국제화·지방화의 촉진=내무행정의 국제화와 국민의 국제화의식운동을 위해 전국 2백60개 시·군·구별로 「국제화추진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운용한다.또 공무원연수과정에 국제화관련 과목이 대폭 보강되고 말단 행정기관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한다.중앙의 업무를 자치단체에 대폭 넘겨 지방화를 촉진한다. ◇사회안정의 정착=강·절도,조직폭력,가정파괴범죄,마약등 이른바 4대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치안활동이 펼쳐진다.또 불법·폭력적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국권수호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한다.일선 각 행정기관별로 구성돼있는 「대형사고예방대책협희회」역할을 활성화시켜 대형사고에 대한 예방및 신속한 수습체제를 갖춘다. ◇지역경제의 활력증진=지역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방중소기업과 농어촌에 대한 행·재정적지원이 강화된다.특히 UR타결과 관련,농어촌경제 활성화를위해 전국 1백36개군에 2억원씩을 특별지원하고 「1군 1특산품」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킨다.지역물가는 당초 목표대로 6%선을 유지하도록 힘쓴다.
  • 「변화와 효율」 리드… 경제팀에 새활력/정 부총리 취임 한달

    ◎공공료 잇따라 오르자 여론 비등/부처반발에 감량경영 행보 “주춤”/물가·환경·노사문제 등 현안 산적 문민정부 제2기의 경제총수인 정재석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이 21일로 취임 한달을맞았다. 정부총리는 취임과 함께 파격적 언행으로 화제를 뿌리며 변화와 효율을 강조해 경제팀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김영삼대통령은 처음 정부총리에게 두가지 밀명을 주었다.첫째는 경제팀을 확실히 장악하고 둘째는 우루과이 라운드(UR)의 타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촌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경제팀 장악을 지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전임 이경식부총리가 청와대 경제비서실 및 다른 경제장관들과의 팀웍 난조로 상당한 불협화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홍재형재무·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은 정부총리가 3공의 장·차관 시절 해당 부처에서 국·과장을 지낸 연고로 위계가 뚜렷하다.새로 입각한 김양배농림수산·김우석건설·서상목보사·남재희노동부장관 등이 모두 정치인 출신이지만 정부총리의 가부장적 권위에 순응하는 편이다.적어도 아직까지는 경제팀에서 「선상반란」의 가능성은 없다. 김대통령이 강조한 농·어촌 대책 등 정책을 통한 정재석 경제팀의 컬러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새해 경제운영계획이 발표됐으나 전임자 때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공공요금의 현실화를 통해 그동안 왜곡됐던 가격구조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정부총리의 의욕이 연초부터 일부 공산품과 서비스 요금의 인상과 맞물리자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공기업 개혁을 솔선 수범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기획원의 감량경영 원칙이 대규모 기구개편 및 조직축소 방침으로 비치면서 다른 부처의 보이지 않는 반발에 부딪쳤다.취임 초 정부총리의 발빠른 행보가 주춤하는 이유이다. 한 기획원 관료는 『과거 박정희대통령의 경제스쿨에서 우등생이었던 정부총리가 이상론을 펼치다가 13년만의 재입각에 따른 시차와 두터운 현실의 벽을 깨닫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정부총리는 관록과 배짱은 정평이 나 있다.언제 무슨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지 모른다는 관측이 많다.최근『3개월만 신문에 내지 말아달라』며 언론을 피하는 것은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장고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는 언론의 눈에 띄지 않게 여러가지 「암행」을 한다.김영삼대통령과 매주 정례 독대를 통해 현안을 기탄없이 얘기한다.이회창국무총리와도 주례 회동을 한다.두사람은 인간적으로도 친하다. 당정관계도 비교적 순탄하다.취임 초 정부총리가 예상을 넘는 자신감을 보였을 때 민자당은 내심 정부의 독주를 걱정했다.그러나 정부총리가 이내 발언수위를 조절하자 「보완과 견제」 속의 균형관계를 회복했다. 그러나 정재석 경제팀의 앞길이 쾌청한 것은 아니다.물가는 여전히 오르는 추세이고 노사문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둘 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복병들이다.식수비상사태를 맞아 절실해진 획기적인 환경개선 대책도 사실상 예산의 대폭적 지원이 따라야 하는 난제이다. 정부총리의 「경제실험」이 성공하려면 스타일의 변화에 못지 않게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며,현실에 바탕을 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고언들이 많다.
  • LA의 한국인들(뉴욕에서/임춘웅칼럼)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한국여인의 처절한 모습을 담은 한장의 사진이 미국신문에도 한국신문에도 실려 있다. 지난 17일 새벽 LA에서 일어난 지진피해상황을 다룬 각국신문들의 1면 사진이다.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노스리지카운티를 중심한 LA북서부일대에는 한국인들이 5만여명이나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일대는 백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LA에서도 고급주택가에 속한다.사는 곳을 유별나게 가리는 한국인들이라 좀 여유가 있다 싶은 사람들은 좋다는 지역에 많이 모여 산다.바로 이곳이 이번 재앙의 중심지가 됐다. 2년전 4·29폭동이 발발한 사우스 센트럴지역은 LA의 대표적인 슬럼이다.가난한 한국인들이 위험을 번연히 내다보면서도 자영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 장사를 하다 모조리 불태워지고 약탈까지 당한 것이다. LA지역은 그렇지 않아도 5년간이나 가뭄에 시달려왔다.그 길고긴 가뭄에서 겨우 벗어난게 지난해 후반께였다.가뭄에 겹쳐 그동안에도 이일대는 연이은 대형산불,주택지화재사건등으로 조용할 날이없었다.바로 이곳에 이번에는 지진이 터진 것이다. LA에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일이다.LA를 중심한 남캘리포니아일대에 사는 한인수는 대략 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미국에 사는 한인총수를 1백만명으로 보면 절반가량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미국이민자의 반이 폭동에,지진에,화재에,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LA폭동 1년」을 취재하러 LA에 다시 들른 기자는 폭동때보다 더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새롭다.폭동의 상처가 예상외로 깊은 데 놀란 것이다.직접 피해를 본 1천5백여 업소중 3분의 1 가까이가 1년이 지나도록 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그보다 더큰 아픔은 이곳 한인들의 좌절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까지 앓고 있었다.폭동후 한인피해자들을 상대로 무료정신건강상담을 하고 있는 A상담치료센터의 얘기는 폭동후유증으로 정신질환상담치료를 받은 사람,교회에서 현장카운슬링을 받은 사람등을 합하면 줄잡아 4천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 온 이민자들은 꿈에 부풀고 활력에 넘쳐 있었다.한국의 화이트칼라가 어느날 미국의 불루칼라로 전락한 데서 오는 아픔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에 밤잠을 줄여가며 일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이곳 한인사회 분위기는 아주 달라져 있다. 열심히 일해도 얻은 것이 없다는 상실감,두고온 산하에서 들려오는 과장된 「봄소식」에서 받는 상대적 빈곤감으로 해서 그들의 상처는 깊어만가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잠시 들르는 「서울손님」들은 으레 거드름을 피거나 아니면 엉뚱한 동정심을 발휘하려 든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외롭다.
  • 김 대통령­환경단체대표 등 대화 요지

    ◎“환경보호는 구민·정부 모두의 몫”/환경정보 과감히 공개… 국민협조 요청/전문기술관료 등용·물정책 재수립을 김영삼대통령은 18일 하오 환동운동단체대표와 환경분야유공자등 33명을 청와대로 초청,낙동강오염사건을 비롯한 환경문제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눴다.다음은 대화요지다. ▲김대통령=낙동강오염사건이 나기전부터 여러분과 만날 계획이었는데 공교롭게 이제야 만나게 됐습니다.솔직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차준엽(45·자연보호운동가)=지난 91년 페놀사건 이후 환경처장관만 세차례 바뀌었을 뿐 실무자들은 전혀 바뀌지 않고 그대롭니다.민간단체와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통령자문기구가 발족돼야 합니다. ▲이을호(84·광록회회장)=지금의 환경문제는 인명경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재임중 인명존중정신만 확립하신다면 환경문제도 해결되리라 봅니다. ▲최렬(45·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과거 군사정부가 환경문제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환경운동을 탄압만 해와 지뢰밭이 언제 터질지 모릅니다.과거에는 치수를잘하면 훌륭한 임금이었고 산업화시대에는 용수를 잘하면 훌륭한 지도자였지만,이제는 물을 잘 보호해야(보수) 훌륭한 대통령이 됩니다.기존의 관료들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관심있는 인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권숙표(환경교육협회회장)=물관리를 한부처에 전담시키면 다른 부처는 무관심하게 마련입니다.낙동강물이 깨끗해지려면 20년이 걸려야 하고 전부처가 나서서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합니다. ○관료들 사고 바꿔야 ▲김상종(42·서울대미생물학과교수)=관료들의 무책임·무사안일이 바뀌지 않으면 이번 대책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페놀사건 이후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실무자들은 오히려 승진만 했습니다.지난해 여름 서울시 수돗물이 오염됐다는 연구결과를 관료들이 묵살함으로써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습니다.이번 낙동강오염파동이 났을 때도 부산지방환경공무원들은 기원에 모여 화투를 치고 있었습니다.환경처는 역대로 법대출신들이 운영해왔는데 전문기술관료를 등용해 기존시설부터 제대로 가동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장원(37·대전대환경공학과교수)=새정부들어 규제완화를 명분으로 환경정책은 오히려 후퇴했습니다.새로운 사고를 가진 인재를 등용하고 환경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물관리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합니다. ▲서경석(46·경실련사무총장)=신경제5개년계획과 국토개발계획을 환경보호측면에서 전면재검토해야 합니다.공무원에게 맡겨만 놓아서는 안됩니다.민관합동으로 타스크포스를 만들어 환경정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장을병(61·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김대통령이 민주화운동의 선두에 섰던 것처럼 환경보호운동에도 앞장서주십시오. ▲김천주(61·주부클럽연합회장)=주부들이 쓰레기를 분리해두어도 당국에서 한꺼번에 수거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정부에서 솔직히 환경실상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면 국민들은 시간제 급수를 한다고 해도 따를 것입니다. ▲조혜자(60·한국부인회환경분과위원장)=자원재활용도 중요하지만 자원절약이 더 중요합니다.물오염의 가장 큰 주범은 골프장입니다.음료수용기도 종이팩에서 모두 유리병으로 바꿔야 합니다. ▲강문규(63·YWCA연맹사무총장)=정부가 갖고 있는 환경정보를 대담하게 공개해 국민에 대한 교육자료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도갑수(49·한국폐기물학회부회장)=앞으로 경제에 있어서도 환경생산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오세창(52·대구대지리학과교수)=낙동강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금호강의 오염원인은 영천에 댐을 막아 하루 30만t을 포항제철에 보내고 4만t만 흘러내리게 하기 때문입니다.금호강물만 제대로 흘러내려도 낙동강을 살릴 수 있습니다. ○환경처 지위 격상을 ▲장준영(전국환경관리인연합회장)=선거공약대로 환경처를 부·원으로 승격시키고 청와대에 환경보좌관을 신설했으면 합니다. ▲김대통령=32년동안의 군사정권이 남긴 오물을 모두 이어받아 청소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입니다.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국민 모두가 녹색운동의 감시자가 돼야 합니다. 수도요금납부거부운동은 안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오히려 수도요금을 더 올려서라도 환경에 더 투자를 하라고 요구하는 게 어떨까요.정부와 국민 모두가 내탓이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 YS의 새벽조깅 예찬론(청와대)

    김영삼대통령에게 조깅은 하나의 「신앙」처럼 느껴진다. 그는 매일 아침 5시,새벽을 가르고 달리는 것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흠뻑 젖은 땀에서 생의 즐거움을 느끼고,그 즐거움을 바탕으로 『천하가 나의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는 모양이다. 김대통령의 정책은 언제나 결단으로 포장된다.이런 결단이나,끝간데 없이 밀어붙이는 투지는 30년을 계속한 조깅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조깅에서 투지를 얻고,다시 투지로 조깅을 계속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8일 아침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했다.이 기회에 그는 선수 4백명과 함께 달린 뒤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조깅철학」의 일단을 피력했다. 『나는 조깅을 30년째 하고 있다.하루도 빠짐 없이 조깅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결심하고,이것을 하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하고 결심해서 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아침에 조깅을 하고 나면 상쾌하다』면서 『그 상쾌한 기분으로 일을 풀어나간다』고 조깅예찬론을 폈다.그는 또 『땀에 흠뻑 젖은 몸에 샤워를하고나면 천하를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그런 생각으로 일을 하면 무엇이든 풀리지 않는 것이 없다』고 자랑했다. 한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늘 상쾌하고 맑은 정신으로 국정을 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선거에서 그런 지도자를 뽑은 유권자들에게는 축복이 된다.그런 상쾌하고 맑은 정신을 조깅으로 얻고 있다는 것이 대통령 스스로의 실토다. 태릉선수촌에서 김대통령이 보인 체력은 30대의 그것과 다름 없었다.김대통령은 이날 4백m트랙을 11바퀴나 돌았다.꼭 30분이 걸렸다.연초 시중에는 대통령이 너무 무리하게 조깅을 하다 다리에 이상이 생겼다는 루머가 돌았었다.정치권과 증시에 나돈 이런 헛소문을 불식이라도 하려는듯 다른 때보다 더 넘치는 힘을 과시했다. 김대통령이 10바퀴를 돌았을 때 함께 달리던 일행들은 『이젠 다 뛰었구나』하고 가쁜 숨을 내쉬려 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은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속력을 더 내며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뒤를 따르던 여자선수들 입에서 『아이고,왜 이러시나』하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운동장 안에서 다른 운동을 하면서 이를 지켜보던 남자선수들 입에서도 『우와』하는 놀람의 탄성이 터져나왔다.김대통령은 2백m가량을 거의 전력질주하다 조깅을 끝냈다. 김대통령은 고정멤버가 아닌 사람들이 조깅을 함께 할 때면 이런식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를 좋아한다.평소에 조깅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따라오려다 허덕거리는 것을 보고 놀리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젊은 사람이 이것도 못뛰고 허덕대서야 무슨 큰일을 하느냐』는 것이다. 대통령과 늘 함께 뛰는 주치의 고창순박사의 자리는 대통령의 바로 뒤다.대통령의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호흡상태를 관찰,조깅의 계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청와대로 들어온 뒤 고박사가 속력을 늦추도록 요청한 적이 두어번 있었다고 한다.대통령의 몸에 이상이 생겨서가 아니었다.전날 마신 술탓으로 주치의의 숨이 가쁘기 때문이었다. 고박사는 대통령의 조깅과 건강상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항간에는 대통령이 연세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와 거리를 달린다고 이야기하지만 대통령에게는 현재의 속도와 거리가 적당하다.내가 날마다 따라다니고 있는 것은 대통령의 몸에 이상이 생길까봐서이다.만의 하나라도 무리라고 생각하면 내가 가장 먼저 속도나 거리를 줄이도록 건의할 것이다』 김대통령은 조깅을 같이 한 사람들을 의형제쯤으로 생각한다.김대통령은 태릉에서의 조깅이 끝난 뒤 같이 땀을 흘리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는 『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이 땀을 흘리면서 함께 정을 나누는 것』이라면서 클린턴과 조깅회동을 통해 친구처럼 된 것을 예로 들었다. 김대통령은 『세상에서 땀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잘못사는 것』이라고 조깅을 통해 땀을 흘리는 의미를 강조한다.조깅으로 끊임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흘리는 땀의 양만큼 국정운영의 활력을 충전하고 있다. 매일 아침 5시 김대통령은 조깅으로 한국의 아침을 열고 있다.
  • 이영덕 통일부총리(신춘정가/주역들의 행보는…:8)

    ◎남북문제 실질접근의 깃발 올린다/“자유·인간존엄성 보장”/통일상 제시/간부들과 자유토론… 조직에 새바람 『공무원들이 너무 검정색,감색 양복만 입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때로는 자유롭게 콤비도 입는 게 보기에 좋을 것 같다』 이영덕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지난 연말 취임후 통일원직원들과의 상견례에서 던진 첫 주문이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격식보다는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중시하는 이부총리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해 들어 지난 4일 수유리 통일연수원에서 열린 심야 통일정책토론회에서도 이부총리의 이같은 면모를 엿보였다.이부총리 발의로 3급 이상 통일원간부 전원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이름부터 이색적인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이었다.브레인 스토밍은 「두뇌에 폭풍이 몰아치듯 떠오르는 즉석 아이디어를 거리낌없이 제기하는 회의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난상토론」정도로 옮길 수 있다. 이날 이부총리는 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상석에 마련된 자리를 가리키며『이러면 브레인 스토밍이 안된다』며 부총리석을 물리치고 참석자들 사이에 끼여앉았다.이렇게해서 조성된 자유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통일정책과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안 등 남북문제 전분야에 걸쳐 공식석상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취임초에 이부총리가 보여준 이같은 행보는 통일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수순일 수도 있다.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 이부총리는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출신 답게 외모에서부터 온화한 이미지를 풍긴다.그러나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원칙주의자」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그러한 성향은 앞으로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서로서의 통일원의 위상 재정립이나 남북관계에 고스란히 투영될 전망이다.특히 지난 5일 통일원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도 제기되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향후 통일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자유와 복지,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민족구성원에게 보장되는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분명한통일국가상을 제시했다.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대화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대화원칙을 천명했다. 그의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켰다.이같은 소신에 갈채를 보내는 여론이 우세하긴 했으나 『인권문제 등 북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경우 핵문제 등 현안 해결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부총리는 그의 이같은 발언이 통일정책의 보수회귀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한다.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한 1차적 목적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이산가족의 상봉에 북측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고 『북한이 싫어한다고 해서 이를 거론하지 않는 것은 도덕불감증』이라는 것이다.때문에 자신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인도주의자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통성이 약했던 지난 정권 때처럼 모양내기식 남북대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이는 국내문제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남북정상회담 등에 지나치게 집착한 지난 정권의 대북접근양식이 북한의 대화버릇만 고약하게 만들었다는 자성론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 경제안정이 국가경쟁력이다(사설)

    정부가 발표한 94년도 경제운영계획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이후 국가적 현안과제인 경쟁력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올해 운영계획은 정책과제를 구체화시키고 있고 안정보다는 성장중시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 같다.올해 운영계획은 농어촌대책·기업환경개선·사회간접자본확충·국제화에 대비한 제도개혁·물가안정 등으로 시책을 집약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운영계획의 첫번째 중점시책이 안정기조정착인데 비해 올해는 중점시책 5가지 가운데 4가지가 성장을 위한 경쟁력강화에 속하고 나머지 1개만이 안정을 위한 시책이다.경제운영의 중점목표를 경쟁력강화에 둔 것은 경제사회에 활력을 되살리고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실제로 UR협상타결로 국제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정부 경제운영계획 역시 획기적인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그 점에서 올해 경제운영계획의 거시적 방향은 현안과제를 밀도있게 집약한 것으로 평가된다.농어촌은 UR협상타결로 가장 피해가 심한 부문이어서 정부가 올해 운영계획에서 첫번째 과제로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기업환경개선과 국제화를 위한 제도개혁 또한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선택이다. 무한경쟁시대 우리기업이 생존할 수 있으려면 탈규제의 경제행정이 필요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사업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또한 당면과제인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민간기업의 자율성제고가 필수적이다.그러나 그것은 개방을 통한 자율경쟁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연초 물가정책의 자율화가 각종 가격인상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이같은 과도기적인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올해 중점시책의 이면에 있는 과제이다. 개방화를 통한 무한경쟁이 정착되면 담합에 의한 물가인상과 같은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그래서 정부는 경쟁촉진정책이 정착되기 전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물가문제뿐이 아니고 임금문제도 그렇다.정부는 올해부터 노사협상을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정책은 바람직한 방향이다.사용자와 근로자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여 노사협상의 관행으로 정착시켜나가느냐가 관심의 대상이다. 앞으로 보호에서 개방,규제에서 탈규제,정부의존에서 자율 등으로의 경제운영계획변화를 민간기업이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느냐가 국가경쟁력강화의 중대한 함수이다.자칫 잘못하면 자율이 경제의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그러므로 개방과 자율경쟁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정부의 거시정책운용의 경우 안정을 바탕에 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안정은 그자체가 경제체질의 강화라는 경쟁제고력도 갖고 있다.경쟁력강화를 위한 자율과 안정의 조화있는 배합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겠다.
  • 규제완화 실무총책 정해주/상공자원부 기획관리실장

    ◎“기업족쇄 풀어 경쟁력 부축”/부처 이기주의 극복해야 실효 정부에 몸담은 고위 공직자들 사이에 「규제완화」라는 말이 유행이다.그러나 기업들은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고 냉소한다.기존의 관행 및 해당 부처의 소극적 태도로 완화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규제완화의 실무총책인 상공자원부 정해주 기획관리실장은 『「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가」라는 소극적 시각에서 벗어나 「왜 규제가 존재해야 하나」라는 적극적 사고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개혁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했다. 『작년 6월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70여개 법령에 있는 창업절차와 검사제도,의무고용 등의 규제를 완화한 바 있습니다만 아직도 멀었습니다.국토이용관리법이나 도시계획법,외환관리법 등 1천5백여 경제관련 법령에 있는 인·허가와 등록·신고·금융·토지·노무·통관·하역·환경·유통·안전·보건·위생·표준규격 등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기업활력을 부축해야 해요』 그는 『생산요소인 돈값 땅값 품삯 물류비가 모두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까지 기업활동에 족쇄를 채움으로써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규제완화는 올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특별법으로 완화해야 합니까. 『개별 법령의 한 두가지 규제를 풀려고 해도 관계부처 협의와 차관·장관회의,국무회의,국회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그만큼 시간이 길어지지요.각 부처도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때문에 특별법으로 해결해야 신속성과 효율성이 있습니다.예컨대 간호사·조리사·소방안전관리사 등의 법정의무 고용을 고치려면 소방법 등 여러 법을 손대야 하지만 특별법을 고치면 단칼에 풀 수 있습니다』 ­개별 부처의 반발이 심한 경우도 있을 텐데요. 『가능성이야 있지요.그래서 개혁차원에서 추진해야 합니다.상공자원부도 이미 유통·무역·공장배치·에너지 등과 관련,2백개 과제를 뽑아 개선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세부 추진계획은 어떻습니까. 『상반기에 1천5백여개 경제관련 법령을 점검,문제가 있는 조항은특별법 개정을 통해 풀 계획입니다.2월 말까지 학계·업계·연구기관·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경쟁을 제약하는 규제는 경쟁을 촉진하는 쪽으로 고치겠습니다.나머지 비경제관련 법령의 규제완화는 하반기에 추진하겠습니다』
  • 「비경제」 규제 1,600개 연내 개폐

    ◎경제규제 1,500개 완화와 별도 추진/법제정때 새규제 안되게 사전심의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가 다음 달부터 강도높게 추진된다. 정부는 경제의 활력회복을 위해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경감이 절실하다고 보고 경제관련 법령 1천5백개 외에 1천6백개의 비경제 관련 법과 시행령,시행규칙도 전면 재검토해 개별법의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1천5백여개 경제관련 법령의 규제완화는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상반기에,비경제관련 법령의 규제완화는 하반기에 각각 추진된다. 이와 관련,정부부처 중에서는 상공자원부가 회비나 수수료 징수를 위해 운영해온 무역업 등록이나 수출추천제 등 무역부문과 유통 및 공장입지 등의 분야에서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과도한 규제,이미 목적이 달성된 규제 등 2백개 개선과제를 뽑아 다음 달까지 완화방안을 마련한다. 상공자원부 정해주 기획관리실장은 『기업활동 규제완화 심의위원회(위원장 서원우 서울대 법대학장)가 1천5백여개 경제관련 법령을 점검,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상공행정상 문제가 되는 규제를 솔선해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새로운 규제가 생기지 않게 새 법을 만들 때는 반드시 규제완화 심의위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하고 심의위가 기존 규제의 존치여부도 심의,해당부처에 완화를 촉구하는 조항도 특별법 개정때 넣기로 했다.심의위가 불필요하다고 판정한 규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해당 부처가 풀어야 하는 「옴브즈맨 성격」의 권한이 위원회에 부여되는 셈이다. 심의위의 이같은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9명인 심의위원단에 경제기획원 등 정부부처 1급 4명과 민간 전문가 4명을 추가하고 전경련과 상의에 설치된 「기업애로 신고센터」도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무협,경영자총협회에도 확대,설치하기로 했다.심의위도 장기적으로는 독립 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 “물가안정 바탕,경제활성화 온 힘”/정재석부총리 신년인터뷰

    ◎규제 완화·농촌대책 최우선… 노사안정이 열쇠 취임이래 소신 있는 발언과 파격적 행동으로 일약 뉴스메이커가 된 정재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요즘 들어 말을 잊었다.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다.밤잠을 제대로 못 자 55㎏선을 유지하던 몸무게가 다소 줄었다.기자들과 만나는 일도 뜸해지고 유머도 자연 줄었다. 이같은 변화에는 64세라는 나이에 부총리로서 여러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바쁜 일정도 한몫을 했다.잠이 모자란다고 한다.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새해 벽두부터 강하게 기획원을 강타한 「물가상승 태풍」에 있는 것 같다. 지난 연말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왜곡됐던 가격및 유통구조를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던 정부총리는 7일 인터뷰에서 『물론 공공요금의 현실화는 다른 물가에 미치는 심리적 파급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지나친 공공요금의 억제로 서비스의 질적저하와 가격구조의 왜곡,그리고 물류비용의 증가에 따른 경쟁력약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민영화에 확대 그러나 공공요금의 과감한 현실화 정책의 파장으로 아무 상관없는 다른 물가까지 들먹이는 것을 의식한 듯 『앞으로 공공요금의 조정은 공기업 경영진단 등을 통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며,근원적으로 민영화의 확대로 공기업의 범위를 좁혀 나갈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물가에 대한 자신감을 갖던 정부총리가 정초의 「인상태풍」에 다소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물가안정과 노사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그동안 생산성 향상을 넘는 높은 임금상승이 경쟁력 약화의 주요인 중의 하나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죠.노사안정이야 말로 올 경제운영의 관건입니다.개방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지금 국가경쟁력의 확충을 위해서는 노사 모두가 이에 부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이제는 소극적인 분규건수의 감소보다는 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수 있도록 노사관계의 질적 발전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성 향상 긴요 당초 공공요금을 비롯한 가격인상 요인이 있으면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그가 안정보다는 성장에 비중을 두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의 규제적·경직적 요소를 없애 경제활동에 창의와 활력을 살려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먼저 정부안의 딱딱하고 경직적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이 꼭 필요하고 두가지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바로 「정책 운용의 묘」라고 생각한다』며 『올해의 경제운영에서도 물가안정의 기틀을 계속 다져가면서 경제활동의 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부총리는 올 3대 정책목표로 행정규제 완화와 공기업 민영화 확대,농어촌 정책을 꼽았다.특히 『이제까지 주로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소극적 보호론이 주종을 이룬 농어촌 문제는 앞으로 적극적 공격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에 훈훈한 바람” 지난 79년 기획원 차관 시절 공공요금을 일시에 현실화,그 다음해 소비자물가가 50%정도 뛰게 한 정부총리는 80년대 초반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이룬 물가안정은 사실상 그때 기반이 조성됐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올들어 공공요금의 잇단 인상에 대한 책임과 비난이 자신과 기획원에 쏠리는 것이 다소 서운한 눈치이다.이미 연초에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이 예정돼 있었고,과거에는 연말에 물가를 올려 새해에는 물가부담이 적도록 하는 정책을 써왔으나 올해에는 연초에 물가가 올라 한해 내내 부담을 지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옳은 일이라면 눈치를 보지 않고 밀어붙이던 김학렬 전부총리와 신현확 전총리를 존경하는 정부총리는 이날 하오 새해 경제운영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는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그의 새해 좌우명은 「경제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 김영삼 대통령 회견문 요지

    저는 새해의 국정목표를 「국가경쟁력의 강화」에 두고자 합니다.이와 같은 국정목표를 설정하면서 전반적인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국제화와 미래지향을 가로막는 권위주의와 부정부패를 지속적으로 청산해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이 변화해야 합니다.지난날과 같은 정치행태로는 무한경쟁시대를 헤쳐나갈 수가 없습니다.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는 실사구시,이용후생의 정치가 소망스럽습니다.정책대결,대안경쟁이 중심이 되는 정치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깨끗한 정치,돈 안쓰는 정치를 확고히 정착시켜야 합니다.저는 빠른 시일내에 정치개혁 관련법안이 매듭지어 지기를 기대합니다. 둘째,「신경제5개년계획」의 착실한 추진을 통하여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이를 위하여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민간자본이 적극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아울러 지역간 발전의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시정하겠습니다.이것은 저의 오래된 의지요,결의입니다. 새해에는 보다 과감한 과학기술 진흥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활력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임금을 안정시키고 금리와 땅값을 더 낮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농산물시장 개방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농어민과 농어촌,농수산업 문제에 대처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올해안에 농어촌 경쟁력 강화를위한 특별세를 신설해서 매년 1조5천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고,앞으로 10년간 이를 농어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넷째,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교육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정부는 과학교육의 내실을 다지고,산업현장의 인력수요에 부응하는 직업교육·기술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취포이 내실을 다지고,산업현장의 인력수요에 부응하는 직업교육·기술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째,사회 전반의 국제화의 세계화를 위해 대담한 시책을 펴 나가겠습니다. 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지구상의 어디라도달려 갈 것입니다. 여섯째,올해에 저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남북관계 개선의 토대를 닦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다행히 북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금명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우리 군의 개혁과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어떠한 도발도 막아낼수 있는 안보태세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인 여러분은 보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그리고 시장개발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저는 올해를 노사분규가 없는 한 해로 만들 것을 노·사 양측에 제의하고자 합니다. 농어민 여러분은 지금부터 세계화,개방화의 높은 파도를 헤쳐 나가는데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90만 공직자들은 무사안일과 적당주의의 자세를 버리고 변화와 개혁의 일선에 서 주시기 바랍니다.저는 공무원보수 현실화 4개년계획을 세워 97년까지 국영기업체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킬 것입니다.
  • 경제분야/한은 중립화로 발권·행정 분리를(개혁2차연도의 과제:3)

    ◎경제 스스로 구르게 정부 서비스 강화/농촌구조개선 청사진 제시… 즉각 실천 경제시련이 안밖으로 겹치고 있다.밖으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에 따라 세계경제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안으로 농업기반이 붕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사정과 개혁한파에 생산과 투자활동이 무기력증을 보이고 있다.정말로 우리경제는 다시 분연히 일어서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영원한 낙오자가 될 불안한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과감한 농촌구조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즉각 실천에 옮겨야 한다.따라서 농민들로 하여금 농촌을 새로운 마음으로 지킬수 있게 해야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경부고속전철과 영종도 신공항건설등 불요불급한 국책사업을 줄이고 예산을 농촌구조개선에 활용하는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한편 농업만 가지고 농촌을 지키기 어렵다.아무리 현대식으로 농촌구조를 개선한다 할지라도 농산물에서 오는 소득은 한계가 있다.따라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대도시 중심의 산업발전을 전국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경제발전의 분산정책이 필요하다. UR타결이후 세계경제는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섰다.그러나 우리경제는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내부개혁이 없이는 국제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러한 맥락에서 정부가 윗물맑게 하기 차원에서 추진한 공직자 재산공개는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과감한 조치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또한 정부가 정치적 압력을 배제하고 강력한 의지로 실시한 금융실명제는 모든 경제거래를 투명화함으로써 경제가 비리구조에서 벗어나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본장치가 되었다.그러나 정부의 이와같은 개혁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미래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연간 6%선에 이르는 물가의 불안속에서 설비투자가 10%이상 감소하는등 구조적 스태그플레이션의 난관을 맞고 있다. 개혁이 경제활력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주요 이유는 경제운영을 관장하는 행정체제의 개혁이 결여됐기 때문이다.공직자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표면적으로 비리행태를 금지시키는 강제조치로 볼 수 있다. ○돈 배분 권한 독립을 따라서 경제활력 보다는 불안을 가중시킨다.진정한 개혁의 효과는 내면적 변화를 수반할때 한해서 나타난다.이런 견지에서 향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정부내부의 관료주의 불식이다.경제를 지배하는 관료주의가 불식되지 않는 한 경제가 숨을 제대로 쉴수 없다.행정규제 완화 같은 피상적인 조치는 아무리 강력하게 추진해도 소용이 없다.모든 조치가 제2의 자기합리화 시도로 끝날 뿐이다.결국 창의와 자율이 우리경제의 국제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때,정부는 경제를 직접 관장하는 통제체제로서가 아니라 경제가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서비스체제로서 행정의 구조적 개혁이 있어야 한다. 경제에 활력을 주기 위한 행정개혁에 있어서 전제조건으로 충족돼야 할 것이 돈과 행정권력의 분리이다.아무리 전문적인 서비스체제 형태로 개편되어 운영된다 할지라도 행정조직은 돈을 마음대로 발행하고 배분하는 권한이 주어지는 한 정치권력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먹이사슬 형태로 계급화될 수 밖에 없다.이렇게 되면 경제는 기득권층을 위한 인질로 다시 희생될수 있다. ○안정성장 기반 마련 이런 견지에서 제2의 경제개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의 중립화이다.중앙은행은 인체의 심장에 비유된다.중앙은행이 행정권력의 지배수단으로 이용될 경우 국민경제는 관료주의 희생물로 전락한다.따라서 중앙은행의 중립화는 돈과 행정권력을 분리하고 우리경제가 건전하고 균형적인 발전을 하기위한 경제개혁이 필수조건이 된다. 새해들어 물가불안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신경제 1백일 계획,금융실명제실시,금리자유화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로 풀린 돈이 올들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여기에 공공요금의 무더기인상이 줄을 이어있고 자본자유화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입이 대거 예정돼 있어 물가불안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것 같다.현상태에서 물가불안이 악화되면 경제개혁은 실종된다. 그리고 경제는 기력을 잃고 주저앉는다.정말로 물가불안을 억제하고 안정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장치로서 중앙은행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
  • 10대그룹이 보는 새해 경제

    ◎UR타결 영향… 수출 늘고 내수 획복/엔고로 가전·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기업활동 규제 완화로 투자 크게 촉진/과당경쟁이 자원 낭비·소비 부추길듯/개방 가속화로 금융시장 불안정 조짐/세계 경제질서 개편… 기술·품질 경쟁력 확보 최대 과제 새해에도 사회전반에 걸쳐 계속 추진될 개혁과 국제화 분위기 속에 우루과이 라운드(UR)타결로 세계 무역환경이 급변할 전망이다.이같은 여건에서 기업들에는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경영전략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무한 경쟁시대에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시 뛰기 시작한 삼성.현대.럭키금성 등 10대 그룹의 새해 경제전망을 알아본다. ▷삼성◁ ○선진국 경기 회복 새해에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UR타결에 따른 세계교역환경의 개선으로 교역신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엔화의 대미달러 환율도 일본의 국제수지흑자 지속으로 강세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새로운 교역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관위주로 묶어왔던 각종 규제및제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이에 따라 국제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민간부문의 확기가 기대된다. 이러한 대내외여건 개선에 힘입어 내년도 국내경제는 금년보다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일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년간 지속된 고비용,저효율의 경제구조가 쉽게 개선되기 어렵고 지난 2년간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게 약회된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따라 새해 경제성장은 금년의 4%대에서 소폭 개선된 5.5%에 그칠것으로 예상되어 신규노동력 흡수를 위해 필요한 적정성장률 7%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그룹◁ ○하반기부터 고성장 93년 3/4분기부터 활기를 보이기 시작한 우리나라 경제는 94년에 들어와서도 그 기조가 지속되어 전반적으로 밝은 전망이 예상된다. 대외경제측면에서 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회복추세와 UR타결로 인한 수출여건의 호조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수출신장이 기대됨에 따라 무역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UR협상 발효를 계기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제도개혁 등 경제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저성장 추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실명제 이후 풀린 통화증발,자본시장을 통항 외자유입,공공요금의 현실화,공공투자로 인한 재정지출의 확대 등은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즉 94년 경제는 성장측면에서 93년보다 다소 회복되겠지만 물가측면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경상수지 흑자 예상 새해경제는 완만한 회복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UR협상의 타결로 농업의 피해가 불가피해질 것이지만 제조업과 수출쪽에서 많은 이득이 예상돼 새해부터 투자활성화나 기술개발이 촉진되고 세계경제의 호전에 힘입어 국제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외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경제의 회복세 지속및 일본·독일의 경기회복에 따라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교역신장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에따라 우리나라의 수출도 크게 늘어나고 내수 또한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 경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감소와 경기호전 기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돼 올해보다 상당폭 신장,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동안 억제돼온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국제원자재 가격상승,임금인상등 물가상승요인이 작용해 물가상승폭은 상당히 커질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의 경우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입증가율이 높아지겠지만 엔고와 중화학공업의 수출호조에 따라 수출증가율도 크게 신장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균형을 이루거나 흑자기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럭키금성◁ ○교역 신장률 높아져 내년도 세계경제는 선진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최근 10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인 3%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미국은 올해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EC 일본경제도 내년도 중반을 고비로 침체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며,개도국 가운데 중국·ASEAN·아시아 NIES 등 동아시아 경제는 내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보인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UR협상의 타결 등에 힘입어 세계교역 신장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세계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우리경제도 반도체·가전·자동차·조선 등의 자본집약적인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내수의 완만한 확대와 설비투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경제성장률이 6.8% 내외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반기부터는 경상수지 흑자,해외자본 유입 등으로 원화절상 압력이 예상돼 이에 정부 및 재계의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들로서는 EC통합,NAFTA기준,UR협상 타결 등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기술,품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선경◁ 올해 우리경제의 대외 여건은 「신3저현상」으로 크게 나쁘지않음에도 국내경제가 크게 호전되지 못했다.원인은 역시 국내 요인에서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그렇다면 국내의 장애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국제 경쟁력의 약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정부의 강도 높은 개혁추진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 사실상 투자를 실행헤 옮기기는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일단 올해 금융실명제의 실시 등으로 중요한 개혁정책들이 대체로 마무리됨과 동시에 경제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해 불확실성의 측면에서 보면 올해보다는 크게 호전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재계와 정부가 국제경쟁력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내년에는 대체로 국내여건들이 호전되면서 그동안 부진을 보였던 투자부분도 점차 활발해져 경기회복의 국면으로 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그룹◁ ○성장 잠재력 확충 내년도 한국경제는 국민총생산의 3분의2에 달하는 민간부문의 소비 위축과 실명제후 자금흐름의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투자부진 영향으로 올해보다 다소 개선되는데 그치리라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나 내년 한해가 환경변화에 따르는 경제활동의 역동성이 그 어느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기대 이상의 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경기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특히 대외거래에 있어서는 미·일 등 선진국 경기가 소폭이나마 호전되고 있고 엔고에 따른 가격경쟁력 회복세 지속이 수출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데다,세계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키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돼온 개발·생산·판매·금융 등 총체적 경영요소의 폭넓은 해외이전 성과가 본격화되면 우리경제에 상당한 활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부가 최근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하 사회간접시설 확충 등 공급자측 애로요인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듯이 공공부문의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단기간의 경기부양 효과 뿐 아니라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내년도 경제환경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와 상호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환경문제가 본격화될 것이 확실시 돼 구조조정기에 있는 우리산업의 경쟁체질로는 위기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별부심 가속화 UR타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칠 내년도 경제는 내수시장도 외국기업과 무한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수출이 호조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산업별 부심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년도 경제성장은 그동안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되던 설비투자부진의 세계 경기회복의 가시화,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으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6.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예상된다. 내년도 물가는 약 5.7%의 상승이 예상되는데,이는 공공요금 인상 러시와 풍부한 시중부동자금,그리고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출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며 무역수지는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또 증시외국자금 유입등 금융시장의 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금리자유화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금리는 연초까지는 하락 안정세를 보이다가 투자증가로 상승할 것이 예상된다. ▷기아◁ ○국제 교역환경 개선 새해의 우리경제는 자율화·국제화의 과정 속에서 몇가지 불안요인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수출 증대와 내수 회복을 기반으로 하여 비교적 순조로운 성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 경제회복을 주도하는 요인은 수출과 투자가 될 것이다.먼저 수출의 경우 중화학공업제품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지속할 것이다.이는 UR협상의 타결로 쌍무적 통상압력이 완화되는 등 국제교역환경이 다소 개선되고 엔고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선진국 경기도 완만하나마 93년 보다는 회복될 것으로 보여 우리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해의 경제 전망에 있어서 불안요인은 먼저 물가에 있다.새해에 소비자물가는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전책 지속에도 불구하고 특소세 인상과 각종 공공요금 인상,93년 농산물 작황 부진의 여파 등으로 인해 93년의 예상치인 5.4%에서 5.8%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불안요인은 국제화·자율화의 진행과정에서 파생되는 어려움인데,특히 국내 시장의 개방 확대는 많은 한계기업들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화는 자칫 과당경쟁으로 인한 기업과 국가의 자원 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 ○경제6.5% 성장 내년에도 정부가 경기대응책보다는 정치·경제의 개혁에 치중한다면 경제사회의 전반적인 경색분위기가 이어져 소비와 투자부진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5%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실업으로서 고용사정이 올해보다 더욱 악화되어 실업률은 3.4%로 높아지고,실업자 증가는 금년의 9만4천명보다 더욱 늘어난 12만9천명에 이르러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비리척결형 개혁은 일단락하고 경제의 효율성과 활력회복을 위한 개혁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과도한 개혁으로 인한 투자억제요인은 상당히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부가 경기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금융환경이 호전되며 기업의 투자마인가 회복되는 경우 내년도 우리경제는 국내수요 특히 투자의 회복에 힘입어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 ○치열한 경쟁력 불가피 94년도 우리경제는 금융실명제 정착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기업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특히 사회간접자본 확충 정책에 따른 건설경기의 회복 등에힘입어 93년보다 2% 높은 6%선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연초 공공요금 인상,유류특소세 인상,금융실명제 이후 퇴장된 화폐유출의 물가상승요인 및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6%에 가까운 물가인상이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개도국 수입수요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선진국 경기의 지속적인 회복과 엔화의 강세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가전제품·반도체·정밀기계 등의 수출신장이 기대됨.또한 수입은 설비투자 회복으로 자본재 수입의 증가와 수출회복에 의한 수출용 원자재 수입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경제환경하에서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은 93년보다 다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나 UR타결에 따른 세계 신경제 질서가 형성되면서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외국기업 상품과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 남북관계 새기류/최상룡 고려대교수/한완상 전통일부총리/전문가대담

    평화통일을 향한 우리의 진지한 남북대화노력은 지난해 북한핵의혹이라는 걸림돌때문에 커다란 좌절을 겪었다.한반도 정세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를 맞아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인지,그리고 이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과 최상용교수(고려대)의 대담을 통해 조망해본다. ◎통일 예상밖 빨리올 가능성/「열린 민족주의」로 북동참 유도/교류확대 거쳐 남북연합 진입/북측 다양한 체제고수 전술에 구체대응책 강구를/평양 개방물결 거역 못한다/「등소평 식」 개방징후도 엿보여/흡수통일 두려움 해소시켜야/지나친 목조르기식 접근땐 오판 유발… 공멸 위험성 ▲최상용교수=10여일 전까지 통일정책을 수행해오셨는데 지난해 북측과의 접촉에선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지요. ▲한완상전부총리=그렇습니다.해방이후 처음으로 정통성을 확보한 문민정부의 통일정책은 출발부터 시련을 겪었습니다.신정부 출범 이후 20일도 안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바람에 지난10개월은 남북관계 개선의 관점에서 보면 좌절의 기간이었습니다.남과 북이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남북간에 대화마저 교착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런 악조건 가운데서도 새 정부는 통일정책을 3단계추진방안­3대추진기조로 재정립하여 신축성있게 운용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시점은 핵문제로 인한 국제적 긴장이 거의 정점에 이르렀고 남북간의 교착상태가 바닥국면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북한당국도 핵카드의 효용이 거의 소진되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북한이 올바른 합리적 선택만 해주면 핵문제도 해결되고 남북관계도 좋아질 것입니다.그러나 만에 하나 북한이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으로 염려가 됩니다. ○국내냉정도 상존 ▲최교수=전세계적인 냉전체제 붕괴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반도 내부를 보면 대단히 어려운 현실입니다.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의 냉전지역으로 민족상잔의 이념전쟁까지 치른 한반도에는 아직도 남북간 냉전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해 「국내냉전」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이 때문에 지난 10개월은 통일논의 과정에서 냉전의 멍에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안타까울 정도로 계속되는 기간이었습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정부 10개월 동안의 통일정책은 시시비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통일논의 자체의 민주화에 기여했습니다.나아가 통일논의에 있어 과거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던 「반공모럴리즘」을 극복한 것도 성과였습니다. 반면에 귀담아 들어두어야 할 비판도 있었습니다.이를테면 우리가 아무리 이성적으로 접근해도 상대방인 북한이 합리적이지 않는한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 그것이죠.이것이야말로 안타까운 일인데 통일논의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층의 의견도 일리는 있습니다.상대인 북한이 좀더 성실성을 갖고 합리적으로 나왔더라면 남북관계도 좀더 진전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한전부총리=최박사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입니다만 한편으로 학자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신정부의 통일정책은 첫째 민족내부의 요청과 세계사의 3가지 큰흐름에 맞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입니다.어느 정부든 국내개혁이 안되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고 둘째로 세계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또한 국제경쟁력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이 세계사의 큰 흐름이죠.셋째로 탈냉전도 세계사의 한 흐름입니다.신정부는 개혁에는 비교적 성공적이었고 세계화에도 얼마간 늦은 상황에서 현재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어떤 의미에서 냉전의 고도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남북관계 개선이 좌절을 겪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최교수=지난 10개월 동안의 통일정책에 대한 비판가운데 건설적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두가지 덧붙여보겠습니다.우선 김영삼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고 밝힌 부분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민족문제를 민족자결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지 국제관계를 소홀히 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는지 모르겠으나 다소의 오해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지금 개혁과 세계화를 강조하신 것으로 보아 오해인 듯하지만이에 대한 일관된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북한의 현실에 대한 엄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반드시 기득권층이나 극단적인 보수층 뿐만 아니라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서도 제기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북한의 합리적인 응답이 없으면 이쪽의 주장이 공허해진다는 점에서 협상수단이나 방법 등 현실적인 문제도 중요하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전부총리=많은 오해를 받았습니다만 새정부가 추구하는 민족복리는 국제화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에 동참하는 「열린 민족주의」입니다.취임사의 그부분은 북한의 김일성주석에게 한 얘기였습니다.즉 어제의 북한 동맹국이 오늘의 동맹국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에서 옛소련을 가리켰던 것입니다.그런데도 우리가 민족을 앞세움에 따라 마치 우리의 우방을 무시할 것이라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해석한 측면도 있습니다. 관계개선을 이루려면 상대방에 대해 입장을 바꿔보는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탈냉전이 진행되면서 북한은 군사적·경제적 병참기지였던 주요 동맹국들을잃고 총체적 고립상태에 놓여있습니다.이같은 국제적 고립이 경제적 곤경과 연결된 상황에서 북한은 체제의 존망이 걸린 핵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그들도 탈냉전시대에 어제의 동맹국이 오늘의 동맹국이 될 수 없으며,대미협상을 통해서 관계개선을 이루는 것 이외에는 체제위기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곤경에 처한 조그마한 나라가 미국과의 협상을 하기 위해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잡아당겨야 한다는 전술적 판단을 하게 된 것이고 그 결과가 지난 3월 NPT탈퇴선언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죠.탈냉전시대를 맞아 미국도 NPT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아닙니까.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체제를 걸고 하는 게임에서 지면 몰락할 것이 뻔한데도 배수진을 치고 벼랑끝까지 가는 전략을 구사한다는데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때로는 우리를 화나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점도 있습니다.그러나 그 때문에 목조르기식으로 접근하면 북한은 엄청난 비합리적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는 주체사상에특정종교의 영생론까지 도입하는 북한 사회의 의사종교적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능합니다.북한의 비합리적인 측면은 외부압력이 강해질수록 증폭되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무서운 결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바로 우리민족입니다.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인내해온 것입니다. ○의사종교로 변질 ▲최교수=말씀을 듣고 보니 냉혹한 이성주의자가 통일지상적 감상주의자로 비판을 받고 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저도 북한의 상황을 한마디로 「의사종교적인 열광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는 변화를 통해 유지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의 보수는 지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건강한 보수는 별로 없습니다.통일논의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의견인 「북한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는 명제는 엄청난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석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북한은 자기들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목표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떠한 전술적 변화도 가능한 나라입니다.북한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고 할 때 언제든지 필요하면 전쟁을 한다든가 통일전선전술을 편다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는 그것이야말로 북한에 대해 그러지말도록 강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왜냐하면 현실인식을 제대로 하는 정권이라면 승산이 없으면 스스로 하지 않을 테니까요. ○경제적위기 자인 현시점에서 북한의 앞날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해 볼 수 있습니다.우선 급격한 북한체제의 붕괴를 상정할 수 있습니다.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북한상황을 공부한 사람들이 수없이 제기한 시나리오입니다.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앞으로 2∼3년이 고비라는 얘기도 있습니다.반공주의자뿐만 아니라 이런 분석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친북한계 인사도 많습니다.북한이 처한 긴박한 경제상황은 최근 북한이 경제 실패를 자인한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두번째 시나리오는 김일성부자체제가 붕괴해도 북한사회는 유지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이는 서구적 합리주의자의 분석으로 보면현실성이 없습니다.마지막으로 북한이 고르바초프식이든 등소평식이든 체제유지를 위해 합리적 개혁을 하고 대외적으로 문을 여는 시나리오입니다.최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와 최고인민회의를 보니 이 세번째 시나리오로 가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때문에 우리 정부나 국민도 북한이 주민 생활의 기본 필요량이라도 충족시켜 3번째 시나리오로 가기를 바란다고 공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주체사상 생성 배경은 소련 점령치하의 압력과 유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내부적인 엄청난 권력투쟁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됩니다.그러나 이것이 수령론·지도자론 등 개인숭배로 변용되면서 체제경직성을 크게 심화시켰습니다. 북한체제의 붕괴 시나리오와 관련해 한가지 덧붙인다면 국내 일부에선 이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급격한 붕괴를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등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지식인의 일반적 견해는 세번째 시나리오를 바라고 북한이 그런 노선을 걷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비합리적 선택을 할 경우 체제붕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죠.최악의 경우 경제적 변수만 보면 공멸의 위험성도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선 북한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바람이 어떻든 첫번째 시나리오는 여전히 현실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앞으로 우리는 통일에 대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리라 봅니다.통일은 의외로 가깝게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직시,통일에 대비해 철저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향후 10년내의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인내와 설득 필요 ▲한전부총리=우리가 원하든 않든 최박사가 말씀하신 첫번째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공감합니다.그러나 얼마전까지 공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측면도 많습니다.두번째 시나리오는 시민사회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북한 사회에 안일하게 서구적 사고를 적용한 것으로 거의 현실성이 없습니다.세번째 시나리오와 관련해 덧붙이자면 고르바초프보다는 등소평같은사람이 나와 중국모델로 가는 게 더 현실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북한은 몇가지 객관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개방을 해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대내적 경직성때문에 개방을 못하는 것이 첫째 모순입니다.둘째로는 군사력을 증강해야한다는 현실과 경제활력을 길러야 한다는 당위성간의 모순입니다.세번째는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다는 모순입니다.족벌체제의 특성상 과감한 인사정책을 펼 수도 없고 페레스트로이카나 글라스노스트와 같은 과감한 개혁·개방정책도 시행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또 하나는 체제보존을 위한 비효율적 의식과 행사 등에 물쓰듯 하는 엄청난 「상징비용」의 부담으로 경제의 실용과 모순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를테면 서울올림픽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청년축전을 개최한다거나 우리의 63빌딩을 의식해 유경호텔이라는 불필요한 고층빌딩을 건축하는 것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같은 객관적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북한 지도층의 주관적 두려움를 염두에 두면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북한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은 미국으로부터 핵선제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든가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에 대한 공포,국제사회로 부터의 「오해」 등을 들 수 있습니다.이러한 북한이 처한 객관적 모순과 주관적 두려움을 다 고려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합리적으로 설득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최교수=핵투명성 보장이 어렵다는 얘기도 끈질기게 나도는데요. ▲한전부총리=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막바지 협상단계에 와 있습니다.북측이 7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임시·통상사찰 등 전면적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우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합리적 인내도 소진될 것이라는 것을 북한당국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새해 들어 우리가 남아있는 합리적 방법을 다 써 북한이 극적으로 핵투명성 보장을 선택해주면 남북관계의 엄청난 개선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이정표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즉 우리 7천만 겨레가 다 함께 개혁과 세계화 및 탈냉전이라는 세계사의 3가지 흐름을 타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강경책도 마련을 ▲최교수=냉전 시대에 미국이 소련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사실도 우리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것입니다.우리 쪽에서는 좌경의 경우 북한의 민족적 자세에 대해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우경의 경우는 북한의 공격능력이나 통일전선능력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둘다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어쨌든 북한은 이제 한계상황까지 왔습니다.핵을 가지고 싶으나 가질 수 없고 그러면서 카드로서의 효과도 탕진했으며,개혁을 하지 않으면 흡수통일이나 체제붕괴로 이어진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개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진행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이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으로 이어지기만 하면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것이고 북한도 3번째의 낙관적 시나리오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투명성을 보장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개혁노선을 취하면서 핵과함께 체제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취할 경우 국제제재로 이어진다고 봐야 합니까. ▲한전부총리=문자 그대로 완전한 핵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북한이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해 이것을 몰래 숨겨놓고 있다면 이것을 찾아내다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단지 앞으로 북한의 모든 핵개발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핵투명성 보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선 북한의 7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일반 및 특별사찰과 남북대화를 통한 상호사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교수=정부의 통일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전부총리=북한핵문제가 늦어도 새해 봄까지 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강구된다면 신년도에는 신정부의 3단계통일방안의 첫단계인 교류협력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그래서 경제교류를 위시해 각종 사회문화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두번째 단계인 남북연합단계로 넘어 가게 되겠지요.첫단계 진입직전에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고 ,결과 북한과 미국 등 자본주의 자유국가들과의 실질적 관계개선이 이뤄지면서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북한의 체제붕괴라는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없어지면 95년 정도에는 남북연합단계 진입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그러나 우리의 온갖 합리적 설득에도 불구하고 핵문제가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오면 굉장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북에 대해 명분있고 합리적인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이 경우 북한에게는 체제붕괴냐,문을 여느냐의 마지막 선택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그래서 새해는 핵문제나 남북관계에 있어 평화의 해가 떠오르냐,무서운 참화의 어둠을 맞느냐의 중대한 선택의 해가 될 것입니다.우리 모두 위험속에서 기회를 활용하는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흐름 탔으면 ▲최교수=그렇습니다.북한의 태도에 따라 반세기동안 지속되어온 냉전의 마지막 고리가 풀리느냐의 기로를 맞고 있습니다.북한이 핵의혹을 씻고 개혁과 개방으로 방향을 전환,지난해 김영삼대통령이 밝힌 탈냉전선언에 대해 핵투명성보장으로 화답한다면 반세기에 걸친 한반도 냉전의 마지막 고리가 풀릴것입니다.즉 47년 트루먼선언으로 시작된 냉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선언으로 골인하는 엄청난 드라마가 전개될 것입니다.이와는 별도로 우리는 예기치않게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통일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한전부총리=끝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시대를 지나 90년대 들어 반부패·개혁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80년대의 민주화운동은 민주화가 덜된 나라들에 국한됐습니다만 90년대의 개혁 움직임은 서방선진7개국(G7)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아무쪼록 북한도 개혁과 개방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이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남북한 모두의 개혁이 평화공존과 통일로 이어지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입니다.
  • 「복지부동」 일선행정 일깨우기/시장·군수 대폭인사 배경

    ◎“축재물의” 74명 퇴진… 40%가 새 인물/일하는 풍토 조성,지역경제 활성화 정부가 구랍31일 시·군·구 일선행정기관장을 비롯,고위 지방행정공직자에 대해 대대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은 2기 문민정부가 추구하는 세계화·국제화·개방화를 위한 내정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려는 강력한 의지로 요약된다. 또 이와함께 이른바 「복지부동」의 자세로 비난받던 일선 행정기관의 무사안일한 공직풍토를 청산하고 공직자가 스스로 일을 찾아나서는 「경제적 행정문화」를 창출해내는데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평가된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사회 각 분야에서 「신한국창조」를 위한 개혁이 단행됐지만 지방토착비리의 고리가 되어온 내정분야만은 개혁의 흐름에서 한걸음 빗겨나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자들의 재산등록및 실사과정에서 드러났듯 중앙공직사회보다 폐해가 심각한 지방공직사회 비리가 사회적 심판대를 번번이 벗어난것은 지방사회 특수성에서 비롯됐다. 지역사회가 지연·학연·혈연으로 얽혀 토착비리의 매개체가 되어온 지방공직사회가 비뚤어진 구시대적 관행을 고스란히 답습해왔다. 이같은 지방공직사회의 뿌리깊은 비리는 한두군데 손질만으로 바로 잡혀질 수 없었다.지방고위공직자 재산등록및 실사에 따른 「뒤처리」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이번 재산등록및 실사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74명의 공직자를 공직에서 퇴진시키는 한편 전국 2백38개(서울제외)일선 기관장의 40%가 넘는 96명을 새 인물로 기용했다. 정부는 또 이번 인사에서 60명을 대거 승진시키고 23명을 중앙과 지방부서간에 교류시킴으로 일하는 행정풍조 창출을 꾀했다. 사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개혁의 한 모습으로 중앙에서 사정바람이 불자 일부 지방공직자들은 보신주의타성에 젖어 무사안일로 일관해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10월이후 재산등록과 관련,뒤처리 조치들이 4∼5차례나 뒤로 미루어지며 공직자들의 보신주의가 팽배하며 「되는 일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형우 신임내무부장관은 이같은 일선행정기관의 「복지불동」행태를 의식,지난 22일 취임사에서 「경제적 행정」을 강조했었다.최장관은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사항을 공무원이 먼저 찾아 행정에 반영하는 공직자상을 역설해 무사안일한 공직풍토를 우회적으로 개탄했다. 이같은 배경을 담은 이번 정부의 지방행정 공직자들에 대한 대폭적인 인사조치로 일단 일선 행정조직은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을 수 있는 외형적조건은 갖추게된 셈이다. 따라서 내무부를 포함한 전국의 행정조직과 그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문민정부 개혁2기의 향도역할을 해내야 된다는게 그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임을 명심해야 한다.
  • 시장·군수 2백5명 인사/내무부 국장급 10명 포함… 60명 승진

    정부는 31일 내무부 국장급 10명을 포함,전국 시장·군수등 2∼4급 2백5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모두 60명이 승진했으며 시장·군수·구청장등 전국 일선기관장 2백60명의 37%인 96명이 자리를 옮겼다.직급별로는 2급 승진 4명,3·4급 승진 각 28명이며 전보대상 1백45명중에는 중앙·지방간 교류전보가 23명,시·도단위 자체전보가 1백22명이다. 내무부는 『이번 인사는 지방행정조직의 안정과 활력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서 『일선공무원의 승진기회를 더욱 많이 배려함으로써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능력과 경력을 최대한 감안하고 중앙·지방간 적절한 교류를 통해 행정의 능률향상을 도모했다』고 말했다.
  • “국가경쟁력 제고 총력”/김 대통령,국정평가회 지시내용

    ◎중앙정부,기업·지역 발전 적극 지원/90만공직자 개혁·국제화 앞장서야 금년 한해는 우리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로잡은 뜻깊은 한해였습니다.우리 사회는 10개월동안 엄청나게 많이 변했습니다. 공직자의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역대 어느 정권도 이뤄내지 못했던 명예혁명이었습니다.대통령인 나 자신이 재산을 먼저 공개하고 정치자금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개방했습니다.지방청와대를 국민에게돌려주고 공작정치와 밀실정치의 산실이던 안가를 철거함으로써 과거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했습니다. 임정요인의 유해를 봉환하여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으며 청와대내 구총독관저를 철거하고 구총독부건물 철거를 확정함으로써 민족정기와 국민의 자긍심을 고양시켰습니다. 우리 경제는 다행스럽게도 초반의 침체에서 벗어나 경제성장과 국제수지가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신경제 1백일계획과 신경제 5개년계획의 착실한 추진으로 경제활력의 회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는 APEC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그 위상이 높아졌습니다.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경제도약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그동안 각종 규제를 많이 완화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아직은 기업의 활동과 국민의 생활에 크게 와닿지 않고 있습니다. 금년에 수차례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에 대해 정부의 예방태세가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지역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 분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우루과이라운드등 대외개방에 있어서도 정부의 대응전략이 주도면밀하지못했습니다.부처이기주의에 얽매여 부처간에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연초에 계획을 보고하고 실제 추진이 지지부진한 일도 있었습니다. 새해는 밖으로 새로운 세계질서속에 우리의 위상을 분명히 세우고 안으로 임기 5년중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로서 온국민이 힘차게 일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경쟁력제고에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국제화시대에 국가경쟁력의 초점은 기업과지방에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중앙정부는 기업과 지방을 돕는 일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은 내년 1년이 그 어느때보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국가경쟁력제고에 역점을 둔 내년도 업무계획을 착실히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연두 업무보고의 추진상황을 수시로 직접점검할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과거청산과 국제화,미래를 향한 개혁에 90만 공직자들이 주체세력으로 앞장서야 합니다.우리는 더이상 머뭇거리거나 주춤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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