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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시장 활력 회복 ‘기로’

    부동산시장 활력 회복 ‘기로’

    정부가 23일 서울 중랑구 등 전국 11곳을 주택투기지역에서 추가 해제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수도권 지역이 처음으로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돼 이같은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는 못미친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물론 일부 시민단체 등에선 규제완화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는 심리적인 효과 외에 시장회복에는 아직도 미흡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규제완화 어디까지 정부는 건설경기가 계속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자 올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올들어 해제된 규제는 주택투기지역과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조치 외에도 정부는 내년에 규제를 더욱 풀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초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집값이 3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요건을 갖춘 지역을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추가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제대상 지역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강동구와 송파구 등지의 일부 동이 해당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도 앞으로 추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정부가 당초 지난달 초 지방 6곳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필요할 경우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구체적인 대상 지역은 유동적이고, 이번 규제완화의 반응을 봐가면서 해제한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밖에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새로운 부동산규제도 시행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일례로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조치를 담은 부동산 중개업법 개정안의 경우 당초 내년 7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업계 등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2006년 1월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일련의 규제완화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최근의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은 10·29대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일례로 지방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조치는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 부동산 투기를 재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만으로 시장이 활력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부동산 114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산 해운대구 등이 주택투기지역에서 풀렸지만 집값은 0.35% 떨어졌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갈등만 키운 ‘2004 정치’/김경홍 논설위원

    지난 1년 정치를 되돌아보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보여진다. 정치인들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기보다는 오히려 지켜보는 시민들이 험난했구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북한의 외교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 결과가 이로울 수도 나쁠 수도 짐작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버텨보는 것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그나마 성공한 전술이 되겠지만 운이 나쁘면 함께 망하는 것이다. 2004 한국정치는 ‘벼랑끝 정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배째라 정치’로까지 뒷걸음질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선도 치렀고, 정치판도 새판으로 갈아봤지만 남은 것은 없다. 이념, 색깔, 빈부, 계층간 이해 등 모든 이슈들을 도마에 올려봤지만 결과물은 없다. 갈등만 증폭시켰다. 생산이 없다면 일년 농사는 망친 것이다. 보스정치가 사라졌고, 돈 먹는 정치가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은 정치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는 결국 생산적인 면에서는 걸음마도 못 뗀 형국이다. 지난 1년의 정치를 돌아보면 엄청난 사건들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은 국론을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은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뿐이 아니다. 법치논란이 계속됐고, 과거사니 국가보안법이니 하면서 한순간도 국민들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은 것이 지난 1년이다. 보수, 진보 세력은 물론 농민과 노동자, 솥단지 상인, 성매매여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세력이 거리로 나선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피곤했다는 방증이다. 그저께 여야 수뇌부 4인이 연말까지 새해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이른바 4대입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해를 넘길까 두려워 생색을 내는 정치권이나, 이런 합의를 지켜보며 손톱만큼의 기대를 갖는 국민들이 안타깝기는 매 한가지다. 지난 한해가 정치권이 앞장서고, 국민들이 갈라선 갈등의 한 해였다면 내년은 갈등을 수습하고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 한해가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서민들이 아우성치고, 자살자가 줄을 이었다면 어떤 이유를 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정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새해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0% 이상이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치가 나아질 것이라는 징후도 없다.4대입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고, 더욱이 여야는 전당대회 등 대권 전초전을 예비하고 있다. 희망보다는 불안한 요소들만 도사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정권을 목표도 일관성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한다.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포기한 정권이라는 악평까지 듣고 있다.2년도 못 채운 정권으로서 억울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저 넘길 일은 아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이 새해 국정운영 기조를 사회대통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은 반갑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데 있다. 갈등을 줄이는 데 있다. 이제 역사니 민족이니 하는 거대담론을 붙잡지 말라. 가장 급한 것부터 해결하라. 이를테면 국가경쟁력 회복과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정치쟁점에 대해서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4대입법 가운데 국보법이 가장 어렵다면 과거사나, 언론개혁법 등을 먼저 하면 될 것이고, 갈등을 줄이려면 차선책을 마련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천지개벽이나 혁명이 아니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힘은 그들 주장의 논리성이나 합리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역사는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에게 자부심을 주느냐 못 주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정·재계는 물론 언론계 등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일본 우익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政·財·言 ‘새역모’ 전방위 지원 한때 1만명의 회원을 자랑했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최근 회원수가 줄고 있다. 해마다 200∼300명씩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새역모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그것보다는 무관심이 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재계에 흩어져 있는 ‘새역모’의 배후 지지 세력들은 우익을 중심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일반 대중의 무관심에다 집요한 우익의 결집까지 더해지면 결정적인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2001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새역모는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새역모는 단순한 연구모임이나 단체가 아니다. 역사문제를 다루는 우익 모임으로는 자유주의사관연구회, 일본교육연구소, 역사교과서시정을 요구하는 모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조직이 바로 새역모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의 회원 대부분은 새역모 회원이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는 일본교육연구소와 연결돼 있다. 일본교육연구소의 핵심인물은 전 자민당 중의원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다. 그는 자민당 역사검토위원회, 밝은일본국회의원연맹,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등 우익 국회의원 단체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중앙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 실제 교육현장에서 뛰는 조직도 있다.2000년 결성된 ‘교과서개선협의회(개선협)’가 대표적이다. 문화청 장관 출신 미우라 슈몬(三浦朱門)이 관여한 이 조직은 각 지역단체와 연계해 교육위원회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이들은 역사서술에서 주변국의 이해를 고려하겠다며 1982년에 교과서 검정기준으로 삽입된 ‘근린제국조항’을 빼라는 등의 요구를 55만명의 서명과 함께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새역모는 정·재계에 광범위한 응원조직을 갖추고 있다. 미요시 도루(三好達) 전 최고재판장관이 97년 결성한 ‘일본회의’가 대표적이다. 평화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일본회의’의 주요인물 가운데는 모모시마 유조(桃鳥有三) 일본청년회의소 대표, 이나바 고사쿠(稻葉興作)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눈에 띈다. 일본회의와 연결된 국회의원 간담회 멤버로는 현재 경제산업상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간사장 대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등 유력 정치인들을 포함,240여명의 의원이 가입해 있다. 일본회의는 그 아래 헌법연구회·정책연구회·국제위원회 등을 두고 있는데 이 모임들에는 새역모 멤버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마루베니, 도쿄미쓰비시공업, 후지쓰,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100여개 이상의 기업이나 기업 관련단체가 새역모를 후원하고 있다. 언론계에는 대표적인 극우신문 산케이를 비롯해 새역모 교과서를 출판하는 후소샤(扶桑社)를 계열사로 둔 요미우리신문도 새역모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종교계의 ‘원시복음·그리스도의 막사’라는 천황주의 단체도 지원세력. 이들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새역모는 자체 구성 멤버도 탄탄하다. 한일합방은 한국인이 원했다고 주장하는 평론가 니시오 간지(西尾幹二)가 명예회장으로 있다. 다쿠쇼쿠대 교수인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우에하라 다카시(上原卓) 같은 학계인사는 물론 우치다 사토시(內田智)·다카이케 가쓰히코(高池勝彦) 변호사 같은 법조인,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엔도 고이치(遠藤浩一)·이치다 히로미(市田ひろみ) 등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일본 우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다. 공식적으로는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았지만 매스컴에서 떠들썩하게 취급하는 그의 발언은 일본 우익의 심중을 대변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도쿄도가 내년 4월 개교할 첫 도립 중고일관교인 하쿠오(白鷗)고교 부속중학교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기로 지난 8월 결정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합친 ‘중고일관교’라는 개념 자체가 일제시대 명문학교 교육과정에서 따온 데다 왜곡교과서까지 채택한 것이다. 반면 일본 우익의 이런 전방위 공세에 대항할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은 차츰 약화되고 있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은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는 데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일본 우익이 시민단체에 붙인 ‘친북적’이라는 딱지가 장애물이 됐다.”고 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민족·국가 초월성 집착 韓우익, 日우익 ‘닮은꼴’ 사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우익의 자유주의사관 논리에 대한 우리의 반박논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외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우익식 논리에 푹 젖어 있는 게 현실이다. 공주대 지수걸 교수는 “일본 우익의 특징은 국가·민족의 초월성이나 신성성에 대한 집착”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유구한 민족을 강조하는 우리도 일본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일본사’를 공부하는 데 반해 우리는 ‘국사’를 공부한다는 점도 시사적이다. 지 교수는 특히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어야 한다는 식의 역사정통론적인 시각은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우익도 한국역사교과서의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반격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에게는 색깔론도 걸림돌이다. 지난 5월 금성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가 친북·반미라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의 주장이 대표적이다.‘반공적이다’‘천박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민중사관’이라 몰아세우는 한국 우익들의 논리는 자학사관을 코민테른사관이라 비난하는 일본 우익과 다를 바 없었다. 현 집권세력을 수구좌파로 규정하는 자유주의연대는 아예 창립선언문에 자학사관을 버리자는 일본 우익식 주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자유의 한계와 책임에 대한 논의를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우리네 우익과 주변국들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는 일본 우익은 닮았다. 재미있는 점은 문제가 된 금성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였던 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연구자였다는 사실이다. 일본 우익과 한국의 반공·우익이 묘하게 만나는 한 단면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우익 자유주의 사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집약된 일본 우익의 역사인식은 ‘자유주의 사관’이라 칭해진다.‘수정주의’라는 용어도 쓰지만 단순히 ‘고친다’는 의미로만 비춰질 수 있어 자유주의라는 말을 쓴다. 이는 기존 역사서술이 좌파적 시각에서 비롯된 ‘자학사관(自虐史觀)’이라는 비판에서 출발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91년부터 자학사관을 비판하고 나선 새역모의 핵(核) 도쿄대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교수는 자유주의 사관을 ‘사관(史觀)의 자유주의’로 정의하고 있다. 역사를 보는 데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 다양한 관점을 억누르지 말고 공개적으로 토론해 보자는 논리다. 언뜻 19세기식의 낭만적 자유주의의 색채가 묻어나는 이런 주장은 역사서술에 대한 ‘책임’을 굳이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다. 기존 사관에 대해서는 마르크시즘, 다시 말해 소련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서술됐다는 ‘빨간칠’도 빼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학사관은 ‘코민테른사관’이라고도 불린다. 후지오카 교수는 ‘오욕의 근현대사’라는 글에서 자유주의 사관의 핵심 테마로 5가지를 제시했다.▲메이지유신(明治維新)은 위대한 민족주의 혁명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위로부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근대화다 ▲러시아의 위협이 없었다면 군사대국화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동아 전쟁은 전략적인 선택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에 대해 무조건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서구제국의 침략에 대한 방어막이었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는 대동아공영권의 또 다른 표현이다. 후지오카식 주장은 관점의 자유에서 ‘사실에 대한 자유’라는 반역사학적인 단계로까지 확대된다. 난징대학살이나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그 시대 전쟁 중에 흔히 있었던 일로 일본만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불만 섞인 투덜거림에서 아예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짓 주장으로까지 발전한다. 이는 곧 역사교과서에서 관련 서술을 빼야 한다는 논리로 옮아간다. 올해 1월 일본 우익을 분노케 했던 대입시험 문제가 단적인 예다. 세계사 문제에서 정답으로 2차대전기간 동안 일본에 의한 강제연행이 있었다는 문항이 제시된 것. 우익세력은 문제 자체를 아예 무효화하자고 요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노인 일자리 마련 “관악구 으뜸”

    ‘노인 일자리 창출은 관악구가 으뜸’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21일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노인 일자리 창출 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노인들에게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자치단체의 관련 시책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해 우수 자치단체를 선정했다. 관악구는 그동안 아파트 관리인, 주차 정비원 등 단순한 일자리에 그치고 있던 노인들의 일자리를 전문성과 경험을 살리는 전문분야로 확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관악구에서 마련한 노인 일자리는 ▲공공분야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공참여형 ▲복지시설, 교육기관 등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회참여형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 참여형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공공 참여형은 지역환경개선 사업단에서 활동하는 노인 54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청결 지킴이로서 쾌적한 지역 환경을 지키면서 일정액의 보수도 받고 있다. 일정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는 노인 45명은 어학, 전통, 예절 등을 지도하는 강사로 활동한다. 문화재와 자연환경 등에 조예가 깊은 노인들은 생태해설 사업단(37명)과 문화재 해설 사업단(20명)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숲생태 해설사업단 노인들은 지난 6개월 동안 20개의 유치원,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무려 1만 8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숲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렸다. 이밖에 광고 현수막을 제작, 판매하는 시장참여형의 현수막 제작 사업단에도 4명의 노인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희철 구청장은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활력이 되고 있다.”면서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성전을 단장하며/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9월에 시작한 성전 보수 작업을 이제야 마쳤다. 새로 짓기보다 더 힘들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다. 처음에는 발주를 하려고 업체와 상의하고 준비를 했었는데, 구석구석 손질해야 할 일이 자꾸 생길 게 뻔하고 행여 비용 마찰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어 직영을 하기로 했다. 신심있고 성실한 교우를 불러서 고쳐가면서 상의하고 결정하기로 하고 무작정 시작했다. 불교에서는 수행자들이 살림에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해서 건축, 재정 같은 일은 사판승이 전담한다고 친구 스님께 들은 적이 있다. 팔자에 없는 공사 감독을 하고 있으려니 신부가 성당 짓고 돈 걱정하는 것은 할 일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판사판을 분리한 불교의 운영방식이 대단히 현명한 구조인 것 같다. 이제까지 선배 사제가 고생해서 지어놓은 성당에서 손도 안 대고 거저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 누군가의 노고에 감사했다. 개보수 작업을 마무리해놓고 보니 20년 동안 낡고 너저분한 건물이 깔끔해지고 새로운 분위기를 갖게 되어 청소년에서 노인들까지 모두 좋아한다. 역시 건물도 사람도 가끔은 깔끔하게 단장도 하고 미장원에도 가고 거울도 보고 새 옷도 한 벌 장만하는 일은 삶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철거, 토목, 조적, 목공, 석재, 페인트, 집기, 장비와 잡부 구하기…. 참 일도 많았다. 디자인 시대라던가? 설계도 없이 시작한 일이라서 구조건 컬러건 선택하는 일이 같은 비용이라도 기품있는 모양새를 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공사라곤 해본 적이 없는 터라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야 하는데, 돈도 안 생기는 일에 매번 아무 때고 그렇게 응해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전문가보다는 목공이건 페인트건 각 분야마다 현장 일을 오래 해온 인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건축 현장의 인부들은 침묵 속에서 일한다. 어디를 어떻게 고치건 흰색이건 붉은 색이건 감독이 요구하는 대로 칠해주고 돈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놀라운 비밀이 있었다. 내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자 침묵 속에 일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말해 주었고 나는 그들의 말을 따랐다. 전문가가 제시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은 모양새가 나왔다. 담장을 헐고 낮은 정원석을 놓았는데 돌 쌓는 기술자가 이틀째 날에 말도 없이 나오지 않았다. 조경을 맡은 분이 어쩔 수 없이 보조하는 일꾼과 포클레인 기사와 상의해 가면서 돌을 놓았다. 결과는 기술자가 쌓았던 곳보다 더 아름답게 되었다. 불경스럽게 들릴지 모르나 기술자란 이름으로 일당은 많이 받고 손가락으로 지시만 하던 그가 사이비처럼 느껴졌다. 현장 일꾼들은 항상 설계자와 감독이 시킨 대로 일하고 돈만 받으면 그만이었지만, 그래도 자기 노동이 낳은 모양새에 대한 나름대로의 눈과 평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제까지 자신들의 생각이 반영될 일도 없고 결정권의 기회도 없었을 뿐이었다. 우리 성당 공사는 노동자의 침묵 속에 닫혀있던 비밀을 풀어 이루었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감사한다. 사제로 살아가면서 종교의 전문가로 행세하는 나도 침묵의 눈으로 지켜보고 평가하는 교우들이 있음을 새삼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정치가, 지도층, 전문가 집단들도 정말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갖추기에 노력해야 하고, 말없이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비밀의 눈이 있음을 각성하고 존중했으면 좋겠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깜찍 발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깜찍 발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깜찍하게, 발랄하게, 그리고 더욱 아름답게’ 재기발랄한 10∼20대 젊은이들의 쇼핑 명소인 롯데백화점 영플라자가 오픈 1주년을 맞아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던 6층 공간을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스트리트(길거리) 패션을 한층 강조한 ‘영 패션시티’로 리모델링해 지난 3일 재오픈한 것이다. ●6층 리모델링… 스트리트 패션 한층 강조 패션 1번지인 명동 특유의 독특하고 재미 있는 컨셉트를 도입한 ‘영 패션시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영 스트리트 멀티숍(편집매장·같은 상품의 여러가지 브랜드를 한데 모음)’. 지난 2003년과 2004년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에 참가, 주목받은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비롯해 청담동·압구정동 등 패션가의 젊은 브랜드, 동대문 언더마켓의 유망 브랜드 등으로 짜여진 10개 브랜드가 선보여 젊은 패션 리더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경몽 롯데 영플라자 팀장은 “롯데 영플라자가 10∼20대를 겨냥한 패션 전문점인 만큼 영 패션의 새롭고 다양한 브랜드들을 강화하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리모델링하게 됐다.”며 “독특한 캐릭터숍과 멀티숍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고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것이 주요 컨셉트”라고 설명했다. ●수출 브랜드등 참신·다양한 제품 갖춰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 참가의 대표주자는 ‘쿨상천’. 지난 2003년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에 출품해 호평받았으며 ‘발랄한 20대’를 모토로 내세운 것이 특징. 일본 쇼핑몰인 비너스포트와 도쿄의 멀티숍인 ‘J.Porsh’, 히로시마 멀티숍인 ‘L.W.D’에 입점돼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단품 티셔츠와 머플러가 주요 상품. 티셔츠 1만 5000∼7만 5000원, 머플러는 1만∼4만원이다. 원피스·액세서리 브랜드인 ‘달’과 진·유니섹스 브랜드인 ‘유스타일’, 코디 단품 브랜드인 ‘쇼룸’, 니트 브랜드인 ‘쥬마’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코너이다. 영 캐주얼 컨셉트에 수공예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꾸민 ‘달’은 이국풍의 원피스와 스커트, 실버 소재의 액세서리가 주요 제품들이다.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로드숍을 운영하면서 인정을 받고 있다. 원피스의 가격은 3만 5000∼10만 5000원. 유니섹스 캐주얼인 ‘유스타일’은 두꺼운 데님 위주의 진과 점퍼로 구성했다. 진은 4만 5000∼9만 5000원이며 데님 점퍼는 6만 5000∼25만 5000원이다.‘쇼룸’은 여성캐주얼을 중심으로 화려한 색상의 의류가 주종을 이룬다.2004년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에 참가해 호평을 받았고 일본 파르코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가격대는 3만∼30만원이다. 미국 스타일의 테마숍인 ‘쥬마’는 세련되고 자유로운 도시여성을 강조한다.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지하몰에 여성의류 매장 3개를 운영하며 니트 등을 위주로 구비하고 있다. 재킷과 코트 7만 2000∼39만 8000원, 티셔츠와 니트는 1만 8000∼12만 8000원이다. ●“젊은 세대 감각에 ‘딱’… 가격도 ‘딱’” 친구와 함께 온 이정미(21·여·대학생)씨는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고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해 쇼핑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친구 진경혜씨는 “젊은이들에게 비교적 인지도 높은 브랜드들로 구색을 갖추고 있는 데다 개성 있고 세련된 디자인이 많아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언더마켓으로 불리는 동대문 브랜드들이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며 대거 들어선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일본 다이마루(원단) 티셔츠 브랜드인 ‘미스터 아시아(옛 도큐센)’와 영 캐주얼 토털패션 브랜드인 ‘갸하하’, 여성캐주얼 브랜드인 ‘제이문(J.Moon), 캐릭터캐주얼 빈티지룩 브랜드인 옥소 등이 그들이다. 박우진 롯데 영플라자 멀티캐주얼 담당 바이어는 “동대문 브랜드들이 백화점으로 들어온 만큼 기존의 동대문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이름을 바꾸고 있다.”며 “그 첫 걸음으로 ‘도큐센’을 ‘미스터 아시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나만의 스타일… 리폼 이용해 볼만 의류판매와 함께 액세서리 페인팅 및 리폼 서비스를 실시하는 브랜드 ‘랑송’ 등의 캐릭터 숍도 인기를 끌고 있다.‘랑송’은 자신의 세컨드 브랜드인 메들리 픽스의 판매와 함께 리폼 서비스를 실시한다. 리폼 대상은 가방·옷·신발·모피 등 모든 품목이 가능하며 리폼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랑송이나 랑송의 서브 브랜드인 메들리 픽스 제품은 무료지만, 다른 브랜드들은 리폼비용을 받는다. 예컨대 바지를 스커트로 개조할 경우 7만원 이상, 신발은 가장 쉬운 윗부분 페인팅을 리폼하면 5만원 정도를 받는다. 김민환 랑송 숍마스터는 “리폼을 옷수선 쯤으로 잘못 이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요즘은 리폼을 디자이너와 상의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으로 이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새옷을 리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아기자기한 맛을 추구하려면 잡화 및 액세서리 브랜드로 꾸며진 멀티숍을 찾아야 한다. 스페인 직수입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자하라’는 고강도 천연재료인 레진 소재의 목걸이, 귀고리, 반지 등의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다. 수담은 섬세하고 기품 있는 수공예 핸드백과 스카프 등을 내놓았다. 메가숍(같은 브랜드의 여러가지 상품을 한데 모음)도 톱셀러 코너. 진캐주얼 브랜드인 ‘캘빈 클라인’과 스포츠 및 캐주얼 브랜드인 ‘DOHC’가 손님을 맞고 있다.‘캘빈 클라인’은 진캐주얼 외에 언더웨어·액세서리 등이 복합적으로 꾸며졌고 ‘DOHC’는 스포츠·유니섹스 캐주얼과 언더웨어, 신발, 스포츠용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

    [공연리뷰]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

    유명한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은 구미당기는 일이다. 이를 입증하듯 11일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의 첫 막이 열린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가족 뮤지컬을 표방한 작품답게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애당초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객석과 제작진의 눈높이가 맞지 않다는 사실은 막이 올라가기 전에 여실히 드러났다. 자리를 채운 건 대부분 어린이 관객들. 에스코트의 임무를 끝낸 상당수의 부모들은 서둘러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어른들의 태도를 보면 ‘호두까기인형’은 여전히 아이들을 위한 레퍼토리. 하지만 공연은 온전히 아이들만의 것도 될 수 없었다. 일단 신나는 음악과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장난감들의 군무로 상큼하게 출발했지만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생쥐대왕을 물리친 호두까기 인형이 소년 ‘크라카툭’으로 변해 주인공 소녀 ‘마리’와 장난감 왕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새로운 이야기는 흥미진진함과 거리가 멀었다. 열악한 음향시설 탓인지 다소 긴 대사 때문인지 어른들조차 이야기를 따라가는 맛을 느끼기 힘들었다. 상황이 이런데 “정치를 모르는군.” 또는 “공주가 사주를 했어요.” 등의 대사에 어린이 관객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재미 찾기를 포기한 아이들은 좀이 쑤셔 몸을 비틀어 댔다. 솜사탕, 선물상자, 우산여인들, 메아리 괴물 등의 출연에 짧은 시선을 던졌을 뿐이다. 드디어 장난감 왕국의 입구에 도착한 주인공들. 여정이 끝남을 아쉬워 머뭇거렸지만 객석의 관객들도 그랬을까. 지루함에 산만해진 공연장에 간간이 통일된 웃음이 번질 수 있었던 것은 새롭게 창조된 ‘말탄 기사’ 덕분이었다. 그는 아이들의 코드에 딱 들어 맞는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재치 있는 한마디로 분위기를 그나마 ‘업’시킨 일등 공신. 원작에 없는 인물(말탄 기사)을 창조해 얼마간의 활력을 불어넣고 발레로 익숙한 작품을 색다르게 풀어냈다는 것 말고는 미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악어컴퍼니, 오디뮤지컬컴퍼니,PMC프로덕션 공동 제작.26일까지.(02)764-876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제플러스] 소니 휴대게임기 PSP ‘대박’

    |도쿄 이춘규특파원|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신형휴대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2만 790엔·약 20만 8000원)이 12일 발매돼 인기가 폭발했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의 가전판매점에는 밤샘대기조를 포함, 구입 희망자가 쇄도해 1000명 이상 늘어서자 개점 시간을 앞당기고 판매 3시간 만에 품절되는 판매점도 있었다.PSP는 플레이스테이션2 수준의 영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음악과 영상도 재생할 수 있는 휴대단말기다. 무선통신 기능도 탑재했다. 업계는 이날 인기가 폭발하자 침체된 게임기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 [Anycall프로농구] ‘예비군 3점슈터’ 전성시대

    [Anycall프로농구] ‘예비군 3점슈터’ 전성시대

    ‘플레이오프 진출을 명 받았습니다.’ 지난 6월 군복무를 마치고 프로농구에 복귀한 SK 조상현(28·189㎝)과 삼성 이규섭(27·198㎝), 모비스 이병석(27·191㎝)이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예비역 삼총사’의 공통점은 외곽포의 정확도를 군에서 보다 정밀하게 가다듬은 것. 조상현은 이미 빼어난 3점슈터로 명성을 떨쳤다. 다만 욕심이 지나쳐 슛을 남발하거나, 스크린을 끼고 돌아나오는 동작이 느려 수비에 막히는 게 단점이었다. 하지만 승패의 압박이 덜한 상무에서 시간을 두고 단점을 꼼꼼하게 고치고, 체력도 한층 보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입대전보다 10% 가까이 치솟은 정확도(43.5%)를 바탕으로 ‘람보 슈터’ 문경은과 ‘3점슛왕’을 다투고 있다.6일 현재 54개를 적중시켜 단독 1위. 고려대 시절 센터로 이름을 떨쳤던 이규섭은 상무에서 3점슈터로 변신한 경우. 서장훈(30·207㎝)-김주성(25·205㎝) ‘트윈 타워’가 버틴 대표팀에서 외곽플레이의 맛을 알게 됐고, 소속팀 삼성에 복귀한 뒤에는 안준호 감독의 강력한 요구로 전업 3점슈터로 나섰다.“상무 때 국가대표로 뛰면서 슛 감각에 눈을 뜬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올시즌 3점슛 기량이 만개했다.6일 현재 성공률 43.5%로 쟁쟁한 슛쟁이들 틈을 비집고 6위에 올랐다. 프로 3년차 이병석은 제대후 ‘환골탈태’한 경우. 명지대 시절은 물론, 프로에서 두 시즌을 뛰면서 수비전문 식스맨으로 활약한 이병석은 올시즌 모비스의 외곽을 책임지고 있다.3점슛 78차례 시도 중 39개를 적중,50%의 성공률로 이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았다.5일 SBS와의 라이벌전에서도 종료 직전 결승 3점포 등 21점을 터뜨리며 76-75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병석은 “상무에서 무릎 재활에 전념하면서 슈팅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보약이 된 것 같다.”면서 슈터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밖에 SK의 임재현(27·182㎝),SBS의 은희석(27·189㎝)과 김성철(28·195㎝)도 경기를 거듭하면서 제 기량을 회복,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어느 해보다 전력평준화가 이루어져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점치기 힘든 올 프로농구에서 전역 용사들의 활약이 판도의 변수가 되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민간 경제의욕 회복이 급하다/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금년도 우리 경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뭘까. 경기양극화, 소비침체, 투자부진, 부동산규제, 유가상승, 환율급락, 수출 2000억달러 달성 등의 단어가 언뜻 떠오른다. 한마디로 2004년 한국경제는 수출 2000억달러 달성이라는 희망을 제외하면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즉, 내수부진과 수출호조라는 경제의 이중성이 유례없이 심화되었다. 금년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원인은 크게 민간의 의욕저하와 정부정책의 적시성과 일관성 결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민간의 의욕저하는 가계와 기업의 행태에서 드러난다. 첫째, 소비의 주체인 가계는 대출증가에 따른 상환부담과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소비심리위축이 심화되었다. 여기에 성매매법, 접대비상한제 등으로 관련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소비는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소비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6개월 뒤 경기나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연초 98에서 지난 10월에는 88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계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둘째,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보다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기업가 정신의 실종, 도전정신의 약화와 같은 기업의 책임이 크지만, 정부나 노조에도 공동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만약 정부가 각종 규제를 전향적으로 제거하여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투자의 물꼬도 트였을 것이다. 정부정책의 적시성이 부족했던 점도 지적하고 싶다. 경기부진을 예방하거나 탈출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책의 타이밍이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시기를 놓치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위기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정책대응의 적기를 놓치고 연말에서야 공론화된 ‘한국형 뉴딜정책’은 좀 더 일찍 시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첫째, 단기대응과 장기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각종 로드맵과 같은 장기계획에 치중한 나머지 현안을 소홀히 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재래시장 등에서는 불경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단기처방은 미흡했다. 둘째, 미시정책과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확장적 거시정책을 취하면서도 산업정책적 측면에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 발표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집행 노력이 시급하다. 셋째, 국내정책과 개방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함에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표명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농업 및 산업구조조정 등은 마냥 뒤로 미뤄진 느낌도 있다. 정책당국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중요성과 시급성이 높은 것부터 처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할 것은 경제다. 경제는 일국의 체력을, 그리고 정치는 지력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가 활력을 찾지 않고서는 정치, 문화, 국방, 복지 등 어느 분야도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달 후면 새해를 맞이한다. 대내외 여건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에는 금년보다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자칫 잘못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직면할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가파른 원화절상 추세가 이대로 지속되면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내년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내외로부터 닥쳐오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민간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되살려 경제에 매진하는 수밖에 없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데스크 시각] 은행·기업 상생의 길 없나/오승호 경제부 차장

    은행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별들의 전쟁’이란 슬로건 아래 워크숍을 갖는 등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양상은 한 달전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HSBC(홍콩상하이은행)가 제일은행 인수전에 나서면서 과열되고 있다. 국내 소매시장을 파고드는 외국계 은행들의 공격적 영업에 국내 대형은행들은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대안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대형은행들끼리도 선도은행 쟁탈전이 치열하다. 선도은행을 노리든, 외국계 은행에 대한 방어에 주력하든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은행들이 돈벌이가 되는 고객 고르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돈많은 고객을 관리할 프라이빗뱅킹(PB)을 유망 분야로 선정, 영업망 확충에 나섰다. 경기침체로 자금수요가 예전같지는 않지만, 기업들은 이미 매력적인 고객의 대상에서 밀려나 있다. 은행 자금이 실물, 즉 기업으로 가질 않는다. 금융기관의 자금 중개기능이 실종된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더욱이 은행들은 투신사의 수익증권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채권에 과잉 투자하면서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돈이 실물로 가지 않고 금융기관끼리만 맴도는 ‘머니게임’이 한창이다. 이런 영업 행태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더욱 크게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다그쳐보지만, 은행들을 움직이기엔 역부족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에 중소기업에 11조 5000억원을 대출해 주겠다고 했으나, 모니터링을 해보니 4조∼5조원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거창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는 흐지부지 끝나는 것과 닮은꼴이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여지가 있는지, 치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정책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은행 자금이 실물로 갈 기미가 없는 것 같아 딱하기만 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예로 은행들이 내년엔 신용위험 관리를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심사때 지금보다 훨씬 까다롭게 굴 것이라는 분석이다. 왜냐하면 은행들은 2006년부터는 대손충당금을 쌓을 때,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 지는 새로운 국제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벌써부터 이 같은 ‘제도적 충격’에 대비할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의 경제여건은 어떤가. 정부가 5%대 성장을 위해 ‘한국형 뉴딜정책’이니 뭐니 하면서 궁리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래저래 기업들의 신용 위험만 크게 할 요인 일색이다. 이러니 은행들은 가계대출로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하겠지만,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대출 수요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결국 머니게임의 악순환으로 자금중개라는 은행의 공적기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핑계만 대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중소기업 기반이 무너지면 고용도 안 되고, 내수도 살아나질 않는다. 은행과 기업 모두에 도움을 주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대안은 중소기업의 신용 위험을 분담하는 방법 외엔 없다고 본다.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해 대출해 주지 않으면 중소기업의 활력을 되찾아 주는 길은 요원하다. 오승호 경제부 차장 osh@seoul.co.kr
  • 연극하는 주부 ‘그녀들의 반란’

    연극하는 주부 ‘그녀들의 반란’

    “여성의 사회 참여가 지금처럼 활발하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이제서야 연극을 통해 사회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을 찾았습니다.”육아와 가사에 파묻혔던 평범한 주부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연극에서 잠재된 ‘나’를 발견하고 감춰왔던 ‘끼’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서울시내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창단된 강서구립극단은 아마추어가 진정한 프로 연극배우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이들은 창단 공연인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를 비롯, 지금까지 세 차례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변한 세상에 당황스러웠다.” 25일 강서구민회관 구립극단연습실에는 내년 초 가족뮤지컬 ‘솜사탕은 누가 지키지?’의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20여명의 단원들이 모였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의 흐름 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자리였다. 참석자 가운데 대다수는 30∼40대 가정주부다. 이범녀(49·여)씨는 “무대공포증 등으로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반문했다.”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난 뒤 보람을 찾고 싶어서 연극을 뒤늦게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금순(50·여)씨도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게을러지기 마련인 데다 활력있는 삶을 원해 구립극단에 지원했다.”면서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는 등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30∼50대 주부들의 소외감은 커졌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잉여 시간이 늘자 무위(無爲)가 우울증을 양산하는 사례도 생겼다. 이들이 20∼30대이던 당시 사회의 분위기는 지금과 정반대였다. 여성들은 전업으로 주부를 택하는 것이 당연했다. 분위기가 바뀌자 주부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보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아이들까지 성장하자 새로운 삶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송미숙 강서구립극단 상임연출가는 “무대 위에서 제대로 걷는 데만 5년 이상이 소요되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10년 정도 걸리는 등 연극계에서는 배우가 되기 위해 적어도 10년 이상 필요하다는 것이 통설”이라면서 “연극을 ‘화두’로 삼은 주부들에게 배우란 쉽게 달성될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장기간 동안 해야 할 무언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연극에서 자아를 찾아 단원들 가운데 절반은 전업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연극 주위를 맴돌았다. 학창시절부터 대학 연극동아리나 주부극단에 몸담았던 사람들로 연극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작품을 통해 연극을 배웠기 때문에 체계적인 학습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구립극단에서는 발성부터 신체훈련까지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친다. 김영인(44·여)씨도 “취미로 시작했지만 연극이라는 재능을 통해서 소외계층에 위문공연을 하는 등 사회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과 주부극단에서 10여년 동안 활동했던 조은정(39·여)씨는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워 연극을 하면서 부분적으로 습득했던 지식에 대해 정리가 된 느낌”이라면서 “부모님의 뜻에 따라 대학졸업후 하지 못했던 연극을 남편과 아들의 후원으로 비로소 하게됐다.”고 덧붙였다. 정영신(49·여)씨도 “이론과 실제를 병행하는 강도 높은 수업방식이라서 작품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요구한다.”면서 “하지만 연기를 하는 순간에는 작품에 몰입하기 때문에 집안일 등 잡생각을 아예 잊게 된다.”고 말했다. 연극은 이들의 삶에 새로운 변화도 일으켰다. 작품을 위해 책을 가까이 하거나 주말이면 대학로에 나가 연극을 관람하기도 한다. 또 연극을 단순하게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자기만족으로 치부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활동으로 평하기 시작했다. 양승순(42·여)씨는 “혼자 시작했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며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웠다.”면서 “최근에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문화 관련기사를 챙겨 읽는 등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구립극단 어떻게 운영하나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극단을 운영하는 기초자치단체는 강동구와 강서구 두 곳뿐이다. 자치구들이 지역내 구민회관이나 교향악단 등 문화콘텐츠를 확대하는 추세지만 선뜻 투자하기 힘든 것은 비용대비 효과라는 경제적인 문제가 항상 작용해서다. 구립극단의 시초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강동구립극단이다. 김충환 당시 구청장의 제안으로 창단자금 500만원으로 출범했다. 현재 단원은 20여명으로 연출가에게는 사례비, 나머지 단원은 교통비 정도만 지급받는 자원봉사 형태다. 연 운영비는 구청에서 지원하는 4000만∼5000만원으로 지금까지 ‘이수일과 심순애’를 비롯, ‘로미오와 줄리엣’ 등 8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99년에는 입장료 2000원으로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680명의 객석 가운데 70∼80석만을 채웠다. 자치구에서 주최하는 공연은 ‘무료’라는 인식이 깊숙하게 자리잡은 탓이다. 최강지 강동구립극단 연출가는 “주부 2명과 일부 주민들을 빼면 단원들 대부분은 제가 운영하는 학원 제자들”이라면서 “구청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단원을 모집하면 지원자들이 모두 급여를 요구하지만 빠듯한 예산으로 자원봉사자가 아니면 단원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비하면 강서구립극단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올해 5월에 정식 출범한 강서구립극단은 연출가와 수석단원 1명, 준단원 3명 등 모두 5명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연수단원에게는 교통비 수준으로 지급하지만 배우 4명은 급여를 받는 만큼 주연급 전문 배우를 확보하기 쉽다. 이외에도 강서구는 작품에 소요되는 3000만∼4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구민회관 지하에 소극장도 개관할 예정이다. 유영 강서구청장은 “한 자치구가 독자적으로 극단을 운영하는 것은 공연 횟수가 적어서 예산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인근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 컨소시엄 형태로 지역을 순회하는 극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상임연출가 송미숙씨 “대학로에는 나이가 지긋한 40∼50대 배우들이 부족합니다. 구립극단에서 연극의 기본기를 제대로 다진다면 여기에서 대학로에 진출하는 ‘역수출’도 가능하겠죠.” 경력 23년의 베테랑 연극 연출가가 문화변방지인 강서구에 둥지를 틀었다. 극작가이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송미숙(45·여)씨는 지난해 3월 공채를 통해 강서구립극단 상임연출가에 임명됐다. 그는 “항상 좋은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신설 극단의 연출가는 힘들다.”면서도 “무언가를 새로 개척하기 때문에 보람되며, 만일 문화인프라가 잘 갖춰진 자치구에서 연출가를 모집했다면 아마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1년정도 동아리 형태로 연수과정을 거쳤지만 단원 가운데 절반쯤은 초짜 배우로 출발했다. 게다가 연극은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40대 주부들의 굳은 몸은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연출가에게 ‘짐’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지긋한 나이가 연기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반박했다. “연기란 본래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이라서 다양한 인생 경험을 가진 분들이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단원들의 의욕이 대단해서 오히려 제가 감명을 받았습니다.”무대에서 배우의 임무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지 경력의 유무는 아니라는 뜻이다. 연극을 통해 주부들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며 집안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또 이들이 내놓는 연극은 주민들에게 문화상품으로 다가선다. “외국처럼 우리도 자신의 마을에서 고급 문화를 향유할 때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구립극단의 공연은 만원 사례를 이뤘는데 관객들은 평소 연극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학로처럼 연극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이라서 문화욕구가 크다는 방증이죠.”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보건소 탐방]경기 의왕시

    [보건소 탐방]경기 의왕시

    지난 13일 경기도 의왕시 여성회관에서는 의왕시 보건소가 마련한 ‘2004 건강한 경로당 선발대회’가 펼쳐졌다. 이 지역의 경로당 88곳 50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해 포크댄스·레크리에이션댄스 등 평소 배운 춤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제기차기·탁구공 넣기 등 ‘건강 게임’과 종이·풍선 공예 작품발표회 등도 가졌다. 이날 대회에서 건강체조 부문 대상을 차지한 내송1동 주공경로당 회장 장병상(75) 할아버지는 “평소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데도 온몸이 쑤시고 기력이 없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경로당에서 건강체조를 익힌 뒤 힘도 생기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가 지난 2월부터 관내 경로당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건강한 경로당 만들기’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4개 경로당 매주 찾아가 지도 시 보건소는 관내 경로당 총 88곳 중 34곳을 선정, 매주 한 번씩 찾아가 노인들에게 질병관리 및 건강지키기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질병관리는 고혈압을 비롯한 혈압, 관절염, 노인 우울증, 암 예방, 백내장, 배뇨장애, 뇌졸중 등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고 예방교육 등을 실시한다. 건강지키기 프로그램은 손발체조·양생체조·레크리에이션댄스·노인 포크댄스·요실금 예방체조·관절염 예방체조 등을 통한 치매 예방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치매 예방과 함께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칼라믹스를 이용한 공예, 풍선·종이·골판지 공예, 색종이 접기 등 손을 이용한 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 지도는 전직 간호사·사회복지사·유아교사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특히 외로운 노인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거나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춰주는 등 가시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보건소가 지난달 이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인 가운데 중증고혈압을 앓고 있는 84명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 지난 2월에 비해 평균 수축기압이 29㎜Hg, 이완기압은 10㎜Hg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81명의 혈당치도 지난 2월에 비해 23㎎/dl 감소했다. ●치아 홈 메우기·금연침 무료 시술 보건소는 경로당에 나오지 않는 노인들을 위해서도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초청, 음악 및 미술요법을 통한 치매예방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주호 노인보건담당은 “건강한 경로당사업은 노인들의 질병 예방과 신체적 건강 증진은 물론 정기적 모임을 통해 노년의 고독과 소외감을 해소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보건소는 이밖에 이달 초부터 6∼13세 어린이 300명을 대상으로 어금니 등 치아의 홈을 무료로 메워주고 있다. 또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을 위해 보건소 방문객은 물론, 관내 업체 등을 순회하며 금연침을 시술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대상자 및 저소득층이 조기 퇴원할 경우 보건소 간호사들이 가정을 찾아가 간호를 도와주는 한편 휠체어·에어 매트리스 등 28종의 재활 의료용구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자 및 소아백혈병 환자, 미숙아 등에게 의료비 또는 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건강칼럼]중년의 적 ‘나잇살’ 근력운동으로 막아라

    보통 중년 이후의 운동으로는 유산소운동인 수영과 달리기를 꼽는다. 엔진이 부실한 차가 제대로 달릴 수 없듯 사람의 몸 역시 심장과 폐가 부실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체에 해당하는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실 서른 중반을 넘어서면 뼈와 근육은 이미 약해지기 시작한다. 때문에 민첩함이 떨어지고 행동은 굼떠진다. 특히 여성들은 폐경과 함께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지방이 쉽게 몸에 쌓인다. 이것이 바로 ‘나잇살’이다. 그러나 근육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면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어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게다가 잘 짜여진 근육은 몸의 균형을 잡아줘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도우며,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도 한다. 그뿐이 아니다. 근육이 많으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어느 정도 젊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할 때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벼운 아령부터 시작한다. 들어올릴 때는 빠르게 들어 올린 뒤 1초 정도 정지하고, 내릴 때는 2∼4초의 여유를 두고 천천히 한다. 이렇게 들어올리기를 8∼12회 반복한다. 근육통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운동량으로 하루 걸러 반복하는 것이 좋다.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쉬고 있을 때 생기기 때문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열량 소비량은 별로 많지 않다. 따라서 함께 몸무게도 줄이고 싶다면 실내자전기 타기, 가벼운 조깅(걷기)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식후 2∼3시간 정도에 한다. 준비운동도 중요하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 등 주변 조직을 충분히 풀어줘야 유연성이 증대되고 부상도 막을 수 있다. 입을 꼭 다문 채 힘을 줘 운동하는 것도 좋지 않다. 자칫 혈압을 높여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골밀도가 낮거나 정형외과 분야의 수술을 받은 사람은 전문가와 상의해 운동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안전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건강칼럼 필자가 바뀝니다. 이번 주 부터는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분만-인기끄는 자연분만

    웰빙은 분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들어 제왕절개 대신 자연분만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제왕절개를 경험한 산모도 자연분만이 가능해 관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런 흐름에 주목, 내년부터 자연분만할 경우 입원비, 분만비 등 모든 보험진료비와 미숙아 치료에 드는 보험진료비까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자연분만의 이점 의학적으로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분만이 안전하고 회복도 빠르지만 지금까지는 단지 아기를 쉽게 낳으려는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산모들도 제왕절개를 택하곤 했다. 그러나 자연분만은 제왕절개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진통은 힘들지만 출산 과정에서 몸 속의 분비물이 제거되는 반면 전신마취를 하는 제왕절개는 마취 부작용과 수술자국이 남는다. 태아가 산도를 빠져 나오면서 받는 강한 자극이 뇌 중추에 활력을 줘 자연분만 아이가 더 총명하고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또 자연분만은 출산 6∼8시간 후면 움직일 수 있고 모유수유도 가능해 아이와의 교감이 가능하다. 반면, 제왕절개 분만은 2∼4일 동안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며, 입원 기간이 길고 회복도 더디다. 비용도 문제. 자연분만은 3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으며,40여만원의 입원·분만비가 필요한 반면, 제왕절개는 1주일 가량의 입원비를 포함,100만원이 넘게 든다. 그러나 불임산모나 태아의 자세가 불안정한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제왕절개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자연분만의 조건 자연분만은 이점이 많지만 모두에게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조건은 산모가 자연분만이 가능한 몸을 만드는 일. 임신 중 체중조절만 잘해도 자연분만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임산부의 체중은 출산 전에 비해 10∼12㎏이 증가한 상태면 정상(원래 과체중인 사람은 8㎏)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15∼20㎏은 보통이고, 심하면 25㎏ 이상 늘어난 임신비만 산모가 많다. 실제로 체중 1㎏이 늘 때마다 제왕절개 비율이 4%씩 늘어 15㎏ 이상 체중이 증가할 경우 전체 임신부의 3분의1이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는 보고도 있다. ●산모 비만의 문제 산모의 비만은 태아의 질병 가능성과 사망률을 높일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유발과 과체중아 출산 확률도 무척 높다. 임신부에게 임신중독증이 나타나면 자연분만이 어려운 것은 물론 조산, 사산 확률도 2∼3배나 높아진다. 자연분만연구회 신현태 회장은 “임신 중 지나친 체중 증가는 제왕절개 분만 가능성을 높이므로 임신 초기부터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칼로리 섭취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관리와 영양섭취 우리나라 산전관리 수진율은 1985년에는 평균 4.1회였던 것이 2000년에는 12.3회로 크게 늘었다. 임산부가 한달에 한번꼴로 산부인과를 찾지만 대부분의 경우 검사 위주여서 임신부의 건강과 직결되는 일일 운동량이나 식습관 및 영양상담 등은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임신 기간을 3기로 나눠 첫 3개월에 1㎏,4∼6개월째 4㎏,7∼10개월째에 5㎏ 등 모두 10∼12㎏의 체중 증가가 적정하다.”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 임신부는 임신 초기에는 1일 150∼200㎉, 중기 이후에는 350∼400㎉의 열량을 추가로 섭취하면 된다. 이는 1일 우유 한잔, 감자나 고구마 1개, 치즈 1장 정도면 되는 열량이다. 또 빵이나 과자류 대신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나 사과, 귤 등 포만감을 주면서도 열량이 낮은 음식이 좋다.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 70g 정도.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미숙아 발생 빈도와 태아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빈혈은 조산아, 저체중아 위험이 있으므로 철분제를 따로 복용해야 한다. 임신 중 금해야 할 기호식품은 술, 담배, 커피와 수은 오염 위험이 큰 참치 등이다. ●임신부의 운동 임신 초기부터 산전체조를 꾸준히 하면 임신으로 인한 근육, 관절 인대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요통을 줄이며, 산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 간단한 운동이 좋다. 또 매일 30분∼1시간 정도 산책, 걷기운동과 함께 무리없는 청소나 설거지 등 가사일을 하는 것이 좋다. 아로마 반신욕, 일광욕, 허브키우기, 요가음악 등도 산모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신현태 자연분만연구회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15인의 아버지 노래모임’ 그들만의 ‘끼’

    ‘15인의 아버지 노래모임’ 그들만의 ‘끼’

    관악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아버지 15명이 골프나 술자리 대신 노래모임을 만들었다. 모두 이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생활하고 있는 주민. ●교수·변리사·공무원등 참여 이 가운데는 전태원 서울대 사범대 부학장 등 서울대 교수 3명, 채윤 변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해 공무원, 자영업자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지난달 11일 첫 모임을 갖고 지역의 참여문화를 이끌고 새로운 아버지상을 세우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구청 4층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화음을 맞추기로 했다. 장르는 동요에서부터 가곡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계층이나 나이, 직업 등을 초월해 모든 이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단장은 이치훈(58)씨가 맡기로 했고 지휘, 지도는 단국대·경원대 등에서 음대강사로 활동중인 임성규씨가 담당한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 등 외부 전문가들의 체계적인 지도도 받기로 했다. ●술 멀리하고 바람직한 가장像 제시 이 단장은 “각종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아버지들이 술과 담배가 아닌 노래로써 삶의 활력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합창단을 만들게 됐다.”면서 “건전한 사교의 장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자상하고 아름다운 아버지상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버지 합창단원들은 이미 주민들에게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달 28일 관악문화관에서 열린 ‘평생학습교육도시 및 과학도시 선포식’의 축하공연으로 데뷔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아버지들은 중후한 선율로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멋진 화음에 매료돼 참여의사를 밝히는 주민들도 잇따랐다. 앞으로 꾸준히 회원을 모집해 100명 정도의 대규모 합창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자영업자, 직장인 등 관악구에서 활동하고 거주하는 아버지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가입 문의 chlelkr@yahoo.co.kr). ●연말엔 소외계층 찾아 ‘격려 공연’ 합창단은 우선 소규모 주민행사 등에 참가,‘아버지들의 끼’를 선보이기로 했다. 특히 연말에는 경로당 등 각종 사회보장시설 등을 찾아 노래로 세상의 빛과 삶의 의지를 북돋는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현재 회원들의 회비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구청에서도 일정액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박찬술 관악구 문화공보과장은 “활동중인 여성합창단과 함께 대규모 구립 합창단으로 재편하는 등 활성화 지원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턱밑까지 왔다” 美, 중국세 남미 확산 경계

    “턱밑까지 왔다” 美, 중국세 남미 확산 경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중국이 턱 밑까지 따라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지난주 칠레를 방문한 미국의 공직자와 기업인·언론인들은 ‘미국의 뒷마당’으로 간주해온 남미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중국세’에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은 브라질에서 철광석·보크사이트·원목·콩·아연·마그네슘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볼리비아에서는 주석을, 베네수엘라에서는 원유를, 칠레에서는 구리를 천문학적인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칠레 제1의 수출시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원자재 싹쓸이… 칠레 최대 수출국 부시 대통령이 칠레 방문에 이어 이번주 콜롬비아를 잠깐 들른 뒤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것과는 달리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APEC을 전후해 2주에 걸쳐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쿠바 등 중남미 지역을 순방 중이다. 순방기간 동안 후 주석은 무려 30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및 원자재 장기구매 계약을 남미국가들과 체결했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남미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결정적인 활력소가 되고 있다. ●“美 이라크戰집중… 中國부상 소홀” 물론 남미 국가들도 중국의 진출에 일부 우려를 갖고 있다. 중국의 ‘원자재 싹쓸이’ 현상은 남미 국가들의 장기적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에 저해요인이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최근 몇 년간 이라크전에 집중하느라 남미에서 중국의 부상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국가안보회의에서 라틴아메리카 담당 보좌관을 지낸 리처드 페인버그는 “분명히 남미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남미 국가들이 중국과 ‘짝짜꿍’이 맞으면 미국으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dawn@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셀카짱 콘테스트’에서는 방송 최초로 정은아가 김성수와 펼친 아줌마 파마 엽기쇼, 유정현과 그의 딸이 쫄쫄이 내복을 입고 펼친 백조의 호수 특별공연, 류시원과 박광현의 미용실 충격 장면 등을 보여준다. 이밖에 이지현의 엽기적인 레이스 잠옷 사진도 소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개통 100년을 맞은 뉴욕 지하철을 찾아간다. 뉴욕 지하철은 뉴욕은 물론 미국 경제의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뉴욕 지하철의 가장 큰 특징은 노선마다 보통과 급행열차가 운행되는 것이다. 뉴욕 지하철은 개통 100년을 맞아 구식 스타일의 지하철을 특별 운행하기도 했다. ●문화 문화인 (환경사진가 이희섭)(EBS 오후 11시40분) 사회의 발전과 기계문명의 발달로 점점 소외되어 가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사진으로 표현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사진작가 이희섭씨를 만난다. 절망적인 환경이 아닌 희망적인 환경으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그에게서 배워본다. ●국토체험 서바이벌(청춘예찬)(iTV 오후 5시) 참가자 32명과 함께 생기있고, 활력 넘치는 청춘예찬이 이어진다. 청춘예찬은 남녀 성대결로 펼쳐지는데, 역사와 문화의 도시, 청정 쌀의 도시인 여주 주록 마을과 미래지향적인 도시이자 영화의 도시인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에서 제3∼4라운드가 진행된다.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작은 시골 동네에 개가 끄는 개수레가 있다. 시골마을의 슈퍼스타인 누렁이를 만나보자.‘홀의 황태자’인 웨이터 장성만(31)씨. 경력 10년차인 그의 특기는 접시나르기. 접시나르기의 요령은 바로 쓰러지지 않게 접시를 쌓는 기술. 접시를 얼마나 높이 쌓아 옮길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미안하다, 사랑한다(KBS2 오후 9시55분) 무혁은 성추행을 당한 서경을 씻어주며 눈물을 흘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너무도 단란한 오들희와 윤의 모습은 무혁의 복수심에 불을 지핀다. 무혁은 윤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가하기 위해 윤과 은채의 사진을 찍어 신문사로 보낸다. 이로 인해 윤과 은채의 스캔들이 터지고….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는 둘 만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자며 분가를 제안하지만 진국은 선뜻 답하지 못한다. 정희는 은수에게 자신과 영란,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재촉한다. 은수 때문에 속상해하는 정애에게 정식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한다. 지혜와 재민은 드디어 아기를 집으로 데려온다.
  • [나눔세상] 집 고치는 모임 ‘해뜨는 집’

    [나눔세상] 집 고치는 모임 ‘해뜨는 집’

    “이렇게 깨끗한 집에서는 난생 처음 살아본다우. 죽은 딸이 생각나 한참을 울었지. 너무 고맙수.” ‘해뜨는 집’ 사람들이 오면 즐거움을 잊은 지 오래인 산동네에 웃음이 피어난다. 비가 새고 천장이 내려앉아 폐가나 다름없던 오두막이 어느새 말끔해지고 구들장에는 온기가 돈다. ●비새던 천장막고 구들장엔 온기 ‘산동네 웃음꽃’ 1999년 출범한 ‘해뜨는 집’은 집 고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 편부모 가정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찾아 무료로 집을 수리하는 일을 한다.‘해뜨는 집’에는 어둡고 칙칙한 집을 밝고 따뜻하게 바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뜨는 집’은 열린사회시민연합 북부지부 김선균(39) 대표가 만든 단체이다. 건축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주변의 친구 4∼5명과 함께 이 활동을 시작했다. 독거노인의 말벗이 되기 위해 방문한 집들이 건강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했던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김진숙(34) 기획국장은 지난주에도 회원 6명과 다리가 불편한 독거노인의 집을 고쳤다.70대인 김한식 할아버지는 노인성질환으로 다리가 불편해 화장실 좌변기에서 뒤로 넘어질 때도 있었다. 좌변기를 높이고 마루에서 화장실에 이르는 손잡이를 설치했더니 할아버지는 “이제 좀 편하게 볼일을 볼 수 있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99년 출범 서울 250명 자원봉사… 150여채 수리 김 국장은 교통사고를 당한 장애인 청년의 집을 수리했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사업에 실패한 뒤 재기에 몸부림치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청년이었다. 가족이 이 청년을 병원에 데려다 주려면 몇 차례나 집안에 있는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가족들이 지쳐가면서 청년은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자주 생겼다. 회원들이 계단을 고쳐주자 장애인 청년은 손쉽게 집안에서 마당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청년은 “다시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며 고마워했다. ‘해뜨는 집’이 활동영역을 넓혀가면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늘어갔다. 현재 서울지역에서는 7개지부에서 250여명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 동작지부가 출범한 데 이어 내년에는 서울에 3개, 경기도에 1개 지부가 더 세워질 예정이다. 회원들이 그동안 수리한 집은 150여채. 활동이 왕성해진 최근에는 한달 평균 15∼20채의 집을 고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어려운 가정에 연탄도 나눠주기로 했다. ●장애인청년 “다시 하늘 볼 수 있어 기뻐요” 주로 주말을 이용하는 집 수리에는 보통 6∼12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집을 고치는 비용은 한 채에 50만∼80만원 정도. 회원들이 한 달에 1만원씩 내는 회비와 지역사회의 교회나 기업체들의 후원금으로 꾸려간다. 김 국장은 “지붕을 교체하고 보일러를 설치하는 등 집수리는 끝이 없다.”면서 “하지만 좋지 않은 재정사정으로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까는 데 그치는 때도 없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회원들은 봉사를 통하여 기쁨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라디오에서 ‘해뜨는 집’ 이야기를 듣고 참여했다는 김문기(39·건축업)씨는 “휴일에 쉬지 못하고 나와서 일을 하지만 오히려 생활에 더 활력을 준다.”면서 “일을 시작할 때는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봐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지만 집이 깨끗해지고 나면 마치 삼림욕을 하고 나온 것처럼 상쾌하다.”고 봉사하는 기쁨을 털어놓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할리우드는 커닝의 마법사?

    할리우드는 다양한 소재를 새롭게 녹여내는 용광로다.2004년에도 어김없이 각국에서 히트된 영화 사연을 재빨리 각색해 관객들의 구미를 맞추고 있다. 평범한 중년 남자가 어느날 우연히 댄스 교습소에 들렀다가 삶의 활력을 찾는다는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쉘 위 댄스’(96년)는 늘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남성에게 춤이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 준다는 설정으로 관객들의 환대를 받아냈다. 현재 미국 흥행가를 달구고 있는 리처드 기어 주연의 할리우드 버전에서는 원작의 샐러리맨을 변호사로 직업을 바꾼 것 외에는 대부분의 상황이 원작과 흡사하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산과 할리우드산에서는 묘한 동서양의 가치관 차이를 엿볼 수 있는 구성 형식을 보여준는 것. 일본 작품에서 춤은 상하 복명의 엄격함에 짓눌려 있는 중년 남자가 자유분망한 춤으로 이러한 억압감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미국판에서는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춤을 탈출구로 선택했다.’는 주인공의 말을 통해 욕망의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뤽 베송이 제작을 맡은 ‘택시’는 피자 배달부가 택시 운전사로 전업했다가 천부적인 운전 솜씨를 활용해 마르세이유 지역의 소심한 경찰의 사건 수사 파트너로 활약한다는 내용. 힙합 가수 퀸 라티파가 주연을 맡은 미국판 ‘택시’는 스피드광인 수다스런 여자 택시 운전수가 뉴욕의 은행 강도단을 일망타진하려는 형사와 팀웍을 이룬다는 것으로 변경됐다.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는 유럽에서 방탕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백만장자 아들 디키를 개과천선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은 리플리가 물질적 욕망에 사로 잡혀 친구인 디키를 교살한 뒤 그를 대신해 호화스런 생활을 하다 결국 행각이 탄로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리플리’는 60년대 유럽 출신 미남 스타로 주가를 높였던 아랑 드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의 미국판. 스위스 출신으로 영국에서 주로 활동했던 여류 작가 패트리시야 하이스미스는 ‘리플리’를 비롯해 ‘리플리 게임’ ‘리플리 돌아오다’ 등의 3부작을 통해 ‘탐욕으로 인해 손에 잡을 수 없는 행운을 잡으려다가 나락으로 빠지는 청춘상’을 묘사해 공감을 얻어냈다. 콜린 세로 감독의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85)는 합숙을 하고 있는 3명의 총각이 어느날 문앞에 방치된 갓난 아이의 육아를 떠맡게 되면서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드라마.2년 뒤 ‘스타 트렉’에서 스포크 선장으로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레오나드 니모이가 메가폰을 잡고 3명의 총각들이 미혼모가 버리고 간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3남자와 아기’로 리메이크 됐다. 파트리샤 브라우데 감독의 ‘네프 무아’(94)는 아버지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남자가 동거녀가 의도하지 않게 임신을 하게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점차적으로 한 생명이 뱃속에서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에 감추어져 있는 뜨거운 부성애를 찾게 된다. 이 소재는 휴 그랜드 주연의 ‘나인 먼스’(95)로 각색됐다.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 히트작들이 미국 시장에서 번번이 재활용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프랑스 영화인들은 ‘할리우드의 아이디어 뱅크는 바로 자신들’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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