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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아버지의 2월/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 시인

    여느 해보다 따뜻한 2월이 왔다 간다. 설날이 지나가고 새 학기가 다가온다. 졸업생들이 사회로 나오고 신입생들이 학교로 들어가려고 준비한다. 세상이 아무리 소란해도 젊은 세대들은 겨울의 얼어붙은 밭에서 새순이 돋듯이 솟아나온다. 설날의 미덕은 한국인으로 하여금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가족을 통해 자기를 되새겨 보고 새로운 활력을 되찾는 데 있다. 그런데 가족의 중심에 서야 할 아버지의 자리는 축소되고 없어져버린 것 같다. 아버지의 처진 어깨가 유난히 커 보인다. 어머니의 자리가 좀더 커진 것 같지만 그 또한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자리일 것이다. 산업사회가 대가족제도를 붕괴시켰고 디지털 사회가 핵가족마저 붕괴시키고 나면, 인간 존재는 가족이라는 끈을 잃어버리고 낱개의 존재로 고독하고 음울하게 살아갈 것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되고 우울증이 심화되며 자살률이 급증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2006년도 노벨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수상 기념연설 ‘아버지의 가죽가방’은 전세계인을 잔잔하게 감동시킨 바 있다. 젊은 시절 문학 지망생이었지만 별 볼 일 없는 문인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가죽가방으로부터 그의 문학이 유래했다고 그는 말했다. 가족을 부양하느라고 자신의 뜻을 접고 파지에 가까운 글을 가죽가방에 남기고 간 아버지의 유언은 파묵에게 삼류 문사로 세상을 살다 갈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되었다. 남의 글을 아류적으로 추종하는 한 제대로 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은 파묵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커다란 유산이었다. 아버지 없는 아들은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미 아버지가 새로운 세대의 전범이 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새로운 세대는 전 시대와의 단절을 외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전 시대의 교훈을 질료로 삼지 않은 전진이란 불가능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 시대와 단절된 전진은 일시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언제나 더 큰 대가를 치러왔다는 것이 인류사의 교훈이다. 2월을 보내면서 고형렬 시인의 시집 ‘밤 미시령’을 다시 읽어 보았다. 여러 시 중에서 ‘명태여, 이 시만 남았다’가 인상적이었다. 겨울방학을 보내고 개학이 다가오는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명태를 구워 먹던 오래 전의 기억이 떠올라 그도 또한 아들과 더불어 명태를 구워 먹으면서 다음과 같이 쓴다. “아버지가 되려고 아들을 불러 앉히고 그 중태를 죽죽 찢어 입에 넣어주었다. 그 황태 간 있던 곳에서 눈냄새가 나고 납설수 냄새도 나자 아버지 냄새가 났다. 슬프다기보다 50년 신춘에 이렇게 건태 뜯어 먹는 버릇도 아버지를 닮았으니, 아들도 나를 닮을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시인의 추억 속에서나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가고 시인도 가고 나면 그의 말대로 시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명태를 구워 먹는 기억이 없다면 우리들의 삶은 아주 삭막하게 단절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첨단을 간다고 하더라도, 아니 디지털 시대의 첨단을 가기 위해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함께 사는 삶이 필요하다. 누구나 스스로 존재하는 독자적 개체이지만 그 독자성은 가족 구성원을 중심으로 방사적인 그물망을 구성하고 있다. 그 그물망이 조금이라도 훼손된다면 정서적·개체적 중심도 흔들리게 된다. 아버지만 존재하고 아들은 없던 권위주의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의 젊은 세대가 결코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버지 없는 젊은 아들만의 시대는 그보다 더 불행한 시대일 것이다. 아버지를 부정하라. 그러기 위해 눈 냄새 나는 아버지의 잘잘못을 제대로 배우라.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 시인
  • 마포구 승진 ‘2배속’

    ▶경쟁률 108대 1을 뚫고 기초자치단체에 근무하게 된 9급 공무원이 사무관으로 승진하기까지 기간은?-평균 28년 9개월(행정자치부 조사). 그러나 마포구가 도입한 혁신적인 인사정책이라면 이 기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도 있다. 21일 마포구에 따르면 파격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성과우수자 우선승진제’를 비롯해 ▲일하는 공무원을 우대하는 ‘성과 공정보상제’ ▲전문성을 높이는 ‘전문분야별 보직경로제’ ▲원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직원 희망부서 전보제’와 ‘부서장 추천 매칭제’ 등을 올해 새롭게 도입했다. 이 중 가장 중점을 두는 제도는 ‘성과우수자 우선승진제’와 ‘희망부서 전보제’. 우선승진제는 파격적인 승진 기회를 제공해 안주하는 공직문화를 경쟁하는 문화로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제도다. 업무 개선, 예산 절감, 인센티브 실적, 조직 기여도 등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직원에게 승진기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승진연한을 채운 직원이 대상이다.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 직원에게 업적포인트를 주는 ‘성과 공정 보상제’를 4월부터 병행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우대받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또 관심을 둔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희망부서 전보제를 도입했다. 개인별 전문분야를 지정해 전보·승진 등의 인사관리를 하는 보직경로제와 부서장(국장급)이 공정한 근무기회를 주도록 한 부서장 추천제를 함께 적용했다. 직원의 적성과 능력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에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감사·인사·공보·문화 분야의 팀장을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직위공모제’를 시범 실시했다. 신청에서부터 심의위원회, 임용까지 과정을 모두 공개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냄에 따라 올해는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영섭 구청장은 “철저하게 실적과 능력에 의한, 일한 만큼 보상받는 인사시스템을 운영해야 조직에 활력과 창의력이 넘친다.”고 전제한 뒤 “투명한 인사기준과 공정한 보상 체계로 신뢰성을 갖추고, 외부 전문인사의 강연이나 현장 체험 등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직무교육을 통해 전문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선행 검사들 ‘인사 특전’

    법무부는 15일 부부장급 이하 평검사 502명에 대한 승진·전보, 신규 임용 인사를 23일자로 단행했다. 부부장 승진 및 전보 58명, 일반검사 전보 328명, 신규 검사 임용 92명 등이다. 법무부는 근속 기간에 따른 순환 교류를 통해 검찰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능력과 실적이 탁월하거나 서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자상하게 듣고 무고하게 모함당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한 검사를 최대한 발탁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의 병든 노모 등에게 동사무소를 통해 경제적 도움을 준 청주지검 정연헌(39)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에 배치됐다.법을 몰라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해 징역 6월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피고인을 도와준 수원지검 정희도(41) 검사도 서울중앙지검에 발탁됐다. 또 절도 혐의를 받는 14살 소년을 매월 검사실에서 만나는 등 후견인이 되어준 대구지검 김연실(32·여) 검사는 본인의 의견대로 부산지검으로 발령받았다. 법무부는 검사 부부나 판·검사 부부들이 순환근무로 멀리 떨어져 살면서 출산·양육·부모봉양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고 이번 인사 대상자 16쌍이 가급적 인접한 곳에서 근무하도록 했다.반면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으로 품위를 손상하거나 사건 처리 및 업무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검사에게는 불이익을 줬다. 또 앞으로 검사 적격심사 제도를 강화해 부적합한 검사는 조기 퇴출시키기로 했다. 한편 제이유사건과 관련, 허위진술 강요의혹으로 춘천지검으로 전보 조치됐던 백용하 검사는 창원지검으로 재발령났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인사내용 29면
  • [사설] 가난 고착화 사회엔 희망이 없다

    참여정부가 분배 개선을 통해 빈곤탈출과 예방에 힘써왔으나 빈곤층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일단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헤어나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LG경제연구원 조용수 연구위원이 그제 발표한 ‘빈곤 진출입 결정요인 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빈곤진입 비율이 다소 낮아짐과 동시에 빈곤탈출 확률도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한번 빈곤에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미여서 우리 사회의 가난 고착화와 대물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20년 전만 해도 비록 가난해도 남보다 더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하면 누구나 사회적 성공과 부자를 꿈꿀 수 있었다. 그 꿈을 현실로 바꾸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 꿈과 희망이 에너지원으로 작용해 사회에 역동성을 높이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요즘은 돈이 돈을 벌고, 돈이 있어야 공부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사교육비를 보면, 현재 소득상위 10%와 하위 10%간에는 10배 이상 차이난다. 고소득층 자녀가 서울대에 입학하는 비율이 1985년에는 일반가정 자녀에 비해 1.3배였는데, 지금은 20배로 벌어졌다고 한다. 가난하니 못 배우고, 못 배우니 더 가난해진다. 가난 탓에 꿈과 기회를 잃어야 하고, 신분이나 계층이 결정된다면 이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가난 탈출은 당사자의 의지와 함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지원은 한계에 이른 만큼, 근로의욕 고취와 소득향상에 맞춘 복지제도의 시행이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곧 시행키로 한 ‘매칭펀드’에 주목한다. 저소득층의 자립과 자산형성을 위해 저축액의 1.5배를 기부금으로 지원하는 형태여서 기대가 크다. 정부가 빈곤가정 자녀를 위해 도입한 ‘희망통장(CAD)’도 확대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도 남보다 더 노력하면 ‘인생역전’이 가능해야 희망이 있는 사회다.
  • [지방시대] 울산을 품격있는 도시로/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얼마 전 고교동창이 서울에서 울산으로 발령을 받아 왔다. 그는 인사 담당자에게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따졌다고 했다. 지방 근무가 곧 좌천으로 여기던 참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한동안 그는 우울했다. 그러나 그는 곧 명랑해졌다. 유독 건강을 챙기던 그는 등산, 수영, 낚시, 골프, 축구, 양궁 같은 운동을 다른 도시와 달리 울산에서는 4계절 내내 가능하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에게 울산은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도시였던 셈이다. 울산은 면적이 서울의 약 1.6배가 넘지만 인구는 10분의1 정도밖에 안 된다. 삼면이 산으로, 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전체 80%가 녹지다. 서울과 같은 도시적 위용도 없고, 부의 상징이나 과시용 도시건축경관도 없지만 울산은 젊고 활력이 넘친다. 도심에서 서쪽으로 차로 30분만 가면 해발 1000m가 넘는 가지산, 신불산 같은 고봉준령이 즐비하다. 또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동해안, 그것도 때 묻지 않은 청정해안에서 회 한 접시에 소주 한 잔 걸칠 수 있는 도시가 울산이다. 이런 도시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산은 있되 바다가 없거나, 바다는 있되 산이 없는 도시가 태반이다. 울산은 공장이 많은 산업도시지만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태화강에서 전국수영대회를 열 만큼 도시는 맑아졌다. 최근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태화루’를 복원하려는 역사문화적 의지도 돋보인다. 울산은 천혜의 도시다.1962년 인구 6만명의 소도읍에서 45년이 지난 지금 110만명의 ‘산업수도’로 성장했다. 도시 경제지표만으로는 울산만한 도시도 드물다. 한국 ‘자동차의 메카’답게 인구 대비 차량수는 서울을 포함한 7대 도시 중 가장 많다. 이처럼 천혜의 자연과 경쟁력을 가진 울산도 몇 가지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먼저 생태도시로서의 완성과 정착문제다. 생태도시는 ‘태화강 수영대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꾸고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 울산의 생태도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생태산업도시로의 정착과 완성을 위한 2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도시계획과 관리의 모든 부문에서 생태도시로의 지향성을 가시적으로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노사화합을 통한 사회 안정성의 확보문제다. 울산은 산업을 배경으로 성장 발전해 온 도시인 만큼 노사화합이야말로 사회안정성 확보의 관건이며 도시 운명을 좌우할 만큼 절실하다. 울산은 경제적 번영의 달콤함도 맛봤고 노사분규에 따른 파국의 쓴맛도 일찍이 경험했다. 이제 사회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울산의 진정한 번영은 공허하다. 아울러, 지금 울산은 혁신도시 건설, 역세권 및 강동권 개발, 국립대 설립 등 굵직한 사업들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호기를 도시발전의 큰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하다.‘탈 울산’을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 울산에선 전대미문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재개발·재건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지역업체가 아닌 수도권 업체들이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온다. 지역에 대한 기여보다도 이윤만 챙기고 내빼는 건 아닌지 솔직히 걱정이다. 울산은 외부의 과대평가와 과소평가가 공존하는 ‘묘한’ 도시다.45년간 압축성장에 따른 진통이라면 ‘넘어야 할 산’이며, 이제는 성장보다 안정을 다독일 때가 아닐까 한다. 이제 울산은 ‘잘사는 도시’에서 ‘품격 있는 도시’로 가야 한다. 돈이 많다고 격이 높은 건 아니다. 경제력도 있고 품격도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소위 ‘스마트 성장’(smart growth)으로 도시관리와 도시정책의 일대 전환을 기해야 할 때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바람피기 좋은날’ 윤진서-김혜수 연기대결

    ‘바람피기 좋은날’ 윤진서-김혜수 연기대결

    도발적인 제목에다 등장인물 모두 유쾌하게 웃고 있는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8일 개봉하는 ‘바람피기 좋은날’은 유부녀들의 일탈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을 뿐이어서 여기에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혀를 끌끌 차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 그랬다간 감상에 방해만 되기 십상이다. 영화는 그저 편안한 자세로 이들의 바람을 파도 타듯 즐기라고 얘기하는 듯 하다. 특히 남성 관객들은 어떨지 몰라도 여성 관객이라면 극명하게 다른 두 여자 주인공의 모습에 자신들을 대입시켜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3년 전 외도한 남편에 대한 복수로 남자 헌팅을 시작한 이슬(김혜수). 이 여자 참으로 대담하고 뻔뻔하다. 연하의 대학생(이민기)과 모텔을 전전하며 벌이는 애정 행각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급기야 남편(박상면)은 경찰을 대동하고 불륜현장을 급습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라면 죽을 죄를 졌다며 싹싹 빌겠지만 그녀의 기세는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경찰차 안에서 “니 둘다 감옥에 쳐 넣을거야.”라며 씩씩거리는 남편을 향해 “나는 널 지옥에 쳐 넣을거야!”라며 한술 더 뜨는데 그녀를 보면서 속이 확 풀리는 관객이 없진 않을 듯. 친구들 대학갈 때 결혼해 가정을 꾸린 작은새(윤진서). 과묵하지만 성실한 경찰이자 남편과 외동딸을 두고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살지만 언제부턴가 가슴은 뻥 뚫린 것만 같다. 유일한 낙인 채팅에서 만난 남자 여우두마리(이종혁)와 6개월째 온라인 데이트 중이다. 가녀린 외모에 여전히 소녀 같은 감성을 지닌 이 여자, 그런데 보통이 아니다.‘세상에서 제일 나쁜 여자가 줄듯 말듯 안주는 여자’라는 남자들의 농담처럼 처음 만난 여우두마리의 애간장을 살살 녹인다. 몸이 아니라 말이 먼저 통해야 한다면서. 그러던 그녀가 점차 본색을 드러낸다. 여우두마리를 상대로 남편과는 꿈도 꿀 수 없는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시키려 하고 여우두마리의 근무처를 찾아가 대낮 뜨거운 정사신도 불사하려 한다. 남자는 여자가 서서히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바람은 여자들의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 일상을 완전히 깨뜨리는 장치는 아니다. 때문에 온통 밝은 색감으로 넘쳐나는 스크린에 불행한 남편과 아이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세월가면 잊혀질까. 그렇지만 다시 생각날걸. 바람아 멈추어다오.” 영화 전·후반에 흘러나오는 가수 이지연의 히트곡 ‘바람아, 멈추어다오’처럼 여자 주인공들은 가정을 깨뜨리는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 한때의 아찔한 줄타기로 잃어버린 삶의 활력을 되찾고자 할 뿐. 불륜을 이토록 가볍게 다뤄도 되나 하는 것보다 이 영화의 타깃층이 분명하다면 그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만하냐는 것에 딴죽을 걸고 싶다. ‘행복한 장의사’로 국내외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장문일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작품.18세 이상 관람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로농구] 현민·정규 기다려!

    ‘부모님의 이름으로’ 지난 4일 잠실체육관에서 KTF와 삼성의 프로농구 경기가 열렸다.3쿼터 중반 삼성 서장훈이 3점슛을 터뜨리며 추격을 해오자 KTF에서 곧바로 3점포가 터져나왔다. 이날 처음 스타팅으로 나선 조성민이 그 주인공이었다.4쿼터에도 삼성이 3점 차로 쫓아오자 조성민은 재차 3점포를 뿜어내 팀 승리의 숨은 공로자가 됐다. 이현민(LG)과 전정규(전자랜드)가 양강 체제를 굳히던 06∼07시즌 신인왕 레이스에 변수가 생겼다. 이들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사이 KTF 조성민(189㎝)이 불붙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TF에 지명됐던 한양대 출신 가드 겸 포워드 조성민은 시범경기에서 경기당 7.5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5스틸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도드라졌다. 추일승 KTF 감독은 “조성민이 팀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 9월 미국 전지훈련을 치르는 도중 아버지,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모두 잃는 아픔을 겪었다. 전훈에서 돌아온 후에야 비보를 접한 조성민은 제대로 농구를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성적이 좋지 않았다. 농구공을 잡기 싫었을 정도로 2개월 동안 정신적인 방황을 하다가 추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배려로 마음을 다잡게 됐다. 조성민은 5일 현재 36경기에 나와 경기당 3.9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현민(37경기 8.5점 2.6리바운드 3.8어시스트)이나 전정규(38경기 8.8점 2.6리바운드 1.2어시스트)에 크게 뒤지는 성적표.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반부터 페이스를 되찾았고 그는 1월 4라운드에서는 평균 7.6점으로 전정규(9.6점) 이현민(6.2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최근 5경기 평균 득점은 10.2점으로 전정규(6.6점) 이현민(5.6점)을 추월했다. 최근 상승세는 주변의 배려 덕택이라고 설명하는 조성민은 “수비부터 착실히 하고 기회가 났을 때 꼬박꼬박 넣어야 한다는 각오로 나서고 있다.”면서 “신인왕보다 우승을 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 지하철 역세권 ‘맞춤개발’

    서울시가 지하철 역세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5일 지하철 역세권을 각 지역별 특성에 맞게 개발하기로 하고, 우선 서울 동북지역 지하철 역세권 79곳에 대해 토지이용실태 시범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동북지역의 역세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조사에서 역세권별로 용도지역, 건물 층수, 건축 연도, 필지 규모 등 정비 개발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중심지 여부와 지구단위계획 유무, 정비방안 유무 등을 기준으로 고밀도 이용 가능 역세권과 상업지역 비율이 거의 없는 역세권 등을 분류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역세권별로 주거나 문화, 상업시설 중심의 특성화된 정비개발 유형을 만들 방침이다. 특히 시범조사 권역 중 1∼2곳을 선정, 올해 안에 도시계획을 수립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이같은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공동화·슬럼화 조짐을 보였던 일부 역세권이 제 기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올해 서울의 모든 지하철 역세권에 대한 현황 조사와 분석 작업을 끝내고,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역세권 개발을 확대한다. 시가 역세권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유동 역세권이 일상생활의 중심지면서도 도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난개발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도시계획이 도시 외곽지역과 신도시 개발에 치우쳐 시민들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어왔다.”면서 “외국 대도시처럼 역세권 주변을 개발해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에 주려면 다 줘라/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지방을 살리지 않고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경쟁력도 지방경쟁력의 총합일 수밖에 없다. 지방이 죽어간다면 국토가, 국민이, 나라가 망해간다는 말과 틀리지 않는다. 나라와 지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이도향촌(離都向村)’의 지방시대를 열어내야 한다. 참여정부 들어 중앙이 스스로 이를 자각하고 균형발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행정수도와 공공기관 이전, 혁신도시와 레저·기업도시 건설, 신활력·누리사업과 산업단지 클러스터 개발 등 물리적 균형발전 정책에 이어 기업하기 좋은 투자환경을 만들고 사람이 살기 좋은 생활여건을 조성하는 기업과 사람 중심의 소프트한 균형발전대책을 2단계로 추진하고 있음은 적절한 처방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앙의 힘만으로 지역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 스스로의 손으로 지역을 디자인할 수 있는 권한과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지방시대 분권기획의 표상으로서 작년 7월부터 시작된 제주의 특별자치를 주목하게 된다. 이 구상은 이른바 국방과 외교를 제외하고 입법, 행정, 재정 등 자치 전분야에 걸쳐 파격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성장엔진으로 해서 제주도를 특성화된 개방경제도시로 발전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개월여의 실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반드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두가지 원칙적 문제에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분권의 수준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넘어온 권한을 사용하는 자치의 역량에 대한 사항이다. ‘주려면 다 줘라.’권한을 지방에 이양한다고 하는 데 도무지 제대로 넘어오는 게 없다. 중앙은 지방이 넘겨받은 권한을 잘 쓸 것이라는 데 신뢰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지방은 지방대로 ‘안주면 말지’ 수준이다. 다소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기왕 지방에 주기로 했으면, 헌법에 분권사항을 명시하는 수준으로 왕창 밀어주는 게 맞을 성싶다. 지방 스스로 자치의 역량을 배양하는 것도 중대한 과제다. 그 중에서도 갈등관리를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다. 제주의 특화개발, 국제자유도시로 만들어보자는 데에도 이 구상의 원초적 타당성에서부터 개방으로 붕괴될 수 있는 지연산업의 문제에서, 개발결실의 지역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합의도출이 쉽지 않다. 요즈음에는 제주서부 화순지역에 해군이 군항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이 찬반으로 양분되어 갈등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보는 신성불가침의 국가존립에 관한 사항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정부가 ‘평화의 섬’을 한다고 해놓고 웬 군사기지냐는 비아냥에다가, 군항이 관광산업에 도움이 된다든지(그런 의미라면 관광자원이 아닌 것이 없지만) 인구 100만 자급도시를 위해 꼭 필요한 초석이라고 허풍떨질 않나.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백화점 논쟁이 한창이다. 정작 소중한 합의를 만들어내는 토론(討論)은 없고 투론(鬪論)만 있다. 도정, 의회, 언론 등 공공영역의 신뢰와 권위는 발견하기 어렵고, 이를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참으로 아쉽다. 특별자치와 이로 인한 특례들, 이것은 확실하게 제도화될 수 있다면 지역으로서는 전혀 새로운 도약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양되는 권한을 수용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적정하게 관리함으로써 오히려 지역발전을 향한 에너지로 분출시킬 수 있는 협동적 지역시스템을 만들지 못할 때, 이 특별한 자치시대가 지역발전에 오히려 더욱 위협이요 위기일 수도 있다는 점도 분명하게 새겨둘 필요가 있다. 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 서울 지하철 역세권 ‘맞춤개발’

    서울시가 지하철 역세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5일 지하철 역세권을 각 지역별 특성에 맞게 개발하기로 하고, 우선 서울 동북지역 지하철 역세권 79곳에 대해 토지이용실태 시범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동북지역의 역세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조사에서 역세권별로 용도지역, 건물 층수, 건축 연도, 필지 규모 등 정비 개발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중심지 여부와 지구단위계획 유무, 정비방안 유무 등을 기준으로 고밀도 이용 가능 역세권과 상업지역 비율이 거의 없는 역세권 등을 분류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역세권별로 주거나 문화, 상업시설 중심의 특성화된 정비개발 유형을 만들 방침이다. 특히 시범조사 권역 중 1∼2곳을 선정, 올해 안에 도시계획을 수립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이같은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공동화·슬럼화 조짐을 보였던 일부 역세권이 제 기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올해 서울의 모든 지하철 역세권에 대한 현황 조사와 분석 작업을 끝내고,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역세권 개발을 확대한다. 시가 역세권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유동 역세권이 일상생활의 중심지면서도 도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난개발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도시계획이 도시 외곽지역과 신도시 개발에 치우쳐 시민들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어왔다.”면서 “외국 대도시처럼 역세권 주변을 개발해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부하들 氣 살려줘라”

    지난 연말 취임한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과 참모들에게 보낸 지휘서신에서 ‘인간존중의 지휘문화’ 정착을 위해 지휘관들에게 `기(氣)´와 `혼(魂)´,`열린 마음´ 등 3박자를 강조했다. 박 총장은 “기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기가 넘치면 활력이 넘치고 훈련을 잘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사고도 예방된다.”면서 “부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하들이 할 말을 다하고 이를 충분히 들어 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등 마음 편하게 일할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지휘하면 부대 전체의 분위기 변화와 흐름까지 감지할 수 있음은 물론 부하들과 공감대를 형성, 부여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HAPPY KOREA] 지원 어떻게 이뤄지나

    [HAPPY KOREA] 지원 어떻게 이뤄지나

    행정자치부가 1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우수지역 47곳을 발표하면서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우리나라도 일본 등 외국처럼 각각의 지역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고품격의 생활공간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이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이라며 남다른 의욕을 갖는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선정된 지역은 어떤 곳 행자부는 이날 ‘국가지정’ 30곳과 ‘도지정’ 17곳을 분리해 발표했다. 당초 30곳만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탈락한 17곳의 계획도 매우 우수해 도가 중심이 돼 계속 추진토록 한 것이다. 선정된 지역은 산업형·문화형·교육형·가족형·관광형·전통형 등 모두 9개 유형으로 나눴다. 이를테면 산업형이란 지역에 있는 사업을 지원해 마을을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형태다. 국가지정엔 전남 무안군의 ‘하늘백련마을 조성사업’과 안동시의 ‘안동 산약마을’이 선정됐다. 문화형은 지역문화 예술 자원을 통해 특화발전 계획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전북 완주군의 ‘대승 천년 한지 전원박물관’과 전남 강진군의 ‘천년비색 청자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지원이 이뤄지나 국가지정으로 선정된 마을은 3월 말까지 세부사업계획을 행자부에 제출해야 한다. 만일 적합하지 않으면 이때 수정해야 하며, 이를 검토해 올 상반기 중에 30개 자치단체에 5억원의 인센티브 사업비를 1차로 지원한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면 내년에 10억원,2009년 5억원을 지원하는 등 3년간 인센티브 사업비로만 모두 20억원을 지원한다. 행자부 박재영 균형발전지원본부장은 이와 관련,“올 연말에 추진실적을 1차로 평가할 것이며, 이를 근거로 내년에 평균 10억원의 인센티브 사업비가 지자체에 지급되는데,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엔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이 패키지로 지원돼 사업의 성과를 높인다. 행자부의 정보화마을 사업, 소도읍육성사업, 문화관광부의 역사문화보존사업 등 모두 120가지 사업 중 가능한 것을 묶어 지원한다. 이를 위해 3년간 총 559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역별로 평균 186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는 셈. 재정경제부와 특구지정도 추진해 지역만들기 사업의 걸림돌을 없앨 방침이다. 문영훈 살기좋은지역만들기 기획팀장은 “현행대로 할 경우 재정투융자심사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사업추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자치단체에서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신속히 추진되도록 특구로 지정해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효과는 얼마나? 우수지역 선정 사업은 향후에도 계속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오는 11월 내년도 선정 지역을 공모할 계획이며, 현재 기획예산처와 예산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되면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역엔 지역발전을 위한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대다수 자치단체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행자부가 30개 선정지역이 제시한 효과를 종합한 결과 3년 동안 시행하면 인구가 1만 5000여명 증가하고, 주민의 소득도 현재보다 3배가량 늘어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학습 공백기 2월 알차게 보내려면

    학습 공백기 2월 알차게 보내려면

    ‘2월을 잡아라.’ 초·중·고 교사들이 새 학년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통적으로 하는 충고다. 겨울방학 개학식에 이어 졸업식, 설 연휴, 봄 방학으로 이어지는 2월은 학생이나 부모 모두 느슨해지기 쉬운 학습 공백기. 특히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예비 중1, 예비 고1에게는 첫 1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2월의 여유를 즐기면서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교사들의 조언을 받아 소개한다. 초등학교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배우는 내용의 폭이 넓어지고 과목도 많아진다. 그만큼 학습 부담이 서서히 늘어난다. 때문에 새 학년에 올라가기 직전인 2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년 동안 자녀의 학습 동기가 살아날 수도 있고, 의욕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새 교과서 차례를 훑어 보자 초등학교 2∼3학년에게 2월은 엄마의 역량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때다.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자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공부 방법이나 친구 사귀기, 새 학기 준비가 낯선 시기인만큼 하나하나 잘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3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라면 교과서 차례만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2학년 교과서는 국어, 수학,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바른생활 등 5개다. 엄마라면 10분 정도만 봐도 뭘 배우는지 알 수 있다. 교과서 차례에 따라 주제를 뽑아 이에 맞는 책을 찾아 읽어보자.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 가서 죽치고 앉아 관련된 책을 찾아 읽어봐도 좋다. 선행학습을 하되 교과와 관련된 독서를 하는 것이다. 매주 한 차례 정도는 서점에 간다고 생각하자. 단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은 1학기 교과서의 두 세 단원 정도 풀어보고 오면 자신감을 갖고 공부할 수 있다.2학년 남학생 거의 대부분은 가위질이나 정리정돈, 자기 물건 관리를 잘 못한다.2월에는 엄마와 함께 책가방이나 학용품 정리하는 법 등을 배우기에 좋은 시기다. 아이가 학급 임원이 되고 싶어한다면 큰 소리로 책을 읽거나 하고 싶은 말을 써 보게 하면 도움이 된다. 여학생은 새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어린애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하고, 남을 배려하는 말, 억양, 행동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 ●4∼5학년은 공부 습관 들이는 최적기 4∼5학년은 초등학교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 내용이 어려워져 공부 습관이 좋고 나쁨에 따라 크게 갈리는 시기다.1∼2학년 때는 부모가 관심을 갖지만 3학년이 되면 아이에게 맡겨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5학년이 되어 갑자기 공부를 시켜 보려고 하면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4∼5학년때 공부 습관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2월은 그 시작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올바른 공부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다.2월 한 달을 어떻게 보낼지 아이 혼자 계획을 짜 보도록 하고 의견을 나눠 조정해 지키도록 한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은 ○○프로그램만 보겠다, 최소한 30분 동안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 연습을 하겠다.’ 등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4∼5학년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사회다. 부모 세대와는 달리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사회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체험 과목이다. 공부 내용이 1∼2학년때 가정과 우리 마을에서 3∼4학년때 우리 시·도,5학년때 우리나라,6학년때 세계로 확대된다. 때문에 2월에는 가족 여행이나 체험을 통해 새 학년에 배울 내용과 관련 있는 장소를 한 곳이라도 가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6학년, 너무 조급할 필요 없다 자녀가 6학년이 되면 부모들은 조급해진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뭔가 열심히 시켜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2월에 공부에만 얽매여서는 정작 학교 수업에 충실하기 어렵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숨통을 틔워주는 활력소도 필요하다.2월에는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기를 읽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 스스로 왜 공부해야 하는지 깨닫는 동기 유발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시사적인 내용에도 관심을 갖도록 돕고, 새 교과서를 한 차례 읽어 큰 틀을 조망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예비 중 1은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달리 성적표에 과목별 성적에 따라 등수가 매겨지는 서열화가 나타난다. 자신의 학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부모도 자녀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특수목적고와 특성화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반영되는 교과 성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출결과 봉사활동은 1학년 때부터 전형에 반영된다. 수행평가도 내신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행평가는 지필고사 외에 수업 태도나 참여도, 수업 내 학습활동 등이 반영되므로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길러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책을 읽고 자녀와 함께 생각을 나눠보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2월이 최적이다.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면 수행평가에 큰 도움이 된다. 부모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선행학습이다. 그러나 지나친 선행학습은 학교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학력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1학기 범위 안에서 두세 단원 정도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녀를 학원에 보낸다면 프로그램을 잘 살펴봐야 한다. 무작정 보내서는 안된다. 현재 필요한 과목과 부분이 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이에 맞는 강의를 찾아서 들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학력 수준이 높다면 선행학습보다는 많은 체험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논술이나 교과와 연계한 독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의 경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교양도서를 찾아 읽고, 내용을 요약정리해 보자. 영어는 기회가 닿으면 다양한 영어 관련 캠프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학교 때 달라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서술형 평가다. 서울 지역의 경우 학교 시험문제의 50%가 서술형으로 출제된다. 이에 대비하려면 평소 직접 써 보고 요약하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학이라면 문제풀이 과정을 직접 작성해 보고, 틀린 부분을 찾아 다시 그 옆에 풀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생활지도 면에서는 컴퓨터 사용 습관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컴퓨터를 가족 공동 공간인 거실로 옮기고 매일 얼마 정도 할 것인지 자녀와 약속을 한 뒤 지키도록 해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예비 고1은 이달 예비 고1인 중학교 3학년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생활 리듬을 잃지 않는 일이다. 고교에 올라가면 공부는 실컷 할테니 지금은 조금 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휴식이 재충전이 되어야지 생활을 늘어지게 해서는 곤란하다. 고교에 올라가면 공부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생활 리듬 자체가 깨져 새 학기를 맞으면 3월부터 우왕좌왕하기 십상이다. 특히 공부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잘못된 생활 습관이 자칫 1년 내내 이어져 공부를 망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2월 내내 공부에만 매달리라는 것은 아니다. 생활 리듬은 깨뜨리지 않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한 번쯤 해봐야 할 것이 진로 설계다. 비교적 여유있는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각종 청소년 시설 등에서 인성·적성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다. 인문계 고교에 진학한다면 자신의 적성이 인문계인지 자연계인지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실업계는 자신이 선택한 전공의 진로를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교에 입학하면 적성을 알고 모르는 학생들 사이에 공부하는 자세에서부터 큰 차이가 난다. 도구 과목인 국·영·수는 기초를 다져놓는 것이 좋다. 상위권은 고교 과정을 1학년 1학기 범위까지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중하위권이라면 중학교때 배운 것을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한다. 학교 시험에서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월은 독서나 논술 공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신문을 통한 교육(NIE)에 익숙해지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일 신문 사설이나 칼럼 가운데 관심 있는 내용을 200자 이내로 요약하고, 찬·반 의견을 써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소홀히 다루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한자다. 고교에서 모든 공부는 결국 어휘력의 싸움이다. 한자를 많이 알수록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자는 학기가 시작하면 정작 손 대기 어렵다. 고교 수준의 검인정 교과서나 상용한자 관련 책을 골라 한 달 동안 뗀다고 생각하고 공부하면 나중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 김명실 서울 구남 초등학교 교사 성인진 서울 미아 초등학교 교사 김선자 서울 면일 초등학교 교사 이혜련 서울 한강 중학교 교감 김홍선 서울 신목 고등학교 교무부장
  • 대기업이 꼽은 ‘한국서 기업하기 힘든 이유’

    “채용과 해고가 너무 힘들다.” “인수·합병(M&A) 방어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출자총액제한제 때문에 투자가 자유롭지 못하다.” 매출액 기준 국내 상위 500대 대기업이 꼽은 ‘대한민국에서 기업하기 힘든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했다. 뒤집어 말하면 최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할 정책과제이다. 대한상의가 3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9%가 기업활력을 떨어뜨리는 최대 애로요인으로 ‘노동 유연성 부족’을 꼽았다.‘M&A 방어제도 미흡’(70.4%)과 ‘출총제’(59.2%),‘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제한’(55.7%)이 2∼4위를 차지했다. ‘신규 규제가 도입되는 상법 개정안’(5위),‘서비스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6위),‘폐기물 등 각종 부담금’(7위)도 원성의 대상이 됐다.‘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 등 신규 주택가격 규제’(41.4%)는 9위를 차지했다.10위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였다. ‘수도권 규제가 완화된다면 수도권과 해외 중 어느 곳에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도 눈길을 끈다. 응답기업의 63.3%가 “수도권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확정됐는데도 “현 출총제 개선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19.4%에 불과했다.“출총제 완전 폐지”(49.3%) 또는 “적용기준(개별기업 자산)을 2조원에서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31.3%)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리구 숙원] 금천구, 개발제한조례 개정요구

    ‘새 술은 새 부대에….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단이 필요합니다.’ 금천구에 있어 구로공단은 미래의 희망이면서도 걸림돌이다. 누가 뭐래도 구로공단은 과거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일군 일등공신들의 무대였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공단은 쇠퇴기를 맞았고 활력을 잃으면서 공장도, 사람도 떠났다. 최근 첨단 아파트형공장들이 들어서고 정보통신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면서 희망도 커졌지만 “과거 70년대의 잣대에 맞춰 너무 비대해진 구로공단에는 여전히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천구는 향후 시흥대로 인근 구 중심을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쾌적한 주거환경이 어우러진 미래형 도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시흥역 인근 19만 2500평에는 주거와 업무기능을 갖춘 랜드마크를, 또 2만 1800평 규모의 가산지구에는 상업과 문화 금융 등이 어우러진 위락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독산동 일대 2만 5700평에는 문화ㆍ유통단지로 활성화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금천구의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준 공업지역의 개발을 제한하는 조례가 바뀌어야 한다. 실제 금천구의 전체 면적은 13.07㎢. 이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4.47㎢가 준공업지역인 구로공단으로 묶여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제35조에 따르면 준공업지역 내 공장이전지에는 아파트 등 공공주택을 지을 수 없다. 금천구가 최근 준공업지역 관련 서울시 조례개정에 매달리는 이유다. 금천구 관계자는 “공장이 떠난 공간이 거대한 흉가처럼 자리 잡으면서 슬럼화 현상까지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규제 때문에 맹지처럼 여겨질 정도”라면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공공주택 건립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금천구는 공단이 디지털산업단지로 변해 가는 과정에서 주거시설도 절대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조례개정 여부는 불투명하다. 공장이적지에 공동주택을 허용할 경우 기존 공장의 이탈이 가속화돼 산업입지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인왕산 산성화 가장 심해

    우리 산의 14%가 강산성 토양으로 조사됐다. 토양이 산성화되면 양분이 부족해 식물의 생육 부진과 미생물 감소, 종의 다양성 저하 등 건강성이 떨어지게 된다. 28일 한국산지보전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요산 46곳을 대상으로 산림건강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토양 산성화가 평균 pH4.97로 나타났다. 수목의 생육에 적합한 산성지수인 pH 5.5에 비해 산성화가 많이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pH4.5 이하 강산성 지역은 청주 상당산, 전주 모악산, 서울 인왕산·도봉산, 인천 청량산, 광주 무등산·금당산, 광양 가야산, 서울 한강 주변 산림 등이다. 특히 인왕산 침엽수림은 pH 4.00으로 측정돼 산성화가 가장 심했고 제주 활엽수림(pH 5.85)은 가장 낮았다. 강산성 산림 토양 분포는 도시지역 산림이 25%로 일반 산지 산림(13%)의 2배에 달했다. 나무 외형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수관활력도를 통한 숲의 건강지수는 51%가 1등급인 ‘건강’으로 판정됐다.2등급(경쇠퇴)은 30%,3등급(중쇠퇴) 10%,4등급(심쇠퇴) 2%,5등급(사망) 7% 등이었다. 류광수 산림청 산림정책팀장은 “교토의정서 발효로 산림의 건강성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면서 “민·관·학계가 참여하는 과학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30일 서울 aT센터에서 미국·유럽의 산림건강 모니터링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산림건강 모니터링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CEO칼럼] 야성을 잃지 마라/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야성을 잃지 마라/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이제 곧 2월이 되면 계곡의 얼음이 녹고, 나무에는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 온다. 봄이 오면 대지의 새 생명만 태동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도 새로운 활력이 흐른다. 요즘 회사마다 신입사원 연수가 한창이다. 강의에 집중하는 진지한 표정과 동료들과의 팀워크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은 나무에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신입사원은 엊그제까지 들판에서 뛰어놀던 야생마라 할 수 있다. 야생마의 가장 큰 특징은 야성(野性)이며, 나는 그 야성을 좋아한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에서 몸에 밴 자유분방한 행동, 창의적인 사고, 엉뚱할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는 입사 초기단계에는 조직 내에서 다소의 부적응과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잠재력과 패기,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해 다가오는 새 시대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야성이 갖는 더 큰 매력은 야생적 본능, 즉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나가려는 강한 본능에 있다.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승부근성, 때로는 저돌적이고 때로는 전략적인 상황대응은 모두 야생적인 본능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빠르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제적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은 야생의 들판과 같은 척박한 경쟁환경을 이겨나가야 하므로 그 직원들도 야성이 필요하다. 시베리아 들판의 새끼 호랑이는 젖을 떼고 나면 곧바로 광활한 벌판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하며 생존을 위한 투쟁에 들어간다. 사냥을 위해 전략을 짜고, 바람의 방향을 읽고, 매복하고, 때로는 전력 질주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터득한다. 그러나 만일 사람이 데려다가 배부르게 먹이고 보살핀다면 새끼 호랑이는 자연의 지배자는커녕 야생적 본능을 잃고 재롱을 부리며 살아가는 길들여진 고양이에 불과하다. 첫출발을 하는 신입사원들은 모두 새끼 호랑이다. 차디찬 들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야생적 본능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특성과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젊은 인재들이 따뜻한 온실 속에서 기존 틀에 익숙해져 야성을 잃고 현실과 타협한다면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겠는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고 전문적 능력도 부족하지만, 그 잠재력만으로도 충분히 축복받을 만하다. 모든 기업이 ‘인재’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최선의 교육훈련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입사원다운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사고, 긍정적인 자세,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특히 능동적인 도전의식과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인내력이 중요하다. 여기에다 자기만의 특기와 적성을 결합시켜 전문성까지 갖춘다면 비로소 새끼 호랑이는 동물의 제왕인 맹호(猛虎)로, 야생마는 준마로 재탄생할 것이다. 심장에서 끊임없이 깨끗한 새 피를 만들어 온 몸에 내보내는 것처럼 신입사원은 조직에서 새로운 피가 되어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개인에게나 회사에나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사는 것은 변화가 없는 것이다. 변화가 없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에서 야성을 잃지 말고 개개인의 독특한 끼를 살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른 봄에 꽃망울이 피어나듯이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조직에서 예쁘고 활기찬 야생화로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바뀐 이후 섬 전체는 개발이 가속화되어 민속촌이 아니고선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제주시에서 남서쪽 직선거리로 1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수암 마을. 제주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해안 일주도로에서 멀리 있는 까닭에 개발이 늦어졌다. 돌로 담을 쌓고, 초가를 짓고, 돌하르방을 만들었던 제주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물이 용출되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 유수암(流水岩). 마을로 들어서자 샘물이 나오는 공동빨래터에서 동네아낙들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집에 거의 세탁기가 있어 빨래하는 모습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마치 잃어버린 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신기한 광경을 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기자에게 아흔의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카랑카랑한 강위원 할머니의 말이 떨어진다. “늙은이 찍엉 뭣에 쿠꽝?” 며느리를 집에 들여도 시어머니랑 각자 살림을 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한 제주의 여인네들. 허벅(제주방언. 물을 길어 나르는 동이)에 지고온 빨랫감을 물에 헹군 뒤 양손에 잡고 쥐어짜는 손아귀에선 억센 섬여인의 힘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빨래터는 방망이를 두드리며 삶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곳이자 옹기종기 모여 이웃간의 정을 나누며 동네의 이 소문 저 소문을 전하던 곳이다. 한동안 이방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녀들만의 진짜 사투리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마을 정중앙을 흐르는 유수암천에서 내려오는 첫물은 받아서 음용으로 쓴다. 그리고 흘러 내려온 다음 물은 몸을 씻는 데 사용하고 세 번째는 빨래를 하는 데 사용하는데 물쓰는 일을 마치 곡식 아끼듯 한단다. 집과 밭의 둘레에 나지막이 둘러쳐진 전통 돌담은 거친 제주바람을 꿋꿋이 이겨내며 주민들과 수십년 동안 정겨운 동거를 해오고 있다. 돌을 다루는 장인 정신과 돌을 이용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듯 느껴졌다. 대부분의 마을 농가는 감귤을 재배한다. 최근 들어서는 귤값이 폭락해 귤농사를 접고 감자를 재배하거나 목축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조랑말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서 반야생 상태로 서식하며 긴 세월 동안 제주 환경에 적응하여 온 작은 말이다. 자그마한 체격으로 환경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어 흔히 제주민에 비유되기도 한다. 마을에는 외지인들도 들어와 산다. 전직 은행 간부 출신인 문주용(60)씨는 새삶의 터전을 관광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펜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채도 같이 재배하고 있다. 기존의 유채에 있던 독성을 없앤 개량 유채품종을 키워 마을 전체가 노란 유채물결로 덮이는 꿈을 꾼단다. 원래 제주도에는 한라산 주변에 주택들이 발달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4·3사건 이후 마을 전체를 중산간 마을 아래로 이주시키는 바람에 위로는 마을이 거의 없다. 유수암리는 해발 300m 정도의 중산간 마을로서 섬 전체가 개발로 인해 점차 원형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도 특유의 풍물과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돌이 한데 어우러져 ‘제주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수암 마을. 그곳에선 유구한 ‘탐라 역사’의 숨결과 향기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커 피 전 쟁

    커 피 전 쟁

    커피 전문점 시장이 뜨겁다. 매장 추가 개장에다 신규 브랜드가 진출하는 등 외연 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커피 전문점 시장의 질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박사 커피·차연구소의 문준웅 소장은 23일 “대형 업체가 거대 자본을 무기로 시장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며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소형 업체는 바로 도태된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빈·로즈버드·할리스커피 등이 올해 낼 커피 전문점 매장은 모두 200∼300개다. 커피 전문점 시장은 1997년 국내에 들어온 스타벅스가 활력을 넣었다. 스타벅스는 올해 40∼50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장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들어 벌써 3곳의 간판을 새로 내달았다. 전국에 191개의 점포가 깔려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에는 칼로리와 우유 등에서 고객별 맞춤형 커피로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커피빈 역시 서울 강북지역과 부산·대구 등으로 매장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압구정동 씨네시티극장 옆 매장에 이어 26일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매장을 새로 연다. 전국에서 7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 100호점 돌파가 목표다. 최근 커피 브랜드 ‘자바커피’에서 ‘엔제리너스’로 바꾼 롯데리아는 가맹점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38개 매장을 운영중인 엔제리너스는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쳐 점포수를 100개로 늘릴 작정이다. 토종 브랜드의 성장세도 매섭다. 지난해 53개 매장을 연 할리스커피는 올해 50개 이상을 개장할 계획이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요구르트 등 한국적 메뉴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탐앤탐스’는 현재 47개의 매장을 크게 확대, 연내 1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파스쿠치’도 현재 29개의 매장을 연말까지 45개로 늘릴 예정이다. 신규 브랜드도 커피 전쟁에 가세했다. 이앤지커피가 미국에서 들여온 ‘카리부 커피’는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에 1호점을 열었다. 곧 신촌·압구정·명동 등지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다. 올해 10호점까지 낼 예정이다. 부드러운 맛과 편안한 공간이 특징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스타벅스에 이어 두번째로 매장이 많다. 출점 경쟁은 국내에 커피 전문점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최대 규모이다. 커피 전문점은 성장세가 연 3∼5% 정도이다. 업계는 소매 원두와 전문점 커피, 병 커피 등을 합쳐 연 4000억∼5000억원대로 추산한다. 동서식품 안경호 실장은 “국내 인스턴트와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1조원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원두커피 시장 규모가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비해 매우 작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게 커피전쟁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의 원두커피 비중은 5%로 일본(40%), 미국(60%)에 비해 낮다. 문 소장은 “커피 전문점이 최근 케이크와 빵 등을 파는 ‘카페’형태의 복합 매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바람직한 노사관계는?〉(YTN 오후 1시30분) 노사관계의 안정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새해 벽두에 있었던 현대자동차 파업사태 등 갈등의 요인이 널려 있다. 조성준 노사정위원장과 함께 올해 위원회의 활동방향과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아이의 특성에 맞는 독서 코칭2’에서는 언어지능,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자성지능, 자연친화지능과 그에 맞는 독서코칭법을 알아본다. 내 아이의 특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 그에 맞는 구체적인 독서코칭법은 어떤 것인지. 초등학교 2학년 수연이의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외과의사 봉달희(SBS 오후 9시55분) 건욱은 자신의 환자를 수술하려는 중근을 향해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중근은 메스가 들어가는 느낌이 다르다며 괴사성 근막염이 맞다고 응수한다. 아라는 달희를 향해 중근에게 인정받고 싶어 남의 환자를 가로챘냐고 화를 낸다. 수술광경을 지켜보던 재범은 봉선생이 환자를 살렸다고 칭찬한다.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소영은 서경이 의료봉사를 핑계로 딴 짓을 하는 게 아니냐며 추궁한다. 서경은 소영이 스토커나 다름없다며 정신과를 찾아가 자신을 돌아보라고 한다. 소영은 서경에게 태현을 진심으로 사랑하느냐고 반문한다. 서경은 양평 집을 팔 생각이 있느냐는 경선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는데….   ●달자의 봄(KBS2 오후 9시55분) 고객사업부로 부서이동을 당하게 되는 오달자. 깐깐하고 집요하기로 악명 높은 팀장에게 첫날부터 제대로 찍히고 만다. 지지 않으려고 버티면 버틸수록 점점 더 시련의 골은 깊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달자와 태봉은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옴짝달싹할 수 없이 발이 묶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추운 겨울에 잘 먹으면 보약보다 더 좋다는 견과류.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해 불균형한 겨울철 식단에 균형을 잡아주는 똑똑한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팔방미인 견과류의 효능을 자세히 알아보고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 맛있게 먹는 방법, 섭취시 주의점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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