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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대통령시대 열렸지만… 女 고용률은 악화

    女 대통령시대 열렸지만… 女 고용률은 악화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지만, 여성의 고용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8일 “지난 1월 여성 고용률이 46.3%로 최근 5년 동안의 연 평균 고용률(48.1%)을 밑돌았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47.8%로 낮았다”고 밝혔다. 15~64세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를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수를 표시하는 고용률이 모두 낮다는 것은 여성의 고용 활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여성 고용률은 2009년 47.7%에서 2010년 47.8%, 2011년 48.1%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49.1%를 기록한 뒤 11월 48.8%, 12월 47.3% 등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1월까지 2.8% 포인트가 떨어졌다. 남성 고용률도 떨어졌지만 낙폭(2.5% 포인트)이 여성보다 작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비슷하다. 2009년 49.2%이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0년 49.4%, 2011년 49.7%로 회복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50.4%에서 11월 50.0%, 12월 48.5%로 다시 50% 밑으로 떨어졌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가뜩이나 낮은데 더 떨어진 것이다. 정보공개센터는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22.5% 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7% 포인트를 크게 넘어 조사 대상 30개국 중 28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가 여성 일자리 문제에 소홀하다는 비판은 여성계에서도 나왔다. 지난 21일 발표된 국정과제 140개 중 여성 관련 항목은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1개에 불과하다. 주요 내용은 공직·교직·공공기관 등의 여성 관리자 목표제를 도입하고 정부위원회에 여성 참여를 늘린다는 것이다. 고위직 여성 중심 정책이라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여성계 시각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개선되었다는 착시 효과는 여성의 빈곤화나 여성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둔감하게 한다”면서 “여성 고용률을 높이고 여성 빈곤율을 줄일 종합적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종태씨는 늘 외로웠기에 다복한 가정을 꿈꿨고 식당을 하면서 여러 자녀를 둬 부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식당은 점점 손해가 늘어나며 빚만 져 사업을 접었다. 설상가상 놀이터 사고로 넷째가 뇌수술을 받은 후 지적장애를 가지게 되면서, 재활치료 비용을 감당하기에 벅찬 형편에 놓인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한의대에 합격한 금옥의 바람대로 사기진은 결국 지방으로 내려가고, 금옥은 갑작스럽게 떠난 사기진이 마음에 걸린다. 한편, 폐병으로 서울을 떠나기로 한 삼생(홍아름)은 지성이 군대에 간다는 소식에 한층 더 마음이 심란해진다. 한편, 동우 역시 입영통지서를 받아 삼생에게 소식을 전하러 온다. ■TV속의 TV(MBC 낮 12시 20분) 모든 것이 가짜여야 하는 비밀의 장소 국정원에서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7급 공무원’. 악연으로 다시 만난 인연은 서로 존재를 숨긴 채 국정원 동기가 되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은 마치 운명과도 같다. 사랑 빼고는 모든 것이 거짓말인 국정원 요원들의 액션 로맨스를 ‘TV 돋보기’에서 들여다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5분) 전남 영광에 24시간 늘 떨어지지 않고 찰싹 달라붙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에 찾아간다. 한참을 헤맨 끝에 80대의 노모를 엎은 채 묵묵히 밭을 가는 한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은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남자는 할머니의 사위라는 것인데…. ■건강한 아침(EBS 오전 6시) 몸과 마음을 깨우는 아침운동.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운동과 실버세대를 위한 9988 체조를 준비했다. 운동전문가 원정혜 박사와 함께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고 항상 피곤한 사람들을 만나 본다. 이를 통해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해서 지친 몸에 활력을 주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대한민국 인기 연예인들의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본다. 또 각 분야의 명의들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과 음식을 직접 소개한다. 이번 시간에는 목디스크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함께 방송인 임성민이 출연하여 목디스크로 겪었던 고충에 대해 들어본다.
  •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의 고을이다. 20여개의 박물관이 밀집돼 있다. 민화, 사진 등 ‘기본’ 아이템부터 지도, 곤충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들이 ‘널려’ 있다. 이뿐 아니다. 경북 포항의 로보라이프뮤지엄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각 지역의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강원 영월] 박물관 20곳 줄지어 보는 고을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 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이 속속 들어서게 됐다. 최근에도 인도미술박물관 등이 문을 열며 박물관 러시를 이어 가고 있다. 영월엔 특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다. 그 가운데 조선민화박물관은 조선 시대 민화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대 민화 100여점 등 300여 작품은 상설 전시된다. 민화를 목판에 그리거나 판화로 찍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어른들만 출입이 가능한 춘화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영월군 문화관광과(www.ywtour.com) 370-2037(이하 지역번호 033). ▲맛집 주천리 다하누촌은 토종 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 전문 상가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 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372-0121.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372-3800.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372-7743. ▲주변 볼거리 단종의 묘소인 장릉,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 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등이 유명하다. [경북 포항] 생활 로봇 한자리서 만나보는 미래 공간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경북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에 조성된 로보라이프뮤지엄은 로봇을 활용한 주거 생활과 미래 로봇 환경을 구현한 박물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평상시 로봇을 접하기 어려운 데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워한다. 전시된 로봇 중에는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실제 이용되는 것도 있다. 물개 로봇 ‘파로’는 병원이나 양로원에서 심리 치료용으로 쓰인다. 가장 인기 있는 로봇은 ‘제니보’다. 지능형 로봇 강아지로, 스스로 돌아다니고 감정 표현을 하며 코끝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인을 알아보고 애교도 부린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김천 분기점→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나들목. 포항시 관광진흥과(phtour.ipohang.org) 270-2371(이하 지역번호 054). ▲맛집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는 일종의 잡어 칼국수다. 여러 사람이 ‘모디가(모여) 먹은 국수’란 사투리가 변해 모리국수가 됐다. 국수에 아귀와 물메기, 대게 다리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낸다. 구룡포항 얼음공장 뒤 ‘까꾸네’가 많이 알려졌다. 276-2298. 동림횟집(247-6700), 재성회대게식당(276-2252) 등에서 회와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변 볼거리 내연산 계곡과 보경사, 오어사, 호미곶 등은 전국구 관광 명소다. 동빈 내항에는 비운의 천안함과 동일한 기종의 포항함이 전시돼 있다. 하옥계곡은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살아 있다. [충북 진천] 문화재급 고대 범종의 종소리 진천종박물관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범종에 대한 연구와 수집, 전시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종 전문 박물관이다. 성덕대왕신종, 상원사 동종 등 한국의 종은 물론 전 세계의 독특한 종과 장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밀랍 주조 공법으로 복원복제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즐비하다. 박물관은 2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복제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전시돼있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대표하는 종이 무려 7000여개나 된다. 2층엔 세계의 종 전시실이 마련됐다.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진천 나들목→좌회전→성석사거리 우회전→벽암사거리 좌회전→백곡저수지 방향 직진→장관교 지나 좌회전→종박물관. 진천군 문화체육과(www.jincheon.go.kr) 539-3623(이하 지역번호 043). ▲맛집 느티나무집은 민물매운탕과 닭백숙을 잘한다. 532-5534. 엄나무에걸린닭은 누룽지를 활용한 닭·오리죽으로 이름났다. 532-8200. 두부촌(533-9946)은 깻잎두부보쌈, 곰가내(532-0767)는 쌀밥 정식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 진천을 상징하는 것은 농다리다. 농다리는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투박하게 쌓았다. 듬성듬성 구멍도 뚫렸고, 발로 밟으면 삐걱대기도 한다. 그 상태로 1000년 세월을 견뎌 왔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보탑사, 정송강사(충북도기념물 9호), 덕산양조장(등록문화재 58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전남 순천] 한평생 모은 뿌리 깊은 문화유산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샘이깊은물’ 등을 창간하며 한국 잡지사에 큰 획을 그은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전시한 공간이다. 선생이 창간한 잡지 ‘뿌리깊은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생이 생전 수집한 우리 문화재는 무려 6500여점에 이른다. 박물관은 이를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문화재급 유물도 있지만, 서민 생활용품도 제법 많다. 박물관 주변의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도 멋들어지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구례에 있던 상류층 양반집을 옮겨 왔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승주 방면 우회전→서평삼거리 우회전→낙안읍성 방면 857번 지방도→낙안읍성 주차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순천시 관광진흥과(tour.suncheon.go.kr) 749-4221(이하 지역번호 061). ▲맛집 전주산들청국장(725-6447)은 진한 청국장이 일품이다. 송광사 진입로의 길상식당(755-2173)은 산채정식, 별량면 일출길의 전망대가든(742-9496)은 짱뚱어탕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박물관 지척에 낙안읍성이 있다. 남문까지 길게 이어진 성곽 길과 초가집, 흙길 등 온통 누런빛이 감도는 읍성의 풍경이 예스럽다. 금전산 자락의 금둔사는 매화로 유명한 절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는 납월홍매가 이 절집에 있다. 순천의 아이콘은 역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갈대 데크를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것은 순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부처 이기주의·칸막이 행정 방치 않을 것” 국민행복시대 위한 복지정책 추진도 강조

    정홍원 국무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 행복 시대를 열기 위한 ‘복지 정책의 강력한 추진’과 ‘총리의 조정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정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총리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정 총리는 27일 오전 국무총리실이 있는 정부세종청사로 내려가 업무를 시작한다. 정 총리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처 자율은 존중하지만 부처 이기주의나 칸막이 행정은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융·복합시대에 부처 간 공유와 협력이야말로 경쟁력과 창의 및 활력이 넘치는 창조경제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와 총리실이 컨트롤 타워로서 국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정, 통할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정 총리는 앞서 총리실 실·국장들과의 여러 차례 간담회에서도 경제부총리의 역할은 존중하겠지만 국정 전반에 대한 조정과 통할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해 왔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민 행복과 이를 위한 복지 서비스 강화를 행정의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취임사에서 “성장 패러다임이나 정부 운영 방식을 바꿔서라도 국민 모두가 골고루 과실을 향유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나 “앞서가는 행정”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총리는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온 고용과 복지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전환하고 생애주기별, 생활영역별로 정교하게 이뤄지도록 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며 이를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복지 총리’로서 이를 위한 국정 조정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총리와 총리실이 박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 행복’이란 국정 최고 목표를 정책과 실천으로 옮기고, 국정 운영 중심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꿔 나가고 뿌리내리게 하는 컨트롤 타워가 되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국회에서 정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자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정 신임 총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의 첫 총리로서, 공약 사항을 실천하고 이를 위해 각 부처를 지휘해야 할 새 총리의 임명은 새 정부의 실질적인 출범”이라고 반겼다. 총리실 직원들은 정 총리가 검찰이나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치며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 온 것에 대해 기대하면서도 ‘엄한 총리’가 되지나 않을까 긴장하며 업무 보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새 총리의 취임에 대해 일부에서는 ‘의전 총리’의 역할을 넘어서 실질적인 국정 운영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책임총리를 주문했다. 한편 신임 정 총리는 28일 오전 9시 박근혜 정부의 첫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재계, 경제민주화 순기능 실현 고민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취임식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확실한 입장을 국민들에게 밝혔다. 그간의 ‘후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이제 여하히 실현하느냐가 과제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첫째 과제로 “경제 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다”고 밝혔다.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이나 재계는 소모적 논쟁을 접고 경제민주화를 안착시키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재계도 이제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과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순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스스로 찾아 나서길 바란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경제민주화가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면서 내심 반대 논리로만 일관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21~22일 열린 ‘201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싱크탱크 격인 한국경제연구원의 논문을 공개해 경제민주화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향후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절차 등을 염두에 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거나 신경전을 펼치기 위한 의도된 불만 표출은 아니었으면 한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잠시 활동을 접었던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 20여명은 어제 국회에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초청 강연을 갖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해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적기에 제재하기 위해 대기업 공시제도를 대폭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새 정부와 국회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실천 방안을 고심하되, 경제민주화를 대기업을 옥죄거나 민간기업의 경영에 개입할 수단으로 악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재계와도 머리를 맞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소기업인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 해소를 경제민주화의 요체로 꼽는다. 대기업들도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본다. 일감을 재벌 오너 일가나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에 몰아줘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재계는 대기업의 양적 성장 혜택이 중소기업이나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적인 성장을 추구할 때다.
  • [씨줄날줄] 대통령의 손/육철수 논설위원

    신약성서를 보면 예수님은 기적의 손을 가졌다. 병으로 숨을 거둔 소녀의 손을 잡아 되살리며, 한센병 환자도 손으로 만져 씻은 듯이 낫게 해준다. 전도를 위해 예수님의 손을 신성시했을 것이나, 종교적인 구원의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목숨을 버릴 생각을 한 사람이 절망의 순간에 누군가 내민 따뜻한 손길로 삶의 활력을 다시 찾는 기적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인간의 손은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명약인 동시에 역사를 진전시킨 창조의 도구이기도 하다. 아마 인간의 손은 두뇌와 가슴 못지않게 역사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적 사회주의를 창시한 엥겔스는 “손의 노동이 언어와 함께 뇌를 발달시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었다”고 했다. 외과학적으로도 손은 촉감과 노동 성과물의 경험을 뇌에 전달해 개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한다. 손은 소통의 도구로서 다양한 표의(表意)를 지니기도 한다. 맞잡으면 반갑다는 뜻이고, 양쪽으로 흔들면 잘 가라는 인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년 전 취임 연설에서 북한 등을 향해 “주먹을 펴면(unclench your fist) 기꺼이 손을 내밀어(extend a hand) 도와주겠다”고 했다. 주먹을 철권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주먹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헤즈볼라식 인사는 주먹을 서로 부딪친다. 오바마도 백악관 청소부 등과 가끔 주먹인사(Fist-bump)를 나눠 인간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손은 펴거나 쥔 모양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니까. 요즘 신문에는 뉴스 사진보다 더 눈길을 끄는 광고 사진이 있다. 어느 대기업의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다.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두 손으로 반찬 파는 할머니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 모습이다. 할머니의 손은 거무스름하고 주름이 많이 졌고, 투박한 손톱은 한눈에 삶의 고단함을 느끼게 한다. 서로 맞잡은 손은 천 마디 말보다 더 깊고 따스한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 할머니 손을 어루만졌던 그 하얀 손은 이제 5000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손이 됐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손은 붕대를 감을 만큼 편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더 많은 국민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라 구석구석에서 대통령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병마와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어르신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들, 정치적 신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다문화·탈북 가정…. 시바신(神)처럼 천수(千手)가 있어도 모자라겠지만, 국민 행복을 가져오는 기적의 약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02세 마라토너 10㎞ 완주 “가장 행복한 날”

    올해 102세가 되는 세계 최고령 남자 마라토너 파우자 싱(영국)이 은퇴 레이스를 완주하고 불꽃 같았던 철각 인생을 마무리했다. 싱은 전날 열린 2013 홍콩마라톤 10㎞ 레이스에서 1시간 32분 28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터번을 두르고 뛴 싱은 지난해 자신의 기록을 1분 30초나 단축했다. 인도 펀자브주 잘란다르 지역의 농민 출신으로 1960년대 영국에 건너와 영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펀자브어만 말할 뿐 영어를 하지 못한다. 싱은 통역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 중 하루”라며 “시작 전부터 상쾌한 기분이 들었고 달리는 내내 활력이 넘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레이스라고 생각하니 슬픔도 함께 느낀다”며 “오늘을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응원하는 101명과 함께 생애 마지막 레이스를 뛰었다. 1911년 4월 1일에 태어난 싱은 89세이던 2000년 런던마라톤 장거리 레이스에 입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42.195㎞ 풀코스를 6시간 54분 만에 주파해 노익장을 뽐낸 그는 2003년 같은 대회에서 기록을 6시간 2분으로 줄였다. 92세이던 2003년 캐나다 토론토 마라톤에서는 그 나이에 믿기 힘든 5시간 40분 기록을 수립했다. 2004년에는 꽃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와 함께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아디다스의 광고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00세가 된 2011년 토론토 마라톤에서 8시간 11분 06초를 기록하면서 마라톤 역사상 풀코스를 완주한 첫 100세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네스 위원회는 인도에 그의 출생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최고령 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1879년 인도 우르두어로 작성된 출생 기록이 지난해 발견되면서 싱은 세계 최고령 마라토너로 공인받았다. 연합뉴스
  • [경제 프리즘] ‘박근혜 주가 3000’ 달성될까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일 증시 하락 징크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37포인트(0.46%) 떨어진 2009.52로 마감했다. 지수가 전산화된 1990년 이후 이명박(MB) 전 대통령만 이 징크스를 비켜갔다. 이 전 대통령 취임일인 2008년 2월 25일 코스피는 1709.13으로 전 거래일보다 22.68포인트(1.3%) 올랐다. 직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때는 주가가 592.25로 24.04포인트(3.9%) 하락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일에는 516.38로 24.51포인트(4.5%) 떨어졌고,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때는 655.61로 17.2포인트(2.6%) 내려앉았다. 깨기 어려운 징크스라고 해도 취임일은 단 하루뿐이다. 연간 240여일, 5년 임기 동안 1200여일의 개장일 동안 정권은 증시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다. 대통령들이 “임기 중 역대 최고 코스피 지수 달성”을 공언하는 것도 1200일 중 며칠 동안은 진짜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취임 초 특유의 자신감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증권가는 해석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신감은 특히 과했다. “임기 중 코스피 5000”을 외쳤지만 임기 동안 코스피 최고치는 2228.96(2011년 5월 2일)에 그쳤다. 오히려 취임 8개월 만인 2008년 10월 24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등을 맞아 지수가 938.75까지 급락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주가를 515.24(2003년 3월 17일)에서 2064.85(2007년 10월 31일)까지 끌어올렸다. 주가가 더 바닥까지 떨어졌던 때는 김대중 정권 때다. 280(1998년 6월 16일)으로 시작해 1059.04(2000년 1월 4일)까지 치고 올라갔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임기 후반 외환위기를 맞은 김영삼 정권 때는 1994년 11월 8일 1138.75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1997년 12월 12일 350.68로 수직낙하했다. 전임 대통령처럼 박 대통령도 목표 주가를 언급했다. 코스피 3000이다. 시장에서는 ‘박근혜 주가’ ‘이명박 주가’ 등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단 증권가 분위기는 호의적이다. 김중원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취임으로 적극적인 환율 대응이 기대된다”며 “환율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면 세계 증시에 비해 주춤했던 국내 증시가 활력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지금의 흐름으로 봐서는) 주가 3000이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 쌓겠다”

    [박근혜 18대 대통령 취임-취임사 전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 쌓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에게 이런 막중한 시대적 소명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이명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그리고 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입니다.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민의 노력과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하면 된다는 국민들의 강한 의지와 저력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의 역사는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 밤새 불이 꺼지지 않은 공장과 연구실에서, 그리고 영하 수십도의 최전방 전선에서 가족과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계셔서 가능했습니다. 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모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온 우리 앞에 지금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번 도전은 과거와는 달리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을 믿습니다. 역동적인 우리 국민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습니다. 이제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합니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첫째,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기존의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의 터전 위에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습니다.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창조경제는 사람이 핵심입니다.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습니다. 또한 국내의 인재들을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습니다.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어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경제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서,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에 종사하든지 간에 모두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그런 경제 주체들이 하나가 되고 다 함께 힘을 모을 때 국민이 행복해지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국민도 기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맞춤형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으로 국민들이 근심 없이 각자의 일에 즐겁게 종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개인의 꿈을 이루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일은 교육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주춧돌로 삼아 국가가 발전하게 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배움을 즐길 수 있고,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국민이 많아질 때, 진정한 국민행복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입니다.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에만 매달려 있으면 우리의 미래도 얼어붙을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서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이루어가고, 그것으로 평가받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서 사회에 나와서도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바꿔 가겠습니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그 누구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입니다. 지금 한류 문화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기쁨과 행복을 주고 있고,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5000년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새 정부에서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생활 속의 문화,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인종과 언어, 이념과 관습을 넘어 세계가 하나 되는 문화, 인류평화발전에 기여하고 기쁨을 나누는 문화, 새 시대의 삶을 바꾸는 ‘문화융성’의 시대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행복은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할 때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하루빨리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발전의 길로 나오기 바랍니다.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에 아까운 자원을 소모하면서 전 세계에 등을 돌리며 고립을 자초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안보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만 여기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한민족 모두가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킬 때 신뢰는 쌓일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꿈꾸는 국민행복시대는 동시에 한반도 행복시대를 열고,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는 시대입니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긴장과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와 협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및 아시아, 대양주 국가 등 역내 국가들과 더욱 돈독히 신뢰를 쌓을 것입니다. 나아가 세계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지구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의 임무를 시작합니다. 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입니다.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나가는 새로운 길에 국민 여러분이 힘을 주시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 국가와 국민이 동반의 길을 함께 걷고,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이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그 길을 성공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면서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저는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습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을 쌓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 쪽도 나눠 먹고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 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과 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입니다.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려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의 미래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저와 정부를 믿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는 길에 동참하여 주십시오.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 “차베스 병상회의 주재” 베네수엘라 부통령 주장

    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고 귀국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병상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등 국정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귀국 후 그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아 건강에 대한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22일 밤(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차베스 대통령이 기관 절개 튜브를 통해 숨을 쉬고 있지만 노트에 쓴 글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지시도 내리고 있다”며 “그가 병실에서 5시간 이상 국정 회의를 했으며, 군과 경제 문제 등 여러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은 매우 활력이 넘쳤다”며 “늦은 밤에도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3일 현지 언론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호흡기 계통이 악화됐으나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베네수엘라 통신정보장관은 22일 국영TV를 통해 “호흡 문제가 지속적이며 좋지 못하다. 치료가 진행되고 있지만 근본적 치료도 특별한 효과 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의 건강 상태를 우려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박근혜號 5년 뒤 국민행복港에 닻 내리려면

    박근혜 정부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 0시 군 통수권을 넘겨받으며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11시 취임식과 함께 2018년 2월 24일까지 대한민국의 5년을 끌고 갈 첫발을 내딛는다. 65년 헌정사의 11번째 대통령이며, 첫 여성 군 통수권자인 그에게 국민이 부여한 소명은 실로 크고 무겁다. 무엇보다 온 국민이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일자리를 더 만들어 활력을 잃은 경제를 되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 계층과 지역, 이념, 세대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핵을 앞세운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5000만 국민의 안녕을 지켜내는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 통일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사회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의 횡포로 인해 돈 없고 힘 없는 이들이 눈물 짓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저마다 꿈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쌍방향 소통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을 하나하나 모아 국민 모두가 함께 웃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를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 축약했고, 이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쌍방향 소통으로 국민동참 확대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국민 행복을 도외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파나 시대상황에 따라 성장과 분배의 무게에 차이를 두긴 했으나, ‘국민 행복’은 모든 정부의 존재가치였다. 그럼에도 적어도 1987년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5개 정부를 거치는 동안 국민들의 행복 체감도는 진작되지 못했다. 국민총생산 세계 10위권인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지난해 148개국 중 97위라는 미국 갤럽의 여론조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 가운데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사람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외형적 경제성장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 증진으로 이어지지 못한 결과다. 바깥에서는 식민 지배와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1960년대 이후 본격화된 산업화로 일군 ‘한강의 기적’에 찬사를 보내고 있으나, 정작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고 저마다 적잖은 업적을 남긴 전임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박수를 받지 못한 채 청와대를 떠났다. 출발선에 선 박 대통령은 전임들이 왜 쓸쓸하게 퇴장해야 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에 가슴 부풀었던 국민들이 왜 5년 뒤면 예외 없이 고개를 떨구고 탄식해야 했는지 숙고해야 한다. 출범을 앞두고 마련된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목표와 140개 국정과제는 큰 틀에서 앞머리에 열거한 시대적 요구를 두루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대선 때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경제 민주화가 명시되지 않았고, 막대한 복지 재원 계획이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은 점 등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이는 향후 정책운영 과정을 통해 풀어나갈 과제일 것이다. 관건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이란 고지에 어떻게, 어떤 수단과 경로로 오를 것인가의 문제, 즉 박근혜 리더십이다. 지난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오늘 취임하기까지 67일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보여준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유감스럽게도 썩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대탕평을 약속했던 새 정부 인사는 보안과 전문성을 강조한 나머지 사전검증의 부실 속에 지역과 계층의 안배가 이뤄지지 못했다. 야권과의 관계도 정부조직 개편 지연과 이에 따른 반쪽 출범이 말해주듯 결코 원만하지 않다. 전임들의 불통과 독주의 리더십이 어른거린다. 어머니 리더십으로 통합 힘써야 박근혜 1인에게 집중되는 집권세력 내 의사결정 구조부터 스스로 깨야 한다. 박 대통령이 다짐한 책임장관제만 해도 결코 말로 될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노(No)!’라 말할 수 있는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국정과제와 정책방향을 제시한 만큼 실질적인 인사권 부여 등을 통해 장관들 각자가 알아서 뛰도록 한 발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의 이름으로 개입하고 딴죽을 거는 일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권력 내부의 쌍방향 의사소통과 실천 구조가 사회 각 부문으로 퍼져 경제·사회·문화 각 영역이 스스로 자율과 창의를 발휘해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살고, 화해와 통합의 기운이 싹튼다. 박 대통령 앞에는 숱한 도전이 놓여 있다. 이 중 핵을 부둥켜안은 북한을 여하히 개혁·개방으로 견인하고, 대선 때 그를 거부한 48%의 국민을 잘 포용하느냐가 새 정부 성패의 열쇠일 것이다. 안으론 뜨거운 가슴이, 밖으론 차가운 머리가 요구된다.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진정한 화해와 지역·계층의 따뜻한 통합을 임기 초부터 열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런 ‘어머니 리더십’으로 국가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한민족의 공멸을 부를 북한의 ‘핵 불장난’을 포기시키고 한반도에 항구적 신뢰체제를 구축하는 길로 그들을 끌어내야 한다. 5년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이 안에 그 숱한 과제들 중 얼마만이라도 이뤄내 나라를 바꾸려면 그 출발점은 대통령 자신부터 바꿔 나가는 일일 것이다. 5년 뒤 국민 다수가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정부가 되기를 기원한다.
  • [주말 영화]

    ■일본 침몰(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일본 스루가만에서 진도규모 10이 넘는 엄청난 파괴력의 대지진이 발생한다. 이어 도쿄, 규슈 등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전역은 공포에 휩싸인다. 미국지질학회는 이것이 일본의 지각 아래 있는 태평양 플레이트가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의 경계 면에 급속하게 끼어들어 일어나는 이상 현상으로 일본 열도가 40년 안에 침몰할 것이라고 발표한다. 한편 미국의 가설에 의문을 품은 지구과학박사 다도코로는 조사를 실시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다량의 박테리아가 태평양 플레이트의 움직임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추세라면 정확히 338일 후 일본이 침몰한다는 것인데…. 각료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해외로 도망가기 바쁘고,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들 역시 피난처를 찾아 떠나느라 전국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사이 지진을 더욱 강력해져 희생자는 시시각각 늘어나고 다도코로는 일본을 구할 최후의 카드를 내놓는다. ■소피의 선택(EBS 토요일 밤 11시) 소피의 아버지는 반유대주의가 팽배했던 폴란드에서, 폴란드의 유대인 몰살을 제안했던 사람이었다. 소피의 아버지와 그의 제자이기도 했던 남편은 나치의 학살 정책으로 인해 끌려가 총살을 당한다. 이후 소피는 애인이 레지스탕스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진다. 수용소로 가는 도중,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소피를 보고 한 독일 장교가 추근대기 시작한다. 그녀가 폴란드인 같지 않고 아리안 전형의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금발 미녀였기 때문이다. 장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소피에게 아이들 중 한 명만을 살려주겠다며 선심을 쓴다. 결국 협박과도 같은 그의 제안 아닌 제안에 소피는 딸을 선택한다. ■바람의 전설(EBS 일요일 밤 11시) 풍식은 처남이 경영하는 총판 대리점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관리사원이다. 주부들의 판매 실적을 점검하고, 할부금 입금을 독촉하는 것이 주된 일과인 그는 하루하루가 지겨운 30대 가장이다. 포장마차에서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 만수를 통해 경험한 사교댄스는 깜깜한 인생에 한줄기 구원의 빛으로 다가온다. 만사 의욕상실이었던 풍식은 스텝을 밟아갈수록 진정한 춤의 매력에 빠져 인생의 활력을 되찾아 간다. 그러나 만수의 제비 행각으로 잘나가던 사업은 풍비박산날 지경에 이르게 된다. 친구의 배신으로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던 풍식은 그제서야 ‘진정한 춤꾼’으로서 사명감을 느끼며, 대한민국 1류 댄서가 되기 위해 혈혈단신 긴 여행을 떠난다.
  • [사설] 박근혜 정부, 청년실업 해결에 올인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청년층의 고용률이 58.1%로 전체 고용률 60%에 못 미쳤다고 한다.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첫 일자리를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층의 수는 4년 만에 59%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청년층 일자리의 질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등록금으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20대도 늘어났다.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들 중 2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8.5%에서 9.5%로 늘었다고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활기차게 인생설계를 해야 할 시기에 노동시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빚에 시달려야 하는 게 이 땅의 젊은이들이 처한 운명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4포세대’, 즉 취업·결혼·출산·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라고 자조한다. 취업도 못하고, 장래도 불투명하니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룬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육아 및 2세 교육에 자신이 없다 보니 결혼 뒤에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처럼 청년실업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청년실업이 고착되면 노동생산성이 악화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된다.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해지며 그만큼 사회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유다. 새 정부는 청년지원 대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중 한 가지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주도로 청년 일자리 창출 평가지수를 개발하는 계획이다. 국내 100대 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 임금, 채용방식 등을 비교 평가해 자발적인 고용 창출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젊은이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이 되도록 기업 인센티브 등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청년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청년 고용대책을 수립해 시행해 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에 대한민국 미래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각오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 바란다.
  •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기고] 새 정부 출범과 국가통계/전명식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새 정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높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사들의 의욕도 넘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국내외에서 녹록하지 않다.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경제상황, 집단 사이의 갈등, 그리고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긴박한 국제관계 등을 포함한 현안들이 쉽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객관적인 자료나 실증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정서적 또는 막연한 낙관에 치우쳐 큰 낭패를 본 사례가 많았다. 임진왜란 직전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전란 발발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오래전의 일부터 정보 부재로 국가 망신을 샀던 1990년대 말의 한·일 어업협정, 1997년의 외환위기에 대한 경보체제 미작동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 결정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하는 역사적 순간들이 있다.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정보의 원천이 되는 통계는 국가 운영의 인프라이며 공공재 성격이 강한 사회간접자본이다. 정부 정책의 입안·집행·평가·환류의 기반이 되는 통계의 정확성·시의성·신뢰성 확보는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다. 국가경쟁력 강화의 요체이다. 이를 위해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기관은 중립성이 보장되고 전문적이며 윤리적인 직업정신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통계를 수요, 생산 및 공급, 정책에 활용함으로써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최근 실업·빈곤·주택·고령화·비정규직 문제 등 국가 핵심과제에서도 통계정보 부족으로 잦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 통계를 우선시하고 독립성과 전문성이 존중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통계청의 조정능력과 각 부처의 통계 생산능력이 취약하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학습·전문성 등도 크게 부족하다. 이용자와 공급자의 무관심 속에서 통계 기반의 ‘국민행복시대’로 도약할 기회와 가능성을 놓쳐 버리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정부 3.0을 통해 개방·공유·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새 정부가 성공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가통계 인프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품질의 반도체나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생산시설 및 관리가 중요한 것처럼, 올바른 국가 운영에 필요한 통계를 생산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직·인력·예산 등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통계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통계에 대한 투자는 소홀하다. 작성되는 통계도 주로 경제 분야 통계 위주로, 사회·교육·문화·과학·복지·환경 등 비경제 분야에 대한 통계는 미비한 수준이다.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만큼 제도 개선을 포함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통계에 대한 정부기관과 관련분야의 혁신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아울러 대선과정에서 공약으로 발표한 정책들의 추진이나 여러 국책사업들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객관적 자료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통계자료를 맨 위에 놓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
  • [공직 파워우먼] (29) 식품의약품안전청(상)

    [공직 파워우먼] (29) 식품의약품안전청(상)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독립된 부처로 승격하는 깜짝선물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불량식품 근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식약청은 자신감과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산하 청에서 독립된 처로 승격되면서 책임감도 떠맡게 됐다. 공직사회의 여성 파워를 논할 때 빠져선 안 될 곳 중 하나가 식약청이다. 충북 오송에 있는 본청만 놓고 봐도 전체 공무원 695명 중 여성이 303명(43.6%)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고위공직자 13명 중 5명이 여성이다. 식약청은 다른 정부기관과는 달리 고시 출신보다 석·박사 출신 전문가들이 많다. 여성들이 강세를 보이는 식품과 의약품 분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경력까지 쌓은 여성 전문인력들이 식약청으로 대거 진출한 결과다. 식약청에서 ‘여성 최초’의 발자국을 남긴 인물은 김승희 차장이다. 1988년 공직에 입문해 2008년 식약청 최초 여성 국장(생물의약품국장) 자리에 올랐다. 2009년 식약청 산하 국립독성과학원에 여성 1호 원장으로 임용된 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2009년 신종플루 발병 당시 국내 백신의 국가검정과 신속한 허가, APEC 규제조화센터의 한국 유치, 연구개발(R&D) 시스템 개편 등 식약청의 여러 굵직한 과제를 수행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재직 시절에는 국내외 식품 및 의약품 ‘안전기준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선진화하는 작업을 도맡았다. 박혜경 영양정책관은 영양평가과장, 영양정책과장 등을 거치며 영양정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2005년 트랜스지방 저감정책을 시작으로 나트륨 및 당류 저감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제정을 이끌었다. 꾸준한 대국민 홍보와 캠페인, 업계의 참여 유도를 통해 국산 과자류의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대폭 낮추는 등 식습관 개선에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받는다. 오혜영 식품기준부장은 식·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해성을 평가하는 독성시험 전문가다. 국립독성과학원에서 20년 넘게 근무했고, 그 후에도 식품과 의약품을 넘나들며 안전성 평가와 심사 등을 두루 거쳤다. 최근 식약청에서 강조하고 있는 식품 안전관리 업무의 한 축을 담당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좋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선희 의약품심사부장은 25년간 의약품의 안전성평가와 허가심사, 시험분석 등의 업무를 거쳐왔다. 특히 식약청의 의약품 허가심사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 국내 제약업계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내부 소통과 업계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이 부장은 이 분야에서 국내외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갖췄다. 손여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투신했다. 식약청이 바이오의약품 분야 세계보건기구(WHO) 협력센터로 지정받는 등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기여했다.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WHO ECBS(생물의약품표준화 전문가 회의) 위원과 USP(미국 약전) 생물·생명공학 의약품분과 전문위원으로 선정돼 국제적인 의약품 표준을 결정하는 데에 참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캠핑카서 먹고 자며 공연 그래도 “나는 가수다”

    캠핑카서 먹고 자며 공연 그래도 “나는 가수다”

    지난해 9월 MBC ‘나는 가수다 시즌2’에서 유독 눈길을 끈 사내가 있었다. 당시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12명의 ‘재야 고수’들을 A·B조로 나눠 ‘새가수 초대전’을 벌이고, 각 조 1위를 본 경연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박희수(39)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특유의 미성으로 불러 박수를 받았지만, 1위는 여성로커 소찬휘에게 내줬다. “아이한테 보여 주고 싶어 출전했다. 아빠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모습을 말이다. 그런데 실력도 부족했고, 너무 (연습을) 오버했다. 목이 아파 소리도 제대로 못 냈다”며 웃었다. 1998년 ‘그 어느 겨울’로 데뷔한 뒤 석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황은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하던 그는 지난해 초 캠핑카를 구해 아내와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전국을 돌면서 거리공연을 벌였다. 그는 “음악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날 찾지 않으면 내가 먼저 찾아가자고 발상을 바꿨다.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하는 게 오래전부터 꿈꾸던 일이기도 했다. 학원 영어 강사를 하던 아내도 휴직하고 따라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캠핑카 생활이 불편한 점도 많지만, 매일 마당이 바뀌는 장점도 있다”며 웃었다. 다만 혹독한 추위를 피해 양평에 임시로 방 한 칸을 얻었다고 했다. 박희수가 미니앨범 ‘희망한다’로 활동을 재개했다. 웬만한 여자가수보다 미성인 목소리는 여전하다. 대신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2008년 말 정규 3집 ‘절애’는 쥐어짜듯 절절했다. 반면 ‘희망한다’는 가사나 창법 모두 밝고, 담백하다. 지난 3일 서울대공원에서 쇼케이스도 열었다. 동물원을 택한 건 새 앨범이 몇해 전 동물원을 탈출했던 말레이 곰 꼬마, 동물원 스타였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잔점박이 물범 등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 그는 “2008년부터 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의 ‘겨울음악회’ 등에서 노래할 기회가 있었다. 나와 아내 모두 일을 열심히 했는데 삶은 나아지는 게 없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도 음악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피곤하다고? 에너지 드링크보다 효과 좋은 ‘이것’

    피곤함을 잊고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마시는 시중의 에너지 드링크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은 ‘천연’ 음료가 있다. 바로 토마토주스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일반화학국립실험실 연구팀이 훈련을 마친 운동선수 15명 중 9명에게 토마토주스를, 나머지 6명에게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게 했다. 그 결과 토마토주스를 마신 선수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선수들보다 근육의 회복 속도 및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에는 붉은 빛을 내는 리코펜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는데, 리코펜은 노화방지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토마토주스가 에너지 드링크 보다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키거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유리한 이유 역시 리코펜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 드링크는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4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식품의약국(FDA)에 에너지드링크의 위험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플로리다주 매내티카운티는 이번 학기부터 공립학교 내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시켰고, 뉴욕주 서폭카운티 역시 19세 미만에게는 이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드링크에 함유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경우 정서장애나 불면증, 불안감, 동맥경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 일반화학국립실험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학술지인 ‘식품과 화학독성학’(journal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다윈의 ‘비둘기 수수께끼’ 154년만에 답을 찾다

    다윈의 ‘비둘기 수수께끼’ 154년만에 답을 찾다

    1855년. 찰스 다윈(1809~1882)은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자신의 농장에 커다란 비둘기장을 짓고 런던의 시장에서 비둘기를 잔뜩 사다가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다양하고 예쁜 부리와 볏 모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비둘기 교배에 정성을 기울였다. 다윈은 4년 뒤인 1859년 이에 대해 “교배로 얻어낼 수 있는 다양성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라고 적었다. 또 “교배의 결과 이런 변화는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라고도 썼다. 비둘기 교배 얘기로 앞부분이 가득 찬 이 책이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 출판물 ‘종의 기원’이다. 비둘기는 지난 수십년간 ‘평화의 상징’에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왕성한 번식력과 강인한 생활력, 천적이 없는 환경 등으로 비둘기는 도심을 빠르게 채워 나갔다. ‘닭둘기’라고 불릴 만큼 비대해져 날지도 못하는 비둘기는 혐오감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비둘기는 수천년간 인류와 함께해 온 동물이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비둘기는 중동 지역에서 중요한 식량이었다. 식량을 구하기 힘들었던 이 지역의 농부들은 아예 야생 바위비둘기를 잡아다 사육했다. 기원전 8세기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경기의 결과를 각 도시로 전하는 데 이용했고, 12세기 칭기즈칸은 거대해진 제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둘기를 이용한 연락망을 구축했다. 이후 비둘기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관상용’으로 변신한다. 16세기 인도 무굴제국의 악바르 대제는 지역을 순시할 때마다 1만 마리의 비둘기를 데리고 다녔다. 축제 때면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보냈고, 훈련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1835년, 26세의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에 도착, 거기서 서식하는 핀치새 14종이 조금씩 다른 부리 모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4종이 각기 다른 먹이를 먹는다는 점에 착안, 자연이 이들의 부리 모양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세웠다. 진화론이 다윈의 머릿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때다. 다윈은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애완동물이었던 비둘기를 이용해 가설을 입증하고자 했다. 비둘기 사육·판매상들이 “어떤 날개라도 3년이면 만들고, 원하는 모양의 머리와 부리를 만들어 내는 데는 6년이면 충분하다”고 장담할 정도로 교배 기술이 정점에 이른 시기였다. 다윈은 농장에서 교배를 통해 원하는 모양과 특성을 만들어 내며 ‘자연선택설’을 확립했다. 사육장 속의 인위적 교배를 자연상태에서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진화의 축소판으로 가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윈은 비둘기들이 하나의 조상에서 시작됐고, 대를 거치며 다양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종의 기원’에 서술한 것과 같이 다윈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진화의 핵심인 ‘유전자’의 존재를 당시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윈의 후예들은 비둘기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않았다. 진화생물학자 마이클 샤피로 역시 그중 한 명이나다. 2001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박사후 연구원이었던 샤피로는 캐나다의 호수에 서식하는 큰가시고기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샤피로는 큰가시고기가 자연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짧은 시간인 수천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진화했다는 점을 밝혀내면서 학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6년 유타대 교수가 된 샤피로는 ‘비둘기는 하나의 조상에서 시작됐는가’라는 다윈의 수수께끼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방법은 다윈과 달랐다. 다윈의 시대에 없었던 DNA 분석이 동원됐다. 또 다윈이 핀치새의 교훈 덕분에 비둘기의 부리 모양 변화에 집착한 반면 샤피로는 비둘기의 진화와 변이를 보여주는 가장 간단한 지표가 ‘볏’과 ‘얼굴뼈’라는 점을 찾아냈다. 그는 축제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비둘기의 유전자 샘플을 모았다. 또 자신의 연구실에서 교배를 병행하며 유전자 변이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수많은 분석을 통해 닭이나 칠면조 같은 여느 조류와 달리 비둘기의 볏과 얼굴뼈에만 관여하는 유전자 ‘EphB2’를 찾아냈다. EphB2는 비둘기의 배아 상태부터 발현돼 특정한 형태로 볏과 얼굴뼈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볏이 전혀 없는 일반적인 비둘기와 달리 EphB2에 돌연변이가 생긴 비둘기는 길거나 폭이 없는 볏이 만들어지고, 갈기 모양의 볏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샤피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phB2 유전자 변이를 비교해 서로 다른 비둘기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조상이 누군지도 알아낼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은 것은 비둘기의 가계도를 그리는 일뿐이었다. 화려한 색과 풍성한 깃털을 자랑하는 공작비둘기는 주 거주지가 인도이지만, 수수한 모습인 이란 비둘기와 유전자가 거의 일치했다. 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을 거치자 현존하는 모든 비둘기가 야생 바위비둘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둘기의 조상이 하나라는 다윈의 수수께끼가 현대과학의 힘을 빌려 154년 만에 풀린 셈이다. 특히 연구팀은 비둘기가 다른 조류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성을 갖게 된 배경도 찾아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진화한 비둘기들이 사람에 의해 사육되면서 진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비둘기는 전서구(傳書鳩)로 이용되거나 관상용으로 이 나라 저 나라를 오가면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조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교배와 자연선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다른 지역과 멀리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한 섬에서 발견된 비둘기는 조상인 야생 바위비둘기의 유전자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7년간의 추적 끝에 얻어진 수수께끼의 답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다윈의 진화론에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면서도, 150년 넘게 풀리지 않았던 중요한 뼈대가 입증된 것이다. 진화학계의 거두인 애덤 보이코 미국 코넬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우리는 진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윈은 1809년 오늘(2월12일) 태어났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열정 바칠곳 있다는게 젊음 유지 비결”

    “열정 바칠곳 있다는게 젊음 유지 비결”

    2008년 영국 클래식전문지 그라모폰이 발표한 오케스트라 랭킹에서 시카고심포니 오케스트라(CSO)는 미국 교향악단 중 가장 높은 5위에 올랐다. 교향악단의 소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카고의 까칠한 평론가들과 자존심 강한 단원 틈에서 10년 이상 장기집권한 프레더릭 스톡(1872~1942·재임 1905~1942)과 프리츠 라이너(1888~1963·재임 1953~1962), 게오르그 솔티(1912~1997·재임 1969~1991) 등 역대 음악감독의 공일 터. 시카고심포니가 마침내 한국을 찾았다.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72)는 독감 탓에 아시아 투어에서 빠졌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83)이 지휘봉을 잡기 때문. 마젤이 처음 시카고심포니와 호흡을 맞춘 건 40년 전. 2000년에는 70세 생일을 기념해 그가 작곡한 ‘작별’의 미국 초연을 시카고심포니가 할 만큼 유대를 이어왔다.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1978년 첫 공연 이후 10여 차례의 공연과 2008년 평양공연, 첼리스트 장한나의 멘토 등으로 유명하다. 그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주전 아시아투어 제안을 받고 굉장히 기뻤다. 세계 최고 앙상블과 사랑하는 도시에서 연주하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여든을 훌쩍 넘겼지만 뮌헨 필의 음악감독을 비롯한 전성기 못지않은 활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유전자 덕이다. 아버지는 106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정정하셨다. 무엇보다 내가 열정을 바칠 곳이 있다는 게 내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 같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새 정부 출범을 3주가량 앞두고 있다. 그간 인수위는 많은 일을 수행해 왔지만,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정부조직 개편이다. 정부조직은 새 정부가 구상하는 정책과 전략의 큰 틀을 엿볼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는 국회로 넘어갔다. 아마 앞으로 다루어야 할 논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기능과 영역의 설정이다. 어떤 부처가 무슨 일을 하느냐다. 통상기능의 담당부처에 관한 문제라든가, 정보통신을 다루는 전담부처의 설치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이런 쟁점들은 규제와 진흥 기능의 분리, 가외성과 효율성의 조화 등 여러 기준에 의해 다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이에 관한 정답을 아무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해·주장·논리가 엇갈릴 것이고, 장점이 아닌 단점만 취하는 중도적 대안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유념할 점은 한 단계 더 높고 한 칸 더 넓은 시야를 갖추는 노력이다. 국회는 전통적으로 집단과 계층의 이해를 집약적으로 대변하는 곳이지만 정부조직의 구성만큼은 정파와 집단, 지역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하나 더 유념할 점은 미래 환경의 변화를 내다보는 개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통부 부활 논쟁의 핵심은 정보기술(IT)과 스마트 환경이 생태계적으로 구성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정보통신산업 정책이 향후에도 유효한가를 따져야 한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당장의 시각이 아니라 미래의 시각에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조직의 명칭과 위상의 설정도 긴요하다. 일견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부처의 역할과 정책 우선순위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칭은 수행할 기능과 대상영역을 우선순위에 맞게 집약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실제로 식품기능이 중요하다면 부처 명칭에 포함되는 게 오해를 막고 향후 정책결정의 올바른 틀을 구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최근 기상청이 기상기후청으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는데,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업무가 큰 역할을 할 것이어서 바람직해 보인다. 문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업무가 다른 여러 부처에서도 주요 현안인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능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서 소모적인 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열린 마음과 혜안이 절실한 때다.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즉 조정과 협력의 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이런 논의를 조직 개편 시기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적인 운영의 문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세종청사가 출범한 이후 정부의 대내외적 소통과 협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 내적으로 부처 간 조정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외적으로는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다. 국회의 본질적인 임무를 고려하면 행정기관들이 수시로 국회와 접촉하고 설명하는 등의 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정감사나 대정부 질문 방식 등은 수십년 전과 비교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국정운영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정권 교체기의 조직 개편은 신화(myth)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 선진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 정부조직 개편이 잦은 것은 사회 전반적인 안정성과 역동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정부에 거는 기대의 폭과 깊이 또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강하다. 1970년대 이후 압축성장의 기억은 정부가 무엇인가 주도하길 기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즉, 정부조직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그만큼 공공부문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 내용 또한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활력은 불안정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전개될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나라 전체의 미래를 위하여 어떤 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열린 토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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