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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명 “朴정부 경제민주화 긍정적”… “中企에 실질적인 혜택은 미흡”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계속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6월 말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경제민주화에서 경기활성화로 경제정책의 방향타를 틀었고, 이때부터 경제민주화 공약이 후퇴, 축소됐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지난해에 경제민주화 정책을 충분히 이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이 경제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경제민주화 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53명으로 부정적인 평가(42명)보다 많았다. 답변 내용을 살펴보면 ‘충분하다’ 33명, ‘너무 많았다’ 20명, ‘부족하다’ 32명, ‘많이 부족했다’ 10명, ‘기타’ 5명이었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하도급법 개정,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가맹사업법 개정,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당초 계획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속속 입법하는 데 성공한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한 전문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은 경제민주화 정책의 취지에 적합한 조치”라며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 유지하면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시킨 것도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민주화 정책이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엔 단기 정책이 난립하면서 실제로 중소기업들에 돌아가는 경제민주화의 효과는 낮았다”며 “경제민주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정부가 공약 이행을 위해 경제민주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업들의 투자만 위축시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제재가 신규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2년 연속 2%대의 저성장이 계속되는 경기부진을 감안할 때 현재는 경제민주화보다 경제활성화 대책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경제민주화 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활성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투자가 위축되지 않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활력 제고 등 성장 촉진 부문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경제민주화 대책은 기업에 대한 규제만 더 늘려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경제민주화 없이는 중소기업과 내수가 살아나길 기대하기 어렵고, 내수 진작과 중소기업 활성화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다”면서 “경제 시스템의 공정성을 높여 우리 경제의 중장기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말띠해 목장 르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재활치료·장애아동 교육에도 말이 최고… 말띠해 승마산업 뜨겁게 ‘다그닥 다그닥’

    국민소득이 늘면서 최근 승마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고급 스포츠부터 교육, 치료용 목적까지 승마가 뜨는 까닭도 다양하다. 덕분에 마(馬)농가도 활력을 찾고 있다. 갑오년 말띠해를 맞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승마 산업을 들여다봤다. 주부 김모(54·여)씨는 3년 전부터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실내 승마장을 찾는다. 김씨는 31일 “허리가 안 좋아 시작했는데 타다 보니 재미가 있다”면서 “골프보다 비싸지만 승마를 시작한 이후 허리 통증이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신반의하던 남편도 1년 전부터 함께 승마를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승마 인구는 2010년 2만 5000명에서 2012년 4만 5000명으로 증가했다. 말 소유주도 2010년 1072명에서 2012년 3492명으로 늘었다. 월정액을 내는 승마 회원도 2010년 2324명에서 8866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대학생 김모(24·여)씨는 아예 쿠폰을 끊어 한 달에 한 번씩 승마장을 찾는다. 그는 “대학 교양수업에서 처음 승마를 체험했다”며 “1시간에 10만원 돈이라 비싸긴 하지만 골프보다 세련되고 역동적인 것 같아 승마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쿠폰을 끊어 승마를 즐기는 이들은 2010년 2만 1984명에서 2년 새 3만 2907명으로 늘었다. 재활이 필요한 환자나 장애 아동들도 승마장을 찾는다. 승마를 통한 운동 효과가 크고 말과의 교감이 심신 치료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재활 치료 영역에서는 약물 치료 대신 말을 활용하는 방안도 집중 조명되고 있다. 자폐 증세가 있는 하모(10)군도 승마를 통해 많은 효과를 봤다. 시작할 때만 해도 불안한 마음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하군은 승마를 6~7번 체험하자 표정도 밝아지고 침착한 태도를 보여 부모를 놀라게 했다. 승마가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에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팀이 지난 17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 20명 가운데 18명이 ‘재활 승마’ 이후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충동 증상 등이 30%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정부도 승마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 366곳인 전국의 승마장 수를 2017년까지 500개로 늘리고 같은 기간 승마 회원 수도 4만 5000명에서 10만명으로 2배 이상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보통 요트나 승마 같은 고급 레저 산업은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증가한다”며 “정부가 해양 산업을 키우기 위해 마리나항과 요트 산업을 지원하는 것과 같이, 승마 산업 지원도 농촌 경제 발전과 레저문화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비정상적 관행 제자리로 정상화 개혁 꾸준히 추진”

    “비정상적 관행 제자리로 정상화 개혁 꾸준히 추진”

    박근혜 대통령은 31일 “과거 우리 사회 곳곳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정상화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 새해를 하루 앞두고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신뢰와 믿음을 주셔서 이겨 낼 수 있었다”며 “그 신뢰의 바탕 위에서 희망과 변화의 싹을 틔워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해에는 그 변화의 결실을 거둬 국민 한 분 한 분의 생활이 좀 더 풍족해지고, 행복한 삶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경기 회복의 불씨를 반드시 살려 내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며 새해에는 반드시 국민 여러분들의 삶에 활력과 희망이 넘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대북정책과 관련, “국가 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 전제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빈틈 없는 안보태세와 위기관리체제를 확고히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면서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지금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반드시 한 번 더 큰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면서 “정치는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통렬한 반성을 통해서 역지사지의 정신과 양보와 타협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신년사에서 “신뢰받고 소통하는 사법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이상적인 사법부에 이르기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우리 사법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새해에도 더욱 겸허한 마음과 굳건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말띠해 목장 르포] 굿모닝 히이이잉~새해엔 막 달려요

    [말띠해 목장 르포] 굿모닝 히이이잉~새해엔 막 달려요

    우뚝 솟은 한라산을 뒤로 말들이 아스라한 제주 바다를 향해 달음질한다. 새벽녘 혹독한 제주 바람을 뚫고 넓게 뻗친 초원을 떼 지어 달리는 말발굽 소리가 힘차다. 31일 갑오년(甲午年) 말띠해를 맞아 제주 서귀포시 가시리마을 내 공동목장을 찾았다. 올해는 말띠해 가운데 60년 주기로 온다는 청마(靑馬)의 해다. 말 중에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라는 청마는 강인한 생동감의 표상이다. 쪽빛 어스름 속 한라마 한 마리가 새해 인사를 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가시리마을은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했던 최고급 말인 ‘으뜸말’(甲馬)을 기르던 국영 목장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공동목장으로 바뀐 곳이 지금은 제주 목축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지금종 조랑말박물관 관장) 지금종 제주 가시리 조랑말박물관 관장은 “고려 시대부터 말을 키웠던 제주 중산간 지역 13개 산마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지닌 녹산장(馬場)과 갑마장(甲馬場)이 이곳”이라면서 “제주도는 사방이 바다로 막혀 있고 초지가 좋아 그야말로 천연 목장 지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해발 90~570m 규모의 한라산 고산 지대와 서귀포 해안 지대를 연결시켜 주는 산간마을인 가시리에는 750㏊(227만여평)에 이르는 평지가 펼쳐져 있다. 사방 천지가 활짝 트인 초원 너머로 설오름과 따라비오름 등 크고 작은 오름이 곳곳에 솟아 있다. 오름은 100여만년 전 바다 밑에 잠겼던 한라산이 제 열기를 견디다 못해 만들어 낸 불꽃들이다. 말을 기르기에는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이곳은 13세기 고려말 원나라의 간섭기 때부터 목축문화가 발달했다. 새벽 안개가 걷히자 수백년 말을 길러 온 초원이 화답이라도 하듯 눈앞에 멀리 펼쳐졌다. 말의 고장이 새해 갑오년을 맞아 한 단계 도약을 꿈꾸는 듯했다. 먼저 제주 토종말로 통하는 ‘조랑말’이 눈에 띄었다. 과실나무 아래를 지나다닌다고 해서 과하마(果下馬)로 불렸던 조랑말은 천연기념물로 2000년부터 ‘제주마’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눈에 띈 조랑말의 이름은 ‘쪼랭이’다. 목과 다리가 짧고 몸집도 다른 말보다 작았다. 흑토색에 가까운 털에는 윤기가 흘렀고 배는 볼록 튀어나와 친근했다. 이곳에서 말을 돌보는 우승수(56)씨는 “조랑말은 겉보기엔 우습게 보여도 제주의 눈바람을 이기고 커서 체력이 강하고 지구력은 세계 최고”라면서 “방목하는 만큼 이곳 말들을 키우는 건 자연이 7할”이라고 말했다. 가시리에는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잣성’도 남아 있다. 잣성은 조선시대 국영 마장에 해당하는 ‘국마장’(國馬場)의 경계를 나타내는 돌담이다. 잣성 길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농경지를 두른 밭담과 함께 끝없는 돌담이 이어진다. 목동을 일컫는 제주말 ‘말테우리’의 임시 거처인 테우리막, 말 급수통 등 옛 목축문화의 유물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동안 공동목장의 틀만 간신히 유지해 오던 마을 주민들의 새해 소망은 특별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 주민들은 새해엔 제주 말 문화가 널리 알려지길 기원한다. 가시리마을에서 갑마장 등 600년 제주 목장의 문화가 발굴되고 전시된 지는 5년이 안 된다. 2009년 지 관장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사회적 마을 공모에 나섰고 이후 목장문화 발굴에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과 함께 문을 연 조랑말 체험공원 등은 아직까지 수익이 없다. 가시리마을의 김영일(56) 이장은 “갑오년 새해에는 마음 놓고 말을 탈 수 있는 승마길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제주의 소중한 말 문화가 보존되고, 공원과 박물관이 널리 알려져 마을에 활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지 관장 역시 “마을 내에도 역사문화 자원에 대한 자부심이 적지 않다”며 “갑오년 새해에는 마을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정부도 정치권도 경제활력 회복에 사활걸 때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을 4%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야심 찬 의욕을 보였다. 내년은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저성장 늪에 빠지느냐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다. 다만 성장 전망치가 예상을 빗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장밋빛 전망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의도한 대로 경제 성장을 일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목표는 3.9%로 올해 추정치 2.8%를 훨씬 웃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3.7%, 한국은행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8%보다 높다. IMF가 예측한 내년 세계경제성장 전망치는 3.6%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세계성장률보다 높은 것은 4년 만이다. 한은도 새해 통화신용정책 목표를 물가 안정에서 성장세 회복 지원에 두기로 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 운용의 초점을 내수 활력에 뒀다. 수출 중심이 아닌 내수시장 활성화로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문제는 수단이다. 가계 소득이 늘어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1000조원의 가계 빚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미국이 예상을 웃도는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과 증시가 살아나면서 소비가 늘고 있는 원인이 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올해 주가 상승률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0위로 최하위권이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로 52.7% 오른 반면 우리나라는 0.7%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 역시 뚜렷한 회복 기미가 없다. 우리나라 가계 대출의 절반가량은 주택담보 대출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경제 성장에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과감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들은 내년에도 투자나 고용 규모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저 등 환율 변동이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성장 둔화 등 경제 변수 외에 통상임금이나 정년 연장 등 노동 관련 현안이 경제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 철도노조 파업을 필두로 한 공공기관 개혁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도 미리 촘촘히 짜둬야 한다. 비경제적 변수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도 경제활력 회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정부가 어렵사리 정책을 만들어도 국회 입법이 순탄치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다. 여야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나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핵심 법안들을 올해 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그것이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데 앞장서는 길이다.
  • 한달 넘게 공석 문화재청장에 나선화 내정

    한달 넘게 공석 문화재청장에 나선화 내정

    새 문화재청장에 나선화(64)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24일 “신임 문화재청장 내정자는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뛰어날 뿐 아니라 문화재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와 소통도 활발해 문화재청의 각종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돼 발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 내정자의 인선은 지난달 15일 변영섭 전 청장이 경질된 지 39일 만이다. 이화여대 사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나 내정자는 대표적인 국내 도자사 연구자로 꼽힌다.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학예실장 등으로 35년간 재직하며 정부의 매장·동산·무형 문화재분과위원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굵직한 발굴 작업을 주도하며 현장에서는 ‘여걸’로 통한다. 경기 광주의 조선시대 백자 가마터 발굴, 경북 순흥 읍내리 벽화고분 발굴 등에 두루 참여했다. 문화재위원을 여러 차례 역임한 나 내정자는 변 전 청장과 출신 대학과 전공이 모두 같다. 이에 문화재계에선 “변 전 청장과 같은 여성에, 행정 경험이 부족한 학계 출신이 발탁됐다는 게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2007년 창립돼 박근혜 대통령이 고문을 맡았던 세계한민족단체협의회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인연이 있다. 내정 소식을 접한 그는 “문화재청 공무원과 장인,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자긍심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 ▲숙명여고 ▲이화여대 ▲러시아 극동대학 ▲이화여대 박물관 ▲한·러 공동 발해문화유적 조사단 책임연구원 ▲한국 큐레이터 포럼 회장 ▲한국박물관 학회 이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인천시 문화재위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성 은행장 시대… ‘유리천장’ 깨졌다

    여성 은행장 시대… ‘유리천장’ 깨졌다

    차기 기업은행장에 권선주(57) 기업은행 부행장(리스크관리본부장)이 확정됐다. 기업은행은 물론이고 전체 은행권 사상 첫 여성 은행장이다. 기업은행은 조준희 행장에 이어 두 번째로 내부 승진 은행장을 갖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권 부행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권 부행장은 조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7일 이전에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권 내정자는 리스크관리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 카드사업본부장 등 기업은행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면서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제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차기 행장은 경기여고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78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첫 여성 1급 승진’, ‘첫 여성 지역본부장’ 등 기업은행 안에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2011년 1월부터는 기업은행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부행장에 선임된 뒤 리스크관리본부를 맡아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차기 행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을 아우르면서도 뚝심 있게 일을 추진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 차기 행장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 대사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모피아’(재무부 출신 인사)의 ‘낙하산’ 임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 권 부행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간부회의에 조용필 노래가… 강서구의 파격 소통

    간부회의에 조용필 노래가… 강서구의 파격 소통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이른 아침의 그 찻집/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23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 흘러나왔다. 열린 토론으로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노현송 구청장의 제안에 따라 매월 셋째 주 확대간부회의 첫머리를 시낭송이나 음악회로 장식하는 것이다. 그동안 간부회의 분위기가 무겁고 일방적인 단순 보고로 실질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기 때문이다. 강서구가 지난 9월부터 간부회의 진행을 건조한 틀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현실적인 소통 방식으로 운영하며 경직된 분위기를 깨뜨렸다. 피아노와 플루트 공연은 물론 시낭송회, 합창, 영상물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행정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아이디어를 나누고, 새로운 시책 추진 땐 추진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도 갖는다. 뿐만 아니다. 회의도 단순 보고가 아니라 발표 주제를 정해 토론하는 실질적인 방식으로 개선했다. 구정 전반에 걸쳐 현실적인 주제를 선정,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과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4 달라지는 시정에 따른 실천방안’을 주제로 내년을 준비하도록 자리를 꾸몄다.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주민편의를 위한 민원처리 사례를 공유하며 열띤 토론도 벌였다. 구 관계자는 “회의 목적은 구성원들의 원활한 소통으로 최적의 발전 방향을 찾는 것”이라며 “구정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이슈&이슈]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 본격화

    [이슈&이슈]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 본격화

    부산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101층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해운대관광리조트)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착공 2개월여 만에 부산업체가 기초공사인 토목공사를 따냈기 때문이다.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지난 11일 토목공사업체로 부산의 동아지질을 선정하고 이달 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1년 4개월 예정인 토목공사는 사업비만 580억원에 이른다. 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건설경기 활성화는 물론 연간 5만명이 넘는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엘시티에는 테마파크가 조성되는 데다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적용되는 561실 규모의 레지던스도 들어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만 연간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관광활성화에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는 기대가 크다. 이들은 “중국 거부들이 부산 기업체들과 함께 공동투자와 사업 등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적 파급 효과는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엘시티는 해운대구 중1동 옛 한국콘도부지 등 일대 6만 5934㎡에 건립된다. 건축면적은 3만 5457㎡, 연면적은 66만㎡에 달하며 101층(411m)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85층(339m) 주거 타워 2개 등 3개 동으로 구성된다. 지난 10월 착공했으며 2018년 완공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3조 4000억원이 투입된다. 토목공사를 마친 내년 상반기에 우선 랜드마크 타워 공사가 시작된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테마파크와 관광호텔, 레지던스 등이, 주거 타워에는 아파트 882가구가 들어선다. 첨단 토목과 건축 기술을 구현하는 엘시티는 강풍과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불이 났을 때 연기를 강제로 배출하고 위·아래층의 압력을 대폭 높여 연기가 확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샌드위치 가압방식’을 도입하는 등 화재예방에도 완벽함을 추구했다. 외벽은 두꺼운 커튼 월로 시공해 바람의 영향을 줄이고 냉난방의 효율을 높이도록 했다. 온천수를 공급하는 것도 특징이다. 설계와 시공에는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 기업이 참여했다. 글로벌 드림팀이 구성된 셈이다. 랜드마크 타워 설계는 세계 최고층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미국의 솜(SOM)사가, 테마파크는 일본의 랜드사가 맡았다. 우리나라에선 삼우설계 등이 파트너로 들어갔다. 시공은 30년간 991억 달러의 수주액을 달성하고 대규모 프로젝트 시공 경험이 있는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가 참여했다. CSCEC는 101층 상하이월드파이낸싱센터, 118층 홍콩인터내셔널 커머스센터, 115층 선전 평안국제금융센터 등 100층 이상 빌딩 7개를 완공했거나 건립하고 있다. 이광용 엘시티 홍보위원장은 “세계에서 초고층 시공 경험이 가장 많은 건설사가 시공하는 만큼 공기를 단축하면서도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시설 분양은 내년 1분기로 예정됐다. 레지던스를 분양한 뒤 아파트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레지던스는 전량 CSCEC가 맡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현지에서 분양할 계획이다. 레지던스를 모두 분양하면 1조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엘시티는 기공식 이후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적용되는 레지던스에 대한 인테리어 안내 동영상, 홈페이지, 카탈로그, 투자이민제 안내책자, 홍보영상 등 중국 마케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아파트는 191.7㎡, 214.8㎡, 247.9㎡ 등 세 가지 평형으로 구성됐다. 이수철 엘시티 부회장은 “세계 최강의 글로벌 드림팀으로 개발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만큼 최고의 건축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현대그룹, 현대증권 매각·고강도 자구계획 이유는?

    현대그룹, 현대증권 매각·고강도 자구계획 이유는?

    현대그룹 현대증권 매각 포함 3조 3000억 조달…유동성 위기 조기 차단 현대그룹이 3조 3000억원에 달하는 고강도 자구계획을 내놓은 것은 유동성 위기를 조기에 차단하고 금융시장과 업계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앞당기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확정한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에는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이 포함된 데다 규모도 당초 금융권 주변에서 예상했던 1조원대를 크게 웃돈다. 특히 현대증권을 비롯한 3개 금융계열사를 모두 처분해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해온 금융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뙈기로 한 데는 신속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현대상선에서 비롯돼 확산 조짐을 보이는 재무구조 부실 문제에 대해 빨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길게 끌었다가는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업 철수 결정에는 내부 반대로 상당한 진통이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최근 증권업 불황으로 2년째 적자를 내고 있지만,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언제든 그룹 경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지난 12일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지분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자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다. 여기에는 STX그룹과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한층 강화된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의 재무구조 개선 주문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동부그룹도 숙원이던 반도체 사업 철수를 포함한 3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그룹은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외형과 사업포트폴리오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대신 해운(현대상선), 물류(현대로지스틱스), 산업기계(현대엘리베이터), 대북사업(현대아산) 등 4개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올들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 현재 6000억원 정도의 가용 자금을 갖고 있어 내년 2분기까지는 자금 사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추가로 3조 3000억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함에 따라 자구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 계열사 등의 매각을 개별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자산을 사들여 매각한다는 방안이 확정되면 이른 시일 안에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혼 직장女 65% ‘돈 많은 연상男’이 좋아 왜?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 절반 이상이 ‘경제적 기반을 갖춘 연상 남성’을 배우자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19일 직장인 7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여성 직장인의 65.8%가 배우자의 나이로 ‘연상’을 희망하고 있으며 ‘동갑’이 18.4%, ‘연하’가 15.8% 였다고 19일 밝혔다. ‘3~4살 연상’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64.1%로 가장 많았고, ‘2~3살 연상’(23.8%), ‘1~2살 연하’ 4.3%의 순이었다. 여성 직장인이 연상 배우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기반이 갖춰져서’가 44.8%였고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어서’ 22.4%, ‘아이처럼 투정부리지 않아서’가 17.7%로 나타났다. 연하를 선택한 여성 직장인들은 ‘1~2살 연하’(50.9%)의 나이차가 적당하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향후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서’라는 이유가 33.9%였고, ‘권위적이지 않을 것 같아서’(32.2%), ‘어린 배우자의 애교로 생활에 활력이 넘칠 것 같아서’(22%) 등의 의견이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르 다양·4050세대… 新시네마천국 ‘쌍끌이’

    장르 다양·4050세대… 新시네마천국 ‘쌍끌이’

    올해 영화 관객수가 사상 처음으로 2억명을 넘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올 한 해 동안 평균 4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영화 관객수는 1억 9997만 4600명을 기록했다. 영진위는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영화 관객이 약 30만명이므로 18일 낮 2억명 돌파 기록이 깨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액은 1조 4547억원으로 아직 지난해 기록(1조 4551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극장가 최대 대목인 연말 시즌을 앞두고 있어 1조 5000억원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관객수 2억명 돌파는 잇따른 한국영화의 흥행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올해 관객 동원수가 많은 영화 10편 가운데 한국영화는 8편. 지난 17일 현재 한국영화의 관객은 1억 1816만명이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지난해 기록(1억 1461만 3190명)은 이미 지난달에 넘어섰다. 올해 국내 극장가는 스릴러에서 첩보 액션물까지 소재와 장르에 있어 골라 보는 재미가 만발한 ‘종합선물 상자’였다. 연초부터 휴머니즘과 코미디를 버무린 영화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후 ‘설국열차’와 ‘관상’이 900만명을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열풍을 이어갔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인 45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어 글로벌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 시장에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 해 두세 편 나오던 500만명 이상 관객을 끌어모은 한국영화는 8편이나 됐다.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이 흥행 마라톤을 펼쳤다. 연간 영화 관객 2억명 시대를 주도한 주역은 가족 관객이었다. 소재와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영화의 주 관람층은 2030에서 4050세대로 크게 확대됐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50대 이상 관객은 7.9배 성장했고 이어 10대(6.3배), 40대(4.2배), 30대(1.5배) 순이었다. 이는 영화가 젊은 층의 전유물에서 연령에 상관없이 전 국민이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다.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은 “가정의 중심인 4050 관객은 초중고생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7번방의 선물’ ‘설국열차’ ‘관상’ 등 상위 5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면서 “거기에 이전에 드물었던 남성과 ‘나홀로 관객’의 증가세도 관객수 확장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의 한편으로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개봉작(835편)의 2.4%에 불과한 20편의 영화가 전체 매출액의 56%를 차지하면서 제작현장 스태프의 후생 수준은 더 열악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영진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영화인 신문고’에 신고된 체불임금은 56억원에 이른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관객의 입맛에 맞춘 기획영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국영화가 약진했고, 장기 불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가 수단으로 영화를 선호하면서 2억 관객 시대가 열린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기업 계열의 배급사와 멀티플렉스가 시장경제 논리에 치중해 다양성 영화를 외면함으로써 시장 불균형 현상은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총장에게 대학의 미래를 듣다]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

    [총장에게 대학의 미래를 듣다]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

    강성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총장의 별명은 ‘캡틴 스무드’(부드러운 선장)다. 1978년 미국 뉴저지의 벨연구소에서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다 실패한 책임자가 자살한 뒤 후임 책임자로 임명된 강 총장이 팀을 잘 이끌고 연구를 성공시키면서 붙은 별명이다. 전임 서남표 총장의 사퇴 이후 홍역을 치렀던 카이스트를 지난 2월부터 맡았던 강 총장이 지난달 중장기발전계획을 발표했다. 9개월 동안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은 카이스트의 미래 청사진이다. 강 총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장기발전계획과 세종시에 들어서는 캠퍼스 등 이후 계획들을 설명했다. →취임 9개월 만에 나온 계획인데. -‘불의 전차’라는 영화가 있다. 1924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두 육상 선수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 두 명 모두 금메달을 땄는데 한 사람은 환희에 찬 모습으로, 다른 한 사람은 우울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2월 카이스트에 왔을 때가 그랬다. 뛰어난 역량을 지닌 학교 구성원들의 모습이 아주 우울했다. 이들을 위해 카이스트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영화 불의 전차에 나왔던 것처럼 학교 구성원들이 그저 목표를 향해 달리기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스트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고 함께 가야 했다. 고민 끝에 내린 카이스트의 가치가 바로 ‘창의’와 ‘도전’이다. 이를 위해 4월부터 거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중장기발전계획을 만들게 됐다. →전임 총장의 개혁과 다른 점은. -교육 부분에서 상당 부분 변화가 있다. 우선 수업료 징수 학점을 3.0에서 2.7로 내릴 계획이다. 벌과금도 절반으로 줄인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고교 시절 내로라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을 줄 세우는 일은 옳지 못하다. 줄을 세워 맨 마지막에 남은 학생이 낙제생인가. 다른 이들에 비해 성적이 나쁘니 돈을 내라고 하면 그 학생은 좌절할 것이다. 반대로 머리가 좋으니 쉬운 수업만 듣고 3.0 이상 학점을 받는 것도 무슨 의미가 있겠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창의와 도전 정신을 키우기 위해 이들을 보듬고 격려해야 한다. →경쟁이 자극을 줄 수도 있지 않나. -경쟁은 필요하다. 다만 이런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팀워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세상이 됐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국내에 머물러선 안 된다. 세계로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세계의 학생들과 경쟁도 해야 하고 공유도 해야 한다. 한국에 와서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여전히 우리 문화는 배타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른바 ‘낫 인벤티드 히어’(NIH) 증후군이다. 직접 개발하지 않은 기술이나 연구성과는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조직문화나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것들을 걷어내야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일례로 카이스트에 ‘오픈랩’이라는 게 있다. 몇 개의 연구실 벽을 없앤 곳이다. 실험도구도 공유하고 운영도 잘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보고 대단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에서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공유하고 협력해야 새로운 생각도 싹튼다. →수업방식도 바뀌는가. -기존 칠판식 수업을 상호작용식 수업으로 바꿀 예정이다. 창의성과 팀워크를 키우기 위해서다. 상호작용식 수업이란 동영상 등으로 미리 공부한 뒤 수업시간에 과제 풀이나 토론식 수업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60과목 정도 운영 중인데, 5년 내에 600과목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강의실을 구축하고 이러닝 수업과 온라인 공개 강의도 확대할 계획이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이 밖에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기획·설계·제작 등 실무처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 교과목’과 ‘학제 간 융합 설계 프로젝트’도 도입한다. 공학 및 인문사회 융합 교육도 강화한다. →영어강의는 어떻게 되는가. -영어강의는 반드시 해야 한다. 다만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하지 않고 맞춤식 강의로 바꿀 예정이다. 학부과정 입학 전 집중 영어캠프를 실시하고 수준별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초필수 과목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하고 전공과목에서는 수준별로 분반해서 가르칠 예정이다. 반대로 외국인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고급 한국어 코스를 비롯해 한국말을 몰라도 졸업이 가능하도록 세분화할 예정이다. 대학원의 영어강의는 대폭 강화한다. 대학원생의 영어 수준은 외국에서 발표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 교수들도 데려올 예정인지. -서 전 총장이 젊고 유능한 교수들을 많이 뽑았다. 그래서 카이스트가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스타급 교수가 없는 분야들도 많다. 국제화를 위해 다양성이 필요한 시점이고, 다양성 가운데 창의적인 생각들도 나온다. 생각하는 패턴이 바뀌어야 좋은 생각이 나온다. 연구도 마찬가지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진지하게 토론하고 연구해야 굉장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현재 카이스트 교수가 모두 615명인데 외국인 교수는 44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교포가 절반이다. 순수 외국인은 20명쯤이다. 외국인 교수 가운데 우수한 이들이 떠나려 하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외국인 교수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오늘도 미국, 홍콩, 이탈리아 등 각국 출신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큰 문제는 연구자금을 따내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인 교수들과 연구하고 싶은데 잘 끼워주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에 대한 공문이 대부분 한국어로 나가고 있다. 외국인 교수들은 공지되는 내용조차 모른다. 앞으로는 영어로도 공지할 계획이다. 연구 그룹에 외국인 교수나 학생이 들어가 있으면 가산점을 주는 제도 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연구기관들과의 협력 관계는 어떤가. -대덕특구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협력 클러스터인 ‘케이 밸리’(K-Valley·Creation-Valley라는 의미)를 만드는 일도 중장기 발전계획에 들어 있다. 카이스트가 중심이 돼 대덕특구를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실리콘밸리를 탄생시켰던 스탠퍼드대처럼 카이스트가 중심이 될 것이다. 의과학연구소도 세울 예정이다. 카이스트는 기초과학, 공학 등은 강하지만 뇌, 건강, 의학, 생물학 분야는 약하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을 접목한 최첨단 의과학연구소가 필요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난양공대 등도 의과학연구소를 두고 관련 분야를 집중 성장시켰다. 세종시에 연구병원을 만드는 계획도 준비 중이다. 세계 첨단의 연구병원은 세종시를 더욱 활력 있게 만들 것이다. →세종시 캠퍼스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카이스트는 세종시 우선 입주 대학이다.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한다. 이와 함께 국방에 관한 연구에도 힘쓸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국방과학도 키워야 한다. 세종시에 국방기초과학연구원과 군사과학대학원 등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구병원의 형태를 국방 분야와 연계한다면 미국 워싱턴에 있는 ‘월터 리드 육군 의료센터’와 같은 모델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세종시를 세계 첨단의 과학도시로 키우는 일에 카이스트가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학을 어떻게 이끌 예정인지. -카이스트는 소통이 되지 않아 한동안 시끄러웠다. 지금은 학교가 많이 조용해졌다. 이게 사실은 옳은 모습이다. 연구대학은 조용해야 한다. 사회적 이슈가 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은 물론 교수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 학교의 비전을 보고 자발적으로, 열정적으로 함께 가야 한다. 그게 바로 좋은 학교 문화 아니겠나. 그러려면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대학으로 나아가려면 함께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카이스트의 혁신을 이끄는 일, 그게 바로 총장으로서 지금의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대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0대 재벌가 보유주식 5년전 비해 30조원 급증

    30대 재벌가 보유주식 5년전 비해 30조원 급증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깊어지고 있으나 30대 그룹 총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30조원이나 불어났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와 직계가족 119명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2일 현재 모두 49조 166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 12월 12일의 20조 1780억원보다 28조 9880억원(143.7%) 증가했다. 총수 가족이 보유한 상장 주식가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의 배에 육박하고 1인당 국민 소득 증가율의 6배에 달한다. 코스피는 1,103.82에서 1,967.93으로 5년 새 78.3% 상승했으며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 1만 9161달러에서 올해 2만 444달러(예상치)로 25.5% 증가했다. 국내 최고 주식부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 3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2008년 2조 2830억원에서 올해 13조 8710억원으로 11조 589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만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이 급증한 것은 삼성생명이 2010년 상장한데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46만 5원에서 141만원으로 3배 뛰었다. 2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5명)의 보유 상장 주식 가치는 2조 2810억원에서 9조 7830억원으로 7조 520억원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주가가 현재 23만원으로 5년 전 4만 2원의 5배로 상승한 덕분이다.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증가액을 합하면 모두 19조 91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65.9%를 차지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가족(6명)의 주식 가치는 1조 926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2명) 1조 636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가족(3명) 1조 150억원 등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났다. 또 개인별 보유 주식 가치 증가액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많았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1조 3880억원에서 11조 1590억원으로 5년 새 9조 7710억원 급증했다. 다음으로 정몽구 회장이 5조 24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조 4690억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 1조 6340억원 ▲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1조 23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94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660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5240억원) 등 2∼3세 경영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반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5명)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가족(3명)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5년 동안 각각 1억원씩 증발했다. 그룹 해체 위기를 맞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상장 주식 자산은 85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87.1% 급감했으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가족(6명)의 상장 주식 가치는 5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특정 산업과 총수 자산의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 증시가 활력을 잃어가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 비중은 상장사 전체의 46%에 달하며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며 “특정 기업과 산업의 쏠림현상으로 증시와 경제가 활력을 잃고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과제 노란등 6개 늘려 내년도 성과 창출 가속 독려

    국무조정실이 ‘국정과제 신호등’에 노란등을 더 켰다. 11일 국무조정실은 박근혜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13개 과제에 노란등을 켰다. 지난달에 비해 노란등 6개를 더 늘린 것이다. 새로 노란등을 켠 분야는 서비스산업 전략적 육성기반 구축,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전통시장의 활력 회복 등 6개 분야다. 노란등을 늘린 것은 박근혜 정부의 첫해를 마무리하면서 내년도 성과 창출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을 맞아 신호등 기준과 관리를 강화하고 보완한 데 따른 것이라고 국조실은 밝혔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세계도시 부산만들기 평가…연제구 2년 연속 우수구 선정

    부산 연제구가 부산시 주관 2013년도 세계도시 부산 만들기 추진 구·군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구’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구는 기관표창과 부상으로 사업비 1000만원을 받는다. 평가 항목은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따뜻한 시민사회 구현 ▲그린부산 운동 추진 ▲활력 있는 지역경제 구현 ▲창조적 도시 경쟁력 강화 등 5대 분야 25개 실천 과제 등이다. 구는 현수막 재활용 브랜드 나누비 특허상표 등록, 가로 청소 환경미화원 청소 장비 보관함 설치, 구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도시옥상농원 조성 사업 추진, 연제구 걷기 지도 제작 및 아이 주민등록증(목걸이 포함) 등의 우수 시책 추진을 인정받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섹시춤? 소시 덤벼봐! 자신있다, 청춘이니깐

    섹시춤? 소시 덤벼봐! 자신있다, 청춘이니깐

    “아이고 웬걸요. 신나게 노는 건데 좋~죠!” 올백으로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흰머리 아래 이마에선 땀이 여전하다.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호흡도 좀 거칠다. ‘송파시니어청춘극단’의 주재완(64)씨, 아니 ‘재완이 오빠’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관리직으로 오래 일했고, 막내며느리가 안겨 준 새빨간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처지건만, 극단 유일의 남자 배우로 청일점이다 보니 ‘아버님’이 아니라 ‘재완이 오빠’가 됐다. 연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이키 조명 아래 허리와 엉덩이를 섹시하게 빙빙 돌리는 춤을 추기엔 좀 민망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무슨 소리냐”며 내놓은 대답이다. 저쪽 한편엔 옛 직장 동료들이 서 있다. “저 친구들도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데요. 아직 용기를 못 내서 그렇지. 전 이거 제 돈 내고 봉사활동 삼아서라도 계속 하고 싶은데요. 껄껄껄.” 지난 9일 송파구 삼전동 송파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청춘극단의 첫 데뷔작 ‘써니’가 무대에 올랐다. 청춘극단은 중·장·노년층의 인생 2막 지원을 위해 구가 마련한 프로그램. 연극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고, 다른 봉사 활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찾기 위한 것이다. 15명을 뽑아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두 차례씩 끊임없는 연극이론, 대본구성, 발성, 연기법 등 무대에 오르기 위한 강행군이 이어졌다. 그 결과가 ‘써니’다. 2011년 개봉한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와 제목은 똑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연기 연습 때부터 그랬다. 어떤 정형화된 틀을 주기보다 그냥 ‘자기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일’, ‘이제는 늙었구나 싶어 서러웠던 일’ 같은 상황을 던져 주고 자연스럽게 자기표현을 하도록 유도했다. 연극 ‘써니’의 대본은 이걸 모아서 완성했다. 그래서 외제차 타고 으스대는 동창의 모습, 보톡스 주사 한 방에 팽팽해진 피부 얘기, 이 나이가 되도록 끊지 못하는 다이어트 욕구, 손주 키우는 일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 학창 시절 섬마을에 봉사 활동 가서 사랑에 빠진 경험 등이 자잘하게 펼쳐졌다. 실제 상황에서 우러나온 얘기인 만큼 또래 관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웃음과 박수와 “맞아, 맞아”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이들 배우에 대한 지도를 맡았던 극단 그림연극의 배우 김영아씨는 “나이 들었으니 못할 것이라고 쉬운 것만 시키지 말고 ‘소녀시대’ 안무 같은 걸로 해 달라고 하실 정도로 굉장히 젊고 역동적이었다”면서 “아무래도 연기나 춤이 완벽하지 못하지만 오랜 인생 경험 때문인지 표현하는 데는 아무런 주저함이 없었던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단 생활을 하는 제가 오히려 ‘아, 이게 연극의 맛이었지’라며 배우고 간다”고 덧붙였다. 박춘희 구청장은 “시니어들이 은퇴 이후 새로운 배움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하게 된 사업”이라며 “용기 내어 참가한 분들께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20대부터 겨울 달동네에 12년째 ‘온기’… 연탄 배달부 장희남씨

    [김문이 만난사람] 20대부터 겨울 달동네에 12년째 ‘온기’… 연탄 배달부 장희남씨

    ‘연탄의 일생’이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시 한 구절이 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그러면서 시인 안도현은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언덕길을 오르는 것이라네’라고 읊었다. 그렇다. 연탄을 실은 트럭들은 어디론가 찾아가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가 돼 준다. 또 온몸을 불태운 연탄재는 눈 내려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마음 놓고 걸어갈 길을 만들어 주고는 생을 마감한다. 장희남(40)씨는 이러한 온기를 트럭에 싣고 연탄 배달을 하느라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요즘 연탄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달동네와 삶의 외진 곳에서 한 장의 연탄이라도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밤낮없이 찾아간다. 20대 후반 나이 때부터 시작해 12년째 ‘온기 배달’을 하고 있다. 흔히 연탄 배달부라고 하면 50대 이후이거나 ‘실직한 아버지’의 몫으로 여기기 십상인데 어떻게 팔팔한 20대 나이 때부터 흔들림 없이 일을 해 왔을까. 지난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길가에서 그를 만났다. 원래는 서울에서 하나뿐인 이문동 연탄공장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연탄을 실은 트럭이 길동 화훼단지에 배달을 나갔다가 갑자기 고장 나는 바람에 인터뷰 장소가 급히 변경됐다.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작업을 하던 장씨와 잠시 인사를 나누면서 트럭이 자주 고장 나는지 물었다. “무거운 중량의 연탄을 싣다 보니 차가 자주 고장 납니다. 연탄 한장 무게가 3.5㎏입니다. 연탄을 한 차에 가득 실으면 보통 2000장 정도 되는데 무게가 7t 넘게 나갑니다. 하루에 여러 차례 실으니까 차에 무리가 많이 가죠. 또 연탄 배달을 하는 곳은 경사가 심한 달동네라든가 도로 포장이 잘 안 된 곳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종 부속이 금방 노후돼 고장이 자주 납니다.” 그래서 약간의 이상 신호만 있으면 바로바로 수리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장씨는 말한다. 예를 들어 7t이 넘는 연탄을 적재한 트럭이 홍제동이나 상계동의 빙판길을 올라가다가 중간에 멈춰 서 버리면 자칫 뒤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바짝 긴장을 하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올라간다고 했다. 작년에도 달동네 빙판 경사길을 올라가다가 골목에서 튀어나온 자가용 때문에 중간에 멈춰 선 아찔한 순간이 있었단다. 또 한 번은 차바퀴가 맨홀 뚜껑에 걸리면서 차체가 기울어져 2000장의 연탄이 길바닥에 쏟아져 버린 경우도 있었다. 차바퀴를 빼내고 깨진 연탄재를 손과 삽으로 다 주워 담느라 하루 일을 고스란히 망쳤다. 연탄 배달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또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연탄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나오는데요, 그걸 실을 때가 힘이 듭니다. 다른 연탄차들이 뒤에 계속 기다리고 있어서 최대한 빨리 실어야 하거든요. 한 차 싣는 데 보통 30~40분 걸립니다. 연탄을 4장씩 가슴으로 안아서 차에 싣는데 한 번도 허리를 펼 수가 없어 육체적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에 많게는 3~5트럭분(연탄 1만장 정도)을 실으니 허리가 멀쩡한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허리 디스크 진통 주사를 맞아 가며 일을 한다고 말한다. 또 영하의 추운 날씨에는 연탄이 얼음덩어리처럼 꽁꽁 얼어 버려 운반하는 데 고충이 더 많다는 것이다. “보통 연탄을 연탄집게로 한 손에 4장씩 집어서 고객님들 창고에 적재합니다. 연탄은 겨울 한철에 때는 거라서 보통 500~1000장씩 주문합니다. 그것도 연탄 창고가 차에서 가까우면 좋은데 도로 사정이 열악한 달동네가 많다 보니 계단을 수백번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눈이 펑펑 오는 날씨에도 온몸이 땀범벅이 됩니다. 마음속으로 달관의 자세를 유지해야 반복적으로 해낼 수 있지요.” 연탄 주문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나고 있는 추세란다. 그 이유에 대해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기름보일러에서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도 많고, 또 영업 매장이나 사무실에서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인해 온풍기를 연탄난로로 바꾸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고 나름대로 분석을 했다. 연탄 주문은 가정집, 식당, 회사, 공장, 화원 등으로 다양하며 지역별로는 도심과 외곽 지역, 농·산촌, 섬마을 등에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가끔 ‘사랑의 연탄’을 주문하는 경우에는 신 나게 달려간단다. 그동안 연탄 배달을 하면서 생긴 인연이나 에피소드가 많겠다는 생각에 몇 가지 사례를 들려 달라고 했다. “고객 한분 한분이 인연이자 에피소드입니다. 전화로 어느 동네의 어떤 할아버지, 어떤 미용실 누나라고 하면 저는 금방 알아챕니다. 연탄 주문하시는 분들은 대문을 활짝 열고 배달을 맡기시는 거라서 서로의 신뢰로 치자면 다른 배달 업종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연탄은 새까만 물건이지만 단순한 연탄이 아닌 정을 배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연탄 때는 분들 대부분이 어려운 서민층이지만 잘사는 사람들보다 인심이 훨씬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서울 변두리 쪽방에서 혼자 기거하는 할머니가 고생한다며 새로 밥을 짓고 뜨끈한 된장국을 끓여 주던 모습은 매년 겨울이면 생각난다고 말한다. 또 자신의 밭에서 자란 배추로 직접 김장을 담갔다고 하면서 김치를 한 통 싸 주는 아주머니, 귀한 약초를 선물하면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할머니 등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12년 세월만큼이나 많다고 했다. 하지만 씁쓸한 경험도 있다. 연탄이 더럽다고 피해 가는 사람도 있고 점심 먹으러 식당에 가면 연탄가루 묻은 신발과 옷 때문에 냉대를 받기도 했다. 어떤 계기로 연탄 배달을 했을까. 솔직하고 털털하게 털어놓는다. “청소년기에는 방황을 많이 했고 학업은 등한시해서 대학은 못 갔어요. 20대 초반까지 어영부영 이런 일, 저런 일 기웃거리다가 20대 중반쯤 시설물 유지 보수 업종에서 일을 했습니다. 철없을 때라 얼마 벌지 못한 돈도 유흥비로 많이 썼죠.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 29살 때부터 연탄 배달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원래 작은아버지가 연탄 배달업을 꾸준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아버지가 병에 걸렸다. 화물차 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나서서 연탄 배달 일을 도왔다. 그러나 아버지 역시 몸이 성한 상태가 아니었다. 이때부터 장씨도 연탄공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뛰쳐나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부모님과 작은아버지를 생각하고 연탄 일 하나라도 제대로 해 보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이를 악물고 버텼다. “연탄 배달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너무 피곤해서 고속도로 한편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지요. 꿈에 작은아버지가 나타나서 ‘희남이 너 연탄 일 잘 배워서 열심히 벌고 아껴 써라’고 말씀하시고는 사라지셨어요. 놀라 잠에서 깼는데 잠시 후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작은아버지의 유언을 따라서라도 꾸준히 연탄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지요.” 그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본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공장으로 출근해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순번을 기다리다가 트럭에 연탄을 싣고 미리 약속된 장소로 배달을 나간다. 도로 정체가 생기는 출근 시간 때를 피해야 한 곳이라도 더 배달을 할 수 있다. 배달을 마치면 다시 공장에 와서 연탄을 싣고 배달을 나간다. 식사는 제때 해 본 적이 없다. 퇴근은 밤 10~11시다. 입은 옷은 모두 연탄가루로 새까맣다. 집에 돌아와 목욕하고 늦은 식사를 하고 거래 장부를 정리하면 밤 12시가 된다. “연탄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입니다. 연탄을 늦게 배달하면 병약한 노인이 추위에 돌아가실 수도 있고, 영업을 못 하는 분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배달 약속은 최대한 목숨처럼 지켜야 합니다. 연탄 시즌에는 잠을 편히 자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착실히 돈을 벌어 지난 8월에는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부인에 대해서는 “생활력이 강하고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 주는 사람이다. 바쁠 때면 연탄 배달까지 도와준다”며 웃었다. 연탄 배달 일을 하지 않는 여름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건물 외벽, 다리 등의 금이 간 곳, 옥상 같은 곳의 보수나 방수 공사 등을 한다. 그런데 요즘 건축 경기가 나빠 사정이 좋지 않다”고 대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연탄 배달을 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돈도 벌고 마음속으로 느끼고 얻은 것도 많으니까요. 겨울철이 다가오면 힘든 일이 또 시작되는구나 하는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합니다.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가 이런 말을 하죠. ‘화투패를 들면 혈액 순환이 쫙 된다’고. 연탄집게로 연탄을 들면 생기가 돌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한국선 의사가 甲 프랑스선 산모가 甲… 한국 산후조리원 낯설어”

    “한국선 의사가 甲 프랑스선 산모가 甲… 한국 산후조리원 낯설어”

    한국과 프랑스를 모두 경험해 온 재불 한인들은 프랑스의 육아보육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파리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는 한국인 가정을 찾아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2002년 프랑스로 건너와 사진작가인 남편과 결혼한 주부 김채령(34)씨는 세 살짜리, 한 살짜리 아이를 두고 있다. 아직 어린 둘째는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어린이집에 맡긴다. 첫째는 유치원에 1주일에 2일 반을 맡길 수 있다. 두 아이를 모두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김씨는 주부가 아닌 여자로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거나 새로운 일을 탐색하기도 한다. 그는 “하루 1~5유로면 어린이 전문 뮤지컬 등 아이와 즐길 수 있는 방과후 프로그램들이 무궁무진하다”면서 “방학 때는 아이와 함께 휴가를 다녀오라며 프랑스 정부가 여행경비까지 지원해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에선 임신부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엄마들은 어떤 경우에도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린다. 전철이나 극장에서도 누구든 자리를 양보해주고, 유모차를 안전하게 옮겨준다. 불편한 감정으로 이혼한 부부라 해도 아이들 앞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김씨는 “정부의 정책보다도 아이를 진정 우대하고 귀하게 여기는 이곳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1998년 프랑스로 유학 와 무역학을 공부한 뒤 파리에 무역업체를 차린 사업가 한종석(37)씨는 첫째(6)를 한국에서, 둘째(4)와 셋째(1)는 프랑스에서 낳았다. 그는 “한국에서는 임신 및 출산 관련 업무가 의사나 병원 일정에 맞춰 진행되지만, 여기서는 무조건 임신부가 최대한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잡아줬다”고 실상을 소개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임신부가 흡연자일 경우 의사가 ‘태아에게 해롭다’며 당장 끊으라고 할 것”이라며 “여기서는 체내의 니코틴 양을 측정한 뒤 태아에게 해가 가지 않는 한에서 피울 수 있는 담배 개비의 수를 계산해준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아이 기르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면서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는 일부 젊은 부모들의 행태 또한 납득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예인이 찾았다는 이유로 고가의 산후조리원에 산모들이 몰리거나 한두 살짜리 아이에게 어른들이나 알 만한 명품 브랜드 옷을 입히는 것은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 “아직도 한국 부모들은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쓰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리 근교에 살며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는 이모(35)씨는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산모에게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프랑스의 시스템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주변에서 ‘큰 일 난다’ ‘하지 마라’ 등의 어투로 임신부에게 겁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태아에게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안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출산도 대부분 무통분만으로 진행돼 산모들도 아이 낳는 일이 고통스럽지 않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집이 좁아서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도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이씨 부부도 딸을 임신한 뒤로 60㎡가 넘는 최신 아파트에서 살 수 있도록 가족수당금고(CAF)에서 월세의 30%가량을 지원받는다. 이씨는 “2만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네 곳씩이나 있지만 이것도 모자란다고 더 짓고 있다”면서 “프랑스가 경제위기로 활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육아 관련 정책 예산은 줄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지금 키우는 딸(2) 말고는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을 계획이다. 2~3년 뒤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서 둘 이상을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파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13 공직열전] 환경부 (하) 소속기관장·지방청장·본부 과장급

    [2013 공직열전] 환경부 (하) 소속기관장·지방청장·본부 과장급

    환경부의 업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연보전과 수질관리 분야다. 과거에는 단출했던 업무가 환경 변화에 따라 자원순환, 환경보건, 기후변화 대응까지 다양해졌다. 부처의 특성상 규제 업무가 많다 보니 개발 부처나 경제 부처 등과 사사건건 부딪쳐 미움도 받는다. 환경부 조직 문화는 뚜렷한 인맥이나 연결 고리가 약하고, 행정직과 기술직의 차별도 거의 없다. 업무에서 피피엠(ppm)이나 마이크로그램(㎍) 등 미세한 것까지 다루다 보니 스케일이 작다는 소리도 듣지만, 그만큼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 요구되기도 한다. 소속 기관장과 4대강 유역 현장의 수질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지방청장, 그리고 본부 주요 과장들을 소개한다. 소속기관장인 이필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사무관 때부터 인사가 있을 때마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한강청장에서 분쟁조정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올해 국정감사를 두 번 받는 기록을 세웠다. 또 김삼권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과학원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관으로, 국내에서 미량물질 분석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 유역을 관리하는 한강청 수장은 지금까지 조직 내 최고참들이 맡아오던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을 깨고 지난달 김영훈(행시 35회) 청장을 발령했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젊은 국장을 배치한 것은 정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청장은 물환경정책과장과 대변인 등을 거쳤고, 한강유역의 깨끗한 수질보전, 수계기금의 투명한 집행 등을 통해 상·하류 주민들과 공존·공생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심무경 낙동강청장은 비고시 선두주자로 운영지원과장과 대구청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대구청장으로 있을 때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화수소산 누출 사고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박천규 금강청장은 업무 스타일과 대인 관계가 원만해 호걸로 통한다. 본부 국장으로 재임 시 국회 ‘배출권거래법’ 제정에 산파 역할을 했다. 정회석 영산강청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해외정책 실무에 밝은 실력파로 통한다. 지난 정부 초기 대변인을 지냈고, 영산강 유역의 환경과 수질을 책임지고 있다. 본부 과장 가운데 황계영 기획재정담당관, 김승희 정책총괄과장, 김동진 운영지원과장은 환경부 기획조정 ‘빅3 업무’를 맡고 있다. 황계영·김승희 과장은 행시 36회 동기인 데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사·평가를 총괄하는 김동진 과장은 직전 환경평가과장으로 있을 때 기존 환경영향 평가제도를 전략 환경영향 평가제도로 전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기술직(토목직)이지만 행정 업무도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석태 수도정책과장은 왕고참으로 분류된다. 기후대기국 과장 시절 배출권거래제 세부 시행규칙 등을 만들면서 반대 입장에 있는 산업계와 잦은 협상을 가져 ‘싸움닭’이란 별칭도 얻었다. 신진수 자원순환정책 과장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자원순환의 정책 실천을 이행하기 위한 관련 법과 세부 실천계획을 세워야 하는 업무가 발등의 불이 됐다.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법안이 국회 심의를 앞두고 반대하는 업계를 설득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양재문 감사담당관은 비고시 임용자들 가운데 맏형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초 자리를 옮겨, 조직의 화합을 깨뜨리는 음해성 ‘투서’나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영기 물환경정책과장, 박연재 교통환경과장은 서울시립대와 기술고시 선후배 사이로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본부 여성 과장으로는 화학물질과 조은희(기시 32회), 수생태보전과 유호(국제사무관 특채) 과장이 고참으로 꼽힌다. 조 과장은 최근 ‘화학물질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관련, 입장을 달리하는 산업계를 이해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용식 정책홍보팀장은 수도권대기청 기획과장으로 발령 났다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공보과장으로 전보됐다. 기획재정담당관실과 사업국 여러 곳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재정과 정책 업무를 두루 꿰고 있어 기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통한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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