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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NGO 무엇을 이뤘나/ 내실 다지기 주력…시민속 ‘뿌리’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낙천·낙선운동의 열풍이 몰아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내실(內實) 다지기에 주력했다. 단체마다 ‘회원 2배 늘리기’,‘재정자립도 달성’ 등을 목표로 시민속으로 운동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썼다.시민단체 본연의 임무인 권력 감시와 제도 개혁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개혁 피로증’의 영향으로 시민운동의 정체성 논란이라는몸살도 앓았다.특히 언론개혁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는 야당과 보수세력으로부터 ‘정권의 홍위병’이라고 공격받는 등정치논리에 따른 색깔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내부적으로는시민운동이 나아갈 길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지방선거 참여 여부를 중심으로 시민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찬반논쟁이 1년 내내 계속됐다.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새해에는 이같은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반 시민운동] 참여연대는 민생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이 정성을 쏟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지난 7일 정기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400만명에 이르는상가건물의 임차인들이 보증금과 계약기간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100만인 물결운동’을 연중 캠페인으로 전개, 이동전화회사들로부터 휴대전화 요금 8.3% 인하라는 ‘항복’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연대의 중추를 맡으며 정치개혁의 핵으로 떠올랐던 참여연대는 올해에는 정치개혁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박원순 사무처장 등 핵심 지도부가낙선운동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선거법,정당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 노력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참여연대 투명사회국 이태호 국장은 “검찰·재정·정치분야에서의 운동이 미진했다”면서 “내년 상반기가 정치구조개혁의 기회이자 위기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민단체의 ‘맏형’격인 경실련은 조직 내부를 정비하는데 주력했다. 경실련은 지난달 16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종합평가한보고서를 발간해 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으며,공기업개혁운동에도 박차를 가했다. [환경운동] 2001년은 환경운동에 있어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 시기였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철새도래지를 보존시킨 을숙도 명지대교건설 반대운동과 택지개발정책으로 훼손 직전에 놓였던녹지공간을 살려낸 대지산살리기 운동은 시민단체의 환경운동 승리로 꼽힌다.반면 국민의 86%가 반대한 새만금간척사업 저지투쟁은 뼈아픈 실패였다.동강댐 건설반대에서 모아진 역량을 집중시켰으나 지난 5월 정부의 새만금간척사업강행결정으로 무위에 그쳤다. 녹색연합 정명희 부장은 “용산 미군기지 독극물 방류사건등 군부대 환경문제를 공론화시킨 것은 큰 성과”라면서 “새해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맹지연 간사는 “지방선거가 있는 새해에는환경단체들이 연대해 도심 대기 개선과 녹색도시계획,유역별 수질개선 등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운동] 3년여의 노력 끝에 국가인권위원회를 탄생시킨인권단체들의 감회는 남다르다.수차례에 걸친 단식농성 등으로 인권위 탄생의 산파역을 담당했지만 정작 출범과정에서는 소외됐다는 분석이다.이로 인해 인권위에 인권활동가들이 참여해야 하는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권운동사랑방 이주영 편집장은 “국가인권위의 출범은인권단체들에게는 보람이자 아쉬움”이라면서 “관련부처의협조와 인권단체의 협력으로 인권위가 하루빨리 정상적인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관심권밖에 머물렀던 중·고교생들의 학교내 인권실태를 조사해 청소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재소자들의 인권실태를 집중고발한 인권실천시민연대는 지난달 17일 발생한 울산구치소 구승우씨 사망사건을 추적,구씨가 지병이 아닌 외상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는 사실을밝혀냈다. 이에 따라 인권위가 현장조사에 나섰으며, 검찰도 수사에착수했다. 장애인 인권단체들의 이동권 쟁취운동,양심적 병역거부권의 공론화 등도 인권운동의 성과로 꼽히나 국가보안법 개정을 이루지 못한 것은 한계로 남았다. [여성운동] 지난 1월 여성부의 출범과 함께 기분좋은 출발을 했던 여성단체들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 반대운동을 주도했다.국내 최초의 반전평화 운동으로이데올로기의 대결장이었던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된다. 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 등 여성노동관련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출산휴가가 90일로 연장되고, 육아휴직급여가 20만원으로 책정된 것도 여성단체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주요 관심사였던 호주제 폐지운동이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것과 간통죄 존속 여부에 대한여성계 내부 논란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여성단체연합 남인순 사무총장은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분담화 등 제도개혁에 치우쳤던 여성운동이 새해에는 시민의식 개혁운동으로 한단계 발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에듀토피아/ “사이버대학서 恨 푸세요”

    ‘공부는 하고 싶은데,어떻게 대학에 들어가지?’ 대학 공부에 미련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해보았을 것이다.이런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온라인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딸 수 있는 사이버대학을 고려해 봄직하다.입학시험이 없어 들어가기가 그리 어렵지않다. 신입생 선발 두해째를 맞는 사이버대학의 2002학년도 모집 인원은 1만6,7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었다.올해는 6개대가 추가로 인가를 받아 4년제 과정 12개대와 2년제 전문대 과정 3개대 등 총 15개 대학이 신입생을선발한다. 사이버 대학가에도 입시 열풍이 뜨겁다.사이버대학들은일반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 과정과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갖추고 신입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학습효과는 ‘관리’하기 나름=일반 대학에 비해 학습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대학들은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양사이버대는 ‘학습계약제’와 ‘전담튜터제’를 운영한다.과목별 학습 목표를 정하면 교수와 전담 튜터(개인별 강사)가 공부와 학교생활,진로등을 수시로 상담해준다. 세종사이버대도 학생 스스로 학습 관리를 할 수 있는 ‘자기 학습목표 설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세민디지털대는 단원별 기본 학습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아예 진도를 나갈 수 없는 ‘강제 학습’ 프로그램과 학습 진도를 지동 관리해주는 ‘인공 지능 진도관리’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문화예술 분야로 특성화한 아시아디지털대는 복수전공제를 운영한다.첫 4학기 동안 72학점을 이수한 학생 가운데평균 B학점 이상인 성적 우수자는 복수전공을 신청,4년 동안 두 개의 학위를 딸 수 있다. ◆‘특성화’로 승부한다=세민디지털대 관광계열 학과에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미국호텔숙박협회(AH&LA) 프로그램’을 도입,식음료와 객실실무,국제회의 기획 등 자격증 관련 과목을 개설했다.한국디지털대가 내년 처음으로개설하는 스카우트 학과는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과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희사이버대는 NGO전공을 특화하고 있다.비정부기구(NGO)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외 NGO나 자매교 관련 기관에서 1개월 이상,2개 이내NGO에서 80시간 이상 현장 경험 기회를 준다.국내 NGO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특강도 들을수 있다. 사이버게임대는 게임창작,게임디자인,게임음악,게임그래픽 등 6개 학과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평생교육과 재교육을 통해 명실상부한 게임전문가를 키울 계획이다. 한국싸이버대는 시간에 쫓겨 출석 수업을 받기 어려운 연예계 현업 종사자와 방송계 지망생들을 위해 연기·연출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학과를 개설했다. ◆눈에 띄는 취업 프로그램=서울디지털대는 최근 경력자위주의 채용 추세에 맞춰 기업체 근무 기회를 주는 ‘사이버 인턴제’를 운영한다.학생들이 각 기업의 영업부와 기획부,홍보부 등을 선택하면 국내 유명 기업체의 현직 간부들로부터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있다.대학측은 졸업생 전원이 기업체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수준의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한국디지털大 1년 오미라주부. “사이버 대학에 입학한 뒤 생활이 확 바뀌었어요.” 한국디지털대 디지털교육학과 1학년인 늦깎이 대학생 주부 오미라(吳美羅·41)씨는 지난 1년의 경험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 아이들과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작은 침구 가게까지 운영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바쁘지만 대학 생활로 활력을 되찾았다.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기분에 하루하루가즐겁기만 하다. 아침은 오전 7시에 시작된다.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이 출근하면 9시부터 11시까지 집에서 사이버 강의를 듣는다.가게에서는 게시판이나 e-메일로 과동기들과 수시로학습 정보를 나눈다.밤 10시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자정이 넘어까지 강의를 듣는다. 교회에서 10여년간 청소년 주말학교 교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본격적으로 청소년 교육을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났다.대학을 다니지 못한 아쉬움도 결심을 부추겼다. 올 초부터 공부를 시작했지만 처음엔 쉽지 않았다.컴퓨터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e-메일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처음에는 컴퓨터 앞에 앉기만 해도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공부는 하고 싶은데 컴퓨터를 잘 몰랐으니까요.” 거의 매주 과제물을내야하는 교과 과정을 따라가느라 진땀을 뺐다. 그 때마다 가족들의 격려가 힘이 됐다.큰 딸이 가장 큰후원자였다.컴퓨터에 문외한인 엄마의 공부를 도왔다.공부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온라인 학교 활동도 부쩍 늘었다.1학기 말에는 총학생회 부회장으로 뽑혔다. 컴퓨터로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과 거리감도 없어졌다.전에는 컴퓨터라면 겁부터 냈지만 이제는 두 딸에게 “그 것도 모르냐”며 면박을 줄 정도가 됐다. 공부에 몰두한 만큼 성적도 좋았다.4.5점 만점에 4.3점으로 장학금을 받았다.장학금으로 가게에 컴퓨터를 장만했다.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해야 하듯 어디서나 컴퓨터를 가까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늦게나마 공부를 하게 된 것이 너무 다행이예요.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얻는 것이 많고 보람도 큽니다.지난 20년 동안 배운 것보다 올 한해에 배운 것이 더 유익했던 것 같아요.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진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활짝 웃으며 마우스를 잡는 모습이 20대 대학생 같았다. 김재천기자. ■사이버대학 지원시 주의사항. 사이버대학에 대한 자료는 아직 일반 대학에 비해 크게부족하다.올해 처음 출범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따라서 학습 환경과 특성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등록하면후회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부 인가를 받은 대학인지 확인하는 일이다.현재 인가를 받은 곳은 15개 대학이다.나머지 대학에서는 학위를 인정받을 수 없다.이름만 내세워 신입생을 유치하는 대학들을 유의해야 한다. 학과의 특징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배우는 내용이 다를수 있다.대학 홈페이지에서 특징과 강의 내용 등을 반드시 확인하자.학과 이름만 보고 등록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학사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강의 내용은 충실한지 ▲사이버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해주는지▲학생 활동은 활발한지 ▲교수들은 확보돼 있는지 ▲한학과에서 수료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챙겨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에서 ‘시범 강의’를 들어보거나 선배의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희망 학과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게시판에 올린 불만 및 건의 사항과 답변등을 읽어보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대학에 따라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강의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이버대 궁금증 문답풀이. ◆지원 자격은=고교 졸업자나 검정고시 합격자 등 고졸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제출 서류는=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또는 학업계획서)를 인터넷에서 작성해 내면 된다.신분과 학력을 증명하는 서류는 우편으로 받는다.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어학 및 각종자격증,봉사활동 증명 서류를 내면 가산점을 준다. ◆입학 시험이 있나=없다.학업계획서나 고교 생활기록부가 주 평가 항목이다.학업계획서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은 경희사이버,동서사이버,사이버게임,서울디지털,서울사이버,한국디지털,한국싸이버,한양사이버대 등 8개교다. 세민디지털과 세종사이버,영진사이버대는 학생부 성적만으로 선발하며,열린사이버대는 고교 생활기록부와 학업계획서를 50%씩 반영한다.세계사이버와 아시아디지털대는 수능 성적을 일부 반영하며,새길디지털대는 자체 학업 적성및 인성평가를 각 50%씩 반영한다.한국싸이버대 엔터테인먼트학과와 동서사이버대는 면접 전형을 실시한다. ◆수업료가 걱정인데=대학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등록금은10만∼30만원,수업료는 학점당 4만∼8만원으로 일반 사립대의 절반 수준이다.한 학기에 6과목(18학점)을 수강한다면 수업료로 72만∼144만원이 필요하다. ◆학자금은 대출받을 수 있나=일반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자금 융자를 받을 수 있다.대학 추천을 받아 해당 은행에신청하면 된다. ◆소득공제 혜택은 받을 수 있나=관련 소득세법 시행령이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이르면 내년부터 혜택받을 수 있다. ◆일반 오프라인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나=편입하고자 하는 대학의 학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가능하다. ◆재학 중 병역을 연기할 수 있나=가능하다.
  • 집중취재/ 반인륜범죄 공소시효 폐지해야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반인륜 범죄도 단죄해야 한다.’ 최근 서울대 최종길(崔鍾吉) 교수가 전 중앙정보부 직원에의해 타살됐다는 사실이 28년만에 밝혀진 것을 계기로 과거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나머지 의문사 사건들에 대한 진실규명과 함께 관련자 처벌,국가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때마침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내년초 ‘반인륜·반사회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특별조치법안(가칭)’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등 관련단체들은 23일 “사망원인을놓고 의혹이 제기된 사안은 모두 80여건에 이르며 이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대통령 소속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돼 최교수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혀냈으나 정부 부처의 비협조 등으로 처벌과 보상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과거 대표적인 의문사는 장준하(張俊河) 사상계 발행인,조선대 이철규 교지편집장,중앙대 안성캠퍼스 이내창 총학생회장 등이다.또한 지난 80년대 학생운동 탄압의 일환으로 실시된 ‘군 녹화사업’과 관련해 한영현씨(한양대 공대),김두황씨(고려대 경제학과 학회장),김준배씨(광주대) 등이 있다. 박원순(朴元淳) 변호사는 “공권력에 의한 의혹사건이 반복되는 것은 ‘공권력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관행 때문”이라며 “과거의 문제를 철저히 추적·심판해야 재발의 우려가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검찰,경찰,법원,국정원,감사원,지자체 감찰기구 등 모든 사정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서 정보공개제,주민감사청구제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병연(朴丙鍊) 교수는 “국가를 운영하는 틀과 방향이 정립되면 미제사건 등 국가 근간을 흔드는 모든 문제의 근본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운동사랑방 이주영(李周映) 상임활동가는 “반인도적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국제법상의 관례에따라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까지 이뤄져야 과거의 잘못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설] 인권위 언제까지 표류하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출범한 후 10일 첫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았다.인권위원회는 그동안 정부 부처와의 이견으로 사무처 구성도 못한 상태에서 민간 전문가,자원활동가 등 30여명으로 682건의 진정접수 및 상담 실적과 3곳에 걸쳐 현장조사를 벌였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인권보고서 지적대로 우리나라 인권상황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나 장애인,외국인 노동자,양심적 병역 거부자,동성애자 등소수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권보고서는 또 지난해국가보안법 구속자 91.4%가 대표적인 인권침해 조항인 찬양·고무죄(제7조)해당자였고 이들은 1심 재판에서 92.9%가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등 무리한 법적용이 자행됐다고지적했다.물론 이에 대한 법무부의 반론이 있고 그 반론을어느정도 인정한다 해도 현재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공권력 남용 부분에서 현저히 개선되고 시민의식도 높아졌지만제도나 관습에 의한 인권침해는 아직도 무감각한 편이라고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인권위원회 출범의 당위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김창국 인권위원장도 어제 기자회견에서앞으로 인권위 활동을 위한 기초 조사사업과 함께 주요 영역별 실태조사를 통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위원회는 아직까지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고있다. 사무처 발족을 위해 필요한 시행령과 직원채용 규정을 놓고 직원규모를 170명 선으로 한다는 것 외에,사무총장 직급문제와 신규채용 공무원의 민간경력 인정 특례규정등 세부 사안들에 대한 관련 규정을 국무회의에 상정조차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권위 활동과 연관이 있는 부처의 견제 그리고 공무원들이 민간 전문가들의 특채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무원들이 민간인 특채가 자신들의 진급 기회를 빼앗고공무원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고 우려하는 것은 이해가간다.그러나 인권위원회의 경우 이 분야 민간 전문가는 법조인이거나 국가권력이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수십년간 싸워온 그야말로 전문가들로서,이들의 특채를 불안해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물론 경력인정은 중앙인사위원회의 정밀한 심의 규정의 적용이 전제돼야 한다.정부,그리고 공무원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소수자들을 위한 인권위원회 출범에 적극 협력해 더 이상 인권위를 표류시키지 말아야 한다.국가 원로들이 인권위 파행출범을 걱정하고 정부의 맹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것이 인권사회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것이다.
  • 한국의 인권 현주소/ 사회적 약자 ‘홀대’ 심하다

    10일은 제53주년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1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아직까지미흡한 점이 적잖다.인권위의 출범 이후 시행령과 직제 등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의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선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세계 인권선언일을 맞아 우리의 인권수준을 짚어본다. 한국의 인권시계는 과연 몇시일까. 세계 인권선언일은 지난 48년 12월10일.제3차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 등을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한 날이다. [열악한 인권 현실] 우리의 인권현실은 아직 열악하다. 대통령이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고 인권위를 출범시키는 등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나 정착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은 물론 동남아 등 3세계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게다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소외현상이나 출신지역과 정치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사회적 차별은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인권위 유시춘(柳時春) 상임위원은 “여성과 장애인,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은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더욱무섭고 제도화된 폭력”이라며 “인권위가 이 부분의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국은 지난 93년부터 유엔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경제·사회·문화권위원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서 한국은 노조결성 등 노동자의 권익문제,국가보안법개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받았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인권A규약)’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인권B규약) ,세계인권선언과 더불어 3대 국제인권장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현대 인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인권B규약은 사상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등 주로 정치적 권리를 다룬다.인권A규약은 남녀 평등에서부터 시작해노조활동의 자유,어린이·노인·장애인의 복지 등 사회권을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0년 이 두 규약에 가입했지만 그동안 국가보안법과 재소자 및 노동자 표현의 자유,성차별 등 문제가 단골로 지적돼 왔다.개선 여지가 많아 앞으로 인권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집중될 대목이다. [다양한 행사] 인권위원회는 기념식 없이 10일 오전 11시 김창국(金昌國)위원장이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찾아 ‘인권교사’로서 인권과 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친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오는 15일 오후 6시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치환·김종서·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열세번째’ 콘서트를 연다.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8일 고려대에서 ‘탈북자,외국인근로자 등의 인권보호대책’ 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10일 기념식과 제2회 앰네스티 공무원 인권상 및 제5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시상한다. 이밖에도 11∼17일 수원미술관에서 ‘수원 인권예술제’가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인권위 '억울한 사연'봇물-””性전환자 왜 비행기 못 타나요””. “억울한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우리 사회의 인권을한 단계 높인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 몰라요.” 9일 오후 휴일임에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사무실에는 민간위촉단원과 자원활동가 등 10여명이 출근,‘세계인권의 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민원인들의 진정 접수와 상담에쫓기느라 10일로 예정된 행사준비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해이날 사무실을 찾았다.출범 후 지난 2주일 동안 40여명의 인원으로 1,600여건에 이르는 진정 접수와 상담,청송감호소 등 3곳의 현장 방문조사를 강행한 탓에 얼굴에는 피로가 깊이배어 있었지만 사명감만은 여전했다.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출근한 노정환(盧丁煥·민간위촉단원)씨는 “인권위 업무는 진정 접수와 분석,현장조사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등 관련법령 공고,인권교육,홍보 등 10여가지에 달한다”면서 “하루빨리 인권위가 정상화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권위가 관련 부처와의 갈등 때문에 사무처도 구성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원활동가 18명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과 대학원생,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원활동가는 현재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 11명을 제외한 실무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무보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인권위 5층 진정접수처에서 방문·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쏟아지는 진정 접수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인권위 출범 후 지난 8일까지 682건의 진정 접수 및 931건의 상담이 쏟아졌다. 지난 7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이희원씨(39)가 첫 진정서를 제출한데 이어 국가기관으로부터 당한 고문이나 폭력,여성과 장애인이 겪은 차별,트랜스젠더(성전환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하소연 등 지금까지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외면당한 소소한 사건이나 해묵은 민원이 줄을 이었다. 88년 북한을 탈출한 김용화씨(49·경기도 안양시)는 “95년 중국을 거쳐 밀항해 한국으로 왔지만 아직 국적을 얻지 못했다”며 진정했고,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가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와 성전환 수술을 한뒤 항공사로부터 탑승이 거부됐다는 김모씨(41) 등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변협 '2000년 인권보고서'-””한국 인권의식 함량미달””. 86년부터 인권보고서를 발간해 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과거청산과 개혁작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이 꼽은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는 지난해 6월 ‘롯데호텔 농성노동자 진압사건’.과거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공권력의 반인권적·전체주의적 성향이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침해는 계속된 것으로 평가했다. ▲정신병자로 몰린 네팔 출신 여성노동자가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일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의 국회 출석이 ‘품위손상’등을 내세운 의원들의 거부로 무산된 일 등을 꼽았다. 여성 연예인의 성행위 비디오 유포 사건에 대해서도 “인간의 육체적 표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반인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도 “개혁 주체의 정치·이념성 부족과 구 세력들의 권력장악 등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가동 ▲민주화운동보상법제정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근리 사건 등 거론이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과 한국군의 베트남전학살 의혹 제기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등은 ‘뚜렷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롯데호텔 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꼽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외면한 채 진압 과정에서 공권력이 빚은 우발적 피해만을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 실태 등에 대해서는 항목별 해명자료를 내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국보법 개폐 논란 가속화. 인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사상범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이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연결된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이산가족 상봉과 미전향 장기수 송환으로 이어져 비정상적 남북관계 속에 희생됐던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즉 ‘행복추구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보법이 반국가단체라는 북한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반인권성과 반민주성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개폐 운동] 지난해 8월 민주당은 “연내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9월 국보법 개정안을만들었다.일부 여야 의원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고민하는의원모임’을 구성,11월 국보법 폐지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결성돼 활동을 개시했다.언론에서도 국보법 개정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개정 반대 논리와 향후 과제] 그러나 이같은 개정 논의는‘신중론’ 혹은 ‘상호주의’를 내세우는 반대세력들의 논리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96년 465명,97년 641명이었으나 현정부 출범 이후 줄기 시작해 98년 465명,99년 312명,2000년 130명,올해 10월말 현재 111명이다. 변협은 남한의 인권 개선의 척도인 국보법 개폐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로 남북 쌍방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모색해야 할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이동미기자
  • [사설] 인권위 정상화 서둘러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 지 이틀밖에 안되는데도 인권위에 몰린 갖가지 한맺힌 진정들은 우리사회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아울러 인권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얼마나큰가를 웅변으로 말해준다.첫날 접수된 진정 122건의 사연도 다양하다.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보건소장 임용에서 탈락한 사람,종교적 신념에 따라 집총을 거부해 옥살이를 하는 젊은이들,‘제발 때리지 마세요’란 피켓을 든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가 하면,1974년 인혁당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유린을 철저히 가려달라는천주교 인권위원회의 진정도 있었다.우리사회에서 인간적인 삶을 가로막는 과거와 현재의 온갖 걸림돌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인권위는 행자부 등과의 이견으로 미처 조직과 인원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봇물처럼 밀려드는 진정과 상담을 처리하는 데 역부족이다.그럼에도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그래서는 안된다.인권위의임무는 인권침해 사항에 대한 진정 접수에 끝나는 게 아니고 관계인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인권침해와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될 때는 피진정인 등의 소속기관과단체에 구제조처 이행과 개선 등을 권고하고,필요한 경우법률구조를 요청하는 등 할 일이 태산같기 때문이다.정부는 인권위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정부가 인권선진국을 주장하려면 인권위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권위의 인원규모와 관련해서는 인권위가 321명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행자부는 ‘작은 정부’를 내세워 127명을 주장하고 있다.양쪽 모두 나름대로 주장의 근거가 있겠으나 적정한 선에서 타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최선’이 이상이긴 하지만,현실은 ‘차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직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인권위와 관계부처간에 의견이 대립되고 있으나 인권위 업무의 특성에 비춰 인권활동가들을 특채하겠다는 인권위의 주장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이밖에도 인권위의 조사가 법무부,국민고충처리위,여성부,보건복지부 등 일부 부처와 업무상으로 중복돼부처간의 조율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인권위와 인권활동가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인권후진국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온 우리나라에 국가인권위가 구성된 것만으로도 인권운동사상 큰 진전이다.국가인권위가 비록 불비한 여건 속에서나마 인권신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다보면 업무 여건도 개선될 것이다.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고 하지 않는가.
  • 인권위 출범 첫날 진정접수 ‘봇물’

    “인권위 출범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제발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金昌國)가 공식 출범한 26일 서울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5층의 진정서 접수처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이었다.장애인,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군사정권 시절 피해자,노동·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접수처에나와 ‘인권 문제 종합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진정인들은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접수처 앞에서 기다렸으며,자원봉사자들은 하루종일 전화기를 놓지 못했다.인권위는 방문접수 65건,전화접수 40건 등 122건의 진정을받았다. 경쟁이 치열했던 ‘제1호 진정인’은 새벽 6시 30분부터기다린 서울대 의대 김용익(49)교수로 기록됐다.김 교수는제자인 지체장애인 이희원씨(39)를 대신해 진정서를 접수했다.김 교수에 따르면 이씨는 91년부터 충북 J보건소에서근무해 오다 지난 7월 공석이 된 소장직을 지망했지만, “장애인은 곤란하다”고 거절을 당해 소장이 되지 못했다. 자신도 한쪽 다리를 저는 소아마비 장애인인 김 교수는 “소장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격을갖췄던 희원이를 배제한 것은 분명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성우 양지운씨(53)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구속 수감된아들과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가족’들을 대신해 진정서를 냈다.양씨는 “집총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27개월 이상을 군 교도소에서 복역하라는 법무부 기준은 인권 유린”이라고 주장했다. 동성애자들도 나섰다.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 아웃’을선언해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는 “군의관이모멸감을 유발하는 언행, 강제 채혈,정신병자 취급 등으로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모씨(45)는 “성전환 수술을 한 뒤 항공사로부터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며진정서를 냈다.임금 체불,강제 출국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중국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독일인 요르크발트(41)목사는 “크레파스 회사가 상품에 ‘살색’이라고표시함으로써 한국 어린이들에게 한국인 피부색만 살색이고 다른 피부색은 살색이 아니라는 차별의식을 심어주고있다”면서 “제조업체들의 인종차별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225명을 대신해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세계 61개국 노동단체,비정부기구(NGO) 지도자 725명을 비롯,시민 7만7,000여명이 서명한 ‘구속 노동자 석방촉구’서명 용지도 인권위에 전달했다.인권위 김창국 위원장은“부처간 이견으로 사무처 구성도 못한 채 출범해 유감”이라면서 “인권위가 인권수호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할 수있도록 관련 부처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달1일부터는 전화(국번없이 서울·경기 1331,기타 지방 02-1331) 또는 이메일(hoso@humanrights.go.kr)로 접수한다.그이전까지 문의는 (02)3703-3000. 이창구기자 window2@
  • [기고] 국가인권위 바로 서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법 시행과 직원채용’이란 주제의 공청회에서 드러난 여러이견은 국가인권위의 위상 정립과 향후 업무 수행에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정부 부처안에서 인권위 기능과 역할에 제동을 거는 듯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많은 인권단체와인권위 관계자가 예상했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인권위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인권위법은 지난 5년 동안 각계인사들이 참여하여 땀과 눈물이 이루어낸 결정체다.더욱이 지난 1월,엄동설한의 극한상황에서 목숨을 건 인권운동단체 활동가들이 맨몸으로 주장하여 이루어낸 인권운동의 산물이다. 아울러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대표적 민주개혁입법의 하나다.타 부처 공무원들이 ‘규모가 크네,인원이 많네’ 하면서 딴죽을 걸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따라서 행정자치부,법제처와 법무부,국방부와 통일부,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등정부 부처에서 지레 손을 내저을 일이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시절의 반인권적 관행이나 기득권을 반복하고 유지하려고 고집하지 않는 한 이들 부처는 국가인권위의 발족을 지원하고 거들어 줘야 하며 행보를 열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군사문화와 비민주적 관행으로 인하여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행정 집행상의 과오와 비리,부조리와 부패를청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그런 아픔을 딛고 서야 행정문화의 쇄신이 달성되어 국민과 함께하는 행정부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인권위의 위상 정립은 실추된 행정부의 이미지 제고에 중대한 기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인권사각지대를 찾아내고,권리구제 방안을 제고,강화하려는 인권위의 기능 행사는결코 기존 행정관청과의 업무 중복이나 직역(職域) ‘넘보기’가 아니다. 이 새로운 독립기구의 창설로 인하여 새로운 관민 합작품이 완성되면 정부 신뢰가 쌓이고,국민과 행정권력간의 간격은 더욱 좁아지게 될 것이다.이제 공무원들이 툭하면 예산과 법령의 미비를 들며 벌어지는 ‘부작위에 의한 직무해태’로 인권침해사태를 방치하는 우를 반복하도록 내버려 둘수는 없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인권침해로 얼룩진 인권 사각지대를 청소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인권위의 바로서기는 중요하다. 기존의 법령으로서는 보호받기 어렵거나 억압적 사회분위기와 편견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는 소수자들의 인권침해 구제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권국가,인권보장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인권교육의 강화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사전예방책이다.문제가 발생하여 치유하는 데 드는 노력과 경비와 자원보다는문제 발생의 원천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며 행정부뿐만아니라 국가사회,전국민의 인권의식을 함양하고,이를 위한인권교육을 보강하며 심화하는 학습과 연구조사작업의 추진은 반드시 알차게 실현되어야 한다.그 길만이 인권선진국으로 살맛이 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다. 허상수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 NGO/ 서울환경운동연합 ‘도보 환경탐험’

    “희망을 보려했지만 자꾸 절망이 앞서 나타났습니다.서울이정말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쯤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 공터로 남자 4명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구레나룻가 덥수룩하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있었다.때가 찌든 옷차림만으로 보면 영락없는 노숙자 모습이다. 이들은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사무실 속의 환경운동’을 탈피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서울 300리 도보 환경탐험’에 뛰어든 탐험대원들.지난 4일 시작된 120km 강행군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박웅준(朴雄俊·38) 조사팀장과 이철재(李喆宰·31)간사,택시운전사 출신인 이석호(李錫鎬·66)씨와 중앙부처 공무원을 퇴직한 박종학(朴鍾鶴·63)씨가 주인공이다.6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이씨와 박씨는 두 젊은 활동가와 함께 4박5일간의 ‘노숙’ 생활을 견뎌냈다. 박 팀장은 “이번 탐험은 수도 서울의 대기,수질,소음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소개했다.또 “젊은 우리를 항상 앞질러 간 두분의 체력과 의지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도보체험은 지난 4일 ‘물고기 떼죽음’이 자주 발견되는 노원구 월릉교 밑 중랑천에서 시작됐다.이들은 이어 성북구청→세검정 홍제천→구기터널→난지도→효창공원→남산 3호터널→금호동→한강→양재 시민의 숲→신림동→화곡동→우장산역으로 S자형 코스를 그리며 강남북을 걸어서 답사했다. 첫날은 ‘장애인 체험의 날’로 정했다.참가자들은 저마다 목발과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며 장애인들의고통을 실감했다.안대를 착용하고 위험천만한 지하철 타기도 시도했다. 박종학씨는 “휠체어를 접어 버스에 올려주고,손수 안아서 차를 태워주는 버스운전사를 보고 아직 살만한 세상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튿날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깜짝 시위’를 벌였다. 차가운 늦가을 비를 흠뻑 맞으며 난지도 골프장 건설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3일째 되던날 이들은 방독면을 쓰고 남산 3호터널을 통과했다. 악몽같은 30분을 생각하기도 싫다는 이 간사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이 방독면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물의 날’로 정했던 나흘째 되던 날에는 보트를 타고 한강에 나가 수질검사를 했다.‘쓰레기의 날’이었던 마지막 날은 새벽 바람을 맞으며 환경미화원들과 도로 청소를 했고,가양하수처리장을 방문해 하수와 음식물쓰레기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았다. 탐사 기간 동안 간이측정기에 나타난 서울의 오염 수치는 환경운동가조차도 놀랄 수준이었다.중랑천·정릉천·난지도 2매립지 앞 개천의 물은 질소 함량이 높아 농업 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4급수’이하였다. 차량 통행과 보행자가 많은 곳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남산 3호터널 내부는 96dB(데시벨)을 웃돌았고 예술의 전당 앞 도로 역시 85dB를 넘었다.정릉동의 한 아파트 앞은 무려 94dB를 기록했다.법정기준치(70dB) 이하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들이 조사한 결과를 정밀 분석해 오는 20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5일 동안 걸었는데 다리보다는 목과 눈이 더 아픕니다.이런서울에서 우리 손주들이 뛰놀고 있답니다.”이석호씨의 얼굴에패인 주름살에는 시커먼 그을음이 쌓여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지역문화의 해 추진위 ‘전북 현장탐방및 대화’

    버스에 문화정책을 싣고 전국으로- 연초 문화관광부와 함께 ‘2001 지역문화의 해’ 슬로건을 내건 뒤 한 달 간격으로 전국을 순회중인 지역문화의 해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중한)는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버스를 타고 전북 지역을 누볐다.‘지역문화 현장 탐방 및 대화’를 위해 버스가 정차한 곳은 부안 정읍 전주 등 3개 도시였다. 지난 3월 강원도 지역 이후 8번째인 이번 탐방에도 지역문화현장의 고충들이 생생하게 쏟아져 나왔다. “문화행정과 기획을 교육하는 대학교가 지방엔 없다”“예산이 주로 물량 시설에 편중돼 부작용이 많다”“주제가 희박하고 주민과의 연계성이 없는 행사”“예산 부족으로 행사를 위한행사로 끝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체성을 상실한 문화관광화” 부안 정읍 등 전북지역 14개 시군에서 나온 문화활동가나 문화정책 담당자들이 주로 꼽는 어려움은 역시 예산문제와 기획 전문인력의 부재였다.이 점은 그 동안 공통적으로 제기된 것으로직접적인 예산증액과 지역 정체성을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한연구인력 증가 등 간접적 지원이 포함된다. 한편 이번 탐방·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문제제기 수준의 향상이다.일부 발표자들은 자기 지역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하는데 그쳤지만 대개는 역내 문화정책의 현주소에 대한 객관적인분석과 대안을 제시해 참가자들의 동참 의식을 높였다. 29일 부안 발표에서 이준호 진포문화예술원 사무국장은 일관된 문화정책을 강조하면서 “문화담당 공무원의 잦은 보직 변경과 지역 원로들의 향토사에 치우친 활동”을 꼬집은 뒤 “해당 지역마다 문화정책의 원칙을 세울 수 있도록 강제하고 그것을 수용하지 않거나 집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고창군의 문화관광 담당자 조용호씨는 향토축제의 중요성을 전제한 뒤 고창군의 ‘모양성제’‘수산물축제’ 등 사례를 통해 저예산 고효율의 축제를 만들기 위한노력을 상세히 들려주었다. 30일 정읍문화원에서 열린 만남에서 김한창 임실 미술창작촌장은 ‘삼계면 생활민속촌 조성안’이라는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눈길을 끌었다.이종인 상임위원은 “회를 거듭할수록 지역활동가들의 지적 사항이 구체적이다”며 “이런 목소리들을 담아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뜻에 따라 지역문화추진위원회 측은 말을 아꼈지만 필요할 경우 질의를 통해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완주군의 문화관광계획에 대해 김석만위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뷔페 한 번 잘 차려 먹자는 시각보다는 주방을 고치는 본질적인 토대 다지기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발표가 끝난 뒤 이중한 위원장은 총평을 대신하여 월트디즈니내의 ‘이미지니어(이미지 공학자)’란 직책을 예로 들면서 “여러분들이 제안한 의견들은 모두 타당성이 있다”며 “중요한것은 그런 좋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그것을 홍보하는 방법”이라는 도움말을 주었다. 문화라는 콘텐츠를 실은 추진위원회 버스투어는 이 달 경북,12월 경기로 이어진다.12월 하순쯤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정읍 이종수기자 vielee@
  • NGO/ 국가인권위원회 출범 인권단체 참여 여부 “고민”

    ‘국가인권위원회에 참여해야하나,말아야 하나’ 다음달 25일로 예정된 국가인권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인권단체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 도입을 위해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끈질기게 싸워왔지만 막상 인권위원 인선 등 준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해왔다.그러나 인권위의 활동에 참여할 여지는 남아 있어 앞으로의 행보를 선뜻 정하지못하고 있다. 국가기구인 인권위와 시민단체인 인권단체들과의 관계 정립과 인권단체의 위상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참여하든 안하든 인권위가 출범했을 때 민간 인권운동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갈지도 어려운 문제다. 국가인권위법 제정과 인권위원 인선 과정에 반발해 인권운동사랑방,다산인권센터 등 36개 단체가 모여 만든 ‘인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2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진로를 놓고격론을 벌였지만 의견을 정리를 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단체 대표들은 “국가인권위가 인권단체의 뜻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회의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면서 “국가인권위의 출범과 동시에 연대회의를 해체하고 개별적인 활동에 주력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인권위의 활동에 협조하거나 감시하기 위해서는 NGO 연대기구는 존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은 국가인권위 참여에 매우 회의적이다.이 단체 소식지 ‘인권하루소식’의 편집장인 심보선씨는 “인권단체들이 똘똘 뭉쳐서 국가인권위를 바로 세우려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인권 활동가 몇명이 국가인권위에 들어간다고 해서 바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새사회연대의 활동가들 역시 국가인권위에적극 참여할 것 같지는 않다.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인권위 추진단은 450∼500여명을 특채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다른 부처의 반발로 국가인권위 인력이 예상보다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면서 “그동안의 상황을 볼 때 인권활동가들이 인권위에 들어가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국가인권위의 앞날을 회의적으로 보고있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은 “적극 참여하는 길이 어렵게 세워진 국가인권위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최재훈 사무국장은 “어떤 단체와 사람들에게 인권위 활동을 제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권운동에 심혈을 기울여온 인사들이 참여해 국가인권위를 이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권운동 전문가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척박한 현실도 인권단체의 고민을 깊게 한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몇몇 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수의 활동가들이 조직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에 인력을 파견할 여력이 있는 단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가 갖게 될 권한이 너무 약하다는 점도 인권단체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꺼리는 이유다. 인권위는 다른 수사기관에 먼저 접수된 인권침해 사건은 조사할 수 없으며,수사가 종결된 사안도 다시 조사할 수 없다.또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조정권만을 갖게 된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인권위가 자칫 인권침해범에게 면죄부를 주는 국가기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얘기하고 있다. 인권위 추진단에서 상근하고 있는 민가협 남규선 총무는“그동안 인권단체가 소외된 것은 사실이지만 인권위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인권위와 인권단체는앞으로 협조·견제의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불량국가-노암 촘스키 지음 / 두레

    지난 1975년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를 침공,두 달만에 주민 6만여 명을 학살했다.유엔안보리는 즉각 인도네시아에철수명령을 내렸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왜일까? 그 이유는 78년 출간된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모이니한의 ‘회고록’에서 밝혀졌다.그는 회고록에서 “…미국은 원하는 대로 사태가 전개되기를 바라면서 이러한 방향으로 일을움직여 왔다.국무성은 유엔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든 그것이 아무런 효과가 없기를 바랐다.이러한 과업이 나에게 주어졌고,나는 이 임무를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고 적었다.바로 미국이 인도네시아 뒤에서 동티모르 침공을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이로써 보면 미국은 유엔안보리 위에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즈가 “살아있는 가장 중요한 지식인”으로 평가한 노암 촘스키 미 MIT공대 교수의 저서 ‘불량국가’(장영준 옮김·두레 펴냄,원제 ‘Rogue States’)는 사상 유례없는 유일 초강국 미국의 ‘불의’를 집중 고발한 책이다.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인권·평화 수호의 정열적 활동가로 평생을 독재체제,제국주의,패권주의 등 온갖 억압적 체제와싸워온 ‘반(反)억압주의자’ 촘스키 교수.그는 이 책에서미국의 무력침략,다국적 기업과 국제금융기구들을 이용한경제적 수탈,신자유주의를 앞세운 미국 국내외에서의 빈부양극화 심화 등 전방위적으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그는 단언한다.“미국은 없다.다만 미국이라는 이름을 악용하는 사기업 독재자들과 서로 돌아가면서 해먹는 몇몇 지배층만이 있을 뿐”이라고. 이 책에서 촘스키는 미국이 세계인권선언과 유엔헌장,유엔총회의 결의안,국제법과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 등 국제사회의 각종 규범들을 어떻게 무시하고 또 위반해 왔는지를밝히고 있다.그는 1963년 미 국무장관 에치슨이 미국 국제법학회 연설에서 “미국의 힘,지위,특권에 대한 도전에 미국이 대응할 때 그것은 적절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국제법적인 쟁점이 아니다”고 한 것을 한 예로 들면서 미국이 힘의 논리를 앞세워 ‘초(超)국제법적 기구’로 군림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특히 과거 미국이 라틴아메리카(과테말라·콜롬비아·쿠바 등),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인도차이나 전쟁·이라크 등) 지역에서 군사 쿠데타를 배후에서 조종,민주적 정부를 와해시키거나 또 이 과정에서의 인권유린 사례 등을 신랄히 폭로하고 있다.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그에 대한 미국 주류 언론들의 반응은 ‘냉대’ 그 자체다.그래서 그의목소리는 워싱턴에서 멀리 떨어진 곳 일수록 더 잘 들을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충격적인’ 비판은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강력한 영향력과 함께 전세계지성계를 강타하곤 한다.이번 책은 ‘9·11 테러사건’을계기로 미국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1만2,800원. 정운현기자 jwh59@
  • THE QUEEN 10월호 발행

    고급 리빙 문화 정보지 ‘THE QUEEN’ 10월호가 23일 발행됐다. 이번호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보내온 ‘따뜻한 공간 연출을 위한 리빙 센스’등에 대해 알아봤다. 10월의 테마로 그림이 있는 실내와 미술계 인사들의 그림이야기,가을 날의 화랑가 산책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담았으며 아나운서 김지은의 ‘행복이 머무는 집’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이와 함께 신혼 부부를 위한 혼수 식기,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테리어 소품,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클래식 가구,상쾌한 욕실을 위한 아이템 등 앞선 감각의 인테리어&리빙 정보들은 가을의 실내에 품격과 낭만을 더한다. 명품의 뉴 슈즈,세련된 컬러와 디자인의 가을 넥타이,명품미니 백,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로맨틱 룩 등 트렌드 리더를위한 패션 기사도 화려한 화보로 담았다. 또 샤넬의 다기능 파운데이션,이번 시즌 유행하는 검은 눈매,메이크업의 올바른 기초 다지기,피부 유형별 세안과 비누,가을 남성 향수,페이스 라인 만들기 등 가을철 피부 관리를 위한 뷰티 정보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전여옥·이선영·송혜근의 인기 연재 칼럼을 비롯해 지난 9월 은퇴강연을 갖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이어령이화여대 석좌교수,최근 새 소설집 ‘미늘의 끝’을 발표한작가 안정효,영화 ‘몽중인’의 감독을 맡은 이경영, 1년간의 중국생활을 담은 ‘중국견문론’ 출간과 함께 난민 긴급구호 활동가로 변신한 한비야 등과 가진 인터뷰 기사도 흥미롭다.정가 6,500원.
  • NGO/ ‘녹색연합’ 창립 10주년

    13일 녹색연합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녹색연합이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끈 주요시민단체 중 하나로 우뚝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녹색연합 10년의 활동은 환경운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자연보호’ 정도로 여겨지던 환경 개념에 ‘생명과 평화’라는 생태주의적 가치의 소중함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10년 동안 오른 전국의 산은 186개,높이 58만5,201m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66번 오른 것과 맞먹는다.지난 3년 동안 생태조사와 환경분쟁지역 등 현장활동을 위해 밟은 거리는 4만8,144.9㎞(국내)로 서울∼부산을 54번이나 왕복한 것과 같다. 연인원 2,000여명의 활동가가 녹색연합을 찾아 자원활동을했고,녹색연합이 매월 발행하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490명의 학자와 활동가,시민 등이 1,559회에 걸쳐 원고료를받지 않고 글을 썼다. 녹색연합의 시작은 지난 91년 ‘배달환경연구소’와 ‘푸른 한반도되찾기 시민모임’이었다.4대강 살리기 운동과 서울450개 지점 대기오염도 측정 등 활동을 펼치다가 94년 ‘배달녹색연합’으로 재창립했다.민간 최초로 ‘한국 환경보고서’를 작성했고,프랑스 핵실험 반대운동을 펴는 등 환경운동이 우리 사회와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음을 몸으로 보여줬다. 녹색연합이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6년 2월.전국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처음으로 문제를제기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바꿨다.97년에는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저지를 위한 현지 항의 방문 및 시위를 펼쳐 그해 12월 백지화시키는 쾌거를 거두면서 녹색연합의 성가를 드높였다.그후 ‘주한미군 독극물 방류사건’,‘후방지역 대인지뢰 문제’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임삼진(林三鎭) 사무처장은 “생명과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생태계와 자연 환경을 복원시켜 그들과 함께 어울려야 한다”면서 “이는 녹색연합이 그동안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 NGO/ 반핵아시아 포럼, “反核” 한마음·한목소리

    ‘핵시대의 종말, 핵없는 아시아를 향하여’ 지난 10일부터 서울과 영광,월성,울진 등에서 일본과 중국을 비롯,인도,네덜란드,필리핀,러시아 등 10개국 50여명의반핵 운동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2001 제9회반핵아시아 포럼’의 주제다. 참가자들은 서로 언어도,얼굴색도 달랐지만 ‘반핵·평화운동’을 함께 한다는 연대감으로 차이를 만회하는 듯 반가운눈빛과 몸짓으로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올해 세계에서 새로 운전을 시작한 8기의 핵발전소 중 5기가 아시아에 집중됐다는 사실,지난해 신규 착공한 5기 역시모두 아시아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등의 화제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대하게 만들었다. 규모는 작지만 구체적인 이슈를 갖고 9년째 진행되는 국제포럼인 만큼 중국어,일본어,영어 동시통역사 5∼6명이 항시대기하면서 참가자들의 원활한 토론 진행을 도왔다. 포럼의 열기는 첫날부터 후끈했다. 10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진 개회식 뒤 ‘아시아 핵산업의 팽창과 핵없는 아시아를 위한 대응’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각 나라에서 벌였던 활동 내용을 알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연대 당위성을 역설했다. 네덜란드 ‘WISE’(World Information Service on Energy)에서 활동하는 피어 드 릭은 “싸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에너지라고 믿었던 핵에너지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등을 통해 반인류성과 엄청난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면서“핵연료에서 나오는 영구 처리 불능의 방사능 쓰레기는 지구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운동연합 반핵특위 임성진(전주대 교수) 위원은 “핵에너지 이용 유혹에서 벗어나 대체 에너지를 개발할 때 경제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풍력과 태양열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플루토늄액션 히로시마’ 오바 사토미 대표는 “부끄럽게도 고이즈미 총리 등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자위를 위해 핵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면서 “일본의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목청을 높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반핵아시아포럼’이 일반 포럼들과 다른 점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럼이 열리는 지역마다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집회를 갖는 등 구체적인 행동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11일 서울 탑골공원 앞 집회에서는 결의문을 채택했고,12일에는 전남 영광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진다발 지역이면서도 지진에 취약한 종류인 ‘캔두형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경주 월성,4기의 핵발전소가 추가로 건설되면서 인근 고리와 함께 모두 8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될예정인 울산에서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15일 울산에서 ‘제 9회 반핵아시아포럼’의 성과를 정리하는 공동선언문 채택 기자회견을 갖고 행사를 마무리짓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 ■“경제적 관점서 핵 의존 안돼”. “핵 문제는 한 지역,한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전세계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반핵을 외쳐야 합니다.” ‘2001 반핵아시아포럼’에 참가한 일본 이시카와(石川) 현의회 의원인 키타노 스스무(北野進·41)는 핵의 위험성과 전지구적으로 펼쳐야 할반핵운동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지난 86년 일본 정부가 4만여명의 주민이 물고기를 잡고 농사지으며 평화롭게 살던 이시카와현 스즈시(珠洲市)에 핵발전소 2기를 짓겠다고 밝힌 이후 이시카와현 주민들의 반핵운동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반핵 운동가’로서 키타노의 삶 역시 시작됐다. 키타노는 91년 스즈시 시장 선거에 출마,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핵발전소 건설 반대에 무관심한 줄만 알았던 주민들의 가슴 밑바닥에 반핵운동에 대한 뜨거운 지지가 있음을 확인,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현의회 3선 중견 의원이 됐다. 그는 “일본을 비롯,대부분의 나라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명분과 핵의 안전성을 주장하며 핵발전소를 지으려 한다”면서 “핵의 위험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 이익 역시 전체 주민이 아닌 일부의 것”이라고 말했다. 키타노는 “한국도 내년 지자체 선거에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NGO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많은 활동가들이 당선돼 지자체와 의회에서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면 운동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연대조직인 ‘스즈시 핵발전소반대 네트워크’를 통해 15년 넘게 핵 반대 싸움을 펼치고 있고,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대거 현의회와 시의회에 진출했으며,이시카와현 지사 역시 반대입장을 분명히 천명했지만 아직 핵발전소 건설 철회 방침이 공식화되지 않아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핵을 에너지 문제나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대체에너지 개발과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박록삼기자
  • NGO/ 시민단체·국회 축구장서 ‘한판’

    2002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축구붐을 조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현역 국회의원 축구팀과 시민단체 활동가 축구팀이 한판 승부를 벌였다. 국회의원팀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대한축구협회장)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이재정(李在禎),장성민(張誠珉),임종석(林鍾晳),송영길(宋永吉) 의원 등이 선수로 뛰었고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 등이 응원을 했다. 이에 맞서 참여연대 박원순(朴元淳) 사무처장,민중연대 박석운(朴錫運) 집행위원장,민언련 성유보(成裕普) 이사장,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河勝彰) 사무처장 등으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일진일퇴 공방을 벌였다. 경기 시작 4분만에 장성민 의원이 선취골을 기록했으나 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徐旺鎭) 사무국장이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날 승부는 전후반 한골씩을 기록한 장 의원의 수훈으로 국회의원팀이 3대2로 승리했다.경기는 10월15일까지 계속되는 ‘제1회 생활체육시민축구 전국대회’에 앞서 축하겸 친선을 다지기 위해 열렸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민중연대가 주최,40일 동안 펼치는 이번 대회는 참여연대,경실련,민교협 등 80여개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한다.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처장은 “정치든 축구든 구경꾼에 머무르기보다는 직접 참여할 때 더욱 재미있고 주인의식도 생기게 된다”면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NGO/ 철새도래지 ‘을숙도 지키기’ 확산

    ‘동양최대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는 우리가 지킨다.’부산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을숙도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뭉쳤다.‘부산녹색연합’과 ‘습지와 새들의 친구’,‘한살림 부산공동체’ 등 부산지역 44개 환경·시민단체는 지난 1월3일 부산시가 명지대교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을숙도 명지대교 건설 저지를 위한 시민연대’(을숙도 시민연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명지대교가 철새보호구역인 낙동강 하구 을숙도남단 갯벌을 관통하게 되면 겨울철 1,000여마리 이상의 고니떼와 기러기 무리 등이 찾는 철새도래지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며 건설 백지화 운동에 나섰다. 이후 시민연대의 활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부산지역이외에서 ‘습지보전연대회의’와 전국 20개 지역의 ‘환경을 생각하는 교사모임’ 등이 가세,현재 63개 단체로 늘어났다. 을숙도 시민연대는 을숙도 보존을 위해 생태학교와 사진전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부산시민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또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9호)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문화재청과 환경부,건설교통부 등 관련기관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한편,부산시에 의견서 전달하거나 집회와 시위로 건설계획에 맞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전정부청사 문화재청 앞과 부산시청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을 벌였으며,지난달 24일부터 갯벌에서 24시간 동안 상주하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광화문 문화관광부 옆 열린광장에서‘명지대교 건설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녹색연합 임상진 사무처장은 “명지대교 건설 여부는 21세기 습지보호정책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문화재청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판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문화재청을 압박했다. 을숙도 시민연대는 63개 회원단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국내외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부산녹색연합(www.greenbusan.org),습지와 새들의 친구(www.wbk.or.kr) 홈페이지에는 부산시의 개발 주장에 대한 반박논리와 함께 영문으로 번역,세계적인 환경단체들과 연대활동도 펼치고 있다. 시민연대 간사 김은정(金恩淨·32·부산녹색연합 간사)씨는 “낙동강하구는 국제적 중요습지 기준(람사·Ramsar Criteria)에 해당되는 세계적 습지이며,조류 209종의 월동지이자중간기착지,서식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살아있는 생태계”라면서 “놀라운 생명력으로 스스로를 치유하고 인간마저 포용하는 낙동강하구가 더 이상 파괴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김씨는 “명지대교 건설계획은 물론,낙동강하구와 관련된 일체의 개발계획이 중단될 때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무분별 개발에 생태寶庫 사라질 판”. “생태계의 보고인 을숙도가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짖밟히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을숙도 시민연대 참가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 박중록(朴重錄·부산 대명여고 교사)씨는 “세계적으로 6만여마리밖에 남지않은 고니의 월동지이자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을숙도가 다리 건설로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명지대교 건설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박씨는 지난달 27일 을숙도 관리책임기관이자 다리건설 허가기관인 문화재청이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문화재 위원들에게 명지대교가 낙동강하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부산시주장의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따졌다. 박씨는 “낙동강하구는 지난 66년 국가지정문화재 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9호)이자 철새도래지로 지정된 대표적인 환경 자산”이라면서 “부산시는 다리 건설이 을숙도 생태계에영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조명과 소음 등으로 환경변화에민감한 고니,큰 기러기,혹부리오리 등의 서식지와 주변 생태계가 무참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씨는 “부산시가 교통난을 이유로 다리를 건설한다지만낙동강 하구둑 옆의 도로를 6∼8차선으로 확장하면 다리를건설하지 않아도 교통체증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민자를 유치해 건설하는 이 다리의 공사비는 결국 비싼 통행료라는 시민의 부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시민연대측이 최근 교량이 꼭 필요하다면 을숙도생태계 파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을숙도 1.2㎞ 북단을 통과하도록 부산시에 건의했지만 이마저 묵살당했다”면서 “2∼3분만 우회하게 다리를 만들어도 그만큼 생태계 파괴가 줄어들텐데 이마저 거부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발을 동동 굴렸다. 박씨는 “명지대교 조기 건설을 주장하는 일부 지역 주민을 비롯,지역 경제단체들과의 갈등이 가장 힘들게 한다”면서“한번 파괴된 환경은 다시 복원하기 어려운 만큼 을숙도 생태계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을숙도 시민연대 활동일지. ▲1월3일=부산시 명지대교 건설계획 발표 및 을숙도 시민연대 발족▲17일=낙동강하구 보전을 위한 부산시민선언 선포식▲19일=건설교통부,환경부,청와대, 문화재청에 건설 반대 의견서 발송▲2월3일=낙동강하구 보전 촉구대회 및 철새기행▲22일=명지대교 건설에 관한 시민공청회▲23일=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 보전을 위한 토론회▲4월9∼20일=정부대전청사 문화재 청앞 1인 릴레이 시위▲4월9일∼6월4일=부산시청앞 1인 릴레이 시위▲5월13일=환경을 생각하는 전국 교사모임,낙동강하구 보전과 명지대교 건설 반대지지 성명서 발표▲21일=부산을 가꾸는 모임 주최,명지대교 건설 범시민대토론회 ▲6월5일=문화재청에 부산교사 1,000인 선언 및 요구문 전달. ▲7월16일=명지대교 건설반대 홍보를 위한 사진전 개최▲8월20∼21일=낙동강하구 진우도에서 ‘우리가 만드는 금모래학교’ 생태학교 개최▲8월23∼24일=낙동강하구 생태계 한일공동조사 실시▲24일=24시간 갯벌상주 1인 시 위 시작▲25일=한일공동조사의 일본조사단과 의견서 제출을 위해 부산시청 방문▲27일=녹색연합 전국 활동가 서울 광화문 집회
  • 인권사랑방 서준식대표 사임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권운동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 대표서준식(徐俊植·53)씨가 대표직을 사임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28일 “서 대표가 전날 활동가 전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다음 달쯤 새 대표를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씨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인권단체들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일부 인권단체들이 배제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위해 노력했으나 오히려 나로 인해 갈등만 커지는 것 같아인권사랑방 대표직을 사임하고 대외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페미니스트 이숙경씨 23일부터 ‘내공프로’ 시작

    꿈이 없는 소녀는 없다.그러나 그 소녀가 결혼해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아이의 엄마가 되면 그 많던 ‘꿈’들은 대체 어디로 가버리는 것일까. “사람마다 제각기 가능성이 있잖아요.하지만 집안에 틀어박혀 여유없이 살아가는 우리 ‘아줌마’들은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없어 ‘헛헛하게’살아갑니다.” 오는 23일부터 ‘내공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아줌마들의 잠재된 능력을 계발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아줌마페미니스트 이숙경씨(37)는 “의식화된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계도당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거기에서얻은 힘으로 미래의 행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가 이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것은 98년 가을 무렵. 당시 결실은 제법 쏠쏠했다.비슷한 고민을 지닌 아줌마 5∼6명이 1주일에 한번 모여 수다를 떨다가 인터넷 웹진 ‘아줌마’를 펴내게 됐다.여대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행사기획,가상 실습을 해보더니 ‘월경 페스티벌’이라는 이색행사를 탄생시켰다.이후 부정기적으로 대여섯차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는 ‘글쓰기로 돈 버는 힘기르기’와 ‘마음의 힘 기르기’ 등 2개과정을 선보인다. “글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여성들이 주변에 많습니다.그들의 능력을 취미가 아닌 생활비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는 거죠.” ‘글쓰기’과정의 강사로 참가하는 월간 육아전문지‘앙쥬’편집장 김영미씨(34)는 “단순한 작문법에 그치지않고 실질적인 취재요령도 가르쳐 잡지,단행본,웹진 등 활동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월간 교양지 ‘작은이야기’ 기자이자 ‘청일점’인 노정환,아줌마 논객 최보은,전 ‘씨네’편집장 조선희씨 등도 강사로 나선다. ‘마음의 힘 기르기’에는 이씨를 비롯해 이안혜성,로리주희씨 등 여성단체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활동가들이 나온다. 내마음의 자화상 그리기,심리검사,칵테일 파티 등 다채로운 코너를 마련했다.여섯살배기 딸을 둔 이씨는 “남편,시댁과의 관계에서 사소하게 열받는 게 알고보면 ‘정치적’인것”이라면서 “혼자서는 힘들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기대면 해결점을 얻을 수 있다”며 많은 여성들이 참가해줄 것을 바랐다.물론 미혼여성도 환영이다.이씨는이번 내공프로그램 출발과 나란히 ‘아줌마들의 인터넷 해방구’를 표방한 ‘줌마네’(www.zoomanet.co.kr)를 20일개설한다.이 사이트는 ‘내공’을 닦으려는 여성들의 신바람나는 놀이터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019-255-6566허윤주기자 rara@
  • NGO/ 환경단체들 여름나기

    국내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의 여름나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70여명의 활동가들이 일하는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연일 낮기온이 30도를 넘지만 어디를 둘러봐도에어컨은 없다.선풍기 몇 대만 덜덜 거릴 뿐이다. 모두들 여기 저기 흩어져 흐르는 땀을 부채로 식히며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회의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을 하는 곳이라지만 더위가 짜증스러울텐데 누구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다. 박경애 간사는 “자연상태 그대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은환경운동가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생활원칙”이라면서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겨울에도 사무실 난방을 하지 않고태양열 광전지와 털외투에 의존한 채 근무했었다. 박 간사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 전인 지난달 2일 70여명의 간사들을 상대로 ‘사무실 냉방대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이 ‘문제없다’고 응답해 놀랐다고귀띔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보다 많은 창문을 열고 3층 천정 보수공사를 통해 통풍이 잘 되는 방식으로 실내 공기를 식히고 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 자리잡은 녹색연합은 중앙 공급식으로 이뤄지는 냉방시스템으로 인해 특색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녹색연합으로서는 다소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간이 지나치게 협조한 탓에 찜통 사무실이기는마찬가지다.복도가 훨씬 시원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여름에는 환경단체의 사명감을 발휘,냉방온도를 조금 높여달라고 요구했다가 다른 입주업체와 단체들의 항의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했다. 녹색연합 김타균(金他均) 정책국장은 “더위는 물론 산소부족까지 느껴질 때도 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면서“중앙냉방은 어쩔 수 없지만 선풍기만이라도 사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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