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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위안부 운동 부정 안 돼… 시민단체 행태 돌아볼 계기”

    文 “위안부 운동 부정 안 돼… 시민단체 행태 돌아볼 계기”

    “기부금 통합관리 투명성 강화해야”문재인 대통령은 8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및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정의연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들,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운동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라며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으며,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스스로 존엄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위안부 운동을 부정하려는 일각의 시도를 경계한 뒤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며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을 촉발시킨 시민단체의 기부금·후원금 모금 및 운영 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시민단체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21대 국회에서 기부금 통합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관련 입법과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없는 위안부 운동 생각 못해”

    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없는 위안부 운동 생각 못해”

    최근 위안부 논란 첫 언급…이용수 할머니 직접 거론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민운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의견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계속되는 위안부 논란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되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 30년 역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여성 인권과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면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려는 숭고한 뜻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침묵의 벽을 깨뜨리고 스스로 나서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세계 곳곳에 위안부 문제를 알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덕분에 세계 곳곳의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전 세계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됐다는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 향한 일각의 비난에 선 그어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돼 당당하고 용기 있게 행동했기에 가능했다”면서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미국 하원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담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위안부 운동의 역사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의회에서의 최초 증언,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촉구 활동 등 이용수 할머니의 다른 활동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참혹했던 삶을 증언하고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온 것만으로도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스스로 존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를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 운동으로 자리매김 했다”면서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 되돌아보는 계기…위안부 피해 부정 안돼” 이어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러나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논란을 틈타 위안부 피해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시도가 피해자 할머니의 존엄과 명예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반인류적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여성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피해자들의 상처는 온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진정한 사과와 화해에 이르지 못했다. 역사적 진실이 숨김없이 밝혀지고 기록되어 자라나는 세대와 후손들에게 역사적 기록으로 새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한 “시민단체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면서 “국민들께서도 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지 플로이드 만큼 기억해야 할 이름 브레오나 테일러

    조지 플로이드 만큼 기억해야 할 이름 브레오나 테일러

    미국에서 열사흘째 이어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유럽과 아시아까지 번졌는데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백인 경관의 폭력에 스러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못지 않게 이름을 자주 언급하는 흑인 여성이 있다. 지난 3월 13일(이하 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응급의료 요원으로 일하다 경찰의 무리한 체포 시도 와중에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난 브레오나 테일러(26)다. 그녀가 비운에 스러진 것은 코로나19로 숱한 목숨들이 희생되던 와중이라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런 점을 안타까이 여긴 활동가들이 살았더라면 지난 5일에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맞았을 테일러를 기억하자며 “그녀의 이름을 말하자(Say Her Name)”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루이빌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고, 소셜미디어에는 “네가 살아 있어 축하받았어야 하는데” 같은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의 어머니 타미카 파머는 추모 집회 도중 “외롭게 시작했지만 그 애의 이름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 애를 지지해주니 대단하다”며 살해되지 않았으면 딸이 플로이드 추모와 평등을 촉구하는 집회에 함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가 목숨을 잃은 경위는 아직도 다툼의 와중에 있다. 경찰이 약물을 수색할 수 있는 영장을 들고 집을 급습했을 때 테일러는 남자친구 워커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자정이 막 지난 시간이었다. 영장에는 경고 없이 집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경찰은 문을 따고 들어갔다. 경찰은 영장에 기재된 것과 달리 노크도 하고 집안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영장에 적힌 주소는 엉터리였다. 테일러는 잠들어 있었고, 총기 소지 면허가 있던 워커는 누군가 침입했다고 생각해 총기를 잡았다. 워커가 911과 통화한 내용이 지난주 공개됐는데 그는 “누군가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내 여자친구를 쏘길래“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응사했고 경관 한 명이 다쳤다. 지난달 테일러 유족은 경관들이 오인 살해, 권한남용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이 찾던 사람은 이미 구금 중인 상태였으며 이 아파트에는 한 번도 산 적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 영장에는 마약조직의 용의자가 그녀의 아파트를 약물 숨기는 곳으로 이용한다고 기재돼 있었다. 애꿎게 희생된 흑인들을 대변하고 플로이드 사건도 맡은 벤 크럼프 변호사가 테일러 소송도 맡았는데 “실수 투성이 경찰 급습”이 불러온 비극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지난달 21일에야 뒤늦게 사건 경위 조사에 들어갔다고 CNN은 전했다. 3명의 경관이 휴가 명령을 받고 떠났지만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경관들은 몸에 카메라를 지니지 않은 채 테일러의 아파트를 덮쳐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루이빌 경찰서는 지금은 모든 경관들이 몸에 카메라를 부착한 채 일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시위 도중 다른 흑인 남성에 총격을 퍼부어 숨지게 한 경관들 역시 보디 카메라를 부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서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가수 자넬레 몬테를 비롯해 500만명 넘는 사람들이 테일러를 위한 정의를 실현해달라고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살아가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는지 통계를 들여다보며 분노하는 이들도 많다. 흑인 여성이 임신 중 사망할 확률이 백인 여성의 세 배에 이른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론 내렸다. 미국진보센터에 따르면 2017년 백인 남성이 1달러 벌 때 흑인 여성은 61센트 버는 데 그쳤다. 인종 평등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는 한 많은 이들은 브레오나 테일러의 이름이 기억되길 바랄 것이라고 방송은 결론 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이용수 ‘할머니’

    [이경우의 언파만파] 이용수 ‘할머니’

    “부모의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할머니’는 이렇게 형식적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먼저 ‘친근함, 편안함, 따듯함, 아늑함, 정겨움’ 같은 감정과 이미지들을 전해 준다. ‘할머니’는 누구보다 살갑고 끈끈한 가족으로 떠오른다. 무엇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주려고만 한다. ‘할머니’의 어원이 ‘크다’는 뜻의 ‘한’과 결합한 ‘한+어머니’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할머니’의 마음은 친손주들에게로만 향하지 않는다. 손주뻘 되는 아이들에게도 같은 손길이 건네진다. 그리고 할머니와 같은 항렬에 있는 집안의 여성들은 모두 ‘할머니’가 된다. 가족 관계를 넘어 나이 든 여성들도 젊은 사람들에게 ‘할머니’로 불린다. 친족 관계는 아니더라도 할머니는 그만큼 친근함의 대상이다. 친족어의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할머니’는 따듯한 호칭이었다. 작은 공동체 혹은 개인 사이에선 관계를 도탑게 하는 말이 됐다. 나이 든 여성에게는 상대가 가족처럼 대한다는 안정감을 주었다. 하나의 대접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좀더 큰 공동체로 넘어가면 ‘할머니’는 이런 구실을 그대로 하지 못한다. 자칫 ‘늙은 여성’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사적인 호칭으로 인식돼 특정인의 공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을 담지 못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호칭, 지칭이 된 ‘이용수 할머니’는 모두에게 만족스런 표현이 아니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온 이들에겐 ‘할머니’가 괜찮은 호칭이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었다. 사회적 인물에 대한 객관성이 확보된 호칭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이용수 할머니’란 표현을 받아들인 데는 역사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이용수 할머니’로 불려 온 역사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주는 기본적인 의미는 공적이기보다는 사적인 부분이 강했다. 이름 뒤에 ‘여성인권운동가’, ‘인권활동가’, ‘고문’을 붙이기도 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씨’, ‘이용수님’이라고도 하는 표현도 보였다. 공적인 호칭, 지칭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들이다. ‘할머니’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보이려 한 것이다. 국가나 사회, 언론이 가리키는 ‘할머니’는 친근함만 전하지 않는다. 연약함, 동정심,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도 묻어난다. 감성적인 지칭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늙었다’라는 표시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선의에서 출발한 것일지라도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상황에서는 가림막이 될 수 있다. wlee@seoul.co.kr
  • 나도 몰랐던 내 성향을 알려 주네… MBTI에 빠진 2030

    나도 몰랐던 내 성향을 알려 주네… MBTI에 빠진 2030

    ‘재기 발랄한 활동가’ 등 내 모습 발견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 타인도 이해 MBTI 유형 인쇄된 티셔츠도 나와 “맹신하지 말고 단점 개선에 활용을”“너 MBTI 뭐야?” 직장인 권유정(29·가명)씨는 최근 친구들과 만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MBTI 유형을 물어본다. 권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방송에서 본인의 MBTI를 말하는 걸 보고 따라 해 봤는데, 나를 잘 설명하는 유형이 나와 신기했다”며 “친구들과도 MBTI 얘기를 하다 보면 사람마다 달라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성격검사의 일종인 MBTI가 10대부터 30대까지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BTI는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개발자인 모녀의 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에너지의 방향, 인식방식, 판단방식, 생활양식 등 네 가지 지표를 각각 외향형(E)과 내향형(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판단형(J)과 인식형(P) 등 두 가지 성향으로 나눠 16개 유형으로 조합한다. ESFJ라면 ‘외향형+감각형+감정형+판단형’(사교적인 외교관)이다. 젊은 세대가 MBTI 검사에 푹 빠진 건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현정(28·가명)씨는 “예전에 혈액형이나 별자리로 성격, 궁합을 알아보던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면서 “MBTI 유형이 내 성격을 100%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유형별 설명을 보면서 나도 몰랐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수(30·가명)씨는 “우물쭈물하는 성격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MBTI 검사를 하고 나서 ‘내 성향이 이래서 그런 행동을 자주 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내 단점을 같은 유형의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 타인을 좀더 쉽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박준호(35·가명)씨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고 공감하기도 어려웠다”면서 “MBTI를 해 보고 나서는 ‘그냥 나와 다른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온라인에서는 ‘대학교 팀 프로젝트 MBTI별 유형’, ‘MBTI 유형별 잘 맞는 궁합’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블로그에 ‘재미로 보는 MBTI 직업 궁합’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MBTI 유형이 프린트된 티셔츠도 나왔다. 카카오메이커스는 16개 유형의 ‘셀프 아이덴티티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입으면 단합력을 느낄 수 있고, 처음 시작하는 어색한 모임이나 익숙하지만 친해지지 못한 그룹 속 상대를 알아 가는 재미도 있다’는 게 설명 문구다. 박수진(34·가명)씨는 “대화 주제가 마땅하지 않을 때 MBTI는 좋은 화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INTP(논리적인 사색가)다’, ‘ENFP(재기 발랄한 활동가)다’ 식으로 얘기하면 대화의 물꼬가 터진다”면서 “성격은 물론 장단점까지 포괄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기의 이유로 자기 자신을 쉽게 규정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특히 젊은 세대에서 MBTI 열풍이 부는 건 스스로의 성격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MBTI 등 심리검사 결과에 자신을 맞추고 유형화하는 과정에서 안정감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자신을 알 수 있는 검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 온라인에서는 MBTI 외에 꼰대 유형 테스트, 기질 테스트 등도 등장했다. 심리검사의 한계도 있다. 가장 큰 게 ‘바넘 효과’다.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성격 특성을 자신만의 성격이라고 여기는 현상을 뜻한다. 이에 곽 교수는 “MBTI는 혈액형별 성격 유형보다 훨씬 다양하고 세밀하지만 성격을 모두 포괄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너무 맹신하지 말되 부정적으로 나온 성향은 조금씩 바꾸는 등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란 경찰 총격으로 차량에 불, 아프간 소년의 절규 ‘#물좀주세요’

    이란 경찰 총격으로 차량에 불, 아프간 소년의 절규 ‘#물좀주세요’

    “물 좀 주세요. 내 몸이 타고 있어요.”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년은 이란 국경 경비요원들이 총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한 차량 건너편 갓길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이란 중부 아프간과 국경을 이루는 야즈드 지역에서 벌어진 참변에 3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친 가운데 아프간 국민들이 소년의 외침을 해시태그로 사용해 이란 공권력을 규탄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 국경 경비요원들이 45명의 아프간 난민을 강가에 세워두고 총구를 겨눠 강으로 뛰어들게 해 모두 목숨을 잃었다는 폭로가 나온 지 한달 뒤에 끔찍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아흐마드 타라호미 야즈드 부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차량이 마약이나 불법 입국자들을 태운 것으로 경관들이 의심해 검문을 하려 했는데 차량이 검문에 응하지 않고 계속 달리자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타이어를 맞혔는데 차량이 타이어 휠만으로도 계속 달리는 바람에 불꽃이 일어난 것이 화재의 발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외무부는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동영상을 보면 참혹한 시신이 눈에 띄고, 차량 트렁크에도 불에 탄 시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압둘 가푸어 리왈 테헤란 주재 아프간 대사는 자국 대표단이 파견돼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날 BBC에 털어놓았다. 아울러 3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란 체류 아프간 난민들이 제대로 대우 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권 변호사 알리 누리는 “이란은 아프간 난민들을 죽일 권위가 없다. 국경을 닫거나 모든 아프간 인을 축출하면 되지 죽여선 안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일부 아프간 인들은 최근 미국에서 이어지는 경찰 폭력 반대 시위를 연결했다. 자비드 아흐마드 카엠 중국 주재 아프간 대사는 “소년은 물 좀 달라고 절규하는데 누구도 주지 않았다. 그는 화상을 입었다. 인간애는 어디 있나? #부끄러운일(shameful)”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활동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하미드 핫산드는 “아프간 인들은 이란 정권에 의해 불태워져 죽고 강물에 던져졌다. 이란에서도 매주 수십명의 아프간 인들이 #조지플로이드(GeorgeFloyd)가 되고 있다. 이란 정권의 인권 침해는 매우 위험한 지경”이라고 트윗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BTS 등 K팝 팬덤의 위력 ‘#백인·경찰생명도소중하다’ 차단

    BTS 등 K팝 팬덤의 위력 ‘#백인·경찰생명도소중하다’ 차단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열흘째 미국 전역에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열성 K팝 팬들이 차별 항의 시위를 조롱하거나 반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해시태그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해 팬덤의 위력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고 미국 CNN과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시위 구호인 ‘#흑인생명도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인생명도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경찰의 제복 색깔을 상징하는 ‘#파란생명도소중하다’(Blue Lives Matter) 등의 해시태그를 누르면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 사진과 함께 “파란 것 중에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남준이의 머리 색깔이야”라는 글이 나오면서 시위와 전혀 관련 없는 게시물로 연결된다. 또 최근에는 ‘#모두의생명도소중하다’(All Lives Matter) 해시태그도 트렌드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불법 시위를 발견하면 시민들이 제보해 달라고 만든 ‘아이워치댈러스(iWatch Dallas)’ 어플리케이션도 공격 대상이 됐다. 한 K팝 팬이 “이 앱을 다운 받아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의 팬캠을 전부 올려버리자”고 제안하자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이 한꺼번에 쇄도해 앱이 마비돼 버렸다. 당시 댈러스 경찰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앱이 다운됐다”라고만 밝히고 어떤 이유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CNN은 앱이 다운된 이유를 거듭 문의했으나 댈러스 경찰 측은 답하지 않았다. CNN은 “소셜미디어에서 모두가 동의할 규칙이 하나 있다면 바로 K팝 광팬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지난해 60억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리며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K팝 팬들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전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한글과 영어로 올렸다. 가수 씨엘(CL)도 “K팝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두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흑인 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우리가 흑인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만큼, K팝 팬들도 사랑과 응원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BBC는 ‘#흑인생명도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해시태그에 너무 많은 포스팅이 몰려 제대로 시위에 관한 최신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일이 어렵게 되자 지난 2일부터 활동가들이 대안으로 ‘#블랙아웃튜즈데이’(BlackOutTuesday) 해시태그로 바꿔 쓸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울산시·시의회·교육청,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

    울산시, 울산시의회, 울산시교육청은 5일 제25회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 위기 대응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시의회 의장, 노옥희 울산교육감 등은 이날 오후 울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선언문에는 ▲울산시는 기후 위기에서 시민을 지키고, 미래 세대도 지속가능한 도시를 유지하도록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한다 ▲시의회는 시정과 교육행정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교육청은 기후변화 문제 인식 확산과 친환경 실천을 위한 교육기반을 조성하고, 학생들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지원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올해 환경의 날의 주제는 ‘녹색전환’이다. 이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환경 가치가 내재화하는, 근본적인 체계의 변화를 뜻한다. 기념식에서는 시민·환경단체 활동가와 기업체 임직원 등 지역 환경보전에 공로가 있는 13명에 대한 유공자 표창, ‘크리스 조던’ 특별전시회 개막식 등이 함께 열린다. 크리스 조던은 미국 출신 영상 촬영 감독이자 환경운동가로, 현대사회 발전의 이면에 발생한 환경 문제를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 작가다. 특히 8년여간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에서 앨버트로스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가 유명하다. 2018년 런던 세계보건영화제 대상작인 이 작품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어린 앨버트로스의 이미지는 처참한 환경 문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특별전시회는 7월 12일까지 울산박물관 1층 2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환경단체 대표와 표창을 받는 유공자 등 100여명만 참석하는 소규모로 진행된다. 환경의 날은 유엔이 1972년부터 6월 5일을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기념식을 열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시위·약탈’ 대처법, 부시·트럼프의 닮은듯 다른 대응

    ‘시위·약탈’ 대처법, 부시·트럼프의 닮은듯 다른 대응

    부시·트럼프, 킹 목사 암살 후 최대 차별항의 시위비무장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폭행적 체포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분노 시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응 방식이 당시 사상 최대였던 인종차별 항의 시위였던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의 조지 H.W. 부시(1924~2018) 전 대통령의 대처와 비교된다. 4일(현지시간)로 10일째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시위는 흑인에 대한 시민권리 쟁취 운동을 벌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8년 암살된 이후 최대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2년 발생한 LA 폭동은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무차별한 백인 경찰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나오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그때까지 킹 목사 암살 이후 최대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였다. ‘강경론’ 법무장관, 같은 인물… 부시에 군 소집 권고도당시와 지금의 법무장관은 공교롭게도 같은 인물이다. 두 사태에는 보수적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인종 차별에 분노한 자국민에게 연방 군을 동원했거나, 군 동원 카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극좌파가 폭력시위 선동하고 가담한 증거가 있다”며 강경론을 펼치는 윌리엄 바는 그때나 지금이나 법무장관이었다. 부시 행정부 때 77대 법무장관을 맡은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인 2019년 2월 85대 법무장관으로 다시 취임했다. 1992년 LA 폭동 때 연방군 소집을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티파’(Antifa)와 다른 비슷한 극단주의 세력이 다채로운 신념을 지닌 관련자들과 함께 폭력행위를 선동하고 거기에 가담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인 말로, 신나치·파시즘·백인우월주의 따위를 신봉하는 극우세력에 맞서는 극좌 무장단체나 급진적인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일컫는다. 바 장관은 과격 시위의 다른 한편에서 외국 세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시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LA 찾아가 5일 기다려… 트럼프, 방문 계획 없어시위대와 활동가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다르다. 부시 전 대통령은 LA를 둘러보고 흑인 거주자들과 만나기 위해 5일간 기다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나 활동가 등을 만나지 않았고,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방문한다는 말도 아직 없다. 오히려 지난 1일 백악관 뒤편 교회를 방문해 기도하지 않고, 사진 찍기용 이벤트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두 공간 사이의 공원에 있던 평화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CNN “부시, 군 최후 수단”… 트럼프 “직권 동원”특히 나라를 지키는 것을 사명하는 군이 자국민을 향해 동원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이가 크다. 부시 전 대통령은 군을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폭동진압법을 마지못해 동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초기부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오다 적극적으로 군 투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CNN이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이 전화를 걸어 군 투입을 요청한 뒤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의 주방위군 동원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직권으로 군을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CNN은 “부시 전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이 될 때까지 폭동진압법 발동을 주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에 군 투입을 촉구하지만 몇몇 주는 군 동원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황성기 칼럼] 정의연, 망하거나 더 단단해지거나

    [황성기 칼럼] 정의연, 망하거나 더 단단해지거나

    ‘윤미향 사태’는 위안부 인권운동을 기로에 서게 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후원금 의혹은 검찰이 수사 중이니 머지않아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결과에 따라 윤 의원이 거취를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윤미향 1인 체제에 의존해 온 정대협과 그 정대협을 품고 2018년 출범한 정의연이 윤미향 부재 속에 깊은 내상을 딛고 운동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1년 8월 헌법재판소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부작위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국 정부에는 3가지 리액션이 있었다. 첫째는 2012년 8월 위안부 현안 해결에 소극적인 일본에 분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황당한 독도 방문. 둘째가 외교 당국 간 국장급 협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의 밀실 협의가 낳은 2015년 12월 28일의 ‘위안부 합의’. 마지막이 2017년 12월 위안부 합의 검토 TF의 검증 결과와 2018년 1월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정부 입장’ 발표다. 강 장관은 할머니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위안부 합의는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면서도 일본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애매한 결론을 내린다. 좋게 말해 고육(苦肉)의 선언, 나쁘게 말하면 면피다. 합의 파기에 가깝지만 파기는 아니어서 강 장관은 ‘일본에는 자발적이고 진정한 사과’를 요구한다. 정부 스스로는 피해자 중심의 조치를 하겠다고도 약속한다. 하지만 강 장관의 입장 발표 이후 정부가 피해자 중심의 대일본 협상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섭섭할 테니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의 한국 정부 예산 편성(2018년 7월), 화해치유재단 해산(2018년 11월) 정도는 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뿐이다. 엄밀히 말하면 헌재가 판단한 정부의 부작위는 2020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즉 위헌 상태다. 이용수 할머니의 분노와 절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 듯싶다. 28년 전 윤미향 간사와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 온 운동의 보람도 없이 10억엔을 국민 돈으로 채워 넣고, 재단을 해산하는 선에서 정부가 부작위의 함정을 피해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할머니에게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정의연이라도 정부의 부작위를 지적하고 사죄·배상을 받아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하지만, 정의연은 이미 세계적 여성 인권운동 단체로 덩치를 키웠다.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에게 쓰는 돈은 전체 후원금의 18%에 불과하다는 게 그 방증이다. 그런 상황에서 ‘동지 윤미향’이 국회에 진출해 의원 배지를 다는 것은 끝나지도 않은 운동에 종지부를 찍는 배신행위라고 이용수 할머니가 욕해도 윤 의원은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의원 전에도 정대협 활동가 중에는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금도 외교부 공공기관장을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전직 장관까지 있다. 활동가뿐이랴. 위안부 합의를 검증한 TF의 위원장과 2명의 부위원장은 오사카 총영사로, 외교부 차관으로, 주폴란드 대사로 승승장구 중이다. 윤 의원도 위안부 운동에 얽힌 출세를 보고 국회의원을 꿈꾸고, 입법을 통해 운동을 돕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데 말이다. 부작위를 해소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정부를 여당의 일개 초선 의원이 움직인다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오히려 30년간 해 온 것처럼 정의연 울타리를 무기로 한일 정부를 상대로 활동하는 게 영향력과 효과가 더 큰 게 아닌가. 시민단체 활동가가 입법이나 행정 활동을 하는 건 시대의 조류다. 하지만 윤 의원이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변신하면서 정의연 이사장직을 내려놓았을 때 운동마저 내던진 게 아닐까, 이용수 할머니의 솟구친 분노는 “재주는 곰이, 돈은 되사람이”라는 절규로 표현됐다. 살아 계신 할머니는 17명뿐이다. 역사에 큰 궤적을 남긴 위안부 운동은 이제 ‘윤미향 사태’로 대전환기를 맞았다. 정의연은 윤 의원의 거취와는 관계없이 정의와 기억을 독점하지 않고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열린 단체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할머니들이 지적한 소녀상, 성노예 표현, 수요집회에서부터 정부의 부작위까지 운동 방식과 목표에 걸린 명제는 많다. 운동을 살릴지, 조직 보신을 우선할지 고민할 때가 아니다. 망하거나 더 단단해지거나 정의연의 미래는 두 갈래밖에 없다. marry04@seoul.co.kr
  • “내 마음 움직였다” 시위대와 거리 나선 美 경찰서장

    “내 마음 움직였다” 시위대와 거리 나선 美 경찰서장

    미국에서 확산하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경찰들까지 동요하는 가운데 경찰 고위간부들까지 시민들과 함께 시위에 나서고 마음을 함께 나누며 눈길을 끌고 있다. 폴 파젠 덴버 경찰서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시위대와 함께 팔짱을 끼고 거리에 나서 안전선을 만들었다. 외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그는 여러명의 젊은 흑인들과 함께 시위 현장에 나섰다. 당시 현장에는 파젠 경찰서장 외에도 시위에 참가한 경찰 간부가 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젠 경찰서장의 모습은 공권력에 희생된 흑인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경찰 역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시위대와 함께함으로써 시위가 폭력적으로 격화되는 것을 미연에 막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경찰과 도시, 지역사회가 좀 더 나아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겪은 좌절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 “시민들의 말이 나를 움직였다”고 말했다.미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제스처로 알려진 ‘무릎꿇기’에 동조하거나 시위대와 함께 기도하는 경찰들의 모습도 계속해서 목격되고 있다. CNN은 여러 도시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포옹하고 기도하는 등 사례를 소개하며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 차원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 등 연대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밤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에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던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에드 크라우스 경찰서장은 “시위대들이 우리의 마음을 봤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이곳에서 모두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테렌스 모나한 뉴욕시 경찰서장도 전날 집회 현장에서 눈을 감고 한 흑인 활동가를 꼭 끌어안기도 했다. 이밖에 덴버에서는 “폭동을 일으키자”는 글을 올린 경찰관이 파면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일터·삶터·놀이터 ‘청년 3색 특구’… 경남이 함 해보겠심더

    일터·삶터·놀이터 ‘청년 3색 특구’… 경남이 함 해보겠심더

    ‘청년들이여, 경남에서 미래를 펼쳐라.’ 경남도가 청년들이 돌아오고 찾아오는 ‘청년특별도’ 만들기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다. 청년특별도는 ‘교육(인재)특별도’, ‘동남권 메가시티’와 함께 올해 경남 도정 3대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그중 첫 번째 과제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도정 3대 핵심 과제를 발표하며 “인구와 경제, 인프라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악순환은 결국 지방소멸을 가져오게 된다”면서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일 서울신문에 “인재와 청년이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청년특별도를 도정 핵심 과제로 삼게 된 배경을 밝혔다.●창업·일자리부터 결혼여성 권리 보호까지 경남도는 올 초부터 실·국·본부장 보고회와 토론회, 청년 의견 청취 자리 등을 잇따라 열어 ‘2020년 경남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지난달 6일 청년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확정했다. 도의원, 청년정책 전문가, 청년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청년정책위는 경남도 청년정책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도지사가 당연직 위원장이다. 확정된 경남도 청년정책 시행계획에는 일터, 삶터, 놀이터 등 3개 부문에 창업, 일자리, 능력개발, 생활안정, 결혼 여성 권리보호, 문화, 참여, 혁신 등 9개 분야 126개 과제를 담았다. 5년간 9105억 5300만원을 투입한다. 청년정책의 일터 부문은 청년 로컬크리에이터(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사람) 육성 지원,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등 63개다. 삶터 부문은 맞춤형 청년주택 지원, 청년주택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학자금 대출에 따른 신용 유의자가 된 청년 신용회복 지원 등 29개다. 놀이터 부문은 청년참여형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청년문화 활동가 양성 프로젝트, 청년친화도시 조성 사업 등 34개다. 도는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정책 당사자인 청년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수요자들의 의견을 들어 반영했다. 도청 청년 업무 22개 부서와 분야별 청년 13명으로 구성된 실무협의체인 ‘청년정책 플랫폼’을 구성해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정책 수립에 청년들이 참여했다. 박일동 여성가족청년국장은 “지금까지 행정이 주도하는 일자리 중심 청년 사업에서 벗어나 청년 문제 전반으로 청년정책 사업을 확대하고 청년이 지역에 머물고, 떠난 청년들도 다시 돌아오며, 다른 지역 청년이 찾아오는 청년특별도 조성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청년 프로젝트·동아리엔 활동비로 동기부여 경남도는 다양한 청년 모임을 발굴해 지원하는 ‘청년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과 청년이 사회문제 해법을 찾는 ‘청년 프로젝트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청년 동아리 지원 사업은 상하반기로 나눠 30팀씩 모두 60팀을 선정해 팀당 100만원을 준다. 상반기 모집에만 100팀이 지원했다. 지역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 프로젝트 사업’에도 14개 팀 모집에 40팀이 지원했다. 지난달 활동에 들어갔으며 팀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지원한다. 김현미 청년정책추진단장은 “청년 동아리와 청년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청년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들 사업이 청년 공동사회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청년들이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연구와 문화기획 등의 일거리를 지원하는 ‘청년 일로ON나’ 공모 사업도 반응이 좋다. 43개 응모팀 가운데 지난 3월 18개 팀을 뽑아 팀당 300만~800만원을 지원한다. 경남 권역별로 청년반장을 선정해 청년 스스로 정책 발굴 주체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움직이는 청년센터 사업’도 눈길을 끈다. 동남부권 2명, 서부권 3명 등 모두 5명의 청년반장이 선정됐다. 이들은 지역별로 청년들의 고민이나 어려움 등을 파악해 청년 의제를 발굴하고 잠재적인 청년 활동가와 청년 창업자 등을 발굴한다. 올 초 90명의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정책 네트워크’도 출범했다. 청년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발굴하고 정책 제안, 청년정책 모니터링 등을 하는 민관 협치 기구다. 분과별 활동과 전체 회의에서 나온 해결 방안을 도지사에게 제안한다. 김 지사는 발대식에서 “청년의 목소리와 현장의 문제를 가감 없이 전달해 달라”며 “이게 정책이 될 수 있을까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해 달라”고 주문했다.●‘청년에 특화된 섬 가꾸기’ 최대 30억 지원 전남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섬이 많은 경남도는 올 들어 경남만의 ‘특화된 섬 가꾸기’ 공모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청년들이 찾아올 수 있는 섬 가꾸기를 제안한 시군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시군과 함께 섬에 설계 비용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섬당 최대 30억원까지 준다. 도는 정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올해 추진하는 경남형 어촌뉴딜사업 21곳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경남도는 전국 처음으로 올해부터 청년 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생기를 불어넣고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청년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공모해 거제시와 남해군을 지정했다. 두 지자체는 내년까지 2년간 각각 도비 13억원과 시군비 13억원 등 모두 26억원을 들여 청년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거제시는 청년문화 커뮤니티 공간, 청년 창업공간 조성 등 14개 사업을 추진한다. 남해군도 청년1번지와 청년 활동공간 조성·운영 사업 등 13개 사업을 시행한다. 도는 오는 11월에도 공모해 청년 친화도시 2곳을 추가로 지정하는 등 청년특별도 조성에 속도를 낸다. 청년특별도 조성을 위해 정부, 수도권과도 협력을 강화한다. 도는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청년 인재를 지방으로 유턴시켜 서울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손잡고 ‘도시청년 지역상생 고용사업’을 추진한다. 서울 거주 청년이 경남 소재 기업에 취업하거나 경남으로 이주해 창업하면 인건비와 창업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지역 예술인재 육성·주거지원도 빈틈없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지역 예술영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행한 ‘예술영재 육성 지역확대사업’에 경남도가 지난달 초 선정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우수한 강사를 파견해 초중고 예술영재를 대상으로 음악, 무용, 전통예술, 융합 등 4개 분야를 가르치는 사업이다. 다음달까지 75명을 선발해 8월부터 방과후, 주말, 휴일 등에 교육할 예정이다. 통영 도시재생뉴딜사업 지역의 신아SB 별관에 30억원을 들여 영재교육 맞춤 교육시설을 마련한다. 도는 예술영재교육을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가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통영이 예술영재교육 중심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지사는 “경남 도정의 핵심 과제인 청년특별도, 교육(인재)특별도와 한예종의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 정책이 잘 맞아 선정됐다”고 말했다. 경남으로 찾아와 정착하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 지원에도 힘을 쏟는다. 경남개발공사 핸드볼 선수단 숙소였던 창원시 2층 주택을 ‘경남형 청년공유주택 거북이집 1호’로 꾸며 지난달 문을 열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등 7명의 청년이 주변 임대료 반값 정도인 보증금 100만원에 월 5만~13만원을 내고 산다. 도는 ‘진주 정촌마을 국민임대주택’ 30가구를 청년들에게 특별공급했다. 거창군에는 10년 넘게 방치된 숙박건물을 국토교통부 공모 사업을 통해 청년주거시설로 개보수하는 ‘거창군 숙박시설 선도 사업’을 추진한다. 2022년에 청년임대주택 6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용수 할머니, 나눔의 집 찾아…윤미향 언급은 피해

    이용수 할머니, 나눔의 집 찾아…윤미향 언급은 피해

    내부고발 직원들 격려차 방문“망향의 동산 갔다가 놀러 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1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로 평균 연령 94세의 할머니 5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최근 후원금 운용 문제로 논란이 됐다. 이날 오후 6시 15분쯤 나눔의 집에 도착한 이 할머니가 차량에서 내리자 나눔의 집 직원 2명이 반갑게 맞았다. 검은색 마스크에 옅은 선글라스를 낀 할머니는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고 직원들의 인사에 환한 얼굴로 “그래”라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나눔의 집 방문 이유에 대해 “놀러 왔지요. (할머니들이) 병원에 다니잖아요. 망향의 동산에 갔다가 왔어요”라며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윤 의원에 대해 질문을 하려 하자 “그런 것은 묻지 마세요”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이 할머니를 수행한 박모씨는 “이 할머니가 대구로 오기 전 나눔의 집에 한동안 기거했고 대구에 온 이후에도 매년 2~3차례 나눔의 집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대구를 떠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하룻밤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지내시고 활동가들(내부 고발 직원들)을 격려한 뒤 내일 오전 대구로 돌아가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눔의 집의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서 박씨는 “이 할머니가 듣긴 들었는데 별말씀이 없으셨다”면서 “다만 활동가들과 소장 모두 불쌍하다고 하셨다”고 했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 7명은 법인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과 운영진 등의 후원금 유용 등 비위를 국민신문고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제보해 경기도와 광주시가 차례로 특별점검을 벌였고 인권위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나눔의 집 방문에 앞서 이 할머니는 국립 망향의 동산(충남 천안)에 들러 묘소를 참배했다. 망향의 동산에는 고 김학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안장돼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회계 부정, 기부금 횡령 등의 의혹에 휩싸인지 3주가 지났습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부터 28일까지 20일 동안 정의연 공식 홈페이지에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을 포함한 총 27개의 자료를 올렸습니다. 하루에 1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린 셈입니다. 정의연이 올린 27개의 자료를 중심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을 되짚어보겠습니다. 게시글 절반이 의혹 해명 목적의 설명자료 정의연이 홈페이지에 올린 27개 게시글 가운데 절반은 설명자료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설명자료가 14개, 입장문이 4개, 언론 규탄은 2개입니다. 그 외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만큼 정의연이 터져나오는 의혹에 대해 계속해서 해명하려 했던 모습이 보입니다. 정의연 사태는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연이) 그동안 모은 성금이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윤미향씨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과 이를 소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공지사항을 올렸습니다. 정의연이 사태 촉발 이후 처음으로 올린 게시글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입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 올린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가 제기한 후원금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입장을 밝히고, 후원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달 11일에는 예고한대로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건물에서 정의연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날부터 언론을 중심으로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쏟아졌습니다.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9’, ‘9999’ 등으로 표기하거나 회계 공시에서 누락한 금액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사태 초기 정의연은 일부 언론이 기자회견에 대해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회계 공시 누락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습니다. 지난 14일에 2016~2019년 결산 재무제표와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보고서 등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안성 쉼터 매각·국고보조금 공시 등에 해명 집중 15일부터는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와 여성가족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헐값 매각 논란과 윤 의원의 아버지가 안성 쉼터의 관리인으로 있으면서 월급을 받았단 사실, 여가부 국고보조금 회계 공시를 누락하고 국고보조금 사업을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지 않는 등 사용 용도 관련 논란 등이 불거져 나왔습니다.15일부터 28일 사이의 게시글을 살펴보면 안성 쉼터 관련 해명이 5번, 국고보조금 관련 해명이 5번 있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조의금 논란 등 다른 논란도 많았지만 논란 가운데에서도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에 해명을 집중하고 있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정의연은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윤 의원의 아버지를 채용한 사실은 사과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사업 금액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혹 해소에 나섰습니다. 그만큼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 사업은 언론에서 크게 다뤄졌고, 현재 정의연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서도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의연 사태에 대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과 동일한 성격의 사건”이라면서 정의연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의혹 규명은 검찰에게로 정의연 사태의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없이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것을 마지막으로 11일 간 잠행 후 공식 석상에 등장한 윤 의원은 정의연이 그동안 계속해온 해명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30일 윤 의원은 당선자 신분에서 공식적으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됩니다. 윤 의원이 정의연의 해명을 반복하면서 결국 의혹 규명은 검찰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정의연 사무실과 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평화의 우리집(마포 쉼터)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검찰은 현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와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보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서부지검에 자금추적 전문 수사관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정의연은 검찰이 21일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들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길원옥 할머니께서 계시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검찰은 이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된 윤 의원에 대한 조사 방법과 시기는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의연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조사한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검찰은 지난 26일과 28일에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두 차례 모두 별도 조서를 쓰지 않는 면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해졌습니다. 정의연 사태가 시작된지 3주가 지나고, 그 사이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됐습니다. 이제는 검찰의 시간입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이 앞으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출마 만류’ 의혹에 “기억 잘 안나”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출마 만류’ 의혹에 “기억 잘 안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논란의 시작이 됐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윤미향 당선인이 읽어 내려간 장문의 기자회견문에는 30년 동지였던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을 단 한번 거론하면서 최대한 거리를 두려는 모습도 보였다. “할머니 출마,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윤미향 당선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2년 이용수의 국회의원 출마를 만류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 한다”고 밝혔다. 최근 CBS노컷뉴스는 윤미향 당선인이 8년 전 이용수 할머니가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전 가진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안 해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출마를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보도했다. 그러나 윤미향 당선인은 “내가 만류했다고 보도가 됐는데, 구체적 정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아마 할머니께서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려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 말했던 것 같다”고 두루뭉술하게 해명했다.정의연이 모금한 돈을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은 전면 부인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성금 유용·위안부합의 사전인지 의혹 등은 전면부인 그러나 윤미향 당선인은 1992년부터 이뤄진 세 번의 대형 모금을 언급하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 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정의연이 다양한 방면의 활동을 벌이는 만큼 성금 전부를 할머니 지원에만 사용할 수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미향 당선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온 것도 할머니들은 몰랐다는 이용수 할머니 주장도 동의하지 않았다. 윤미향 당선인은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한일합의를 설명했다는 걸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며 “저와 활동가들은 할머니들께 전화해 합의 전체 내용을 설명하고, 1억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 자유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는 “돈이 나왔는지 그건 내게 비밀로 했다. 말을 안 했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윤미향 당선인이 준비해온 33쪽 분량의 발표문 원고에는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 담기지 않았다. 모두발언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몰아치는 질문과 의혹 제기, 때로는 악의적 왜곡에 대해 더 빨리 사실관계를 설명드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나서야 윤미향 당선인은 사죄를 표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미향 “친정아버지 채용 잘못…할머니께 사죄하고 싶다”

    윤미향 “친정아버지 채용 잘못…할머니께 사죄하고 싶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29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문제를 처음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사죄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 달라.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분은 한국 시민 사회 속엔 없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아버지를 경기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다음은 윤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경기 안성 쉼터와 관련해 공동모금회가 평가를 좋지 않게 했다. 그것을 모른다는 할머니도 있다. “할머니의 상황과 운동의 상황적 변화로 더는 안성에서 힐링센터를 진행할 수 없다고 공동모금회에 솔직하게 보고했다. 모금회에선 프로그램을 집행할 수 없으면 안성힐링센터는 매각하고 잔여금을 반환하는 게 좋다는 공문을 우리 단체에 보냈고, 그에 따라 진행했다.” -아버지와 관련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사퇴 의향은 있나.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를 하는 방법을 강구한 끝에 아버지께 부탁드렸다. 인건비도 제대로 산정할 수 없어 최소한의 급여를 지급해서 일하게 됐다. 그런데도 친정아버지를 안성힐링센터 직원으로 채용했던 건 잘못됐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이용수 할머니에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할머니에게 내가 배신자가 돼 있다. 1992년부터 30년간 같이 활동했지만 할머니께 충분히 소통 못 했고 배신자로 느낄 만큼 신뢰를 못 드린 건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 전하고 싶다. 사과드리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미 할머니에게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 진심을 전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 -검찰에서 소환 요청을 받았나. “아직 받지 않았다. 정의연 활동가가 조사에 임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는 무엇인가. “그때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 아마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려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씀드렸던 것 같다.” -의원이 되면 불체포특권이 생기는데 검찰 소환에 응할 생각인가. “피할 생각 없다. 앞으로 검찰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성실하게 임하겠다.” -개인계좌 후원금 내역을 공개할 생각은 있나. “검찰에서 상세하게 소명될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계좌로 돈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전체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는 단체 명의로 했다. 장례위원회의 경우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부탁한 것도 있고, 장례위가 단체가 아니어서 상주였던 내 이름으로 한 것이었다. 그 외에 김 할머니를 유럽으로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 좌석으로 편하게 모시고 가고 싶다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됐다. 개인 명의로 한 건 명확하게 잘못이고 마찬가지로 검찰에 고발된 사항 중 하나다. 앞으로 소명해가겠다.”-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다.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했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분이다. 30년간 한국 정부, 시민사회가 하지 않은 일을 몸소 노구를 이끌고 세계 각지를 돌며 운동했다.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분은 한국 시민 사회 속엔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당내에서 사퇴 요구는 있나. “없다.” -국민 사퇴 여론이 크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이용수 할머니가 운동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이끌 것인가. “정의연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할머니가 제안한 말씀을 새겨서 반영할 것이다. 할머니가 말한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 한일 청소년 간 교류는 한국과 일본의 정부·시민사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서 이뤄야 할 과제다.” -2015년 10억엔을 할머니에 받지 말라고 권한 적 없나. “없다. 정의연은 한일합의가 이뤄진 후 한국 정부가 피해자를 방문해 설명했단 걸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 나와 활동가들은 할머니들께 합의 전체 내용을 설명하면서 1억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의 자유라고 말했다. 또 할머니들에게 탓을 돌려선 안 된다고 했다. 결국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10억엔을 출연한 한국 정부, 또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그것을 만든 일본 정부의 책임이지 않은가.”-사퇴 고려는 안 했나. “30년을 뒤돌아보는 게 굉장히 길었고 힘들었다. 아직도 다 기억해낼 수 없었다. 앞으로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기억을 소환해서 기록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오늘 정말 용기 내고 국민에게 목소리를 들려드려야겠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 -이용수 할머니는 용서를 못 한다고 말씀하신다. “할머니께 용서를 구할 생각이다.” -조만간 찾아갈 계획이냐. “할머니가 만나주신다면.”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원직 사퇴’엔 선 그은 윤미향…앞으로 의정활동은

    ‘의원직 사퇴’엔 선 그은 윤미향…앞으로 의정활동은

    윤미향 “의원직 연연 않는다” 말했지만사퇴 질문엔 “검찰 수사 성실히 받겠다”민주당도 “검찰 수사 결과 지켜보겠다” 사퇴 질문에 “검찰 수사 성실히 받겠다”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집행 과정에서 회계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줄곳 언론을 통해 드러난 의혹에 대해 소명하는 데 집중했다.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선을 그었다. 양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직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들께서 충분하다고 판단하실 때까지, 한 점 의혹없이 밝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여론이 70%다’라는 질문에 윤 당선자는 “앞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당의 사퇴요구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윤 당선인은 “제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활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며 의정활동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통합당 “스스로 물러나는 게 도리” 윤 당선자가 의원직 사퇴에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의정활동이 쉽지만은 않을 예정이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이상 수사와 재판이 길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윤 당선자의 활동마다 정의연과 관련한 의혹이 의정활동 내내 따라붙을 가능성이 커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당선자의 행보와 관련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밝혀질 일이지만 의정활동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야당의 비판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국회의원 임기 시작 하루 전 해명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한지 20여일이 훌쩍 지난 오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가 국민 앞에 섰다”며 “그 숱한 의혹에도 국민들은 ‘국회의원 윤미향’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황 부대변인은 “윤 당선자의 기자회견에 애당초 진정성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혹시나’하며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던 국민들 앞에서 윤 당선자는 고개는 숙였지만 태도는 당당했고,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악의적 보도’라고 일축했다”며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조사중’이라는 허울 좋은 변명으로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검찰 수사 보고 입장 밝힐 것” 민주당은 윤 당선자의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미향 당선인은 정의연(정대협) 활동에 관한 문제, 본인 개인명의 후원금 모금, 주택 구매, 딸 유학자금 문제 등 그 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다”며 “윤 당선인은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어 세세한 내용을 모두 밝힐 순 없지만, 오늘 다 소명되지 않은 내용은 국민들께서 충분하다고 판단하실 때까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방향 제시한다

    대한방직 전주공장 개발방향 제시한다

    전북 전주시의 노른자위 땅인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23만여㎡)의 개발 방향을 제시할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시민공론화위원회’는 최근 전주시청 4층에서 첫 회의를 열고 도시계획 전문가인 이양재 원광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위원회는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유대근 우석대 유통통상학부 명예교수, 엄영숙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 최종문 현대 감정평가사사무소 대표, 박선전 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김남규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등 총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공론화위원회에 앞서 2∼4월 사전준비위원회는 위원 구성과 공론화 방식을 결정하고 주요 의제를 선정했다. 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시나리오 워크숍, 공론조사 등 폭넓은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옛 대한방직 부지의 개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2017년 이 부지를 2000억원에 사들인 자광은 총 2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세계 7위에 해당하는 143층(430m)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비롯해 60층짜리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호텔 등을 건설하는 계획이다. 자광은 토지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도로와 공원 등 공공용지를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장기적 도시개발 계획 등과 맞지 않는다며 제안서를 보류한 뒤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해법을 찾기로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옛 대한방직 부지를 언제까지 그냥 둘 수는 없는 만큼 공론화위원회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특례 논란을 차단하는 등 공정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초구, 성평등활동센터 시범사업 선정

    서초구, 성평등활동센터 시범사업 선정

     서울 서초구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자치구 성평등활동센터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성평등활등지원센터가 설치된 이후 지역 기반 성평등 활동가를 양성하고, 성평등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자치구를 대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서초구는 이번 사업으로 시비 1억 800만원을 지원받고, 성평등활동센터 컨설팅과 다양한 콘텐츠도 지원받는다.  앞으로 서초구는 서초여성가족플라자 잠원센터에 서초구 성평등활동센터를 마련해 5대 사업을 추진한다. 성평등 네트워크 운영, 성평등 활동허브 지원, 풀뿌리 성평등활동 공동사업 운영, 성평등 전문강사 양성 교육, 성평등 콘텐츠 제작 및 교육사업을 시행한다.  서초구는 다양한 양성평등정책을 추진하며 성평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민간화장실 1300개를 전수조사해 여성안심화장실 인증제를 추진하고, 여성 정책참여를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여성안전시스템을 구축해왔다. 2016년 말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후에도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진출을 위한 ‘서초 나비코치 아카데미’와 서초여성가족플라자 키움강사단을 운영했다. 전국 최초로 아버지를 위한 공간인 ‘아버지센터’ 등 다양한 성평등 정책도 추진해왔다. 이번 공모에서 서초구의 이런 정책이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될 수 있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여성과 남성이 함께 참여하고 성장하는 행복한 서초를 위해 지역 내 풀뿌리 성평등단체의 활성화와 다양한 양성평등 활동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박록삼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1976년 지어진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벌어졌던 공간이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의 죽음은 지독한 비극이었다. 그 비극으로 한국 현대사의 물꼬는 새로 트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있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1976년 작품이다. 김수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꼽히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을 둘러보면 일제와 독재정권에 부역한 시인 서정주(1915~2000)나, 나치 당원으로 활동했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연상된다. 지난 26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남영역 바로 곁에 있어 전철을 타면 늘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다. 대공분실 건물 곳곳에서 실용적 목적과 예술적 감성이 접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면 무표정한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7층 건물(김수근 건축 당시에는 5층)이 나오고 그 뒤편에 부드러운 곡선을 활용해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게 만든 뒷문이 있다. 거기에서 시작된 나선형 계단은 2~4층을 거치지 않은 채 5층만을 연결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 작품 층수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이 규칙적으로 빙글빙글 돌며 오르게 했다. 중세의 원형 감옥을 떠올리게 한다. 유신 시절은 중세 못지않은 야만의 시대였다. 눈이 가려진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공간으로 끌려온 이들에게 세상의 끝에 홀로 내몰린 듯한 극도의 공포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5층에 있는 15곳의 취조실(고문실) 역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지그재그로 만들어졌다. 5층의 창문 또한 나머지 층과 다르게 좁게 만들어졌다. 자살 방지 목적이었다. 취조실 문을 열어 놓아도 다른 방에서 고문받는 또 다른 동료와 눈빛조차 나눌 수 없도록 절묘히 만들어졌다. 또한 15개 모두 똑같은 고문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방들이지만 크기와 구조, 색깔을 각기 달리했다. 예술가로서 김수근은 개성 없음과 단조로움은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그 실용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무고한 간첩’들이 만들어졌고, 누군가는 주검으로 실려 나가 의문사로 처리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수근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나기 한 해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속죄의 기회도, 변명의 시간도 갖지 못했으니 영원한 논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됐다. 공포와 불안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진 공간. 그곳에서 많은 이들은 세상에 신이 없음을 원망하며 비명을 내질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비틀리며 피범벅이 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포기한 채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야 했다. ●2022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정식 개관 유동우(71)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유씨는 이곳의 ‘보안관리소장’이다. 유 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공간을 둘러봤다. 2018년 1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경찰청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와 건물을 넘겨받았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민주인권기념관은 2022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그냥 직함이 그렇고, 그냥 문지기입니다. 백범 선생이 독립된 정부의 문지기를 하고 싶다 하셨잖아요? 저는 한국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간의 문지기가 됐으니 백범 선생의 꿈을 대신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그는 1980년대 노동자 기록문학의 고전인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작가다. 노동운동, 학생운동 하는 이들의 필독서였고, 금서 목록에 들어 있었다. 또한 그는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핵심 활동가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 현장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온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깨쳤다.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의 도움 없이 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을 공부했다. 이어 인천의 삼원섬유에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당연히 해고됐고 구속됐다. 1980년 5월 결성된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의 핵심 지도부인 중앙위원으로서 전국을 돌며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화시켰다. 그는 1981년 8월 예비군 훈련을 받다 남영동으로 끌려왔다. 전두환 신군부는 전민노련과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 등 처음 전국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진행된 노학연대 조직에 용공을 덮어 씌워 와해하고자 했다. 이른바 ‘학림사건’이다. 유 소장은 자신이 끌려왔던 5층 10호실로 데리고 들어가 39년 전 처참했던 기억을 생생히, 하지만 덤덤히 떠올렸다. “벽과 천장 모두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방이었는데 팬티만 남기고 옷을 다 벗기더라고요. 그리고 풍채 좋고 잘생긴 사람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너 공산주의자지?’라고 묻고 ‘아니다’라고 했더니 다시 ‘그럼 사회주의자야?’라고 묻더라고요. 역시 ‘아니다’라고 하자마자 주먹과 발이 마구 날아왔습니다.” 조사관들은 그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한다. 유 소장은 한참 뒤에야 그가 누군지 알게 됐다. 일제 고등계 형사로 ‘고문왕’이었던 노덕술의 부하였으며,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상사였고, 훗날 김근태 고문, 박종철 고문치사까지 모두 깊숙이 개입한 박처원 전 치안감이었다. 그때부터 유 소장에게 시작된 집단구타, 물고문 등은 꼬박 37일 동안 이어졌다. 광주의 피 위에서 집권한 신군부에게는 ‘용공 반국가단체 사건’이 필요했다. 갈비뼈 세 대와 치아 네 개가 부러졌다.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온통 피멍이 들고 퉁퉁 부었다. 경찰병원 응급실로 세 번이나 이송돼야 할 정도였다. 유 소장은 “자살하기 위해 창에 머리를 밀어넣어 봤지만 15㎝쯤 되는 좁은 창폭으로 몸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욕조 옆 콘크리트에 머리를 두어 차례 찍어 피가 줄줄 흘렀지만 죽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철문 밑을 가리키며 “빨갱이가 되길 원하면 빨갱이가 돼야 했고, 국가 전복 음모를 원하면 그렇게 돼야만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아니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용공 조작을 시인하면 무조건 사형당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아내와 당시 갓 한 돌 지난 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굴복하지 않았죠. 저들의 의도대로 자백하는 건 동료들에게도 또한 못할 짓이라 판단했죠. 물론 끝내는 항복했지만요.” 고문 후유증은 컸다. 전민노련 사건 구속 이후 1987년 6월 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노동계 상임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지만, 87년 13대 대선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구로구청 사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몸과 가슴속에 깊숙하게 새겨진 폭력의 트라우마는 곪고 곪아 결국 터지고 말았다. “집에 혼자 있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자꾸 총 들고 누가 잡으러 올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집을 나가야만 했습니다. 노숙도 하고, 구걸도 하다 뒤늦게 연락받은 가족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는 생활이 10년 가까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2012년 재심 전민노련사건 무죄 판결 국가가 개인에 남긴 폭력은 깊고 뚜렷했다.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소장 이화영)의 도움을 받아 집단심리상담을 받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좀더 정확히 깨달았다. 허리, 머리, 다리 등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국가폭력의 흔적에 대한 치료는 물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 공포의 정체 또한 분명히 알게 됐다. 2012년 재심을 통해 전민노련 사건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힘겨웠지만 고문 후유증 또한 극복해 냈다. 자신의 책 제목처럼 단단한 돌멩이처럼 옛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연한 논리와 기억력 또한 완전히 복원됐다. 당시 정치 조직 사이 운동 방향을 둘러싼 갈등 및 이론 논쟁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40여년 전 책이 이달 초 다시 복간됐다. 많이 팔릴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는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채 다시 책을 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부끄럽기만 하다. 누가 보겠느냐”고 짐짓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이후 활동을 통해 직접 겪고 느꼈던 부분을 다시 책으로 써내면 어떻겠냐고 묻자 이번에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저야 지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지만, 당시 민주화운동 내부에서 있었던 미세하거나 분명한 차이가 지금도 현실 정치 등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주의가 한 걸음이나마 진전하도록 하기 위해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직자가 되고 싶었지만, 민주화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복판을 살아온 유 소장의 ‘또 다른 외침’이 기대된다.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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