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환희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코인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벚꽃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최초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목수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25
  • [뮤지컬 리뷰] 황구도

    화려한 볼거리,자극적인 음악이 넘쳐나는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열광하는관객이라면 창작 뮤지컬 ‘황구도’는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른다.그러나 우연히 집어든 책이나 비디오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을 때의 환희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황구도’에서도 그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황구도’는 똥개 ‘아담’과 스피츠 ‘캐시’를 둘러싼 사랑 이야기이다. 동물을 의인화한 점에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츠’와 같지만 개 분장을하는 대신 극중 인간을 개의 시선으로 과장되게 묘사한 점이 눈에 띈다.‘황구도’에는 인간사회에 빗댄 다양한 유형의 사랑법이 등장한다.한 여자만을가슴에 품고 사는 아담의 순수한 사랑,환경에 이끌려 어쩔수 없이 아담을 배신하는 캐시의 소극적 사랑,그리고 방황하는 아담 곁에 머무르는 ‘눈썹’의 애절한 사랑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지극히 ‘인간적인’사랑의 형상들이다. 소재는 통속적이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색다르다.캐시와 함께 바닷가로 도망친 아담이,한번 사랑을 배신한 캐시를 믿지 못해괴로워하는 장면은 사랑을깊이 아파해 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섬세한 심리묘사이다.해피엔딩을기대하는 관객앞에 늙고 병든 아담과 캐시의 죽음을 들이미는 것도 흔한 결말은 아니다. 조승룡(아담)전수경(눈썹)은 뮤지컬 전문배우답게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영화배우 이재은(캐시)과 강성진(거칠이)의 연기도 첫 뮤지컬무대치고는 인상적이다. 조광화의 시적인 대사를 리듬감있게 치고받는 솜씨도 맛깔지다. 그러나 ‘황구도’는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노래와 춤이 부족한 감이 없지않다.처음부터 뮤지컬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연극을 뮤지컬로 옮긴 데따른 한계로 보인다. 중간중간 끼어드는 코러스도 너무 개성이 강해 극에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공연하고,2월5일부터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20일까지 연장공연한다.(02)764-3375이순녀기자 coral@
  • [시베리아 대탐방](5)국제화된 문화·예술도시 페름

    [페름 이도운특파원] 페름은 우랄 산맥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시베리아의대표적인 문화 도시다. 크고 작은 대학과 중앙광장의 오페라극장,남쪽 언덕의 박물관,까마 강변의쇼핑센터….페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상징물들이다. 특히 국립발레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발레리나는 대부분 이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현재 한국 유학생은 없다고 대학 관계자는 말했다. 지난해 10월 30일 국립 페름대학을 방문했다.이곳에도 막 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었다.그러나 아직까지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구입할만한 경제적 여유는 없다.그래서 만든 것이 인터넷실. 페름대 본관 2층의 강의실 두개를 터서 만든 인터넷실이 마련돼 있다.인터넷실에 설치된 컴퓨터는 IBM 데스크탑 50여개.학생들은 일주일에 네 시간씩이용할 수 있다.날마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학생의 대열이 인터넷실 입구에서 복도를 지나 계단까지 이어진다. 인터넷실의 책임자인 알렉세이 페를로프는 “이용료는 따로 없다”고 말하고 “하지만 전화 모뎀을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늦다”고 설명했다.인터넷실에 컴퓨터를 제공한 인물은 미국의 조지 소로스라고 한다. 이날 밤 찾은 오페라 극장은 도시의 문화수준을 나타내줬다.입장료가 25루블,1달러에 해당한다.하지만 취재진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100루블을 지불해야 했다. 오페라의 수준은 모스크바에서 본 볼쇼이 오페라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중세 러시아 시대 몽골군과 전쟁을 벌이러 나간 ‘이고르’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린 오페라의 관객 가운데 절반은 10대였다.그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함께 오페라나 음악회를 즐기며 예술적 감각을 키워나간다.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정신적으론 풍요하게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찾아간 페름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표현양식의 그림을 만날수 있었다. 안경 낀 여자가 새침한 표정으로 돌아보는 모습을 사진처럼 담은 전신초상화와 머리깎는 남자의 무표정한 얼굴을 세세하게 묘사한 그림은 ‘인물을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하는 느낌을 줬다. 페름은 또 시베리아에서는 드물게 국제화된 도시다.16만4,000㎢의 면적에 300만명이 사는 페름 주에 미국,독일 등 외국과 합작해서 만든 기업이 360개나 된다. 10월29일 오전 페름 주의 국제경제국장인 조토프 스테파노비치의 사무실을방문했을 때 예상치 못한 광경이 벌어졌다.책상 위에 태극기와 러시아 기(旗)를 나란히 세워 놓은 것이다. 알고보니 페름시는 지난해 대구광역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한다.그 때 구한 것이겠지만 한국에서 온 기자와 만나는 자리에 태극기를 놓을 정도로 그들은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있었다. 스테파노비치 국장은 석유 채굴과 석유화학,첨단기계 설비 제작,발전 등이주요산업이라고 소개했다. 석유 생산량은 1년에 1,000만t이며 석탄과 금,구리 등 광물도 매장량이 풍부하다.파타시움이란 이름의 비료가 화학공장에서 생산되며,로켓과 비행기부품도 만든다고 스테파노비치 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전자와 통신 분야에서 한국기업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면서 “모스크바를 거치지 말고 이곳으로 직접 오라”고 말했다.전자 분야의 협력,그리고 모스크바를통하지 않은 직접 투자 혹은 합작사업.그것이 시베리아의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바라는 한국과의 협력 형태였다. 까마강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페름시와 그 주변에는 2,000개가 넘는 호수가흩어져 있다.호수마다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호수 주변의 숲속에는 호랑이와 곰도 산다고 한다. 페름주에서도 그 경관을 이용해 관광사업을 하려 하지만 자금과 노하우가없어 아직 일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외국의 대형여행사와 손잡고 일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현재 시에 인접한 호숫가는 시민들의 주말 휴양지인 러시아식 주말 농장인 다차가 차지하고 있다. 페름은 UFO(미확인 비행물체)가 출몰한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페름시에서 동쪽으로 150㎞ 떨어진 곳에 말룝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1983년 4월소수민족인 한티족이 사는 이 마을 상공에서 환한 빛이 내려오는 것을 바추린이라는 남자가 목격했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시계가 2시간 30분이나 시간을 뒤로 돌리는 등의 이상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이런 사실이 알려져 그날 이후 미국과 폴란드 등 각국으로부터 과학자와 탐험가들이 찾아왔다.페름에서는 교사인 니콜라이 수보틴이 홈페이지(http://ufo.psu.ru)를 만들어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수보틴은“지난 80년대까지는 정부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으나 90년대 이후경제난으로 지원이 끊겨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연구를 하는 미국이 이곳에 대해 더 많은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awn@ *페름대학생들 “인터넷·디스코가 우리 관심사” “인터넷과 디스코 테크” 예카테린부르그의 우랄공대 화학과 3학년생인 세리나 슈로바(19)는 요즘 대학생들의 관심사를 이렇게 두가지로 요약했다. 슈로바는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전체의 3%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너무 비싼 게 문제”라고 말했다.우체국에서 140루블을 내고인터넷 카드를 사면 하루 1시간씩 15일 정도 쓸 수 있다고 한다. 슈로바는 요즘 친구들과 자주 가는 디스코 테크가 ‘에크란’과 ‘인젤리옹’,‘엘도라도’라고 일러줬다. 이 가운데 엘도라도에가보았다.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숫가에 세워진 2층짜리 카지노 건물의 윗층에 디스코 클럽이 있었다.200평 정도 되는 크기였다.무대 시설이나 조명은 ‘코파카바나’같은 80년대 서울 종로의 디스코 테크를 연상케 했다.1인당 30루블(1,3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면 맥주나 오렌지 쥬스 등의 음료를 제공 받는다.러시아의 대학생과 젊은이들은 보드카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맥주를 들고 다니며 음료처럼 마시는 광경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탤런트 전지현이 전자제품 광고에서 춤을 출 때 배경음악으로 깔렸던 테크노 음악이었다.러시아 젊은이들은 키카크고 덩치가 좋다.그래서 그들의 춤을 추는 몸짓은 크고 화려해보인다.땀을뻘뻘흘리며 춤에 몰입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세계 공통인 것 같았다. 엘도라도를 나와 외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시내 중심부의 ‘말라히트’나이트 클럽을 들렀다.값만 비쌀뿐이지 그곳에서는 엘도라도와 같은 환희와 열기는 찾을 수 없었다. 국립 페름대 본관 2층의 언어학과 강의실.한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어문학과 학생은 대부분 여학생들이다. 수업을 기다리던 3학년 마샤 마리아 빌라비예바는 영어에 관심이 많다.그녀는 “대학을 졸업하면 번역이나 통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빌라비예바의 학우들도 영어와 남자친구,여행이 주요 관심사라면서 졸업한뒤 외국인 회사에 취직하기를 희망했다. 러시아의 여대생들은 대부분 미인이다. 비싼 옷이나 화장품은 없지만나름대로 멋을 잘 낸다. 국립우랄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여대생의 반은 열심히 공부하고,반은 열심히 멋을 내서 돈 많은 노브리 로시스키(러시아의 신흥 부유층)와 결혼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 대학가에서는 “여성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국립우랄대학의 한 여성학 교수는 강의시간에 “러시아 남자의 반은 감옥에 들어있고,나머지 반은 알콜중독자”라면서 “남자가 없으니 여자가 나서 러시아를 살려야 한다”고 열변을 토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국인 유학생 정영아(국제관계학부)·고향아(역사학부)씨는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17세가 되면 대학에 입학한다.그 전에 6,7세에 학교에 들어가 11학년의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다.20세 전후가 대부분 결혼을 한다.대학생 부부가 많다.학비와 생활비는 직접 벌지 않고 부모가 대준다.그래서러시아의 서민층 부모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고봉준씨 당선 소감

    당선연락을 받았을 때,맨 처음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 것은 원고를 제출하러 갈 때의 내 모습이었다.마감을 며칠 앞둔 날부터 잠을 설쳐대며 원고를정리했지만,그것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나는 마감날 오후까지 정리되지 않은 원고의 고통스러움을 견뎌야 했다.처음 생각했던 내용에도 훨씬 못미치는 어설픈 원고를 제출하고 신문사를 나설 때,나는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20대의 모든 시절을 나는 문학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지내왔다.그러나 내가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과 시대적 현실이 엇갈려 지나갈 때마다 나는 늘 열정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없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때마다 문학은 내게 허울 좋은 도피처가 되어 주었다.길이 아니었던 것이 어느날 길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이제 열정이 조그만 돌파구를 찾았다는 느낌이다.그러나 그것은 설렘과 환희의 감정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가져다주는낯선 두려움이다.나의 30대는 대책없는 열정으로 인한 방황이 아니라 보다생산적인 대화를 만들어 내는 시절이 되기를바란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고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항상 나를 믿고 지켜봐 주신 부모님,나의 자만이 모자람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일깨워주시는 김재홍선생님과 김종회선생님,그리고 동고동락하며 학문적 열정을 불태우는 경희대 현대문학연구회 선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1970년 부산 출생 ▲부산외국어대 국문학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과정수료 ▲현 경희대강사
  • [대한광장] 가는 천년, 오는 천년

    ‘캘린더’의 저자 데이비드 유윙 던컨은 “우리는 달력의 사람들이다.현대인들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위해 살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못한다.이것은 자연의 거대한 순환에 따라 땅을 일구고 살다 죽어간 우리 조상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다”라면서 “그러나 캘린더는 우리가 이룩한 축복이자 저주이다”라고 했다.아침마다 시계를 들여다보며 출근시간에 쫓기는 사람들,빼곡하게 들어찬 달력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에게캘린더는 축복이자 저주일 수도 있다. 금세기 마지막 캘린더의 뒷장을 넘기는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그리고 2000년의 캘린더를 벽에 거는 마음 역시 미묘하기 그지없다.춘향전의 한대목이 떠오른다.“무정한 게 세월이라.소년 행락 깊은들 왕왕이 달라가니,이 아니 광음인가,천금준마 잡아타고 장안 대도 달리고저,구추단풍잎 지듯이 서나서나 떨어지고,새벽하늘 별 지듯이 삼오삼오 스러지니 가는 길이 어드멘고”.덧없이 가는 세월의 무상을 읊은 노래 구절이다. 벽걸이시계 초침은 멈출 수 있으나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시계는 멈춰도시간은 서지 않기 때문이다.우리네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천년 해가저물고 새 천년의 해가 떠오르고 있다.새 천년 새해를 맞기 위해 동해안으로 30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 하고 세계 명승지는 1년 전에 예약이 이미 끝났다고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새 천년 새해야말로 구경삼아 맞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21세기 사전’을 쓴 자크 아탈리는 책 서두에서 “찬란하고,환희에 차 있으며,야만스럽고,행복하고,기괴하고,도저히 살 수 없고,인간을 해방시키며,끔찍하고,종교적이면서도 종교 중립적인 사회,21세기는 이런 모습일것이다”라고 했다.21세기란 도대체 종잡을 수도 없고 예견이 불가능한 그런 세기라는 얘기다. 21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세계인구는 80억을 넘어설 것이고,기술의 진보는 인간 생활양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며,사람들은 1년중 100일은 일을 하고 100일은 연구를,그리고 남은 100일은 여행과 여가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자크 아탈리는 예견하고 있다.새 천년은 유토피아도 아니고 동화 속에 나오는 환상의 세계도 아니다.급하고 강한 도전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올 것이며,초속적 변동이 우리를 어지럽게 만들 것이다. 도전에 대한 응전,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지 않는 한 개인도,집단도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그러기에 국가는 국가대로 새 천년의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종교,문화,정치 역시 낡고 해어진 추태 그대로 새 천년을 맞을 순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낡은 부대에 새 술을 담으면 부대가 터져 둘 다 버리게 된다”는 성서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성서가 말하는 새 부대는 사람을 뜻한다.사람이 새롭게 되는 것,사람이 변화되는 것이 새부대가 되는 것이다.새 천년,새 역사를 담고 요리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사람이다.그래서 제도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고 권력구조가 바뀌어도 사람의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새 역사는 금방 때묻고 추한 역사로 전락하고 만다. 지칠 줄 모르는 부정의 고리들,중단 없는 부패의 사슬들,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리들,그리고 그것들 때문에 몰락한 숱한 사람들의처참한 모습들,그리고 그것들을 지켜보면서도 악의 사슬을 절단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인가.그것은 사람의 심성이 달라지지 못했기 때문이다.부단한 자기수양과 도덕훈련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엄격한 법적 통제와 규제로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그러나 그것은 한시적이며 본질적 접근법이 못된다.도덕은 타락하면더 큰 사회악을 양산할 수 있고 법이 정도를 벗어나면 악법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가장 위대한 힘은 신앙이다.신앙은 인간의 마음과 삶을 변화시키고 삶의 현장을 변화시킨다.단,그 신앙은 건전한 신앙이어야 하며 올곧은 신앙이어야 하며 바른 신앙이어야 한다.가는 천년,오는 천년의 문턱에서 변화되어 가는 사람들의 숨결소리가 듣고 싶다. 朴鍾淳 충신교회 담임목사
  • 새천년맞이 ‘밀레니엄 콘서트’

    음악과 함께 묵은 천년을 보내고,새천년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다투어 이날의 의미에 걸맞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밀레니엄 콘서트’를 준비하고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이 31일 밤 10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30분까지 펼치는 ‘새천년 맞이 밀레니엄 콘서트’는 글자 그대로 두세기에 걸친 음악회.21세기 한국음악을 이끌어 갈 역량있는 음악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정명훈이 아시아 출신의 연주자 100명으로 구성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을 예정.‘20세기의 10대 천재’이자 ‘21세기의 여자 파가니니’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브루흐의 협주곡 1번을 들려준 뒤 일본의 소프라노 리에 하마다와 메조소프라노 김현주,테너 김영환,바리톤 최종우,그리고 성남·대전·인천의 시립합창단원 100여명과 함께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연주한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즐거움을 더하는 이유.10시30분쯤 장영주가 연주를 끝내면 음악당 로비에서 화려한 와인파티가 40여분 동안 벌어진다.가는 천년을보내는 건배를 하노라면 야외광장에서는 팡파르에 이어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이어 2000년을 맞는 동안 ‘환희의 송가’를 즐기고 나서 음악당을 나서는 순간 불꽃놀이가 우면산 기슭 밤하늘을 수놓는다는 시나리오다.(02)580-1300세종문화회관의 ‘밀레니엄 콘서트’는 31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콘서트를즐긴 뒤 곧바로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광화문 일대에서 펼치는 제야행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도 있다. 1부는 KBS아나운서 유정아의 사회로 장윤성이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엄한 교향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막을 연다.이어 전자바이올린을 켜는 유진박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서울시합창단,소프라노 이규도,테너 신동호·장유상 등이 정겨운 무대를 만든다. MC 박근식이 진행하는 2부는 톱 모델들이 등장하는 앙드레김 패션쇼로 화려하게 시작한다.해설을 곁들여 서울시향이 팝 음악을 연주하면,가수 조영남과 이미자가 나서 ‘화개장터’와 ‘동백아가씨’ 등 히트곡들을 부른다. 마지막으로 서울시향과 합창단이 ‘환희의 송가’와 ‘한국 환상곡’,‘서울의 찬가’를 연주하면,관객 모두 중앙계단으로 나가 제야행사를 참관하게 된다.(02)3991-626서동철기자 dcsuh@
  • [대한시론]‘밀레니엄의 꿈’ 新애국주의로부터

    새로운 천년을 40일 앞두고 지구촌 사람들은 밀레니엄 꿈에 부풀어 있다.2000년대 인류는 보다 높고 고귀한 인간 사회를 꿈꾸며 나름대로 보다 나은 세상을 꾸미겠다는 다짐이 여러가지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지난 20세기를 그들의 시대로 누렸듯이 21세기도 그들의 시대로 이어가겠다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 공업국의 야심찬 꿈이 새롭게 표출되고 있다.이를 테면 그들이 말하는 서구의 세기(웨스턴 센추리) 또는 미국의 세기(아메리칸 센추리)라는 100년의희망이 바로 그것이다. 1000년의 꿈은 우리 한국을 비롯한 중진권 국가에도 번지고 있다.중진국은지난 반세기 동안 선진국의 신중상주의 물결을 잘 헤쳐나간 덕에 절대빈곤으로부터 해방되어 상업주의적 환희와 무분별한 풍요 속에서 세계화의 바람(덩달아 들뜬 기분)이 들어 있다.이들 역시 새로운 1000년을 맞아 막연하게나마 밀레니엄의 꿈이 있고,새로운 백년(센테니얼)의 희망이 있다.또한 끼니를걱정해야 하는 제3세계 30억 인구와 정치·사회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구공산권 국가의 3억 인구에게도 새로운 천년의 꿈이 있다.그들에게는 21세기가편안하고 배부르게 먹고 자는 새시대의 도래라는 소박한 소망뿐일 것이다. 이렇게 1000년의 꿈은 자국이 놓인 형편에 따라 나라마다 다르며,따라서 우리는 우리한국의 밀레니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곰곰이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다가올 21세기는 지난 100년의 기록으로부터 시작된다.역사는 단절이 아니라 하나 하나 고쳐나가는 개선과 변화의 연속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밀레니엄에 담아야 할 한국의 꿈은 서구세기의 연속도아니고 제3세계와 구공산권의 기초적 삶의 기원도 아니다.즉,그것은 우리가지나온 역사로부터 찾아야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유행처럼 구가하는 밀레니엄의 꿈은 덧없이 안겨진 장미꽃 한송이가 아니라 피나는 자기반성과 엄청난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잉태할 수없는 새 생명이 되고 있다.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정치·사회적인 기상도는 흐린 후에 비가 오고 폭풍과 천둥이 치며,맑고 개어 햇빛이 난 후 안개와 매연이 자욱한 날의 연속으로 가득하다.우리 국가기록은조선왕조의 쇠퇴,식민지 역사,광복의 환희,민족분단과 전쟁,근대국가 건설의 시련,민주화의 명암,남북관계 정상화 및 통일의 숙제로 장식되어 있다. 1000년의 꿈은 이런 과거사를 반추하고 반성하는 지혜로 먼 훗날이 아니라다가오는 100년을 향한 센테니얼의 희망과 이를 위한 국가지표가 확실해야할 것이다.밀레니엄의 꿈은 결국 새천년을 다가올 역사의 마디로 나눠 국가100년 대계와 10년의 국가지표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이는 하나의 허황된 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세기 말에 세워야 할 민족적 그리고 국가적인 약속이 필요하다.그 약속은 나 자신이 보다 만족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국가사회에 더 많은 봉사와 희생을 치러야 하겠다는 자신과의약속일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진 국민의식은 근대화와 세계화의 여파로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이기주의로 쏠리게 되었다.따라서 극단적인 이익사회(게젤샤프트) 의식에 빠지게 돼 공동사회(게마인샤프트)의 공동체의식이무너지고 국가사회의 기본질서를 심히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태해진 시민의식은 건강한 국가사회가 없어도 자신만은 생존할 수 있다는 착각에빠지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냉전시대의 조작된 애국주의가 지탄을 받게 되면서 탈냉전시대 애국주의가 실종한 것이다. 새로운 21세기를 맞아 한국이 당면한 위기는 이익사회의 부작용으로 등장한신애국주의의 실종에 있다. 이는 우리만 느끼는 위기가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우리의 선진우방의 지성들이 던지는 회의이며 한국을 다녀간 외국 관광객의 입에서 나오는 충고다.차제에 우리는 개인주의의 천국인 미국의 애국주의를 환기하며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의 한 대목을 잊을 수 없다.“친애하는 국민여러분,국가가 귀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말고,귀하가 조국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물어주시오”나라를 키워 그 속에서 개인도행복해지는 지혜가 우리에게 주어진 천년의 꿈일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 교수 한국정치학회장]
  • [대한광장] 스산한 늦가을에

    늦가을이다.지난밤 바람이 스친다 싶더니 마당에 감나무 잎이 수북이 떨어져 있다.바람이 없어도 매일 아침 낙엽의 숫자가 늘고 있어 당연한 자연의통과과정으로 무심했는데 스치는 바람 정도에 저렇듯 무리져 삶을 마감하는가 싶으니 새삼 심상(心傷)해진다. 주황색 잎사귀가 떨어지자 감은 알몸을 드러내며 조금은 수줍은 듯 움츠리는 것 같다.그러나 지난 여름 폭우며 광풍에도 살아남은 자신의 의지를 뽐내듯 쏟아지는 햇살 속으로 싱그러운 윤기를 더한다.마치 자기 삶의 절정을 만끽하듯 우주를 향해 가슴을 활짝 열고 환호성을 터뜨리는 듯도 하다. 문득 인간 삶의 절정은 어느 시기쯤인가 떠올려본다.자기만족의 순간을 절정(絶頂)으로 꼽는다면 개개인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하나의 목적을 두고 꾸준히 탑을 쌓아올린 삶이라면 탑의 꼭지점이 얹혀지는 바로 그 순간이 정점일 수 있겠고,사업이 번창할 때와 가정의 화목과 건강이 유지되면서 사회적 지위와 명예·부(富)가 최고조로 상승할 때를 자기 인생의 절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나름대로 가진 욕망에 따라 절정의 경험은 타인의 보편적인인식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성취욕이 남달리 강하여 미진한 채로 넘어간 지난 세월의 그 어느 때가 바로 자기 인생의 절정이었음을 고희 줄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는 선배와,하루가 온통 절정의 순간이라며 매일매일 살아 있음의 환희를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동료와,주어진 인생 이럭저럭 아프지 않고 살다 가면 되지 무슨 그런 유별한 순간을 탐욕하고 즐기려 드느냐는 낙천적인친구가 있듯이 절정의 경험 형태와 그것의 가치(존재)판단 등은 각각일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인생의 절정기를 분류해 본다면 광풍에 후두둑 떨어져 살아 남지 못한 감꽃이며 풋감들이지 않고 제 힘으로 우뚝 서 기어이 선홍색 결실로 빛나는 저 감들의 모습처럼 인생의 절정기도 결국 주어진 제 연륜을 낙오하지 않고 살아낸 노년의 시기가 아닌가 헤아려졌다. 결혼한 지 한 달도 안된 아들부부가 감잎투성이의 뜰로 나서고 있었다.아들이 기다란 바지랑대로 홍시가 된 감을 골라 따서 제 신부에게 건네주었다.신부가 감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너무 아름답다고 탄성을 발하더니 한입 가득 깨물었다. 서재의 창에서 몸을 비껴섰다.그들이 혹여 뜰을 내다보고 서 있는 필자를발견하면 무안해질까 싶어서였다.장대가 다시 감나무 속으로 솟구친다 싶더니 아들이 감 한 개를 누런 감잎에 얹어들고 들어왔다.“연시예요! 드세요. ” 아들이 그것을 책상 위에 놓아주고 돌아섰다.“고맙다….네 색시도 좀 따주렴.” 아들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예”하곤 방을 나갔다. 사나흘 전인가는 아들이 퇴근길에 따끈한 군밤을 사왔던 모양이었다.무심코 그들 방 앞을 지나면서 들었다.“맛있지? 어서 먹어.어머니도 군밤을 참 좋아하시거든.이거 갖다드리고 올게.” 필자는 놀라서 아들이 방문을 열기 전에 서둘러 몸을 피했다. 당연한 대자연의 섭리로 주체(主體)의 자리(순위)바뀜이 참으로 자연스럽게 미동됨을 감지했다.초조감 비슷한 감정의 회오리가 일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은 부정적 심리반응에 스스로 당황했다.머리로만 준비하던 ‘물러섬’의 여유가 어찌할 수 없는현실에 닿으면서 본성적으로 머뭇거려졌던 것이다. 아들은 다시 바지랑대를 높여 홍시를 고르기 시작하고 장대의 자극에 감잎들이 우수수 내리면서 부딪는 소리들을 냈다.정원수보다 유실수가 좋아서 좁은 마당가로 버찌·앵두·살구·모과·석류·대추·감나무를 심어놓고 이른봄 움이 터서 꽃을 피우고 결실에 이르는,생성에서 마감까지의 과정을 거의철마다 경험하면서도 이즈음만큼 실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늦가을,자연의 섭리대로 어김없이 굴러가는 뜰을 마주하고 서서 어설픈 웃음을 띤 채 주춤대며 서성거린다. 그냥 가슴이 시려서다.기진할 만큼 저릿하고 흡족한 자기만족의 가사(假死)상태,그런 최고의 인생 포만상태는 흔치 않을 것이라 자위하면서도 또한 정점의 순간은 바로 결실을 맺어 주체의 자리가 양도되는 이때려니 긍정하면서도,가슴을 심상케 하는 스산한 기분을 털어내지 못한다. 金 芝 娟 작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 2000년 아침을 기다리며

    이제 50일 후면 인류는 2000년의 아침을 맞게 된다.그저 새 달력을 넘기는여느 해와는 달리 전세계의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될 것인지 염려해서 각국이 Y2K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우리나라만 해도 수조원을 투입하며 변화의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새천년 동안에 일어날 변화를 가늠하는 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인간의 지혜를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하지만 적어도 새천년의 아침이 정보화사회로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정보화사회는 컴퓨터기술과디지털 통신기술이 결합되어 인간의 두뇌와 두뇌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연결되는 사회를 말한다.지난 1,000년간의 인류의 역사도 인간 두뇌 속의 지식을 심화시키고,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키는 과정이었다.새천년이 시작되면 이러한 지식형성의 속도가 수천 수만 배로 빨라진다는 의미에서 인류사회는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경제는 지식기반경제로 변화되어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두뇌와 시간을경쟁의 요체로 하게 될 것이다.모든 활동공간은 국가중심에서 세계와 가상공간으로 확대될 것이다.기업조직이나 정부조직이 개방적 시장경제체제에 맞게 달라질 것이다.또 개인의 창의가 중시되는 민주적 공동체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이런 변화는 경제분야뿐 아니라 교육,정치,문화 모든 영역에서 일어날 것이다.때문에 지금 전세계는 변화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2000년의 아침을 기다리고,준비하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작년 7월부터 ‘과거를 존중하고,미래를 그려보며’라는 슬로건 아래 새천년의 아침을 준비하고있다.일본은 ‘새롭고 다양한 지혜의 사회’를 지향하는 중장기 비전을 가다듬고 있다. 우리는 97년 말에 당한 IMF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로 위축된 경제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경제시스템을 개방적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시키려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새천년에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금융과 대기업은 물론 정부와 노사관계의 기본틀을 다시 짜고 있다.이러한 개혁과정에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계층의 불만이 있게 마련이지만,만약 개혁의 속도를 늦추게 된다면 우리는 2000년의 아침을자신감과 희망보다는 불안감과 걱정 속에서 맞게 될 것이다. 새천년의 아침을 진정한 희망과 환희 속에서 맞이하기 위해 우리도 선진국사람들처럼 각자의 분야와 위치에서 변화하려는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할때다.2000년 아침을 맞는 각자의 마음속 환희와 희망의 크기는 변화의 크기와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康奉均 재경부장관
  • [대한시론] 민주주의와 달구지 이야기

    요사이 전개되는 정가의 모습을 보노라면 새삼 민주주의가 정말 어렵다는생각을 금할 수 없다.얼마전 지방에서 개최된 학회모임에 갔다가 그 지방 중소기업인과 저녁을 함께 한 일이 있다.그분의 말이 민주주의가 뭐길래 이토록 국민을 불안하게 하느냐고 했다.그 분의 말대로 최근 정치가 돌아가는 양상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극히 불안해 하고 있다. 저녁 9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찜찜한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가 다음날 아침 조간신문을 펴본 국민의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다.어딘지 모르게 국정을책임진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이 나라 살림을 위태롭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정 전반에 걸쳐 단합된 생동감이 없으며 새로운 천년을 향한 국민적 비전도 분명치 않다.뚜렷한 희망도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이 출근해 보면 뭔가 시원스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 중소기업인의 독백이다. 지금 우리는 최초로 민주주의의 시련에 빠져 있다.김영삼 정부가 민주주의의 이행단계였다면,김대중 정부는 민주주의의 공고화단계에 있다.민주주의이행단계에서 국정을 운영한 김영삼 정부는 나름대로 ‘민주화의 환희’ 속에서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여기에는 막연하나마 민주화에 대한 거국적 희망과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공고화단계에서 국정을 책임 진 김대중 정부에 와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거의 모든 민주주의 공고화단계가 그러하듯이,민주화에기대했던 신비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으로 나타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즉 민주화가 되면 만사가 쾌청하리라고믿었던 신비감이 깨지면서 국민적 실망이 민주주의를 불신하게 되는 상황에이른 것이다. 예일대 J.린츠 교수는 그의 저서 ‘민주화의 이론과 사례’에서 이를 ‘민주화의 탈신비성 딜레마’라고 했다.‘국민의 정부’도 이러한 딜레마로부터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공고화되는 단계에 있으며 이 단계는 개혁이 동반하는 정계의 전환기적 혼돈과 갈등으로 기대보다는 실망으로 가득하다.구시대의 여당이 야당이 되고,한때의 야당이 여당이 되어 모두가 여야의 정치와역할을 공부하며 실습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성과 감성이 엇갈리고 공생적 윈윈게임을 배우면서 실수도 범하기 마련이다.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민주화라는 것이 고작 정쟁이나하는 것인가 하는 환멸을 느낄 것이나,이는 민주화가 넘어야 하는 피치 못할 고비가 되고 있다.민주주의의 신비성이 벗겨지면서 그 신비에 가려있던 갖가지 모순과 비리 및 이상과 허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우리의 민주주의는이제서야 생산적인 “비판과 반대의 정치”를 공부하면서 끌고 밀며 당기는수레바퀴를 움직이려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대명사는 지지와 성원의 정치가 아니라 반대와 불협화음의 정치라고 한다.때문에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익단체와 각종 시민단체 그리고 대칭적 정치단체를 요구하며 따라서 정당정치를 필수조건으로 하고 있다.그러나이 모든 정(正)과 반(反)은 갈등과 협상과정을 거쳐 합(合)에 이르게 됨으로써 수레바퀴가 굴러가게 마련이다.아니 수레바퀴 보다는 차라리 달구지 이야기를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달구지를 굴러가게 해야 한다.달구지가 굴러가게 하려면 앞에서 소를 끄는 사람도 있어야 하며 뒤에서 미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는 짐을 가득 싣고 울퉁불퉁한 진흙길을 가고 있다.정부와 여당이 앞에서 소를 끌고 가는 동안 야당은 뒤에서 달구지를 밀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목적지를 정하고 이를 향해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하여 적절한 속도로 소를 몰아야 할 것이다.야당은 뒤에서 달구지를 밀면서 이리 가라저리 가라 또는 천천히 혹은 좀더 빨리 가라는 훈수를 두게 마련이다.여기서 소를 끄는 여당과 달구지를 미는 야당이 정쟁으로 마주서면 민주화라는 달구지는 한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선거철을 앞둔 국민의 선택은 과연 누가 잘하고 있는가를 가려서 소를 모는사람과 달구지를 미는 사람 중에서 어느 한쪽을 성원할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교수 한국정치학회장]
  • [고시촌 산책] 실패 빨리 추스리고 初發心으로 시작을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갔다온 느낌입니다.마음잡기가 너무 힘들어요” 행정고시 2차 합격 후 축하사례로 정신이 없었던 P씨.3차 면접에서 떨어져다시금 떨떠름한 심정으로 고시촌으로 돌아오면서 한 하소연이었다.자격증시험과 달리 3차에서 몇명씩은 떨어뜨리는 공무원시험은 최후까지 마음을 놓을수 없다. 올해도 후반기에는 합격자 발표가 연이어 있다.“축하합니다…” “…명단에 없습니다” 밤 12시부터 시작되는 음성자동전화 메시지로 공식 확인도 하지만 명단이 먼저 입수되는 고시촌이나 통신망에는 합격 여부를 확인하려는수험생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환희와 눈물이 교차하는 시간들은 발표 후 한동안 지속된다.그러나 시험은어차피 떨어지는 사람이 훨씬 많은 법.다음해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넉넉지못한 게 현실이다.하루빨리 자신을 추스려야 한다. 다시 시작할 것인지,다른 길을 갈 것인지를 냉철하게 결정해야만 한다.몇개월을 더 한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은 시험 후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1차에서 2개월,2차에서 4개월 걸린다.다른 시험들도 몇개월씩은 걸리니 그 기다림만으로도 지루하다.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시간들이라 이왕이면 발표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시험 주관처의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요즘은 시험을 보고나서도 고시촌을 떠나지 않고 스터디나 강의를 듣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불안한 시험결과 때문이기도 하다.시험 직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지만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음해를 설계하기에는 사실 꽤 의지가 필요하다. 얼마간은 시험을 잊고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시간들을 갖는 게 좋다.힘든 상황들을 잘 극복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P씨도 실의를 빨리 극복하고 패인을 분석해서 처음 시작하던 그 마음으로 되돌아가 다음해는 최종까지 합격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吳善姬 고시컨설턴트 유망고시길라잡이 대표]
  • 소설가 구효서, 새 창작집 ‘도라지꽃 누님’ 펴내

    소설가 구효서가 중·단편 11작품을 묶은 ‘도라지꽃 누님’(세계사)을 펴냈다.‘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이후 4년만이다. 그의 소설은 재미있는 것으로 정평이 있다.‘도라지꽃…’ 역시 이런 기대를 충족시킨다.예전 작품보다 쉽게 읽히면서 재미는 더한 것 같다. 구효서는 이 작품들을 쓰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한다.‘자식이 마음대로 안되고,골프가 마음대로 안되듯’ 소설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교만과 개성 따위로 미화되던 것들이 정작은 교만과 아집에 지나지 않았다고 술회하고 있다.이전에 보여주었던 ‘소설적 실험’들이 결국 작가 자신도 편치 않았고,독자들도 편케하지 못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도라지꽃…’이 재미를 주는 진짜 이유는 그가 작가로서의본령을 비로소 자각한 뒤 썼다는 데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도라지꽃…’은 중·단편을 한데 모은 것이지만,읽다보면 등가적인 작품을 나열한 조곡(suite)이라기 보다는,개별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국하나의통일된 구조를 갖고 있는 교향곡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북녘 어머니와의 해후를 위해 미친 듯 옛집를 지킬 나무를 구한다는 다소무거운 주제를 다룬 ‘나무 남자의 아내’는 1악장쯤이라고 할만 하다.이 작품에선 작가를 ‘주인공 아닌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진짜 주인공’들을관찰케하고,그들의 비밀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긴다.‘소설가 소설’이라는 용어를 회자시키는 이유일 것이다. “사랑한다”가 아니라 “아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남편을 거부하는 ‘그녀는 누구와도 다르지 않았다’가 가볍게 읽히지만 내용마저 가볍지는 않은 2악장이라면,반신불수의 아내를 위해 10년 동안 생리대를 사며 아이를 기다리는 ‘포천에는 시지프스가 산다’는 3악장의 고뇌에 해당한다. 4악장은 ‘도라지꽃 누님’이다.‘눈밭같고,소금밭같이’ 만발한 도라지꽃은 누님의 자연회귀를 상징하기도 하지만,작가의 염원을 상징하기도 한다.‘도라지꽃…’을 새 창작집의 제목으로 삼은 것도 이 작품이 ‘환희의 송가’에 해당하기 때문은 아닐까. 서동철기자
  • 가볼만한 여름밤 등산코스 8選

    여름이 광기의 마지막 무더위를 토해내며 서쪽 고갯마루를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그 여름이 고갯마루를 다 넘어가기 전에 여름밤의 낭만적인 야간등산을 떠나보자.별을 벗삼아 떠나는 야간산행은 짜증나는 무더위와 현실생활에지친 고단한 삶의 피로를 씻어주는 청량제가 될 것이다. 야간등산은 그 자체로도 즐겁지만 ‘희망찾기’ 여정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밤의 어둠을 뚫고 랜턴 빛을 따라 험준한 산을 오르는 일은 그 산너머에서 솟아오르는 찬란한 아침해를 맞는다는 희망이 있어 더욱 신난다.인생의 어둠도 험준한 극복의 준령을 넘으면 삶의 환희로 바뀐다는 것을 야간등산에서 배운다.밤이 깊을 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자연의 섭리는 지친 영혼들에게 얼마나 값진 위로인가.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줄 야간등산은 매우 경제적이다.교통체증으로 도로에서 낭비하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보통 밤 9∼10시 정도에 출발하기때문에 길이 막히지 않는다.야간등산은 산악회에서 등산객을 모집하여 가는경우가 대부분인데 버스안에서 자기 때문에 별도의숙박비도 필요없다. 야간등산은 여름에만 가는 것은 아니다.계절에 관계없이 야간산행을 하지만 여름밤의 산행은 피서로서의 의미도 있다.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깨끗한 계곡은 더위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밤으로의 초대를 위한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있다.차에서 잔다고 하지만 충분한 잠을 자지못하기 때문에 수면부족의 문제가 있고 밤에 산을 오르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여름에는 특히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계곡물이 갑자기 난폭한 격류로 급변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야간등산은 토요일 밤에 출발하여 일요일 새벽 3∼4시쯤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등산장비는 일반 등산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랜턴 등 밤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추천할만한 여름밤 등산 코스를 알아본다. 오대산 노인봉·소금강 계곡(1,338m) 코스:진고개휴게소∼1243봉∼노인봉정상∼낙영폭포∼만물상∼구룡폭포∼무릉계곡(7시간). 덕유산(1,614m) 코스:삼공리 주차장∼신대휴게소∼백련사∼향적봉산장∼중봉∼덕유평전∼동엽령∼칠연폭포(7시간30분). 두타산(1,353m),청옥산(1,401m):강원도 동해시 삼화동,삼척군 하장면, 코스:상가주차장∼삼화사∼산성입구∼천봉∼두타산·박달령∼청옥산∼연칠십령∼사원터∼문간재∼무릉계곡(9시간). 민주지산(1,242m):충북 영동군 용화면,전북 무주군 설천면. 코스:물한리 종점∼황룡사∼잣나무숲길∼미나미계곡∼삼도봉∼민주지산∼속새골∼황룡사(7시간). 응봉산(998m):경북 울진군 북면,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코스:덕구온천∼용수폭포∼응봉산∼도계능선∼성진광업뒷고개(6시간). 재약산(1,189m):경남 밀양군 단장면,울산시 상북면. 코스:표충사∼흑룡폭포∼층층폭포∼미륵봉∼재약산∼사자봉∼천황사(7시간30분). 지리산 천왕봉(1,915m) 코스:백무동∼참샘∼제석봉∼천왕봉∼법계사∼칼바위∼중산리(9시간). 설악산 대청봉(1,708m) 코스:오색∼설악폭포∼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휴게소∼사자바위∼쌍룡폭포∼백담사∼용대리(12시간). 이창순기자 cslee@
  • [대한시론] 8·15와 겨레 손잡기

    올해 ‘8·15’는 민족해방의 환희와 민족분단의 비극이 동시에 교차한 저1945년 8월 15일이 의미하고 있는 ‘광복절’ 반세기이자 1900년대를 마감하는 역사적인 ‘8·15’이다. 한민족에게 있어 20세기,즉 현대사 100년은 수난과 오욕으로 얼룩진 역사이며,이 땅의 모두가 식민지 지배,민족분단,민족대동란을 겪으면서 눈물없이는 보낼 수 없었던 고통스런 삶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이 민족의 수난사를 우리는 결코 ‘남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가 역동적인 근대문명의 회오리속으로 휘말려 들어간 19세기에도 여전히 봉건문명과 절대왕정을 고집하다가 나라를 잃었고,민족 내부의 다원주의와 민주적 공존의 원리를 체득하지 못함으로써 강대국들이 좌우한 민족분단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분열과 대립의 역사가 21세기에까지 연장되어서는 안된다는 자각들이 이제 국민들 속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은 참으로 고무적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리하여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 되기 위해서는 남북 어느 쪽이나 간에 ‘무력’에 의존하려 해서는 안되고 화해와 교류의 폭을 자꾸만 넓혀가서 마침내는 ‘평화적’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의 확산을 우리는 지난 6월의 ‘서해충돌’(필자는 이것을 ‘교전’으로 규정하는 데 반대한다) 당시 국민들의 너무나 차분한 반응에서확인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현 김대중 정부가 일시적 돌발사태에 흔들리지 않고 북쪽에 대해 포용정책의 기조를 확고히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데 힘입은바가 컸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서해충돌’이후 북쪽의 경계심이 증폭되고 남쪽이 ‘상호주의’를 보다 강화함으로써 남북정부간 대화는 일시적으로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 여파였는지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민간인 교류도 뜸해지더니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서 이제 민간인 방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미묘한 시기에 남한의 200개가 넘는 민간단체들이 ‘99 민족의 화해와평화통일을 위한 겨레 손잡기 대회’ 추진본부를 결성하고 다가오는 8·15에 시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서울과 판문점 부근에서 ‘인간띠’를 이으면서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기원하고자 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행사에는 단체들 뿐만 아니라 남북 이산가족,청소년,남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도 광범위한 참여가 이루어져 이 ‘인간 띠’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향한 한 마음을 일궈내는 계기가 되기를….그리하여 이 ‘겨레 손잡기’가 2000년대가 시작되는 내년에도 이어지고 이 화해와 통일을 기원하는 남쪽사람들의 기원이 북쪽에도 전달되어 남북이 손을 맞잡을 때,우리의 평화통일은 그 어느 강대국도 저지할 수 없는 민족적 에너지로 결집되지 않을까 한다. ‘방휼지쟁(蚌鷸之爭)’이란 말이 있다.도요새가 큰 민물조개를 잡아먹으려다 조개에 물려 꼼짝 못하고 있을 때 어부가 둘 다 잡아가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지금보다 2,000년도 더 이전 중국 춘추전국시대로부터 유래한 고사성어인데 내용인즉 소국들이 작은 이해다툼으로 전쟁으로 해결하려고 다투다가 강대국들의 개입을 가져온 역사적 사례들에 대한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과거지사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있다.멀리 돌아볼 것도 없이 얼마전 유고연방과 코소보자치주 간의 인종적·종교적 갈등이 내전으로 치달아 국제적 개입을 불러일으키고 마침내 다국적군의 주둔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만약 또 한번 남북이 대결로 치닫는다면 한반도는 다시 국제적 각축장이 될 것이다.그러나 우리가 남북의 화해와 공존,그리고 평화통일로 나아간다면 21세기 한민족은 아시아로,세계로 지금보다 더욱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成裕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아프가니스탄이여,안녕’/오지탐험가 김병호씨 장편

    아프가니스탄에는 어디를 가나 진흙으로 만든 무덤 같은 집들이 숨구멍만한 공기통을 내놓은 채 드문드문 서 있다.식수가 부족해 일년에 한 번 이상 목욕을 할 수 없고,식량이 모자라 양고기와 ‘논’이라 불리는 밀가루 빵을 먹으며 삶을 꾸려간다.이제 아프가니스탄은 옛 실크로드의 영광은 간데없고 바위덩어리만 뒹구는 불모의 땅이다.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아프가니스탄처럼 아름다운 곳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그곳에 사랑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오지문화 탐험가로 잘 알려진 김병호씨의 장편 ‘아프가니스탄이여,안녕’(푸른숲)은 아프가니스탄 척토에 핀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일깨워주는 소설이다.작가는 모래먼지 날리는 투르키스탄 사막에 비극적인로맨스를 펼쳐 놓는다.사랑이 때로 인간을 얼마나 강건하게 만드는가,‘지금-여기’에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환희인가를 작가는 역설로 보여준다. 주인공은 운동권 출신으로 고국을 등지고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와 구호활동을 하는 민석.그는 이슬람명문 출신의 처녀 루스카와 가까워진다.오랜만에이성으로부터 아득한 연정을 느낀다.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인습과 종교의 벽에 부딪친다.“바위를 뚫고 피어나는/엉겅퀴 꽃도/열흘을 넘기지 못하고/창공을 나는/비비새도/힌두쿠시를 넘지 못해요” 루스카는 민석에게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한이 서린 전통민요 한 구절을 남기고,이들의 사랑은 종말을맞는다. 민석은 루스카와의 사랑의 역사가 담긴 붉은 사인펜 자루를 아무다리요 강언덕에 묻는다.사랑은 비록 비극으로 끝났지만 슬픔도 때로는 힘이 되는 법. 민석은 그 절망의 힘으로 세상을 새롭게 이해하고,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한 시대와 악수를 한다. 작가는 현재 태국의 치앙라이에 머물고 있다.그는 1,300년전 당나라에 끌려간 고구려 후예들의 이야기를 그린 ‘치앙마이’와 고구려 후예들이 중국에세운 이정기 왕국을 배경으로 한 ‘고구려를 위하여’라는 두 권의 역사소설도 냈다.김병호의 소설은 문학적 기교가 승하지 않은 만큼 담백하게 읽힌다. 김종면기자
  • [특별기고] ‘민들레’들의 눈물과 손수건

    신록의 5월이 가고 녹음 짙은 6월이다.그런데 해마다 오가는 5월과 6월이왜 아직도 우리에게는 계절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찾아오는지…. 5월 하면 61년 5·16 군사쿠데타와 80년 광주 5월 민주항쟁이 떠오른다.한국 현대사에서 5월은 우리에게 두 번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를 안겨준 달이다. 그리고 6월은 50년 6·25전쟁의 비극과 87년 ‘6월항쟁’의 환희를 교차시킴으로써 우리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현재 우리는 6월항쟁 12주년을 맞고 있고 시민·사회단체 및 각계 인사들이시국선언과 기념식, 시민달리기 대회, 민주대합창 1999 등 갖가지 행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념행사의 규모만큼이라도 우리가 지난날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젊음을 불사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위로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유가족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고인들의 명예회복을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서 6개월 이상 국회의사당 앞 길거리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의 농성투쟁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 ‘민들레-한많은 어버이의 삶’이최근 한 독립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돼 필자는 이 영상물을 지난 8일 민언련회원들과 함께 명동성당 구내 땅바닥에 앉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없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이후,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즐거운 일이 있어도 웃음을 되찾을 수 없게 된 열사들의 어버이와 유족들이그 ‘잿빛 삶’도 부족하여 아직까지도 노숙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찾아가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손수건을 꺼내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비로소이 땅에 진정한 민주의 꽃이 활짝 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 이 메마른 땅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는 각종 의혹과 스캔들의 바닥에는 일부 상류계층의 개인주의와 출세주의가 깔려 있다. 최근 국민들의 여론을 들끓게 한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조폐공사 노조 파업유도’ 발언만 해도 그렇다.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아직도 ‘공안사건’ 차원으로 다루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참으로개탄스러운 점은 그러한 ‘공작’이나 ‘탄압’을 마치 큰 공적이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고위 공직자들의사고방식이다. 설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긴다 할지라도,우리 사회는 해고에 대한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공안 공작’ 의혹에 대해 김대중대통령이 국정조사권 발동에 동의한것은 환영할 일이다.그런데 국정조사가 착수되기도 전에 언론들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래서는 정말 안된다.여야 모두가 작은 절차로 티격태격하기에 앞서,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저울질하기 앞서,이번에야말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한번 제대로 밝혀보자는 대승적인 합의부터 하라. 적당한 폭로와 적당한 은폐,또는 흥정,혹은 당리당략으로 국정조사가 요식행위로 끝난다면 국민들의 정치불신,국회불신은 회복불능에 빠질 것이다. 6월항쟁 12주년,지금 우리의 민주화는 민주화운동 때문이거나 IMF 때문이거나 간에 고통의 눈물에 젖은 무수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줄 따뜻한 손수건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사회의 온갖 음습한 모순과 비리구조에 대한 진실한 원인규명과처방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成 裕 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볼트강 라트/’사랑 그 딜레마의역사’

    단테에게 사랑은 내면의 지옥을 지나 천국으로 가는 행복의 사다리였다.그러나 20세기 말의 사랑은 우연히 만난 남녀가 불타는 가슴도 없이 ‘가벼운황홀함’에 탐닉하는‘도구’로 전락했다.그들은 언젠가 헤어지리라는 것을알고 있으며 그리움 때문에 생활이 피해를 입는 일도 없다.사랑은 이처럼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으면서 시대에 맞는 전설과 신화를 만들어오고 있다.독일 작가 볼프강 라트는 그의 저서‘사랑 그 딜레마의 역사’(장혜경 옮김)에서인류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을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현대의 니체·프로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설명한다.그러나 단순한 사랑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사랑·결혼·성의 문제 등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를 조명한다. (끌리오 1만원) “사랑 그 자체는 고유하고 본질적이다.인생에서 만나기 힘든 ‘보석의 섬광’이다.그러나 사랑은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다르게 해석돼 왔다.낭만적인 사랑의 역사는 겨우 250년에 지나지 않는다.18세기에 와서야 인간은사랑과 결혼을 함께 묶어 생각했고 한 사람과 일생을 함께하는 행복을 약속받았다”고 라트는 말한다.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이상은 절제의 미덕이었다.‘자신을 통제하며 주체적으로 사랑하라’는 말이 그 시대의 사랑에 대한 주제어였다.플라톤은 욕망과 절제의 동성애를 가장 이상적이고 자연스런 사랑의 형태라고 말했다.중세의사랑관은 욕망을 억압하면서 방탕을 허용했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은 18세기 ‘낭만주의 사랑’이라는 감상적 사랑의 시대를 거쳐 19세기에는 ‘상상의 사랑’이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프랑스 작가 플로베르가 쓴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 엠마로 대표되는 이 사랑의 형태는 환상이 현실의 사랑을 대신했다.환상의 사랑을 맛보기 위해 현실의 애인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다.20세기 초에는 고조된 분위기와 순간의 쾌락이 물결쳤다.베데킨트의 ‘봄의 깨어남’에서는 족쇄에서 풀려난 사춘기의 성이 무대위로 올랐다.고삐에서 풀려난 사랑은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카뮈는 ‘이방인’에서 늙은살라모노와 그가 키우는개와의 절망적인 의존관계를 그리며 그 시대 사랑이 안고 있던 내면의 고독과 쓸쓸함을 비유했다.20세기에는 눈부신 진보가 있었으나 사랑만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했다.사랑의 도취는 열매를 맺지 못했고 환희는삶을 촉진하지 못하고 너무도 빨리 식어버렸다.토마스 만,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20세기 식어버린 열정을 대변한다.“현대인들은 사랑을 하고 있어도 고독하다고 느낀다.권태와 둔감,무감각,타인과의 충동적인 섹스로감정을 회복하는 기쁨만이 만연하고 있다.섹스를 즐기고 파트너를 바꾸고 영원한 사랑이라는 ‘유치한 신화’를 지워버릴 수 있게 됐다”고 바트는 말한다.그러나 사랑은 문화와 문명을 낳은 원동력이었다고 그는 강조한다.그러한 사랑 속에는 풀리지 않는 딜레마가 있다.“성적이든 정신적이든 사랑은 보다 많은 것을 원하며 항상 갈증에 애태운다.”이창순기자 cslee@
  • 곽재구시인 6번째 시집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빛살 터지는/강변을 거슬러 오르며/나는 내 언어의/금속세공업자가 됩니다//밟히는/모래 한 알 한 알마다/참으로 오만하고 우아한 열정이라/새겨 넣을 겁니다/떨어지는 빛살 한 올 한 올마다/꼭 그렇게 새겨 넣을 것입니다//그리고 언젠가/내가 하늘의 찬란한 기술을/다 익혔을 때/당신이 벗은 발로찾아오던/그 날의 긴 설레임과 환희를/금빛의 강물 위에 새길 것입니다”(‘참으로 오만하고 우아한 열정’ 전문) 우리 시대의 삶과 사랑을 순정하게 노래해온 시인 곽재구(45).맑은 바람과 물살을 벗삼아 섬진강변 한 작은 마을에서 시를 쓰며 살고 있는 그가 새 시집을 냈다.‘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열림원).83년 데뷔 시집 ‘사평역에서’ 이후 여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 김용택은 섬진강을 일러 “누이 같은 강”이라고 했다.그렇다면 또 한 명의 섬진강 노래꾼 곽재구에게 섬진강은 무엇인가.그것은 바로 “설레이는 영혼”과 동의어다.아름답고 수줍고 가녀린 섬진강변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써야 할 시의 목소리를 들었다.등이 휘어지도록 삶이 버거운 것일지라도 ‘섬진강을 닮은’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라는 것.그 믿음은 한 편의 시가 돼 우리의 지친 영혼을 어루만져 준다.“늦은 밤/구례구역 앞을 흐르는/섬진강변을 걸었습니다/착한 산마을들이/소울음빛 꿈을 꾸는 동안/지리산 능선을 걸어 내려온 별들이/하동으로 가는 물길 위에/제 몸을 눕혔습니다/오랫동안/세상은 살만한 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억압과 고통 또한 어두운밤길과 같아서/날이 새면 봉숭아꽃 피는 마을/만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밤편지’중) 곽재구가 섬진강을 처음 만난 것은 1975년.그는 그 때를 이렇게 회고한다. “강변에는 바람이 불고 희디흰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지요.그 꽃들을처음 보았을 때 나는 꽃의 이름 보다는 그것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을 먼저생각했습니다” 눈감으면 바람결에 수북히 밀려오는 꽃향기,삽상한 바람,고운 물빛….그는 섬진강의 자연에 취해 시정(詩情)의 늪으로 사정없이 빨려들어 갔다.‘연화리 연작시’ 33편을 포함한 이 시집에는 그런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황토산 자락에 연분홍 첫사랑의 숨결을토해놓는”(‘배꽃’중) 배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강변 오두막에서 그는삐걱이는 나무계단을 밟고 찾아올 ‘당신’을 기다린다. 그런가하면 “한때사이비 혁명의 숨결을 닮았다”(‘큰눈 내리는 날’중)고 여겼던 눈을 바라보며 “삶이란 전쟁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정육면체의 얼음주머니를 굴리는일”(‘얼음주사위’중)과 같다는 상념에 빠지기도 한다. 이 시집에는 강변의 오두막집,집 앞의 나루,낡은 나룻배 등이 자주 등장한다.시인은 가끔 그 나룻배를 타고 강을 오르내리며 찾아오는 이들을 태워준다.그리고 그들로부터 세상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바람,안개,비,별 등도 시인에게는 하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의 친구.그런 만큼 그의 시에는 ‘팬사이키즘’ 곧 범심론(凡心論)의 분위기가 감돈다.그는 올 연말 ‘포구기행’이란 산문집도 낼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英·獨 포함 동구권 첫 무대

    ?맏灌茅鵝뵈? 任泰淳특파원?맙痢?나라 전통 음악인 정가·정악이 음악의 본고장 유럽에 잔잔히 울려 퍼졌다. 지난달 8일 체크를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에 들어간 국립 국악원 정가·정악단은 30∼31일 베를린 공연을 끝으로 예정됐던 독일,영국,헝가리,프랑스,스페인 등 7개국 9개도시에서의 15회 공연을 모두 마쳤다. 이번 공연은 여러가지 가능성과 함께 한계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공연단은 국립 국악원 정예 연주자 15명,스태프 2명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있다.통상 정악단이 40∼50명의 대규모 인원으로 편성되는 것에 비하면미디엄 사이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연단은 간편체제로도 정악의 묘미를 그런대로 살려내 청중들의 호응을 받았다.비록 시조를 노래하는 정가는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궁중음악과 무용으로 구성된 정악은 볼만 하다는 반응을 받았다.영국,헝가리에서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감동과 환희의 연속’이라는 의례적인 공치사도 받았지만 “미지의 세계로 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유럽 음악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준다”,“움직임이 느린 춤은 우아하고위엄이 있었으며 동양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체크,헝가리 등 동유럽에는 정악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이어서 우리 전통음악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할 수 있다. 공연단은 또 공연 말미에 현지 민요를 들려 줘 현지인들의 환영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영국 민요 ‘그린 슬리브즈’를 들려주자 청중들이 5분간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독일 뮌헨에서의 1차공연에서도 앙코르 세례를 받았다.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도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 중 청중들의 인기를 끈 것은 황병기씨의 가야금 산조 ‘침향무’로 유럽인들은 크레셴도에서 데 크레셴도로 이어지는 가야금 소리에 많은 박수를 보냈다. 조성래 단장은 “사물놀이,판소리 등 민속악의 유럽 공연은 1,000여회에 이르지만 중규모 정악단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러나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반응이 좋아 프로그램을 다양화시키면 중규모의 정악단으로도 유럽 공연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악이 전통문화 소개의 차원을 넘어 민속악처럼 문화상품으로 받돋음하기 위해서는 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유럽인들의 음악에 대한 정서가 기본적으로 동적이기 때문이다. 문화사절단에 대한 해외 공관의 지원도 차이를 보였다.이기주 독일대사는“구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사물놀이 팀을 왜 보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상식이하의 발언을 해 공연단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반면 영국 공연에서는 한국음악 전공교수가 20여분간 설명을 해 줘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 저자와의 대화-‘한국의 전통춤’ 펴낸 정병호교수

    “춤은 사람을 가장 즐겁게 해주는 최고의 예술입니다”.춤의 예찬론을 펴는 정병호 중앙대 명예교수(72)는 어린이와 같은 천진한 행복에 빠진다.춤은 그에게 생명의 빛이다.춤과 함께 자란 그에게 춤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 춤의 환희는 그를 춤의 세계에서 떠나지 못하게 해왔다. 전남 나주의 대지주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집안 농악대의 뒤를따라다니며 춤의 세계에 빠졌다.중앙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공부했지만 춤꾼의 길은 접었다.춤을 연구하는 학자의 길을 택했다.그는 전통춤 이론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60년대부터 30여년동안 사라져가는 민속과 전통춤을 발굴하기 위해전국을 누볐다.궁중춤 외에는 문헌상의 기록이 거의 없어 구전으로 내려오는 춤의 내용과 형식 등을 현장을 찾아가 채록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실체를 파악했다.그 현장기록을 바탕으로 전통춤의 이론적 체계를 정리,‘한국의 전통춤’이라는 책으로 펴냈다.(집문당 4만원).이 책은 서울시스템에서 CD롬으로도 제작됐다. 그는 전통춤을 종교의식춤·민속춤·교방춤·궁중춤 등 크게 4종류로 분류한다.세분화된 전통춤의 종류는 376가지로 분류한다.“전통춤을 376가지로세분화한 것은 자신이 처음”이라고 정 교수는 말한다.그는 다양한 춤의 세계를 많은 화보와 함께 소개한다. “한국춤에는 인간적인 한과 슬픔을 풀어 환희로 전환시키는 삶의 정신이있다.일본춤에는 죽음의 미와 같은 비극미가 있지만 한국춤에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환희의 세계에 도달하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그는 책에서쓰고 있다. 그가 사랑하는 민속춤은 그러나 마을에서 사라졌다.마을에서 민속춤이 사라지며 신바람나는 기층문화도 없어졌다.“민속춤은 민중이 스스로 흥에 겨워추는 춤이어야 합니다.그러나 기능보유자나 예술가들에 의한 보여주는 ‘공연예술’로 변질됐죠.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는 민속춤의 보존 정책에도 변화의 때가 왔다고 말한다.“단순히 보존에머물러서는 안됩니다.마을 사람들에게 전승시켜 마을의 축제로 만드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그는 ‘마을춤 진흥회’를 만들어 우선 농악을 중심으로 민속춤을 마을로 되돌리려는 꿈을 현실화 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전통 예술춤의 현실도 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무용가는 자기춤을 춰야 합니다.그러나 대부분의 무용가는 배운대로 반복할 뿐이죠.원형을 유지하며 자신의 춤을 창작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우리시대에 만들어진 전통춤이있어야 합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춤에 대한 애정과 집념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그는 신바람나는 공동체 문화가 춤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신명이나야 우리 민족은 흥한다”며 춤의 사회학적 중요성도 강조한다. 李昌淳 cslee@
  • ‘하얀 추억’ 만들자…눈꽃축제로의 초대

    환상적인 설경 아래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겨울의 낭만과 아름다운 추억을만들 수 있는 눈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태백산눈축제’와 ‘한라산 눈꽃축제’는 올해로 각각 6회와 3회째를 맞고 있는 단골 눈축제.이들 축제는 눈조각대회,썰매타기,설산 등반,그리고 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태백산눈축제 ‘눈 사랑 그리고 환희’라는 주제 아래 23일부터 31일까지 태백산눈축제위원회(0395-550-2353) 주최로 태백산도립공원과 시내일원에서 개최된다.22일전야제 행사로 공군축하비행과 군의장대 군악대의 시가퍼레이드,불꽃놀이,중앙로 특설무대의 인기 연예인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제4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밝혀줄 성화가 축제기간인 26일 태백산 천제단에서 채화돼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화려한 눈축제에 앞서 눈조각경연대회가 이미 17일부터 태백산 도립공원 시민헌장비 옆에서 진행되고 있다.전국 각 미술대학생 20여개팀이 참가해 21일까지 경연을 벌인다.이밖에 23일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댄스경연대회,24일 겨울산행을 만끽하는 태백산 등반대회가 열린다.시민들이 참여해 벌이는 눈사람만들기와 동계아시아경기대회 성화채화를 기념하는 시민눈길달리기가 행사 중 열리고 등산객 및 관광객이 즉석 참여하는 맨발로 눈위에 오래서있기 행사도 마련된다.특히 태백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궁썰매타기가 31일 마지막 행사를 장식한다. ▒한라산눈꽃축제 23일부터 31일까지 어리목을 중심으로 제주전역에서 펼쳐진다.제주축제문화연구원(064-744-1064)이 직접 기획해 제주의 성격을 충분히 살렸다. 어리목의 ‘동화의 나라’와 어승생의 ‘환희의나라’ 두 곳이 주 행사장.동화의 나라에는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새끼돼지몰이 마술쇼 눈길미로탈출 크레용벽화 등이 그 것이다.환희의 나라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눈싸움 눈썰매 조랑말썰매 눈사람만들기 얼음볼링 연날리기 등이 열린다.한편 윗세오름에서는 눈조각 경연대회가 펼쳐지며 한라산 설산등반도 매일 있다.한라산 등반은 오전 9시 이전에 입산해야 한다.이밖에 중문해수욕장에선 펭귄수영대회,도립목장에선 전통대나무 스키경주와 조랑말썰매 이색썰매경주 등이 펼쳐진다.金聖昊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