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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민족대회」 순수해야 한다(사설)

    조국 광복의 달 광복의 날에 전국민적인 통일염원을 담은 범민족대회가 그야말로 순수한 입장에서 열린다면 그것은 오랜만에 찾아오는 민족적 환희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20일 선언된 「민족대교류」 원칙에 합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그 대회가 민족적 대의에 입각하여 남북한 각계각층 민족구성원 모두의 참여로 열린다면 그곳이 판문점이건,서울 평양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측은 오늘까지 여전히 전민련등 그들이 선별하는 단체에 대해서만 「초청」하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것부터가 범민족대회라는 이름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다. 그들 대표가 대회 예비실무회담에 참석하러 26일 서울에 온다지만 그쪽에서 회담상대로 전민련만을 고집하고 초청범위를 확대하지 않는다면 일은 그르쳐지고 말 것이다. 범민족대회는 남북한 양쪽의 어느 특정단체나 특정인사들만 참석해서는 안된다. 글자 그대로 범민족적 집회여야 하는 것이다. 남북한 각계각층,도시와 농어촌,산간벽지와 도서,탄광촌과 오지 그리고 해외동포대표 모두가 거족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민족구성원 모두가 모여서 상호신뢰와 이해를 증진하고 남북 관계개선과 통일에 도움되는 모든 의견을 나누며 축배를 들면서 소리높이 통일을 합창해야 한다. 남북한 왕래와 통일문제 접근에 있어 그동안 견해를 많이 달리해온 정부와 전민련이 범민족대회의 성격과 참여문제에 의견의 일치를 보인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지금 우리는 북한측의 거부반응에도 불구하고 민족대교류 실현을 위한 여러가지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범민족대회에의 참여방침도 그 하나이다. 따지고 보면 민족대교류는 먼곳에 있지 않다. 남북한 모든 주민이 통행증 한장 갖고 고향에 가고 이웃나들이 하듯이 오고간다면 그것이 바로 교류이다. 그 교류와 대화의 축적이 또한 통합이요 통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될때 양쪽의 이념이나 체제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근본이치이다. 지금 비록 분단상태지만 흐르고 넘치는 물은 내를 이루고 강을 건너 바다에서 합류하게 된다. 범민족대회가 민족적 순수성과 역사성만 살린다면 그 대회는 분단민족을 합류시키는 물의 근원지가 될 것이다. 북한이 고집만 꺾는다면 범민족대회는 성사될 것이다. 아니 한번 성사를 시켜보도록 하자. 우리가 비록 그것으로 하여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체제와 이념은 인위적인 것이다. 그러나 민족은 역사와 진실앞에 엄숙하고 경건한 영원한 존재이다. 민족을 내세워 정치적 전략을 성취하려거나 민족의 이름으로 선전선동을 하겠다는 속셈은 버려야 한다. 우리 정부와 전민련이 범민족대회와 관련하여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는 깊은 의미를 북한측은 알아야 한다. 지금은 북한측이 민족대교류를 거부하고 있지만 조만간 그들이 호응해올 것을 우리는 확신하고 기다릴 것이다. 그 전에 범민족대회만이라도 순수하게 성사시켜 보자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도 무언가 해내야 하는 것이다.
  • 법질서 깨놓고 민주정치 하려는가

    ◎의원 폭력·장외투쟁은 국회 거부행위 그동안 사람들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민주화가 되면 모두가 자유와 풍요 그리고 평화가 보장되는 바람직한 세상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또한 6공에 들어선 후에는 5공비리가 매듭지어지고 또 여소야대의 정치불안이 극복된다면 이 나라가 선진민주국가의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낙관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러한 요건들이 충족되고 거대여당까지 출현하여 정치사회 안정이 보장된 상황이 되었는데도 나라 꼴은 여전히 불안스럽고 오히려 더 어지러워지며 오히려 요상스러워져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매일 증가하는 매스컴의 홍수속에서 신문 라디오 TV를 접하기가 두려운 지경이 되어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썩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이 없으니 오늘은 또 무슨 스트레스를 받을까 겁부터 나기 때문이다. ○신문 보면 짜증부터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보도 역시 혐오와 짜증의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든 것이었다. 하기는 국회의사당이 여야의원들간에 욕설과 폭력으로 소란스럽고 다수당은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며 소수야당은 온갖 발악을 하는 모습은 우리가 50년대초부터 지겹도록 보아오던 악습이었다. 그래서 이따금씩 군부가 나서서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활동을 금지하는 비상조치가 생겨도 크게 반발하고 노여워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권위주의체제의 존속원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 변태가 6공에 들어서고 민주화가 되었다는 90년대에 와서도 구태의연하게 되풀이되고 있으니 한심스러울 수밖에. 이 나라의 의회정치 민주정치는 언제쯤 발전된 새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아니 세월이 감에 따라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은 누구나 민주화를 위하여 노력한다,또는 싸운다고 말은 하지만 민주정치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민주정치가 타협의 정치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 타협은 다수의사와 소수파 의사,여당과 야당,정당간 또 이익단체간의 타협,정부기관간의 협의와 타협,또 그들 상호간의 타협,엘리트와 국민대중간의 협의와 타협을 포함한다.집단간의 협의와 타협을 배제한 정치적 의사결정은 민주정치의 근본정신에 위배된다. 그러나 아무리 타협이 중요하다고 해도 타협이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민주정치의 경기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또 자유민주주의의 제도를 이용하여 그 근본원리를 말살하려는 세력과 그 행위들이다. 그런 세력과 행위를 용납하고 타협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자살이며 체제전복을 묵인 또는 방조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 ○불법을 타협해서야 민주주의사회라고 해서 다수파가 소수파의 의사를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수파가 다수파의 의사에 저항하며 의사진행을 방해하거나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민주정치제도에 대한 도전이라 보아야 한다. 다수파가 소수파의 의사를 존중함은 도덕적인 의무이다. 그러나 소수파가 다수파의 의사에 승복함은 민주국가의 정치적 법률적 의무이다. 야당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비민주 또는 반민주라면 그러한 초법적인 극한투쟁은 정당화된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무엇이 비민주고 또 반민주인가는 어느 정당 멋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판정 역시 다수의 판정에 승복하도록 되어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나라의 언론이 그리고 선거민들이 다수당에 항거하여 언성을 높이며 폭력을 휘두르는 소수당 의원이나 재야운동권의 행위를 영웅시 또는 관대하게 용납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의회정치에 대한 파괴행위를 불사하는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선진민주국가라면 벌써 정치생명이 끝나버렸을 행위가 이 나라 국회에서는 용납되는 분위기에서 빈발되어왔다. ○용납하는 풍토 개탄 또 이 나라의 야당지도자는 국회에서 세가 불리하면 원외투쟁이나 범국민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다. 이것도 의회정치를 무시하고 불신하는 언동이다. 의회의 결정에 승복할 수가 없다면 처음부터 국회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재야에서 국민운동을 벌일 것이지 국회의원은 왜 되고 모든 대접을 받으면서 행세하는 것인가. 그것도 민주정치를 정말몰라서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당리당략에 따라서 민주주의를 마음대로 해석하고 반민주나 민주화란 구호를 자기들 편리한 대로 붙였다 뗐다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크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일반언론도 유권자들도 그런 행위를 엄격하게 판별하고 강하게 제재하지 못해온 것도 비민주적 악폐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였다. 정부·여당 역시 책임을 함께 져야 할 것 같다. 민주정치에 대한 왜곡이나 오해 그리고 범법행위를 정치적으로 적당히 얼버무려 줌으로써 법질서의 파괴가 일상다반사처럼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그동안 노사분규나 KBS사태가 그랬고 또 이번의 세종대문제 역시 그랬다. 사회범죄와 강력사건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서 민생치안이 위협받고 있는 것도 오늘의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최근 로마에서 거행된 월드컵축구가 수십억의 세계인구를 열광시켜왔다. 세계 정상의 축구팀들이 각 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게임마다 격렬한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 세계인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족했다. 우승한 나라는 물론 3,4위를 한 나라의 국민들까지도 환희와 자긍의 축제를 요란스럽게 벌였고 우승한 독일에서는 기쁨의 난동을 벌인 나머지 네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한다. 그 경기에서 선수들의 선전에 못지않게 우리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심판들의 엄격한 경기운영이었다. 그들은 선수들의 범칙이 있을 때마다 휘슬을 불고는 때때로 경고를 주거나 범칙선수를 퇴장시켰다. 만일 그때마다 세계 정상급 축구스타들의 원한이나 열광적인 응원단의 분노와 행패를 두려워해서 심판들이 적당히 눈감아 주거나 얼버무렸다면 FIFA 월드컵축구시합의 권위는 무엇이 되었겠는가. 현행법이 지배계급을 위한 것이니 야당에게 불리했다 할지라도 또 일부사람이 악법이라고 비판하더라도 법은 법이다. 그것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서 개정될 때까지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국가의 상식이다. 국민의 인기를 의식해서건 후일의 보복이 두려워서이건 법질서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회혼란 정치불안을 방치하는 정부·여당이라면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보며 집권했더라도 일찌감치 물러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민주화시대에서 정치지도자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다시금 실감나는 요즈음이다.〈한승조 고대교수·정치학〉
  • “통독 만세”… 폭죽ㆍ경적속 열광/경제통합 첫날 베를린 표정

    ◎비밀경찰 본부서 “밤샘 춤파티”/환전인파 쇄도… 실신사태 속출 그것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1일 0시 역사적인 동서독 경제통합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동독은 일순간 환희로 가득찼다. 동베를린 중심부 알렉산더광장을 꽉메운 수만명의 동독인들은 광장시계탑의 대형시계가 0시를 알리자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그순간 동베를린 하늘은 폭죽의 불꽃과 섬광으로 수놓아졌으며 가정에서,거리 곳곳에서 샴페인이 터뜨려졌다.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려대고 많은 사람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춤을 추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베를린장벽이 개방되던 날 전세계를 감동시켰던 「광란의 축제」가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동베를린 하늘에 울려퍼진 알렉산더광장 시계탑의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는 단순히 하루를 마감하는 종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동독의 마지막을 알리는 역사의 종소리였다. 동독은 이제 종소리와 함께 역사속으로 묻히고 있는 것이다. ○…자정을 앞두고 쓸모가 없게 된 동독 화폐 잔돈부스러기들을 다 써버리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온 동베를린 시민들은 길거리 카페와 주유소등에 장사진을 쳤으며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잔뜩 들뜬 분위기가 시가지를 뒤덮었다. 동서독의 모든 국경들은 일시에 개방됐으며 동서베를린 경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찰리검문소를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은 자리를 떠서 사라져갔다.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동베를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유일하게 이날 0시부터 화폐교환을 해줄 수 있도록 은행문을 연 동베를린시내 알렉산더광장 근처의 도이체방크 주변에는 쓸모없게 된 동독 화폐를 서독 마르크화로 바꾸려는 시민들이 1만명이상 몰려들어 축구장에 몰려든 관중을 방불케 하기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들어 밀고 밀치는 소란과 아우성이 계속되고 일부 시민들이 군중사이에 끼여 실신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은행측은 질서정리에 나선 경찰의 휴대용 확성기를 통해 바꿔줄 돈이 충분하니까 서두르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거듭하는등 고객 접대에 안간힘. ○…이날 도이체방크에서 동독화폐를 서독 마르크화로 가장 먼저 환전한 사람은 올해 41세의한스 요하임 코살리씨로 그는 은행측으로부터 1백마르크와 꽃다발을 선물로 받는 행운을 잡았다. 코살리씨는 예금액중 약 1천2백달러 상당을 서독 마르크화로 환전했는데 그는 이 돈으로 가족과 휴가를 즐길 계획이라고 응답. ○…이날부터 서독 마르크화만이 동서독 양국의 공식화폐로 통용되게 됨에 따라 못쓰게 된 동독 화폐들이 화폐 수집가들의 투자대상이 돼 주화 풀세트의 경우 벌써부터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고. ○…동베를린의 비밀경찰 병영으로 사용되던 건물에서 30일 밤 서독마르크화 시대의 도래를 기념하는 주요행사의 하나로 「도이치 마르크화속에서 춤을」 즐기자는 구호아래 개최된 파티에는 1천명이상의 동서독 젊은이들이 쇄도해 춤과 열기로 범벅. 주최측은 예상을 넘는 고객들이 몰려들자 정원을 초과한 수백명의 젊은이들을 돌려보냈으나 그래도 준비한 음식과 맥주등이 모자랐다고 즐거운 비명. ○…동베를린시내 문화의 전당건물에 모여 영화관람등을 하고있던 수백명의 젊은이들은 이날 0시 구내 방송을 통헤 『때로는 사랑했고 때로는 증오했던 우리의 조국 동독 인민공화국에 작별을 고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오자 휘파람과 환성을 지르며 환호. 연인들이 입을 맞추고 동전을 공중에 던지는등 한바탕의 소동이 가라앉으면서 방송에서는 곧이어 동독국가가 흘러나왔다. ○…대부분의 동독 국민들은 이날 동서독의 경제통합을 환영했으나 일부에서는 앞으로 예상되는 대량의 실업사태및 인플레등과 관련,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않기도. 동독에서 앞으로 일자리를 잃게될 것으로 추정되는 실업자 수는 최저 50만명에서부터 최고 4백만명까지 전문가들에 따라 추정치에 큰 차이가 나고 있는 실정이나 어떻든 대량의 실업사태가 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실정. ○…동독 당국은 공중전화와 기차표 판매대등에서 서독 마르크화를 받아들이고 동독 화폐를 사용할 수 없도록 기계를 재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등 경제ㆍ화폐통합에 따라 생겨날 문제점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분주한 모습. 또 백화점과 대형상점들도 아예 문을 닫고 1일부터 판매될 서방상품들을 위해 기존판매상품들을 창고로돌리고 서방상품들을 위한 매장진열과 서구풍의 화려한 실내장식작업에 나서는등 달라진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실정.
  • 동ㆍ서독 「경제사회 통합」하던 날/베를린=김진천특파원

    ◎“게르만 최고의 날”… 헐린 장벽터엔 환호물결/“마음의 벽도 뚫었다”… 새 독일건설 기대/동베를린 지점엔 자정부터 “환전 인파”/국경표지판ㆍ동독화폐 등 “분단상징”수집 열풍 1일은 드디어 동서독이 하나된 날. 이미 헐려버린 장벽,의미를 상실한 경계선,그리고 새로 이어진 옛길등 분단의 실체를 확인시켜 오던 가시적 장애물은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으며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동서독 주민들간의 마음의 장벽이 말끔히 제거됐다는 점이다. ○「자유왕래」실감 사람도 자동차도 강아지도 그냥 넘나든다. 「자유왕래」 바로 그것이며 이제 베를린은 하나,독일은 통일됐다는 사실을 현장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동베를린 시가지의 분위기도 종전과는 달리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것도 활기를 찾은 주민들의 모습 때문인 듯 했다. 브란덴부르크문 근처에서 만난 동베를린 거주 베르너 슈바베씨(67)는 「독일인」이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동서쪽으로 나뉘어 살던 가까운 친척들이 모두 이자리에 모여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두기로 했다고전하면서 『잘사는 서쪽의 친척들을 부러워만 하던 시절은 지나갔으며 이제는 우리도 넉넉해질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동베를린 시내에서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같이 민족재결합의 실현에 환희의 표정을 감추지 않았으며 잘사는 나라 서독인이 된 긍지와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에 넘쳐 있었다. ○45년만에 자유통행 ○…동독측은 동서베를린의 장벽에 설치된 검문소의 철시는 물론 양독사이의 국경선과 서베를린과 동독사이의 장벽검문소,서베를린과 서독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상의 검문소 등 모든 검문소를 지난 28일부터 철수시켰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종전 1시간 이상씩 걸리던 각검문소나 국경통과 지점은 30일 일반도로와 마찬가지로 차량소통이 수월하고 자유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동독과 서베를린 사이의 포츠담 검문소의 베르너 니처조장은 『1일부터 실시될 자유통행의 예행연습을 위해 지난 28일부터 검문을 안하고 있다』면서 『1일부터는 검문소직원 5명중 1명만 남기고 모두 다른곳으로 옮길 예정이며 남아있는 1명도 종전과 같은「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독일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서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독에서 가장 먼저 환전을 시작한 은행은 서독의 도이치방크 동베를린지점. 도이치방크는 동베를린 중심부인 알렉산더 광장 바로옆 건물에 사무실을 얻어 1일 0시 동베를린지점 개설과 동시에 환전을 개시했다. ○휴일없이 환전업무 도이치방크 동베를린 지점 앞길은 은행이 문을 열기전부터 환전을 하기위해 몰려든 동독인들의 행렬로 꽉 메워졌으며 각국에서 몰려온 보도진들은 역사적인 최초 환전모습을 스케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라이너 그램제 지점장은 『오늘을 위해 15일전부터 준비를 해왔으며 2일 자정까지 48시간 쉬지않고 환전업무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독의 시중은행인 스파르타카스은행의 90개 지점과 폴크스방크의 20개 지점등 동베를린내 1백10개 은행지점들은 휴무일인 30일에도 은행예금 확인증을 발부하기 위해 정상근무를 했다. ○“고액예금주는 보고” ○…동독 의원들은 거액을 모은 전 공산당 간부들이 화폐개혁으로이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10만마르크 이상의 구좌를 갖고 있는 예금주들의 이름을 보고하도록 국영은행에 요구. 관리들은 동독인들이 서독 마르크를 손에 쥐면 흥청망청 낭비,인플레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검약을 거듭 당부. ○백화점엔 쇼핑 행렬 ○…역사적인 동서독 경제ㆍ통화통합을 하루 앞둔 30일 동독의 상점들에는 몇시간만 지나면 무용지물이 될 동독 마르크화의 잔여분을 자정이전에 다 소비하려는 동독 주민들로 북적댔다. 동베를린시 중심에 있는 알렉산더 광장에는 주머니에 남은 잔돈을 처분하려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으며 루마니아 출신 집시들과 상인들은 광장 곳곳에 물건을 실어나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한 거리의 악사들도 쇼핑객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축제분위기를 더욱 돋우기도. ○…동베를린시내 첸트룸 백화점 근처에는 엄청나게 싼 가격에 판매되는 동독제 의류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동쪽」고객맞자 채비 ○…서베를린 백화점과 가게들은 다음주부터 새돈(서독 마르크)을가지고 몰려들 「동쪽」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 동독인들은 새돈으로 장난감ㆍ식생활용품을 비롯,컬러TV와 VTR등 전자제품을 주로 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베를린의 소규모 가게들은 직원들의 휴가까지 미루며 D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1일을 기해 동서국경이 철폐됨에 따라 국경에서의 여행자 검문이 사라지게 되는데 경비초소나 장애물 등은 기념물로 보존될 전망. 그런데 국경지대에 설치돼 있던 각종 표지판 가운데 80%가 이미 수집가들에 의해 「도난」당한 상태라고. ○…통화통합으로 동독마르크는 이제 자취를 감추게 됐으나 한편에선 이 화폐에 대한 수집붐이 일고 있다는 소식. 특히 동독 마르크 주화의 경우 외국으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데 풀세트는 한화 2백만원 상당에 거래된다고. ◎동ㆍ서독 통화통합조치 ▲서독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은 2백43억마르크(1백47억달러)에 해당하는 6백t의 지폐 4억장과 7억마르크(4억2천4백달러)에 해당하는 동전 5억개를 동독에 있는 13개 주은행에 수송,동독에서 필요한 초기의 화폐수요는 2백50억마르크(1백51억달러)정도로 예상. ▲동독은 3천여개의 은행 본ㆍ지점과 우체국ㆍ철도역ㆍ관광사 등 7천여개 환전소에 이같은 물량의 서독 마르크화를 배부,1일 9시부터 통화교환. ▲2만5천여명의 직원이 있는 동독 중앙은행은 지난 수주일동안 시민 개개인에 은행구좌를 개설해 주기 위한 작업을 벌여 왔으며 서독 중앙은행은 이같은 작업을 도와주기 위해 2백50명의 자문관을 파견. ▲동독의 경제전환에 따른 경제적 동요를 방지하기 위해 총 1천3백억마르크(7백88억달러)가 제공될 예정. ▲현재 동독에는 약 1백30억 동독 마르크가 유통되고 있는데 7월6일까지만 유통가능.〈AP〉 ◎「통합」을 보는 각국표정/시장경제 적응 낙관 동독/몇년간은 고통 겪어 영국/역사적인 변화 시작 일본/번영의 터전을 마련 서독 ○…로타르 데 마이치레 동독 총리를 포함한 일부 세계 정치지도자들은 30일 오는 1일부터 전격적으로 발효되는 동서독의 경제 및 통화통합이 성공을 거두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 마이치레 동독 총리는 이날 함부르크에서 가진 주간지 빌트 암 존타크지 최신호와의 기자회견을 통해 『동서독의 경제통화통합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것이다. 나는 동독인들이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잘 적응해 나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더글라스 허드 외무장관은 이날 보수당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영국은 유럽내에서의 경제통합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독일의 경제통화통합은 『비록 동독인들이 몇년동안은 경제재건의 고통을 겪게 되겠지만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무장관도 『동서독 통일 움직임은 대립의 시기로부터 유럽이라는 질서안에서 협조라는 역사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양독의 통화통합을 환영했다. ○…한스 디트리히 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동독의 할레시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90년 7월1일은 희망과 결단력 있는 행동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동독인들이 적극적으로 경제통합에 대처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헬무트 하우스만 서독 경제장관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도처에 산적해 있지만 동서독의 경제통합은 사회보장ㆍ환경보호 그리고 번영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독의 야당 및 노조 지도자들은 경제통합조치로 인해 동독 노동자들이 절망과 곤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미국은 동서 양독간의 경제통합이란 거보가 1일 내딛게 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동구권 개편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별문제 없었던 외채도입에 새로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이 최근 경고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독일 통일이 미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약속하고 있지만 미정부의 입장에서는 외채를 제때 끌어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 여야,한ㆍ소 정상회담 논평

    ◎“한ㆍ소 협력의 새시대 진입 남북관계 개선에도 큰획” 여야는 5일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평을 각각 발표했다. ▲박희태 민자당대변인=한소수교의 첫장이 열린 것이다. 해빙의 물결이 동서해에 넘치고 대륙과 반도에 가교가 놓여 협력의 새시대로 진입하는 감격적 순간을 목격하였다. 이제 우리는 모스크바를 통해 우리의 종착역인 평양에 도착,민족통일의 환희를 노래하고 자손만대에 평화의 유산을 물려주도록 해야한다. ▲김태식 평민당대변인=한국과 소련이 조속한 수교에 합의한점에 환영하며 약속대로 실현되기를 바란다. KAL기 피격사건사과요구등 우리가 해야할 말들을 다못한 점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장석화 민주당(가칭)대변인=한소정상회담에서 조속한 국교정상화와 한반도 정세안정을 위한 대북한개방공동노력 등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것은 한소간의 장래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개선에 큰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한다. 북한을 지나치게 고립화시키지 않는 신중하고 일관된 북방외교추진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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