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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세인 “나는 대통령” 범죄혐의 서명 거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1일 바그다드에서 시작됐다.후세인은 이날 자신의 최측근 11명과 함께 특별재판소에 출석,자신들에게 적용될 기소혐의에 대해 들었다.지난해 12월13일 자신의 고향 티크리트에서 체포된 뒤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후세인의 재판모습은 일단 녹화된 뒤 엄격한 검열을 거쳐 CNN,알 자지라TV 등에 공개됐다. 재판시작과 함께 특별재판소의 정통성에 대한 후세인 변호인단의 공격,후세인 사형여부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신경전도 뜨거워졌다.후세인의 범죄가 광범위하고 증거수집의 어려움과 특별재판소의 능력 등을 고려해볼 때 실질적인 기소와 재판은 빨라야 연말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후세인 “난 이라크 대통령” 30분여동안 진행된 첫 재판에서 후세인은 도전적이며 특별재판소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다소 지친 모습의 후세인은 법정에서 쉰 목소리로 “이것은 모두 연극이다.진짜 범죄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신분을 묻는 질문에 “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후세인은 법정에 도착했을 당시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여있었다.법정에 들어가면서 수갑과 포승줄은 풀어졌다.TV카메라는 보안을 고려해 판사 뒤에서 후세인의 모습을 찍었다.후세인은 기소 혐의를 듣는 중간중간 메모를 해가면 재판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라크 판사 한명으로부터 7가지 예비 기소혐의를 들은 후세인은 법률 서류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그는 “쿠웨이트는 이라크 영토다.그건 침공이 아니다.”라며 쿠웨이트 침공을 옹호했다.또 쿠웨이트에 대해 “어떻게 당신들은 그 자식들을 변호할 수 있는가”라며 욕설을 퍼부어 판사로부터 “그런 말은 법정에서 금지돼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느린 진행,열띤 공방전 후세인의 주요 범죄 혐의는 이란-이라크전 당시 겨자가스를 써 이란 군인 2만명을 죽인 혐의,쿠웨이트 침공,88년 쿠르드족 마을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 5000명 학살 등 광범위하다.이란과 쿠웨이트는 재판과정에 참여,증거를 제시하며 후세인의 유죄를 증명하는데 협력할 방침이다. 후세인의 아내 사지다에 의해 구성된 20명의 변호인단은 특별재판소가 후세인을 재판할 권한이 없음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다.변호인단은 현재 이라크에 들어가지 못하고 요르단에 머물고 있다.변호인단을 이끄는 무하마드 알 라쉬단은 “현행 이라크 사법부는 행정부와 동일하다.”며 “(삼권분립 차원에서)합법적이지 않다.”고 공격했다.변호인단에 가세한 프랑스 변호사 엠마뉴엘 루도트는 “특별재판소는 불법으로 일으킨 전쟁으로 탄생한 불법 정부에 의해 구성됐기 때문에 합법성이 결여돼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라크 임시정부는 후세인의 처벌수위를 사형으로 정해놓은 인상이다.말리크 도한 알 하산 이라크 법무장관은 “후세인은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셰이크 가지 알 야웨르 대통령도 “정권을 넘겨 받은 직후 회의를 갖고 후세인에 대한 사형선고 방침 등 현안을 논의했다.”며 사형선고 가능성을 시사했다.미국도 후세인의 혐의가 증명되면 ‘최고형’인 사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럽은 사형에 반대다.세실 포조 디 보르고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30일 “후세인 재판은 이라크 국민에 달려 있으며,재판은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후세인을 사형하는 데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한 측근도 영국은 사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이라크인 3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1%가 후세인을 사형해야 한다고 답했다.후세인 재판이 시작되면서 후세인 정권 시절 억압받았던 시아파 밀집지역은 환호하는 분위기다.반면 대다수 수니파들과 후세인 추종자들이 살고 있던 지역은 불안정과 생활수준 악화로 침체돼 있다.일각에서는 후세인 재판이 이라크를 종파·종족간 분열을 심화시킬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외신 lark3@seoul.co.kr˝
  • 디즈니 100년… 中서 아이스쇼

    디즈니 100년의 판타지가 은반 위에서 춤췄다.지난 25일 오후 4시30분 중국 선전(深)시.30도 폭염 속 시내 중심부 선전체육관은 디즈니의 마법에 걸렸다. ‘디즈니 온 아이스(Disney on Ice)’ 공연이 시작되자 중국 어린이들은 은반 위 마술쇼에 홀려버린 듯했다.뛰고,손뼉치고, 심지어 환호의 괴성까지.폭염은 마법의 열기에 꼬리를 감췄다.가로 20m,세로 40m 규모 얼음 위 ‘환상의 터’에서 펼쳐진 환상의 무대에 어린이들은 물론 함께 한 부모나 연인들도 ‘하오!하오!(좋아 좋아)’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펠트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01년 제작한 디즈니 아이스쇼는 올초 유럽 공연을 마치고,아시아 투어공연으로 중국 선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1920년대에 태어난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1930년대를 대표하는 플루토와 구피,백설공주,인어공주,포카혼타스 등 ‘얼짱’ 공주들,라이온 킹,토이 스토리,알라딘,미녀와 야수 등에 등장하는 ‘몸짱’ 캐릭터 등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의 주요 캐릭터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13개 에피소드로 새롭게 꾸몄다.토이스토리,미녀와 야수,미키마우스 클럽,알라딘 등의 내용이 애니메이션 본래의 재미와 감동에다 우아한 피켜 스케이팅과 노래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 형식으로 재현됐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모은 것은 소름끼칠 듯 생생하게 재현된 디즈니 캐릭터.이제 막 애니메이션 속에서 빠져나온 듯 정교한 분장에다 화려하고 현실감 넘치는 의상으로 디즈니의 저력을 엿보게 했다.또한 알라딘과 뮬란 무대에서 펼친 캐릭터들의 ‘은반 위 텀블링’은 실제 무사들 액션 그 자체였다. 무대 세트도 큰 볼거리.40t 컨테이너 21개 분량의 규모로,순수 제작비만 30억원에 달한다.무대 세트의 압권은 겨울 전투장면을 재현한 뮬란 공연.천장에서 비눗방울을 뿌려 중원 땅의 겨울 분위기를 극적으로 연출해 중국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이번 공연의 안무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막식 스케이팅 안무를 맡았던 사라 가와하라가 담당했다.디즈니 아이스쇼 아시아 투어 공연은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을 거쳐 8월 초 서울 공연으로 마무리된다.3만 3000∼8만 8000원.8월6∼22일 서울올림픽공원(02)2113-6849. 선전 조두천기자 cdc@seoul.co.kr˝
  • [MLB] 중근 6이닝 5삼진 무실점 선발 첫승

    “나도 이젠 코리안특급.” 봉중근(24·신시내티 레즈)이 21일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선발 첫 승을 신고했다. 봉중근은 이날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를 낚았다. 봉중근은 이로써 올 시즌 세번째 선발 등판 끝에 시즌 첫 승이자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 올리는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시즌 1승1패.방어율도 7.71에서 4.70으로 끌어내렸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봉중근의 첫 승 전망은 밝지 않았다.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 타점 1위(70점) 스캇 롤렌,홈런 2위(19개) 앨벗 푸홀스를 주축으로 한 리그 득점 타율 홈런 장타율 1위의 막강 타선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상대 투수 맷 모리스도 올 시즌 7승5패,방어율 4.14를 올린 빅리그 정상급. 그러나 봉중근은 1이닝부터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찌르는 시속 145㎞대의 직구와 타자 눈앞에서 떨어지는 110㎞대의 변화구를 앞세워 주위의 우려를 잠재웠다.타선도 4회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켄 그리피 주니어의 희생 플라이와 애덤 던의 좌전 안타,제이슨 라루의 3점 홈런으로 대거 5득점,봉중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봉중근은 4회말과 6회말 각각 2사 1,2루,2사 2,3루 상황을 맞았지만 내야 땅볼과 플라이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선발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신시내티는 봉중근의 호투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에 6-0 대승을 거뒀다. 한편 켄 그리피 주니어는 6회초 모리스로부터 시즌 19호째인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역대 20번째 50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2001년),새미 소사(시카고 컵스),라파엘 팔메이로(볼티모어·이상 2003년)에 이어 최근 3년 동안 4번째 기록이다. ■ 봉중근 첫승 소감 21일 봉중근은 세인트루이스전이 6-0 승리로 끝나자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도 그에게 앞다퉈 악수를 청하며 첫 빅리그 선발승을 축하했다. 첫 승 소감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데이브 마일리 감독 등 코칭 스태프와 구단이 나를 믿고 끝까지 밀어준 결과다.재작년에 한번 선발로 던졌을 때는 뭐가 뭔지 몰랐지만 이제는 다르다.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이지만 신시내티로 이적한 뒤 거둔 첫 승이라 더 기쁘다. 경기를 계속할수록 구위가 살아나는데. -대량 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온 10일 오클랜드전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그러나 오늘 투구는 만족스러웠다.특히 컷패스트볼이 잘 들어갔다.제구력이나 커브 구위도 괜찮았다.땅볼을 많이 유도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다음 등판 일정은. -아직 연락받지 못했다.그러나 기회가 올 때마다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 삼성전자 화성공장터서 청동기유적

    기전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확장 예정지인 경기 화성시 동탄면 석우리 동학산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남북 약 320m에 걸친 대규모 청동기시대 환호갖춤 ‘고지성(高地性) 취락’ 유적을 확인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고지성 취락’이란 야트막한 산이나 구릉에 조성된 마을 유적이며 환호는 마을 경계에 파놓은 도랑이나 구덩이를 말하는데,이번 발굴된 청동기시대 ‘고지성 취락’은 지금까지 한강 이남에서 발견된 것 중 최대 규모이다. 조사에서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집터 50채,환호를 세 겹으로 두른 3중 환호,용도 미상의 구덩이 유적 24곳,도랑 흔적 3개조(條) 등이 발견됐으며 고려-조선시대 가마터 등 유적도 확인됐다. 조사단은 “한반도 남부에서는 두 번째로 용범(鎔范·동기를 제작하는 주물틀)이 확인된 이곳에서 다시 중요한 유적이 확인됨에 따라 국가사적 지정 등을 통한 문화재 보존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23)

    유림 103에 多辯이 나온다.‘많다’는 뜻의 多는 제사지낼 때 고기(月:肉고기 육)를 몇겹 포개놓은 것에서,또는 저녁(夕)이 매일 오듯 시간이 무궁하게 온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두 說(말씀 설)이 있다.후자와 관련하여 夙(일찍 숙),夜(밤 야),夢(꿈 몽)같은 한자가 만들어졌는데,夕자가 들어간 한자는 시간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辯은 두 죄인(辛辛:죄인서로송사할 변)을 말(言)로 다스린다는 뜻인데 辯論(변론),辯護(변호)처럼 眞僞(진위:진실과 거짓)를 판단,설명한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辨別(변별)이라 할 때의 辨(판단 또는 분별하다 변)자와 혼동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言자가 들어간 한자는 訂(바로잡을 정),記(기록할 기),詠(읊을 영),誤(잘못 오),讓(겸손할 양)처럼 대부분 뜻은 言에 있고 음은 言자를 제외한 부분이 된다. 이상으로 볼 때 多辯은 多言과 같이 ‘말이 많다.’는 뜻으로 쓰인다. 간혹 말을 많이 하거나 靑山流水(청산유수:푸른 산에서 거침없이 흐르는 물이라는 뜻인데,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것의 비유)처럼 말하는 것을 마치 말 잘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老子가 ‘말을 교묘히 잘하는 것은 졸렬한 것과 같고,말을 매우 잘하는 자는 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것과,莊子(장자)가 ‘개는 매우 잘 짓는 개,즉 대상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짓는 개를 좋은 개라고 여기지 않으며,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能辯(능변:말 잘함)보다는 오히려 不言(불언)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 하겠다. 明나라 때 呂新五(여신오)는 인물 됨됨이의 순서를 첫 번째는 침착하고 묵직하며 깊이있는 인물,두 번째는 적극적이고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세 번째는 聰明(총명)하고 辯才(변재:말을 잘함)한 사람이라 해서,말 잘함을 우선으로 여기지는 않았다.多辯은 다음 일화에서처럼 실속이 없는 경우도 많다. 禦岷楯(어민순)에 보면 옛날 한 곳에 쥐들이 모였다.그 때 쥐 한 마리가 ‘庫間(곳간,庫곳집 고)을 뚫고 들어가 살면 생활이 윤택해질 텐데,다만 두려운 것은 고양이 뿐이야.’라고 했다.그러자 다른 쥐가 ‘그 고양이 목에 방울만 달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소리가 나게 되어,방울 소리만 들으면 모두 달아나 죽음을 피할 수 있지.’라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 것을 제안했다.많은 쥐들이 좋아 펄펄 뛰며 그 말이 옳다고 환호하자 큰 쥐가 ‘대체 누가 그 방울을 고양이 목에 달아주나?’라고 反問(반문:반대로 물어봄)했다.이 말에 모든 쥐들은 啞然失色(아연실색)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방법은 좋아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의 猫項懸鈴(猫고양이 묘,項목 항,懸매달 현,鈴방울 령)이다. 명심보감에 ‘一言不中(일언부중)이면 千語無用(천어무용)이라’ 즉,한 마디 말이라도 (이치에)맞지 아니하면 천 마디 말이 쓸데 없다고 했으니 말 많은 多辯보다는 한마디 말을 하더라도 이치에 맞도록 하는 신중함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 [NBA 챔피언결정전] 역시 코비!

    종료 2.1초전.코비 브라이언트의 3점포가 허공을 가르며 포물선을 그었다.8.5m 거리에서의 장거리 포.공은 거짓말처럼 림을 통과했다.89-89 동점.동료들이 브라이언트를 감싸며 환호하는 사이 종료 휘슬이 울렸고,홈 관중은 마치 연장전 승리를 예상이라도 한 듯 브라이언트를 연호했다. LA 레이커스가 9일 홈코트인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9-91로 역전승했다. 4쿼터 막판 동점 3점포를 포함,33점(7어시스트)을 쓸어담은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29점 7리바운드)의 활약이 빛난 레이커스는 이로써 2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나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3∼5차전은 11일부터 디트로이트로 옮겨 치러진다. 브라이언트와 레이커스에 이날 경기는 마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연상시켰다.퍼시픽디비전 우승을 놓고 다툰 포틀랜드전에서도 브라이언트가 종료 직전 3점 버저비터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연장전에서 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레이커스는 연장 초반 브라이언트의 어시스트를 받은 오닐이 통렬한 슬램덩크슛을 작렬시켜 91-89로 리드했고,브라이언트의 미들슛과 오닐의 골밑슛이 이어져 95-89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전세를 역전당한 디트로이트는 주포 리처드 해밀턴(26점)이 2점을 만회했지만 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와 오닐이 다시 미들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천시 빌럽스(27점 9어시스트)와 해밀턴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고,벤 월리스(12점 14리바운드)도 오닐과의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등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더구나 레이커스의 포워드 칼 말론이 오른쪽 무릎부상 재발로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져 디트로이트는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17대국회 개원식 이모저모

    노무현 대통령이 7일 17대 국회 개원식에 축하연설을 하러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도 기립박수로 예우했다.하지만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반대’ 내지 ‘불만’을 표시했다.노 대통령의 연설내용에는 여야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간담회에서 ‘상생정치’ 의미는 제각각 노 대통령은 축하 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각 정당대표들과 환담하면서 야당에 ‘대화정치’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경제살리기에 나선다면 적극 협력할 생각이 있다.”며 ‘상생의 정치’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가치와 정책을 갖고 절차에 따라 대립·경쟁해야 한다”면서 “이것을 흠집내기와 구분해서 하면 상생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뼈 있는’ 말로 되받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서로 합의하기 쉬운 것부터 국민통합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지난해 경험을 보면 야당과 정책면에서 안 맞는 적이 별로 없었고 정부 정책이 한나라당과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노 대통령은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가 “몇차례의 면담 요청을 거절당했다.”고 말하자 “만나서 서로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응수했다.노 대통령은 김학원 자민련 원내대표에게도 “민주당과 자민련의 의견도 마찬가지로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여야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 중앙통로를 통해 입장,축하 연설을 시작했다.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입·퇴장할 때 기립박수를 치기로 당론(?)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 강경 보수파인 김기춘·홍준표·정형근·이방호·박혁규 의원 등은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무려 13차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노 대통령은 축하 연설에서 17대 국회는 모범적인 선거와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서 건설해낸 ‘국민의 국회’ ‘시민의 국회’라고 치켜세우면서 여당의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반면 노 대통령이 “경제는 위기가 아니다.”며 경제문제를 언급하자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선 “왜 저러는 거야.”라며 야유하거나 비웃는 등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대통령 연설은 그야말로 개원 축하에 그쳤어야 하는데 불필요한 말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다른 중진 의원은 “그런 식의 논리라면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이라고 모두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며 “돈과 권력,감성적 선동과 허위사실 유포로 정권을 잡은 노 대통령도 그런 분 아니냐.”고 흥분했다. ●확 달라진 국회와 국회의원들 본회의장에서는 여성의원들의 화려한 옷차림이 돋보였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혜훈 의원은 핑크색 치마정장,전여옥 대변인은 보라색 상의에 검정바지를 입었고,송영선·김애실 의원은 각각 분홍색 치마정장과 비둘기색 바지정장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열린우리당의 강혜숙 의원과 홍미영 의원 등은 개량 한복을 입었고,민주노동당의 단병호 의원은 감색 점퍼,강기갑 의원은 여지없이 두루마기를 걸쳐 눈길을 끌었다. 전광삼 구혜영 박지연 기자 hisam@seoul.co.kr˝
  • 솔직하고 부드러운 ‘얼음공주’

    부처님 오신날인 26일 오전 9시58분쯤.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축 법요식을 기다리던 신도들이 갑자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시선은 일제히 한 사람에게 쏠렸다.‘와와’ 하는 함성이 일었고,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열광적인 ‘팬’의 환호를,‘스타’는 만끽하는 듯했다.그는 눈가에 잔주름이 잡히도록 환하게 웃었고 연신 허리를 굽혀가며 인사를 했다.박수 소리는 더 거세졌고,사람들은 더 크게 외쳤다.“박근혜닷!”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어디서나 주인공 대접을 받는다.70대 촌로(村老)도,열여덟살 여고생도 한 걸음에 달려와 ‘박근혜’를 환호한다.그들은 무척 기뻐한다.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이고,TV에 자주 나오는 유명 정치인을 직접 봤다는 사실 자체에 흥분한다.그리고 두번 놀란다.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늘 꼿꼿해 ‘얼음 공주’라고 불리는 박 대표가 내면으론 따뜻하고 진솔한 태도로 인간적인 매력을 함뿍 발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번 만나면 잊지 못하도록 사실 박 대표에게는 ‘미련’한 구석이 있다.그는 바쁜 일정 중에 길거리에서 만난 늙수그레한 참전 용사의 넋두리도,시장에서 만난 50대 주부의 하소연도 끝까지 경청한다.늘 상대의 눈을 응시하면서 “아,그렇습니까.”,“예,제가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말한다.수행 비서나 당직자가 이런 시민을 막을라치면 박 대표는 “그분들이 저를 만나서 얼마나 얘기가 하고 싶었으면 저러겠어요.”라고 나무라는 것을 기자는 여러차례 들었다. 그는 1대1 대면 관계에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지난 23일 제주공항에서 렌터카 대리점의 여직원과 인사를 나눌 때 일이다.대표는 일단 활짝 웃었고,“안녕하세요.잘 부탁드립니다.”고 인사를 건넸다.여직원이 건넨 수첩에는 ‘○○○님께,박근혜’라고 사인을 해줬다.그리곤 “(이름 같은 게)뭐 잘못된 거 없죠?”라고 물었다.한명을 만나도 감동을 주겠다는 것일까.따뜻한 태도에 감격한 그 여직원은 “언제 또 오실 건가요.건강하세요.”라고 화답했다. 박 대표는 지독한 메모광이다.언제나 수첩을 들고 다닌다.크기는 A4용지 절반 정도고 가격은 2000∼3000원 선이다.그는 틈만 나면 이 수첩을 펴고 상대의 말을 적는다.메모할 상황이 아니면 ‘손가락 필기’도 마다하지 않는다.지난 20일 춘천의 한 육묘장에서 제반 시설에 대한 브리핑을 들을 때는 손가락으로 숫자와 단어를 쓰는 시늉을 했다.때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말 중에 핵심 단어를 조용히 입속으로 되뇌인다.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뜻이다.가끔 꾸벅꾸벅 졸기도 하는 대다수 정치인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그만의 특징이다. ●눈높이를 맞추는 센스 지난 21일 박 대표는 대전을 방문해 대덕의 화학연구원에서 여성 과학자와 간담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서는 굽이 4∼5㎝정도 되는 검정색 정장 구두를 신고 있었다.그러나 곧바로 장소를 옮겨 중앙재래시장에 갔을 때는 어느새 베이지색 ‘효도 신발’로 바꿔 신었다.이동하는 차 안에서 갈아신은 모양이다.재래시장에 맞는 옷차림과 장신구로 바꾸고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박 대표의 센스다. 이틀 뒤 제주 서문시장을 찾았을 때의 일화도 재미있다.박 대표는 지역 상인이 건넨 드링크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신 뒤 수행하던 여성 당직자에게 병을 부탁했다.그런데 이 당직자가 쓰레기통을 찾는 순간 박 대표는 “그거 아무데나 두지 마세요.”,“그러지 마세요.아예 차에 들고 타세요.”라고 다그쳤다.평소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아무리 사소한 선물이라도 정성이 고맙지 않느냐.”고 말한 것과 딱 들어맞는다. 그는 진솔하고 따뜻한 면이 있다.사석에서 더 활짝 웃고,재미있는 말을 한다.강원도를 방문해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용학 의원과 조우하게 되자 “아유∼전화해도 안 받으시대요.아주 세상을 등지기로 하셨습니까.”라고 했다.“낙심이 크시지요.”,“다음 기회에 잘 되겠죠.”라는 식이다.판에 박힌 말은 삼가는 센스가 엿보인 대목이다. ●그녀의 꼼꼼함과 성실함 평소 박 대표는 걸음이 무척 빠른 편이다.그를 따라가려면 보폭을 크게 해서 성큼성큼 걸어야 한다.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그래서 가끔 “제가 워낙 걸음이 빠르지요?마음이 급해서…”라고 말하곤 한다.그러나 무엇이든 결정을 내릴 때는 신중하고,꼼꼼하다. 21일 여성 과학인과 간담회를 열었을 때 주최측이 방명록에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다.박 대표는 사전에 준비를 안 했던 모양이다.그는 일단 “꼭 재미있게 써야 합니까?”고 농을 걸더니,“갑자기 쓰려니까…또 두 개나 쓰려니까 힘드네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이어 만년필을 쥔 오른손을 관자놀이에 갖다대고 2∼3분씩 고민하기 시작했다.“여성 과학의 힘으로 2만달러 시대가 앞당겨…”라고 혼잣말도 했다.누군가 옆에서 적당한 문구를 추천해도 듣지 않았다.고집스럽게 고민한 끝에 “2만불 시대를 여성과학인들께서 앞당겨 주시리라 믿습니다.2004.5.21.박근혜”라고 썼다.간단한 문구라도,‘박근혜표’로 남을 것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연거푸 방명록을 두 개 쓴 다음 그는 “오자마자 시험을 두개나 치른 느낌”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긴 뒤에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한계,앞날에 대한 우려 “(박정희 전)대통령이 지어준 과학기술원 아파트에 20년째 살면서 덕을 많이 봤다.”,“대통령이 마을회관 건립에 지원해 준 덕분에 ‘우수 부락’이 됐다.지금도 감사드린다.” 박 대표를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얽힌 사소한 인연을 부각시키려고 한다.‘얼굴’로 먹고사는 정치인에게 태생적인 유명함은 대단한 밑천일 수가 있다.그러나 모두들 지적한다.박 대표가 진정한 의미의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박정희 후광’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민주화 보상심의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두운 표정을 지은 적이 있다.한 기자의 질문에는 어색한 미소로 “국가 원수를 시해하면 다 민주화 열사란 말입니까.”고 되물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잊지 말아야 한다.많은 국민에게 ‘박통’은 ‘경제부흥의 주역’이라는 영광과 함께 60∼70년대를 숨 막히게 한 어두운 독재자로도 남아 있다.박 대표가 그 시대의 희생자와 부단히 화해하고,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력 ▲1952.2.2 대구 출생 ▲1964 장충초등학교 ▲1967 성심여중 ▲1970 성심여고 ▲1974 서강대 전자공학과 ▲1974~1979 퍼스트레이디 대리 ▲1974~1980 걸스카웃 명예 총재 ▲1982~1991 육영재단 이사장, 영남대학교 이사장 ▲1996~2000 15대 국회의원 ▲1998~2002 한나라당 부총재 ▲2000 16대 국회의원 ▲2002 한국미래연합 대표 ▲2004 한나라당 대표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박 기자는 제주 출신으로 지난 2002년 2월 서울신문사에 입사,1년8개월간의 사회부 경찰기자를 거쳐 지난 3월부터 정치부에서 한나라당을 출입하고 있다.˝
  • 인디밴드·추억의 무대 만나세요

    여기 아직은 큰 대중적 인기는 얻지 못했지만 새 시대의 감각을 예견하는 인디밴드들의 무대와,이미 한 시대의 젊음을 대표했던 그룹사운드들의 무대가 있다.다양한 음악적 충격을 느끼고 싶다면 전자의 무대를,옛 추억을 떠올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싶다면 후자의 무대를 선택해보자. ●독창적 음악 라이브 어딕션 지난해부터 열린 정동극장의 심야 릴레이 콘서트 ‘라이브 어딕션’.올해엔 6월4∼28일 매주 금·토 오후 10시30분에 다양한 장르로 관객을 중독시킬 채비를 갖췄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와 달리 각각의 무대마다 서로 다른 독창적인 컨셉트를 가진다. 첫 무대는 라이너스의 담요와 줄리아 하트가 공동으로 꾸미는 ‘Simple Diary’.앙증맞은 비브라폰,부드러운 플루트 등으로 소소한 일상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노래하는 밴드들이다. 다음날은 흑인음악인 펑크(Funk)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그룹 아소토 유니온이‘공동펑크구역’이라는 타이틀로 초여름밤을 뜨겁게달군다. 11일은 포크록 그룹 푸른새벽과 플라스틱 피플이 우울하면서도 푸른 젊음이 느껴지는 무대 ‘Blue Window’를 선보인다.12일은 박찬욱 감독이 직접 뮤직비디오를 찍어줘 화제가 되기도 했던 모던록 아티스트 이승열이 ‘Midnight Secret’이라는 컨셉트로 연주실력을 보여준다. 18일은 그로테스크한 절규와 주술적인 헤비사운드로 마니아를 몰고다니는 그룹 레이니선이 ‘Rainy Night’를,19일은 재즈와 록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뛰어난 테크닉을 자랑하는 솔로 베이시스트 모그가 ‘My Basement’를 꾸민다. 25일은 80년대 밴드 어떤날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포크듀오 재주소년이 ‘Summer Vacation’을 선사하고,26일은 펑크록밴드 레이지본의 ‘정동별곡’이 이어진다.(02)751-1500. ●중·장년층 위한 7080콘서트 공연 전회 매진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7080콘서트가 ‘보고싶다 친구야!’라는 타이틀로 6월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규모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기존의 송골매,블랙테트라,옥슨80,로커스트,라이너스,건아들,이명훈과 휘버스 외에 김수철,산울림의 김창완,들국화 등이 이번 무대에 합세했다. ‘젊은 그대’‘나도야 간다’(김수철),‘그것만이 내 세상’‘행진’(들국화),‘희나리’(송골매),‘그대로 그렇게’(이명훈과 휘버스)등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노래들을 선사한다.150평 무대에 2대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02)545-1211.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스페인 왕세자 부부 결혼선물 ‘로또’ 당첨

    지난 22일 결혼식을 올린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와 여성 앵커 출신 레티시아 오르티스 왕세자비 부부가 로또에도 당첨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펠리페 왕세자 부부는 결혼식 당일날 결혼 선물로 받은 로또복권이 당첨돼 1만 2000유로(17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고 스페인 국영라디오가 보도했다. 복권을 선물한 사람은 오르티스 왕세자비가 일하던 국영방송에서 은퇴한 직원.그는 10장의 복권을 선사했으며,이 가운데 한 장이 당첨됐다.또 왕세자 부부의 결혼식 날짜를 당첨번호로 적은 다른 복권 한 장도 60유로에 당첨됐다고 한다. 펠리페 왕세자로서는 예쁘고 똑똑한 왕세자비를 얻은데 이어,그녀가 행운까지 가져와 ‘꿩 먹고 알 먹은’ 사나이가 됐다. 스페인 왕실 주변에서는 “결혼식만으로는 동화같은 얘기를 꾸미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며 축복으로 받아들였다.왕세자 부부가 당첨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펠리페 왕세자 부부는 22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드리드의 알무데나 성당에서 30여개국 정상 및 왕실 인사 등 1600명의 귀빈이 참석하고 100만 인파가 환호하는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도운기자 dawn@˝
  • “아시아, 새로울 것 없는 서구 문화의 대안”

    “갈라 스크리닝에서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환호를 받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상은 안 받아도 후회없다 싶을 만큼 기뻤어요.” 지난 23일(현지 시간) 막내린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25일 프라자호텔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갖고 “수상 자체보다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던 순간이 더 황홀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주연배우 최민식,투자사 쇼이스트의 김동주 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박감독은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올해 칸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배경에 대해 그는 “유럽은 영화뿐만 아니라 디자인,음식,건축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경향인데다 더 이상 서구문화에 새롭게 기대할 게 없어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근친상간이라는 영화 소재에 대한 현지 반응을 묻자 “고대 신화에서 많이 접한 모티브여서인지 그들에겐 별로 낯설지 않은 듯했다.”고 답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이자 ‘올드보이’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해서는 “사석에서 만났을 때 마치 평론가처럼 영화를 다 외우고 있어 놀랐다.”면서 “그러나 할리우드 진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할리우드 진출이나 해외 톱스타들과의 작업은 각본이 독특할 때라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만약 그런 기회가 온다면,장만옥이나 엠마뉴엘 베아르 같은 여배우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감독상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심사위원대상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모두를 아우른 의미같다.”며 웃었다.그는 오는 8월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홍콩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찍은 공포영화 ‘스리,몬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언론의 자유’ 막는 자유연설지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자유연설지역(free speech area)’.얼핏 보면 미 헌법 1조에 따라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상징처럼 보인다.그러나 실제로는 부시 행정부 들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사는 빌 닐(66)은 정부 요인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퇴직한 철강 근로자인 그는 헌법이 보장한 ‘의사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고 자신을 불법적으로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닐은 2002년 9월 미국의 노동절인 ‘레이버 데이(Labor Day)’를 맞아 거리로 나섰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피츠버그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여동생과 함께 “가난한 사람을 보살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일 작정이었다. 대규모 시위도 아니고 고함을 지르는 게 아닌데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지나가는 도로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지역 경찰이 그들을 제지하고 거리에서 1.6㎞나 떨어진,철사로 엮은 울타리 안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울타리 옆에는 ‘자유연설지역’이라는 푯말이 있었다. 울타리에 갇힌 많은 사람들은 철사를 잡고 아우성을 쳤지만 부시 대통령이 지나가는 거리에 미치지 못했고 보이지도 않았다.닐은 수용소 캠프 같은 생각이 든데다 미국 전역에서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됐다는 확신에 경찰의 요구를 거부했다.경찰은 그에게 수갑을 채웠고 항의하는 여동생까지 함께 구금했다.미시민자유연합(ACLU)은 이같은 사례들을 모아 닐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를 지지하거나 비판을 할 기본권이 경호국의 지시에 따라 침해됐고 대통령이 지나가는 장소에 반대의 목소리가 있는 점을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논리다.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제지하지 않고 대통령을 환호하게 한 것은 차별정책이라고 했다. 당시 지역경찰의 부서장인 폴 울프는 법정에서 비밀경호국의 지시에 따라 자유연설지역에 시위자들을 가두게 했다고 증언했다.이같은 사례는 부시 대통령이나 딕 체니 부통령이 차량 행렬을 벌인 오리건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플로리다 등 미 전역에 걸쳐 30건 이상이 접수됐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브레트 버시라는 사람은 경찰의 지시를 어겨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됐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그러나 연방법 위반 혐의로 당국에 의해 다시 기소돼 징역 6개월 형과 벌금 5000달러에 직면했다.의회가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소를 취하할 것을 요구했으나 계류중이다.그는 피켓을 버리거나 자유연설지역에 갈 것을 모두 거절했다. 백악관과 비밀경호국은 이같은 인권침해 주장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 [씨줄날줄] 목욕탕론/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993년 2월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경제수석에 기용된 박재윤씨는 경제전문가,언론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갔다.‘군사정권’의 암울한 터널을 거쳐 마침내 문민정부가 탄생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노태우 정부 말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가 좀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박 수석은 당시 ‘목욕탕론’과 ‘앰플주사론’을 제시하며 양자선택을 요구했다. 목욕탕론은 영업이 가장 부진한 8월초에 인테리어도 고치고 페인트 칠도 다시 해 성수기에 대비한다는 논리다.이는 경제가 어려울 때 개혁을 해야만 비용이 적게 든다는 뜻이기도 하다.반면 ‘앰플주사론’은 환자에게 개혁이라는 수술을 했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영양제를 투여해 체력을 보강한 뒤 수술은 나중에 하자는 선(先) 경기부양-후(後) 개혁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용어다. 93년 5월초쯤이었던 것 같다.2개월여만에 다시 만난 박 수석은 우리 경제가 수술을 감당하기에는 체력이 너무 허약하다면서 영양제부터 투여하겠다고 공언했다.그래서 시행된 것이 ‘신경제 100일 계획’이다.100일 동안 모든 부양책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체력을 보강한 정책이다.하지만 신경제 계획은 훗날 물가 불안 등 많은 부작용을 낳으면서 외환위기의 단초가 됐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직무 복귀를 전후해 경제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가 한창이다.노 대통령이 탄핵기간 중 63일간 면벽 수도를 통해 ‘실용주의’의 가치를 공부했다고 하자 재계와 일부 경제부처 관료 등 성장우선론자들은 환호성을 올렸다.재계는 특히 유럽의 좌파 정부조차도 지금은 먹고 사는 문제를 우선시한다며 ‘친시장’‘친기업’을 연호했다.하지만 사흘 후 노 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혁신주도형 경제’를 제시하자 이번에는 개혁론자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노 대통령은 성장과 빈부격차 해소를 동시에 지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 탓이리라. 방한 중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불확실성 해소를 제시했다.이것이야말로 힘 겨루기보다 더 시급한 과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국영화 돌풍’ 칸을 휘감다

    |칸(프랑스) 이종수특파원|‘잔잔하게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종반에 접어든 제57회 칸영화제는 관심을 확 끌 만큼 도드라진 작품이 없기 때문인지 겉으로 보기엔 아주 차분하다.개막작인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나쁜 교육’을 비롯해 아네스 자우이의 ‘이미지처럼’,일본 고레에다 히로가즈의 ‘아무도 모른다’,박찬욱의 ‘올드보이’ 등이 호평받고 있지만 특정 작품에 시선이 고정되지 않은 채 고만고만한 관심을 모은다. 특히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던 에밀 쿠스트리차의 ‘삶은 기적이다’의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심이 아네스 자우이의 ‘이미지처럼’,코엔 형제의 ‘레이디 킬러’,왕자웨이의 ‘2046’ 등으로 옮겨졌다.그러나 그 잔잔한 분위기 이면에는 변화를 향한 몸짓이 역력하다. ●아시아와 젊은 작가들의 도약 먼저 젊은 작가의 도약이 두드러진다.지난해 거장들의 이름만 믿고 범작이나 신작을 대거 진출시켰다가 비판에 시달린 것을 자성하듯 신인들의 작품을 대거 발탁했다.허우샤오셴의 작품이 경쟁부문에서 탈락한 것은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반영한다.“기존의 틀을 깨고 칸을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고심했다.올해는 우리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해가 될 것이다.”라는 티에리 프레모 예술감독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아시아 작품들의 약진을 들 수 있다.19편의 공식 경쟁부문 작품중 아시아 영화가 6편(한국 2편)이나 된다.한국의 박찬욱·홍상수,태국의 아피차트퐁 위라세타쿨 감독과 왕자웨이 등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평론가 김영진씨는 “지난해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모색과 실험 정신이 느껴진다.”며 “유럽,특히 프랑스의 작품들이 부르주아적 세계관을 답습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아시아의 작품에서는 활력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셋째는 상업주의와 작가주의 작품의 균형이다.평론가 심영섭씨는 “칸의 특징은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균형인데 이번 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이 역력하다.”고 말했다.상업주의와 작가주의의 균형감각을 유지해온 전통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프랑스인들에겐 할리우드의 공룡이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카메룬 디아즈,안젤리나 졸리,우마 서먼,안토니오 반데라스,에디 머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나타날 때마다 환호의 물결이 넘쳤고 ‘슈렉2’의 반응도 뜨거웠다. ●질적 도약,대중적 성공 거둔 한국영화 경쟁부문에 두 편이 뽑힌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제가 열리기 전부터 높았다.르 몽드는 지난 13일자 전면을 할애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세계를 집중 조명했다.‘질적 도약,대중적 성공’ 제목의 기사에서는 홍상수·김기덕 등 한국의 작가주의 감독들이 흥행 면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분석했다.‘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가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상황 등 한국 영화의 괄목할 만한 발전을 상세하게 다루었다. ‘스크린’지는 아예 6개면에 걸쳐 한국 영화의 오늘과 미래를 보도했다.영화 관련 잡지들도 한국 영화와 함께 ‘아라한 장풍 대작전’ 등 필름 마켓에 참여한 작품들을 소개했다.한편 ‘올드보이’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두 작품은 내용·형태의 차이만큼 현지 반응도 다른 양상을 보였다.스크린·브라이어티 등 미국 영화전문지들은 박 감독의 미학세계에,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홍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14일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 1000여석의 홀이 꽉 차고,공식 시사가 끝난 뒤 5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올드보이’에 대해 스크린지는 그때까지 개봉한 작품 가운데 두 번째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시놉시스’ 등은 최저 점수를 주었다.편차가 심한 반응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도 엇비슷하다.시사회 전까지 르 몽드와 ‘르 필름 프랑세’ 등 프랑스 언론의 호평 속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16·17일 두 차례 기자 시사회와 기자회견장의 반응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때문인지 이전 열기에는 못미쳤다. ●즐거운 표정의 한국 필름마켓 8500여명이 참가하고 2500여개의 작품이 진출한 올 필름 마켓은 전체 판매규모가 낮을 것 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3월에만 열리던 ‘아메리카 필름 마켓’이 올해부터 11월 등 두 차례로 분산됐기 때문이다.하지만 8개사가 참여한 한국의 실적은 짭짤하다.화제를 모은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미국 컬럼비아 픽처스와 배급권 협상을 매듭짓고 올 9월 미국 30∼50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그동안 판매협상을 하지 않은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과의 판매협상도 완료했다.전반적인 특징은 공포물의 강세.미로비전의 ‘분신사바’는 영국에 10만달러 정도에 판매하기로 한 데 이어 프랑스와도 협상 중이다. 시네클릭의 ‘인형사’도 3∼4개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밖에 ‘바람의 파이터’가 일본 SPO사에 200만달러(22억원)에 선판매됐고 ‘청풍명월’은 올 가을 이탈리아에서 개봉될 예정이다.‘올드보이’도 미국측과 계약했고 시네마서비스의 ‘아라한 장풍대작전’,CJ엔터테인먼트의 ‘우리 형’도 바이어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vielee@seoul.co.kr˝
  • [MLB] 40세 최고령 랜디 존슨 ‘퍼펙트’

    19일 미국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애틀란타전 9회말.투아웃 투스트라이크 투볼을 잡은 랜디 존슨(40·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시속 140㎞짜리 슬라이더를 힘차게 뿌렸다.대타 에디 페레스가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공은 포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존슨은 순간 그라운드 위에서 두 손을 번쩍 뻗은 채 글러브를 하늘로 던지며 포효했다.터너필드에 모인 2만 3000여 관중들도 기립박수와 함께 “랜디”를 외치며 환호했다.그가 100년 만에 최고령 퍼펙트게임 기록의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존슨은 이날 애틀란타전에 선발 등판,삼진 13개를 뽑아내며 단 1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며 2-0으로 완승을 거뒀다.메이저리그 역사상 17번째 기록.지난 99년 7월19일 데이비드 콘(양키스)이 몬트리올전에서 올린 이후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그는 또 전설적인 투수 사이 영(보스턴)이 지난 1904년 37세의 나이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기록했던 최고령 퍼펙트게임 기록도 갈아치웠다.이번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불멸의 역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통산 5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는 최근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지난 시즌 수술 후유증으로 6승8패 방어율 4.26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 그러나 이날 존슨은 나이를 잊은 듯했다.2m가 넘는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인적인’ 시속 160㎞의 직구와 140㎞의 슬라이더로 시종일관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날 던진 117개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87개나 잡을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까지 과시했다. 1회말부터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그는 4회까지 매회 삼진을 추가하며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6회말 상대 투수 마이크 햄튼의 깊숙한 내야땅볼이 겨우 아웃이 되는 위기를 넘긴 존슨은 9회까지 삼진 행진을 벌이며 대기록 수립에 한 발짝씩 나아갔다.애리조나 타선도 2회 알렉스 클린트론,7회 채드 트레이시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각각 1점씩 올리며 존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존슨은 9회 들어서도 첫 타자를 내야땅볼로 처리한 뒤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가볍게 잡아내며 위업을 달성했다.이날 승리로 시즌 4승째(4패)를 거둔 그는 방어율도 2.43으로 낮아졌다. 퍼펙트게임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포볼이나 실책으로 주자가 출루하지만 안타와 점수를 내주지 않는 노히트 노런은 지난 84년 투수 방수원(당시 해태)이 삼미전에서 기록한 이후 10번 있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나라·호남 ‘화해 물꼬’ 트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가 18일 광주 국립 5·18묘역을 찾았다.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박 대표는 야당 대표로는 드물게 5·18 기념식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마침 정치권의 화두인 ‘상생의 정치’를 연상케 했다.그래선지 박 대표는 참배객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희생자의 넋을 달래 민주화 희생자에게 화합의 손길을 내밀었다.광주의 민심도 ‘독재자의 딸’ 박 대표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하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여야 나란히 참석해 눈길 박 대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등과 나란히 앉아 근엄한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봤다.오른쪽에는 헌재의 탄핵 기각 이후 처음 외출한 노무현 대통령 내외도 있었지만 ‘스타’는 단연 박 대표였다. 여야 지도부 공히 박 대표의 방문을 환영했다.열린우리당 신 의장은 5·18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각당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고 말했다.천정배 원내대표도 “국가적인 민주 성지에 야당 대표가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민주노동당 권 대표는 “평화와 평등한 나라를 이루는 게 광주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박 대표가 참배하면서 진정으로 광주의 정신을 새기고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를 끌어안은 야당 대표 박 대표는 기념식 직후 ‘광주의 아들’ 박관현 열사의 묘소를 찾아 열사의 누나인 박행순(54)씨를 위로했다.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열사는 광주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인 뒤 82년 숨진 것으로 유명하다. 누나 박씨는 “제가 누나인데요.”라며 말을 건넸고,박 대표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제가 위로해드리고 싶다.”면서 “오랜 세월 동안 가슴에 한을 품고 사셨다.”고 말했다.박씨는 덜컥 박 대표를 끌어안아 “TV로만 보던 분이 오셨다.이런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사진 기념관을 찾은 박 대표는 5·18을 상징하는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그는 5살짜리 어린 아들이 희생자인 아버지의 영정에 아랫입술을 괴고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을 보면서 “저 소년이 지금은 많이 자랐겠네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 대표는 “(유족이)얼마나 마음 아픈 세월을 살아오셨는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5·18운동은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고,이 정신이 지역을 뛰어넘어 한반도 전체에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노란 풍선과 이라크 파병반대 노 대통령은 이날 광주의 상반된 두 가지 민심을 고루 체험했다.광주 공항 진입로 100여m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 장식된 노란 풍선은 ‘노짱’의 복귀를 환영하는 노사모의 작품이었다.노사모는 ‘광주는 노 대통령을 사랑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갈 때 큰 박수로 환호하기도 했다. 반면 행사장 입구에서는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비표 안단 한나라지도부 지각 입장 행사장 주변에는 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경호팀은 사전에 참석자 신원을 조회,‘비표’를 배포했고,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도록 했다. 실랑이도 벌어졌다.행사 시작 5분전쯤 도착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시간에 쫓겨 그대로 검색대를 통과하려다 저지당한 것이다.행사 진행요원은 “비표 없이는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막아섰다.5선의 김덕룡 의원같은 ‘거물’은 물론이고,TV에 자주 출연해 얼굴이 알려진 전여옥 대변인도 마찬가지였다.권영세 의원 등이 “금배지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신원조회를 마친 셈 아니냐.”고 거칠게 항의했지만 진행측은 완강했다.지도부는 뒤늦게야 비표를 받아 기념식 애국가 3절이 끝날 무렵 겨우 행사장에 ‘지각’ 입장할 수 있었다. 광주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한국축구 아테네 무혈입성

    후반 44분.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른 김두현의 헤딩슛이 89분 동안 굳게 잠겨 있던 이란의 골문을 활짝 열었다.순식간에 경기장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고,‘대한민국’ 함성이 상암벌 밤하늘을 뒤흔들었다. ‘이젠 올림픽 4강이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한국 축구가 아테네올림픽 4강 고지를 향해 힘찬 진군을 시작했다.한국올림픽대표팀은 12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6전 전승(승점 18)으로 예선을 마감했다. 지난 1일 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서 이겨 5연승으로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은 한국은 깔끔한 마무리에 성공함으로써 올림픽 5회 연속 진출을 자축하는 동시에 아테네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지난해 2월 레소토와의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공식 출범한 ‘김호곤호’는 그동안 17승2무5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하나된 마음 경기 뒤 올림픽 5회 연속 본선 진출을 자축하는 기념행사가 올림픽 출정식을 겸해 열렸다.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2만여명의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기념 티셔츠를 갈아입은 선수들은 손을 흔들며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영광의 얼굴들이 한 사람씩 소개됐고,선수대표 조병국은 “본선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선수단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운동장을 돌았다.선수들과 관중들은 ‘젊은 그대’를 합창하며 기쁨을 나눴다. ●냉정한 승부 이란 선수들도 경기 전 한국선수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올림픽 본선행을 축하했다.그러나 승부는 승부.이미 본선 티켓의 주인은 가려졌지만 경기는 치열했다.한국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승리를 갈망했고,감독까지 교체한 이란은 안방에서의 패배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거친 몸싸움으로 연방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팽팽한 경기는 후반 10분을 넘기면서 한국의 페이스로 넘어왔다.그러나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도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시간은 덧없이 흘러갔다.득점없이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44분 순식간에 판가름났다.최원권의 센터링을 문전으로 쇄도한 김두현이 헤딩 결승골로 연결시킨 것. ●역시 거미손 ‘거미손’ 김영광도 이란의 거센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후반 13분에는 상대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두 차례나 거푸 공을 쳐내는 위력을 보였다.이번 예선 6경기 540분을 무실점으로 버틴 김영광은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고,관중들로부터도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다. ●7월 막판 담금질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은 일단 소속팀으로 돌아가 프로축구 K-리그를 치른 뒤 7월 초순 다시 뭉쳐 같은 달 21일 일본과의 평가전 등을 통해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입을 위한 마무리 담금질에 들어간다.한국은 지난 1948년 런던올림픽을 시작으로 아테네올림픽까지 8차례나 본선에 올랐으나 조별 예선리그가 없었던 런던올림픽을 빼고는 단 한번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오는 8월11일부터 28일까지 1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아테네올림픽 남자축구의 조 추첨은 다음 달 9일 실시된다.지금까지 개최국 그리스를 포함해 한국 일본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13개국의 출전이 확정됐으며,유럽 3개국은 오는 28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예선전에서 결정된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seoul.co.kr˝
  • [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 ‘신들린’ 신들러 14년만에 정상

    ‘잊혀진 골퍼’ 조이 신들러(46)가 14년 만에 정상에 섰다. 신들러는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골프장(파72·7438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아론 오버홀저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번째홀을 파로 막아 보기를 범한 상대를 제치고 우승했다. 투어 21년째를 맞는 신들러의 통산 7번째 우승이자 1990년 하디스클래식 이후 14년 만의 정상 복귀.신들러는 생애 최고액인 108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오버홀저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에 들어간 신들러는 전반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더블보기를 범해 전반에 벌어놓은 타수를 모두 까먹었다.그러나 막판 15∼17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홀에서는 나란히 파에 그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16번홀(파4)로 옮겨 두번째 연장전을 치렀다.티샷을 페어웨이 한복판에 떨군 신들러는 두번째샷을 핀 10m 가까이에 떨어뜨리며 안정된 경기를 이어갔다.반면 티샷부터 흔들린 오버홀저는 어프로치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진 데다 3.6m의 파퍼트까지 놓쳐 보기에 그쳤다.신들러는 90㎝의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호했다. 오랜만에 우승권에 근접한 타이거 우즈는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때리며 안간힘을 썼지만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3위에 머물렀다.2주 연속 ‘톱10’을 노린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5위에 그쳤다. 이창구기자˝
  • [조정래의 세상보기] 지옥인 서울 천당 만들기

    광적인 인구밀집·켜켜이 쌓인 매연·무차별 난개발로 묘사되는 거대지옥. 그런데 한술더떠 서울시는 도심건축물의 높이제한까지 풀어주려 한다. “엄마,별이 뭐야?” 며칠 전에 그림책을 펴놓고 별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는 이렇게 물었다.엄마는 자기 아이가 둔하거나 명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짜증으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그러나,딸과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이 없었다.놀라고 당황한 엄마는 눈을 크게크게 떴다.그제서야 한두 개의 별빛이 마지못한 듯 흐릿하게 깜박거렸다.엄마는,하늘이 처져내릴 지경으로 무수한 별들이 명멸하고 있는 아름다움은 20여년 전의 고향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너무 오래 무심하게 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 하늘에서 별이 안 보이게 된 것은 이미 10년도 넘었다.대기가 매연가스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다.얼마 전에 세계적인 대도시들 중에서 대기 오염으로 공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단연 서울이 꼽혔다.광적인 인구밀집의 불균형과 함께 서울이 누리는 또 하나의 영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전국토의 0.1% 면적에 전체 인구의 4분의1인 1300여만명이 와글와글 몰려 산다.이것이 서울이다.그러니 자동차들은 얼마나 많이 뒤엉키며,쉴 새 없이 뿜어대는 매연은 또 얼마일 것인가.그 매연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별이 안 보이게 하늘을 가리고 말았다.누구든지 남한산성 같은 데 올라가 서울 쪽을 한번 바라보라.일년 사시장철 불그죽죽한 공해띠가 서울하늘을 드넓게 뒤덮고 있다.그 검붉은 공해띠는 별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사람의 숨쉬기에 치명타를 가한다.영국 의사의 연구에 의하면 담배연기보다 10배 해로운 것이 대도시의 매연 가스다.그래서 담배를 입에 물어본 일이라고는 없는 30대 여성이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그런 서울은 지옥이다. 서울의 난개발은 또 하나 세계적인 명성감이다.특히 도심의 난개발은 무질서의 극치이고,비문화의 상징이다.어느 세계적인 건축가는 ‘이건 도시가 아니라 시멘트 콘크리트 정글이다.’라고 했다.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뉴욕을 보고 미국을 경멸해버렸던 사르트르가 서울을 보았더라면 뭐라고 했을까.그러나 서울의 난개발은 우리만의 슬픈 사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다급한 경제 건설,숨가쁜 산업화,인구의 도시 집중,걷잡을 수 없는 도시 팽창,이 피치 못할 과정 속에서 서울은 불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 불구성을 치유하는 것이 서울도 살리고,나라도 살리는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인구를 줄이는 것이라는 점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서울시가 도심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한다.왜냐하면 ‘도심의 공동화’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란다.서울시가 정신이 제대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도심의 건축물 고도 제한을 푸는 것은 난개발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이고,지옥의 지옥을 촉진시키는 망발이다.서울을 그나마 사람 사는 도시로 바꾸어 가려면 지금 도심에 들어찬 건물들을 모두 10층 이하로 낮춰야 한다.그러지는 못할망정 높이 제한을 풀다니,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3·1고가도로가 사라져 버렸을 때 시민들 모두가 환호했던 것은 ‘인간다운 도시’ 서울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맑은 물이 흐르고 가로수 숲이 무성한 청계천 길을 걷고,차를 한잔 마시는 것,그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일인가.도시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일 아닌가.그리고,미 8군이 이전해가는 용산의 땅에 숲이 울창한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박수를 보냈던 것은 서울을 인간다운 도시로 살려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뭉쳐진 것이었다. 서울시는 잘 가던 길에서 왜 역행을 하려 하는가.지금도 벌써 부분부분 남산이 가리고,북한산이 가리고,도봉산 줄기가 가린다.우리가 애써서 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함이다.이 나라의 상징이기도 한 서울을 인간답게 만드는 길은 확대가 아니라 축소이며,자연 회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지옥인 서울 천당 만들기

    광적인 인구밀집·켜켜이 쌓인 매연·무차별 난개발로 묘사되는 거대지옥. 그런데 한술더떠 서울시는 도심건축물의 높이제한까지 풀어주려 한다. “엄마,별이 뭐야?” 며칠 전에 그림책을 펴놓고 별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는 이렇게 물었다.엄마는 자기 아이가 둔하거나 명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짜증으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그러나,딸과 함께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이 없었다.놀라고 당황한 엄마는 눈을 크게크게 떴다.그제서야 한두 개의 별빛이 마지못한 듯 흐릿하게 깜박거렸다.엄마는,하늘이 처져내릴 지경으로 무수한 별들이 명멸하고 있는 아름다움은 20여년 전의 고향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너무 오래 무심하게 살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 하늘에서 별이 안 보이게 된 것은 이미 10년도 넘었다.대기가 매연가스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다.얼마 전에 세계적인 대도시들 중에서 대기 오염으로 공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단연 서울이 꼽혔다.광적인 인구밀집의 불균형과 함께 서울이 누리는 또 하나의 영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전국토의 0.1% 면적에 전체 인구의 4분의1인 1300여만명이 와글와글 몰려 산다.이것이 서울이다.그러니 자동차들은 얼마나 많이 뒤엉키며,쉴 새 없이 뿜어대는 매연은 또 얼마일 것인가.그 매연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별이 안 보이게 하늘을 가리고 말았다.누구든지 남한산성 같은 데 올라가 서울 쪽을 한번 바라보라.일년 사시장철 불그죽죽한 공해띠가 서울하늘을 드넓게 뒤덮고 있다.그 검붉은 공해띠는 별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다.사람의 숨쉬기에 치명타를 가한다.영국 의사의 연구에 의하면 담배연기보다 10배 해로운 것이 대도시의 매연 가스다.그래서 담배를 입에 물어본 일이라고는 없는 30대 여성이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그런 서울은 지옥이다. 서울의 난개발은 또 하나 세계적인 명성감이다.특히 도심의 난개발은 무질서의 극치이고,비문화의 상징이다.어느 세계적인 건축가는 ‘이건 도시가 아니라 시멘트 콘크리트 정글이다.’라고 했다. 미국이 자랑해 마지않는 뉴욕을 보고 미국을 경멸해버렸던 사르트르가 서울을 보았더라면 뭐라고 했을까.그러나 서울의 난개발은 우리만의 슬픈 사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다급한 경제 건설,숨가쁜 산업화,인구의 도시 집중,걷잡을 수 없는 도시 팽창,이 피치 못할 과정 속에서 서울은 불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 불구성을 치유하는 것이 서울도 살리고,나라도 살리는 것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인구를 줄이는 것이라는 점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서울시가 도심 건축물의 높이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한다.왜냐하면 ‘도심의 공동화’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란다.서울시가 정신이 제대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도심의 건축물 고도 제한을 푸는 것은 난개발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이고,지옥의 지옥을 촉진시키는 망발이다.서울을 그나마 사람 사는 도시로 바꾸어 가려면 지금 도심에 들어찬 건물들을 모두 10층 이하로 낮춰야 한다.그러지는 못할망정 높이 제한을 풀다니,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3·1고가도로가 사라져 버렸을 때 시민들 모두가 환호했던 것은 ‘인간다운 도시’ 서울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맑은 물이 흐르고 가로수 숲이 무성한 청계천 길을 걷고,차를 한잔 마시는 것,그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일인가.도시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일 아닌가.그리고,미 8군이 이전해가는 용산의 땅에 숲이 울창한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박수를 보냈던 것은 서울을 인간다운 도시로 살려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뭉쳐진 것이었다. 서울시는 잘 가던 길에서 왜 역행을 하려 하는가.지금도 벌써 부분부분 남산이 가리고,북한산이 가리고,도봉산 줄기가 가린다.우리가 애써서 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함이다.이 나라의 상징이기도 한 서울을 인간답게 만드는 길은 확대가 아니라 축소이며,자연 회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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