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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광고] KT국제전화 조인성·고릴라 패션쇼

    KT의 국제전화 001은 꽃미남 모델 조인성씨와 고릴라 콤비가 패션쇼에 출연하는 새 광고다. 어느 패션쇼장, 늘씬한 외국 모델들이 섹시한 워킹을 뽐내고 있다. 일본의 기모노, 중국의 치파오, 스페인 투우사, 미국의 카우보이, 영국의 신사복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의상으로 화려한 패션쇼가 펼쳐진다. 이는 국제전화 001의 ‘스페셜 DC플러스 요금제’의 특징인 대륙별 요금 할인을 상징으로 각국 대표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패션쇼 피날레 무대에 오른 하얀 연미복 차림의 조인성씨와 고릴라. 이들의 워킹 동작과 함께 “파격적인 001은 거의 반의 반값, 국제전화 001”이란 내레이션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분단 국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화를 만들어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달 후면 36년간의 한국 외교관 생활을 접고 국제사회의 평화 조정자의 막중한 역할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 그에게 청소년들을 위한 삶의 메시지와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포부를 들어봤다. 반 차기 사무총장은 “순수한 마음을 얼마나 오랫동안 가지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면서 “이는 상대방에게 신뢰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여일(如一)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 탄생 이후, 우리 청소년들의 꿈의 지평도 넓어졌다.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주신다면.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유엔사무총장이 나왔다는 것 하나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진 게 아닌가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다. 물론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좌절하지 말고 항상 밝은 쪽으로 보는 게 필요하고, 그러면 일이 더 쉽게 되고, 그 방향으로 결국 가게 된다. 안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몸이 일단 안 움직인다. 그리고 일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일한 마음을 가져야 상대방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는다. 저는 사무관 때나, 장관이 돼서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대했다. 장관으로서 결재를 할 때 부하 직원이라도 상대방 시간에 맞춰주려 배려했다. 물론 몸이 고단하기도 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부모의 입장에서 한국의 부모들에게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요즘 너무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것을 한꺼번에 주입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겐 마음의 여유, 스스로 무엇을 선택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 줘야 한다. ▶40년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는 외교철학을 정리하신다면. -한국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외교관으로 생활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외교관 생활을 통해서 냉정한 국제현실에 대해 몸소 체득하고 무한경쟁 시대속에서 한국이 번영과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가는 길은 개인 개인이 경쟁력을 쌓아나가는 길뿐이라는 확신을 했다. 저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민들의 국제화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제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아팠던 역사가 이런 지혜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 그리고 후배외교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과 같은 나라에 있어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국가간 업무를 다루는 만큼 늘 긴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고, 아프리카 등 어려운 지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동 등에서 반기문 차기 사무총장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초반 행보를 지켜볼 텐데…. -제가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한 데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실용주의자이다. 미국을 잘 이해하는 것은 유엔에 매우 중요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좋은 자산이 되고, 만약 저 자신이 지나치게 어느 특정국의 입장에 편향되었다면 이번에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책에 선출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안보리 이사국, 특히 5개 상임이사국들이 제가 중립적·객관적으로 범세계적 이슈를 다룰 것이란 신뢰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 ▶끝으로 사무총장으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에 대해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북한이 스스로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북한이 택해야 하는 길은 자명하다. 더 이상 국제사회를 우려케 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하는 것이다. 북한 문제는 유엔사무총장이 다루어야 할 많은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인데 그간 외교장관으로 6자회담 등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글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세계의 대통령’ 배출 충북 음성 행치마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이 20일 ‘명당’으로 대접받고 있다. ‘세계의 대통령’을 배출한 이 마을에 풍수전문가와 관광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몰려든다. 반 장관의 아저씨뻘이 되는 반달환(58)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뒤 매일 30∼40명의 외지인이 관광버스와 자가용 등을 타고 마을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앞을 지나가다 구경삼아 들르는 이들도 꽤나 많다.”고 귀띔했다. 이곳 지형에 대해 풍수전문가들은 “마을을 감싸는 뒷산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면서 전체적으로 온화한 느낌을 준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정작 반 장관은 “선친의 묘소에 상석 하나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면서 “토정비결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며 어머니가 오래 전부터 절에 다녔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1000여명이 마을을 찾았다며 추수기를 맞아 성가신 반응을 보일 정도다.17가구 30여명의 행치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집을 비운 채 들판에 나가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서는 추수기를 맞아 얼마 전의 들뜬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주민들은 지난 4일 마을회관에 모여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반 장관이 고향을 찾은 지난 추석 때 마을회관에서 조촐한 환영행사도 열어줬다. 마을에는 주민과 문중, 모교 명의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 축하 플래카드 5개가 내걸려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반 장관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5살까지 살았다. 아버지가 충주로 일을 얻어 이사가면서 충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충주에는 지금도 어머니 신현순(85)씨와 여동생(55)이 살고 있다. 반 장관의 선친 묘소는 행치마을에 있다. 이장 반옥환(52)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광주반씨 집안이 300년 전에 자리를 잡은 이 마을에는 반 장관의 아버지 묘와 문중에서 이례적으로 돌로 만든 광주반씨 장절공 행치파 족보(7×3.5m), 행치파 사당 등이 있다. 생가는 50여평의 터에 있었으나 본채는 허물어지고 행랑채만 남아 있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중 국민배우 안성기·류더화 부산 ‘오픈 토크’

    한·중 국민배우 안성기·류더화 부산 ‘오픈 토크’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행사 첫날인 13일 오후 1시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국민배우 안성기와 홍콩스타 류더화(劉德華)가 ‘오픈토크’를 열었다. 팬들의 연호 속에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나타난 두 사람은 40여분간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며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좋아하는 배우이자 팬”이라고 류더화를 먼저 소개한 안성기는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에서 영화 ‘묵공’을 함께 찍으며 친구가 됐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류더화는 “다음엔 내가 한국에 와서 영화를 함께 찍을 수 있기를 바라며,(안성기의)촬영현장에서의 진지한 태도가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화답했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류더화에게 쏠리는 현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제작자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데 대해 류더화는 “20여년 연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내게 기회를 줬으므로 그 보답으로 나는 새로운 감독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영화계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안성기도 “나는 제작자의 역량은 없지만 배우의 길을 계속 걸으며 한국배우의 정년을 늘리는 역할자가 되려 한다.”고 대답했다.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으며 시종 유쾌하게 진행된 무대에는 영화산업의 미래와 관련한 진지한 얘기도 오갔다. 류더화는 “한국영화 종사자들이 (스크린쿼터 문제로)단결하는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 자주 봤는데, 그런 모습을 홍콩 영화계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배우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주거니받거니 자평하기도 했다.“1970년대 말부터 한국영화 상황은 암울했지만 나는 버텼다. 가장 중요한 건 영화 자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인기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안성기의 말에 류더화는 “나와 영화, 관객을 사랑하며 열심히 일한 게 장수배우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류더화는 제작자로서 실패한 개인사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밝혔다.“1991년 개인 영화사를 차려 4000만 홍콩달러의 손해를 봤는데, 그 손해를 메우려 부지런히 영화에 출연했던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두 배우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안성기가 “한·중 합작 무협물 ‘삼국지-용의 부활’에 류더화가 조자룡을 연기한다.”고 소개하자 류더화는 “출연은 확정됐지만 시나리오를 10개월쯤 더 연구한 뒤에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자룡이 나라를 위해 몸바쳤듯 우리들은 영화를 위해 평생을 바칠 것”이라고 덧붙여 환호를 이끌어 냈다. 태원엔터테인먼트와 홍콩 영화사 비주얼라이저가 공동제작하는 ‘삼국지-용의 부활’은 총제작비 200억원의 대작으로,2007년 말 미국 개봉을 목표로 내년 3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조용한 결단력으로 분쟁 조정”

    “조용한 결단력으로 분쟁 조정”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마침내 유엔사무 총장으로 정식 선출됐다. 반 장관은 1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5년 임기의 제8대 사무총장으로 인준을 받았다. 이날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은 앞서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단일 후보로 총회에 추천한 반 장관을 표결 없이 환호 섞인 박수갈채로 인준했다. 반 임명자는 총회 인준 뒤 한국인 최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역사적인 수락연설에서 “아시아의 미덕인 겸손을 바탕 삼아 조용한 결단력을 발휘해 아시아 성공의 열쇠이자, 유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 임명자는 유엔의 새로운 임무와 관련,“과거 유엔의 핵심적 활동이 국가간 분쟁을 막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세기 유엔의 임무는 국가간 시스템을 강화, 인류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는 평화 개발 인권이라는 세 축의 진전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년 동안 지킬 약속의 하나로 “유엔이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숙해질 수 있도록 시민사회를 광범위하게 대화에 포함시킬 것”이라면서 “유엔의 대의인 세계 시민을 표방하는 지지 그룹, 기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 임명자는 “이 자리에 본인을 있게 해준 모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면서 “전쟁의 상흔으로 얼룩진 한국에서의 청년기를 거쳐 이 연단에 서기까지의 여정은 유엔이 우리 국민들의 암담했던 시절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편안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냉전이 한창이던 1956년 열두살 초등학생 때 하마슐드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한국의 국민들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반 임명자는 총회가 끝난 뒤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과 만나 인수팀 구성 등을 1차 협의하는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반 임명자는 내년 1월1일 임기를 시작,2011년까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 분쟁 종식을 위한 최고위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숙적의 화해 필요한 시기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숙적의 화해 필요한 시기

    정치권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적(敵)도 없다.’는 말이 곧잘 쓰인다. 정계개편이 빈번했던 굴곡의 한국 정치사를 반영한 것이리라. 그런데 유독 이 말이 맞지 않는 케이스가 있다. 바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관계다. 흔히 ‘숙명의 라이벌’ 또는 ‘숙적(宿敵)’이라 표현되는 양 김의 관계는 지난 10일 전직 대통령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여실히 드러났다.YS와 DJ는 이날도 예외 없이 날선 대립각을 표출했다.1970년 신민당 대통령후보 경선 이래 40여년간 이어진 끝없는 경쟁관계의 연장선이다. 포문은 언제나 그렇듯 YS가 열었다.YS는 DJ를 똑바로 응시하며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의 공식 폐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경협사업의 전면 중단과 함께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했다. 그는 “김정일을 만난 뒤 평화가 왔다고 했는데, 핵 위기가 오지 않았느냐.”며 남북정상회담마저 싸잡아 비난했다.YS의 이같은 발언에 DJ의 심사가 뒤틀렸을 것은 뻔한 일.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과 이를 가능케 한 햇볕정책은 DJ가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삼고 있는 사안 아닌가. 더욱이 면전에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했으니…. 그런데도 DJ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YS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DJ가 자리가 자리인 만큼 확전을 원하지 않은 탓일 게다. 오랜만에 공개된 양 김의 앙숙 관계를 계기로 이제는 두 사람이 화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양 김 모두 대통령이란 최고의 자리까지 지냈기에 더욱 그렇다. 만약 두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해 계속 냉랭하고 불편한 관계를 지속한다면 국가적으로도 불행이다. 그러나 솔직히 양 김의 진정한 화해는 아직도 멀어 보인다.‘무림의 맹주’를 자처하는 양 김의 기본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없어서다. 서로 자신을 ‘지존(至尊)’으로 여기며 상대방이 굽히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쪽 태양이 없어질 때에서야 화해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물학적 화해론’도 이를 바탕에 깔고 있다. 급(級)은 다르지만 상도동계 핵심인사였던 최형우와 서석재의 관계도 이와 비슷했다. 상도동 비서 출신의 서석재와 당 청년위원장 출신의 최형우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상대방을 무시했다. 그런 골 깊은 갈등의 끝은 결국 1997년 최형우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종말을 고한다. 김덕룡과 함께 최형우가 쓰러지는 현장에 있었던 서석재는 그 뒤 최형우를 문병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대립과 반목의 연속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회한인 셈이다. 지금 북한의 핵실험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불안하다. 경제 및 안보는 물론 온갖 위기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호남의 대표성을 지닌 DJ와 YS가 갈등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에 앞장선다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고 기뻐하겠는가. 영호남 갈등의 골을 풀 수 있는 인물은 사실 두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어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두 사람의 생물학적 화해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양 김이 화해의 장정에 서둘러 나섰으면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jthan@seoul.co.kr
  • [시론] 정치권 북핵 등 ‘추석민심’ 들어라/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시론] 정치권 북핵 등 ‘추석민심’ 들어라/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은 사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전국의 여론이 한데 모이고 다시 흩어져 민족 대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여론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유력 정치인들의 대통령 후보경선 참여선언이 잇달았고, 외국에 나가 있던 정치인들도 돌아왔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정치판의 변수가 되고 싶어하는 북한조차 민족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실험’ 카드를 들고 끼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민심은 말이 없다. 정치권에 대한 욕조차 듣기 어려웠다. 민주화만 되면,3김 정치만 종식되면 민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참정치’가 실현되리라는 믿음이 산산이 부서졌기 때문에 더이상 정치권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세상 모두가 북한을 손가락질해도 우리만 참고 감싸면 언젠가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리라는 믿음이 무참히 무너졌기 때문에 못들은 척하고 싶은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집값 때문에 내집 마련을 포기한 서민들, 그러나 이제는 전셋값마저 따라갈 수 없다. 언제 직장의 문을 나서게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지만, 그런 직장조차도 못 들어가 취업전쟁이다. 졸업해도 태반이 취직길이 막막한 대학을 가기 위해 사교육전쟁을 벌여야 한다. 외국에 아이를 보낼 여유가 있는 기러기가족이나, 쥐꼬리만한 생활비에서 학원비를 짜내려는 가족이나 모두 전쟁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저의 출산율은 이런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개인들의 최후 항거인 것이다. 물론 우리의 삶이 팍팍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희망이 있었다. 온 국민이 함께 손잡으면 근대화도, 민주화도,IMF 위기 극복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막연한 불안과 서로에 대한 불신만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사회적인 장벽이 너무 두터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일본 모두 자신들의 국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과 정치화된 시민사회는 국민을 볼모로 싸움만 하고 있다. 그러나 민심은 말이 없지만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혀버린 국제문제를 풀고, 째깍거리는 핵시계를 멈추게 하고, 우리를 압박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인 후보가 누구인지. 남의 눈에 있는 들보만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자신 먼저, 자기 정당 먼저 혁신할 후보가 누구인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는 국민들도 확실히 깨닫고 있다. 감성에 휘둘리거나 깜짝쇼에 환호해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런 민심을 파악했다면,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TV토론용 2분짜리 정답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온몸으로 느끼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계개편이란 이름으로 의원 머릿수를 세고, 선거공학이라는 이름의 칼을 들고 국민을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국민의 에너지를 한데 모을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아직 1년이 넘게 남은 대선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국회를 내팽개칠 것이 아니라 민생부터 차분히 챙겨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헌법재판소부터 제자리에 두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해결도 못하면서 문제거리만 쏟아내는 소위 ‘담론의 정치’는 그만두어야 한다. 현재의 일은 제대로 챙기지도 않은 채 장기계획에만 매달리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 정부가 문제를 쏟아낼수록, 먼 장기계획에 매달려 허둥될수록 국민은 더 괴롭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 [2006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장미란 세계선수권 첫 2연패 ‘번쩍’

    8일 새벽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이스트파크 역도 경기장.‘피오나 공주’ 장미란(23·원주시청)이 조심스럽게 플랫폼에 올랐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30㎏을 신청한 장미란은 탄산마그네슘 가루를 손에 묻힌 뒤, 단단히 바를 움켜 쥐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바벨을 번쩍 들어 올렸다. 하지만 마무리 동작에서 심판의 다운(down) 신호가 나오기 전에 떨어뜨리고 말았다.2,3차 시기에서 130㎏,135㎏에 성공했지만 자신이 보유한 인상 세계기록(138㎏)을 넘어서지는 못했다.1차 실패의 부담이 컸다. 이에 견줘 맞수 무 슈앙슈앙(22·중국)은 1차 130㎏에 성공한 뒤 2차 135㎏에선 실패했지만 3차 136㎏을 들어 장미란을 압도했다. 인상 금메달은 1㎏차로 무 슈앙슈앙의 몫이 된 것. 이어진 용상. 마음을 가다듬은 장미란은 1,2차에서 170㎏과 175㎏을 연속해서 성공했다. 무 슈앙슈앙은 165㎏과 172㎏을 들었다.3차 시기를 남긴 상황에서 장미란이 용상에서 3㎏, 합계에서 2㎏ 앞서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자 무 슈앙슈앙은 3차에서 178㎏을 드는 모험을 감행, 성공했다. 장미란이 오히려 용상 3㎏, 합계 4㎏ 뒤진 것.3차에서 장미란이 신청한 무게는 179㎏.‘클리어’하면 용상과 합계 금메달을 목에 걸지만 실패하면 은메달 3개에 그치게 되는 숨막히는 순간. 장미란은 잔뜩 뜸을 들였고, 경기장은 숨을 죽였다. 장미란이 바벨을 번쩍 치켜들자 응원나온 200여 교민들은 감격의 환호를 질렀고 장미란은 무릎을 꿇은 채 두 손 모아 감사했다. 국제역도연맹(IWF)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산토도밍고에서 치러진 두 여성의 전투는 오랫동안 기억될 명승부”라고 전했다. 장미란이 8일 막을 내린 2006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무제한급(75㎏ 이상)에서 용상·합계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인상은 은메달. 이로써 장미란은 한국 역도 사상 남·녀 첫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장미란은 합계 314㎏을 들어 무 슈앙슈앙과 동률을 이뤘으나 몸무게(113.52㎏)가 무 슈앙슈앙(130.91㎏)보다 적어 극적으로 합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미란은 한국이 배출한 ‘여자 헤라클레스’. 긴 허리와 튼튼한 다리를 타고 났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일찌감치 대성할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중학교 3학년이던 1998년 바벨을 처음 잡았고, 이듬해부터는 국내에서 적수가 없었다.2004아테네올림픽에서는 애매한 판정으로 10대에 금메달리스트가 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 용상·합계를 석권, 세계를 평정했다. 이날 가장 아쉬운 대목은 지난 5월 인상 세계 기록(138㎏)을 세웠음에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이어 또 다시 트리플 크라운을 놓친 것.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정상을 지켜내며 12월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한층 밝혔다. 특히 탕공홍, 딩 메이유안의 뒤를 이은 무 슈앙슈앙을 제압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최고 역사임을 입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8일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장미란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장미란은 곧바로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호성적을 굳게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컨디션 조절에 문제는 없었나. -더운 나라여서 많이 힘들었다. 중이염도 앓았고 몸무게도 많이 줄었다. 감독 코치 동료, 그리고 교민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줘 힘이 났다. ▶무 슈앙슈앙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 선수만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나도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 ▶아쉬운 점은. -인상에서 실수한 게 무척 아쉬웠다. 조금만 더 침착했더라면 인상도 거뜬하게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용상과 합계에서 이겼기 때문에 기쁨이 훨씬 크다. ▶다음 목표는. -아시안게임이 다가오고 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겠다. ▶앞서 전국체전이 있는데. -전국체전이나 아시안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경기일 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깔깔깔]

    ●1등은 누굴까? 육군 장병들이 매점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대대장이 들어왔다. 장병들이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하자, 대대장이 흐뭇한 표정으로 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우리 대한 육군이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상 2위로 뽑혔다!” 군인들은 마구 소리 지르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 때 병장 하나가 손을 들고 대대장에게 물었다 “그럼 1등은 누굽니까?” 그러자 대대장님 말씀이 “민간인이다!”●마누라의 밤일 자랑 남자 동창 셋이 모여 마누라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남자1:“우리 마누라는 밤마다 내 것을 가지고 핸드브레이크 연습을 하는 거 있지.” 남자2:“우리 마누라는 내 걸 가지고 5단 기어 연습을 해서 말이지 하하하” 세번째 남자는 묵묵히 있었다. 그러자 친구들이 “자네는 어떤가?”하고 물었다. 남자3:“우리 마누라는 말야, 밤에 침대에 누워서 이렇게 얘기해.‘자기∼가득 채워주세요’”
  • [주말탐방] PO 24시

    [주말탐방] PO 24시

    # PO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PO(Program Organizer)들이 등장한 것은 불과 1년도 채 안된다. 지난해 10월 한화리조트에서 PO 1기생 19명을 뽑은 것이 처음이다. 당시 공고가 나가자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끼꾼’들이 응시했는데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중에는 연극배우, 댄스강사, 가수 지망생 등 다양한 재주를 가진 젊은이들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한달여의 교육기간을 거쳐 설악, 제주, 경주, 단양 등 전국 각지로 파견돼 서비스 일선에 나섰다.PO시스템은 해외리조트에 있는 GO(Gentle Organizer)를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GO는 그냥 잡다한 리조트 내의 일을 하는 직업이지만 PO는 그 수준을 넘어서 공연과 레크레이션을 주도하는 휠씬 전문적인 일이다. 한화리조트 윤성현(49) 기획실장은 “PO는 고객들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불편해 하지 않고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에 그 어떤 서비스 업종보다 힘들다.”고 하면서 “고객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책임질 수 있는 재능과 사명감이 있으면 훌륭한 PO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3기를 뽑았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80여명의 PO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해 가족과 떨어져 산다. “여러분의 팬∼태스틱한 밤을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강원도 설악산 인근의 H리조트 로비.20대의 젊은 남녀 5∼6명이 피에로, 스파이더맨, 공주 등으로 변장하고 나타났다.‘짜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현란한 율동이 눈앞에 펼쳐진다. 잠자코 구경하던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도 흥에 겨웠는지 덩달아 들썩들썩 춤을 춘다. 손잡고 같이 온 손자손녀들도 저절로 움찔거린다. 한 피에로가 “아이∼아버니임~, 빼지마시고 어머니 손을 잡고 이렇게 흔들어 보세요.”라고 권유한다. 그러자 구경꾼 대열에 있던 조영복(51·강원도 원주시)씨가 멋쩍은 듯 부인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와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이렇게 한사람, 두사람….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다들 흥겨운 춤판으로 빠져들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방 한 데 어우러진다.‘어허’ 하는 환호성도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뭐니뭐니 해도 PO들의 역할이 크다.PO는 ‘레저 도우미’로 최근에 생겨난 직업이다. 이들은 리조트나 놀이동산 등을 찾는 손님들에게 되도록 많은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봤다. # 스트레스를 책임집니다 설악산 자락의 한 리조트에는 어슴푸레 어둠이 내려앉았다. 갑자기 로비에서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진다. “와∼호, 이∼히∼”하는 소리에 사람들이 한둘씩 모여들었다. 불이 꺼진다. 이윽고 PO들이 펼치는 ‘웰컴파티’가 시작된다. “자, 파티에 앞서 몸을 풀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시죠. 오늘의 즐거운 밤을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로비에 설치된 특설무대에 있던 PO들이 내려와 사람들의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춘다. 처음에는 멋쩍은 듯 망설이던 백발 성성한 할아버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들도 어느새 그들의 몸놀림에 덩실덩실 따라한다. 서울 도봉구에 산다는 김성희(31)씨는 남편과 손을 잡으며 “얼마만인가요. 이렇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춰본 것이….”하며 부끄러움을 날려보낸다. 다른 사람들도 PO들의 끼에 매료된 듯 즐겁게 춤을 춘다. 화려한 춤뿐만 아니라 마술과 캉캉 공연, 퀴즈게임 등이 이어지면서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PO 이처럼 PO들은 하루종일 춤, 노래, 마임, 마술, 퍼포먼스 등 각종 재주와 열정을 손님들에게 보여주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이색 직업이기에 하루 일과 역시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오전 7시 고객들과 함께 리조트 주변 호숫가를 산책하며 곳곳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깜짝 이벤트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8시에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요가시범이 이어진다. 물론 자격증을 소지한 PO들이다. 오전 10시에는 펀볼(Fun-Ball)게임이 벌어지는데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오후에는 마술을 배우는 마술교실, 신나는 북의 리듬을 배우고 드럼을 직접 쳐보는 드럼교실 등이 이어지는데 다들 전문가 실력 뺨치는 PO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또한 리조트내의 아쿠아 테라피, 아쿠아 유산소 운동, 아쿠아 댄스, 가장 무도회, 봉 체조, 수구 게임 등 물을 활용한 놀이가 쉴 새 없이 벌어진다. 가는 곳마다 PO들이 손님들을 즐겁게 맞이한다. PO들이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최고의 이벤트는 앞서 언급한 저녁 8시에 열리는 ‘웰컴파티’. 이 무대에서는 섹시 댄스, 퍼포먼스, 댄스 따라잡기, 분장 쇼, 팬터마임, 마술 쇼, 가면 무도회 등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현란한 공연이 연이어 펼쳐진다. 이처럼 PO들의 다재다능한 ‘끼’에 빠진 사람들은 밤늦도록 이어지는 춤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 웃음 뒤에 숨어 있는 눈물과 땀 “아까 너(애플) 무대 위에서 왜 이렇게 버벅대니? 오늘 무슨 고민있냐?” 웰컴파티가 끝나고 손님들이 돌아가자 PO들이 둥글게 모여 앉았다. 팀장 잭의 호된 질책이 애플(조시내·23)에게 쏟아졌다. 좀더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항상 즐거워 보이는 PO들에게도 고민은 많다.‘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까.’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그리고 일년 내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외로움도 크다. “참 힘들어요. 물론 저도 사회에서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다양한 공연을 위해 여러 기술을 배우다보면 저도 모르게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아요.” 신디(22·신지연)의 고백이다. 옆에 있던 태지(29·김법중)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고 연습해서 고객들에게 선보였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애써 위로했다. 또다른 PO는 “생소한 직업세계에 있지만 젊음의 열정을 발산할 수 있어 웬만한 고생도 참고 있다.”고 토로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식지않는 한류… 태국이 후끈

    식지않는 한류… 태국이 후끈

    |방콕 김미경특파원|태국이 한류(韓流)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한국의 인기그룹 공연과 최신 드라마 방영이 이어지면서 잔잔하게 파고들었던 한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14∼16일 태국 방콕은 인기그룹 동방신기를 맞이한 현지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14일 방콕 국제공항에서부터 15일 기자회견이 열린 페닌슐라호텔, 첫 단독콘서트가 이뤄진 임팩트 아레나까지 팬들은 동방신기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특히 15일 오후 8시(현지시간) 동방신기의 첫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1만 4000여명의 팬들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어로 동방신기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고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2시간30분간 이뤄진 공연에 빠져들었다. 딸과 함께 한국어로 동방신기가 적힌 빨간 티셔츠를 입고 공연을 찾은 어라타이(40)는 “태국 가수 공연과 달리 환상적이었다.”면서 “한국에 가서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방신기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한 슈퍼주니어는 멤버 12명이 5개국어로 인사하는 등 떠오르는 ‘한류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슈퍼주니어는 16일 태국 방송 시드TV의 생방송 ‘시드쇼’에 한국 가수로는 첫 출연,4곡의 히트곡을 불러 호평을 받았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이번 공연은 태국내 한류 붐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이들은 각각 지난 6월과 3월 채널V 시상식과 국제음악페스티벌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태국에서 낸 앨범이 채널V 차트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다. 이런 가운데 2집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단독 공연을 함으로써 현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됐다. 물론 세븐이나 비 등이 이미 태국을 찾았고, 인기그룹 신화도 지난달 첫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올 들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 것도 한류 붐을 이어가는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콕 거리에서도 한류 분위기는 쉽게 느껴졌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패션거리나 백화점 주변에서는 한국 가수 앨범과 드라마·영화 DVD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동방신기·슈퍼주니어·비·신화 등의 앨범은 별도의 코너가 만들어질 만큼 태국 음반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드라마 ‘가을동화’ 등 계절시리즈와 ‘허준’ 등에 이어 올 들어 ‘풀하우스’‘대장금’ 등이 전파를 타면서 한류가 더욱 친근해졌다는 평가다. 태국에서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 남주형씨는 “‘대장금’은 한 방송사에서 끝난 뒤 다른 방송사에서 이어서 방송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23일부터 방송될 ‘내 이름은 김삼순’은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SM엔터테인먼트 박진 이사는 “모두가 공감하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 연계한 마케팅, 최고의 팬 서비스 등으로 승부한다면 한류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작렬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작렬

    “첫 골을 넣어 기쁘다. 특히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는 골을 넣어 더 기쁘다.” 16일 밤 영국 셰필드 브래몰 레인스타디움은 ‘저격수’ 설기현(27)의 성공시대를 예고한 무대였다.‘신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 공백으로 아쉬움을 느낀 한국 팬을 달래주기에 충분한 득점포를 가동한 것. 빅리그 무대를 밟은 지 5경기,345분 만이며 박지성에 이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2호 골이다. 올시즌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딩FC-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 전반 25분 레딩의 스트라이커 르로이 리타(24)가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 넘어지며 반대편에 있던 설기현에게 공을 건넸다. 슈팅 기회를 차단하려 상대 수비수가 막아서자 아크 쪽으로 공을 돌려놓고 왼발로 강력한 슛을 날렸다. 대각선으로 날아간 공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설기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 골이자, 팀에 원정 2연패 뒤 첫 승을 안긴 값진 결승골이었다. 레딩은 이날 06∼07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설기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승점 9(3승2패)로 6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설기현도 빅리그 첫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뽑아낸 뒤 2경기에서 침묵을 지키다 득점포를 터뜨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설기현은 전반 7분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려 상대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레딩은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킥오프와 함께 하프라인에서 미드필더 보비 콘베이(23)가 전방으로 찔러준 공을 받은 주포 케빈 도일(23)이 11초 만에 선제골을 뽑아낸 것. 이후 파상공세를 펼치다 설기현이 골을 보탰다. 레딩은 후반 16분 셰필드 스트라이커 롭 헐스(27)에게 골을 내주자 리타와 설기현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글렌 리틀과 브린야르 군나르손(이상 31)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 셰필드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선제골을 넣은 도일(평점 8)에 이어 설기현에게 “좋은 골을 넣었다.”며 평점 7을 줬다. 설기현은 “선제골이 예상외로 빨리 나와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내게 찬스가 온 걸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켜 기쁘다.”고 말했다. 또 박지성에 대해서는 “당분간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게 돼 아쉽다.”면서 “회복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달라이 라마는 캐나다 명예시민”

    몬테 솔버그 캐나다 연방 이민장관은 9일 밴쿠버를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개인자격으로 명예시민권을 수여했다. 솔버그 외무장관은 “당신은 인간 존엄성의 승리자이며 우리는 당신이 전하는 평화와 친절, 인도주의적 호의의 가치를 열망한다.”면서 명예시민권을 달라이 라마에게 수여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로부터 ‘행복을 가꾸는 법’에 관한 연설을 듣기 위해 자리를 메운 1만여명의 군중은 이 광경에 환호를 보냈다. 이날 수여식은 지난 6월 캐나다 의회가 달라이 라마에게 사상 3번째로 명예시민권을 수여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 캐나다 정부로부터 명예시민권을 받은 사람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2차대전 때 유대인 탈출을 도운 스웨덴 외교관 라울 발렌버그뿐이다.한편 달라이 라마를 ‘위험한 분열주의자’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은 캐나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 우주정거장 건설 다시 박차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가 9일(현지시간) 성공리에 발사됐다. 이로써 3년 반 넘게 ‘삽을 놓았던’ 국제우주정거장(ISS) 짓기도 다시 시작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우주인 6명을 태운 애틀랜티스호가 구름이 약간 낀 맑은 하늘로 힘차게 솟구쳐 올랐다고 밝혔다. 열대 폭풍 에르네스토와 낙뢰 등 악천후와 연료탱크 이상 등 사소한 기술적 결함으로 2주 동안 네 차례 미뤄온 발사였다. 3년 전 컬럼비아호 참사를 일으킨 쌍둥이 로켓 추진체가 발사 2분 뒤 무사히 분리되는 순간 숨죽임은 환호성으로 변했다. 애틀랜티스호 브렌트 제트 선장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면서 “작업에 착수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기뻐했다. 애틀랜티스호 승무원들은 우주개척 사상 손꼽히는 고난이 임무를 수행하고 11일 후에 돌아온다. 우주정거장 축조는 지난 2003년 2월 컬럼비아호 발사 실패로 중단돼 현재 공정이 절반이나 남아 있다. 지난 7월 초 발사된 디스커버리호는 13일간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컬럼비아호 공중 폭발의 원인이 된 외부 단열재의 수리 및 검사 시험을 통과했다. 이로써 물꼬가 튼 우주정거장 건설 재개는 앞으로 14번의 ‘우주왕복’ 비행이 필요하다. 애틀랜티스호는 무게 17.5t의 트러스(지붕틀)를 부착시키고 오는 임무를 맡았다. 지금까지 우주정거장에 운반된 물체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다.3억 7200만달러(약 3500억원)짜리 이 트러스에는 우주정거장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할 2개의 태양 전지판이 달려 있다. 4년6개월의 고된 훈련을 쌓은 애틀랜티스호 승무원들은 이번 비행 중 세 차례 우주 유영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는 오는 18일 발사, 우주정거장 임무 교대를 위해 2명의 새로운 우주인을 태우고 간다.세계 첫 여성 우주 관광객인 미국 텍사스 출신 기업가도 동승한다. 만약 이날 애틀랜티스호가 발사되지 못했다면 소유스호 일정과 맞물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장기 지연이 불가피했다. 지난 8일 수소 연료탱크의 센서 문제로 발사가 연기돼 나사가 입은 손실은 61만 6000달러(약 5억 9000만원)에 이른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주말탐방] 엑스트라의 세계

    자, 이제 이쪽 줄은 저리로 옮겨 주시고…. 빨리빨리들 움직여 주세요. 다음 장면 들어갑니다!” 지난 27일 자정이 가까워가는 시각 서울 등촌동 SBS스튜디오. 김아중·주진모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제작 KM컬쳐·감독 김용화) 촬영이 한창인 스튜디오 안은 200여명의 여고생 방청객들로 대낮처럼 북적거렸다. 이날 촬영분은 극중 신인가수를 연기하는 김아중이 첫 생방송 무대에 올라 방청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장면. 뜨악한 반응을 보이다 이내 열렬히 환호하는 방청석의 교복 부대는 영화사가 동원한, 이름하여 ‘엑스트라’.5분 남짓한 편집 분량의 두 신(scene)을 찍느라 교복 차림의 보조출연자들은 밤을 꼴딱 새웠다. 1000만 관객 퍼레이드를 꿈꾸는 건 명감독, 스타배우의 몫만은 아니다. 적어도 촬영현장에서만큼은 엑스트라도 똑같이 흥행의 꿈을 꾼다. # ‘보조출연자’라 불러주면 안 되겠니? 엑스트라를 업(業)으로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진 최근에는 젊은 ‘투잡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영화 속 대규모 군중신이 많아지고 그들이 주로 야간에 촬영된다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하는 올빼미족이 많아졌다. 낮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진성(23)씨는 “사정에 맞춰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일감이라 전일제 직장으로 옮기더라도 야간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해볼 생각”이라며 “‘가문의 부활’ 등 최근 두달여 동안 친구들과 함께 5편의 영화에 참여했는데, 덕분에 올여름은 열대야를 잊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상황을 전혀 귀띔받지 못한 채 감독의 슛 사인이 떨어지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일인 사람들.“거두절미하고 소품취급하는 듯한 ‘엑스트라’란 용어 대신에 이왕이면 ‘보조출연자’라고 호칭 대접이나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 같은 이들의 희망사항이다. # 보조출연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씀! 주인공을 떠받쳐주는 ‘오브제’ 역할의 엑스트라에도 알고 보면 엄연한 등급이 있다. 가장 아랫단계 그러니까 대사 한마디 없이 여백을 채워주는 이들이 보조출연자들이다. 예컨대 TV사극에서 창칼을 들고 주인공을 뒤따르는 대열 등 보통의 군중신이 이들 몫이다. 다음 단계가 한두마디 짧은 대사를 쳐야 하는 보조연기자(일명 ‘보 단역’). 그 다음이 TV 재연드라마나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는 단역인데, 기본적인 대사와 표정연기가 요구된다. 보 단역의 몸값은 15만∼30만원. 한두 마디나마 대사연기가 가능하냐에 따라 수당이 곱절로 뛰는 셈이다. 업계에 통용되는 단역의 하루 출연료는 보통 50만원선. 연기내공이 전혀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엑스트라의 몸값은 뚝 떨어진다. 영화의 경우 낮 촬영(오전 6시∼오후 7시)에서의 기본 출연료는 3만원. 오후 7시 이후부터 자정까지는 기본요금의 50%가 추가되고, 다음날 새벽 4시30분을 넘어서면 기본의 두 배에 교통비 5000원이 추가되는 식이다. 기본출연료는 드라마(3만 7000∼4만 2000원)가 영화(3만원)보다 더 많다. # 엑스트라도 지역분권시대…처우개선은 감감 엑스트라를 소비하는 환경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지방 올로케 촬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현지공급은 기본. 지역 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영화 올로케 촬영이 줄잇는 부산 전주 등 주요 지방도시들에는 보조출연자 공급업체들이 몇년새 눈에 띄게 늘었다.‘아이스케키’‘열혈남아’ 등 지방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최근 작품들의 경우 촬영현장에는 지역 출신 엑스트라가 아니고선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방권역별로 세분화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처우는 몇년째 제자리걸음. 한 공급업체의 대표는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생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처우개선은 갈수록 더 요원한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 엑스트라, 나도 해볼 수 있다! 연기에 대한 최소한의 호기심만으로도 엑스트라는 특별한 준비없이도 도전해볼 수가 있다.‘얼꽝’‘몸꽝’이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음은 물론이다.‘얼짱’‘몸짱’ 연기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선 엑스트라의 조건으로는 오히려 그들이 더 경쟁력(?) 있다. 촬영장 집결시간을 엄수하고, 현장 스태프의 지시를 귀담아들을 것이며, 몇시간씩 무조건 대기상태를 견딜 수만 있으면 엑스트라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 회원가입한 뒤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등록절차는 끝. 사진을 함께 올려놓거나 더 빠른 방법은 업체를 직접 방문해 면담접수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엑스트라서 엑스트라매니저 변신 백호씨 보조연기자 캐스팅 대행업체 P&M의 백호(36)실장은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이다.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을 수 없는 직업병(?)에 걸린 지 3년째. 영화사에서 언제 어떤 유형의 엑스트라를 요구해 오더라도 초스피드로 맞춤서비스를 해줄 수 있어야 하는,‘엑스트라 매니저’인 셈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서 3년 전인 2003년 7월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엑스트라가 엑스트라 캐스팅 회사를 차린 것”이라며 멋쩍게 웃는 그는 그러나 “나름의 프로정신이 없으면 이 일은 단 하루도 할 수 없다.”며 정색했다. 유도를 전공했지만 마땅히 전공을 살려서 살아갈 형편이 못 됐다.“목구멍에 풀칠이나 하자고 시작”한 게 엑스트라 출연이었다.“처음엔 단돈 몇푼이 아쉬워서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점점 대사 한마디라도 있는 보조연기가 욕심나고 그러다가 단역으로 뛰어봤음 싶어지고….” 하지만 한달 30만원쯤의 수입으로 딸아이 분유값조차 댈 수 없는 현실 앞에선 더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학교 앞을 전전하는 이동 꽃장수로 나선 그를 ‘태극기 휘날리며’가 다시 촬영장으로 불렀다. 친분이 있던 스태프가 경남 합천 로케이션 현장으로 급히 사람(보조출연자)들을 모아달라고 도움을 청해왔고 그걸 계기로 큰 맘 먹고 회사를 차린 것. 직접 엑스트라로 뛰면서 동시에 촬영장 분위기가 낯선 보조출연자들에게 이것저것 지도해주는 ‘현장팀장’도 그의 몫이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영화만도 박용우·남궁민 주연의 ‘뷰티플 선데이’를 비롯해 ‘이대근, 이댁은’‘파란자전거’‘일번가의 기적’ 등 12편. 엑스트라 매니저로서 그가 귀띔하는 ‘잘 나갈 수 있는’ 엑스트라의 필요조건. 몸짱이 넘쳐나는 세상인 만큼 ‘몸꽝’남녀라면 짭짤한 아르바이트 거리로 엑스트라가 그만이란다. 실제로 “몸꽝인 덕분에” 그 자신 보조연기자로 출연했던 화제작들이 꽤 있다.‘야수와 미녀’에서 주인공 신민아의 붕대를 벗겨주는 의사,‘주먹이 운다’에서 최민식의 극중 부인이 만나고 다니는 ‘느끼남’이 그였다. 엑스트라 희망자들에게 귀띔 하나 더.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뛰고 싶으면 인터넷이 아닌 방문접수를 하라는 것.“얼굴사진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보여주면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로 확 올라갈 겁니다.(웃음)”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힘만 드는 사극 속 엑스트라 CG활용도 높아져 입지 약화 “사극 엑스트라, 힘드네 힘들어∼.” 보조출연자(엑스트라)들은 규모나 활동 면에서 볼 때 사극이나 시대극 등 TV 대하 드라마에서 많이 부각된다. 최근 KBS ‘서울 1945’,MBC ‘주몽’,SBS ‘연개소문’에 이어 KBS ‘대조영’,MBC ‘태왕사신기’,KBS ‘황진이’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출연하는 엑스트라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 드라마에 비해 사극은 엑스트라들의 시간이나 분장 등이 더 요구되지만 대우는 다르지 않고, 요즘에는 사극 장면들을 더욱 웅장하게 보이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CG)을 많이 이용, 엑스트라들의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하 드라마는 많은 엑스트라를 한꺼번에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노하우를 갖춘 엑스트라 공급업체를 통해 인력이 제공된다. 현재 한국예술·월드캐스팅 등 3∼4개 업체들이 사극 엑스트라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몽’‘대조영’ 등의 엑스트라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 관계자는 “전쟁신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장면이 많아 그만큼 인원을 동원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전쟁이나 즉위식 등에는 한꺼번에 300∼400명 이상씩 동원된다.”고 말했다. 특히 오랫동안 직업적으로 출연해온 50∼60대 엑스트라들과 달리 젊은 사람들은 사극 출연을 꺼려 인력 동원이 쉽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사극 촬영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더위 속에 갑옷이나 수염을 갖춰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아 ‘다음에는 현대극에 나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사극에 출연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비 절감을 위해 엑스트라 출연을 줄이고 CG 처리를 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면서 엑스트라 업체들과 방송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SBS 관계자는 “‘연개소문’의 경우, 엑스트라 동원을 최소화하고 CG를 활용,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인건비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일정 규모 이상이나 촬영 분량, 움직임 여부 등에 따라 엑스트라와 CG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엑스트라 동원업체 관계자는 “엑스트라 인건비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방송사들이 예산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엑스트라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면서 “CG 처리도 단가가 만만치 않은 만큼 엑스트라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음식 먹으면 힘 펄펄 나요”

    ‘얼음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0·러시아)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CF 촬영을 위해서다. 종합격투기대회 프라이드의 ‘살아있는 전설’인 표도르는 28일 팬들의 환호 속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이렇게 많은 팬들이 반겨줘서 고맙다.”면서 “한국 음식(개고기와 마늘)을 먹고 힘이 났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한국계 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29·스피릿MC)에 대해 “프라이드에서 충분히 대성할 선수”라면서 “앞으로 프라이드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표도르는 지난 26일 프라이드 무사도12 웰터급 8강전에서 데니스 강과 맞붙어 무릎을 꿇은 같은 팀 소속 아마르 슬로예프의 세컨드를 맡았다. 최근 프라이드 진출을 선언한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에 대해선 “미안하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르코 크로캅, 반달레이 실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조시 바넷 등이 나오는 다음달 무차별급 4강전과 관련해선 “모두 훌륭한 선수”라면서 “열심히 준비한 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오는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프라이드32에서 미국 파이터 마크 콜먼과 복귀전을 치르는 표도르는 무차별급 승자와는 연말에 격돌하게 된다.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표도르는 CF 촬영 외에도 국내 오락프로그램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편 데니스 강은 “나의 영웅인 표도르와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탔다.”면서 “평소 만날 기회가 적은 탓에 여행 등 가벼운 얘기만 나눴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혼혈인에 대한 이중태도 ‘고발’

    ‘다른 인종의 피가 섞인 사람. 다른 인종의 장점이 합쳐진 사람.’미국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지난봄 내한할 당시 TV 전파를 탔던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다. 혼혈 가수 인순이의 눈물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성공한 혼혈 스타에게 환호를 보내는 우리 사회의 이면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온갖 냉대와 괄시를 받는 평범한 혼혈인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김중미의 첫 장편소설 ‘거대한 뿌리’(검둥소)는 혼혈인을 대하는 이중적인 사회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달동네 아이들의 성장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친숙한 동화 작가 김중미는 자신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동두천 미군 기지가 낳은 혼혈의 아픔과 오늘날 이주노동자의 고통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도시 빈민촌에서 태어난 정아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와 묵묵히 폭력을 견디는 어머니 밑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자랐다. 지역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정아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봐온 ‘나’는 정아를 이주노동자 축제에 데려가는 등 세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하지만 정아가 네팔 이주노동자 자히드의 아기를 가졌다는 말에 크게 당황한다. 정아와 자히드, 그리고 태어날 아기가 겪을 고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동두천에서 자란 ‘나’는 혼혈인 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곳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에는 첫사랑 재민도 있다. 백인 혼혈인 재민은 동네 사람들의 심한 멸시를 받았다.“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도대체 튀기가 뭐 어쨌다는 거야? 물건은 미제라면 사족을 못 쓰면서, 왜 우리 같은 애들은 싫어해?”(150쪽) ‘나’는 정아를 위해, 그리고 동두천에서의 기억이 시시때때로 가슴을 내리누르는 자신을 위해 중학생 때 떠나온 이후 한번도 가지 않았던 동두천을 찾아간다. 미국으로 간 줄 알았던 재민을 다시 만난 ‘나’가 그에게 털어놓는 속마음은 바로 작가의 목소리다.“재민아, 동두천은 말이야. 사람들을 떠나보내지 않는 곳이야. 여기 살던 사람들에게 동두천은 특별한 흔적을 남기는 것 같아.(중략)왜냐하면 동두천은 현실이거든. 이 땅 어디를 가도 지워버릴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189쪽) 1963년생인 작가는 동두천에서 열네살때까지 살았다.“사춘기 이후 내 안에 큰 의미로 자리잡은 동두천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한번 쓰고 싶었다.”는 작가는 “동두천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이 부조리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을 예민하게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2001년 ‘작가들’에 발표했던 중편 분량의 소설을 다시 손질해 내놓은 그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섞여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걸맞게 사회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온라인 시비 말고 진짜 싸워라”

    인터넷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끼리 실제 만나 싸움을 벌이는 ‘현피(현실PK)’를 조장, 현장 폭력을 즐기고 이를 확산시키는 일부 네티즌의 그릇된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현피’는 ‘현실’의 앞글자인 ‘현(現)’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다.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하던 사람을 직접 찾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게임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폭행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현피(現 Player Kill)´ 부추기는 행태 도마에 18일 디씨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사 패션갤러리 게시판에서 옷을 흥정하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말싸움을 벌이자 주변의 네티즌들이 “그러지 말고 진짜 만나서 제대로 싸우라.”며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을 올렸다. 당사자들은 14일 “혼내주겠다.”며 이날 오후 9시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자신들도 현장에 따라나가겠다고 환호했고, 특히 한 네티즌은 아예 e포스터까지 제작해 배포하는 황당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게시판에 올려진 문제의 포스터에는 ‘(싸움에)지면 게시판을 떠나야 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분쟁 당사자인 2명의 고교생은 이날 약속장소에 나타나 10∼20명의 네티즌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먹을 휘둘렀고 5분가량 난투극을 벌였다.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한명의 구경꾼이 이들을 말려 싸움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곧바로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 디씨인사이드 패션갤러리 관리자는 “15일 오전 1시부터 약 5시간 동안 관련 사진과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웹사이트에 접속장애가 발생할 정도였다.”면서 “게시판의 접속시도가 폭주해 이후 수 만건의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억압된 폭력 본성 대리만족 하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관련 글과 사진이 다수 게시돼 있다. 디씨 뉴스란에도 여과없이 게재돼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해당 사진과 글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옮겨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들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해당 게시물이 관련 인물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14일 오후 관련 검색단어를 검색순위에서 제외시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현피’ 조장에 대해 “사회환경에 의해 억압된 폭력적 본성을 대리만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에서는 익명의 다수 속에서 개인성이 사라져 개인의 도덕성마저 무감각해진다.”며 “이같은 군중심리는 책임감을 분산시키고 더욱 과격해진 개인은 폭력을 조장하는 것도 서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벽란도 만드는 에이스토리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벽란도 만드는 에이스토리

    최근 준비에 들어간 고려시대 수사극 ‘벽란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히 최완규(‘상도’,‘올인’,‘허준’ 등)를 중심으로 스타작가들로 뭉친 드라마제작사 에이스토리가 나서서가 아니다. 계속되고 있는 ‘사극실험’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드라마이기 때문이다.‘벽란도’ 기획 자체가 인문학과 콘텐츠의 결합을 극명하게 드러낸 작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사물 제작은 쉽지 않다. 정밀하게 묘사하려면 과학이나 의학지식은 물론, 심리에도 정통해야 한다. 국내 영화나 드라마의 법정물이 할리우드 흉내내기에 그치는 것도 이런 어려움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이스토리가 수사물을, 그것도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만들겠다고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조선시대 수사기록 ‘무원록(無寃錄)’이 있어서다. 말 그대로 ‘억울한 원한을 없도록 하라.’는 의미의 무원록은 각종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경험을 기록해둔 책.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법의학서인 셈이다. 이를 근거로 인기 수사드라마 ‘CSI’와 의학드라마 ‘ER’를 뛰어넘는, 고려시대 ‘감검청’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무원록’은 그러나 그동안 역사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묻힌 자료였다. 정치사·왕조사 위주로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살인사건 기록은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그러다 김호 경인교대 교수가 이 자료에 주목, 연구·번역하면서 수사물 제작에 목말라하던 작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세세하게 기록된 이 자료가 나오자 이를 토대로 영화 ‘혈의 누’, 드라마 ‘별순검’이 만들어졌다.‘혈의 누’는 영화로서는 위험부담이 있는 사극추리장르임에도 흥행에 성공했고,‘별순검’은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일부 드라마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사실성 때문이다.‘벽란도’는 바로 그런 바탕 위에 서 있다. 다만 ‘재미’를 위한 드라마적 배려는 있다. 드라마의 시공간적인 배경을 조선에서 고려시대 벽란도로 옮긴 것이 그 한 예다.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는 “당나라·거란·여진·일본은 물론, 동남아 상인과 멀리 아랍 상인들까지 드나들었던 벽란도를 배경으로 삼으면 다양한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잠재적인 수출시장인 이들 지역에 친숙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벽란도’의 장점은 여러가지다. 우선 수사물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들 수 있다.‘범죄’라는 극한상황은 그 자체가 가장 드라마틱하고 인간적이다. 그것은 ‘수사반장’에서 ‘CSI’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화나 드라마가 첩보물 형식을 띠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스토리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제작비 부담이 적다. 대작으로 찍으면 대규모 군중신이나 전쟁신이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추리물에는 이런 장면들이 필요없다. 그런 만큼 드라마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인문학적 연구성과가 구체적인 콘텐츠 사업과 완벽하게 연결된 하나의 모범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노무현 대통령이 8일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함에 따라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 파동으로 촉발된 당·청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가져온 갈등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단 ‘탈당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을 둘러싸고 올 연말, 내년 초에 추진될 예정인 정계개편에도 노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盧대통령 구상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새 법무장관으로 결국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카드를 접고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 카드를 뽑았다. 노 대통령은 막판까지 ‘20년 지기’인 문 전 수석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정치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문 전 수석을 밀어붙였을 때 닥칠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문 전 수석은 자신의 법무장관 기용 논란으로 당·청 갈등만 확산되는 부작용을 빚자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다. 불필요한 정치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지 않으냐.”며 고사 입장을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인사수석 등에게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문 전 수석을 설득해서 인사를 하자.”는 의견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도 이날 오후 김 사무처장과 함께 문 전 수석이 포함된 인사추천위의 회의 결과를 노 대통령에게 올렸을 정도로 ‘문재인 카드’는 마지막까지 살아 있었다. 노 대통령 역시 미련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김 처장을 최종 낙점했다. 산적한 국정 현안의 처리와 함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다. 김 처장의 내정은 외형적으로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의 ‘윈윈 게임’이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측은 문 전 수석을 반대하던 의견이 존중됨에 따라 체면을 구기지 않은 데다 노 대통령 역시 ‘당과 함께 국정 항해’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물론 노 대통령은 문 전 수석의 ‘효용 가치’를 십분 고려해 결심했을 법하다. 언제든지 필요한 자리에 중용할 수 있는 ‘카드’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비서실장감’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노 대통령은 ‘문재인 카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을 일단 매듭지음에 따라 당분간 국정 과제의 추진과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드인사’ 논란에서도 홀가분해진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이달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사법개혁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여야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 사태 이후 꼬일 대로 꼬인 대북 정책, 주변국과의 불협화음, 전시작전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 등을 푸는 데도 힘을 쏟을 것 같다. 어쨌든 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고수해온 ‘문재인 카드’를 접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남을 듯싶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與의 득실계산 김성호 신임 법무장관의 내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은 드러내놓고 환호작약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한 듯한 자세다. 우선 “노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전제하고 “민심과 당심을 고려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측은 ‘법무장관 논란’의 불씨가 된 ‘문재인 카드’를 노 대통령이 결국 접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근태 의장을 겨냥한 노 대통령의 여러 언급을 감안하면 양측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돼 향후 정국의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인선 결과를 놓고 ‘친노 그룹’이 불만을 표시한 것만 해도 그렇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청와대)오찬 이후에 이미 예정된 것 아니냐.”면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합리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애초 8·6청와대 오찬 이후 또다시 대통령 앞에서 ‘노(No)’라고 말하지 못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당 지도부는 인사결과를 보고 “우리가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잘하지 않았느냐.”며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근태 의장 쪽은 ‘문 법무카드’가 강행됐을 경우 ‘퇴로’까지 고민했었던 만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부에서 청와대에 대한 당의 ‘완봉승’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청 모두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이 대세다. 다만 친노계열의 의원들로부터는 거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광재 의원은 “문 전 민정수석은 신임 법무장관을 검토하는 순간부터 극구 사양해 왔다.”면서 “당은 언론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 것이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절한 인사를 걸러내면 됐던 것”이라며 공개적인 인사권 논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백원우 의원도 “대통령이 ‘문 법무카드’에 대해 공식적 제안이나 비공식적 의사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당에서 ‘철회하라.’고 하면 어떡하냐.”면서 “결국 당청 간의 의사소통 부재, 정서상의 불일치가 갈등을 일으킨 만큼 해소해 나가야 할 과제가 생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 황장석기자 symun@seoul.co.kr ■ 향후정국 전망열린우리당의 하반기 항해 목표는 ‘정국운영의 주도권’ 확보에 맞춰지는 것 같다. 방향타는 ‘참여·정책’ 정당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탈당하지 않으면서 우리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을 준비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활동을 가속화하면서 9월 정기국회 때 민생법안을 중심으로 원내 차별화를 노리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통해 정치개혁에 시동을 걸겠다는 태세다.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태동은 애초부터 ‘시장의 신뢰를 받는’ 정당을 위한 기제였다. 현재 경영계 대장정을 마무리짓고 이어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방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대타협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책 등을 내실화해 정기국회 때 정책위와의 협의를 거쳐 입법화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월 정기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라크 파병 철군, 경제·민생 사안 등 각종 ‘인화성’ 사안이 즐비해 있는 시기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국민적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책을 앞세울 것”라고 밝혔다. 정기국회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정국 운영의 주도권 확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이 위원장은 “차별화 전략으로 당 지지도를 10%포인트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복안을 덧붙였다. 이쯤 되면 정치·정당개혁의 큰 틀로 구상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가 밑그림을 드러낼 전망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 운영방식과 의사결정 구조가 유권자 중심으로 변하게 되면 정책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기존의 이념·대중 정당에서 유권자·정책 정당으로 옮아가는 정치변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첫 내한공연 가진 브라질 재즈 보컬리스트 이타마라 쿠락스

    첫 내한공연 가진 브라질 재즈 보컬리스트 이타마라 쿠락스

    브라질의 태양을 닮은 여인 이타마라 쿠락스. 루이스 봉파, 카를로스 조빔 등 라틴재즈의 거장들이 90년대 이후 최고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브라질 출신의 재즈 뮤지션이다. 지난 4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거울못 재즈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국내 팬들과 만난 그는 예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탁 트인 창법’을 앞세워 관객들을 재즈의 몽환적인 세계로 이끌었다. 때로는 강렬한 태양처럼, 때로는 살랑대는 미풍처럼 곡을 부드럽게 매만지는 관능적인 목소리에 객석은 숨이 멎어 버린 듯했다. “7∼8세쯤 돼보이는 한 소녀가 객석 맨앞에 앉아 있었어요. 공연 도중 한번도 다른 곳에 시선을 주지 않고 저만 바라보고 있었죠.”지난 6일 서울 서초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그날의 감동으로 말문을 열었다.“공연 말미에 그 소녀가 저에게 손을 내밀더군요.”스튜어디스를 꿈꿨던 어린 날의 자신을 본 듯해서였을까. 객석으로 내려가 소녀의 손을 잡은 그는 결국 환호하는 관객들의 손길 속에 안겨버리고 말았다. “마치 꿈을 꾸는 듯 했죠. 열광하는 관객들과의 교감이 너무 좋았어요.”바로 이것이 그의 음악세계이기도 하다.“전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음악,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이 교감할 수 있는 음악”이 바로 그가 추구하는 재즈의 세계인 것.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난 이타마라는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와 재즈광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클래식교육을 받을 만큼 일찌감치 음악에 눈을 떴다. 합창단 등에서 활동하던 10대시절, 마일스 데이비스나 존 콜트레인 등의 연주에 심취해 있던 그는 18세때 돈을 벌기 위해 백보컬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재즈 뮤지션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를 일약 재즈계의 디바로 올려놓은 노래는 ‘일루미나다’. 자신만의 앨범은 아니었지만 ‘노벨라’라는 인기 TV드라마의 사운드트랙에 실린 이 노래는 플래티넘 앨범을 기록한 만큼 성공작이었다. 데뷔앨범인 ‘Luiza:Ithamara Koorax’(1994년) 발표 이후,2002년 존 맥러플린 등 쟁쟁한 뮤지션들과 함께 ‘Someday The Ballad Album’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의 최근 관심사는 세계의 여러 음악과 자신만의 음악을 접목시키는 것. 이를 위해 국내의 한 재즈색소폰 연주자와 함께 피처링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과 한국의 음악이 합쳐져 어떤 형태로 재생산될지 기대가 되는 대목.9월에는 EBS의 ‘Space 공감’을 통해 다시 한번 국내 팬들과 만난다. 요가, 명상 등과 함께 한국의 사찰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를 방문하는 등 국내 체류일정을 마치고 오는 13일 한국을 떠난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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