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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는 내 천직이자 운명 평양서 단독공연 하고파”

    “노래는 내 천직이자 운명 평양서 단독공연 하고파”

    “노래는 나의 천직이자 운명이죠. 다시 태어나도 가수가 되고 싶어요.”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꿈의 여정 50년, 칸타빌레’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선 패티김(본명 김혜자·70)의 목소리는 유난히 떨렸다. ”가수는 말보다 노래를 해야 긴장이 풀린다.”며 자신의 히트곡 ‘초우’의 한 대목을 열창한 패티김은 “50년 전 시작했을 때의 설렘과 두려움은 여전하다. 지금, 결승점을 앞에둔 마라톤 선수가 팬들의 환호 속에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는 심정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미8군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1959년 가수로 데뷔, 광복후 한국가수로는 최초로 일본정부 초청 공연을 갖고,1960년대 초반 홍콩·타이완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에도 처음으로 진출한 ‘한류원조’.“정식 가수가 된 뒤 1∼2년간 트럭을 타고 한국에 주둔한 장병들의 위문공연을 다녔어요. 그러다 외교관과 장교급 이상이 모이는 조선호텔 사교클럽의 전속 가수로 발탁됐는데, 이를 본 미군 방송 중역이 일본 진출을 주선했죠.” 지난 반세기동안 ‘서울의 찬가’‘사랑은 영원히’‘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팬들 곁을 지켜온 그는 지난 78년엔 대중가수로선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서기도 했다. 패티김은 새달 26일 목포 시민문화체육회관을 시작으로 서울,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 25개 도시 순회공연을 펼치며 2009년까지 미국, 영국, 호주 등 월드투어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끝으로 패티김은 평양 공연에 대한 소망도 밝혔다.“아버지 고향은 함경도이고 어머니 고향은 개성이에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 제 노래 ‘이별’이고, 북에도 이젠 제 노래를 아는 분들이 많다는데, 평양에서 꼭 한번 단독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총선D-16] “부활하겠다”

    “오늘은 통합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이 부활하는 날이다.” 통합민주당이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총선 공천자 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들어갔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을 꼭 사흘 남기고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늦었지만 이제 진짜 전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은 비장한 분위기였다. 수도권의 한 공천자는 “암울한 상황에서 돌격대로 뽑힌 느낌이다.”면서 “마냥 웃고 있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후보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노력했다. 손 대표는 “오늘은 부활절이다. 우리도 오는 4월9일 우리의 부활을 축하하고 환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나부터 종로에서 승리해 살아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면서 “한곳 한곳 절박감을 갖고 끝까지 분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견제론’에만 안주하지 말 것도 주문했다. 손 대표는 “국민에게 한나라당을 찍어 주지 말라고만 하는 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줄 거리를 찾아서 변화의 길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공천배제 기준에 걸려 끝내 총선 출마가 좌절된 김민석 최고위원과 신계륜 사무총장 등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아픔을 견딘 김 최고위원과 선대본부장으로 일할 신 총장을 보며 제 가슴이 저며지는 것을 느낀다. 이 아픔만은 잊지 말자.”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울주군에 무학소주 공장 건설

    울산 울주군은 20일 ㈜무학이 삼남면 교동리 울산공장 건설 예정부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작업이 끝남에 따라 다음달 공장건립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울주군과 무학은 2004년 12월 교동리 1만 9489㎡의 부지에 소주생산 공장을 짓기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장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장부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과정에서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삼한시대 환호 유적이 나와 전체부지 가운데 1만여㎡가 문화재 보존면적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지금까지 착공이 늦어지고 부지도 9488㎡로 줄었다. 무학측은 2층 규모의 건물 2동을 지으려던 당초 공장건립 계획을 바꾸어 4층 건물 1개동을 지어 12월 완공 예정이다. 무학은 울산공장이 준공되면 하루 40만병에서 최대 80만병의 소주를 생산해 울산시 및 인접한 경남·부산지역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야구의 세계화와 중국

    한국 야구가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남아공, 독일 등과 어깨를 겨루는 동안 베이징 야구장에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야구는 올림픽 예선이 열린 타이완에선 국기인 데 견줘 중국 본토에선 여전히 생경한 스포츠일 뿐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 중국에서 열린 시범경기에는 매진이나 다를 바 없는 1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왔지만 이들은 파울볼에 환호를 보내거나 7회를 앞두고 노래 ‘야구장으로 날 데려다주오’가 흘러나와도 무덤덤하게 앉아 있을 뿐이었다. 야구가 중국에 소개된 것은 한국(1905년)보다 훨씬 빨랐다. 메이저리그 자료에 따르면 헨리 윌리엄 분이란 미국 선교사가 1863년에 상하이 야구클럽을 창단했다. 그러나 역사와 인기는 별개. 처음 도입 이후 50여년 동안 중국 야구는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었다.1913년 극동경기대회가 창설됐을 때 중국은 3위를 차지했다. 베이브 루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올스타팀도 중국에 들러 상하이 팬더스란 팀과 시범경기를 가졌다.1940년대엔 인민해방군에도 팀이 생겨났고, 1959년 첫 전국대회가 열렸을 때는 전국에서 23개팀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도 있었다. 그러나 1965년 11월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은 야구를 미국문화의 잔재로 몰아붙이며 그 싹을 잘라버리고 말았다. 다시 중국에서 야구가 시작된 것은 마오쩌둥이 눈을 감은 1975년 이후. 특히 1980년 LA다저스 구단주 피터 오말리는 지도자를 파견한 데 이어 6년 뒤에는 야구장까지 세웠다. 오말리가 은퇴한 뒤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차원에서 짐 레파브아를 대표팀 감독으로 파견했고 데이브 윈필드, 칼 립켄 주니어, 조 토레 등이 코치 연수교실을 여는 등 지원을 계속했다. 메이저리그가 국제화에 눈을 돌린 것은 1888년 알렉산더 스폴딩이 자신의 팀을 이끌고 세계일주 여행을 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세월에 견줘 성과는 미미했다. 메이저리그의 국제화가 우리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계를 선수 공급원으로 여기면서 동시에 중계권을 포함한 상품을 판매할 시장으로 여기고 접근한다. 메이저리그는 중국 야구에 지원을 하면서 이미 선수 협정을 체결했다. 우수한 선수가 나올 경우 메이저리그가 우선적으로 데려갈 권리를 확보한 것이다. 반면 우리가 생각하는 야구의 국제화는 야구 월드컵이 월드컵축구만 한 인기를 얻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국제화의 방향을 우리 생각에 가깝게 끌어올 길은 없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박지성의 변신?…경기중 언쟁, 인터넷 달궈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평소에 볼수 없던 거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박지성은 평소 ‘순둥이’라고 불릴 정도로 깔끔한 매너와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거나 수비수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팀 동료 웨인 루니,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는 다르게 박지성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미지로 인식돼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0시 프라이드파크에서 열린 더비카운티와의 2007∼2008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비수들과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평소와 다른 ‘터프한’ 모습을 보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박지성의 변화는 더비카운티의 딘 리콕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후반 14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프리킥을 얻어낸 상황에서 박지성은 공을 차는 시점과 동시에 골문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골키퍼를 맞고 나오는 공을 해결하기 위한 것. 이에 박지성을 수비하던 리콕도 박지성과 함께 움직이며 몸싸움을 벌였다.양 선수는 넘어진 후 일어나는 과정에서 가벼운 언쟁과 몸싸움을 벌였다.리콕은 박지성의 목을 잡으며 욕설을 했고 박지성 역시 지지않고 욕설에 항의하며 언쟁을 했다. 결국 심판이 두 선수를 떼어놓은 후 주의를 주는 것으로 상황은 마무리됐다. 박지성이 상대 선수와의 언쟁으로 주의를 받은 것은 EPL 데뷔 후 처음이다. 하지만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팬들은 박지성에게 “터프한 모습도 멋지다.”며 환호를 보내고 있다. 박지성과 리콕의 충돌장면은 동영상으로 편집돼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17일 오전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 31분 호날두의 골로 더비카운티에 1-0으로 승리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평점 8점을 받아 팀내 최고를 기록했다. 또 ‘스카이스포츠’에서 선정한 ‘금주의 팀’ 멤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주말탐방] ‘서울~양수리’ 리버사이드 별밤열차

    [주말탐방] ‘서울~양수리’ 리버사이드 별밤열차

    매일 타는 전철의 창밖 풍경조차 제대로 감상해 볼 여유가 없는 쳇바퀴같은 지루한 일상.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번 쳐다본 기억도 아련하다. 훌훌 털어버리고 기차여행이라도 한번 떠나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이 녹록지 않고 번거로운 일 또한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토요일 저녁 서울역으로 가보자.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한강을 따라 기차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열차가 타고 싶다던 아이들, 여행가자고 조르는 여자친구,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직장인 박민규씨 등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이들이 최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리버사이드 별밤열차´에 올랐다. ● 차창 밖 한강변 야경에 300여개 객석 ‘환호´ 열차가 출발하자 열차내에는 ‘Sometimes Love~´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가사의 ‘Evergreen´(가수 수잔 잭슨)이 흘러나왔고 DJ의 멘트가 따라붙었다. 차분한 목소리의 DJ가 진행하는 음악방송은 탑승객들의 사연 소개와 함께 여행내내 계속됐다. 별밤열차의 실내는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조명을 낮췄다.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최고였다. 탑승한 승객은 300명이 넘었다. 열차 정원이 306명이니까 거의 만석인 셈. 젊은 커플이 절반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가족·친구 단위 여행객이다. 이 열차의 특징은 연령대와 탑승객 구성별로 객차를 나눈다는 점이다. 여행객들의 분위기를 맞춰주자는 취지다.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은 이해심이 많은(?) 어른들 객차로 배정한다.6개 객차 중 5개만 좌석을 배정하고 4번 객차는 이벤트홀로 이용된다. 여행의 시작은 조용했다. 승객들마다 탑승전 코레일투어서비스(1544-7786)에서 제공한 와인과 샌드위치 등을 즐기며 야경을 감상했다. 야경이 일품인 서빙고~응봉(5.3㎞) 구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팔당~양수간 10.3㎞구간은 별밤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조명이 드리워진 한남대교가 보이자 곳곳에서 카메라 플레시가 터졌지만 이어 아쉬운 한숨이 잇따랐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달리는 열차에서 창을 통해 촬영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열차 출발 1시간 후 라이브 공연이 이벤트칸에서 시작됐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없애고 무대 형식을 만들었는데 언더그라운드 가수인 정종훈씨의 연주와 노래에 반응이 뜨거웠다. 젊은 연인들도 다가와 박수를 치며 동참했다. 조용히 자기들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커플들은 좌석을 고수하면서도 다가갈 기회를 엿보는 듯했다. 분당에서 왔다는 김석수(59)씨는 “아내의 제안으로 20년 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됐는데 이런 상품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기차여행에 대한)아련한 향수가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교외선보다 양수리 코스가 운치가 더 있다.”고 조언했다. ● 올 들어 대부분 만석… 3월까지만 운행 코레일투어서비스는 별밤열차를 이달 말까지만 운행할 방침이다. 이후 운행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올들어서는 운행 열차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최근 각종 모임이나 단체 여행객, 외국인도 많이 이용하는데 자칫 특색있는 이 상품이 없어질까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크리스마스·밸런타인데이 등에는 ‘표 구하기´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따르는 법. 열차 코스가 기존 전철선을 이용하다보니 용산을 거쳐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선로가 도로보다 낮아 강변북로를 지나는 자동차와 눈높이가 같다. 지하철 시간 등과 관리를 위해 하차할 수 없도록 한 점과 양수역을 반환역으로 정한 것도 아쉽다. 양수역에서 야경을 볼 수 있다거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다면 더 나을 듯싶다. 김석호·이연화 커플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품을 알게 됐다.”면서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이름만큼 특색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한강변 따라 50~60㎞로 양수역까지 운행 올 1월 선보인 리버사이드 별밤열차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45분 서울역을 출발, 한강변을 따라 양수역까지 운행한다. 총 운행거리는 100.4㎞(서울~양수간 50.2㎞)로 서울역 도착 시간은 밤 10시30분이다. 주행속도는 전철선로를 이용함에 따라 50~60㎞로 운행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여행객이 많으면 일부 구간서 속도를 높여 열차 시간에 맞춰주는 탄력운행이 가능하다. 객차는 장항선에 운행하던 코레일 아카데미를 이용하는데 일명 ‘강의실 객차´로 불린다. 별밤열차로 투입하면서 객차에 장식과 함께 외부에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이 특징이다. 별밤열차는 서울야경열차가 원조다.200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신촌~수색~송추~의정부~청량리를 거쳐 한강야경을 볼 수 있는 응봉~서빙고~용산~서울역을 운행했다. 별밤열차 이용요금은 1인당 3만 3000원으로 예약(ktx21.com)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가족 여행이라면 3시간 여행시간을 감안해 먹거리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女승무원 안현선·이정연씨 “서울 명물로 명맥 유지됐으면…” “리버사이드 별밤열차는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여행하는 또다른 경험입니다.” 별밤열차의 여승무원 안현선(사진 왼쪽)·이정연(이상 27)씨는 별밤열차의 희소성을 매력으로 꼽는다. 서울 출신 ‘깍쟁이’들로 “하루 풀코스의 매력적인 마지막 이벤트가 될 수 있으며 반드시 당일 서울로 돌아온다.”는 안전론(?)도 강조했다. 이씨와 안씨는 별밤열차의 전문 승무원이 아니다. 이들은 코레일투어서비스 국내영업팀 소속으로 직원들이 교대로 열차에 탑승한다. 비정기적으로 운행하다보니 관광전문 승무원을 채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중 이씨는 일반 관광회사에서 근무하다 2005년 현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 베테랑. 반면 안씨는 지난해 7월 입사했지만 승무 서비스에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이들은 역내 티켓팅에서 이벤트 진행, 객실 서비스까지 담당한다. 손님들의 사진 찍어주기가 가장 큰 역할(?)이라고 할 정도로 요청이 많다. 이씨는 “열차 승객의 다수가 커플이다보니 부러울 때가 많다.”면서도 “우리 열차가 매개가 돼 사랑의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며 프로다운 근성을 보였다. 예전 평일 운행하는 야경열차는 대부분 커플이었지만 별밤열차는 가족이나 모임 등으로 승객이 다양한 편이다. 안씨는 “별밤열차에서의 프러포즈는 가장 싸고 색다르다.”면서 “라이브공연 가수가 결혼식 축가도 불러준다.”고 자랑했다. 이들은 3월 이후 열차 운행계획이 나오지 않는 것을 걱정했다. 서울에서 흔치 않은 이벤트가 행여 사라질 수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승무원들은 “별밤·야경이 주제이다보니 운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서울의 명물로 명맥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구절리역도 변신중-2월 ‘열차펜션’ 개장… 호텔 부럽지 않아 ‘구절리역에 가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열차 운행이 중단된 강원 정선군 북면 구절리역이 철도 테마파크로 변신 중이다. 레일바이크 명성 속에 기차를 이용한 ‘여치 카페’가 만들어졌고 지난달 1일 ‘열차 펜션’이 개장했다. 펜션은 아우라지역으로 출발 대기 중인 무궁화호 열차다. 기관차가 달려 있고 객차(4량)가 객실로 탈바꿈했다. 객실은 침대방 7개와 온돌방 2개 등 총 9개.10만원인 4인실(33㎡)이 4개,7만원인 2인실(22㎡)이 5개다. 이용료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열차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이색 경험과 호텔급 시설이 부담감을 덜어준다. 객실에는 TV와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구절리역을 따라 흐르는 송천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는 만족도를 더해준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달 객실 가동률이 70%에 달했고 주말은 3월까지 예약이 완료됐다. 투숙객에게는 레일바이크 20%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아쉬운 점은 취사시설이 없다는 것. 센스있는 여행객이라면 송천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재미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코레일투어서비스 정선지사 조경현 주임은 “취사시설이 없고 전화예약만 가능해 다소 불편하다.”면서 “4월 중 홈페이지가 개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사내벤처팀에서는 문경선 불정역에 대규모 열차 펜션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무궁화호 15량을 개조해 총 25개 객실을 갖춘 펜션을 4월 중순 오픈할 예정이다. 물론 이곳은 취사시설이 갖춰진다. 불정역 펜션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정역을 비롯, 레일바이크와 산악자전거, 고모산성, 전통 도예관 등 주변 관광·체험지와 연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정선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이른 새벽, 가락시장으로 향하는 나차씨 부부.5년차 베테랑 장사꾼답게 한눈에 물건을 선별하는 일쯤은 기본이다. 갖은 야채를 싣고 5일장에 짐을 풀고 나면, 똑순이 장사꾼이 되는 나차씨. 바쁜 장사일로 둘만의 시간은 늘 뒷전이던 부부였다. 나차씨를 위한 남편의 특별한 선물이 공개된다.   ●다큐프라임(EBS 오후 11시10분) 고비는 사하라 같은 사막이 아닌 황무지. 야생 쌍봉낙타, 죽은 동물만 먹기 때문에 ‘망가레타스’라 불리는 독수리 등을 만날 수 있다. 몽골 가젤과 검은 꼬리 가젤, 야생 당나귀도 고비에서 살아가는 일원이다. 메마르고 황량한 땅 고비에도 사람들이 산다. 유목민 가족의 여름 집 짓는 과정을 함께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유엔이 정한 환경의 날을 맞아 호주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한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호주 클린업 데이’행사에 동포들도 적극 참여해 호주 사회의 당당한 일원임을 널리 알렸다. 이번 행사에는 시드니를 비롯해 호주 전역에서 모인 동포 100여명이 참여했다.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감기에 걸린 해영이 안쓰러운 영수는 콩나물 국밥을 끓여 주고, 약을 사다주는 등 정성껏 해영을 보살펴 준다. 그런 영수가 해영은 참 고맙다. 다음날, 해영에게 옮은 감기로 결근을 한 영수. 연홍은 영수를 간호하러 영수네 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영수와 해영을 보게 되고, 둘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 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 홈쇼핑 녹화장 화면이 열리면 미녀 모델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워킹을 하고 있고, 이에 경표와 은애는 방송하단에 뜬 매진이라는 자막을 보고는 환호성을 지른다.TV를 보던 백회장은 첫 출시상품이 매진이라 생기를 찾을 것 같다고 웃으며, 이어 경표에게 화장품은 언제 방송되는지 물어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11년째 라디오에서 변함없는 목소리로 우리를 즐겁게 하고,17년 전에 초연한 연극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당당한 그녀. 탤런트이자 DJ로 활동하는 최화정이 낭독 무대를 찾는다. 재클린 케네디 오아시스의 일화를 담은 ‘재키 스타일’,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낭독한다.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2) 반란자와 귀순자들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62) 반란자와 귀순자들 Ⅲ

    조명연합군의 필사적인 저지 작전에도 불구하고 공유덕과 경중명은 후금으로 귀순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중간에 다소의 손실이 있었지만 공경(孔耿)이 끌고 갔던 전함과 수군의 대부분은 후금군으로 넘어갔다. 후금의 홍타이지는 공경이 가져온 전함을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며 환호했다. 공경의 귀순으로 불안하게 유지되어 왔던 명과 후금의 군사적 균형은 깨졌다. 후금은 기존의 철기(鐵騎)가 지닌 막강한 위력에 더하여 수군까지 확보함으로써 군사력이 배가되었다. ●후금, 공경의 식량을 조선에 요구하다 1633년 4월, 공경이 이끄는 반란군의 선단은 장자도를 거쳐 압록강으로 들어갈 때 후금군의 인도를 받았다. 진강(鎭江)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조명연합군의 저지를 뿌리치는 데 성공한 뒤부터 후금은 전함들을 간수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그들은 압록강 연안을 파서 물길을 낸 다음 전함들을 진강 근처의 마이산(馬耳山) 부근으로 예인했다. 전함 주변에는 병력을 배치하여 경계를 강화했다. 혹시라도 명군이 몰래 들어와 배들을 태워버리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처였다. 4월28일, 후금 사신 용골대(龍骨大)와 녹지( 只)가 서울로 들어왔다. 용골대 일행은 공경이 귀순한 전말을 설명한 뒤, 그 일행들에게 먹일 식량을 달라고 요구했다. 용골대가 내민 국서에서 홍타이지는 ‘공유덕 등이 명군 신분으로 가도에 머물 때는 식량을 주다가 후금으로 귀순했다는 이유로 주지 않는다면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급량(給糧)을 강하게 요구했다. 공경 일당이 상륙한 지역이 심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신들이 식량을 운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도 조선에 손을 내미는 명분으로 제시했다. 난감한 일이었다. 조선은, 공경을 추격해 온 주문욱 일행으로부터 급량을 요구받은 상황에서 후금까지 식량을 요구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후금 사신 접대를 맡고 있던 구관소(句管所) 신료들은 용골대에게 ‘공경은 중국의 반장(叛將)이자 유흥치(劉興治)와 함께 조선을 도모하려 했던 원수’임을 내세워 식량을 내어 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이 요구를 받아들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용골대 등은 다시 ‘형제의 도리’를 들고 나왔다. 그들은 ‘명에 붙으면 식량을 주고, 후금에 붙으면 주지 않는 것은 형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조선을 압박했다. 조선은 주문욱 일행에게는 이미 3000석의 양곡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임경업 등을 보내, 공경 일행과 합세한 후금군과 전투까지 치른 상황이었다. 이미 확실하게 명 측으로 기우는 태도를 보인 터라 후금의 식량 요구까지 거부할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후금의 요구를 거절하면서도 내심 찜찜해하고 있던 5월6일, 명 황제의 칙서가 도착했다.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定遠君)을 원종(元宗)으로, 어머니 구씨(具氏)를 왕비로 각각 추봉(追封)하는 것을 승인한다는 내용이었다. 신료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오매불망 추진해 온 인조의 ‘숙원 사업’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인조는 고무되었고,‘명의 은혜를 배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번지면서 후금의 급량 요구는 거부되었다. ●홍타이지, 공경을 극진히 예우하다 공유덕과 경중명이 수군과 함선을 이끌고 귀순해 오자 홍타이지는 고무되었다.1633년 5월6일, 홍타이지는 공유덕 등에게 줄 양마(良馬)를 마련하기 위해 고위 관리들에게서 말 100마리를 차출했다. 그 가운데는 자신이 아끼는 내구마(內廐馬)도 포함되어 있었다. 홍타이지는 공유덕 등을 각별히 대우했다. 그들을 바로 심양으로 부르지 않고, 일단 휘하 무리들을 거느리고 요양(遼陽) 근처에 머물도록 배려했다. 공경이 자신의 부하들을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재량권도 주었다. 이윽고 6월3일, 공경이 귀순한 무리들을 이끌고 심양으로 들어왔다. 홍타이지는 백관을 이끌고 궁궐 밖 10리까지 나아가 공경을 맞았다. 홍타이지는 공경과 포견례(抱見禮)를 행했다. 서로 얼싸안는 것이었다. 만주의 신료들은 누구든지 칸에게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행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세 번 큰절을 올리고 한 번 절할 때마다 세 번씩 머리를 조아리는 방식이었다. 후금의 신료들은 ‘투항자와 포견례를 행하는 것은 참월하다.’며 홍타이지를 만류했다. 홍타이지는 ‘공경은 등주(登州)를 장악했던 세력가로서 수많은 무리와 전함을 이끌고 귀순했으니 우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신료들의 반대를 뿌리쳤다. 공경은 홍타이지의 형 다이샨(代善)과도 포견례를 행했다.6월5일에도 홍타이지는 공경을 다시 불러 옆자리에 앉히고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과거 조대수(祖大壽)가 투항했을 때보다 더 극진한 대접이었다. 홍타이지는 공유덕을 도원수(都元帥), 경중명을 총병관(總兵官)으로 임명하고 칙인(勅印)을 하사했다. 이윽고 두 사람에게 내린 유시문(諭示文)에서, 공경이 군민(軍民)과 무기, 전함을 갖추고 귀순한 것을 ‘위적풍공(偉績豊功)’이라고 찬양했다. 두 사람에게 ‘부귀(富貴)를 영원히 보장하고 죄를 지어도 전부 사면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파격적인 환대였다. 이 같은 환대가 뒷날 이른바 삼번(三藩)의 난(亂)이 일어나는 ‘씨앗’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함선과 수군을 얻게 된 홍타이지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를 웅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후금, 명을 자유자재로 ‘요리’하게 되다 공경이 후금으로 귀순한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1633년 6월, 후금은 악탁(岳託) 등에게 병력 1만을 주어 명의 여순구(旅順口)를 공략하도록 했다. 공유덕과 경중명도 휘하 병력을 이끌고 이 원정에 동행했다. 공경의 안내를 받은 후금군에 의해 여순은 힘없이 함락되었고, 후금군은 5302명의 포로와 2만냥 이상의 은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여순의 함락 소식은 당장 가도와 조선에 파장을 미쳤다. 가도를 지키던 부총병(副總兵) 심세괴(沈世魁) 등은 후금군의 공격을 우려하여 가도를 포기하고 본토 쪽으로 도망갈 궁리를 하기에 이르렀다.8월16일,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가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먼저 자신들도 전함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했다. 이어 ‘우리가 배를 띄우면 가도를 차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조선이 놀랄까 삼가고 있다.’며 ‘향후 가도를 돕지 말라.’고 경고했다. 가도를 비롯하여 명 본토가 후금 수군의 위협 앞에 노출되자 명 조정의 조바심은 더욱 커졌다. 그들은 혹시라도 조선이 후금에 굴복하여 양자가 연합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들은 수시로 사람을 보내 조선을 견제하려 했다.10월에는 가도의 부총병 정룡(程龍)이 조선에 들어왔다. 그는 ‘여순이 함락되었다고 두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고 조선을 다잡으려 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가도의 명군에게 군량을 공급하라.’고 채근했다. 공경의 귀순 이후 조선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후금의 ‘협박’과 명의 ‘호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선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전함과 수군을 보유하게 된 후금의 ‘변신’에 대처하지 못했다. 다시 언급하겠지만,1637년 1월 조선의 왕실과 중신들이 피란해 있던 강화도는 공유덕이 이끄는 후금군의 상륙작전 앞에 맥없이 무너졌다. 강화도 수비를 책임졌던 조선군 지휘부는 ‘후금이 수군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공경의 귀순은 ‘명의 비극’이자 ‘조선의 비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포퓰리즘은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20여년 전 ‘포퓰리즘의 이념적 위상’이란 논문으로 한국 학계에 포퓰리즘 논의의 씨앗을 뿌린 서병훈 숭실대 교수(한국정치사상학회장)가 ‘포퓰리즘-현대 민주주의 위기와 선택’(책세상)이란 단행본을 냈다. 서 교수는 먼저 포퓰리즘의 개념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한국에서 넘쳐나는 포퓰리즘이란 말의 인플레이션 현상은 포퓰리즘에 대한 개념 혼동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서 교수는 “사람마다 다른 현상을 염두에 두고 포퓰리즘을 사용하는 바람에 포퓰리즘은 신발은 있으나 신발에 맞는 발은 어디에도 없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신세가 됐다.”며 ‘인민에 대한 호소’와 ‘선동적 정치인에 대한 감성 자극 정치’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포퓰리즘을 정의할 것을 제안한다.이 두 기준에 따라 서 교수는 포퓰리즘을 “기성 질서 안에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정치지도자가 인민의 주권회복과 이를 위한 체제개혁을 약속하며 감성적인 선동 전술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정치운동”으로 정의한다. 서 교수는 고전적 포퓰리즘의 양대 기둥이 된 1870년대 러시아의 ‘브나르도(인민 속으로)’ 운동과 1892년 미국 인민당 운동 등을 출발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력을 발휘해온 포퓰리즘의 과거와 현재를 더듬는다.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억만장자 페로의 2000만표 득표,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정치인 르펜의 16.86% 득표,50년대 아르헨티나의 페론과 21세기 초 베네수엘라 차베스로 이어지는 남아메리카의 포퓰리즘 등을 살핀다.서 교수는 민주주의의 한계상황을 거름삼아 자라온 포퓰리즘을 단순 정치현상이 아닌 ‘병적 징후’로 규정한다.서 교수는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대중의 불안심리 ▲정당정치의 퇴보 ▲감성을 자극하는 ‘흥행사’ 정치인의 등장 등을 포퓰리즘 만개 원인으로 꼽는다. 서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가 주권자 인민과 겉돌고 있는 현실에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포퓰리즘에 환호한다.”며 포퓰리즘 극복을 위한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 시민단체와 언론의 감시기능 회복을 강조한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이 승리는 여러분의 것”

    힐러리가 벼랑 끝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결전의 화요일’로 불렸던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 텍사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의 미니 슈퍼 화요일 대결은 힐러리에게 눈물 대신 기쁨의 함박웃음을 안겼다. 힐러리는 대의원수 334명으로 규모가 큰 오하이오, 텍사스에서 승리를 낚음으로써 기사회생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5일 슈퍼 화요일 이후 11연패의 악몽을 깨끗이 잊으며 심기일전할 기회를 찾게 됐다. 붉은색 정장차림으로 콜럼버스에서 지지자들 앞에 나선 힐러리는 특유의 여유만만한 미소를 가득 머금은 승리자의 모습이었다.“오늘의 승리는 오하이오의 여러분과 미국 전역에서 꿋꿋이 나를 지지했던 모든 이들, 한때 비틀거렸지만 뒤에 굳건히 서 있었던 이들 모두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어 “오하이오가 전진하면 미국도 전진한다. 미국이 돌아왔고 캠페인도 부활했다.”면서 원점으로 승부를 돌린 이날의 승리를 만끽했다. 지지자들과 힐러리 캠프는 오바마의 연승 행진을 막지 못하면 사퇴 압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하루 전의 비장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환호로 가득찼다. 연승행진을 놓치고 잠시 주춤하게 된 오바마는 힐러리의 승리를 축하했지만 이날 패배에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대의원수에서 리드하고 있어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승리를 낚아 엎치락뒤치락하던 경선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 막혀 선거캠프는 다소 의기소침해졌다고 AP 등은 전했다. 그는 이날 텍사스에서 부인 미셸과 함께 지지자들 앞에 나서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건 관계없이 우리는 여전히 지명전에서 이기고 있다.”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한편 4개주에서 모두 승리를 휩쓴 공화당의 매케인 상원의원은 대선주자 확정을 위한 대의원 매직넘버(1191명)를 넘어선 1226명을 확보하고 공화당 후보로 최종 낙점돼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의 경선 경쟁에서 승리의 쐐기를 박은 그는 이날 연설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선 최종승리를 다짐했다.“헛된 공약과 속 빈 요란한 말잔치, 쓸데없는 논쟁들로 또 한번 피곤하게 겨뤄야 할 것”이라면서 민주당과의 일전을 겨냥했다. 매케인은 5일 백악관을 방문해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공식 지지를 받으며 쉴틈없는 공화당 ‘정식주자’ 레이스를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매케인이 부통령 후보 선정을 놓고 벌써부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폴렌티(미네소타), 찰리 크리스트(플로리다) 등의 현직 주지사들이 풍부한 행정 경험을 무기삼아 부각되고 있다. 경선에서 함께 겨뤘던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무슨 여자애가 저렇게 선머슴 같아?”, “남자가 계집애처럼 굴어서 되겠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들은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허무는 ‘비정상적인 집단´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성(性)의 경계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양성성(兩性性)이 유행을 타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도 꽤나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양성성을 ‘미덕´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동성들이 바라보는 ‘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의 생각은 어떨까. 이들에 대한 여와 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숭없는 그녀’ 멋진Girl ● “남성적인 여자 보면 지레 반감”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일명 ‘여고-여대 라인´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성 공동체에 길들여지면서 온갖 유형의 여성들을 다 만나봤다. 여성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친구부터 역으로 남자 같은 여자들까지 못본 사람들이 없다. 이 가운데 김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짧은 커트머리에 굵은 목소리, 행동에 터프함이 묻어나는 여자 아이들을 볼 때 왠지 어색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남자같이 행동하는 아이들은 대개 레즈비언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남성적인 여자 아이들을 보면 지레 반감이 들더군요. 왜 자신의 여성성을 굳이 죽여 가며 남자인 양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괜히 멋있는 척 구는 면도 있는 것 같고요.” 김씨는 최근 드라마에서 멋있게 비춰지는 ‘양성형 인간´에 대해서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는 이와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남자 같은 여자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나온 은찬이(윤은혜 역)와 같다면 또 모르죠. 하지만 은찬이는 드라마 속 미화된 캐릭터일 뿐입니다. 전 정말 남자같이 행동하는 여자들이 이해가 안 돼요. 반감이 드는 게 사실이고요.” ● “여성성 무시하는 태도 이해 못해” 직장인 최모(25·여)씨도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최씨는 이들이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씨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생겨났다. “회사에 남자 같은 여자 동료가 있는데 앙숙이에요. 그 동료는 저를 ‘과도하게 여성스러운 말투를 쓴다. ´며 비꼬는 투로 대합니다. 치마를 입고 온 날은 치마를 입었다고 비꼬고, 화장을 좀 진하게 한 날은 그럴 시간에 책이라도 한 장 더 보라고 충고해요.” 이럴 때마다 최씨는 어이가 없다. 이 때문에 회사 내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왜 사사건건 제게 시비를 걸까요. 자신과 다르다고 매사 지적하는 그 동료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편견일는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남성적인 여자들은 본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여성스러운 여자들은 생각이 없다든지 우습다든지 약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해요. 저도 그런 여자 동기를 볼 때마다 괜히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상대하기도 싫어요.” 대학원생 박모(24·여)씨도 남성스러운 여성을 볼 때마다 ‘억지스럽다. ´는 느낌이 든다. 고등학교 시절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쿨(Cool)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씨는 대학생이 된 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한다. 같은 과 친구 중 유난히 남자같이 구는 여자 친구의 행동 때문이었다. 가끔 도를 넘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다는 박씨의 친구. 친구의 억지스러운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많았다. “1학년 때 대성리로 MT를 갔었어요. 장을 봐온 짐을 옮기는데 좀 무겁더라고요. 20명 정도 간 MT이니 얼마나 먹을 것이 많았겠어요. 약간 힘든 척을 했더니 대놓고 제게 욕을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그러면서 보란 듯이 무리하게 많은 짐을 들고 몇 걸음 걸어가더군요. 제게 힘을 과시한 거죠. 몇분 뒤 힘이 부쳤는지 들고 있던 짐을 모두 땅에 내동댕이쳤어요. 죄 없는 계란만 다 깨뜨렸지 뭐예요.” ● “내숭女보다 터프女가 더 멋져요.” 직장인 노모(25·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개성 있어 보여 한편으로는 부럽다. 또 그런 그녀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노씨의 경우 보통 여자라고 하면 다소곳하고 머리가 긴 고정관념의 여성성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반면 남성성을 지닌 여성들은 적극적이고 활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미도 있어 보이고 남과 다른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남자 같은 여자들이 건강해 보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활발해 보이고 성격도 화끈해 보여요. 이런 점에서 이들이 무척 긍정적으로 보여요. 모든 여성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긴 생머리에 다소곳한 성격을 지녔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남자 같은 여자. 뭔가 개성 있어 보이고 독특하지 않나요?” 대학생 이모(22·여)씨는 자칭 ‘남성미 넘치는 여성´이다. 남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 말하든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들의 내숭이 너무 싫었다. 별거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떨고 힘이 넘치면서도 약한 척하는 여성들의 내숭이 싫었다. 무거운 짐도 일부러 더 들고 강해지려고 노력했다. “사실 남자 같은 제 자신에 대해 불만은 없어요. 주위 친구들도 많이 이해해 줘요. 여고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 가끔 좋아한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외모 역시 말할 것도 없다. 이씨는 여성보단 남성 쪽에 가깝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스타일이 어떠하냐에 따라 몸가짐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 치마보다는 바지, 긴 머리보다는 짧은 컷 머리를 선호한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데 과 특성상 남자들이 많아요. 자연스레 어울려서 지내죠. 선배들에게 형이라고도 부르고요. 전 여성스러운 건 체질적으로 싫어해요. 그냥 털털하고 활발한 게 좋아요.” 직장인 강모(23·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미가 나는 여성은 괜히 당당해 보이고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왜소한 몸에 소극적인 성격을 지닌 자신과 대비돼 그저 부러울 뿐이다. 남성미 넘치는 여성들은 리더십도 있어 보인다. “왠지 그녀들의 남성성이 멋지지 않나요? 요즘은 양성성이 대세잖아요. 여성적인 측면과 남성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면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제 주변에도 남성적인 친구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요. 남성적인 여자에 대해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죠.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인가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섬세한 감수성’ 男부럽군 ● “심리적 거부감 어쩔 수 없어” “여자 같은 남자들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민망해요. 아무리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해도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대학생 김모(26)씨는 여자 같은 남자들을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가 어렵다. 경북 경주의 보수적인 집안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김씨는 이런 사람들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비록 대학에서 여성학 수업도 들어보고 ‘오픈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도 해 봤지만 아직은 쉽게 다가오지가 않는다. “아직 남자는 남자다워야 보기 좋아요. 남자가 여자처럼 굴면 왠지 뭔가 비정상적인 것 같고 그래서 멀리하게 돼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사실 그런 친구들 있으면 많이 놀려대기도 하잖아요.” 직장인 김모(27)씨도 마찬가지. 김씨도 여성스런 말투와 표정을 쓰고 슬픈 영화에 찔끔 눈물을 흘리는 남자들을 보면 ‘쟤 왜 저래.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제 아무리 남녀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있다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어머´, ‘웬일이니?´ 같은 여성적인 표현을 쓰는 남자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사회가 변하고는 있지만 상대에게 거부감을 준다면 본인도 노력해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특히 남성들이 많이 모인 집단에서는 ‘여자 같은 남자´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다. 남중(男中)과 남고(男高) 출신에 현역으로 군복무까지 마친 이모(26)씨는 ‘남자들의 소굴´을 경험하며 이들에 대한 적대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여자 같은 남자애가 한 명 있었는데 모두 그 아이 흉내를 내기도 하고 놀림도 심했어요. ‘게이´라는 소문도 파다했고요. 나중에 그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를 해봤는데 상처를 꽤나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여자처럼 행동하는 구성원에 대한 언어 폭력은 정말 대단했다고 말한다. ‘이딴 녀석이 어떻게 군대를 들어왔냐. ´는 말부터 심한 욕설, 심지어 성희롱까지 벌어졌다. “군대란 조직이 원래 ‘남성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잖아요.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여자 같은 행동과 감수성을 지닌 남자들이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 양성형 남성이 여자에게 인기가 좋다? 그러나 모든 남성들이 이들을 혐오의 눈길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갖추지 못한 ‘여성적 섬세함´이나 ‘부드러움´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 권모(27)씨에게는 친한 친구 가운데 ‘여자 같은 남자´가 있다. ‘어머!´라는 말투를 연발해 가끔 닭살(?)이 돋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말투와 섬세한 감수성이 부럽다.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더라고요. 물론 여자들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그 친구의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 그리고 부드러운 감수성을 좋게 보는 여자들이 많아요. 왠지 터프가이가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요즘엔 이런 ‘양성형 인간´의 인기가 부쩍 치솟고 있는 느낌입니다.” 평소 무뚝뚝한 말투로 스스로를 ‘여자에게 인기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권씨는 이런 이유로 이 친구의 ‘여성스러움´을 흉내내고 있다. 보다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하고 해맑은 웃음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칭 ‘양성성 찬양론자´인 대학원생 김모(27)씨는 ‘남자다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남자답다.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외적으로는 근육질 몸매에 큰 키, 내적으로는 통 크고 결단력도 있으며 여자를 휘어잡는 약간의 권위를 가진 사람, 또 윗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할 줄 알는 ‘시원스러움´과 ‘넉살´, 이런 것들로 종합되더군요.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과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일까요.” 김씨는 사람들이 좋게 보고 있는 ‘남성성´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남자답다. ´라는 개념이 ‘멋있다. ´라는 말과 등식처럼 이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로 멋있지 않은´ 인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 사람 정말 남자야. ´라고 말할 때 어떤 사람인지를 관심있게 보면 비민주적이고 가부장적인 인간형인 경우가 많아요. 과거부터 남성스러움에 환호를 보냈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온 듯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권하는 ‘민주적 인간형´과는 충분한 차이가 있습니다. 양성성은 이러한 개념의 한계를 극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 본인 스스로 ‘여자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별명이 ‘여자´였다. 놀림도 많이 받았고 이 때문에 상처도 컸다. 김씨는 이때 ‘안 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민감한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이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졌기 때문이다.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태권도도 배웠고 욕설도 해대며 서서히 ‘남자다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춘기가 지나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시대도 많이 변했죠.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양성성´이란 말은 없었으니까요.” 김씨는 과거 왜곡된 남성성에 매몰된 채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려 노력했던 점이 후회스럽다.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고루 갖춘 사람으로 거듭날 기회를 스스로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많이 양성화되고 있습니다. 성역할도 많이 깨지고 있고 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규정하는 제약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죠. 그러나 아직도 그 잔재는 남아 있어요. 특히 남성이 많이 모여 있는 집단에서는 ‘여성적인 남성´은 아직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군대가 대표적이죠. 특히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고요. 따라서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HSBC위민스챔피언스] 오초아, 폭우 뚫고 시즌 첫 승

    개막전을 포함,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8년 시즌 두 차례 대회가 벌어지는 동안 “해변에서 휴가를 즐겼다.”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여유만만한 그의 행보는 넘치고도 남을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처음 나선 대회에서 그 자신감은 우승컵과 타수로 그대로 증명됐다. 오초아가 2일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근 타나메라골프장(파72·6547야드)에서 벌어진 HSBC위민스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골라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올 시즌 마수걸이승이자 통산 18번째 LPGA 투어 정상. 나흘 동안 줄곧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올 시즌을 활짝 열어젖힌 오초아는 ‘들러리’로 2위 경쟁을 벌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9언더파)과 폴라 크리머(미국·7언더파)를 큰 타수로 따돌려 ‘절대 강자’의 위치를 확인했다. 특히 역대 우승 시기도 가장 빠른 3월 초로 끌어당겨 향후 지난해 8승을 뛰어넘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점칠 수 있게 됐다.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는 두 차례 경기를 중단시킨 폭우가 유일한 방해꾼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솥뚜껑을 얹어놓은 듯한 그린에서 타수를 까먹는 동안 오초아는 마치 다른 세상에서 골프를 치는 듯 날름날름 타수를 빼먹었다. 전반에만 보기없이 버디 3개를 골라낸 오초아는 16번홀에서 1타를 더 줄이더니 18번홀에서는 ‘탭인’에 가까운 파퍼트로 챔피언 퍼트를 장식, 팬들을 환호케 했다. 올 시즌 LPGA 정규 투어에 두 번째 출전한 신지애(20·하이마트)는 이븐파를 쳐 합계 4언더파 284타,7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동갑내기 김인경(하나금융)은 3언더파 285타로 재미교포 김초롱(24), 모건 프레셀(미국)과 함께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넌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어…”

    “넌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어…”

    한동안 그는 매트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고교 시절 마지막 경기에 패배한 것이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정신을 가다듬은 그는 다른 레슬링 선수들이 매트 주위를 서서 한 바퀴 도는 것과 달리 엉덩이를 이용해 매트 바닥을 통통거리며 돌아다녔다. 오른팔을 번쩍 치켜든 그에게 1만여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미 오하이오주 힐스보로 고교의 레슬링 선수인 더스틴 카터(18). 그는 오른쪽 어깨 아래가 거의 없고 왼쪽 팔도 비장애인보다 짧은 데다 양쪽 허벅지 아래도 없다. 다섯 살 때 이들 부위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어쩔 수 없이 잘라냈다. 여덟살 때 레슬링을 시작한 그가 콜럼버스의 쇼텐슈타인 센터에서 열린 오하이오주 고교 레슬링 선수권대회 8강전에 나서 마지막 고교시즌 경기를 패배로 접는 모습을 일간 ‘신시내티 인콰이어러’가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카터는 지난달 28일 파두아 프랜시스칸 고교의 앤드루 로만치크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종료 2초 전 4점을 허용,1-5로 판정패했다. 다음날 패자부활전에서도 코디 맥기에게 3-5로 져 그는 시즌 전적 40승4패를 기록했다. 매트 주위를 한 바퀴 돈 카터는 곧바로 네이선 혼 코치와 부둥켜안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카터의 훈련이나 경기 장면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에는 누리꾼들의 감동어린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nolan518’은 “어떻게 저런 몸으로 레슬링을 할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고 했고 ‘patteyo’는 “카터는 엄청난 장애를 극복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도 대단한 레슬러”라고 칭찬했다. 카터의 아버지는 “경기 뒤 아들에게 ‘넌 기대 이상이야. 네가 한 모든 일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을 거야.’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데어 윌 비 블러드’

    [강유정의 영화 in] ‘데어 윌 비 블러드’

    가끔 괴물 같은 영화들이 있다. 혹은 ‘그 분’이 오셔서 만든 지상의 것이 아닌 듯한 작품들이 있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 ‘데어 윌 비 블러드’가 그렇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남자가 황량한 대지에 앉아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남자는 수직으로 깊이 파 놓은 굴 속에 들어가고 무엇인가 찾았다는 듯 미소 짓는다. 우물 속을 빠져 나와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려 하는데, 뭔가 문제가 생긴다. 순식간에 사고는 발생하고 남자는 한 쪽 다리를 절게 된다.5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혼자 있던 남자는 여럿과 함께 있다. 사내들은 열심히 무엇인가를 길어 낸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며, 환호한다. 다음 순간, 기구가 떨어지고 한 사내의 목을 관통한다. 이것은 잔혹극이다. 잔혹함은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15분간 단 한 사람의 ‘대사’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놀라움으로 바뀐다. 이 잔인한 장면들을 채우는 것은 쇼스타코비치를 연상케하는 신경질적인 현악 오케스트라이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잔혹함은 냉정한 시선을 통해 증폭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 끔찍한 장면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카메라의 시선에 옮겨 담는다. 슬프다, 라고 말하지 않고 바라 보는 순간 생은 끔찍해진다. ‘데어 윌비 블러드’는 이상하고 잔혹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남자, 아마도 ‘악마’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바로 그런 모습일 테다. 이 남자에게는 ‘마음’이 없다. 그러니 동정심도, 후회도 미련도 없다.‘마음’ 대신 그의 가슴 속에는 계획과 논리, 계산이 들어찬다. 그의 행동은 어느 것 하나 가슴 어디께 있을 심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만일 누군가 이 남자를 보고 ‘온화한 자’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실수이자 착각이다. 그는 ‘온화함’을 각색해 연기하는 훌륭한 배우일 뿐, 그에겐 마음이 없어 따뜻함도 없다. 이 철저한 냉정함은 두 가지 사건에서 분명히 제시된다. 하나는 아들이다. 대니얼 플레인뷰는 사고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이를 아들로 키운다. 그는 어딜 가나 ‘가족정신’을 내세우며 자신의 석유사업을 확장한다. 영화의 마지막, 아들은 자신은 아버지 곁을 떠나 멕시코에 가겠노라고 말한다. 대니얼은 격분한다. “넌 내 경쟁자가 되려는구나.” 두번째는 석유로 떼돈을 벌게 해준 황무지의 주인, 목사, 엘라이와의 숙원이다. 대니얼은 자신을 ‘죄인’이라 고백하게 했던 목사를 용서하지 않는다. 그의 입에서 신에 대한 배반을 얻어내고 그의 무릎을 꿇린다. 그런데, 이쯤되면 혼동된다. 그래도 한때, 대니얼은 아들을 아끼고 사람들을 배려했다. 누군가 믿고 싶노라고, 간절히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 성처럼 거대한 집을 차지하고 있는 그는 악마에 불과하다. 마음이 없는 이 남자는 전 생애를 ‘돈’으로 채운다. 악마, 마음이 없는 돈의 화신, 대니얼 플레인뷰.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해보자.“There will be blood.”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피란 무엇일까? 언젠가 그곳에는 피가 흥건할 것이라면, 과연 석유는, 돈은, 욕망은 ‘피’를 부르는 재앙일까? 잔혹하고도 뛰어난 영화,‘데어 윌 비 블러드’이다. 영화평론가
  • 베컴 미소에 ‘꺅~’

    쌀쌀한 날씨에 황사 바람까지 불어닥친 29일, 서울 광화문 청계천광장을 가득 메운 2000여명의 시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두 시간 이상 몸을 떨었다.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33·LA 갤럭시)을 두 눈으로 보기 위한 것. ‘위 아 스트롱 위드 베컴’이란 제목으로 열린 팬서비스 행사장에 베컴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당초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은 낮12시57분쯤. 추운 날씨 탓에 불평이 나올 법도 했지만, 베컴이 무대 위로 등장하자 청계광장은 가득 메운 팬들은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소리를 질렀다. “안녕하세요.”라며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뽐낸 베컴은 팬들의 열광적인 환영에 다소 놀란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베컴은 “아시아에 올 때마다 팬들의 열정에 놀라곤 한다. 한국 팬들의 사랑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지켜봐달라.”며 백만불짜리 미소를 날렸다. 주최측에 미리 신청한 팬들과 단체사진을 찍은 베컴은 40여명의 유소년 선수들과 축구 클리닉 시간을 가졌다. 베컴은 “어렸을 때는 축구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프리킥은 꾸준히 연습하면 나아진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두 시간 이상 유니폼만 입은 채 오들오들 떨던 어린 선수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베컴과의 짧은 만남을 즐거워했다. 베컴은 이날 새벽 늦게까지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마시며 즐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곤한 기색없이 팬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베컴이 속한 LA 갤럭시는 1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친선경기를 갖는다.‘프리킥의 마술사’ 베컴이 마술 프리킥으로 한국팬들에게 마술을 걸지 주목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남·북을 적신 ‘평화의 아리랑’

    남·북을 적신 ‘평화의 아리랑’

    서울에서도 피날레는 아리랑이었다. 상임지휘자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북에서 남으로 이어진 이번 ‘드라마’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이날 정규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인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이 끝난 뒤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는 가운데 뉴욕 필하모닉의 하피스트 낸시 알렌은 조용히 뒷자리에 가서 앉았다. 하지만 첫번째 앙코르 곡인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에서도, 두번째 앙코르 곡이자 평양 공연의 첫번째 앙코르 곡이었던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가운데 ‘파란도르’에서도 하피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알렌이 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마젤이 세번째 앙코르를 위하여 지휘대 위에 서자, 곧 이어 북한의 개량악기인 장새납을 대신한 민디 커먼의 피콜로와 알렌의 하프가 북한 작곡가 최성한이 편곡한 ‘아리랑’의 멜로디를 울리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 필하모닉의 서울 공연이 28일 오후 1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2500석의 티켓이 매진된 가운데,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 시간에 이처럼 붐빈 것은 예술의전당 20년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뉴욕필은 이날 무대에 오르자마자 우리 ‘애국가’와 미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를 연주했다. 서울 공연이 북한의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연주한 평양 공연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첫곡인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기다리던 관람객들은 갑작스러운 ‘애국가’에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사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외국 교향악단의 내한 연주회에서는 두 나라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애국가 연주가 없어졌듯 어느 사이엔가 연주회장에서의 국가 연주도 사라졌다. 나이든 관람객들에게는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뉴욕필의 서울 공연은 그러나 지난 26일의 평양 공연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평양 공연에서는 동평양대극장의 객석 조명을 모두 밝혀놓았던 데 반해 이번에는 여느 음악회처럼 불을 모두 끈 것도 달랐다. 평양에서는 공연에 참석한 북한 주민이 닫혀 있던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공연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손열음이 협연한 피아노협주곡 2번, 교향곡 5번으로 짜여졌다. 모든 프로그램을 베토벤의 작품으로 구성한 것도 거장 로린 마젤과 뉴욕필에 대한 한국팬들의 음악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날 뉴욕필의 서울 공연이 평양 공연만큼이나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관람객들에게 손키스를 날리며 즐거워하는 로린 마젤과, 콘서트홀을 나서는 관람객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에서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 마젤과 뉴욕필 단원들은 타이베이와 상하이, 홍콩, 베이징, 평양, 서울을 거친 ‘2008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 이날 예술의전당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짐을 챙겼고, 오후 8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뉴욕으로 돌아갔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영화 ‘식코’로 본 美 민영의보

    영화 ‘식코’로 본 美 민영의보

    “그날이 찾아왔다.‘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꼭 실현하겠다.” 미국의 차기 대권주자인 버락 오바마(46·민주당) 상원의원의 이같은 공약에 미국 국민들은 환호했다. 취약계층에 보조금을 지급해서라도 모든 국민에게 공적 의료보험의 혜택을 골고루 나눠 주겠다는 것은 이라크파병 철회, 조세 감면과 함께 오바마에 힘을 실어준 핵심 공약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한국에선 정 반대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출범한 새 정부는 ‘민영보험 활성화’와 ‘의료영리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재원의 조달과 관리, 의료서비스 제공을 모두 민간에 위임한 미국에선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미국 보수세력을 강력히 비판해온 마이클 무어 감독의 새 영화 ‘식코’(Sicko)가 이를 생생히 전해 준다. 영화에 따르면 1971년 당시 부통령이었던 닉슨이 “사기업이 건강유지기구를 운영하면 더 적은 지출로 건강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카이저 종신보험이 운영하는 민간의료보험 조직(HMO)이 탄생한다. 이후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약품 현대화를 내세워 약가를 인상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이같은 행보는 이어진다. 영화에 따르면 법안에 협조한 의원들은 어김없이 퇴임 뒤 민영의료보험사 고위 간부로 영입됐다.2억 5000여만명의 미국 민영의료보험 가입자는 응급상황 처치, 암 등 중증질환의 수술, 약 처방을 받기 전 민영의료보험사의 사전 승인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미국내 어느 병원에서도 치료받을 수 없다. 매년 200여만명은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 신장암 환자는 병원에서 “신장 이식과 신약 처방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지만 민영보험사가 “신장이식은 위험하며 신약이 적합하지 않다.”고 거절해 끝내 사망한다. 민영보험사인 ‘휴매나’의 전 의료고문 린다 피노 박사는 의회에 출석,“50만달러를 아끼려 한 환자의 수술을 거절했고, 결국 그는 사망했다.”면서 “많은 환자에게 치료를 거절할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영부인인 힐러리가 건강보험체계를 개혁하려 했지만 강경 이익단체와 연계된 ‘벽’을 넘지 못했다는 게 영화의 주장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지윤 女농구 첫 2000 도움

    4쿼터 종료 30.4초를 남기고 국민은행 김지현이 레이업슛을 성공,63-60으로 앞서갔다. 이기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는 국민은행 벤치에서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기쁨도 잠시. 종료 6.1초 전 삼성 김새롱의 3점슛이 빨려들어가면서 63-63,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생명은 연장에서 7점을 쏟아부었지만, 국민은행은 무득점에 묶였다. 삼성생명이 27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07∼08여자프로농구에서 이종애(20점 12리바운드)의 인사이드 장악에 힘입어 국민은행을 70-63으로 꺾었다. 삼성생명은 3위 금호생명과 1경기차로 벌린 반면, 국민은행은 공동 5위 우리은행, 신세계에 0.5경기차로 쫓겼다. 국민은행 김지윤은 4개의 도움을 보태 여자농구 첫 2000어시스트(2003개)를 돌파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젤 “北서 내 생애 최고의 환대”

    마젤 “北서 내 생애 최고의 환대”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마친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7일 서울에 왔다. 상임지휘자 로린 마젤과 단원들은 오후 1시55분 아시아나항공 특별기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서해 항로를 날아 오후 2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로린 마젤은 인천공항에서 “북한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환대를 받았다. 그것은 우리 생애 최고의 환대였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평양 방문 소감을 밝혔다. 마젤은 특히 평양 공연의 앙코르로 ‘아리랑’을 연주할 때 청중들이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것은 미래 양국 관계의 가능성을 잘 말해 준다.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소통이었으며, 모든 위대한 일은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마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연을 참관하지 않은 데 실망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 여행의 목적은 북한 사람들에게 평화를 원하며 음악과 문화의 세계에서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음을 믿는 미국인이 많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뉴욕필은 2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평양에 이은 ‘남북한 연속 음악회’를 연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뉴욕필 평양공연] 평양 신세계 연 오케스트라 외교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은 오후 7시50분쯤 모두 끝났다. 두 나라 국가와 세 곡의 정규 프로그램에 이어진 세 곡의 앙코르까지 끝나자 관람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악기를 챙겨들고 무대를 떠나려던 단원들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연주회가 시작될 무렵의 긴장과 기대, 어색함이 엇갈리던 표정의 관람객은 동평양대극장에는 더 이상 없었다. 연주회는 26일 오후 6시6분쯤 북측 여성 아나운서가 “오늘 공연은 두 나라 예술교류의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뉴욕 교향악단의 이름있는 지휘자”라고 로린 마젤을 소개하는 것으로 막을 열었다. ●역사적 공연의 출발은 북한과 미국 국가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은 북한국가 ‘애국가’와 미국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로 시작됐다. 뉴욕필 단원들은 첼로 파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어서서 연주했고, 관람객들도 모두 기립했다. 이날 동평양대극장의 무대 왼쪽에는 성조기가, 오른쪽에는 인공기가 게양되었다. 알려진 대로 미국 교향악단이 북한국가를 연주한 것은 처음이고, 평양에서 미국국가가 연주된 것도 북한정권 수립 이후에는 처음이다. 공연은 MBC TV가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했는데, 우리 방송에서 북한국가가 모두 나간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밝은 대리석으로 내부를 치장하고 녹두색 천으로 관람석을 화사하게 새로 꾸민 평양대극장은 1500석이 관람객으로 가득찼다. 앞서 이날 오전에 있었던 리허설에도 음악학도로 보이는 젊은이들로 대부분의 객석이 채워지는 등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두 나라 국가에 이어진 정규 프로그램의 첫 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의 전주곡. 결혼식에서 흔히 행진곡으로 쓰이는 ‘혼례의 합창’도 바로 이 ‘로엔그린’에 나온다.3막의 전주곡 역시 결혼을 축하하는 밝고 화사한 성격으로 ‘새로운 미래’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는 셈이다. 이어진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는 뉴욕필이 미국을 방문한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에게 위촉하여 1893년 초연한 작품.‘신세계’란 바로 미국을 가리키며, 이후 뉴욕필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로린 마젤은 이날 ‘신세계’를 소개한 뒤 서툰 우리말로 “좋은 시간 되세요.”라고 외쳐 관람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로린 마젤은 재즈의 선율을 담은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인의 ‘파리의 미국인’을 소개하면서 “언젠가 ‘평양의 미국인’이라는 노래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앙코르 곡은 北 작곡가의 ‘아리랑’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에 나오는 ‘파란도르’에 이어진 두번째 앙코르곡으로는 오랫동안 뉴욕필에 몸담았던 지휘자이자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을 연주했다. 로린 마젤은 특히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간직되어 있다.”고 말하고 “마에스트로 부탁합니다.”라며 마치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듯 지휘자없는 연주를 유도했다. 동평양대극장은 대부분의 관람석이 1층에 있고 2층과 3층은 좁은 발코니 형태로 되어 있었다.1층 앞줄에는 북측 관람객이, 뒷줄에는 각국의 외교사절과 한·미 두 나라에서 초청된 인사들이 자리잡았다. 처음 북측 관람객들은 뉴욕필의 연주에 소극적으로 반응했으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내는 등 갈수록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마지막 앙코르는 북한 작곡가 최성한이 편곡한 ‘아리랑’이었다. 뉴욕필이 남측이 아니라 북측의 ‘아리랑’을 연주한 것이 ‘관계 정상화’를 위하여 올바른 선택이었음은, 감개를 억누르는 표정이 역력한 관람객들에게서도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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