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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난 미모에 실력까지…” 中 ‘쿵푸 미녀’ 인기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쿵푸대회에서 우승한 미모의 여성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24세인 왕잉(王滢)은 지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회 미국 무술선수권대회 여자태극선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지난 해 홍콩서 열린 무술대회에서도 두 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왕잉은 일명 ‘가장 아름다운 쿵푸 소녀’ 로 불린다. 뛰어난 무술 실력 외에도 배우 뺨치는 미모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미국 무술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무술로 다진 탄탄한 몸매와 늘씬한 키, 예쁜 외모와 무술 실력을 겸비한 왕잉은 류더화(유덕화) 등 톱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의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바 있지만, 당시 훈련을 받던 중 부상을 입어 영화 데뷔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라마의 여자 협객 역할에 캐스팅 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무술계 뿐 아니라 연예계에서까지 관심이 끊이지 않는 왕잉을 두고 네티즌들은 ‘새로운 무술 스타의 탄생’이라며 환호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우승후보’ 스페인 크로아티아에 1-0 승 그덕에 이탈리아도 8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던 이탈리아가 8강행 열차에 올라 탔다. 이탈리아는 19일 폴란드 포즈난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C조 3차전에서 아일랜드를 2-0으로 꺾고 조2위(1승2무)로 8강에 올랐다. 이전까지 3위(2무·승점2)에 머물고 있던 이탈리아는 경기를 끝내고도 같은 시간 스페인-크로아티아전이 1-1 무승부가 되면 다득점에서 밀려 탈락할 처지였지만 후반 43분 헤수스 나바스의 결승골로 스페인이 1-0으로 이기자 환호를 터뜨렸다. 승점 3점이 절실했던 이탈리아의 두 골은 모두 정밀한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이탈리아는 전반 35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왼쪽 코너킥을 안토니오 카사노가 골문 앞에서 헤딩슛을 터트리며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45분에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마리오 발로텔리가 골지역 중앙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가위차기슛’(시저스킥)을 성공시켜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폴란드 그단스크경기장에서는 스페인이 나바스의 막판 결승골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1-0으로 제치고 8강 막차를 탔다. A조의 체코와 러시아, B조의 독일, 포르투갈에 이어 C조의 스페인, 이탈리아까지 8강행을 확정지음에 따라 유로 2012 조별리그는 D조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뒀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런던 올림픽 성화봉송 중 연인에 프러포즈 화제

    4년이 지나야만 가능한 프러포즈가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성화 주자가 봉송 중 길가에 나와있던 연인에게 프러포즈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성화 봉송 만큼이나 화제가 된 이 남자는 레드카 출신의 데이비드 스테이트(25). 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성화를 들고 미들즈브러를 달리던 중 이를 기념해 나와있던 여자친구 크리스틴 랑햄(27)에게 갑자기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 이같은 장면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만삭의 몸이었던 랑햄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곧바로 청혼을 받아들였다. 자원봉사자로 성화봉성에 참가한 스테이트는 “300m 정도 성화를 들고 달리다 성화를 다른 사람에게 주고 청혼 준비만 했다.” 면서 “프러포즈 순간은 정말 대단했다.”고 밝혔다. 남자친구의 깜짝 이벤트에 놀란 랑햄은 결국 눈물을 떨궜다. 랑햄은 “스테이트가 성화를 들고 언덕 위에 나타났을 때 정말 자랑스러웠다.” 면서 “무릎을 꿇고 청혼했을 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자연 벗 삼은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 성황리 막 내려

    자연 벗 삼은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 성황리 막 내려

    지난 9, 10일 양일간 남이섬에서는 특별한 아웃도어 페스티벌이 열렸다.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 뮤직&캠핑 페스티벌’(이하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와 음악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는 전 세계에 열광적인 마니아를 보유한 뮤지션 제이슨 므라즈와 국내 공연계의 1인자인 이승환 등이 헤드라이너로 나섰고, 이밖에도 015B, 강산에, 뜨거운 감자, 버스커버스커, 칵스, 짙은, 소란, 크리스티나 페리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남이섬의 자연과 낭만이 넘치는 낮과 밤을 선사했다. 관객들의 가장 많은 기대와 호응을 모은 제이슨 므라즈는 ‘평화’라는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관객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페스티벌 첫날 저녁, 2시간 가까이 이어진 그의 공연은 울창한 나무가 둘러싸인 잔디와 쏟아져 내릴 듯한 밤하늘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동화 속 세상을 방불케 했다. 둘째 날 헤드라이너로 등장한 이승환은 ‘천일동안’,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덩크슛’ 등 역대 히트곡을 열창,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라이브의 황제’ 다운 면모를 뽐냈다. 특히 이번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에는 올해 가요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버스커버스커가 첫 페스티벌 출전식을 치러 인기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입증케 했다.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는 여타 록페스티벌 등과 달리 비교적 조용하고 얌전(?)한 특성을 띠고 있어 유독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객들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남이섬에서 공연을 보다 가족·연인과 함께 인근 아침고요수목원이나 가평 등지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공연이 펼쳐진 남이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수시로 배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과, 남이섬 전체가 아닌 일부만 개방한 탓에 공연장 외부를 산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점 등은 다소 감점 사유로 꼽혔다. 자연을 벗 삼은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환상적인 이틀을 선사한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2는 관객 3만 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6·15남북공동선언 12주년 기념식

    6·15남북공동선언 12주년 기념식

    ‘6·15남북공동선언 12주년 기념식’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급변하는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발전’이란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총 1000여명이 참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개회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 이희호 여사의 인사말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등 당내 유력 대선 후보들이 참석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도 함께 자리했다. 개회사에서 박 시장은 “한반도에서는 평화가 돈이고 밥이라 생각한다.”면서 “남북관계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 교수는 ‘6·15남북공동선언과 2013년 체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로 돌아가라’는 충언과 경고를 줄곧 무시해 왔다.”면서 “2010년에는 5·24조치를 발표해 노태우 정부 이래로 꾸준히 진행돼 온 민족 화해의 흐름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6·15와 10·4선언에 대한 원칙적 승인을 말하기는 하지만 진정성과 내실이 담겼는지 미심쩍다.”고 말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또 “아무렇지 않게 벌이곤 하는 색깔 공세나 독재시대에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국가관’ 타령도 그렇다.”며 최근 박 전 위원장의 국가관 검증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출마 선언을 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만찬에서 건배사를 하며 대권 욕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는 “오늘 출마선언을 했다. 내숭 떨지 않고 솔직하게 제 욕심 말하겠다.”면서 “저 대통령 하고 싶다. 그런데 아무런 대통령 하고 싶은게 아니라 김 대통령 같은 대통령이 하고 싶다.”고 말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미얀마 난민 카렌족 아이들의 전통지키기

    미얀마 난민 카렌족 아이들의 전통지키기

    미얀마·라오스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태국의 최북단 매홍손. 열대림으로 뒤덮인 산악 지대에 둘러싸인 평화로운 이곳에 카렌족이 거주하고 있다. 본래 미얀마에 뿌리를 둔 이들은 가난과 핍박을 피해 국경을 넘어 이곳에서 난민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일생 동안 목에 황금빛 쇠고리를 감아올리는 것을 아름다움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카렌족 여성들. 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EBS ‘세계의 아이들’에서는 기린 목을 닮은 카렌족 아이들이 전통을 지켜 나가는 모습을 전한다. 황금빛 링을 씻어 할머니께 드리는 13살 카렌족 소녀 무치. 할머니는 황동 고리를 받아 손녀의 목에 감기 시작한다. 카렌족은 다섯 살이 넘으면 목과 다리에 링을 걸기 시작해 조금씩 링을 늘려 나가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링의 무게는 갈비뼈를 내려앉게 하고 목이 길어 보이게 하는데, 긴 목은 이들에게 미의 기준이 된다. 무치는 링을 목에 두르고 마캄 나무 진액을 이용해 얼굴에 작은 잎사귀를 그려 넣는다. 예쁘게 단장을 마치고 무치가 향한 곳은 상점. 대부분 카렌족의 수입은 관광 수입이기 때문에 무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도와 베를 짜고 스카프를 만들며 자랐다. 대를 이어 자신의 전통과 생계를 잇기 위해 황동 고리를 스스로 선택한 카렌족 소녀 무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더위를 피해 깊은 산으로 들어가는 무치와 동네 아이들. 이들이 자리 잡은 곳은 시원한 동굴 속이다. 아이들은 나뭇잎의 윗부분을 잘라서 만든 멋진 부채로 서로를 부채질해 주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다시 한번 뚝딱뚝딱 칼질에 비를 막아 주는 멋진 우비가 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이번엔 자신들의 키보다 몇 배가 넘는 꽃나무에 겁 없이 오르며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다. 카렌족은 미얀마의 소수 민족이다. 1948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계속 독립 투쟁을 해 오다 미얀마 정부군이 카렌 반군의 마지막 저항지를 공격하자, 반군 가운데 일부가 태국으로 피난 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독립을 꿈꾸며 60년 넘게 투쟁해 온 그들은 이제 국경을 떠돌며 오갈 곳조차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카렌족은 카렌어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4가지 원칙을 꼭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 전통 복장을 하고 악기를 두드리며 카렌족의 행렬이 시작된다. 어른들의 뒤를 따라 아이들의 어설픈 몸동작이 이어지고 황금빛 링을 찬 카렌족 여성들이 일제히 환호성으로 힘을 북돋아 준다. 여전히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카렌족 아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담아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랑스오픈테니스] 신구황제 4강 격돌… 누가 환호할까

    예상대로다. 테니스 남자코트를 쥐락펴락하는 강호들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결승 코트를 겨냥했다. 6일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의 필립 샤트리에 코트. 3번시드 로저 페더러는 남자단식 8강전에서 9번시드의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4·아르헨티나)에게 3-2(3-6, 6-7<4-7>, 6-2, 6-0, 6-3)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이날 승리로 메이저 승수를 237승으로 늘린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대회 두 번째 정상은 물론 자신의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17회)까지 고쳐 쓰게 된다.. 앞선 8강전에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는 5번시드를 받고 출전한 조 윌프리드 송가(27·프랑스)를 3-2(6-1, 5-7, 5-7, 7-6<8-6>, 6-1)로 누르고 먼저 4강에 올랐다. 지난해 윔블던을 시작으로 US오픈, 올해 1월 호주오픈을 차례로 석권한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마저 우승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신구 황제의 맞대결인 대회 4강전은 1년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 조코비치는 지난해 4강전에서 페더러를 만나 졌지만 9월 US오픈 4강전과 최근 로마마스터스에서 설욕하는 등 최근 여섯 차례 만나 다섯 차례 승리를 거뒀다. 상대 전적에서 11승14패로 아직 열세이지만 최근 전력으로는 페더러보다 윗길인 셈. 여자단식 8강전에서는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서맨사 스토서(28·호주)가 16강전에서 세계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3·벨라루스)를 제친 15번시드의 도미니카 시불코바(23·슬로바키아)를 2-0(6-4, 6-1)으로 완파했다. 21번시드의 새라 에라니(25·이탈리아)도 10번시드 앙겔리케 케르버(24·독일)를 2-1(6-3, 7-6<7-2>)로 제압하고 4강에 합류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중국통신] 中 섹시스타 류위신, 수중 몸매 과시

    중국의 한 지역 방송국에서 주최한 잠수대회에 섹시 스타 류위신이 참가,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과시하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후난훙왕(湖南紅網) 4일 보도에 따르면 후난위성TV의 한 프로그램은 이 날 ‘물 속에서 숨 오래 참기’ 대회를 개최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내로라 하는 세계적 프로 ‘잠수왕’들이 참여한 본 경기와 아마추어 부문, 스타 잠수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는 볼거리가 특히 많았다. 중국 대표 섹시 스타 류위신과 9등신 미녀 모델 아이샹전, 싱크로나이즈 스위밍 선수 리징 등 인기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것. 물이 가득찬 4m 높이의 플라스틱 박스 안에서 숨을 참고 옷 빨리 갈아입기 형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스타들은 저마다 재미있는 포즈와 제스처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인어공주’ 리징은 재빨리 옷을 갈아 입은 뒤 수중 발레를 선보였고, 중국 최고의 황금 비율을 자랑하는 아이샹전 역시 빠른 스피드로 환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스타는 단연 류위신. 흰색 비키니를 입고 경기에 참가한 류위신은 풍만한 가슴과 쭉 뻗은 매끈한 몸매를 드러내며 보는 이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수경을 쓰고 침착한 모습으로 불과 57초 만에 주어진 옷으로 갈아입으며 프로선수 버금가는 면모를 과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15m 버디 플롭샷 챔프 호랑이 깨우다

    사실상의 챔피언샷은 신기에 가까운 ‘플롭샷’(스핀을 강하게 넣어 높이 띄우는 샷)이었다. 4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파72·7265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 16번홀. 선두 스펜서 레빈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타이거 우즈(37·이상 미국)는 3개홀 줄버디를 포함, 전반 7개홀에서만 4타를 줄이며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압박했다. 직후 8번홀과 11번홀에서 1타씩 까먹어 추격전이 불발에 그치는 듯했지만 얼마 안 가 타이거의 야성이 드러났다. 15번홀 장타를 앞세운 버디로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간 뒤 나선 16번홀.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우즈는 공이 떨어진 그린 주변 러프에서 깃대까지 15m짜리를 남겨놓고 60도짜리 웨지를 꺼내들어 플롭샷을 풀스윙했다. 공은 솟구치는가 싶더니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진 뒤 8m 남짓 데굴데굴 굴러 홀 속으로 툭 떨어졌다. 우즈는 이 한 방으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잠자던 호랑이가 으르렁대자 숨죽이며 바라보던 갤러리가 환호했다. 붉은색 셔츠의 마력이 되살아난 듯했다. 선두였던 로리 사바티니(36·남아공)는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해 무너졌고 우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1타를 더 줄이며 우승을 확정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극적인 역전으로 일궜다. 우승 상금은 111만 6000달러(약 13억원). 1999~2001년 대회 3연패를 일궈냈던 우즈는 2009년 우승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다섯 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투어 통산 73승째다. 82승을 거둔 샘 스니드에 이어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대 두 번째 최다승 기록이다. 72세의 니클라우스는 바로 이번 대회를 주최한 이. 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즈가 자신의 기록과 나란히 하는 순간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우즈는 “16번홀 티샷이 짧으면 안 됐고 길면 해저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는데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결과적으로 주효했다.”면서 “니클라우스의 기록과 같은 73승째를 일군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경주(42·SK텔레콤)는 합계 2오버파 290타로 존 허(22·정관장)와 함께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집트 30년 철권 무바라크 ‘종신형’ 아들은 ‘무죄’

    이집트 30년 철권 무바라크 ‘종신형’ 아들은 ‘무죄’

    이집트를 30년간 철권통치 해 오다 지난해 ‘아랍의 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사실상 종신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그의 두 아들과 측근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일각에선 ‘아랍의 봄’의 재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집트 재판부는 2일(현지시간) 시민혁명이 일어난 지난해 1월 25일부터 18일 동안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850여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무바라크에게 법정 최고형인 25년형을 선고했다. 84세라는 나이를 고려하면 종신형이나 다름없다. 하비브 엘아들리 전 내무부 장관에게도 같은 혐의로 2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무바라크의 통치 시기를 “암흑과 악몽의 시대”라고 규정하며 “무바라크에게 시위대 유혈 진압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무바라크는 선고를 받은 뒤 법원에 출두할 때 타고 온 헬기 편으로 이동, 그동안 치료받았던 군 병원이 아닌 카이로 근교의 토라 형무소에 수감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무바라크와 두 아들 가말, 알라의 부패 혐의와 경찰 고위 간부 6명의 유혈 진압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무바라크의 종신형 선고에 환호성을 보냈던 시민들은 즉각 거세게 항의했다. 수천 명의 시민들은 ‘아랍의 봄’ 시위 중심지였던 타흐리르 광장에 속속 모여들어 ‘신의 판결은 처형’ ‘우리는 처형을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 참가자는 한때 2만명에 달했고 이 중 일부는 새벽까지 연좌농성을 벌였다. 3일에도 수백 명이 광장을 점령했다. 오는 16~17일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현 정치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바라크 재판 결과가 실망을 안기면서 대규모 집단 행동을 촉발했다고 BBC는 전했다. 대선 결선 후보인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는 타흐리르 광장을 방문한 뒤 “당선되면 재판을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무바라크 시절 마지막 총리로 결선에 진출한 아흐마드 샤피끄는 “누구도 법보다 상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모든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판결로 최초의 민주적 선거인 이번 대선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무바라크의 변호인 야세르 바흐르는 “법적으로 결함이 많다.”고 지적하며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무바라크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동성애자로 맘껏 솔직한 단 하루”

    “동성애자로 맘껏 솔직한 단 하루”

    “1년에 딱 하루, 동성애자임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자리입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퀴어(Queer·성적 소수자)퍼레이드의 한 무리를 이끌던 장병권(36)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의 말에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원피스로 한껏 멋을 낸 게이부터 피켓을 든 레즈비언, 외국인, 구경삼아 낀 시민들까지 다양했다. 2500여명이 참여했다. 기자도 짧은 시간이나마 성적 소수자들의 삶을 경험해 보기 위해 메릴린 먼로로 분장해 참여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3회째다. 성적 소수자의 인권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행사다. 동성애자뿐 아니라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다양한 성적 소수자가 참여, 이뤄지고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도심을 행진하는 퍼레이드다. 1년에 단 하루 정체성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꽃 단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참가자들은 40분간 청계천로 1.5㎞를 흥겹게 행진했다. 행렬은 보기에 따라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갖는 의미는 사뭇 남다르다. 몇 시간 동안 그들에겐 솔직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제한된 시간이지만 차별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성적 소수자들은 세상을 향해 “혐오는 폭력이다.”, “혐오하지 말고 사랑하자.”라고 외쳤다. 참고 살아온 그들의 현실이다. 드람(20·가명)씨는 “부모님에게도 내가 동성애자라는 걸 말 못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여장 차림의 기자 역시 혐오스런 눈길을 받아야 했다. 한심한 듯 혀를 끌끌 차는 중년 남성도,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어머니 또래의 여성도 있었다. 성적 소수자들에게 결혼은 꿈조차 꾸기 어렵다. 현행법도, 사회적 통념도 가로막고 있다. 퍼레이드에 앞서 진행된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미국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동성 결혼과 관련한 행사가 이어졌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마련한 ‘동성 커플 혼인신고서’를 작성한 EJ(34·여·가명)씨는 “집에서 결혼하라고 할 때마다 독신주의라고 거짓말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상으로라도 결혼하고 싶어서 혼인신고서를 작성해 봤다.”고 말했다. 구경하는 이들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문화적 보수성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작은 변화지만 동성애자들이 해마다 거리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어교사인 미국인 보이스(25·여)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 사회는 다르다는 것에 대해 훨씬 배타적”이라고 지적했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 한 참여자가 대뜸 “기자님은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못하는 걸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걸 하고 싶냐고 묻자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 솔직히 다 얘기하고, 길에서 애인과 스킨십도 하고. 그냥… 그냥 남들 다 하는 거요.”라고 답했다. 생각보다 소박한 소망이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GM은 노조 때문에 망했다? 車~암 웃기는 소리!

    GM은 노조 때문에 망했다? 車~암 웃기는 소리!

    장하준의 각론 격이다. 장하준은 요란한 말로 치장한 IT강국론이니 금융허브론이니 하는 말들을 비판하면서 한 국가의 부를 생성하는 핵심은 결국 제조업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저자도 딱 이 지점에 서 있다. 다른 어떤 그 무엇보다, 최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점수 따는 데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별 쓸모 없는 경제학의 비교우위론에 따라 제조업은 중국에 내주고 미국은 금융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뛰어난 제조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전·현직 민주당 대통령들이 그토록 외쳐대는 제조업 중흥 구호에도 맞닿아 있다. ‘빈 카운터스’(Bean Counters·홍대운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를 쓴 밥 루츠(80)는 1963년 자동차업계에 투신한 뒤 GM, BMW,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의 고위 임원을 두루 역임했다. 은퇴해서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던 2001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GM의 구원투수로 다시 영입돼 부회장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작품은 많지만 우리 귀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것을 꼽자면 BMW3 시리즈, PT크루저, 캐딜락CTS, 쉐보레 크루즈, 전기차 볼트 등이 있다. 그러니까 50년 세월을 자동차 공장에서 보낸, 우리 식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산증인’이고 미국식으로 ‘카 가이’(Car Guy)이자 ‘디트로이트 맨’(Detroit Man)이다. 책엔 2001년 이후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제목은 ‘콩알이나 세고 있는 사람’. 명문대 MBA를 배경으로 복잡한 통계수치를 정교한 그래픽으로 수놓은 현란한 파워포인트로 제시하는 데만 치중하는 이들을 비꼰 것이다. 엄청나게 세련되고 똑똑하지만 자동차라는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풍자다. 숱한 경험담들이 실려 있는데 이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면 콩알이나 세는 사람들이 철옹성처럼 구축해 둔 GM 내부의 관료주의에 맞선 무용담으로만 읽힌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는 그게 아니다. 저자는 직설적으로 말한다. “경제적 가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잊지 말자. 1. 땅 속에서 뭔가 캐내는 것. 2. 땅 위에서 농작물과 나무를 키우는 것. 3. 그렇게 캐내고 키운 것들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 이 세 가지 외에 다른 것들은 그저 이미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거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딱 장하준의 목소리다. 그러니까 명문대 MBA 출신 천재들이 숫자 놀음으로 만들어 낸 최첨단 금융기법이니 마케팅 기법이니 하는 것들은, 견고한 제조업의 기반이 없으면 전부 무용지물이란 것이다. 그러면 견고한 제조업은 무엇인가. “일단 적정한 투자액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훌륭한 디자인과 성능은 필수다. 각 나라마다 정부 규제와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적절한 가격에 팔고 나서 남은 것은 재투자하면 된다.” 이리 간단한 것이 왜 그토록 복잡한 숫자놀음에 가려져 버렸을까. “경영학의 학문적 열등감”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물리학은 ‘신의 입자’를, 화학은 ‘물질의 복잡성’을 논하는데 경영학은 잘 만들어 팔아서 그 돈으로 재투자하라고만 말하려니 영 체면이 서질 않는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수학적 모델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거였다. 필요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과학적 학문을 하고 있어. 우리는 수학도 사용하지. 최적화 모델을 만들어 내서 컴퓨터까지 돌린다고!”라고 말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를 “MBA 바이러스”, 혹은 직설적으로 “개똥싸기”라고 부른다. 자기 딴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들이 자리를 옮기고 나면 구석구석 싸질러 놓은 개똥만 눈에 띈다는 얘기다. 7장에 등장하는 GM 판금공정 기술자 조 스필먼의 얘기는 개똥에 치인 현장 노동자 사례다. 해서 저자는 노동자와 노조를 긍정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 아니랄까봐 일본 토요타의 주장은 “지능적 언론 플레이”라고 부르고, 일제라면 환장하는 “좌파” 언론인과 지식인에 대해서는 미국 거대 자동차 메이커들에 대한 반감이 너무 뿌리깊다고 푸념하고, 특히 연비 나쁜 대형 SUV로 지구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환경론자들을 경멸하고, 시장논리 대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을 냉소한다. 몇몇 대목에서는 이 나이에, 이 경력에 내가 못할 소리가 뭐 있겠느냐는 투다. 이처럼 과감한데도 희한하게 노동자와 노조만큼은 긍정한다. 파업이나 일삼으면서 되도록이면 일 안하고 편하게 먹고 놀 궁리만 하는 무식한 노조 패거리 놈들이 포퓰리즘에 빠져 회사를 마구잡이로 벗겨 먹다 보니 GM이 망했다고 한 줄만 써놨으면, ‘좌파’·‘환경단체’·‘정치인’ 씹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들이 환호작약하며 기립박수를 보낼 법도 한데 그런 언급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저자는 딴소리를 한다. “국가가 건강보험을 운영하게 되면 서비스도 나빠지고 의료의 질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한 가지는 다른 나라에서는 건강보험비용을 사회 전체가 고르게 부담하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제조업체가 그 부담을 떠안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건강보험 부담이 없다는 것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이 지닌 큰 강점이었다.” 그러니까 사회적 차원의 복지가 없으니 노동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사회적 차원의 복지가 확충된다면 과도한 기업복지 요구가 사그라들면서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들길 줄 아는 자본가라면 복지국가를 두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내치기보다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끌어안을 것이란 얘기다. 자동차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GM에 대한 이야기, 특히 1950~60년대 GM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디자이너 할리 얼, 빌 미첼 관련 에피소드들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물론 현대·기아차, 그리고 지금은 GM으로 넘어간 대우차에 대한 평가도 빠지지 않았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아버지와 함께 하는 축제는 어떨까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아버지와 함께 하는 축제는 어떨까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5월의 끝자락인 지난주 내가 있는 대학에서도 축제가 열렸다. 축제 마지막 날 우리 국문과 학생들이 주점을 열었다기에 매상을 올려주기 위해 잠깐 들렀다. 싱그러운 봄밤, 인기 가수의 공연이 열렸고, 빠른 리듬에 맞춘 학생들의 춤과 환호성에 교정이 들썩였다. 초대받은 듯한 남학생들도 흥겹게 어울려 신명나는 판이 벌어졌다. 1980년대 초반 최루탄으로 얼룩진 대학 축제가 떠올랐다. 탈춤 공연이 끝나면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데모를 했다. 매운 최루탄 때문에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시대에 대한 울분을 토하고 소주잔을 기울이던 젊은 대학생, 그것이 지금의 아버지 세대가 겪은 축제의 모습이다. 최루탄 때문에 벌레 한 마리조차 살지 못하게 된 삭막한 교정, 엉망인 축제, 그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 전의 일이라니.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면 아버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생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주장만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일찍 명예퇴직을 하여 경제적 부양 능력을 상실한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도 또 다른 원인의 하나였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학생 개개인의 가정환경과 관련된 측면보다 아버지 세대를 바라보는 사회적 풍토가 더 큰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가난한 분단국가에서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정치, 사회, 문화 등 제반 측면에서 일어난 급속한 변화의 틈새를 메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아버지 세대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자. 젊은 시절, 시대의 어둠에 절망하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데모를 했다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결혼해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고, 그리고 컴퓨터가 일상을 지배하면서 컴맹이라는 놀림을 받지 않기 위해 컴퓨터와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 보자. 나아가 명예퇴직을 해서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해서 두렵다고 말해 보자. 젊은 세대는 아마도 그런 경험을 무관심하게 들을 것이다. 그것이 젊은 세대의 잘못일까. 그렇지 않다. 아버지 세대 역시 젊은 세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 공유의 광장을 한 가족 안에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광장을 사회 풍습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세대 간의 벽을 넘어 가치관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그것을 발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사회적 광장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아버지 세대를 고개 숙이게 하고 있다. 어느 시대든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거리감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공유의 광장을 마련하기 위해 무던 애를 써왔다. 그런데 지금 그런 노력을 하기는커녕, 아버지 세대는 보수고 젊은 세대는 진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퍼뜨리고 그런 담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축들이 있다. 그들의 논리가 만연하는 한 단절된 각 세대만의 밀실만 있고, 그 밀실의 충돌만 있을 뿐이다. 이청준의 소설 ‘축제’를 보면,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고 키가 작아지는 것은 뒷사람들의 삶과 지혜로 그것이 전해지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곧 자식과 후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 어머니라는 것이다. 지금의 아버지 세대가 젊었을 때에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고귀한 사랑을 깨우쳐 주는 사회적 광장이 있었다. “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아라”는 정인보의 시조 ‘자모사’를 아버지 세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내년 축제 때 학생들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장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청준의 다른 소설 ‘흰옷’에서,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가 서로 어우러져 한바탕 굿판을 벌이면서 세대 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서로 화해를 도모한다. 그런 축제의 광장이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럴 때, 고개 숙인 아버지도 얼마간 고개를 들 수 있지 않을까.
  • 김정일 장병 기념사진 약속 김정은 1년 만에 대신 촬영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한 군부대의 군인들과 기념 사진을 찍겠다고 한 약속을 1년여 만에 대신 지켰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6556부대 장병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으셨다.”며 “기념 사진을 찍은 군인들은 장군님의 약속을 대신 지킨 김정은 동지께 만세의 환호를 올리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위원은 “아버지의 위업을 계승하고 약속을 지킴으로써 주민과 장병을 사랑하는 지도자임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길라와 빅뱅의 역전/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아길라와 빅뱅의 역전/문소영 문화부 차장

    2012년 5월에 찾은 필리핀 마닐라에도 여느 동남아 국가들처럼 한류가 도도하게 흐르고 있었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 아이돌 스타 ‘빅뱅’과 ‘샤이니’ 등의 K팝에 열광하는 모습이었고, 50~60대들은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었다. 이민호 팬클럽뿐만 아니라 고현정 팬클럽도 있었다. 필리핀의 대졸 초임이 한국 돈으로 30만원 수준인데, K팝 콘서트 좌석 중 최고가인 25만원짜리 티켓이 가장 빨리 매진된다고 한다. 황성운 마닐라 한국문화원장은 지난해 신인급의 어느 아이돌 그룹이 마닐라에서 공연했는데 국내에서는 생각도 못할 ‘빅뱅’급의 환호를 받고는 잔뜩 고무돼 귀국했다고 귀띔해 줬다. 태풍이 몰아쳐 휴교령이 내린 날, 공교롭게 한국어 수강신청을 받았는데 그 악천후에도 새벽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최근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바꾸고 수강생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렸는데도 2분 만에 신청이 끝난단다. 그들은 K팝을 따라 부르려고 한글을 배운다. 한류 열풍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필리핀이 이렇단다. 베트남과 태국의 열풍은 더 놀랍다고 했다. 태국의 한 기업 주재원은 최근 원전과 물관리 등 태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놓고 한국기업과 유럽의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데 ‘한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태국의 한류 열기 덕분에 우리가 가진 기술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의 한류를 보면서, 문득 30여년 전 한국에서 유행했던 필리핀 노래가 생각난다. 필리핀의 국민가수 프레디 아길라의 ‘아낙’(Anak)이다. 올해 59세인 아길라가 당시 애절하게 불렀던 아낙은 1978년 한국·일본 등 아시아를 강타했고, 미국에선 빌보드 차트 5위까지 올랐다. 당시 24살에 불과했던 아길라는 통기타 반주에 영어도 아닌 필리핀 공용어 타갈로그어로 노래했다. 한국에서는 이 노래를 시각장애인 가수 이용복이 ‘아들’로 번안해 더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말까지 필리핀은 한국보다 잘살았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1960년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은 67억 달러로 39억 달러였던 한국의 1.8배였다. 그해 1인당 GDP는 필리핀이 257달러, 한국은 155달러였다. 심지어 1961년에는 필리핀이 270달러로 92달러였던 한국의 3배가 됐다. 그 시절에 필리핀 건축기술도 들어왔다. 대표적인 게 미국이 발주하고 필리핀 기술로 지은 광화문의 쌍둥이 건물인 미국 대사관과 전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이다. 1963년에 지은 장충체육관도 설계는 한국인이 했지만, 시공·감리를 필리핀 건설회사에서 했다. 필리핀은 미국에 앞서 1975년 중국과 수교를 맺었고, 1976년 아세안독트린을 발표해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다. 아무튼, 1960~70년대의 필리핀은 영향력이 있었다. 마닐라의 밤하늘을 보면서 30여년 전 ‘아길라’를 배출했던 필리핀과 ‘빅뱅’을 낳은 한국의 역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역전의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제와 정치의 상관관계가 먼저 떠오른다. 경제가 몸이라면 정치는 머리다. 몸이 커지는 속도에 맞춰 두뇌 시스템이 커지고 적절하게 기능하지 않으면, 몸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필리핀의 경제와 문화에 낙후된 정치가 질곡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에서 독재자로 전락해 1986년 국외 추방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가족들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독재자 마르코스는 1989년 사망했지만, ‘3000켤레의 구두’로 사치와 허영의 퍼스트레이디로 찍혔던 이멜다 마르코스는 2010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그의 아들은 상원의원, 그의 딸은 주지사가 됐다.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하고 경악하겠지만, 그들을 당선시킨 지역은 마르코스 가족의 17세기적 봉건 영지 같다.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 갖가지 계책을 내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한류란 선진화된 정치시스템, 정치의식 등이 수반돼야 하지 않을까, 필리핀의 한류를 보며 그렇게 느꼈다. symun@seoul.co.kr
  • “줄을 서시오~” 에베레스트산 등산객 많아 ‘몸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이 많은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너무나 많은 인파가 몰려 사망자까지 나오는 등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미국 ‘아웃사이드 매거진’(Outside Magazine)은 최근 등산객들로 빼곡히 들어찬 에베레스트 산의 모습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루 수백명의 등산객들이 에베레스트 산 등정 및 하산을 위해 몇시간씩 등산로에서 줄을 서고 있다는 것. 매체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마지막 난관인 ‘힐러리 스텝’에서 3시간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면서 “이 정도 시간을 높은 고도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있으면 위험하다.”고 밝혔다. 특히 수백명의 등산객을 이끄는 가이드는 단 1명으로 그를 따라 밤낮으로 수백명이 일렬로 등산하는 장관 아닌 장관이 펼쳐진다. 매체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가장 느린 등산객의 속도에 모두가 맞춰야 한다. 따라서 산위에서 거대한 정체가 일어난다.” 면서 “정상에 오른 캠프에서는 환호성이 일어나고 동시에 다른 캠프에서는 통곡이 들리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주말 에베레스트산 정상 등정 후 하산길에 캐나다인 등 4명이 하산길 정체로 인한 고산 증세와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다. 인터넷뉴스팀   
  • ‘함박웃음’ 박지원, 이해찬과 거리두기?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의 거듭된 반전에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박 위원장은 23일 오전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당대표 경선의 흥행 대박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모든 국민이 경선 결과에 가슴 조이고 박수 치고 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획일적인 새누리당의 박근혜표 벽돌공장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자평한다. 모든 언론이 환호를 보내는 것은 그만큼 역동적인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 아니겠느냐. 앞으로도 가장 공정하고 도덕성을 갖춘 전당대회로 국민 여러분께 반드시 좋은 지도부를 선보임으로써 12월 정권 교체의 길로 매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반색은 ‘이해찬-박지원 연대설’로 인해 당대표 경선 전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온 상황에 견줘 보면 어딘지 어색하다. 나아가 이-박 연대의 한 축인 이해찬 후보가 호남에서조차 고전하면서 자신의 입지마저 흔들리는 양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위원장의 ‘반색’을 두고 당내에서는 그가 ‘이-박 연대’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 이 후보와 일정 거리를 두려 하거나 경선 부진의 책임을 이 후보에게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대의원들은 민주통합당의 통합 방법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해찬 후보가 어제 연설에서 자신이 손학규 대표와 이렇게 통합했다고 몇 차례 강조하니까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제3자적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해찬 후보의 경선전략 실패라며 은근슬쩍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버티던 김진규 건대총장 사퇴

    버티던 김진규 건대총장 사퇴

    최근 빚어진 건국대 내홍과 관련, 김진규 총장이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23일 “6월 2일 이전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사퇴 결정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행정관에서 열린 학교법인 이사회 회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사진은 회의에서 김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 다음 달 2일 심의하기로 결의했다. 김 총장은 이사회의 입장이 자신의 해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자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진은 김 총장의 해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 총장은 최근 교수·교직원·학생 등 학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다. 2010년 9월 취임한 김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한 개혁을 추진했지만 ‘설익은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학내 구성원들과 번번이 부딪쳤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증빙 없이 사용, 부당 진료비 수령, 성희롱 발언, 강남 술집 여사장과의 소송건 등 각종 비리 의혹과 전횡이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날 김 총장의 자진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학내 구성원들은 일제히 “정의가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세계 최초 ‘낙하산 없는 스카이 다이빙’ 도전, 결과는?

    세계 최초 ‘낙하산 없는 스카이 다이빙’ 도전, 결과는?

    영국의 한 남성이 세계 최초로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아찔한 도전을 감행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스턴트맨인 게리 코너리(42)는 최근 영국 헨리온템스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간 뒤, 낙하산이 아닌 특수 제작한 의상을 입고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했다. 이 도전이 있기 전, 코너리는 이미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배트맨’ 등 다수의 영화에서 대역으로 활동하며 약 900여 차례의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한 전력이 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 하는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팔과 상·하체, 다리를 이어주는 날개 형태의 특수 의상을 제작했다. 또 이 의상으로 공기의 저항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서 수 주 간 트레이닝을 거치기도 했다. 마침내 그가 상공으로 몸을 던졌을 때, 코너리의 도전을 도운 100여 명의 스텝과 관중들은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고, 그가 지정된 착지 장소에 완벽하게 발을 내딛자 성공을 축하하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코너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고, 그의 아내와 아들 등 가족 역시 “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전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중과 기자들로 발 딛을 틈이 없을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늘의 눈] 아시안게임 유치 5년 눈물나는 인천시/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아시안게임 유치 5년 눈물나는 인천시/김학준 사회2부 차장

    2007년 4월, 인천이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로 축제 분위기일 때 평창은 가슴을 죄고 있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아시안게임이 평창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국제대회를 한 나라에 몰아주지 않는 것이 국제 스포츠계의 관행이기에, 인천이 아시안게임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평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은 이미 서울, 부산에서 두번이나 치른 터여서 국민적 관심도 별로였다. 하지만 인천은 대회 유치에 전력을 다해 성공을 거두었고, 평창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러시아 소치에 불과 4표차로 밀려 아쉬움은 더했다. 전문가들은 평창 패배의 직접적 요인을 아시안게임으로 간주했지만 민감한 문제라 공론화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창은 3수를 한 끝에 보란 듯이 웃었다. 역설적이게도 이제는 인천이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 재정난의 주범은 아시안게임과 인천지하철 2호선이다. 둘의 사업비가 4조 6000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몸통은 아시안게임이다. 지하철 2호선은 2018년 개통 예정이었지만, 아시안게임에 맞추기 위해 2014년으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시민단체들이 반납을 주장할 정도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2주간의 잔치로 발생하는 부채 때문에 인천이 15년간 허덕일 순 없다.”라는 말까지 했다. 대회 유치로 지역사회가 환호하던 때가 불과 5년 전이다. 인천시는 대회 준비에 이미 8000억원이 투입돼 반납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지만, 전임 시장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사정이 복잡하다. 국제대회 유치욕이 상대 지자체에 ‘칼’이 되고, 자신에게는 ‘부메랑’이 되는 상황이다. 국제행사 유치 편익이 과장된 경우도 적지 않다. 민선 단체장들이 혈안이 돼 추진하는 국제대회 유치를 국가 차원에서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유치활동에 앞서 정부가 정밀한 검토를 거친 후 종합적인 조율을 해나가야만 해괴한 ‘반전’이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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