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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워하면 언젠간~” 김주성과 작별하던 날 DB 짜릿한 승리

    “그리워하면 언젠간~” 김주성과 작별하던 날 DB 짜릿한 승리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프로농구 DB를 응원하는 열성적인 원주 팬 4000여명이 성탄절에 16시즌을 마치고 코트를 떠나는 레전드 김주성(39)를 향해 그룹 부활의 노래 ‘네버 엔딩 스토리’의 후렴구를 함께 부르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DB가 연장 접전 끝에 3점 차로 이겨 4연승을 달려 멀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레전드를 웃게 만들었다. 그리고 강원 원주체육관은 어둠에 잠겼다. 한쪽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김주성의 선수 시절 활약상이 담긴 영상과 김주성을 향한 DB 감독, 선수들, 팬들의 메시지가 음악과 함께 펼쳐졌다. 영상이 끝난 뒤 김주성이 모습을 드러내자 홈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그는 “우는 걸 기대하셨을 텐데 웃으면서 은퇴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마지막 시즌에 너무 즐겁게 운동했기 때문에 울 수 없었다”고 밝은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많은 팬분이 후배들을 응원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이제 코트를 떠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자신의 등번호 32번 영구결번식도 진행됐는데 자신은 제막을 위해 한쪽 귀퉁이를 두 딸과 함께 잡고, 늘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준 부모님이 다른 쪽 귀퉁이를 잡고 제막하는 뜻깊은 순간도 있었다. 또 마지막으로 3점슛을 쏴보라는 사회자 주문에 네 번째 시도 만에 성공했다. 양복 재킷을 벗고 던진 첫 슛이 림을 맞고 나오자 재킷을 벗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슛이 실패할 때마다 넥타이를 풀고 셔츠 단추를 조금 더 풀어 결국 성공했고,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지난 시즌 은퇴 투어를 진행하며 조성된 수익금 600여만원을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기증하기도 했던 김주성은 후배들과 팬들이 함께 한 헹가래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났다. 경기는 오랜만에 코트를 찾은 레전드를 반기기라도 하듯 뜨거웠다. DB는 3쿼터까지 내내 앞서다 KCC에게 4쿼터 초반 연이은 스틸을 허용해 역전당했다. 분위기가 단숨에 KCC로 넘어갈 위기에 DB는 이광재의 3점슛 한 방으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온 후 포스터의 속공 성공으로 50초를 남기고 71-68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KCC는 브랜든 브라운의 2점슛과 추가 자유투로 다시 균형을 맞췄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선 KCC가 김민구와 정희재의 연속 3점슛으로 먼저 기선을 제압했으나 DB 이광재가 3점슛과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 간격을 좁혔다. DB는 윤호영의 자유투로 역전에 성공한 후 김태홍의 2점슛으로 결국 승기를 잡았다. 마커스 포스터와 리온 윌리엄스가 각각 26득점과 20득점으로 앞장섰다. KGC인삼공사는 안양 홈에서 kt를 110-83으로 제압했다.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 유니폼을 갈아 입은 박지훈이 14득점 3어시스트로 활약했고, kt 유니폼을 입은 한희원과 김윤태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또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 지명자의 자신감 대결은 거의 무승부였다. kt가 선택한 전체 1순위 박준영은 5분09초를 뛰어 2득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미미했고, 2순위 인삼공사 변준형도 7분37초 출전에 득점 없이 어시스트 하나에 그쳤다. 정작 승리의 주역은 레이션 테리(인삼공사)로 1쿼터에 3득점으로 잠잠했지만 2쿼터 16점, 3쿼터 12점, 4쿼터 14점 등을 차곡차곡 쌓아 무려 45득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쿼터 11점으로 뒤졌던 2쿼터에 가볍게 뒤집은 인삼공사는 후반 한때 31점 차까지 앞서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떠난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를 위로했던 ‘위 아 더 챔피언스’

    올해도 ‘서울신문 문화부’는 독자들의 볼거리를 찾아 문화계 이곳저곳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오늘은 조금 달라지려 합니다. 지난 지면들이 오롯이 당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면 오늘만큼은 지면에 풀어내지 못했던 기억들을 저희의 시각에서 되새겨 보려 합니다. 올해 문화부 기자들이 접했던 소름 돋는 순간들, 감동적인 장면들을 꼽아 봤습니다. ■먼 땅에서도 울고 웃게 한 ‘머큐리의 랩소디’올해의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만 관객 850만명을 돌파했으니 그야말로 ‘광풍’이라 할 만합니다. 영국 출신의 록밴드 ‘퀸’이, 특히 팀을 이끌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가 멀고 먼 한국의 국민들을 이렇게 울고 웃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겠죠. 지난 11월 어느 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기 위해 한 극장의 싱어롱(영화를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 상영관을 찾았습니다. 평일 이른 오후라서 그런지 관객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영화의 백미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이 나올 즈음 제 옆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 관객이 눈가를 수시로 훔쳤습니다.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죠. 영화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에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퀸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퀸의 오래된 팬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프레디 머큐리가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전설의 보컬이 된 과정이 관객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우리는 승리자예요, 친구들이여. 그리고 우린 끝까지 계속 싸워나갈 거예요”(‘위 아 더 챔피언스’ 중)라고 그가 외쳤듯 우리에겐 누구나 ‘인생의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큰 격려가 필요했을지도요. 새삼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에 놀랍니다. 역시 ‘올해의 챔피언’ 답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故허수경 시인의 49재… 목놓아 읊은 염불과 詩“나막 살바다타 아다 바로기제 옴 삼바라 사바라 홈.” 지난달 20일 경기 고양의 북한산 중흥사에서는 시인들이 자신의 시 대신 염불을 읊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날은 독일 뮌스터에서 암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고 허수경 시인의 49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시인들은 염불 같은 시를, 시 같은 염불을 목놓아 읊었습니다. 시 쓰는 이들의 작별 인사에서는 역시 시가 화두였습니다. 허 시인 생전에 교분이 깊던 문우들은 그의 영전에 살가운 헌사를 바쳤습니다. 허 시인에게서 밥을 얻어먹은 적이 있다는 함성호 시인은 “당신, 거기선 밥 굶지 않았겠지. 거기선 함부로 밥 사 주지 않았겠지” 하며 시 ‘혼자 가는 먼 집’을 패러디했고요. 문학과지성사 대표이기도 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짐을 덜어주려는 듯 “먼 곳의 시인에게는 시를 다시 기다리고 있다는 기척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병률 시인은 “부디 세상을 시로 덮어주세요. 당신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부디 폭설로 내려와 주시게요” 했습니다. 딴 세상에서는 시에게서 자유롭기를, 그러면서도 꼭 시로 내려와 주기를 바라는 상반된 마음이 담겼습니다. 마지막 즈음 김민정 시인은 말했습니다. “언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시인들의 인사는 세밑에도 참고할 만합니다. 평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해 준 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BTS 월드투어 출정식· H.O.T. 재소환에 들썩올해는 말 그대로 방탄소년단의 해였습니다. 올해 취재현장에서 느낀 감동 역시 방탄소년단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의 첫 공연을 열었습니다. 4만 50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3시간 공연 내내 잠시도 지칠 틈 없이 환호했습니다. 이들이 ‘떼창’을 할 때는 팬덤 이름인 ‘아미’처럼 마치 잘 훈련된 군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두 달 뒤 올림픽주경기장을 다시 찾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시초 H.O.T.의 재결합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였죠. 찾아온 관객들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 연인·친구와 함께 온 관객들은 나름대로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아미’들만큼 열광적일 수는 없었죠. 그러나 옛 추억을 떠올리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17년 전 H.O.T.가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이곳은 2018년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곳이 됐습니다. 다시 20년 뒤에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티필드 스타디움, 영국 O2아레나 등에서 전 세계 ‘아미’들을 추억에 젖게 하지 않을까요. 상상만으로도 한없이 뭉클해지는 장면입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흩뿌린 이별의 몸짓… 숨죽인 칠순 거장의 첫 음이별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들을 법한 막스 리히터의 음악에 맞춰 바닥에 깔린 흰 가루 위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춥니다. 10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내한공연 가운데 마지막 프로그램이자 대표 레퍼토리인 ‘스톱 모션’. 세계적 무용수들의 단련된 근육은 강렬한 조명을 받으며 더욱 뚜렷한 굴곡을 드러냈습니다. 무용수들의 몸짓과 무대 위에서 부유하는 흰 가루를 보며 삶을 스쳐 지나간 몇몇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내면 깊숙이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몸짓이 선뜻 꺼내놓지 않는 감정의 편린을 건드린 듯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노래하듯이 천천히’. 지난 9월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위해 내한한 헝가리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연주한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는 여기에 뜻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건하고 겸손하게’. 담백한 첼로의 첫 음을 듣고 떠오른 생각입니다.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요즘 연주자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었을까요. 헝가리에선 박봉이라는, 음악원 교수 월급으로 살아가는 70세 페레니의 허리는 더욱 구부정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을 첫 음으로 시작하며 감탄을 자아낸 그의 연주는 적당한 솔로 소품으로 마무리할 법한 앙코르에서조차 시향 단원들을 다시 불러모아 차이콥스키 ‘녹턴’을 들려주며 성의를 다해 마무리됐습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은 바로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하는 칠순 거장의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판문점 도보다리 탐방, 평화관광은 언제쯤…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비무장지대(DMZ)로 향하는 단체 버스에 올랐습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DMZ를 평화 관광지, 평화 교육의 현장으로 바꾸겠다”며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을 모두 불렀습니다. 동행 취재를 신청했고, 제비뽑기에 뽑혀 함께 갔습니다. 취재 일정 가운데 ‘도보다리 탐방’이 있어 더 설렜습니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중간에 있는 50m 길이 작은 다리를 가리킵니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산책하고, 30여 분간 회담하며 유명해진 곳입니다. 동쪽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 도보다리를 걸었습니다. 중간에 ‘T’자 형태로 된 곳으로 10m 정도 더 들어갑니다.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였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취재진을 모두 보내고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던 바로 그곳입니다. 뒤로는 수풀이 우거지고, 마구 자란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렀습니다. 생중계로 보던 곳에 있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궁금하기도, 남과 북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통일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 가야 할까. 도보다리에서 들었던 풀벌레 소리가 여전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팩트 체크] “카풀 허용 시켜놓고 말 뒤집어” “허위 사실 유포”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강력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때아닌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카풀 허용 법을 통과시킨 한국당이 이제 와서 말을 뒤집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당의 논쟁은 지난 20일 촉발됐다.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택시업계 집회에서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발언해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그러자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하루 뒤 논평을 통해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킨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국면에 따라 말을 바꾸는 ‘두 얼굴 정치’와 ‘포퓰리즘 정치’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택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23일 “한국당은 카풀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알선까지 제한하는 법을 의결한 것”이라며 “강 원내대변인이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주장은 사안을 어떻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2015년 카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주도했다. 당시 우버와 같은 유상 카풀 알선 행위를 막기 위해 ‘사업용이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안에 ‘알선도 안 된다’는 조항을 새롭게 집어넣었다. 이는 유상 카풀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한국당이 카풀을 허용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과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은 법 개정 과정에서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는 예외조항은 손대지 않아 카카오와 같은 업체가 카풀 알선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이 “예외조항이 카풀 중개업체가 등장하는 법적 근거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양당은 책임전가를 위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의아하기만 하다. 국민 대다수는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당이 택시업계로부터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아전인수격 해석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24일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차기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쟁점이 있을 때마다 책임을 상대 진영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당리당략이 앞서다 보니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합리적인 논의나 건설적인 토론은 일찌감치 물 건너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직전인데 도입 근거를 누가 제공했는지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무서워 말싸움이나 하는 거대 양당의 행태가 한심할 뿐”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출발! 사랑의 몰래산타

    출발! 사랑의 몰래산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출정식에서 산타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산타 모자를 하늘 위로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지역의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찾아가 선물을 전달한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오늘 들려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00회 생일이란 건 알고 듣자

    오늘 들려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00회 생일이란 건 알고 듣자

    경기가 좋지 않다지만 그래도 성탄 전야다. 교회나 성당, 거리에서 많이 불리고 들려올 캐럴 가운데 가장 귀에 익은 멜로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처음 불린 것이 꼭 200년 전 오늘 밤이었다. 이 노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인구 3000명의 작은 마을 오베른도르프(Oberndorf)의 성 니클라우스 성당에서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지금 이 성당은 ‘고요한 밤 성당(Silent Night Chapel)’으로 불린다. 1818년 성탄절을 앞두고 급하게 작곡됐다. 오르간 연주자 겸 지휘자인 프란츠 자버 그루버와 성가대원들이 2주 전부터 성탄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오르간이 고장 났다. 생쥐가 갉아 먹어 그랬다는 얘기가 돌았다. 수리할 시간도 부족하고 새로 살 수도 없어 이 성당의 요세프 모어 신부는 오르간 반주 없이 부를 수 있는 캐럴을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라면 기타 반주만으로도 충분하고, 성가대원들도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모어 신부는 가난한 어머니가 매서운 겨울 바람에 아기를 포근히 감싸 안는 풍경을 떠올리며 노랫말을 적었다. 이렇게 완성된 가사에 그루버가 멜로디를 붙여 노래가 만들어졌다.그러나 음악역사학자들은 생쥐나 고장 난 오르간 얘기는 전설에 불과하고, 작사자와 작곡자가 처음부터 대중적이고 값싼 악기였던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노래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튼 이 노래는 성탄을 축하하는 노래로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기타로 연주할 수 있게 작곡돼 어느 가정에서나 손쉽게 부를 수 있었던 것이 큰 인기를 끌었던 비결로 꼽힌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거쳐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계기 하나가 있었다. 바로 1차 세계대전이다.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6회에도독일군 병사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성탄 전야에 벨기에 이프르(Ypres)에서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했을 때 독일 병사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자 영국 병사들이 환호하고 독일군 장교와 영국군 하사가 악수하며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했는데 이를 ‘크리스마스 정전’이라 한다. 국내에서 캐럴음반을 처음 낸 이는 윤심덕이다. 1926년 10월 2곡을 취입했다. 1934년 12월 가수 ‘요한’을 거쳐 1935년 8월엔 가곡 ‘고향생각’, ‘희망의 나라로’ 작곡가 현제명이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음반(콜롬비아레코드)이 나왔다. 1941년엔 클래식음악가 현제명, 김현준, 김자경, 김수정이 혼성4중창으로 부른 ‘첫 번 크리쓰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이 빅터레코드에서 나왔다. 캐럴이 본격 보급된 것은 아무래도 미군정 이후 1950년대로 보인다. 사진·영상= 잘츠부르크 관광청 / BBC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뱅크시의 벽화 ‘눈 먹는 소년’ 눈길 끌자 훼손하려는 ‘반편이’가

    뱅크시의 벽화 ‘눈 먹는 소년’ 눈길 끌자 훼손하려는 ‘반편이’가

    영국 웨일스의 항구 도시 포트 탤벗의 허름한 차고 벽에 등장한 벽화 ‘눈 먹는 소년’은 기막힌 반전으로 화제가 됐다. 그림 속 소년이 천진난만하게 혀를 내밀어 눈송이를 맛보는 것처럼 보이는데 눈송이가 시작된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불쏘시개에서 나오는 잿가루를 먹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게 된다. 영국의 유명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포트 탤벗 의회는 차고 주변에 플라스틱 펜스를 세우는 등 법석을 떨었다. 그런데 어느 만취한 ‘반편이’가 플라스틱 펜스를 뚫으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처음에 뱅크시에게 작품을 의뢰했던 개리 오웬이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리고 범인을 아는 사람은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BBC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누군가 유명해지려고 이런 짓을 벌인 것이 아닌가 의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뱅크시는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벽화를 직접 찍은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의 작품임을 밝혔다. 뱅크시는 지난 15~16일 포트 탤벗을 찾아 그림을 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드론으로 촬영해 공개한 영상은 눈송이를 먹고 있는 아이와 옆 벽면의 화염을 차례로 보여준 뒤 상공으로 올라가 멀리 보이는 공장을 비춘다. 공장 굴뚝은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고, 동요 ‘작은 눈송이(Little Snowflake)’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뱅크시가 이곳에 벽화를 그린 것은 지난 8월 오웬이 보낸 메시지가 계기가 됐다. 그는 ‘포트 탤벗에 작품을 그려 달라. 이곳의 철강 공장은 매일 엄청난 양의 먼지를 뿜어내고, 주민들은 이로 인해 아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뱅크시는 메시지에 답하는 대신 포트 탤벗에 벽화를 그려 응답했다. 벽화가 그려진 차고의 주인은 철강 노동자 이안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당연히 낙서로 여기지 않았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혹시라도 작품이 훼손될까 두려워 밤을 새워 지켰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뱅크시가 영국 최대 철강공장인 ‘타타 철강’이 위치해 있는 점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포트탤벗을 영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선정했지만, 곧 “측정 수치가 잘못됐다”며 번복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타타 철강에서 날아오는 검은 먼지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꼬집은 뱅크시의 새로운 작품에 환호했다. 그리고 이틀 동안 2000명 이상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을 모으는 이 대단한 ‘성탄 선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위를 순찰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으고 있다. 또 새로 유리 덮개를 씌우는 데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신이 참여하고 다른 기업인이 한쪽 덮개 값을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뱅크시의 작품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뱅크시는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거나 파괴하는 등의 기행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 지난 10월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 파운드(약 15억 4000만원)에 낙찰되자마자 갈기갈기 찢겼는데 나중에 뱅크시가 미리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해 작동시킨 사실이 밝혀져 유명해졌다.사진·영상= Bootleg Banksy youtube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文 “국민들 GP 철수 체감하도록 안보관광 늘려야”

    귤 수송 소령 소개받은 文 “감귤도…” 웃음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민들은 비무장지대 상황을 잘 모르지만 감시초소(GP) 철수만 해도 군사적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공동경비구역 자유 왕래 같은 것이 준비되면 가서 볼 수 있게 한다든지, 비무장지대에 인접해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 같은 평화의 길을 만들어 가 볼 수 있게끔 하자. 기존 안보관광과 결합시키면(좋겠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청사 내 북한정책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북한정책과는 9·19 군사분야 합의서의 실질적 작성·체결에 역할을 하고 이행 업무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이 환호 속에 사무실을 찾자 여느 부처와 달리 직원들은 관등성명을 밝힌 뒤 ‘팬입니다’ ‘영광입니다’라며 반겼다. 이 자리에 정부가 북한에 선물한 귤 수송 업무를 담당했던 공군 소령도 함께했다. 소개를 받은 문 대통령이 “감귤(을 수송한 분)도…”라고 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조용근 북한정책과장이 김대중 정부 당시 조성태 국방부 장관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께서 하셨던 일을 이어서 하시니 여러 감회가 있겠다”라며 격려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민주당엔 야유, 한국당엔 환호 보낸 ‘카풀 반대’ 집회 참여자들

    민주당엔 야유, 한국당엔 환호 보낸 ‘카풀 반대’ 집회 참여자들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는 택시종사자들이 국회 앞에서 연 대규모 집회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야유와 물병이 쏟아진 반면,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단체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현재 택시단체들은 카풀 서비스를 불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출퇴근 때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에게 소정의 운송료를 받는 범위 안에서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택시단체들은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택시 이용률이 줄면서 지금도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단상 위에 올랐다. 그런데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단상에 오르자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급기야 전 의원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집회 사회자가 “전 의원이 무슨 죄인가. 정부·여당이 문제다. 전 의원은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뛰고 있다”고 흥분한 참여자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욕설과 야유는 계속됐다.전 의원은 “그동안 (여러분들이)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두세번씩 와서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말씀 드렸다. 얼마나 택시산업을 걱정하고 고민이 많으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절박한 마음을 위해 우리 정부와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유는 그치지 않았다. 전 의원이 언급한 ‘분향소’는 지난 10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범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57)씨의 넋을 기리기 위해 택시단체들이 국회 앞에 설치한 분향소를 가리킨다. 그런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현장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는 이 대기업이 하는 카풀에 대해 이미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말한 대로 절대 안 된다,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는 데 우리 당이 함께하기로 했다”면서 “(택시업계 종사자들과의)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이번 카풀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타는 청춘’ 연말특집 1탄, ‘고속도로 BTS’ 반가운 친구 누구?

    ‘불타는 청춘’ 연말특집 1탄, ‘고속도로 BTS’ 반가운 친구 누구?

    ‘불타는 청춘’이 2018년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오늘(18일) ‘불타는 청춘’은 ‘2018 연말 특집 1탄’으로 경상북도 ‘문경 편’ 여행기가 방송된다. 올해 마지막 여행의 서막은 사극의 단골 촬영지인 ‘문경새재 도립공원’에서 펼쳐졌다. 멤버들은 궁궐 내에서 곤룡포를 입고 가채를 써보며 색다른 용상체험으로 웃음꽃을 피웠다. 평소 왕 역할을 못해 본 김광규는 ‘임금’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며 그동안의 서러움을 청산했다. 송은이와 이연수는 가채를 쓰고 찰떡 같은 케미로 ‘황후’를 소화해 청춘들을 감탄케 했다. 최성국 역시 위화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날라리 왕’으로 변신해 ‘불청’ 판 막장 사극을 이끌어냈다. 특히 ‘불타는 청춘’ 제작진은 ‘연말 특집 1탄’으로 올 한 해 수고가 많았던 청춘들을 위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숙소를 마련해 기대감을 안겨줬다. 그동안 좁은 방에서 자던 청춘들은 길을 잃을(?) 정도로 넓은 잔디 마당 숙소에 들어서자 깜짝 놀랐다. 여자 방 뿐만 아니라 모든 방에 뜨끈한 온돌이 깔려있고, 심지어 숙소 내에 커피머신이 딸린 현대식 카페까지 구비되어 있어 환호가 절로 나왔다. 특히 남녀별로 각각 나눠진 샤워실과 화장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번 연말특집에는 ‘불타는 청춘’을 빛냈던 반가운 친구들도 1년 만에 돌아온다. 이 중 한 친구는 일명 ‘고속도로 BTS’라는 명성에 걸맞게 흥 넘치는 즉석 메들리로 문경을 들썩이게 만들었으며, 또 다른 친구는 송은이의 개그 산파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질 예정이라고 한다. 보고싶은 친구들이 총출동하는 ‘불타는 청춘’ 연말 특집 1탄은 18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소아마비·유대인 이민자… 그는 어떻게 클래식 전설이 됐나

    [지금, 이 영화] 소아마비·유대인 이민자… 그는 어떻게 클래식 전설이 됐나

    클래식 음악, 특히 바이올린 전공자에게 이차크 펄만은 ‘살아 있는 전설’로 받아들여질 테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에 깊은 조예가 없는 나는 이차크를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딱 그 정도로만 알았다.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단지 유명할 뿐인 평범한 사람과 전설이 된 천재의 차이를 확실히 느끼게 됐으니까.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원제: Itzhak)을 본 덕분이다. 이 글에서는 이차크가 도달한 음악적 경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를 늘 따라다니는 두 가지 키워드 소아마비 장애인과 유대인 이민자의 정체성도 여기에 녹아들 것이다.먼저 이차크의 말부터 들어보자. 그가 음악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친구에게 설명하는 장면이다. “테크닉이 좋다는 건 속주를 잘하는 게 아냐. 악절을 제대로 표현하는 기술이 바로 테크닉이지. 음악에 색채와 개성을 담아 아름답게 들리도록 하는 거야. 테크닉 다음으로는 비전이 있어야 해. 테크닉을 어떻게 쓸 건지. (…) 나는 연주할 때 계획을 세우지 않아. 음악이 내게 말을 걸면 응답할 따름이지.” 이차크의 말을 나는 이렇게 요약했다. 기술자가 테크닉만 과시하려 든다면, 예술가는 음악과 자신이 나누는 대화를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애쓴다고 말이다. 이는 기술자와 예술가를 구별 짓는 핵심적인 요소다. 원래 테크닉이 뿌리를 둔 단어 ‘테크네’(techne)는 기술과 예술을 함께 의미했다. 또한 이것은 상투화된 일상성을 뛰어넘는 힘을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테크네를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는 음악에만 한정된 물음이 아니다. 영화에도, 문학에도, 심지어 인생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것의 구체적 방법을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이야 이미 차고 넘치니까. 이런 점에서 나는 이차크가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자유 훈장을 받는 모습, 수많은 청중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하는 모습 등에 별반 흥미를 갖지 못했다.차라리 나는 그가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사는 불만을 퉁명스레 표출하고, 그가 유대인 이민자로서의 자부심을 지나치게 드러낼 때가 좋았다. 행복해 보이는 웃음 뒤에 가려진 이차크의 진짜 얼굴을 언뜻 본 듯한 기분이 들어서다. 그는 여전히 스스로와 격렬하게 싸우며 새로운 길을 찾는 중이다. 만약 이차크가 안온한 자기 화해에 머물렀다면 단지 유명할 뿐인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말았으리라. 그가 전설이 된 천재일 수 있는 까닭은 지금도 계속되는 자기 불화에 기인한다. 이차크는 바이올린이 영혼을 그대로 복제한 악기라고 말한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가 왜 섬세한 감동을 주는지 납득돼서다. “영혼이 있는 자에겐 평온이 없다.”(페르난두 페소아) 이차크는 얼마나 복잡한 영혼을 가졌는지! 허 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자치단체장 25시] 브랜드 순천, 1000만명 모시기… 2019년 벌써 뛰는 ‘현장 실천가’

    [자치단체장 25시] 브랜드 순천, 1000만명 모시기… 2019년 벌써 뛰는 ‘현장 실천가’

    허석(54) 전남 순천시장은 민주화 운동과 노동 문제에 청춘을 바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순천고(31회)와 서울대 경제학과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전두환 정권에서 고시 공부를 하고, 경제관료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대학 3학년 때 위장 취업을 했다. 동료들 중 가장 오래인 7년 동안 공장에서 일했다. 1990년대 고향 순천에 내려와 ‘새벽을 여는 노동문제연구소’를 차려 10년 넘게 임금착취에 힘들어하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해 무료 상담을 해 왔다. 당시 노동부에서는 허 시장을 ‘도깨비’로 표현할 만큼 적색분자로 분류해 왔다.이후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하기 위해 ‘순천시민의 신문’을 창간, 10년 동안 이끌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광주고등법원 조정위원,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전남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본선 두 번째 도전 끝에 순천시장에 당선됐다. 허 시장은 시로 승격한 지 70주년이 되는 내년을 ‘2019 순천 방문의 해’로 공식 선포하고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산과 바다, 호수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음식 맛까지 빼어난 순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 뛰어다니는 허 시장의 하루를 동행취재했다.지난 3일 오전 8시 20분. 시장실에서 김면균 체육시설관리소장에게 사무관 승진 임명장을 수여했다. 시는 허 시장 취임 후 사무관 이상 승진자에게 특별히 제작한 교지 형태의 임용장을 주고 있다. 교지는 조선시대 임금이 4품 이상 벼슬아치에게 내리던 사령장이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청렴결백한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업무에 임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표시다. 오전 9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직원 정례조회에 참석했다. 대회의실에는 직원 20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서면에 있는 DSR제강이 이웃돕기 성금 1억원을 기탁했고 향동 직능단체가 3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허 시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여러분이 순천의 경쟁력이자 자부심”이라며 “전국 어디와 비교해도 종합 실력이 가장 낫다”고 자랑스러워했다.직원들에게 청렴결백 선비정신 강조 허 시장은 ‘소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가 열린 것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그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우리가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업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의회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예산이 삭감되는 사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안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직접 민주주의 확대를 시책으로 추진 중인 허 시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주민들과 현장 대화를 한다. 읍면동 현황을 직접 보고, 지역민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서다. 결재를 4건 한 후 오전 11시 월등면 주민들과의 현장 간담회를 위해 이동했다. 월등면 숙원사업인 지방도 857호선 지사골재 위험도로를 확인하는 자리다. 주민 30여명은 시장이 차에서 내리자 정겨운 식구 반기듯 열렬히 환호했다. 이곳은 경사가 심하고 볕이 들지 않아 겨울철 상습 결빙 구간으로 교통사고가 빈번한 장소다. 주민들은 또 신월마을 인근 태양광 허가 반대와 3개 마을 배수로 공사를 부탁했다.주민 의견 반영 우선… 결정된 사업도 뒤짚어 허 시장은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듣다 보면 내가 모르는 부분도 알게 돼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법으로 허용된 사업이더라도 지역 정서를 더 우선시한다. 얼굴을 맞대고 서로 해결책을 찾는 점도 중요시한다. 최근 결정된 동물보호센터 건립 부지 ‘원점’ 재검토도 허 시장이 주민 의견을 최우선 반영하는 한 단면이다. 시는 순천에서 연간 유기동물이 500마리나 발생해 승주읍의 옛 전경대 부지에 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시내 중심지와 멀어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어렵고, 주민들도 소음과 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보였다. 냉담한 기류가 계속되자 허 시장은 지난달 29일 해당 마을을 찾아 대화를 나눈 후 주민투표를 제의, 반대표가 많자 과감히 철회했다. 오전 11시 40분. 지역민 문화공간과 학생들을 위해 들어설 월등초 복합 커뮤니티센터 부지를 찾아 학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17억원 중 시가 7억원을 투자해 농촌마을 학교의 롤모델로 기대되는 곳이다. 점심은 월등면사무소 직원들과 함께했다. 허 시장은 매주 월요일 점심은 청사 구내식당을 이용한다.13년째 뇌사 친동생… 가슴 아픈 가족사도 허 시장은 어머니가 만든 고들빼기김치를 아주 좋아한다. 노모가 힘이 들어 이제는 김치를 담그지 않아 더이상 맛볼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가족 생각만 하면 먼저 눈물부터 난다. 부모 모두 올해 팔순이다. 아버지는 5월, 어머니는 8월이었다. 가족들과 조용히 식사를 하면서 보냈다. 허 시장은 부모가 판검사를 원했는데 기대를 어기고 노동운동을 해 항상 죄스러워해 왔다. 팔순 때 부친 발을 씻겨 드리면서 미안한 마음과 끝까지 자신을 믿어 준 고마움에 울컥 눈물이 났단다. 부인 정연옥(52)씨와는 노동운동을 하면서 만나 결혼했다. 정씨가 유방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투병생활할 때 손수 부인 속옷을 빨기도 했다. 가족들에게 그동안 변변한 생활비 한번 주지 못하면서 고생만 시켜 눈물이 많이 나더란다. 그는 “집사람이 완쾌되지 않았으면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친누나는 전남도의원을 지낸 허강숙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이다. 성공한 남매 정치인이란 말을 듣지만 잔정이 유난히 많았던 친동생이 13년째 뇌사 상태에 있는 아픔도 갖고 있다. 누워만 있는 동생 몸을 씻겨 주기 위해 남몰래 병실을 찾곤 한다. 공무원노조와 단체협약도 직접 챙겨 오후 2시 시청 소회의실에서 공무원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시장이 되기 전 노동조합 측에 “협상이 꼬이면 내게 상담하라고 했는데 이젠 협약을 맺는 주체가 됐다”고 웃었다. 순천시지부는 전남 9개 전국공무원노조 중 제일 먼저 단체협약에 서명했다. 오후 3시 시장실에서 순천음식 스토리 만화단행본 제작과 관련해 출판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허 시장은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관한 질문에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안 조카가 신용카드로 500만원을 빼 서울 창업보육센터에서 주관한 서바이벌에서 1등 한 후 2년 만에 1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회사 사장이 됐다”며 “서바이벌 형식의 청년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 기회의 땅 순천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허 시장은 지난 10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을 다녀왔다. 그곳 최고 책임자들이 자문위원을 맡아 주기로 했고 업무협약도 맺기로 했다. “자연과 생태 어우러진 도시 만들 것” 시는 2개월 전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아 세계가 인정하는 생태도시로 성장했다. 허 시장은 두바이에서 습지도시 인증을 받고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 이런 기분을 28만 순천시민들과 함께 누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되새겼다. 그는 “편안하고 안전한 도시,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진 모두가 방문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공연리뷰] 짧아서 더 아쉬운 완벽했던 ‘위켄드’

    [공연리뷰] 짧아서 더 아쉬운 완벽했던 ‘위켄드’

    20대 중반에 R&B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한 캐나다 출신 위켄드(28·The Weeknd)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위켄드는 완벽한 라이브와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로 2만여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캐나다 출신 PBR&B 가수 … 첫 내한 공연 위켄드는 2011년 첫 믹스테이프 ‘하우스 오브 벌룬’으로 이름을 알렸다. 믹스테이프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고, 세계적인 래퍼 드레이크가 그의 음악을 주목했다. 이어 발매한 ‘설스데이’, ‘에코 오브 사일런스’ 등 3부작은 그가 시도한 PBR&B라는 장르를 완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PBR&B는 R&B를 힙합, 록, 일렉트로닉, 펑크 등과 결합한 장르로 위켄드는 이 장르를 대중음악 주류로 끌어올렸다. 이후 ‘캔트 필 마이 페이스’(2015), ‘더 힐스’(2015), ‘스타보이’(2017) 등 빌보드 싱글차트 1위곡들을 포함해 다수의 히트곡을 내놨다. ‘스타보이’는 빌보드 R&B 차트 최장기간 1위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린 첫 내한공연은 위켄드의 세계적인 명성을 확인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위켄드는 영화 ‘블랙 팬서’ OST에서 캔드릭 라마와 함께 부른 ‘프레이 포 미’로 공연의 막을 열었다. 라이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위켄드는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보여주면서도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무대 위를 내달리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가창력으로 탄성을 자아냈고 떼창을 유도하면서 팬들과 호흡했다. ●마이클 잭슨 연상케 해… 2만 관중 떼창 ‘들썩’ ‘캔트 필 마이 페이스’가 흘러나올 때는 스탠딩석 관객들이 중심이 되어 후렴구 ‘쉬 톨드 미 돈트 워리 노 모어’를 큰소리로 합창했다. 위켄드는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 목소리와 창법으로 거의 쉴 틈 없이 25곡을 내리 불렀다. 하이톤의 감미로운 음색이 폭발할 때면 객석에서는 어김없이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위켄드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는 관객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큰절을 올리는 듯한 제스처를 몇 번씩 반복했다. 자신의 무대와 관객들의 반응을 즐기는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완벽한 라이브 무대로 채워진 이날 공연은 비교적 짧은 공연 시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곡 ‘더 힐스’가 끝나고 조명이 꺼지자 팬들은 ‘앙코르’를 힘차게 외쳤다. 그러나 그 외침이 몇 차례 반복되기도 전에 공연장의 불이 켜지고 퇴장 안내방송이 나왔다. 관객들은 감동적이었던 공연의 여운을 되새길 여유도 없이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위켄드는 공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관객들의 휴대전화 조명으로 빛의 바다를 이룬 공연 영상을 올리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위켄드는 18일 일본 도쿄 공연을 끝으로 투어를 마무리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이끈 박항서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세요”

    [박항서 매직] 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이끈 박항서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세요”

    축하금 10만弗 현지 축구 위해 쾌척 ‘권력 2위’ 푹 총리도 포옹 뒤 엄지 척 현지 수백만명 ‘朴 코스프레’ 등 환호 내년 3월 벤투號와 하노이 격돌 주목“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 “베트남 꼬렌(파이팅).” ‘박항서 매직’이 이뤄진 지난 15일 베트남 전역이 붉은 바다로 변했다.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이 열린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 4만여석을 가득 메운 홈 관중들은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들어간 플래카드가 관중석에서 넘실거리기도 했다.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들은 겅중겅중 뛰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박 감독은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응우옌쑤언푹 총리로부터 우승 메달을 받았다. 결승을 앞두고 ‘우승을 기대한다’며 격려 편지를 보냈던 푹 총리는 박 감독을 다정하게 껴안은 뒤 왼손 엄지를 치켜세우며 공을 치하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돌린다. 베트남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나를 사랑해 준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승골을 넣은 응우옌안둑에 대해선 “그 골에는 우리 대표팀 23명 전체의 혼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골이었다”고 칭찬한 뒤 그동안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 준 한국 국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박 감독은 16일 베트남 자동차 업체인 타코의 창립 15주년 행사에 참석, 이 업체에서 받은 격려금 10만 달러를 축구 발전과 이웃 돕기에 써 달라고 쾌척했다. 베트남 최대 기업인 호앙아인 질라이 컴퍼니 대표 두안응우옌둑 회장은 “박항서 감독의 연봉을 위해 베트남축구협회(VFF)를 돕겠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 박 감독이 연봉 인상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를 베트남에 남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박 감독이 2019년까지 월 2만 2000달러(약 2500만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선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수백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붉은색 바탕에 금색 별이 들어간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들고 환호했다. 팬들은 국기를 든 채 오토바이를 타고 부부젤라와 냄비 등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누볐다.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이 환희로 들끓었다. 온 국민이 잠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청년들은 박 감독과 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안경을 쓴 채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는 ‘박항서 코스프레’를 했다. ‘박항서호’의 활약으로 올해 베트남인들의 최대 관심사가 축구였다는 통계도 나왔다. 구글 검색어 상위 10개 가운데 1∼5위가 모두 축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현지 매체 타인니엔은 전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내년 3월 26일 하노이에서 베트남과 A매치 친선경기를 갖는다. 지난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와 이번 AFF 스즈키컵 우승 팀끼리 격돌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내년 1월 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리는 AFC 아시안컵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벤투호가 C조 1위를 차지하고, 베트남이 D조 3위를 차지한 뒤 와일드카드로 16강에 합류하면 같은 달 21일 만날 수 있다. 베트남이 조 2위로 오르면 28일 준결승에서 만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박항서 감독 우승 메달 건넨 베트남 총리와 포옹, 내년 3월 벤투호와 격돌

    박항서 감독 우승 메달 건넨 베트남 총리와 포옹, 내년 3월 벤투호와 격돌

    베트남에 10년 만의 스즈키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박항서(59) 감독이 응우옌 쑤언 푹 총리로부터 우승 메달을 받았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으로 불러들인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겨 1, 2차전 합계 3-2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격한 어퍼컷 세리머니로 감격을 표현했다. 이어 이영진 수석코치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1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한 베트남은 세계 최고 기록을 고쳐 쓰는 영광도 안았다. 선수들도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환호한 뒤 코치진,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최고의 순간을 즐겼다. 선수들은 어깨에 베트남 국기를 둘렀고, 태극기를 든 선수도 눈에 띄었다. 4만여석의 스탠드를 가득 메운 홈 관중들도 환호하며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시상대 위에 올라선 선수들이 옆에 놓여있는 트로피에 입을 맞춘 반면 박 감독은 손으로 살짝 만지기만 했다. 박 감독은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뒤 시상자로 나선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푹 총리로부터 메달을 받았다. 결승을 앞두고 ‘우승을 기대한다’며 격려 편지를 보냈던 푹 총리는 박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준 뒤 다정하게 껴안았다. 그는 이어 왼손 엄지를 치켜세우며 10년 만의 스즈키컵 정상 탈환을 이끈 박 감독을 치하했다. 박 감독에 이어 이영진 수석코치, 배명호 피지컬 트레이너, 공식 직함 없이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재활을 도운 최주영 재활 트레이너와도 포옹했다. 박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두 달 이상 나와 우리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이 우승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해 왔다. 베트남 국민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에게 돌린다. 또 감독 개인에게 사랑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나를 사랑해준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대한민국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발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은 응우옌 안둑에 대해선 “골은 안둑이 넣었지만 그 골에는 우리 대표팀 23명 전체의 혼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골이었다”고 칭찬한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선수권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즈키컵까지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준 한국 국민들에게도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과 생활할 때가 가장 즐겁다. 오늘 일은 내 지도자 생활 중에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결승 킥오프를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이 내년 3월 A매치 기간에 AFF 스즈키컵 우승 팀과 대결한다고 밝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축구협회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과 AFF가 15일 하노이에서 만나 2017년 동아시아연맹컵(E-1 챔피언십) 우승팀인 대한민국과 2018년 AFF 스즈키컵 우승팀이 내년 3월 26일 경기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위켄드 첫 내한공연… 완벽한 라이브로 압도한 1시간 25분

    위켄드 첫 내한공연… 완벽한 라이브로 압도한 1시간 25분

    캐나다 출신 뮤지션 위켄드(28·The Weeknd)가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 팬들에게 ‘R&B 슈퍼스타’다운 공연을 선보였다. 다만 1시간 30분이 채 안 됐던 공연은 그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위켄드는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8’의 주인공으로 첫 한국 콘서트를 열고 약 2만 4000명의 관객을 만났다. 공연 예정시간이 10분쯤 지나 위켄드가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그는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면서 한껏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위켄드는 영화 ‘블랙 팬서’ OST 수록곡인 ‘프레이 포 미’(Pray For Me)로 공연을 시작했다. 위켄드는 라이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한곡 한곡 솔풀한 감성을 가득 담아 노래하면서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무대 위를 내달리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가창력으로 탄성을 자아내는가 하면, 떼창 분위기를 만들면서 노래로 팬들과 호흡했다.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 ‘캔트 필 마이 페이스’(Can’t Feel My Face)가 흘러나올 때는 스탠딩석 관객들을 중심으로 후렴구 ‘She told me ’Don’t worry no more’를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다만 또 다른 히트곡 ‘아이 필 잇 커밍’(I Feel It Coming)이 나올 때는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어 사진·영상 촬영에 집중하는 등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켄드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함성을 내지르는 관객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큰절을 올리는 듯한 제스처를 공연 도중 몇번씩 반복했다. 자신의 노래와 관객들의 반응을 즐기는 그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완벽한 라이브 무대들로 채워진 이날 공연은 비교적 짧은 공연 시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위켄트는 이날 준비한 25곡을 1시간 25분만에 내리 불렀다. 중간에 2번가량 관객들에게 건넨 짧은 인사 멘트를 제외하고는 음악과 노래가 쉼 없이 이어졌다. 위켄드는 숨 돌릴 틈 없이 노래를 하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를 선보였고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곡 ‘힐스’(Hills)가 끝나고 조명이 꺼지자 팬들은 앙코르를 힘차게 외쳤다. 그러나 그 외침이 몇 차례 반복되기도 전에 공연장의 불이 켜지고 퇴장 안내방송이 나왔다. 관객들은 환상적인 공연의 여운을 되새길 여유도 없이 서둘러 공연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위켄드는 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 투어 마지막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나폴리와 결전 직관한 리버풀 시각장애인 팬 커니에 관심 폭발

    나폴리와 결전 직관한 리버풀 시각장애인 팬 커니에 관심 폭발

    “여느 팬처럼 축하했을 뿐입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밤 리버풀의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폴리(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던 마이크 커니(26)의 직관 동영상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서 보듯 여느 팬들은 키득거리며 모하메드 살라흐의 선제 골을 축하하고 있는데 커니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기 때문이다. 커니는 날 때부터 시력에 문제가 있어 일곱 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으로 등록된 리버풀 팬이다. 서포터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했을 때 그는 어느 선수가 골을 넣었느냐고 사촌 스티븐에게 물었다. 둘이 얘기하는 모습은 커다란 감동을 낳았다. 지금까지 거의 300만명이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지켜봤다. 커니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느 축구팬과 똑같아요. 내가 앞을 분명히 볼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도 축하하고 있었으며 득점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내가 의견을 말할 수 없는 건 아니다”며 “사람들은 볼 수 있는 것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난 늘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그냥 내가 경기를 관전하는 나름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동영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살라흐가 특히나 이집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해 무척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또 보통은 누가 골을 넣었는지 소리로 잘 파악할 수 있었지만 살라흐의 골이 터졌을 때는 워낙 관중들의 소음이 커 알아채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또 구단이 전혀나 부분적으로 시력을 잃은 이들에게 제공하는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직관의 흥분 때문에 경기장에 직접 나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커니는 “정말 내가 원하니까 여기 있는 것”이라고 말한 뒤 “이런 분위기에 함께 하고 비록 뒤에서 다섯 번째 줄이고 늘 즐거운 멘트만 듣는 건 아니지만 여느 사람들처럼 사촌의 생각을 듣고 하는 것이 좋다. 사촌 스티븐이 아니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나온다. 그저 평범한 일인데 사람들의 반응이 더 이상하다. 좋지만 이건 많이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동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개혁 핵심”

    정동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개혁 핵심”

    “양극화된 ‘양대 정당제’서 벗어날 기회 청와대는 국회 영역이라고 말해선 안돼 민주·한국, 개혁의 길 갈지 결단 내려야”“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10글자를 가져오면 농성을 풀겠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3일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당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개혁의 길을 갈지 반(反)개혁의 길을 갈지 결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3일부터 ‘선거제 개혁 관철을 위한 천막당사’를 만들어 놓고 24시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민주당이 제안한 ‘1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합의-2월 임시국회 처리’는 수용할 수 없나. -민주당이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기본방향에 동의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자기 부정이다. 민주당은 2015년에 이미 당론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독일식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에 환호했다. 3년 뒤인 지금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원칙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민주당은 야 3당이 단식을 포함한 농성을 먼저 풀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박정희·전두환 시대 때의 태도와 별반 다름이 없다. 소위 인권을 중시하고 민주주의자들이 모여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고 믿기에는 지금 태도가 너무 실망스럽다. 과거 기득권 집권세력의 행태를 너무 빨리 배우고 닮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 -나 원내대표도 보수를 재건하려면 개혁의 길을 가야 한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의 영역”이라고 했는데. -걱정스럽다. 청와대가 이걸 국회의 문제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87 체제’를 ‘2020 체제’로 바꾸자는, 개헌과 맞먹는 정치 개혁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개혁주의자라고 하면서 정치 개혁을 국회에서 다 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여론은 대표성·비례성 강화에는 찬성하지만, 의원 정수 확대에는 부정적인데. -정치 혐오는 정서의 문제고 나의 삶은 현실의 문제다. 기득권화한 양당을 쳐다볼 게 아니라 비정규직, 청년 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국회에 들어오자는 뜻을 전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이 홍대, 광화문에서 실시한 대국민 홍보전에서 시민들의 실제 반응은 어땠나. -연동형 비례제라는 학술용어가 장애물이지만 ‘알고 보니 나의 삶을 바꾸는 핵심이구나’라고 공감하더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외에는 대안이 없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해 선거제도를 바꾸면 당장 제도적인 ‘온건 다당제’가 실현된다. 양극화된 ‘양대 정당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인물보다 정당이 훨씬 중요해지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자 정책으로 경쟁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책 정당, 이념 정당, 가치 정당이 되는 것이다. →지금 반드시 선거제를 바꿔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에는 한국당이 죽기 살기로 반대했다. 영남 기득권 거대 정당이 완강한 거부를 해 불가능했는데 지금은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한국당도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적극적 의지가 가해지면 문이 열릴 수 있다. 지금을 놓치면 이 문이 다시 닫혀버릴 수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중국에서 디즈니 영화 주먹왕 랄프2가 인기인 이유

    중국에서 디즈니 영화 주먹왕 랄프2가 인기인 이유

    지난달 23일 한국보다 앞서 중국에서 개봉한 디즈니 영화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가 개봉 2주만에 2억 6700만 위안(약 436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주먹왕 랄프2’는 이례적으로 북미 개봉 이틀 만에 중국 전역에서 개봉했는데 이는 중국 친화적인 상황 설정 덕으로 분석된다.특히 ‘주먹왕 랄프2’는 중국 인터넷 회사들의 로고를 활용한 배경과 디즈니의 전형적인 공주 이야기를 뒤튼 줄거리 때문에 중국 여성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주먹왕 랄프2’의 부제는 ‘랄프 인터넷을 무너뜨리다’로 인터넷이 영화의 주된 배경이다. ‘주먹왕 랄프2’는 디즈니의 57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제작된 속편 영화이기도 하다. 중국 네티즌들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 뛰어든 인터넷 세상에 중국 인터넷 회사인 시나 웨이보의 눈 모양 로고나 알리바바의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 사이트인 톈묘(天猫) 등이 등장하면 영화를 보면서 탄성을 내뱉는다. 유튜브,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미국의 대표 사이트 속에 중국 인터넷 회사는 나오지만 한국의 인터넷 회사는 찾아볼 수 없다.게다가 영화 속 주인공인 랄프가 악성 댓글에 상처받고 조회수 증가에 아등바등하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지극히 공감하게 된다. 주먹왕 랄프 1편에서 오락실 아케이드의 자동차 경주 게임 슈거 러쉬의 주인공이었던 바넬로피는 게임기 핸들이 부러지면서 위기에 처한다. 인터넷에서 단 하나 남은 핸들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바넬로피는 랄프와 함께 인터넷 속으로 들어간다. 인터넷 세상에서 바넬로피는 디즈니사가 지금까지 창조한 14명의 공주를 한꺼번에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는 중국 설화의 여주인공 뮬란도 당연히 있다. 바넬로피가 자신도 공주라고 소개하자 디즈니의 공주들은 마지막에 “사람들이 강한 남자가 나타나는 것만으로 너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니?”란 질문으로 공주 인증을 끝낸다. 하지만 이들 공주들은 바넬로피 덕에 답답한 드레스를 벗고 편안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거나 각자의 장기를 살린 공격 무기를 선보여 중국 여성들의 환호를 산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는 유리 구두를 깨서 무기로 쓰고 메리다는 활을 쏘며 라푼젤은 자신의 긴 머리를 활용한다. 영화의 결말은 ‘친구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며, 참된 우정은 친구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란 디즈니 영화의 전형적인 메시지다. 디즈니의 실사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별명인 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올해 중국 개봉을 허가받지 못한 바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 문화계 결산] ‘미투’ 아픔, 창작극 ‘분투’로 달랬다

    2018년 공연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파문,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혼란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웰메이드 뮤지컬이 주목받았고,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품을 수정하는 등 공연계 스스로 ‘미투 파문’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또 국내 대표 국공립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각각 개관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아 명품 공연을 선보여 관객을 즐겁게 했다. 다만 작품 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도 심해진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전 연령층 볼 수있는 웰메이드 뮤지컬 주목 2030세대 여성이 주를 이루던 뮤지컬 관객층은 다변화의 가능성을 찾았다. ‘마틸다’ 라이선스 공연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인 ‘라이온킹’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 등은 올해 관객층 확대를 주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과거 ‘미녀와 야수’ 등의 국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디즈니는 이번 ‘라이온킹’의 흥행 여부를 한국 시장에 재도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도 하반기 대형뮤지컬로 주목받았다. 제작비 175억원의 ‘웃는 남자’는 9~11월 4개월간 약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병성 뮤지컬평론가는 “스타에 기댄 측면이 없지 않지만, 상업적 관점에서는 고무적인 성공”이라며 “하지만 큰 작품들이 대부분 흥행한 반면, 전체 시장으로 보면 체감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미투’ 이슈에 맞춰 작품을 수정해 스스로 변화를 모색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맨 오브 라만차’와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대표적으로, 여성 관객이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을 수정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등장인물이 모두 여성이었고, 보수적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진취적 여성상을 그린 ‘레드북’ 등도 여성의 비중을 높여 화제가 됐다. ‘미투 파문’의 직격탄을 맞았던 연극계는 젊은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분투했다. 초연과 다르게 남성 배역을 여성으로 바꾼 ‘비평가’, ‘이번 생에 페미니스트는 글렀어’, ‘환희, 물집, 화상’ 등 여성 이슈를 다룬 작품이 주목받았다.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신진 연극인들의 창작의 장으로 기대를 받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 문제를 다룬 ‘오슬로’,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 등 굵직한 정치·사회 이슈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이름값한 무대 이제 공연장 이름만으로도 작품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 나이가 된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은 각각 30주년과 40주년에 걸맞은 공연으로 객석을 채웠다.예술의전당이 마련한 2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갈라콘서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9월 듀오 공연은 신구 클래식 스타들의 무대답게 전석 매진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16년 만에 내한한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의 공연은 ‘올해 반드시 봐야 할 무대’라는 평단의 기대에 어울릴 만한 공연이었다. NDT1은 대표 레퍼토리와 신작을 함께 선보이며 이들이 왜 현대무용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지를 한국 팬들 앞에서 증명했다.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공연으로 마련된 소프라노 조수미와 세계 정상의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5월 ‘디바&디보 콘서트’는 두 스타 성악가의 명성에 어울리는 무대였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한 뮌헨필하모닉의 11월 공연은 악단 대표이사까지 내한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마린스키발레단의 ‘돈키호테’도 각각 슈퍼스타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김기민이 대강당 무대에 올라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발레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클래식계 해외스타들 내한 ‘눈길’ 해외 유명 악단과 연주자들의 내한도 계속됐다. 베를린필하모닉 음악감독직을 사임한 사이먼 래틀은 고국의 런덤심포니와 내한해 ‘고향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선듯 농익은 무대를 선보였고,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올라 앉아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82세의 주빈 메타는 온전치 않은 몸에도 투혼을 보여주며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솔리스트 중에는 15년 만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공연마다 전석 매진의 신화를 쓰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등이 올해 대표적인 흥행공연으로 이름을 남겼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새 예술감독으로 데뷔한 평창대관령음악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음을 보여줬다. 국내 교향악단은 해외 지휘자들을 초청해 물오른 연주력을 선보였다. 서울시향과 바실리 페트렌코, KBS교향악단과 파비오 루이지 등의 조합이 돋보였고, 마시모 자네티가 새 신임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경기필하모닉은 얍 판 츠베덴, 핀커스 주커만 등 해외 유명 음악가들을 잇따라 ‘비르투오소 시리즈’에 초청했다. ●흥행작 매출 늘었지만 양극화 심해져 공연시장은 전반적으로 커지고 다양화됐지만, 작품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뚜렷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발표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공연시설과 공연단체의 연간 매출액을 합산한 ‘공연시장 규모’는 8132억원이었다. 공연시설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억원, 공연단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632억원이었다. 특히 민간기획사의 약진이 두드려졌다. 전체 공연시설·단체 중 7.2%(280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41.1%나 차지했다. 2015년 전체 매출 30.3%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 증가세다. 반면 전체 관객 수는 2902만 4285명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공연 건수는 3만 5117건으로 3.1% 증가했지만, 공연 횟수는 15만 9401회로 8.5% 감소했다. 흥행작은 오래 공연되고 많은 수익을 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은 일찍 막을 내린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군사보호구역 안 알린 땅 대금 돌려줘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군사보호구역 안 알린 땅 대금 돌려줘야”

    #원고 vs 피고 “기획부동산에 속아 땅을 잘못 샀다”는 최모(61·여)씨 vs “문제 없다”는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업체●원고 “토지 정보 다 알려주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최씨는 한 부동산업체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서울 종로구 신영동 일대 필지 중 49.527㎡(약 15평) 규모의 지분을 1485만원을 주고 샀습니다. “1종 일반주거지라 틀림없이 개발된다”, “몇 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평생 모은 돈을 투자했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개발이 불가능한 ‘비오톱´(생태서식공간) 1등급 토지였습니다. 게다가 군사보호구역, 레이더망 설치지역이기도 해 구청 직원에게 “개발허가가 절대 나올 수 없는 곳”이란 말까지 뒤늦게 들었죠. “이런 땅을 왜 팔았냐”며 수차례 항의하고 피켓 시위까지 벌인 최씨에게 업체는 환불해 준다, 일부만 돌려준다, 못 돌려준다고 입장을 계속 바꿨습니다. 결국 최씨는 지난 3월 직접 소장을 써 들고 법원을 찾았습니다. ●피고 항변 “속이지 않았다. 말 안 했을 뿐!” 업체는 펄쩍 뛰었습니다. “개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일체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최씨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밝히라고 따졌습니다. 또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에 군사보호구역 표시가 돼 있는데 거래 때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건 최씨 잘못이라고 맞섰습니다. 같은 주소의 땅을 130여명에게 나눠 팔았는데 유독 최씨만 문제제기를 한다고도 했습니다. ●법원 “고지 의무 있어… 땅값 다 돌려줘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03단독 성기문 원로법관은 12일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고지받았으면 투자 목적의 지분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게 경험칙상 명백하다”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관련 사정들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며 최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는 걸 알면서도 알리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라는 것입니다. 최씨는 선고 순간 환호성을 질렀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재판장에게 몇 번이나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야 법정을 떠났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이 새로 선보이는 ‘소똑소톡’은 ‘작지만 똑 부러지는 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는 코너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액분쟁을 통해 법률 지식은 물론 갈등 해소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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