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환전소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인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4
  • “올테면 와 보시죠, 뭐”

    “올테면 와 보시죠, 뭐”

    “경찰입니다.” 지난 22일 밤 10시 서울 반포동의 S성인오락실. 소란스러운 기계음 사이로 경찰이 들이닥치자 순간 어색한 분위기가 퍼졌다. 불법 오락실이나 상품권 적발·단속에 잔뼈가 굵은 서울 서초경찰서의 베테랑 홍광표(45) 반장은 업소 사장을 불러 상품권 점검에 나섰다.‘바다이야기’ 오락기 안에 내장된 상품권의 일련번호가 순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상품권을 재활용하는 ‘재탕’사실이 적발되면 업주가 보유한 모든 상품권을 압수할 수 있다. ‘3875670,3875684,3875697,3875702….’ 맨 마지막 자리를 제외한 번호의 순서가 맞으면 정상적으로 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는 업소다. 홍 반장 등 서초서 생활질서계 형사 6명이 불시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단속대상으로 삼았던 나머지 업소들은 아예 셔터를 내리고 굳게 문을 잠근 상태였다. ●업주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서초구에서 성업 중인 성인오락실은 모두 71곳. 이들은 모두 ‘일반게임장’허가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절반 정도는 영업을 잠정중단한 상태다.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본보기’로 걸리느니 차라리 자진 휴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해서다. 일부 ‘바다이야기’ 오락실 입구에는 잠시 휴업을 알리는 ‘업그레이드 중’이라는 안내판이 나붙기도 했다. 그렇다고 영업 중인 업소들이 경찰 단속을 걱정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게 ‘합법’또는 ‘교묘한 편법’으로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 한 업주는 “상품권은 모두 허가받은 것을 쓰고 있고, 재사용하지 않아도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불법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전소는 오락실 1m밖에 설치해도 법 위반이 아니며, 청소년 게임기를 40% 이상 비치해야 하는 규정은 소형 3인용 게임기 1대가 3대로 간주되기 때문에 3분의1만 들여놓으면 된다.”고 귀띔했다. 합법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법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현장 단속의 한계-돈·시간·인력이 없다 서초서 김동환 형사는 10여명의 손님들 사이에서 벌써 10여분 이상 한 게임기만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게임기에서 5000원짜리 상품권이 동시에 4장 이상 지급되면 안 되며, 추가 점수는 적립되지 않고 사라져야 한다.”면서 “적립 여부를 확인하려면 직접 게임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들여 관찰한 게임기는 상품권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점수에 이르기 전에 끝나 버렸다. 이 오락기를 사용하던 손님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자리를 옮겨버린 탓이다. 단속반 노재만 계장은 “불법 위·변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형사들이 1∼2시간 정도 직접 게임을 해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수사비도, 인력도,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경찰이 단속할 수 있는 내용은 불법 상품권 사용 및 오락기 심의필증 부착 여부, 청소년 게임기 비율 준수 여부뿐이다. 글 사진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바다이야기’ 의혹 확산] 사행성 상품권 액면상 30조… 실거래 100조 넘을듯

    [‘바다이야기’ 의혹 확산] 사행성 상품권 액면상 30조… 실거래 100조 넘을듯

    사행성 상품권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적게는 수십조원에서 많게는 수백조원으로 추정되는 등 추측도 무성하다. 각종 문화상품권 발행이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바뀐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19개 업체가 발행한 상품권은 모두 60억 1325만장이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30조 666억 5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1.5% 정도인 9000여장(4500억여원) 정도만 독서·영화·연극 등 각종 문화활동에 사용됐고, 나머지 98.5%가 사실상 ‘도박용 유가증권’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성인오락실 등 도박장에서 유가증권 형태로 거래된 상품권 시장 규모는 액면상으로만 29조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상품권은 발행업체에서 각 지역 총판을 통해 성인오락실로 흘러들어갔으며, 상품권 환전소 등을 통해 유가증권처럼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품권은 한번 유통된 뒤에는 폐기돼야 하는데 여러 차례 유통되면 상품권 거래에 따른 현금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A의원 보좌관은 “일단 발행된 상품권은 성인오락실과 환전소 등을 오가며 평균 3∼4차례 이상 유통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사행성 상품권 시장규모는 액면상 30조원 수준이지만, 실제론 90조∼1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불법 개·변조로 심의따로 유통따로

    불법 개·변조로 심의따로 유통따로

    성인 오락게임 ‘바다이야기’가 전국에 도박열풍을 몰고 오게 된 데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심의과정의 허점과 문화관광부가 2002년 도입한 경품용 상품권제도가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첫 버전이 출시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후 ‘바다이야기’로 거액을 잃었다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경찰이 영등위에 사행성 여부를 문의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다. 영등위는 2005년 5월 ‘바다이야기’ 2.0판에 대한 사행성 여부 조사를 위해 90일 등급분류 보류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영등위가 조사를 벌였지만 기준과 어긋나는 부분을 찾지 못한 채 보류 기간이 지난 뒤 결국 등급분류를 내줬다는 점이다. 당시 아케이드게임 소위원회 의장이었던 박찬 영등위 부위원장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예시’(그림 등을 통해 대박을 예고해 계속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나 ‘연타’(연속해서 당첨금이 나오는 것)를 막기 위해 보다 강화된 설명문안을 적시토록 한 뒤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영등위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급 분류를 할 때 게임물의 사행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제조사인 에이원비즈가 제출한 게임기와 내용설명서만 보고 심의를 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수박 겉핥기식’ 심사가 이뤄져 전국의 도박장화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바다이야기’가 전국 성인오락 시장을 석권한 데는 경품용 상품권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지난 2004년 12월 개정된 문화부의 경품고시는 1회 게임 때 100원을 넣고 얻을 수 있는 최고당첨액 및 경품누적한도액을 2만원 이하(200배)로 규정했다. 그러나 게임업체들은 이 고시를 무시하고 한 번에 최고 2만 5000배의 ‘잭팟’을 터뜨릴 수 있도록 조작된 프로그램을 넣어 이용자들을 유혹했다. 또 2만원 이상의 점수가 터졌을 때 5000원짜리 상품권 4장을 지급하고 남는 점수는 삭제시켜야 하는데도, 남는 점수를 누적시켜 상금을 계속 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의 규모는 23조 5200여억원(올해 5월말 기준). 이처럼 경품용 상품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그것이 가맹점에서 활용되지 않고 환전소에서 ‘교환상환’으로 현금화되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2002년 음성적인 상품권 사용을 양성화한다는 명분으로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했지만, 수십종의 상품권이 난무하고 위조 상품권까지 나돌자 지난해 7월 인증제를 폐지하고 지정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문화부의 선정 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져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업체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상품권을 발행해 폐해를 낳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내년 4월부터 경품용 상품권을 폐지키로 했다. 그러나 상품권 폐지 방침이 발표된 뒤에도 ‘딱지상품권’이 유통되는 등 불법양상이 드러나 사행성 근절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문화부는 20일 “경품용 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정치권이 제기한 리베이트 의혹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상품권 폐지와 관련해 업계가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낼 경우 적절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케이드게임 관련업체들은 “경품용 상품권이 폐지되면 아케이드게임산업은 5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게 된다.”며 “업계의 의견을 무시한 경품고시와 등급분류기준의 일부 항목이 문제”라고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음반·비디오·게임·공연 등에 대해 적절한 연령별 등급을 부여, 영상물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1966년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로 출발,1999년 현재의 영상물등급위원회로 탈바꿈했다. 오는 10월 발효될 게임진흥법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새 출발할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경찰 오면 포털로 가면 도박판 변신

    경찰 오면 포털로 가면 도박판 변신

    지난 16일 밤 11시30분 서울 서초동 H빌딩 앞. 서초경찰서 조진호 질서계장과 직원 2명이 잔뜩 긴장한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 건물 6층은 일주일 전부터 단속을 준비해온 불법 카지노PC방. 지난 며칠 동안 업주, 카운터 직원, 환전 직원 등의 위치와 예상 도주로까지 파악했다. “경찰입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쾅’ 소리를 내며 문을 박차고 들어갔지만 경찰들은 허탈한 표정이다. 현장은 이미 창문 유리파편과 테이블들이 널브러져 있을 뿐이다. 이미 한탕을 한 카지노PC방은 업주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단속반이 출동하면 화면이 자동으로 일반 인터넷포털 사이트로 변하는데 당황하지 마세요. 그냥 인터넷 검색하시는 것처럼 하면 됩니다.” 같은 시간 경기도 안산시 B 카지노PC방. 손님이 입장하자 20대 종업원이 다가가 조언을 해준다. 이어 친절하게 “가게 앞에 애들이 무전기 가지고 지키고 있어서 단속반 뜨면 다 체크가 된다.”며 안심시킨다. 이 업소에는 환전소가 없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직원이 노트북을 갖고 다니며 현금을 사이버머니로 바꿔준다. 돈을 바꿔준 20대는 전표를 문서세단기에 넣어 갈아버린 뒤 사라진다. 카지노PC방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고 규제 근거조차 모호해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카지노PC방이란 PC방 컴퓨터에 도박 프로그램을 깔아놓고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는 수법으로 운영되는 불법 도박장이다. 카지노PC방은 3개월이면 투자금액은 물론 억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경찰은 서울에만 200개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1500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초경찰서 조 계장은 “속칭 ‘떴다방’처럼 2∼3일만 영업하고 순식간에 도망치는 영업장이 허다해 단속이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미리 눈치채고 손님들을 빼돌린다거나 환전 증거를 없애기 위해 환전요원을 숨기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속에 걸려도 계속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현행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상 3차례 이상 단속으로 형이 확정될 때에만 업소를 폐쇄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때문에 단속 이후에도 해볼테면 해보란 식으로 영업을 계속하는 업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게임부터 환전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을 잡아야 처벌을 할 수 있지만 경찰이 이 과정 전체를 파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업소들이 보통 오전 8∼10시에는 문을 닫는데 이때 인터넷 접속과 영업기록들을 모두 지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카지노PC방 프랜차이즈 경쟁 속에 자금력을 동원한 ‘적발 애프터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안산경찰서는 관내 선부동의 한 카지노PC방을 급습했다. 도박의 증거로 PC 40여대를 모두 압수했다. 하지만 단속 3∼4시간 뒤 현장을 다시 찾은 경찰은 어안이 벙벙했다. 프랜차이즈 공급업체에서 새 PC 40대를 다시 설치했다. 단속을 했던 김종문 경사는 “카지노PC방의 무서운 자금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하루 1000만원 매출은 기본이라는 게 실감났다.”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구도의 길 인도로 떠나다

    맨발로 구도의 길을 떠나는 순례객처럼 마음을 착 가라 앉혀 보지만 그래도 인도의 땅을 밟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최첨단 IT산업, 영어를 잘하는 고급 인재들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도. 하지만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에게 인도는 삶의 원형질을 찾을 수 있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가난과 부, 높은 신분과 불가촉 천민이 함께 공존하며 소리없이 움직이는 인도에서는 신과 비신(非神)으로 나뉠 뿐 신이 아닌 인간과 동물, 물질의 세계는 모두 하나의 범주에 속해 있는 듯하다. 집 없는 가난한 이들이 다름 아닌 검은 황소를 베개 삼아 고요하게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갠지스 강가의 강아지도 명상의 시간을 품은 듯 점잖게 앉아 있다. 분명 인도는 꿈틀거리는 생명의 힘을 가진 나라로,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의 나라로 다가온다. 글 사진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만난 인연들 맛있는 것 먹고, 경치 좋은 데 둘러보는 여행지가 아닌데도 일행 60여명이 지난 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뭉쳤다. 고도원(전 청와대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씨가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국의 회원 160여만명에게 보내는 마음의 ‘비타민’인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인연으로 만났다. 어느날 아침편지에서 ‘인도 명상체험 여행’ 깃발을 내걸었는데, 이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아들이다. 출발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뜬 표정은 찾을 길 없고 오히려 ‘마음을 활짝 열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 목적지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2박 3일)와 니케탄 명상요가센터(3박4일). #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 “아, 참 평화롭네요.” 오쇼 라즈니시 명상센터에 도착하자 흘러 나오는 목소리에는 벌써 생기가 돈다. 인도의 최대 도시인 뭄바이공항에 도착,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려간 ‘푸네’에 위치한 오쇼 명상센터. 울창한 나무들로 싸여 있는 이곳은 마치 현실의 세계를 건너 뛰어 다다른 ‘천국’의 모습이다. 차창너머 바라본 가난과 궁핍이 서려 있는 인도인들과 마을들의 인상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어찌 울타리 하나 넘어 이렇게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밝고 온화한 표정, 서로에게 존경을 보내는 웃음띤 눈길….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다. 오쇼 라즈니시가 깨달은 성자인지 철학자인지를 놓고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은 영적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찾아드는 명상객들의 메카임에는 분명했다. 지난 1990년 오쇼는 죽었지만 이곳은 그의 정신세계를 따르는 열정적인 추종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서구인들이어서 그런지 명상 프로그램을 비롯, 식당이용 등 모든 운영시스템이 효율적이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 등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 목사님을 비롯. 퇴직한 교수·교사, 중소기업체 사장, 주부, 대학생 등 다양한 사연을 안고 명상에 임했던 이들이 며칠 지나면서 경계를 허물며 한 가족으로 따뜻하게 다가왔다. 니케탄 명상센터로 향하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문제는 다음. 중앙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에도 델리에서 리시케시의 니케탄 명상센터까지는 버스로 무려 10시간 걸렸다. 깜깜한 밤 농부가 끌고 가는 작은 수레에 가득 실린 사탕수수를 차창 너머 손을 뻗쳐 얻어 먹는 재미 외에는 지루함과 피곤함이 계속됐다. 히말라야산맥의 관문이자 전 세계 요가의 수도라고 불리는 리시케시. 힌두교의 성지로 그야말로 명상의 도시다. 히말라야산맥에서 명상을 하던 성자들이 여름철 이곳에 내려와 수행을 한다. 영국의 팝그룹 비틀스 멤버들이 스승 마하리시 마헤시(초월 명상법 전파)를 따라 이곳에 머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리시케시에 밤 12시가 돼서야 도착했지만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락시만 줄라라’라는 다리를 건넌 뒤, 또 컴컴한 좁은 골목길까지 10∼15분정도 걸어야 했다. 삐쩍 말라 검은 눈동자만 보이는 짐꾼의 뒤를 따라 걷다 보면 골목길 상가앞에 쭈그리고 자는 사람들이 보인다. 놀랍게도 검은 황소나 개들과 함께 자고 있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과의 동침을 하듯이. 가난의 그림으로 봐야 할지, 너와 나가 없는 불이(不二)의 세계로 이해해야 할지 여러가지 생각이 앞선다. 힌두교 신들의 조각상이 곳곳에 있는 이 명상센터의 아침은 인도인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갠지스강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오쇼 명상센터보다 더 여유로웠다. 요가홀에서의 요가수업, 갠지스의 강가와 동네를 산책하는 걷기 명상등이 이뤄졌다. 건물 사이로 난 길과 정원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숙소에서 수업을 받으러 오고가는 길에도 늘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아름다운 정원에 핀 꽃들과 24시간 뿜어 낸다는 보리수나무(부처가 앉아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나무)를 이정표 삼아 다니면 길 잃은 양들에게 도움이 된다. 사드릭 아바사르사 사르사바디(57·여)의 지도로 이뤄진 요가수업은 흥미롭다. 스트레칭 위주의 한국 요가와 다른 전통적인 아헹가 스타일의 요가다. 첫시간 그녀는 “에너지의 저장고인 단전에 오른손을 지긋이 누르고 ‘옴(om)’하고 소리를 내보세요.”라며 힌두교 기도문의 기본인 ‘옴’소리를 내는 것부터 가르쳤다. 단순히 소리를 냈을 뿐인데 소리의 울림을 통해 몸속으로 에너지가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신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우리를 지혜롭게, 타인과 갈등없이 평화를’(기도문의 내용) 그녀가 ‘옴 샨티, 샨티’라고 기도문을 부를 때마다 마치 신과 우리를 연결 해 주는 메신저처럼 여겨진다. 요가가 육체적 움직임이 아닌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수행임을 알려준다. 두번째 수업 이후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을 강조하며 몸을 움직이는 간단한 요가 동작에 들어 갔다. 이곳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로 하여금 시범을 보이게 했다. 거의 물구나무 서는 동작까지 해보는 묘기를 보여준다. 우리 일행이 오기 직전(3월1∼7일) 이곳에서 ‘요가페스티벌’이 열려 전세계 요가인들이 모였다니 아쉬웠다. 힌두교의 사원(아슈람)인 이곳에는 노란 옷을 입은 동자승들이 눈에 띈다. 인근의 부모 없는 가난한 아이들 150∼200명을 데려다 유치원에서 고교 교육까지 무료로 가르친다. 동자승에게 인도철학을 가르치는 교사 아카야 강가 람은 “이곳 학교에서는 인도 문화, 철학, 샨스크리트 언어, 과학, 요가 등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힌두교의 대표적인 의식인 ‘뿌자’에 직접 참석한 것은 행운이었다.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 6시 갠지스 강가.50여명의 동자승을 비롯해 힌두교 신도 500여명이 강가에 몰려 들어 여러가지 의식이 진행되자 아슈람의 스와미 치다만드 사라스와티 회장이 나타난다.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 우리나라의 고 성철스님 같은 존재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에 불꽃 튀는 강렬한 눈의 성자, 스와미의 기도문이 한시간 넘게 갠지스 강가에 울려 퍼졌다. 정통 인도 음악가 3명의 연주에, 리듬감 있는 그의 기도문이 울려 퍼지면 모두들 함께 박수를 치며 기도문을 외웠다. 엄숙함보다는 흥겨움이 넘쳐나는 축제의 한 마당이다. 그의 목소리가 강하고 빠르게 고조됐다가 다시 조용해진다.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모습에 압도돼 한시간이 넘도록 갠지스 강가에 양말이 흥건히 젖은 것도 모른 채 의식에 빠져들었다. 저토록 절절하게 신을 부를 수 있을까?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신에 더 가까이에 있는 듯했다. # 오쇼의 주요 3대 명상 따라하기 다양한 오쇼 명상 가운데 매일 빠지지 않고 하는 주요 3대 명상을 소개한다. 직접 오쇼 명상센터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 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1) 다이너믹 명상: 아침에 이뤄지는 다이내믹 명상은 내내 눈을 감고 자신을 관(觀)한다.1단계(10분), 코로 거칠게 호흡한다.2단계(10분), 소리를 지르는 등 몸 전체를 움직이며 자신을 완전히 던져버린다.3단계(10분), 양팔을 들고 점프를 하며 후후후하고 가능한한 깊게 소리치며 자신을 완전히 탈진시킨다.4단계(15분), 춤을 추며 감사함을 표현한다. (2) 쿤달리니 명상: 1단계(15분), 몸을 흔들어 에너지가 발에서부터 올라가게 한다. 눈은 감아도, 떠도 된다.2단계(15분), 온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춤춘다.3단계(15분), 눈을 감고 앉거나 선 뒤 자신의 내면이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것을 주시한다.4단계(15분),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누워 있는다. (3) 저녁 명상: 하루의 하이라이트는 춤, 축제, 침묵으로 이어지는 명상이다. 음악이 흘러 나오면 춤을 추며 축제의 에너지가 내면에 쌓이도록 한다. 춤을 추는 동안 2∼3번 오쇼를 외치고, 마지막에는 하늘을 향해 팔을 올리며 3번의 오쇼를 외침으로 끝낸다. 이후 긴 침묵의 좌선으로 들어간다. # 오쇼명상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중소도시 ‘푸네’에 자리잡고 있다. 뭄바이에서 170㎞ 떨어진 이곳까지 차로 3시간거리, 국내선으로 30분 소요. 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완전히 나가면 표를 구입해 타는 택시가 있다. 약 2000루피(약 4만 8000원). 버스는 500루피(1만 2000원) 이용절차: 1. 웰컴센터:오쇼 회원증을 위해 컴퓨터 등록을 한다. 에이즈 혈액 테스트를 받는다. 센터안에서 현금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등을 살 수 있는 쿠폰을 구입한다. 출입증을 발부 받는다. 웰컴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다. 2. 드레스코드:자주색 명상복을 입는다. 다만 매일 저녁 6시4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되는 저녁명상 시간에는 하얀색 명상복을 입는다. 묵상(Silent Sitting)명상시간에는 하얀색 양말을 신는다. 3. 식사:3개의 식당이 있으며 쿠폰을 사용해 결제한다. 음식물은 뷔페식으로 원하는 것을 골라 계산을 하게 되는데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오쇼내의 시설안내: 1. 오쇼 오디토리엄(Osho Auditorium):피라미드형 1000여평 건물로 꾸미지 않고 상징물도 없이 대리석으로만 되어 있다. 어두운 조명의 큰 홀로 칸막이 친 부분을 열면 음악 공연도 할 수 있다. 바닥이 차 방석을 준비하면 좋다. 2. 부다 그로브(Buddha Grove):야외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무대 뒤로는 커다란 대나무 숲이 있고 모든 바닥은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3. 사마디(Samadhi):오쇼가 살아 생전에 머물던 숙소로 아담하지만 짜임새 있게 꾸며진 명상실이다. 묵상명상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명상 시작시간 1분도 늦으면 입장이 어렵다. 4. 플라자(Plaza):일반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각종 안내 책자 등을 얻을 수 있다. 마사지 강의도 진행된다. 5. 기본편의시설:도서관, 우체국, 인터넷카페, 서점, 여행사, 환전소 및 은행, 병원, 수영장, 테니스장, 탁구장, 스파, 사우나도 있다. # 니케탄 명상요가센터를 가려면 가는 법: 델리에서 약 265㎞정도 떨어진 ‘리시케시’라는 도시에 위치해있다. 차로 6∼8시간 정도. 델리의 버스터미널에서 리시케시로 가는 직행 버스와 기차가 가 있다. 가격은 약 200루피(4600원)정도. 이용절차: 오쇼처럼 복잡한 등록절차나 드레스 코드가 없다. 이곳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다만 사무실에 가서 기부금을 내면 숙식이 모두 해결된다. 하루 500(1만 2000원)~1000루피(2만 4000원)정도 내면 된다. 시설안내: 1000여개 룸의 숙소와 식당, 사무실, 요가를 배우는 요가홀, 마사지를 받는 마사지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국제전화는 숙소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할 수 있다. 명상센터 밖을 나가면 상가 등이 있어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
  •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은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된 열광의 도시, 인구규모 세계10위인 다이내믹한 동북아의 국제교류도시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는 점에서 외국의 도시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 서울에는 외국인이 약 6만여명이 살고 있고, 이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사동 거리마저 스타벅스 카페가 입주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도시국제화 지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당이나 쇼핑센터, 교통안내판 등에 외국어 표기가 아직 부족하고, 길가에 선 외국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아마 영어를 말하기가 두려워 우리는 본의 아닌 외국인 기피증을 보이는 것이다. 서울이 국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국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활발한 교류가 가능한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서울은 한국인들만의 도시가 아니다. 관광 투자 무역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서울에 와서 불편함이 없는 살기 좋고 투자하기 좋은 곳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국인은 존중받아야 할 넓은 의미의 서울시민이고, 각종 불편함을 지적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충분히 가져야한다. ●서울 속에 꽃핀 외국인 문화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인 호기심이 느껴지는 서울속의 작은 외국을 연상케 하는 곳들이 많다. 냉대와 차별 속에 성장해온 미국 LA의 코리아타운이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는 이문화(異文化)의 체험장이듯 서울에도 이런 곳들이 있다. 80년대 서울 명동은 시위와 최루탄 냄새가 그칠 날이 없었던 곳이었으나, 옛 명동에는 이보다 더 절실한 사연이 있다. 화려한 명동의 번화가 속에 80년대 후반 정도의 서울 거리를 연상케하는 허름한 골목길로 접어들면 담쟁이가 덮인 담벼락이 있다. 조그마한 가게들이 닥지닥지 붙어있다. 그 너머에는 한성화교소학교가 자리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외 유수의 도시에 자리한 차이나타운과 큰 차이가 난다. 문득 재일한국인의 지위를 얘기하는 우리가 과연 한국 속의 화교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 걸까. 쇠락하는 차이나타운을 보며 빨리 동화되고 융합하는 중국인들도 우리의 단일민족, 순혈주의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차별적이고 배타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세계 화교에서 차지하는 국내의 화교 비중은 0.05%에 불과하고 2조달러로 추산되는 화상 자본 중 국내 투자는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이제부터라도 이들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고 떠나도록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자리를 잡고 국내 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최근 개최된 세계화상(華商)대회는 국내·외 화교 간 친목은 물론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뜻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주류사회에 편입해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서울의 전체적인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는 곳도 있다.‘미군의 세컨드홈’, 이태원이다. 이 곳에서는 한국인이 오히려 이방인으로 인식된다. 서울 속의 이태원,‘작은 미국’이나 다름아니다. 그동안 미8군 용산기지는 미국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서울의 한복판에 금싸라기 땅이자 아메리카니즘 문화전파의 창구였다. 미8군 무대출신 가수들의 기억 속에 할리우드에서 느끼는 아메리카나이제이션(americanization)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미국과 미군 향기가 나는 거리’‘서울의 리틀 어메리카’‘서울의 라스베이거스’로 알려져 88올림픽 개최시’‘잠실에선 스포츠 올림픽, 이태원에선 쇼핑올림픽’이란 슬로건이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가짜 명품 범람과 이에 따른 단속여파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태원’‘싸구려 가짜 외제 상품이 넘쳐흐르는 이태원’으로불리고, 가짜 제품 범람에 따른 기관 단속 강화와 불편한 교통, 바가지 가격 등으로 외국인 쇼핑객을 빼앗기고 있는 이태원 쇼핑가를 볼 때 왠지 모를 서글픔이 든다. 서울에 파리공원이 있듯이 파리 어느 구석에는 서울공원이 있다. 굳이 파리를 가지 않더라도 프랑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반포4동 ‘몽마르뜨 언덕’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서래마을’이다. 프랑스학교가 이전하면서 가족단위의 프랑스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거리 곳곳에는 한국어에 서투른 프랑스인을 위해 거리이정표나 식당의 메뉴 등을 불어로 표기해 놓았다. 한편 ‘동부이촌동’은 일본인들의 마을이다. 이곳에서 영업중인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일본어와 영어로 안내를 하고 있다. 1500여 가구의 일본 상사주재원들이 몰려 사는 근처 상점에서는 일본어로 쓰여진 안내문이나 일본어 간판을 걸어 두고 있다. 이곳은 일본인 전용창구를 마련한 은행을 비롯해 일본인 어린이반을 개설한 유치원, 일본어가 통하는 미용실, 병원, 이발소, 음식점, 여행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업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다.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외국인 관광객 탑승’이란 표지판을 단 호텔전용셔틀버스와 종종 마주 친다. 서울에 온 손님들이니 웬만하면 편의를 봐달라는 뜻일 게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외국인 우대의 예다. 같은 외국인이지만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이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될까.‘우리도 인간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난했던 시절 돈벌러 외국에 가서 우리가 당했던 인간이하의 대접이 떠오른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외국인 저소득층이 신음하고 있다. 멀리 고국에 두고 온 가족과 고향 생각에 심한 소외감과 외로움에 시달린다. 얼마 전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성 10명 중 8명이 다시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한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과연 우리가 세계화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온갖 멸시와 차별의 눈길이 쏟아진다. 여기에는 ‘돈 쓰러 온’ 사람과 ‘돈 벌러 온’사람의 차이에 문화적 편견까지 덧붙여져 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으레 조금 다른 말씨의 종업원등을 만나게 된다. 말씨만 약간 다를 뿐 우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동포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힘없는 불법체류자 신세에 찍소리 한 번 못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안함속에서도 이들은 한국살이에 적응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3D업종 때문에 형성된 외국인 마을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와 경기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이다. 가리봉시장 일대는 ‘옌볜거리’로 불릴 만큼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중국 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 환전소 등도 성업중이다. 방값이 다른 곳에 비해 무척 싸다는 이점 때문이다. 정부의 잇따른 외국인 불법체류 단속으로 조선족 거주지인 가리봉은 빠른 속도로 쇠퇴의 위기를 맞이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붉은색 간판을 내건 중국식당이나 시장 입구부터 풍겨나는 그들 특유의 향신료 내음이 마치 중국의 ‘옌볜거리’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하다. ●서울에서는 모두 서울사람, 외국인에게 불편 없도록 축제라는 하나됨. 세계속 또 하나의 지구촌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서울 문화코드 국제도시 서울의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하는 퍼레이드가 있다. 외국인들에게 모국을 느끼고 자랑하는 페스티벌이 되고 서울에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타방이라고 느꼈던 전 세계 사람들이 화합과 교류의 장. 하이 서울 축제에서 ‘지구촌 한마당 축제’가 매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매년 20여개국에서 참가해 서울거주 외국인 및 내국인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안내 영문책자인 ‘서울서바이벌’을 발간해 주한 외국대사관, 문화원, 외국인학교 등에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다국어 홈페이지를 개설, 각종 도로표지판에 외국어(영어, 한자)로 병기표기하고, 외국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해 영어 일어 중국어는 물론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의 외국어 안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구석구석의 불편사항을 인지하고 이의 해소를 위하여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앞으로 서울에 외국인 거주촌을 조성해 서울에 여행 온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긴 여정을 푸는 친근한 별장처럼,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향수를 달래며 동족간의 정보교환을 위한 장소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자. 이곳에 외국으로 여행 가려는 국내여행객은 물론 현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업자나 바이어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 특히 새로이 유입되는 저소득층 외국공장 종사원들의 공동체를 불법·단속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회합과 교류가 가능한 소규모 편의시설을 제공하여 향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서울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도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거주환경, 교육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공생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국제교류도시로서 서울이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서울마케팅연구센터 부연구위원
  • 신들의 땅, 히말라야를 품다

    신들의 땅, 히말라야를 품다

    마음 속의 찌든 때까지 모두 버릴 수 있는 땅, 히말라야에 대한 기대는 여행을 넘어섰다. 그러나 신들이 살고 있다는 거대한 산을 첩첩이 품고 있는 히말라야는 좀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래서일까. 한해 히말라야로 가는 국내여행객도 1만명을 넘어섰다. 자연을 경배하고, 욕심과 분노덩어리인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히말라야는 트레킹마니아들의 천국이다. 차갑고 날카로운 눈과 얼음, 드넓은 초원과 에메랄드빛 빙하가 흘러내린 호수, 야생화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는 셰르파족 등…. 히말라야에서 지낸 20여일은 지난 삶에 대한 반성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글·사진 히말라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서,‘히마’는 빙설(氷雪),‘말라야’는 살고 있는 곳, 즉 ‘눈의 거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쿰부 히말라야(KHUMBU HIMALAYA)는 히말라야산맥(약 2800km)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의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가 우뚝 솟은 지역 일대를 말한다.원래 에베레스트라는 이름은 영국인이었던 측량국 관리의 이름을 본떠서 붙인 이름으로서 네팔어 정식 명칭은 사가르마타(SAGARMATHA)이다. ■ 마칼루·바룬 - 쿰부히말라야 26일간 대장정에 오르다 에베레스트의 이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란 권위가 담겨있다. 높이에 대한 감탄뿐이 아니라 범접하기 어려운, 우러르는 마음을 갖지 않고선 감히 올려다볼 수조차 없는 경외감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로체, 마칼루, 초오유 등 8000m이상의 산들이 즐비한 지역으로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꿈, 그리고 죽음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히말라야는 전문 산악인들만을 위한 산은 아니다. 이곳에도 초등학생부터 70세의 어르신들까지 히말라야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히말라야의 또다른 미덕이다. 배타적이지 않은, 열려있는 산 히말라야가 오라고 손짓해서, 그래서 떠났다. ‘동네 뒷산처럼 쉽게 갈 수 있다’는 쿰부 히말라야코스, 산에 다녀 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가는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코스 등 자신의 능력이나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전국 대학과 고등학교 산악부원 12명, 해외원정 경험이 많은 단장, 대장, 지도위원 4명. 그리고 1년에 고작 한두번 뒷산에 오르는 나까지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2005 한국청소년오지탐험’ 마칼루팀은 7월23일, 서울을 떠났다. 우리팀은 히말라야 지역을 한바퀴 도는 트레킹을 계획했다. 히말라야에 머무는 날은 20일정도, 오가는 비행길까지 포함해서 26일간의 여정은 시작됐다. 옛날 광부들이 다니던 길로 5000m의 패스(고개)를 2개나 넘어야 하는 준전문가들용 코스인 마칼루와 바룬지역을 지나, 일반인들의 여행코스인 쿰부히말라야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여기에서 하이라이트는 전문가들이라야 갈 수 있다는 6461m의 메라피크 등반이었다. 산을 전문적으로 타는 산꾼들과 함께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 초보의 심정, 막상 떠나려니 가슴이 무겁고 두려웠다. 준비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가진 장비는 3년된 등산화 하나뿐이었다. 그래도 히말라야를 향한 꿈을 접고 싶지는 않았다. 장비를 구입하고, 빌렸다. 사용법도 모른 채 장비를 카고(등산용 커다란 가방)에 쑤셔넣고 떠났다. ●아름답고 낯선 관문 루클라 히말라야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국내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날개 양쪽에 프로펠러가 있는 장난감 같은 20인승 경비행기에 올라 루클라로 향한다. 가뿐하게 하늘로 날아 오른 비행기는 몇 번을 날라가다 뚝 떨어지고 옆으로 밀려가는 통에 자이로드롭을 탄 듯하다. 마음을 졸이며 50분을 날아 루클라 비행장에 도착했다. 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비행장으로 서울의 편도 4차선 크기의 달랑 하나뿐인 활주로가 눈에 띄었다. 경사가 15도 정도 기울어져 착륙을 돕는다. 반대로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이륙한다. 활주로 끝은 천길 낭떠러지, 아찔했다. 이렇게 도착한 비행장은 내전 때문에 가 제법 삼엄하다. 아직도 포카라지역은 마오이스트들(마오쩌둥을 추종하는 무리)이 제법 많아 정부군과 교전이 잦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총멘 군인을 보니 마음이 불편했다. 손에 잡힐 듯한 산들, 어디선가 쏟아지는 물소리, 파란 하늘과 구름들. 히말라야의 첫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오후에 접어들자 날씨가 흐려지더니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장맛비처럼 주룩주룩 내린다. 별을 보며 저녁산책을 하리라는 꿈을 접고 롯지(산장)에 앉아 창문을 거세게 때리는 비구경을 했다. 히말라야는 9월말까지 몬순기간이라 거의 매일 비가 온다. 내리는 비를 뚫고 산을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왔다. 마침 셰르파가 다가왔다. 이름은 왕추, 나이는 31살.5명의 셰르파와 60여명의 포터의 대장인 ‘사다´로 에베레스트를 무려 8번이나 올라갔단다. 내 걱정을 알겠다는 듯 그는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잠자리에 들라.”고 말해줬다. 산사나이의 말을 믿고 습기로 축축한 침대에 올랐다. 두런두런 사람들의 이야기소리에 잠을 깼다. 먼저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럴 수가. 간밤의 오던 비는 꿈이었던가. 파란 하늘이 내 눈으로 빨려 들어온다. 아침을 먹고 드디어 히말라야에 첫발을 내딛는다. ●오후만 되면 비내리는 몬순의 고산지대 우리는 쿰부히말라야 일반적인 트레킹코스와 반대로 간다. 마칼루와 바룬지역으로 해서 쿰부히말쪽으로 돌아서 루클라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다. 마칼루와 바룬지역은 한국사람으로서는 우리가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다. 루클라부터는 을 해야 한다. 휴대전화는 물론 전화, 전기도 들어 오지않는다.(큰 롯지에만 자가발전기를 쓴다.)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도 무용지물이다. 가진 자나 그러지 못한 자 할 것 없이 공평하게 오직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걸었다. 여기서는 우리의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포터나, 집을 고치기 위한 나무를 지고 가는 주민들처럼 우리도 히말라야를 한발 한발 내디디며 마음이 아닌 온몸으로 히말라야를 느껴간다. 루클라를 떠난 지 1시간이 지나자 스티마 쿠알라계곡으로 들어섰다. 그곳의 자연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집채만한 바위 위를 파랗게 덮고 있는 이끼. 조그만 씨앗 하나가 몇백년동안 저렇게 바위에서 자신의 몸집을 키워나갔을 것이다. 그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콸콸콸’하고 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엄청난 양의 물에 압도당한다. 그런데 이곳을 건너야 하는데 다리가 없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스틱에 의지하며 건너간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 ‘찌릿찌릿’전기처럼 다가오는 차가움. 몇 발을 떼자 아예 통증이 된다. 루클라를 떠난 지 4시간30분만에 캠프사이트인 추탕가에 도착했다. 첫날인데 벌써 다리가 아프고 힘이 든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후가 되니 비가 내린다. 몬순기간에 고산지대는 오후가 되면 기온이 상승하며 구름을 만들어 비가 내리고 새벽에는 기온이 내려가 날씨가 맑아진다. 히말라야에 머문 20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한결같은 날씨였다. 그래서 히말라야 트레킹은 봄과 가을이 제철이다. 비로 눅눅해진 텐트에 몸을 눕혔다. 무엇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반갑지 않은 손님, 고소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고소’, 즉 고산병이다. 고도를 갑자기 올리는 것이 원인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생긴다. 몸속에 산소가 부족해서 혈액순환이 저하돼 두통이나 소화불량, 불면증, 무기력증, 손발 저림, 실어증 같은 것을 동반하며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고소증세는 단 몇백m만 아래로 내려가도 언제 그랬냐 싶게 씻은 듯이 낫는단다. 그래서 일반적인 트레킹에서는 고소적응 기간을 두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지만 우리는 짧은 일정탓에 바로 4000m이상 올라 갔다. 4610m의 체트라고개를 넘어 4300m의 틸리 카르카에서 캠핑을 한다.3시간을 걷자 3910m까지 올라갔다. 앞에는 하얀 봉우리를 날카롭게 드러낸 커리륭이라는 7500m의 산과 여기저기 부서져 있는 바위들, 파란 초지, 이름 모를 야생화까지.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4000m를 넘자 이젠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아니 이 숨막히게 한다. 가도 가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셔터를 누를 때 숨을 잠시 멈추면 바로 ‘헉헉’하고 몇 번 숨을 몰아 쉬고 걸어야 한다. 사진 한장 찍는 것이 고통이다. 그래서 카메라를 배낭에 넣어버렸다.1시간 전에 웃고 떠들던 대원들도 단한마디 말이 없다. 국어시간에 배웠던 양사헌의 시조가 생각난다.‘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그래 가자 가. 그렇게 5시간을 넘게 오르자 체트라정상에 섰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이름모를 산들. 마치 양탄자처럼 떠 다니는 구름들. 눈물이 찔끔 나왔다. 체트라 정상 구석에서 덩치가 제일 큰 원준희(춘천대 3)대원이 하얗게 변한 얼굴로 구토를 한다.“괜찮아?”하고 묻자 손만 내저을 뿐, 말을 하지 못한다. 몇 명의 대원들이 고소로 정신을 못 차린다. 말로만 듣던 고소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수천년 이어져온 자연의 힘 너덜지대를 걷는다. 돌들이 바닥에 깔려 있는 지대로 평지보다 걷기가 힘들다. 돌을 밟고 미끄러져 한바퀴 구른다. 아예 일어나지 않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어떻게 4000m가 넘는 곳에 이렇게 돌들이 많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바람에 날려 왔을 리도 만무하고…. “이게 자연의 힘이에요. 여름에 물기를 머금은 바위산이 겨울에 얼면서 갈라져 저렇게 커다란 바위가 생기고 또 바위가 여름에 물기를 머금고 겨울에 팽창을 하는 물 때문에 갈라져 이런 바위 너덜지대가 생겨요. 수 천년동안 이런 현상의 반복으로 바위가 없어지기도 해요.”라고 옆에 있던 서병란(43)지도위원이 대원들에게 설명한다. 자연의 위대함에 머리를 숙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후 4시 캠프사이트에 도착했다. 오늘 무려 9시간을 걸었다. 다리에 감각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운동 좀 할 걸. 때늦은 후회가 가슴을 친다. 서울 가면 반드시 운동하리라, 지키지 못할 맹세도 했다. 간밤에 내리던 비도 어느덧 멈추고 그토록 괴롭히던 고소도 상당히 좋아졌다. 오늘은 3690m로 내려가 모솜 카르카에서 캠핑을 한다. 변변한 길도 없이 하루종일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정말 때묻지 않은 자연이란 말은 이럴 때 어울린다. 커다란 고목이 쓰러져 있고 고목을 뒤덮고 있는 이끼들을 보니 정글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정말 깨끗하고 아름답다. 고도를 내리자 고소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4356m의 탕낙을 지나 5045m의 카레캠프까지 걷고 또 걸었다. 이젠 5000m를 넘어서자 기온이 달라진다. 날씨가 초겨울 날씨같다. 이젠 5400m의 메라베이스 캠프다. 가파른 오르막과 험준한 산을 넘는다. 숨을 쉴 때마다 심장이 터져나가는 것 같다. 확실히 산소가 희박해짐이 느껴진다. 호흡을 일정하게 가지고 가야 한다. 간혹 기침을 한번 하면 자리에서 서서 숨을 고르고 가야한다. 사진을 찍는 것뿐 아니라 수통에 있는 물을 마시기조차 힘들다. 아니 0.1초라도 숨을 멈추고 있으면 바로 죽어버릴 것 같다. 모 등산화광고에서 엄홍길씨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며 숨을 몰아 쉬는 것을 보고 연기인 줄 알았는데,5000m를 넘어서자 비로소 그 장면을 이해하게 된다. 3시간을 걸으니 이젠 거대한 설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메라라’ 라는 만년설로 덮힌 언덕. 보는 순간 그 거대함에 압도당한다. 안전을 위해 등산화를 벗고 이중화와 안전띠를 착용한다. 난생 처음 신어 보는 이중화. 스키부츠와 비슷하다. 겉면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설산에서 며칠을 있어도 방수가 완벽해 동상을 막아주는 신발이다. 그러나 정말 무겁다. 거기에 아이젠을 끼웠다. 그리고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띠를 착용하고 자일을 잡고 메라라를 오른다. 이마에 땀이 흐른다. 숨은 가쁘지만 가슴이 뻥 뚫린다. 몸속에 있는 독소와 스트레스가 히말라야의 기운으로 바꿔 채워진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날 것 같다. 수천만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거대한 얼음절벽 위에 서니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베이스캠프에서 메라픽 정상을 가는 길과 홍구를 거쳐 추쿵을 가는 갈림길이다. 어디를 갈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히말라야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메라 베이스캠프부터 홍구, 판치 포카리까지는 거의 평지이며 바위 너덜지대로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트레킹의 마지막 고비인 5800m의 암푸랍체가 우리를 기다렸다. 더구나 눈까지 내려 생각보다 힘들었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힘들다는 말이 실감난다. 길이 좁고 눈이 계속 내렸기 때문에 미끄러운 암푸랍체의 하산길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남았다. 이제부터는 정말 편안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는 쿰부히말라야다. 히말라야 마을 중 가장 오지이며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4730m의 추쿵. 왼쪽으로 8500m의 로체, 정면에는 6160m의 아일랜드피크, 오른쪽에는 6812m의 아마다블람은 거칠고 황량하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성스러움을 만들어 낸다. ‘어머니의 목걸이’라는 뜻을 가진 아마다블람은 히말라의 보석으로 불린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길게 늘어선 하얀 허리를 가지고 있는 산. 그 선이 매우 날카롭지만 웅장하고 고왔다. 역시 많은 산사나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손 꼽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여기서 보는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하지만 추쿵은 셰르파족이 사는 마을이 아니다. 몇 개의 롯지가 모여 트레킹족의 안식처가 되는 곳이다. 이제 진짜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향한다. 여기 추쿵부터는 일반인들이 쉽게 트레킹을 하는 곳이다. ●히말라야 하이웨이 추쿵부터 루클라까지를 히말라야에선 ‘하이웨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고속도로란 뜻이다. 길이 잘 이어져 있고 마을을 거쳐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다. 일단 여기부터는 롯지가 계속 있고 마을에 가게도 있어 콜라며 맥주, 과자 등을 사서 먹을 수 있다. 천국이 따로 없다. 일단 300루피(약 70루피가 1달러. 한화로 4000원)를 주고 시원한 산미구엘 맥주를 사서 한 모금을 마셨다.‘우∼ 세상에 맥주가 이런 맛이었나. 이렇게 맛있다니’ 히말라야에서 먹는 맥주는 입에 쫙쫙 붙는다. 어제와 오늘은 단순한 하루 차이지만 나의 느낌은 지옥과 천당의 차이처럼 느껴진다. 걷기도 편하다. 집들이 이어지고 돌담이 쳐진 밭에서는 감자와 보리들이 자라고 있다. 정말 즐거운 트레킹이다. 이제 며칠동안 햇빛을 못 본 카메라를 꺼내 사진도 찍을 만큼 마음도 몸도 여유가 생긴다. 히말라야를 다녀왔다는 트레킹족들은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히말라야를 다녀온 것인데, 나는 지옥훈련을 택한 셈이다. 2시간을 걷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올라가는 딩보체가 닿는다. 마을 입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라마의 문구를 새겨 놓은 돌을 쌓아서 만든 돌탑인 스투파. 포터들은 발길을 멈추고 스투파에서 기도를 하고 지나간다. 셰르파족인 그들은 그렇게 고단하고 힘든 삶을 이겨간다. 우리들이 감히 엄두도 못내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아무 욕심없이 라마교의 가르침을 따르며 살고 있다. 머리에 40㎏의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를 따라 다니는 락기리(17) 또한 아버지의 직업인 포터를 대물림하며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아무리 고산지대에 사는 셰르파족이라도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걷는다는 것은 고통일 것이다. 슬리퍼를 신고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를 따라 오는 락기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해한다. 자연에 순응할 줄 알고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는 그들의 인생은 우리의 잣대로 가르는 것은 옳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소년 락기리가 좀더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기를 빌었다. ●희망의 깃발이 나부끼는 곳 딩보체, 팡보체를 지나 탕보체 가는 길에 히말라야의 웅장한 산 못지않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험준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이 지역을 걷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길고 짧은 다리를 만난다. 그런데 다리에 여러 색깔의 깃발이 걸려있다. 처음에는 ‘멋으로 했겠지.’하고 지나쳤지만 다리마다 걸려 있는 오색천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이곳 사람들은 다리를 신성시하여 카타와 룽다(기도 깃발)를 걸어놓는 것은 물론 지날 때마다 ‘부디 하는 일 잘 되고 가족 모두 아무 탈 없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오늘도 사람들의 희망과 바람을 가득 담은 오색깃발은 바람에 따라 춤을 춘다. 3860m의 탱보체는 라마사원으로 유명하지만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등 유명한 산들을 같은 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는 히말라야의 전망대이다. 또한 우리나라 조계종에서도 후원을 한다는 티베트사원인 콤파를 만나게 된다. 탕보체의 콤파에는 많은 스님들이 거주하는 콤부히말에서 가장 큰 사원이다. 화재로 사원이 전소되었다가 붉은색 벽돌로 다시 지었지만 중후한 분위기와 차분함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는 제1전망대에서도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일정상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남체 바자르로 향했다. 계곡의 물소리 정겨운 작고 아담한 마을, 우거진 숲.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쿰부히말라야의 명동 쿰부히말라야의 제일 번화가는 당연히 남체 바자르다. 해발 3440m에 위치한 쿰부 히말라야의 상업적 요충지이며 등반과 트레킹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는 곳이다. 또 이 마을은 매주 토요일마다 장이 열린다. 쿰부히말라야에 사는 모든 셰르파족들이 생필품을 여기서 구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시장과 상점들이 모여있는 지역으로 빵집과 레스토랑, 클럽, 당구장 등이 밀집해 있어 깊은 히말라야의 산중이란 생각을 잠시 잊게 만든다. 이 마을 뒷산 꼭대기에는 히말라야의 설산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와 네팔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그래도 새벽은 온다. 이번 탐사의 하이라이트는 메라피크 정상에 서는 것이다. 메라피크는 해발 6461m로 히말라야 트레킹피크 중에서 제일 높다. 윤대장이 은근히 나를 떠본다.“베이스에서 쉬시지?”내가 등반대장이라 해도 걱정이 되겠다. 장비라고는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지, 자일을 타 보길 했나, 설산 경험이 있나. 하지만 나는 큰소리쳤다.“해발 6000m, 자신있습니다.” 큰소리 지만 긴장과 두려움으로 뒤척이다 새벽을 맞았다.5800m의 메라 하이캠프로 올라간다.3명의 대원은 고소가 심해 베이스에 남았다. 눈부신 설원을 밟으며 걷는 대원들을 뒤에서 보고 있노라니 마치 파란 하늘을 향해 걷고 있는 천사들 같다. 하얀 천국의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온통 하얀색뿐이라서 그런지 1시간을 걸었는데도 제자리인 것 같다. 힘에 부치기 시작한다. 오를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일단 하이캠프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무거운 다리를 옮겼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다음날 새벽 2시.8명이 정상으로 향했다. 서로 몸을 자일로 묶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며 오르기 시작했다.8명중 4번째 내가 섰다. 앞뒤 사람과 보조를 맞춰야 걸을 수 있다. 내가 못가면 앞뒤 사람이 다 못간다. 처음 1시간은 잘 걸었지만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자 나도 모르게 “잠시 대기”라는 외침이 입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3∼4발자국을 걷기가 힘들다. 얼마나 걸었을까. 뒤로 거대한 설산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자 이젠 마지막이야. 여기만 오르면 정상이야.”라는 외침에 정말 젖먹던 힘까지 다해 걸었다. 머릿속이 텅 비어간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가득 메울 때 “정상이야. 메라픽 정상이야.” 하는 외침이 들린다. 나는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다는 앉아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상은 정상이다. 그런데 표지 하나 없다. 약간 허탈했다. 그때 셰르파가 다가 오더니 저기 보이는 산이 에베레스트라고 가르쳐 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랬다. 신기루처럼 구름 위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불가능 같았던 산이 거기에 있었다. 신기루처럼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금방 사라지고 마는 에베레스트, 로체, 마칼루의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모든 고통이 잊혀진다. 마치 짝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만봐도 행복해지듯…. 눈앞에 드러낸 웅장함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이런 감상도 잠깐, 서둘러 사진을 찍고 하산한다. 햇볕에 눈이 녹으면 발이 빠져 걷기 힘들기 때문이다. ‘잘 있거라. 언제 다시 만나리라는 기약은 없지만 안녕!’ 13시간을 눈밭에서 구르다 베이스에 도착했다. 정말 평생 기억에 남을 길고 힘든 하루였다. ■ 네팔 가려면 네팔은 우리나라의 3분의2 정도 크기의 면적에 인구는 약 2500만명이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15분 늦다. 화폐는 인도와 마찬가지로 루피(Rupee).1달러가 69루피 정도. 신용카드가 되는 곳이 드물며 한화는 환전을 할 수 없으므로 출국하기 전에 달러로 바꿔야 한다. 환전은 공항이나 카트만두에 있는 타멜시장의 시설 환전소를 이용하면 된다. 네팔은 비자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미리 네팔 비자를 받고 싶으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명예 네팔영사관(02-555-9040)’에 전화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 발급은 보통 이틀 걸린다. 비자수수료는 32달러. 카트만두 공항에서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한국에서 준비하는 것이 낫다. 단 비자수수료는 한국보다 2달러 싼 30달러. 비행기는 직항노선이 없다. 홍콩, 방콕, 상하이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www.nepal.pe.kr,www.nepaltour.pe.kr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트레킹 하려면 혜초여행사(02-6263-3330,www.hyecho.com)는 네팔 트레킹의 선두주자. 한 해에 3500명 이상이 혜초여행사를 통해서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선다.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알려주며 네팔 현지 지사에서 셰르파나 포터뿐 아니라 필요한 물품도 공급해준다. 셰르파의 고향 남체로 찾아가는 9일 일정의 에베레스트 하이라이트 트레킹은 205만원, 쿰부 히말라야 트레킹의 완성인 17일 일정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은 260만원. 푼힐전망대에서 아름다운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는 9일 일정의 로얄 트레킹은 185만원,180도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파노라마를 느낄 수 있는 13일 일정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은 220만원. 또 10월쯤이면 루클라에서 출발, 추탕가와 메라베이스, 암푸랍체를 거쳐 쿰부 하말라야인 추쿵, 남체를 거치는 20일 일정의 히말라야 일주 트레킹 상품도 나올 예정이다. 이밖에도 개인이나 단체의 일정에 맞춘 다양한 트레킹 여행도 가능하다. 네팔 트레킹은 여행기간이 길고 오지로 떠나기 때문에 전문여행사를 통해서 가야 한다.
  • [국제플러스] 이라크서 피랍 美기자 피살

    |바그다드 외신|이라크에서 취재 활동을 해온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겸 작가 스티븐 빈센트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총에 맞아 살해됐다고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3일 밝혔다. 빈센트는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의 고속도로 옆에서 머리와 몸에 여러 발의 총알을 맞은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빈센트와 이라크인 여성 통역 누르 와이디가 2일 저녁 바스라의 환전소에서 나온 뒤 경찰차를 탄 5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말했다. 와이디는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CNN은 빈센트가 바스라의 역사에 대한 책을 집필하면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뉴스를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신문에 글을 기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급진적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이들이 이라크 경찰 내부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씨줄날줄] 터키 리라貨/이기동 논설위원

    이스탄불국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제일 황당한 일을 겪는 곳은 환전소다.100달러를 터키 리라로 바꾸면 작은 가방이 가득 찰 만큼 줘 몇백달러 바꾸면 주체하기 힘들 게 된다. 돈을 쓸 때는 더 헷갈린다. 택시 한번 타면 수천만 리라가 그냥 날아간다. 워낙 형편들이 어려운지라, 구두닦이 소년들 눈에 띄면 그냥 벗어나기가 불가능한데, 한번 닦으면 부르는 값이 몇백만 리라다. 1990년대초 소련 붕괴로 독립한 공화국들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렸다. 인플레는 가위 살인적이었다. 벽지를 사서 바르는 것보다 루블화를 그냥 바르는 게 더 싸게 먹힌다고 할 정도였다. 다른 공화국들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러시아보다 더했다. 한 러시아신문에 ‘러시아 백만장자들이여, 불쌍한 우크라이나 억만장자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웃지 못할 만평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루블화도 터키 리라의 악명에는 턱없이 못 미쳤을 성싶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달러의 공식환율은 134만터키리라였다. 터키 정부가 새해 첫날 자정을 기해 리라의 뒷자리 동그라미 6개를 없애버렸다.100만분의 1로 화폐단위를 낮춘 뉴터키리라를 발행한 것이다. 아쉽게도 이로써 세계 최고액권의 명성을 자랑하던 2천만리라짜리 화폐는 천수를 다 못하고 퇴장하게 됐다. 새해첫날 구권기준으로 찍힌 터키의 한 복권 당첨금은 자그마치 15조리라. 기네스북감이다. 화폐개혁조치를 발표하며 터키중앙은행장은 콜라 한병에 200만리라라는 치욕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기뻐했다. 화폐개혁은 ‘유럽의 낙오자’ 낙인을 벗겠다는 터키인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다.2001년 경제위기 이후, 터키정부는 180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엄격한 긴축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 그 덕분에 지난해 인플레는 10%이하로 잡히고,7.9%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화폐개혁에는 유럽연합(EU)가입이라는 터키인들의 보다 원대한 꿈이 걸려 있다. 프랑스와 독일정부가 지난해 말 터키의 EU가입 논의에 총대를 메고 나섰다. 국내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터키의 EU가입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그 용기에 터키정부가 성의를 보인 셈이다. 터키의 화폐단위변경으로 이제 세계 주요경제국 중 달러 환율이 네자리수인 나라는 한국만 남게 됐다고 한다. 뉴터키리라화가 우리의 원화 화폐단위변경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산티아고에서 칼라마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온통 황토빛 세상이다. 메마른 사막. 개미보다 작게 보이는 차가 뽀얗게 꼬리를 드리우고 달린다. 그래도 고고학자들에겐 바싹 마른 이곳이 세계 어느 곳보다 귀중한 ‘풍요의 땅’이다. 또 수많은 화산의 흔적들, 지금도 수백개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물과 수증기, 조각 같은 암석과 거대한 소금들판, 황홀한 플라밍고의 자태…. 관광에 관한 한 칠레 북부 사막지대는 가히 보석 같은 존재다. 이같은 보석을 줍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킹과 바이킹, 등산, 혹은 좀더 편안한 사륜구동 자동차 드라이빙에 나선다. 현재 트레킹에 이용되는 수많은 길은 예전에 사막에 드문드문 자리한 마을을 잇는 물물교환 루트였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칠레 북부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 이 독특한 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여행과 탐험이 이루어진다. 이곳에 점포를 둔 수많은 여행자 오피스와 에이전시가 여행자들을 돕는다. ‘Catus Tour’(55-851-534),‘Southen Cross Adventure’(55-851-416) 등 여행 에이전시에 문의하면 관련 투어 및 가이드를 소개받을 수 있다. 숙박료 100달러 정도의 호텔도 몇 개 있지만 유스호스텔인 ‘Hostelling International’(55-851426) 등을 찾으면 30∼40달러에 싸게 묵을 수 있다. ●산 페드로 공항이 있는 칼라마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흙의 도시다.2만여명이 거주하는 도시지만 2층 건물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도회지라기보다는 시골의 큰 마을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싶다. 시내에 가득 들어찬 집과 점포, 담장 등 대부분은 흙벽돌로 지어진 것들이다. 대로든 골목길이든 포장이 안돼 역시 황토빛 일색이다. 처음엔 ‘예산이 없어 포장도 못하고 있구나.’하는 동정심이 일었으나, 이 모두가 의도된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됐다. 가능한 한 옛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면서 예전의 건축재료만 고집하고, 도로 포장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뽀얗게 날리는 먼지를 그대로 들이마시면서도 그 자체를 상품으로 생각하는 관광마인드가 참 놀랍다. 그래서 시내는 그냥 거닐기만 해도 즐겁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골목과 집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시내엔 다양한 레스토랑과 환전소, 인터넷방, 토산품가게 등이 가득 들어서 있다. 그중 중앙 광장 맞은 편의 토산품 시장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대부분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든 수천 종류의 공예품이 가득 쌓여 있어 눈을 휘둥그렇게 만든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파드레 르 파이제 고고학박물관. 입구에 발견자 구스타포 파이제의 동상이 있다. 이 벨기에인 수도사는 1955년 이 마을 교구 책임자가 됐다. 이어 그는 귀중한 물건들의 수집 및 안데스의 고고학 연구에 착수했고, 이는 이 박물관의 토대가 됐다. 그는 1980년 사망했다. 아타카마인들, 즉 사막지대에 오랫동안 살았던 옛 거주자들은 이웃 문화, 특히 중앙 안데스의 큰 제국들인 잉카와 티와나쿠 제국의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산 페드로의 오아시스에서 발견되는 고고학적 유물·유적들, 이를테면 BC 8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가는 원형집들과 같은 것에서 발견된다. 박물관은 총 3만 8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모두 1만 1000년 역사를 가진 아타카마인들의 문화를 증언해 주는 것들이다. 그중 일부가 8각형의 중앙홀과 여덟개의 긴 전시 통로에 전시돼 있다. 그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특히 도자기류가 눈길을 끈다. 그들의 발전적 단계에 따라 3개의 컬렉션에 포함된 미라들과 의복, 생활도구 및 장신구, 금 유물들도 볼만하다. 첫번째 미라는 파드레 르 파이제에 의해 발견됐다. 두번째는 라라체서 발견됐다.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티와나쿠시대의 산페드로에 있는 교회구역의 중앙부에 있는 묘지에서 발견됐다. 수천, 수백년 전의 미라들과 유물들이 온전하게 발견되는 것은 순전히 사막 특유의 메마른 환경 덕분이다. ●툴러마을 툴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의 흔적이다. 이곳은 BC 800년부터 A.C 5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간다. 산 페드로에서 9㎞ 떨어져 있는 툴러는 마을을 덮은 모래에 묻혀 기적적으로 보전됐다. 모래 밖으로 간신히 노출된 곳에서 꼼꼼하게 묘사된 원형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을 지탱했던 벽으로, 둥그렇다. 현재 이 마을의 10%는 1982년 있었던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이곳에선 걸으면서 둘러보거나 오두막집 입장과 관람을 함께 할 수 있다. ●문밸리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27㎞ 떨어져 있다. 이곳은 직경 500m 정도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소금기가 섞여 있고 날카롭게 각이 진 인상적인 언덕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이곳은 또한 5467㏊에 달하는 거대한 국립 플라밍고 보존구역 내에 위치해 있다. 문밸리 구성물들은 지각변동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위가 낮은 호수 바닥이 융기해 접히면서 일어난 이 현상은 코딜레라 라 살로 알려진 산맥을 낳았다. 문밸리는 마치 조각처럼 아름다운 모양의 암석과 땅을 갖고 있다. 또 소금이 암석처럼 굳은 층이 포함돼 있으며, 여러 개의 굴도 볼 수 있다. 침식현상에 의해 생긴 ‘죽음의 협곡’도 볼 만하다. 붉고 흰색의 대비가 특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문밸리는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다. 비죽비죽 솟아 있는 암석이 이어지는가 하면 고운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며 발바닥을 간질인다. 제법 높아 보이는 언덕을 힘겹게 올랐는가 싶으면, 깎아지른 벼랑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벼랑 아래는 조각처럼 깎이고 닳은 붉은색 사막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사막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거센 바람에 행여라도 벼랑 아래로 떨어질라, 벼랑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주저앉은 사람들은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다. ●솔트플랫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칠레의 가장 큰 소금지대로,2305m의 고도에 30만㏊의 거대한 규모다. 이곳은 수백만년 전에 일어난 지각변동 과정에서 바다가 호수가 되고,1만 1000여년 전 호수의 물이 증발하면서 생겼다. 이곳은 산페드로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아직 군데군데 얕은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강물은 안데스의 산 위에 쌓인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산 밑에 형성된 수많은 수맥을 통해 솔트플랫까지 온다. 이곳에선 여러 성분이 섞인 소금을 생산하다가 1975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소금 생산도 중단됐다. 두께가 4m에 달하는 이곳 소금 침전물은 세계 리튬 매장량의 40%를 차지한다. 또 칼륨, 붕사, 기타 소금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솔트플랫 주변의 공기는 거의 절대적으로 건조하다. 그래서 거대한 솔트플랫 한쪽 끝에 서면 다른쪽 끝이 보일 정도로 시야가 맑다. 동틀 무렵 도착한 솔트플랫은 플라밍고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한 핑크빛을 띤 플라밍고들.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제로 보니 아름다운 핑크 빛깔이 훨씬 고와 보인다. 총 5종류의 플라밍고가 있다는데, 이곳에 있는 놈들은 대부분 인디언 플라밍고라고 가이드가 설명해준다. 솔트플랫에만 3000여마리가 서식한다고. 핑크빛 몸체에 크기는 너비가 1.2m, 키는 90㎝ 정도다. 큰 몸집에 비해 무게는 2.5㎏으로 가벼워, 걷는 모습이 하늘하늘 춤추는 것 같다. ●게이저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즉 해발 4321m에 위치한 온천지대다. 이 온천들은 산 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94㎞ 떨어져 있다. 그러나 험한 비포장길이다 보니 차로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엘 타티오 화산에 근접해 있다. 새벽 5시 숙소를 출발해 동트기 직전인 7시쯤 게이저스에 닿았다. 수많은 땅속 구멍으로부터 뜨거운 물이 뽀얀 김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풍경은 황홀경 그 자체. 구멍 주변의 흙엔 물에 섞인 소금과 구리 등 다양한 금속 성분과 미네랄이 침전돼 있다. 뿜어져 나온 물은 매우 뜨거워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 각종 성분이 섞인 주변의 흙은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운 색조를 띠고 있다. 특히 높이 뿜어져 나오는 물과 김이 어둠을 헤치고 나온 첫 햇살에 반사되면서 그려내는 영롱한 빛깔은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온천지대 인근에는 사람들이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도 있는데, 대표적인 곳은 퓨리마타 핫 스프링이다. 특급호텔인 엑스플로라 내에 설치된 이 온천탕은 산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28㎞ 떨어져 있다. 요금은 1만 페소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시설이 매우 고급스럽다.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게이저스로 가는 길은 메마른 사막이지만 풍광이 아름답다. 사막을 덮고 있는 식물의 주인공은 단연 ‘코이로아’란 풀. 메마른 환경을 뚫고 자라선지 그 억세기가 마치 철수세미 같다. 하지만 메마른 사막에 아름다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멀리서 보면 코이로아가 덮고 있는 사막은 영락없이 황금빛을 띠며 환상적인 풍광을 뽐낸다. 코이로아 말고도 초록 카펫을 돌에 덮어놓은 듯한 차레타, 노란 꽃을 피운 빙고빙고, 스위티한 냄새와 맛을 내는 리카리카 등을 볼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어선지 이 식물들은 대부분 피를 맑게 하거나 위장병 등에 효과가 높은 약재로 쓰인다. ●마스칸티호수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1시간 정도 동쪽으로 이동하면 해발 4300m 높이의 고원지대에 호수 두 개가 있다. 면적이 15㎢에 달하는 광활한 라구나 미스칸티, 그리고 미스칸티의 10분의1 정도의 크기인 미니케 호수. 주변엔 높이 해발 5600m의 미스칸티 볼케이노와 미니케 볼케이노 등을 포함한 5개의 화산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에 만년설이 덮인 볼케이노 봉우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고도가 4300m에 달해 고산증세가 나타날까 우려했는데, 별로 낌새가 없다. 경험상 3000m 이상 올라가면 증세가 나타났었는데, 어지럼증도 거의 없고 숨도 별로 가쁘지 않다. 현지 가이드 ‘알루’의 설명. 이곳엔 코이로아 등 억센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이 사막을 덮은 채 산소를 내뿜고 있어 다른 지역의 고산지대보다 산소량이 훨씬 많다고 했다. 역시 이유가 있었다. ●산티아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칠레의 중부에 위치해 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온난하고 주변이 옥토로 둘러싸여 칠레 인구의 절반 가까운 600만명 이상이 모여 산다. 하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 연중 절반 이상은 오후에도 안데스의 눈 덮인 경관을 보기 어렵다. 시 중심부엔 근대 고층빌딩과 국립박물관, 시립극장, 대통령 관저 등이 정연하게 서 있다. 특히 산타루치아 언덕은 시 중심에 솟은 곳으로 16세기 초 스페인의 데드로 발디비아가 칠레 점령때 요새를 구축한 곳이다. 가장 훌륭한 시내 조망권을 제공한다. 시내관광은 구시가지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광장 주변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16세기 세워진 대성당 ‘더 캐더럴’을 비롯해 중앙우체국과 시청사,1808년 건축된 궁전을 이용한 국립역사박물관, 산티아고 박물관인 ‘카사 콜로라다’ 등이 볼 만하다. 특히 성당 ‘더 캐더럴’은 규모의 장대함과 독특한 외양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장식과 조각, 그림으로 가득한 내부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국립박물관엔 7만여점의 칠레 역사를 담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광대한 자연공원인 산크로스타발 언덕, 군사학교박물관, 중앙시장, 모네다궁전, 시립공원 등이 가볼 만한 시내 명소로 꼽힌다. 매주 일요일 아르마스광장을 기점으로 시내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시에서 주관한다. 여행 에이전시 및 여행자사무소로는 ‘Sernatur’(02-236-1420),‘Chillean Travel Serve’(02-251-0400) 등이 있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본 재미 있는 풍경 두가지. 개와 한국 자동차가 참 많다는 것이다. 거리나 골목, 특히 공원에 가면 웬놈의 개가 그렇게 득실거리는지. 작고 귀여운 것도 아니고, 한국이라면 ‘식용’으로나 적합할 것 같은 개들이 시내를 누빈다. 칠레의 도시는 꼭 한국차 박물관 같다.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포니부터 스텔라, 르망, 엘란트라, 엑셀 등이 용감하게 거리를 누빈다. 특히 칠레의 택시 중엔 르망이 유독 많다. ■ 안데스산맥 바라보며 칠레포도밭도 둘러볼까 ●칠레의 와인 칠레에서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칠레의 식도락 전통은 해물요리와 바비큐의 일종인 ‘패릴라다스’로 특징지어진다. 이같은 특별요리들은 대개 좋은 칠레와인을 곁들여 먹기 마련이다. 와인은 칠레의 국가적 상징 중 하나요, 칠레 전통의 한 부분이다. 또 국제적 명성을 얻은 뒤로는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메를로트, 카베르네트 사우비그논, 사우비그논 블랑크, 샤로도나이 등 다양한 와인들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와인 페어에서 상을 받았다. 칠레 포도밭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칠레의 가장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포도밭들이 생겼다. 당시 그들은 유럽인들로부터 기술적 가르침을 받았으며, 좋은 품종의 포도나무를 수입해 자체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칠레 와인이 실제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20세기 후반부이다. 그것은 칠레 산업에 있어서의 급격한 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와인산업은 이때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이루어냈다. 통계를 보면 칠레 와인의 폭발적 성장세를 알 수 있다.80년대 연간 1500만달러어치의 와인이 수출되던 것이 90년대 후반엔 5억달러를 넘었다. 산티아고 외곽지대는 와인의 주 생산지다. 이곳엔 과일이 널려 있고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 서쪽으로는 해안과 경계를 이루며 펼쳐진 광활한 계곡. 이 지대는 포도 재배에 지리적, 기후적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중 콜차구아 계곡의 와인 순환로는 가장 유명하며, 이 길을 따라 하루코스의 투어도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포도밭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또 콜차구아 또는 휴이큐박물관을 방문하고 지역 예술인의 작품들과 점심식사도 즐길 수 있다. 이 투어는 산티아고 아르마스광장에서 출발하며, 남쪽으로 170㎞쯤 가야 한다. 산페드로(칠레)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외국인 관광할인쿠폰 발행

    경기관광공사는 관광지 할인쿠폰 ‘Big 10 쿠폰’을 제작,배포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이 할인쿠폰을 이용해 민속촌과 양지리조트,아인스월드,세계도자비엔날레,서울랜드,국악당,DMZ 판문점 투어,에버랜드 등을 관광할 경우 10∼40% 요금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명함 크기의 카드 형태로 된 할인쿠폰은 이달중순쯤 신한은행 점포망을 통해 배포되며 사용기간은 내년 8월말까지이다.특히 일본내 공항과 항만 출국장 및 인천공항 입국장내 신한은행 환전소에서 쿠폰을 제시하면 환전수수료를 30% 할인받을 수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 하늘아래 異國지대 속으로

    서울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마을’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동부이촌동,방배동 등 10여곳에 이른다.대외 접촉이나 거래가 늘어나는 등 서울의 국제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외국인 거리’에서 이국적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특권’이다.관광 목적이 아닌 취업 등을 이유로 서울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모두 10만 2882명이다.서울시민 100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인 셈이며,10년전인 지난 1995년(4만 5072명)과 비교할 때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서울의 외국인촌은… 지역별 외국인 수는 주한 외국공관들을 비롯,이태원이라는 ‘국제관광특구’가 있는 용산구가 전체의 8.6%인 8852명으로 가장 많다.또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서남권의 영등포구(7625명)와 구로구(6593명),금천구(6131명) 등에도 조선족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만 2572명이다.이어 ▲미국 1만 1484명 ▲타이완 8908명 ▲일본 6139명 ▲필리핀 3894명 ▲베트남 2052명 ▲몽골 1936명 ▲캐나다 1723명 ▲프랑스 1076명 등의 순이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서울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모두 10여곳에 이르는 ‘그들만의 동네’가 있다. ●70년대부터 외인촌 형성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외국인 마을로는 용산구 이촌1동과 한남동,이태원동 등 3곳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이촌1동은 70년대 한강외인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형성되기 시작,지금은 이 일대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일본인 1500여가구 50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5명 중 4명은 이곳 주민인 셈이다. 60년대부터 주한 외국공관들이 속속 들어선 한남동은 400여명의 독일인을 포함,외교관 가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용산 미8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인과 군속 등이 많은 이태원동에는 최근 주말이면 이곳 이슬람사원을 찾는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의 노동자들이 부쩍 몰리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또 프랑스어 간판과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서초구 반포4동 프랑스 마을(서래마을)은 지난 1985년 당시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 학교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지금은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가족 등 500여명의 프랑스인들이 둥지를 틀었다.‘맹모삼천지교’가 동양에서만 통용되는 이치는 아닌듯 싶다. ●90년대,‘코리안 드림’을 위한 보금자리 90년대 이후 ‘코리안 드림’을 품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새롭게 만든 외국인 마을도 눈에 띈다. 구로공단이 디지털산업단지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공단 근로자들의 거주지였던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의 쪽방 형태의 속칭 ‘벌집촌’은 조선족 등 한국계 중국인들로 채워졌다.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외국인들은 줄잡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또 9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의 보따리상들이 동대문일대 의류시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중구 광희동 일대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까닭에 이곳 골목골목에서 러시아어인 키릴문자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몽골인들이 늘면서 ‘몽골 타워’라 불리는 몽골 식품과 신문 등을 구할 수 있는 건물도 들어섰다. 이밖에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로터리 동성고교 주변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필리핀 장터가 열린다.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인들을 위한 미사가 마련되면서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이들이 좌판을 형성했다. 장세훈·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구로구 가리봉동 ‘옌볜거리’ 서울시민들에게 자장면과 짬뽕이 없는 중국집을 상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이같은 한국식 중국요리가 없어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중국음식점들이 서울 하늘 아래 존재한다.이른바 ‘옌볜 거리’로 불리는 구로구 가리봉동 가리봉시장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90년대 후반부터 조선족 등 중국인 노동자들이 타향살이의 설움을 달래기 위해 모여들면서 200m에 이르는 도로 양쪽은 중국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환전소,국제전화방 등으로 가득 찼다.이곳에서 10년째 과일가게를 열고 있는 조한수(51)씨는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곳을 찾는 중국동포 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대신 중국 정통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주말에는 내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위치한 10여곳의 중국음식점에는 자장면과 짬뽕이 없다.대신 중국 본토에서나 맛볼 수 있는 류산슬,라조육,자라탕,해삼탕,궁보기정,건두부볶음 등을 내놓는다.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도록 했으며,가격도 1만∼2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중 ‘삼팔교자관’(三八餃子館,02-856-3868)은 큼지막한 돼지고기를 납작하게 튀겨낸 ‘꿔보루’(1만 2000원)라 불리는 중국식 탕수육,식사 대용으로도 그만인 물만두(4000원) 등으로 유명하다. 중국 헤이륭장성 출신의 강용근(47) 사장은 “내국인 손님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청량리·안양·일산 등지에서 오는 단골 손님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또 중국의 재래시장에 온 것같은 착각이 들 만큼 다양한 종류의 중국제품을 갖춘 가리봉시장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해가 질 무렵 등장하는 노점상에서는 양고기 꼬치구이라는 별미도 접할 수 있다. 옌볜 거리는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3번 출구로 나와 200m 가량 내려오면 닿을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중구 광희1동 러·중앙아시아촌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2번 출구에서 서쪽으로 20m쯤 지나면 남쪽으로 향한 거리를 좌우로 러시아·중앙아시아촌이 눈에 들어온다.이 일대 가게에는 러시어가 병기돼 있으며 행인들도 대다수 코가 높은 러시아·중앙아시아인들이다.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이 거리의 주소는 중구 광희1동. 여기에는 아예 10층짜리 건물 한 동을 몽골인들이 사용하는 ‘몽골타워’도 있다.광희1동 143의2에 위치한 ‘뉴금호타워’에는 술집과 노래방인 1·2층을 뺀 나머지 3∼10층에 몽골 식당을 비롯,몽골식 미장원,화장품점,식료품점,국제전화카드점,무역회사,화물운송업체 등이 들어있다.몽골 신문과 방송테이프는 각각 1000원,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3층에는 한국에 체류하는 몽골인들끼리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게시판까지 마련돼 있다. 5000원 정도이면 3층 몽골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몽골인 보이보 이나(23)는 “한국에서 번 돈을 몽골에 송금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면서 “주말에 주로 오며 몽골식 생필품을 사거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는 다소 맞지 않으나 러시아·중앙아시아의 현지 음식을 그대로 파는 가게도 있다.‘우즈베키스탄’과 ‘사마리칸트(02-2277-4261)’에서 쯔예플랴토를 비롯,타바카,플로브,슈르파 등 러시아 요리를 즐길 수 있다.음식값은 4000∼5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다.술은 1500∼2000원선.사마리칸트의 샤리오(34)는 “평일에는 러시아 음식을 즐기려는 한국사람들도 상당수 몰린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서초구 반포4동 ‘프티 프랑스’ ‘프티 프랑스’(작은 프랑스)로 일컬어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은 이름에 걸맞게 와인 등으로 유명하다.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뚜르드뱅’(Tour Du Vin,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국내 최대 규모인 뚜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 앉아 직접 시음할 수 있다.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이혜진(23·여) 매니저는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면서 “와인숍마다 특색이 있어 이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와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또 여느 와인바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맘마키키’(Mammakiki,02-537-7912)를 들러보라.이곳을 운영하는 연극인 부부 정원경(37)·신리(46·여)씨는 “가격과 격식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선술집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1만 5000원∼3만원 선의 와인에 와사비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1만 6000원),마늘 소스를 얹은 훈제연어(1만 9000원) 등을 안주로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이밖에 프랑스 제빵사가 직접 만드는 ‘파리크라상’(02-3478-9139)의 빵맛도 일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용산구 이촌1동 ‘리틀 도쿄’ ‘리틀 도쿄’로 불리는 이촌1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외관상으로는 일본 냄새가 거의 풍기지 않는다.일본사람들이 5000여명이나 몰려 살지만 왜색(倭色)은 의외로 미미하다.그저 아파트 단지로만 보일 뿐이며 부동산에 내걸린 일어간판이 그나마 이 지역의 특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사뭇 다르다.일본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이 더러 있어 왜색 먹을거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상사 주재원으로 한국에 왔다가 16년째 체류중인 미타니 마사키(56)가 운영하는 우동집 ‘미타니(02-797-4060)’에서는 5000∼9500원에 정통 일본우동을 즐길 수 있다.시금치와 미역,대파에 튀김옷이 들어간 이 가게 특유의 미타니 우동을 비롯,유부우동,튀김우동,야마가케우동 등이 메뉴판에 올라있다.덮밥은 8000원∼1만 4000원.미타니는 “모든 일본사람들의 식성에 맞게끔 도쿄식과 오사카식의 중간형태로 우동을 내놓고 있다.”면서 “면과 주요 재료는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식 라면과 돈가스,중화·일품요리를 즐기려면 ‘아지겐(02-790-8177)’을 찾으면 된다.사또 에이지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3년전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도쿄식이며 7000원∼1만 3000원선이면 일본 라면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서 직접 조리법을 배운 주방장이 음식을 만드는 ‘보천(02-795-8730)’도 우동전문점으로 인기가 높다.우동은 5000∼7000원선이며 초밥과 각종 덮밥도 있다.주인 용원중(45)씨는 “예전보다는 일본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30%정도는 일본사람들이 고객”이라고 말했다.또 간장이나 소바소스 등 일본식 생활용품은 ‘모노마트(www.monomart.co.kr)’에 거의 모든 것이 구비돼 있다.종업원 김금옥(25·여)씨는 “고객 가운데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은 6대 4”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종로구 혜화동 ‘필리핀장터’ ‘젊음의 거리’ 대학로와 지척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색다른 광경이 연출된다.동성중·고등학교 담장을 따라 100여m 남짓한 거리에는 생소한 물건을 사고파는 낯선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곳은 바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일요 장터가 서는 곳이다. 필리핀 국민 절대 다수가 가톨릭을 신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들은 2년전쯤부터 혜화동 성당에 모여 일요 미사를 보고 있다.장터는 미사를 마친 필리핀인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인도 양쪽으로 늘어선 30∼40개의 좌판이 전부지만 없는 게 없다.화장품·샴푸·조미료·향료·소스 등 생활필수품부터 망고·코코넛·롱빈(콩류) 등 과일·야채류를 비롯,필리핀에서 건져올린 생선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이 부럽지 않다.또 필리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 드라마나 영화의 녹화테이프도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여기에 소형 트럭에 각종 조리기구와 음식을 싣고 나와 즉석에서 요리·판매하는 필리핀식 먹거리는 필리핀인 뿐만 아니라,이곳을 지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과 코를 자극하고 있다. 필리핀인 아내 알리스 큐(47)와 함께 이곳에서 노점을 열고 있는 박일선(55)씨는 “한때 장터를 찾는 필리핀인들이 2000∼3000명에 이르기도 했지만,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된 이후 지금은 5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면서 “노점상에 대한 집중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어려움이 많지만,필리핀인들에게는 유일한 나들이 공간이기에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당뇨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유자와 비슷한 ‘안빨라야’ 등 야채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우리민족 고유의 시골장터와 분위기를 견줄 수는 없지만,이색적인 볼거리와 먹거리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곳에 한번 들러봄 직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페낭과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하면 떠오르는,매우 귀에 익숙한 곳이다.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를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페낭은 랑카위를 위한,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의 타지역 여행을 위한 경유지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억울하다.잠깐 스쳐가기엔.말레이시아로 가자.그리고 페낭과 콸라룸푸르에서 머물러보자. 시계바늘을 천천히 돌리는 듯한 느림 혹은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것이 웰빙시대의 여행법이다.그래서 요즘은 이곳저곳 바쁜 일정의 여행 대신 리조트에 머무는 휴가를 선호한다. 하지만 리조트에만 머물다보면 자칫 집 떠나와 잠만 자다 올 수 있다.페낭은 다르다.해변에 즐비한 리조트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저 ‘푹 쉬기만 하는 것’ 이상의,밋밋함을 벗어던진 웰빙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오전에 즐기는 지역 문화유물 탐방 혹은 페낭힐 등산 시원하고 조용한 오전 시간에는 시내를 한번 둘러보자.페낭 섬을 처음으로 발견한 프랜시스 라이트가 세운 ‘콘웰리스 요새’의 성벽에 올라서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쿠콩시’는 중국 남부에서 이주해온 구(邱)씨 일가의 사당으로 규모는 작지만 화려하다.볼 만한 사원으로는 ‘케록시’가 있다.7층 규모에 1만개의 부처가 있는 만불탑이 이곳의 하이라이트.1890년에 짓기 시작해 2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페낭의 명소로 꼽히는 페낭힐에 오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해발 830m의 정상까지 스위스 산악열차를 연상시키는 케이블카가 운행된다.원래 야경이 좋아 저녁 코스로 인기있지만 현재는 케이블 교체 작업으로 이용할 수 없다. ●점심 먹고 열대과일 농장 혹은 향신료 정원 방문 페낭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나비농장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대표적인 곳이 열대과일 농장.각종 열대과일 나무를 실제로 보고 맛을 볼 수 있다.하지만 농장을 둘러보는 동안은 우리나라의 체험농장과 달리 한 두개 맛보는 정도.대신 투어가 끝나면 냄새는 심하지만 단백질로만 이뤄져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 등 여러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최근 페낭에 새롭게 문을 연 ‘향신료 정원(spice garden)’도 가볼 만하다.선보인지 8개월 남짓 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에서는 각종 향신료와 열대 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내부에 만들어진 대형 그네에 앉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보너스. ●석양 바라보며 즐기는 해상스포츠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뜨거운 낮보다는 석양 무렵이 낫다.이곳 해변에서 많이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가 바로 패러세일링.모터보트에 달린 낙하산을 타고 내려다 보는 페낭섬과 석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치.귓가에 스치는 바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 잠겨 있노라면 스트레스는 까맣게 잊게 된다. 본토와 페낭을 연결해 주는 ‘페낭대교’를 건너는 드라이브도 권할 만하다.페낭대교는 13.5㎞ 규모로 세계에서 세번째 긴 다리.1988년 개통.우리나라 현대건설이 만들었다. ■ 이것도 맛보세요 여행의 묘미,낯선 곳을 몸으로 느끼는 방법에는 식도락 만한 것이 없다.페낭에 밤이 찾아오면 나가자.이때 만큼은 다이어트 걱정은 살짝 접어두고 현지 음식 탐험에 나서보자.페낭의 북쪽 해안에 자리잡은 ‘거니 드라이브’에 가면 다양한 먹을거리를 접할 수 있다.밤마다 수많은 음식노점상들이 이 거리로 나와 불야성을 이룬다. 현지 사람들이 추천하는 페낭의 대표적인 맛은 ‘락사(laksa)’라고 불리는 국수요리.지역에 따라 국물을 내는 재료가 다양한데 페낭에서는 정어리를 이용한다.장시간 푹끓여 비린 맛이 없고 매운 양념을 넣어 얼큰하다. 국수만으로 성이 안찬다면 ‘로작(rojak)’이라고 불리는 샐러드를 곁들여 먹자.각종 열대과일을 한입 크기로 자른 다음 자두와 칠리소스로 만든 드레싱을 뿌리고 땅콩 가루로 마무리.달작지근한 맛과 매운 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밖에 팥빙수와 비슷한 ‘아이스까장’,각종 튀김 요리,사탕수수 주스,각종 열대과일 등을 맛볼 수 있다. 수도이기 때문일까.콸라룸푸르 하면 거대한,그리고 복잡한 도시 이미지가 떠오른다.하지만 서울 면적의 40% 정도의 이 도시는 찾는 이들을 기죽이지 않는,여유와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 곳이다.말레이시아의 중심이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곳,콸라룸푸르로 가자. ●하늘 빼앗지 않는 도시 콸라룸푸르에는 높이 452m에 이르는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있다.영화 ‘엔트랩먼트’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 시선을 압도한다.여기에 서울 남산타워를 닮은 ‘메나라 KL타워’ 역시 눈에 띄는 콸라룸푸르의 명소. 이처럼 콸라룸푸르에는 높이를 한껏 자랑하는 건축물들이 많다.하지만 그 어떤 건물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하늘 바라보는 여유를 빼앗지는 않는다.메르데카광장의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처럼 고풍스러운 옛 건물들과 개성을 잃지 않은 현대식 건물들이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피는 장미,부킷 빈탕과 차이나타운 하늘과 건물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했다면 그 다음엔 부킷 빈탕으로 발길을 돌리자.콸라룸푸르 최고의 번화가로 쇼핑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특히 밤에는 화려하게 변신해 회교도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어느 도시나 차이나타운은 볼 것 많고 저렴한 물건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콸라룸푸르 역시 예외는 아니다.저녁 6시 이후 열리는 야시장은 각종 노점상들로 번잡하다.물건값을 흥정하는 즐거움에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피빈 근처의 3대째 내려오는 ‘룡안(과일의 일종) 주스’집은 들러서 맛볼 만하다. ■ 이곳도 가보세요 콸라룸푸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나오면 또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들을 만날 수 있다. ‘진짜’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겐팅 하이랜드’에 가보자.이곳은 해발 2000m에 이르는 울루칼리산 정상에 조성된 오락지대.높기 때문에 서늘하다 못해 밤에는 춥다.콸라룸푸르 사람들이 여름에는 가죽잠바,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을 정도.놀이기구와 수영장을 갖춘 테마파크와 카지노,골프코스,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역시 가볼 만하다.계획도시인 만큼 깔끔하게 정돈된 것은 기본.어느 건물 하나,다리 하나 같은 디자인이 없을 만큼 곳곳에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인공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먹는 저녁은 분위기 만점. ●항공편 그동안 페낭을 가려면 콸라룸푸르를 경유해야 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대한항공이 페낭 직항편을 마련했다.주3회(수·금·일)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6시간.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이 매일 인천에서 출발한다.약 6시간30분이 걸린다.페낭에서 콸라룸푸르는 비행기로 약 50분 거리. ●숙박 바투 페링기 해변을 따라 고급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이 가운데 샹그리라가 운영하는 라사 사양과 골든샌즈rk 권할 만하다.특히 라사 사양은 1973년 문을 연 이후 최고의 서비스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쳐 시설면에서도 훌륭하다.콸라품푸르의 경우최근 문을 연 베르자야 타임스퀘어 호텔이 괜찮다. ●기타 말레이시아의 화폐는 링기트며 RM으로 표기한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환전이 되지 않으므로 미 달러를 현지에 가서 바꿔야 한다.유명 관광지의 경우 호텔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도 환전소가 있지만 공항의 환율이 가장 좋다.신용카드의 경우 복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반드시 본인이 보는 앞에서 계산하는 곳에서만 사용한다. 다른 동남아국가와 마찬가지로 덥고 때때로 소나기가 내린다.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보다는 오히려 시원한 편.따라서 긴 옷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남자의 경우 반바지를 입고 출입할 수 없는 곳이 많으므로 긴바지를 꼭 준비한다. 글 사진 페낭·콸라룸푸르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위조유로화 유통 외국인 2명 영장

    경찰은 1일 제주도와 인천공항에서 위조 유로화를 바꾼 L(46)씨 등 리투아니아인 2명을 붙잡아 통화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공항경찰대는 지난달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환전소에서 100유로짜리 위조지폐 2장을 바꾸던 이들을 검거했다. 이들을 넘겨받은 제주경찰청 외사과 관계자는 “제주도와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위폐를 환전했을 가능성이 높아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에서 6차례에 걸쳐 1만 5000유로의 위조 지폐를 환전한 용의자 3명 가운데 2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출국한 것으로 확인된 나머지 1명은 인터폴에 수배해줄 것을 요청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제주서 위조 유로화 돈다

    위조된 유로화 지폐가 제주에서 대량으로 환전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쯤 제주시 연동 G환전소에서 유럽인으로 추정되는 40대 초반 남자가 1000유로(137만원)를 환전하고 10분 후에 다른 백인이 5000유로를,오후 9시50분쯤에는 제주시 삼도2동 O환전소에서 또다른 외국인이 1000유로를 환전하는 등 이날 저녁에만 7000유로가 환전됐다. 유통된 유로화는 모두 100유로짜리 지폐로,이들 외국인은 환전에 앞서 이날 오후 6시쯤 미리 G환전소에 들러 유로화 환전 가능 여부와 환율 등을 문의하며 답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G환전소가 지난 27일 외환은행에 입금한 문제의 유로화를 은행측이 뒤늦게 확인한 결과,지폐 재질이 두껍고 홀로그램이 선명하지 않아 일단 위조지폐로 단정,환전소를 거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K환전소 CCTV에 찍힌 30대 후반에 키 180㎝ 가량의 백인을 비롯,위조지폐를 유통시킨 외국인이 최소한 3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긴급 수배하는 한편 제주도내 91개 환전소를 대상으로 유로화 환전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그섬에 가고싶다] 발리

    [그섬에 가고싶다] 발리

    ‘올여름,나도 발리로 떠난다.’ 해외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였던 발리.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후폭풍으로 인해 발리는 모든 이들에게 꿈의 휴가지가 됐고,그 바람이 잠잠해지나 싶더니 발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이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이젠 숨막히는 일상에 활력을 주는 기분 좋은 상상 속 ‘파라다이스’가 발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지상 천국 발리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아무리 욕심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여유로움에 고급스러운 관광시설이 첫번째 매력.활기 넘치는 거리와 인심좋고 순박한 현지인들과의 만남은 그저그런 곳에 머물러도 행복할 것 같은,발리에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여기 올여름 발리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가이드를 마련했다.발리의 ‘고급스러움’과 ‘자유로움’ 중 어떤 것이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택하면 된다.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하늘과 하나로 보이는 바다빛,해질녘 눈앞에 펼쳐지는 오묘한 보랏빛 하늘이라는 ‘발리의 선물’은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싸게싸게 즐겨볼까 여기저기서 ‘발리’가 ‘난리’다.왠지 이런 분위기를 타야 할 것 같다.그래,첫 해외여행은 나도 발리로 가리라! 근데 가만있자,여행경비가 좀 비싸다.5일 체류에 150만원이라니.인터넷을 뒤져본다.오호∼이런 방법이 있구나.발리 자유여행,8일 동안 체류하는 데 90만원 정도면 OK. 떠나는 날 새벽까지 인터넷을 헤매며 여행사 자료,사람들의 체험기,준비사항 등을 꼼꼼하게 정리했다.얘네가 이제 나의 발리 가이드다.호주에 있는 여자친구도 발리에서 만나기로 했다.8개월만에 보는 그녀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발리.빨리 가자,발리로. ●젊음을 불태우는 곳,꾸따 가루다항공을 이용해 발리 공항에 도착했다.타이베이를 경유해 비행시간은 9시간.항공료는 왕복 54만원.비자(25달러)는 현지에서 발급받았다.공항에선 택시비와 조금 쓸 돈만 환전했다.시내 환전소나 은행 환율이 더 높단다.특히 100달러는 2000년 이후 돈을 더 쳐준다나.택시를 타고 젊음의 거리 ‘꾸따’로 향했다.미터로 계산하는 블루택시가 잡히질 않아 일반택시(2만 5000루피)를 탔다.가격 흥정은 했지만 왠지 찜찜하다.숙소는 ‘제슨스 인’.방값은 시설에 따라 다른데,여기는 에어컨 TV 트윈베드가 있는 방이 12만루피다.운이 좋았다. 여장을 풀고 전통예술마을 우붓,원숭이천국 멍키포레스트 등을 다녔다.입장료는 많아야 1만루피.유명한 관광지보다 감동적인 건 음식이다.길거리서 파는 염소꼬치구이 ‘깜삥사떼’는 매콤하니 소주 안주로 그만이다.1000루피에 2개. 멍키포레스트 출구쪽 중식당에서 먹은 볶음밥인 나시고랭과 닭튀김 아얌고랭도 일품이다.신선한 오렌지를 즉석에서 갈아주는 오렌지주스도 끝내준다.모든 게 한국돈으로 1만원도 안 된다. ●에누리가 없으면 쇼핑이 아니지 발리는 쇼핑 천국이다.폴로,나이키,아디다스 등 많은 매장이 눈에 띈다.특히 폴로는 정식매장의 분위기를 풍기는 데도 가격이 절반 정도다.나이키,아디다스 매장도 가격이 우리나라의 60∼7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자꾸 눈길이 가지만,안타깝게도 자금 여유가 없다. 여행 마지막날 마사지도 의도하지 않게 3만루피에 받았다.너무 사치스러운 것 같아 거부를 하는 게 흥정하는 모습으로 보였나 보다.기분 좋게 피로가 풀린다. ●환상의 섬,황홀한 바다 아름다운 무늬의 열대어와 형형색색의 산호초,짙은 파랑에서 파스텔빛 초록까지 다양한 빛깔을 품은 섬,렘봉안에 들어갔다.이곳에선 스노클링을 강력추천한다.바다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뭔지 알 수 있다.유명한 ‘코코넛해변’(1박 28∼38달러) 대신 저렴한 방갈로(No.7)를 선택했다.하루 9만루피로 방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위치다.더운 물이 안나오는 게 흠. 코코넛해변 쪽 식당 ‘와레와레’의 돼지갈비 바비큐는 크기가 어마어마하고 소스 또한 너무 맛있다.이게 3만루피라니,음식값이 정말 싸다.(물론 현지인들에게는 비싼 음식이지만) 짐바란해변의 카페는 로브스터(1㎏),왕새우 4마리,맥주가 55만루피(약 7만원).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이다.음식을 즐기는 사이,그토록 파랗던 바다가 일순간에 떨어지는 해와 함께 붉어졌다.숨이 턱 막히는 아름다움이다. ●See ya,Bali∼ 어느새 7박8일이 훌쩍 지나갔다.고추장이나 소주가 그립기도 했지만 처음보는 아름다운 빛의 바다,숙소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초보 여행객의 좌충우돌 방랑 등은 자유여행의 참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시 가도 새로운 맛이 느껴질 듯하다.그때는 드림랜드해변에서 멋지게 서핑도 해야지.아름다운 일몰,맛있는 음식,그리고 내 옆에 단 하나의 사랑.모든 것을 다시 한번…. 김호영(서울산업대 4년) cyworld.nate.com//bizyoung ■공주님처럼 럭셔리하게 고급스러운 발리 여행 하면 일단 해변가에 지어진 고급리조트가 떠오른다.이곳 수영장에서 유유히 수영을 하다 선탠을 하면서 잠깐 눈을 붙이는 여유는 상상만해도 몸과 마음이 들뜬다.여기에 바로 앞에 펼쳐진,뛰어들면 그 색이 흐려질까 걱정될 만큼 맑은 파란 바다에 몸을 맡기면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걱정이 공중에 흩어진다. 하지만 이 정도에 머문다면 진정한 ‘럭셔리 발리 여행’이라 할 수 없다.조금은 사치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하지만 단 며칠쯤은 내 자신을 왕처럼 만들어 준다면 한번쯤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300인 대형 크루즈와 함께 즐거운 한때 해변가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발리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일.300인승 규모의 대형 크루즈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 몸을 맡겨야 비로소 ‘즐긴다’는 말을 쓸 수 있다.바다 한가운데 배가 정박하면 그 위에서 바다 낚시를 하거나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바다에 들어가 직접 물고기와 만날 수 있다.신비로운 산호초 사이로 아름다운 열대어들과 하는 술래잡기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즐겁게 놀다보면 지치고 배도 고프기 마련.배 위에서 조금 쉬다 보면 점심 시간에 맞춰 유럽식 뷔페가 나온다.맛있는 식사로 에너지를 충전한 다음엔? 제트스키,바나나보트 등 역동적인 해상레포츠로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 발리의 대표적인 크루즈에는 ‘발리하이크루즈’‘퀵실버 크루즈’등이 있다. ●피로를 씻어주는 마사지 아무리 천국이라도 피로는 쌓이는 법.이럴 땐 발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로마 스파 마사지가 해결사로 등장한다.50달러(약 6만원)정도면 클레오파트라도 부럽지 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일단 원하는 향의 아로마 오일로 1시간 동안 마사지를 해준다.그리고 인도네시아 자생식물인 자무의 꽃잎에서 추출한 재료로 전신의 각질 등을 말끔히 씻어내준다.이후 우유를 비롯한 각종 천연재료로 다시 마사지를 해준다.아름다운 꽃잎이 가득 채워져 있는 욕조에서의 목욕으로 스파는 마무리된다.이 2시간 동안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그대와 나만의 오붓한 공간,풀빌라 럭셔리함의 백미는 바로 풀빌라(pool villa).말 그대로 수영장이 딸려있는 개인 빌라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치 최고급 개인 별장에 온 듯한 느낌.물론 귀찮은 요리는 전속 주방장의 몫이다.리조트와 달리 부대시설이 그다지 많지 않아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하지만 신혼부부,연인들에게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풀빌라에는 1층에는 거실과 식당,2층에는 넓은 침실이 있는 ‘투베드 빌라’,호주인이 매니저로 있는 ‘다운타운빌라’등이 있다. ■ 도움말 류은선 베스트 발리 실장
  • [그섬에 가고싶다] 발리

    ‘올여름,나도 발리로 떠난다.’ 해외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였던 발리.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후폭풍으로 인해 발리는 모든 이들에게 꿈의 휴가지가 됐고,그 바람이 잠잠해지나 싶더니 발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이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이젠 숨막히는 일상에 활력을 주는 기분 좋은 상상 속 ‘파라다이스’가 발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지상 천국 발리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아무리 욕심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여유로움에 고급스러운 관광시설이 첫번째 매력.활기 넘치는 거리와 인심좋고 순박한 현지인들과의 만남은 그저그런 곳에 머물러도 행복할 것 같은,발리에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여기 올여름 발리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가이드를 마련했다.발리의 ‘고급스러움’과 ‘자유로움’ 중 어떤 것이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택하면 된다.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하늘과 하나로 보이는 바다빛,해질녘 눈앞에 펼쳐지는 오묘한 보랏빛 하늘이라는 ‘발리의 선물’은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싸게싸게 즐겨볼까 여기저기서 ‘발리’가 ‘난리’다.왠지 이런 분위기를 타야 할 것 같다.그래,첫 해외여행은 나도 발리로 가리라! 근데 가만있자,여행경비가 좀 비싸다.5일 체류에 150만원이라니.인터넷을 뒤져본다.오호∼이런 방법이 있구나.발리 자유여행,8일 동안 체류하는 데 90만원 정도면 OK. 떠나는 날 새벽까지 인터넷을 헤매며 여행사 자료,사람들의 체험기,준비사항 등을 꼼꼼하게 정리했다.얘네가 이제 나의 발리 가이드다.호주에 있는 여자친구도 발리에서 만나기로 했다.8개월만에 보는 그녀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발리.빨리 가자,발리로. ●젊음을 불태우는 곳,꾸따 가루다항공을 이용해 발리 공항에 도착했다.타이베이를 경유해 비행시간은 9시간.항공료는 왕복 54만원.비자(25달러)는 현지에서 발급받았다.공항에선 택시비와 조금 쓸 돈만 환전했다.시내 환전소나 은행 환율이 더 높단다.특히 100달러는 2000년 이후 돈을 더 쳐준다나.택시를 타고 젊음의 거리 ‘꾸따’로 향했다.미터로 계산하는 블루택시가 잡히질 않아 일반택시(2만 5000루피)를 탔다.가격 흥정은 했지만 왠지 찜찜하다.숙소는 ‘제슨스 인’.방값은 시설에 따라 다른데,여기는 에어컨 TV 트윈베드가 있는 방이 12만루피다.운이 좋았다. 여장을 풀고 전통예술마을 우붓,원숭이천국 멍키포레스트 등을 다녔다.입장료는 많아야 1만루피.유명한 관광지보다 감동적인 건 음식이다.길거리서 파는 염소꼬치구이 ‘깜삥사떼’는 매콤하니 소주 안주로 그만이다.1000루피에 2개. 멍키포레스트 출구쪽 중식당에서 먹은 볶음밥인 나시고랭과 닭튀김 아얌고랭도 일품이다.신선한 오렌지를 즉석에서 갈아주는 오렌지주스도 끝내준다.모든 게 한국돈으로 1만원도 안 된다. ●에누리가 없으면 쇼핑이 아니지 발리는 쇼핑 천국이다.폴로,나이키,아디다스 등 많은 매장이 눈에 띈다.특히 폴로는 정식매장의 분위기를 풍기는 데도 가격이 절반 정도다.나이키,아디다스 매장도 가격이 우리나라의 60∼7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자꾸 눈길이 가지만,안타깝게도 자금 여유가 없다. 여행 마지막날 마사지도 의도하지 않게 3만루피에 받았다.너무 사치스러운 것 같아 거부를 하는 게 흥정하는 모습으로 보였나 보다.기분 좋게 피로가 풀린다. ●환상의 섬,황홀한 바다 아름다운 무늬의 열대어와 형형색색의 산호초,짙은 파랑에서 파스텔빛 초록까지 다양한 빛깔을 품은 섬,렘봉안에 들어갔다.이곳에선 스노클링을 강력추천한다.바다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뭔지 알 수 있다.유명한 ‘코코넛해변’(1박 28∼38달러) 대신 저렴한 방갈로(No.7)를 선택했다.하루 9만루피로 방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위치다.더운 물이 안나오는 게 흠. 코코넛해변 쪽 식당 ‘와레와레’의 돼지갈비 바비큐는 크기가 어마어마하고 소스 또한 너무 맛있다.이게 3만루피라니,음식값이 정말 싸다.(물론 현지인들에게는 비싼 음식이지만) 짐바란해변의 카페는 로브스터(1㎏),왕새우 4마리,맥주가 55만루피(약 7만원).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이다.음식을 즐기는 사이,그토록 파랗던 바다가 일순간에 떨어지는 해와 함께 붉어졌다.숨이 턱 막히는 아름다움이다. ●See ya,Bali∼ 어느새 7박8일이 훌쩍 지나갔다.고추장이나 소주가 그립기도 했지만 처음보는 아름다운 빛의 바다,숙소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초보 여행객의 좌충우돌 방랑 등은 자유여행의 참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시 가도 새로운 맛이 느껴질 듯하다.그때는 드림랜드해변에서 멋지게 서핑도 해야지.아름다운 일몰,맛있는 음식,그리고 내 옆에 단 하나의 사랑.모든 것을 다시 한번…. 김호영(서울산업대 4년) cyworld.nate.com//bizyoung ■공주님처럼 럭셔리하게 고급스러운 발리 여행 하면 일단 해변가에 지어진 고급리조트가 떠오른다.이곳 수영장에서 유유히 수영을 하다 선탠을 하면서 잠깐 눈을 붙이는 여유는 상상만해도 몸과 마음이 들뜬다.여기에 바로 앞에 펼쳐진,뛰어들면 그 색이 흐려질까 걱정될 만큼 맑은 파란 바다에 몸을 맡기면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걱정이 공중에 흩어진다. 하지만 이 정도에 머문다면 진정한 ‘럭셔리 발리 여행’이라 할 수 없다.조금은 사치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하지만 단 며칠쯤은 내 자신을 왕처럼 만들어 준다면 한번쯤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300인 대형 크루즈와 함께 즐거운 한때 해변가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발리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일.300인승 규모의 대형 크루즈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 몸을 맡겨야 비로소 ‘즐긴다’는 말을 쓸 수 있다.바다 한가운데 배가 정박하면 그 위에서 바다 낚시를 하거나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바다에 들어가 직접 물고기와 만날 수 있다.신비로운 산호초 사이로 아름다운 열대어들과 하는 술래잡기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즐겁게 놀다보면 지치고 배도 고프기 마련.배 위에서 조금 쉬다 보면 점심 시간에 맞춰 유럽식 뷔페가 나온다.맛있는 식사로 에너지를 충전한 다음엔? 제트스키,바나나보트 등 역동적인 해상레포츠로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다. 발리의 대표적인 크루즈에는 ‘발리하이크루즈’‘퀵실버 크루즈’등이 있다. ●피로를 씻어주는 마사지 아무리 천국이라도 피로는 쌓이는 법.이럴 땐 발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로마 스파 마사지가 해결사로 등장한다.50달러(약 6만원)정도면 클레오파트라도 부럽지 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일단 원하는 향의 아로마 오일로 1시간 동안 마사지를 해준다.그리고 인도네시아 자생식물인 자무의 꽃잎에서 추출한 재료로 전신의 각질 등을 말끔히 씻어내준다.이후 우유를 비롯한 각종 천연재료로 다시 마사지를 해준다.아름다운 꽃잎이 가득 채워져 있는 욕조에서의 목욕으로 스파는 마무리된다.이 2시간 동안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그대와 나만의 오붓한 공간,풀빌라 럭셔리함의 백미는 바로 풀빌라(pool villa).말 그대로 수영장이 딸려있는 개인 빌라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치 최고급 개인 별장에 온 듯한 느낌.물론 귀찮은 요리는 전속 주방장의 몫이다.리조트와 달리 부대시설이 그다지 많지 않아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하지만 신혼부부,연인들에게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풀빌라에는 1층에는 거실과 식당,2층에는 넓은 침실이 있는 ‘투베드 빌라’,호주인이 매니저로 있는 ‘다운타운빌라’등이 있다. ■ 도움말 류은선 베스트 발리 실장˝
  • ‘美8군 카지노’ 주말마다 통째 임대 연예인등 수천명 ‘도박’

    조직폭력배 등이 미군 영내 카지노를 임대,현역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 국내인을 출입시키며 카지노 도박장을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지검 외사부는 26일 미군 군무원과 공모,서울 용산의 미8군 영내 카지노를 임대한 뒤 열린우리당 송영진(56·충남 당진) 의원 등 한국인들을 출입시켜 상습도박을 하도록 한 혐의(도박개장)로 건설회사인 G사 대표 박모(46)씨와 조직폭력배 월드컵파 중간두목 박모(44)씨를 구속기소했다. G건설사 대표 박씨 등은 미군 문관과 공모,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미 8군 영내 미군 전용카지노에서 ‘바카라’와 ‘블랙잭’,‘룰렛’ 게임 등 카지노 테이블 6개를 설치한 뒤 수천여명의 국내인을 출입시켜 도박을 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10월 모두 4차례에 걸쳐 미군 카지노를 출입하면서 환전소에서 수억원의 돈을 빌려 카지노 도박을 한 송 의원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당초 송 의원에 대해 지난 23일에 이어 26일에도 검찰에 출두할 것을 요구했으나 송 의원측에서 소환에 불응,오는 29일 오전 재소환,조사할 방침이다.월드컵파 부두목 박씨는 조직원들을 동원해 한국인들의 카지노 출입을 돕고 환전소 등을 차려 놓고 도박꾼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미군 카지노에서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수십억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신모씨와 안모씨 2명을 구속 기소하는 한편,미군 카지노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양모와 김모씨 등 2명과 100억원대의 도박을 한 서울 Y한방의원 원장 정모(44)씨 등 4명을 수배했다. 검찰 조사결과 미8군 카지노의 경우 미군과 군속을 위한 단순 게임장으로 운영됐으나 박씨와 달아난 양씨 등이 미군 군무원과 짜고 카지노를 통째로 임대해 매주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한국인을 출입시켜 실제 돈이 오가는 도박장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은 미군 영내 카지노에 연예인 등 유명 인사와 사회지도층들도 다수 출입한 혐의를 잡고 상습 도박을 벌인 한국인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인들을 상대로 도박을 벌여얻은 수익금은 미군 문관과 G사 대표 박씨 및 조직폭력배 등이 서로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北, 원貨 대폭 절하/1弗 900원…변동환율제 도입

    |도쿄 황성기특파원|북한은 올 여름부터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를 암시장 시세에 맞춰 큰 폭으로 평가절하하는 한편 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4일 보도했다. 북한은 또 외화벌이 기업에 대한 독립채산제를 확대,각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외화 이익의 폭을 20%에서 40%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달러당 원화 환율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시세인 900원 전후에서 환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평양시내 각 구역에는 ‘협동거래소’라는 외화환전소가 새로 설치됐으며 조선중앙은행 직원이 환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물가와 임금을 대폭 올리는 경제개혁을 실시하면서 달러당 2.1원이던 공정 환율을 암시장 시세인 달러당 150원으로 크게 올리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큰 폭의 원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암시장 환율은 계속 올라,일반인이 갖고 있는 달러화가 암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으로 모이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자 북한 당국이 원화를 재차 평가절하하면서 변동환율제도 도입했다는 것이다. marry01@
  • “기지 밖 외출 불안해요”/ 미군 가족 “경찰·시위대 모습 겁나” 무리지어 나가고 보디가드 대동도

    “결코 한국인들에게 반미감정을 일으키고 싶지 않습니다.한국인들과 다투고 싶지도 않아요.” 한총련 학생들이 도심에서 산발시위를 벌인 11일 오후.서울 용산 미8군 사우스포스트 안쪽에 서 있던 주한미군 소령 필립(41)의 아내 영(42)은 아들 레아도(14), 딸 안레손(9)의 손을 잡고 기지 바깥을 한동안 내다보다 영내로 발길을 되돌렸다. 다른 미군 가족과 이태원에서 점심 약속을 했지만 정문 너머에서 대치중인 수많은 경찰병력과 학생 시위대의 모습을 보고 겁이 나 외출을 포기한 것이다.영은 “기지 밖으로 나가기가 불안하다.”면서 “최근 주한미군 가족들의 화제는 기지 밖의 돌발상황과 신변의 위협”이라고 말했다.그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안부를 묻는 전화를 연일 걸어온다.”면서 “얼마전 신청한 남편의 한국내 연장근무를 취소할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주한 미군과 가족들은 일부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에 해를 끼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오는 15일 통일연대가 주최하는 ‘반전평화 8·15 통일대행진’행사를 앞두고 ‘반미·반전’ 구호가 거세지면서 주한미군 가족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거의 부대 밖 외출을 삼가지만,어쩔 수 없을 때면 몇명이 함께 길을 나선다.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호신용 무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자녀에게 아시아계 보디가드를 대동하게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아브라함(34)상사는 “얼마전 미군 장교가 길에서 한국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외출할 때 몸에 호신용 도구를 지니고 가급적이면 사복으로 갈아입는다.”고 말했다.소령 남편을 둔 빌리스(36·여)는 “기지 밖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곧 안전한 영내 숙소로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내 미국인 중학교에 다니는 마크(15)는 “기지 밖으로 나갈 때는 최근 고용한 필리핀 파출부와 함께 다닌다.”면서 “밖으로 나가는 대신 한국인 친구를 기지로 초청하는 또래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 거리는 요즘 미군이 ‘오후 8시 이후 외출 금지령’을 내린 탓에 썰렁했다.용산 기지 17번 게이트 옆에 위치한 ‘용산 환전소’ 박모(54)소장은 “평소 미군 5,6명이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는데 지난 7일 대학생들의 장갑차 시위 이후 매출이 70%나 줄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과 가족 등은 15일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표정이 역력했다.이들은 “한국의 일부 대학생들이 생각하듯 주한 미군은 남북통일을 방해하고 범죄나 저지르는 집단이 아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