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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경기는 여학생만”…‘男→女’ 성전환 선수, 美대학 ‘女경기’ 출전 금지

    “女경기는 여학생만”…‘男→女’ 성전환 선수, 美대학 ‘女경기’ 출전 금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性)을 바꾼 선수는 오는 8월부터 미국 대학 간 여성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대학 간 운동 경기를 주관하는 미국대학선수협회(NAIA)는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NAIA 회장단은 이날 개최한 연례 협의회에서 새 학기가 시작하는 오는 8월 1일부터 생물학적 성이 여성이며 남성으로 성을 전환하기 위한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학생만 대학 간 여성 경기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NAIA는 미국 241개 대학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들 대학은 대부분 사립이고 규모가 크지 않다. 성전환자 권리 옹호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NAIA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훨씬 규모와 영향력이 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이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의 스포츠 참여를 옹호하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애나 베스는 “NAIA의 결정은 NCAA가 같은 조치를 해도 되는 자유가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그런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NCAA는 성전환 선수의 출전은 각 스포츠 종목을 주관하는 국제 협회의 지침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男생식기 온전한 채 ‘女수영 1등’…“인정 못 해” 女선수들 소송 지난달에는 생물학적 성이 여성인 전현직 대학 여성 선수 16명이 NCAA가 성전환 여성의 여성 경기 출전을 금지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을 허용했던 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한 모든 기록과 타이틀을 무효화할 것도 요구했다.이들이 문제로 삼은 선수는 리아 토머스(25·미국)다. 이들은 소송에서 NCAA가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 수영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토머스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해 여성 선수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교육 과정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인 ‘타이틀 나인’(Title IX)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토머스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고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자 수영팀에 합류, 압도적인 성적을 거머쥐어 논란이 됐다. 당시 NCAA는 토머스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았다며 그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했다. 공정성 논란이 커지자 국제수영연맹은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규정을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선수의 여자부 출전에 대해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여자부 경기 출정이 가능했다. 현재 토머스는 엘리트 여성 경기에 다시 출전하기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서울광장] 의정 줄다리기, 솔로몬의 지혜를 보라

    [서울광장] 의정 줄다리기, 솔로몬의 지혜를 보라

    지난 2월 6일 보건복지부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지 두 달이 넘었으나, 의료계와 정부 간 줄다리기는 여전히 팽팽하다. 대통령까지 나섰건만 의료계가 ‘증원 규모 재논의’ 주장을 고수하면서 풀릴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정부의 위기관리 방식이 아쉽다. 국민이 의사 수 확대에 찬성하는 것은 응급실을 비롯한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 때문이다. 지방에는 의사가 없어 환자들이 서울로 오는 실정이다. 몇 달 걸려 어렵게 진료 예약을 해도 의사 얼굴을 보는 시간이라곤 5분 남짓이 고작이다. 이런 기형적인 의료체계를 개선하자는 데는 의료계와 정부의 뜻이 같다. 의료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해법은 ‘선 의대 증원, 후 4대 패키지 추진’이다. 의사 수부터 늘리고,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증원의 82%를 지역에 공급하고, 2028년까지 필수의료 수가 인상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증원 인력에 대한 구체적 배분안은 없었다. 필수의료 분야로의 배정 비율,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등 의료공공성을 보장할 구체적 내용이 없다 보니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돈벌이 되는 의료 분야와 서울로의 쏠림현상을 풀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에 부딪혔다고 본다. 의사협회는 정부안이 10년 뒤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의대 정원 확대의 ‘낙수효과’만 강조한다고 비판한다. 의료시장은 의사와 환자 간 정보 비대칭이 어떤 분야보다 심하다.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대책 세우듯 물리력을 동원한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정부는 의사 못 이긴다”는 발언이나,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갖고 있다”는 임현택 신임 회장의 협박성 발언은 이와 무관치 않다. 복지부는 이런 의사 집단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9전 9패로 귀결된 뼈아픈 의료개혁사도 있다. 지금은 의사 확대라는 공급의 당위성 전파보다 의료계도 인정하는 지역 및 필수 의료 위기 해결을 위해 늘어나는 의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방안 마련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의료계가 총선 뒤 단일 대안을 내겠다고 한다. 정부도 유연한 입장에서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논의한다고 했다. 양측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바란다. 필수의료 수가의 인상 수준, 지역 필수 의료인력 공급을 위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의 근무조건 구체화 등 필수 및 지역 의료 공공성 강화안을 놓고 논의하면 의정 모두 승리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직업 중에 스승이란 뜻의 한자어가 들어가는 것은 교사(敎師)와 의사(醫師) 등 많지 않다. 판검사는 ‘일 사(事)’, 변호사는 ‘선비 사(士)’를 쓴다. ‘스승 사(師)’에는 사람을 가르치고 병을 고치는 일에 대한 존경의 뜻이 담겨 있다. 게다가 ‘교사 선생님’이라는 말은 없지만 ‘의사 선생님’이라는 말은 병원에서 흔하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본분을 잊은 채 정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외면하고 자기주장만 고집한다면 의사를 ‘의사(醫事)’등으로 고쳐야 마땅할 것이다. 의사와 정부 모두 이스라엘 솔로몬 재판의 교훈을 생각할 때다. 솔로몬은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자식임을 주장하는 두 여인의 호소에 아이를 칼로 잘라 나누라는 해결책을 낸다. 그러자 한 여인이 차마 내 자식을 죽이지 못하겠다며 아이를 포기한다. 솔로몬은 이 여인이 진짜 어머니라고 판정한다. 희생을 토대로 한 참사랑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의정 갈등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에 대한 해법 차이에서 비롯됐다. 서로 힘자랑만 해서는 국민의 고통만 키울 것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환자만 힘들게 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양보의 주체가 어느 쪽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정 국민과 환자를 위한다면 말이다. 박현갑 논설위원
  • ‘매일 한 움큼’ 약 먹는 만성질환자… ‘약물 관리’ 신청하세요[알아두면 쓸데 있는 건강 정보]

    Q. 매일 먹는 약이 한 움큼인데 괜찮나. A. ‘괜찮다, 아니다’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하루에 10종 이상 약을 먹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1.54배, 입원 위험은 1.45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 어떻게 줄일 수 있나. A. 약을 10개 이상 복용하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약물 관리 서비스인 ‘다제(多劑)약물 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중복 복용과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환자가 복용하는 처방약은 물론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까지 전문가가 점검하고 불필요한 약은 빼거나 바꿔 준다. 복용 방법, 생활 습관, 주의할 음식 등도 알려 준다. Q. 대상자는. A. 고혈압·당뇨병 등 46개 만성질환 중 1개 이상을 진단받고 상시(6개월간 투약 일수 60일 이상)로 복용하는 약이 10가지 이상인 건강보험 가입자다. 전국 107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Q. 많은 약 복용 시 주의점은. A. 약을 처방받거나 구매할 때는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현재 먹는 약이 무엇인지 의사나 약사에게 얘기해야 한다. 약봉지에 먹는 이유, 복용법, 부작용 등을 기록해 두면 좋다. 또 용법을 지켜 복용하고, 마음대로 약을 늘리거나 줄여선 안 된다.
  • 심장·뇌·혈관·자궁까지 좀먹는 ‘미세먼지’… 피부도 늙게 해요

    심장·뇌·혈관·자궁까지 좀먹는 ‘미세먼지’… 피부도 늙게 해요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4월에는 하루에도 세 가지 계절이 공존한다. 아침·저녁엔 초봄, 한낮엔 초여름, 그리고 봄과 함께 ‘먼지의 계절’이 시작된다. 서기 174년 신라에 ‘흙비(雨土)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황사의 역사는 오래됐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2010년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심각성이 대두됐다. 황사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흙먼지로 토양 성분이 대부분이지만 미세먼지는 ▲황산염과 질산염 등 오염 물질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탄소류 ▲지표면 흙먼지에서 나온 광물 등이 주성분이어서 건강에 치명적이다.최근 연구에선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고혈압·부정맥·관상동맥 질환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이 밝혀졌다. 심지어 미세먼지는 피부 노화도 촉진한다. 사실상 온몸에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미국에선 미세먼지를 ‘발암 물질’로 분류한다. 호흡할 때 몸속으로 들어온 먼지는 대개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PM10)는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보다 작아 코나 구강, 기관지를 그대로 통과해 몸에 스며든다. 이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머리카락의 20분의1에 불과하다. 같은 농도라면 PM10보다 PM2.5에 더 많은 유해 물질이 흡착될 수 있고, 기관지에서 다른 인체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8일 “미세먼지는 코와 목, 기관지와 폐 등 호흡기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주고, 흡수되면 심장·뇌·혈관 등 여러 장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노인, 유아, 임산부, 만성폐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더 영향을 받는다. 미세먼지가 기관지로 들어오면 염증을 일으키고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생긴다. 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해 사망 위험이 커진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며 “미국 연구기관이 캘리포니아의 성장기 청소년 1800여명을 8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폐가 잘 성장하지 않아 성인이 됐을 때 폐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호연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순환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폐 조직 깊숙한 곳에 쌓이면 폐에 염증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미세 물질이 직접 혈관에 작용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결국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발표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폐경 후 여성들을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자가 35%, 뇌졸중이 28% 늘었으며 뇌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83%나 증가했다. 또한 네덜란드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률이 7%씩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외모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이미경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 미세먼지가 각질세포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피부 진피의 콜라겐 분해를 촉진해 피부를 주름지게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곳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공복 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점도 국내 연구에서 확인됐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이런 경향은 60세 이상의 고령층,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성인에게서 두드러졌다. 미세먼지가 직접 닿는 눈도 무사할 리 없다.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눈·코·입·기관지 점막 등 공기와 만나는 부위에 달라붙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며 “단순 먼지가 아니라 규소·납·카드뮴 등의 중금속뿐만 아니라 질소·아황산가스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잔뜩 들었기 때문에 눈에 닿았을 때 알레르기성 각결막염, 독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미세먼지로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기면 눈꺼풀 부종, 가려움, 이물감, 눈물 흘림, 충혈,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각막염이나 각막 궤양이 생겼다면 눈부심과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시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려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 외출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한다면 마스크, 선글라스가 필수다. 전 교수는 “시력이 나쁘지 않아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와 함께 선글라스나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고 외출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실제 안과에서 안구건조증 등 안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호안경을 처방한 결과 약 70% 정도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콘택트렌즈를 끼면 눈에 들어간 먼지가 렌즈에 달라붙어 눈을 자극하기 때문에 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거나 되도록 안경을 쓰고, 렌즈 세척과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옷으로 몸을 감싸더라도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차단할 순 없다. 선크림을 발라 미세먼지 흡착을 막는 게 좋다. 피부에 염증이 나지 않도록 보습제도 챙겨 바른다. 외출 후 귀찮더라도 샤워하고 머리도 감길 추천한다. 물은 하루에 8컵 정도 마시는 게 좋다. 물을 많이 마셔야 건조한 눈·코·목·피부를 보호할 수 있고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미세먼지를 배출할 수 있어서다. 기관지와 폐에 좋다고 알려진 오미자나 모과차, 수분과 비타민을 공급해 주는 과일·채소 주스를 마셔도 좋다.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말고, 고기를 굽는 등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실내 조리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가 짙은 봄철에 천식 등 만성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는 증상 악화를 대비해 기관지 확장제를 항상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 읽어 주는 버스기사, 승객 마음도 읽어 주다

    시 읽어 주는 버스기사, 승객 마음도 읽어 주다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세요. 오늘 하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중략) 사랑의 말이 있으면 지금 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5일 오후 2시 30분 포항 216번 시내버스 안. 마이크로 흘러 들어간 중년 남성의 중저음이 한편의 시가 돼 스피커로 흘러나온다. 찰스 해던 스펄전의 ‘지금 하십시오’라는 시다. 그의 목소리에 승객들은 귀를 쫑긋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 버스 운전기사 박기석(59)씨다. 운행 전 차고지에서 만난 박씨의 목소리에는 친절함이 배어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지 4년 차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이전 20년 동안 은행 청원경찰이었던 그는 “청원경찰이나 버스기사나 고객과 소통하고 교감을 나눠야 하는 점은 같다”고 말했다. 둘 다 ‘서비스’ 마인드가 바탕에 깔려 있는 직업이라는 의미로 들렸다. 그가 시 낭송을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3월 시내버스 운전대를 잡은 직후다. 무거운 걸음으로 버스에 오르는 자영업자와 공부에 지쳐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맡기며 귀가하던 학생들을 보면서 작은 위로라도 해 주고 싶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버스 안에선 종종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할머니는 “종점에서 다른 기사들과 나눠 먹으라”며 집으로 가는 길에 죽도시장에서 산 수박을 선뜻 건네기도 했다. 생일파티에 쓸 케이크를 놓고 가는 대학생도 있었다. 한 노신사는 “나도 집에서 시를 좀 읽어야겠다. 기사님 덕분에 노년에 좋은 친구를 얻게 됐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어느 늦은 밤 버스에서 내리면서 메모를 건넨 여학생은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메모는 ‘기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공부할 용기가 생겼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글을 읽고 울컥해 한동안 운전대를 잡을 수 없었다. 제가 읽은 시 한 구절이 누군가의 상처를 씻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승객들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준 그 학생에게 오히려 감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승객들에게 읽어 줄 시를 계절과 날씨 등에 맞춰 매일 출근 전에 준비한다. 3월에는 입학, 4월에는 벚꽃과 관련된 시를 읽는 식이다. 그의 수첩에는 직접 필사한 시들이 빼곡하다. 이제는 신호등 체계와 시내 차량 흐름도 몸에 익어 시 낭송을 중간에 중단하는 일도 거의 없다.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매주 부인과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를 돌본다. 박씨는 “포항이 웃음이 가득하고 평화로운 도시가 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며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못했던 산타 기사를 올 성탄절엔 꼭 해 보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 치매·만성 편두통 등 장기 복용 의약품, 오늘부터 검사 없이 재처방

    치매·만성 편두통 등 장기 복용 의약품, 오늘부터 검사 없이 재처방

    치매나 만성 편두통 등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9일부터 정기 검사를 받지 않아도 약을 재처방받을 수 있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외래 진료가 제한돼 의약품 재처방에 필요한 검사 평가를 제때 받기 어려워지자 검사를 생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의약품 처방 급여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한 것이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검사 평가 없이 1회 30일 이내 처방이 가능하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처방 일수를 연장할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8일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9일부터 적용하며, 의료 공백 추이를 보면서 종료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모든 만성질환에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치매약은 6개월 간격으로 인지기능 검사 후 계속 투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중증 아토피약도 약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평가받아야 재처방이 가능하다. 항암제와 간 독성이 있는 약도 모니터링을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한다”면서 “이렇게 반드시 검사받아야 재처방이 가능하며 검사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급여가 삭감되는 약이 있다. 이런 약에 대해 한시적으로 검사를 생략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15일부터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항목을 보고하도록 한 ‘비급여 보고’ 제도가 의원급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 적용된다. 정부는 이날 진료지원(PA) 간호사의 교육을 강화하고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도 재차 밝혔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PA 간호사는 9000명이며 2700여명이 추가로 충원될 예정이다.
  • 한동훈 “이순신 장군 12척 배, 우린 본투표 12시간… 나라 구해 달라”

    한동훈 “이순신 장군 12척 배, 우린 본투표 12시간… 나라 구해 달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경기 수원시 북수원시장 유세에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하셨다”며 “12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여러분이 나라를 구해 달라”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게 4·10 총선의 투표 시간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안성시 유세 현장에서 “일하는 척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건가, 아니면 일하려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척’한 그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김문기씨도 모르는 척했고 쌍방울이 북한에 돈 준 것도 모르는 척했고 모든 게 이런 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튜브 채널 ‘이재명’이 지난 7일 생중계한 영상 속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거리 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한 뒤 “일하는 척했네”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셈이다. 또 한 위원장은 “저희는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하지 않겠다. 검사인 척하지 않겠다. 위급 환자인 척해서 헬기 타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에서 이 대표가 앞서 ‘삼겹살 인증샷’을 올렸던 식당에 원희룡 후보와 함께 찾아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선거 유세를 마치고 이곳에서 소고기를 먹었는데 삼겹살을 먹은 척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렸다’며 비판해 왔다. 원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반드시 승리를 국민에게 안겼으면 좋겠다는 (한 위원장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곳곳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는 오늘 ‘내일 대장동 재판 째고 유세할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게 법을 지키는 민주시민 입에서 나올 법한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공세도 이어 갔다. 한 위원장은 경찰 출신 이상식(경기 용인갑) 후보를 겨냥해 “왜 자고 일어나면 몇십억씩 재산이 자꾸 변동하고 심지어 조폭 관련 그림 거래가 드러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후보의 전과도 거론하며 “경찰에게 행패를 부리고 종업원들에게 폭행한 그런 것들이다. 그런 사람이 왜 국회로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6일에는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TK) 지역을, 전날은 충청권 지역을 방문하며 ‘경부선 상행선 유세’를 이어 갔다. 그는 이날 경기 광주시에서 일정을 시작한 뒤 이천·안성·오산·용인·수원·성남·김포·고양을, 인천에서는 연수구와 계양구를 훑는 등 11곳을 찾았다.
  • ‘핫플’ 홍제폭포에 ‘꽃동산’ 안산까지…서대문 봄꽃축제 40만 찾았다

    ‘핫플’ 홍제폭포에 ‘꽃동산’ 안산까지…서대문 봄꽃축제 40만 찾았다

    서울의 대표 인기 하천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서대문구 홍제천에서 열린 봄꽃축제에 4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는 서대문구 인구보다도 10만명이나 많은 것이다. 서대문구는 3월 30일부터 4월 7일까지 홍제천 카페 폭포 야외무대와 안산(鞍山) 벚꽃마당에서 열린 ‘2024 서대문 봄빛축제’에 40만 7000여 명의 시민이 방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3월 기준 서대문구 인구인 30만 5900명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것이다. 방문객 40만 7000명은 휴대전화 신호 분석에 따른 것으로, 아동 등 스마트폰이 없는 이들까지 더하면 방문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유례 없이 많은 시민이 봄꽃축제를 찾은 것은 벚나무와 튤립, 허브 등 ‘안산’의 빼어난 경관과 향기, 그리고 ‘홍제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대문 홍제폭포’와 ‘카페 폭포’ 등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축제 기간 총 다섯 차례 열린 ‘봄빛 콘서트’와 ‘서대문 벚꽃 라이브’에는 이솔로몬, 윤성, 이수나, 케이시, 홍지윤, 박현빈 등 유명 가수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했다. 여기에 대학생 공연단과 KBS 전국노래자랑 서대문구 편 수상자 등도 출연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성악가들과 서대문구립여성합창단 등이 선사한 ‘가곡으로 만나는 봄’ 공연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함신익의 지휘 아래 심포니송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펼친 ‘서대문 봄빛 음악회’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3000여 명 관객이 ‘카페 폭포’ 주변 공연장을 가득 메워 대성황을 이뤘다. 구는 ‘카페 폭포’ 인근 기존 제설기지와 폐기물 집하장 이전으로 확장한 공간을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필요시에는 이처럼 대형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이 같은 공연 외에도 홍제천 일대에 벚꽃공방, 체험부스, 푸드트럭이, 안산 벚꽃 산책길과 안산 허브원 곳곳에 포토존과 경관조명이 설치돼 시민들에게 즐길 거리를 더했다. 예상을 넘는 인파가 몰리며 가볍게 넘어지거나 잠시 어지러움으로 쓰러지는 등 고령층을 중심으로 3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구청 행사 진행 요원과 보건소 의료진 등을 중심으로 응급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해 동반한 가족과 이웃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성헌 구청장은 “봄꽃과 폭포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공연을 감상하고 주변으로 허브원과 방죽, 시냇물, 자락길 등의 명소까지 둘러볼 수 있어 서대문 봄빛축제가 다른 지역의 벚꽃 축제와 차별성을 지닌다”며 “이곳을 자연 속에서 일상의 즐거움과 여유를 선사하는 공간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 벚꽃은 평지 벚꽃이 지기 시작할 때도 만개해 있어 당분간 나들이객들의 많은 발길을 모을 전망이다.
  • 한동훈 “이순신 장군 12척 배, 우린 본투표 12시간…나라 구해달라”

    한동훈 “이순신 장군 12척 배, 우린 본투표 12시간…나라 구해달라”

    수도권 격전지 11곳 막판 총력전“척하는 사람에게 미래 맡길 건가”이재명 “일하는 척했네” 발언 저격“李·曺 셀프사면” 200석 저지 호소대장동 등 ‘李 사법리스크’ 부각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경기 수원시 북수원시장 유세에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하셨다”며 “12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여러분이 나라를 구해 달라”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게 4·10 총선의 투표 시간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안성시 유세 현장에서 “일하는 척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건가, 아니면 일하려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가”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척’한 그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김문기씨도 모르는 척했고 쌍방울이 북한에 돈 준 것도 모르는 척했고 모든 게 이런 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희는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하지 않겠다. 검사인 척하지 않겠다. 위급 환자인 척해서 헬기 타지 않겠다”고도 했다. 유튜브 채널 ‘이재명’이 지난 7일 생중계한 영상 속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거리 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한 뒤 “일하는 척했네”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범야권 200석’이 현실화하면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셀프 사면’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 광주시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조국에 아첨하는 사람들로만 100% 채워 넣은 이번 공천을 보시지 않았나. 그런 이재명·조국의 친위대 같은 200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곳곳에서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는 오늘 ‘내일 대장동 재판 째고 유세할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게 법을 지키는 민주시민 입에서 나올 법한 얘기인가”라며 “재판 안 나가고 째면 그냥 구인당한다. 이 사람은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쌍방울 대북송금, 내일은 대장동이다. 이런 분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건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맹공도 이어 갔다. 한 위원장은 이상식(용인갑) 후보를 겨냥해 “왜 자고 일어나면 몇십억씩 재산이 자꾸 변동하고 심지어 조폭 관련 그림 거래가 드러나는 건가”라며 “그런 분이 경찰 출신이라는 게 더 황당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6일에는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TK) 지역을, 전날은 충청권 지역을 방문하며 ‘경부선 상행선 유세’를 이어 갔다. 그는 이날 경기 광주시에서 일정을 시작한 뒤 이천·안성·오산·용인·수원·성남·김포·고양을, 인천에서는 연수구와 계양구를 훑는 등 11곳을 찾았다.
  • 전남도, 권역응급의료센터 단계별 지원

    전남도, 권역응급의료센터 단계별 지원

    의료계 집단행동 장기화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기능 축소에 따른 지역 중증 환자 증가가 예상되면서 전남도가 목포한국병원과 순천성가롤로병원 등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단계별 지원에 나선다. 전남도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전남의 특수성을 감안해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대신할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인근 광주의 전남대와 조대 병원을 이용하던 중증 환자 10% 이상이 들어오면 병상 부족 발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남지역에서 인근 광주의 전남대와 조선대를 이용하는 환자는 2022년기준 월 27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비상 단계를 ▲1단계 관심(현재) ▲2단계 주의(10% 증가) ▲3단계 경계(25% 증가) ▲4단계 심각(50% 증가)으로 나눠 환자 증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전남도는 권역응급의료센터 환자모니터링 결과 경계 단계 돌입부터 대응 체계를 적용, 단기로는 일부 병상을 중환자 병상으로 기능 전환해 고난도 중증 환자 진료를 위해 병상 전환 비용(1병상당 1천만 원)을 지원한다. 장기로는 중환자 급증으로 동·서부 전 권역 중환자실 부족 시 병상 확충 가능 의료기관을 발굴해 중환자실 설치비용(1병상당 1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경계 단계부터 지방의료원의 숙련 간호 인력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파견하고 응급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진료 격려수당을 지급하는 등 의료진 근무 여건도 개선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상급종합병원 진료 축소에도 도민이 진료를 받는데 차질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도민 건강권 보호를 위해 의료 현장에서 두 달여간 비상 진료 태세로 근무하는 의료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이길여 가천대총장 “어떤 상황서도 배움 멈춰선 안돼…의대생 돌아와야”

    이길여 가천대총장 “어떤 상황서도 배움 멈춰선 안돼…의대생 돌아와야”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는 가운데 의료계 원로인 이길여(92) 가천대 총장이 의대생들에게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학교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이 총장은 8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1998년 가천의대 1회 입학식에서 만난 학생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했던지 지금도 생생하다”며 “나 같은 의사, 환자를 가슴으로 치료하는 의사, 의사가 천직이라고 믿고 환자를 사랑하며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의사를 키우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며 “저는 6·25 전쟁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피란지 부산 전시연합대학에 전국 의대생이 모여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 총장은 “나와 같이 공부하던 남학생들은 학도병으로 나가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며 “나는 그들에게 빚이 있고, 그들 몫까지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이어 “정말 치열하게 공부해 의사가 됐다”며 “나의 노력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이 총장은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정말 숭고하다”며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사회적 책임 또한 뒤따른다.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는 책을 놓지 않았다”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캠퍼스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 “6·25때도 책 놓지 않아”…‘선배 의사’ 이길여, 의대생들에 호소

    “6·25때도 책 놓지 않아”…‘선배 의사’ 이길여, 의대생들에 호소

    의료계 원로인 이길여(92) 가천대학교 총장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수업 거부를 하는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이 총장은 8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올려 이같이 밝혔다. 가천대 의대는 1학기 학사 일정상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하고자 지난 1일 개강해 일주일간 수업을 진행했으나, 현재 수업 참여 학생들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가천의대생 여러분은 수많은 시간을 인내해 의대에 입학했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엄청난 공부의 양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수련받아 왔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에겐 모두 미래가 있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다”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이럴 때일수록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하루빨리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개진하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총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의사의 숙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정말 숭고한 직업이다.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책임 또한 뒤따른다”며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환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나의 희생도 감수하는 것 또한 의사의 숙명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1957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인천의 작은 산부인과 의사로 출발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의료법인(길의료재단)을 설립한 인물로, 의료취약지역 병원 운영과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운영에 헌신해왔다. 현재 가천대 총장을 비롯해 가천대 길병원 이사장, 가천길재단 회장 등을 맡고 있다.한편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효 휴학을 신청한 학생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이로써 1만 375건이 됐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55.2%가 휴학계를 제출한 셈이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다. 교육부는 2월까지 학칙에 따른 절차 준수 여부와 상관없이 학생들이 낸 휴학계 규모를 모두 집계했는데, 이렇게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총 1만 3697명(중복 포함)이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유효 휴학 신청만을 집계하고 있다.
  • 경남 창원서 탈장 생후 3개월 여아, 대전 건양대서 응급수술

    경남 창원서 탈장 생후 3개월 여아, 대전 건양대서 응급수술

    경남 창원에서 장기 탈장으로 응급 수술을 해야 했던 영아가 병원을 수소문한 끝의 대전에서 수술받았다. 8일 대전 건양대병원은 지난 1일 오전 2시 30분쯤 창원에서 생후 3개월 된 여자아기가 서혜부 탈장 증세로 괴사가 발생,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당시 아이의 부모는 서혜부가 불룩하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하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고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서혜부가 부어오르기 시작한 건 전날 오후로 이미 장기 일부가 괴사하기 시작해 수술이 급했지만, 창원 지역 인근 종합병원에서는 소아외과 전문의 부재로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대전까지 수소문한 끝에 소아외과 전문의가 있는 건양대병원에서 수술할 수 있다는 답변이 왔고 아이는 250여㎞를 달려 3시간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제때 수술이 이뤄지지 않고 방치됐다면 세균 감염으로 말미암은 패혈증으로 생명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새로 채용된 소아외과 전문의 연희진 교수가 수술을 집도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여아는 6일 무사히 퇴원했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외과 전문의가 24시간 원내에 상주하는 등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의료 사태에도 응급 질환자에 대한 수술은 모두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 수백년 만에 유럽에 돌아온 ‘백일해’ 유행

    수백년 만에 유럽에 돌아온 ‘백일해’ 유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빅토리아 시대에 유행했던 전염병인 ‘백일해’가 수백년만에 다시 유럽을 휩쓸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일해는 바이러스인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그람 음성균)이 폐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흡’ 하는 소리,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최소 14일 이상 동반되는 질병이다. 백일해 감염의 첫 징후는 콧물, 인후통 등 감기와 유사하지만, 약 일주일 후에는 기침이 몇 분간 지속되는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밤에 더 심해진다. 어린 아기들은 기침을 한 후 특유의 “삑삑” 소리를 내거나 호흡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백일해는 전염성이 매우 높고 가정 내 접촉자의 최대 90%가 감염된다. 주로 백신을 접종하기에는 너무 어려 심각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지만, 아직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치지 않은 영유아의 피해가 크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생후 2~12개월에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혼합 백신을 처음 두 번 접종하고 2세가 되기 전 한 번 더 맞는다. 3~7세에는 최종 접종을 한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백일해 백신이 부족하다’고 보고된 체코는 6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의 백일해가 발생했다. 최근 몇 달간 덴마크, 벨기에, 스페인, 영국에서도 백일해 환자가 급격히 증가 중이다. 영국 보건안보국(UKHSA)은 영국에서 지난해 총 853건의 백일해 감염 사례가 나왔는데, 올해 1월 553건, 2월 913건의 백일해 감염 사례가 나와 지난해 수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물론, 유럽에서 백일해가 가장 빠른 속도로 전염되고 있는 국가는 크로아티아로, 올해 첫 두 달 반 동안 6261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4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최근 몇년간의 연간 평균 백일해 사망자 수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영국 의학저널(BMJ) 게재된 ‘영국과 유럽에서 백일해 급증’(Whooping cough rises sharply in UK and Europ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백일해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백신 접종률의 하락’이 꼽힌다. 영국 BMJ에 따르면 임산부의 백일해 백신 접종률은 2017년 9월 70% 이상에서 2023년 9월 58%로 급격히 떨어졌다. 임산부가 백일해 백신을 예방접종하면 영유아가 백일해로 사망할 확률은 97% 낮아지는 걸로 알려져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백일해에 감염된 대다수는 15세~19세 청소년이지만, 올해 EU와 EEA에서 발생한 “사실상 모든 사망자”는 생후 3개월 미만의 아기였다. 신생아와 태아의 백일해에 감염돼 사망할 확률은 성인에 비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임산부도 백일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유럽질병청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백일해가 현재 급증하는 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혈액 순환 감소와 특정 집단의 주장과 결합돼 있다”고 썼다.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확산 방지의 핵심이지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아지면서 접종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헤드 사우샘프턴대 의과대학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반대론자들이 백신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고, 잘못된 정보가 시민들로 하여금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강석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서북병원 치매안심병원 개소식 참석

    강석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서북병원 치매안심병원 개소식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석주 위원장(국민의힘·강서2)은 지난 4일 서울시 서북병원 본관 3층 대회의실(서울 은평구 갈현로7길 49)에서 진행된 ‘서울시 서북병원 보건복지부 치매안심병원 지정 기념 개소식’에 참석, 서울시 최초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받은 치매안심병원 개소에 대한 추진 경과를 보고 받고 서관 3층 치매안심병동 현장을 시찰했다. 서북병원은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해 오던 치매전문병동을 2022년 치매 어르신들께 최적화된 시설로 개축, 2024년 3월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서울시 최초 치매안심병원으로 전환 운영한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 환자 전담 병동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치매 관련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제공하여 가정에서 돌보기 힘든 중증 치매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해 증상을 완화하고,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한 사례관리를 통해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전문병원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다. 제11대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2022년 10월 서북병원 현장을 방문, 병동 운영과 치매안심병동 운영에 대한 계획을 보고 받고, 좀 더 규모 있고 전문적인 치매안심병원으로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노후 병동의 시설 리모델링을 위한 17억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승인한 바 있다.강 위원장은 서북병원 이창규 병원장과 서울시 광역치매센터이동영 센터장, 시민건강국 김태희 국장 등과 함께 치매안심병원 지정 경과를 보고받고 치매 안심 병동 현판식을 함께한 후 치매안심병원 31병상과 심리안정치료실(스누젤렌)을 비롯한 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강 위원장은 “서울시의 노인 치매 인구가 13만 명 정도로 많은 만큼, 치매안심병원이 개소되기까지 서울시 및 서북병원과 함께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서북병원 치매안심병원이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치매에 동반되는 망상, 배회 등 ‘행동심리증상’에 대한 집중 치료를 지원해 지역사회 내 중증 치매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회도 서북병원의 치매안심병원에서 중증 치매 환자 입원 관리를 위한 진료, 간호, 집중적 치료와 함께 치매 환자의 특성에 맞는 전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 정부 “실손보험이 보상체계 불공정성 가중…개선 적극 논의”

    정부 “실손보험이 보상체계 불공정성 가중…개선 적극 논의”

    정부가 필수의료 보장 강화와 환자 편의를 위해 실손보험 보상 체계 개선 및 청구 간소화 등 실손보험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실손보험은 약 40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한 민영보험으로 건강보험을 보완해 의료접근성을 향상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비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과다한 보상으로 보상체계의 불공정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보험 연계를 강화하고 실손보험 보장범위를 합리화해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겠다”며 “투명한 정보공개를 위한 비급여 가격보고 제도와 환자 편의를 위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실손보험 개선안은 현재 구성 중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중증·응급 환자의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4개 권역별 현장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새로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330명의 응급환자를 적정 의료기관으로 연계·전원 조치했다. 조 장관은 “무엇보다도 환자의 상태와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응급 의료기관으로 골든타임 안에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행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관계부처가 힘을 합쳐 응급 이송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방어적 성격 짙었던 유럽 군사동맹순식간 대결 구도로 수천만명 사망러·우크라 전쟁 전면전으로 확대나토 연맹 내부 ‘연루의 공포’ 번져주한미군 철수·감축 우려 겪는 韓베트남 파병 등 美 요구 거절 못 해한미동맹도 양국 손익계산 불가피 1914년에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4년 동안 군인과 민간인 2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부상자 수는 2100만명에 달한 대참사였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 이 전쟁은 삼국협상(프랑스·러시아·영국)과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이라는 동맹 간 대결로 시작했다. 방어적 성격의 이러한 군사블록은 전쟁 시작 전까지는 30여년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 시대를 구축하는 것처럼 보였다. 1896년에는 인류 평화의 제전을 목표로 제1회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1899년, 1907년 두 차례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는 군비 축소와 평화 유지 방안이 논의됐다. 1901년에는 노벨평화상이 제정됐다. 그러나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저격하는 총성이 울려 퍼지자 평화의 이념은 한순간에 뭉개지고 세계전쟁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전쟁’(war)이 아닌 ‘대전’(Great War)으로 불리는 제1차 세계대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참사였다. 유럽 현대사 전문가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크리스토퍼 클라크 교수의 표현을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들은 ‘몽유병 환자’처럼 전쟁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동맹의 의무를 이행하느라 동맹 파트너의 분쟁에 말려들면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어느 국가도 전쟁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으나, 동맹 간의 적대감과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에서 속사포를 쏘듯이 말싸움하다 결국 사상 최악의 참화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유럽을 양분한 두 동맹 블록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눈을 뜨고도 현실을 보지 못하고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의 딜레마에 빠져들었다.●‘몽유병자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던 2014년에 러시아는 흑해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다.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위기를 제1차 세계대전 전야와 비교한 바 있다. 그는 유럽·미국·러시아가 클라크 교수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묘사한 상황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또다시 몽유병 환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자기 각료들에게 클라크 교수가 쓴 ‘몽유병자들’을 읽으라고 권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동맹의 무력 사용에 동참하기보다는 외교적 중재를 통한 해결’이라는 독일의 대외정책에 대한 메르켈 전 총리의 의견은 확고했다.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도 이 책을 인용하며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호전적인 말투로 분쟁을 촉발한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황제로 전쟁에 개입했던 “빌헬름이 절대 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전현직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100년 전 독일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원하지 않았던 동맹 전쟁에 연루됐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들린다. ●연루의 두려움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1991년 구소련의 해체 등으로 냉전체제가 종말을 고한 이후 30여년간 이어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으로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불신과 안보 불안이 커졌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을 비롯한 공산 세력의 군사적 팽창을 막으려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결성한 군사동맹이다. 1991년 이후 30여년 동안 나토는 전선을 동쪽으로 1000㎞ 이상 전진시켜 이제는 러시아 국경과 맞닿게 됐다. 나토가 모스크바 코앞까지 세력을 뻗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면서 원치 않게 다른 나라의 문제에 말려드는 ‘연루의 공포’가 나토 동맹 내부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토는 지난 70년간 ‘동맹이 공격받으면 함께 싸운다’는 집단방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논의되던 2008년에 미국은 이를 지지했으나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하면서 동맹국 간 내부 분열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조지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2년부터 전면전으로 확대되자 나토는 군사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했으나 전투기와 미사일 지원에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견 가능성’ 발언을 다른 나토 동맹국들이 부정하면서 동맹 내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 밖으로 장기전 양상을 띠자 나토 동맹국 간의 분열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맹 관계는 국가 간 힘의 논리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인 성격을 지녔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유럽의 국가들은 동맹을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지렛대로 이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전쟁이 임박할수록 서로 자국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다른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평화 시기에는 보이지 않았던 동맹 균열도 생겨났다. 발칸반도에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신생 독립국이 생겨나면서 국제질서가 급변했고, 삼국협상과 삼국동맹의 두 블록은 서로 이해관계가 얽힌 주변부의 전쟁에 휩쓸렸다.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민족주의 세력에게 암살당하자 경직됐던 동맹 체제는 전면전으로 돌입했다.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를 응징하고자 선전포고했고 동맹국 독일은 오스트리아를 지원하려고 전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르비아의 후견국 러시아는 발칸반도에 부동항을 확보하려는 야망에 사로잡혀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러자 러시아의 동맹국 프랑스가 전쟁에 동참하고 영국은 삼국협상 동맹국들을 지원하고자 대륙 파병을 결정했다.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국지적 충돌이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못하자 전쟁은 순식간에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 자신이 원치 않는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국 간의 ‘연루’ 때문에 전쟁이 발생한 것이다. ●되살아난 제1차 세계대전의 망령 제1차 세계대전은 단순히 100여년 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금의 국제 정세가 1914년의 모습과 사뭇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에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새롭게 탄생했다. 흑해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과 유럽 동맹은 신생국 우크라이나를 서로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놓고자 했다. 이는 20세기 초에 새로 독립한 알바니아를 통해 지중해로 진출하려던 러시아 제국을 삼국동맹이 막아섰던 상황과 비슷하다.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내걸었던 ‘발칸은 발칸 사람들에게’라는 자치권 옹호의 목소리는 ‘우크라이나가 주권 국가로서 안보 동맹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오늘날의 미국과 나토 동맹국이 하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직전 10여년간 유럽의 동맹들이 평화를 호소했듯이 나토와 러시아도 2000년대 초반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조정 능력의 부족과 위기 관리의 실패로 세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전쟁의 블랙홀에 휘말렸던 100여년 전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하다.대한민국도 동맹에 연루되는 딜레마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미동맹이 70년이라는 긴 시간 유지되면서 양국은 동맹 유지의 손익 계산을 따져 왔다. 역대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병력을 감축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방기의 공포’를 겪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전 전투병 파병, 이라크 파병,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등 미국측 요구를 들어주어야만 했다. 지난 30년간 중국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격화돼 가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과의 분쟁에 연루될 위험성이 점차 높아지게 됐다. 미국이 우리에게 동맹국으로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군사작전 참여를 종용한다면 지원 여부와 지원 수위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미 간 쌍무적·비대칭적·위계적 군사동맹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은 상당한 연루의 위험을 떠안게 되기에 사전 대비는 더욱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동맹의 구속력이라는 사슬에 목을 옭아매고 전쟁의 구렁텅이로 끌려 들어가는 몽유병자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 의협 “대통령·전공의 의미 있는 만남”

    의협 “대통령·전공의 의미 있는 만남”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대위가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7일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의료계에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총선 이후 의협과 의대 교수, 전공의, 학생들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도 예고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약 3시간에 걸친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회의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직접 참석했고,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4일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짧게 공유했다. 그는 대통령과 전공의의 만남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만남 자체를 주목해달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만남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비대위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이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전공의가 호응해 만남이 성사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남의 의미는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오늘 회의에서 만남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확인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만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의료계의 요구는 원점 재논의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했다. 그는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2000명을 고집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며 “다만 정부가 2000명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하면서도 행정 처리를 멈춘 적은 없지 않으냐. 프로세스를 중단해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줘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며 정부의 신속한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조금만 양보하면 해결될 문제를 거의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끌 수 있는 시간도 거의 바닥나고 있다.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 후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정부를 비판하는 별개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남아있는 응급의학 의료진과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양보는 없이 시간만 끌면서 복귀만 주장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의대 증원을 포함해 모든 의제를 백지화하고 의료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진정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내달 20일부터 건강보험 적용받으려면 신분증 챙기세요”

    “내달 20일부터 건강보험 적용받으려면 신분증 챙기세요”

    다음 달부터 의료 기관에서 본인 확인이 강화되면서 건강 보험을 적용받으려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 달 20일부터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을 때 주민등록증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요양기관 본인 확인 강화 제도’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병의원에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을 때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붙어 있고 주민등록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가 포함돼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나 서류를 제시해야 한다. 신분증이 없으면 온라인에서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내려받아 건보 자격 여부를 인증해서 제시하면 된다. 신분 확인은 건보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신분 확인이 불가하면 진료 시 건보 적용이 안 될 수 있다. 19세 미만 환자이거나 응급 환자인 경우, 해당 병의원에서 6개월 이내에 본인 여부를 확인한 기록이 있는 경우, 의사 처방전에 따라 약국에서 약을 받는 경우 등 경우에 따라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이 제도는 건보 자격이 없거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받기 위해 건강보험증을 대여·도용해 진료받는 부정 수급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 의협 전 회장 “문과가 나라 말아먹는다”며 공유한 글보니

    의협 전 회장 “문과가 나라 말아먹는다”며 공유한 글보니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6일 “갈라치기를 해서 매우 죄송하다. 그런데 요즘, 이과 국민이 나서서 부흥시킨 나라를 문과 지도자가 나서서 말아먹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라고 적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비판하며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변호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검사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변호사 출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검사 출신)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의 ‘의사 늘리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글을 인용했다. 성 교수는 “우리 국민은 선진국 어느 나라보다 훨씬 자주 병원에 간다”며 “의사 숫자는 적어 보일지 모르지만 의사 한 사람이 진료하는 환자 숫자가 많기 때문에 병원을 쉽게 간다. 이러한 효율성은 당연히 한국 의료시스템의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고 했다.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전체 인구가 늘지 않고 있고, AI(인공지능)와 의료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의료 인력으로 노령화의 파도를 넘을 수 있다는 성 교수는 “요즘은 어느 대학이든 입학 후 의대 재수 자퇴생이 학사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의대 정원의 확대는 다른 분야의 인재 고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일부 분야 의료 인력의 경우 오히려 줄이기를 고려해야 한다. 내 관찰에 치과의사는 이미 과잉 상태이며, 많은 한의사가 도수치료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의료시스템 개혁 대신에 여론을 내세우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미래의 위기에 눈 감는 대중영합주의”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산업 분야에서도 부가가치 낮은 곳은 질서 있게 퇴장하고, 유망한 곳에 인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대중영합주의로 국가 경쟁력 약화를 심화할 것인가, 불필요 인력 낭비를 줄이고 산업 경쟁력 향상에 집중해 튼튼하고 빚 없는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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