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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경제위기로 ‘MB노믹스’ 궁지에

    미국발 금융불안과 물가·환율의 동반급등이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MB노믹스’가 궁지에 몰렸다.‘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구상이 채 시동도 걸기 전에 흔들리는 시장 앞에서 멀미를 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급해졌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때만 해도 그는 경기동향에 자신감을 내보였다.“1,2차 오일쇼크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기름값은 우리만 오르는 게 아니다.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의 표정은 16일부터 달라졌다.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가 오는 것 같다. 예측조차 확실히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했다.17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선 ‘상상초월’‘충격적’이란 표현을 써가며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어쩌면 세계 위기가 시작된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는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고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지역순방 중에도 경기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기 시작했다. 헬기와 KTX로 이동하는 동안 동행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환율과 원자재값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정부에 비상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불안심리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거시정책협의회가 열렸지만 청와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뒤늦게 회의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음을 애써 강조했다.“경제는 심리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지론이 함구의 배경이다. 전문가들의 해법은 엇갈린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 개입은 글로벌시장 차원에서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환율 개입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환율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새 경제팀 인식에 문제가 있다. 구두개입의 강도를 높여 환율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일단 생필품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최대한 억제하고 기업들의 생산활동 위축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시장불안 차단이 제1방어선인 셈이다.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 [휘청대는 한·미·일 경제] 日 금융시장 연일 ‘표류’

    |도쿄 박홍기특파원|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에 일본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18일 금융시장은 전날의 충격에서 약간 벗어났을 뿐 그다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상황에 따라 1만대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에 비해 176.65포인트 상승,1만 1964.16을 기록했다. 달러당 엔화는 97.35엔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안정감 잃은 금융시장이 계속 표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앞서 17일 엔고에다 주가폭락으로 크게 흔들렸다. 달러당 엔화는 한때 12년7개월만에 95원대로 상승한 데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2년7개월만에 1만 2000대가 붕괴됐다. 급격한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 관련주뿐만 아니라 금융·부동산 등 내수 주식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엔고의 악재’에 실적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제회생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을 보류할 경우, 일본은 1996년의 달러당 79엔까지 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 신코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최근의 주가폭락으로 도요타자동차의 잠재손실은 1조 12억엔, 통신사인 NTT는 6141억엔, 히타치는 5490억엔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연구소 측은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경우, 설비 투자의 유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재무상은 “최근의 환율 동향은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분간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개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은 지난 2004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hkpark@seoul.co.kr
  • 브레이크 걸린 성장정책

    브레이크 걸린 성장정책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 중심에서 물가를 잡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새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 6%를 달성하는 데 경상수지 적자가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환율의 상승을 사실상 방임해 왔다. 그러나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환율의 급등에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성장률은 정부의 목표보다 훨씬 낮은 4%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물가도 정부의 목표인 3.3%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어느 한쪽에 중심을 두지 않고 성장정책도 추진하면서 물가도 잡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원화 불안 지속땐 필요 조치” 강만수 재정부장관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금융위원회 전광우 위원장,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 김중수 경제수석 등과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어 환율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일일점검반을 운영하며 만일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외환당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환율 15.2원↓… 13일만에 하락 이에 따라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5.20원 급락한 10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13거래일 만에 꺾였다. ABN암로 김인근 이사는 “환율이 102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성공적 개입이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1030선이 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강만수 장관은 취임 직후 “물가보다 성장이 우리 경제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그러나 환율이 급등하고 그 결과 물가가 치솟자 환율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성장은 정치고 물가는 현실”이라면서 “경제운용계획을 짠 지 며칠 안 됐는데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강 장관도 물가에 주력하는 동시에 성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과 물가를 대등한 과제로 삼겠다는 뜻이다. ●전문가 ‘두토끼 사냥´에 회의적 전문가들은 두 가지 목표를 다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다.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 상 6% 성장률과 3% 물가상승률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면서 “4% 중반이 우리 경제의 기본 체력이고,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점을 전제했을 때 올해 3% 중후반의 성장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휘청대는 한·미·일 경제] 생필품값 통제…규제 완화 ‘딜레마’

    [휘청대는 한·미·일 경제] 생필품값 통제…규제 완화 ‘딜레마’

    이명박 대통령이 18일로 8개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전체 15개 부처 가운데 절반을 소화한 셈이다.‘민생’과 ‘인식변화’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연일 공직사회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경제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율과 규제 완화 등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반시장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경제의 ‘비상등’을 끄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주문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의 주요 발언들이 당초 강조해온 ‘시장중심의 정책’과 어떤 연계성이 있나 의문이 든다. 이른바 ‘MB노믹스’라고 할 만한 것이 많지 않다. 생필품 등 물가를 잡기 위해 가격을 통제한다고 하는데,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를 질타한 것은 일리가 있다. 유가가 뛸 때마다 임기응변식 대응이 많았다. 석유공사 대형화는 큰 의미는 없다. 이미 민간에서 많이 하고 있다. 기업들이 수출보다 내수 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환율 개입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 유동성 파악 등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권순우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물가가 오르고 시장기능에만 맡기기엔 어려운 상황이라 반시장 정책을 쓰려는 것 같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예컨대 물가안정 대책 등은 시간벌기용에 그칠 수 있다. 물가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절약 구조로 바꿔야 한다. 원자재 유통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물가불안이 2∼3년 계속될 전망인데,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환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인식이 환율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 국제금융 불안에 따른 달러화 가수요에 대한 심리적 부분을 줄이기 위한 차원의 환율시장 개입이 필요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창조적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 방향과 원칙이 분명치 않아 보인다. 참여정부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내용 이외엔 ‘MB노믹스’가 담긴 발언을 뚜렷하게 찾기 힘들다. 특히 생필품 50개 품목 가격 통제 지시는 70∼80년대식 경제관으로밖에 볼 수 없을 듯하다. 시장 불안을 정부가 관리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경제는 관료와 대기업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경제 주체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고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경제살리기 해법이 나온다. 대통령이 표피적인 상황만 언급하면서 대통령 관심 밖의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단체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6%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조급해하지 말고 올해 경제운용 기조를 안정에 두면서 차근차근 5년 임기 동안 기본원칙과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물가 안정 대책은 수입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통령이 서민물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억지로 물가를 컨트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요금을 억제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매점매석은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물가를 고려해도 환율 급상승은 옳지 않다. 정부가 환율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지만 지금은 방치할 때가 아니다. ●조성봉 한국경제硏 수석연구위원 물가 관리 강도가 너무 세다. 시장원리에 어긋난다. 최근 물가 상승은 수요 증가가 아니라 수입 원자재 비용 부담이 늘어난 데 원인이 있다.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대통령의 질책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 조직 개편 등 ‘외과적 수술’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DNA’를 바꾸는 것이다. 공직자의 사고방식 등 ‘내과적인’ 변화와 개선이 더 필요하다. 정리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환율 네자리수 시대 다시오나] 弱달러속 弱원화…환율 ‘무방비’

    1달러에 1029.20원. 원·달러 환율이 17일 하루에만 32원 가까이 오르면서 환율 네 자리 시대로 복귀했다. 달러는 최근 국제 원자재·유로화·엔화 등 주요통화에 약세를 보이며 2차 대전 이후 유지해온 기축통화의 지위가 흔들리는 ‘달러 굴욕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달러는 유일하게 원화에는 강세를 나타내며,‘원화 굴욕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고 하겠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주권론’을 선언한 뒤 원화가 12일 연속 상승하며 나홀로 약세를 면치 못하자 ‘주권’의 의미가 왜곡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구두개입을 하며 환율 상승을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재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부족이었다. ●‘환율주권론´ 선언한 뒤 나홀로 약세 지속 달러 수급 불균형의 중요한 원인은 원화 약세를 지지하는 ‘강만수·최준경 효과’다. 보이지는 않아도 심리적으로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의 기초체력이란 측면에서 원화약세 요인은 있다. 경상수지가 연속 2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배당의 해외송금이 마무리되는 4월까지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보태지면서 달러 수요는 커지고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들은 원화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시장에 달러 공급을 꺼리고 있다. 즉 원화 헤지 수요도 감소했다. 지난 2년간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켰던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신용경색으로 국내 투자자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 요인이다.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17일 6387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연초부터 13조 4213억원을 순매도했다.2006년 한해 10조원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강도가 엄청나다. 모건스탠리 박찬익 전무는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자금의 해외 송금이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제는 역으로 환율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 1000원대의 악영향은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출 경쟁력을 제고시켜 경제성장률을 높인다. 그러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수출을 증가시키겠지만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금융손실 증가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국내 경기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원자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출증대 효과를 상쇄해 버린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부진도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소비자 물가가 0.22%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서 “원화 약세로 국내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화약세는 대외채무의 60∼70%가 달러화 표시 부채인 상황에서 부채상환 부담을 증대시키고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탈출을 유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증시 탈출은 다시 환율 약세를 유발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정부, 더 이상 뒷짐지면 안 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이상 환율약세에 뒷짐만 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유 본부장은 “원화가치 급락은 수입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시장개입으로 미세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수석연구원도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원화약세를 상당한 수준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을 해소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구두개입뿐만 아니라 달러를 공급하는 직접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경제위기 극복하려면 생산성 높여야

    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의 재점화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국제 원자재값은 연일 치솟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이어 국내 수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산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수입물가는 9년 4개월만에 최고치인 22.2%를 기록했고,3개월새 무역적자 누적액은 53억달러를 웃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1000원을 넘었다. 고용지표도 2년 2개월만에 최저치다. 물가와 환율 불안, 경상수지 악화, 아파트 미분양사태와 건자재 파동 등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가 복합불황에 빠져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그제 장·차관 워크숍에서 ‘오일 쇼크 이후 최대의 위기국면’이라면서 전국민의 단결을 강조했다.30분 연설에 ‘위기’라는 단어를 열번 이상 사용했다고 한다. 이렇게 한꺼번에 악재가 몰아치면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재정의 10%를 절약해 성장부문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역으로 말하면 정부부문의 생산성을 10%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우리는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발맞춰 민간부문에서도 ‘생산성 10% 향상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한다. 생산성 향상이야말로 외부의 비용상승 요인을 흡수하는 가장 능동적인 해결책이다. 경제위기 상황이 정권 교체와 맞물리면서 정책당국자의 심각성 인식과 대처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정부는 이제 새 진용이 갖춰진 만큼 종합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위기의 실상부터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에게 진단 결과를 설명한 뒤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꿰맞춰진 경제운용계획도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 [사설] 환율 상승속도 너무 가파르다

    환율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엔화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값은 지난 주말 11일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997.3원으로 마감해 1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2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상수지 적자 행진 및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공세와 배당금 송금 수요 증가 등이 겹친 탓이다. 환율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최근의 원화 값 하락세를 이상하게 여길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주요 선진국들조차 환율의 인위적인 조작을 부인하면서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정선에서 개입한다. 게다가 지금은 물가 비상이다. 곡물과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환율의 하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안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환율 강경론자’인 강만수-최중경 기획재정부 라인이 원화 값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당국은 환율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되풀이한다. 우리는 시장에 더욱 강력한 시그널을 전달함으로써 불안 심리의 파급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그래야만 외환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역외세력의 준동을 막을 수 있다.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국제수지에도 결국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자본시장의 시스템과 감독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자본시장은 글로벌 수준으로 개방돼 있으나 대외 충격에는 거의 무방비일 정도로 취약하다. 개방에 걸맞은 시스템 정비를 기대한다.
  • [기고] 부동산 투기 불씨 미연에 방지해야/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실용정부는 참여정부와 비교해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도 규제보다는 시장활성화로, 안정보다는 성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세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도 수립되고 집행될 것이다. 다만 투기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권이 지고 강북권이 뜨는 원년이 되었다. 이는 강북권과 강남권의 형평성에 대한 요구와, 도촉법에 의한 뉴타운의 지정 등에 의한 도심재개발 영향에 기인한다고 하겠다.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강북지역과 U벨트로 지칭되는 용산과 뚝섬지역이 부상하면서 주변지역으로 파장이 전달되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도심권 개발(동대문시장, 광화문, 청계천주변, 서울역 주변)은 모두 강북에 위치함으로써 향후에도 수도권의 중심은 강북 방향으로 계속 이동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에는 강남권 버블 7지역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신 버블지역인 강북권과 경기 북부권의 주택가격이 상승하였다. 토지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은 외지인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에 의한 양도소득세 부과 등으로 지금은 매도, 매수 수요가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본질적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상승의 잠재성을 항상 지니고 있고,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투자성 혹은 투기성이 높은 지역이 나타날 수도 있다. 조세부분에 있어서는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특별공제의 기간별 누진율 적용,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의 대폭 감면(80%), 고가주택의 기준가격조정(9억원), 보유세의 완화, 취·등록세의 완화 등 현재 검토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조세정책들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크게 나누어 보면,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부동산 불로소득의 발생제어와 환수, 수요억제에 의한 가격안정, 국토와 수도권의 균형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참여정부 초기에 부동산가격상승이 나타난 후, 현재는 주택 및 토지시장 모두가 안정되었으며 강남·강북간의 가격불균형도 완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정책이 자칫 온고지신이 되지 못하고 규제완화와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다시 부동산 투기의 불씨를 살려 성장보다도 더욱 중요한 정책목표인 ‘형평성과 기회균등’을 잃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1가구 1주택인 경우에도 불로소득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확인해 온 반사회적 투기이득의 폐단과 이를 통해 정립되었던 부동산공개념의 정당성에 예외와 사면권을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장의 잠재적 투기자들에게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투기의 기회를 제공해서 ‘실용(實用)’의 의미를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용기를 잃게 하는 것(失勇)’이 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 주요 보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 문제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단골메뉴다. 따라서 부동산정책은 시장의 안정이 우선적 목표이어야 하며 또 이러한 명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는 없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근절에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유가나 곡류,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 달러환율의 불안정 등은 차후 부동산 시장에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요인들이다. 불씨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보를 화재로 잃은 후에야 경험한 바와 같이 후회는 항상 지난 일에 대해서만 한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 외환당국은 ‘고민중’

    외환당국은 ‘고민중’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환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은 원·달러 환율 급등이 물가 및 경상수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외환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주식 매각 등으로 인한 달러화 수급 문제가 원화 약세(환율 상승)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환율이 10일 연속 오르는 등 18년 만에 최장 기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원화 약세 기조가 언제 꺾일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달러당 936.10원에서 13일 982.40원으로 70여일 만에 원화 가치가 4.71% 하락했다. ●“원화 나홀로 약세 올해 중반쯤 멈출 것”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동아시아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악화 속도가 빠른 편인 데다 시장에서 환율 상승에 대한 정부 입장이 유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을 환율 상승 요인으로 들 수 있다.”면서 “오래 갈 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서비스수지 적자도 개선되는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면서 “올해 중반쯤 되면 나홀로 원화 약세는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2월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주식 처분과 배당금 송금으로 달러화가 빠져나가는 등 자본거래 쪽 요인으로 인해 환율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유학·연수, 여행 등은 환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행수지는 적자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4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 강두용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연간 평균 환율은 지난해에 비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 평균 환율은 929.16원이었다. 올들어 13일까지의 평균 환율은 946.29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으로 체감 경기 더 나빠져 원화 약세로 인한 우리 경제의 손익계산서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수출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늘어나 기업 채산성이 좋아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물가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수출도 품목이나 수입국의 통화가치 등에 따라 효과가 다르고, 내수 기업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당국이 환율 상승 파장에 어떻게 대처할지, 가치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성장률 측면에서 보면 환율 상승은 수출 증가로 이어져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치는 좋아진다.”면서 “그러나 체감 경기는 물가 때문에 훨씬 나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 고용이 줄어드는 등 공장 자동화로 수출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외환시장에 개입할 필요는 없지만 서민층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 물가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재환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은 “물가가 오르면 실물 자산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유가와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 70억달러는 GDP나 수출입 규모와 비교할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조급하게 대응하지 말고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등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 “국내외 금리차와 환율 인과관계 없다”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론’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해 8월 이후 정책금리를 5.0%로 7개월째 동결해온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이 가라앉지 않는 한 섣불리 금리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은은 12일 ‘내외금리차와 환율 간 관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2년 1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실증분석을 한 결과 우리나라의 내외금리차 변동과 환율 간에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내외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재정거래 유인이 높아지고 해외로부터의 자본유입이 많아져 환율이 하락(절상)한다는 일반적인 이론과 배치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 채권투자 쪽에서는 기대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외자유입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하지만, 주식투자 쪽에서는 경기둔화 예상 등으로 기대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주식투자 자금의 유출이 발생해 환율이 올라간다.”면서 “이 두 가지 영향이 상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언급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면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는 채권시장만을 자본이동의 대상으로 가정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적어도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중이 채권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서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율은 30.9%로, 채권보유비율 4.5%보다 월등히 높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 7일 금통위원회 참고자료에서 “금리 인상을 통해 소비·투자 등 내수를 억제하고, 수입감소를 통해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면 국가간 자금흐름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며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과, 경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금리를 내려 환율 상승을 통해 수출증가·수입감소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금리인하론의 주장을 차례로 반박한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요동치는 경제환경] 환율 ‘4자리 시대’ 코앞… 물가엔 毒

    [요동치는 경제환경] 환율 ‘4자리 시대’ 코앞… 물가엔 毒

    11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대까지 폭등, 상반기 안에 1달러당 1000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수출업체에는 원화 약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원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킨다.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송금이 마무리되는 4월까지는 원화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美투자사 모기지손실 보전에 한국증시 활용 원화 약세의 기본 원인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대형 손실을 본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은 투자자들의 모기지관련 채권의 환매 요청에 대응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외국인투자자들(대형 펀드들)은 비교적 자금회수가 용이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하고, 그 대금을 달러로 바꿔서 나간다. 결국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다. 한국은행 안병찬 국제국장은 “3∼4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수요까지 겹쳐서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실제 1월부터 적자가 나타난 것이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강지영 연구원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에서 2차 외환자유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원화 강세가 시작되기 전에 정부가 수출 환경에 우호적으로 원화가격을 충분히 올리겠다는 전략이 아닌가 싶다.”면서 “아주 빠른 시기 안에 100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계속 매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업체는 ‘보약’… 인플레 우려 원화의 ‘나홀로’ 약세는 수출기업들에는 ‘보약’이다. 원화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3.5% 절하된 반면, 엔화는 9.9% 절상돼 자동차·반도체·가전제품 등에서 일본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은 월등히 높아졌다. 그러나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으로 한은 목표물가치 3.5%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독약’과도 같다. 국제유가가 108달러를 돌파하고 국제곡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수입 가격을 더 끌어 올리게 된다. 지난 2004년 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에서 40달러로 급등했을 때 환율이 1040∼1080원대를 유지하면서 고유가의 부담을 소비자물가로 고스란히 전가했던 것과 같다. ●정부 “급박한 상황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을 돌파했지만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본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가가 불안하지만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정책적 선택을 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플랜이 서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백문일기자 symun@seoul.co.kr
  • 환율도 뜀박질

    환율도 뜀박질

    11일 원·달러 환율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년 11개월 만에 970원대로 올라섰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5.50원 급등한 951.40원을 기록했다.2005년 3월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70원 급등한 9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달 28일 936.50원 이후 8거래일간 33.50원 급등했다.2006년 4월 3일 970.80원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970원대로 상승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980원대까지 상승하는 등 12.60원 범위에서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안병찬 국제국장은 “환율이 980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조선업체 등 수출업체들이 물량을 내놓고, 기업들의 200억 달러 규모의 외화예금 등이 유입되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환율이 세계적 신용경색 문제 등으로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달러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과, 외화자금 조달시장의 불안으로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화 매수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1·2월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불안 심리와 외국인의 주식매도,3∼4월 외국인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쌀값, 너마저도…”

    “쌀값, 너마저도…”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2월 쌀값마저도 6.0%나 상승했다. 밀가루 가격 급등으로 ‘쌀라면’ ‘쌀국수’가 대체재로 제기됐으나 주식인 쌀값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11월의 6.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3년 3개월만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8월 1.7%를 저점으로 9월 2.1%,10월 3.4%,11월 4.4%,12월 5.1%, 올해 1월 5.9% 등으로 오름폭이 점차 커지며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구체 항목으로 농수산물이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쌀값은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 2.5%,0.8% 각각 가격이 하락했던 쌀 가격은 11월 2.7%,12월 4.5%, 올 1월 6.3% 등 4개월째 상승해 왔다. 콩은 66.4%, 감자는 32.4% 상승했다. 한은은 “2007년 쌀농사 경작면적이 크게 줄어서 공급이 줄었고, 때문에 출하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면서 “2006년 가을부터 정부가 추곡수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경작지가 축소돼 그뒤 쌀값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으로는 밀가루가 43.2% 폭등한 가운데 라면이 12.7%, 두부가 19.1%, 스낵과자는 15.1%, 아이스크림은 9.9%, 과자빵이 11.5% 상승했다. 금값도 지난해에 비해 41.1% 급등했다.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양돈배합사료는 29.2%, 양계용배합사료는 37.4%, 비육우용배합사료는 31.4%가 급등해 축산농가의 시름도 더 커지고 있다. 한은은 “원유와 곡물,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공산품의 가격 상승 폭이 컸던 데다 일부 서비스 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곧바로 전가될 수 있는 공산품의 경우 가격상승률은 전년 동기보다 9.7% 상승해 3∼4월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지만,‘나홀로 원화 약세’로 환율완충 작용이 일어나지 못하는 것도 물가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국발 악재… 국내 경기둔화 ‘신호탄’

    미국발 악재… 국내 경기둔화 ‘신호탄’

    미국발(發) 경기침체가 국내 경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소비심리의 위축 정도가 파장의 강도를 보여 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물가, 고유가 등 여러 변수 등을 감안할 때 비관적인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국제유류·밀·금·철강 등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자국의 경기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침체시키고, 국제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도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10년 동안 팽창해온 글로벌 유동성의 버블이 터지는 만큼 아무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의 침체에도 견고한 상승 흐름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한국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시간차이만 있을 뿐 미국에 이어 중국 버블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따로 가는 금리정책 9일 현재 미 월가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폭을 0.25% 포인트에서 1.0% 포인트로 예상한다. 지난해 9월부터 FRB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5.25%에서 3.0%까지 2.25% 포인트 인하했다. 금리를 내리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달랐다.4%대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났고, 고용은 하락했다. 반대로 물가 불안을 우려한 한국은행은 최근 금리를 5%에서 동결시켰고, 당분간 인하 쪽으로 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금리 전문가들은 “FRB가 금리를 얼마를 내려도 경기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큰 폭의 하락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전 세계를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성장률 전망, 다시 짜야 하나 지난해 한은이 ‘2008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전망했을 때 전제가 있었다. 이런 전제가 상반기에 거의 모두 어긋났다. 국제유가는 평균 81달러로 예상했지만, 이미 106달러를 돌파했다. 2월 평균가격은 101.84달러다.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6.0%이지만,1월에 이미 12%로 전망치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09엔으로 예상했지만, 달러 약세로 지난 6일 103.80엔까지 하락했다. 세계경제성장률의 전제치는 4.6%였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4.1%로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6%는커녕 4.7% 전망치도 한참 수정해야 한다. 여기에 국내 물가상승률도 연 3.3%에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제학자 최공필 박사는 “이미 소비자물가가 심각한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사라졌다.”면서 “환율이나 금리 등 거시정책 수단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불안이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줄 때까지 기다리면 경기하락을 막기에 힘이 부칠 수 있다.”면서 “선제적 경기부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산업전략본부장도 “미국과 중국, 세계 경기 침체는 수출이 60∼7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내수 활성화를 통해 해외 발 침체를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또 다른 변수 한은은 최근 “미국 경제 부진이 중국 경제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져 성장률이 상당폭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중국은 투자·소비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에 비해 높아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중국의 대미수출이 둔화된다고 해도 내수가 탄탄하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2000년 미국에서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되고 미국의 성장률이 2.9% 포인트 하락할 때 중국의 성장률은 0.1% 포인트, 수출이 20% 포인트 이상 둔화됐지만, 고성장이 지속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2006년부터 중국의 수출다변화로 대미 수출의존도가 낮아 고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이미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데 미국의 경제가 침체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다면 중국이 피해갈 수 있느냐.”면서 “특히 중국은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에 부동산 쪽에서 문제가 터질 경우 시간차를 두고 더 크게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승수총리 체제 출범] 韓 “자원있는 곳 어디든 갈것”

    한승수(韓昇洙) 신임 국무총리는 29일 통상 외교 총리의 임무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국회 인준 동의안 처리를 놓고 마음 고생이 컸던 만큼 경제를 살리는 데 공직 생활의 마지막의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배포한 취임사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성장을 촉진시켜 국가의 부를 더욱 크게 창출해 복지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정부와 민간이 합리적 역할분담을 통해 모든 국민이 잘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여건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100달러를 넘나드는 유가는 경제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국제수지와 환율과 물가도 매우 불안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 총리는 특히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각국은 지금 한정된 자원을 둘러싸고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자원외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원 외교를 위해 “자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전세계를 누비면서 자원외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의 전통적 에너지 공급지역인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동남아시아, 호주 등 신흥자원부국들과도 ‘윈-윈’의 자원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곧바로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취임식을 가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국익이 정의…변화·실용의 시대 열렸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국민의 압도적 지지 속에 최다 표차(531만 7708표)로 ‘10년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건국 60년을 맞아 진보·보수의 이념 대결을 넘어 새로운 ‘실용주의 시대’,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의 개막을 주도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성장이 우선… ‘열매´는 서민들에게 이 대통령은 시장경제에 기초한 선진일류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잘 사는 국민·따뜻한 사회·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새 정부는 이를 위한 실천전략으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적 정신에 근거한 ‘신(新) 발전체제’와 활기찬 시장경제·인재대국·글로벌 코리아·능동적 복지·섬기는 정부의 5대 국정지표를 제시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 전반을 관통하는 최대 화두는 ‘변화’와 ‘실용’이다. 헌정 사상 첫 ‘CEO(최고경영자) 출신 대통령’답게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변화와 실용에 국정운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거 성장의 시대와는 달리 성장의 파이가 서민들에게까지 골고루 돌아가는 새로운 개념의 시장경제를 구현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국가의 명운을 가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원외교’로 상징화된 ‘국익 우선’의 글로벌 외교를 펼쳐 경제 도약의 발판을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산업 분리제도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완화함으로써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제경제 위기 돌파·원내 과반 획득 우선 과제 이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건 ‘선진 일류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날로 악화되는 국제 경제 여건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최대의 과제다. 국제 경제 환경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경색과 국제 유가 폭등, 환율 불안 등으로 악화일로는 걷고 있다. 매년 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경제살리기 성공 여부에 따라 이 당선인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할 수도, 하락행진을 할 수도 있음을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대립과 반목을 상징하는 ‘여의도 정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탈(脫)여의도’ 정치실험은 현실 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혔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EU 경제 ‘닮은꼴’ 금리 보폭까지 맞춘다?

    한국·EU 경제 ‘닮은꼴’ 금리 보폭까지 맞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유로지역의 경제 상황이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일부 경제 지표가 둔화되는 등 경기 하강 위험이 있긴 하나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까지는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반면 물가는 치솟아 인플레이션이 골칫거리로 급부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대폭 낮췄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4.0%로 유지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콜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금리 동결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ECB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이후, 한은은 지난해 8월(5.0%) 이후 콜 금리를 각각 동결해왔다. ●‘성장 하방 리스크, 물가 상방 리스크’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지만 실물 경제는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에 이어 유럽이 최근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고, 일본도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국제 유가가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있어 소비와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실물 경제를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오를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지표를 보면 전경련의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4.8로 7개월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나 올라 3년 4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관리 목표 상한(3±0.5%포인트)을 뛰어넘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지표가 지난해 말 예상했던 것에 비해 나빠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걱정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올해 경기를 전망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와 재정 지출 확대 효과도 지켜봐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CB, 작년 6월 이후 기준금리 동결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최근 “하방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유로지역의 경기 흐름이 작년 말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로화를 공통 화폐로 쓰는 유로지역 15개 국가의 지난 1월 기업 및 소비자신뢰지수는 101.7로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2월 투자자 신뢰지수도 4.3으로 8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올해 유로지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의 2.1%에서 잠재 성장률(1.9∼2%)을 밑도는 1.6%로 수정했다. 그러나 성장(경제 분석)과 인플레이션(통화 분석) 등 이른바 ‘양축(two pillars)’전략을 펴는 ECB는 최근 물가를 특히 경계한다.ECB의 한 정책위원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주요 우려 사항이며,ECB의 정책 결정은 시장의 기대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유로지역 경제는 아직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 않으며, 현 시점에서 주요한 관심사는 물가 상승세 지속 여부”라고 지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7일 ECB의 기준 금리 동결도 인플레 억제 우선 정책을 감안한 조치로 보고 있다. 유로지역의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2%로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지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3%대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ECB가 상한으로 여기는 수준은 2%”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지난 4일 “지난해 12월 생산자 물가가 4.3% 올라 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3일 한은 금통위 콜 금리 조정 주목 우리나라의 정책 금리 전망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제금융센터의 모니터링 결과 일부 해외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4·4분기의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감안할 때 한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하고,2008년 중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 해외투자은행들은 단기간 안에 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미국의 경기 침체와 고유가, 국내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4.5%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또 국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년 중 콜 금리 목표를 50bp(0.5%)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외국처럼 금리를 낮춰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수요를 부추겨야 할 만큼 성장세가 둔화될 지는 지켜봐야 하고, 물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외 금리 차이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원화 절상 압력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기 둔화 정도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유로지역은 닮은 꼴”이라면서 “실물 경제가 나빠지는 것이 확연히 보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콜 금리 수준에 대해선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내외 금리 차이가 커지면 단기 외채가 늘어나 문제”라고 우려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 한·미 FTA 재계 “이달 안에” vs 정계 “총선 뒤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가 앞으로 정치권의 쟁점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환율,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를 이유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이달 처리를 주장하고, 재계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정당들이 FTA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황인 데다 국회 내에서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4월 총선 이후에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총선 전까지는 농촌표를 의식해 비준동의안 처리를 미루더라도 총선 직후엔 밀어붙이겠다는 뜻이다. ●김종훈 본부장·재계 ‘지연땐 불확실성 고조’ 김종훈 본부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협력위원회 주최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최근 FTA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환율, 국제유가·곡물가 상승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선점효과, 정부의 경제운용 및 기업의 사업운용에서의 불확실성 제거, 국내 정치상황, 다른 협상 상대국 압박 등을 감안할 때 FTA 비준동의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이 FTA를 내년 1월1일 발효한다면 우리는 미국시장에서 2∼3년의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역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를 촉구했다. 김동진(현대자동차 부회장) 전경련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작년 9월에 국회에 제출된 비준동의안이 상정조차 못돼 경제계는 ‘이대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총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 처리되지 못하면 장기 표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우리가 미국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FTA 민간대책위원회도 이날 서울 태평로2가 프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했다.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외교부 김한수 FTA 추진단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한·미 FTA의 국회비준 절차와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비준 동의안 통과를 앞당기기 위한 홍보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정치권 겉으론 ‘논의 부족´ 속으론 ´농촌표 의식´ 다만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 이후 처리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논의 부족’이지만 총선에서의 농촌표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대통합민주신당측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전경련 세미나에서 “지금 국회 분위기는 2월 임시국회 중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느냐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 “4월 총선 직후 18대 국회가 꾸려지기 전인 ‘레임덕 세션’에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양당 지도부가 강력한 입장을 갖고 당론을 정하면 좋을텐데 애매한 입장”이라면서 “통외통위 차원의 공청회 개최 필요성도 있는 만큼 22일까지 이어질 임시국회에서 처리는 어렵고,4월 총선 직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통외통위 한나라당측 간사인 진영 의원도 “2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신당이 여당이고 다수당인 만큼 독자 처리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극심한 ‘쏠림현상’ 커지는 ‘금융불안’

    [경제현장 읽기] 극심한 ‘쏠림현상’ 커지는 ‘금융불안’

    최근 2∼3년간의 극심한 ‘쏠림현상’이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쏠림 현상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회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중국에 투자 몰려 부담감 은행 예금이 증시로 쏠리는 ‘머니무브’가 연말·연초 시중금리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은행들은 자금난에 시달리자 은행채를 마구잡이로 발행해 금리를 더 상승시켰다. 또 지난해 자산운용사로 몰린 90조원대의 자금은 대량 환매, 즉 ‘펀드런’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 자금이 특정 자산운용사에 몰려 있고, 많은 금액이 특정지역에 투자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월30일 기준 펀드 가입금액은 320조 6310억원으로 2006년 234조 6060억원에 비해 86조 25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미래에셋자산운용사가 관리하는 자금은 국내외 주식형펀드 잔액 127조 2490억원 중 44조 7200억원으로 35.14%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주식형펀드 비중은 39.43%(28조 9415억원)로 더 높다. 해외 펀드는 특히 중국 비중이 높아 문제다. 중국 펀드는 전체 해외펀드 76조 3612억 중 19조 2395억원으로 25.19%나 된다. 친디아(중국+인도) 펀드도 4.26%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디아+중국) 펀드는 11조 5501억원으로 15.12%다. 인도 펀드도 2조 9947억원, 아시아펀드는 7조 922억원이나 투자돼 있다. 이들 신흥시장의 주가는 최근 20∼30%씩 하락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쏠림 현상’ 때문에 위험관리가 쉽지 않다. ●공격적 처분으로 1달러당 50원 이익 놓쳐 선물환 매도는 조선업체에서 집중적으로 했다. 지난해 11월1일 1달러당 원화의 환율은 903원으로 하락,900원선을 방어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일부 은행들은 수출업체에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선물환 매도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를 한 조선업체들은 계약금으로 받은 달러를 선물환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처분했다.850원이 되기 전에 900원에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오판’을 한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조선업체는 196억달러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한없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재부각된 연말부터 치솟기 시작해 950원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 증폭될 경우 환율이 10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900원대에 선물환을 매도한 조선업체들은 달러당 적어도 40∼50원의 이익을 포기한 셈이 됐다. 조선업체들의 경쟁적인 선물환 매도는 원화 가격을 급속히 하락시켜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단기외채를 증가시키고, 환율급변동으로 외환·자본·파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은행들 또한 환위험을 해소하도록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은 일종의 불공정·불건전 거래인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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