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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소비 겹주름… 자금유출 둑 터질 수도

    신흥국 침체… 수출 회복 찬물 주거비 부담 늘어 부동산 타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말대로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와 소비, 수출,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출을 포함한 실물경제에서는 악재에 가깝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보다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통상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로 이어지면서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호재로 나타난다. 실제 15일 원·달러 환율은 8.8원 오른 117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우리 경제는 수출로 활로를 찾곤 했다. 그러나 잇단 금리 인상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57.5%에 이른다.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자본 유출로 신흥국 경기가 침체된다면 우리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저 효과와 늘어난 조업일수에 힘입어 겨우 반등했던 우리 수출이 다시 꺾이거나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은 “환율 효과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과 수요 감소로 우리 수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는 매주 수출점검회의를 열고 업종별 영향 분석과 수출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각국의 실물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유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달러화 강세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로 중국, 중남미 등의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1년 국채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3개월 후 3조원가량 유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동안 외국인 자금 6조 3340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보유의 채권잔액은 지난 13일 현재 89조원으로 지난해 6월(106조원) 이후 18개월 동안 17조원이 빠져나갔다. 이들의 채권잔액이 90조원을 밑돈 것은 2013년 초 이후 처음이다. 또 금리 인상은 그동안 빚으로 떠받치는 부동산 경기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 주택수요 감소뿐 아니라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금리 올렸다… “내년 3차례 더 인상”

    美 금리 올렸다… “내년 3차례 더 인상”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 3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며 초저금리 시대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몰했던 미국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확신 속에 ‘긴축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따라야 할지, 거슬러야 할지 선택해야 할 갈림길이 더 가깝게 다가왔다.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 올해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0.25~0.50%인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또 내년에 3차례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밝힌 2차례 인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또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1%로 0.1% 포인트 높였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4.6%에서 4.5%로 낮췄고 물가상승률은 1.9%를 유지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전제조건으로 수차례 강조한 실업률 5%와 물가상승률 2%가 거의 달성될 것으로 본 것이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월 800억 유로(약 99조원)에서 600억 유로(약 74조원)로 줄인다고 밝혔다. 일본은행도 최근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는 등 출구 전략을 찾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서서히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의 시름은 한층 깊어졌다. 이날 한은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하방 리스크가 더 커 보인다”며 “내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해) 새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3.4원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진정되면서 전날보다 8.8원 오른 1178.5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소폭(0.2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돈 몰리는 DLS… 기초자산 수 많으면 손실 위험

    돈 몰리는 DLS… 기초자산 수 많으면 손실 위험

    ELS, H지수 급락 영향 작년 절반 수준 DLS는 개인투자도 증가세… 사상 최대 대표적인 국내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가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연중 지속된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발행액이 반 토막 난 반면 금리와 환율,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DLS 발행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DLS는 기초자산이 일반인에게는 친숙하지 않아 기관이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었으나 최근에는 DLS에 관심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DLS는 ELS와 구조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상품을 잘 이해한다면 투자해볼만 하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ELS 발행액은 39조 4806억원에 그쳤다. 이달에는 연말 효과로 평소보다 발행물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발행액(76조 9512억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ELS 발행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조 868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가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시련을 맞았다. ELS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은 연초 중국발 악재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자율규제 형태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을 제한했다. 여기에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가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린 것도 ELS에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DLS는 날개를 활짝 폈다. 지난달까지 26조 6837억원어치가 발행돼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24조 3193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DLS 발행액은 2011년 12조 9876억원에서 이듬해 23조 8222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뒤 정체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한 계단 성장했다. 지영근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지원실 과장은 “ELS는 증시가 힘을 잃으면서 상환 규모가 줄어든 탓에 재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며 “반면 DLS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 어려운 투자환경 여건에서 초저금리의 대안으로 꾸준히 관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DLS는 ELS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기초자산 범위가 넓어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자가 주류를 이룬다. DLS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물 금리, 런던은행간(LIBOR) 금리, 달러스와프금리 등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낯설어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유나 금 등 비교적 친숙한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탁원 집계를 보면 DLS 전체 발행액 중 개인투자자도 참가할 수 있는 공모의 비율은 지난해 4분기 15.4%에서 올해 3분기 17.3%까지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출시했고, 하나금융투자는 WTI와 브렌트유에 투자하는 DLS를 내놓았다. 예탁원은 “마땅한 재테크 대안이 없는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 등으로 DLS 공모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DLS에 투자할 때는 잘 아는 친숙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원유 DLS에 투자하고 싶으면 국제유가가 어떤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지 정도의 식견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DLS 기초자산은 ELS보다 변동성이 클 수 있고, 고수익에는 그만큼 고위험이 따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또 DLS를 발행하는 금융사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를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해야 한다. 원금보장 상품이라도 발행사가 파산하면 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한다. 기초자산 수가 많은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기초자산이 여러 개인 경우는 제시 수익률이 높지만, 하나라도 손실 발생조건에 해당하면 원금을 손해 보는 구조의 상품이 대다수다. 예탁원은 이날부터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www.seibro.or.kr)를 통해 DLS의 손실위험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DLS 위험지표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 참조할 수 있다. 공모 DLS 중 코스피200·S&P500·H지수·유로스톡스50·WTI·브렌트유·금·은 등 8개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위험지표가 산출된다. 종목별 녹인(원금손실구간) 발생 하락률, 기초자산별 월 발행금액과 미상환잔액 등을 알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DLS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데다 원금 손실 위험이 ELS보다 낮아 기관투자자들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ELS는 꺾인 성장세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나 DLS는 꾸준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트럼프, 상하이 코뮈니케 그리고 조·미 코뮈니케/이제훈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트럼프, 상하이 코뮈니케 그리고 조·미 코뮈니케/이제훈 국제부 차장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미국은 ‘질서 있는 퇴진’을 원했다. 연일 이어지는 반전 시위를 종식하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재선을 꿈꾸고 있었다. 중국 역시 1969년 우수리강을 사이에 둔 소련과의 영토 분쟁으로 더이상 소련이 공산주의 동반자가 아닌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잠재적 적국으로 이에 대항할 협력자가 필요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미국이었다. 한반도에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을 펼친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세계 인민의 적’이었지만 이제 중국의 안보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나라가 됐다. 1971년 4월 이른바 ‘핑퐁외교’에 이어 1972년 3월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은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코뮈니케는 정부 간 회담이나 회의의 경과를 요약해 발표하는 성명으로, 강제성을 갖지 않아 각자 해석 여지가 많다. 실제로 상하이 코뮈니케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각각 설명하고 서로 합의를 이룬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제시했다. 양국은 경제, 문화 교류 확장을 희망한다는 내용과 함께 대만에서 미군의 단계적 철수,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입장에 미국이 동의한 것 같지만 주체를 생략해 해석의 여지는 남겨 둔 것이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이에 이뤄진 전화 통화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1979년 미·중 수교 후 암묵적으로 이뤄졌던 양국 간의 사실상 합의를 트럼프가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가장 아파하는 역린(逆鱗)을 건드려 외교적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예상치 못한 공세에 중국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트럼프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이 점증하는 아시아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취한 대중 정책이 실패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대선 구호에서 보듯 트럼프는 취임 후 거친 행동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는 차이 총통과의 전화 통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트위터에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세울 때 미국에 물어본 적 있냐”며 외교적 실수 논란을 일축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0년 지기인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대사에 지명해 대중 강온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외교 관계나 ‘정치적 정당성’ 등을 따지지 않는 그가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통상 문제 등을 놓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핵 동결을 전제로 전격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을 카드로 꺼낸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미국에 초대해 햄버거를 먹으며 핵 문제를 포함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변의 외교안보 참모가 대체로 대북 강경노선을 고수하는 인물들이지만 미국과 북한은 2000년 10월 조명록 차수가 미국을 방문해 양측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담은 조·미 코뮈니케를 발표한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트럼프가 북·미 관계 개선을 레버리지로 삼을 가능성도 점검할 때가 됐다. parti98@seoul.co.kr
  • [트럼프發 국제 질서 재편] 트럼프, 중국과 ‘新냉전’ 러시아와 ‘新밀월’… 샌드위치 한국

    [트럼프發 국제 질서 재편] 트럼프, 중국과 ‘新냉전’ 러시아와 ‘新밀월’… 샌드위치 한국

    ‘중국은 견제하고 러시아와는 밀착하고, 북한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 외교정책의 골간이 될 수 있는 대(對)중국, 대러시아 관계 방향을 제시했다. 골자는 중국에는 압력을 가하고 러시아와는 해빙 무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방향 설정은 국제 역학 구도를 새롭게 재편하는 것으로 전 세계 각국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북아와 북한에 어떤 작용을 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차이잉원 전화 왜 못 받나”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가 수주간의 생각 끝에 나온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다 틀린 얘기다. 수주가 아니다”라며 “전화가 걸려 올 것이라는 사실을 한두 시간 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과의 통화를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의 반발과 관련해 “중국이 나한테 뭐라고 지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승리를 축하한다’는 매우 짧은 전화통화였고 아주 좋은 통화였다”며 “왜 다른 나라가 나에게 걸려 오는 전화를 받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전화를 안 받았다면 (오히려) 무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작심한 듯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론하며 “이 정책을 이해하지만 중국과 환율 및 관세, 북핵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한 협상이 되지 않는다면 이에 왜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미국이 1972년부터 44년간 지켜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협상 카드’로 이용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가 ‘원 차이나’(One China) 정책을 북핵 문제와도 연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이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위협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 정책이 협상 카드로 사용될 경우 자칫 대북 정책과 동북아 정세에서 불안정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스티븐 해거드 UC샌디에이고 교수는 “미·중 간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피해는 누가 볼 것이고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미·중 간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수 있어 결국 대만과 한국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참모 ‘친중’ 국민당 면담은 불발 한편 대만을 방문 중인 트럼프의 외교 참모 스티븐 예이츠는 차이 총통을 비롯한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인사들과는 비공개로 회동했으나 중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국민당 훙슈주 주석과의 면담은 취소했다고 대만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호적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밝힌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등 개입에 대해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하며 러시아를 두둔한 뒤 “누구 소행인지 아무도 모른다.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중국을 다시 끄집어냈다. 트럼프는 또 초대 국무장관에 ‘친(親)러시아’ 인사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기용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매우 근접해 있다”며 “그는 러시아와 대규모의 거래를 하고 있고 약 20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푸틴은 대선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표시해 ‘브로맨스’(bromance·남성 간 친밀한 관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푸틴은 트럼프를 “재능 있는 사람”으로, 트럼프는 푸틴을 “위대한 지도자”로 불렀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중국과는 신(新)냉전 수준의 협상을 예고하고, 러시아와는 신밀월 관계를 시사하면서 이들 사이에 낀 한국과 북한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지금까지의 학자 유일호는 버려라”

    조직 장악·시장 견인할 수장 필요 우유부단한 리더십만으로 불가능‘나를 믿고 따르라’ 시그널 줘야구조조정 마무리해 환부 도려내야 우리 경제를 책임질 컨트롤타워에 결국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유임됐다. 이 소식을 접한 시장과 관료사회에서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보이지 않는 수장’으로 불리던 유 부총리의 리더십으로는 ‘백척간두 경제’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직 장관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우유부단한 학자 유일호 모습으로는 안 된다. ‘나를 믿고 따르라’는 강한 리더십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뼈 있는 주문을 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현재는 이헌재나 윤증현 같은 리더십을 갖춘 경제부총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직(관료)을 장악하고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경제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부총리가 그동안 보여 줬던 학자풍 리더십은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그동안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컨트롤타워로서의 유 부총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특히 탄핵 국면과 차기 대선을 앞두고 관료사회가 더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만큼 이럴 때일수록 유 부총리가 ‘모든 걸 책임질 테니 믿고 따라오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권 때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진념 전 장관은 “유 부총리가 결기를 보여 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진 전 장관은 “유 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우리 경제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현 지본시장연구원장은 “유일호 경제팀은 과도기 내각”이라고 전제한 뒤 “새로운 정책 시도를 하기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 환율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등 산적한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권오규 전 장관은 “경기 안정을 위해 새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장관은 또 “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내년 초 특단의 내수 진작 대책과 재정 조기 집행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탄핵 국면이라는 이유로 대외 경제에 손을 놓을 수 없는 만큼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액션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부총리 후보자에서 41일 만에 금융위원장 신분으로 ‘원위치’된 임종룡 위원장에 대해서는 “정책 연속성 면에서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정관 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

    정부는 10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을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를 열고 탄핵안 가결 이후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행정자치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차관과 한국은행 부총재, 관세청장, 중소기업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국제금융센터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탄핵안 가결 이후 국내 주가와 환율 모두 안정적 흐름을 보였으며 국제금융시장의 원/달러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 미엄 등도 안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정부와 관계기관 간 협업체계를 강화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정부는 탄핵안 가결 직후 구축된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을 통해 외환·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수출·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전반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부문별 협조체계를 통해 주요 속보지표, 국내외 언론·신용평가사 등의 반응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 임기 못 마친 세계의 지도자들

    임기 못 마친 세계의 지도자들

    브라질 첫 女대통령·인도네시아 첫 민주대통령 경제난·정치적 실패 등 ‘국민의 분노’로 물러나 대통령 재임 도중 탄핵 위기에 내몰려 자리에서 물러난 주요 국가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브라질 사상 첫 여성 국가원수로 2011년 1월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68) 전 대통령은 재정회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8월 탄핵당했다. 호세프가 2014년 재선을 위해 재정 적자를 메우려 국영 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정부 재정 분식회계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호세프의 탄핵은 결정적 개인 비리 때문이 아닌 국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국민적 불만에 따른 ‘희생양 찾기’라는 분석이 많다. 탄핵 과정에서 호세프를 ‘배신’한 후임 미셰우 테메르(76) 대통령도 측근 비리 의혹과 기대에 못 미친 경제 실적 등으로 탄핵 위기로 내몰려 있다. 이와 함께 호세프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정 소송과 함께 정치 재기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브라질의 정치적 혼란은 심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압두라만 와힛(1940~2009년) 전 대통령은 수하르토 독재 정권 이후인 1999년 10월 민주적 절차에 의해 당선된 첫 대통령이었으나 2001년 8월 조달청의 공금을 횡령한 사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탄핵당했다. 와힛의 전속 안마사가 조달청에서 350억 루피아(당시 환율 46억원)를 착복하고 와힛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브루나이 국왕에게 구호 기금 200만 달러를 몰래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와힛의 탄핵 사유는 표면상 축재 의혹이지만 국민의 90%가 이슬람교도임에도 이스라엘과의 수교 방침을 밝히는 등 정치적 실패와 치안 불안, 경제난 등이 국민의 지지를 잃은 요인으로 꼽힌다. 선진국 지도자들은 대체로 여론이 불리하게 흐르면 탄핵이 확정되기 전 국정 혼란을 이유로 사퇴했다. 리처드 닉슨(1913~1994년) 전 미국 대통령은 1972년 자신의 재선을 성공시키기 위해 민주당 선거 사무실이 있는 워터게이트 빌딩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닉슨은 처음에 발뺌했으나 도청 담당자들의 대화 녹음 내용이 공개되자 하원이 1974년 7월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이후 탄핵안의 상원 통과가 확실해지자 닉슨은 같은 해 8월 스스로 물러났다. 2010년 독일 대통령으로 당선된 크리스티안 불프(57)는 취임 전 사업가인 친구로부터 시중 금리보다 1% 포인트 낮은 이자율로 50만 유로(약 6억 2000만원)를 빌린 특혜가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독일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 원수지만 불프의 가족이 호텔비로 720유로(약 90만원)를 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고 검찰이 하원에 대통령의 수사 면제권 철회를 요청하자 불프는 2012년 2월 자진 사퇴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손안의 ‘AI 통역관’ 표지판까지 읽어주네

    손안의 ‘AI 통역관’ 표지판까지 읽어주네

    구글 업그레이드 103개 언어 탑재… 문장 통째 번역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어에 초점을 맞추던 초보적 단계에서 벗어나 전체 문장의 맥락에 맞춘 통역 결과를 제시하고, 전자사전에나 나올 법한 문어적 표현 대신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구어체 문장이 곧잘 완성되고 있다. 기계학습(딥러닝) 기술 역량이 쌓이면 곧 어투, 감정, 억양까지 짚어 내는 통번역 앱도 나올 기세다. 바야흐로 통번역 앱 쇼핑 시대가 열렸다. 한컴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토종 통역앱’으로 유명한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은 생활영어에 강한 면모를 보여 자유여행자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컴 측은 1일 “지니톡은 연속으로 진행되는 대화를 끊김 없이 인식해 번역할 수 있고, 읽어 주기(TTS·Text to Speech) 기능을 통해 번역 결과를 지니톡이 지원하는 총 29개 언어 중 선택한 언어로 읽어 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미지 번역 기능도 탑재돼 해외에서 낯선 메뉴판이나 길안내 표지판을 사진으로 찍으면 지니톡이 번역해 준다”고 덧붙였다. 말하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 맞춤형 결과를 들려주고, 주변의 소음과 말하는 사람 목소리를 구별하는 기능도 지니톡의 강점으로 꼽힌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도 지니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컴은 USB 형태 통역기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출시 10년째를 맞이한 ‘구글 번역’도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매일 1000억회 이상 사용하는 명성에 걸맞은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구글 번역은 총 103개 언어를 지원하고, 텍스트·음성·손글씨 등 다양한 입력 방법을 제공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를 늘려 왔다. 구글 측은 “최근 AI 기술을 통해 한층 더 획기적으로 향상된 신경망 기계번역(GNMT·Google Neur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을 통해 구글 번역의 품질이 도약할 수 있었다”면서 “기존에 문장 내 구문 단위로 번역하던 수준이었다면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은 사람이 말을 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한 번에 번역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언어 중 GNMT 기술이 적용된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일본어, 터키어 등 8개 언어 조합이다. 네이버가 지난 8월 출시한 통역 앱인 ‘파파고’도 AI를 기반으로 했다. 네이버 측은 “파파고는 그동안 축적해 온 네이버랩스의 음성 인식·합성, 기계 번역, 문자인식 등 연구 노하우와 AI 기술력이 접목된 결과물”이라면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4개 언어의 조합을 번역해 주고, 텍스트나 음성 외 사진 속 문자까지 통번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의적인 뜻을 지닌 단어를 이미지로 함께 표현해 오차를 줄이는 기능은 파파고의 대표적인 이색 기능으로 손꼽힌다. 예컨대 ‘차를 좋아하세요’라는 문장 통역을 요구하면 파파고가 번역 전 자동차(車) 사진이나 마시는 차(茶) 사진을 제시하는 식이다. 파파고는 또 금액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 실시간 환율을 적용, 번역하는 기능도 갖췄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경우를 대비, 앱에 생활 회화 콘텐츠가 내장돼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증시 ‘高高’ 코스피 ‘맴맴’… 트럼프가 ‘증시 동맹’ 깼다?

    美증시 ‘高高’ 코스피 ‘맴맴’… 트럼프가 ‘증시 동맹’ 깼다?

    재정 확대·감세 기대감에 美 활황 국내증시 박스권에서 등락 거듭 “보호무역 우려 자금 이탈 불러”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 증시도 미국과 반대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 우려와 유가 하락, 달러 강세로 인해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35%), S&P500(0.22%), 나스닥(0.33%) 등 3대 지수와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0.92%)은 모두 오름세로 마감해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했다. 4개 지수가 이틀 연속 함께 최고치를 찍은 건 1998년 이후 18년 만이다. 미국 대선 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 당선 시 뉴욕 증시가 최대 10%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단 초반 흐름은 정반대다. 다우존스는 트럼프 당선 전에 비해 4.75%나 올랐고 S&P500와 나스닥도 각각 2.96%, 3.71% 상승했다. 트럼프의 공약인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규제 완화가 미국 경기를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서다. 올해 미국 증시의 ‘산타’는 트럼프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하다. 코스피는 23일 1987.95로 마감해 트럼프 당선 전인 지난 8일 2003.38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널뛰기 행진의 연속이다. 코스닥은 더 부진하다. 이날 지수는 600.29로 문을 닫아 8일 624.19에 비해 3.8%나 낮게 형성됐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정책적 불안감과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문제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있다”며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은 뉴욕 증시에 긍정적 요소이지만 아시아 증시에선 메리트가 희석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환율 변동까지 감안해 분석한 결과 트럼프 당선 후 지난 주말까지 미국과 유럽 선진국 증시는 각각 2.4%, 1.6% 올랐다. 일본도 5.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은 4.6%와 12.1% 떨어졌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은 트럼프가 보복성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중국, 멕시코와 무역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디커플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우리 기업의 수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며 “트럼프 정책 중 우리에게 유리한 부분이 부각되면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금감원 금리·환율시장 모니터링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장기 금리 상승으로 경제 위험 요인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시장 모니터링 및 가계부채 관리 강화 체제에 돌입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1일 내부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유럽은행 부실화, 중국 경제 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해결해야 할 대내 리스크 요인도 산적해 있다”며 “이런 불안 요인을 반영해 원화 가치가 급격히 절하되고 장기 금리 또한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 [경제 브리핑] 금감원 금리·환율시장 모니터링

    [경제 브리핑] 금감원 금리·환율시장 모니터링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장기 금리 상승으로 경제 위험 요인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시장 모니터링 및 가계부채 관리 강화 체제에 돌입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1일 내부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유럽은행 부실화, 중국 경제 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해결해야 할 대내 리스크 요인도 산적해 있다”며 “이런 불안 요인을 반영해 원화 가치가 급격히 절하되고 장기 금리 또한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 트럼플레이션 그림자 …‘셀 코리아’ 연말증시 흔든다

    트럼플레이션 그림자 …‘셀 코리아’ 연말증시 흔든다

    코스피 이달만 1조7000억 빠져 한은 국고채 매입 강수 뒀지만 美 금리인상 전망에 불안 계속 “새달 초 1조 5000억 더 팔 것”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우리나라에도 엄습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이라는 강수를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와 채권 금리 급등이라는 시장의 출렁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주식 1조 7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9일 트럼프 당선 이후 11일 4495억원, 14일 3345억원어치를 내다 파는 등 매도 규모가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736%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5년물과 10년물, 20년물도 연중 최고로 올랐다. ‘외국인 엑소더스’ 현상은 트럼프 당선 이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내건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선진국을 쳐다보게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트럼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신흥국 시장에서 돈을 빼 선진국에 넣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신흥국 수출 감소 우려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우려마저 겹치면서 ‘코리아 엑소더스’를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5개월여 만에 1180원 선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구간별 외국인 순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달러당 1150원을 넘어서면 매도세가 나타났다”면서 “당분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새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내각이 꾸려지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심리적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새달 초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추가로 1조 5000억원어치를 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트럼프에 대한 불확실성은 1~2주 안에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음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또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상이 단행되면 연말까지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고채 1조 500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했지만 불안감을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얘기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되면 금융시장의 모든 자산 가격이 재편될 수 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이 강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인프라 투자로 인플레이션을 만들겠다고 하면 금리는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로 갈 것”이라면서 “10년간 이어져 온 채권 강세장이 끝난다고 보고 다른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판단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당 1200원을 넘어가면 시장은 한동안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은, 금융위기 후 첫 국고채 매입…6개 종목 1조 5000억원 규모로

    한은, 금융위기 후 첫 국고채 매입…6개 종목 1조 5000억원 규모로

    한국은행이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고채(1조 5000억원 규모) 매입에 나선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5개월 만에 1180원 선을 돌파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1.736%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1일 국고채 6종목 1조 5000억원어치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단순 매입한다고 18일 밝혔다. 대상 종목은 ▲국고채 20년 경과물 13-8호 ▲국고채 10년 지표물 16-3호 ▲국고채 10년 경과물 14-5호 ▲국고채 5년 지표물 16-4호 ▲국고채 5년 경과물 15-1호 ▲국고채 3년 지표물 16-2호 등이다.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를 대량 매입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채권시장을 안정화하는 차원에서 국고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시중은행장들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미국 대선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 적극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의 가격 변수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상당 부분 예기치 못한 충격에 따른 가격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상당한 규모의 외환 보유액을 갖고 있고 은행의 건전성도 양호하다”며 “금융시장의 복원력이 높은 만큼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들썩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7.3원 오른 1183.2원에 마감했다. 원화 환율이 1180원대로 올라선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로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 6월 27일(1182.3원) 이후 처음이다. 전날 일본은행(BOJ)이 ‘공개 시장조작’을 시행하면서 엔화와 함께 신흥국 통화가치가 일제히 하락했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증언도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채권시장의 국고채 금리도 상승해 연중 최고 행진을 이어 갔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3bp(1bp=0.01%) 급등한 연 1.736%로 마감해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년물과 10년물, 20년물과 30년물 등도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의 정책 중 가장 명확한 것은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루이스 알렉산더 일본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접한 후 내놓은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은 트럼프의 취임 100일 과제에 들어가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가 중국과 환율 전쟁에 나서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불안감에 원·달러 환율도 널뛰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 환율은 트럼프 당선 당일 달러당 14.5원 급등했다가 이튿날 진정(1.1원 상승)되는가 싶더니 11일 다시 14.2원 올랐다. 3거래일간 30원 가까이 뛴 셈이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과 맞물려 외환시장 진폭이 커지고 있지만 섣불리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없다는 데 외환 당국의 고민이 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돼지저금통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 의지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끌고 가 미국에서 과도한 이익(연간 3000억 달러)을 챙겨 간다고 본다. “중국 제품에 최소 45% 폭탄관세를 물리겠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45% 관세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대미(對美) 연간 수출액은 87%(4200억 달러)나 급감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중국에 수출한다. 이 중 70% 이상이 중간재 형태의 수출이다. 중국에서 2차 가공 후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구조라 미·중 간 환율전쟁이 붙으면 우리나라도 직접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아예 우리나라가 ‘시범 케이스’에 걸려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국 국채를 쥔 중국과 전면전에 돌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미국이 차선책으로 한국 등 만만한 아시아 신흥국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인 2011년 말 116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58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환율 개입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무역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2가지 요건에 해당해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외환당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하게끔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강성 발언들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다가는 물가 폭등 등 미국에 돌아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진영에서는 ‘45% 관세’를 비롯해 한발 물러서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트럼프 시대 ‘경제삼국지’ 판도는

    트럼프 시대 ‘경제삼국지’ 판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의 등장이 한국·중국·일본의 ‘경제 삼국지’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나라 모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에 일정 수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7일 트럼프 당선자와 뉴욕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런 우려도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자가 ‘무역 보복’을 언급한 중국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코트라(KOTRA) 각국 무역관이 파악해 13일 내놓은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 나라 중 일본의 불안감이 표면적으로는 가장 커 보인다. ‘엔고’(엔화가치 상승) 전환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엔화 가치 상승으로 현재 달러당 105엔대인 엔화 환율이 앞으로 90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엔저를 통해 수출 확대를 꾀하는 ‘아베노믹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 100개사 가운데 72.3%는 향후 1년간 가장 위험한 미국경제 시나리오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꼽았다. 여기에다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규모에서 한국 등에 비해 열세인 것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TPP도 미국이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통상정책의 기조 전환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신경보는 “트럼프 집권 후 상당 기간 미·중 간 경제·무역 관계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중국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이 양국 간 첨예한 통상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사회과학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국내 발전에 주력하는 고립주의로,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 간섭이 약화하면 중국에 유리할 점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미국의 내수 회복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TPP 대척점에 있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일본의 엔고와 TPP 추진 난항은 우리나라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동맹보다 실익 챙기는 트럼프… ‘마초 4강’에 둘러싸인 대한민국

    中 견제 위해 러와 손잡을 수도 동북아 충돌 개입 여부 변수로 국방력·무역 놓고 중국과 갈등 ‘고립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동북아의 역학 관계는 재조정에 들어가는 등 불안정성이 커지게 됐다. 강한 미국을 주창한 트럼프,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를 강화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정을 안정시키며 국회에서 개헌선까지 확보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성기 러시아 제국주의 향수를 자극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모두 경제와 군사를 바탕으로 한 첫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들이 강하게 부딪힐수록 한국 외교는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의 주장을 볼 때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도 재조정을 거치며 요동칠 전망이다. 그의 주장인 ‘트럼프주의’는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 보호무역, 반세계화, 국제적 개입 축소 등을 골자로 한다. 그의 대외 정책의 출발점은 힘에 기반한 현실주의다. 그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한 미국 건설”을 외쳐 왔다. 가치, 규범, 제도, 심지어 동맹까지도 언제든지 휴지통으로 집어던질 기세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란 가치에 기반한 동맹은 위기에 처했다. 그의 두 번째 입장은 “‘세계 경찰 역할’을 이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국제 평화란 명분을 위해 미국이 예산을 쓰며 국력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는 아시아인이 지키라”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독트린과 일부 맥을 같이한다. 이는 미국이 세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기본 축이 됐던 동맹 관계를 평가절하하면서 일방주의로 가겠다는 것으로 동맹 관계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업가답게 이해타산을 우선시하며 모든 것은 흥정과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그의 태도는 동북아 동맹 관계를 흔들고 불안정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과 동북아 군비경쟁을 재촉할 가능성도 높다. 동맹을 축으로 했던 ‘미국에 의한 국제 평화’인 ‘팍스아메리카’의 종말도 예상된다. 아·태 및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는 그동안 안정의 핵심 수단이던 미·일 및 한·미 동맹이 어떤 형태로 재조정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역 안정과 중국 견제와 관련, 일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 센카쿠열도 등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일본에 대해 미국이 중·일 충돌 상황에서 어디까지 개입하고 힘이 돼 줄 것인지 등도 변수다. 동북아에서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처이며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설정이지만 트럼프는 힘에 기반한 양자 협상에 치우쳐 있다. 한편 그는 중국을 ‘일자리 도둑’, ‘환율 조작국’이라면서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강도 높은 무역전쟁이 예상되는 점이다. 또 그는 병력 증강 등 국방력 강화와 남중국해 해역의 미군 주둔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중국해 패권 장악을 핵심 국가이익으로 보는 중국과의 갈등 격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에 유화정책을 취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동맹의 신뢰 상실 및 갈등 확대로 인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내적 붕괴 과정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영역과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크다. 경제적·전략적으로 대중 견제 약화 등의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크림반도 합병부터 시리아·중동 문제까지 미국과 각을 세워 온 온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호의적으로 대해 왔다. 대러시아 관계 회복의 기대가 높은 상태로 러시아 중시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브렉시트·트럼패닉… 코스피 궤적 닮은꼴

    브렉시트·트럼패닉… 코스피 궤적 닮은꼴

    금융시장의 트럼패닉(트럼프+패닉)이 브렉시트 때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끈 브렉시트 국민투표처럼 대반전을 만들겠다며 스스로를 ‘미스터 브렉시트’라고 불렀다. ●반짝 상승→당일 폭락→V자 반등→ 회복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브렉시트 투표 20일 전인 지난 6월 4일 코스피지수는 1985.84에서 나흘 뒤 2027.08로 껑충 뛰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불안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탓이다. 투표 이틀을 앞둔 6월 22일 1992.58로 반등했지만 예상 밖 결과에 투표 당일에는 전날보다 61.47 포인트 폭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이후 ‘V자’ 반등을 보이며 닷새 뒤 1950선을 회복했다. 이번 미국 대선 때도 코스피는 투표 20일 전인 10월 20일 2040.60으로 시작해 똑같이 나흘 뒤 반등했다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역시 브렉시트 때와 마찬가지로 투표 이틀을 앞두고 확 올랐다가 투표 당일(9일)에 1958.38로 급락했다. 하지만 다음날 곧바로 2000선을 되찾았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브렉시트 학습효과(단기 급락 뒤 회복)가 안정제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도 흐름 비슷… “속단은 일러” 원·달러 환율도 상황은 비슷하다. 브렉시트 투표 20일 전에 달러당 1183.6원으로 마감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가 차츰 원화 약세(달러 강세)로 갔다. 투표 전날에는 1150.4원으로 뚝 떨어지더니 투표 당일 4년 9개월여 만에 가장 큰 변동폭을 보이며 118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 브렉시트 때처럼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지만 주가와 환율이 닮은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워낙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이 커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달러 팔까, 金 살까… 트럼프 쇼크에 불난 투자자들

    달러 팔까, 金 살까… 트럼프 쇼크에 불난 투자자들

    불확실성 커져 안전자산 급등세 연말까지는 ‘강달러’ 분할 매도 “주가 빠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 브렉시트 때처럼 빨리 회복될 것” ‘트럼프 쇼크’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9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는 “달러를 팔아야 하나”라는 고객 문의가 폭주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공포감과 혼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를 찾은 한 50대 남성은 “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반 공모청약 배정을 받았는데 당장 공모가보다도 주가가 떨어져 남는 게 없을 것 같다”면서 “국내 주식 시장이 외국인 자금 이탈로 한동안 맥을 못 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으로 한·미 동맹 균열 등 지정학적 리스크부터 당장 12월로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 주가 급락까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동요하지 말고 현금을 확보해 주식을 사두라”며 포트폴리오 재점검을 조언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잠실센터 팀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공포 심리 때문에 위험자산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옮겨와 당분간 채권과 금값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주가가 빠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1900포인트 정도가 저가 매수 지점이라는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학습효과’에서 보듯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렉시트에서 배웠듯 단기간에 회복할 것으로 본다”면서 “정치는 트럼프 혼자만이 아니라 정당과 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코스피 밴드는 1850~2050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단기적으로는 연말까지 ‘강(强)달러의 귀환’을 예측하는 의견도 많다. 일부는 달러당 1200원선까지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현조 팀장은 “달러를 갖고 있다면 연말까지 절반 정도는 분할 매도하고 현금 여력이 있다면 조금 더 사 두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약(弱)달러 기조로 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2월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입장에서 반대하는 태도라 이를 일정 정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50원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대출 죄기’ 정책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정기예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은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 한국도 영향을 받아 금리가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확연히 높아졌다. 순금 3.75g(1돈)은 전일 대비 7200원 이상 올랐다. 황선구 한국거래소 금시장팀장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값이 올랐다”며 “당분간 금값과 금거래량 모두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도 ‘흐림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융시장 불안은 보통 부동산에 전이되는데 정부 규제와 맞물려 매매시장에서는 거래 및 상승세가 둔화되고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포지수 급등·국채금리 급락… “24시간 모니터링 비상태세”

    공포지수 급등·국채금리 급락… “24시간 모니터링 비상태세”

    주가·환율 하루종일 롤러코스터…금·국채 등 안전자산에 돈 몰려 정부 “경제·금융시스템 직격탄…시장 상황에 단호히 대응할 것” 우려가 현실이 된 하루였다. 설마 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9일 현실로 다가오자 오전 한때 오르던 지수들은 일제히 롤러코스터를 타듯 추락했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돈은 금과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 몰렸다.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이날 주식시장 ‘공포지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공포지수)는 전날보다 16.59% 급등한 19.2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3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1년 9개월 만에 580선으로 주저앉았다. 그래도 코스피 낙폭(2.25%, 45.00포인트)은 브렉시트 때(3.09%, 61.47포인트)보다는 작았다. 외환 시장도 요동쳤다. 원화값은 장중 달러당 22원이나 떨어졌다. 불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금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13%(1940원) 오른 4만 893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여파로 금값이 2370원가량 상승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엔화도 강세다. 엔·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6엔 오른 105.12엔까지 치솟았다가 102.57엔으로 내려왔다. 국고채 가격도 올랐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425%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은 채권값 상승을 의미한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bp, 10년 만기 국채는 3.1bp 각각 하락했다. 정부도 하루종일 비상이 걸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은 각각 긴급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위원장은 “미국 새 행정부의 경제·금융정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최상의 긴장감을 갖고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시장상황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유럽 은행 부실 문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연초부터 이어진 다른 대외 리스크와 결합되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자칫 리스크 관리에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비상대응태세를 주문했다. 정부는 24시간 시장 모니터링에 착수한 상태다. 이주열 총재도 “미국 정책 변화는 우리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외환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면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시장은 쇼크가 단기 변수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시스템이 지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결과의 직접적인 영향은 하루 이틀 정도로 끝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은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의 10배 충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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