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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코스피 2600 탄다”… 올해는 산타 오시나

    [단독] “코스피 2600 탄다”… 올해는 산타 오시나

    일각 “대형주 주도 반전 예상” 글로벌증시 훈풍 기대감 키워 정유년도 어느덧 마지막 달을 맞으면서 주식시장은 ‘산타랠리’에 관심이 쏠려 있다. 연말에는 보통 보너스를 받은 근로자가 소비를 늘리면서 기업 매출이 증가한다. 기업 실적 전망과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오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타’가 찾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원화 강세(환율 하락), 북한 리스크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12월에 코스피가 상승한 해는 10차례(58.8%) 있었다. 2009년에는 12월 한 달에만 8.2%(1555.6→1682.77)나 치솟아 산타의 선물을 듬뿍 받았다. 2001년과 2009년에도 각각 7.7%나 올랐고, 2005년에는 6.3% 상승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 보면 산타랠리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까지 7년간 12월 코스피가 상승한 해는 세 차례(42.9%)에 그쳤다. 2013~15년에는 3년 연속 12월 코스피가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며 글로벌 증시 산타 역할을 한 덕분에 코스피도 2.2% 올랐다. 코스피가 올 들어 35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달에 한 번 더 랠리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연말 코스피 밴드(등락범위) 상단을 2650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등도 2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일 종가(2475.41)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연말 수급 개선과 정부의 신성장산업 육성 정책 기대감이 정보기술(IT) 업종과 정책 수혜주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코스피가 부진했으나 12월에는 대형주 주도의 반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불안 요인 중 하나였던 미국 세제개편안이 지난 2일 상원을 통과하면서 이번 주 글로벌 증시 훈풍이 예상되는 것도 산타 랠리 기대를 높인다. 그러나 오는 12~1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복병이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강세도 수출주를 중심으로 부담이다.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점도 악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기관투자자 북클로징(연말 장부 마감) 등은 증시 하락 요인이 된다”며 “그러나 연말 선진국 소비 확대와 양호한 글로벌 경기 등으로 과도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태국에서 시작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국가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꼽힌다.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극복한 모습이다. 20년 전 텅 빈 외환보유액은 2017년에 한국 3844억 달러, 태국 2005억 달러, 인도네시아 1265억 달러로 가득 찼다. 그러나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영향과 맞서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태국이 진앙지였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3분의1로 떨어져 엔화 강세가 되자 일본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금융투기세력인 ‘핫머니’는 아시아로 뛰어들었다. 1990~96년 태국의 연평균 투자 증가율은 12.7%, 말레이시아는 17.9%였다. 덕분에 태국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적자였다. 중국이 1994년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약세로 유지해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이 저조해졌다. 무역수지에 흑자이던 인도네시아도 GDP 대비 2.6%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태국이 금융투기세력의 공격에 손을 들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하자 외환위기는 아시아로 확산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을 개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을 따른 한국·태국·인도네시아의 구조개혁은 유사했다. ‘IMF 모범생’은 한국이었다. 1997년 11월 21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한국은 1999년 11.3%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회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2009년 0.7% 경제 성장률로 선방했다. 그러나 장기불황 위험성 등 과제를 안았다. 신자유주의 처방은 고용 불안정성과 소득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컸다. 성장률이 둔화하고 가계부채 급증은 IMF에서도 우려한다. 태국은 금융 개혁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이른바 ‘탁시노믹스’로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다. 1997년 금융재건청(FRSA)을 신설해 금융기관 개혁을 총괄했다. ‘태국판 달러·금 모으기 운동’도 일어났다. 2001년 집권한 탁신 총리는 농촌 개발사업, 공기업 민영화, 인프라 확충을 추진해 경제 위기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약 8%에 달했지만, 20년 후 11% 이상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2006년·2014년 연이은 군부 쿠데타와 2016년 국왕 서거 등 정치불안으로 경제가 발목을 잡혔다. 인도네시아는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경공업을 육성했지만, 금리가 높아 투기성 단기 자본의 표적이 돼 외환위기를 겪었다. 자원 의존적인 구조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보다 취약했다. 2013년 증시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를 미국 금리 상승에 취약한 5개국으로 선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4년에 집권해 경기부양책을 펴 2016년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경제성장률도 5%대로 올랐다. 국제 3대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올해 들어서 인도네시아를 투자적격등급(BBB-)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상 수지 약세는 위험 요인이다. 말레이시아는 외환위기 처방으로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정부 지출을 늘렸다. IMF의 비웃음을 샀지만, 외환위기를 빨리 벗어났다. 물가 폭등도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시작된 저유가로 링깃화 가치가 폭락했다. 나집 라작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나랏돈 해외로 빼돌렸다는 부패 의혹도 더해져 말레이시아 경기는 고전 중이다. 한국과 동남아 외환위기의 반사이익은 중국이 누렸다는 평가다. 중국은 한국이 주춤할 때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2002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의 무역액은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했다.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된 동남아 국가는 내수 중심 성장이 여의치 않다. 2016년 태국의 상위 1%가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58%, 인도네시아는 49.3%였다. 2015년 아세안 경제공동체를 출범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꾀했으나, 투자는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더 몰리고 있다. 중국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이 지난 10년의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시기이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이코노미스트지에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글로벌 기업이 모국의 은행에서 대출을 늘리고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외환위기 극복책을 누구나 따를 수 없다는 한계도 나온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2020년까지 공공 20만명 정규직… ‘청소·경비’ 3만명도 전환

    2020년까지 공공 20만명 정규직… ‘청소·경비’ 3만명도 전환

    민노총 “전환 제외자 대책 빠져” 정부 “차별적 요소 없애 나갈 것” 정부가 2020년까지 비정규직 20만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까닭은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한 고용 불안과 소득 양극화 등을 완화하고,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고용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다만 정규직으로 바뀌어도 ‘무늬만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의 처우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전환 제외 대상자에 대한 고용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종사자 217만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41만 6000명으로, 전체의 19.3%다. 이 가운데 고용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시·지속적 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는 31만 6000명이다. 상시·지속적 업무는 1년 중 9개월 이상 지속되고, 향후 2년 이상 이어지는 업무를 말한다. 상시·지속적 업무를 맡고 있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기간제 교사 및 강사(3만 4000명), 민간전문성 활용이 필요한 분야(1만 1000명) 등 14만 1000명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노총은 “전환 제외자가 14만명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전체 비정규직 대비 정규직 전환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무산은 무수한 사회적 갈등만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직종별로 보면 기간제 노동자의 경우 사무보조원이 1만 4419명으로 전환 규모가 가장 크다. 근무 인원 대비 전환되는 인원 비중인 전환율은 86.6%다. 파견·용역 노동자는 시설청소원이 3만 2270명(전환율 70.8%), 시설관리원이 2만 849명(전환율 79.3%)으로 파악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환이 마무리되는 기간제는 정규직전환심의위를 거쳐, 2020년까지 이어지는 파견·용역의 정규직 전환은 노·사·전문가협의기구에서 방법을 논의한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비정규직 제로는 정규직을 채용하는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차별적 요소를 최대한 없애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에 소요되는 예산은 제대로 추산되지 않아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받는 일부 공공기관에 대한 추가 인건비 1226억원만 내년 예산으로 확보돼 있다. 류경희 고용부 공공노사정책관은 “지자체와 교육기관은 내년도 교부금이 5조원 정도가 늘어난다. 이 가운데 일부를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파견·용역 노동자의 경우 기존 용역업체 관리운영비 등이 절감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으로 기존 직원들의 임금체계인 호봉제가 적용될 경우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 기관이 노사 전문가 협의를 통해 동일가치노동에 동일임금을 준다는 취지를 반영하도록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다음달까지 청소·경비 등 5개 직종에 대한 임금체계 표준모델과 표준인사관리 규정도 각 기관에 배포한다. 또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확산하기 위해 기관 경영평가에 정규직 전환 항목을 신설하고 배점 비중도 늘릴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긴 연휴 마친 증시 ‘오름세 전통’ 지킬까

    긴 연휴 마친 증시 ‘오름세 전통’ 지킬까

    3분기 실적 발표 맞물려 기대감 北리스크·美금리인상 예고 부담 추석 연휴로 열흘 만에 다시 열리는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다. 앞선 사례를 보면 연휴 이후에는 장기간 휴장에 따른 불확실성이 개선돼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기대된다. 특히 3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려 상승장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큰 변수는 북한 리스크다. 북한이 도발을 예고하고 있어 증시 상승세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한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추석 연휴 직후 5거래일 뒤 코스피가 연휴 전날보다 상승한 경우는 여덟 차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과 추가로 2012년에만 지수가 하락했다. 지난해와 2015년에는 각각 2.74%와 2.46% 올랐고, 2007년에는 4.39%나 뛰었다. 설 연휴까지 범위를 넓혀도 비슷하다. 삼성증권의 분석을 보면 2003~2016년 3거래일 이상 연속 휴장한 설과 추석 연휴는 총 12차례다. 이 중 연휴가 끝난 후 5거래일 동안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코스피가 아홉 차례, 코스닥은 여덟 차례다. 이 기간 코스피는 평균 0.86%, 코스닥은 0.81% 상승했다. 반면 연휴 전 5거래일 동안은 코스피가 평균 0.03%, 코스닥은 0.5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 누적된 해외 증시 움직임이 연휴가 끝나면 한꺼번에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존재한다”며 “그러나 연휴 전 주가 하락분을 연휴 후 만회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건 연휴 기간 변동성 위험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걸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연휴의 변수로 지목됐던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90%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행히 충격을 받지 않았다.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경제 지표 호조와 세제개편안 단행 기대감으로 지난 3~6일(현지시간)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관만 할 수 없는 변수도 있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잇달아 감행하면서 미국과 연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해 부담이다. 오는 26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축소 등 미국의 긴축 행보를 좇을 가능성도 높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미 갈등이 심화되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다만, 최근 북·미 갈등이 지속됐지만,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았다는 걸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외환위기 막았던 한·미 통화 스와프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외환위기 막았던 한·미 통화 스와프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며 미국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안전자산 확보를 위해 국제금융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투자자금을 회수하며 달러 유출로 당시 외환시장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교훈 삼아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국가 파산 위험을 반영한 위험 프리미엄인 CDS스프레드가 치솟고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는 달러화 대비 900원대에 머물던 대미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아 사실상 외환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외환위기의 최종 방어막인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었는데,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2600억 달러에 이르던 외환보유액은 2008년 200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당한 외환보유액이었지만, 실제 감소가 진행되자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당시 이러한 상황이 외환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한·미 통화 스와프였다. 2008년 10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우리 원화와 미국 달러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를 신속히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가 보유하던 외환보유액이나 시장에서의 외환거래액을 고려하면 적은 액수로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사실상 보증 아래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결제 수단인 달러화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외환시장을 안정시켰다. 유로·파운드·엔을 포함해 여러 통화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신뢰와 위치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은 원화에 강한 신뢰를 불어넣게 된 것이다.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한다고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원화 유동성 확보가 지니는 의미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일방적인 보증이었다. 그래서 우리 외환시장이 안정된 후 미국이 이러한 조처를 계속할 이유는 없었고 금융위기 충격이 약화되던 2010년에는 한·미 통화 스와프가 종료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각국 외환시장을 흔들고 있을 때 미국이 모두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한 것은 아니고, 자국과의 관계 및 경제 규모를 고려해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영국·유럽중앙은행·스위스에는 무제한의 통화 스와프를, 우리를 포함해 캐나다·호주·스웨덴·싱가포르·브라질·멕시코에는 300억 달러 규모를, 노르웨이·덴마크·뉴질랜드에는 150억 달러를 제공했다. 한편 한때 700억 달러까지 이르던 한·일 통화 스와프는 일본과의 갈등 속에 축소되다가 2015년 결국 종료됐다. 여기에 올해 10월 만기 예정인 한·중 통화 스와프 역시 연장이 불투명하다. 물론 한·중 통화 스와프는 원화·위안화 교환 형태이고 위안화의 국제금융시장 위상이 낮아서 실제 효용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실제 위협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국가와의 통화 스와프가 모두 종료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물론 호주·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 통화 스와프가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작고 기본적으로 해당국 통화에 대한 것이다. 그나마 달러 형태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를 통한 다자간 통화 스와프가 있기는 하지만, 여러 나라가 관여하고 있어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우리 스스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외환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여러 나라와 통화 스와프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결국 국제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설정을 간과할 수 없다. 외환시장이 급박한 상황에서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미국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 줄 수 있는지이고, 그런 상황에 내몰리지 않더라도 이러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잠재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긴밀한 한·미 관계 자체가 우리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 북핵에 ‘트리플 약세’ 출렁거린 금융시장

    북핵에 ‘트리플 약세’ 출렁거린 금융시장

    김동연 “시장 이상 징후 발생 땐 신속하고 단호하게 안정화 조치”북한의 6차 핵실험 여파로 4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주식과 원화, 채권 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빚어지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물론 은 거래량도 폭증했다. 관계 당국은 24시간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80포인트(1.73%) 급락한 2316.89로 개장했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인 뒤 28.04포인트(1.19%) 내린 2329.6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10.20원(0.91%) 오른 11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 역시 3년물이 0.04% 포인트 오른 1.78%에 마감하는 등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반면 금값은 뛰었다.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 거래일보다 1.74% 상승한 4만 8400원에 거래됐다. ‘서민 귀금속’으로 불리는 은(실버바) 판매량은 평소보다 30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평소 하루에 20개 정도 팔리던 1㎏짜리 실버바는 이날 하루에만 무려 648개가 판매됐다. 정부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 등을 점검했다. 통상 이 회의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하지만 이날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관계 당국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에서 “시장 불안 등 이상징후 발생 시 비상 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며 “당분간 매일 관계 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대내외 금융시장과 수출, 원자재, 외국인 투자 동향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초 우려보단 주식과 외환시장 모두 안정적”이라면서 “특히 지정학적 위기 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강세를 보이는 엔화도 큰 변동이 없었다”며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실물경제 확대 점검회의’를 열고 수출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코트라와 무역협회, 무역보험공사 등은 수출과 외국인 투자 등을 점검하기 위한 ‘특별상황반’ 가동에 돌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北·美 갈등에 신용부도위험 껑충… 금융시장 불안

    北·美 갈등에 신용부도위험 껑충… 금융시장 불안

    북한과 미국의 갈등 고조로 우리나라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증시에선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거 이탈했고,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1140원대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64bp(1bp=0.01%)로 전날 58bp보다 10.3%나 급등했다. 지난해 6월 14일(64.7bp)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게 형성됐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 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다. 따라서 CDS 프리미엄 상승은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대 규장각에서 열린 행사에서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가진 증시에서도 불안심리가 잇따라 표출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8.92포인트(0.38%) 떨어진 2359.47에 마감돼 2360선까지 내줬다. 전날 25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28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기관이 4000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에도 불안감이 표출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5.41% 오른 16.55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142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12일(1145.1원) 이후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1140원을 넘어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대결이 우리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졌다”며 “21일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까지 금융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北 리스크에 2360대로 주저앉은 코스피

    北 리스크에 2360대로 주저앉은 코스피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코리아디스카운트에 기름 부어 코스피가 9일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심화되자 급락해 2360대 후반으로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북한 리스크 부각에 10원 넘게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6.34포인트(1.10%) 떨어진 2368.3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자 2360대 후반에서 주저앉은 것이다.올해 코스피가 2400지수를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북핵 리스크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는 오히려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된 이유는 북한 리스크다. 북한은 만성적 증시 불안 요인이었으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성공 주장 등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급성화되고 있다. 북한의 소형 핵탄두 개발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정보 당국 결론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북한은 “화성12 괌 포위사격 작전 검토”라는 성명을 내 ‘8, 9월 위기설’을 확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측정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국내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을 외국과 비교하는 것이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PER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주가가 1만원인 A사는 1년에 주당 1000원, B사는 2000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A사의 PER은 10배, B사는 5배가 된다. B사는 A사보다 수익 창출 능력이 뛰어나지만 주가가 같으니 저평가돼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종목의 지난달 말 기준 PER은 9.3배로 24개국 중 23번째로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러시아(5.5배)만 한국 위에 있다. 글로벌 증시(MSCI AC월드) 16.1배에 비해 42%가량 낮다. 지난 연말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연말에는 한국 주식의 PER이 10배로 글로벌(15.7배)보다 37% 낮았다. 중국·브라질·태국·인도 등 신흥국(MSCI EM)보다도 낮다. 지난해 말에는 14%가량 낮았지만 현재 26%로 더 벌어졌다. 이 밖에 ▲2년 연속 2%대에 그친 낮은 경제성장률 ▲불투명한 기업지배 구조 ▲낮은 배당수익률과 배당 성향 ▲오너리스크 등도 원인이다. 노근환 한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이익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당 강화와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BUY코리아’ 10년 만에 점유율 최고… 내수까지 살려야 ‘BYE코리아’ 없다

    ‘BUY코리아’ 10년 만에 점유율 최고… 내수까지 살려야 ‘BYE코리아’ 없다

    코스피가 ‘주가 2400 시대’라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수준에 다다랐다.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72포인트(0.74%) 오른 2409.49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400선으로 ‘레벨 업’했다. 장중에는 2422.26포인트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1568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은 18.9%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터키(32.9%), 아르헨티나(31.6%), 인도(19.4%)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폭이 컸다. 전날보다 1.36% 오른 삼성전자는 252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쳐 나흘째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했다. SK하이닉스는 2.47% 올랐다. 이날 코스피 급등의 원인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과 코스피 상장사 실적 개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등이 손꼽힌다. 올해 코스피의 상승은 외국인의 투자가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투자 증가가 큰 동력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주식 시가총액은 602조 6000억원이다. 사상 처음 600조원을 돌파했다. 외국인 보유 주식이 전체 시총(1770조 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4.0%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점유율이 34%대를 기록한 것은 2007년 6월 20일(34.08%) 이후 10년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가 6년간 지루한 박스권을 유지했다며 얻은 악명인 ‘박스피’를 벗어나는 데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추세가 한몫했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격 상승)과 삼성전자 등 수출 기업의 실적 호조 등으로 이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로 지난 10년간 중간값과 비슷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라는 ‘악재’가 갑작스레 떠올랐지만 코스피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 주가의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인 만큼 하반기에도 상승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론도 없지 않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인 매수세 약화하면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업종에 대한 가격 하락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갔을 때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한다. 주가 폭락이 외환시장의 안정성까지 뒤흔드는 탓이다. 외국인 시총 점유율은 2007년 30.9%까지 떨어진 뒤 2008년 27.4%로 30%선까지 무너졌다. 그 1년 사이에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겨우 3.5% 포인트 줄었지만, 외국인 투자 규모는 325조 4000억원에서 170조 7000억원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외국인 투자가 소수의 수출 중심 기업들에 집중돼 있다는 게 불안 요인”이라면서 “수출주가 꺾였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수 기업 등 다른 업종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전반적인 경기 개선 쪽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가상화폐, 큰 돈 되나... 비트코인, 사상 첫 2000달러 돌파

    가상화폐, 큰 돈 되나... 비트코인, 사상 첫 2000달러 돌파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돈 되는 ‘안전자산’으로 뜨고있다. 2009년 비트코인이 개발된 이래 처음으로 홍콩거래소 비트코인값이 2000달러 선을 넘었다.미국·브라질의 정정불안과 함께 일본·중국의 폭발적 수요가 비트코인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대비 달러 환율은 22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1비트코인당 2,085.21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16일까지 하더라도 1,700달러대에서 움직였지만 17일 1,800달러,19일에는 1,900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속도로 올랐다. 비트코인은 2009년 개발된 가상화폐로 중앙은행 등 발행기관의 통제 없이 이용자 간 P2P(다자간 파일공유) 기술로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 가치가 급등한 것은 일본과 중국 투자자들이 호재를 노리고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달 초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일본 시중은행이 비트코인은 엔화나 달러화처럼 거래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가상화폐 모니터링 사이트인 크립토컴페어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전체 거래액 가운데 일본의 비중은 사흘 만에 40%에서 55%로 급증했다. 중국에서도 홍콩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의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로 쉽게 교환될 것이라는 기대 덕에 비트코인 수요가 치솟았다. 아크 인베스트의 크리스 버니스케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 비트코인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가 일주일 만에 20%에서 5%로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움직인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미래에는 디지털 화폐가 마치 금처럼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리아 리스크 완화·수출 호조 ‘박스피’ 뚫었다

    코리아 리스크 완화·수출 호조 ‘박스피’ 뚫었다

    美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줄어…기업실적 개선에 경기회복 기미코스피는 지난 6년간 국내외 불황 여파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오명을 썼다. 올해 초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를 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도 코스피는 ‘코리아 리스크’(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와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등으로 상승세가 제한됐다. 그러나 이런 불안 요인이 완화되고 수출 등 경제지표 개선, 기업 실적 호조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이 대거 ‘바이(Buy) 코리아’에 가세,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4일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주역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6조 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특히 이번 상승장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는 2조 1000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연초 480조원에서 528조원까지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에 나선 건 한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4.2%나 증가한 510억 달러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을 각각 2.6%에서 2.7%로 0.1% 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121조원)과 순이익(80조원)이 올해는 10%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외국인을 끌어들였다. 북핵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그간 우리 증시 발목을 잡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주가이익비율(PER)은 9.2배로 미국(18.7배)과 유럽(15.8배)은 물론 중국(12.9배), 인도(17.6배) 등 신흥국보다도 낮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PER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 결과가 나오면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더 부각될 수 있다”며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코스피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정보기술(IT) 등 일부 업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 18개 업종 지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승률(8.41%)을 웃돈 업종은 전기전자(18.42%)·통신(12.55%)·건설(9.95%)·금융(8.91%)·서비스(8.74%)·유통(8.62%) 등 6개에 그쳤다. 기계(-4.46%)·운수장비(-2.79%)·비금속광물(-2.04%)·종이목재(-0.80%)·철강금속(-0.75%)·섬유의복(-0.45%) 등 6개 업종은 오히려 지난해 연말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도 지난해 폐장일 종가(631.44)와 별 차이가 없는 635.11에 머물러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일부 특정 업종의 힘으로 코스피가 오르면서 다수 투자자가 랠리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도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음에도 외국인에만 의존해 코스피가 오르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무엇이 코스피 새 역사 썼나

    무엇이 코스피 새 역사 썼나

    코스피는 지난 6년간 국내외 불황 여파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오명을 썼다. 올해 초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를 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도 코스피는 ‘코리아 리스크’(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와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등으로 상승세가 제한됐다. 그러나 이런 불안 요인이 완화되고 수출 등 경제지표 개선, 기업 실적 호조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이 대거 ‘바이(Buy) 코리아’에 가세,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4일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주역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6조 7000억원을 순매수했고, 특히 이번 상승장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는 2조 1000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연초 480조원에서 545조원까지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까지 치솟았다.외국인이 ‘바이 코리아’에 나선 건 한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4.2%나 증가한 510억 달러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을 각각 2.6%에서 2.7%로 0.1% 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121조원)과 순이익(80조원)이 올해는 10%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외국인을 끌어들였다. 북핵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그간 우리 증시 발목을 잡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주가이익비율(PER)은 9.1배로 선진국 평균(16.3배)은 물론 신흥국(11.9배)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PER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 결과가 나오면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더 부각될 수 있다”며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코스피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정보기술(IT) 등 일부 업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 18개 업종 지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승률(8.41%)을 웃돈 업종은 전기전자(18.42%)·통신(12.55%)·건설(9.95%)·금융(8.91%)·서비스(8.74%)·유통(8.62%) 등 6개에 그쳤다. 기계(-4.46%)·운수장비(-2.79%)·비금속광물(-2.04%)·종이목재(-0.80%)·철강금속(-0.75%)·섬유의복(-0.45%) 등 6개 업종은 오히려 지난해 연말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도 지난해 폐장일 종가(631.44)와 별 차이가 없는 635.11에 머물러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일부 특정 업종의 힘으로 코스피가 오르면서 다수 투자자가 랠리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도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음에도 외국인에만 의존해 코스피가 오르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행정명령·힘의 외교로 보여준 ‘美 우선주의’

    행정명령·힘의 외교로 보여준 ‘美 우선주의’

    최초의 부동산 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의 100일간 활동을 요약하면 ‘주류 언론과의 전쟁’과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행정명령 발동, 힘을 통한 외교 등으로 좌충우돌의 극치를 보여 줬다는 것이 미 언론의 평가다.그는 대선 캠페인 때부터 자신을 비판해 온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며 매일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뉴스’를 올려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미국을 위대하게’와 ‘미국 우선주의’는 지난 100일간 무수한 행정명령과 법안으로 표출됐다. 그렇지만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는 등 좌절을 맛봤다. 북핵·미사일 문제와 시리아 문제 개입, 대테러 활동 강화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신(新)고립주의라기보다 국익을 앞세운 ‘힘의 외교’를 보여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8가지 치적’ 이메일 공개… 행정명령 강행은 쓴맛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높게 평가하는 100일 치적은 자신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이 민주당의 반대에도 공화당의 ‘핵 옵션’을 통해 상원 인준을 받아 취임한 것이다. 고서치 대법관의 대법원 입성으로 대법원은 보수 우위로 기울어져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통해 지지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지난 100일간 달성한 ‘8가지 치적’을 열거하며 고서치 대법관 지명과 그의 활동을 두 번째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 “내가 첫 100일간 아무리 많은 것을 성취하더라도 대법관 임명을 포함해 실제 많이 했지만 언론은 깔아뭉갤 것”이라며 고서치 대법관 지명을 대표적 성취로 내세우며 이를 경시하는 언론을 비판했다. 미국 언론은 “미·중 정상회담에 가려 공화당의 핵 옵션으로 겨우 이뤄진 고서치 대법관 임명은 100일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메일에서 가장 먼저 밝힌 치적은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설치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미국이 먼저 장벽 설치 비용을 낸 뒤 멕시코로부터 받아내겠다는 그의 계획은 미 의회에서 승인을 받기 어려워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인을 고용하고, 미국산을 사라’ 행정명령 ▲키스톤·다코타 송유관 사업 승인 ▲낙태지원단체 예산 지원 금지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총기 규제 완화 추진 ▲과격 이슬람 테러 관련 국가로부터의 이민 제한 명령 ▲미국 공장 및 중소기업 대상 규제 철폐 등을 나열했다.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또는 메모를 통해 추진한 것들이다. 그러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해 ‘오바마케어’ 폐기를 위한 ‘트럼프케어’ 입법화는 모두 법원과 의회에서 막혀 이뤄지지 못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29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지시 현황은 행정명령이 30건, 대통령 메모가 28건, 대통령포고 19건으로 미국의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첫 100일 사이 이례적으로 많은 행정지시를 남발했다는 평가다. 스콧 시맨 유라시아그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나 법원 협조 없이는 혼자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행정명령만 남발하고 있다”며 “앞으로 쏟아질 행정명령도 의회에서 예산 통과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北·中·시리아 등 외교정책 평가는 엇갈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맞닥뜨린 시련은 러시아가 미 대선에서 그를 도왔다는 ‘러시아 커넥션’이었다. 자신의 측근이 러시아와 내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은 화학무기 공격을 한 시리아 정권을 상대로 미사일 폭격을 단행,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미·러 간 갈등 구도를 형성했다. 시리아 내전 불개입과 친러 성향 기존 입장을 한꺼번에 뒤집은 것이다. 오바마 전 정부 때 망설였던 시리아 공격과, 러시아와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말 바꾸기 정책 선회가 됐지만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제서야 트럼프가 현실을 깨닫고 정신을 차리고 개입주의 외교를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정책 선회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막고자 중국을 끌어들이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자신의 대선 캠페인 공약에서 물러서는 등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무용론도 버리고 나토와 함께 대테러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폭격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폭탄을 투하한 것은 ‘트럼프 독트린’이 불(不)개입을 골자로 한 신(新)고립주의가 아니라 국방비와 군사력 증강을 통한 ‘힘에 의한 외교’를 보여 준다는 평가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 개혁, 건강보험, 이민, 무역 등을 진전시킬 것이다. 큰 성공을 거둔 첫 100일”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AP통신 인터뷰에서 100일 성과에 대해 “이전 대통령과는 다른 형태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계획을 지켰지만 변화와 융통성,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의 불안한 좌충우돌은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로 이어졌다. 첫 임기 4년에 대한 평가는 훗날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핵 우려에도 외국인 ‘바이 코리아’ 열풍…“장기 자금 몰려” vs “투기성 단기 자금”

    북핵 우려에도 외국인 ‘바이 코리아’ 열풍…“장기 자금 몰려” vs “투기성 단기 자금”

    북핵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는 건 수출 호조와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기업 실적 개선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자에 갇힌 듯 지루한 양상을 보였던 코스피가 박스피(박스+코스피)를 뚫고 사상 최고치(2228.96)를 새로 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단기 투자 성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당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8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짓눌렀다. 북핵 리스크 고조,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내외적 요인이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악재가 차례차례 해소된 지난 20일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서더니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 갔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물량은 1조 6000억원어치에 달한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651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연말 480조원이었던 외국인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 1월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아시아 신흥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40조원에 육박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 요인으로 거론된 기업 지배구조와 대북 리스크, 낮은 배당 성향 등이 해소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졌다”며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에서 상승 동력이 나와 코스피가 3분기 2350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최근 외국인은 1분기 실적이 좋았던 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 위주로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주식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17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741억원)와 삼성전자(617억원), LG생활건강(556억원), 신한지주(549억원), LG전자(470억원), 하나금융지주(468억원) 등도 대량 매수했다.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로 사상 최고가 경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이 사상 첫 6000선을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고, 유럽 증시도 지난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려 코스피의 역대 기록 경신 기대감을 더한다. 다만 ‘바이 코리아’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강화는 1차적으로 대형주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성공할 경우 증시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중소형주 등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에) 들어온 자금이 지수를 추종하는 장기 자금으로 보인다”며 “쉽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인 만큼 추가 지수 상승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대량매수는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안도와 유럽 금융 불안 완화 덕분”이라며 “유럽계 자금은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하고 환율 변동에 민감해 추가 유입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시간으로 27일 자정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다음달 7일 프랑스 대선 2차 투표, 6월 8일 영국 조기 총선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북핵에도 외국인 ‘바이코리아’ 왜? “지수 추종 장기자금” vs “단타 추종 단기자금”

    북핵에도 외국인 ‘바이코리아’ 왜? “지수 추종 장기자금” vs “단타 추종 단기자금”

    북핵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는 건 수출 호조와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기업 실적 개선 등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 투자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8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짓눌렀다. 북핵 리스크 고조,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내외적 요인이 악재로 작용했다.외국인은 그러나 악재가 차례차례 해소된 지난 20일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서더니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 갔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사들인 물량은 1조 6000억원어치에 달한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651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연말 480조원이었던 외국인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 1월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아시아 신흥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40조원에 육박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 요인으로 거론된 기업 지배구조와 대북 리스크, 낮은 배당 성향 등이 해소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졌다”며 “외국인이 선호하는 업종에서 상승 동력이 나와 코스피가 3분기 2350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은 1분기 실적이 좋았던 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 위주로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주식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17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741억원)와 삼성전자(617억원), LG생활건강(556억원), 신한지주(549억원), LG전자(470억원), 하나금융지주(468억원) 등도 대량 매수했다. ‘바이 코리아’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강화는 1차적으로 대형주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성공할 경우 증시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중소형주 등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국내 증시에) 들어온 자금이 지수를 추종하는 장기 자금으로 보인다”며 “쉽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인 만큼 추가 지수 상승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대량매수는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안도와 유럽 금융 불안 완화 덕분”이라며 “유럽계 자금은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하고 환율 변동에 민감해 추가 유입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시간으로 27일 자정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다음달 7일 프랑스 대선 2차 투표, 6월 8일 영국 조기 총선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뇌관’ 터질라…유엔 차원 추가 대북제재 경고한 셈

    트럼프 對中압박도 작용한 듯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 출렁 주가·환율·채권 트리플 약세로 10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강력한 추가 조치’를 거론하며 북한에 사전 경고를 보낸 것은 최근 극도로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 종료 이후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이 한반도 인근으로 모여드는 상황에 북한이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할 경우 자칫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충돌의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수석대표들이 합의한 강력한 추가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4차·5차 핵실험 이후 각각 안보리 결의 2270호와 2321호 채택에 합의하고 제재 이행에도 동참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준비 징후가 잇달아 포착되자 선제적으로 추가 제재를 경고한 셈이다. 대북 원유 수출 차단,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 제한 등 최근 한·미 당국이 추가 제재 요소로 논의 중인 방안들도 성패의 키는 모두 중국이 쥐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선다”고 강조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역할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등에 착수하고 군사적 옵션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 3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략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이번 방한의 또 다른 목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외교의 명분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다시 고개 드는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원화값·채권값이 트리플 약세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먼저 손을 터는 양상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7.7원 오른 1142.2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41포인트(0.86%) 내린 2133.32로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1.722%)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 올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또 고개드는 ‘코리아 리스크’..손터는 외국인

    또 고개드는 ‘코리아 리스크’..손터는 외국인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스피를 뚫을 듯 하던 코스피는 다시 힘을 잃었고 원·달러 환율은 올랐다. 채권금리는 일제히 오르면서 주가·원화값·채권값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손을 터는 양상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7.7원 급등한 1142.2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41포인트(0.86%) 내린 2,133.3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130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5일(2133.00)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장중 한때 2128.35까지 떨어져 2130선을 내주기도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 속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등 한반도 주변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약보합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 7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03%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08%)와 나스닥지수(-0.02%)도 모두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항공모함 전투단이 북한의 핵도발에 대한 경고와 일종의 중국 압박 메시지로 동해로 이동하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다”며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한반도 정세불안까지 겹쳐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4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2000억원 가까이 대량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도 4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개인이 홀로 65억원 순매수했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 오른 연 1.722%로 장을 마쳤다. 5년물도 5.5bp 올랐고, 10년물은 6.0bp 상승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많이 팔았다”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춘래불사춘… 반도체·고유가·기저 효과에 수출 ‘온기’… 내수·고용은 ‘냉기’

    가계빚·실업률 상승에 내수 위축 조기 추경 편성은 사실상 어려워 우리 경제를 꽁꽁 얼어붙게 했던 수출,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 주요 지표들이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봄볕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의 소비를 제약하는 막대한 가계부채, 높은 실업률과 미약한 소득 증가세 등 체감경기는 봄기운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크고 작은 불확실성이 줄줄이 암초처럼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수출 회복세가 과거 경기회복기의 경험과 맞물려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취약한 우리 경제의 특성상 경기회복의 신호가 글로벌 경기 호전에 따른 수출 증가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어진 5개월 연속 수출 증가(전년 동월 대비)의 원인을 1차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과 유가 상승, 이전의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 등에서 찾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경제가 올해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지난 1월 63억 달러, 2월 64억 달러, 3월 75억 달러 등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489억 달러)의 15.3%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의 사양이 높아지면서 D램 주력 품목이 고가인 ‘DDR4 4Gb’로 바뀌며 수출 단가가 올랐다. DDR4 4Gb는 기존의 DDR3보다 가격이 평균 15.8% 높다. 반도체 수출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3월 배럴당 35.24달러에서 올해 3월에는 51.20달러로 45.3% 상승했다. 이는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달 석유화학 수출액은 40억 9000만 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최대치였다. 석유제품(30억 8000만 달러) 역시 2015년 6월 이후 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내수 경기는 수출과 달리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지난 2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오른 5.0%로 2010년 1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4% 줄었다. 통계청은 “2월 소비 증가는 임금 생활자들의 연말 및 명절 보너스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넘겼는데, 농축산물 등 생활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가계가 쉽사리 씀씀이를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달에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있고, 중국의 사드 보복도 2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돼 조기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그나마 다행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일 “1분기 지표가 지난해 예측보다 좋은 것은 맞지만 보호무역 기조 확산 등 외부적 불확실성이 커서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등장했던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한 주장은 힘을 잃는 모양새다. 물론 다음달 대선까지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긴급진단-경제 현안] 내수 위축·3대 外患·리더십 불안 겹쳐 4월 위기설 솔솔

    [긴급진단-경제 현안] 내수 위축·3대 外患·리더십 불안 겹쳐 4월 위기설 솔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는 우리 경제 초유의 물리적 리더십 공백과 동시에 커다란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을 의미한다. ‘박근혜노믹스’가 공식적으로 폐기된 가운데 두 달 후 닻을 올릴 새 정부까지 우리 경제를 조금이라도 온전한 상태로 넘기는 것이 최대의 당면 과제가 됐다.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안팎의 상황들을 짚어 보고, 전문가들로부터 대안을 들어 봤다.우리 경제는 현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에 있다. 국내 소비와 투자 침체가 지속되는 ‘내우’(內憂)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강화,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검토 등 ‘외환’(外患)까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안팎에 악재들이 켜켜이 쌓인 가운데 이를 컨트롤해야 하는 국가 리더십은 대통령 부재로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 ‘4월 위기설’을 말하는 이유다. 내수 경기를 떠받치는 소비와 투자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국가재정을 한층 빠르게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행정부 수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나 손발을 맞춰 해낼지는 불투명하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2%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폭도 지난해 11월 -0.3%, 12월 -0.5%, 올 1월 -2.2% 등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투자도 비슷하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호황으로 설비투자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건설투자가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 1월 건설투자도 전월 대비 0.7% 줄어들었다. 정부의 리더십 공백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3곳 중 2곳은 대졸 신입사원 공채 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준이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라는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천문학적인 가계빚(지난해 말 1344조원)에 짓눌려 있는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미국발(發) 금리상승 압력으로 지난 1월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 기준)는 연 3.39%로 전월보다 0.10% 포인트 올랐다. 이번 주에 미국이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 국내 시장금리는 더욱 가파른 속도로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의 절반 가까이 되는 ‘한계가구’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소비 심리는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외화가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중국의 사드 보복 강화도 우리 경제에 ‘발등의 불’이다. 관광과 유통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제조업 등 업종을 불문하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우리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해 감추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오는 4월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까지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정부의 리더십 공백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경제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얼마만큼 유도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신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과 환율조작국 지정 압력으로 수출이 줄 것으로 전망되며 대내적으로도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면서 청년 실업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인 불안정까지 가세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 소비 심리를 좋게 하려면 중국의 추격에도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양극화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주어야 소비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연금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퇴직 연령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국민 대부분은 노후 소득이 준비돼 있지 않다.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연금과 복지 체제를 보완하고 확충해 노후 소득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주어야 한다. 복지를 확충하면서 동시에 연금 가입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늘려 직장인 대부분이 연금에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력을 높여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비록 연금과 복지 체제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더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노후 소득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정부 부문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이 투자하지 않은 주된 원인이 정부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있다고 판단해 각종 대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기업의 기술력 부족 또한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중요한 원인이다. 정부와 기업은 신산업에 대한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체제를 개편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물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주거비와 교육비 지출을 줄여서 소비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리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늘어나도 주거비와 교육비 그리고 생활물가가 높으면 필수적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종전과 같이 주택만 공급하고 도심으로 들어오는 교통 체계는 마련해 주지 않는 주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선진국과 같이 주택과 급행 지하철을 결합, 공급해 부심에서 도심으로 출근하기가 쉽게 만들어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또한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외국보다 월등히 비싼 제품 가격을 낮추어 국내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임금과 소득을 높여 주어도 국내에서 소비하지 않으면 내수는 늘어날 수 없으며 일자리는 창출될 수 없다. 국내 일자리의 70%가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지고 서비스업은 대부분 내수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은 내수 부양을 중요시한다. 최근 정부도 소비를 늘리기 위해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금요일 조기 퇴근으로 여가를 늘리고 고속철 요금 인하로 국내 관광 지출도 늘어나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 원인을 개선하는 대책 또한 중요하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우리 소비와 내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정치권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좀더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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