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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자본유출, 얼마나 심각한가/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

    [시론] 자본유출, 얼마나 심각한가/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며 추운 날 한 조각 붕어빵처럼 작으나마 따뜻한 소식이 그리운 때다. 그런데 시중에는 반가운 소식 들었다는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어 들리는 소식이 모두 어둡게 해석되는 까닭일까. 내수부진이라는 내우(內憂)에 찌든 우리 경제가 최근 환율급락이라는 외환(外患)에 직면했는데 지난주에는 어디서 낮도깨비 같은 자본유출 소식까지 들려왔다. 바람 잘 날 없는 집안 모습이다. 올 5월 이후 매월 10억달러 이상 해외주식자금이 유입되던 추세가 10월 들어 약 15억달러 유출로 반전되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환율하락과 자본유출은 양립될 수 없는 현상이어서 둘 중 어느 하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일인데 언론이나 일반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라보고 놀란 마음에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리라. 환율과 자본 유출입이 어떻게 관련되었는가를 살펴보자. 달러당 한국 원화의 가치, 즉 원·달러 환율은 기본적으로 원화에 대한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국제투자자금이 대규모로 한국에 유입될 경우 이들이 우리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게 된다. 원화에 대한 수요 증대는 원화가치 상승, 즉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연결된다. 반대의 경우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환율은 상승한다. 우리가 겪었던 1997년 외환위기는 국내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등해 나타난 일이다. 당시는 달러에 대한 수요가 지나치게 많아 우리가 보유한 달러화가 바닥나는 위기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런 최근의 경험을 살펴보면 환율급등이 환율하락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자본유출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 하겠다. 간단히 말해서 자본유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10월 무역수지가 약 2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10월의 주식투자자금 유출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올 들어 10월까지 증권 및 채권투자 누적치는 약 155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밑도는 수준이지만 당장의 자본유출을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러한데 세간의 불안감이 큰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우리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근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우리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어 오던 수출증가세 둔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비중이 큰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양호한 추세는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코앞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소규모일지라도 자본유출 소식은 주식시장과 우리경제의 향방을 시사해주는 의미가 크다. 이것이 왜 10월 자본유출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은가를 설명해준다. 끝으로 작금 우리경제의 제일 큰 불안 요인으로 부각된 환율하락은 당장의 소규모 자본유출보다도 우리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교역국들간의 무역역조를 시정하기 위해 필요해진 달러화 가치하락 추세에 기인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추세가 중국 위안화를 제외한 여러 통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만 수출가격경쟁력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고유가의 경우처럼 환율은 새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우리경제, 잎 떨어진 겨울 나뭇가지처럼 바람 잘 날 없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
  • [IMF 그후 7년] 97년엔 IMF…2004년은 “I’m F”

    [IMF 그후 7년] 97년엔 IMF…2004년은 “I’m F”

    금세라도 모든 게 무너질 듯한 위기감이 온 나라를 휘감던 1997년 외환위기의 겨울, 금융의 중심지였던 서울 여의도에는 어느 곳보다도 매서운 한파가 휘몰아쳤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 여의도에는 다시금 냉혹한 현실이 집약돼 있다. 국회의사당 옆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차별철폐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음식점 주인들의 ‘솥단지 시위’와 택시기사들의 LPG가격 인하 요구집회 등 이틀 걸러 하루꼴로 ‘생계형’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고,250억달러를 넘어설 올해 국제수지 흑자, 미국·일본보다도 낮은 기업 부채비율 등 외형은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장기불황, 남미형 저성장 등 우리경제에 대한 암울한 경고는 쉴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고달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등 양지와 음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97년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금융위기라면 지금의 어려움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구조적이다. 우선 개인과 기업의 소비능력 상실과 투자심리 냉각이 심각하다. 당장 신용불량자 수가 97년 말의 약 200만명에서 올 10월 말에는 경제활동인구 7명 중 1명꼴인 366만명으로 늘었다. 가계의 금융기관 빚은 211조원에서 458조원으로 7년새 2.2배가 됐다. 민간소비지출은 올 3·4분기까지 1년6개월 동안 마이너스 행진이다. 마르지 않는 샘과 같던 숙박·음식점업 대출액조차 올 3분기 들어 10년만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투자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10월 설비투자 증가율은 0.9%. 통상 노후장비만 바꿔도 설비투자 증가율이 전년대비 2∼3%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기반 자체가 잠식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해외 이탈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해외 직접투자는 55억 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4.3%가 늘었다. 수출도 세계경제 회복세의 둔화조짐과 맞물려 전망이 어둡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에 그치면서 최근 8개월 연속 20%대 성장세를 마감했다. 꾸준히 1200원대 안팎을 유지해 오던 원·달러 환율은 1000선까지 위협받을 정도여서 기업 채산성에 초비상이 걸렸다. 장기적인 관점의 경제구조는 당장의 어려움보다 훨씬 더 걱정스럽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초고속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직장에서의 퇴출은 갈수록 빨라지고, 청년(15∼29세) 실업률은 지난 10월 7.2%로 전체 실업률(3.3%)의 두 배가 넘는다. 저소득자와 고소득자간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높을수록 불균형도가 심해짐)는 97년 0.283에서 지난해 0.306으로 악화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대기업CEO ‘나눔 경영’ 현장속으로

    대기업CEO ‘나눔 경영’ 현장속으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신헌철 SK㈜ 사장은 미팅과 회의 대신 오래만에 앞치마를 두르고 무의탁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 전달할 김치 5000포기 담그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서울 YMCA 회원과 SK㈜ 임직원들과 함께 한 신 사장은 “김치 담그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특히 이렇게 담근 김치가 우리 이웃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 무척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나눔 경영’이 현장으로 속속 이어지고 있다. 연말 들뜬 분위기에서 벗어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것은 이제 CEO들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특히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를 위한 작은 실천에 나서는 것은 기업의 의무라는 것이 CEO들의 지론이다. 삼성 CEO들은 ‘쪽방’ 주민들의 겨울나기 지원에 나선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계열사 CEO 27명은 오는 8일 서울 영등포와 남대문 등지에서 쪽방 1277가구를 대상으로 방한용품을 나눠준다. 또 임직원 5만 600여명은 6일부터 20일간 ‘함께가요 희망으로’라는 이웃사랑 캠페인을 벌인다. SK계열사 CEO들은 ‘사랑의 바자회’에 참여한다. 신헌철 SK㈜ 사장과 이정화 SK해운 사장, 윤석경 SKC&C 사장 등은 10일 서울 용산역 KTX 역사에서 계열사 임직원들이 기증한 의류와 잡화, 액세서리, 휴대전화, 소형가전 등의 물품 판매에 직접 나선다. 수익금 전액은 불우아동을 위한 난방비로 지원한다. SK는 이와 함께 ‘사랑 나누기, 기쁨 더하기’라는 주제로 13개 계열사 임직원 6600여명이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자원봉사 활동을 이달말까지 벌인다. 또 4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 주요 사업장에 설치되는 구세군 자선냄비와 지난 여름 임직원들에게 나눠준 2만여개의 저금통 ‘푼똔이’를 통해 모금된 성금도 기부키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임원진이 쌀과 내복을 들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간다. 다음달 6일부터 24일까지 3주동안을 ‘사회봉사 주간’으로 정하고, 계열사 임직원들이 불우이웃에게 라면·밥통·내의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봉사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가 이번 연말연시에 내놓기로 한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총 80억원. 환율 급락 등의 파고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마른 수건도 짜내고 있는’ 현대차 그룹으로서는 적지 않은 액수다. 또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4만가구에 쌀을 나눠주는 ‘행복한 겨울 만들기’ 캠페인도 함께 펼친다. 현대차측은 “찾아가는 기업활동을 중시해온 정몽구 회장의 뜻에 따라 단순히 성금만 기탁하지 않고 봉사활동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조창호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도 7일 서울 미아동 일대 틈새가정 100가구를 대상으로 생필품을 배달하고 ‘말벗’ 봉사에 나선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서울 청량리에서 노숙자을 위한 ‘밥퍼’ 행사에 참석, 배식을 돕기도 했다.LG전자는 향후 1년간 매달 최고경영진과 노조가 직접 밥퍼운동본부에 찾아가 무료급식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안미현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수출 명암 11월 233억弗 ‘사상최대치’

    우리나라 11월 수출이 233억 1000만달러를 기록, 두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환율 급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기업 채산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늘어난 233억 1000만달러, 수입은 30.3% 증가한 205억 4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해 27억 7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이며,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수출 증가율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입 역시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개월 연속 2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2309억달러, 수입은 26.3% 늘어난 2036억달러로 무역수지 누적흑자는 273억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 수출 증가율은 LCD 가격 하락으로 감소세를 보인 컴퓨터를 제외하고 선박류(58%)와 무선통신기기(40.7%), 자동차 및 부품(34.8%) 등 주력 품목 대부분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수출단가가 크게 오른 석유제품(98.1%), 석유화학(49.1%), 철강(49%) 등의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품목별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43.2% 증가한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환율하락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신장세가 지속돼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돼 환율 급락을 우려한 ‘밀어내기식’ 수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245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채산성 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7포인트 떨어진 69로 급락했다. 수출증가율 전망 BSI도 11월 105에서 12월에는 96으로 급락, 올들어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수록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느끼는 업체의 수가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업체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환율 문제가 10월에는 1.4%에 불과했지만 11월에는 8.5%로 급등,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제조업 채산성 BSI도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74, 제조업 업황 BSI는 73, 내수판매증가율 BSI는 83 등으로 조사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M&A노출 기업 ‘배당금 시름’

    M&A노출 기업 ‘배당금 시름’

    올해 주식 배당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은행 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 증권시장에 배당금을 노리는 목돈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이어 국내 소액투자자들의 주식배당 요구도 높아져 기업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이자보다 3배 이득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12월 결산법인 574곳 가운데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금을 준 기업은 2000년 299개,2001년 291개,2002년 335개,2003년 375개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업들은 순익이 전년보다 평균 15% 줄었으나 배당금은 46.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스닥증권시장도 올 연말에 303개 등록사들의 평균 배당률이 4.8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11월31일 현재 연 3.1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배당금을 노린 주식투자자금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적립식 펀드로 쏠리고 있다. 월별 규모는 지난 4월 229억원에 불과했으나 7월 1305억원,9월 2694억원,10월 524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적립식 펀드 잔고가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대기업들이 경영권 위협을 거세게 받으면서 주주들에 대한 배당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우선주 유리 증권사들은 올해 시가의 5% 이상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KT, 한국가스공사,LG상사, 포스코, 계룡건설, 에쓰-오일, 한국전력,KT&G, 현대중공업, 대림산업,SK텔레콤, 한진해운 등을 꼽았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 성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신한(24.27%), 영풍제지(13.43%), 신일건설(13.33%) 등의 순으로 높은 배당을 했다. 삼성전자는 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8866억 8400만원을 배당금으로 내놨다. 당기순이익의 14.90%를 주주들에게 돌려준 것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결산에서도 액면가 2500원인 보통주 1주당 1750원을 현금으로 배당했다. ●경영권 방어와 재투자 기피도 환심성 배당의 원인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된 기업일수록 더욱 거센 배당 압력을 받고 있다. 외국계 소버린자산운용과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놓고 법정 싸움이 한창인 SK㈜는 우호세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돈 보따리’를 풀어야 할 처지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소버린측과 경영권을 놓고 한판 세(勢)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원유에 대한 정제 마진과 중국 특수, 환율 하락 등으로 순이익이 1조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주들의 배당 기대치가 높아진 점도 부담스럽다. 올 배당금은 지난해 1주당 750원에서 1000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위원은 “소버린측의 행동과 우선주 10만주 소각 등을 감안할 때 SK의 배당금은 큰 폭으로 뛸 것 같다.”고 분석했다.SK 관계자는 “배당금을 얼마나 풀어야 할지 그야말로 딜레마”라면서 “주주들이야 많이 달라고 하겠지만 투자 재원이 그만큼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외국인 대주주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 지분 5.0%를 보유한 헤르메스는 노골적으로 적대적 M&A를 경고하면서 높은 배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지분이 70%를 웃도는 포스코도 지난 3·4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 어느 해보다 주주들의 고(高)배당 요구가 거세기 때문에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2배 많은 1만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고배당 현상은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고도 이를 재투자하기를 꺼리면서 주주들의 환심을 사려는 부정적 요소도 깔려 있다.”고 꼬집었다. 김경운 김경두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민간 경제의욕 회복이 급하다/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금년도 우리 경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뭘까. 경기양극화, 소비침체, 투자부진, 부동산규제, 유가상승, 환율급락, 수출 2000억달러 달성 등의 단어가 언뜻 떠오른다. 한마디로 2004년 한국경제는 수출 2000억달러 달성이라는 희망을 제외하면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즉, 내수부진과 수출호조라는 경제의 이중성이 유례없이 심화되었다. 금년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원인은 크게 민간의 의욕저하와 정부정책의 적시성과 일관성 결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민간의 의욕저하는 가계와 기업의 행태에서 드러난다. 첫째, 소비의 주체인 가계는 대출증가에 따른 상환부담과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소비심리위축이 심화되었다. 여기에 성매매법, 접대비상한제 등으로 관련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소비는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소비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6개월 뒤 경기나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연초 98에서 지난 10월에는 88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계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둘째,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보다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기업가 정신의 실종, 도전정신의 약화와 같은 기업의 책임이 크지만, 정부나 노조에도 공동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만약 정부가 각종 규제를 전향적으로 제거하여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면 투자의 물꼬도 트였을 것이다. 정부정책의 적시성이 부족했던 점도 지적하고 싶다. 경기부진을 예방하거나 탈출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책의 타이밍이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시기를 놓치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위기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정책대응의 적기를 놓치고 연말에서야 공론화된 ‘한국형 뉴딜정책’은 좀 더 일찍 시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첫째, 단기대응과 장기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각종 로드맵과 같은 장기계획에 치중한 나머지 현안을 소홀히 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재래시장 등에서는 불경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단기처방은 미흡했다. 둘째, 미시정책과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확장적 거시정책을 취하면서도 산업정책적 측면에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 발표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집행 노력이 시급하다. 셋째, 국내정책과 개방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함에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표명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농업 및 산업구조조정 등은 마냥 뒤로 미뤄진 느낌도 있다. 정책당국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중요성과 시급성이 높은 것부터 처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할 것은 경제다. 경제는 일국의 체력을, 그리고 정치는 지력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가 활력을 찾지 않고서는 정치, 문화, 국방, 복지 등 어느 분야도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달 후면 새해를 맞이한다. 대내외 여건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에는 금년보다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자칫 잘못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직면할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가파른 원화절상 추세가 이대로 지속되면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내년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내외로부터 닥쳐오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민간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되살려 경제에 매진하는 수밖에 없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세균)가 30일 여야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상 가동,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정무위는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예산안보다 81억여원을 증액시킨 수정안을 통과시켜 한나라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예결특위는 전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사간 합의에 따라 정부제출 예산 131조 5000억원과 상임위 예비심사 증액분 4조 241억원을 합친 예산을 놓고 이해찬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종합질의를 벌였다. 여야 간사는 일단 물리적으로 법정시한(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9일 처리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여야의 ‘야심찬 합의’의 이행여부는 미지수다. 정상가동 첫날부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심사순서와 일정, 소위원장 배정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간사간 합의문을 부정하는 듯한 한나라당 위원들의 발언으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나마 결산심사소위원장 배정문제는 정세균 위원장이 그동안 겸직해 온 소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일단락됐다. 후임 소위원장엔 한나라당 김정부 위원이 내정됐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한국형 뉴딜’ 정책에 따른 연기금 운용의 안정성,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5% 전망의 적절성 등을 놓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권경석 위원은 “환율급락과 유가급등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4%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예산 재편성을 요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정부로서는 5% 성장률을 경제운용의 목표로 삼고 재정을 꾸려가는 게 당연한 책무”라고 맞섰다. 이해찬 총리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좋지는 않지만 (세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종합소득세라든가 특별소비세 등 1100억원의 세수가 낮아진다”고 말했다.‘야당 폄하‘ 발언을 문제삼아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를 ‘왕따’시켰던 한나라당은 이날 예결특위에서도 이 총리를 ‘외면’했다. 한편 정무위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표결없이 예산안을 합의처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예산안 날치기로 정무위는 죽었다.”면서 강하게 반발, 예산안 처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예산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게 되면 여야는 예년처럼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 경우 소위 ‘크리스마스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12월30일에 가서야 예산안이 통과됐다. 물론 임시국회를 열어 12월31일 자정까지만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파생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12월17일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확정해야 하는 데 국회가 예산안 심사를 미루면 자연히 순연돼 애를 먹게 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中 무역전략도 ‘마오式으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국은 29일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 지위(Market Economy Status)’를 인정했다. 아세안은 이날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8차 ‘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하며 이같이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한 아세안 회원국은 브루나이,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이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최근 남미 순방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으로부터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은 데 이어 이번에 동남아 10개국으로부터 한꺼번에 시장경제 지위를 확보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중국이 정상외교에 나설 때마다 ‘시장경제 지위’를 주요 과제로 선정, 파상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 통상국들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 TO) 가입 당시 선진국들의 요구에 굴복해 ‘비시장경제 지위’를 최장 15년간 감수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 각국으로부터 반덤핑 공세에 시달리며 환율절상 압박 등 온갖 ‘설움’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셴룽(易憲容)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주임은 “중국이 시장경제국가의 지위를 쟁취, 중국기업이 국제시장을 개척할 때 불필요한 곤경과 피해를 감소시키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은 중국이 시장을 자율에 맡기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부터 중국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 아직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최근 위안화 절상 압력과 관련, 미국을 비난한 대목에서 중국의 향후 통상외교 방향이 감지된다. 앞으로 미국에 무조건 끌려다니기보다는 적절한 반격을 통해 시장경제 지위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oilman@seoul.co.kr
  • 정부, 외환시장 개입 시사

    정부가 최근 원·달러 환율급락에 대응, 지금까지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로 인해 환율이 펀더멘털(기초체력)로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정책관은 “이같은 움직임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라며 “한국은행과 공조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율방어 재원이 고갈됐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내년 외국환평형기금을 확대하는 등 나름대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외환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거시경제 상황과 경제펀더멘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미세조정을 하더라도 시장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며 미세조정 이상의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中 “위안화절상 당분간 없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이 당분간 환율을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원 총리는 “위안화 환율 조정은 중국 인민과 국제이익, 나아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경제정책”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이유가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박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원 총리는 “위안화 환율 조정을 위해선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건전한 시장시스템, 건강한 금융체계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단기 환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환율 조정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19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 당시 위안화 환율을 조정하지 않아 아시아 경제가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공헌했다.”고 전제,“지금도 환율을 안정시켜야 할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인민은행 리뤄구(李若谷) 부행장도 이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 금융발전부문 2004년 회의에서 “현재 (환차익을 노린)투기세력과 행위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완전히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환율 조정에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oilman@seoul.co.kr
  • 韓中日정상 “환율안정 공조”

    |비엔티안(라오스) 박정현특파원|한·중·일 3국 정상은 29일 급격한 변동을 보이고 있는 환율 안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또 북한이 6자회담에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하면서,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비엔티안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한·중·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배석한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환율안정이 지역 경제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공감을 표시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는 “환율 안정을 위한 3국간 협력과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의 외에도 세 나라 내에서 교대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원자바오 총리와 고이즈미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내년 중 말레이시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jhpark@seoul.co.kr
  • 내수침체속 수출증가율 둔화 ‘더블딥’ 현실화

    내수침체속 수출증가율 둔화 ‘더블딥’ 현실화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돼 경기침체가 빨라지고 있다. 경기가 제대로 회복되지도 못하고 다시 침체의 골로 빠지는 이른바 ‘더블딥’(경기이중침체)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9월에 비해 5.7% 증가에 그쳤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 증가율은 16.1%에 머물렀다. ●경기동행지수 7개월째 하락 경제의 공급능력을 나타내는 산업생산 증가율 5.7%는 지난 1월(4.7%) 이후 최저치다. 반도체 및 영상음향통신을 제외하면 산업생산은 0.6%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9월 들어 9.5%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이후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도 9개월 만에 1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4월(6.4%)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은 지난 2월부터 20%대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를 보이면서 향후 수출 증가율 둔화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율 급속 둔화 내수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소매 판매는 2.3% 감소했다. 지난 7월 이후 넉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차량연료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고소득층의 소비를 나타내는 백화점 매출도 2.1% 줄어들었다. 자동차 판매도 8.9% 감소해 소비부진을 주도했다. ●도소매 판매도 4개월째 감소 산업활동 부진으로 현재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로 0.4포인트 감소했다. 감소폭도 9월의 2배여서 경기 하강속도가 빨라졌음을 보여줬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설비투자 감소세다. 지난 9월 0.5% 줄어든 데 이어 10월에도 0.9% 감소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기계수주 역시 8.1% 줄어들어 4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세가 둔화된 상태에서 설비투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서비스업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생산이 예상치보다 훨씬 안 좋다.”면서 “내수침체에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되면 올 경제성장률은 4%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3國정상 “6자회담 조기 재개 공동노력”

    |비엔티안(라오스) 박정현특파원|29일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급격하게 변동하고 있는 환율문제가 북핵 문제 못잖게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동북아의 급박한 현안으로 떠오르는 환율문제를 정상들이 언급한 것 자체가 외환시장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나라 정상들은 이와 함께 북핵 문제와 유엔개혁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환율 안정위해 공동노력 노무현 대통령은 당초 정상회담 의제에 없던 환율문제를 주도적으로 길게 거론하면서 공동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적극적인 동의를 얻어냈다. 하지만 달러에 고정된 환율제를 운용하고 있는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의 환율제를 설명하면서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노 대통령은 “환율문제는 한 나라 경제에 해당되지 않고 한 나라가 어려움을 겪으면 동북아 3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도 어려움이 파급된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환율이 빠르게 절상되고 있는데 이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상들이 환율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면서 “3국의 전문가들끼리 협의하고 공동노력할 것인 지를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 ●북핵 문제 정상회담에서는 이제 북한이 움직여야 할 때라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한 중국의 노력과 납북자 협상과정에서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 일본의 노력을 평가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6자회담이 지금까지 진행돼 왔으나,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유엔체제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조직체계와 분담금을 개혁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3국간 미래지향적인 협력측면에서 한·중 양국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해 사실상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안보리의 대표성, 민주성,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관련국들과 진지하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원자바오 총리도 “유엔 개혁은 개도국의 이익도 고려하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중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등을 논의한 탓에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논의는 많지 않았으며,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고 정우성 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을 초청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원기 국회의장의 중국방문을 초청했다. jhpark@seoul.co.kr
  • 내년 성장률 더 떨어질듯

    환율이 계속 급락함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오는 30일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다른 경기변수들이 불변인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연간 기준으로 원화가 1% 절상되면 국내총생산(GDP)은 0.05%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화는 지난 10월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10.0% 절상됐다. 이러한 절상효과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수출감소 등으로 GDP는 0.5%포인트의 하락 효과가 생긴다. 특히 미국의 달러약세 기조로 환율이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경우 경기하강 정도는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는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CSFB증권도 지난 27일 환율이 3개월 안에 99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3·4분기보다는 4·4분기의 경기가 더 하강하고,4·4분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경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내부 분석하고 있다. 한은은 오는 12월9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지난 3·4분기 성장률이 4.6%로 하락한 데다 환율 급락세를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OECD는 지난 5월 발표한 상반기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5.6%, 내년 5.9%로 제시했으나 이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의 경우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이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인해 5%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OECD도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전망치는 5.9%에서 다소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수출중소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9∼23일 수출중소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7.0%가 최근 환율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반영했다는 기업은 27%(전액 반영 11.0%, 일부 반영 16.0%)에 불과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마지노선’ 1050원도 붕괴…환율 ‘쇼크’

    ‘마지노선’ 1050원도 붕괴…환율 ‘쇼크’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원 이상 폭락해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선마저 맥없이 무너졌다. 주가와 금리도 동반 추락하는 등 외환·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저금리에 외환시장 불안으로 자본유출도 우려된다. 달러화 약세 여파로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금값은 국제시장에서 온스당 450달러대를 돌파해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0원 떨어진 1046.40원에 마감됐다. 이날 종가는 1997년 11월19일의 1035.50원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15일 1100원선이 붕괴된 이후 10영업일 동안 50원 가량 폭락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1.20원 떨어진 1056.00원으로 출발했으나 하락폭이 커져 오후 3시쯤에는 1043.30원까지 밀리면서 1040원선마저 위협했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bcjoo@seoul.co.kr
  • 환율 ‘세자릿수’ 초읽기

    환율 ‘세자릿수’ 초읽기

    원·달러 환율 1000원선도 무너질까. 폭락장세를 연출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대가 여지없이 무너지면서 외환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는 뒷전이고,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이다. 시장을 지켜보던 외환당국은 물론 경제전문가들도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일각에서는 달러 약세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상당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세자릿수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10일 만에 45원 하락 11월15일 1092.00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26일 1046.40원을 기록해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만에 무려 45.60원이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아시아에서 스크린(단말기)을 통해 거래되는 미국채 가격이 중국 런민(人民)은행의 미국채 보유액 감축 소식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환율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자릿수 진입 여부 촉각 1050원이 무너지면서 1000원선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은행 이승식 차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다음주말쯤에는 1000원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에서도 전세계적인 약달러 추세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연내 세자릿수 환율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며 “매도물량이 워낙 많이 쏟아져 더 나올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JP모건은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040원으로 제시하고 내년 2분기에 1000원 아래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당국은 침묵 외환당국은 쏟아지는 매물에 역부족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달러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유지는 의미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을 지켜 보노라면 왜 유혹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그러나 환율은 이해당사자가 첨예하게 모여 있는 시장의 힘에 의해 움직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연기금투자에 정부 과도보증 말아야”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 정부가 연기금을 경기부양에 동원키로 한 것과 관련, 정부의 과도한 수익성 보증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29 부동산 대책이 현재 민간소비 부진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년 중 한국경제의 회복은 확실하다고 했다. IMF는 지난달 우리 정부와 가졌던 연례협의를 바탕으로 25일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내년 예산이 올해와 비슷하게 책정됐다며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좀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MF는 “한국정부가 민간자본과 국민연금 등을 동원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에 대한 과도한 정부 보증은 적절치 않으며 상업적인 원칙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경제에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으므로 통화정책 기조를 더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만 하고 시장에 맡기는 한국정부의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10·29 부동산대책의 가격안정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이 조치가 주택시장을 얼어붙게 함으로써 가계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 종합부동산세 도입 때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정거래법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여당의 방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보고서는 재벌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에 따른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은 적으며,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재계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투자촉진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은 실제 경제상황에 비해 소비와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돼 있다.”며 “하지만 펀더멘털(경제기반)이 좋은 만큼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10월 외국인 증시이탈 18억弗…자본유출 ‘비상’

    10월 외국인 증시이탈 18억弗…자본유출 ‘비상’

    국내 자본의 해외이탈이 심상찮다. 국내 금리(콜금리 3.25%)가 낮은데다 환율하락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조짐이다.‘돈은 돈을 쫓아다닌다.’는 말처럼 국내 금리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해외쪽으로 돈이 몰려가는 추세는 불가피하다. 여기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국내로 유입됐던 외국자본이 국내시장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자본을 서서히 빼내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기업부문에서 자금수요가 없는 데다 가계대출도 포화상태에 달해 환율이 바닥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부문 자금 운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자본의 해외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유출 신호탄인가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중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합친 외국인증권투자 순유출액은 18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31억 6000만달러가 이탈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6∼8월 3개월동안 순유입세를 보이다 지난 9월(1억 7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두달째 순유출이 이뤄진 것이다.10월의 순유출액 가운데 주식부문이 15억 1000만달러나 빠져나갔다. 한때 주춤했던 내국인의 해외채권투자도 증가추세를 보여 순유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7∼8월 각각 6억달러와 7억 4000만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던 해외채권투자는 9월에 순유출규모가 2000만달러로 급감했으나,10월에 다시 5억 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반면 상품수지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10월 경상수지 흑자는 24억 9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경상수지 흑자누계는 227억 8000만달러로 연말까지 2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최근 들어 달러가치가 떨어지는데 달러 보유만 늘어나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게 됐다는 얘기다. ●자본유출 득(得)인가, 실(失)인가 전문가들은 적정한 자본유출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건을 팔아 달러만 잔뜩 보관할 게 아니라 해외투자 등을 위해 달러를 해외로 내보내야 환율도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해외직접투자, 증권투자 등으로 구성된 자본수지는 거의 유출되지 않고 경상수지만 쌓이면 국제거래에 불균형이 초래되면서 환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실물쪽의 해외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기업 입장에서 실물쪽의 해외투자를 늘리는 게 이득이 될 뿐더러 기회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투자에 대한 자산운용능력이 떨어져 해외로 나가더라도 달러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을 구입하는 데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자본의 해외이탈은 환율이 올랐을 때 돈을 싸들고 남미 등으로 돈을 빼내가던 상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팔아 돈이 들어온 만큼 우리도 달러를 갖고 해외에 투자하러 나가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외국자본 이탈을 심각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근년 들어 글로벌펀드 등 외국자본이 대거 국내로 유입된 것은 국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고, 정부가 환율유지를 위해 개입을 하고 있어 주가이득과 환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가 환율을 시장에 맡기면서 환율이 조정을 받자 서서히 돈을 거둬 빠져나가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외국자본의 ‘돈 빼 나가기’가 계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환율 1060원 붕괴 1달러=1057원

    환율 1060원 붕괴 1달러=1057원

    원·달러환율이 1060원 밑으로 주저앉았다.1997년 11월21일의 1056.00원 이후 최저치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대도 조만간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와 주가는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40원 떨어진 1057.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초 4.10원 하락한 1062.50원으로 출발, 오전 9시30분께 1063.80원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기업들의 수출대금이 유입되면서 1050원대로 내려앉았다. 외환당국이 1060원선을 지키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쏟아지는 매도물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주가지수가 전일보다 1.31포인트 오른 873.87로 출발해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0.07포인트 떨어진 872.49로 마감했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bcjoo@seoul.co.kr
  • 암시장 ‘뭉치 달러’ 넘친다…환율급락 쇼크

    암시장 ‘뭉치 달러’ 넘친다…환율급락 쇼크

    “다발로 팔러들 오지. 오늘 아침에도 한 사람이 4만달러(4000만원)를 (팔려고) 가져 왔어.” 25일 오전 10시. 국내 대표적 암달러 시장의 한곳인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뒤편의 남대문시장 골목에서 만난 한 암달러상은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기자는 박스로 다리를 가리고 두툼한 핸드백을 움켜 쥔 할머니에게 다가가 “5만달러”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대뜸 “10만 6800원”이라고 응수했다. 암달러 시장에선 1달러가 아닌 100달러 단위로 값을 부른다. 살지 팔지를 말하지도 않았는데 1달러에 1068원으로 사주겠다는 것이다. 팔려고 하는 건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요즘 (거액의) 달러를 사러 오는 사람이 어딨어.”라며 “팔거면 빨리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국내 암달러 시장에 달러가 넘쳐나고 있다. 암달러상들은 “사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손님 뿐”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의 달러 가치 하락 쇼크가 암달러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암달러상도 “나라에서 돈 찍어 달러 사들인다며 분위기 몰아가는데 팔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한 수 거든다. 그는 “사는 사람들은 1000∼2000달러 등 소액이 대부분인 반면 파는 사람들은 몇 만달러씩 뭉칫돈으로 판다.”고 말했다. 팔러 오는 사람이 8명이면 사러 오는 사람은 2명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제는 5만달러 들고 온 사람도 있다. 그래도 소화 못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암달러상은 점조직인 만큼 여러 명이 같이 팔아줄 수 있으니 액수는 걱정 말라고 한다. 암달러상들은 고액의 달러를 팔려는 사람들은 집안에 있는 돈을 들고 나온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달러를 소지하고 있던 자영업자들이라고 전했다. 기자는 “혹시라도 달러 값이 다시 오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아주머니가 나섰다. 그는 “옛날엔 달러가 없어서 IMF 같은 대란이 왔지만 지금은 달러가 쌓여 있는데 어떻게 오를 것을 기대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자기들도 밑지고 사주는 것이니 안 팔거면 빨리 가라고 이내 짜증을 낸다. 명동 입구 중국대사관 앞. 암달러상 아주머니에게 “오늘은 암달러 시세가 어제보다 더 빠졌는데 어제 가격으로 줄 수 있느냐.”고 흥정을 해봤다. 아주머니는 “어제는 70, 오늘은 68”이라고 말끝을 잘랐다. 이어 “그러니까 어제 팔았어야지. 요즘 같은 때는 빨리 파는 게 남는 거야.”라고 한소리를 했다. 그는 “보름 전만 해도 팔지 말지를 견주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일주일 전부터는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다발로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가격으로 팔아줄 순 없지만 그래도 은행보다 훨씬 많이 주는 거야.”라고 베푸는 듯이 말을 뱉었다. 은행에 팔려면 1달러에 1044원이지만 암달러상은 1068원을 준다. 살 때도 마찬가지. 은행에서 사려면 달러당 1081원, 암달러상은 1074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은 시중 은행들도 달러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우리은행 서울 모지점에 1만달러를 사겠다고 밝히자 점원이 환전축제 행사기간이라며 고시 환율은 고객이 살 때 1달러에 1081원이지만 1064원에 주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팔겠다며 시세를 묻자 1달러에 1055원(고시 환율 1044원)에 사주겠다고 말했다. 은행이 달러를 팔 때에는 매매기준율(1062.50원) 대비 환전마진을 1.5원 남기지만 살 때는 그의 다섯배인 7.5원을 남기는 것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은행도 사기보다 싸게 파는 쪽에 무게를 두고 달러 보유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이날 오전 달러당 1070원으로 시작한 암달러 시장 매도가(소비자 기준)는 오후 4시 1066원까지 떨어졌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구길모 과장은 “얼마나 빨리 떨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1050원, 상황이 나쁘면 1000원까지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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