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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TV 하이라이트]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첨단과 전통문화가 혼재된 ‘다양성의 도시’ 도쿄는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는 도시이자 첨단패션의 도시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문화요소들을 독특한 스타일로 융합해 전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로 손꼽히는 도쿄로 떠나본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도쿄의 독특한 패션과 건축, 라이프스타일을 집중 조명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당장의 생계 때문에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그녀의 최종목표는 안정된 취업을 하는 것이다. 정준이를 누구보다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꼭 해내야 하는 일이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사가 되거나 번듯한 직장을 갖는 게 그녀의 꿈이다.   ●생방송TV 연예(SBS 오후 8시50분) 초등학교 4학년 때 데뷔해 올해로 연기생활 27년째인 배우 장서희. 그녀가 3년 만에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6년 전 드라마 ‘인어 아가씨’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1년여 동안 후유증이 심했다는 뒷이야기와 TV연예 MC 시절 겪었던 외모 논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고백한다.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한해의 벼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진석. 게다가 그의 귀농 블로그가 인기를 모으자 출판사에서 이를 책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해온다. 그러나 그 일로 찾아온 출판사 직원이 과수원 이곳저곳을 망쳐놓고 만다. 마침 사과를 팔러 갔다가 허탕치고 돌아온 순호는 그 장면을 보고 불같이 화를 낸다.   ●베토벤 바이러스(MBC 오후 9시55분) 집에 돌아온 강마에는 건우에게 루미를 만나러 갔었다고 말하고, 건우는 괜찮다고 한다. 건우는 교향악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강마에는 건우를 도와주려 하지만 건우는 알아서 하겠다고 말한다. 함께 밥을 먹으러 간 강마에와 루미는 그곳에서 연주하고 있는 단원들과 마주친다.   ●클로즈업(자본시장 긴급 진단)(YTN 낮 12시35분) 월가의 금융쇼크로 전 세계의 자본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도 어지럽다. 환율은 불안심리에 따라 사상 최대의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도 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진수형 한화증권 대표이사와 함께 우리 자본시장에 대해 긴급 진단해 본다.
  •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내용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내용

    2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현 정부 첫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민간위원들은 재정 대응, 규제 완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의 충분하고 신속한 집행을 강조했다. 다음은 민간위원들의 발언내용 요지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번 위기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예상 못한 일이 튀어나오면서 비롯됐다. 세계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국제공조를 통해 대응을 잘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은 ‘충분하게(sufficiently)’ 집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에 1조원을 출자한다는데, 이 정도로 위기의 중소기업이 잘 버틸 수 있는지 과감하고 충분하게 검토해서 효율성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환율, 주가 등 금융문제는 시장이 해결할 문제인 만큼 정부가 여유를 갖고 대응하고 실물에 여파를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범정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기의 터널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지금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다.4·4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기대되지만 보호무역주의의 대두 등이 예상되는 만큼 만만히 볼 일은 아니다. 수출기업 지원을 통한 고용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환율 리스크를 기업만 지고 있는데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분담해야 한다. 재정을 통한 경기활성화는 지원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주성 이화여대 교수 우리나라는 국가채무가 32~33%에 불과한 만큼 재정은 건전하다. 재정 건전성을 안팎에 과시해 국가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재정지출을 할 때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일자리 창출보다는 청년층 실업에 돈을 쓰는 게 효과적이다. 지금 상황은 지출을 늘리기보다 조세 지원쪽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 노무현 정부 때 성장·분배의 이념공방을 벌였는데 정책이 이념싸움으로 가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장관 규제완화 논의가 많은데 중요한 것은 투자를 쉽게 하기 위한 ‘스피드(속도)’다. 골프장 허가를 받는 데 3년 반이 걸린다는데, 1년 만에 해 주면 투자도 빨리 이뤄지고 일자리도 생기지 않겠는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 주요 30여개국 중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관광수입이 감소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전 세계에 있는 지사와 콘퍼런스를 가졌는데 모두 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다. 외국지사에서는 한국의 신뢰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달라는 주문이다. 지금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국가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럴 때 과감하게 외국기업을 인수할 필요가 있다. ●윤경희 ABN 암로증권 회장 이달 말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서민경제, 부자경제 운운하는데 정책하는 입장에서는 서민과 부자, 서울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지금의 위기는 소방서(미국)에서 불이 난 꼴이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파이를 키운다는 시각 아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생각을 국민 전체가 가져야 한다. 김태균 윤설영기자 windsea@seoul.co.kr
  • 미래에셋發 펀드런 가시화 되나?

    미래에셋發 펀드런 가시화 되나?

    “8개월 만에 내놓으면서 이제까지의 악재를 한데 모은데 불과한 철지난 리포트에 불과하다.” “그렇게만 볼 게 아니라 미래에셋을 포함한 한국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20일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15%나 폭락했다. 낙폭 자체도 놀랍지만 하루 앞선 19일 정부가 발표한 장기 펀드 가입자 세제혜택 방안의 최대 수혜 종목으로 미래에셋이 꼽혔던 것을 고려하면 이변이다. 원인은 목표주가를 17만 1000원에서 6만 5000원으로 급격하게 끌어내린 외국계증권사 JP모건의 보고서였다.8만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JP모건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더니 6만 9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미래에셋측은 “전혀 상관없는 DJ비자금 연루설까지 흘러나오는 마당에 딱히 뭐라고 밝힐 말이 없다.”면서 며 입을 닫았다. JP모건 리포트에 충격받은 증권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G증권사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로 예상하는 등 지난해부터 외국계 리포트가 별다른 신빙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D증권사 관계자도 “이번 평가는 거의 8개월만의 업데이트인데 때늦은 이유를 내세워 목표주가를 지나치게 내려잡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미래에셋의 독주에 대해 ‘약장사처럼 영업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던 증권업계로서는 이례적인 한 목소리다. 미래에셋에 대한 저평가를 사실상 증권업계에 대한 저평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만큼 참고해야 한다는 반론도 거세다. 리포트는 안전자산 선호 때문에 증권에서 은행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는데다 넘쳐나는 미분양 아파트와 자산·원화가치 하락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사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런 요인은 미래에셋뿐 아니라 어느 증권사나 마찬가지다. JP모건은 여기에다 환율급등으로 인한 과도한 환헤지 비용 발생과 이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문제 등을 지적했다. 특히 코스피지수 1700~2000선대에서 뮤추얼 펀드에서 흘러든 자금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규모 환매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리포트는 “지금 당장 환매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환매를 향한 억압된 요구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이야 수익률이 워낙 저조해 가만히 있더라도 임계점에 이르면 환매가 물밀듯 쏟아지리라는 예상이다. 정부가 10조원대 신규자금을 빨아들일 것이라 얘기했던 19일 장기펀드 가입자 혜택안에 대해서도 “3.5~5.5% 수준의 제한된 환급만으로는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리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갈 돈은 무궁무진한데 들어올 돈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름 있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요즘처럼 불안한 시기에 민감한 내용의 리포트를 너무 급작스럽게 내놓았다는 점은 문제일 지 모르겠지만 리포트의 지적사항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은행권 中企대출 ‘시한폭탄’

    은행권 中企대출 ‘시한폭탄’

    중소기업대출이 은행권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둔화가 맞물려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연체율 급증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1.0%에 머물던 중기대출 연체율은 9월 말 1.5%에 육박하면서 올해 말에는 위험 수위인 2%에 다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 불황·은행권 경영실패 원인 20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은 1.5%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1.5%와 같은 수치지만 은행들이 분기 말에는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 정리 등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악화된 것이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1.0%에서 3월 말 1.3%로 올라선 뒤,6월 말에는 1.1%로 떨어졌지만 고유가의 영향이 현실화된 7월 말 1.4%로 다시 올라섰다. 시중은행들의 연체율도 상승 곡선에 있다. 중기대출 점유 비중이 가장 큰 A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0.38%에 불과했지만 ▲7월 말 0.58% ▲8월 말 0.75% ▲9월 말 0.74%로 두배 가까이 뛴 상태다. 작년 말 0.90%에서 3월 1.11%로 1% 선을 넘은 B은행은 6월 말 0.99%로 다시 낮췄지만 ▲7월 말 1.04% ▲8월 말 1.20% ▲9월 말 1.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C은행 중기대출 연체율도 3월 말 1%를 넘긴 뒤 8월 말 1.33%까지 올라갔다. 올해 중기대출 연체율 급증의 배경에는 경제 불황과 더불어 은행의 ‘경영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 대출은 중기대출로 일제히 쏠렸다. 그 결과 2005년 12조 5000억원이 늘어난 은행권의 중기대출 잔액은 2006년 45조 9000억원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사상 최대치인 68조 2000억원, 올 상반기에는 34조원이나 늘어났다. 다만 하반기 들어 8월 2조 6000억원 등 증가세가 꺾였지만 8월 말 은행권 중기대출 잔액은 413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 바람에 은행권 예대율(예금대비 대출 비율)도 2004년 99.9%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26.5%까지 치솟았다. 중기대출 문제는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깎는 원인이 됐다. ●중기대출 증가세 IMF 시절 연상 금융당국은 중기대출 연체율이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체율이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2004년 2.1% 등 과거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일부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기대출 부실화가 일정 정도 진행되더라도 은행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적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다. 지난해 말 1.0%에 불과했던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 달 말 1.5%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 대형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0.80%에서 8월 말 1.61%로 두배 이상 폭등, 올해 말에는 2% 선을 넘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적인 실물경제 위기가 내년 중순까지 지속되고, 이후 세계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되찾는 ‘U’자형이 아닌 불황이 계속되는 ‘L’자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연체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적정치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환율 역시 큰 부담이다.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상승은 불가피한 반면 경기 둔화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출증가율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중기대출 연체율이 1% 중반대로 유지되는 것은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연체율 수준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도 “연체율이 2% 안쪽에서 관리가 된다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최근 수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은행권의 부담이 되고 있지만 무턱대고 회수에 나설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혼돈의 시대, 언론의 역할/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옴부즈맨 칼럼] 혼돈의 시대, 언론의 역할/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던 우리 경제의 ‘9월 위기설’을 가까스로 넘기자마자 10월 들어 미국 발 전세계 금융위기가 유럽을 돌아 아시아로 밀려오는 형국이다. 유럽 국가들도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사태와 자국 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를 늦게나마 감지하고 미국의 비상대책에 버금가는 위기수습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였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은 일찍이 선례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획기적인 조치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정부가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주고 그 대신 금융기관의 지분을 확보하는 사실상의 국유화 조치이기 때문이다. 각국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하여 금융기관에 투입하려는 공적 자금의 규모도 엄청나게 크다. 우리 정부도 서둘러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다. 금융기관에 직접 달러를 공급하고 금융기관의 외화 채무에 대하여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는 비상한 조치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이 1997년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였던 외환위기 이래로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였고 유가증권시장이 1200선 아래로 밀려나며 국제자본시장의 유동성경색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대책으로 과연 충분할까 하는 점이다. 현재 전세계의 금융시장이 이처럼 불안한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은 단순히 융통할 자금이 부족한 유동성의 위기 차원이나 개별 금융기관이 부실화되는 재무적 건전성의 문제차원을 넘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적으로도 건전한 금융기관이 서로 거래상대방의 위험도를 신뢰하지 못하여 금융기관간 거래 자체가 경색되는 신뢰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지난 토요일자에서 서울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것처럼 외신이 연일 한국경제의 위기론을 언급하고 정부가 이를 해명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단순히 외신의 편견에 대한 정부의 반박으로만 넘길 일은 아니다. 맞든 틀리든 해외언론에 보도된 한국경제 관련 기사의 주 취재원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거나 금융거래를 하는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고 해외언론에 보도된 한국경제에 관한 기사를 주로 참조하는 독자가 역시 우리나라와 금융거래를 하거나 투자를 하는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면 이러한 기사들의 파급효과는 우려할 만하다.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져 있고 환율과 주가와 같은 국내 금융시장도 그 여파로 불안정한 상황을 거듭하는 요즈음 일반 독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상 유례없는 대책과 조치가 발표된 후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듯한 금융시장이 며칠 지나서 그러한 방안의 약발이 떨어진 듯 다시 불안정해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언제까지 불안정한 상황을 반복할 것인가. 우리 금융시장이 다시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것인가. 발등에 떨어진 금융위기가 일단 진정되면 그러잖아도 이미 위축되는 추세를 보였던 실물경제가 얼마나 더 침체할 것인가. 이처럼 예상되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펀더멘털은 좋으니 염려하지 말라는 정부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10여 년 전 외환위기를 겪었던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일반 독자들은 외신의 냉정한 비관론이 옳은지, 아니면 정부의 차분한 신중론이 옳은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물론 냉정한 비관론이 지나쳐서 과도한 파국론이 되는 것은 당연히 경계하여야 한다. 그러나 차분한 신중론에 너무 기댄 나머지 막연한 희망론에 빠지는 것도 금물이다. 요즘 같은 혼돈의 시대에 언론이 균형과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정부대책 안먹히네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노리고 일요일인 19일을 택해 대책안을 내놓았던 정부로서는 머쓱할 수준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오는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정부 대책이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을 따라가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문제는 실물위기에 대한 두려움인 만큼 이번 주에 정부가 내놓을 실물경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는 얘기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의 효과를 채 누려보기도 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장중 한때 1150선 아래로 떨어질 뻔도 했지만 오후 들어 6000억원대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전 거래일보다 23.96포인트(2.28%) 오른 1207.63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투신권이 2010억원을 사들이는 등 3923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으나 외국인은 여전히 3474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은 0.91포인트(0.26%) 오른 353.09에 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거래일보다 19.00원 떨어진 13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에는 64.00원이나 폭락했지만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환율이 올라갔다. 이는 19일 정부 대책안이 증시보다 환시장 안정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에 비춰보면 그다지 좋은 반응이 아니다. 실제 이날 시장에 나온 현물 거래량은 26억 91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 17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32억 7050만달러보다도 6억달러 정도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얘기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정부 대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는 급등락이 많아 불안한 모습”이라면서 “정부의 건설관련 대책이나 한국은행에서 금리인하 언급이 있었던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경과를 더 지켜보고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보증으로 원할한 借換땐 외환보유액 한층 안정 될 것”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대책 발표에서 “정부의 보증으로 대외채무의 만기차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면 외환보유액 사용을 최소화해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은행 해외채무에 대한 정부보증 규모를 1000억달러로 잡은 근거는.-(강 장관)미국이 내년 6월30일까지 발생하는 은행간 대출에 대해 선순위 채권을 보증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도 6월30일을 기준으로 하면 만기 도래분이 800억달러다. 이 경우 1000억달러면 충분하다. 많은 사람이 그때쯤이면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안정되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새로운 대책이 나올 것이다.▶이번 조치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이 총재)지난달 말 현재 보유액이 2400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데 지금 외환시장 상황이나 외화자금조달 시장의 상황을 봐서는 이번에 발표한 보유액 일시 사용 방안이 전체적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보유액을 이 정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강 장관)지급보증을 하는 것이 보유액을 아끼는 길이다. 차환이 원활히 이뤄지면 보유액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예상으로는 유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서 이달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200억달러가량의 보유액이 줄었는데 앞으로 경상수지가 구조적으로 흑자가 되고 정부의 지급보증으로 차환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보유액 규모는 한층 더 안정적일 것이다.▶은행권 유동성 보강이 기업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데.-(전 위원장)한계기업을 지원하는 문제는 정부가 적극적인 촉매 역할을 하겠다.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 한계기업인 중소기업이 있고 다른 부분은 건설사가 있다. 중기 지원은 이미 발표한 8조 3000억원 외에도 기업은행 현물 출자를 통해 1조원의 증자를 실시하면 12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도 확대해 나가겠다. 건설사 지원은 정부가 협의해서 수요일까지 합의된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금융기관 자본확충과 예금보장한도 확대도 검토했나.-(전 위원장)검토는 했지만 이번에 실시하지는 않기로 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 적정성을 볼 때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확충이 지금 당장 꼭 필요하지는 않다. 예금보장 한도 확대도 지금은 필요성이 없다.▶유동성 공급이 물가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데.-(이 총재)전체적으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5%가 조금 못 되거나 5% 가까이 될 것으로 본다. 국제금융과 원화 환율이 안정되면 내년에는 물가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물가는 한번 오르면 내려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물가 목표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 경기 부양 ‘뾰족한 카드’ 없어 골머리

    정부가 거시 경제정책 기조를 ‘경기부양’으로 전환키로 하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 등 변수가 많아 판단과 선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과 예산안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담한 감세정책과 함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수출 위축에 따른 문제를 내수로 메우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6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담은 각종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관철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득세 등을 낮춰 내수가 가라앉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 실물 경기가 모두 어려워진 만큼 감세의 당초 취지를 살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건설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책 수립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확대재정의 재원 마련 문제다. 감세 기조 하에서 무슨 돈으로 추가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 정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 예산안을 국회에서 수정한다고 해도 그 폭에 제한이 많은 만큼, 필요할 경우 국채발행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 내 다른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정 건전성은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존 지출계획의 항목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 흔히 사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경기 부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에 비해 건설의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부동산 버블 등 문제가 있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무리하게 건설경기 부양에 나선다면 부동산 버블의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키고 별 효과도 없이 국가재정만 축내게 될 것”이라면서 “건설 분야를 경기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국내 고용사정은 9월 취업자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명 선에 그치는 등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참여정부 때 당장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적 일자리가 줄어든 데 큰 원인이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일자리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석달 만에 최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환율불안 등으로 여전히 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확대 재정의 부작용을 우려케 한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서 “경기 활성화 방안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결코 물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 지급보증땐 “외화조달 쉽고 금리 낮아져 달러 아끼는 것”

    [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 지급보증땐 “외화조달 쉽고 금리 낮아져 달러 아끼는 것”

    19일 발표된 정부와 한국은행의 금융대책은 ▲시중자금 유동성(원화, 달러화)을 확충하고 ▲금융시장(외환, 주식)을 안정시키고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내년 6월까지 만기 외채 800억弗 정부는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 주기로 했다. 은행이 외국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한국정부가 나서서 대신 해결해 주는 것으로 자금조달을 쉽게 하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는 “각국이 정부 지급보증에 나선 상황에서 가만히 있다가는 자칫 우리나라 은행들만 국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해외지점 포함)이 내년 6월30일까지 도입하는 대외채무에 대해 정부는 3년간 총 1000억달러 한도에서 보증을 선다. 한도를 1000억달러로 잡은 것은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되는 국내은행의 대외채무가 800억달러인 점이 감안됐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차환이 잘 이뤄지면 보유액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급보증이 보유액을 아끼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달러 부족에 따른 환율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에 300억달러를 추가로 방출한다. 정부 관계자는 “200억달러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하는데 그 중 150억달러는 경매, 나머지 50억달러는 무역금융 지원”이라면서 “나머지 100억달러는 한은이 경쟁입찰 등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스와프자금 100억달러와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달러를 지원했다. ●韓銀서 채권 매입… 유동성 해소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국채 직매입, 통화안정증권 중도상환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 원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은행권의 예금금리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경향으로 자금의 ‘제2금융권→은행권’ 이동이 심화되고 있어 비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기능도 크게 위축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은이 채권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풀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장기보유 주식 및 채권 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을 통해 시장안정과 중장기 투자유도를 도모하기로 했다. ● 企銀 1조원 출자… 대출여력 키워 정부는 기업은행에 1조원의 현물출자를 해 대출 여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많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과 같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등 대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지난 8월 이후 은행권의 대출 증가액이 50% 이상 줄어드는 등 자금사정이 최근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 6월 기준 기업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0.49%로 국내 은행 평균인 11.36%에 미달하고 있다.”면서 “1조원의 자본을 증자하게 되면 중소기업 대출여력이 12조원가량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주요 선진국에서 실시한 예금보호한도 상향 조정과 금융기관의 자본확충은 현재 시점에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앞으로 필요할 경우 검토하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CEO칼럼] 위기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자/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CEO칼럼] 위기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자/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동반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선진경제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미국계 투자은행의 몰락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전세계 시장참가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충격의 여파로 세계 각국의 금융혼란이 가중되고 주가폭락과 투자심리의 급속 냉각 등 금융과 실물을 포함한 모든 경제부문에서 공포수준의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위기는 국지적으로 전개됐던 과거의 위기와 달리 전세계, 경제 각 부문에 걸쳐 전방위로 위기 국면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도 이러한 경제위기로 인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환율과 주가는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한 양상을 띠고 있고 조선, 해운, 철강 등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주력업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수출이 중심인 우리 경제 구조의 특성상 대외적인 악재는 한동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인구에 회자되는 말로 ‘우리 경제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 초반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70년대에는 석유파동을 두 차례나 겪었고 97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극단적인 경제적 위기 상황을 겪기도 했다. 또 몇 해 전에는 신용카드 연체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겪기도 했었다. 그 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자금대란설 등 각종 설(說)로 대변되는 위기들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우리는 그 위기를 헤쳐나왔고 오히려 새로운 성장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외환위기때는 위기 극복에 적어도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던 세계 저명 경제학자들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전 국민이 똘똘 뭉쳐 조기에 경제위기 상황을 수습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의 위기는 우리 기업에 매우 큰 고통이자 시련이었지만 그 위기를 새로운 성장기회의 동력으로 활용해 오늘날 우리 경제가 더욱 튼튼한 구조를 갖추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례로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당시 위기를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의 기회로 활용하여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했다. 필자의 회사가 속해있는 STX그룹도 국내외 어려운 경제상황 여건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하여 현재 대표적인 해운 및 중공업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밖에도 우리 경제 및 산업계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이룬 사례가 적지 않다. 모두가 위기상황이라고 얘기만 하고 있을 때보다 멀리, 보다 높은 차원의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힘들고 어려운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의 위기 극복 경험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력과 위기 돌파 능력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 많은 기업들도 이러한 소중한 경험적 자산을 바탕으로 현 상황에 너무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위기 뒤에 오는 기회야말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컴퍼니가 될 수 있는 확실한 동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 부동산 시장 연착륙이 시급 실물경기 추락 공포 막아야

    부동산 시장 연착륙이 시급 실물경기 추락 공포 막아야

    “제일 급한 것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입니다.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피해야 합니다.” 떨어지는 주가와 치솟는 환율로 어지러운 요즘 정부가 할 일에 대해 박경철(43)씨는 이렇게 답했다. 박씨는 경북 안동에 있는 신세계병원장인 의사이지만 필명 ‘시골의사’로 더 유명한 주식투자자이자 경제평론가다. 지난 총선에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화 인터뷰에서 박씨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도 금융위기가 실물 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포감을 줄이는 데 정부 정책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엄청난 공포는 금융위기에서 실물위기로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입니다. 금융에서 실물로 위기가 넘어가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금은 거의 동시간대에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게 공포의 핵심입니다.”공포감을 피하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은 소비자 지갑에 현찰을 든든히 채워주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발 경제위기의 본질도 미국 중·하위 계층 소수민족의 소비둔화다. 자산가치는 무너지는데 당장 내 주머니에 쓸 돈이 없다. 공포감 때문에 지갑을 더 닫아버리니 실물 경기가 추락하는 공포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서민과 중소기업들이 무너지면서 내수 기반이 붕괴됩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법이 있을까.“감세와 재정정책이 함께 가야지요. 단, 무차별적인 감세는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법인세를 깎아주더라도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한 회사에 혜택을 주는 방식이지요. 그래야 실물경기 침체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고통을 극복한다는 일체감이 형성되면서 돌파력이 생깁니다.”최악의 경우에는 중·하위층 주머니에 직접 돈을 넣어줄 수 있는 방안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될까. 박씨의 대답은 ‘예측불가’였다.“주가만 해도 그렇습니다. 모두들 너무 싸다고 합니다. 기업의 과거·현재가치를 따지면 맞는 말입니다. 자산도 충분하고 수익성도 좋거든요. 그렇다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냐. 그렇지 않다, 모르겠다는게 바로 지금 위기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코스피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 이 위기가 얼마나 갈 것이냐라는 예측은 지금 시점에선 무의미합니다.”상당 기간 어려움이 계속 되리라는 얘기다. 그러나 지나친 공포감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외환위기 경험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까지 겹쳐져서 시장이 더 어렵다고도 했다. 일부에서는 코스피 500선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이런저런 험한 말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 시나리오 같은 것을 운운하는데 그런 논리로 따지면 한국 말고 더 좋은 먹잇감이 세계에 널려 있습니다.” 대신 투자자들에게는 보수적인 대처를 주문했다.‘여윳돈’,‘장기투자’ 두가지 원칙을 되돌아보라고 했다.“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이라면 투자할 만한 곳을 찾을 법도 하지만 부채가 있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빚을 먼저 갚고 투자를 삼가는 게 정석입니다.” 1990년대 초반 의대 재학시절부터 금융시장을 공부해왔던 박씨는 10여년 전부터 투자자 게시판에서 아이디 ‘시골의사’를 통해 탁월한 분석력과 놀라운 수익률로 명성을 쌓아왔다.‘묻지마 펀드’가 유행하던 지난해에 이미 한국·중국의 증시가 곧 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었다.‘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을 시작으로 각종 베스트셀러를 펴냈고 최근에는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뉴스&분석] “셀코리아 막자” 외환 긴급조치

    정부의 금융시장안정화 종합대책은 사실상 ‘외환 긴급조치’다. 달러난에 빠진 국내 금융계를 우리 스스로 구하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한 셈이다. 외화·원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셀코리아(Sell Korea)’를 막고, 국내투자자들의 ‘펀드런(대량환매)’ 가능성 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해외를 향해 안방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태에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과 똑같거나 더 나간 정책을 내놓지 않는 한 한국 시장이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그동안 불필요하게 위기감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과 호주가 은행간 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선언한 데 이어 홍콩(14일), 싱가포르(16일) 정부까지 외화예금 보장조치를 발표하면서 다급해졌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3년 전 주가로 추락한 증권시장의 ‘패닉’과 1500원선을 향하는 원·달러 환율을 얼마나 안정시킬지는 미지수다.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런’을 막기 위한 조치로는 아주 미흡하다는 평가다.‘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 투자평론가는 “주가 폭락에 대한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에는 이번 조치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오히려 연간 펀드가입액을 600만원으로 낮추고 소득공제를 연간 50%로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약속한 펀드 판매수수료 대폭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전문가들은 정부가 은행의 대외채무를 1000억달러까지 보증하고 은행권에 300억달러의 외화유동성을 확대하는 방안은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선진국과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수출 등 실물뿐 아니라 금융시장에서도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외국인 채권 투자자들이 옮겨갈 가능성을 차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의 기초체력(수출·실물경제)은 좋은데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이 지속돼 외국인들이 탈출을 시작하면, 외화·원화 유동성 압박으로 궁극적으로 실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2400억달러에 못미치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수준에서 이런 정부의 보증과 지원 대책이 가능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다고 당장 외화가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또 은행이 지급불능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면 정부가 대신 상환하고 은행의 해외자산을 매각해서 외화를 보전하면 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설명한다. 또 은행에 지원하는 달러 유동성 역시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에서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구조이므로 중기적으로는 외환보유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달러 없어 난리인데 해외 수학여행인가

    경제난 속에서도 일부 중·고교가 해외 수학여행을 강행, 학부모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올 들어 환율상승으로 수학여행 비용은 지난해 50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껑충 뛰어, 공교육비외에 학원비 등 각종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해외 수학여행 중·고교는 2006년 62개교,2007년 88개교로 늘었다가 올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줄었지만 여전히 69개교가 갔다 왔거나 준비중이다. 해외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추억을 쌓는 유용한 교육수단이지만 긍정적인 면 못지않게 부작용도 심하다. 우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겪는 소외감, 위화감 등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다. 오죽하면 지난해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한 학생이 투신자살까지 했겠는가. 사정이 이런데도 수학여행을 비용에 따라 6개 코스로 세분화한 학교도 있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해외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 과도한 통제와 언어소통 등의 문제로 인해 학습효과도 크지 않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지금은 달러모으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환사정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경제와 가계 살림살이를 감안, 일선 학교들이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 여행지를 해외에서 국내로 돌리거나 알찬 내용의 수련회나 체험현장학습으로 대체,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 가정과 나라의 어려움에 동참, 고통을 분담하는 것도 훌륭한 산교육이다.
  • [금융시장 안정대책] “금융위기 대처 글로벌 정상회담 열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글로벌 금융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국제정상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연쇄 국제정상회의를 제안했다. 세 사람은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동한 뒤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첫 국제정상회의는 미국 대선(11월4일) 직후인 다음달 말쯤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성명은 “국제정상회의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뤄진 진전 사항을 검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개혁의 원칙들에 대해 합의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정상회의에는 선진7개국과 러시아(G8), 중국과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신흥경제국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자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번 국제정상회의는 그러나 44개국 정상들이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 모여 통화정책과 국제환율체계를 조율했던 1944년과는 달리 국제금융체계에 대한 감독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비롯해 대형 은행과 신용평가회사,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 강화, 전세계 자금 흐름 관련법의 개정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금융위기와 관련한 G8 정상회의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반 총장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금융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정상회의를 열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유엔본부에서 국제회의를 열어야 회의가 정통성을 갖게 되며 금융위기라는 국제적 도전에 맞서 단합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이 반 총장의 제안을 감사하게 생각하나, 첫 회의는 ‘미국 땅’에서 열리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며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kmkim@seoul.co.kr
  • 한은, 달러 시중은행에 직접 공급

    한국은행은 17일 외화자금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앞으로 시중은행에 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경쟁입찰방식의 스와프 거래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그동안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대행은행을 통해 비공개적으로 달러를 공급해 왔다. 한은은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지점, 농협·신협 중앙회 신용사업부문 등 모든 외국환 은행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된 낙찰금액, 낙찰금리로 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달러가 필요한 은행은 입찰에 참여해 가장 낮은 원화금리 등을 제시하면 한은은 해당 은행에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다. 입찰은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외화자금시장 여건 등에 따라 수시입찰도 한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은행들의 초단기 달러자금 사정은 상당히 개선됐으나 올 연말까지 27억달러의 중장기 만기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해 첫 스와프 경매는 오는 21일 3개월 만기로 약 20억~30억달러 정도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국장은 “현재 은행들은 10월까지 달러수요를 모두 맞춰놓은 상태이고, 일부 은행은 11월만기 수요까지도 확보해놓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열어 국내 은행과 외국은행의 거래에 대해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고 장기 주식형 펀드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 펀드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감세 정책 외에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금융시장 및 실물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코스피지수는 3년만에 종가 기준으로 12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11포인트(2.73%) 급락한 1180.6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25포인트(0.63%) 내린 352.18을 기록했다외국인은 4948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00원 떨어진 1334.00원으로 마감했다. 문소영 김태균기자 symun@seoul.co.kr
  • [실물경제로 번지는 금융위기] ‘요동치는 환율’… 암달러상 르포

    “IMF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무서워서 당분간 문을 닫아야겠다.” 17일 오전 서울 남대문에서 40년간 사설 환전소를 운영해온 김모(78)씨에게 기자가 “2000달러를 팔겠다.”고 접근해 봤다. ●베테랑 암달러상도 환전 손해 김씨는 “달러 당 1260원씩 쳐주겠다.”고 말했다.“어제는 달러 시세가 1310원이었는데 어떻게 하루새 50원이나 차이가 나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그럼 1265원에 사겠다.”고 말했다. 자리를 뜨려고 하니 이번에는 “1280원까지 주겠다.”고 했다.5분간의 흥정에 가격이 세번이나 바뀐 것이다. 김씨는 그래도 고민하는 기자에게 “점심 때 오르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손님도 없는데 제발 한 장이라도 팔고 가라.”고 졸랐다. 하지만 오후 2시에 다시 찾아가자 1290원까지 올랐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 기준)은 1334원으로 1373원이었던 16일보다 39원이 내렸다. ●환율 급등락 반복… 예측 불가능 남대문·명동 일대의 베테랑 암달러상들도 ‘널뛰는 환율’에 두 손을 들고 있다. 평소 10여명의 환전상들이 자리를 지키던 남대문시장 골목에는 절반 정도만 나와 손님들과 흥정하고 있었다. 명동의 공인환전소 역시 8곳 가운데 2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 문을 닫지 않은 환전소도 오후 7~8시가 되면서 철시했다. 명동의 M환전소 관계자는 “16일에 1만달러를 매입했는데 밤 사이 50원이 떨어져 50만원이나 손해를 봤다.”면서 “정부에서 환율개입을 많이 하니까 비정상적으로 환율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O환전소 관계자는 “2만달러 이상을 거래하면 정부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요즘 미신고 단속이 심해져 당분간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날의 환시장을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되자, 환전상들은 하루 동안 사들인 달러를 그날그날 원화로 바꾸고 손을 털고 있다. ●달러보다 엔 바꾸려는 손님 선호 명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환전상을 하는 중국인 양모(37·여)씨는 “매일 정리해야 5만원 정도의 수입이라도 얻는다.”면서 “2년 전까지 이 자리에서 붕어빵 장사를 했는데 요즘 같이 전업을 후회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환전상들은 요즘 같은 때에 많은 금액을 환전하려는 손님은 달갑지 않고, 달러보다는 정부의 개입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엔화를 바꾸려는 손님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오전 10시쯤 주부 김모(55)씨는 500달러를 바꾸러 왔지만 달러 당 1270원을 부르자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정오쯤 환전상을 찾은 이모(53·여)씨도 “장롱 속 뭉칫돈을 가져 왔는데 달러당 1280원밖에 안돼 그냥 가야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국내 기름값 ‘국제가·환율 줄타기’

    국내 기름값 ‘국제가·환율 줄타기’

    국내 기름값이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환율상승 부담 사이에서 공방전을 벌이며 하강을 시도하고 있다. 인하요인이 승기를 잡으면 휘발유와 경유값이 각각 ℓ당 1600원,1500원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17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www.opinet.co.kr)에 따르면 16일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01.55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ℓ당 0.11원 올랐다. 반면 같은날 경유 평균가는 ℓ당 1615.64원으로 전날보다 ℓ당 4.58원 떨어졌다. 불과 석 달전에 ℓ당 2000원을 넘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내려온 셈이다. 여기에는 국내 기름값의 기준인 국제 제품값 하락 공이 가장 컸다. 이달 셋째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가격은 배럴당 81.51달러로 전주보다 7.31달러 떨어졌다. 경유(유황 0.05% 기준)도 배럴당 87.92달러로 8.17달러 내렸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도 5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1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6.68달러 급락한 61.9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3월29일(배럴당 61.78달러) 이후 약 19개월만에 최저치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4.69달러 떨어진 69.85달러로 마감,70달러대가 무너졌다. 석유공사측은 “원달러환율이 많이 올라 국내 기름값 하락폭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외제차/박재범 수석논설위원

    외제차값은 요지경 속이다. 미국에 비해 한국의 차값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높다.BMW나 렉서스 등 한국에서 인기있는 차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 미국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BMW 328i 컨버터블의 경우, 값이 대략 4만달러쯤 한다. 소비자권장가격(MSRP)과 실제 판매가격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차이가 기껏해야 1000달러 안팎이기에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이 차는 한국에서 환율이 들쭉날쭉하기 이전인 올 상반기 무려 7000만원대에 판매됐다.3000만원쯤 비싸다. 렉서스도 비슷하다. 렉서스 sc 430은 값이 미국에서 5만 8000달러가량 하지만, 한국에서는 1억원대이다. 역시 4000만원쯤 차이가 난다. 수입차협회에서는 이에 대해, 한국은 외제차 시장이 작은 데다, 각종 세금 등이 높은 탓이라고 주장해 왔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자동차 관세율은 8%로 미국의 2.5%보다, 일본의 0%보다 훨씬 높다. 차량 구입에 붙는 모든 세금을 합치면 대략 차값의 20∼30% 수준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보다 30% 이상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렉서스 sc 430을 기준으로 할 때, 올 상반기 미국 판매가에 한국 세금을 더하면 차값이 대략 7만 5000달러 정도여야 한다. 여전히 한국 차값이 2500만원쯤 비싸다. 마진이다. 왜 이렇게 외제차는 마진이 높을까.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답을 내놓았다. 공정위는 엊그제 BMW와 렉서스 등의 국내 딜러인 16개 회사가 가격 할인 폭 등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21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은 담합내용을 서로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직원들을 고객으로 가장해 값을 물어보는 ‘미스터리 쇼핑’을 하기도 했다. 결국 수입차의 터무니없이 비싼 국내판매 가격은 담합의 결과였음이 드러났다. 이번 공정위의 적발은 역설적으로 한국도 수입차 관세를 낮출 시점이 됐음을 시사해준다. 높은 수입장벽에 의해 국내 소비자들이 제값을 알기 어려워진 틈을 타, 수입업자들이 담합의 유혹에 빠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보호막을 걷어야 국내 자동차업체도 한층 건강해질 수 있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실물경제로 번지는 금융위기]“단기외채·예대율 수위 예의주시”

    [실물경제로 번지는 금융위기]“단기외채·예대율 수위 예의주시”

    “그들이 걱정할 나라가 과연 한국밖에 없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어떤 의도를 갖고 기사를 쓴다는 의구심이 든다.” “근거도 빈약한 보도를 반복해 한국 경제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잇따른 외신들의 부정적인 보도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관계 악화를 의식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워낙 자주 반복되다 보니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에 나오는 부정적인 보도들은 상당부분 잘못된 팩트(사실)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례로 단기외채의 규모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 6월까지 1750억달러를 차환해야 한다.”고 썼지만 정부는 “전부 차환 대상이 되는 일은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으며 이중 600억~700억달러는 그 대상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판단기준의 차이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국내 일반은행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의 경우 월스트리트저널은 “136%로 아시아 평균 8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지만 정부는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해야 하며 이 경우 103%로 일본(74%)보다는 높지만 미국(112%)보다는 낮다고 주장한다. 한 금융전문가는 “최근 외신들이 예대율 개념을 들고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자기자본비율(BIS)을 더욱 중요한 건전성 판단근거로 삼아 왔다.”면서 “예대율을 따지자면 시중에 100조원 이상 깔려 있는 CD를 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외신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금융·외환 건전성에 주목하는 데는 1차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이 크게 자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이 갖는 특수성도 이유로 들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호주 외에 거의 유일하게 자본 자유화가 이뤄진 데다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외화조달이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이런 점에 착안해 한국에 과도한 관심을 보내고 있지만 대외노출이 많다는 것과 부실 위험도가 높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의 오쿠다 사토루 전임조사역은 “한국의 변화한 상황을 외신들이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내실을 보지 않고 환율이나 주식시장의 동요 등 위험성만 과도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큰 틀의 방향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지만 문구 하나하나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그들이 보도하는 내용 중에 이미 우리가 예의주시하지 않고 있는 새로운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신들도 현재 한국 특파원이나 국내 언론의 내용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용하는 수치도 실제와 차이 나는 등 정확성에서는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 기관이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17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부터 올 말까지 계획 중인 직원의 해외 파견이나 연수 등을 미루거나 계획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월 2일부터 1주간 이탈리아 밀라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등 3개 도시를 방문하려던 해외출장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오 시장은 밀라노에서 세계디자인올림픽(WDC) 2012년 서울개최 휘장을 인수하고, 외국투자 유치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광주시는 지난 15일~오는 25일 9박 10일 일정으로 예정된 ‘국외공무원 노사관계연수’에 시 직장협의회 관계자를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중단했다. 이번 일정은 당초 네덜란드·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 선진지역을 둘러보는 코스로 잡혀 있었다. 시는 또 다음달 2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러시아·헝가리 등 동유럽지역에 관계 공무원을 파견, 국가재난관리선진제도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시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제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도 가급적 해외연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최근 연기된 일정은 사실상 취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 경기 호전 뒤로 미뤄 전남도도 최근 공무원의 각종 공무수행을 위한 국외출장 또는 여행을 국내경기가 호전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해 온 ‘국외 선진지 비교연수 팀훈련’이 전면 취소됐고, 단순 비교연수·견학과 같은 일반 국외연수도 중단했다. 목포시의회는 최근 상임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6박8일의 일정으로 계획된 의원 국외연수 일정을 취소했다. 시 의회는 해외 연수 대신 국내 연수와 토론회 등을 갖기로 계획을 바꿨다. 광주 동구도 올 말 예정된 모범공무원 해외연수 계획을 중단했다. 모범 공무원 70여명을 대상으로 계획된 해외연수 일정은 환율이 폭등하면서 잠정 중단됐었고, 최근 일정 자체를 모두 취소했다. 대구시도 최근 노사관계 담당자의 서유럽 출장을 중단했다. 또 연말까지 계획된 30여건의 자료수집 및 선진지역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출장을 전면 수정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 서구도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예정된 우수 공무원 7명의 중국견학을 무기 연기했다. ●불가피할 땐 환율 상승분 본인 부담 경북도는 올 연말까지 예정됐던 65건의 공무원 외국출장을 전면 보류했다. 취소가 불가능한 경우 1달러에 1100원의 환율을 적용해 여비를 제공하고 초과금액은 당사자가 부담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경북 안동시는 23~26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건강도시 연맹총회’에 참석하려던 인원을 당초 6명에서 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건강도시와 관련한 벤치마킹을 위해 이달 중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공무원을 보내려던 계획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고,24~26일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유산도시 아시아·유럽총회’ 참석인원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경북 포항시는 일본 후쿠오카 현지에 아파트를 임대하고 시청 버스를 이용해 연수대상자들은 부산으로 실어나르는 등의 방법으로 공무원 1명의 4박5일 일본 연수비용을 29만원선까지 끌어내렸다. ●사천시의회, 연수 예산 영세민 지원 이 밖에 구미시는 5급 이상 공무원들의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억제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문경시도 외국출장·연수 관련 지원범위를 축소하거나 인원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시의회 역시 다음달 11~20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3개국을 방문하려던 해외연수계획을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취소하고 연수예산은 모두 지역의 어려운 계층 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시의회 의장은 “환율 폭등과 고유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국민들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당에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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