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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노선 갈아타는 트럼프… 하루에 정책 4개 뒤집기

    중도노선 갈아타는 트럼프… 하루에 정책 4개 뒤집기

    환율조작국 지정·나토 무용론 등 외교·경제·안보 정책 견해 선회 트럼프케어 실패로 전략 바꾼 듯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변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힘’으로 밀어붙였던 외교와 경제, 안보 정책의 변화가 뚜렷하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하루에만 4개 정책을 뒤집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백악관 정책 기류 변화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환율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수출입은행 등에서 기존의 강경했던 견해를 뒤집었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보호무역 등에서도 미국 전통의 국제주의와 자유무역 등 기존 세계 질서를 존중하는 ‘중도 온건’ 노선으로 선회했다. 이는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등 극우파가 ‘백악관 실세’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큐슈너 선임고문 등 ‘온건 보수파’가 장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이 환율 조작으로 무역 이득을 얻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연히 비난한 것과는 ‘확’ 바뀐 것이다. 또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다가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협력하려고 한다”며 중국 껴안기에 나섰다. 또 방위비 분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무용론’을 제기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서도 “예전에 나토가 쓸모없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쓸모가 있다. 나토는 변했고 이제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고 있다”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반면 “우리 미국 대통령보다 더 강력하다. 똑똑한 대통령”이라고 칭찬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러시아와는 잘 지내지 않을 것. 러시아와 관계는 역대 최악”이라며 날 선 비판에 나섰다. 따라서 유럽과 동맹을 중시하고 중국과는 갈등과 협력을, 시리아 등 문제로 러시아를 압박했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같은 외교 노선이 구축됐다. ‘정치적 인물’이라며 비난했던 옐런 의장에 대해서도 “나는 그녀를 좋아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또 수출입은행 폐지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뒤집어 “수출입은행이 소기업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트럼프케어 실패로 ‘밀어붙이기’식 정치엔 무리가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이 깨달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슬아슬한 속도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면서 “세계 질서를 존중하는 보수 온건의 미국식 정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트럼프, 中 환율조작국 공약 철회…시진핑과 북핵·무역 ‘빅딜’ 주목

    트럼프, 中 환율조작국 공약 철회…시진핑과 북핵·무역 ‘빅딜’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군사행동까지 시사하며 한반도 전운을 한껏 고조시킨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경제·통상 분야에서 양보할 테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해 달라는 ‘빅딜’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최근 몇 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한 일이 없다. 이번 주 나올 예정인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북한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며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중국이 도와주면 우호적으로 무역협상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재배치에 대해선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의미”라며 “(12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김정은에게 미국이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핵잠수함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공은 중국에 있다”고 말해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확인한 중국도 연일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3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첫 번째 목적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나 중국의 도움이 있다면 핵을 포기하고서도 이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한 중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조만간 방북해 미·중 정상회담과 한국을 방문한 결과를 북측에 설명하고 핵실험 자제를 설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 정상적인 왕래가 유지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최근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이 “장전 및 거총 상태”(Primed and Ready)라며 6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北 추가도발 막으러 한반도 항공모함 배치...핵잠함도 있어”

    트럼프 “北 추가도발 막으러 한반도 항공모함 배치...핵잠함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을 배치한 이유에 대해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핵잠수함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김정은에게 알게 해 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항모를 넘어서 핵잠수함도 한반도 해역으로 출동시킬 수 있음을 암시했다. 트럼프는 “그런 나라(북한)가 핵무기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은 아직 핵무기 운반시스템을 갖지 못했지만 가질 것이다. 그것은 아주 쉬운 것”이라고 말했다. ▶ 中 “美와 계속 소통 원한다”… 北에 경고 메시지 ▶ 北 ‘외교위’ 19년 만에 부활… 고립 탈피·정책 전환 신호탄 되나 ▶ 칼빈슨호 최종 도착지는 동중국해? 한반도 남쪽 해역? 그는 또 “중국이 몇 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면서 이번 주 나올 예정인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지금 지정하면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시진핑 주석을 만났을 때 북한 문제 해결을 도와주면 무역협상에서 양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공개했다.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퇴진이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특정 시점이 되면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또 사용하면 또 다른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에게 ‘배럴 밤’(barrel bomb)을 터트릴 경우에도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시리아 난민의 미국 입국 금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나에 대해 신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부분적으로는 나의 잘못”이라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는데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화폐 가치를 낮추면 (미국 기업은) 경쟁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털어놓고 말하건대,나는 저금리 정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끌어내기 소동과 관련해서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재발방지를 위해 오버부킹(초과예약)을 금지하기보다는 좌석을 포기하는 승객에게 주는 보상의 한도를 없애는 방안을 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환율조작국 아냐”
  • 美 금리인상에… 더 커지는 아시아 ‘부채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본격 금리 인상에 돌입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부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021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아시아 회사채가 1조 달러(약 1141조원) 규모이며 이 중 달러화 표시 채권이 63%인 만큼 아시아 부채 리스크가 재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의 부채 폭탄은 기업부터 은행, 정부, 가계 등 경제 주체에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으며 미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지면 이들 국가의 부채 뇌관을 건드린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각국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확충하고 채권시장을 강화하는 등 완충지대를 두고자 노력하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른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258%에 이른다. 2015년(158%)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새 무려 100% 포인트나 늘었다. 중국의 부채는 대부분 기업에서 이뤄진 것으로 국영 ‘좀비 회사’가 주범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환율 변동성 등은 역내 위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상하이의 철근부터 호주 시드니의 부동산까지 모든 부분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부채비율은 2008년 173%에서 지난해 240%로 확대됐으며, 호주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189%로 치솟았다. 호주는 지난해 가구당 소득이 3% 증가한 데 반해 주택 관련 부채는 6.5% 증가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저금리와 부동산 붐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 134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가계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9%를 크게 웃도는 169%이다. 정부 부채가 GDP의 2.5배에 이르는 일본은 세계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물 품은 뭍 龍 잠든 뫼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물 품은 뭍 龍 잠든 뫼

    하롱베이를 돌아보지 않고 베트남을 가봤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베트남을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니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하지만 이는 종종 머리에서 하롱베이를 지워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짱안(Trang An), 응와 롱(ngoa long) 산 등의 경승지들은 종전의 여행 패턴을 답습해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곳들입니다. 수도 하노이 안쪽의 동쑤언 시장, 롱비엔 시장 등 날것 그대로의 모습들이 펄떡대는 곳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예전과는 다소 다른 경로로 베트남 북부를 돌아봤습니다.하노이에서 남쪽으로 93㎞ 정도 내려가면 짱안과 만난다. 베트남의 대표적 경승지인 하롱베이에 빗대 ‘뭍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곳이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에 등재됐다. 공식명칭은 ‘짱 안 경관’이다. 이 안에 짱안과 땀꼭, 빅동 등의 풍치지구가 포함됐다. 이 일대는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으로 형성됐다. 크고 작은 바위산들이 겹겹이 이어진다. 때로는 깎아지르고, 때로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다. 바위산 주변으로는 강물이 휘돌아간다. 강물은 바위산이 막아서면 뚫고 지나간다. 이렇게 물길이 만든 수상동굴이 아홉 개에 이른다. 이 물길이 곧 짱안의 관광 루트다. 대나무를 잇대 만든 삼판 배 타고 돌아보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상동굴은 크기와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개중엔 종유석을 말끔하게 잘라낸 동굴도 있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조치였을 테지만, 훼손된 자연을 보며 지날 때마다 개운하지 않은 뒷맛이 남는다. 동굴을 나서면 또 다른 카르스트 지형이 펼쳐진다. 그러니까 비슷하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아홉 번 펼쳐지는 곳이 바로 짱안이다.●짱안 경관의 별칭은 ‘뭍의 하롱베이’ 짱안은 흔히 인근의 땀꼭과 비교되곤 한다. 카르스트 지형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두 지역에 대한 호불호는 확연히 엇갈리는 편이다. 땀꼭 역시 ‘뭍의 하롱베이’라 불린다. 일찍 관광지로 개발돼 명성으로만 보자면 짱안보다 한참 앞선다. 이에 견줘 짱안은 덜 알려졌다. 그 덕에 아직은 한적하고 여유 있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짱안 특유의 풍경, 그러니까 수많은 산들이 세로 모양의 알처럼 봉긋봉긋 솟은 풍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누이 응와 롱(nui ngoa long)이다. 응와 롱은 와룡(臥龍), 누이는 산이란 뜻이다. 우리말로는 와룡산, 곧 용이 누워 있는 산이란 뜻이다. 누이 응와 롱은 아직 한국인에게 덜 알려졌다. 입장료는 무려 10만동. 여느 관광지에 견줘 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비싼 값은 한다. 산 정상까지는 20분 남짓 발품을 팔아야 한다. 고도를 높일 때마다 풍경의 깊이도 더해진다. 정상에 오르면 검은 창처럼 뾰족한 바위 아래로 짱안 일대 풍경이 펼쳐진다. 크고 작은 산들이 잇달아 늘어서 있고 강물이 뱀처럼 바위산을 휘감아 흐른다. 강물 위로는 수상동굴에서 막 빠져나온 삼판 배들과 새로운 수상동굴로 들어가려는 배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 풍경 ‘한 방’에 그 간 흘린 땀이 단박에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다.●바이딘 사원 회랑안 2t짜리 나한상 500개 짱안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가면 저 유명한 바이딘 사원과 만난다. 베트남 최대 사원이라는 곳이다. 바이딘 사원은 2010년 탕롱(하노이의 옛 이름) 건도(建都) 10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지어졌다. 절의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사찰 초입부터 1㎞에 가까운 긴 회랑이 이어진다. 회랑 안엔 500개의 나한상이 세워져 있다. 각각의 나한상은 2t이 넘는 암석 하나를 깎아 조각했다고 한다.회랑에서 경내로 들어서면 ‘관세음전’ ‘석가 불전’ 등 거대한 가람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이 가운데 베트남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부처는 천수관음이라고 한다. 여러 개의 손으로 살펴달라는 바람일 터다. 가장 인상적인 자태의 불상은 천수관음 옆의 관음보살상이다. 거대한 나무 하나를 통째 깎아 조각했다. 나무는 온전히 곧은 형태가 아니다. 그 때문에 관음보살이 여염의 아녀자처럼 허리를 살랑대며 걷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외려 이 모습이 더 친근하고 인간적이다. 사원 위쪽엔 거대한 탑이 세워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까지 올라간 뒤 한 층 위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간다. 탑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사방이 훤히 트인다. 바이딘 사원의 거대한 규모도 그제야 온전히 눈에 담긴다.●하롱베이 통상적으로 배타고 3~4시간 관광 이제 하롱베이를 말할 차례다. 베트남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명승이다. ‘하롱’(下龍)은 용이 내려와 앉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됐고, ‘베이’(Bay)는 말 그대로 ‘만’을 뜻한다. 하롱베이 일대 역시 석회암이 오랜 세월 깎여서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에 속한다. 이처럼 바다 위로 봉우리가 여기저기 솟아오른 지형을 ‘탑(塔) 카르스트’라고 한다. 저 유명한 중국의 구이린도 탑 카르스트에 속한다. 그러니 하롱베이를 ‘바다의 구이린’이라 부르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통킹만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섬들이 바다 위에 흩뿌려져 있다. 이 장면을 두고 흔히 ‘3000여 개의 섬’이라 표현한다. 한데 현지 안내판은 ‘1553㎢ 면적에 1969개의 섬이 있다’고 적고 있다. 반올림해도 약 2000개의 섬이다. 3000여개의 섬이란 표현이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사실 베트남관광청 홈페이지나 인터넷에 게시되는 사진에 대한 믿음은 별로 없었다. 그렇다 해도 하롱베이에 대한 인상은 아쉬움 덩어리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하롱베이 관광은 배를 타고 이뤄진다. 당일 여행일 경우 서너 시간 정도 섬들 사이를 돌고 나온다. 수많은 섬들이 펼쳐내는 진경과 마주하려면 최소 1박은 해야 하지 싶다. 하롱베이 바위섬에도 동굴이 많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꼽히는 곳은 티엔꿍(天宮) 동굴이다. 다우고 섬의 해발 20m 위에 3000㎡ 규모로 형성됐다. 동굴 규모는 제법 크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동굴이 길게 이어져 있는 형태라면 티엔꿍 동굴은 거리는 짧지만 거대한 공동을 이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베트남에선 현금을 쓰는 게 유리하다. 신용카드는 매장 자체적으로 환율을 적용한 뒤 여기에 카드사별 수수료를 얹기 때문에 불리하다. 미국 달러를 가져가 베트남 동(VND)과 병행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택시는 현지 소득수준에 견줄 때 비싼 편이다. 호텔에서 불러주는 택시는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기본료가 높고 바가지 쓰기도 쉽다. 마일린(Malinh) 혹은 비나선(Vinasun)이 믿을 만한 택시 회사로 꼽힌다. 기본요금은 5000~6000동(약 250~300원) 정도다. →베트남을 처음 방문한 여행자들이 가장 당황스러워하는 게 수많은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다. 신호등이 있지만 잘 안 지켜지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빈도도 매우 높다고 한다. 차는 가급적 먼저 보내고 오토바이 앞에서 요령껏 지나는 게 좋다.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피해간다. →짱안, 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당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짱안은 38달러, 하롱베이는 45달러 선이다.
  • “中 북핵 해결 땐 무역 협상 개선”… 유인책 던지는 트럼프

    “中 북핵 해결 땐 무역 협상 개선”… 유인책 던지는 트럼프

    ‘北에 독자 대응 불사’ 입장은 여전 中의 對北 원유 제한 검토와 연계 中 대북 압박·美 양보 폭은 미지수 트럼프의 잇따른 중국 겨냥 발언, 협박이냐 회유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돕기로 하면 그것은 좋겠지만 아니면 우리가 중국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올린 것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대중 무역 협상과 북한 문제를 연결시키며 중국이 역할을 하지 않으면 독자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이지만 뉘앙스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중국의 최근 대북 석탄·원유 거래 제한 검토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美민주 원내대표 “中 환율조작국 지정을” 미 국무부 출신 중국 전문가인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전에는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에 무역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보였으나 정상회담 후 트위터 글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협조하면 중국에 더 많은 무역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유인책으로 들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후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나서게 하기 위해 채찍에서 당근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을 북핵 문제와 연결시켜 중국에 얼마나 양보할 것인지, 또 중국이 석탄 제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넘어 얼마나 대북 압박 조치를 강화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중국은 그동안 아무런 대북 조치를 하지 않았고 만약 미국이 강경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미국이 무역에 강경할수록 중국이 북한에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에 단호하고 가혹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억지력 위해 ‘칼빈슨’ 전진배치”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급파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신중한 조치”라며 “우리가 칼빈슨호를 그곳에 보낸 데는 특별한 신호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된 대북 선제타격용이 아니라 대비태세 강화 차원임을 시사한 것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칼빈슨호) 전진배치는 억지력을 위한 것이다. 매우 신중한 조치”라면서 “이는 우리가 전략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내의 어떤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항모전단은 엄청난 억지력이며 다양한 능력을 수행한다”고 밝히며 억지력에 방점을 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무역전쟁 피하려는 中 소고기·금융시장 열어

    FT “중국, 통 큰 양보했다” 금융·보험 투자 규제 완화 대미무역흑자 축소 안간힘 이달 환율조작국 지정 결정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통 크게 양보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는 무역 불균형 해소 ‘100일 계획’의 1단계 조치로 외국인의 금융업 투자와 소고기 수입 관련 규제 제한을 철폐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100일 안에 결과물을 얻고자 서둘러 무역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이른바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100일 계획의) 목표는 미국의 중국 수출을 늘리고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100일 안에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이를 계속 추진할지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중국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말인데 중국이 이를 간파하고 선제적으로 외국인의 보험·증권사 투자 제한을 완화하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보험·증권사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중신증권과 중궈런서우보험 등 주요 보험·증권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는 미국 등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과 중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양자투자협정(BIT) 협상을 통해 중국 보험·증권사에 대한 투자 규제 완화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2003년 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시작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조치도 해제할 예정이다. 추가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 재무부는 이달 중 환율보고서를 발표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에 대해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고자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원은 “거래적인 접근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 기질을 돋보이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대규모 관세 부과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대중 적자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왔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3470억 달러(약 396조원) 등 연간 3000억 달러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이 부과하는 25%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에 중국의 대미 투자를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에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4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대중 수출 제한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뇌관’ 터질라…유엔 차원 추가 대북제재 경고한 셈

    트럼프 對中압박도 작용한 듯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 출렁 주가·환율·채권 트리플 약세로 10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강력한 추가 조치’를 거론하며 북한에 사전 경고를 보낸 것은 최근 극도로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 종료 이후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이 한반도 인근으로 모여드는 상황에 북한이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할 경우 자칫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충돌의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수석대표들이 합의한 강력한 추가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4차·5차 핵실험 이후 각각 안보리 결의 2270호와 2321호 채택에 합의하고 제재 이행에도 동참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준비 징후가 잇달아 포착되자 선제적으로 추가 제재를 경고한 셈이다. 대북 원유 수출 차단,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 제한 등 최근 한·미 당국이 추가 제재 요소로 논의 중인 방안들도 성패의 키는 모두 중국이 쥐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선다”고 강조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역할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등에 착수하고 군사적 옵션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 3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략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이번 방한의 또 다른 목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외교의 명분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다시 고개 드는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원화값·채권값이 트리플 약세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먼저 손을 터는 양상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7.7원 오른 1142.2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41포인트(0.86%) 내린 2133.32로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1.722%)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 올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또 고개드는 ‘코리아 리스크’..손터는 외국인

    또 고개드는 ‘코리아 리스크’..손터는 외국인

    ‘코리아 리스크’에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스피를 뚫을 듯 하던 코스피는 다시 힘을 잃었고 원·달러 환율은 올랐다. 채권금리는 일제히 오르면서 주가·원화값·채권값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손을 터는 양상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7.7원 급등한 1142.2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41포인트(0.86%) 내린 2,133.3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130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15일(2133.00)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장중 한때 2128.35까지 떨어져 2130선을 내주기도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 속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등 한반도 주변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약보합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 7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03%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08%)와 나스닥지수(-0.02%)도 모두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항공모함 전투단이 북한의 핵도발에 대한 경고와 일종의 중국 압박 메시지로 동해로 이동하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다”며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한반도 정세불안까지 겹쳐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4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2000억원 가까이 대량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도 4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개인이 홀로 65억원 순매수했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 오른 연 1.722%로 장을 마쳤다. 5년물도 5.5bp 올랐고, 10년물은 6.0bp 상승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많이 팔았다”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中 회담 유일한 성과는 무역 ‘100일 계획’… 앞날은 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거의 유일한 결과물이다. 나머지는 4개 분야에서 대화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추가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정도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등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공동성명과 공동기자회견까지 생략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여러모로 볼 때 가장 의미 있는 일은 100일 계획”이라며 “양국이 친밀한 관계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전했다. 100일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로스 장관은 “협상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만 밝혔다.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회담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역 문제는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 분야에서도 상당히 팽팽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회담 전 나돌던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논의되지 않았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산업·농업·기술·사이버 정책이 미국의 일자리와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중국이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실크로드) 참여를 환영한다”며 양자 간 투자협정(BIT) 협상을 제안하고 인프라 건설과 에너지 협력을 강조했다. 양국의 무역 갈등을 100일 내에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점에서 100일 계획 합의는 ‘트럼프 체면 세우기’라는 시각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거의 유일한 합의인 100일 계획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험난해 보이는 100일 동안의 계획이 미국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 글로벌 무역에는 이전보다 강한 파도가 몰아칠 수도 있다. 두 나라는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휴전 상태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도 ‘불확실성’ 속에 일정한 대응 기간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조만간 나올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원유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이나 서비스 수입을 늘리고 미국산 자동차 수입 장벽을 낮추면서 어느 정도 성의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투자시장 장벽도 낮아질 전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시진핑 “북핵 심각, 억제 위해 협력 강화” 합의

    트럼프-시진핑 “북핵 심각, 억제 위해 협력 강화”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정상은 또 양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속하기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두 정상의 첫 회담과 업무오찬 후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두 정상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전날 오후 3시간 넘게 비공식 대화 및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 오전 확대 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잇따라 하며 양국의 최대 갈등 현안인 북핵·미사일 문제과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문제 등 3대 이슈를 놓고 ‘담판’을 벌였다. 세기의 회담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G2(주요 2개국) 정상의 첫 만남은 그러나 전날 미국의 대대적 시리아 공군 비행장 공습에 묻혀 상대적으로 맥이 빠졌으며, 회담 결과도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정상의 공동 성명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틸러슨 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필요하면 독자적 방도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을 통한 압박이 먹히지 않을 경우 군사옵션을 포함한 독자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앞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미 정부가 유엔 등 국제사회가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독자적 군사 대응에 나서면서 대북 대응에 있어서도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면서도 중국의 대북 제재 등 역할이 미흡할 경우 선재타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온 관세·환율·무역적자 무역 불균형 문제의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했다. ‘100일 계획’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무역 손실을 줄이는 목표를 담았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100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양국의 첫 포괄적 경제대화를 이날 개최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 관계에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많은 추가적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우리는 최근 이 목표(관계 강화)를 위해 깊고 오랜 대화를 가졌다. 우리의 친선을 심화하고 양국의 실제적 관계와 친선을 유지하기 위한 신뢰를 구축하는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오후 4시쯤 시리아 공습 결정을 내렸으며, 시 주석에게는 만찬 이후 별도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설명을 듣고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수출 호조 내수 살릴 마중물로 삼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만 해도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으로 찬 바람이 쌩쌩 불던 우리 경제에 봄기운이 일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것 같아 반갑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수출은 432억 달러(통관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늘었고 3월에는 14% 정도 늘어난 4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애초 우려했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수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지난 2월 수입이 24%쯤 늘었는데도 경상수지 흑자가 84억 달러로 지난 석 달 동안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은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간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나타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고리에서 벗어나 정상적 흑자 패턴으로의 방향 전환을 예고해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1~2월 생산과 투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을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0.4% 포인트 올린 데 이어 KDI와 한국은행도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우선 경제지표 호전은 지난해 실적이 워낙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基底效果)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미국이 앞장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수출이 계속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장 다음주에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담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국의 사드 보복도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체감경기가 냉골인 것이 걱정스럽다. 수출 대기업들과 달리 내수에 의존하는 영세 자영업과 중소기업, 서비스업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가계부채에 발목 잡힌 서민들은 6개월째 상승행진을 하는 생활물가 탓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윗목의 수출 온기가 아랫목까지 이어지도록 내수에 힘쓰는 일이다. 그 해답은 일자리 창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모처럼 만들어낸 경기 회복의 ‘마중물’ 환경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기엔 대선 주자를 포함한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 트럼프·시진핑, 북핵 ‘세기의 담판’

    트럼프 “북핵 해결은 내 책임” 시진핑에 ‘中 역할’ 압박할 듯 남중국해·환율 등 기싸움 예고 “의제조율 없이 도박 같은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첫 회담을 갖는다. 향후 북핵과 동북아 안보, 세계무역 등의 판도를 결정할 세기적 만남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핵’이 회담의 가장 큰 고리로 작용하면서 현시점 한반도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될 것으로 진단된다. 미국과 중국으로서도 어느 때보다 ‘위험한 만남’을 갖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첫 회담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동성명을 낼지 말지, 낸다면 어떤 내용으로 할지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핵·미사일, 남중국해, 관세·환율 등 무역 불균형 등 어느 쪽도 어느 하나 양보의 폭을 결정하기 어려운 초중량급 주제들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 일정은 사실상 ‘24시간짜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 정상 가운데 누구도 상처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스트롱맨’ 간의 대결에서 밀리는 모습은 각각 자국 내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재앙과도 같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에게도 마찬가지다. 회담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의전과 형식을 중시하는 중국 외교와 내용물을 선호하는 미국 외교가 사전 조율이 안 된 채 이뤄지는 회담”이라면서 “부드러운 분위기조차 연출하지 못하면 안 만나니만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미 중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우리(미·중)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이고 그것(문제 해결)은 내 책임이 될 것”이라며 북핵 해결 의지를 밝혔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1999년, 2000년, 2003년 각각 신문사 기고와 저서, 뉴스 인터뷰 등에서 북핵의 위험성을 누차 강조하고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했던 일들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강력 대응 의사를 거듭 천명했다고 아베 총리가 언론에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미국은 전방위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과 동맹국의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특히 북한의 계속되는 심각한 위협 속에 일본, 한국과 함께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여기는 남미] ‘빚 2만원’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여기는 남미] ‘빚 2만원’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2만원이 약간 넘는 빚 때문에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을까?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졸지에 길에 나앉게 된 집주인은 억울하다면서도 짐을 꾸려 집을 비웠다. 아르헨티나 살타에 사는 야상 셀리아 고도이는 30년 전 집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자식들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을 보탰고, 2000년 셀리아 고도이는 빚을 다 갚았다. 하지만 같은 해 은행은 고도이를 상대로 채권집행 소송을 시작했다. 영문을 알았더라면 "대출로 진 빚을 다 갚았는데 무슨 소송이냐?"고 반박하며 대응했겠지만 고도이는 소송이 시작된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다. 법원이 보낸 통지가 '셀리아 고도이'가 아닌 '세실리아 고도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게다가 엉뚱한 주소로 배달된 때문이다. 셀리아 고도이에게 제대로 된 법원의 통고 도착한 건 소송이 시작된 지 17년 만인 2016년 중반이다. 법원은 "빚을 갚지 않아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고 알려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셀리아 고도이는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을 시작했지만 5일 만에 다시 법원으로 통지를 받았다. 통지엔 "경매가 끝났으니 집을 비워라"고 적혀 있었다. 셀리아 고도이는 아직 분가하지 않은 아들과 딸, 손자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집에서 쫓겨나는 사태만큼은 피해보려고 했지만 "집을 비우지 않으면 강제퇴거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에 결국 지난달 31일 온 가족은 이사짐을 꾸려 집에서 나왔다. 원리금을 모두 갚았지만 빚이 남았다는 은행 측 주장, 소송이 17년이나 이어진 점, 법원 통지가 엉뚱한 곳으로 배달된 사실 등 셀리아 고도이에겐 납득하기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다. 더욱 황당한 건 남았다는 빚의 액수다. 법원에 따르면 주택은 빚 359.63페소 때문에 경매에 붙여졌다. 지금의 페소-달러 환율을 적용해 환산하면 2만3000원 정도의 돈이다. 2000년 환율을 적용해도 남았다는 빚은 40만원이 채 안 된다. 셀리아 고도이는 "맹세컨대 빚은 모두 갚았다. 설령 빚이 남았더라도 담배 5갑도 못사는 돈인데 법원이 이렇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느냐"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법원은 사건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中 ‘올드보이’·‘트럼프 비선’들이 회담 성사 주도적 역할

    中 ‘올드보이’·‘트럼프 비선’들이 회담 성사 주도적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중국 외교의 올드보이들을 되살려 냈다.중국 양제츠(67) 국무위원은 사실상 퇴임 상태였다. 그가 이번 회담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회담 성사까지 고비마다 숨통을 틔우게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느닷없는 전화통화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 때 중국은 트럼프와의 접촉 루트를 찾지 못해 당황했다. 이때 양제츠가 나섰다. ●中 부총리 가능성 거론되는 양제츠 지난해 12월 9일 미국으로 건너가 대외 정책의 초안을 그리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핫라인’을 구축했다. 그러고는 격앙된 양국 정상을 달래 통화를 성사시켰다. 두 번의 미국대사 경험과 6년 외교부장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부총리(정치국원)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다. 직업 외교관이 권력서열 25위 이내의 정치국원으로 발탁된 일은 1990년대 첸치천 전 부총리 이후 사례가 없다. 추이톈카이(65) 주미 중국대사도 역시 퇴임이 유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과 사위인 ‘이방카 트럼프-재러드 쿠슈너’를 집중 공략한 주포였다. 전임자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인들에게 설맞이 인사를 하지 않아 양국 분위기가 급속히 냉랭해졌을 때 이방카를 중국대사관으로 불러낸 주인공이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발언을 누그러뜨리고, 첫 회담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유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개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美와 별 인연 없는 왕이 부장 ‘머쓱’ 외교 실세인 현직 외교부장 왕이는 중간에서 머쓱해진 상태다. 일본통으로 미국과는 별 인연이 없었다. 지난 5년간 모든 정상회담의 밑그림을 그려 왔던 시진핑의 양팔 ‘리잔수-왕후닝’조도 이번엔 뒤로 빠졌다. 리잔수 비서실장은 외교정책까지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경제 책사 류허는 무역 전쟁 대응책을 책임진다. 리커창 총리보다 경제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들은 준비 과정에서 물러났을 뿐이다. 회담장에서는 시 주석을 조종할 인물들이다. 중국의 외교 시스템과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트럼프 정권의 ‘시스템 부재’다. 트럼프 정권은 지금껏 ‘백악관 이너서클(문고리)’을 중심으로 정상회담을 치러 왔다. 행정부는 이제 막 장관직 정도만 형태가 구비된 상태로, 특히 아시아 라인의 실무진은 곳곳이 구멍이다. 이너서클로 외교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지만 이번에는 모처럼 공식 외교라인이 움직여 미국의 비선조직과 선을 댔다. 외형상 기형적이지만 가장 실질에 부합하는 조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시 주석과 그의 팀을 미국에서 맞을 그룹은 ‘백악관팀’이다. 회담 성사부터 장소 결정까지 막후에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 선임고문이 있다.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이슈와 관세·환율 등 무역 이슈는 각각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가경제위원회(NEC)가 나눠서 모든 인력을 동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5일 “정상회담이니 당연히 백악관이 챙기지만 국무부와 국방부, 재무부, 상무부 등 각 부처들이 장관 이외에는 실무급에서 중국을 제대로 담당할 만한 라인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백악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다른 소식통은 “백악관 내에 자칭, 타칭 ‘중국 전문가’가 상당수 포진해 있다”며 “이들이 중국을 ‘열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 中 전문가들 중국 ‘열공’ 쿠슈너는 추이톈카이의 제안을 접수한 뒤 스티븐 배넌 수석고문 및 백악관 보좌관들을 비롯해 국무부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미사일 대응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은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과 캐슬린 맥팔런드 부보좌관이 맡고 있다. 중국 전문가로 꼽히는 맥팔런드 부보좌관은 특히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를 주도하면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매슈 포팅어(43)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 등의 실무를 담당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부터 의전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틸러슨은 중국 측 카운터파트役 예상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은 정상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앉아 중국 측 카운터파트를 상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악관이 짠 각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통상라인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게리 콘 NEC 위원장이 맡는다. 상무부·국무부 출신 케네스 저스터 NEC 부위원장 겸 NSC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은 NEC와 NSC를 넘나들며 실무를 이끌고 있다. 경제통상라인은 분야별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 환율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관세는 피터 나바로 무역위원회(NTC) 위원장과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반덤핑 이슈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각각 맡는다. 이들 모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에 협상이 녹록지 않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미·중 북핵 협상에서 우리의 존재는 어디 있나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강경 노선이 갈수록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어제 본회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중국을 한층 압박했다. 중국의 강한 대북 제재 동참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이 북핵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지속할 경우 중국에 연연하지 않고 독자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선언이나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6~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나온 만큼 중국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노동신문에서 “우주개발 분야에서 사변적 성과”를 거론한 데다 6차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움직임도 감지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여느 정권과는 크게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중 때 “20년 동안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 “북이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8년 동안 추진했던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폐기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새로운 대북 정책에 따라 제재에 들어갔다. 지난달 24일 미 국무부의 중국 기업 11곳, 같은 달 31일 북한 석탄 수출 기업인 백설무역과 외화벌이 책임자 11명 등을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것이 그 예다.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은 미국을 도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협박성 통첩은 중국 스스로 거부하기 쉽지 않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북핵 해결에 협조하지 않으면 무역 제재와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 문제를 건드릴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밀어붙여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 중단이나 북·중 무역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서길 바라는 것이다. 까닭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미사일이 주요 과제로 다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정작 북한 문제의 당사국인 한국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궐위에 따른 국정 공백과 대선에 매몰된 정국 탓에 한반도의 안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 눈앞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현안이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시 주석에게 설명하고 보복을 중단하도록 할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중국이 북한이나 사드 등에 대한 기존 입장을 견지할 수 있기에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보기보다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핵전쟁 늘 생각했다는 트럼프 “안 일어난다고 믿는게 멍청해”

    핵전쟁 늘 생각했다는 트럼프 “안 일어난다고 믿는게 멍청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한 단독 액션을 취할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환율 등 중국과의 무역 문제를 유인책으로 쓸 뜻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법이다. 과연 말에 그칠 것인지, 행동으로 이어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동맹국이 항상 잘한 건 아냐” 그는 보이는 것과는 달리 ‘말’에 상당한 일관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0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와 가진 장문의 인터뷰가 뒤늦게 재조명된 것은 그의 말과 생각, 스타일의 일관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려면 (당시) 플레이보이를 읽으라”는 한 미국 언론의 지적은 적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이를 정독한 것으로 전해진다. 27년 전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로 미뤄 볼 때 북핵과 관련, 그가 FT에 ‘단독 액션 불사’를 암시한 게 적어도 즉흥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먼저 ‘핵전쟁’을 언급했다. ‘대통령이 된다면 미래에 대한 장기적 관점은 무엇이겠느냐’고 묻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종종 핵전쟁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재앙이고 가장 큰 문제지만 아무도 세밀하게 집중하지 않는다. 핵전쟁에 대해 늘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핵은 극단적인 재난이며 가장 큰 문제”라면서도 “핵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게 가장 멍청하다. 너무 파괴적이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건 한심한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일관성은 ‘동맹’에 대한 시각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당시 “미국이 동맹국이라 불리는 일본이나 서독,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과 같은 나라의 호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FT와의 인터뷰에서도 “동맹을 믿고 파트너십이라는 것도 믿지만 동맹이 항상 우리에게 잘해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역 문제도 마찬가지다. 1990년에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서 달리는 모든 (독일산) 벤츠와 일본산 제품에 세금을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중국에 더이상 불공정한 무역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겠다”며 구체적 대상만 바꿨을 뿐이다. 그는 지금 세계의 모든 주요 무역 거래 대상국을 상대로 당시의 생각을 현실화하고 있다. 세금 부과 언급은 ‘백악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이 일을 첫 번째로 하지는 않았지만 취임 초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어떤 대목에서는 언제 언급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없을 만큼 시간을 초월한 일치된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철저히 군사적 본때를 보여 주고 완벽한 무기를 갖춰야 한다”(1990년)고 한 것이 그렇다. ‘미국 최우선’ 역시 그의 오래된 신념이다. FT는 이번 인터뷰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블러핑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충분히 길게 대화했다”고 강조했고, “나는 내가 하려는 일을 얘기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무엇’(what)과 ‘언제’(when) 등 주요한 요소들은 빼고 언급해 왔다. 이번에도 북한 문제와 관련,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지나간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고문은 최근 웨스트윙에 상황실(War room)을 만들었다. 그곳에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에 대선 공약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모두 실현될지는 아직 모른다. ●“상대 최대치 만큼 밀어붙여” 다만 1990년의 인터뷰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만약에 상대방을 지나치게 밀어붙여 거래를 잃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상대방이 버틸 수 있는 최대치만큼만 밀어붙인다. 그리고 그가 얻을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과 중국에 대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해,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무역국에 대해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지 주목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북핵 해결 안하면 美 독자 행동 나설 것”

    “中, 북핵 해결 안하면 美 독자 행동 나설 것”

    “美·中 정상회담서 논의할 것” 中 유인책 ‘무역문제’ 첫 거론 다음 단계로 ‘세컨더리 보이콧’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FT는 “중국이 평양에 대한 압력을 높이지 않으면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한 단독 액션을 취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 없이 일대일로 북한을 다루겠느냐’는 질문에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7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해법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를 도울 것이냐, 돕지 않을 것이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돕기로) 결정하면 그것은 중국에 매우 좋을 것이고, 그들이 그렇게 결정하지 않으면 (중국 등)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을 고려하겠느냐고 묻자,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라며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이 돕게 할) 유인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무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환율 등 대중 무역 문제를 유인책으로 쓸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비판하며 관세·환율 문제와 북핵 문제를 함께 거론한 적은 있었지만 무역과 북핵 문제를 직접 연결한 것은 처음이다. F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돕지 않을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그가 시사한 다음 단계는 (중국 기업·개인을 겨냥한) ‘세컨더리 제재’이며 북한 노동자 채용 금지와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작활동 등도 옵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대북 정책 옵션 검토를 끝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추가 금리인상 숙고해야” 연준 한마디에 움츠린 환율

    “추가 금리인상 숙고해야” 연준 한마디에 움츠린 환율

    원/달러 환율이 1,115.3원으로 하락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1원 내려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내린 1,117.0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것은 미국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미국시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며 미 경제가 연평균 2% 정도로 성장함에 따라 시급한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뉴욕의 한 경제포럼에서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는 않지만,연준 위원들이 그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은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나온 것과 이달 중순에 나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대한 경계감도 원화 강세 현상을 부추겼다. 다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어 환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때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8원 내린 1,111.6원까지 떨어졌지만,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중국이 북핵 해결 안 하면 미국이 할 것”

    트럼프 “중국이 북핵 해결 안 하면 미국이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환율 등 대중 무역 문제를 유인책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을 비판하며 관세·환율 문제와 북핵 문제를 함께 거론한 적은 있었지만 무역과 북핵 문제를 직접 연결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거세게 밀어붙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오는 6~7일 플로리다주 자신의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해법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를 도울 것이냐, 돕지 않을 것이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중국)이 (돕기로) 결정하면 그것은 중국에 매우 좋을 것이고, 그들이 그렇게 결정하지 않으면 그것은 (중국 등)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을 도와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에도 불이익이 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이에 “(중국이 돕게할) 유인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무역이 유인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모두 무역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중국에 대한 대북 유인책으로 쓸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의 무역흑자를 어떻게 줄일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불공정 거래로 무역을 계속 할 수 없다고 중국에 말할 것”이라며 “이것은 불공정 거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관세를 동등하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관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싶지 않다. 아마 우리(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 다음에 만났을 때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관세가 동등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환율 조작과 평가절하에 대해 얘기할 때 그들(중국)은 세계 챔피언”이라며 “우리나라는, 과거 미국의 많은 정부들은 오랫동안 이를 전혀 몰랐다. 그러나 나는 안다”며 문제 해결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얼마나 야침차게 협상할 것이냐. 미군 철수 등 ‘그랜드 바겐’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 도움 없이도 북한과 ‘1대 1’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돕지 않으면 미국이 대북 양자 제재 등 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써서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FT는 전문가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돕지 않을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함으로써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라며 “그가 시사한 다음 단계는 (중국 기업·개인을 겨냥한) ‘세컨더리 제재’를 시작하는 것이며, 북한 노동자 채용 금지,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작활동 등도 옵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대북 정책 옵션 검토를 끝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대북 정책 검토는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여러 옵션을 준비하기 위해 속도를 냈다”고 전했다. 캐슬린 T 맥팔런드 NSC 부보좌관은 FT에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날 무렵에 핵으로 무장한 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4년 이내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한 제재 등 모든 옵션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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