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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한국차 관세 제외해 달라”… 美에 요청

    김동연 “한국차 관세 제외해 달라”… 美에 요청

    므누신 재무 만나 무역전쟁 진화 총력 美,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경고 “中 위안화 조작 주시”…환율전쟁 예고오는 25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무역전쟁이 주요 이슈다. 정부는 미국을 만나 수입자동차의 고율 관세 대상에서 한국차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미 정부는 중국산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위협의 현실화 가능성을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현 강경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수입자동차 고율 관세 대상에서 한국차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미 상무부가 진행 중인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수입자동차와 부품 등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입 제한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액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경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엄청나게 기울어져 있다”면서 “난 5000억 달러(약 567조 7500억원)까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 전체 규모는 5050억 달러였다. 미국 CNBC는 또 므누신 장관이 이날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안화 환율이 조작됐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에 대한 검토가 환율 조작 여부에 대한 미 재무부의 반기 보고서의 일환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들이 통화를 조작해 왔는지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이어 오는 10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취임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취임

    문재도(58)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일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문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부 통상지원심의관, 산업자원협력실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3년이다. 문 사장은 “신보호무역주의, 해외 수주절벽, 글로벌 환율전쟁 등 어려운 대외여건 아래서 우리 기업의 대외 거래와 관련한 위험을 적극적으로 담보함으로써 수출과 해외 투자를 늘릴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춤추는 환율… 트럼프 vs 옐런 누구 입김 더 셀까

    춤추는 환율… 트럼프 vs 옐런 누구 입김 더 셀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전쟁에 불을 지핀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 강세를 저지하려는 트럼프와 올해 최대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옐런 중 누구의 입김이 더 셀지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4.6원 떨어진 1137.4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석 달 만에 최저치다. 중국 물가지표 호조로 아시아권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원화도 따라서 가치가 상승했다. 환율 하락은 통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엔화는 마이크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사퇴로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강세를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옐런 의장의 미 국회 증언 이후 환율이 또 출렁일까 염려하고 있다.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 10원 이상 큰 폭으로 등락하는 날들이 이어지는 등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의장의 생각이 다른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강달러에 비판적인 발언들을 쏟아냈지만 옐런은 매파적(조기 금리 인상) 발언으로 다시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미국으로 쏠리면서 달러 가치도 올라간다. 앞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빠르게 확산됐던 과도한 낙관론의 거품이 빠질 것이란 뜻이다. 김가현 KB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경제가 당장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앞서간 측면이 있다”면서 “재정 확대는 세수가 들어가는 정책이라 의회와도 합의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기대처럼 단기간에 실행 가능한 정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공약 현실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환율은 점차 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가치 하락 이후 원화 강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이전만큼 달러 가치를 올리는 영향력은 없다고 본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 연준 주도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팽팽하게 맞선다. 최근 단기적 달러 약세는 일단락됐다는 지적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3월까지는 큰 방향성을 보이기 힘들겠지만 2분기부터 환율 흐름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달러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외환시장 흐름을 미 연준이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옐런 의장의 입에 좀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달러화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인 10월부터 이미 시작됐는데 이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화된 시점”이라면서 “미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는 4월까지는 달러 가치가 하락하겠지만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6월 전후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고개 드는 ‘4월 위기설’… “불안심리가 더 큰 악재”

    고개 드는 ‘4월 위기설’… “불안심리가 더 큰 악재”

    국내외 금융시장 차분하지만 美 4월 보고서 ‘환율전쟁’ 예고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도 부담 정부는 “근거 불확실” 불끄기중국 외환보유액 3조 달러가 무너지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조짐이다. 4월에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만기 등이 맞물려 있는 점을 들어 ‘4월 위기설’마저 나온다. 정부는 “근거가 불확실한 시나리오”라며 오히려 과도한 불안 심리가 더 문제라고 경계했다. 8일 국내 금융시장은 예상과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전날 0.4% 떨어진 데 이어 0.1% 추가 하락에 그쳤다. 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역외 시장에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같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는 10.67포인트(0.19%) 오른 5674.22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시장이 중국 문제(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안전자산 선호로 국제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겠지만 아직 이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달러당 2.9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자유변동환율제 및 전면적 자본 통제를 동시에 시행할 경우 적정 외환보유액을 1조 80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평균 예상은 이보다 높은 약 1조 8000억 달러 수준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3조 달러 붕괴가 어느 정도 예상돼 왔고 감소폭이 최근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달러 기조에 따른 자연 감소분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는 과정에서 중국 외화 창고 속 엔화나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고 이런 환산액(외환보유액은 달러화로 환산 표시) 감소분이 외환보유액 통계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일정 수준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런 배경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할 여지는 크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리면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환율 조작’ 공세가 더 거세질 수밖에 없어 불안감이 상존한다. 미국 재무부는 4월에 환율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다.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일본, 독일 등은 이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4월 보고서에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4월에는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 4400억원도 돌아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30%를 가진 나라로 일본보다 3배나 많고, 우리나라도 (외환보유액이) 3700억 달러를 넘는다”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큰 악재는 과도한 불안심리”라고 위기설을 일축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中 외환보유 3조弗 붕괴… 환율전쟁 거세진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3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외환시장의 불안은 원·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중국 실물 경제로 전이될 경우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내외금리 격차 축소로 우리나라도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인민은행이 7일 발표한 1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 9982억 달러를 기록하며 3조 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11년 2월 말 2조 9914억 달러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4조 달러에 육박하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로 자본유출과 위안화 가치 방어가 이어지면서 무려 1조 달러(약 25%) 급감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외환을 매도한 것이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이 지난해 4분기 이후 확대되자 ‘위안화 가치 방어’와 ‘외환보유액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외국 기업 인수와 달러 송금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전후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에서 자본유출 압력이 지속되고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도 불가피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의현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 투자펀드의 경우 아시아에 일정 비율을 두고 중국과 한국 등에 투자하는데 중국에서 돈을 뺀다는 것은 동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이 별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방증”이라면서 “연쇄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中 외환보유고 3조弗 붕괴… 환율전쟁 거세진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3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원·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로 전이될 경우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내외금리 격차 축소로 우리나라도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인민은행이 7일 발표한 1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 9982억 달러를 기록하며 3조 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11년 2월 말 2조 9914억 달러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4조 달러에 육박하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로 자본유출과 위안화 가치 방어가 이어지면서 무려 1조 달러(약 25%) 급감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외환을 매도한 것이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이 지난해 4분기 이후 확대되자 ‘위안화 가치 방어’와 ‘외환보유액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외국 기업 인수와 달러 송금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전후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지난달 3일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008년 5월 이후 최고인 달러당 6.9640위안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에서 자본유출 압력이 지속되고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도 불가피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의현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 투자펀드의 경우 아시아에 일정 비율을 두고 중국과 한국 등에 투자하는데 중국에서 돈을 뺀다는 것은 동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이 별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방증”이라면서 “연쇄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 환율전쟁에… ‘수출 한국’ 환율 공포

    트럼프 환율전쟁에… ‘수출 한국’ 환율 공포

    원·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달러당 1130원대로 추락했다. 연초 1200원대에서 형성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가 너무 강하다”는 한마디에 급락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조만간 1100원선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도 유독 하락 폭이 커 우리 수출 기업의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9.7원 하락한 1137.9원에 마감해 지난해 11월 8일(113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은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앞서 발표된 지난달 미국 민간부문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12% 오른 데 그쳐 시장 전망치 0.3%에 크게 못 미쳤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달러 약세(원화절상)로 이어졌다.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연초 이후 원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원화가치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은 4.87%로 신흥 22개국 중 폴란드(5.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브라질(4.6%)·페루(4.49)·칠레(4.21%) 등 남미 국가보다도 절상 폭이 크다. 같은 아시아권에선 대만(3.84%)이 약간 높았을 뿐 태국(2%)·말레이시아(1.55%)·인도(1.42%)·중국(1.36%)·인도네시아(0.91%)·필리핀(-0.03%)·홍콩(-0.04%) 등은 2% 이하에 그쳤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원화가치가 대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꺼내든 환율조작국 카드가 가세하면서 엎친 데 덮친 형국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가운데 하나는 이 비율이 3%다. 따라서 추가적인 원화절상 압력이 거셀 수밖에 없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국제 교역시장에서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경상흑자가 줄어들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학계에선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 심지어 900원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외환시장 대책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우리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정부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외환시장에 암묵적으로 개입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라며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을 수정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中·日·獨 환율 조작” 트럼프 포문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절하 유도를 문제 삼으며 이들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맹비난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독일에 대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제약사 임원들과 만나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 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달 1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을 문제 삼을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독일을 공격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위안화發 환율전쟁 재점화…“공포 재현” vs “영향 제한적”

    위안화發 환율전쟁 재점화…“공포 재현” vs “영향 제한적”

    中 11년 만에 최대폭 절상에도 역외 시장에선 약세 베팅 지속 외환보유액 가파른 감소도 악재 글로벌IB “연내 7위안대 추락” 중국이 2005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면서 ‘환율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위안화 약세 베팅 세력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셈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과거 중국발 환율전쟁에 따른 후유증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6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2005년 7월 달러 페그제를 폐기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절상이다. 중국은 지난 4일 6.9526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2008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으나 위안화 약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5일(0.31%)에 이어 이틀 연속 절상을 단행했다. 위안화는 지난해 4분기부터 달러 강세, 주요국 금리 상승,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 가능성 등으로 약세 심리가 자극됐고, 11월 달러당 6.9위안을 돌파했다. 중국은 그간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했으나 지지선인 7위안대로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칼’을 빼들었다. 과도한 위안화 약세는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위안화를 자신들의 통제 아래에 두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전문매체 FX스트리트는 “중국이 환율전쟁에서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위안화 약세 베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0.69% 오른 달러당 6.9241위안을 기록했고, 역외시장에서도 0.90% 오른 달러당 6.8498위안으로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35개 IB의 역내 위안화 환율 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 평균값은 7.10위안으로 집계됐다. 특히 라보방크는 4분기에 7.65위안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 외환 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든 것도 위안화 약세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외환 보유액은 3조 105억 달러로 전달보다 410억 달러 줄었다.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를 간신히 지켰으나 10월(-457억 달러)과 11월(-691억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4년 6월까지만 해도 4조 달러에 육박했으나 경기둔화로 인한 자본 유출과 위안화 환율 방어 등으로 인해 가파르게 소진됐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최근 기업들의 해외 투자 및 인수·합병(M&A) 승인 조건을 강화한 데 이어 개인의 외화 매입도 엄격하게 승인하는 등 자본 통제에 나섰다”며 “그러나 외환 보유액 방어와 환율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중국이 2015년 8월 성장 둔화 우려로 일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을 때 전 세계 주식시장에선 보름 만에 8조 달러(약 9500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지난해 1월 중국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헤지펀드와 한바탕 전쟁을 펼쳤을 때도 ‘중국발 공포’가 몰아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한다는 것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한다는 걸 의미하는데 최근 수출 개선과 디플레이션 탈피로 소규모 긴축을 단행할 여력을 확보했다”며 “따라서 중국 금융시장이 2015년이나 지난해에 비해선 조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환율전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월가 갑부들, 美경제·환율전쟁 이끈다

    므누신, 골드만삭스 출신 사업가 트럼프 캠프서 선거자금 모아 둘다 공직 경험 없고 공약과 배치 대만계 여성 차오 교통장관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초대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스티븐 므누신(53)과 월버 로스(78)를 각각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가 밝힌 취임 100일 구상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있어 이들이 중국과의 ‘환율 전쟁’에 나설지 주목된다. 월가 출신의 초갑부인 이들은 모두 공직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를 끌고 갈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들의 인선은 워싱턴을 바꾸겠다는 트럼프의 공약과도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할리우드 영화 투자가로 활동하는 므누신이 트럼프 내각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낙점돼 조만간 트럼프가 지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므누신은 트럼프 캠프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정부 경험이 전혀 없다. 트럼프가 지난 4월 뉴욕주 경선에서 승리하자 므누신은 캠프의 재무책임자 자리를 맡아달라는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트럼프의 캠페인을 위해 여기저기에서 선거자금을 모아 대선 승리를 위한 공을 인정받았다. 므누신은 예일대를 졸업하고 1985년 골드만삭스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2년 떠나 헤지펀드사 ‘듄캐피털매니지먼트’를 세웠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 관심을 보여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려 흥행작 ‘엑스맨’과 ‘아바타’에 자금을 지원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므누신이 ‘큰손 영화 제작자’로 통한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므누신은 현재 세 번째 아내가 될 여배우 루이스 린튼과 약혼한 상태다. 므누신의 재산도 4600만 달러(약 53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므누신은 또 대출 회사인 ‘원웨스트’ 회장으로도 활동하면서 일부 고객에게 부적절한 대출을 하고 소수인종 지역 주민들에게 불법 대출을 한 의혹을 받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므누신은 특히 트럼프가 대선에 뛰어들기 전부터 그와 인연을 맺었는데, 트럼프가 2008년 시카고에서 벌인 건설사업에 듄캐피털이 투자했다가 대출 조건 확대를 둘러싸고 소송이 붙었으나 결국 합의를 했다. 므누신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부),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부)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된다. 월가 출신 첫 재무장관은 아니지만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워싱턴의 ‘오물 빼기’(Drain the Swamp)를 위한 로비 금지, 월가 개혁을 통한 중산층 지원 등을 외친 것을 고려하면 므누신의 발탁은 이 같은 공약의 퇴보를 의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는 초대 교통장관으로 대만계 여성 정치인인 일레인 차오(63)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오는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8년 간 노동장관을 지낸 인물로,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아·태계 자문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차오가 지명되면 트럼프 내각에 합류하는 세 번째 여성이 된다. 앞서 인도계 니키 헤일리(44)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유엔 주재 대사로, 억만장자인 교육 활동가 벳시 디보스(58)가 교육장관에 각각 지명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의 정책 중 가장 명확한 것은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루이스 알렉산더 일본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접한 후 내놓은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은 트럼프의 취임 100일 과제에 들어가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가 중국과 환율 전쟁에 나서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불안감에 원·달러 환율도 널뛰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 환율은 트럼프 당선 당일 달러당 14.5원 급등했다가 이튿날 진정(1.1원 상승)되는가 싶더니 11일 다시 14.2원 올랐다. 3거래일간 30원 가까이 뛴 셈이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과 맞물려 외환시장 진폭이 커지고 있지만 섣불리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없다는 데 외환 당국의 고민이 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돼지저금통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 의지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끌고 가 미국에서 과도한 이익(연간 3000억 달러)을 챙겨 간다고 본다. “중국 제품에 최소 45% 폭탄관세를 물리겠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45% 관세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대미(對美) 연간 수출액은 87%(4200억 달러)나 급감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중국에 수출한다. 이 중 70% 이상이 중간재 형태의 수출이다. 중국에서 2차 가공 후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구조라 미·중 간 환율전쟁이 붙으면 우리나라도 직접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아예 우리나라가 ‘시범 케이스’에 걸려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국 국채를 쥔 중국과 전면전에 돌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미국이 차선책으로 한국 등 만만한 아시아 신흥국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인 2011년 말 116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58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환율 개입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무역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2가지 요건에 해당해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외환당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하게끔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강성 발언들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다가는 물가 폭등 등 미국에 돌아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진영에서는 ‘45% 관세’를 비롯해 한발 물러서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지난달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이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다. 대다수의 전문가 집단, 세계 정상 및 경영인들은 물론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이지 않던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유럽연합(EU) 잔류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성장으로 소득이 정체되고 기득권층 위주의 정책들로 인해 중산층의 적대감이 확산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민자 급증에 따른 반감, 사회 양극화,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발 등으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시각이 형성된 것도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브렉시트는 예전의 금융 거품이나 실물 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치적 이슈가 부른 금융위기란 점에서 사상 초유이고, 그만치 충격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검은 금요일(6월 24일) 하루에만 세계 증시에서 3000조원이 사라졌고, 우리 증시에서도 47조원이 날아갔다. 그러나 비교적 단기간에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가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 갔다. 급락했던 파운드와 유로화도 진정세로 돌아섰고, 대표적 안전 자산인 주요국 국채 가격 급등세도 한풀 꺾였다. 안정을 가장 먼저 되찾은 곳은 아시아 시장으로 한국과 일본 증시는 지난달 27~30일 모두 상승했고, 미국과 유럽 증시도 28일부터 반등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처럼 시장 패닉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것은 브렉시트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로서 세계 경제에 가해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이 EU와의 ‘결별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불확실성이 계속돼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최근 회복세가 단기 반등에 그치고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이 꽤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실업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패러다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배경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보호무역주의의 강화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도 부진한 우리 경제를 더욱 침체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과의 직접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럽 지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을 통해 더 큰 부정적 여파가 밀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도 감소 추세인 세계 교역량이 중장기적으로 더 위축되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로 영국의 직접 투자 규모가 작지만, 안전 자산인 달러와 엔화 선호가 강해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무역 위축 등으로 각국의 실물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쁜 침체 국면을 맞게 됐을 때도 각국의 공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각국은 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국제 공조에 나섰지만, 고립주의 바람이 거센 지금은 보호 무역과 자국 통화 가치의 경쟁적 하락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환율전쟁이 벌어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 간의 공조가 깨지고 자기만 살겠다고 하면 공멸의 길로 갈 수도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라는 ‘내우’에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외환’이 덮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우선적으로 낙관도 비관도 아닌 객관적 시각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한 외환 방패를 든든히 쌓아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환율전쟁에 대비해 환율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충격에 취약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산업을 키우는 노력과 함께 신성장산업 육성과 구조조정 같은 체질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EU 연쇄 탈퇴 등 불확실성 증폭 땐 제3 금융위기 강타”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EU 연쇄 탈퇴 등 불확실성 증폭 땐 제3 금융위기 강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파운드화와 유로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율전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유럽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6일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근본적인 금융 부실에서 촉발된 문제가 아닌 만큼 당장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나 2011년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부분 견해를 같이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제3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기존 국제금융 질서에 균열이 예상된다”며 “유럽연합(EU)과 유로화 단일 통화체계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 혼란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3~4월 대거 유입된 영국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영국 성장률 둔화로 영국으로의 수출 부진과 투자 감소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가 오랜 시간 누적됐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기 때문에 1997년이나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영국이 EU에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은 세계화 추세를 거스르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전 세계가 내수 위주, 무역장벽 확대 등 흐름으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브렉시트 충격은 재정건전성이나 유동성 위기 등 펀더멘털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협상 과정에 따라 브렉시트가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을 키우는 상시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실물 영역까지 위기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덴마크, 체코,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EU 연쇄 탈퇴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탈퇴 이후 청사진이 없고 탈퇴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여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영국 외 EU 국가들로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으로 앞으로 영국과 EU의 협상 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경우엔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부정적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탈퇴 결정으로 인한 긍정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영국의 EU 탈퇴는 남유럽 채무관계와도 연관돼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시장이 영국 이탈을 심리적 충격 수준에서 받아들였지만 이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면 그 이상의 충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는 세계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 불거진 사태인 반면 지금은 세계 경제가 바닥이라는 점에서 ‘설상가상’”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는 아니지만 2011년 유럽 재정위기보다는 현재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을 두고 지레 겁먹어선 안 된다”며 침착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과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도 강력하게 끌고 나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외환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경을 앞당기거나 소비세를 낮추는 등의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줄어든 EU 수출을 늘리기 위해 수출 진흥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금융학회장은 “단기적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마련한 금융시장의 장치들을 이용해 외화유동성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우석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장은 “앞으로 영국이 EU와 탈퇴 협상을 하면서 어떤 식으로 관계가 전개되느냐에 따라 관세율도 같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최소 2년의 탈퇴 유예기간 중에 어떤 협상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손 맞잡은 G7… 하반기 美금리인상·브렉시트 손벽 칠까

    TPP 비준·OPEC 총회도 변수 英 EU탈퇴 땐 세계경제 직격탄 “손은 맞잡고 악수는 했지만….”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이 최근 일본 이세시마에서 세계경제 위기, 남중국해 문제 등 주요 의제에 공조를 합의했지만 올 하반기 국제사회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G7의 경제 문제부터 국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만만한 게 없다. 발등의 불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다.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G7은 공통적으로 경기를 어떻게 부양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다. 사정이 다급하다보니 국제 공조보다는 국내 처방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다음달 열릴 미국과 일본 금융당국의 결정이 큰 변수다. 6월 14~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15~16일 이뤄지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는 하반기 세계 경제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 일은의 추가 양적완화 및 탈(脫)디플레이션을 위한 추가 정책 등이 주목된다. 결과에 따라서는 세계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도의 엔고를 감수하라는 게 미국 측의 신호이지만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오히려 엔화에 대한 정책 개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 사정 등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비준도 사실상 정지 상태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상반기쯤 절차가 다시 진행될 전망인데 그나마 모든 후보가 표심을 의식, “재고하겠다”, “손을 보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도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산유량 증·감산에 따라 석유 가격 동향이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외교 분야도 불확실성이 크다. G7은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와 관련해 “탈퇴는 성장의 심각한 리스크”라며 잔류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다음달 23일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올 경우 유럽의 정치외교 질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을 견제한 G7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반격과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도 향후 국제질서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 반부패 운동과 성장 감속으로 예전 같지 못한 중국이 어떤 반격의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헤지펀드 위안화 약세 호시탐탐 中 경기 부진 땐 재공격 나설 듯 한동안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환율 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인다.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하던 미국이 갑자기 제동을 걸면서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올해 초 중국 정부와 한판 붙은 글로벌 헤지펀드도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연초 달러당 120.3엔에서 지난 19일 108.9엔으로 올해에만 9.5% 하락(엔화 가치 절상)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엔저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엔고(高) 현상이 심화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반대하면서 양국 사이가 벌어졌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뒤 “최근 엔고 현상은 정상적이며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 다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엔화 강세가 물가 안정 목표를 위협한다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엔화 약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 환율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강하게 제동을 건 만큼 당분간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2년 아베 총리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해 왔다.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야 글로벌 경제도 회복할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지속된 엔저에도 일본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대일 무역 적자가 심화돼 더이상 엔화 약세 정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로섬 성격의 외환시장에서 자국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은 타국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 차례밖에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G20 회의에서 위안화의 고평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절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올해 초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가 중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들도 아직 물러나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파생상품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관련 옵션 잔액은 5588억 달러로 1월 말 기준 6075억 달러의 90%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이 0.5%에 그쳐 헤지펀드가 입은 손실은 크지 않다”며 “중국 경기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위안화 재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열린세상] 통화전쟁 격랑에서 안전운항하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특임파견관

    “남이야 손해를 보든 말든 내 사정이 절박해서….” 일본, 유럽(스웨덴·스위스·덴마크)이 마이너스 금리를 앞세워 통화전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제성장은 2013년부터 하락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 경기를 2010년 이래 최악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수요가 주는데 상품을 팔려니 가격(통화 가치)을 낮출 수밖에. 평가절하는 기습 공격이 포인트다. 주변국에 양해를 구하는 ‘친절한 금자씨’는 없다. 멀쩡하던 옆 나라 통화 값이 졸지에 급등한다. ‘이웃 나라 궁핍화 전쟁’인 거다. 전쟁터는 무질서가 판을 친다.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달러 대비 원화 값은 두 달 새 5.8% 떨어졌다. 5년 8개월 만에 최고 폭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다. 외국인 채권 4조 7000억원이 2월 국내를 떠났다. 1월 대비 열 배다. 이럴 땐 금리 인상이 자금 유출을 진정시킨다는 게 교과서 설명이다. 하지만 두려움(변동성 급등)이 시장을 장악하면 금리를 인상해도 유출을 막기 어렵다(‘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대에 대응한 거시건전성 정책연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금리정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다. 격랑에도 안전운항을 보장하는 게 정부·중앙은행의 임무다. 당국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꺼내 들었다. 외환보유액 확충,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외환시장 건전성 부담금 강화 등이 논의된다. 한국이 원하면 미 연준이 언제든 통화 스와프에 응할까. 미국 의회의 연준 견제 기류가 강성으로 변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자금유입 억제용이다. 유출을 염두에 둔 정책 수단이 아니다. 뭔가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자금 유출 압력을 인위적 시장개입(외환보유액)보다 시장가격(환율)으로 막는 게 최우선 과제다. 위기에도 환율 정책만큼은 ‘유연하게’ 운용할 거라는 믿음. 이게 관건이다. 그래야 나가려던 돈이 안 나간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어설픈 정책은 치명적일 수 있다. 원화 값 하락을 외환보유액으로 찔끔찔끔 막겠다는 건 가장 하수다. 아까운 달러만 축내고 시장 신뢰까지 잃는다. 보유액을 쓰고도 원화 값 절하 기대가 지속되면 시장은 도박판으로 변한다. 조지 소로스 같은 국제 투기세력이 입장한다. 나가지 않을 돈도 따라 나간다. 중국이 반면교사다. 외환보유액 1조 달러를 쏟아붓고도 투기꾼들에 물어 뜯길 처지다. 대응 수단은 환율 말고도 줄줄이 있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 대규모 자본 유출에 맞설 통제장치를 재정비·강화하는 거다.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은 매서운 맛을 봐야 한다. 때마침 국제적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동안 금기시되던 ‘자본통제’에 당위성이 부여되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중국 당국에 자본통제 수단 도입을 강권했다. 여차하면 일본은행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1월 26일자)는 사설까지 할애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자본통제’라며 옹호한다. 은행권의 외환충격 흡수 능력도 체크 대상이다. 당국은 은행이 떠안고 있는 만기 불일치와 통화 불일치 리스크의 크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은행별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외화 LCR) 점검이 시급하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제시한 지침이다. 외화 출혈이 극심한 상황에서 ‘30일간’ 버틸 수 있는지 여부를 보여 주는 지표다. 차입기업의 재무구조가 외환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건 은행 몫이다. 금융 외교 채널을 총가동할 때다. 환율전쟁은 어느 나라에도 득이 안 되는 ‘치킨게임’이다. 전쟁 중일수록 통화 당국 간 정보 공유가 긴요하다. 주요 20개국(G20) 모임만이 국제 공조를 도모하는 자리는 아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매년 6회에서 10회 만난다. 벤 버냉키 전 미 연준 의장은 참석을 위해 금리결정회의(FOMC) 날짜를 조정했을 정도다. 전쟁의 승패는 정보력에서 갈린다. 2월 17일 ‘F22 랩터 스텔스’ 네 대가 오산 공군기지에 들어왔다. 세계 최강 전투기다. 대북 억제력을 행동으로 보여 준 거다.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신뢰 잃지 않기’가 핵심이다.
  • 경기부양 최후 카드 vs 시장 혼란… ‘마이너스 금리’ 딜레마

    경기부양 최후 카드 vs 시장 혼란… ‘마이너스 금리’ 딜레마

    글로벌 환율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유럽에 이어 일본이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를 목표로 지난 16일부터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라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 데다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검토하고 중국도 여차하면 뛰어들 기세로 상황을 주시하는 등 세계 환율전쟁이 임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권역에는 현재 덴마크·스위스·스웨덴을 비롯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등 세계 경제 규모의 4분의1가량이 들어갔다. 이들 국가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목적은 간단하다.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금리 인하는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지 않고 시중에 흘려보내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경기 부양을 이끈다. 특히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수수료를 내야 하는 탓에 제로금리·양적완화를 뛰어넘는 경기부양을 위한 극약처방이다. 경기부양의 ‘최후 카드’로 불리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본 역시 저유가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 등 해외 악재에다 소비세 인상 등으로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0.1%에 머무는 등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감이 커지자 이 같은 고강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자산 매입을 통해 연간 사상 최대인 연간 80조엔(약 808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으나 침체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돈을 빌리면 이자까지 받게 되는’ 마이너스 금리는 거의 대다수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만 적용되는 정책금리에 해당된다. 각국 시중은행 중 예금자들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실제 적용하는 곳은 스위스, 덴마크 등의 아주 일부 은행뿐이다. 그것도 연 -0.125%(스위스 얼터너티브뱅크)처럼 보관료를 조금 물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예금 기준금리를 연간 0.02%에서 0.001%로 20분의1로 낮춰 아주 적은 이자를 받는다. 100만엔(약 1093만 5000원)을 1년 동안 맡기면 10엔(109.35원)을 받는 식이다.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에서 기대한 긍정 효과를 나타내기보다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부동산 같은 특정한 영역에만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여 호텔 등 관광산업과 관련된 부동산 부문에만 자금이 돌게 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새로운 호텔, 아웃렛, 각종 관광 시설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을 싸게 해주는 만큼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 이 정책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투자자들도 부동산 관련 신탁 등 투자 상품에 고수익을 노리고 몰려드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덴마크와 스웨덴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겨 부동산 버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덴마크는 2015년 상반기에 아파트 가격이 8% 상승했고 스웨덴도 1년 전에 비해 16%나 뛰었다. 더욱이 덴마크에서는 주택 보유자의 모기지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원금에서 이자를 제한 금액 상환)하는 바람에 은행업계가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마이너스로 덴마크 은행권이 지난해 입은 손실액은 10억 크로네(약 1843억원)를 넘는다. 개인들은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금융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일본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보험상품을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코쿠생명보험은 장기금리 하락으로 운용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저축성이 높아 퇴직금 수령자 등에게 인기가 많은 일시불 종신보험 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이이치생명보험도 자회사가 취급하는 일부 일시불 종신보험의 판매를 중단했다. 다이요생명보험은 일시불 종신보험 상품의 약속 수익률을 오는 4월부터 낮추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기업이나 가계 대출을 통해 투자나 소비 진작을 기대했던 일본은행의 당초 의도와 달리 개인들이 투자보다는 현금을 선호해 장롱속에 넣어 두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충격은 더 크다. 거대 은행들은 해외에서도 수익을 보충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자금의 65%를 그 지역에 대출하다 보니 지역경제가 부진하면 융자 대상이 없어 손실 규모가 불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4년 주요 112개 은행 가운데 대형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수익이 1113억엔 늘었지만 지방은행은 622억엔 감소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시행 초기라 예단할 순 없지만 엔화 가치도 일본은행의 의도와 달리 강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기준 달러당 엔화가치는 121.14엔을 기록했으나 시행일인 16일엔 114.07엔, 22일 종가 기준 엔·달러 환율은 112.92엔을 기록해 발표 이후 6.78%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가 의도하는 것과 반대 방향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되레 소비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돈을 풀기 위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오히려 현금을 퇴출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유럽 각국과 ECB는 500유로(약 68만원)짜리 고액권 퇴출과 전자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테러리스트 등 범죄자의 악용을 막겠다는 의도이지만 시장에선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확대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일반화하면 ‘0% 수익률’을 가진 현금이 상대적으로 더 수익성 있는 자산이 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다. 고액권이 있으면 보관하기가 훨씬 쉽다. 일본에선 금고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안화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운용하는 특별인출권(SDR)이라는 특수통화 바스켓에 편입됐다. 중국 금융당국은 국제 주요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을 SDR의 평가에 연동하겠다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런데 SDR에는 엔화도 포함돼 있어 엔화가 마이너스 금리로 약세로 기울면 가뜩이나 위안화 약세를 예상한 자본 유출로 비상이 걸린 중국 당국이 대책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환율전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너스 금리’ 현상은 당분간 확산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지난 11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아이디어를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아이디어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다른 나라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경험을 고려하면서 관련 아이디어를 살펴보고 있다”며 “정책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5일 유럽의회 경제위원회에 나와 금융시장 혼란과 유가 하락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되면 주저없이 3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더욱 공격적으로 돈을 푸는 통화정책을 약속했다. JP모건은 유럽이 연 -4.52%, 일본이 연 -3.45%, 미국이 연 -1.3%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은행 수익 악화 ·환율전쟁… ‘퍼펙트 스톰’ 현실화되나

    글로벌은행 수익 악화 ·환율전쟁… ‘퍼펙트 스톰’ 현실화되나

    수익성 감소 유럽 대형銀 부실 우려 반영 獨 최대 도이체방크 등 주가 일제히 급락 설 연휴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닷새 만에 개장한 코스피와 홍콩 증시도 폭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저금리 지속에 따른 글로벌 은행 수익 악화, 각국 중앙은행의 환율전쟁 확대 가능성, 미국 경기 회복 둔화,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공포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져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는 최악의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휴 기간 세계 증시는 유럽 대형 은행의 수익성 감소에 따른 부실 우려가 제기되면서 새파랗게 질렸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내년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코코본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지난 8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시장의 불신을 받았다. 도이체방크의 부실 우려는 프랑스 BNP파리바, 영국 바클레이즈 등 다른 대형 은행의 주가도 일제히 끌어내렸다. 도이체방크가 과거 발행한 은행채를 되사들이겠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서면서 11일 유럽 주요 은행주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저금리 지속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인해 은행은 물론 다른 금융사의 수익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세계 경제성장 전망 불확실성과 양적 완화 실패의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사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촉발된 환율전쟁 전운에 일본이 가세한 점도 시장 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가치가 달러 약세와 맞물려 오히려 절상되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2엔대로 내려앉는 등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9~10일 8% 가까이 급락해 마이너스 금리의 역풍을 맞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제로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며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던 미국조차 최근 각종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선행지표인 미국 공급관리협회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4개월 연속 기준치 50에 못 미쳤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을 들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경기 회복 둔화 가능성을 인정한 것에 주목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010년 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침몰 사건이 겹쳤을 때 국내 금융시장 충격은 오랜 기간 지속됐다”며 “이번에도 글로벌 악재와 (개성공단 폐쇄) 대북 리스크가 겹친 만큼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메시지를 정부가 명확히 보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퍼펙트 스톰 발생 가능성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며 “최근 대외 환경을 볼 때 국내 증시가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1990년대 엔화 주변국 공격당해 엔·달러 환율 140엔대 폭등 전력 中 은행 동원 위안화 공매도 차단…외환보유 1년 새 5000억弗 급감 한국 금융시장 中 동조화 심해져 日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영향 헤지펀드와 중국 정부가 맞붙으면서 환율 전쟁의 전운이 커지고 있다. 일본도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 전쟁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조지 소로스가 영국 중앙은행을 굴복시키며 악명을 떨쳤지만 헤지펀드가 ‘G2’(주요 2개국)인 중국과 정면충돌해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질 수 있는 한국 등 주변국이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원이나 급등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9원 오른 121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0년 6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 급락 속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변동성 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헤지펀드와 중국의 일전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 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경희대 차이나 MBA 교수)은 소로스와 그에 동조하는 투기세력의 가용 자원을 최대 500억 달러로 분석했다. 전 소장은 “이들이 외환보유액 3조 달러를 훌쩍 넘는 중국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중국은 최근 국유은행을 동원홰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이는 등 투기세력의 위안화 공매도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은 주변국으로 불똥이 튈 우려 때문이다. 1995년 일본 엔화 약세를 노린 소로스는 생각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지지 않자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을 공격했다. 소로스가 1997년 5월 세계 헤지펀드 총회에서 “태국 바트화 가치가 30% 고평가됐다”고 말한 지 2개월 뒤 바트화 가치는 하루 새 무려 25%나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40엔대로 치솟았다. 외환위기의 시작이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정말 중국을 공격하려는 건지 아니면 간 보기에 그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만약 이번에도 주변국을 공격해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면 경기가 좋지 않은 중국이 계속 환율 안정화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월 3조 8430억 달러였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조 3304억 달러로 1년 새 5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무너지면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 최근 급격히 중국에 동조화된 국내 금융시장도 파문이 불가피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이 본격적인 ‘환율 전쟁’으로 번지면 중국이 극약 처방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먼저 금리를 크게 올려 투기세력에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 거론된다. 헤지펀드가 1998년 홍콩 달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자 홍콩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홍콩 달러를 회수하면서 은행 간 금리를 한 번에 28%나 올려 가치 하락을 막았다. 외국인의 외환거래 자체를 통제하는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 실제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을 거부한 말레이시아는 외환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이 말레이시아처럼 극단적인 통제를 하지는 않더라도 외국인의 해외 송금 자금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美 금리인상, 가계부채 관리가 핵이다

    미국이 어제 새벽에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예상했던 대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미국은 비정상적인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1년간 꾸준히 제기됐다. 금리가 실제로 오르면서 불확실성을 털어 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호전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5%로 크게 개선된 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어제 성명을 통해 “이번 인상 후에도 통화정책의 입장은 시장 순응적으로 남을 것이며, 금리는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올린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였다. 점진적인 인상을 공언한 만큼 내년에 서너 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내년 하반기쯤에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고된 악재라고 하더라도 한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내년부터 금리 인상 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이 터질 위험성이 높다.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금리가 0.25%만 올라도 추가로 물어야 할 이자 부담이 3조원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이 부실해서 저소득층이 이자를 제때 못 갚게 되면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경제는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총량을 줄이고 질을 개선하는 방식의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보완 대책이 요구된다.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들도 금리가 오르면 더 버티기 어려워진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금리 인상으로 높은 금리를 좇아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외환보유액이 3700억 달러에 이를 만큼 사상 최대 수준이고 단기외채 비율도 30%에 불과하다.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은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가에서는 그간 풀렸던 달러가 빠르게 빠져나갈 위험이 크다. 주변 신흥국이 금융위기에 빠지면 우리도 덩달아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중국 경제의 둔화, 저유가 쇼크 등으로 내년 한국 경제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갈수록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중국, 유럽, 일본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계속 돈을 풀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달러당 6.5위안 안팎으로 떨어진 위안화 가치는 내년엔 7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치열해지는데 손을 놓고 있다가는 중국과의 수출 경쟁에서 갈수록 뒤처진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경계의 끈을 늦춰서도 안 되지만 지나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등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가계부채를 꼼꼼히 관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에 전력을 다한다면 미 금리 인상의 파고를 무난히 넘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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