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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과잉이 한국 민주주의 망쳐”

    “정치과잉 속 정치부재”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꼬집으라면 항상 등장하는 용어다. 사실에 입각한 정보와 합리적 사고가 먹히지 않다 보니 정치 스스로 존재가치를 잃어버린다. 지난해 초대형 정치이슈였던 대통령탄핵과 행정수도이전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결정에 대한)찬반을 떠나 정치와 행정을 구분하지 못하고 정치를 행정의 한 요소로 환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 광풍이 밀어닥친 것 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정치실종 사태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계간 당대비평 신년특별호에 실릴 ‘한국 민주주의의 열정과 과잉’에서 미 웰즐리대 캐서린 문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치를 비판했다. 문 교수는 이 글에서 민주주의는 자기반성에 임하는 정직함과 자제력, 누구든 잘못 알 수 있고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음을 가정하는 겸손, 의견이 다른 자들에게 호혜적인 손길을 내밀려는 의지와 같은 자유주의적 덕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사회에서 민주적 참여는 외려 민주주의 발전을 지체시킬 수 있다. 비약적인 민주주의 발전에도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적 덕목은 마지막 검토 때까지 심판을 보류하고, 타인의 판단을 성실하게 경청하는 것이기에 한국적 상황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정치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용가능한 정보가운데 하나의 입장 주위에 말뚝을 둘러치고 자신의 의견만이 유일하게 옳은 것이라 선포하기 일쑤다. 여기에는 자신이 한 약속에 집착하는 문화가 개입된다. 이런 문화가 결국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문 교수는 “그 권력의 형식과 사용을 언제든 심문하려는 의지없이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고 글을 맺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엔 인색한 은행 나눔경영

    지난해 은행간 합병 및 외국계 은행의 진출 등으로 촉발된 ‘금융대전(大戰)’이 나눔경영 강화와 허리띠 졸라매기로 가시화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 공익활동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감원 등의 형태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은행이 번 만큼 사회 환원의 몫도 늘리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또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인력정책도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정규직에게는 24개월치의 명예퇴직금과 주식, 자녀 학자금 외에도 취업 알선까지 하면서 비정규직에게는 ‘해촉’만으로 끝내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에 비해 3분의1에 불과한 박봉에 시달린 비정규직에게 해고 때도 이렇게 극심한 차별대우를 하면서 어떻게 나눔경영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은행과 노조가 감원 규모와 지원 조건 등에 합의하면서 내건 ‘윈-윈’은 비정규직의 눈에는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은행권은 외환위기 이후 14만여명이나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끝에 오늘의 수익구조를 실현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또 정규직의 기여도가 높은 만큼 명예퇴직 때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견해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5조원을 웃도는 은행권의 흑자도 따지고 보면 비정규직의 피와 눈물로 쌓아올린 측면이 적지 않다. 은행권의 비정규직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말 전체의 11.7%에서 지난해 9월에는 28.79%로 급증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정부가 올해 국정지표로 내세운 ‘동반성장’에는 비정규직 차별해소가 핵심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만든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며 극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절망퇴직에 내몰린 비정규직의 피눈물에 눈감는 노동운동 방식으로는 결코 공감을 얻지 못한다.
  • 은행 ‘나눔세상’ 大戰

    은행 ‘나눔세상’ 大戰

    시중·국책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은행들의 사회공헌사업 경쟁이 뜨겁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은행들은 순익이 대폭 늘어나자 번 만큼 사회에 돌려줌으로써 이미지 개선을 꾀하고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한국씨티·외환·제일 등 외국계들이 토착화를 위해 사회공헌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해 토종과 외국계 은행간 아이디어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사회공헌 예산 대폭 확충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4개 일반(시중+지방)은행들은 지난 1993년 이후 11년만에 모두 흑자를 냈다. 이들 은행의 총 흑자 규모는 최소한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의 실적이 좋은 것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이 거의 없는 데다 이자수입, 수수료 인상 또는 신설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은행들도 사상 최대의 순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하나·산업은행 등은 순익 1조원대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이윤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도 이런 점을 감안, 관련 예산을 늘리고 캠페인 및 각종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간 순익의 1%를 사회공헌활동 지원금으로 책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0억원 이상 집행키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순익의 0.5∼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회환원 지원금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신한·조흥은행의 순익이 1조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50억∼150억원가량 지원될 전망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순익이 2배 이상 늘었고, 조흥은행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사회공헌 비용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지난해 35만달러에서 올해에는 100만달러로 대폭 늘렸다. 하나은행은 공익신탁기금을 통한 복지후원금을 지난해보다 50% 늘린 6억원으로 정했다. 기업·수출입은행도 관련 활동을 위한 예산을 지난해보다 3배까지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들이 예산을 늘려 토착화를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토종은행들도 순익 확대에 따른 이미지 제고는 물론, 지역사회 마케팅 차원에서 예산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전담조직 신설도 은행마다 예산확충 등 ‘실탄’을 마련하면서 전담조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불우이웃돕기나 기부·후원 등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연중 캠페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조원가량 순익을 올린 산업은행은 올 들어 ‘사회공헌팀’을 신설, 그동안 관련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진행했던 봉사·후원·기부활동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이미지를 제고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한 ‘1사1촌제도’ 등 캠페인과 후원 활동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사회공헌 업무를 최근 노사협력팀에서 직원만족팀으로 넘기고 인력도 보강했다.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은행·카드상품 개발과 사랑의 집짓기, 농축산민 지원 등 구체적인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문화·환경보호 캠페인과 배드민턴·마라톤 등의 지역 스포츠활동 지원 등 지역사회로 파고들 수 있는 후원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외국계 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역사회를 위한 금융교육과 여성·청소년교육 등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빈곤층의 자활을 돕는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을 확대하고, 초·중·고교 교사들의 특활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올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점포와 불우이웃을 잇는 ‘사랑의 영업점 띠잇기 운동’과 ‘1사 1산 가꾸기’ 등 특색있는 캠페인을 마련했다. 제일은행도 직원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기부금으로 떼어내 지원하는 ‘한사랑 마케팅’을 확대키로 했다. 한국씨티은행 김찬석 이사는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지역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받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시성·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은행이 ‘윈-윈’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방재훈의 PSAT특강] 제시문 독해

    ●문제 다음 제시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가장 타당한 진술을 고르시오. 확실히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생, 바꾸어 말하면 인격적 생존이 뇌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간주하면 뇌의 죽음이 이러한 의미에서는 인격적 죽음이라는 것이 되고 뇌의 기능정지는 인간의 죽음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바탕에는 서구의 靈肉二元論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인 영육이원론은 기본적으로 ‘靈’혹은 ‘정신’에 역점을 둔 이원론, 결국 관념론이었다.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정신에 머물고 육체는 죽으면 부패될 수밖에 없는 허상일 뿐이다. 또 육체의 죽음은 오히려 정신을 해방한다고까지 생각된다. 육체로부터 빨리 정신을 내쫓아 인격에 구속되지 않는 상황을 손에 넣기 위해 정신의 죽음을 인간의 죽음으로 인정하려고 한다고 하는 것이다. 정신이라 불리는 현상이 뇌의 일부분적인 기능인가, 인격은 뇌의 작용으로 환원되는 것인가는 여기에서는 깊이 다루지 않더라도 어쨌든 ‘뇌사’를 ‘인간적인 죽음’으로 인정하고 ‘인간’인 것의 제약으로부터 육체를 해방하려고 하는 이러한 입장을 전통적인 이원론에 비추어 본다면, 그것은 靈肉二元論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캐리커처일 수밖에 없다. (1)靈肉二元論을 현대에 적용하면 정신의 죽음에 의해 인간의 육체는 정신으로부터 해방되고 뇌사의 인체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어 윤리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2)장기이식을 목적으로 하는 입장에서 추진되는 ‘뇌의 기능정지=인간의 죽음’은 전통적인 靈肉二元論으로부터 보면 완전한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3)전통적인 靈肉二元論은 관념론이며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현대에 있어서는 장기이식추진의 근거가 되고 있으므로 현대적인 재고가 요청된다. (4)정신의 죽음을 인간의 죽음으로 판단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죽음의 인정을 앞당기려는 사고는 靈肉二元論의 과장된 해석이라고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5)정신의 죽음을 인간의 죽음으로 하는 입장이 전통적인 영육이원론을 부정하고 인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는 결과가 된 것은 정말 유감이다. ●풀이 및 정답 (1)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확실한 언급이 없다.(2)완전한 잘못이 아니라, 과장일 뿐이다.(3)장기이식에 대한 진술은 없다.(5)전통적인 영육이원론을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답은 (4). ●문제 다음 중 ‘리프만’의 언론에 대한 견해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진술은 모두 몇 개인가? 리프만은 뉴스와 진실은 엄연히 별개의 것이며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언론인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는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뿐 아니라 사건의 시각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정치선전가들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론이 오직 진실만을 전달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뉴스의 본질은 상징화된 사건이며 진실이란 사실의 숨겨진 측면을 밝혀내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본 리프만은 언론의 보도활동이란 마치 어둠 속에서 사물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번갈아 비추는 탐조등의 조명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리프만이 강조하고자 했던 점은 언론이 사실을 고정관념이나 일정한 인식 틀을 통해 재해석 혹은 재구성하므로 우리는 언론이 사회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중략)그러나 TV매체의 출현이 리프만의 기본입장을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TV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도 신문과 잡지의 경우처럼 선택적 지각이라는 과정을 거쳐 인식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인 안소니 다운스(Anthony Downs)도 대부분의 수용자들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으려는 경제원칙에 입각하여 행동하므로 자신의 일과 직접 관련이 없는 뉴스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선택적 지각현상은 소련과 같은 사회주의체제에서도 발견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보기) ㄱ:언론은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보다는 이윤창출에만 열중한 나머지 공익성과 거리가 먼 저질의 오락성 정보만을 양산한다. ㄴ:언론이 숨겨진 사실과 사실들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현실에 가까운 뉴스를 전달해 주고 있다. ㄷ:언론은 자유주의 언론이념을 수용하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파수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ㄹ:상업주의 사상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는 언론이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공정하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생산하지 못한다. ㅁ:최근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심층·탐색보도 양식에 의해 작성된 뉴스는 진실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ㅂ:언론은 대표성을 결여한 소수에 의해 소유되거나 지배받고 있으며, 그들은 공익을 위한다는 위선의 탈을 쓰고 자본주의적 지배체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1)1개 (2)2개 (3)3개 (4)4개 (5)5개 ●풀이 및 정답 ㄴ,ㄷ,ㅁ:언론의 뉴스가 사실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선전가들에 의해 이용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정답은 (3).
  •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사기에 나오는 ‘…마침내 진나라 시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전국시대에는 온천하가 다투었던 시대이니 이로 인해 유술(儒術)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다.’라는 구절은 이른바 천하통일을 한 진나라의 시황제가 저지른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 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기원전 222년 제나라를 끝으로 6국을 평정하고 전국시대를 마감한 시황제는 주왕조 때의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사상처음으로 중앙집권제를 채택하였다. 그리하여 중앙집권제인 군현제를 실시한 지 8년째 되던 해 BC 213년, 시황제가 베푼 함양궁(咸陽宮)의 잔치에서 순우월(淳于越)이란 박사가 ‘현행 군현제도 하에서는 황실의 무궁한 안녕을 기하기가 어렵다.’고 봉건제도로 환원할 것을 진언하였다. 시황제가 신하들에게 순우월의 의견에 대해 가부를 묻자 중앙집권제의 입안자인 승상 이사(李斯)가 대답하였다. “봉건시대에는 제후들 간의 침략전이 그치지 않아 천하가 어지러웠으나 이제는 통일되어 안정을 찾았사오며 법령도 모두 한곳에서 발령(發令)되고 있습니다. 하오나 옛 책을 배운 선비 중에는 그것만을 옳게 여겨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에 대해 비난하는 선비들이 있습니다. 하오니 차제에 그런 선비들을 엄단하심과 더불어 아울러 백성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醫藥), 복서(卜筮), 종수(種樹:농업)에 관한 책과 진나라 역사서 외에는 모두 수거하여 불태워 없애소서.” 시황제가 이사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청에 제출된 무수한 책들을 속속 불태웠는데, 이 일을 가리켜 ‘분서(焚書)’라 한다. 당시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므로 책은 모두 글자를 적은 댓조각을 엮어서 만든 죽간(竹簡)이었다. 그래서 한번 잃으면 복원할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또한 이듬해 아방궁(阿房宮)이 완성되자 시황제는 불로장수의 신선술법을 닦는 방사(方士)들을 불러들여 후대했다. 그들 중에는 특히 노생(盧生)을 신임하였으나 그는 많은 재물을 사취한 후 시황제의 부덕을 비난하면서 종적을 감추어버렸다. 시황제는 크게 진노하였는데, 이번에는 시중에 염탐꾼을 감독하는 관리들로부터 ‘황제를 비방하는 선비들을 잡아가뒀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노여움이 극도에 달한 시황제는 엄중히 심문한 끝에 460명의 유생들을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였는데, 이 일을 가리켜 ‘갱유(坑儒)’라 하였던 것이다. ‘책을 불사르고 선비를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인다.’는 ‘분서갱유’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 말. 이로 인해 사기에 기록된 대로 유술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던 것이다. 만약 맹인이었던 자하가 논어를 저술하지 않았더라면 공자의 사상은 이처럼 불타고 생매장되어버림으로써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 공자의 고향이었던 노나라와 제나라에서는 유학자가 그치지 않았고, 마침내 공자의 사후 100년 후에 태어난 유교의 중시조라고 할 수 있는 ‘맹자(孟子)’에게 바통터치를 함으로써 비로소 공자의 유가사상은 공맹사상으로 계승발전 될 수 있었는데, 만약 맹인 자하가 없었더라면 유교의 파도는 맹자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맹인 자하와 더불어 또 한 사람의 일등공신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증삼(曾參)으로 자는 자여(子輿)라 불린 제자이다. 그는 노나라사람으로 공자보다 46세가 아래로 자하와 더불어 막내제자였는데, 따라서 맹인 자하와 증삼은 흔히 공자의 사상을 전파한 두 사람의 쌍두마차라고 불리고 있다.
  • 삼성전자 ‘순익10兆 클럽’

    삼성전자 ‘순익10兆 클럽’

    삼성전자가 원화절상,IT경기 위축 등 4·4분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한해 매월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25.7%나 늘어난 15조 6700억원을 투자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4일 2004년 4·4분기 경영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연간매출이 2003년보다 32% 늘어난 57조 6324억원, 영업이익은 67% 증가한 12조 169억원, 순이익은 무려 81%나 늘어난 10조 7867억원(103억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도 40% 늘어난 47조 5956억원(416억달러)을 달성했다. 순이익 100억달러 이상을 거둔 기업은 2003년 기준으로 미 통신회사인 MCI, 엑슨모빌, 씨티그룹,GE, 도요타 등 9개에 불과했다. 순수제조업체로는 도요타가 유일했다. ●4·4분기 실적은 주춤, 연간 실적은 최대 4·4분기의 경우 원화절상,LCD의 지속적인 가격하락, 휴대전화의 재고조정을 위한 물량감소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3.1% 감소한 13조 89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및 연구개발(R&D)비용 증가,7000억원의 특별상여금 지급 등으로 전분기 대비 44.1% 감소한 1조 5326억원, 순이익은 5.6% 하락한 1조 8254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일회성 비용인 특별상여금을 제외할 경우 4·4분기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4·4분기 실적을 지탱한 것은 역시 반도체였다. 난드플래시의 선전으로 4조 780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조 6000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부문 이익이 전체 이익보다 많았다. 3·4분기 급속한 판매가 하락으로 고전했던 LCD는 4·4분기 매출이 1조 9500억원으로 늘었지만 이익은 100억원에 그쳤다. 통신부문도 심한 몸살을 앓았다.1·4분기 27%까지 치솟았던 영업이익률이 3·4분기 13%로 떨어지더니 4·4분기에는 3%로 추락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3년 5566만대 대비 55% 성장한 8653만대 판매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8%에서 13.7%로 올랐다. 해외비중이 높은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은 4·4분기에도 각각 1300억원,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05년에도 날까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 늘어난 58조 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반도체에 6조 100억원,LCD에 2조 8600억원 등 시설투자에 10조 2700억원을 쏟아붓고 연구개발(R&D)에도 5조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투자는 비메모리 라인,13·14라인 등에 집중되고 LCD는 7-2라인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된다. 지난해 무려 3조 8000억원에 달했던 자사주 매입은 올해도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됐다. 기준환율은 달러당 1050원으로 설정했다. 삼성전자 IR팀 주우식 전무는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이 1·4분기에 10%대 중반으로 회복되고 반도체 수요가 여전한데다 LCD도 하반기에는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전망도 밝았다.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 비용은 없다? 한편 주 전무는 2001년 3390억원에 불과했던 주주환원액(배당+자사주매입)이 지난해 5조 3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이 외국인 주주들을 달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지적에 “지난해 현금유입이 15조원에 달하는데 최대한 투자를 하고도 남는 돈은 당연히 주주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느냐.”면서 “일부에서는 대기업이 많은 수익을 내고도 투자보다는 현금을 쌓아놓거나 주주배당에 치중한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과 관련, 재계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비용이 5조원이 넘는다.”며 극렬하게 반대한 것과는 다른 논리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反기업정서 완화 추세

    반(反)기업정서가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발표한 ‘기업호감도’에 따르면 ‘기업호감지수’(CFI)는 100점 만점에 44.4점으로 집계됐다. 2003년 12월 38.2점, 지난해 6월 39.1점보다 소폭 개선됐다. 또 기업활동의 우선 순위가 ‘이윤창출’이라는 의견도 56.8%(지난해 6월 조사)에서 58.4%로 높아졌다. 반면 ‘사회환원’이라는 의견은 43.2%에서 41.6%로 낮아져 자본주의 원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富)에 대한 인식도 ‘부자들이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답변은 보합세(70.8%→70.1%)를 유지한 반면 ‘정당한 방법으로 노력해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응답은 25.2%에서 29.9%로 높아졌다. 대한상의측은 윤리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데다 지난해 하반기 분식회계나 정경유착과 같은 ‘악재’가 없었던 점이 기업에 대한 호감도를 개선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로는 ▲국가경제 기여(45.2%)▲일자리 제공(23.8%)▲국위 선양(17.3%)▲좋은 제품 제공(6.0%)▲사회 공익활동(5.4%) 등의 순으로 꼽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LG전자 노조 ‘성과급 사회환원’

    사측이 임금을 올려주겠다는데도 임금동결을 제의한 노조에 이어 성과급 일부를 사회에 ‘자진반납’한 노조가 등장했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2004년도 성과급 재원 가운데 7억 5000만원을 미리 떼어내 사회봉사기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LG전자는 조만간 사업부별로 기본급 대비 240∼340%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데 사회봉사기금을 미리 내놓음에 따라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성과급은 조금 줄게 된다. 회사측도 노조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노조가 내놓은 만큼의 금액을 따로 출연, 모두 15억원을 사회봉사활동에 지원할 계획이다. 장석춘 노조 위원장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많은 근로자들이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받은 성과급 일부를 사회에 환원,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노조가 앞장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노조의 솔선수범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쓰레기 태우고 100억원 수입까지

    경기도내 시·군에서 운영중인 소각시설이 연간 100억원대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등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3일 수원 영통·용인 수지 등 도내 18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생한 소각열을 지역난방공사 및 발전소에 팔아 지난해 100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68억원보다 47% 늘어난 규모다. 재활용된 소각열은 무연탄 44만여t에서 발생하는 열량과 맞먹는다. 소각장에서 생산된 증기 여열은 배관을 타고 열병합발전소로 보내지며 발전소측은 이를 지역난방을 공급받는 시내 각 가정과 사무실 등지로 공급한다. 특히 소각장들은 수익을 주민복지사업에 환원함으로써 혐오시설 인식을 불식시키고 에너지 자원을 절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소각장의 경우 단지내 체육문화센터에 온수를 공급함으로써 민간시설보다 30∼40% 싼 가격에 수영장을 운영,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군포시 소각장은 쓰레기에서 나오는 고철을 수거, 지난 3년간 770여만 원의 판매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박신흥 도 환경국장은 “앞으로 건설될 소각시설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소각열 재활용과 주민복지사업 이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현철씨 징역1년6월·추징 20억

    김현철씨 징역1년6월·추징 20억

    불법 정치자금인지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인지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재판에서 재판부가 불법 정치자금으로 규정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현철씨는 지난 97년 이자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뒤 7년여 만에 다시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실형이 선고되자 현철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었으며 함께 기소된 김기섭 전 국가안전기획부 운영차장은 안타까운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현철씨와 악수를 나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는 31일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된 현철씨에게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20억원을 선고하고 김기섭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동만 부회장에게 맡긴 70억원의 불법자금은 사회에 환원할 돈으로 피고인들에게 이자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면서 “정당한 이자라면 수표나 계좌로 입금했을텐데 은밀하게 현금으로 나눠 주는 등 조 부회장이 김기섭씨와의 친분 때문에 건넨 돈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현철씨가 총선을 앞두고 받은 조 부회장의 자금을 지역구 관리에 사용했고 두 차례 만나 총선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인사한 것을 보면 정치자금으로 인식하고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또한 현철씨가 돈을 받은 시기도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진 후이고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등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철씨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작년 2∼12월 김기섭씨를 통해 조 부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현철씨는 이돈이 조 부회장에게 맡겼던 ‘대선잔금’ 70억원의 이자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아파트 10채 소년가장 보금자리로”

    “소년·소녀 가장들이 매서운 겨울 바람을 피할 수 있는 훈훈한 보금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파트 10채를 내놓은 경북 안동 세영종합건설건 안영모(47)대표의 작은 소망이다. 안 대표는 31일 안동시를 방문해 “저소득층 시민들을 위해 써 달라.”며 회사측이 지은 안동시 안기동 세영아파트 16평짜리 10채(시가 3억 5400만원)를 기탁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97년 지어져 임대아파트로 활용되다 2002년부터 일반 분양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사업에 실패한 친구가 노숙을 하다 요양소로 들어갔고 부인마저 가출한 일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힘든 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탁 배경을 설명했다. 95년 세영종합건설을 설립한 안 대표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 지난해 600억여원 매출에 47억여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회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부담스럽다.”며 “앞으로 기업 이윤의 일정부분은 반드시 사회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시는 기부한 아파트를 지역 소년·소녀 가장에게 우선 무상 임대할 계획이다. 내달중 입주희망자를 접수받아 가족 수와 지역 거주기간 등을 고려해 자활의지가 강한 10가구를 선정, 설날(2월 9일)이전에 입주토록 할 방침이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자동차 특소세 20% 경감조치 6개월 연장키로

    자동차 특소세 20% 경감조치 6개월 연장키로

    올 연말까지만 적용될 예정이던 승용차 특별소비세 인하조치가 6개월 연장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열어 지난 3월24일부터 적용해 온 자동차 특소세 20% 경감조치를 6개월 더 유지하는 내용의 특소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차값을 내림으로써 소비심리를 자극, 내수활성화에 보탬을 주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배기량 2000㏄ 초과 승용차와 2000㏄ 이하 승용차에 각각 적용되는 8%와 4%의 특소세율이 내년 6월30일까지 유지된다. 추가 조치가 없는 한 그 이후에는 각각 10%와 5%의 원래 세율로 환원된다. NF쏘나타(1997㏄)의 경우, 특소세 인하가 연장되지 않았다면 내년 1월1일부터는 가격이 2085만원(특소세 305만원)이 되지만 이번 조치로 지금과 같은 2060만원(〃280만원)이 유지된다. 승용차별 특소세 절감액은 ▲쏘렌토 2497㏄ 56만원 ▲아반떼XD 1495㏄ 16만원 ▲SM5 1998㏄ 21만원 ▲스포티지 1991㏄ 22만원 ▲싼타페 1991㏄ 26만원 등이다. 특소세 인하 연장으로 ‘특소세 환원’을 전제로 차를 산 고객들은 해당영업점에서 더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자동차 영업점들은 지난 11월 말 특소세 인하 연장설이 불거진 이후에도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자 인하 이전의 특소세를 적용해 차를 팔아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소비진작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정부는 승용차 외에 보석류 등 12개 품목에 대해서도 특소세 인하조치를 6개월 연장했다. 품목별로 카지노용품, 수렵용 총포류는 특소세율이 20%에서 14%로, 녹용·로열젤리·방향용 화장품은 7%에서 4.9%로, 보석·귀금속·고급사진기·고급시계·고급모피·고급융단·고급가구는 20%에서 14%로 내린 상태가 내년 6월 말까지 유지된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儒林(252)-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52)-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공자가 이처럼 강경하게 제자인 염유를 꾸짖고 있는 것은 염유가 그럴듯한 궤변으로 신하로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자신의 상관인 계강자의 탓으로 돌리는 변명을 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공자는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을 싫어하고 있었다. 특히 변명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혐오감을 갖고 있었는데, 논어에 보면 자로가 나이어린 자고(子羔)를 정치에 나아가게 하자 공자는 아직 배움에 익숙지 못한 자고를 정치에 나아가게 한다고 자로를 심하게 꾸짖은 적이 있었다. 이때 자로가 ‘백성을 다스리고 국가에 사직을 돌보는 것도 배움이 아닙니까.’하고 변명을 하자 공자는 자로를 책망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이 때문에 말재주꾼을 싫어한다.” 이와 같이 변명을 싫어한 공자의 극언은 변명이 교묘한 회피에 불가하며 자신의 게으름을 감추는 교묘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을 경책하는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20세기의 성자 슈바이처도 변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경계하고 있다. “타인이나 사실에 변명을 찾지 말고 모든 사건에 있어서 자기 자신의 문제로 환원하여 사물의 궁극적인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슈바이처의 말처럼 변명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된 본질의 문제를 남에게 전가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거짓인 것이다. 따라서 공자는 전유를 공격하려는 계강자의 잘못을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겠느냐.’하고 일차로 꾸짖고 다시 염유가 ‘그것은 계씨가 치르는 것이지 저희 두 사람은 원치 않은 일입니다.’라고 연이어 변명하자 ‘너의 말은 분명히 잘못이다.’라는 말로 꾸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자의 극언에도 염유는 다시 변명한다.‘지금 공격하여 빼앗지 않으면 반드시 후세에 화근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공자는 ‘군자는 그가 바라는 것은 버려둔 채 말하지 아니하고 또 그것을 변명하려는 것을 미워한다.(君子疾夫舍曰欲之而必爲之辭)’라고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자는 말을 앞세우고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을 싫어하고 있었다. 말재주로 다른 사람에게 아첨하는 것은 사리를 얻기 위해 자신을 속이는 행위이며, 본심의 덕을 해치는 위선이기 때문이었다. 아첨꾼과 말만 잘하는 말재주꾼에 대해서 공자는 논어의 곳곳에서 다음과 같이 경책하고 있다. “말을 좋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하는 사람은 어진 이가 적다.(巧言令色鮮矣仁)” 공자의 이 말에서 ‘발라맞추는 말과 알랑거리는 낯빛’이라는 뜻의 ‘교언영색’이란 고사성어가 나온 것. 이는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아첨하는 말과 보기 좋게 꾸미는 표정을 말하는 것이다. 또 공자는 ‘말 잘하는 사람보다 어눌하나 말에 진실이 깃든 사람을 좋아하여 의지가 굳고 꾸밈이 없고 말수가 적은 사람만이 인(仁)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논어의 공야장편에는 이러한 공자의 사상을 나타내 보이는 중요한 장면이 나오고 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중궁(仲弓)이란 사람이 있었다. 노나라사람으로 공자보다 29세나 아래였는데, 일찍이 공자 자신이 ‘염옹(雍:중궁의 이름)은 임금노릇을 하게 할만하다.’라고 칭찬할 수 있을 만큼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중궁은 말주변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염옹은 어질지만 말재주가 없습니다.’이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도대체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 신안 가거도 주민들“차라리 뱃길을 없애주오”

    “차라리 뱃길을 없애주시오.”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192가구·409명)와 상·중·하태도(94가구·227명) 주민들이 26일 정부에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다.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보낸 건의서에서 “여객선이 4일에 한 번꼴로 오는데다 뱃삯까지 터무니없이 올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목포항에서 가거도(216㎞)를 잇는 뱃길은 여객선으로 3시간40분이 걸린다. 짝수날 오전 8시 한 차례 출항하는데 기상이 나빠지면 5일이나 7일에 한 번 가기 일쑤다. 게다가 지난달 30일자로 요금이 4만 4150원에서 4만 7550원으로 8.1%나 기습 인상돼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주민들은 가거도가 단지 외딴 섬이 아니라 국토의 보루임을 강조했다.“가거도 때문에 지난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당시 한반도 면적의 수배에 달하는 바다를 우리 영해로 인정받았다.”면서 “이는 낙도 주민들이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 국토를 지켜왔기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거도는 4개월 전부터 때아닌 조기 풍어로 조기 파시가 열리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관광객이나 낚시꾼마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전국이 고속철도 개통으로 반나절 생활권으로 달라지고 있으나 일주일 생활권으로 퇴보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중 여객선 운항일수는 130여일에 지나지 않아 이만저만 불편을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주민들은 “지난 96년 이전처럼 일반항로가 아닌 명령항로로 환원하고 200t급 대형선박을 건조해 취항시켜서 요금도 절반으로 내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iTV 라디오 포함 새달 1일부터 자진 폐업

    iTV 라디오 포함 새달 1일부터 자진 폐업

    방송위원회의 재허가추천거부 결정을 받은 경인방송(iTV)이 자진폐업을 결정했다. 경인방송은 23일 오전부터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동양제철화학 등 대주주들이 참가한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1일자로 텔레비전·라디오방송업에 대해 폐업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300여명이 넘는 경인방송 전 임직원의 고용계약은 후속조치 마련을 위한 최소인력만 빼고 올해 12월31일까지만 유지된다. 이사회는 이날 결정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빠른 시일내에 주주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사회는 또 “방송위의 결정은 존중하되 법률적 대응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법률적 대응은 당장 소송을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소송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무구조의 부실로 재허가추천을 거부당한 데다 노조와 극한대립을 빚었던 터라 승소 가능성도 낮고 승소한다 해도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많아 이번 폐업 결정은 사실상 청산결정을 의미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사주를 통한 독립경영이나 신규사업자 공모 등을 내심 기대했던 경인방송 노조는 폐업결정이 나자 긴급회의를 소집, 이사회를 강력히 비난했다. 노조는 새 방송사업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경인방송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새 사업자에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만 보장한다면 ‘무분규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97년 10월 전파를 내보내기 시작한 경인방송은 지난 21일 ▲재정적 능력 부족 ▲방송수익 사회환원 불이행 등의 이유로 방송위로부터 재허가추천을 거부당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새해 달력에 ‘그룹정신’ 담았다

    새해 달력에 ‘그룹정신’ 담았다

    각 기업에서 만드는 캘린더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2005년 을유년 새해 달력엔 자사가 지향하는 바를 표시하고 있어 기업의 문화만큼이나 흥미롭다. 삼성구조본에서 배포한 달력의 의미는 ‘한자’다. 삼성 미술관 리움이 소장하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고미술품을 선정해 만든 이 달력은 요일과 월 표시를 한자로 장식했다. 우리 조상이 지은 한시도 작품과 함께 소개됐다. 달력에 한자를 집어 넣은 것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 차원과 옛것을 중시 여기는 ‘예(禮)’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관계자는 “국보선은 중국용으로도 8000부를 만들어 음력과 작품 설명을 한자로 보충해 보냈다.”고 말했다. 삼성은 중국에서도 사회환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총 900만위안(10억 5000만원)을 지원해 45개 ‘삼성 애니콜 희망초등학교’를 중국에 짓는다. LG카드 출자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LG그룹은 어떤 그림이나 글귀도 넣지 않은 달력을 배포하고 있다.1장에 3개월치 달력이 들어 있는 실용성 달력이란 게 자체 설명이다. 인화와 담백을 그룹의 모토로 삼고 있는 기업가 정신을 담았다. 관계자는 “요즘엔 달력의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퇴색했다는 게 우리 분석이다.”라면서 “계열사들에 의견을 물어 실용적인 달력으로 제작하는 데 합의를 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내년 달력도 국내 대표 문학 컬렉션으로 만들었다.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배경을 실제 사진으로 찍어 소설의 한 부분과 함께 엮어 넣었다. 관계자는 “SK그룹은 장학퀴즈나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운영하는 등 교육을 강조하면서 인재양성을 기업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달력은 사람들이 매일 보는 것인 만큼 국내 대표 문학을 주제로 만들어 국민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2004년 달력은 박경리의 토지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한편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키티 카하네의 작품으로 구성된 달력도 함께 배포 중이다. 현대차는 35㎝ 크기의 정사각형 달력을 제작했다. 예전처럼 자사 차량을 달력에 넣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차량 사이즈를 10㎝ 크기로 줄여 달력 오른쪽 상단에 배치했다는 것. 자동차가 크게 들어가면 오히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친인척 대소사를 챙긴다고 해 음력 표시를 세세하게 집어 넣은 게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방송위, iTV 재허가 추천 거부…새달 방송중단

    방송위, iTV 재허가 추천 거부…새달 방송중단

    경인방송(iTV)에 대한 재허가 추천이 거부됐다. 한국방송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방송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통해 경인방송에 대한 재허가 추천을 거부키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로써 경인방송은 올해 12월31일 자정까지만 전파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다. 이후 방송할 경우 방송법에 따라 형사고발조치된다. 다만 허가만료기간이 내년 12월까지인 라디오는 계속 방송할 수 있다. 방송위는 경인방송 재허가 추천거부 사유로 ▲재정능력 부족 ▲수익의 사회환원 불이행 ▲협찬·간접광고 규정 등의 반복적인 위반 등 3가지를 들었다. 이 가운데 재정능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제시됐다. 경인방송은 지난해 당기영업손실 38억 7100만원, 당기순손실 32억 8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 총부채가 총자산을 66억 6800만원 초과했다. 여기에다 경인방송은 2001년 재허가 추천시 200억원을 증자하겠다던 당초 약속과 달리 70억원만 증자하는 등 투자의지를 보이지 않아왔다. 특히 최대주주 동양제철화학은 주식보유상한선을 초과해 추가투자 범위에 한계가 있고,2대주주 대한제당은 투자의지를 명백히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동양제철화학은 우선주를 포함해 42.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경인방송은 인천을 주시청권으로 97년 1월 ‘인천방송’으로 출발,97년 10월 첫 전파를 내보냈다.2000년 3월에는 주시청권을 경기지역으로 넓히면서 ‘경인방송’으로 이름을 바꿨다. 다른 지역민방과 달리 100%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70억 성금 모은 포스코 ‘좀도리 정신’

    포스코가 세밑에 ‘좀도리 정신’을 확실하게 행동에 옮겼다. 지난해의 3배가 넘는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것. 좀도리란 우리 조상들이 밥지을 때마다 한줌씩 떼내놓는 쌀로 훗날 살림이 어려워지거나 이웃을 도울 때 쓰곤 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20일 총 70억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포스코가 50억원을 내놓았고, 포스코건설·창원특수강·포항강판·포스틸 4개 계열사가 각각 5억원씩 20억원을 모았다.LG·현대차 등도 70억∼80억원의 성금을 냈지만 이들 그룹은 재계서열 2·3위라는 점에서 포스코의 ‘70억원’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포스코가 냈던 성금은 20억원. 포스코측은 “올해 경기가 워낙 나빠 국민들의 체감고통이 커졌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성금 규모를 크게 늘렸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사내에만 246개 자원봉사 그룹이 있다. 가입 임직원 수만 2만여명. 아예 매월 셋째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성공을 말하다/김광수 옮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성공을 말하다/김광수 옮김

    466억 달러의 재산가이자 벤처의 신화인 빌 게이츠(49)와 410억 달러의 재산가이자 세계 최대의 투자가인 워런 버핏(74). 누구나 부자가 되길 꿈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계 1·2위 억만장자인 이 둘은 선망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아마도 둘이 한 강당에 모여 나누는 대담을 들을 기회가 우리에게도 있다면, 막 창업을 시작한 젊은이부터 오래도록 힘겹게 사업체를 꾸려가는 기업인까지 누구나 앞다퉈 그 기회를 잡으려고 달려가지 않을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성공을 말하다’(김광수 옮김, 윌북 펴냄)는 이 쟁쟁한 세계 최고 부자들이 1998년 워싱턴 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허심탄회하게 나눈 대담을 육성 그대로 기록한 책이다. 대학 강당에 많은 학생을 앞에 두고, 다양하게 쏟아지는 질문들에 때로는 재치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대답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독자들을 생생한 현장으로 이끌 듯 싶다. 전문 경영인이나 학자들이 대상이 아닌 대담인 만큼 질문과 대답은 보편적인 울타리를 넘지 않는다. 굳이 기업 경영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꿈과 혁신을 좇아 자신만의 업적을 이룬 두 사업가의 열정에 귀를 기울여봄직하다. “칭찬하고 싶은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을 눈여겨 보았다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진짜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한 10년만 버텨야지.’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걱정스럽다.”“훌륭한 영웅들을 둔 사람은 힘든 시기에도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워런 버핏),“일은 즐겨야 한다.”“인터넷에서 나쁜 정보를 무조건 차단하기보다는 아이가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검색해 함께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하라.”“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빌 게이츠) 등 모두에게 해당되는 생활과 일의 지혜가 가득하다. 물론 창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 글로벌 비즈니스의 미래, 기술의 진보와 효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IT의 미래 등 기업인들에게 좋은 약이 될 이야기가 다수를 이룬다. 특히 “재산의 99%를 기부할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 환원을 강조한 워런 버핏이나 “후계자를 지정할 신성한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며 능력을 최우선으로 신봉하는 빌 게이츠의 말은 우리의 기업인들이 꼭 들어야 할 쓴소리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한정된 모든 대담이 그러하듯, 두 인물에 대한 심층적인 대화보다는 단편적인 생각만을 ‘수박 겉핥기’로 훑어낸 듯한 인상을 준다. 구체적인 지식을 얻기보다는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태도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정도다. 책과 함께 대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한글 자막 비디오가 패키지로 실렸고, 책 뒤편엔 영어 원본도 함께 수록됐다.1만 2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잇단 경영악재 재계 “속이 탄다”

    ‘공정거래법,LG카드 사태, 집단소송….’ 지난해 이맘때 대선자금 수사로 그 어느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던 재계가 또 연말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가 경영 외적인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경영권이나 경영책임 등에 직결된 문제여서 자칫 상처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삼성, 재벌금융사 의결권 제한 강화에 허탈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삼성그룹은 지난 10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개정안은 재벌금융사 의결권 제한을 현행 30%에서 오는 2008년까지 15%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대주주 지분은 금융계열사 8.49%를 포함해 18%(자사주 제외)정도.2008년부터는 15% 한도를 넘는 3%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삼성전자 주식 3%를 추가로 매입하려면 주당 40만원 기준으로 1조 7680억원이 필요하다. 비록 예견됐던 문제이긴 하지만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가 늦춰지면서 기대를 가졌던 터라 실망은 더욱 컸다. 삼성 관계자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다.”며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LG, 부실카드사 지원 요구 부담 커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대선자금 수사와 LG카드 사태를 비교적 원만하게 처리해 온 LG는 요즘 ‘카드의 악몽’에 다시 시달리고 있다. LG그룹이 가지고 있는 채권 중 공정거래법상 출자할 수 없는 3000억원을 제외한 8750억원의 출자를 요구하고 있는 채권단은 지난 13일 LG카드 청산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LG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LG는 올 1월 채권단과 합의에 따라 금융업을 포기하고 한때 구본무 회장의 주식까지 담보로 맡기며 1조 175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책임을 다했다고 버티고 있지만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SK선 소버린과 분쟁해결 골치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가 법원에 계류 중인 SK는 최근 팬택&큐리텔, 삼성전자 등 ‘잠재적 아군’이 잇따라 SK㈜ 주식을 매입하면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소버린이 13일 “최근 발생한 SK㈜ 주식의 블록 트레이드(시간외 대량매매) 등은 SK 경영진의 정직성과 그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투자가들이 믿지 않음을 드러낸 사태”라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은데다 외국인들의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확실한’ 악재는 없지만 원화 절상, 특별소비세 환원문제, 경유세 조기인상 여부 등으로 은근히 골치를 앓고 있다. 코 앞에 시행이 다가온 증권집단소송제도 재계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시한폭탄’이다. ●증권집단소송제 공동 해결과제 정부가 기업들이 과거에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은 회계 기록을 바로잡는 ‘전기오류수정’을 통해 3년 이내에 과거 분식을 해소하면 금융감독 당국이 이를 근거로 감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시민단체 및 일부 정치권의 반발로 불투명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미 예고된 법인지라 1년여동안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워왔지만 막상 실행이 되면 어떤 소송이 제기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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