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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학습지 교사도 노동자… 노조·파업 보장”

    특수고용직 권리 인정… 원심 깨고 환송 학습지 교사도 노조 결성과 파업을 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조법상 근로자성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의 기준을 분리해 판단한 첫 대법원 판결이다. 사실상 사용자에 종속되어 임금을 받지만 개인사업자로 취급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해 가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15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9명이 “노조 활동을 이유로 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 해고이자 부당 노동 행위”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학습지 교사들이 고용주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할 수 있다”며 “노조법상 노동자성 판단 기준은 경제적·조직적 종속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해고는 일부 원고들에게 부당 노동 행위인데도 원심은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07년 임금 삭감에 반발하며 파업했다 해고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중노위가 “학습지 교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그간 재판에선 학습지 교사를 어느 선까지 노동자로 인정하느냐가 쟁점이었다. 노동자의 법적 지위는 노조법과 근로기준법이 각각 뒷받침한다. 노조법상 근로자는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부당 해고와 임금 미지급의 부당성 등을 주장할 수 있다. 1심은 학습지 교사들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은 부정했지만, 노조법상 노동자성은 인정했다. 반면 2심은 노조법상 노동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들이 사측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노무 제공 자체의 대가로 보거나 겸직 제한 등의 요건이 없어 원고와 피고가 사용 종속 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중국전용기 빌려 탄 김정은, 대놓고 공개한 이유

    중국전용기 빌려 탄 김정은, 대놓고 공개한 이유

    북한이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고위급의 전용기 이용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최고 지도자가 타국 항공기를 이용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떠난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환송 나온 당 및 정부 지도간부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중국 전용기에 오르시였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날 1·2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과 싱가포르 도착 직후 리센룽 총리의 영접을 받는 등의 장면을 담은 컬러사진 16장을 게재했다. 이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 뒤로 중국 국적기임을 뜻하는 ‘에어 차이나(AIR CHINA’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전용기가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 전용기 트랙 위에서 배웅 나온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 옆으로 기체 동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놔두고 중국국제항공(에어 차이나·CA)이 제공한 보잉 747기를 이용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북한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담판을 앞두고 외국 국적기를 이용한 사실을 알린 것은 여러 측면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 강국’ ‘강성대국’ ‘자력갱생’ 등을 외쳐온 북한 정부 입장에서 보면 주민들에게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체면이나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돼 솔직한 공개로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동안 경색됐던 북·중 관계의 돈독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견뎌내는 데 중국이 뒷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합리적인 리더 스타일로 (비행기 이용에 따른)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을 들은 것”이라면서 “여기에 회담을 앞두고 우방인 중국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를 놔두고 굳이 중국이 제공한 항공기를 이용한 것은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으로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실제로 1983년 고려항공의 IL-62M 여객기가 아프리카 기니에서 추락해 23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설사 참매 1호로 싱가포르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종할 경험 있는 조종사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 매체, 김정은 북미회담 참석차 싱가포르 방문 보도

    북 매체, 김정은 북미회담 참석차 싱가포르 방문 보도

    북한 매체들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미합중국 대통령과의 력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을 위해 평양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북한 매체들도 북한 내부에 이를 확인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력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이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수행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환송하는 의식이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리명수 전 총참모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광호·김평해·안정수·박태성·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공항에서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수사 부작용 커 신중해야” vs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규명”

    “檢수사 부작용 커 신중해야” vs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규명”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둘러싸고 법원 안팎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법원 내부에서도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대법원장 차원의 수사 의뢰나 형사 고발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부딪친다. 국민 여론은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 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의견을 수렴해 후속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 기구조차 의견이 다를 정도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종민 변호사와 오지원 변호사가 10일 서울신문에서 토론을 벌였다. 두 변호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판사 사찰과 재판 거래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해결 방안에 대해선 생각이 달랐다. 판사 출신인 오 변호사는 재판에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제 수사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고, 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통한 강제 수사에 부작용이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의혹 해소를 위해 검찰 수사가 필요한가. 오지원 변호사(이하 오 변호사) 검찰의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 이미 검찰에 고발 사건이 접수됐고 수사를 위해 대법원장의 고발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검찰 입장에서 조심스럽다는 점은 이해한다. 특별조사단 보고서를 보면 사법행정권이 남용됐다고 인정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판사 시절 배석판사라고 해도 부장판사가 재판의 방향성을 정해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록을 보지도 않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재판 관련 별개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판에 영향을 실제로 미쳤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획조정실에서 작성한 문건이 대법원 연구관에게 전달됐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전달 여부는 압수수색을 통한 강제수사가 없다면 밝혀내기 어렵다. 김종민 변호사(이하 김 변호사) 수사에 신중해야 한다. 검찰에 수많은 고발장이 들어오지만 다 수사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고발은 수사의 단서에 불과하다. 시민단체 등에 의해 이미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수사를 하려면 반드시 대법원장의 고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김 대법원장이고, 최고 법률전문가로서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리적으로 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은 물론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악영향이 매우 크다. 특별조사단 문건에서 밝혀진 판사 사찰이나 재판 거래 의혹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현재 검찰 수사보다 중요한 것은 사법부, 법관, 재판 독립이다.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수호하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다. 강제 수사를 벌이면 행정처 컴퓨터, 판사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기본이고 대법관 집무실까지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다. 그 정도로 범죄 혐의가 명백하냐는 의문이 있다. 오 변호사 사법시스템을 수호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특조단은 인사 불이익도 없고 재판 거래도 없다고 했지만 의심할 만한 문건들이 수두룩하다. 원세훈 사건 파기환송 후 서울고법 재판 당시 행정처 심의관이 재판장, 주심판사와 직접 연락해서 작성한 문건도 있다. 사법 불신이 증폭된 상황에서 수사하지 않는다면 제도 개선을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참지 않을 것 같다. 사법부는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김 변호사 검찰이 수사하게 됐을 때 행정처나 대법관 PC에서 필요한 자료만 갖고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요 문건은 다 삭제했을 텐데 복구하면 관련 없는 자료도 보게 된다. 사법부에 관한 모든 비밀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그 점을 염려하는 것이다. 검찰이 판사, 행정처, 대법원에 대해 언제든지 압수수색할 수 있고 수사할 수 있다는 선례가 남는다. 대한민국 사법부 독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유사한 고소, 고발 사건이 있으면 어떤 사건은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당사자들이 고소할 것이다. 검찰 수사가 절대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작용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판사가 영장을 불허할 경우 재판에서 무죄가 날 경우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 혐의가 성립할 수 있나. 김 변호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직무 범위 내에 속하는 위법 행위가 있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는 직권남용에 대한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수범은 처벌이 안 된다는 의미다. 이번 사안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장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대법관들에게 행사했는지 여부다. 그런데 대법관들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다. 두 번째는 박병대 전 행정처 처장과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다. 이 부분은 권한에 속하는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판사 사찰과 관련해서는 행정처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종의 인사관리 차원에서 가능하다는 논리도 나올 수 있다. 오 변호사 특조단 보고서를 보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산하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 조치 관련 내용은 직권남용에 해당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과거 판례는 직권남용 행위의 결과가 발생했는지가 초점이지만 최근 판례는 보고서만 작성했어도, 그것이 실행되지 않았더라도 직권남용이 성립된다고 인정한다. 결과적으로 박 전 처장과 임 전 차장 모두 직권남용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 문건을 작성한 심의관들은 법관 탄핵이 가능하다. 김 변호사 눈여겨봐야 할 점은 특조단이 인사모 와해 조치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의견 일치를 봤다는 것이다. 모든 문건을 다 본 특조단이 이런 결론을 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법관들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고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후에 무죄가 나온다면 회복할 수 없는 사법 시스템의 피해를 초래한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행정처는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오 변호사 김 대법원장이 이미 검찰에 고발된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한다고 밝혀야 한다. 판사 사찰도 문제지만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재판 당사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최소한 판결 선고 전에 문건이 작성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통상임금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건은 사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국회에서 특검과 특별법 제정을 논의해야 한다. 특검 수사 이후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뒤 재판 당사자들이 재심청구권을 요구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의혹이 큰 상태에서 수사 말고 어떤 방법을 쓸 수 있겠나. 정책 개선 한다고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그러려면 아프지만 과감한 청산이 있어야 한다. 김 대법원장이 용기를 내면 좋겠다. 김 변호사 대법원장이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문제가 됐던 행정처 판사들은 자진해서 사표를 제출해야 한다. 차라리 국회 청문회가 낫겠다는 생각도 있다. 국정조사는 실효성도 없고 정치적이라 반대다. 양 전 대법원장도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청문회에 나와서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오 변호사 판사들이 행정처에 들어가면 안 된다. 판사들이 행정처에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 예측해서 영향을 주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기획조정실은 말 그대로 사법행정을 하는 곳인데 재판을 통해 청와대에 협조하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김 변호사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최고사법평의회라는 헌법기구를 만들어 판사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프랑스 판사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전보되지 않는다. 판사의 무한 자유가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 시민이 판사 징계 관련 사법평의회에 제소할 수 있게 돼 있다. 국회, 대통령, 법관회의 등에서 선출·지명하는 사법평의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했지만 행정처가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와 유사한 일본과 비교해도 행정처가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인사권 문제 외에도 등기, 공탁 등의 업무를 행정처가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참여정부 당시 사법개혁위원회처럼 시민단체를 포함한 범정부적 기구가 마련돼 대법원장의 인사권과 사법행정권 범위를 논의하는 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정리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사법농단’ 문건 98건 공개했지만…‘조선일보’ 관련 10개는 비공개

    ‘사법농단’ 문건 98건 공개했지만…‘조선일보’ 관련 10개는 비공개

    ‘재판 거래’와 관련된 법원행정처 문건 98건이 추가로 공개됐지만, ‘특정 언론기관’에 대한 문건은 여전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5일 조사 대상이 됐던 410개 파일 중 98개를 공개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파일에는 ‘BH(청와대)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등 청와대 관련 내용과 ‘세월호 사건 관련 적정 관할 법원 및 재판부 배당 방안’ 등 세월호와 관련해 사법부 차원의 대응책이 담겨 있었다. 조선일보와 관련된 문서 10건은 모두 비공개됐다. 안철상 처장은 “‘특정 언론기관이나 특정 단체에 대한 첩보나 전략’이라는 제목의 문서 파일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는 거리가 있는 문서들이어서 공개 범위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 관련 문건들도 공개하라는 주장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허용구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4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글을 올려 “2015년 대법원에서는 조선일보 사주였던 방응모의 친일 반민족행위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난 지 약 5년이 지난 2016년 11월에 이르러서야 파기 환송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 권력인 조선일보와 재판 거래? 사실이 아니길 빌 뿐이지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감추어서도 안 되고 수사를 피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날 공개된 문건 중에는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의 정책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보수 언론을 활용하려는 계획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다. 2016년 3월 10일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 문서에는 “보수 성향 언론사에 아래 취지의 정보를 제공하여 인사모(인권법연구회 소모임) 비판기사를 내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음. 우리법연구회 핵심 멤버들이 주축. 최근의 긴급조치, 병역법 위반 등 일련의 튀는 판결 주도”라고 적혀 있다. 심지어 이러한 방안을 두고 “일종의 ‘제살 도려내기’로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임”이라고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명분의 제공 측면에서는 최선이나 법원 전체가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신중한 접근 필요”라고 단서를 달아놨다. 그러나 이날 마저 공개되지 않은 문서들도 향후 공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안철상 처장은 “이번에 공개되는 98개 파일 외에 앞으로도 410개의 파일 중 공개의 필요성에 관해 좋은 의견이 제시되고 그 의견이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공개의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면서 “전국법원장간담회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그러한 의견이 제시되고 논의될 수 있는 장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사법부 신뢰회복, 김명수 대법원장 결단에 달렸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후폭풍에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의 참혹한 조사 결과로 실망한 국민께 사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각계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나 형사 조치는 좀더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법원행정처의 대수술 방안은 내놓았다. 행정처를 인적·물적으로 분리하고 대법원 청사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요지다. 사법부 독립 훼손의 비판을 받는 법원행정처를 손보겠다는 조치는 당연하다. 대법원으로서는 검찰 수사에 자신들의 조직을 내놓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재판 거래’ 의혹 파문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하는데 미적거리며 지켜볼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 걱정스럽다. 1년 2개월간 우여곡절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낼 때는 이런 후폭풍은 각오했어야 했다. 재판 거래 의혹의 당사자들은 당장 재판 불복을 주장하며 ‘재심 신청’을 선언하고 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전례 없는 대법정 점거 시위를 하고 대법원장 비서실장 면담도 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판결을 취소하라 하고,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등을 석방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원도 쑤셔 놓은 벌집이다. 오는 11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일선 판사들은 “재판을 하기 힘들다”는 탄식이 쏟아진다. 정의의 상징이어야 할 법원이 ‘오염된 재판’ 혐의로 만신창이다. 사법부는 사법개혁에 앞서서 ‘오염된 재판’으로 입은 피해를 구제하라는 주장에 답도 해야 한다.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이는 KTX 승무원들은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로 해고가 확정된 만큼 대법원이 직권으로라도 재심청구하라고 한다. 현행 민사소송법으로는 법원이 직권 재심을 청구할 규정이 없는데도 그렇다. 대법원에 대한 재심 청구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 관계자 등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는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전국법원장간담회 등에서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지만, 좌고우면이 길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사법부 신뢰를 수습하는 유일한 방책은 ‘양승태 대법원 체제’의 관련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고발해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김 대법원장이 서둘러 결단해야 한다.
  • [사설] ‘양승태 대법원’ 검찰 수사 불가피하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최종 조사 보고서의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나고자 젊은 판사들이 들고일어난 두어 차례의 ‘사법 파동’은 있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가 중심이 돼 청와대와 대법원 재판을 거래했던 사례는 초유의 일이다. 피해를 입은 현직 판사의 검찰 고발 선언을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등 판사들의 긴급회의가 잇따라 예고됐다. 법원노조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형사 고발한다. 사법부가 큰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이번 사태를 묻어버리고자 한다면 시민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대법원의 ‘재판 거래’로 영문도 모르고 부당한 판결을 받았던 사례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새삼 기가 막힐 따름이다. 사법부는 1년 2개월간 우여곡절의 진통을 겪으며 3차례의 조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또다시 원점에서 동어반복의 결과를 내놓았다. ‘양승태 대법원’ 체제의 잘못은 파헤치고 싶었으면서도 정작 법원 조직에 대한 외부 개입은 피하고 싶었던 심정 탓으로 보인다. 가벼운 내부 징계 수준으로 일을 마무리할 생각이라면 사법계의 적폐와 사법개혁을 명분으로 내걸고 1년 넘게 조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또한 ‘대법원 재판 거래’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앞으로 법원을 찾는 시민에게 ‘공정한 재판’과 ‘법대로’를 과연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가배상 제한 등을 확정한 인혁당 사건과 KTX 승무원 복직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 통상임금 사건, 전교조 시국 사건 등을 청와대와 뒷거래했다. 법원의 독립을 신뢰했던 시민으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판결들이 쏟아졌는데, 지금 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대가를 위해 청와대에 ‘협조한 결과’였다. 특히 원심에서 이기고도 대법원 파기 환송으로 KTX에서 정리해고된 승무원들이 어제 대법정 점거시위를 하며 “법을 믿을 수 있는 상황이냐, 친구를 살려내라”며 항의한 발언은 뼈아프다. 특별조사단은 재판 독립 침해 행위가 직권남용죄의 논란 여지는 있으나 검찰 고발은 힘들단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처신으로는 사법 파동을 부채질할 뿐이다. 법원행정처가 판사를 사찰하고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정황이 엄연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인적 조사는 제대로 시도조차 못했다. 필요하다면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라도 사법부의 적폐를 도려내야만 한다. 법원은 한 사회가 정의를 추구하는 마지막 단계에 찾아가는 곳이다. 외압 없는 독립적인 재판을 기대하고, 그 판결을 수용하는 이유다. 따라서 과거 양승태 대법원이 권부와의 뒷거래로 재판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한 행위로 볼 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바로 세우는 심정으로 ‘양승태 대법원’을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내놓아야 한다. 사법부가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 ‘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 사회환원, 경영권 승계 없다”

    ‘넥슨’ 김정주의 반성문… “1000억 사회환원, 경영권 승계 없다”

    “사회에 진 빚 되갚는 삶 살 것” 어린이재활병원 추가 설립 등 사회 공헌 확대로 이미지 쇄신 ‘넥슨 공짜 주식’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된 김정주 NXC 대표가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 또 1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경영권을 대물림하지 않는 것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처음으로, 주요 상장사 중에서도 사실상 처음이다. 넥슨이 게임업계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 이어, 김 대표가 무죄 확정을 계기로 사회 공헌 보폭을 넓히며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NXC는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의 지주회사다.●대물림 없는 경영… 주요 상장사 중 처음 김 대표는 29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2년여간 넥슨 주식사건과 관련해 수사, 재판을 받았고 지난 19일 판결이 확정됐다”면서 “1심 법정에서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두 가지 약속 중 하나는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 확대다. 넥슨은 201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2월 ‘제2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해 계열사들과 함께 넥슨 재단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이런 활동을 위해 1000억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약속은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성년인 딸 두 명이 있다. 그는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이라며 “공개적으로 밝혀 성실한 실행을 다짐하고,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로,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9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 게임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김 대표는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와 NXC 지분의 7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기부 방식·활동 계획 밝힐 듯 김 대표는 대학 동창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매입대금 등의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는 “국내외 구성원 5000여명과 함께하는 기업 대표로서 더욱 큰 사회적 책무를 느낀다”며 “투명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유지돼야 회사가 계속 혁신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문가와 함께 준비 과정을 거친 뒤 기부 규모와 방식, 운영 주체와 활동 계획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를부탁해]남북정상의 진한 인사는 ‘형제의 포옹’이었다

    [뉴스를부탁해]남북정상의 진한 인사는 ‘형제의 포옹’이었다

    스위스 유학파라서 볼 뽀뽀 ‘비쥬’?동지애·우정 상징하는 ‘형제의 포옹’김정은, 2번 만난 시진핑과는 포옹 안 해김정일은 2000년 남북회담 때 DJ와 포옹‘40년 우정’ 김일성과 덩샤오핑도… 누구도 예상 못 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26일 토요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렸습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핫라인(직통전화) 통화도 건너뛰고 한 달 만에 다시 성사된 남북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가 놀라워했습니다.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2시간가량 회담이 끝난 뒤 남측으로 돌아가는 문 대통령을 환송했습니다. 온 얼굴에 환한 웃음을 피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가 그것만으론 안 되겠다는 듯 와락 문 대통령을 안았습니다.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번갈아가며 3번을 포옹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처 예상치 못한 김 위원장의 인사에 당황한 듯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따뜻한 포옹을 나눴습니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프랑스에서 유래한 인사법인 비쥬(Bisous·볼 뽀뽀)로 문 대통령에 친근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비쥬는 상대방과 양쪽 볼을 번갈아 맞대는 인사법입니다. 뺨에다 입을 맞추진 않고 입으로만 ‘쪽’ 소리를 내는 것이 예의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 비쥬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혈연관계나 친한 친구 사이에서 주로 하는 친밀함의 표현입니다. 남자들끼리는 비쥬를 거의 하지 않지만, 격의 없이 친한 사이에서는 하기도 한답니다.오른쪽 볼부터 시작해 왼쪽 볼까지 각 1번씩 2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비쥬이지만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3번 이상 볼 키스를 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3번 포옹하는 비쥬 인사를 한 것은 김 위원장이 어릴 때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공부한 유학파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지난 기사와 사진, 동영상 자료를 뒤적여봤습니다. 그 결과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파여서 포옹 인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나씩 차근히 설명해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베일에 싸인 은둔의 지도자였습니다. 2012년 공식 집권 이후 6년간 북한 밖을 벗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만난 외국 정상은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명뿐입니다.올 들어 2번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공식석상에서 악수만 했을 뿐 포옹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3월 26일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2차 북·중 회담을 가졌을 때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이 공개한 편집 영상에서 두 정상은 여러 차례 만나 3~5초간 양손을 포개어 잡고 있긴 했지만 그 이상의 스킨십은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떠날 때에도 담백하게 악수만 하고 손을 흔들며 헤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일 방북했을 때,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두 차례 평양을 찾았을 때에도 악수로 맞이하고 배웅한 바 있습니다. 볼 키스나 포옹 등의 친밀한 표현은 조선중앙TV 영상 속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그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잇달아 세 번 껴안았으니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지나친 해석은 아닐 겁니다. 일부에서는 남북 정상의 별명을 들어 ‘이니(문 대통령의 애칭) 삼촌’과 ‘으니(김 위원장을 지칭) 조카’의 애정표현이라고 하더군요. 실제 삼촌과 조카뻘만큼 나이 차(31세)가 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비쥬식 포옹을 나눴습니다. 판문점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기념 촬영을 위해 잡은 손을 위로 들어 올렸던 남북 정상은 문 대통령의 제의로 2번 연달아 포옹했습니다.역대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포옹 인사는 자주 있었던 일입니다.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조부인 김일성 국가주석도 동맹국가 정상들과 만날 때 진한 포옹으로 우정을 과시했습니다. 김정일 전 위원장을 먼저 예로 들어볼까요. 2000년 6월 13일,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정일 전 위원장이 직접 맞이했습니다. 붉은색 꽃 장식을 흔드는 평양시민들과 도열한 북한군 의장대를 배경으로 두 정상이 환한 얼굴로 손을 마주 잡고 오랫동안 흔들었던 장면이 아마 가장 먼저 떠올리실 겁니다.2박 3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김 전 대통령이 서울로 돌아갈 때, 두 남북 정상은 세 번 연속 포옹 했습니다. 김정일 전 위원장은 “또 만납시다”라며 김 전 대통령을 떠나 보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세 번 껴안으며 뺨을 맞대는 인사로 친밀함을 과시했고,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김일성 전 주석은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 중국 최고지도자와 교류했는데 역시 진한 세 번 포옹으로 우정을 쌓았습니다. 특히 김 전 주석과 덩샤오핑 전 주석과의 관계는 조선중앙TV가 제작한 기록영화를 보면 매우 특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1953년 이후 1991년까지 수십 차례 만날 때마다 포옹 인사를 나눴습니다. 김 전 주석은 41차례 중국을 방문했고, 덩 전 주석은 5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했습니다.중국의 시사주간지 ‘세계지식’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은 1991년 10월 5일이었는데 구순을 앞두고 공직을 떠난 덩 전 주석은 만나자마자 김 전 주석을 뜨겁게 포옹하며 오랜 친구를 반갑게 맞이했다고 합니다. 특히 두 사람은 그냥 포옹만 하지 않고 뺨과 뺨을 맞대는 비쥬식 인사도 했습니다. 김 전 주석이 1994년 7월 사망하고 덩 전 주석이 2년 뒤인 1997년 2월 세상을 떠나면서 두 사람의 각별한 우정도 끝을 맺었습니다. 이전에도 북한 지도자들이 포옹이라는 외교적 인사를 통해 다른 국가 정상과 우애를 표현한 점에 미뤄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껴안은 것은 스위스 유학파여서라기보다는 선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한 장의 그림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의 동쪽에 있는 벽화 말입니다. 중년의 서양남성 두 사람이 진하게 입을 맞추는 모습을 그래피티로 표현한 ‘신이시여, 이 치명적인 사랑에서 저를 구원하소서’(My God, Help Me to Survive This Deadly Love)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79년 10월 초 동독 정권 수립 30주년을 맞아 동독을 방문한 뒤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과 반가운 나머지 키스로 인사한 장면을 그린 것이지요. 볼 키스와 포옹은 사회주의 국가권의 독특한 인사입니다. ‘형제의 키스’(fraternal kiss) 또는 ‘형제의 포옹’(fraternal embrace)이라고 부릅니다. 공산주의 국가 정상들이 특별한 유대관계를 드러내고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동지애를 표현할 때 쓰는 인사법입니다. 형제의 키스는 양쪽 뺨을 번갈아가며 3번 맞대는 행동입니다. 볼에 입을 맞추지는 않지만 아주 예외적으로 정말 가까운 사이라면 볼에 입을 맞추기도 한답니다. 형제의 포옹은 3번의 진한 포옹을 뜻하는데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하되 볼을 맞대지는 않습니다. 이 방법은 아시아 사회주의 국가 정상들이 주로 쓰는 인사법입니다. 냉전기간 중국, 북한 등 아시아 사회주의권 국가 정상들이 유럽, 쿠바처럼 스킨십 문화가 있는 정상들과 교류하면서 형제의 포옹은 받아들이되 볼 키스는 뺐다는 게 대체적인 추측입니다. 1990년대 들어 구소련을 비롯한 동유럽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하면서 형제의 키스 문화는 사라졌지만 아시아 사회주의 국가에는 이런 풍습이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형제의 키스 또는 형제의 포옹은 19세기 중반 노동자 계급의 투쟁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공산주의자들이 유산계급을 상대로 벌인 험난하고 외로운 투쟁과정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동지애를 표현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인사였던 것입니다. 평등과 형제애, 연대와 결속의 상징을 뜻하는 형제의 포옹은 유럽식 인사법인 비쥬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김 위원장이 ‘형제의 포옹’을 문 대통령과 나눴다는 것은 남북이 그만큼 이념을 뛰어넘을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어쩌면 ‘혈맹’ 관계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보다 더 친밀한 사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담화가 ‘형제의 포옹’으로 한껏 더 와 닿습니다. 우리는 세계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역사적인 만남을 앞두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인사를 나누게 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법부, 朴정권과 ‘상고법원 입법’ 거래하려다 삼권분립 포기

    사법부, 朴정권과 ‘상고법원 입법’ 거래하려다 삼권분립 포기

    원세훈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朴정부 청와대 원하는 결과 나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처분 상고법원 협상 이용하려 한 정황 대법원서 전교조 패소 취지 환송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대법원이 세 번째로 내놓은 조사 결과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의 성향 등을 파악한 파일뿐만 아니라 재판에 개입하려는 내용의 문건이 상당수 포함됐다. 행정처가 정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판을 상고법원 입법화를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하는 등 스스로 사법부 독립,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례와 반대 결론 판사 징계 검토도 지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5일 밤 늦게 3차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과거 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하려 했던 내용의 문건들을 다수 확인했으나 실제 실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특조단은 애써 “재판 과정에서 사법행정이 관여한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행정처가 재판 과정이나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적지 않다. 3차 조사에서는 앞서 추가조사위원회(2차 조사)가 일부 밝힌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뿐만 아니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효력정지 사건,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사건, 긴급조치 손해배상 판결,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제소 방안 강구 문건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사건에 대해 행정처는 심급별로 판결 직전과 직후 재판 내용과 재판부 동향을 파악한 문건을 작성했다. 1심 재판부가 선거법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자 청와대가 ‘환영·안도’했다고 파악했고, 또 “비공식적으로 (청와대가) 사법부에 감사 의사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라고 문건에 기록했다. 이 사건의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특조단은 이를 명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다. 특조단은 “회부 과정은 법원조직법상 조사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전체적인 회부 결정에 사법부 안팎의 관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전합 회부는 재판의 난이도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어쨌든 청와대 측이 원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합이 원 전 원장 사건을 파기한 뒤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당시 재판장 및 주심 판사와 전화 통화한 후 공판 진행 상황을 기록한 문건도 발견됐다. 그러나 정확히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문건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처분 사건을 상고법원 협상 카드로 적극 이용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은 연이어 전교조 손을 들어줬는데 행정처는 “(대법원이) 재항고 인용 결정을 하면 양측에 윈윈의 결과가 될 것”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즉 전교조가 불법 노조라는 결정이 나오면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사법부 입장에서 청와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건은 실제로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됐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원장 취임 전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에서는 파기환송 취지와 달리 전교조 손을 들어줬다. 재판 개입 시도는 대부분 대법원 판결과 결정에 국한됐지만 대법원 판례와 반대되는 결론을 내린 하급심 재판장을 징계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2015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정부가 긴급조치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임종헌 당시 행정처 차장은 징계 및 직무감독 검토를 지시했다.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자 임 차장은 위법성과 징계 여부를 검토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특조단은 “재판 결과를 두고 담당 판사에 대한 불이익을 검토한 것으로서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이라고 판단했으나 실제 징계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靑과 협력 사례로 이석기 재판 결과 거론 주요 재판에 대해 행정처가 청와대와 끊임없이 교감하려 한 것은 결국 상고법원 때문이었다.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 방안’ 문건에는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 협력 사례로 주요 대법원 재판 결과가 거론돼 있다. 문건에는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 왔다”며 “왜곡된 과거사나 경시된 국가관 사건의 방향을 바로 정립했고, 국가 경제의 발전을 최우선을 고려하고 대통령이 추진 중인 4대 부문 개혁 중 노동·교육을 강력하게 지원해 왔다”고 적혀 있다. 구체적인 협력 사례로 이석기 내란선동죄, KTX 승무원, 콜텍과 쌍용차 정리해고, 철도노조 파업 재판이 언급됐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당시 대법원은 친기업 위주 판결을 내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 대통령, 1박 4일 방미일정 마치고 귀국길 올라

    문 대통령, 1박 4일 방미일정 마치고 귀국길 올라

    문재인 대통령이 1박 4일간 한미정상회담 등 미국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환송 행사를 마치고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미국을 떠났다. 이날 환송행사에는 조윤제 주미대사 부부 내외와 핸더슨 미국 의전장 대리 등이 참석, 폭우 속에서 고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21일) 오후 5시30분쯤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안착한 뒤 공항도착 행사를 시작으로 1박 4일간 공식 실무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방미 당시 머물렀던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루를 머무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영빈관1층(Lee Drawing Room)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50분간 접견한 자리에서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21분간 단독회담을 한 뒤 65분간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가졌다. 두 정상 이 자리에서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워싱턴 프레스센터 프리핑으로 전했다.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난한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과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박정양 대한제국 초대공사와 이상재·장봉환 공사관의 후손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김정숙 여사는 이날 워싱턴의 디케이터 하우스에서 카렌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과 함께 전시를 보고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한국시각으로 24일 새벽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운호 뒷돈’ 김수천 前부장판사 징역5년 확정

    ‘정운호 뒷돈’ 김수천 前부장판사 징역5년 확정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59·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장판사가 상고를 취하해 파기환송심에서 선고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15일 대법원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23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김 전 부장판사가 지난달 13일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김 전 부장판사는 2014∼2015년 정 전 대표가 연루된 원정 도박 사건과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해 주는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총 1억 8124만원에 달하는 차량과 현금·수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김 전 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에게 받은 1000만원은 특가법상 알선수재인 동시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1000만원을 받았을 때는 본인의 직무에 대한 대가란 점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뇌물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진경준 파기환송심 4년형…넥슨 ‘공짜 주식’은 무죄

    진경준 파기환송심 4년형…넥슨 ‘공짜 주식’은 무죄

    넥슨에서 ‘공짜 주식’ 등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51) 전 검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2심에서 각각 다른 판단을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돌려보낸 뒤 다시 1심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1일 진 전 검사장과 김정주(50) NXC 대표의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김 대표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사건의 핵심인 넥슨 공짜 주식은 대법원의 환송 취지에 따라 무죄로 판단됐다. 진 전 검사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 대표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에 대한 매입 대금 4억 2500만원을 받아 주식 1만주를 산 뒤 다음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바꿔 120억원대의 차익을 얻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에게 무상으로 제공받은 제네시스 리스 차량과 명의 이전을 위한 현금 3000만원, 8차례에 걸친 여행 경비 총 4179만여원도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대표가 제공한 이익들이 이른바 ‘보험성 뇌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에게 받은 이익들이 뇌물인지에 대한 판단이 심급별로 제각각이었다. 1심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을 뚜렷하게 증명할 수 없다며 전부 무죄로 봤다. 반면 지난해 7월 2심에서는 주식 매입 대금 4억 2500만원과 제네시스 차량에 대해서만 뇌물이 맞다고 판단해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이 선고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라는 직무와 관련해 금전과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으면 개별적인 직무와 대가 관계까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그리고 이날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 판단에 귀속돼 그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김 대표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김 대표도 1심에선 무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무죄를 받았다. 진 전 검사장은 자신이 맡았던 한진그룹 관련 내사사건을 종결하면서 2010년 8월 대한항공 서모 전 부사장에게 “앞으로도 회사를 잘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대한항공이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에 용역사업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는 1심부터 줄곧 유죄로 판결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또 만나요, 남북단일팀

    또 만나요, 남북단일팀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6일(현지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 틸뢰산드 호텔에서 열린 북한 선수단 환송 행사에서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27년 만에 성사된 남북 단일팀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져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 [포토] ‘웃으며 안녕’ 남북 단일팀

    [포토] ‘웃으며 안녕’ 남북 단일팀

    6일(현지시간) 오전 스웨덴 할름스타드의 선수단 숙소인 틸뢰산드 호텔에서 열린 북한 선수단 환송 행사에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이재용 재판 나비효과 되나

    “뇌물혐의 판단에 영향 줄 수도” 대법 파기환송 땐 변수 급부상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고 판단하면서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금감원은 특별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과거 회계처리에 법 위반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2011년 설립 이후 적자가 지속되던 이 회사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하며 1조 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회계처리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진행 중이었는데,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5.65%를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가 높아져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두 사건의 인과 관계를 부정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2015년 7월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변경은 그해 연말이기 때문에 시점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제일모직 주가를 올려 합병비율에 영향을 주려고 했다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전에 회계를 바꿔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경영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한 것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네면서 암묵적으로 청탁할 일도 없었다며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이 사실로 입증되면 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다. 법조계에선 법률심인 대법원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게 본다. 하지만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 상황이 바뀐다. 법조계 관계자는 “파기환송심에서는 추가 사실관계를 따질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간의 연관성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분식회계 논란’ 삼성바이오 시총 8조5천억 증발…이재용 재판 변수되나

    ‘분식회계 논란’ 삼성바이오 시총 8조5천억 증발…이재용 재판 변수되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사흘간 8조5000억원이 사라지고 주가는 26.33% 급락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결과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뒤 2∼4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회계 논란은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의 제약회사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뀌면서 4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익은 껑충 뛰었다. 2011년 설립 후 계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단숨에 흑자 전환했다. 분식회계 논란이 벌어진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듬해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금감원의 위탁을 받아 감리를 벌였지만, 당시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분식회계 의혹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그해 1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는 금감원에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지난해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위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위반 여부에 대해 질의를 쏟아냈다. 진웅섭 당시 금감원장은 “특별감리는 유관기관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에 착수했고 1년여가 지나 고의적 분식회계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1일 “회계처리 상에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상장 시에도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상장 한 해 전인 2015년 11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및 시행 세칙’을 개정해 시총 6000억원·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이면 영업이익과 관계없이 상장을 허용한 것이 적자 행진을 벌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것이다. 상장 요건이 완화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듬해 8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석 달 뒤인 11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등장했다. 공모가(13만6000원)를 크게 웃도는 14만4000원에 거래됐고, 시초가 대비 6.67% 오르면서 성공적으로 상장 데뷔 무대를 치렀다. 이어 주가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자 주가는 급락했다. 금감원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장하자마자 주가가 급락해 전 거래일보다 17.21%(8만4000원) 내린 4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만 5조6000억원이었다. 하락세는 3일(-3.47%)과 4일(-7.82%)에도 멈추지 않았다.4일 종가는 35만9000원으로, 금감원의 발표 전(48만8000원)보다 12만9000원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논란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금감원의 분식회계 결론에 강하게 반박하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처벌을 요구하거나 금융당국의 ‘판단 번복’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경영승계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삼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대법원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법률심인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따지기 위해 새로 추가되는 증거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대법원이 다른 사유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할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승계작업에 관한 쟁점 외에도 삼성이 최순실씨 측에 제공한 마필과 차량의 소유권 문제, 최씨 소유 회사인 독일 소재 코어스포츠에 36억원을 송금한 것이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다. 이런 쟁점을 두고 대법원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낸다면 새로 시작하는 2심에서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따질 수 있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 상고심은 원칙적으로 증거조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파기환송이 되는 사건의 2심에서는 증거조사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정상 만찬 때 보수 정당 사람 왜 안 불렀나” 푸념.. 감춰진 속내는?

    북한 “정상 만찬 때 보수 정당 사람 왜 안 불렀나” 푸념.. 감춰진 속내는?

    지난 27일 남북 정상 합의 직후 개최된 만찬 당시 정부가 보수 야당 인사를 초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북측이 불만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평양냉면 맛있었느냐”고 물어보면서 보수 야당은 한 명도 초대받지 못한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에 따르면 당시 사정에 밝은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측이 정상회담 만찬장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같은 보수 정당 사람을 왜 부르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남측에 표시했다고 한다. 이 핵심 관계자의 이름을 밝혀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해당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상회담 후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라며 “북측은 당시 홍 대표가 만찬장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공격적인 질문을 하거나 다소 거친 언사를 늘어놓더라도 김 위원장이 ‘허허’ 웃으면서 넘긴다는 시나리오까지 계산에 넣어두고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홍 대표가 만찬장에서 김정은 등 북측 인사들과 건배를 하며 덕담을 했다면 보수 야당이 나중에 회담에 대해 딴지를 걸 수 없다는 점도 노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나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결국 몇년 뒤에는 바뀌기 때문에 야당이나 차세대 주자들과도 두루 사귀어놓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우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만찬장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만 초대하고 야당 지도부에게는 참석 의사도 묻지 않았다는 ‘야당 패싱’을 놓고는 여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초 남북 정상회담 전날까지만 해도 만찬 명단에 들어있지 않았던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회담 당일 아침 청와대를 나서는 문 대통령을 환송하면서 만찬 행사에 불러달라고 요청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한편 지난달 30일 여야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서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평양냉면 맛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이런 자리에서 농담하지 말자”는 취지로 응대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에게 “(우리도 맛 좀 보게) 냉면 국물이라도 가져오지 그랬냐”고 한마디 더 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설전성’ 발언은 보수야권에 초청에서 제외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회담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떨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

    북미회담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떨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유력하게 거론하자 고민에 휩싸인 사람이 있다.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전반을 설계하고 연출한 탁현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소속 선임행정관이다. 정치평론가 김어준씨는 1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미회담의 판문점 개최가 유력하다는) 뉴스가 나가고 나서 탁현민 행정관한테 전화가 왔다“면서 ”(탁 행정관이) 만약 판문점으로 결정되면 자기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같은 장소에서 완전히 다른, 동시에 그 이상의 효과를 내는 연출을 해야하는 중압감이 있는 것인데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탁 행정관은 앞서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도보다리 산책’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으로 알려졌다.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후 첫 행사로 소나무를 기념 식수한 뒤 모든 수행원을 물리고 푸른색으로 단장한 도보다리를 함께 거닐며 밀담을 나눴다. 30분 넘게 이어진 도보다리 산책은 전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돼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탁 행정관은 도보다리 산책뿐만 아니라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화동들의 꽃을 받는 첫만남부터 남북정상회담 만찬, 환송공연까지 당일 회담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연출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인상깊게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애초 북미정상이 제3국인 몽골 울란바토르, 스위스 제네바, 싱가포르 등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었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카드’를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비무장지대(DMZ)의 (판문점에 있는) 평화의 집, 자유의집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가능성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곳에는 내가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는, 또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의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도 연락했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판문점이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아니겠나“라며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은 행복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판문점이라는 장소에서 완전히 다른 행사로 색다른 감동과 역사의 장면들을 만들어야 하는 탁 행정관으로서는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어준씨는 ”(탁 행정관) 본인은 이미 최대치 아이디어를 낸 상태인데 갑자기 몇주 만에 그 이상을 해내라고 하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알 바 아니다“라며 웃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출·카드 신청 등 ‘AI 대체’ 늘어…금융사 인력은 3년새 1만명 감소

    대출·카드 신청 등 ‘AI 대체’ 늘어…금융사 인력은 3년새 1만명 감소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디지털 시스템이 금융사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단순 반복 업무는 기계에 맡기는 작업이 확산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업무 부담을 줄여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지만 결국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출 업무에 도입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확대해 3분기 중 은행업무 전반에 도입할 예정이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로보틱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신한은행은 대출 업무 중 고객이 제출한 소득 및 재직증명서 등의 내용을 입력하는 단순 작업은 이미 RPA로 대체했다. 앞으로 외환송금 수수료와 퇴직연금 지급 접수 등록, 파생거래 한도 점검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RPA 확대로 연간 수억원의 경비절감과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기업대출 신청 시 업체 현황과 사업계획서 등 비재무적 서류도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디지털 시스템 ‘스마트 FATI’(Financial And Tax Information)를 통해 기업 여신 심사에 필요한 재무제표와 세무증명서 등의 서류를 온라인으로 받고 있는데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서류 위·변조에 따른 사기대출 위험도 줄어든다. 대출 고객도 서류를 떼거나 제출하기 위해 공공기관 및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을 던다. 삼성카드는 오토론 차량 출고와 제휴카드 신청 접수 및 발급, 카드 모집인 성과 보상금 지급 등 9개 업무를 RPA로 처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절감한 노동력은 한 달에 1328시간이다. 신한카드도 지난 1월부터 카드 분실 신고와 습득 카드 처리 등 13개 단순 업무에 RPA 시스템을 적용했다. 로봇이 한 달에 1700시간의 사람 근무량을 대신한다. KB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직원이 하던 이름이나 생년월일 입력 등을 로봇에 맡겼다. ING생명도 고객관리나 보험상품 관리 등의 업무에 RPA를 시범 적용했다. 회계법인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RPA 시장 규모가 6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에 뺏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금융위원회가 외부기관에 맡겨 조사하는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인력 현황은 2013년 29만 1456명에서 해마다 감소해 2016년에는 28만 2132명으로 줄었다. 이희정 삼정KPMG RPA본부 상무는 “RPA 도입은 단기적으로는 인력대체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업무방식의 디지털화를 통한 혁신”이라며 “일자리 감축이 아닌 임직원의 업무 효율과 성과 창출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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