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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대법관 후보들 親재벌 판결” 인사청문회 파상공세 예고

    고영한·김창석·김병화·김신 등 대법관 후보 4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부터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파상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5일 “대법관 후보 4명의 주요 판결과 행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친재벌의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 인천지검장인 김병화 후보는 서울의 아파트 청약순위 유지를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영한, 기름유출 삼성重 책임제한 법원행정처 차장인 고영한 후보는 태안 기름유출 사건과 관련한 삼성중공업의 손해배상 책임 판결이 도마에 올랐다. 고 후보는 서울중앙지법 파산1부 수석부장 판사 때인 2009년 3월 삼성중공업의 고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책임 한도액을 56억 3400만원으로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피해 어민 등 태안 주민들도 강력히 반발했었다. 박범계 의원은 “고 후보가 심문기일도 열지 않은 채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료만 확인하고 3개월 만에 책임제한절차 개시 결정을 내려 12만 8000여명의 태안 피해 주민은 1인당 5만원도 안 되는 피해 보상을 받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삼성중공업은 환경피해 복구 책임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신, 크레인농성 김진숙에 강제금 법원도서관장인 김창석 후보는 삼성 특검이 기소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465억원 조세 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이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재천 의원은 “당시 김 후보는 이 회장에게 227억원의 배임죄가 추가됐는데도 파기환송 전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작량 감경했다.”고 주장했다. 울산지법원장인 김신 후보는 지난해 부산지법 수석판사로 있을 때 한진중공업 사태로 크레인에서 고공 시위를 벌이던 김진숙 민주노총 위원에 대해 업무 방해를 이유로 퇴거 시까지 하루 100만원씩 회사에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렸다. 이행강제금은 2억 9800만원에 달했다. 이춘석 의원은 “기업 입장만 대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법부의 권리 보장 의지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김병화 후보자는 평검사 때인 1988~1992년 부산·울산에 살면서 서울 대림동의 인척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김 후보는 부동산 취득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에 생활 근거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부동산 투기 등 다른 사유는 전혀 없었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19대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게 된 박영선 의원은 “후보자 대부분이 친재벌 판결로 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거나 재벌 편들기에 나섰다.”며 “50대, 서울대, 남성 위주의 획일적인 편중 현상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만삭아내 살인’ 파기환송… 다시 원점

    ‘만삭아내 살인’ 파기환송… 다시 원점

    ‘만삭 의사부인 살해사건’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심의 성급한 유죄판단을 문제 삼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사실상 증거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대법원은 “더욱 치밀한 추론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사망 시각 진술도 엇갈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8일 만삭의 부인을 살해해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의사 백모(3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법정에서 다시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이게 됐다. 검찰이 백씨의 범행을 입증할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사건의 실체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판부는 사망한 부인 박모(사망 당시 28세)씨의 사인이 ‘액사’(목눌림에 의한 질식사)라는 원심 판단이 성급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유죄로 판단하려면 단순 질식사가 아닌 ‘액사’라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면서 “확신을 갖게 할 정도의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한 치밀한 논증 없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문점이 있는 부검의의 소견 등을 토대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논리를 비약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의 근거로 삼은 부검소견 가운데 ▲목 부위의 피부 까짐 ▲목 근육 안쪽과 턱 주변의 출혈 등에 대해 사후손상 또는 시반성출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살해 동기도 유죄 인정하기엔 미약” 범행동기에 대해서도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다. 원심은 당시 백씨가 전문의 자격시험을 본 뒤 합격 여부와 수도권에서의 군의관 근무 여부가 불투명하게 돼 박씨와 다툼이 있었고, 평소 컴퓨터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 있어 부부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점 등을 범행 동기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부부 사이에 다툼의 동기가 될 수는 있지만 살인의 동기가 되기에는 매우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사망 시각으로 제시된 ‘오전 6시 41분’에 대해서도 “원심이 인정한 박씨의 평소 기상시각 등이 박씨 친동생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아 피해자의 사망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로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이 먼저 집을 나선 이후 피해자가 욕실에서 출근 준비를 시작하다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백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출산을 한달 앞둔 부인 박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전문의 시험을 치른 뒤 불합격할 가능성 때문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부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반면 백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부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액사가 아니라 스스로 욕실에서 미끄러져 기도가 막혀 질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美법원, 삼성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결정

    美법원, 삼성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결정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이 2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삼성의 글로벌 태블릿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판결 자체로는 피해가 크지 않지만, 세계 최대 시장이자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의 판결이어서 전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과 애플 간 ‘특허전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새너제이 법원의 판결은 제품의 디자인 특허와 관련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의 모양이나 배치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관련 특허일 경우 해당 기능을 다른 기능으로 대체하거나 빼도 관계가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직사각형 모양인 태블릿PC의 특성상 디자인 침해가 문제가 될 경우 앞으로의 특허전에서도 삼성전자가 줄곧 수세적인 위치에 몰릴 수밖에 없다. 이번 판결을 내린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판사는 “삼성이 경쟁할 권리는 갖고 있지만 (타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제품을 시장에 쏟아냄으로써 부당하게 경쟁할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독일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가 금지되자 디자인을 바꾼 ‘갤럭시탭 10.1N’을 내놓아 특허를 피해갔다. 하지만 애플도 갤럭시탭 10.1N에 대해서도 곧바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등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너제이 법원의 판단은 다음달부터 시작될 미국 내 본안 소송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이번 결정으로 보는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탭10.1 말고도 ‘갤럭시탭’(7인치), ‘갤럭시탭7.7’, ‘갤럭시탭8.9’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 갤럭시탭10.1의 후속작도 나와 사실상 생명주기를 다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 판매량도 20만~30만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재고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애플 측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삼성=카피캣(모방꾼)’이라는 주장을 마케팅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삼성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또 판매금지로 인한 천문학적인 피해를 의식해 삼성과 애플 가운데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던 그간의 판결 양상이 바뀌었다는 점도 삼성에는 악재다. 지난 20일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이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지만, 이번 판결로 다른 나라 법원의 결정에도 영향을 줘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이 환송심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애플의 승소가 예견됐다는 것과 본안 소송에서 가처분 판결이 뒤집히는 사례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남편의 잦은 폭력·욕설 어떤 이유든 정당화 안돼”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정모(42·여)씨가 “잦은 폭력과 욕설 등으로 인해 혼인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남편 이모(39)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위자료 지급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 가사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10살인 자녀가 병원 진단에서 아버지의 폭력 장면에 노출돼 심리적 상처를 입고 있다는 의사 소견이 있고, ‘아빠가 술을 마시고 엄마에게 욕을 하며 때렸다’는 진술도 있다.”는 등 정씨 주장을 상당 부분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부 관계에서 폭력 행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음주 뒤 강제로 부부관계를 요구하고 잦은 폭력과 욕설을 일삼는 남편의 행동을 견디지 못하고 2010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자녀들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피고의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혼인생활의 유지를 강력히 원한다.”는 이유 등으로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건보 안되는 진료 늘어날듯… 병원비 폭증 우려

    건보 안되는 진료 늘어날듯… 병원비 폭증 우려

    2006년 12월 백혈병환우회는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이 백혈병 환자 1인당 평균 2500만원에 이르는 진료비를 부당 청구했다고 폭로했다. 병원 측이 같은 해 4월부터 6개월간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 진료 과정에서 이른바 ‘임의 비급여’ 명목으로 진료비를 환자 측에 부담시켰다는 주장이다. 진행성 상피성 난소암이나 소세포 폐암 등에 사용하는 치료제 네오플라틴주를 다른 요법에도 처방, 수천만원의 비용을 내도록 했다는 환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사실 확인에 나서 성모병원에 96억 9000여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과 19억 3800여만원의 부당 이익 징수 처분을 내렸다. 병원 측은 반발, 소송을 냈다. 임의 비급여 관련 소송에서 번번이 병원 측에 패소 판결을 내렸던 전례와 달리 1·2심은 성모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복지부 등은 “국민건강보험제도 취지와 규정상 임의 비급여는 허용될 여지가 없다.”며 상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임의 비급여에 대한 제한적 허용을 전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5년 대법원의 판례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2005년 대법원은 구(舊)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가 적발된 의사 박모씨의 부당 이익금 환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한 적이 있다. 박씨 행위를 구 건강보험법상의 ‘부당한 방법’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고심의 재판장은 이강국 현 헌법재판소장이었다. ●보건당국 ‘사후 조사권’ 강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는 ‘예외적 또는 제한적 허용이 있을 수 있고, 그 입증 책임은 병원에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예외적 허용의 조건으로 ▲건강보험의 틀 안에 비용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사정을 볼 때 임의 비급여 진료가 불가피한 상황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 및 필요성 ▲환자의 동의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건강보험법이 금지한 ‘기타 부당한 방법’, 즉 ‘거짓’으로 환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킨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입증 책임과 관련, 국가가 아닌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병원의 합리적·윤리적인 결정에 맡긴 것이다. 재판부는 성모병원의 임의 비급여 사건에 대해 “예외적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는지를 더 심리하라.”고 요청했다. 성모병원은 앞으로 파기환송심에서 당시 진료행위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승소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승소한 사안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부담시킨 진료비는 정당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의 비급여의 예외적 인정으로 병원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능환 대법관 등 3명의 대법관은 이와 관련, “입증 책임은 요양기관뿐만 아니라 처분청도 부담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전수안 대법관은 “병원 측과 환자 등은 건강보험의 틀 밖에서 비급여 진료행위와 관련해 사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임의 비급여를 전면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냈다. 대법관 전원이 급여·비급여만으로 2원화된 현행 건보체계를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인 인식을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의료행위 사후입증 논란’ 불가피 대법원으로서는 병원 측과 보건 당국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린 셈이지만 사전에 확실한 근거를 전제로 시행해야 할 의료행위를 사후평가에 맡긴 것인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학적 효과와 비용이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을 사후 검증을 전제로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병원 측의 예외적 진료행위를 검증할 수 있는 ‘사후 조사권’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포스코, 일제 징용자 100억 기금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한 재단 건립에 포스코가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24일 판결 이후 피해자 재단 설립 등 후속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의 모임인 일제피해자공제조합은 이날 대전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파기환송심 준비 및 ‘피해자 재단’ 설립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다. 황모(91)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99명은 2006년 4월 25일 신일본제철의 지분 3.5%를 가진 데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한일협정)에 따른 경제적 지원의 일부가 투입된 포스코를 상대로 위자료 등에 대한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신일본제철도 포스코의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다. 2007년 1심, 2009년 2심에서는 “지급 의무가 없다.”며 포스코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를 피고로 한 소송은 상고심까지 올라가지 않았다. 포스코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승소에도 불구, 강제 징용 피해자들을 위해 100억원의 기금을 내놓기로 했다. 포스코 측은 “정부가 주도해 과거사 문제와 관련된 재단을 설립하는 데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라면서 “단계적으로 10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문제이지, 신일본제철과 연관성이나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이 같은 결정은 대법원 판결의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의 향후 파기환송심 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판결] 징용 피해보상 민간재단 설립… 소송대신 사회적 기여로 해결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방안의 하나로 재단 설립이 구체화되고 있다. 피해자 개개인의 소송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역사적 과제를 사회적 기여로 풀기 위한 대안에서다. 피해자들로부터 위자료 청구소송이 제기됐던 포스코가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결정도 피해 보상 문제를 민사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철 대일청구자금 설립 인연 포스코 관계자는 “신일본제철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전제한 뒤 “단계적으로 1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면서 “과거 포항제철이 대일(對日) 청구자금으로 설립된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포스코가 청구권자금으로 설립됐으며 신일본제철과 기술을 제휴하고 주식까지 보유해 징용 피해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포스코의 재원은 피해자·유족들의 모임인 일제피해자공제조합과 전범기업 관련 소송 변호인, 정부 측과의 협의를 통해 사용처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보상과 함께 강제 징용 피해자를 위한 추도공원 조성 등의 위령사업과 관련 학술·연구사업 등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의 조치는 대법원 판결과 상관없이 진행된 만큼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에 대한 파기 환송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초 민간 차원에서 재단이 설립될 경우 일본 정부나 해당 기업의 참여를 이끌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만 기업으로서도 법을 떠나 과거사의 반성과 함께 인도적 차원 아래 재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원고 측과 합의할 수 있는 여지도 없지 않다. ●獨 ‘책임재단’ 설립… 나치 피해보상 전범기업의 자금 출연과 재단 설립은 독일, 일본의 전례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은 나치 정권 당시 외국인 강제 노동 피해자 보상을 위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100억 마르크(약 7조 8000억원)를 출연받아 2000년 ‘기억·책임 및 미래 재단’을 설립했다. 2차 세계대전의 외국인 피해자들이 독일 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자 대안으로 재단을 세운 것이다. 또 미쓰비시중공업은 2010년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과 관련해 원고 측에 협의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파기 환송심에서 미쓰비시중공업 측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파기 환송심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원심에서는 보상금 산정 문제가 전혀 심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이 나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68년 전 사건의 보상금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피해자들과 기업 간 합의 등이 이뤄지면 재판이 빠르게 진행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안석기자 ccto@seoul.co.kr
  • 韓 “개인권리 존중…의미있는 판결” 日은 “…”

    24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정부는 공식 입장을 자제하면서도, 큰 틀에서는 궤를 같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피징용자 피해 보상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정부 입장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일제 식민지가 불법이고 개인 권리를 존중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청구권협정으로 원고들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면서도 ‘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라는 내용도 있어 판결문 분석과 파기환송심 결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구권협정에 따른 청구권자금을 받아 2007년부터 피해자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외무성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우선 한국 대법원 판결문을 직접 봐야 정확한 판결 취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외무성은 이번 판결 대상이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日기업,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해야”

    “日기업,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해야”

    일제 강점기에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들이 징용 피해를 당한 지 68년 만에,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지 12년 만에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와 승소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4일 이병목(89)씨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신천수(89)씨 등 4명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임금지급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각각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들이 국내외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손해배상액이 확정될 경우 일본 기업을 상대로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 및 해당 일본 기업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 1944년 일제에 의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에 끌려가 강제 노동을 했지만 이듬해 연합군의 공습과 원자폭탄 투하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크게 다친 뒤 귀국했다. 이후 일본 법원에 강제 노동에 대한 손해배상 및 임금청구소송을 냈지만 손해배상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했다. 또 국내 법원에도 같은 소송을 냈지만 일본 법원 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고,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난 점, 해산된 구(舊)일본제철과 신일본제철 사이에는 법인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지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소송에서 패소 근거로 작용했던 판단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뒤엎었다. 재판부는 “일본 재판부는 한반도와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합법적이라는 규범적 인식을 전제로 일제의 국가총동원령과 국민징용령을 한반도와 원고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일본 판결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밝혔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인해 개인들의 청구권도 소멸됐다는 판례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일제의 반도덕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 청구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 회사는 구미쓰비시중공업과 구일본제철과 각각 법적으로 동일한 회사로 평가되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석·홍인기기자 ccto@seol.co.kr
  • 일제 강제징용 확인… ‘現법인 배상책임’ 외교적 비화 가능성

    일제 강제징용 확인… ‘現법인 배상책임’ 외교적 비화 가능성

    대법원은 24일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액과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낸 지 12년 만이다. 피해자 5명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1억 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2000년 5월, 4명은 신일본제철에 “1억원씩을 지급하라.”며 지난 2005년 2월 소송을 냈다. 원심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패소를 판결하면서 ▲일본에서 확정 판결된 결과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기판력 유지’ ▲10년이라는 시효 소멸 경과 ▲전쟁 전 회사와 전쟁 후 회사와의 비동일성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획기적이었다. 3가지 이유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근거로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일제강점기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근본적인 인식차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배를 합법적이라고 보고 있고, 국가총동원법에 의해 우리 국민들을 강제 징용한 것을 유효한 것이라고 봐 왔다. 대법원은 이에 식민지배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인한 청구권 소멸도 인정하지 않았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 만큼 청구권협정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은 각하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국민 개인의 동의 없이 국민의 청구권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면서 “일본 식민지배로 인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인의 재산권 보호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원심 재판부는 앞서 대법원과 달리 일본과 국교가 정상화된 1965년부터 날짜를 세더라도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10년’이라는 소멸시효는 이미 지난 것이 명백하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8월 위안부 등 징용 피해자들이 “정부가 한·일 청구권협정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린 것도 대법원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구(舊)미쓰비시중공업과 구일본제철 등 당시 법인과 현재 법인은 다르기 때문에 채무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피고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인적·물적 구성을 그대로 승계해 기본적 변화가 없음에도 전후 처리 및 배상 문제 때문에 기술적으로 입법한 일본 국내법을 이유로 옛 회사와 현재 회사 간에 동일성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본은 ‘회사경리응급조치법’을 통해 전쟁 중 발생한 범죄에 대한 채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손해배상이 실현되지까지는 거쳐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파기환송심뿐만 아니라 해당 일본 기업의 대응도 문제다.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은 판결문을 검토하지 않은 만큼 당장 논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실정법상 해당 기업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기업과 별개의 법인으로 인정되고 있는 탓에 외교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이라도 국내 지사 등을 통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한국지사에 대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최종 원고승소 판결이 나오면 해당 회사의 국내영업소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사가 아닌 독립법인 형태일 경우다. 안석·홍인기·김효섭기자 ccto@seoul.co.kr
  • ‘지적장애 10대 성폭행’ 무죄

    정신지체 10대 소녀를 성추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지적장애인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원심과 상고심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정신지체 3급 장애를 가진 A(17)양을 성폭행하려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태권도체육관 관장 김모(37)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2008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다른 원생들을 귀가시킨 뒤 A양을 성폭행하고 2010년 5월에는 면담을 한다며 사무실로 불러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성폭행 미수에 그친 2010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5년간 신상 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지능이 낮아 기억이 온전할 수 없을 경우 진술이 세부적으로 다르더라도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면서 “세부적인 표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A양의 진술이 비교적 일관된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상고심은 A양의 진술이 허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양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사실이 있고 김씨가 성폭행하려 했다는 사무실은 공간이 좁아 A양의 진술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양은 과거 거짓말을 한 이유로 태권도장에서 쫓겨난 적이 있어 그가 나쁜 감정을 품고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은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의 흥행과 함께 2심의 유죄 판결로 사회적 관심을 끌었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7세 성추행, 아청법은 유죄·성폭법 기소땐 무죄 왜?

    17세 성추행, 아청법은 유죄·성폭법 기소땐 무죄 왜?

    조모(48)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종업원 A(17)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A양이 만 13~19세에 해당하는 것을 감안해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을 받던 중 조씨는 A양과 합의했고 A양과 그의 부모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했다. 아청법은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씨의 범죄가 반의사불벌죄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에도 해당한다는 이유로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고 조씨는 풀려났다. 사실 조씨의 범죄에는 아청법과 성폭법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A양은 만 13세 이상 미성년자이기도 하고 피고용인으로서 성폭법 위반의 한 종류인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는 반의사불벌죄 여부와 양형이다. 성추행의 경우 아청법은 징역 1년 이상 또는 500만~2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는데 성폭법은 징역 2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아청법의 법정형이 더 무겁다. 조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동일한 기본적 사실관계가 2개 이상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 검사가 구체적인 사건의 죄질 및 정상 등을 참작해 적합한 하나의 죄명과 적용 법조를 선택해 기소하는 것은 검사의 소추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검사의 적법한 공소 제기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마디로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판사는 검사가 심판을 청구한 사실에 대해서만 심리·판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결국 원심을 파기하고 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사건을 환송했다. 원심 판결을 파기한 뒤 다시 심판하기 위해 원심 법원에 돌려보내는 것을 ‘파기환송’이라고 하는데 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원심에서 공소를 기각해 사건의 실체에 대해 심리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시행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법 판결 전망은

    항소심에서 1심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상고할 뜻을 밝힘에 따라 최종 판단은 대법원 몫이 됐다. 대법원은 1·2심처럼 사실관계나 형량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유·무죄 여부만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따라서 재판 결과는 항소심이 선고한 징역 1년형을 유지하든지, 무죄로 판단해 고법으로 돌려보내든지 둘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는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으로 양형이 바뀌지 않는다. 일단은 2심 재판 결과가 뒤집히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 교육감이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에 대해 1심과 2심 모두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심 재판부가 단일화 협상 및 ‘사전합의’ 때 곽 교육감이 이를 알았는지에 대해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부분이 곽 교육감으로서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심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몰랐다 해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어 파기 환송할 여지가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변수’다. 곽 교육감 측은 1심 판결이 끝난 뒤인 지난 1월 27일 공직선거법 232조 1항 2호 이른바 ‘사후매수죄’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검찰이 곽 교육감을 기소할 때 적용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도 준용하고 있는 이 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것을 중지하거나 사퇴 대가로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곽 교육감 측은 “법 조항이 명확지 않아 처벌 범위가 확장될 수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상고심 전에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면 대법원은 원심과 상고 이유를 고려해 선고하면 되지만, 위헌 결정이 나면 처벌 근거가 없어져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게 된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고 난 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곽 교육감은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180일 이내에 선고를 내리도록 규정돼 있지만 강제 규정은 아니다. 대법원은 일단 선거재판을 신속히 진행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270조 규정에 따라 3개월 이내인 7월 17일 이전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봉주 전 의원 때처럼 선고를 늦출 경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는 데다 7월 말 대법관 4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전에 최종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강행 규정이고, ‘반드시’라는 단어도 들어가 3개월 내에 신속히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하지만 법관의 고의가 아닌 부득이한 사정이나 쟁점이 많은 경우 시한을 넘겨 선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 김성집 옹 3가지 추억

    [2012 런던올림픽 D-100] 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 김성집 옹 3가지 추억

    한국과 런던올림픽의 인연은 꽤나 특별하다. 일장기를 달고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한국이 ‘KOREA’라는 호칭으로 올림픽에 처음 나선 것이 1948년 런던대회였다. 한국의 첫 올림픽 메달도 런던에서 나왔다. 우리 올림픽의 ‘살아있는 역사’ 김성집(93·대한체육회 고문)옹이 역도 미들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김옹은 런던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64년 전의 기억을 너무도 또렷이 갖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다며 만남을 극구 사양했지만, 후배들에 조언을 건네는 목소리에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차고 넘쳤다. [1] KOREA로 첫 출전 감격…선수단 67명 개막식날 눈물 64년 전 런던에서 김옹은 내내 찡했고 짠했다. “36년의 식민지를 끝내고 우리 국호와 국기를 세우고 올림픽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선수로, 임원으로 무려 11차례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서울올림픽과 더불어 런던올림픽이 가장 감격적이었다고. 당시 한국선수단 67명(임원 15명, 선수 52명)은 기수 손기정을 따라 입장했다. 엠파이어 스타디움을 걸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출국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한 장에 100원이었던 올림픽후원권(복권)이 100만장이나 팔렸고 수익금이 8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민환송식에 수만 명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고, 헌법 제정으로 여념 없던 초대 국회도 선수단에 격려 메시지를 건넸다. 실수(!)로 겨울용 양복지로 만든 단복이 제공됐지만 선수들은 땀범벅을 하고도 그저 싱글벙글이었다. 개막을 하루 앞둔 1948년 7월 28일, 미주 항일민족지 ‘국민보’를 보면 당시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역사적이요, 초민족적인 평화의 싸움터인 국제올림픽대회에 반만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빛나는 태극기를 가슴에 붙이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어깨를 가지런히 하여 승부를 다투기로 되었음은 참으로 조선 체육사상에 특필대서할 만하다.” [2] 배·비행기 갈아타고 스무날 걸려 런던 도착…대단한 일 한다는 사명감 벅차 런던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교통편도 불편했고 돈도 넉넉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출발해 하카타-요코하마(이상 일본)~상하이(중국)~홍콩까지는 배를 탔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탔지만 그것도 고생길이었다. 방콕(태국)~콜카타~뭄바이(이상 인도)~카이로(이집트)~암스테르담(네덜란드)을 찍고서야 런던에 도착, 무려 스무 날이 걸렸다. 김옹은 “이국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지루한 줄 몰랐다. 오히려 대단한 일을 하러 간다는 사명감과 도전의식이 커졌다.”고 돌아봤다. 사실 김옹은 그보다 12년 앞서 올림픽 무대를 밟을 기회가 있었다. 조선 대표로 뽑힌 김옹은 일본에서 열린 ‘베를린올림픽 파견 예선대회’에 나갔다. ‘조선이 낳은 소년역사’란 별명으로 불린 18세 소년은 무거운 중량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지만 조선인에게 지는 게 싫었던 일본인들은 ‘김성집은 만 18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이므로 출전할 수 없다.’는 잔꾀를 냈다. 번외경기에 나서 317.5㎏을 들었지만 262.5㎏을 든 다른 선수가 우승했다. 억울함을 풀고 싶었던 1940년과 44년 올림픽은 2차 세계대전 탓에 무산됐다. [3] 우릴 괴롭힌 일본인과 첫 올림픽 기뻐하던 우리 국민이 함께 떠올라 동메달 확정 짓고 펑펑 울어 김옹은 “1948년 런던올림픽 때는 이미 서른 살이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독하게 훈련했다.”고 했다. 역기를 들었다 놓는 소리가 종일 끊이지 않아 동네에선 ‘덜거덕’으로 불렸다고. 1948년 국내 올림픽선발전에서 용상 세계신기록(145㎏)으로 우승한 김옹은 결국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그토록 기대하던 꿈의 무대. 김옹은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컨디션이었다. 같이 나간 56㎏급 이규혁과 60㎏급 남수일이 모두 4위에 그쳐 어깨가 무거웠다.”고 했다. 현지 훈련 중 허리를 삐끗했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주특기인 추상(클린 자세에서 발 구르지 않고 바벨을 들어올리는 것·현재는 폐지)에서 122.5㎏을 들어올리며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인상은 112.5㎏, 용상은 145㎏으로 두드러진 기록을 내지 못했다. 이집트의 엘 투니와 380㎏ 동률이 됐고, 김옹의 몸무게가 1.92㎏ 가벼워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옹은 “올림픽을 막았던 일본인의 얼굴이, 태극기를 들고 환송하던 시민들이 떠올라 한참을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튿날 주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한국선수단 모두가 참석해 들뜬 환호를 보냈다. 그는 “시상대에 서서 훗날 후배들이 여기서 애국가를 울릴 날이 오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게 벌써 64년 전이네.”라고 했다. 김옹은 런던에 함께 가자는 대한체육회의 제안을 사양했다. 불편해진 다리 탓이다. “마음 같아선 태릉선수촌도 가고 싶고, 런던도 가고 싶지만 나이가 드니 별 수 없다.”고 웃으며 “런던 하늘에 내가 울리지 못한 애국가가 울려퍼지길 기원하겠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내년 1월 첫삽

    대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이 이달 말부터 본격화된다. 대구시는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주사업자인 ㈜신세계가 오는 30일쯤 복합환승센터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시에 접수시킨다고 26일 밝혔다. 내년 1월 착공, 2015년 7월 완공된다. 사업비는 당초 5000억원 규모에서 7000억원으로 증액됐다. 동대구역 남쪽 3만 6094㎡에 지하 7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된다. 전체 면적은 29만 9900㎡로 종합터미널과 지원 시설이 들어선다. 환승시설인 종합터미널은 1∼3층에 배치된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 스크린 도어도 설치된다. 이곳에서는 시외버스·고속버스·KTX·도시철도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이로써 현재 693m인 동대구역과 버스터미널의 거리는 238m로 455m가 단축돼 이동시간 8분을 절약하게 된다. 동대구역과 지하철 사이의 거리는 144m가 줄어든 380m로 이동시간이 2.4분 적게 걸린다. 지원 공간은 쇼핑·문화·위락공간이 있다. 쇼핑 공간에는 신세계백화점의 명품관·식품관 등이 들어선다. 지역 최초의 수족관인 아쿠아리움과 어린이용 수영장 등도 갖춰진다. 관광객을 위한 한방스파랜드와 서점·영화관·피트니스센터·골프연습장이 설치된다. 컨벤션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다음 달까지 주민의견을 받은 뒤 지방교통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국토해양부에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시 대중교통과 성임택 동대구복합환송센터 담당자는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어 6000여명을 복합환승센터에 직접 채용할 예정”이라며 “복합환승센터는 지역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자전거도로 배수로에 걸려 사고났다면 구청도 책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김모(52)씨는 지난 2008년 7월 신도림동 도림천 둔치에 있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다 빗물이 고여 있는 맨홀 주변을 피해 도로 왼쪽 길로 핸들을 틀었다. 그러나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자전거를 발견, 이를 피하려다 U자형 배수로에 자전거 앞바퀴가 걸려 넘어지면서 도로에 머리를 부딪혀 불완전 사지마비가 됐다. 김씨와 그의 가족은 자전거도로의 설치·관리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영등포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자전거도로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던 만큼 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김씨에게 3억 5000만원, 김씨의 부인에게 500만원, 두 자녀에게 2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사고의 발생 경위와 발생 지점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고, 김씨가 안전운전의무 등을 위반, 반대차선의 갓길 너머까지 진로를 변경하다가 일어난 극히 이례적인 사고”라면서 “도로의 설치·관리와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20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김씨 등에게 부상당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증명하도록 해 사고의 경위를 확정한 뒤 사고가 구의 자전거도로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었다는 원고들 주장의 옮고 그름을 판단했어야 한다.”면서 “목격자 등의 증인신문을 통해 사고 경위를 입증하겠다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대가성 유무 섞인돈 전액 뇌물”…김한겸 前 거제시장 징역5년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받은 금품에 대가성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섞여 있어 구분이 불가능하다면 전액을 뇌물로 봐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성기문)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한겸(64) 전 거제시장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로부터 받은 1억원은 전액 뇌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로부터 “공유수면 매립 인허가 등과 관련해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내하청 ‘파견’ 해당 2년 넘으면 정규직”

    “사내하청 ‘파견’ 해당 2년 넘으면 정규직”

    2년 이상의 제조업체 사내하청은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파견’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내하청을 근로자 파견이 아닌 일종의 ‘도급’으로 간주, 파견근로자보호법상 규제를 피했던 업계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노동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로 2년 넘게 일하다가 해고된 최병승(36)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의 최종심에서 “사내하청도 근로자 파견에 해당,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7년간의 법정 다툼이 마무리된 것이다. 재판부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나 명목에 구애받지 않고 계약 목적 또는 대상의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권 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져야 한다.”는 원심 판결에 따라 현대차를 사용자로 판단했다. 최씨 사업장은 정규직과 사내하청이 혼재 배치돼 있었고, 회사가 사내하청 근로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갖는 등 사실상 현대차가 최씨의 고용주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최씨는 정규직이 결원일 때 대체 투입되기도 했다. 사건은 2004년 말 노동부(현 고용노동부)가 현대차 울산공장 사업장이 불법 파견을 하고 있다는 혐의로 현대차를 고소하며 비롯됐다. 2년 이상 근무한 최씨는 정규직 대상이라고 생각했지만, 회사는 최씨와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2005년 2월 노조활동 등의 이유로 해고했다. 최씨는 2006년 7월 노동위원회에 하청업체가 아닌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로서 부당해고했다며 구제신청과 행정소송을 냈다. 2007년 7월 서울행정법원과 이듬해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의 부당해고 재심 결정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회사는 “최씨 등이 도급계약 형태로 일했기 때문에 이들의 사용자는 하청업체”라는 주장을 폈고, 재판부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자동차 조립 등은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7월 대법원은 같은 법의 직접고용 간주 규정을 적용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최씨 등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와 유사한 사례들의 집단소송이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작업장의 상당수 인력을 하청업체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는 대기업의 인력 운용 관행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하도급 근로자 보호할 법령 재정비하라

    대법원이 어제 현대자동차 사내 하도급 관련 파기환송심 상고공판에서 “사내 하청도 근로자 파견에 해당돼 2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 확보차원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사내 하도급 제도에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0년 사내 하도급 활용 현황’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132만여명 가운데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24.6%인 32만 5000여명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조선 61.3%, 철강 43.7%, 기계·금속 19.7%, 전기·전자 14.1% 등 주요 제조업종이 모두 인건비 절감과 고용 유연성 확보 수단으로 사내 하도급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소송의 발단이 된 자동차업종도 16.3%가 사내 하도급이다.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 근로자들의 절반에 불과한 급여를 받으면서도 원청업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힘들고 위험한 공정에 투입된다. 그 결과 조선업의 경우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중대 재해 76건 중 81.5%가 하도급 근로자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극히 저조하다. 더구나 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의 노무지휘를 받고 있음에도 소속회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도급’으로 분류돼 비정규직보호법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돼 왔다. 따라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과, 기득권 보호를 위해 비정규직 차별에 편승해온 정규직 노조의 담합 희생물인 하도급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현실을 해석해 판결한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와 정치권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앞다퉈 비정규직 차별해소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비정규직에게 절실한 것은 그 같은 ‘어음’이 아니다. 당장 받고 있는 불합리한 차별의 시정과 법망을 교묘히 빠져 나가려는 기업들의 불법과 편법을 바로잡는 것이다. 기업들은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 시정이 경쟁력이나 성장동력 약화, 일자리 감소 등으로 귀결된다며 차별을 정당화하려 해선 안 된다. 정규직 노조도 함께 일하는 하도급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는 이번 판결의 취지를 살려 관련 법규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 서기호판사 ‘국민법복’ 입고 법원 밖 퇴임식

    서기호판사 ‘국민법복’ 입고 법원 밖 퇴임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 끝에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42·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17일 공식적으로 퇴임했다. 서 판사는 법원이 오후에 열기로 했던 공식 퇴임식을 고사하고 오전 10시 마지막 재판을 마친 뒤 법원 공무원 노조와 시민 100여명이 북부지법 정문 앞에 준비한 ‘법원 밖’ 퇴임식에 참석했다. 노조는 노란색 풍선과 ‘국민과 소통한 사법부의 양심 서기호 판사 퇴임식’, ‘판사님 꼭 돌아오세요’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내걸고 서 판사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노조·시민 100여명 환송에 눈물 서 판사는 시민들이 선물한 ‘국민법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이 옷에는 ‘법’(法)이라는 글자 대신 사법정의를 의미하는 ‘정’(正)자가 새겨졌고, 안쪽에는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 없이는 파면되지 않는다.’는 헌법 제106조가 적혀 있었다. 법원 직원이 “다른 호칭이 아닌 판사라는 호칭으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고별사를 읽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재임용 탈락 법적대응” 재차 강조 서 판사는 “10년 단임제 임기를 마치고 잠시 퇴직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재임용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판사회의와 관련해선 “재임용 탈락 결정이 정말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인지에 대한 의문과 의혹이 있기 때문에 판사회의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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