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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인의 고민/윤대녕 소설가(굄돌)

    오랫동안 귀로만 들어오던 레오 카락스의 영화 「나쁜 피」를 보았다.영화 비평가가 아니므로 주제넘은 소리를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 나는 「예술」 「대중」 「권력」이라는 해묵은 자기 질문을 다시 하게 되었다.90년대 들어 폭발적인 문화수요가 일어나면서 이른바 매니아 집단들이 형성되고 있다.영화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컴퓨터 통신을 통한 동호인 모임이 있는가하면 미개봉 필름만 상영하는 소수 단체도 있는 모양이다.쉽게 말하면 일반대중의 문화감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얘기다.「나쁜 피」는 말하자면 개봉되기 오래전부터 매니아 집단사이에서 돌려보곤 하던 그런 영화중의 하나다. 누벨 이마주라는 배지를 단 이 영화는 줄리에트 비노쉬,데니 라방,줄리 델피 같은 일류급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고 「퐁네프의 연인들」을 만든 레오 카락스가 25살에 완성시킨 영화다.그 때문에 현란한 수사학적 용어가 동원돼 마치 이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뜸 문화 게으름뱅이 같은 취급을 받을 정도다.인간관계의 단절,서로 수혈이 불가능한 사랑,환상과 현실사이의 부조리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카메라 워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특히 삼원색을 주로 사용한 강렬한 톤의 화면과 다소 경직된 듯한 배우들의 연기는 주제의 한도를 비집고 나와 사건의 연속성마저 깨뜨려버릴 정도다.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의 표정은 대개가 석연치가 못하다.난해하다는 뜻일 것이다.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예술 장르라는 영화가,거꾸로 가장 예술적이라는 상업적 용어로 포장돼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형국이다.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예술 이데아 폼목의 필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그렇다면 예술도 권력인가? 물론 그렇다.대중을 억압하는,혹은 겉으론 억압하지 않지만 뒤에서 대중을 유혹하고 이용하는 예술은 모두가 「나쁜 피」를 가진 권력이다.여기에 「예술」을 지향하면서 일반 대중과 민중을 정신적 기반으로 삼아야 하는 창작자들의 고민과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다.
  • 꿈·환상·모험의 나라로 여행/읽을만한 어린이 도서 풍성

    ◎겨울방학 맞아 출판사들 앞다퉈 출판/「교과서에 실린 명작」「문학상 수상작」 시리즈 출판/「마틴 루터킹」「삼강행실도」「만화… 경제」도 선보여 겨울방학을 맞아 서점가에 어린이책들이 쏟아져 나왔다.동화책하면 으레 「인어공주」나 「피노키오」따위 세계 고전명작들을 연상하기 쉽지만 요즘에는 훨씬 다양한 형태와 주제를 가진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우선 눈에 띄는 책들이 새롭게 기획한 외국 명작동화시리즈이다. 「세계 교과서에 실린 명작동화」(전 9권,일과놀이 펴냄)는 각 나라 국민학교 저학년 교과서에 실린 동화·동시들을 모은 책.어느 나라나 아이들에게 상상력·어휘력·사고력들을 키워주기 위해 최고 수준의 작품들을 교과서에 싣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대표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내용이 재미있으면서도 나라마다 특색이 있어 아이들에게 그 나라 정서를 알려준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현재까지 미국·일본·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이탈리아·남미국가편이 나왔고 곧 영국·이스라엘편을 낼 계획이다. 이에 견주어 중앙미디어에서 낸 「세계 아동문학상」시리즈 6권은 독일·프랑스·미국·오스트레일리아·노르웨이의 이름높은 아동문학상 수상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6권 모두 최근 작품들이어서 고전명작과는 또 다른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를 현대 감각으로 보여준다. 장편동화이고 신나는 모험이야기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길사에서 펴낸 「꿈과 모험의 나라 나르니아」시리즈(전 7권)는 영국의 학자이자 공상소설 작가인 C S 루이스의 대표작이다.어른들은 갈 수 없는 곳,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울리는 환상의 땅 「나르니아」에서 벌이는 모험이야기로 각권마다 등장인물과 사건전개가 달라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박상률씨가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이밖에 「어린이 글짓기 소프트 200」,「마틴 루터 킹」,「삼강행실도」시리즈,「만화로 배우는 경제」시리즈들이 권할만한 책이다. 「어린이 글짓기…」(문학동네 펴냄)는 엄마시인 12명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쓰게 할까」를 함께 고민하다 내놓은 글짓기교재.논설·설명·기록문과 동화·동시등 각 장르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예문을 곁들였다.시인 이탄·박제천씨가 편집했다. 창작과비평사가 낸 「마틴 루터 킹」은 미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싸우다 암살당한 흑인목사 킹의 일생을 그린 전기.그동안 어린이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삶을 통해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만화로 배우는…」(전 2권,능인)은 어린이라도 경제개념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 아래 줄거리를 가진 만화로 쉽게 풀이했으며,「삼강행실도」(전 3권,서해문집)는 나라사랑·부모사랑·이웃사랑등 3가지 주제로 나눠 그같은 삶을 산 선조들을 소개함으로써 교훈을 주고 있다.
  • 발레리나 박인자(이세기의 인물탐구:65)

    ◎현란한 율동의 창작무대 쉼없이/82년 「백조의 호수」서 고난도 「푸에테」 24회 선보여/토슈즈 과감히 벗고 출연… 정통발레 변혁 시도/후진 양성하며 항상 공연주역… 내년 4월 「20년 기념작」 준비 박인자 84년 음악전문지 「객석」창간호는 발레리나 박인자를 발레계의 「비범」으로 꼽은 일이 있다.조동화·김영태·채희완등 무용평론가들의 추천이유는 이랬다. 『82년9월 「백조의 호수」3막중 오딜(흑조)에 도전한 박인자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으로 눈이 부시도록 현란한 푸에테를 24회나 도는 저력을 보였다.83년5월 그가 춘 오데드 솔로 역시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무대였다.그후 쇼스타코비치의 「아다지오」와 「녹색의 변주곡」에서 그는 지체의 포물선을 감각적으로 금긋는 데 기여했다.개성이 돋보이는 박인자에게서 아직 노련미를 찾긴 어려우나 그의 작업은 신뢰감을 갖고 주시해도 좋을것 같다』는 요지였다. 한 다리로 서서 몸을 완전히 회전시키는 푸에테란 발레리나의 자존심이 걸린 고난도 테크닉의 하나다.최근에는 테크닉 발달로 이보다 긴 푸에테와 필루에트를 성공시키는 예가 흔히 있지만 10여년전만해도 그의 연속 푸에테는 무용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후 개인발표와 지방공연·춤작가 12인전·대한민국무용제등 각종 대형행사에서 박인자는 클래식과 네오클래시시즘 창작발레와 재즈발레에 이르기까지 변화되고 발전된 춤의 모습을 정열적으로 펼쳐왔다.91년 국립극장에 올려진 「레이몬다」가 「클래식의 격정과 정확성」을 갖춘 무대였다면 「불새」의 경우는 모리스 베자르의 단순화된 현대발레를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역동성을 살려 힘있고 치밀한 원형무로 만든 수작」이었다. ○격있는 화려함 과시 지난해 가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그의 「나비부인」은 긴 부드러운 의상속에서 물흐르듯 유연한 동작을 구사하여 『40대 무용가 중에서 포르드 브라(팔의 움직임)의 정지미를 이만큼 탄력적으로 과시한 발레리나는 드물다』는 평을 받았다.더구나 창작발레 「초록의 환상」에서 토슈즈를 활짝 벗고 산뜻하게 치솟는 도약은 무중력과 부력의 이미지를 꽂으면서발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이고 기교이며 동시에 「격있는 화려함」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제시했다. 평론가들의 평이 아니더라도 박인자발레의 매력은 댄서의 묘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프로의식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무대의 회화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분홍신을 신은 것처럼 그는 신들린듯 무대를 선회하고 회전하면서 그가 춤추는 공간에 오색찬란한 빗살무늬를 뿌려나간다. 그의 발레는 60∼70년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정교한 클래식 발레와는 그 형식면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즉 그의 춤은 이지적이고 극적인 움직임과 육감적인 신선미를 잃지 않는다.이른바 무엇을 추어도 활기차고 선이 선명하며 창작력과 문학성이 뛰어나다.그는 춤출 뿐만 아니라 탁월한 발레조련사이자 매우 두뇌회전이 빠른 안무의 재구성자이고 「그래서 대학권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재목」이라고 평론가 김태원은 한탄해 마지않는다. 박인자의 유년의 기억은 햇빛처럼 밝고 순탄하기만 하다.서울 충무로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박명근씨와 노오례여사의 6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는 피아노를 쳤고 금란여중에 다니면서 발레리나 서정자의 눈에 띄어 발레에 입문했다.1백62㎝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유연한 몸매를 타고난 그는 임성남 문하에서 본격적인 발레수업을 받았고 서울예고 2학년때인 69년부터 벌써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에 참가하여 스승·선배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대학4년때인 74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지젤」솔로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대상을 수상,신데렐라 탄생을 예고받은 그로서는 실은 더이상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그가 존경하는 선배 김혜식은 이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고 조승미 역시 은상에 머문 데 비한다면 그의 대상은 발레계의 모처럼의 경사이자 자랑이기도 했다.그러나 기쁨은 잠시,그를 아끼는 국립발레단의 임성남씨와 대학의 스승인 김정욱교수 사이에서 그는 프리마 발레리나냐,대학교수냐의 양갈래 길에서 무엇인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게 되었다.전문 발레리나로 그를 키운 임성남씨는 당연히 국립발레단 입단을 권유했고 대학 발레의 향상을 걱정하던 원로 김정욱교수는 대학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일도 공연 못지 않게 중요함을 누누이 역설해왔다.더구나 그는 4년동안 모교인 수도여사대(현세종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처지였다. ○고민끝에 「대학」 선택 고민끝에 그는 결국 대학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김정욱교수의 뒤를 이어 대학에서 후배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무대를 만들자고 생각했으나 박인자의 결정에 놀란 임성남씨는 『그러려면 대상수상을 되물리라』는 농담반 비슷한 격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가중의 어떤 사람들은 위대성을 타고나게 마련이지만 또 어떤 이들은 후천적으로 이를 획득한다.그러나 아무리 타고난 위대성이라도 갈고 닦지 않는다면 한낱 범용에 그치고 말 것이다』 우연이나 요행은 절대로 훌륭한 예술가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도 「피나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는 미국·일본의 발레학교에 나가 다양한 테크닉을 연마하면서 발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모든 룰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그중에서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윌리엄 포사이드와 모리스 베자르의 파격의 안무였다.특히 리옹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감시하기 위해 무대에 경비견까지 끌고 나온 것을 보고 그는 고질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맨발벗은 모습을 발레에 적용하는 과감한 용기를 보였다.타당성이 없이 누군가 고수하려는 것을 「누군가 깨야 한다」는 의지로 작품에 맞지 않으면 토슈즈나 튀튀 클래식 튀튀 로맨틱을 고집하지도 않았고 「나비부인」에서 창살에 비친 그림자춤이나 「피아노」에서의 파도와 달빛타기를 푸른 휘장으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의 시도다. 박인자에겐 많은 장점이 있다.평상시의 그는 발레리나의 티는 물론 교수의 티도 내지 않는다.지젤의 분위기를 닮은 해맑은 싱그러움을 간직한 채 일상적인 대인관계를 원만하고 진지하게 풀어나간다.그가 모교를 떠나 발레전공이 없는 숙대 무용과로 옮겨간 것은 그가 지도한 후배들에게 교수자리 하나라도 내어주기 위한 배려였다.그의공연장에 장르를 초월한 수많은 무용인이 찾아들고 그의 춤을 격려하고 환호하는 것만 봐도 그의 후덕함을 엿볼 수 있다. ○무용과 음악을 분리 단지 자신의 올바른 주장은 남의 눈치를 보거나 주위를 의식치 않고 똑바로 관철시키는 주의다.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 무용기금속에 음악파트가 포함된 것을 보고 무용과 음악을 따로 분리한 것도 그가 이룬 성과다.가족은 건축가인 부군 함정도(서울산업대교수)씨와의 사이에 1남(고교)1녀(여중). 우리의 본격적인 클래식 발레는 김정욱·임성남·홍정희에서 김학자·김혜식·조승미로 이어지고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후배를 양성하거나,발레를 지도하거나 안무에 치중하는 시기다.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지금도 끊임없이 발레무대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박인자는 단연 현역의 톱에 틀림없다.그러나 육체를 매체로 하는 무용의 세계에서 무대예술가의 활동시한은 전보다 길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꽃처럼 무섭게 시들어버리는 육체의 언어로 예술적 광채를 영속하기란 좀체로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더더욱 인간의 영혼을 전율케 하는 「사색의 끝」에 치닫지 않고서는 모든 움직임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는 바람이나 파도나 봄을 맞는 대지의 꿈틀거림이 인간의 희비애락에 자연스럽게 접목되는 「마음의 춤」을 추구하는 시기다. 그래서 단순하게 허공중에 들어올린 팔 하나라도 가장 자연스러운 바람속의 흐름이기를 원하고 있다. 내년 4월3일 중앙국립극장 대극장무대에 올릴 「박인자발레 20년 대공연」을 앞두고 그는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짙은 사색에 빠져 있다.그로서는 결국 몇 안되는 별중에서 끝까지 반짝이는 하나이고 싶은 것이다.그리고 그가 춤추고 지나간 자리에 언제까지나 긴 여운으로 불꽃 같은 극미의 항적이 남기를 스스로 기대하려는 것이다. □연보 ▲1953년 서울출생 ▲1966년부터 임성남 사사 ▲1969∼73년 국립발레단단원 ▲1971년 서울예고졸업 ▲1974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수상,ASTA총회참가 공연 ▲1975년 수도여사대(현 세종대)졸업 ▲1977년 동대학원 졸업,세종대강사,PATA총회참가 공연 ▲1979년 세종예술원창단 공연 ▲1980년 예무회창단 공연 ▲1982년 박인자발레,대한민국무용제·한국발레협회 창작발레공연 ▲1983년 박인자발레 공연 ▲1984년 일본 도쿄시티발레·아메리카발레센터연수,데이비드 하워드 발레스쿨 수학 ▲1985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환교수 ▲1986년 김정욱발레페스티벌 출연,86아시아문화예술축전 안무 ▲1987년 박인자발레 공연,숙대교수 ▲1988년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서울국제무용제·현대오페라단 「리골레토」중 「집시의 춤」안무 ▲1989년 박인자발레 공연(대구·서울),발레20 창단기념·임성남 발레45주년기념공연 안무·출연 ▲1990년 세종문화회관 분수대공연,중앙일보사주최「그랜드발레 페스티벌」안무 ▲1991년 박인자발레 공연(부산·서울),춤작가 12인전안무 출연,청룡영화제 오프닝 세레모니 「코러스라인」안무 ▲1993년 박인자 창작발레(창원·대구·여수) 「대지의 소리」「승천」「연습실에서」「해적 2인무」「팝을 위한 바리에이션」「나로부터 멀리」「고귀한 승리」「파키타」「불새」「나는 뭐드라?」「나비」「나비부인」「꼬리기르기」「가을저녁의 시」「피아노」등 다수 한양대 체육대 박사과정 한국발레협회및 한국무용학회 이사 국립발레단 자문위원 숙대무용과 교수
  • 홍정희씨 올 발레무대 마무리/29일 발레인생 35년 결산 공연

    ◎발레협도 28일 회원안무작 무대에 올해 무용계의 대미를 장식하는 발레공연이 27·28일 이틀간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열리게 된다. 한국발레협회가 마련한 제14회 한국발레페스티벌(28일 하오7시)과 홍정희씨(한국발레연구회 이사장)의 발레인생 35년을 결산하는 「홍정희발레 35주년 기념공연」(29일 하오7시)이 그것으로 두 공연 모두 발레팬들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7일 열리는 한국발레페스티벌은 그동안 한국발레협회 회원이 안무·공연한 작품중 우수작을 모아 한 무대에 올리는 자리.한성대 김학자교수 안무의 「라 비방드르」를 비롯해 세종대 장선희교수의 「멕콘에 핀 불꽃」,기독교예술대학 엄영자교수의 「선을 위한 바레이션 조곡」,중앙대 서정자교수의 「꿈」,공주대 박경숙교수의 「메시야중 할렐루야」,단국대 김정수교수의 「환상소묘」,한양대 김민희교수의 「길목,서성거리는 사람들」,숙명여대 도정님교수의 「움직임 1」등 모두 8편이 소개된다. 29일의 홍정희씨 기념공연은 지난 35년간 홍씨가 안무한 「12인을 위한 소묘」「장생도」「심저」「조용한 대답」「코리아환상곡」등 대표작 5편을 보여주는 무대. 지난 58년 이화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한국최초의 석사무용가가 된 뒤 이화여대강당에서 발표한 「사슴호의 전설」공연부터 최근까지 해외체류기간을 제외한 35년간의 춤 인생을 이 다섯 작품에 함축해 보여주는 자리다.
  • 북한의 착각과 환상(사설)

    북한 외교부장 김영남의 14일자 독일신문 회견이 주목된다.북의 절대자 김일성사망후 북한 고위층이 중요 서방언론과 가진 첫회견이며 그런 점에서 김사후 5개월 동안이나 비정상적인 모순과 비밀의 장벽에 싸여 있는 북한권력층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제네바 핵합의와 뒤이은 두차례 실무회담을 보면서 북한에 대해 우리는 그래도 일말의 기대 같은 것을 걸고 있었다.김의 회견은 그것이 북한권력층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그러한 기대가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일이었던 것인가를 그대로 일깨워주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한마디로 실망과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김영남은 회견에서 우리의 대북 관심사에 대한 대답을 분명히 하고 있다.남북대화는 김일성사망 조문 거부에 대한 공식사과와 보안법폐지가 있어야 하고 미·독등 서방과의 관계개선은 원하나 공산독재와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버리지 않을 것이며 통일은 일견 그럴듯하나 허구투성이인 1국가 2체제 2정부 연방제방식을 원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와는 대화를 않겠다는 선언이다.보안법폐지는 북한의 개방·개혁과 남북대화 진전및 한반도평화체제의 실직적 정착이 전제이며 비공식으로도 우리정부가 대화를 위해 김일성사망 조문거부를 사과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그것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근본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교활한 술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북한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미국이 원하건 않건 우리가 반대하면 미·북관계개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경수로지원문제나 대체에너지공급문제가 모두 우리 호주머니에 달렸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북한은 미국이 원하면 우리는 무조건 따르던 시대는 옛날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김의 회견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공산독재정치·경제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미·독등 서방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북한으로서는 기대의 착각일지 모르나 그런 미몽에선 하루빨리 깨어나는 것이 우리는 물론 북한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김영남의 회견을 보면서 북한의 이같은 착각과 환상의 빌미를 준 것이 바로 미국과 우리 자신이며 미국과 우리도 북한에 대해 쓸데없는 기대의 환상을 가졌으며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된다.미국은 물론 남북이 공히 이같은 환상과 착각을 버리고 냉철한 현실로 돌아갈 때 비로소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문제해결의 진정한 문이 열릴 것이란 생각이 든다.
  • 「트라비」의 설움(통독 4년의 명암:4)

    ◎동독출신/정신병 25%/「첨단」 까막눈/자본주의·경쟁 적응못해 정신질환 급증/“폐쇄 북한주민 통일후유증 더 심각할것” 「트라비」는 통일후 동독출신 독일인의 설움을 상징하는 동독산 소형차 「트라반트」의 애칭이다.작센주에서 생산되던 이 동독의 유일한 승용차 트라비는 이제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다.통일후 동독출신마저 앞을 다퉈 서독제 벤츠와 BMW·폴크스바겐,그리고 일본차나 한국차를 구입했지 수준이하인 트라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 스타일의 이 조잡한 2기통엔진 트라비 생산라인은 2년전 폴크스바겐 조립공장으로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또 동독지역 길거리에 아직 굴러다니는 매연 뿜는 트라비는 서독 부자들이 취미로 수집하는 값싼 골동품신세가 돼버렸다. 이런 식으로 「용도폐기」돼버린 동독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더구나 적정인원보다 30∼50%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던 동독의 국영회사들이고 보면 신탁청(트로이한트)의 생산·효율성 점검을 거치면서 실업률 15%(재교육자 포함하면 25%추정)의무더기 실직사태를 빚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동독 같은 사회주의국가에는 실업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 콤비나트에 적만 걸어놓고 놀고 먹는 사람이 많았다). 30∼40년대에 제작된 낡은 기계로 자동차를 생산하던 동독기술자가 느닷없이 컴퓨터화된 최신기계를 마주하게 되니 까막눈이 될 수밖에 없다.젊은이들은 그나마 재교육으로 기술을 습득,재취업을 하지만 40∼50대는 실직연금신세를 지는 낙오자가 돼버리기 일쑤다. 『갑자기 「돈이 최고」 「돈 가진 자가 권력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동베를린 신문이었으나 통일후 서독자본가가 인수한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32만부 간행)의 국제정치담당 데스크 볼프강 게오르그씨는 일생을 사회주의아래 살았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자본주의로 머리를 바꿀 수가 있겠느냐며 현실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전에는 공산당중앙위의 지시와 보도통제를 받았지만 그대로 따르면 됐어요.통일이 되고 서독에서 새 사주가 오더니 「뭐든지 써도 좋다.다만 신문이 팔려야 한다」고 하더군요.경쟁을 하다보니 신문은 선정적이 되고 일은 서너배 늘고 또 동료와의 인간적이던 관계는 소원해졌습니다.35%의 기자가 능력부족으로 잘리고 서독출신들이 보충됐어요.옛날엔 자재부족·흉년 같은 기사도 사회불안을 초래한다며 보도통제하는 답답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있으면 윗사람에게 불평은 할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지금은 사장이 마치 왕 같아서 불만을 말하면 집에 가라고 합니다』 생소한 자본주의·경쟁사회에 적응하느라 아직도 애를 먹고 있는 눈치였다. 동독지역 라이프치히에서 열차로 30분거리에 있는 할레시의 루터교 사회봉사단체소속의 조그만 병원을 찾아갔다.정신분석 및 치료의 권위자인 한스 요아힘 마즈 박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동독지역 주민의 25%가 갖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죠.정밀조사는 안돼 있지만 동독당시 권력상층부나 그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실직자가 됐는데 그들 가운데 「서독삶과 비교해 동독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됐다.내가 일생동안 추구한 것이 무엇이냐.물거품이로다」하는 극도의 상실감·불안·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기도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동독시절 반체제·민주인사로 탄압을 받은 마즈 박사는 『요즘 동독사람들 가운데는 부모의 과보호를 받던 어린이가 갑자기 부모를 잃을 경우 나타나는 것과 같은 정신질환(패닉·정서불안·무기력증)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권위주의적 정권이 시키는대로만 살다가 갑자기 울타리가 없어지고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게 되니까 세상이 무섭고 불안해진 것이지요』 마즈 박사는 반대로 자본주의 민주사회에 지나친 환상을 가졌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현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정신병증세가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물질적 부유가 곧 행복이 아닌 현실 때문에 갈등하다 정신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분야별로 적잖은 교류가 있던 동서독과는 달리 완전폐쇄된 북한주민이 통일후 어떤 증세를 보이게 될 것으로 진단하느냐는 질문에 마즈 박사는 다만 『심각한 증세일 것』이라고만 했다.
  • 흉악범 정신세계 분석/로버트 레슬러저 「FBI심리분석관」

    ◎20년 수사경험 토대 범인상 분석 「지존파 범죄」「택시운전사 온보현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도 「선진국형」살인유형이 자리잡아 가는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곧 해외토픽에서나 보아온 「마구잡이로 범행대상을 골라 매우 잔혹하게 범행하는」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해서다. 이런 점에서 흉악범들의 정신세계를 분석한 책 「FBI 심리분석관」(미래사 펴냄)은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은이 로버트 레슬러는 FBI(미 연방수사국)수사관으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연쇄살인범들의 숨겨진 범죄심리와 수법을 캐는 「범인상분석」방식을 확립한 장본인.그는 ▲몸 속 피가 가루로 변해가기 때문에 남의 피를 마셔야 한다고 믿은 「흡혈귀」 리처드 체이스 ▲범행현장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제발 나를 잡으라」는 낙서를 남긴 대학생 윌리엄 하이랜스 ▲여배우 샤론 테이트 살해등 7건의 집단살인을 한 히피그룹 「맨슨 패밀리」의 두목 찰스 맨슨등 살인마들을 오래동안 면담해 그들의 심리와 수법을체계화할 정도로 밝혀냈다. 따라서 레슬러를 비롯한 FBI심리분석팀은 범행 현장에서 예컨대 「범인은 백인 남자,20대 후반,고졸의 학력,키 170㎝가량」이라고 바로 끄집어낼 정도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연쇄살인범들의 범행은 어떤 심리에서 비롯될까. 지은이는 그들이 근본적으로는 성범죄자이며 그 바탕에는 「비뚤어진 성적환상」이 깃들어 있다고 분석한다.그리고 그 원인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소외된 어린시절의 경험,외설물의 범람,물질중심적인 풍토 등 산업사회가 키워낸 병리현상을 지적했다. 어쩌면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지금 우리사회가 절실히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너온 이 책이 의미있다면 이같은 시의적절한 경고때문일 것이다. 소설과 영화로 큰 인기를 끈 「양들의 침묵」이 지은이의 수사경험에서 소재를 구했다는 것도 흥미를 더해 주는 대목이다.
  • 유니버설발레단/국립발레단/「호두까기 인형」 통해 기량 겨룬다

    ◎유니버설/전장면 안무 새로… 생동감 높여/국립/무대장치 개조… 외국인도 초청/다양한 춤·화려한 의상으로 온가족에 “볼거리”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이 「호두까기인형」공연을 통해 한바탕 기량을 겨룬다.유니버설발레단이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러시아의 분위기가 짙은 「호두까기인형」을 올리는데 이어 국립발레단도 20일부터 27일까지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미국 발레풍으로 재안무한 이 작품을 공연할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독일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발레화한 「호두까기인형」은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키로프발레단의 전신인 마린스키극장 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이후 세계각국에서 송년 레퍼토리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작품.다양한 춤과 화려한 의상·무대장치로 꾸며지는 만큼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도 수 많은 단체가 무대에 올려왔지만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것이 가장 볼만한 공연으로 자리잡아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가운데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리우스 프티파안무의 원작에 충실한채 고전적인 스토리를 지키면서 화려한 무대로 다듬어내는게 특징이라면 국립발레단은 유니버설에 비해 덜 화려하지만 다소 지루한 원작을 재미있게 꾸며 아기자기한 스토리 진행에 충실해온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단체는 올해 무대에서 배역과 무대장치등을 차별화해 색다른 볼거리로 제공한다는 각오다.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전 단원을 포함해 1백여명이 무대에 오르는 유니버설의 경우 전통적인 화려함을 더욱 강조한다는 방침.이에따라 1막의 파티장면을 생동감있게 바꿨고 모든 장면을 부분적으로 재안무해 내놓게 된다. 환상적이면서도 화려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러시아의 디자이너 시몬 파스쿠크를 초청해 무대장치를 완전히 개조하고 키로프발레단 전속 의상디자이너 갈리나 솔로비예바에게 맡겨 의상 2백여벌을 새롭게 제작했다는게 유니버설측의 설명이다. 국립발레단도 『안무의 뛰어남에 비해 무대장치가 뒤쳐져 평가절하됐다』는 지적을 의식해 2천만원을 들여 무대장치를 바꾸고 외국인 무용수도 초청했다. 1장에서 전형적인 독일가정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반면 2장에선 상상력이 펼쳐지는 꿈의 공간으로 재현한다는 안무계획에 따라 클라라의 과자의 나라 여행 부분을 강조해 화려하게 꾸몄다. 미국 워싱턴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크리스토퍼 도일과 프랑스와즈 튜브니를 초청,과자의 나라에 등장하는 기사와 사탕요정으로 내세워 이재신 한성희 강준하 최광석등 국립발레단의 주역들과 함께 트리플 캐스팅으로 무대를 꾸며나가게 된다. 한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공연에는 매공연마다 1시간전 공연장 로비에서 코리안심포니 금관5중주단이 크리스마스캐롤 모음곡을 들려주는 팬서비스도 열린다.
  • 깨진 잔·헌 냄비·세탁비누 등 이용/폐품으로 성탄절 장식품 멋지게

    ◎푸르게 사는 모임/「그린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 특별전」 개최/깨진 잔에 아크릴물감 칠해 촛대로 재활용/세탁비누 쌓은후 널판지 얹으면 벽난로 못쓰게 된 옷걸이를 활용한 대형트리,재생비누와 나돌아다니는 널빤지를 이용한 벽난로,망가진 샹들리에 봉체로 꾸민 촛불잔치 등 버려지는 생활용품들을 이용한 「그린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 특별전」이 마련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경단체 푸르게 사는모임(회장 조혜선)주관으로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의 그랜드 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가 그것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시 첫날부터 좋은 반응속에서 알뜰하게 성탄 분위기를 연출해 보려는 청소년과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푸르게사는 모임의 조혜선 회장은 『우리 생활주변에는 다 마시고 난 양주병부터 냉장고 운반목과 안쓰는 냄비와 주전자,구멍난 고무호스,폐액자틀에 이르기까지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버려지는 생활용품들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한다.따라서 말로만 재활용을 강조하기 보다는 버려지는 생활용품들이 실제 생활속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소개하려는 목적에서 회원들과 함께 전시회를 마련케 됐다고 설명했다. 그린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 특별전에 선보이고 있는 장식품들은 특히 버려지는 생활용품들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에 경비도 아주 적으려니와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으로 그중 몇가지를 소개해 본다. ◆촛불잔치=헌 양주병,깨진 크리스털 잔,샹들리에 봉체,다 쓴 부탄가스통,손잡이가 달린 헌 냄비,싫증이 난 플라스틱 도시락 등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금색 혹은 은색 래커칠을 하거나 아크릴 물감으로 장식한뒤 다양한 굵기의 초를 꽂아 빨간 테이블보를 덮은 둥근 테이블위에 모아 놓는다.초를 꽂은 통에는 빨강과 초록색이 배합된 장식 테이프로 리본을 묶어주거나 푸른잎이 달린 빨강이나 금색의 포인세티아 꽃을 달아준다.그다음 어두운 시간에 초를 켜면 분위기가 환상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아름답다. ◆벽난로=폐식용유를 이용해 만든 세탁비누를 양쪽으로 적당히 쌓아 올리고 그위에 금색 래커칠을 한 널빤지를 올려 벽난로 형태를 잡는다.난로안에 금색칠을 한 철망을 얼기설기 놓고 그위에 아주 작은 깜박이등을 두르고 난로앞을 다시 금색칠 철망으로 막은다음 나무장작을 몇개쯤 진열하면 은은한 불빛이 낭만적이다.벽난로 위에는 크리스마스 양초나 화려한 색상의 꽃을 올리고 난로위도 금색 혹은 흰색 페인트 칠을 한 폐액자틀로 창문을 만들고 커튼을 달아주면 훨씬 아름답다. ◆공간장식품=불이 나가 사용 할 수 없는 여러 크기의 전구에 스타킹을 씌운후 위·아래로 매듭을 지어 금색 은색의 래커칠을 하고 역시 같은색을 바른 조화와 구슬줄을 어우러지게 달아 천장이나 벽에 걸어주면 이색적 이다.또 역시 금색의 래커칠을 한 훌라후프나 고무호스를 손잡이가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통에 끼우고 바구니안에 크리스마스 관련 꽃과 선물들을 담아 공간을 장식해도 분위기가 독특하다. 래커는 페인트점에서 1통에 1천2백원 안팎이면 구입이 가능하고 1통만 있으면 여러 작품을 만들수 있는데 전체색을 낼때 주로 사용하고 부분을 칠할땐아이들이 학교에서 쓰다남은 아크릴물감이나 반짝이풀·유성매직·매니큐어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 “연말 대목 잡아라”/한·미·불영화 10편 흥행 대결

    ◎한/「젊은 남자」「마누라 죽이기」 출사표/미/「34번가의 기적」 가족영화로 승부/불/인간 원죄 묘사한 「나쁜피」로 도전 연말 극장가에 가벼운 오락영화에서부터 예술지상주의를 내세우는 「심각한」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성탄절을 겨냥해 개봉을 서두르고 있는 작품은 모두 10여편.이 가운데 눈길을 끌만한 것으로는 오는 17일 동시에 개봉될 한국 영화「마누라 죽이기」「젊은 남자」를 비롯,할리우드영화「34번가의 기적」「덤 앤 더머」,프랑스영화 「나쁜 피」등이 꼽힌다.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는 「만약 아내가 사라져준다면 난 자유…」라는 즐거운 공상에 빠진 한 공처가가 아내를 없애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헛소동으로 끝나고 만다는 내용의 본격 코미디 영화다.단순한 에피소드를 지나치게 부풀려 사실감을 못살리고 있는게 흠이지만 부부간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우는 따뜻한 작품이다.「나의 사랑,나의 신부」로 「부부 코믹영화」의 문을 연 박중훈과 최진실이 4년만에 다시 연기호흡을 맞췄다. 「젊은 남자」는 배창호 감독이 「천국의 계단」이후 3년만에 재기작으로 내놓은 영화다.배감독의 대표작인 「깊고 푸른 밤」이 「아메리칸 드림」에 사로잡혀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70,80년대 젊은이들의 아픔을 그렸다면 「젊은 남자」는 거품같은 야망으로 비틀거리는 요즘 젊은이들의 비극적인 꿈의 현장을 담고 있다.스타에의 환상을 쫓는 90년대 젊음의 자화상을 통해 경박해져만 가는 요즘 세대의 무모함에 경종을 울린다. 모처럼 크리스마스 극장가에 선보일 이 두편의 한국영화는 80,90년대 각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던 배창호·강우석 감독의 영상대결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17일 개봉될 「34번가의 기적」(감독 레스 메이필드)은 성탄절의 분위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훈훈한 가족영화다.어린이들의 영원한 동경의 대상인 산타 클로스의 존재에 대해 잠시나마 의문을 품었던 어린 소녀(마라 윌슨)가 인자한 이웃 백화점 산타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믿음을 되찾고 가족의 참뜻를 깨달아간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1천대 1의 경쟁을 뚫고 배역을 따낸 마라 윌슨이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이어 다시 한번 앙징스런 연기를 보여준다.색소폰의 마술사 케니 지의 감미로은 선율이 동화적 분위기를 받쳐준다. 「덤 앤 더머」(감독 피터 패럴리)는 멍청이 2인조가 아름다운 여인을 찾기위해 쫓고쫓기는 대륙횡단 길에 나선다는 할리우드판 「영구와 맹구」이야기다.「마스크」의 짐 캐리와 「스피드」의 제프 다니엘의 기상천외한 익살연기가 폭소를 자아낸다.그들의 멍청한 표정 뒤에 숨겨진 한결같이 순수한 표정이 인생의 파토스를 느끼게 한다.17일 개봉. 「나쁜 피」(10일 개봉)는 「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 카락스 감독 작품.「베티 블루」의 장 자크 베넥스,「그랑 블루」의 뤽 베송 등과 함께 80년대 프랑스 누벨 이마주 운동을 대표하는 그는 이 영화에서도 선명한 색깔의 대비를 통해 현대인의 원죄의식과 정신적 방황을 묘사하고 있다.헬리혜성의 접근으로 질식할 것같이 무더운 파리의 잿빛도시를 배경으로 말없는 젊은 남녀의 혹독한 사랑이 펼쳐진다.알렉스(데니 라방)와 안나(줄리에트 비노시)라는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해 범죄영화적인 이야기 틀을 빌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주인공 알렉스가 보여주는 복화술(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기)과 마술이 환상적이고 시적인 느낌을 주는 상징성 강한 작품이다.
  • 투루판분지의 교하고성(서역 문화기행:3)

    ◎절벽위 토성… 2200년전 차사국때 건립/불탑 등 유적… 인불교 중국전파 중간지점 입증/성밖에는 끝없는 청포도밭… 2천년전 지중해서 품종 옮겨와 우루무치에서 제일 가까운 고도는 우루무치 동남쪽 1백87㎞지점의 투루판(토로번).그곳은 「서유기」의 무대인 화염산이 있고 세계에서 두번째 낮은 분지라는 지리적인 특성도 있었다. 투루판 버스터미널에서 투루판호텔로 가는 1.5㎞의 청년로는 환상의 거리였다.4차선도로가 온통 포도덩굴에 덮인 녹색의 터널이었다.주렁주렁 파란 포도를,그것들은 「개혁개방」의 선물이 아니었다.벌써 2천년전,지중해로부터 이식된 서양의 품종으로 그것은 신강이라는 열사의 땅에 이룩한 기적이었다. 투루판의 옛이름은 차사·고창·서주·화주·투루판 등으로 불렸다.그만큼 긴 역사에 다난한 역사를 지녔다는 뜻이다.사기의 대원전이나 한서의 서역전같은 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일찍이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450년대까지 7백년동안,이곳에는 이란계의 서역사람이 차사라는 왕국을 세우고 그 수도를 교하에 두었었다.그뒤 서한은 투루판서북쪽에 세워진 오손왕국과 인척관계를 맺고 차사와 연맹관계에 있는 흉노를 치기 위해 BC108년부터 BC60년까지 50년동안 다섯번이나 전쟁을 겪었던 소위 오쟁차사가 있었다. ○이란계 서역인이 건국 그뒤 서한은 교하에 무기교위를 두어 둔병을 주재함으로써 군사와 농사를 다스렸지만 멀지 않아 북량이 기원450년,차사를 공멸하고 고창왕국을 세웠다.그러나 국씨 왕국인 고창은 멀지않아 당태종에게 망하고,당나라는 고창에다 서주를 설치했다. 원대에 들어 몽골의 판도에 들면서 원은 「화주」를 건립했다가 청대에 들어서야 확실히 한족의 지배에 들면서 그 지명도 투루판으로 고쳤고 거기다 현청을 두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결국 투루판의 역사는 기원전250년,차사국의 수도였던 교하로부터 시작되었다.그 교하가 바로 오늘의 투루판에서 서쪽 13㎞지점인 아르나이즈계곡위 30m의 절벽위에 버들잎새나 배모양의 토성 교하고성이었다.남북 길이 1.6㎞에 동서의 폭은 넓게 3백30m 좁게 1백여m,그러한 작은 섬이었다. 필자가 막상 이 역사의 토성,전쟁이 여러번 쟁기질했던 곳,여러번 정권을 바꾸면서 14세기중엽까지 1천7백년동안 정치의 요충이었던 교하에 오기까지 낯 익었던 시도 적지 않았다. 그중 당나라의 변새시인이었던 이기(690∼751)의 「고종군행」과 잠참(715∼770)의 「봉대부」에게 주는 시,그것들에 비친 1천2백여년전의 교하를 읽고 싶다. 「백일등산망봉화, 황혼음마방교하. 행인도두풍사암, 공주비파류원다.」(하략) (고종군행) (한낮엔 산에 올라 봉화를 보고 황혼엔 말을 먹이려 교하에 맨다. 전사의 구리솥은 풍사에 깜깜한데 공주의 비파에선 원한이 서렸어라) 교하의 지세와 전란속의 한을 피상적으로 그렸지만 「황혼음마방교하」(황혼음마방교하)의 이미지는 명구로 칭송되었다. 「봉사안호속,평명발륜대. 모투교하성,화산적최외. 구월상류한,염풍취사준. 하사음양공,불유우운래.」(후략) (봉대부에게 주는 시) 「오랑캐 예속 따라 명령을 받고 새벽에 윤대를 떠났다. 저녁에 교하성 닿을 때, 화염산은 뻘겋게 치솟고. 구월에도 땀이 뻘 뻘열풍은 모래를 날린다.무슨 음양의 조화이기로 비도 눈도 내리지 않는가?」 ○길다란 배처럼 지어 잠참이 비록 봉상청이란 대부의 공적을 치하하는 시지만 당시 교하의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그렸다.곧 중추 9월임에도 땀이 나는 폭염에 모래 바람,그리고 화염산의 불길과 타질듯한 가뭄을 기록했다. 잠참은 749년부터 757년까지 서주와 북정을 오가면서 많은 변새시를 써서 중국 최고의 전쟁시인으로 알려졌다.특히 최근 고창폐허에서 출토된 당시 역사의 장부에선 잠참이 긁어 놓은 외상의 기록이 나왔다하는데 가슴을 뭉클케 했었다. 1994년 9월28일 하오,필자는 오랫동안 듣고 읽었던 교하성 전망대에 올랐을 때,듣던바처럼 길쭉한 배모양의 섬.비록 밤새도록 마시다 날이 샌 낭자한 술상처럼 쓸쓸한 폐허지만 그 규모와 기풍은 상상밖으로 광대하고 장엄했다. 소위 「교하」는 지금 그 거의가 말라빠진 하상으로 드러나 있었고 겨우 실내가 졸졸거렸다.그 실내위로 30m의 언덕.언덕위로 지금도 4백m의 중앙대로가 10m의 너비로 남북을 관통하고 있었다. 중앙대로를 축으로 동·서·남등의 세개 성문과 북부의 사원구,중부의 사원및 관청가·주택가등 종합구,남부의 일반 주택구등 세개 구역으로 나뉘었다.동문밖엔 벼랑이요,벼랑아래로 바닥이 드러났고,서문은 교하성의 서북쪽에 위치하여 바로 고비사막으로 통하였고,북문은 없지만 멀지않은 곳에 모여둔 1백여개의 사리탑림과 연결되었고 남문은 오늘날 「교하고성」으로 들어가는 정문으로서 우로 토성의 절벽이요 좌로 교하를 낀 언덕.그 위용이 당당하고 지세 또한 험난했다. 남문을 지나 약간의 비탈길을 오르면 왼쪽에 전망대가 정사각의 튼튼한 토성위에 축조되었다.그 동쪽엔 옹기종기 나지막한 유허들이 널려 있었다.그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자연의 지층을 뚫어놓은 땅굴로서 큰 것은 2∼3m의 높이에 10여m의 너비였고 작은 것은 1m의 높이에 2m쯤의 너비였었다.그런가 하면 움푹 팬곳은 옛날의 우물이요,뻘겋게 탄 흙돌을 보면 옛날의 굴뚝이나 부엌이었을 가능성도 보였다.그보다 그러한 땅굴옆으로 참치하게 늘어선 토담들,토담밖에는 이리 꼬불 저리 꼬불한 골목길,여기가 틀림없는 백성들의 다운타운이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술래잡기라도 한바탕 벌이면서 퉁탕탕 잰걸음치고 싶었다. ○큰길 사방으로 연결 남부의 중앙쯤에는 7∼8m쯤 팬 광장이 있었고,그 광장옆으로 10m정도의 터널 하나와 절반쯤 무너진 벽들이 꼭 그만한 높이로 줄을 섰거늘 혹자는 옛날 감옥의 흔적이 아닐까고 말했다. 중부의 가도는 확실히 넓었다.적어도 6∼8m 너비의 길이 사방으로 연결되어 정연한 구획정리를 보였다.군데군데 넓고 높은 제단의 모습은 무너진 사원의 어느 기초일터요,때로 높은 계단에 훤칠한 기둥들은 어느 관아의 잔해일거라는 생각에 잠겼다. 중부와 북부 사이에 우뚝 선 불탑이 시선을 모았다.그 중앙은 10m의 돌출에 그 기단의 네 구석엔 4m 높이의 장방형 건축이 그를 에워싸서 한눈에 인도풍의 불탑,곧 스토파임을 알 수 있다.아무리 늦어도 당대의 축조물로 보이는 그 불탑에서 한때 교하성은 인도와 장안의 중간지점에서 불교를 전파 수도하는 중간역임을 말해주었다. 그런가하면 교하성은 당대문하의 전진기지였음이 70년대의 발굴로 증명되었다.거기서 출토된 연꽃무늬의 기와가 장안의 당대 왕궁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데다 심심치 않게 무더기로 나오는 동전이 또한 그랬다. 불교의 성황은 북부의 대불사유적이 이를 확증해 준다.중앙대로가 끝나는 지점에 남북의 길이 88m에 동서 너비 58m의 사원이 높이 5m의 담에 둘러싸인 유적이다.남으로 난 대문을 들어서면 광장이 있고,광장 양쪽으로 고루와 종루,다시 뒤편에 3단계의 단상으로 철자형의 대웅전,그 탄탄한 기초와 웅혼한 기둥이 완연하다.그리고 사원의 둘레는 평균 3m 네모의 방들,곧 승방들이 빙 둘러 있었다.서울 근교 어느 불사에서도 볼수 있는 대승적인 구도라서 한결 다정했다. 필자는 사원의 담에 올라 남쪽으로 즐비한 폐허를 굽어보면서 차사왕국 당시 이 언덕에 살았던 7백호구에 6천50명의 인구와 1천8백65명의 군대(한서의 통계),그 번영을 떠올려 보았지만 그것들이 모두 토성으로,그것도 폐허로 남았다는 사실이 성채와 먼지사이,그리고 영원과 순간사이,그것을 가르치는 교과서로 보였다.
  • 미 디즈니랜드(세계의 명소/걸작건축감상:6)

    ◎4개 주제공원에 꾸민 “환상의 세계”/동화·영화속 건물 복원… 실물보다 진짜 같아/미키 마우스·백설공주가 반갑게 맞아줘… 미문화 세계화 실감 요즈음 「세계화」라는 말이 유행이다.마치도 세계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오늘 당장 해결이라도 해 줄 것 같은 기세로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다.사실 세계화는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잘 따져보면 몇세기전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두어 이들의 자원과 노동력을 자기들의 자본이나 기술과 교환하면서 세계화는 시작되었고 그 이후 식민지가 해방되고 냉전시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세계화는 꾸준히 진척되어 오고 있다.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인 것이다.우리 대통령이 새삼스레 세계화를 선언한 것은 우리도 이 도도한 물결을 거부할 수는 없으니 파도 속에 휩쓸리지 말고 수면 위로 힘껏 차올라가 세계화의 파도를 잘 타자는 말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세계화라는 현상을 우리 주위에서 살펴보기는 어렵지 않다.현대 자동차가 홍콩뿐 아니라 카이로의거리를 달리고 있으며,뉴요커도 파리지앵도 소니 워크맨을 들고 다닌다.코카콜라는 호주 사람들도 마시고 에스키모들도 마신다.부산 사람들에게도 리우데자네이루 사람들에게도 구치 핸드백은 선망의 대상이다.이렇듯 국제무역을 통한 상업제품의 세계화는 진작부터 이루어져 버린 것이다. ○세계의 대중문화 지배 이제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국가간의 경쟁거리로 남은 것은 문화의 세계상품화라는 데에는 모두들 이견이 없다.그래서 소니 워크맨을 전세계 구석구석까지 다 팔아먹은 돈많은 일본인들이 재빨리 미국의 영화사나 음반회사들을 사 들이기까지 한 것이다.그런데 최근 해외뉴스를 보니 일본인이 경영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영화제작회사가 매년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역시 일본인들은 기계제품을 오밀조밀하게 만들어 낼 수는 있어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산업에는 미국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미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의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화,텔레비전,음악은 물론이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미국과 경쟁상대가 될 만한 나라가 없다.그래서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남도창보다 레게음악이 더 귀에 익고,우리네 아이들은 하회탈보다는 배트맨의 검정색 가면에 더 친숙한 것이다. 이토록 세계화된 미국의 대중문화산업의 중심에 디즈닐랜드가 있다.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미키 마우스 만화영화를 만들어 낸 월트 디즈니라는 전설적인 인물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세운 디즈닐랜드는 만화영화에서나 가능했던 환상의 세계를 실제로 이 땅 위에 구현한 오락 시설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숨막히는 고속도로망을 헤치고 와서 끝도 없이 넓은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 이곳 디즈닐랜드 정문에 들어서면 그때부터는 현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우리가 어린시절부터 많이 보아오던 미키 마우스,도널드 덕,신데렐라,백설공주는 물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어공주,라이언 킹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준다.눈 앞에 펼쳐지는 경관도우리가 흔히 접하는 도시경관이 아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마을 중심도로인 「메인 스트리트」가 있는가 하면 저 멀리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나오는 뾰족궁전이 보이기도 한다.한국에서 온 우리들에게도 이런 저런 건물들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디즈니랜드로 대표되는 미국문화의 세계화 덕분이다. ○“하나의 도시” 실제 형성 디즈니랜드에는 이밖에도 수백가지의 볼거리,탈거리들이 환상의 나라,개척의 나라,모험의 나라,내일의 나라 등으로 이름 붙여진 4개의 주제공원에 흩어져 있다.이 모든 것을 일일이 짚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여기서는 디즈니랜드의 도시 건축적 특성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기로 하자. 하루에 몇만명의 이용객과 관리요원들이 생활하는 디즈니랜드는 하나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도시의 모든 기능이 다 갖추어져 있다.기차와 버스도 지나다니고 병원,도서관,심지어는 우체국에 시청도 있다.그런데 디즈니랜드는 우리가 사는 도시와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이른바 도시경관이 크게 다른 것이다.디즈니랜드밖 일상의 도시경관에서는 시각적 요소들이 서로 경쟁을 한다.제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간판과 네온사인,저마다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서로 엉켜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에게 마치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이러한 정보과잉의 상태에서 우리는 혼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이것들이 제각기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통째로 싸잡아서 무시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디즈니랜드의 경관은 각종 시각적 요소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마치 영화 속의 각 장면을 줄거리에 맞추어 순서대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영화에서는 관객은 영화감독이 미리 준비한 장면만을 보게 된다.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방해하는 정보는 아예 화면에서 없애버리거나 배경으로 적절히 물러나 있다.디즈니랜드의 경관은 바로 이런 식으로 치밀하게 준비가 되어있다.그저 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우리는 영화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된다.그래서 아까 잠시 언급한 메인스트리트에서는 내 자신이 악당을 물리치는 용감한 보안관이 된듯한 느낌을 가져볼 수 있는 것이다. ○2차원적인 세계 경험 이와 관련된 또 하나의 특색이 있다.디즈니랜드의 건물들은 거개가 다 기존의 동화나 영화속에 나오는 건물들을 실물크기로 복제해 놓은 것이다.이용객들은 이 건물에 들어가서 2차원적인 영화를 통해서만 느껴왔던 간접경험을 실제로 해 보게 된다.환상의 실제적 경험.이것이 바로 디즈니랜드의 매력이다.그런데 사실 디즈니랜드의 건물들은 실물의 정확한 복제품이 아니라 약간의 눈속임수를 쓰고 있다.한정된 공간에 실물 크기의 건물들을 많이 집어 넣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건물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축소가 된다.1층은 실제크기로 2층은 실제 크기의 90%로,3층은 85%로 만든다는 것이다.이렇게 해야만 이 건물들이 좁은 공간 안에서도 서로 거리를 둔 채,제 크기대로 지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실물보다 더 실물같이 만든 환상.이것 역시 디즈니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매력이 된다. 우리나라에도 디즈니랜드에 못지 않은 위락시설물이 있다.잠실 롯데어드벤처가 바로 그것이다.물론 규모로 볼 때 디즈니랜드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그렇지만 백여가지의 온갖 볼거리,탈거리들을 어마어마하게 큰 실내공간에 입체적으로 절묘하게 설치해 놓았다는 점에서 분명히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된다.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디즈니랜드는 그네들의 서부개척시대,또 어릴 때부터 들어오던 동화의 나라 등을 현실로 구현해 주고 있는데 비해 롯데 어드벤처에는 「우리것」이 없다.고구려 시대의 기상을 현실에서 느낄 수 있고,또 흥부전,심청전 등의 드라마틱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우리네 아이들과 세계의 아이들이 모여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져야 우리도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이룩할 텐데 말이다.
  • 「고향마을」 연작 조각전 개최 김창희씨

    ◎“한국적 삶의 아름다움 조형화”/“인간·자연은 일심동체” 입체적 표현 『제가 만들어내고있는 인체,특히 집합적인 인체는 우리가 늘 만날수 있는 일상적인 사람들입니다.그들속에서 한국적인 삶의 아름다움 또는 한국인의 정서를 이끌어 내려는 것입니다』 강남 쥴리아나 갤러리(514­4266)에서 초대전을 열고있는 조각가 김창희씨(서울시립대 교수)의 말이다. 근래 서울은 물론 뉴욕,동경,모스크바 등의 전시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김씨는 서구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우리다운 것으로 바꿔 보려는 끊질긴 집념과 시도를 보이고있는 작가.특히 최근의 추상화 작업은 괄목할 만하다. 『저의 추상작업은 90년대 들어 줄곧 다뤄온 「고향마을」의 주제를 조형적으로 더욱 농도짙게 표현하려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같은 시도에 따라 기왕에 보여주었던 구상적 조형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하나하나의 조형물을 추상작업으로 개조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인간과 자연은 별개가 아니라 일심동체임을 「고향마을」에서 설명하려했으며 최근의 추상작업은 그 주제를 설명적이기 보다는 우리에게 낯익은 조형요소를 끌어들여 무의식속에 파묻혀있는 감각의 인지들을 재생해 내려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특히 김씨가 이번에 완성한 「고향마을」연작은 흙과 청동으로 어울어지는 흰색 페인팅의 작품들로 선과 면이 단순 명료하고 명쾌해 한층 입체감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김씨는 이번 전시에 이같은 작업의 「고향마을」외 「환상가족」,「환상여인」등 생명력 넘치는 근작 25점을 내놓았다.
  • 감각적사랑/극단적이기심/결과만 중시/신대세 겨냥 「X세대영화」 붐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계약커플」·「젊은 남자」 등 선보여/X세대 문화적 징후 나름대로 진단/내면세계 표출 소홀… 아쉬움 남아 가벼운 포르노그래피 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이후 뚜렷한 화제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영화계에 최근 신세대층을 겨냥한 본격「X세대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서두르고 있어 방화의 인기불씨를 계속 살려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동시 개봉될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와 「계약커플」,그리고 12월 17일 개봉될 「젊은 남자」 등이 눈길을 끄는 대표적인 「X세대 영화」들.이 작품들은 그동안 우리 영화계가 즐겨 다뤘던 로맨틱 코미디류의 감각적 사랑묘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X세대라는 코드속에 잠복돼있는 문화적 징후들을 나름대로 진단하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움엔…」은 「비창」「깜동」「물의 나라」등 주로 여성취향의 멜로물에 솜씨를 보였던 유영진 감독이 「아그네스를 위하여」이후 2년만에 메가폰을 잡고 시나리오작업까지 해낸 작품이다.「X세대의새로운 사랑선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무한궤도를 질주하는 불나방 같은 여자 수진(이일화)과 그녀를 땅끝까지 추적하며 감싸안는 찬우(김수안),사랑의 틈입자인 정희(하유미)라는 세명의 대칭적인 인물들이 벌이는 사랑과 배신,음모의 드라마다.엄청난 대조를 보이는 이들의 사랑에 대한 견해와 태도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팽팽하고 때로는 그 경박함과 진중함이 균형을 잃어 보이기도 한다.하지만 육체에의 탐닉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이들은 가슴 한 켠에 영혼의 사랑을 꿈꾸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요컨대 이 영화는 이 시대의 사랑이 얼마나 참을 수 없이 가벼운가를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는 셈이다. 악명 높은 마피아소굴로 불리는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의 「황금의 삼각지대」와 서울을 잇는 로드무비 형식의 이 영화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경주 장면도 눈길을 끈다.SBS 탤런트 공채2기 출신인 이일화·김수안 두 주인공의 은막연기가 아직 여물지 않은 점이 흠이다.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는 욕망의 종착역서 부르는 X세대의 진혼곡이다.삼류모델인 젊은 남자 이 한(이정재),그는 각기 다른 색깔의 세명의 여인과의 4각관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꿈꾸기 시작한다.내일이 없는 순간의 사랑과 톱스타에의 위험한 환상을 쫓는 것이 그의 삶의 전부다.한편 조직의 올가미로 인한 좌절은 그로 하여금 완전범죄라는 환상속에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급기야 그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진부한 청춘영화 쯤으로 볼수도 있는 이 영화가 이목을 끄는 것은 감각지상주의,결과중시,현세주의 등으로 요약되는 한국 X세대의 특성을 한폭의 비극적 「욕망의 오감도」로 펼쳐보임으로써 헛된 야망속에 하루하루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요즘 젊은 세대에 아픈 경고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커플」(감독 신승수)은 요사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계약연애가 시대감각에 맞는 세련된 사랑방식인가,극단적 이기주의가 낳은 타락한 사랑의 형태인가를 묻는 경쾌한 영화다.그러나 X세대의 고민이나 괴로움이 오로지 사랑의 이름으로 실종되고 있는 반면,그들 나름의 진지한 내면세계는 거의 도외시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최근 사원교육때 필수과목으로 채택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을 삽입하는 등 현대적 연출감각을 살린 점은 돋보인다. 미디어는 10년 마다 한번씩 새로운 세대를 발견해 낸다고 한다.50년대 비트족,60년대 히피,70년대 후반이후 여피가 등장했듯 90년대의 주인공은 단연 X세대다.이렇듯 최근 주목되고 있는 X세대를 다룬 작품들은 「무정형의 실체」로 인식되어온 X세대의 본령을 영화를 통해 규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만하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영화가 적당히 실험적이면서 알록달록한 눈요기나 섞어 흥행성적만 올리려는 상투적인 영화문법에서 탈피할때 가능한 일이다.
  • 한통주식 3차낙찰 발표 하던날… 이모저모

    ◎「배짱 응찰」 많아 낙찰가 폭등/상장주가 전문가 전망 엇갈려/“전망 잘못해줬다” 증권사에 항의 빗발/경쟁률 개인 42.6대1,법인 25.8대1/최저 낙찰가 47,100원 1,602명 신청 지난 7일부터 4일간 실시된 한국통신 주식 3차 입찰에서 낙찰가가 내정가(3만1천원)를 1만6천1백원이나 웃도는 주당 4만7천1백원에 결정됐다.한국통신의 주식이 내년에 상장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소문과 함께 서로 가격 올리기 경쟁을 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입찰 대행기관이나 증권계는 예상을 훨씬 넘는 낙찰가와 응찰자들의 배짱에 놀라는 모습.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응찰한 경우도 상당수 있으나,실명제 이후 오갈 데 없는 돈들이 「돈 버는 곳」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그러나 한국통신이 소문만큼 부를 가져다 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 대신증권의 김대송 상무는 『이동통신 주가 1년만에 15만원에서 63만원으로,데이콤 주가 최근 12만원선까지 치솟은 게 환상을 심어준 것 같다』며 한국통신이 자본금 규모나수익성에서 이동통신이나 데이콤에 크게 뒤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으로 분석. 한신증권의 허경 이사도 『자본금 3조원인 한전의 주가가 3만2천원대,자본금 8천억원인 포철이 7만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자본금 1조4천억원인 한국통신의 주가는 내년 상장 후 그 중간선인 5만5천∼6만원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상장 때까지의 금융비융을 감안하면 이번 낙찰가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단언. 반면 대한투신의 펀드매니저 오병주씨는 최소한 경기가 내년 말까지는 확장국면을 지속하리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한국통신의 상장 후 주가는 최소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예상된다며 금융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로 남는 장사는 없다고 주장. 한편 일부 응찰자들은 증권사의 잘못된 전망 때문에 떨어졌다며 거칠게 항의를 제기. ○…이번 응찰에는 모두 66만3천9백명이 신청했으나 이중 입찰·금액 수정 등 규정을 위반한 6천3백76명이 제외되고 65만7천5백24명이 유효 입찰자로 판명.이 중 매각물량의 89.5%인 7백83만8천9백90주가 배정된 개인의 경우 65만6천9백83명이응찰,응찰자 기준으로 4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10.5%인 91만7천9백90주가 배정된 법인(연·기금 포함)은 5백41개가 신청,경쟁률이 25.8대 1. 개인 응찰한도인 5천주를 응찰해 낙찰된 사람은 모두 2백44명이며,법인의 경우 유일하게 교원공제회가 한도(매각주의 5%)인 43만8천주를 낙찰받았다.나머지 20개 기업은 최소 3백80주,최대 18만5천주를 응찰. 최고 낙찰가인 11만원을 써낸 사람은 21세(여)의 서울 거주자로 20주를 신청했으며,다음으로는 10만1천원 1명,10만원 3명의 순. ○…최저 낙찰가인 4만7천1백원에는 1천주를 신청한 법인 1개를 포함,모두 1천5백66명이 신청.이 중 5천주 미만을 신청한 1천5백57명은 소액응찰자 우선원칙에 따라 모두 신청물량을 배정받고,개인한도인 5천주를 신청한 45명에 대해 14일 하오 경찰관이 당첨자 9명을 추첨.이 중 8명은 5천주를 받고 나머지 1명은 잔여 물량인 1천8백70주만 받았다. ○…지난 4월에 이어 이번까지 한국통신 주식의 10%를 매각한 정부는 낙찰가의 폭등으로 예상보다 3천6백10억원을 더 벌었다.당초올해의 재정투융자 특별회계에는 주당 2만6천원으로 7천5백억원이 계상돼 있었으나 1조1천1백10억원에 매각됐기 때문. 또 2%인 5백76만주를 우리 사주로 배정받은 한국통신의 직원들도 이번 낙찰가 기준으로 9백85억원의 평가익을 냈다.내정가(지난 4월 2만9천원,이번엔 3만1천원)로 1천7백28억원에 매입했으나 이번 낙찰가로 계산하면 2천7백13억원이 되기 때문.우리 사주는 앞으로 7년 동안 매각할 수 없다. ○…작년 10%,올해 10%를 입찰방식으로 매각한 한국통신은 내년 중 14%를 공모주 방식으로 추가 매각한 뒤 상장할 예정.기업을 공개하려면 지분율의 30% 이상이 분산돼야 한다.
  • “경영 혁명·생활 혁명”/인터네트 활용 경쟁

    ◎포드·미쓰비시등 전세계 2만개사 가입/회사 홍보·상품 광고… 구매자와 직거래 인터네트가 미래를 바꾼다.전세계의 컴퓨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환상적인 네트워크 인터네트.지난해까지만해도 무질서하게 연결된 통신망에 지나지 않았던 인터네트가 바야흐로 인류의 정신사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최근 이용이 폭증하고 있는 인터네트가 어떻게 업무와 생활에 이용될 수 있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인터네트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부문은 국제무역.IBM·AT&T·포드·미쓰비시사같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인터네트를 사업확장과 관리분야에 이용하기 시작해 막대한 수익증대를 올리고 있다.인터네트상에는 현재 2만1천개이상의 이들 기업 전용영역이 등록되어 있다.대기업들은 이 영역에 회사홍보·상품정보등을 등록해 인터네트 사용자가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상태.IBM의 경우 컴퓨터업계의 공룡답게 매달 41쪽에 달하는 「싱크」라는 전자잡지를 올려놓아 컴퓨터전반에 대한 최근의 연구성과 및 자사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몇몇 앞서가는 기업들은 인터네트를 통해 회사광고를 하는 차원을 넘어서 야심찬 계획을 하고 있기도 하다.비즈니스의 새로운 차원을 열게 될 이 계획은 지금까지의 회사홍보나 광고가 아니라 인터네트 사용자와 직거래 마당을 연다는 것.인텔·휴렛 패커드·애플컴퓨터사 등은 현재 「카머스네트」라는 영업전용망을 인터네트상에 등록,제품판매와 상담을 구매자와 직접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만약 이 계획이 예상대로만 진행된다면 앞으로는 모든 신문·방송광고가 사라지고 모든 제품구매·입사지원등이 개인용컴퓨터에서 글쇠 몇개 누르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기업들이 인터네트로의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중간마진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인터네트상에서 직거래가 이루어지면 유통의 중간단계가 없어지는 셈이므로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이익을 볼수 있다. 인터네트를 이용하는 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가진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미 보스턴에 있는 「홀 앤드 도」라는 법률회사는 인터네트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업무를 간소화하고 있다.예를 들어 고객이 외국과의 계약을 원할때 질문서를 작성해 인터네트에 있는 회사명의의 주소로 띄운다.원하는 내용이 상대방으로부터 채워져 다시 법률회사가 검토할 수 있게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몇초.물론 완성된 서류도 인터네트를 통해 고객에게 보내진다. 인터네트는 개인통신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통신망을 통한 무선호출서비스도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이렇게되면 뉴욕에서 도쿄에 있는 사람을 호출할 수도 있다.현재 아메리카 온라인·컴퓨서브·프라디지 서비스 등 미국의 대형 네트워크가 이 사업에 박차를 가해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무제한 통신의 새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인터네트이용은 지난 88년 6백만명에서 현재 2천만명으로 늘어 났으며 매달 수십만명이 새로 가입을 하고 있다.즉 앞으로는 인터네트에 가입하지 않고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 연극 「불지른 남자」(객석에서)

    ◎주제의식 약한 맥빠진 유사정치극 80년대 역사의 현장을 격렬하게 체험했던 운동권 전사들,그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사회건설은 한갓 유토피아적 환상에 불과했던 것인가.그렇다면 90년대를 사는 그들의 현 존재이유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러한 시대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기대하며 극단 성좌의 연극 「불지른 남자」(이강백 작·채윤일 연출)가 공연중인 대학로 성좌소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맥빠진 한편의 유사 정치극에 실망감이 앞섰을 것이다.우선 이 작품은 광주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시대와의 불화나 긴장관계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해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지나치게 냉소적인 삽화만을 강조해 주제의식을 흐리고 있다. 자신의 불씨 하나로 캄캄한 세상을 밝힐수 있다고 믿었던 확신범 재현(김학철).10년 8개월의 옥살이를 마치고 세상으로 귀환한 그가 자신이 불질렀던 것보다 더욱 고약한,가치전도의 세상과 만나면서 겪게되는 정신적 공황을 통해 우리사회의 실상과 허상을 비추는데 이 극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하지만 이 작품은 암울했던 한 시대에 대한 정리나 해석을 통해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기 보다는 극의 시작과 끝을 주인공의 소극적이고 감상적인 회상형식으로 안이하게 처리함으로써 한 운동가의 무너진 내면풍경만 두드러져 보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또 늘어지는 복음성가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닌한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군사문화를 상징하는 듯한 희화적인 폭탄주 장면의 남발도 무거운 주제를 지나치게 가볍게만 포장해 풀어가려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떨떠름한 것은 주인공이 과거 자기 존재의 뿌리로 생각했던 익명의 대중(극중 양로원 노인들)에게 맞아 죽는다는 극단적인 상황설정이다.관객의 허를 찌르는 이같은 성급한 결말은 80년대 억압의 실체에 대한 규명도 미래에의 전망찾기도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것으로 읽혀져 아쉬움을 남긴다.「불지른 남자」가 역사의 뒷장에 묻힌 사건을 굳이 끄집어내 오늘의 거울로 삼으려 한 일종의 정치극을 지향한다면 보다 투명한 시대인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 파리/아름다운 도시(아랍서 지중해까지:24·끝)

    ◎물고기 노니는 센강… 곳곳 공원·분수/거리엔 샹송 대신 팝송물결… 값싼 관광상품 판쳐 아쉬움 파리라는 도시의 패션을 말할때 내게는 우선 창이 떠오른다.파리의 창은 참 아름답다.「고대 그리스나 로마시대에 사는 것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그 낡은 세계에 질린다」라고 시인 아폴리네르가 말했다고 하던가.거리도 다리도 건물도 모두 돌로 된 파리에 철제로 된 에펠탑이 처음 세워졌을때 파리 시민들의 놀라움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에펠탑은 센강과 함께 파리의 영원한 상징이리라. 파리 어느 곳에서도 그 에펠탑과 센강을 창을 통해 내다 볼 수 있을 것 같다.그것은 에펠탑이나 센강이 그 형상으로서가 아니라 어떤 영원 불변함에 대한 희구가 의식화 된 것으로,파리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 받아들여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마치 사물을 슬쩍 바라보고 그리는 인상주의 화법으로서가 아니라 사물의 더 영원한 측면을 그리려는 입체주의와 같은 방식으로 바라본다고 할까. 여하튼 모든 창 위로 센강이 흐르고 에펠탑이 서있는 영상을 이방인인 나는 수없이 보았다. ○채석장 자리 공원조성 창이 면적으로 뚫려있지 않고 어떤 심성으로 혹은 인생에 대한 체험으로 뚫려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렇게 느끼게하는 이 도시에 대해 나는 여러번 감사하였다. 공원 또한 몹시 아름답다. 파리는 무엇이든 없어지는 장소는 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시테 기숙사 앞에 있는 몽수리공원은 채석장이 폐쇄될때 만들어졌다고 한다.공원에는 훌륭하게 살다간 사람들의 동상이 서있고,나무와 잔디,꽃밭,호수,호수위에 백조나 물오리 그리고 공원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거리 곳곳에는 회전목마와 조각공원과 광장이 있다. 라데팡스 광장에는 미로의 대형조각을 위시하여 40여개의 조각이 놓여있고,풍피두센터앞 스트라빈스키의 조각분수 광장에는 고철이나 페품등을 이용해서 전기로 움직이게 해놓은 조각물이 매우 원색적으로 천진함과 환상적인 감을 자아내며 놓여있다. 지하철을 잘못 탄 탓으로 헤매여 겨우 찾아간 퐁피두 센터에서,이미 지쳐버려 그림을 볼 힘은 없을것 같기에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중 발견한 이 조각 분수가 얼마나 기쁨을 주고 유년의 기억 속으로 끌어들이던지. 이런 도시 곳곳에 있는 창,공원,조각분수,회전목마 같은 것들이 도시생활의 질과 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는것 같다. ○상하수도 시설 완벽 파리는 달걀모양의 형태를 하고있고 서울의 반밖에 안되는 크기이며 동과 서,양쪽에 커다란 불로뉴 숲과 벵센느 숲이 있어 도시의 공기를 그런대로 신선하게 유지시켜주고 있다고 한다.또 「장발장」이라는 영화에서 보았듯이 상하수도 시설이 아주 잘되어 있는 것도 파리의 도시패션에 든든한 밑받침을 하고 있는것 같다. 겉으로 보아서는 물이 맑아 보이지 않는 센강에도 그 속에 커다란 고기들이 싱싱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백년이 넘은 지하철은 굳건하고,지하철의 질서 역시 잘 지켜지고 있다.에스커레이터를 탈 때 사람들은 오른 쪽으로 붙어 서는데 그것은 빨리 걸어서 올라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서라고 한다.버스표와 지하철 표가 같은 것도 시민들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배려로 느껴진다. 밤이 깊을수록 불야성인 거리에 여자 혼자 다녀도 안전하다고 하며 실제로 한번도 위협을 느껴보지 못했다.지하철 앞에 젊은 순경이 서있다가 기타를 들고 나가려는 거리의 악사를 제지하는 모습을 꼭 한번 보았다. 또한 시각환경을 지배하는 광고들을 지하철이나 공고판에서 볼 수 있는데 여행사 광고가 가장 눈에 뜨이고 백화점 광고도 많이 붙어있다.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여기저기 붙어있다.그러나 무수한 그것들이 시끄럽지 않게 보여지는 것은 그 내용이 고도의 미감과 어떤 설득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밤부터 시작하여 새벽까지 세계각국의 광고만을 상영해주는 장소도 있다고 한다.밤새워 그런 필름을 돌릴때 파리란 정말 재미있는 곳이었다. 파리시민들은 TV로 많이 배운다는 얘기를 들었다. TV에 문화,사회 관련 프로가 많고 최고 인기장수 프로가 문학,출판 관련의 대담프로라는 것 또한 파리라는 도시패션에 집어넣고 싶다. 패션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사람들의 옷차림을 떠올릴 것이다.그리고 옷차림에는 유행이 있고 그 유행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것을 입는 일반 시민들이 있을 것이다. ○서양문화 깊게 물들어 크리스티앙 디오르,이브 생 로랑,샤넬등의 그 세계적인 상표가 다 파리의 것이기에 아주 화려하고 앞서가는 어떤 분위기를 기대할 것이다.그러나 내가 본 파리에는 그런 것들이 있는 곳은 어느 다른 동네인가 싶게 특기할만하게 없었다.상점의 진열이나 사람들의 옷차림,표정이 세련되었다는 정도 밖에는­. 아주 개성있는 문턱을 넘어설때 소름이 돋으며 이 안에 뭔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하는 상점을 의외에도 파리에서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내 눈이 발견 못해서인가,어디서나 관광객을 의식하여 만들어 내놓은 상품들과 마주 대하게 되었고,그런 물건들에서는 진정한 무엇과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일었다. 샹젤리제거리나 생 미셀거리,오페라거리,또 새로운 상점가로 등장했다는 퐁피두 센터 근처 포럼 레알지구의 거대한 쇼핑센터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백화점 역시 그러했다. ○이젠 뉴욕패션에 밀려 포럼 레알지구의 쇼핑센터에서는 스피커를 통해「스위트 캐롤라인」이 은은히 들려왔다. 베르사유의 한 카페 앞에 있는 회전목마에서는 「우든 핫」에 맞추어 목마가 돌아갔다.맥도널드에서도 팝송이 흘렀고 몽마르트르 카페의 피아니스트도 팝송을 연주했다.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샹송은 그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었다.그러고 보면 파리에도 알게 모르게 아메리카의 문화가 깊이 스며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올라간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거리의 화가들이 그림을 팔고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몇번 보는 사이 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삶을 잠깐 엿본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그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곳에서 그림을 그려서 팔고 관광객들에게 초상화 그리기를 권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뭐 어떤가,누구의 삶인들 별다른가하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겠으나 왠지 그 느낌이 조금 서글펐다.한 일행은 그들의 그런 모습이 삶에 대해 까탈을 부리지 않고 수용하는 너그러운 자세라고 말하였지만.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찰스 드골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확 트인 하늘 위에 커다란 포물선으로 무기재가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 비행기의 내 옆 좌석에 앉은 여학생은 2년간 파리에서 패션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나는 그 여학생에게서 몇가지 얻어들을 수 있었다. 패션도 이미 그중심이 뉴욕으로 넘어가 있다,우리나라의 디자이너는 이신우와 이영희 등이 파리에 알려져 있으며 그녀가 보기에 이영희씨쪽이 밀고 나아갈 옷의 방향이 더 열려있는것 같다,같이 공부한 파리장들은 주로 옷을 벼룩시장에서 아주 싼값에 사입는데 무슨 옷이든 잘 소화하여 개성있게 입는다. 그녀는 또 말했다.자신은 돌아가면 이영희씨 밑에서 공부해보고 싶은데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공항으로 오는 길에 무지개를 보았느냐고 나는 물었다. 그리고 정말로 그 밑에서 꼭 공부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해보라고,될꺼라고,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무지개도 보지 않았느냐고. 이렇게 말하며 나는 낡은 것들에 질린다는 아폴리네르의 말을 떠올렸고,이제 오고있는 새로운 것들의 방향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 컴퓨터 보안대책 있어야겠다(사설)

    컴퓨터 해커(컴퓨터 침해자)가 얼마나 가공할만한 일까지 할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사건이 확인됐다.영국의 한 해커가 한국원자력연구소 컴퓨터의 모든 자료를 미 뉴욕주 소재 로움항공개발센터로 옮겨놓은 것이다.이렇게 옮겨라도 놓았으니까 침범을 당했음도 알게 된것이지 그저 자신이 복사만 해 갔다면 우리는 언제 어떤 자료를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고 지나게 돼있는 것이 오늘의 컴퓨터와 그 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새 현상이다. 컴퓨터 시스템의 발전은 환상적인 기술의 개가라고 할 만하다.그러나 이 기술은 어느 기술보다 부작용의 위험을 갖고 있다.무엇보다 컴퓨터자료 보안에 한계가 있다.컴퓨터 소프트웨어전문가들은 때로 보안체계를 완성할수 있다고 호언하지만 결국 사람이 만든 보안프로그램은 사람이 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해커를 찾아낸 결과가 바로 그 대답이다.불과 16세의 해커는 10개국 1백여개의 전산망을 헤집고 돌아다니다가 미공군기지 30개의 안전장치를 상하게 했다.이렇게 됐기 때문에 그나마 사태를 파악할수 있었다.그러니까 범죄목적정도가 아니라 스파이적 의도를 갖는다면 모든 나라의 국가기밀자료들은 보다 전문적인 해커들에 의해 더 잘 빼내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모든 자료의 전산화작업을 단순히 그 기능성과 신속성으로만 채택하는 우를 벗어날 때가 된것이다.우리 전산망자료관리가 어느 수준인가는 이미 들통이 나있는 상태다.83년에 시작해 전국민의 78개 항목 신상자료를 담은 행정전산망이나 6백50만명의 전과자관리전산망 경우엔 수시로 이 자료를 빼내 돈도 받고 악용하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다. 형법에 컴퓨터범죄에 대한 형사처벌강화조항은 만들어놓았다.그러나 이런 법적대응이 해커행위까지 방어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해커행위에 대한 대응은 컴퓨터감사제도의 강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그리고 컴퓨터범죄수사관도 가져야 한다.그래야 수시로 안전진단 같은 것을 할수가 있다. 컴퓨터 체계에서는 인간의 기본적 인권마저 무시되고 있으므로 프라이버시나 자유에 대한 법적해석이 더 명시적으로 표기돼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돼 있다.예컨대 「자기정보관리권」 「자기정보지배권」 「자기정보이용결정권」으로까지 권리의 보장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 저작권개념에서는 「자기정보입력거부권」까지 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이 관점에서 국가차원의 정보관리는 더 엄격한것이 돼야 한다.최고기밀서류는 사실상 전산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인간은 이제 위험의 방지를 위한 기술발전의 한계를 조정할 때에 있다.이렇게까진 못하더라도 우리 전산망자료들의 안전진단체계나마 급히 조직해 놓아야 할것이다.
  • 노재봉발언/의도된 기습… 여야 모두 당혹

    ◎정부정책 타당성 훼손… 해당 행위다/질문서 공개 늦춰 당「수위조절」 봉쇄/퇴영적 수구의 표본… 야도 강력 성토 1일 국회 본회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민자당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강경론자인 노재봉의원이 정부의 북한정책을 야당의원들 보다도 더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민자당은 민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노의원의 무차별적 정부비판에 매우 불쾌해 하고 있으나 일부 의원들은 악수로 동조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민주당쪽에서는 노의원의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논리 등을 문제삼아 『파시스트적 발상』『메카시즘적 사고』라고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민자당은 「6공」때 국무총리를 지낸 노의원의 이날 강경발언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때문에 김종필대표가 직접 나서서 질문의 수위를 다소 낮춰줄 것을 몇차례나 주문하기도 했다.이날 발언에 앞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한동 원내총무는 노의원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질문원고를 미리 내달라는 총무단과원내기획실 실무자들의 몇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발언하기 바로 직전에야 원고를 제출하는 「기습작전」을 폈다. 노의원이 당의 이같은 노력들을 외면하고 끝내 강경발언을 하고 말자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민주계의 서청원정무장관은 『돈키호테적 자가당착적 발언』이라고 인신공격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정부정책의 타당성을 심하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당론에도 어긋나는 해당행위』라고 흥분했다. 김대표는 노의원을 직접 불러 『당의 언로가 열려 있지만 오늘 발언은 당 차원에서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앞으로는 당 조직원으로 전적으로 당의 뜻을 받들어야 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이한동총무는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면서 노의원의 독자적인 행위를 비판했다.이총무는 『당의 기존 정책방향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개인 의견을 당측과 사전 협의없이 개진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면서 『노의원의 깊은 성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군장성 출신의 윤태균의원은 질문을 마친 노의원을 찾아가 악수를 청했고 이만섭전국회의장은 노의원의 질문도중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데 대해 노의원이 탈당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정작 노의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논리적으로 노의원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손학규의원은 『노의원의 발언은 국제정치학의 한 단면에 불과하며 냉전시대 힘의 우위론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고 말하고 『채찍과 당근은 미·소등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 현실속에서 선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남치의원은 『탈냉전시대에 노의원은 지난 50년 남짓 고정돼 온 관점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힘은 잠재적 영향력일 뿐 현실적인 적응성을 갖지 못하는 힘은 환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노의원의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답변을 시작하는등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부총리는 『노의원은 국민들 사이에 균열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한반도의 평화유지,철저한 국가안보,분단고착의 방지,평화적 통일등에 있어 대단히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노의원의 현실인식이 잘못됐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전에 통일원장관때 주장했던 일련의 정책들,예를 들어 7·7선언과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등은 오늘의 국가정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정부정책의 일관성결여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의 대처능력 부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이부총리는 『우리의 경제가 성장·팽창해 (북한에 대한)부의 상대적 우위가 더 커진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면서 『이에따라 우리의 상황대처능력도 높아졌고 외교역량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영덕국무총리도 이날 하오 답변에서 『외교정책이란 단기적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국제적인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신외교정책은 이같은 종합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성토 일색이다. 박지원대변인은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총리를 역임했고 민자당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 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특히 친북세력 운운은 면책특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 문희상의원은 노의원에 뒤이은 대정부질문에서 『노의원의 안보논리는 이미 낡은 냉전사고의 잔재로 권위주의 시절 정권유지의 수단』이라고 혹평했다. 이우정의원은 『한마디로 히틀러식 사고이며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켜 힘으로 통일하려 했던 것과 똑같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으며 『퇴영적 수구주의자의 표본』(장기욱의원) 『거론할 가치도 없는 망발』(신기하 원내총무) 『대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파도에 밀리는 거품에 지나지 않을 것』(권노갑 최고위원) 등의 성토발언도 나왔다. ◎노재봉의원 국회발언 요지 갇혀진 말을 풀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만 하면된다는 정부의 말을 믿었던 우리는 지금 비참한 국제적 지위로 전락하고 말았다.우리의 외교와 안보는 북·미합의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됐다. 핵무기개발이라는 절대적 위협에 대해 정부는 국제정치에 있어 평화수단에 해당하는 무력시위나 제재조치까지도 거부했다.진정한 평화를 위한 채찍 한번 써보지 못하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전체주의 왕조의 후계자 김정일의 등극에 「당근」 명목으로 수십억달러의 축하금까지 바치게 됐다. 이 지경이 된 근본원인은 그동안 우리사회 일각에서 전파된 의식구조가 신한국이데올로기와 접목된 데 있다.미국을 겨냥해 80년대를 반핵시대로 잡은 소위 진보세력이 사용한 「민족」이라는 구호가 바로 신한국의 외교 이데올로기로 나타났다. 새정부는 「민족」만을 강조,탈미접북의 외교노선을 형성한 결과 핵문제에서 처음부터 빠지고 미국과 북한의 협상기반만 조성했다.북한의 통미봉남정책을 밀어주는 결과만을 빚었다. 대북문제를 북이라는 상대는 완전히 접어둔 채 대한민국 속의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말았다. 지금 통일논의에 있는 것은 좌와 우가 아니라 환상과 현실 뿐이다.이제 정치권은 환상주의와 현실주의로 분명히 새로이 정체성을 갈라잡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사상 처음으로 야당과 친북세력의 박수를 받고 있는 것이 지금 이 나라 정부의 모습이다.국가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원칙없이 친북세력을 영입함으로써 야기시키고 있는 혼란은 이 나라의 위상에 대한 정치권의 착각이 어느 정도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정부의 개혁은 총체적인 구도를 갖지 않고 찰나적인 영합주의로 진행돼 결과적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대통령의 직을 걸고 쌀수입 개방을 반대하겠다는 한마디에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타결 직전 쌀문제에 대해 쌍무협의를 하자던 미국의 제의를 완전히 묵살했고 결국 예산이 통과된 지 한달도 안되어 15조원의 목적세를 신설한 국력낭비정책을 정부는,국회는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얼마전 행정구역개편정책으로 정부의 국력과 안보개념이 노출됐다.군사적인 면에서 타격목표의 분산을 도모해야하는 전략적 필요를 깡그리 도외시하고 어쩌자는 것인가. 앞으로 외국들의 대북수교 러시등에 이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사려깊은 국민들은 전혀 긍정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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