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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전당’ 등서 풍성한 음악축제

    봄을 반기는 클래식 음악의 향연이 4월의 시작과 함께 다채롭게 펼쳐진다.1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2004 교향악축제’와 그 뒤를 이어 막오르는 ‘한전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10∼18일).풍선처럼 마음이 부풀어오르는 계절,잠시 숨을 고르고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봄의 교향악에 흠뻑 빠지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89년부터 매년 열어온 음악 축제로 올해는 ‘교향악,그 웅장함을 노래하자’는 부제에 걸맞게 대작 위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첫날 코리안심포니의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대구시향,제주시향,강남심포니,창원시향,서울시향,수원시향,광주시향,부천 필 등 9개 교향악단이 차례로 연주한다. 제주 4·3항쟁을 소재로 한 김정길 작곡의 오페라 ‘백록담’(3일),스메타나 연작교향시 ‘나의 조국’전곡(3일),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6일) 등 서울에서 초연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클래식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무대가 될 듯싶다.제니퍼고,김수빈,이용규,김정은 등 해외 유학파와 국내파 차세대 연주자들의 협연무대도 기대를 모은다.(02)580-1300. ●정상급 아티스트와의 행복한 만남 한전아츠풀센터가 개관 3주년을 맞아 한전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꾸면서 클래식 공연과 대중음악 콘서트 등 4개의 프로그램을 묶어 ‘춘(春)-교감’이라는 타이틀로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10일 첫 무대를 장식하는 주인공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베토벤 소나타 28번,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등 11명으로 구성된 현악실내악단 코리안솔로이스츠(11일)는 코렐리의 ‘콘체르토 그로소 3번’을 비롯해 파헤벨의 ‘캐논’,보르딘의 ‘현악 4중주를 위한 신포니아 2번’등으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 소프라노 박정원은 16일 열리는 독창회 무대에서 브람스와 푸치니,로시니 등을 노래한다.이어 한국 포크 가수의 대부 이정선이 17·18일 이틀 동안 30년 음악 인생을 돌아보는 기념콘서트를 연다.(02)3486-0145. 이순녀기자˝
  • [책꽂이]

    ●루비의 소원(브리지스 글·블랙올 그림,이미영 옮김,비룡소 펴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드물었던 시절,결혼보다는 대학에 가고 싶다는 뜻을 당당하게 밝힌 중국 소녀 루비의 이야기.초등 저학년용.8000원. ●인디언붓꽃의 전설(토미 드 파올라 글·그림,김경태 옮김,물구나무 펴냄) 꼬마 인디언 화가의 붓이 땅에 떨어져 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을 지닌 야생화에 관한 아름다운 동화.초등 저학년용.8500원. ●바퀴벌레 삐딱날개(자넬 캐넌 글·그림,김경연 옮김,국민서관 펴냄) 사랑스러운 바퀴벌레 삐딱날개가 남다른 손재주로 영웅이 되는 이야기.바퀴벌레에 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는 그림책이다.9000원. ●스티븐슨 그림 동시집(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글,아네트 로지 그림,김서정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 주변 사물에 대한 진솔한 느낌을 담은 동시에 환상적인 그림을 곁들인 책.8500원.˝
  • 김형경 장편소설 ‘성에’

    작가 김형경(44)이 2년 반 만에 장편 ‘성에’(푸른숲 펴냄)를 내놓았다.물도 아니고 얼음도 아니다.보이지만 잡으려면 녹아버린다.그 성에처럼 작품은 다양한 환상에 대해 말한다. “누구나 환상을 품고 살잖아요.복권·가슴 설레게 그리는 첫사랑 등 사적 영역에서부터 유토피아 등 공적 영역까지….삶의 곳곳에 잠복한 환상은 힘든 일상을 버티게 하면서도 너무 빠지면 위험한,두 얼굴을 지녔죠.” 내면의 상처를 드러낸 자전 성장소설 ‘세월’(93)과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2001)으로 세상과의 화해를 찾았던 작가의 열린 몸짓이 이제 인간의 욕망과 삶의 기원을 비추며 ‘환상’ 속으로 푹 들어갔다. 소설은 주인공 연희의 “인간은 환상없이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아니다.”로 맺는다.그 말에 이르기 위해 3겹의 이야기를 포개놓았다.12년 만에 재회한 연희와 세중의 회상,강원도 산속에 일처다부제처럼 살다 간 남자·사내·여자의 사연,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참나무·청설모·바람 등을 넘나들며 환멸이 아닌 환상을 유지하는 법을 들려준다.“환상을 다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일상은 치밀하고 안정되게 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장 허황하고 실현 불가능한 일을 꿈으로 설정해두고 그 앞에서 죽을 때까지 청맹과니 흉내를 내는 것이었다.”(391쪽)라는 대목은 작가의 말이기도 하다. 약혼녀와 사귀는 남자가 있는 세중과 연희는 운명적 끌림으로 동해안으로 돌발여행을 간다.폭설에 갇힌 둘은 우연히 발견한 산속 집에서 시체 세 구를 발견하고 한 남자가 남긴 공책에서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된다.고립무원의 불안과 공포감에 사로잡힌 7일 동안 둘은 성애에 탐닉하고 그 강도는 강해진다.그를 통해 작가는 에로스와 죽음에의 충동인 타나토스의 상관성을 조명한다.또 세 남녀의 일처다부제식 생활과 비참한 종말을 통해서는 일확천금·휴머니즘의 환상을 보여준다.또 참나무 등 ‘생물 화자’의 시선에서는 삶의 생물학적 모습을 비유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약간 거북할 수도 있는 설정이다.작가도 약간 계면쩍은 듯 “가학·피학적 사랑을 독자에게 저항감없이 표현하고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지 저도 쓰는 동안 내심 많이 주저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낯섦이 선정적 호기심으로 빠지지 않은 것은 해박함에서 비롯한다.“과학 특히 생물학에 관심이 많아요.‘이기적 유전자’ 등 진화생물학과 ‘에로티즘’‘에로스와 문명’ 등 에로스에 대한 책이 소설을 쓰는 데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모성애·일부일처제 등의 개념이 근대 이후 제도적으로 만들어진 산물임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해박함은 이미 ‘사랑을‘에서도 드러났다.주인공 세진이 정신분석의와 상담하는 내용을 통해 무의식,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을 소설에 끌어들이면서 가벼운 읽을거리만 찾는 세태에 ‘문학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작가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83년 ‘문예중앙’에 시로,85년 ‘문학사상’에 중편 ‘죽음잔치’로 등단한 뒤 시집 ‘모든 절망은 다르다’,장편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등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한니발’ 식인장면 볼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시되는 DVD타이틀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일까?아마 심의 도중 특정 장면이 삭제 또는 암전처리되거나 심지어 이 장면 때문에 심의불가로 출시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일 듯.특히 과도한 폭력·잔인한 영상,누드나 음모 노출 등 장면이 온전히 심의를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러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DVD를 구입하는 이들에겐 ‘원본 훼손’은 참기 어려운 일인지라 마니아들은 외국에서 출시된 ‘무삭제판’을 구해 보기도 한다.그러나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DVD 심의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몇 년 동안 심의가 반려된 작품들이 무사히 통과하여 무삭제판으로 출시가 가능하게 된 것.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멋진 작품이 무삭제로 출시된다는 것은 어쨌든 즐거운 소식이다. 다음 타이틀들은 오랫동안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출시되지 않았던 작품들 가운데 눈여겨 볼 만한 것들.과도한 고어(gore) 신이나 누드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였다고 하는데….한번 직접 심의해 보시기를. ●한니발 무려 2년간 심의가 나지 않아 출시되지 않았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스릴러.잘 알려진 걸작 ‘양들의 침묵’의 속편으로,전작이 개봉된 지 정확히 10년만에 상영되어 흥행면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다.그러나 ‘너무나 완벽했던’ 전작에 가려 아쉬움도 많았는데 국내 개봉 때에는 주인공의 식인장면을 검게 칠해버려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바로 이 식인장면 때문에 심의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가 최근 무삭제로 심의를 통과하여 햇볕을 보았다.1.85:1의 아나몰픽 와이드화면은 부드러우면서도 안정된 영상을 보여주며,돌비 디지털 5.1채널로 된 오디오트랙 역시 풍부한 서라운드와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다만 부가영상에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무척 아쉽다. 무삭제장면은 잔혹한 영상이어서 비위가 약하신 분이나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적절하지 않을 듯. ●스위밍 풀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인 프랑수아 오종의 2000년 작품.여인의 성적 환상과 현실이라는 소재를 미스터리 분위기로 그렸다.영화 성격상 전신누드나 음모 노출 등의 장면이 들어 있다.그 덕(?)에 오랫동안 심의가 반려됐으나 최근 무삭제로 출시됐다.아름답고 화사한 프랑스의 풍광을 잘 드러내는 깨끗한 영상과 부드럽고 무난한 사운드가 눈길.문제의 노출장면을 보고 “겨우 이 정도에…”라고 놀랄 분들도 있을 듯. 이밖에 ‘삭제장면’의 대명사인 ‘원초적 본능’도 6번의 심의 끝에 출시됐고,잔인한 폭력장면이 포함된 팀 버튼의 ‘슬리핑 할로우’도 무삭제로 나와있다.‘과도한 폭력’으로 극장에서 12초간을 삭제해야 했던 타란티노감독의 ‘킬 빌 vol.1’ 역시 삭제된 장면이 심의를 무사통과함에 따라 4월에 무삭제 DVD판이 출시될 예정이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그리스 민족문학상 대상 ‘소들의 잠’

    그리스 신화를 다룬 서적·만화·애니메이션이 홍수를 이루지만 정작 그리스는 없다.그 속에 현대 그리스의 원형질이자 서구의 철학·사상·문학의 젖줄로서의 그리스는 존재하지만 살아있는 ‘지금,여기의 그리스’는 보기 드물다.이런 현실에서 최근 출간된 소설 ‘소들의 잠’(자연사랑 펴냄)은 반가운 작품이다. 제1회 그리스 민족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 작품은 단순히 희소성 때문에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작가 요르기 야트로마놀라키스의 독특한 문체와 알레고리가 소설의 묘미를 더해준다. 사건은 단순하다.1928년 사채업자인 세르보스가 포도농장 주인인 디케오스에게 빚을 받으러 갔다가 그에게 살해당하고 디케오스는 도망간다.심성이 여린 그의 아들 그리고리스는 ‘아비의 범죄’로 인한 죄책감에 짓눌리다 어느날 눈을 뜨고 자는 ‘소들의 잠’에 빠진다.이후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끊은 채 도마뱀·고슴도치 등과 만나며 하늘을 벗삼아 지낸다. 이 사건에 작가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의 옷을 입힌다.때로는 그리고리스를 죽인 세르보스의 아들 마르코스의 내면으로,때로는 죽은 그리고리스의 입장으로 움직이면서 두 가족의 악연을 추적한다.이 과정에서 아테네대학 고전학 교수인 작가는 해박한 지식으로 신화나 전설을 뒤섞기도 하고 현대로 튀어나와 그리스 민주화 과정을 반영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소설을 엮어간다. 작품을 번역한 안진태 강릉대교수는 “사실 관계의 복합적 배열 사이로 번득이는 상상력과 강렬한 메타포,알레고리적 언어의 사용은 소설의 진수를 보는 듯하다.”고 평가한다. 이종수기자˝
  • [기네스코너]

    ●모형 헬리곱터 64㎞ 최장 비행 1999년 12월18일 호주의 마이클 피난은 자신의 모형 헬리곱터 제이 알 비고를 호주 빅토리아 포트필립 베이 상공에서 64㎞나 비행시키는데 성공했다.옆에서 진짜 헬리곱터를 타고 원격조종하면서 가는데 걸린 시간은 40분이었으며 총 이륙무게는 8.5㎏이었다. ●1만명 수용 최대 나이트클럽 스페인 이비자에 있는 나이트 클럽 ‘프리빌리지’는 1만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6500㎡의 댄스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클럽의 한 쪽 끝을 유리로 만들어 새벽 해돋이를 볼 수도 있다.나무와 식물이 어우러져 있는 수영장,분수,정원 등 부대시설은 밤새워 춤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8만 5000달러 최고가 신발 중앙아프리카왕국(현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보카사왕은 1977년 12월4일 거행될 자신의 대관식을 위하여 8만 5000달러의 세계 최고가 신발을 맞추었다.프랑스 파리 ‘더 하우스 오브 베루티’가 이 신발을 주문받아 제작했으며 신발에는 온통 진주가 박혀있다고 한다. 시중에서 판매했던 최고가의 신발은 영국 노샘프턴의 스타일로 매치메이커스 인터내셔널사가 만든 것으로 가격은 2만 400달러였다.18K의 금장식과 끝부분에 루비 스파이크를 붙였고 안에는 밍크를 댄 골프화였는데 1993년을 끝으로 더 이상 제작되지 않고 있다. ●‘라이언킹’ 연극제작비 1500만달러 디즈니사가 1994년에 선보인 만화영화 라이언 킹은 연극무대에 올리는데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손꼽힌다.브로드웨이쇼에서는 1500만달러가 든 반면 웨스트 엔드쇼는 1040만달러가 좀 넘게 들었다. ●로봇이 칵테일 75종 만들어 1999년 10월에 문을 연 영국 런던의 ‘신시아의 사이버 바’에는 신시아와 라스터스란 이름을 가진 2개의 칵테일 제작 로봇이 있다.키가 2.1m인 이들은 75종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으며 알맞은 잔을 골라 멋지게 따를 줄도 안다.˝
  • 신부는 여고 1년생 ‘어린 신부’

    새달 2일 개봉하는 김호준 감독의 코믹멜로 ‘어린 신부’(제작 컬처캡미디어)는 좀 억울할 작품이다.양가 조부들이 일찌감치 정혼(定婚)하는 바람에 여고생과 대학생이 억지결혼해서 벌이는 해프닝이 기둥줄거리.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드라마 ‘낭랑 18세’와 기본설정이 닮은꼴이어서 소재의 선도(鮮度)에서 부득불 손해를 보는 셈이다. 그런 사정만 접어준다면 영화는 10∼20대 주요관객들의 숨겨진 갈증을 풀어주기에 무난할 것 같다.결혼에 대한 막연한 환상,얼떨결에 기성세대의 가치관 속으로 편입해버린 이후의 부담감 등 청춘들의 변화무쌍한 심리세계를 발랄하게 그렸다. 해외유학 중이던 대학생 상민(김래원)과 솜털이 보송보송한 여고 1년생 보은(문근영)에게 날벼락 같은 ‘특명’이 떨어진다.보은의 할아버지(김인문)가 위독한 척하며 그 옛날 친구인 상민 할아버지와의 약속대로 둘을 짝지워주기로 작정한 것.보은의 엄마(선우은숙)만 펄쩍 뛸 뿐,어찌된 영문인지 양가 부모들은 어느 누구도 할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려 들지 않는다.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어려울 결혼은 비밀리에 순식간에 이뤄지고 영화는 보은의 학교와 신혼집을 오가며 예상가능한 아기자기한 해프닝들을 늘어놓는다.수학여행 날 소리소문없이 결혼식을 올렸지만 보은은 16세 꿈많은 여고생일 뿐.교내 인기짱인 야구선수와 신랑 몰래 핑크빛 데이트를 즐긴다.상민은 상민대로 고민이 많다.보은이 대학졸업할 때까지 순결을 지켜주기로 했지만 열혈청춘에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교생실습을 나간 학교는 하필이면 신부의 교실이다. 결혼 사실이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둘의 신혼일기는 또래관객들에게는 부담없이 산뜻한 재미를 안길 만하다.애시당초 감독이 기성세대 관객은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고 느껴질 만큼 청소년 관객 쪽으로 감상포인트가 쏠려 있다. 도입장면에서 바람둥이로 묘사된 상민이 별 반항없이 결혼하더니 단 한번도 한눈팔지 않는다는 ‘착한’ 설정,조건없이 묵묵히 결혼에 동의하는 부모들의 캐릭터 등은 따분하고 밋밋하다.게다가 전교생이 모인 체육관에서 상민과 보은이 뒤늦게 사랑고백하는 엔딩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진다. 그러나 흥행결과는 며느리(?)도 모른다.똑같은 엔딩으로 시사회장 반응이 뜨악했던 ‘첫사랑사수 궐기대회’도 보란 듯 대박을 터뜨렸다.전적으로 10∼20대 초반 관객이 결정할 문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선우-송승준 V 합창

    김선우(27)와 송승준(24·이상 몬트리올 엑스포스)이 환상의 계투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김선우는 24일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5이닝 동안 단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3차례 등판에서 2패,방어율 7.71로 부진했던 김선우는 이로써 시범경기 첫 승과 함께 방어율을 5.02로 끌어내려 제5선발 진입의 불씨를 지폈다. 김선우는 이날 미겔 테하다,라파엘 팔메이로,하비 로페스 등 메이저리그 간판급 타자들을 맞아 빠른 공과 낮게 깔리는 제구력으로 4회까지 볼넷을 단 1개만 내주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5회 선두타자 로페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이 멈춘 김선우는 데이비드 세기에게 안타 1개를 더 허용했지만 마지막 타자 클레이 벨린저를 병살로 낚아 무실점으로 버텼다. 6회부터 김선우의 바통을 이어받은 송승준도 3이닝 동안 볼넷 없이 3안타로 잘 막아 김선우의 승리를 지켰다. 김민수기자 kimms@˝
  • [이런 책 어때요]

    ●미학오디세이 3/진중권 지음 문화비평가인 저자가 10년 만에 완간한 ‘미학오디세이 시리즈’ 마지막 권.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판화가였던 피라네시의 작품을 중심으로 ‘탈근대 미학’의 세계를 살핀다.피라네시는 현대예술을 잉태한 바로크와 낭만주의 두 사조에 다리를 놓은 선구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다.저자는 피라네시의 상상을 문학적으로 가장 충실히 구현한 사람은 보르헤스라고 주장한다.특히 ‘바벨의 도서관’이나 ‘죽지 않는 사람들’ 같은 소설 속의 환상은 피라네시 없인 생각할 수 없다는 것.저자는 구소련의 영화감독 에이젠슈테인 또한 피라네시에 열광했다고 밝힌다.1만 4000원. ●Knowledge Driver/장대환 지음 오늘날 우리는 지식사회에 살고 있다.사회가 지식에 의해 주도된다는 뜻이다.그러면 이런 지식을 보유하고 활용하고 창조하는 주체는 누구인가.바로 지식 드라이버다.지식 드라이버란 지식사회에서 지식을 보유하고 활용하고 창조하는 주체,즉 지식사회의 리더 역할을 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말한다.이 책은 지식 드라이버가 주도하는 세계에 대한 입문서다.저자(매일경제신문사 회장)는 자신이 구상하는 교육과 자기개발의 지식경영 로드맵을 밝힌다.저자는 지식경영은 지식 드라이버에겐 ‘변신합체로봇’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1만원. ●장사의 신 호설암/증다오 지음 ‘중국의 상성(商聖)’으로 불리는 호설암의 경상지법(經商之法),즉 경제와 상업의 지혜로운 법칙을 정리했다.19세기 말 청나라 상계를 주름잡은 호설암은 전장과 상단을 거점으로 전국적인 금융점포망을 형성하고 ‘호경여당’이란 약재상을 운영하며 민심을 사로잡았던 인물.상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관직인 ‘홍정상인’과 황마괘를 하사받기도 했다.호설암에게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란 자본 축적만이 아니라 사회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이었다.그가 큰 돈을 벌고 나서 맨 처음 한 일은 고향의 강가에 나루터를 지어 사람들이 오가기 편하게 한 것이었다.1만 5000원. ●에도시대의 일본미술/크리스틴 구스 지음 일본미술 하면 우리는 흔히 유녀나 가부키 배우를 그린 그림을 떠올린다.목판 에혼(繪本) 형식으로 이같은 극장과 유곽지대의 생생한 문화를 반영하고 형상화한 게 바로 에도시대의 미술이다.250년에 걸친 도쿠가와 바쿠후 통치기간 동안 일본의 주도적인 미술형식들은 대부분 에도와 교토의 발전을 통해 이뤄졌다.이 책은 에도시대의 미술을 당시 사회적 상황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에도의 미술가들이 교토와 달리 빈정거림이나 유머,풍자 같은 반체제적 형식에 관심을 기울인 건 미술에 대해 엄격하게 간섭했던 바쿠후의 영향 때문이다.1만 9000원. ●성서 속의 생태학/A P 휘터만 지음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살았던 지역은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덥고 건조했으며,거름을 주지 않거나 벌목이라도 하면 금방 사막으로 변하는 땅이었다.또한 강한 민족들이 주변을 차지해 영토도 넓히지 못한 채 비좁은 곳에서 살아가야 했다.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그것은 자연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생태규칙을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했다.이 책은 성서가 자연친화적인 율법과 지속가능성의 원형을 담고 있음을 밝힌다.출애굽기나 레위기,신명기 등에서 볼 수 있는 자연친화적 규칙들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1만 2000원.˝
  • [Anycall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전자랜드 짜릿한 4강

    전자랜드가 2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창단 이후 첫 4강의 꿈을 이뤘다. 전자랜드는 1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03∼04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전(3전2선승제) 3차전에서 두차례나 연장전을 펼치며 삼성을 91-87로 누르고 2승1패를 기록,지난 1997년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전자랜드의 뿌리인 대우를 비롯해 전신 신세기와 SK 빅스는 지난 7시즌 동안 5차례나 6강에 진출했지만 4강 고지는 한번도 밟지 못했다. 반면 삼성은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보유하고서도 지난 시즌 코리아텐더(현 KTF)에 덜미를 잡혀 4강 진출이 좌절된 데 이어 전자랜드에 또다시 수모를 겪었다.김동광 감독은 “주희정의 결장이 뼈아팠다.서장훈의 연습 부족도 아쉽다.기대한 성적을 내지 못한 만큼 감독으로서 책임지고 싶다.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첫 판을 이긴 팀은 무조건 4강에 간다.’는 불문율이 이어지기까지에는 40분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시즌 9차례나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전자랜드의 주포 앨버트 화이트(42점·12리바운드)는 ‘특급용병’이라는 칭호를 충분히 들을 만했고, 문경은(15점·3점슛 4개)도 최고의 슈터임에 틀림없었다.화이트의 진면목은 4쿼터부터 볼 수 있었다.안드레 페리와 이현호가 버틴 골밑으로 돌진,더블클러치에 이은 레이업슛을 넣고 추가 자유투를 얻어냈다.또 천금 같은 블록슛과 리바운드에 이은 덩크슛까지 터뜨려 분위기를 이끌었다.4쿼터 종료 직전 73-73,동점인 가운데 전자랜드가 마지막 공격권을 가졌다.문경은의 페이드어웨이 슛이 림을 맞고 나왔고,제이슨 윌리엄스(16점·11리바운드)의 리바운드에 이은 슛도 림을 외면했다.다잡은 경기를 놓치는 듯했다. 삼성은 겁없는 신인 이현호와 페리(21점·13리바운드)의 과감한 골밑 돌파로 3점차 리드를 잡아 1차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내려 했다.그러나 화이트는 1.6초를 남겨놓고 삼성 이현호가 아웃되는 공을 살려내기 위해 몸을 날리며 가까스로 코트 안으로 던져 넣은 공을 3점슛 라인 밖에서 마치 패스를 받듯 잡아내 그대로 3점포로 연결시켜 전자랜드를 패배 직전에서 구해냈다.위기를 넘긴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 사상 두번째인 2차 연장전에서 화이트의 자유투와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기세를 올린 뒤 문경은이 3점포를 꽂아 쐐기를 박았다. 부천 이창구기자 window2@˝
  • LG아트센터 공연앞둔 연출가 양정웅·이기도

    “강남으로 간다고 크게 달라질 게 있나요? 그저 대학로 나들이가 쉽지 않은 강남 관객에게 ‘우리 창작극 수준도 이 정도는 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LG아트센터, 젊은 연출가에 이례적 개방 LG아트센터가 한국 연극을 이끌 차세대 연출가로 점찍은 연출가 양정웅(36)과 이기도(35).‘오늘의 젊은 연극인 시리즈’로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강남 최고급 공연장으로의 입성을 앞둔 이들에게선 초조함이나 걱정보다는 기분좋은 설렘이 느껴졌다. 해외 유수 공연단체의 작품을 주로 소개해온 LG아트센터가 국내 연극인,그것도 30대 젊은 연출가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퍽 드문 일이다.2000년 개관 이후 LG아트센터가 공연장만 빌려주는 대관 작품이 아니라 직접 기획까지 참여한 연극은 연출가 장진의 ‘박수칠 때 떠나라’와 ‘웰컴투 동막골’ 등 2편에 불과하다.그만큼 LG아트센터로서도 이들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최근 대학로서 가장 두드러졌던 2명 극단 여행자를 이끄는 양정웅과 극단 인혁 대표인 이기도는 최근 2∼3년 사이에 대학로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연출가들이다.양정웅은 스페인을 본거지로 한 다국적 극단 ‘라센칸’의 단원으로 일본,인도 등지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적 연극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배우들의 움직임과 무대장치,의상,음악,분장 등 모든 연극적 요소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지는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은 ‘이미지 연극’으로 불리며,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지난 연말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에서 ‘연-카르마’로 대상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 양정웅이 태생적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보편성을 추구한다면,이기도는 한국 전통 연희양식의 특수성에 좀 더 깊이 천착한다.독창적인 텍스트 해석과 과감하고 세련된 무대연출로 주목받는 그는 2001년 ‘흉가에 볕들어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받았고,2002년에는 ‘에비대왕’으로 서울공연예술제 작품상을 수상했다. ●‘환’ 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각색 이들이 LG아트센터에 올리는 작품은 이미 대학로에서 몇차례 연장 공연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검증받은 대표작들.18일부터 26일까지 선보일 극단 여행자의 ‘환’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각색한 것이다.하지만 지금까지 공연된 어떤 ‘맥베스’보다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넘친다.장이모의 영화 ‘영웅’을 연상시키는 장군들의 결투 장면이나 여장 남자로 묘사된 던컨 왕 등의 이미지는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의 묘한 충돌과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가신신앙 소재 ‘흉가에 볕들어라’ 극단 인혁의 ‘흉가에 볕들어라’(4월3∼11일)는 가신신앙이라는 우리 전통의 소재를 바탕으로 질퍽한 경상도 사투리가 어우러지는 토속성 강한 연극이다.대극장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배우들이 공중을 날고,입체 무대가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등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보다 스펙터클하게 형상화한 것은 이전 소극장 공연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점이다.퓨전 국악그룹 ‘그림’이 직접 라이브 연주를 한다. ●“여건 좋은 곳에서 욕심껏 제작” 젊은 기운은 넘쳤으나 상대적으로 관록은 부족했던 공연에 중견배우 정규수·최일화(환),박용수·한명구(흉가에 볕들어라) 등이 참여하면서 좀 더 안정적인 구도를 이루게 된 것도 연출가로선 매우 반가운 일.양정웅은 “대학로에 비해 LG아트센터의 제작여건이 좋다보니 욕심껏 작품을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살 차이로 같은 또래.연출력이 비교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을까.“두 작품의 형식이 아주 달라서 비교가 안될 거예요.그리고 너무 바빠서 부담 가질 겨를도 없어요.(웃음)”(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 儒林(4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도일 뿐입니다.소위 도라는 것은 천성(天性)을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대개 천성이 없는 것은 없기 때문에 도 또한 없는 것이 없습니다.크게는 예악형정(禮樂刑政)과 작게는 제도문물(制度文物)이 모두 사람의 힘을 빌려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각자가 지니고 있기 마련인 당연한 도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이 바로 그러한 이치를 가지고 다스렸기 때문에 그 업적이 천지를 가득 채울 수 있었으며,그 찬란한 빛이 고금을 꿰뚫고 빛을 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이 실은 나의 마음 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이러한 이치를 따르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진리로부터 잠시라도 떠나서는 안 됩니다.그러므로 이러한 도리가 항상 나의 마음속에서 환히 비추어야만 하며 잠깐이라도 내마음속에서 그 진리의 빛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나서 조광조는 ‘혼자 있을 때라도 늘 삼가야 한다’는 공자사상의 핵심인 ‘근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 사람들은 밝게 드러난 곳에서는 삼가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마음가짐이 소홀하기 마련입니다.그윽하게 감추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개 신하들은 보지 못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만은 그 사소하고 미묘한 일까지 다볼 수 있습니다.여러 신하들이 듣지 못하는 것도 그곳에 있는 사람만은 다 아는 것입니다.때문에 사람들은 마음가짐이 소홀하게 되어 하늘을 속이고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혼자 있을 때는 꼭 삼가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압니다.이러한 나쁜 생각을 오래 지니고 있으면 그런 나쁜 생각이 얼굴에 나타나게 되며 나라를 다스릴 때도 드러나게 되어 더 이상 감추어둘 수가 없으며 마침내 정치와 교화를 그르치게 됩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은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항상 마음을 진리의 빛으로 밝혀 혼미(昏迷)해지지 않도록 노력하였기 때문에 깊고 어두운 곳에 홀로 있을 때는 오히려 더욱 근신하였던 것입니다.그리하여 은밀한 곳에 홀로 있을 때에도 추호라도 거짓된 생각이 싹트지 못하게 하여 순수하고 의로운 진리가 드러나게 되었으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의 나라 다스리는 도리는 지극히 선하고,지극히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바로 이렇게 함으로써 나라의 기강이 서고 법도가 정하여지는 것입니다.” 중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조광조의 답안은 다음과 같은 끝맺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엎드려 비오니 전하께오서는 성실하게 도를 밝히시고 홀로 계실 때에도 항상 삼가는 태도로 나라 다스리는 마음의 요체(要諦)로 삼으십시오.그러면 도가 조정에 서게 될 것인즉 나라의 기강이 어렵지 않게 서게 될 것이며,법도 또한 어렵지 않게 정해질 것입니다. ‘3개월이면 충분하며 3년이면 다 이룰 수 있다’고 하신 공자의 말씀 본 뜻도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제가 감히 지엄하신 임금님 앞에서 감격하고 간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이 글을 올리나이다.” 나라의 기강과 법도를 바로 잡으려는 중종에게 그 방법은 오직 두 가지뿐,즉 하늘의 천성인 명도(明度)를 따라 나라를 다스리며,또 하나는 중종 스스로 깊고 어두운 곳에 홀로 있을 때라도 근신하여 스스로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근독(謹獨)의 두 사상은 중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조광조는 성균관 전적(典籍)으로 34세의 나이에 정치무대에 등장하게 되었으며,그리고 4년 동안 화려한 정치적 역량을 펼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종은 4년 만에 이러한 조광조에 대한 신임을 거두게 되었으며,마침내 조광조를 숙청 끝에 사사케 하였으니,이는 권력자가 가진 변덕 때문인가,아니면 자신이 곧 정의라는 권력의 환상성 때문인가. 어쨌든 조선 제11대 왕으로 조광조 등의 신진사류를 등용하여 그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왕도정치를 실현하려 하였던 중종은 조광조를 숙청함으로 40년 가까운 재위기간 동안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으려는 자신의 뜻과는 달리 무능하고 일관성 없는 통치력으로 유례없는 나라의 대혼란을 초래하였으니,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을 조심해야할 사람은 신하가 아니라 용,즉 최고의 권력자 바로 그 자신인 것이다.˝
  • 儒林(4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4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도일 뿐입니다.소위 도라는 것은 천성(天性)을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대개 천성이 없는 것은 없기 때문에 도 또한 없는 것이 없습니다.크게는 예악형정(禮樂刑政)과 작게는 제도문물(制度文物)이 모두 사람의 힘을 빌려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각자가 지니고 있기 마련인 당연한 도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이 바로 그러한 이치를 가지고 다스렸기 때문에 그 업적이 천지를 가득 채울 수 있었으며,그 찬란한 빛이 고금을 꿰뚫고 빛을 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이 실은 나의 마음 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이러한 이치를 따르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진리로부터 잠시라도 떠나서는 안 됩니다.그러므로 이러한 도리가 항상 나의 마음속에서 환히 비추어야만 하며 잠깐이라도 내마음속에서 그 진리의 빛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나서 조광조는 ‘혼자 있을 때라도 늘 삼가야 한다’는 공자사상의 핵심인 ‘근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 사람들은 밝게 드러난 곳에서는 삼가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마음가짐이 소홀하기 마련입니다.그윽하게 감추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개 신하들은 보지 못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만은 그 사소하고 미묘한 일까지 다볼 수 있습니다.여러 신하들이 듣지 못하는 것도 그곳에 있는 사람만은 다 아는 것입니다.때문에 사람들은 마음가짐이 소홀하게 되어 하늘을 속이고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혼자 있을 때는 꼭 삼가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압니다.이러한 나쁜 생각을 오래 지니고 있으면 그런 나쁜 생각이 얼굴에 나타나게 되며 나라를 다스릴 때도 드러나게 되어 더 이상 감추어둘 수가 없으며 마침내 정치와 교화를 그르치게 됩니다.그러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은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항상 마음을 진리의 빛으로 밝혀 혼미(昏迷)해지지 않도록 노력하였기 때문에 깊고 어두운 곳에 홀로 있을 때는 오히려 더욱 근신하였던 것입니다.그리하여 은밀한 곳에 홀로 있을 때에도 추호라도 거짓된 생각이 싹트지 못하게 하여 순수하고 의로운 진리가 드러나게 되었으므로 옛날에 어진 임금들의 나라 다스리는 도리는 지극히 선하고,지극히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바로 이렇게 함으로써 나라의 기강이 서고 법도가 정하여지는 것입니다.” 중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조광조의 답안은 다음과 같은 끝맺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엎드려 비오니 전하께오서는 성실하게 도를 밝히시고 홀로 계실 때에도 항상 삼가는 태도로 나라 다스리는 마음의 요체(要諦)로 삼으십시오.그러면 도가 조정에 서게 될 것인즉 나라의 기강이 어렵지 않게 서게 될 것이며,법도 또한 어렵지 않게 정해질 것입니다. ‘3개월이면 충분하며 3년이면 다 이룰 수 있다’고 하신 공자의 말씀 본 뜻도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제가 감히 지엄하신 임금님 앞에서 감격하고 간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이 글을 올리나이다.” 나라의 기강과 법도를 바로 잡으려는 중종에게 그 방법은 오직 두 가지뿐,즉 하늘의 천성인 명도(明度)를 따라 나라를 다스리며,또 하나는 중종 스스로 깊고 어두운 곳에 홀로 있을 때라도 근신하여 스스로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근독(謹獨)의 두 사상은 중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조광조는 성균관 전적(典籍)으로 34세의 나이에 정치무대에 등장하게 되었으며,그리고 4년 동안 화려한 정치적 역량을 펼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종은 4년 만에 이러한 조광조에 대한 신임을 거두게 되었으며,마침내 조광조를 숙청 끝에 사사케 하였으니,이는 권력자가 가진 변덕 때문인가,아니면 자신이 곧 정의라는 권력의 환상성 때문인가. 어쨌든 조선 제11대 왕으로 조광조 등의 신진사류를 등용하여 그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왕도정치를 실현하려 하였던 중종은 조광조를 숙청함으로 40년 가까운 재위기간 동안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으려는 자신의 뜻과는 달리 무능하고 일관성 없는 통치력으로 유례없는 나라의 대혼란을 초래하였으니,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을 조심해야할 사람은 신하가 아니라 용,즉 최고의 권력자 바로 그 자신인 것이다.
  • [토요영화] 세브린느

    ●세브린느(EBS 오후 11시10분) 조셉 케셀의 소설을 전위적 영상의 대가인 스페인의 루이스 브뉴엘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작품.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젊고 유능한 사업가 피에르와 결혼한 세브린느는 남편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그녀는 권태로움에 마조히즘적인 성적 환상을 키우고 있고,다른 부인들이 매춘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을 따라 마담 아나이즈의 아파트를 찾아간다.결국 세브린느는 낮에는 남편 몰래 남성들에게 몸을 팔고,밤에는 남편 피에르의 정숙한 부인으로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 태양의 섬 사이판 & 로타

    서태평양의 미국령 두 섬 사이판과 로타의 최대 매력은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때묻지 않은 트로피컬 휴양지라는 점이다.그래서 대단한 볼거리나 다양한 풍물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실망하기 일쑤다.그러나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느림의 미덕을 온몸으로 체험하기엔 더이상 좋은 곳을 찾기도 어렵다. 사이판엔 올 들어 한국 여행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해외여행 자유화 초기 한때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다가,‘휴양 여행’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외면받던 것이,웰빙 바람을 타고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때늦은 폭설,그리고 기나긴 추위로 지친 몸을 따뜻한 남국의 섬에서 녹여봄은 어떨지.사이판과 로타섬을 다녀왔다. ●사이판 사이판은 서태평양 한복판에 위치한 북마리아나 제도의 주도이다.남북으로 21㎞,동서로는 8.8㎞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섬으로,섬에서 가장 높은 타포차우산에 오르면 사방의 해안이 손금보듯 명확하게 보일 정도.사이판에선 최근 산호섬인 마나가하섬이 가장 인기가 있다.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불과 20여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미니섬.사이판의 마이크로비치 끝 선착장에서 배를 타니 20여분 만에 섬에 닿는다. 바닷물은 꼭 코발트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가슴 정도의 얕은 물속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떼지어 헤엄쳐 다닌다.겁없는 놈들은 다리를 톡톡 쪼아대기도 하는데,간혹 팔뚝 굵기의 물고기가 쪼아대면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고기들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스노클링을 이용해야 한다.물안경과 호스를 연결한 스노클을 쓰고,물갈퀴를 신으면 준비 끝이다.대여료는 10달러 정도.좀 더 깊은 곳에 들어가려면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된다.요금은 어른 100달러,아이 80달러.이밖에 스피드보트에 줄을 매고 낙하산을 즐기는 패러세일링,제트스키 등도 즐길 수 있다.꼭 마나가하섬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사이판엔 때묻지 않는 비치가 즐비하다. 특히 사이판의 유흥가인 가라판에서 무초곶까지 눈부신 백사가 깔려 있다.하루에도 몇번씩 바다 색깔이 바뀌며,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이곳에선 특히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배를 타고 나가 50m 정도의 깊이까지 낚싯줄을 내려 3∼20㎏의 씨알 굵은 물고기들을 낚아올린다.요금 60달러. 사이판에 처음 왔다면 섬을 한 바퀴 돌며 사이판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해보자.먼저 섬 중앙의 해발 473m의 타포우차산에 올랐다.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곳.‘사이판이 이 정도로 작을 줄이야.’란 느낌이 들 정도로 섬 선체가 한눈에 들어온다.만세절벽,자살절벽도 가볼 만하다.모두 일본인들의 한이 어린 곳이다.만세절벽은 2차대전 당시 패색이 짙어가던 1944년 7월 일본군이 최후의 공격을 감행했던 곳.하지만 공격에 실패한 일본인 수천명이 ‘반자이(만세)’를 외치며 절벽 아래 푸른 바다속으로 투신 자살한 곳이다.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 짙은 코발트 빛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풍광이 장관이다. 해발 249m의 마피산 산정의 서쪽 절벽인 자살절벽은 1944년 미국 해병대가 상륙작전을 감행하자 수백명의 일본군 병사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뛰어내려 자살한 곳이다. 사이판 북동쪽의 새섬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섬에는 들어갈 수 없고 건너편 전망대에서만 볼 수 있는데,석회암 섬과 연둣빛 바다,섬을 뒤덮은 새가 어우러져 환상적 그림을 그려낸다.이밖에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최후 사령부가 있던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일본 통치 시대부터 정치,경제의 중심지였던 유흥가 가라판도 들러볼 만하다. ●로타섬 로타는 사이판과 괌 사이에 있는 면적 125㎢의 작은 섬이다.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35분 거리에 있으며,아직도 마을 사람들이 외부 차만 보면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시할 정도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갖고 있다. 로타섬에선 북부해안의 스위밍홀(Swimming Hole)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로타 북부 해안의 산호초 안쪽의 천연 수영장이다.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갯바위와 산호초가 만든 지름 20여m의 공간에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아늑한 천연풀을 만들어준다.물에 뛰어들면 ‘언제 다시 이런 곳에서 헤엄을 쳐보나.’하는 생각이 들어 좀처럼 떠나기가 싫은 곳이다. 해수욕이나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엔 섬 남쪽의 테테토 비치가 좋다.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하다.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면 손바닥 크기에서 아이만한 크기의 물고기들이 반긴다. 로타 나들이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섬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조류보호구역이다.수백m 높이의 벼랑 아래 펼쳐진 숲에 붉은발가마우지,하얀꼬리열대새 등 수십종의 새들이 군락을 이루어 살고 있다.섬 서쪽엔 유일한 마을인 송송마을이 자리하고 있다.마을뒤 송송전망대에 서면 마을과 함께 두겹의 케이크처럼 생겨 ‘웨딩케이크산’으로 불리는 타이핑고트산,그 뒤로 산호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이판,로타(북마리아나 제도) 글 임창용기자 sdragon@ ●항공편 및 교통 매일 오후 8시20분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인천발 사이판행 비행기를 띄운다.4시간 소요.사이판에서 로타까지는 얼라이언스항공이 운영하는 30인승 세스나기를 이용해야 한다.35분 소요. 사이판에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싸면서 편리하다.주요 리조트를 연결하는 PDI셔틀버스를 타면 사이판의 중심 도로인 비치로드를 중심으로 주요 호텔과 쇼핑센터 주변에 쉽게 갈 수 있다.번화가인 가라판에 가려면 시내 면세점인 DFS갤러리아가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대부분의 호텔을 경유한다.택시는 호텔 프런트에서 불러 이용할 수 있다.기본요금은 1달러50센트지만,2분마다 32센트가 가산돼 가까운 거리라도 금방 10달러를 넘어가기 쉽다.로타섬엔 택시가 없으므로 개인 여행자의 경우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야 한다. ●렌터카 렌터카는 한국 면허증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임차료는 차종에 따라 보험료 포함 50∼90달러.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지렌트카’(233-2000) 등 10여개의 렌터카 업체가 있다.섬이 크지 않으므로 스쿠터를 빌려서 타도 좋다.16세 이상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사람이면 면허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배우고 탈 수 있다.가라판 시내에서 한국인이 유일하게 ‘아시아스쿠터’(233-1114)를 운영한다.대여료는 1일 25달러. ●호텔 사이판의 리조트 호텔은 대부분 섬 북부나 가라판 등 해안 경관이 빼어난 곳에 자리잡고 있다.PIC사이판,하얏트리젠시사이판 등 특급 리조트 호텔은 숙박비가 170∼200달러,일급 호텔은 100∼180달러로 비싼 편이다.비용을 아끼려면 사이판월드리조트 등 60∼99달러인 중급호텔을 이용하면 된다.규모는 작지만 깔끔하면서 위치가 좋은 호텔도 있다.로타섬엔 ‘로타리조트 & 컨트리클럽’(532-1155)이 유명하다.필리핀 해를 바라보는 곳에 빌라형 객실과 골프장,아로마테라미 마사지 시설 등이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골프장이 특히 아름다워 골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기타 -시차: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환전:미국 달러를 사용하므로,공항에서 미리 바꾸는 게 편리하다. -전화:호텔 객실의 전화를 이용할 경우 1분당 2∼3달러.수신자 부담전화를 이용하면 호텔에 별도로 서비스요금을 내야 한다.사이판 월드 리조트의 경우 1회당 50센트.전화카드를 구입해 호텔내 공중전화를 이용해도 된다. 주요 현지 전화번호 아시아나항공(288-2625),북마리아나 제도 관광청(664-3200),경찰(234-0406),사이판국제공항(664-3500),전화번호 안내(411).˝
  • 儒林(4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권력이 가진 속성 중에서 변덕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중독과 환상이다.권력은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욕망 중에서 가장 무서운 집착을 보인다.권력이 바로 자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된 권력자는 어떻게 해서든 그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으려 하며,이로 인해 권력자는 독재자로 변화되어 간다.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권력자가 자신의 행동이 곧 정의라는 환상에 사로잡힌다는 점이다.따라서 이 세상의 모든 권력자들은 자신이 행하는 권력의 통치술이 가장 올바른 정도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그리하여 권력자들은 정의라는 이름 하에 권력을 휘두르게 되며,이것이 바로 권력의 횡포이다. 조광조를 숙청하기 위해서 기묘사화를 일으킨 중종도 이러한 권력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산군을 쫓아내는 반정에 의해서 왕위에 오른 중종.그도 처음에는 연산군을 폐위시키는 데 앞장선 훈구파들에 의해 옹립된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다.그후 10년 동안 중종은 왕으로서 자신의 뜻을 펴기 위해 강력한 친위세력을 조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이러한 중종의 의지는 중종 10년 8월(1515년)에 있었던 알성시(謁聖試)에서 중종이 직접 성균관에 거동하여 문과시험을 주재한 데서 잘 드러난다.시험문제는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만약 내가 등용이 된다면 단 몇 개월 만에도 가능하지만,적어도 3년이면 (정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이룰 수 있다.’고 하셨다.성인이 어찌 헛된 말을 하셨으리오.그 뜻의 규모와 정치를 베푸는 방안에 관하여 공자께서는 시행하기 전에 먼저 작정한 바가 반드시 있을 것이니 이를 낱낱이 헤아려 말할 수 있겠는가.주나라 말기는 나라의 기강(紀綱)과 법도(法度)가 이미 땅에 떨어졌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공자께서 3년 이내에 (바른 정치를 펴)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그렇다면 (공자께서 등용되었다면)그로부터 3년 후의 결과는 어떠하겠는가.우리는 정말 공자의 다스림에 이상적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볼 수가 있었겠는가.성인이 스쳐 지나가거나 머무르는 곳에는 반드시 교화(敎化)가 이루어진다는 묘한 이치를 쉽게 논할 수는 없다.” 중종은 자신의 속마음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고 있다. “내가 왕이 될 만한 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종(祖宗)의 기업을 잇고 정치에 임하여 좋은 성과를 소망하여 온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으나 아직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서지 못하였으며,나라의 법도도 정해지지 못하였다.그러니 어찌 정치의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으리오.(이 자리에 모인)여러 성균관 학생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들이므로 모두가 요순시대의 이상적인 정치를 이루려는 포부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개인의 입신출세만을 여기는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오늘날과 같은 어려운 시대를 당하여 이 난국을 극복하고 옛 성인의 이상적인 정치를 다시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이에 대한 대책을 논하라.” 중종이 직접 출제한 알성시의 문제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중종은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나라의 법도를 바로잡아 이상적인 정치를 펴고 싶은 군왕의 충정을 갖고 있었다. 이에 조광조는 그가 남긴 문장 중에서 가장 체계적이며 논리적인,다음과 같은 답안을 통해 알성시에서 차석으로 급제한다. “하늘과 사람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하늘이 사람에 대하여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임금과 백성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예전에 이상적인 임금들이 백성들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옛날에 성인들은 하늘과 땅의 큰 것과 수많은 백성들의 무리를 하나로 여기셨으며,그런 이치에 따라 도를 행하였습니다.”˝
  • [문화마당] 낭만적 사랑의 열병/백지연 문학평론가

    얼마 전 즐겨보던 연애 드라마 한 편이 막을 내렸다.신분의 격차가 있는 네 명의 연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의 심리학이 매우 흥미로웠던 드라마라서 결말이 퍽 궁금했다.어느 정도의 작위적인 설정은 예상했지만 인물들의 죽음으로 장식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그동안 부풀려왔던 환상을 한번에 박살내기에 충분했다.질투에 눈멀어 연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비장함은 접어두고라도 여주인공이 피흘리며 죽어가면서도 ‘사랑해요.’를 내뱉는 장면은 심란하기까지 했다.허탈하게 다가오는 이 고백은 우리가 경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떨쳐버릴 수 없는 사랑의 고정관념을 확인시키는 듯했다. 금지된 사랑을 돌파하려는 열정이 결국 죽음을 만들어내는 극단적 설정은 근대의 연애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다.많은 사회학자들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근대사회가 호소한 개인의 자의식에서 본격적으로 발화된다고 지적한다.신문물이 유입되던 1920∼30년대 한국문학작품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가 자유연애였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신분질서를 초월하는 금기의 사랑은 봉건적 질서를 벗어나는 개인적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통로였던 것이다. 1920년대 조선사회의 성과 사랑에 대한 문화적 풍속도를 고찰한 권보드래의 책 ‘연애의 시대’를 읽으면 비극적인 연애를 보여준 흥미로운 사건 세 가지가 소개된다.‘독살미인 김정필’ 사건과 기생 강명화의 자살,윤심덕·김우진의 동반자살은 1920년대의 3대 연애사건이었다고 한다.부호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으나 주위의 반대에 상심해 애인의 눈 앞에서 음독자살한 기생 강명화 사건은 연애 열풍의 절정을 보여주는 일로 기록된다.더불어 현해탄에 몸을 던진 윤심덕·김우진의 이야기도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유명한 사건이었다. 근대 사회의 도입부를 장식했던 사랑의 열풍은 불합리한 제도와 질서를 넘어서려는 개인의 합리적 의지를 표방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문화 속에 꿈틀거리는 사랑의 상징들은 무수한 소비상품으로 전환되고 있다.즉물적으로 소비되고 탐닉될 수 있는 문화적 상품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기에 더 격렬하고 가슴아픈 사랑의 공식은 숱한 드라마와 영화,소설 속에서 변주되는 기본적 공식이다. 평범하고 가난한 여자가 재력을 소유한 멋진 외모의 남자와 우연히 인연을 맺고 사랑에 빠진다는 흔한 공식은 사춘기에 즐겨 읽던 하이틴 로맨스 시리즈에도 줄기차게 등장한다.감수성이 예민한 10대에 읽는 하이틴 로맨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노골적으로 자극하면서 낭만적 사랑의 열병을 마음껏 상상하게 해준다.괴팍하고 오만하지만 여린 내면을 갖고 있는 부유한 남자가 가진 것이라곤 자존심 하나밖에 없는 여성에게 매료되는 과정은 갑갑한 일상을 잊는 그 무엇인가를 던져준다. 하이틴 로맨스가 시시해져버린 성인의 세계에서도 사랑의 환상은 무수한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연애의 무한한 가능성에 열려 있는 발랄한 20대의 젊은이들은 오히려 사랑 이야기에 목매지 않는다.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눈물짓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은 ‘아줌마’와 ‘아저씨’들이다.죽음까지도 무릅쓰겠다는 지고지순한 순정의 공식은 우리들이 버리지 못하는 연애의 환상을 자극한다.나이가 들면서 대책없는 사랑타령을 늘어놓는 소설과 영화에 가끔씩 빠져들고 싶은 것도 이런 욕망 때문이다.‘알면서도 속는 것’,그것은 낭만적 사랑의 열병이 남기는 하나의 금언이다. 백지연 문학평론가˝
  • 儒林(4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47)-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권력이 가진 속성 중에서 변덕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중독과 환상이다.권력은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욕망 중에서 가장 무서운 집착을 보인다.권력이 바로 자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된 권력자는 어떻게 해서든 그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으려 하며,이로 인해 권력자는 독재자로 변화되어 간다.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권력자가 자신의 행동이 곧 정의라는 환상에 사로잡힌다는 점이다.따라서 이 세상의 모든 권력자들은 자신이 행하는 권력의 통치술이 가장 올바른 정도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그리하여 권력자들은 정의라는 이름 하에 권력을 휘두르게 되며,이것이 바로 권력의 횡포이다. 조광조를 숙청하기 위해서 기묘사화를 일으킨 중종도 이러한 권력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산군을 쫓아내는 반정에 의해서 왕위에 오른 중종.그도 처음에는 연산군을 폐위시키는 데 앞장선 훈구파들에 의해 옹립된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다.그후 10년 동안 중종은 왕으로서 자신의 뜻을 펴기 위해 강력한 친위세력을 조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이러한 중종의 의지는 중종 10년 8월(1515년)에 있었던 알성시(謁聖試)에서 중종이 직접 성균관에 거동하여 문과시험을 주재한 데서 잘 드러난다.시험문제는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만약 내가 등용이 된다면 단 몇 개월 만에도 가능하지만,적어도 3년이면 (정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이룰 수 있다.’고 하셨다.성인이 어찌 헛된 말을 하셨으리오.그 뜻의 규모와 정치를 베푸는 방안에 관하여 공자께서는 시행하기 전에 먼저 작정한 바가 반드시 있을 것이니 이를 낱낱이 헤아려 말할 수 있겠는가.주나라 말기는 나라의 기강(紀綱)과 법도(法度)가 이미 땅에 떨어졌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공자께서 3년 이내에 (바른 정치를 펴)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그렇다면 (공자께서 등용되었다면)그로부터 3년 후의 결과는 어떠하겠는가.우리는 정말 공자의 다스림에 이상적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볼 수가 있었겠는가.성인이 스쳐 지나가거나 머무르는 곳에는 반드시 교화(敎化)가 이루어진다는 묘한 이치를 쉽게 논할 수는 없다.” 중종은 자신의 속마음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고 있다. “내가 왕이 될 만한 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종(祖宗)의 기업을 잇고 정치에 임하여 좋은 성과를 소망하여 온 지도 벌써 10년이 되었으나 아직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서지 못하였으며,나라의 법도도 정해지지 못하였다.그러니 어찌 정치의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으리오.(이 자리에 모인)여러 성균관 학생들은 공자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들이므로 모두가 요순시대의 이상적인 정치를 이루려는 포부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개인의 입신출세만을 여기는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오늘날과 같은 어려운 시대를 당하여 이 난국을 극복하고 옛 성인의 이상적인 정치를 다시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이에 대한 대책을 논하라.” 중종이 직접 출제한 알성시의 문제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중종은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나라의 법도를 바로잡아 이상적인 정치를 펴고 싶은 군왕의 충정을 갖고 있었다. 이에 조광조는 그가 남긴 문장 중에서 가장 체계적이며 논리적인,다음과 같은 답안을 통해 알성시에서 차석으로 급제한다. “하늘과 사람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하늘이 사람에 대하여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임금과 백성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그러므로 예전에 이상적인 임금들이 백성들에게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옛날에 성인들은 하늘과 땅의 큰 것과 수많은 백성들의 무리를 하나로 여기셨으며,그런 이치에 따라 도를 행하였습니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샐러리맨들의 봉급실태

    |도쿄 황성기특파원|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의 사적자문기구가 “총리 봉급을 올릴지 말지”를 목하 고민 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급여는 월액 222만엔,연봉개념으로는 4165만엔인데도 미국(4328만엔)이나 프랑스(2억 2401만엔)에 비하면 적다는 것이 그 이유다.다른 선진국에 맞추기 위해 인상하고 싶지만,구조개혁에 따른 실업,봉급삭감 등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대다수 일본인 정서를 감안해 인상을 미룰지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관료국가답게 일본 관리,특히 고위공무원 봉급은 짭짤하다.올초부터 ‘당신의 값-오늘날 봉급사정’이란 각 분야의 직업별 급여실태에 관한 장기 연재물을 내보내고 있는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공무원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직위인 사무차관의 연수입은 정부 부처를 막론하고 2432만 9000엔이다. 고시에 합격한 직업 공무원의 초임은 월 18만 4400엔.35세의 과장보좌가 되면 연 755만엔으로 뛰어오르고 45세 전후 과장직에 오르면 1100만엔을 넘는다. 월급이 많기로는 지방 공무원도 빠지지 않는다.요코하마의 시영 버스운전기사는 약 1600명인데 이들의 평균 연수입(평균 연령 43세)은 791만 9000엔이다.1000만엔을 넘는 운전기사가 무려 245명,1300만엔을 넘는 50대 후반의 고액연봉 운전기사도 있다.이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7시간45분이었다. 지방 수장인 지사들도 사무차관급 전후로 아이치(愛知)현 지사의 경우 2611만엔에 달했다.경찰관도 30대 초반의 경부보(警部補)가 월 60시간의 잔업으로 16만엔의 수당이 가산될 경우 월 45만엔,연수입으로는 830만엔에 달했다.자위대는 이보다 낮아 방위대학을 졸업한 35세 전후의 중대장급이라면 680만엔 정도이다. 세계적 전자회사인 소니의 경우 관리직 과장이 되면 대체로 1000만엔을 넘어선다.부장으로 승진하면 1400만엔 정도가 되는데 하는 일과 성과에 따라 2000만엔을 받아가는 부장도 있다. 반면 장기 불황으로 보통의 민간기업이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금융기관 등은 연봉 300만∼500만엔 월급쟁이가 즐비하다.국유화가 결정된 리소나은행의 고졸 은행원(40)은 550만엔이던 연봉이 300만엔으로 삭감돼 사내에서 금지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UFJ종합연구소의 경제애널리스트인 모리나가 다쿠로(森永卓郞)는 ‘연수입 300만엔 시대를 살아가는 경제학’ 등의 저서를 통해 일본 샐러리맨의 재편을 예언하고 있다.“1억엔 이상의 연봉을 벌어들이는 한줌의 슈퍼샐러리맨과 300만엔대의 대다수 샐러리맨으로 양극화해 가는 일본에서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300만엔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적당히 노력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법을 몸에 익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베스트셀러를 낳았다.˝
  • [세상속으로] 늘어나는 ‘국경없는 결혼’

    “캐나다 애인이 있는 친구가 한국 남성과 비교가 안 되게 매너 좋대요.저도 스위스 남자 친구가 꿈입니다.”(김모양·22·S여대 언론정보학부) “지난 2002년 어학연수 중에 사귄 미국인 연인과 벌써 2년째 원거리 교제 중입니다.영어 공부 등 실질적인 도움도 상당한데요.”(박모양·24·Y대 인문학부) 노총각·처녀의 ‘눈물나는 반쪽 찾기’라고? 못 살던 시절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던 우울한 ‘국제결혼 초상화’는 옛말이 됐다.기성세대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일각에서는 사회의 선입견 등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환상이나 호기심만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하지만 젊은이들은 ‘국제커플’을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여기고 있다. ●온라인채팅·유학등 외국인 접할 기회 늘어 이화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는데 외국인과 한국인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말했다.예전에 비해 온라인 채팅,어학연수,유학 등으로 외국인을 만날 기회 자체가 늘어난 데다 외국어 공부 등 ‘일거양득’ 효과도 있어 실제 국제커플을 원하는 친구들도 상당하다. 이같은 의식변화를 반영하듯,온라인의 국제커플모임들은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인터넷 다음카페(cafe.daum.net)에만 회원수 7000명에 달하는 ‘국경없는 사랑’ 등 관련 모임이 무려 50개에 이른다.온라인으로 로빈 위든(31·육군종합행정학교 영어교사)을 만난 서혜성(27·여)씨는 “우리 모임만 해도 지난 2002년 말 개설 이후 지금까지 1년4개월 만에 캐나다 등 국내외 회원 600여명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국제결혼 소개업체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현재 200여곳으로 추산된다.이들 업체의 주력사업은 아직까지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쪽에 치우쳐 있다.‘국제결혼상담소’관계자는 “소개업체들이 아직까지 한국 남성과 중국,일본,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여성의 만남을 주로 주선한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제결혼은 세계적인 대세인 만큼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에서는 지난 한해 동안 소개업체들이 성사시킨 국제부부 수를 최소 1만쌍으로 잡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1500여쌍의 베트남 신부와 한국 신랑의 화촉을 밝힌 ‘두리안 결혼정보센터’측은 “소개업체를 통한 결혼은 평균 800만∼1400만원 선의 비싼 소개료 부담은 있지만,배우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으로 결합한 부부들이 대부분 결혼 생활에 만족을 표한다.”고 말했다. ●韓남성-中여성 韓여성-日남성 가장 많아 통계청 인구동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국제결혼 부부는 지난 10년 동안 3배 이상 늘어났다.IMF 외환위기 당시 2∼3년 동안은 다소 주춤했지만,2000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2년에는 1만 5913건의 국제결혼이 성사돼 총 혼인 건수 30만 6600건의 5.2%를 차지했다.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여성은 중국 출신이 63.9%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은 일본 출신이 48.5%로 가장 많다.통계청 관계자는 “현실적인 여건 문제로 혼인신고를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부부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막연한 환상 주의해야 그러나 서혜성씨는 “단순한 환상이나 계산으로 국제커플을 원하는 것은 서로에게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서초구 잠원동 유모(54·주부)씨도 “아무래도 결혼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나중에 태어날 혼혈인 문제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이에 대해 연세대 박찬웅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국제결혼 부부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한국도 이에 맞춰 혼혈인 차별 문제 등 아직도 뒤떨어진 관련 사회·제도적 틀을 개선해 나가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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