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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로베르 플라실리에르 지음

    이탈리아의 역사가 베네데토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라고 했다.모든 역사는 현대의 시각에서 조명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지만,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역사가 현대의 시각에 맞게 ‘창조’된다는 뜻이다.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서구가 근대 선진문명의 종주(宗主)가 되면서 서구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의 역사도 새롭게 창조됐고,고대 그리스는 인류가 돌아가야 할 ‘이상향’이 됐다.이런 역사관은 고대 그리스 문명에 관한 숱한 환상을 낳았다.고대 그리스는 완벽한 민주주의의 전형을 제시했다.플루타르코스의 ‘영웅들’이나 스토아학파의 현인들이 보여준 것처럼 고대 그리스의 도덕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있었다.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 이성의 힘을 믿는 이성주의자인 동시에 낙천주의자였다는 등…. 그러나 프랑스의 역사학자 로베르 플라실리에르는 고대 그리스를 둘러싼 이런 이미지들은 ‘날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플라실리에르는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심현정 옮김,우물이 있는 집 펴냄)이란 자신의 저서에서 이상향이 아닌 삶의 비극과 고통이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고대 그리스를 복원해낸다.이 책은 프랑스어 원전이 나온 지 45년만에 국내에 처음 완역 소개됐다. 책은 ‘위대한 민주정 지도자’로 추앙받는 페리클레스가 통치하던 시대 아테네의 사회상을 중점적으로 파헤친다.‘그리스 중의 그리스’로 통했던 고대 아테네는 과연 민주적인 도시였는가.저자에 따르면 고대 도시는 기본적으로 전체주의적인 성격을 지닌다.아테네 역시 시민의 자유를 제한했고,외국인들은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됐다. 아테네는 제국주의적인 성향이 농후했다.‘지상의 제우스’ 페리클레스는 특히 노예사냥과 정복욕에 불탔다. 플루타르코스는 ‘영웅전’에서 그리스인들을 엄청난 도덕군자인양 묘사했다.그러나 그보다 앞선 시대의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사람들은 한 순간 재산과 목숨이 모두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찰나적인 즐거움을 추구했으며 쾌락에만 관심을 쏟았다.”고 증언한다.이런 사회에서 노예들은 비참한 일생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메네크라테스라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보듯 의사들은 회복되면 의사의 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을 맺는 경우에만 환자를 치료하기도 했다.책은 이밖에 ‘군인들간의 동지애’ 형태로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특별행정관까지 둬 감독할 정도로 문란했던 여성들의 성생활,사형수를 돌로 때려 죽이는 잔인한 투석 형벌 등을 소개한다.이같은 고대 그리스,특히 아테네가 어떻게 그토록 오랜 세월 서구인들의 이상향이 돼 왔을까.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모건의 길(콜린 매컬로 지음,김영희 옮김,문학사상사 펴냄)‘가시나무 새’로 감동을 준 작가의 장편.호주행 첫 죄수 호송선에 실려 신세계에 내동댕이치듯 정착한 이주민들의 개척사를 등장 인물들의 삶과 사랑을 통해 그린 대하 서사시.모두 2권,각권 9000원 ●SF부족들의 새로운 문학 혁명,SF의 탄생과 비상(임종기 지음,책세상 펴냄)환상문학 창작 공동체 ‘리얼판타’의 편집주간인 저자가 펼치는 SF문학 변천사.통사적 기술이 아니라 로봇과 유토피아,종말,신화 등의 주제어를 중심으로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분석.5900원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불량소녀(다이도 다마키 지음,김성기 옮김,황금가지 펴냄)지난해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과 후보작.힘있는 문체와 탄탄한 구성으로 60대 노인과 순정파 노처녀의 연애를 다루거나(‘이렇게…)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하는 열아홉살 소녀의 일상(불량소녀)을 자연스럽게 그렸다.각권 9000원 ●런던탑·취미의 유전(나쓰메 소세키 지음,김정숙 옮김,을유문화사 펴냄)100년이 지나도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작가의 초·중기 단편선집.루쉰·이광수 등 동아시아 작가들에 큰 영향을 미친 다양한 문체와 감수성이 담겼다.유학시절 가본 런던탑의 추억을 통해 영국 역사를 상상으로 그린 표제작 등 6편 수록.8000원 ●변신인형(왕멍 지음,전형준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중국 대표적 문예이론가·사상가·소설가의 장편.1940년대 베이징을 무대로 유럽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 겪는 가족 갈등을 중심으로 봉건적 요소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모습 등을 그렸다.1만 5000원 ●레인보우 식스(톰 클랜시 지음,김홍래·안연모 옮김,노블하우스 펴냄)‘붉은 10월’‘패트리어트 게임’ 등의 화제작을 발표한 작가의 신작. 아테네 올림픽 3개월을 앞두고 벌어지는 잇단 테러의 음모를 파헤쳐가는 과정을 다루었다.제목은 다국적 대테러집단의 지휘관을 뜻하는 암호명.모두 4권,각권 8500원˝
  • 저 푸른 초원…목장으로 웰빙여행

    산과 들 어디를 둘러보아도 초록 일색이다.끝없이 펼쳐진 초지.눕고 싶다.그 옆에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면 더욱 좋다.‘메에메에’.양의 울음소리까지 들린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겠는가.목장을 찾아나섰다.소백산관광목장과 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삼양목장으로.사람은 초록의 품에 푹 안길 수 있어서,소와 양은 싱싱한 풀을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어서 행복한 곳이다. ■ 대관령 양떼 목장 목장이 양을 닮았다.부드럽게 굴곡진 구릉지에,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초지.대관령 양떼목장을 찾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목장이 참 예쁘다.’고 한다.산 위에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의 주인공에 순백의 양떼보다 더 어울리는 게 있을까.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옛 대관령휴게소 뒤,비포장길을 따라 100m쯤 들어가니 목장 입구다. 목장 주인인 전영대(52)씨가 우선 목장부터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 멀리 구릉지를 따라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산책로는 양떼들이 산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세운 울타리를 따라 나 있다.200여마리의 양들이 2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초지를 옮겨다니며 풀을 뜯는다. “몹시 추운 한겨울만 빼고는 24시간 양을 풀어놓습니다.요즘엔 풀이 풍부해 건초 등 먹이도 안줍니다.” 최근 관광객들이 늘었단다.양들이 사람구경을 많이 해서인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부모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아이가 건초를 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아이가 몹시 상심한 표정이다.하긴 싱싱한 풀이 널렸는데 질긴 건초가 눈에나 들어올까.전씨는 “지금 양이 뜯어먹는 풀이 새하얀 쌀밥이라면 건초는 보리밥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건초는 풀이 없는 겨울이나,새끼 등을 낳기 위해 우리에 가둔 양들에게만 먹인다. 해발 900m가 넘는 양떼목장의 이국적 풍광은 목장 아래보다는 위로 올라가 내려다보아야 만끽할 수 있다.산책로를 따라 겹겹이 이어진 구릉지의 선이 몹시 곱다.쉼없이 풀을 뜯어먹는 양들,구릉지 중간중간 형성된 숲,그 뒤로 손바닥만하게 내려다보이는 횡계시내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양떼목장은 지난 88년 회사원이던 전씨가 거의 황무지였던 소목장을 인수해 조성했다.10년간 ‘죽을고생을 했다.’는 전씨의 노력이 눈물겹다.서울 아파트를 팔아 전기도 안들어오던 이곳에 얼기설기 막사를 짓고 가족들을 데려와 일만 했다고 한다. 6만 5000여평의 목장에 혼자 울타리를 치고,필요없는 나무와 풀,돌을 골라내고,산책로를 조성하는데 10년이 걸렸다.90년대 말까지는 거의 나오는 것 없는 땅에 노력과 투자만 있었다. 곱게 가꿔진 초지에 양떼들이 노는 이국적 풍광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고,지난해 양의 해 이후 급격하게 늘었다.요즘은 평일엔 300∼400명,주말과 휴일엔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목장을 찾는다.양떼목장 입장료는 따로 없다.단 양들에게 먹이로 줄 건초를 봉지에 담아 판다.어른 2500원,아이 2000원.풀어놓은 양은 건초를 안먹기 때문에 우리에 갇힌 양에게 준다.아이들이 꽤 즐거워한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져 우회전해 옛 영동고속도로를 탄다.1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옛 대관령휴게소가 나온다.휴게소 뒤 비포장도로 입구에 ‘대관령양떼목장’이란 안내판이 있다. ●숙박 목장내에 가족단위로 묵을 수 있는 원룸 3실과 단체용 객실 1실이 있다.원룸은 8만원,40명까지 묵을 수 있는 단체용은 15만원. 양고기 요리를 하지만 10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개별 관광객에게 상시적으로 요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양의 마릿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양 1마리를 숯불구이하면 48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데,가격은 120만원.(033)335-1966. ●먹을거리 횡계 일원에 황태음식점이 많다.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의 ‘송천회관’(033-335-5942)이 유명하다.황태찜(4인) 2만5000원,황태해장국 5000원.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고기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게 식당 주인의 설명.가격은 만만치 않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대관령 삼양목장 시간이 넉넉하다면 대관령삼양목장에 가보자.해발 800∼1400m에 자리잡은 600만평의 드넓은 초지가 입을 딱 벌리게 한다.목장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이나 걸린다. 광활한 초지와 함께 ‘가을동화’ 등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 등이 탐방 포인트.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산장과 콘도형 민박이 있어 숙박에도 불편함이 없다.입장료 5000원.(033)336-0885. ■ 소백산 소 관광목장 무한정 올라가는 듯싶다.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 소백산 남쪽 자락 해발 850m.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꼬불꼬불 굽은 길을 한참 올라가니 오른쪽에 ‘소백산관광목장’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야트막한 산 아래 초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만나기로 약속한 단양축협 홍진식 상무가 사무실에 없다.일부 직원들과 식사 전 짧은 산행에 나섰단다.소백산 목장은 단양 축협이 직영하는 곳이다. 혼자 목장 산책에 나섰다.축사 위로 펼쳐진 초지 넓이는 35만평.나무와 철사 등으로 얼기설기 엮은 울타리 밖으로 산책로가 거칠게 나 있다. 초지 군데군데 소들이 30여마리씩 떼지어 풀을 뜯고 있다.모두 250여마리.워낙 넓다보니 소떼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소가 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난다. 다가서면 멀어지고,뛰어가면 도망가고.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소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건만,사람 구경을 별로 못해본 소들이라 그런지 겁을 먹고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군데군데 야생화들이 초록풀밭을 점점히 수놓은 게 동화속 그림같다.노랑색 민들레꽃은 이미 졌다.대신 엄지 손톱만한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하나씩 곳곳에 피어 있다.민들레 홀씨를 품은 ‘제2의 꽃’.노랑꽃,하얀꽃.민들레는 꽃을 두번씩이나 피우는 모양이다. 목장 주위를 한바퀴 돌아 사무실로 내려가니 홍상무(목장 직원들은 ‘소장님’으로 부른다.)가 내려와 있다.함께 갔던 여직원들 손에는 여러 종류의 산나물이 한움큼씩 쥐어져 있다. 앞에 올려다보이는 보이는 ‘촛대봉’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다.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저수령 휴게소를 거쳐 촛대봉까지.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린다고.방문객들에게 목장산책과 함께 꼭 권하는 산행코스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빠지자마자 우회전,1㎞ 정도 가면 왼쪽으로 예천가는 길(927번)이 나온다.이 길을 타고 20분쯤 고갯길을 올라가면 저수령을 넘기전 오른쪽으로 소백산관광목장이 나타난다. ●숙박 소백산목장은 통나무 방갈로와 여관이 있어 하룻밤 묵으면서 쉬기에 좋다.5인실인 방갈로(18평)는 주방과 거실,방 2칸을 갖추고 있어 가족이 묵기에 좋다.숙박료는 8만원,단 휴가철(7·8월)은 10만원.여관(2인실)은 3만원. ●먹을거리 소백산목장에서 빠질 수 없는게 식당과 정육점.넒은 초지에 방목해 키운 순수 한우를 제천 도축장에서 도축해다가 쓴다. 이곳에선 새끼를 내 키우기 때문에 외국산 소나 잡종 소의 혈통이 섞인 쇠고기를 먹을 가능성은 없다.음식값도 고기 품질에 비하면 싸다.1인분(200g) 기준 등심은 2만 2000원,갈빗살 2만 4000원,육회 1만 5000원,불고기(300g) 1만 3000원. 부위별 고기를 골고루 맛보려면 ‘암소한마리’란 메뉴를 시키면 된다.등심·차돌박이,안심,갈빗살,안창살,다릿살,아랑사태,콩팥,염통까지 9가지가 나온다.1인분 2만원.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올 수도 있다.이곳 고기는 현장에서만 팔기 때문에 목장까지 갔다면 조금이라도 사올 것을 권하고 싶다.600g 한근 기준 꽃등심 3만 5000원,양지 2만원,정육 1만 8000원이다.(043)422-9270,www.sbsanfarm.co.kr. 글 소백산관광목장(단양)·대관령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보러갑시다]

    ■ 이성순 작품전 20일까지 갤러리 목금토(02)764-0700.보자기가 연출하는 공간의 미학. ■ 김성환 개인전 12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6.1950년대 ‘판자촌 시대’를 다룬 사실주의풍의 회화 ■ 김보희 작품전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 풍경. ■ 최동열 초대전 16일까지 선화랑(02)734-0458.‘정물과 산수’‘정물과 누드’등 단순한 윤곽선으로 처리한 평면회화. ■ 여성민 개인전 14일까지 예가족갤러리(02)2608-8604.삶의 환희로써의 나뭇잎 풍경을 형상화.인스부르크·빈 등 유럽지역을 직접 찾아가 그렸다.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 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다양한 만남을 보여주는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영상작품. ■ 쌍생 18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박현철 작·이윤주 연출,민정기 김지현 출연.눈먼 오빠와 쌍둥이 여동생간의 사랑. ■ 점프 11일∼9월12일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02)722-3995.태권도,태껸을 활용한 무술퍼포먼스.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 피노키오 7월11일까지 대학로박승대홀(02)747-9079.극단 유리가면의 가족뮤지컬. ■ 우리는 친구다 13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겁쟁이 민호와 TV광 슬기,폭력적인 뭉치 등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린 극단 학전의 첫번째 어린이극. ■ 한단고기 20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7-9139.극단 기린의 가족동화. ■ 서문탁 콘서트 11·12일 오후7시30분,13일 오후6시 대학로 질러홀 1544-1555. ■ 푸른새벽VS플라스틱 피플 ‘블루 윈도우’ 11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이승열 ‘미드나잇 시크릿’ 12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7080 빅콘서트 12일 오후 7시30분 상암 월드컵경기장(02)545-1211. ■ 테렌스 블랜차드 콘서트 20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02)543-3482. ■ 사스가족 20일까지 인켈아트홀 (02)923-2131.윤대성 작·김영수 연출,정상철 서희승 출연.사스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집 북경루의 이야기.극단 신화의 서민극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 휴먼코미디 8월2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382-5477.임도완 연출,백원길 권재원 출연.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미디 마임. ■ 바그다드햄릿 13일까지 대학로극장 016-285-4846.소희정 번안·연출.햄릿을 이라크 사태와 연결지어 인간의 약한 속성을 풍자. ■ 검정고무신 7월11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5-2124.위기훈 작·손규홍 연출,유정기 배상돈 출연.해방 전후 격동기 민초들의 고달픈 삶. ■ 자전거 7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이명호 출연.질곡의 한국사를 현실과 환상의 이중성으로 표현. ■ 백건우와 폴란드국립바르샤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일 울산문화예술회관,12일 서울 예술의전당콘서트홀,13일 대구 오페라하우스,14일 광주문화예술회관,15일 천안백석대(02)503-9333. ■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남성합창단 1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2187-6222. ■ 세버린 폰 에커슈타인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마술피리 15∼1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3476-6224.베세토 오페라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 김현정 피아노 독주회 12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497-1973. ■ 하멜과 산홍 13일까지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85.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 하프 퓨전 콘서트 12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7-3483. ■ 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588-7890. ■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 연주회 1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51)624-4737.˝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인어공주와 골프엘보

    슬럼프가 없이 골프에 처음 입문하는 날부터 죽는 날까지 승승장구만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꾸준히 기량이 상승하리라고 믿었다.정말로 처음 5년간은 배우고,연습하고,실전을 쌓은 만큼 실력이 늘었다.그래서 이대로만 모든 일이 진행된다면 싱글핸디캐퍼도 되고 이븐스코어도 기록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빠졌다.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었는데,어느 순간 스윙이 흐트러지면서 골프엘보라는 병이 생겼다.골프를 멀리하고 팔을 쉬게 하면 나을 것이라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한달을 쉬었다.그래도 완쾌가 되지 않았다.두 달을 쉬었다.다시 골프채를 들자 팔꿈치가 욱신거렸다.당연히 실력은 퇴보했다. 실력이 형편 없어진 나는 연전연패했다.친구들은 먹기 좋은 도시락을 지참하려고 계속 불러주었지만,나는 피할 수밖에 없었다.팔이 아파도 골프는 하고 싶은데,초청을 거절해야 하는 심정은 쓰리고 아렸다. 실력이 퇴보를 하는 골퍼들을 많이 본다.나처럼 부상 때문이라거나 사업이 너무 번창해서 라운드 시간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실력이 줄어든 골퍼도 있고,반대로 사업이 안 돼 모든 면에서 자신감을 잃어서 공이 안 맞는 사람도 있다.병이 들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력이 쇠해서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의 거리가 줄기도 한다. 골프란 드라이버샷의 비거리가 100m밖에 안 나가도,한 라운드에 120타를 기록해도 충분히 즐거운 운동이라고 한다.그러나 수양이 덜 된 나는 절대로 즐거울 수가 없었다. “네 목소리는 여기 바다 밑에서 가장 아름답지.난 그 목소리가 필요하단다.그것으로 마법의 약을 만들어야 하니까.”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서 마녀가 인어공주에게 한 말이다.인간인 왕자를 사랑한 인어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두 다리가 필요했다.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왕자를 만나기 위하여 목소리를 내어주고 다리를 얻는다. 나는 불치병이 돼버린 골프엘보를 앓고 있는 팔을 붙들고 생각에 잠긴다.나는 무엇을 포기하면 사랑하는 골프에게 다가갈 수 있는 건강한 팔을 얻을 수 있을까. 의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웬만한 장기는 새 것,혹은 인공의 것으로 갈아 끼우게 됐다.눈의 각막도 심장도 신장도 새 것으로 갈아 끼운다.목소리를 받아가고 다리를 달아주는 나쁜 서양 마녀보다는,헌집을 가져가고 새집을 주는 우리네 착한 두꺼비를 찾아가야겠다.두꺼비에게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가 아니라 ‘두껍아 두껍아 헌팔 줄게 새팔 다오.’라고 소원을 빌어봐야 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밑바닥 인생들 제대로 그렸죠”

    제목부터 심상찮은 연극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는 싸구려,저질로 통하는 중국제 물건처럼 인생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는 하류 인간군상들이 주인공이다.아일랜드의 신예 작가 마크 오로의 원작을 연출가 이지나가 번안해 지난 2002년 대학로 뒷골목 극장에서 초연할 당시 거침없는 욕설과 적나라한 폭력 묘사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 연극이 요즘 대학로의 화제가 되고 있다.껄렁껄렁한 몸짓에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양아치 역할에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화려한(?)캐스팅 때문.동네 조직폭력배인 도자와 희순역에는 중견배우 정원중(44)과 뮤지컬 스타 남경주(40)가,그리고 이들의 삶을 동경하는 목탁역에는 뮤지컬 배우 임춘길(35)이 출연한다.그중 데뷔 22년 만에 정극에 출연하는 남경주의 ‘외도’는 공연계의 신선한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맏형격인 정원중은 브라운관과 연극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중인 극단 목화 출신의 연기파 배우다.연극 ‘거기’이후 1년반 만에 무대에 서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타고난 욕설 솜씨로 주변을 놀래키고 있다.연출가 이지나의 표현을 빌면 “참 맛있게 욕을 한다.”.실제로도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자 “카세트 테이프에 대사를 녹음해 매일 차안에서 듣는다”며 항변했다.얼마전 손을 다쳐 깁스를 한 채로 연습중인 그는 며칠전에도 난투극 장면을 맞추다 넘어져 발가락을 다치는 등 온몸을 바쳐 연습에 매진중이다. 오래전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는 남경주는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맘에 들어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수많은 뮤지컬에서 근사한 주인공역을 도맡았던 그로서는 비열하기 짝이 없는 희순 역할이 새로운 도전으로 비쳤던 것.점잖은 신사 이미지를 벗고 극중에서 속시원히 욕설을 퍼붓는 것도 배우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니냐며 재밌다는 표정이다.“최근 들어 연기력의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는 그는 뮤지컬과는 다른 연극 연기의 호흡을 익히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막내인 임춘길은 뮤지컬 선배인 남경주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작품에 합류했다.지난해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공연중 부상을 당해 1년 넘게 휴식을 취하다 이번에 정극으로 복귀하게 됐다.그가 맡은 목탁은 막연한 환상으로 도자와 희순의 삶을 동경하는 어리숙한 인물.도자와 희순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결국 비참한 파멸을 맞는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극중에 맞는 장면이 유독 많다.출연하는 작품마다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그로선 불길한 예감이 들 법도 하다.하지만 정작 임춘길은 “설마 이번에도 그러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는 반면 오히려 정원중·남경주 등 선배들과 스태프들이 더 걱정이다. 서울예대 선후배 사이인 세 배우는 끈끈한(?) 학연에 힘입어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80학번인 정원중과 82학번인 남경주는 지난 82년 연극 ‘보이체크’에서 공연한 이래 모처럼 한 무대에 서는 터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88학번인 임춘길은 두 선배와의 공연이 처음. 이들 멋진 세 남자에게서 치사하고 비열한 속물 근성을 이끌어내는 연출가는 대학로의 여장부로 통하는 이지나(40)다.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아트’,뮤지컬 ‘록키 호러 쇼’등 주류에 딴지를 거는 독특한 작품들로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인정받은 그가 ‘남성들의 세계’로 여겨지는 조폭문화에 날카로운 조롱의 칼날을 겨눈 것. “말랑말랑한 멜로드라마나 화려한 폭력신이 나오는 액션드라마는 체질적으로 안맞는다.”는 그는 “미화되지 않은 폭력,치졸한 난투극을 통해 삼류 인생들의 리얼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그러면서 “세 배우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양아치 이미지에 잘 안맞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농담을 덧붙였다.25일∼7월25일 대학로 라이브극장(02)6248-030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강북구 8일부터 ‘건강주간’ 행사

    건강축제인 ‘강북구민 건강주간행사’가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서울 강북구청과 보건소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주민들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달하고 건강상태를 주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행사기간동안 구청광장에서 열리는 ‘건강클릭마당’에서는 구민들이 쉽고 편하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당뇨·고혈압·관절염 등 만성질환상담과 영양·운동상담 등을 행사장에서 직접 받을 수 있다. 9일 오전에는 보건소에서 ‘우리함께 걸어요’에 참여할 주민 서약식을 갖는다.걷기운동에 대한 의지를 다짐하는 행사로 선착순 800여명에게 만보기를 빌려 준다.이날 당뇨인 걷기대회에도 100여명의 당뇨환자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보건소∼우이천∼구청광장을 이르는 2㎞구간을 걸으며 운동의 중요성을 홍보한다. 또 건강한 주민 100여명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체험,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정신장애우 바자회’ 등이 구청광장에서 열린다. 이밖에 담배탈출코너,금연침 시술 등으로 주민들의 금연노력을 돕고 알코올 등 약물 오남용 예방 캠페인도 열어 건강한 생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높여나간다.(02)944-0761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영화 ‘데스티네이션2’

    오늘따라 시계가 고장나 늦게 일어난 회사원 A씨.헐레벌떡 정류장으로 뛰어가지만 바로 코앞에서 버스를 놓친다.그런데 그 버스가 강으로 추락해 승객 모두가 사망하고 만다.A씨가 살아난 건 우연이었을까,아니면 아직 죽음의 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아 죽음을 비껴간 것일까.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미덕은 이렇듯 우리의 일상에서 있음직한 사고로부터 공포를 끌어내는 데 있다.살인마,귀신,얼토당토 않은 초자연적인 힘 등 공포영화의 흔한 장치들 대신,죽음의 사고 앞에서 인간이 맞닥뜨리는 의문이 공포의 출발점이다. 참신한 소재 덕인지 2000년 개봉한 전편은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11일 개봉하는 ‘데스티네이션2(Final Destination2)’ 역시 큰 뼈대는 전편 그대로다.비행기 사고를 예견한 뒤 몇 명이 간신히 살아남지만 생존자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이했듯이,이번엔 고속도로 대형사고로부터 죽음의 여정이 시작된다. 친구들과 주말여행을 떠난 킴벌리(A J 쿡)는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자신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끔찍하게 죽는 환상을 본다.사고를 막아보려고 길을 가로막은 채 경찰에게 신고하지만,결국은 그녀의 환상대로 고속도로 위는 아비규환으로 변한다.일상의 작은 변화들에서 서서히 보이는 죽음의 전조,그리고 순식간에 평화를 깨는 죽음의 향연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전편 이상으로 강렬하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다.생존자가 하나 둘 죽고,이를 막기 위한 죽음과의 숨막히는 게임은 뒤로 갈수록 긴장감을 잃는다.치밀한 우연의 망을 쳐놓아 처음엔 감탄할 만했던 죽음의 방법도 갈수록 황당하게 변질된다.전편의 명성을 빌려 엽기적일 정도로 잔인한 죽음과 폭파 장면 등 볼거리에만 치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반전 강박증 탓인지 죽음을 피해가는 결말도 어이없는 방법으로 뒤집힌다.액션감독 출신인 데이비드 R 앨리스 감독이 전편의 바통을 이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서울·뉴욕 이미지 팝니다

    9·11테러 이후 한동안 오락영화의 공간으로 뉴욕을 끌어들이는 데 망설였던 할리우드가 다시 ‘뉴욕 빅 세일’에 들어갔다.올 여름엔 태도를 싹 바꿨다. ●할리우드,‘뉴욕 빅 세일’ 4일 개봉하는 SF 재난영화 ‘투모로우’에서는 힘과 번영의 상징도시인 뉴욕을 극의 주요공간으로 전면에 부각시켰다.1억 2000만달러를 밀어넣은 기상이변 소재의 이 블록버스터에서 뉴욕은 빙하에 파묻히는 대재앙 도시다.도시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 부분만 남기고 몽땅 빙하에 잠기는 장면은 9·11테러의 참상만큼이나 끔찍이 사실적이다. 주드 로·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SF 대작 ‘스카이 캡틴 앤드 더 월드 오브 투모로우’(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에서도 맨해턴의 마천루는 인정사정없이 허물어진다.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로봇들의 공격으로 뉴욕이 초토화될 위기에 처하자 연인인 여기자와 비행조종사가 이에 맞선다는 내용이다. ‘스파이더맨 2’ 역시다.2억달러를 들인 이 블록버스터도 뉴욕을 맘껏 ‘요리’한다.스파이더맨이 기어다니는 맨해튼 마천루의 실루엣 자체가 또 하나의 인상깊은 캐릭터임은 물론이다.뉴욕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미국영화에서 관객의 팬터지를 극대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된 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러브스토리=뉴욕’ ‘형사액션=LA’ 식의 의도된 공식이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 지 오래. 러브스토리쪽에선 특히 그렇다.외국영화의 마케팅을 해온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로맨스는 뉴욕에서 이뤄져야 제맛’이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로 할리우드 사랑이야기의 공간은 끝없이 뉴욕 언저리를 맴도는 추세”라면서 “뉴욕의 구석구석을 비추는 로맨스물은 관객들의 관심을 얻어내는 마케팅 작업도 그만큼 수월하다.”고 말했다. 최근만 해도 ‘러브 인 맨하탄’ ‘투 윅스 노티스’ ‘섬원 라이크 유’ ‘저지걸’ 등이 모두 뉴욕의 브랜드 이미지를 짭짤하게 써먹은 로맨틱 드라마들이다.러브스토리의 간판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도 수입사가 전략적으로 밋밋한 원제를 그대로 직역해 쓴 사례다. ●‘서울 브랜드’를 팔아야? 홍콩 월드프리미어,한국·홍콩 동시개봉 등 여주인공 전지현의 한류열풍을 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는 서울 도심의 화려한 야경이 롱테이크로 선보인다. 국가보안 차원에서 촬영금지돼온 서울의 마천루가 스크린에 와이드 노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해 말 제작사측이 쵤영허가를 요청해오자 서울영상위원회가 서울시,서울소방방재본부,수도방위사령부 등과 협상 끝에 야간 항공촬영을 국내 영화사상 최초로 성사시킨 것. 서울영상위의 장성연 기획홍보팀장은 “전지현이 주도하는 오프닝 장면의 고층빌딩에 ‘Hi! Seoul’ 문구를 그래픽으로 심어 4초쯤 노출시켰다.”며 “한류열풍을 타고 수출판도가 밝을 걸 기대하고,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월드컵경기장을 특별등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도시를 브랜드화하는 ‘윈-윈’전략의 가치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한해 250여편의 상업영화가 만들어지는 뉴욕주의 경우 필름커미션이 무려 7개.“그 중 대표기구인 뉴욕주정부 필름커미션은 촬영 지원과 비즈니스·관광을 연계한 패키징 효과를 톡톡히 챙긴다.”는 게 서울영상위측의 설명이다. 이미지의 환상이 문화동력이고,국제영화제 시상식장에 한국영화가 줄줄이 올라가는 이즈음,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서울의 이미지를 좀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팔아먹어야’하지 않을까.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까맣게 그을린 구릿빛 피부와 땀에 흠뻑 젖은 유니폼,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플레이와 신기에 가까운 묘기,이어지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TV로 중계되는 스포츠 경기를 볼 때마다 우리는 선수들 못지않은 진지함과 열정으로 그 경기를 지켜본다.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축구나 야구는 물론이고,겨울 스포츠의 꽃이 된 농구와 젊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X게임까지….오늘날 스포츠는 많은 이들의 여가와 생활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가 되었다. 오늘 소개하는 타이틀들은 이런 스포츠 경기를 수록하고 있는 것들로,어느새 전설이 되어 버린 유명한 경기나 운동선수의 모습을 생생한 화면과 사운드로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다.경기가 열리던 그때 그곳으로 돌아가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당시의 감동을 떠올리면서,스포츠만이 줄 수 있는 강렬한 전율을 다시 느껴보자. ●2002 FIFA 한일월드컵 공식 DVD 2002년,온 나라를 붉게 물들였던 월드컵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감동과 흥분으로 기억하고 있는 가장 멋진 스포츠 이벤트였다.이 타이틀은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치렀던 7개의 경기를 고스란히 수록한 타이틀로 FIFA에서 인정한 월드컵 공식 DVD타이틀이다.실제 경기 모습뿐만 아니라 경기 하이라이트 모음도 담고 있으며,거리응원전이나 경기장 소개,게임 후의 뒤풀이 등 다양한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어 당시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연하는데 부족함이 없다.축구팬이거나 거리 응원에 나섰던 사람이라면 마땅히 소장해야 할 스포츠 타이틀이다. ●NBA-마이클 조던 환상적인 플레이로 농구의 황제라 불리었던 마이클 조던의 활약상을 수록한 타이틀.조던의 어린시절부터 전성기의 시카고 불스에서 할약하던 시절까지를 본인과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재구성하고 있으며,오직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입신의 경지에 이른 가공할 플레이들을 별도의 부가영상으로 수록하고 있다.오래된 영상들도 포함되어 있어 화질이나 음질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보기 힘든 명장면을 감상하기엔 무리가 없을 것이다.이 타이틀 외 NBA관련 타이틀로 ‘NBA 골든 히스토리’와 ‘NBA 베스트 10선’,‘NBA-앨런 아이버슨’ 등이 나와 있다. ●엑스 게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고 위험천만하게 느껴지는 X게임의 진기한 플레이들이 가득 담겨 있는 타이틀이다.‘X게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Ultimate X Game’ 축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물로,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X게임의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독특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플레이를 수록하고 있다.스턴트맨과 특수 효과로 만들어진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오랜 노력과 용기 그리고 육체로 만들어지는 스릴 넘치는 진짜 액션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12일부터 ‘살바도르 달리 특별전’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는 스스로 “나는 천재이므로 결코 죽지 않는다.”고 했다.그의 말대로 그는 천재다.‘상상력의 천재’요. ‘기괴함의 천재’다.자서전 ‘나의 숨겨진 삶’을 보면 달리의 어린 시절은 격렬한 히스테리의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학생들을 선동해 마드리드 미술학교에서 정학당하고,결국 기이한 행동으로 학교에서 쫓겨났다.반정부활동 혐의로 잠시 투옥되기도 했다.달리는 일생에 걸쳐 기괴함을 추구했으며 과대망상적인 과시욕을 보여줬다.그는 이 모든 것이야말로 자신의 창조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는 달리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세계적인 ‘달리 열풍’속에 국내에서도 특별기념전이 열린다.12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살바도르 달리 특별전은 달리의 ‘전방위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대형 전시다. 달리는 20세기가 낳은 가장 창조적인 작가 가운데 한 명.현대회화의 혁명적 전환점이 된 초현실주의를 대표할 뿐 아니라 순수예술과 대중문화를 이어준 선구적인 예술가다.달리의 창조적 광기는 순수미술에서부터 영화,패션,가구,광고,삽화.무대·보석디자인,심지어 향수에까지 이른다.한 마디로 스스로를 상품화시킨 아트 스타다.이번 전시에선 조각과 회화를 비롯해 가구,패션,사진 등 340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프로이트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달리는 자신의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꿈과 환상의 세계를 재현하는 데 몰두했다.이른바 ‘편집증적인 비판방법’에 의해 광인이 보는 듯한 기괴한 상상과 환각의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전시에선 ‘녹아내리는 시계’와 같은 달리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조각작품을 통해 보여준다.‘관능성과 여성성’이란 주제 아래 달리의 무의식적인 성적 강박을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된다.밀로의 비너스상에 성적 상징인 서랍을 끼워넣은 ‘긴 서랍들이 관통된 밀로의 비너스’,관능적인 여배우의 입술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조각 ‘매 웨스트 입술 소파’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유니콘’‘성 게오르기우스와 용’ 등 종교와 신화를 주제로 한 조각도 만날 수 있다. ‘응용미술가’ 달리는 디자이너로서도 명성을 날렸다.전시장엔 달리의 작품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가구·패션 작품 15점이 나온다.최고의 패션브랜드로 꼽히는 폴 스미스,모스키노,파라코반,소니아 리키엘 등은 모두 각자의 디자인을 통해 달리의 시각을 재해석해 낸 것들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스위스에 본부를 둔 달리 재단 ‘스트라튼 파운데이션’의 컬렉션이다.빌리는 데 10억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달리의 회화 가운데 유화는 없고 콜라주와 삽화만으로 채워져 아쉬움을 남긴다.관람료는 어른 1만 2000원,중·고등학생 8000원.(02)732-5616.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문화읽기(오전 11시) 198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앨리스 워커의 사상을 볼 수 있는 에세이 및 대담집이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고,이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그녀에게서 직접 삶의 지혜를 듣는다.‘모던뽀이의 동양화 탐험’의 첫 번째 편은 동양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자리가 될 것이다. ●생방송 쟁점토론(오후 3시10분) 17대 국회 운영방안에 대해 살펴본다.여야간 원내 부대표단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원구성 협상이 본격화됐다.상임위원장 배분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팽팽하다.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 부대표,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 부대표가 패널로 참석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50대에 까닭없이 어깨가 결리고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오십견.그러나 요즘에는 병명을 사십견,삼십견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어깨 아픈 사람들이 많다.어깨통증을 해소하려면 수건체조로 근육을 풀고,아령으로 어깨근육을 강화한다.수건체조는 양어깨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운동이다. ●1050정면승부(오후 10시50분) 가족과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환상의 여행 코스,경기도 화성을 소개한다.누에가 실을 뽑아 비단을 만드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게다가 입안까지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불낙지의 매콤한 맛,도심속의 웰빙 삼림욕장은 물론 연인과 함께 사격장에서 화끈한 데이트를 즐겨본다. ●TV아름다운 가게(오전 11시35분) 안양 중앙초등학교 아이들이 벼룩시장의 일일 장돌뱅이로 나섰다.봉사활동에서 만난 중증 장애시설인 향림원의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나눔의 가게에 참여했다.가수 강현수가 축제현장을 찾아간 움직이는 가게,그곳에서 즉석 라이브 공연을 열고 기부받은 물건을 판매한다. ●아름다운 유혹(오전 9시) 정희와 민우가 함께 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나경은 부들부들 떨고,주란의 술집에서 잠을 잔 기태는 늦게 들어온 정희가 의심스럽지만 할 말이 없다.나경은 가족들 앞에서 민우가 정희와 함께 있었다고 말해 버리고,민우는 죄인처럼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이라고 사죄한다. ●피플 세상속으로(오후 7시30분) 경남 하동의 유일한 섬 대도는 낚시꾼들에게는 제법 알려진 섬이다.이씨 집성촌인 이곳을 유료 낚시터로 만들고 관광객들을 불러모은 사람은 이춘권 이장.이 마을의 명물인 갯벌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대도의 테마어촌마을을 만들기 위한 체험장이 될 것이다. ˝
  • 일산 ‘동방의 등불’ 축제

    세계문화유산과 유명 건출물을 등불로 재현한 2004 희망의 빛 축제 ‘동방의 등불’ 행사가 매일 일산호수공원앞에서 열리고 있다.MBC미디어텍 주최,문광부,한국관광공사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 행사는 27일까지 계속된다. 40여개의 등불 작품들이 한국존,아시아존,세계존으로 구분된 공간에 펼쳐져 있다.첨성대,거북선,석가탑,다보탑 등 우리 문화유산은 물론 스핑크스,타지마할 궁전,만리장성 등 세계문화유산이 등불로 재현됐다.피사의 사탑,에펠탑,오페라 하우스 등의 유명 건축물도 볼거리.6000여개의 소형등으로 만든 홍등거리,샹젤리제 거리도 조성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용 모형.아파트 4,5층 높이를 훌쩍 넘겨 그 규모만으로도 볼거리다.12지신을 화려하게 형상화한 등불로 꾸며진 꼬마 열차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가족들과 이곳을 찾은 전현정(32·경기도 고양시)씨는 “아이들에게 빛은 곧 환상”이라며 “어른들에게는 다소 미흡해 보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또 “자주 접해볼 수 없는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행사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밤 8시,9시반,11시 하루 세차례 쿵후공연도 즐길 수 있다.사평 소림무술학교의 학생들의 중국소림사 쿵후 시범이 30분 동안 이어진다. 이밖에 촛불로 한반도 지도를 연출하거나 등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또 현장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띄울 수 있는 ‘희망의 우체국’도 행사장 한편에 마련돼 있다. 매일 저녁 6시부터 시작되며 평일은 새벽 1시,주말은 새벽 2시까지 열린다.입장료는 성인 1만원,청소년 8000원,4세∼초등학생은 6000원이다.20인이상 단체는 20% 할인 받을 수 있다.인터파크(www.interpark.com)나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를 통한 인터넷 예매는 10% 할인.문의는 02)3143-0194∼6,www.2004againkorea.com.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히포크라테스 후예들 문학에 말걸다

    ‘의학이 문학을 만났을 때.’ 그 겹침의 세계에서는 소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사상의학 전문가로 등장하고 돈키호테는 ‘태양인’에 가깝게 그려진다. 또 16세기 프랑스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라블레는 ‘민중문화의 전통을 계승한 카니발의 세계를 재현’했다는 평을 듣는 ‘팡타그뤼엘’ 등의 소설에서 의사로서의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란 사실을 소설로 옮긴다. 의학과 문학의 만남은 분화된 학문체계에 익숙한 현대인에겐 어색하게 보인다.수세기 동안 의학의 자연과학적 측면만 부각시켜 왔기 때문.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둘은 닮았고 한 지점에서 만난다.인문학적 요소와 생화학적 요소가 결합된 인간을 다루는 의학과 인간을 심오하게 이해하려는 표현인 문학의 공통분모는 많다. 그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지난해 연세대 의과대학 본과 2학년 과정에 개설된 문학 강의.그보다 약간 앞서 ‘의협신보’에서 ‘문학과 의학의 만남은 가능한가?’라는 테마로 28편의 기획 기사를 실었는데 예상외로 호응이 뜨거웠다.여기에 몇편의 글을 더 보태 묶은 게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의학과 문학’이다.의사인 시인 마종기씨와 평론가 정과리를 비롯 문학평론가·의사 등 27명의 필자가 참가했다. 이병훈 연세대 의대 연구강사에 따르면 이 흐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이미 1970년대 초반 미국 의과대학은 본격적으로 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플로리다대학 부속병원에서는 연극을 강의했고,노스캐롤라이나의대에서는 신체를 해부학·문학·종교적 관점에서 강의했다.또 임상과정에서 문학작품을 환자 치료에 도입한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문학 치료)’를 보자.독서를 통해 우울증·성격장애·언어장애·중독증 환자의 심리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식은 두 영역이 만나는 자리다. 눈을 더 멀리 돌려도 의학과 문학이 만난 자리는 숱하다.문학 혹은 인문학에 젖줄을 댄 신화·전설의 세계가 이후 의학이나 과학의 발달로 현실이 된 사례도 두 분야의 친화력을 입증한다. 김장환 연세대 중문과 교수는 “그리스신화의 뇌신(雷神) 주피터는 피뢰침으로,‘나는 양탄자’는 비행기로,‘빨리 걷는 구두’는 자동차로 현실화됐다.”며 “주관적 환상에 불과하다는 신화가 과학의 발달로 현실로 나타나는 관계는 흥미롭다.”고 말한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모로아는 “현대의 의사는 병자를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 예술가가 돼야 하며 철학가의 지능과 소설가의 재주를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의업에 종사하면서 작품을 계속 썼던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20세기 독일과 미국의 대표 시인 고트프리트 벤과 윌리엄스의 사례는 문학과 의학의 친화력을 잘 보여준다. 이밖에 군의관 시절 데뷔작 ‘군도’를 쓴 독일작가 실러,의대를 졸업한 뒤 의업에 잠시 몸담았다가 전업해 걸작 ‘셜록 홈스’ 시리즈를 남긴 영국의 아서 코넌 도일,‘인간의 굴레’‘달과 6펜스’ 등을 남긴 영국의 서머싯 몸도 수련의 과정을 마친 뒤 소설가로 전환한 케이스다. 이번 기획과 관련,이영미 고려대 의대 교수는 예과 의학개론 시간에 ‘영화와 의학’‘문학과 의학’을 가르쳐온 경험을 들려주면서 “문학작품을 읽고 예술 작품을 향유하는 과정은 의사에게 환자 개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지게 한다.”고 말한다. 문학과 의학의 만남에서 인간을 더 풍부하게 하려는 역동성을 찾으려는 발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표 집필자인 연세대 의대 손명세 교수는 “생명과 죽음,질병과 고통,광기,의사의 인생,의학과 사회 등의 주제를 정한 뒤 그에 걸맞은 문학 작품을 골라 ‘의료 문학 선집’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며 “의사 출신 작가들과 문학자를 중심으로 의료문학회’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여성&남성] ‘마른 여자’ 매력있습니까?

    “말랐다.” 정말 여자들에게 매력의 키워드인가.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여자들의 목표는 어디까지가 이상적인가.마른 쪽인가,통통한 쪽인가.정작 남자들은 마른 여자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할까.이런 물음을 풀기 위해 지난달 27일 서울 명동으로 나가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30분가량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 155명과 거리 인터뷰를 했다.160㎝의 키를 가진 가공의 여성 ‘다혜(25)’를 등장시켜 몸무게를 38∼60㎏ 사이의 6가지 체형으로 변화를 줬다.시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체형’이라고 생각하는 쪽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더니…. 남녀의 이상은 확연히 달랐다.다수파를 남자는 50㎏,여자는 45㎏가 차지했다.설문에 응해준 남자 71명 가운데 30명(42%)이 50㎏을,여자 84명 중 37명(44%)이 45㎏을 선택한 것이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대답이었으나 여자는 스스로의 눈높이를 보다 엄격히 뒀다.왜 그럴까? ●“너무 마르면 사람같이 안 보여” 인터뷰에 응한 윤길호(34·자영업)씨는 45㎏을 선택했다.그는 “너무 마르면 사람같이 안 보여 싫다.적당히 살이 있는 게 좋다.”고 했다.50㎏을 고른 허철희(25·트레이너)씨는 말이 나온 김에 과열 다이어트 세태를 따끔히 비판하기도 했다.“몸짱 열풍이다 해서 자기 몸 가꾸는 건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안 좋은 것 같다.” 55㎏을 선택한 최승용(17·고2)군은 명쾌하다.“55㎏이 뭐가 뚱뚱하냐.내 여자친구라면 55㎏이면 좋다.통통한 게 훨씬 예쁘다.” 50㎏쪽을 지지하는 여자도 이유야 남자와 다를 바 없다.회사원 장선경(25)씨는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가면 볼륨감이 없어 보기 싫다.적당히 근육도 있고 해야 더 예쁘다.나도 좀 더 찌고 싶다.”는 의견. 여자들의 다수파 ‘45㎏’을 선택한 여자들 이유로는 ‘무조건’이 많았다.회사원 이지선(23)씨는 “마르면 ‘여성미’가 있다.난 무조건 마른 게 좋다.”고 응답했다.“통통한 게 좋다.”는 남자들 말을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도 적지 않다.역시 45㎏을 선택한 박세아(16·고1)양은 “남자들 얘기는 말뿐인 것 같다.여자라면 45㎏ 정도로 날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통한게 좋다는 남자들 말은 거짓” 커플이 함께 조사에 응한 조모(17·고2)군과 김모(17·고2)양의 대답은 엇갈렸다.“통통한 게 예쁘다.내 여자친구는 살 조금 더 쪄도 좋다.”는 조군에게 김양은 “거짓말이다.난 호리호리한 게 좋다.”고 눈을 흘긴다. 표본수 등에서 이번 거리조사에 한계는 있으나 대체적인 경향을 들자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기를 쓰고 뺀 몸매를 대단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여자는 스스로가 납득하는 자기만족 수치를 가혹하게 잡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남자가 바라는 몸매보다 한 단계 더욱 높여 잡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이복기(참가정의원) 홍보간사는 “남자들이 통통한 몸매를 선호했다는 결과는 조금 의외이고 재밌다.”면서 “노출이 심한 나라도 아닌데 과도하게 마른 몸매에 대한 환상을 갖는 것은 사회분위기 탓”이라고 꼬집는다. 대한비만학회가 설정한 한국인 비만기준을 보자.체중에 키의 제곱을 나눈 체질량지수(BMI·표1)로 따지면 학회가 제시하는 정상지수는 18.5∼22.9이다. 조사에 등장시킨 신장 160㎝의 다혜가 정상적인 BMI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47.4㎏을 넘어서야 한다.58.6㎏까지도 괜찮다.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체중보다 훨씬 통통해야 ‘정상’인 셈이다. 여성들이 다수파로 선택한 45㎏이라면 BMI는 17.6,즉 저체중으로 분류된다.명동에서 만난 공무원 강명구(34)씨가 택한 38㎏의 체형이라면 BMI 지수는 14.8로 뚝 떨어진다.뼈와 가죽밖에 남지 않는 깡마른 몸매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마네킹이나 모델의 BMI가 17 정도라는 점이다.남자들이 이상적이라고 보는 몸매와는 달리 여자가 봐서 ‘끌리는’ 체형이다.그 체형은 여자의 구매의욕을 자극시키는 포인트이기도 하다.한국모델협회에 따르면 톱 모델로 활약 중인 A씨의 경우 172㎝에 48㎏으로 BMI는 16.2에 불과하다. ●BMI 18.5 아래로 떨어지면 건강 이상 영동세브란스 병원 내분기내과의 안철우 전문의는 경고한다.“BMI가 18.5 이하로 떨어지면 건강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심하게 수치가 낮은 경우는 골다공증이나 영양실조,생리불순 등이 생길 수 있다.” 탤런트 변정수씨는 “위절제수술로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는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몸매 유지를 위해 노력은 하지만 음식은 잘 먹는다.”고 일러준다. ‘완벽한 몸매’로 일컬어지는 그녀인지라 가능한 말이겠거니 하지만 “자기 몸을 사랑하지 않으니까 건강 해치고 그러는 것”이라면서 ‘자기 몸 사랑하기’를 외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여자의 BMI 평균은 98년 23.11에서 2001년 23.42로 올라갔으나 어느 연령층보다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는 20∼39세의 지수(표2)는 떨어졌다.전체적으로 영양상태가 좋아지는 가운데 젊은층의 살빼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유형준(한강성심병원) 부회장은 “사회의 통념을 정리하고 조절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라면서 이렇게 당부한다.“이제는 ‘겉몸짱’과 ‘안몸짱’을 구분해야 한다.지금 몸짱이라고 하는 것은 그저 겉몸짱일 뿐이다.이제부터 몸짱이라 쓰지 말고 ‘겉몸짱’이라고 써 달라.안몸짱,즉 건강상태를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 극단 미추 ‘허삼관매혈기’

    극단 미추의 ‘허삼관매혈기’(극본 배삼식,연출 강대홍)가 릴레이 연극시리즈 ‘연극열전’ 여덟번째 작품으로 오는 4일부터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허삼관매혈기’는 지난 96년 출간된 중국 작가 위화(余華)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작품.지난해 4월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돼 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7’,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우수연극3’,동아연극상 작품상·연기상,히서 연극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1960년대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피를 팔아 연명하는 가난한 노동자 허삼관 가족의 일대기가 중심축이다.허삼관은 피를 판 돈으로 아내 허옥란을 얻고,일락·이락·삼락 세 아들을 낳아 기른다.큰 아들이 아내가 결혼전 사귄 남자의 아이란 사실을 알고도 병원비를 대기 위해 피를 파는 허삼관의 모습은 무뚝뚝하면서도 속정깊은 동양의 아버지상을 대변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언뜻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일 것 같지만 작품 곳곳에 해학넘치는 대사들이 포진해있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등장 인물은 하나같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다.때문에 그들의 좌충우돌이 빚어내는 웃음은 금방 가슴 아릿한 슬픔으로 변한다. 극단 미추가 자랑하는 앙상블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초연 당시 친자식이 아닌 아들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허삼관역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잘 표현해 주목을 끈 이기봉과 허삼관의 아내 허옥란으로 열연해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서이숙이 다시 한번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이밖에 지난달 서울연극제에서 ‘빵집’으로 연기상을 받은 김동영을 비롯해 송태영,정태화,서상희 등이 개성있는 캐릭터를 선보인다.7월4일까지(02)747-516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파자마 입고 카퍼필드 보기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많은 대형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지난해부터 붐이 일었던 초대형 야외 오페라를 비롯하여 해외 유명 뮤지컬이나 마술쇼,대형 콘서트 등을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물론 이런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티켓값을 지불해야 한다.때론 공연장이 너무 멀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이유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DVD라면 이런 제약들에서 벗어나,거실에서 편안하게 훌륭한 화질과 사운드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물론 DVD로 보는 공연이 직접 현장에서 즐기는 것 만큼의 감동을 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저렴하고 편안하게 유명 공연을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라 브라이트만:라 루나 새달 내한공연을 가질 사라 브라이트만의 라이브 공연실황.‘캐츠’‘오페라의 유령’ 등의 뮤지컬에 오리지널 멤버로도 참여했던 그녀는 전세계적으로 300만장 이상이 판매된 ‘Timeless’라는 앨범을 통해 파페라의 여왕으로 등극했다.이 타이틀은 그녀의 공연실황 타이틀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타이틀로,2000∼2001년의 La Luna World Tour를 담고 있으며,‘천상의 목소리’라는 그녀만의 맑고 투명한 환상의 목소리를 5.1채널로 고스란히 전달해 주는 타이틀이다. ●데이빗 카퍼필드:일루전 마술쇼라고 하면 어딘가 ‘명절날 TV에서 보여주는 방송 프로그램’을 생각하겠지만,데이빗 카퍼필드는 보통의 것들과는 규모 면에서 상당히 다른 마술을 보여준다.바로 ‘만리장성 통과하기’‘자유의 여신상 없애기’ 같은 초대형 마술쇼가 그의 장기이다.이 타이틀은 지금 내한공연중인 그의 마술들 중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인기 작품들을 모아둔 것으로,흥미진진함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마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출시된 유일한 ‘마술 DVD’이기도 한 이 타이틀은 만족스러운 화질과 사운드,부가영상 등 충실하게 제작된 DVD의 즐거움도 가지고 있다. ●매튜 본: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정통 발레의 단골 레퍼토리이지만 매튜 본이 창조해 낸 이 작품은 오직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호두까기 인형을 보여준다. ‘댄스 뮤지컬’이라는 호칭을 단 매튜 본의 작품들은 정통발레와는 다른,쉽게 다가설 수 있는 친근함과 유쾌함이 가득한 연출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그의 작품으로는 지금 공연중인 ‘호두까기 인형’ 외에도 ‘백조의 호수’가 있으며 두 편 모두 DVD로 출시가 되어있다.어느 타이틀이나 깨끗하고 역동적인 영상과 훌륭한 사운드로,가족 모두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조성완의 생생러브]일어나! 아빠

    봄.공부하기 좋은 계절이라선지 의사들에게도 여러 가지 학회가 줄을 잇는다.꽃 피고,훈풍이 불어 놀기에 좋다는 이 계절에 학회장이나 진료실에만 갇혀 있자니 때론 온 몸이 근질거린다.그러다 문득 작년,재작년에 비해 오히려 그런 갈망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드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어느새 내가 주어진 생활에 자꾸 순응하는 불쌍한 모습으로 변한 것 같아 서글픈 느낌이다.아마도 모든 남편,모든 아빠들의 비애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온갖 꿈과 환상을 그릴 때에야 ‘나는 절대로 매일 똑같은 그런 무료한 삶을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도 했고,연애할 때의 사랑이든,결혼해서의 사랑이든 남과 다르게 화끈하게 해 보겠노라 장담도 했지만,어느새 비슷한 하루하루를 별다른 감흥 없이 보내고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만감이 교차한다. 병원을 찾는 발기부전 환자들도 결혼생활이 10년쯤 되면 아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한결같은 사랑’인지 그냥 ‘무덤덤한 사랑’인지 헷갈린다고 한다.그러나 시간을 두고 대화하다 보면,거의 후자임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매일 보는 아내보다 예쁜 술집 아가씨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본능이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아내에게 자신도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서글픈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나날이 늘어나는 허리 사이즈를 탓하는 아내의 잔소리는 ‘남자로서 매력이 줄고 있으니 스스로 회복해서 내 마음이 멀어지지 않게 붙잡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라고 보면 된다. 매일 같은 얼굴과 몸을 보여주는 연인과 부부 사이에서 한결같은 성 흥분을 느끼려는 욕심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그러나 자신의 매력을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파트너의 외면을 감수할 각오를 하는 것이 옳다.생활이 바쁘다고,고민이 많다고,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고 ‘자기 가꾸기’에 소홀하다면,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밤마다 고문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과 몸매를 가꾸는 노력은 자신의 여건과 시간에 맞춰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부지런한 사람이라면,시간이 날 때마다 달리기를 할 수도 있고,그게 힘들고 버겁다면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걷기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다.아무리 닳고 닳은 부부라고 매일 말없이 텔레비전만 보다가 잠자리로 들지 말고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책을 읽는 모습도 보여주고,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지 말고 파트너가 생각하지 못했던 연극이나 공연 예매도 해봄직하다. 요란스러운 ‘웰빙’족이 될 필요는 없다고 해도,나이를 뛰어 넘어 몸과 마음에서 자신만의 향기가 은은히 뿜어져 나오도록 스스로 가꾸는 자기관리,이보다 더 좋은 ‘웰빙’이 따로 있을까. 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원장˝
  • [문화마당] 부처님 오신 다음 날/황주리 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부처님 오시기 전날이다.아마도 부처님 오신 다음날쯤 이글을 읽으실 당신,이 속도 빠른 세상에 아직도 신문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살피시는 당신은 이미 부처님을 닮았다.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오는 세상,인터넷으로 나라 사정과 세계와 지구를 환히 바라볼 수 있는 세상에서,아직도 책이나 신문의 깨알 같은 활자들을 싫증도 내지 않고 읽는 사람들,아무도 듣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옛 연인 라디오 소리를 아직도 즐겨듣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랑한다.라디오처럼 싫증나지 않는 물건이 또 있을까? 사람은 늙어도 목소리는 변하지 않는다.우리가 사춘기 시절에 들었던 그리운 목소리들의 주인공들을 기억한다.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택시 속에서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란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시간이 거꾸로 가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이종환의 ‘밤에 쓰는 편지’,윤형주의 ‘0시의 다이얼’,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등.어쩌면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중요한 건 어떤 프로를 누가 맡았었나 하는 게 아니라 그 목소리들이 우리들의 청춘과 함께 마음 속 어딘가에 고이 접혀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그러다가 하나도 변치 않은 그 목소리를 문득 라디오에서 다시 듣게 되면 그 세월이 다시 돌아온 것만 같은 현기증을 느낀다.왠지 어머니가 큰맘 먹고 사주신 프랑소와즈 원피스를 입고 메이데이 축제에 가야 할 것만 같다.그 당시 명동에 있던 옷 집 ‘프랑소와즈’는 여대생들이 꿈꾸는 가장 환상적인 옷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나비처럼 하늘거리는 원색의 원피스를 입고 5월의 대학 축제 파티에 참가하는 일은 그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같은 것이었다.물론 나는 같이 갈 파트너도 없었지만,늘 게으른 탓에 파티에 참가할 티켓 한 장도 구하지 못했다.그보다 내게는 부처님 오신 날 학교 후문을 따라 한없이 걸어올라 봉원사에 가서 빛깔 고운 연등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좋았다. 등 하나에 마음을 담아 소원을 비는 그 날에,그 시절의 나는 무엇을 빌었을까? 이십여 년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동안 아날로그는 디지털로,타이프라이터는 인터넷 자판으로 바뀌었다.내가 마지막으로 종이에 쓴 편지는,그리고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는 언제였을까? 꿈꾸던 것보다 훨씬 더 앞질러 간 문명의 이기의 발전에 비해,우리네 사는 일은 이제나 저제나 그렇게 넉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늘 고달픈데,그까짓 편리한 카메라 휴대전화가 낡은 라디오보다 더 위로가 된다고 그 누가 말하는가? 점심을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수도 없다는데,우리 어린 날의 옥수수 빵보다 햄버거가 더 맛있을 리도 없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계들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어쩌면 이 지구의 수명은 생각보다 길지도 모른다.하지만 여전히 배고픈 아이들과 외로운 노인들로 만원인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늙어가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그중에서도 말처럼 내 가족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일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자식의 카드 빚 때문에 자살하는 어버이들,사는 게 힘들어 늙은 부모와 어린 자식을 내다버리는 사람들,자신들의 부처님을 제마음 속에서 쫓아내는 사람들,그들을 위해 연등 하나 달아본다. 부처님 오신 날에도,또 그 다음 날에도 매일매일 내 가족을 부처님처럼 모시는 마음을 심어주는 신통한 연등 하나를…. 황주리 화가˝
  • 캐나다 ‘랄랄라‘·스페인 코르테스 새달 공연

    고전발레의 진수를 보여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부터 최첨단 현대무용의 기수 벨기에 세드라베무용단, 혁신적인 안무가 나초 두아토,샤샤 발츠,매튜 본,그리고 지리 킬리안까지.세계적 명성의 무용단 내한공연이 꼬리에 꼬리를 문 지난 몇달은 무용 팬들에게 그야말로 환상의 뷔페 코스였다.지갑이 얇은 이들에겐 시차를 두지 않고 한꺼번에 몰리도록 공연 일정에 무심했던 기획사들의 무성의(?)가 야속하기도 했을 터.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어느 해보다 화려했던 올 상반기 춤의 향연에 마침표를 찍을 두 편의 화제작이 더 남아 있다.새달 3∼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캐나다 랄랄라 휴먼스텝스와 24∼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스페인 플라멩코 무용수 호아킨 코르테스가 주인공이다. ●캐나다 정상의 무용단,랄랄라 휴먼스텝스의 ‘아멜리아’ 안무가 에두아르 록이 이끄는 ‘랄랄라 휴먼스텝스’는 인기 팝그룹처럼 어느 곳이든 열광적인 관객을 몰고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속도감있는 움직임과 순간적인 정지로 대변되는 이들의 신체 언어는 세계 무용계에 커다란 충격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특히 발레 무용수들이 신는 토슈즈를 신고 구사하는 고도의 ‘포인트 테크닉’은 이 단체를 특징짓는 주요 안무 기법이다. 1954년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난 에두아르 록은 19세에 무용을 시작해 80년 랄랄라 휴먼스텝스를 창단했다.본격적으로 무용단 이름을 알린 작품은 85년에 선보인 ‘휴먼 섹스’.신선한 안무법과 넘치는 에너지,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관객과 평단의 눈을 사로잡았다.이어 98년 일본에서 초연된 ‘소금’으로 일약 세계 정상급 무용단으로 발돋움했다. 에두아르 록과 ‘랄랄라‘는 외부 단체와의 협력 작업을 선호한다.네덜란드댄스시어터의 안무가 지리 킬리안·한스 반 마넨과 합동무대를 가졌고,지난해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안무상을 받았다. 공연작 ‘아멜리아’는 2002년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후 로마,파리,베를린 등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격찬을 받은 작품.원래 LG아트센터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무용수의 부상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바람에 2년 늦게 한국에 오게 됐다.토슈즈를 이용한 빠른 회전,한치의 오차없는 움직임 등으로 타인과의 교류를 갈망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애니메이션 영상을 활용한 역동적인 무대도 볼거리.(02)2005-0114. ●스페인 플라멩코 댄서,호아킨 코르테스 ‘라이브’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후 스페인 최고의 섹시 아이콘’.21세기형 플랑멩코의 창시자로 불리는 호아킨 코르테스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찬사이다.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이것 말고도 많다.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패션 모델,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의 옛 애인,가수 제니퍼 로페스의 뮤직비디오 출연….섹스 심벌로서의 스타성을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례들이다. 그러나 호아킨 코르테스의 진면목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건 바로 무대에서다.그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집시들의 춤인 플라멩코를 정통 그대로가 아니라 현대성을 가미한 퓨전 양식으로 새롭게 변모시켰다.1969년 코르도바에서 태어난 집시 출신의 코르테스는 12세에 마드리드로 옮겨와 무용수업을 시작했다.15세에 스페인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솔로이스트로 활약했고,발레단을 떠난 뒤에는 수많은 공연단의 게스트 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했다.9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 ‘호아킨 코르테스 발레 플라멩코’를 창단하면서 ‘시바이’ ‘집시열정’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라이브’는 2001년 초연돼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대표작.모차르트부터 재즈,쿠바음악 등 타악과 현악으로 구성된 18명의 연주자들이 라이브로 펼치는 다양한 리듬에 맞춰 호아킨 코르테스가 두 시간 내내 홀로 무대에 서는 단독 공연이다.(02)3446-641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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