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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꼬사무이와 발리를 즐기자

    태국, 꼬사무이와 발리를 즐기자

    ■ 海피海피 태국 가족여행 세상엔 아름다운 곳도, 가고 싶은 곳도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여름휴가는 단 1주일.1분이라도 헛되지 않게 휴가를 즐기고 싶은 직장인들은 비행시간이 5시간 남짓인 동남아를 최고의 휴양지로 꼽는다. 그중에서도 옥빛 바다의 휴식과 역동적인 해양스포츠, 현란한 불빛의 번화가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자유가 무한정 펼쳐진 태국이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것은 당연하다. 피곤한 몸을 풀어주는 타이마사지, 마음의 피로를 걷어내는 경쾌한 파도소리, 야자수 사이로 비추는 어스름한 달빛, 맛있는 해산물과 라이브 음악, 발길을 붙잡는 값싸고 다양한 토산품 등 태국의 매력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한다. 그중에서도 오래오래 추억에 남을 휴가를 원한다면 태국의 꼬 사무이가 최고다. 꼬 사무이(태국)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방콕행 비행기를 타는 것까지는 좋았다! 방콕공항에서 여행의 첫번째 태클을 만났다. 방콕공항에서 사무이섬으로 들어가는 국내선터미널을 찾는 게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공항 직원에게 물어볼 것을, 셔틀을 탈 것을…. 객기 부리다 무려 30분을 걸었다. 힘겨운 여행의 신호탄인 듯한 불길한 예감. 겨우 찾은 방콕항공 비행기를 타고 1시간 정도 날아간 사무이는 공항에서 만난 불안함을 확 씻어낸다. 구름 아래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는 물감을 진하게 풀어놓은 듯한 깊은 옥빛이다. 곳곳에 보이는 새하얀 백사장, 우거진 야자수, 수면 위로 우뚝 솟은 절벽…. 다다를 수 없을 것 같던 ‘지상낙원’이 눈앞에 펼쳐지자 마음이 탁 트인다. ●드디어 왔다! 사무이 푹푹 찌는 서울을 떠나 찾아간 꼬 사무이(Koh Samui·koh는 태국말로 섬이다.) 태국의 꼬 피피에서 휴가를 보내고 태국의 매력에 푹 빠져 다음 행선지는 사무이섬으로 잡았다. 그 후 2년만에 드디어 사무이섬에 안착했다. 사무이섬으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방콕에서 사무이섬까지 연결된 국내선인 ‘방콕항공(Bangkok Airways)’을 타고 가거나, 배를 타는 방법이다. 인천~방콕~사무이섬 구간 왕복항공료는 60만원, 인천에서 섬까지 들어가는 데 8시간정도 걸린다. 더 싸게 가고 싶다면 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방콕에서 12시간을 운행하는 야간버스를 타고 수랏타니에 도착한 뒤 배를 이용해 사무이섬에 도착한다. 약 2만원 정도로 무척 싸지만 18시간 이상(인천에서 섬까지는 24시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신비로운, 그리고 역동적인… 사무이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다는 아담한 간이역 같다. 벽 없이 기둥을 세우고 나무줄기로 지붕을 만든 공항에서부터 열대지방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숙소도 대부분 이런 분위기다. 방문을 열면 사방이 야자수다. 열대나무로 덮인 아늑한 산책로를 따라, 시원한 파도소리를 향해 걸어가면 깊은 옥빛의 바다가 펼쳐진다. 사무이 서쪽과 북쪽의 일부 해안은 바닷물이 밀려나가 낮에는 바닥을 드러내지만 섬 동쪽의 차웽(Chaweng)해변과 라마이(Lamai)해변은 언제나 바닷물이 깨끗하고 맑다. 특히 차웽해변은 백사장이 7㎞에 이르고 파도가 높아 바다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옥빛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는 데는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이 최고다. 보통 앙통해양국립공원(Angtong Marine National Park)이나 꼬 따오(Koh Tao)에서 즐긴다. 해양국립공원(입장료 어른 200바트·아이 100바트)은 옥빛 바다 위에 솟은 40여개의 섬이 절경을 이룬다.1시간30분 정도 배를 타고 나가 도착한 곳은 매코(Mae Ko). 바닷물이 들어와 호수를 이룬 탈레나이(Thale Nai)가 있다는 곳이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도착한 정상에 짙은 초록의 숲과 에메랄드 바다빛의 호수가 조화를 이룬 탈레나이가 펼쳐진다. 반대편에는 십수개의 섬이 신비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 얻어낸 선물이다. 스노클링이나 카약을 즐기는 곳은 국립공원의 총감독청이 있는 우아딸랍(Wua Talap)이다. 한국의 가을하늘 같은 파란 바다 속에서 물고기와 헤엄치는 행복은 값으로 따지기 힘들다. 더욱 역동적인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꼬 따오(Koh Tao)로 가는 것이 좋다. ●조용한, 그러나 화려한… 사무이 시내의 낮은 조용하다. 관공소가 모여 있는 서쪽의 나톤(Nathon)지역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시골 분위기다.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차웽과 라마이는 저녁이면 화려한 불빛의 번화가로 변한다. 각종 식당과 옷집, 태국의 명물인 마사지숍, 패스트푸드점 등이 몰려있다. 섬이 작아 정반대인 나톤해변에서도 40분정도, 택시로 500바트 정도면 갈 수 있다. 거리에는 민소매티셔츠, 시원한 통바지, 귀여운 티어드스커트(층을 이룬 치마) 등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이 많다. 브랜드숍도 있지만 워낙 싼 물건들이 많아 발길이 미치지 못한다. 태국의 명물 ‘타이마사지’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너무 많아 선택하기 곤란하다면 우선 깨끗한지, 그리고 마사지사가 숍 앞에서 ‘노닥거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가격은 발마사지가 한시간에 120바트, 전신마사지는 200바트, 오일전신마사지는 350바트 정도로, 대부분의 숍이 비슷한 가격대를 이룬다. 전신마사지 한시간은 약간 아쉽고 피로를 풀기에는 2시간이 적당하다. ●깎는 재미에 산다 태국 여행의 묘미는 역시 ‘흥정’. 택시를 탈 때도 덮개를 씌운 버스인 쏭타오(Songtao)를 이용할 때도 요금 흥정이 먼저다. 차웽이나 라마이에서 즐기는 사무이섬의 쇼핑은 흥정의 맛을 더한다. “How much(얼마예요)?”라는 질문에 상인들은 계산기를 들이대며 원하는 가격을 찍는다. 이대로 주면 당신은 태국상인의 ‘봉’이다. 우선 절반부터 깎아보자. 수를 놓은 500바트짜리 치마는 한꺼번에 3개를 사는 조건으로 700바트를,450바트짜리 아이들 옷은 2개에 500바트를 주었다. 웬만큼 ‘어이없는’ 가격이 아니면 절반까지 깎을 수 있다. ●네 멋대로 먹어라 해산물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곳은 보풋(Bophut) 해변에 있는 시푸드마켓(또는 피셔맨스 빌리지·Fisherman´s Village)과 차웽이다. 시푸드마켓에서는 해변에 가까운 식당에서 파도소리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랍스터나 큰새우는 100g에 120바트, 감자튀김·샐러드 등은 70∼80바트, 음료는 50∼60바트 정도다. 해산물을 쌓아놓고 먹어도 우리나라 고급식당에서 랍스터 한마리 먹은 값에 못미친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재료를 선택하고, 점원에게 원하는 요리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어렵지 않다. 아는 단어를 모두 떠올려 말하면 된다. 보통 랍스터는 마늘과 익혀(steam with garlic) 먹는데, 버터에 볶거나(fry in melted butter) 버터를 발라 그릴에 구워도(grill with spread butter) 맛있다. 새우는 그릴에 구워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 ■ 알고 가세요 ●꼬사무이는 동서로 21㎞, 남북으로 25㎞, 면적 247㎢. 태국에서 푸껫, 꼬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크고 작은 30여개 산들이 있고, 섬 둘레를 따라 고운 백사장과 에메랄드빛을 띠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보통 태국의 우기에 속하는 5∼11월이 사무이섬을 즐기기에 좋다.6∼8월에는 후텁지근하지만 파도가 가장 잔잔하다. ●숙박은 방갈로보다 대형리조트가 많아지는 추세. 호텔·리조트는 보통 1박에 1000바트부터, 에어컨이 있는 방갈로는 700∼1000바트선이다. 천장에 큰 선풍기가 달린 방갈로는 더 싸지만 밤에 더워 잠들기 어렵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반다라리조트’는 150개의 객실과 29개의 빌라를 갖춘 곳. 널찍한 수영장이 한가운데, 또 다른 수영장은 바다에 접해 있다. 룸은 5500∼8500바트, 야외욕조와 작은 풀을 갖춘 빌라는 1만 2000바트.bandararesort.com 한번쯤 최고급 여행의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면 서남쪽 탈링 응암 해변에 있는 ‘르 로열 메르디앙 반 탈링 응암’을 추천. 모든 방의 발코니에서 해변을 바라볼 수 있다. 고급 스파, 짐 톰슨 숍, 미용실, 수영장 등이 한곳에 있고 작은 계단을 따라가면 해변으로 바로 나갈 수도 있다. 딜럭스룸은 300∼350달러, 빌라는 470∼820달러.kohsamui.lemeridien.com ●교통수단은 오랜 기간 머무는 관광객은 오토바이나 차량을 렌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왼쪽 통행이라 헷갈리기도 하지만 섬 일주를 하기엔 역시 렌트를 하는 게 편하다. 보통 하루에 150∼300바트 정도. 지프를 렌트하는 데는 각종 보험에 들어있는 것이 하루 600바트, 오토변속기는 1200바트다. 오토바이를 탈 때 헬멧을 쓰지 않으면 벌금 500바트를 문다. ●가볼 만한 곳 섬 전체에 걸쳐 해양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 보통 방콕·파타야 여행일정에서 즐길 수 있는 코끼리트레킹(700∼900바트), 원숭이 극장(80∼150바트), 아쿠아리움·호랑이 동물원(200∼350바트·호랑이 동물원 100바트 추가), 악어농장(100∼250바트), 뱀농장(150∼250바트)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높이 17m에 이르는 거대한 불상이 있는 ‘빅부다’ 해변,20여년전 열반의 경지에 오른 승려의 미라가 안치된 ‘미라 사원’, 남녀의 성기를 닮은 바위가 있는 ‘힌따 힌야이(Hin Ta Hin Yai)’, 섬 중간 산 속에 있는 비밀정원 강추. ■ 발리서 사랑을 되찾다 고단한 일상에 지쳐 연인의 얼굴마저 뜨악해질 때, 남태평양 작은 섬 발리로 떠나보자. 호사스러운 호텔에서의 하룻밤,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보며 함께 하는 저녁식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해변 산책…. 그동안 잊고 지내던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떠날 땐 무덤덤했지만 돌아오는 길엔 막 사랑을 시작한 소년 소녀처럼 홍조 띤 얼굴이 되는 곳…. 발리는 연인의 향기와 체온을 되찾아주는 환상의 ‘사랑섬’이다. 발리(인도네시아)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발리는 아름다운 바다와 푸른 하늘, 부담 없는 가격의 호텔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 제주도 3배 크기의 섬으로 곳곳에 깨끗한 해변이 펼쳐져 있고, 내륙에는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한 산과 계곡이 널려 있어 휴식과 놀이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젊음이 살아 숨쉬는 해변 발리에서 제일 먼저 가 볼 곳은 남부의 꾸따해변.1960년대 히피와 서핑객들이 몰리면서 개발되기 시작한 발리 최고의 해변이다. 바닷가 여기저기 팔베개를 하고 누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야, 그림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피부색과 인종은 달라도 사랑의 표현은 같은 법. 주변의 다양한 카페와 클럽에서 이국적인 밤을 보내기에 좋다. 좀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짐바란 해변에서의 저녁식사를 권한다. 짐바란 해변을 따라 늘어선 시푸드식당에서는 갓 구워낸 싱싱한 바닷가재, 새우, 조개를 먹을 수 있다.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붉은 해와 바다로 나가는 작은 배의 실루엣이 환상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리아(081-2390-7411)는 깨끗하고 친절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랍스터, 새우 등 2인 기준으로 35만루피 내외. 픽업서비스를 하므로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면 좋다. 누사두아해변은 발리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코코넛 나무가 길게 늘어선 4㎞ 정도의 백사장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사누르해변은 해변호텔과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분위기는 번잡한 쿠타해변과 점잖은 누사두아해변의 중간. 특히 산호초와 흰모래가 아름다운 해변이 자랑거리다. ●변치 않는 사랑의 맹세 발리관광의 필수코스는 사원탐방. ‘신들의 섬’으로 불리는 발리에는 사원이 많다. 파란 바다가 앞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서 있는 사원에 들어서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타나롯 해상사원에 가보았다. 바다로 둘러싸인 거대한 바위 위에 세워진 사원으로 밀물 때면 바위가 잠기면서 사원이 마치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름다운 사원에만 취해 있지 말고 연인의 손을 잡고 빌어보자.“우리 사랑이 영원하게 해주세요.”석양에 붉게 물든 사원에 들어서면 그 아름다움에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그 날의 감동과 사랑을 가슴 깊숙이 묻어두자. 살면서 영원히 추억할 수 있도록….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 100m 위에 세워진 사원인 울루와투사원도 절경. 이곳은 영화 빠삐용의 탈출 장면을 찍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양한 재미가 기다려요 덴파사에서 북쪽에는 발리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우붓이 기다린다.‘발리의 몽마르트’로 불리는 이곳에는 사원, 박물관, 미술관,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다양한 발리 전통 무용, 음악, 그림과 음식 등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일상에 쫓겨 미술관 한번 제대로 찾지 못하는 연인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곳이다. 멋진 카페들이 많아 커피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비싸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없다. 걷다가 마음이 끌리면 무조건 들어가도 된다. 커피든 요리든 우리나라 가격의 3분의 1도 채 안된다. 연인과 오랜만에 폼나게 먹고 마실 수 있다. 카페 로터스(0361-975660)는 아름다운 연꽃 정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힌두 사원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느껴지는 이곳은 저녁이면 조명을 받아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력. 메인 요리는 2만루피아 내외다. 과일 디저트 1만루피아, 맥주 1만 6500루피아로 비싸지 않다. 마야우붓(0361-977888)은 리조트 내에 위치한 식당으로 숲이나 초원을 배경으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어디든지 원하는 자리에 파라솔을 펴주고 서빙을 해준다. 런치코스가 9만 5000루피아 정도. 이밖에 스미냑지역에 쿠테타(0361-736969,www.kudeta.net)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도 소개된 곳으로 스미냐크 비치를 마치 전용 바다처럼 쓰고 있는 곳.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뿐 아니라 바다쪽으로 조명이 설치돼 있어 로맨틱한 저녁식사와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다. 메인요리가 10만루피아 내외.HUU(0361-736443)는 오픈된 오두막처럼 생긴 퓨전바로 연인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야외쪽이 인기.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마시는 칵테일 한잔은 환상 그 자체다. 칵테일과 맥주가 1만 5000∼3만루피아. 섬 북부에 킨타마니 화산, 신이 지켜주는 호수라는 거대한 바트루호수, 바트루산에서의 일출, 베두굴, 부라탄호수도 사랑의 추억을 남기기에는 그만이다. ●비자가 필요해요 2004년 2월부터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비자발급은 까다롭지 않다. 특별한 서류도 필요하지 않고 돈만 내면 공항에서 스탬프를 찍어 도착비자를 발급해준다. 체류기간 3일이내는 10달러(USD),3∼30일 이내는 25달러. 발리를 포함한 인도네시아는 반드시 여권 유효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하며 귀국 항공권을 소지해야 한다. ●미리 알고 가세요. 통화는 달러와 루피아가 통용되지만 루피아를 쓰는 것이 좋다. 1달러(USD)에 약 9000루피아. 인천공항에서도 루피아 환전이 가능하다. 현지에서는 달러의 환율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100달러짜리 지폐가 가장 환율이 좋다. 헌 지폐나 2002년 이전 발행 지폐는 환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꼭 최근에 발행된 달러로 바꿔 가야한다. 택시비는 약간의 흥정이 필요하지만 워낙 싸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없다. 보통 20∼30분 거리는 우리 돈으로 4000∼5000원 수준.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으며 가루다 항공과 에어파라다이스 항공이 인천에서 발리까지 직항 노선을 운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으로 바꾸어 발리로 가며, 싱가폴 항공은 인천에서 싱가포르, 싱가포르에서 발리로 간다. 직항의 경우 7시간 정도 걸린다. 패키지로는 가야여행사(02-536-4200)에서 현지인 가이드가 1대1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 패키지 여행상품 가격은 3박5일 기준 150만원 내외. 관광일정과 식사메뉴는 현지에서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1) ‘로맨틱’한 섬 하와이 (5) 프랑스 남부 코트 다쥐르 (3) 장엄한 캐나다 로키산맥 (4) 동서양이 만나는 싱가포르 (2) ‘밤의 신천지’ 중국 상하이 지구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섬 하와이. 굳이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아도 이미 ‘신혼여행의 대명사’로 검증된 파라다이스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하와이인들만의 알로하 정신, 유서 깊은 전통문화 등 관광지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와이는 한국에서 비행기로 8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화산섬으로 8개의 큰 섬과 10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와이에서는 다양한 온도와 고도, 기후를 경험할 수 있다. 빅 아일랜드는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스키를 탈 수 있는 곳. 이른 아침 거대한 휴화산 등성이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 따뜻한 태평양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하와이다. 항공과 호텔을 포함한 4박5일 자유여행 상품이 220만∼240만원대. 하와이관광청(www.gohawaii.or.kr),(02)777-0033. 중국 상하이는 아름다운 야경, 식민지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 중국의 전통 정원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몰려 있다. 황푸강을 중심으로 예스러운 푸둥 지역과 현대식의 푸시 지역이 이색적인 대비를 이룬다. 가볼만한 명소로는 상하이의 상징인 동방명주탑과 명나라때 관료가 부모를 위해 지었다는 중국 정통 정원 예원(豫園·위위안)이 볼 만하다. 특히 예원을 둘러싸고 있는 시장은 각종 토산품 등을 살 수 있는 쇼핑 천국. 이 곳에서는 전세계 가짜 명품을 판다.350m높이의 동방명주탑에서는 상하이의 전경을 내다볼 수 있다. 중국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신천지는 서양식 바(Bar) 거리로 최신 유행의 밤문화가 펼쳐진다. 국내에서도 보기 힘든 첨단 나이트클럽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왕복 항공료는 40만∼50만원대. 항공과 호텔을 묶은 에어텔은 60만∼80만원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은 40만∼60만원대. 중국국가여유국(www.cnta.com/lyen),(02)773-0393. 캐나다에는 13개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있는데 그 중 5개가 장엄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앨버타 주에 속한다. 앨버타주에서는 캐나디안 로키의 절경을 감상하고 5개 세계자연유산지를 돌아보며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인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과 헤드 스매시트 인 버팔로 점프, 공룡 주립 공원, 밴프 & 재스퍼 국립공원, 우드 버팔로 국립공원 등을 둘러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차로 1주일. 찬찬히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고 싶다면 2주 정도는 잡는 것이 좋다.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 싱가포르 항공에서 밴쿠버 왕복 운항하는데 왕복 항공료는 130만∼190만원. 숙소는 등급에 따라 차이가 나며 3성급 호텔이 1일 15만원 수준이다. 캐나다관광청(www.travelcanada.or.kr),(02)733-7790.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싱가포르는 ‘작지만 큰’ 도시국가. 문명에 찌들지 않은 야생 자연에서부터 최첨단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1년 내내 각양각색의 축제와 행사로 가득하고, 거리에는 젊음의 활력이 넘친다. 쇼핑과 음식의 천국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여행의 장점은 항공과 호텔만 예약하면 여행 안내서와 지도 한장만 들고도 어려움없이 여행할 수 있는 것. 여러 관광지가 있지만 센토사 섬과 주롱새공원, 나이트 사파리, 덕투어, 멀라이언 파크 등은 빼놓지 않는 게 좋다. 싱가포르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하루 4∼6편의 직항편을 운항한다. 왕복 항공료(성수기 기준)는 50만∼70만원, 항공과 호텔을 묶은 에어텔은 60만∼80만원, 여행사 패키지 상품은 40만∼80만원 정도. 싱가포르관광청(www.visitsingapore.or.kr),(02) 399-5570.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는 프랑스 남부의 코트 다쥐르 지방.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칸이나 휴양도시 니스같은 아름다운 도시들이 이곳에 있다. 연중 온화한 기후 덕분에 휴양과 관광을 위해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프랑스나 외국의 부유층들이 이곳에서 별장을 지어 놓고 휴가를 보내는 코트 다쥐르는 고급스러운 휴양지 이미지에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다. 이탈리아와 마주한 국경 부근에는 이 지방의 독특한 풍경이 배어있는 작은 마을 망통도 있다. 서울에서 파리행 비행기는 대한항공, 에어프랑스가 각각 오전 10시25분과 오후 1시55분 2차례 운항한다. 파리 샤를르 드골공항과 오를르 공항에서 니스행 국내선을 탈 수 있다. 체력에 자신이 있고, 낭만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니스행 야간 기차를 타고 가는 것도 좋다. 서울에서 니스행 왕복항공권을 살 수 있는데 항공료는 120만∼190만원선. 숙박은 3성급 호텔이 10만원 안팎이다. 프랑스관광청(kr.franceguide.com),(02)776-9142.
  • [조영증의 킥오프] 박주영 더 갈고 닦아라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이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1승2패로 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브라질, 나이지리아, 스위스 등 강호들과 한 조에서 최선을 다해 싸운 청소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3경기를 통해 한국 청소년선수들이 보여준 정신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쟁심은 축구 팬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했다. 나이지리아에는 극적인 역전극도 일궈내면서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부딪히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경기 내용도 일방적으로 몰리지 않았고 2003아랍에미리트연합 대회보다 훨씬 좋았다. 세계의 벽에 가까워 진 것 만큼은 틀림없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는 있었다. 축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확하고 적절한 패스가 부족했고, 빠른 축구의 근본인 첫 번째 터치가 미흡해 경기의 흐름이 종종 끊기기도 했다. 박성화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한 부분도 개개인의 능력 차이였다.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익힌 개인 기술은 단기간에 넘기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드에서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드필드에서 모든 공격과 수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공격시에는 템포를 조절하고 리듬을 조율하는 것이 허리의 역할이다. 그러나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미드필드를 무시하고 수비에서 최전방에 이르는 롱패스로 미드필드의 역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이다. 주전 공격수인 김승용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상대 템포에 말려 우리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개인 기술과 키핑 능력의 차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보여준 환상의 프리킥과 확연히 두드러지는 컨트롤 능력 등은 확실히 또래 선수들에 비해 군계일학이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강팀들이 경기를 봤지만 박주영보다 수준이 높은 인재는 발견하지 못했다. 청소년급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3경기를 통해 본 박주영의 플레이는 활동 폭이 좁았고 적극성이 조금 부족했다. 세계 수준의 경기에 출전하는 수비수들은 이전까지 박주영을 맞섰던 수비들보다 훨씬 수비력이 높은 선수들이다. 절대 혼자 편하게 슈팅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완벽하지 않는 찬스에서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의 수준은 과거보다 더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소년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쓰라린 패배를 거울삼아 훗날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문화마당] 사람의 영혼이 깃든 집/진회숙 음악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유럽에 다녀온 친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이탈리아인가 어딘가에서 기차표를 사려고 줄을 서 있다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고 한다.“너 코리아에 가 봤다고 했지. 어떻든?” 한 명이 이렇게 묻자 한국에 다녀왔다는 친구가 이렇게 대답하더란다.“건물들은 끔찍한데 먹는 건 정말 환상적이야.” 끔찍하다는 표현은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개성 없는 건물들이 무계획하게 들어 차 있는 한국의 도시풍경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 만도 하겠구나,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 개성 없는 건물들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역시 개성 없는 간판들. 그 간판들 대부분이 그가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먹을 것’을 파는 식당 간판들이었으니 그의 한국 관광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끔찍한 건물 안에서의 환상적인 미각 체험’ 정도가 되지 않을까. 내가 너무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일까.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언제 예술적인 면을 고려해서 집을 짓느냐고, 경제적으로 그런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집을 짓는 사람의 마음에 있다. 돈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끔찍한(그 외국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집이 있는가 하면 돈냄새를 전혀 풍기지 않고도 아름다운 집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말했던가. 집은 사람의 영혼이 깃드는 곳이라고.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집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그것을 만든 사람의 영혼이,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영혼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건축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며, 또한 철학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그 기술적 공간 안에 깃들어 있는 사람의 영혼과 교감하면서 나는 그 집이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를 읽곤 한다. 그 메시지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을 얘기했던 그 외국인의 표현대로 끔찍한 것도 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다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건물을 보았다. 변두리에 있는 어떤 교회였는데, 그 동안 돈냄새를 풍기는 건물을 많이 보았지만 그렇게 솔직하게 자기 본성을 드러낸 것은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주변 건물에 비해 엄청나게 크게 지어진 교회 정면에는 번쩍번쩍 금장식을 한 간판이 아주 크게 붙어 있었다. 그것을 지은 사람들은 교회건물을 통해 우리가 이만큼 권세가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좀 더 우회적인 방법으로, 좀 더 세련되게 그 천박한 메시지를 세상에 내보일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런 식으로 아예 내놓고 여기가 바로 ‘소돔과 고모라’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그런 문제가 아니고라도 어쩔 수 없이 그 건물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시각 공해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일말의 미안함이라도 느낀다면 건물을 그런 식으로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다. 시각 공해 하니까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창 밖으로 농촌 풍경이 들어온다.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냈기 때문인지 나는 언제나 아련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농촌 풍경을 바라본다. 그런데 이렇게 애틋한 풍경 속에 마치 잘못 끼운 퍼즐 조각처럼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지붕의 색깔이다. 어디를 가나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색깔로 지붕을 칠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형광물질을 섞어 놓은 것처럼 유난히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그 파란색과 주황색은 주변의 자연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나는 자연의 빛깔을 배반하는 그 지붕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농촌의 지붕을 저런 생경한 색깔로 획일화시켜 놓은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지곤 한다. 필시 초가지붕을 없애는 것이 근대화라고 믿었던 사람들의 작품이리라. 살고 싶은 집, 보고 싶은 마을, 걷고 싶은 거리…. 이것은 돈과 기술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살 사람에 대한 정서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 없이 건물과 도시가 오로지 경제적인 가치기준에 의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결코 ‘끔찍한’ 환경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진회숙 음악칼럼니스트
  • ‘남해안 비경’ 안방서 본다

    남해안의 비경을 안방에 앉아서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경남 사천시는 삼천포대교와 주변 풍경을 웹 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서비스한다고 21일 밝혔다. 삼천포대교 기념공원에 설치된 웹 카메라는 삼천포대교에서 실안 해안도로까지 좌우로 회전하면서 대교는 물론 실안 앞바다의 풍광을 보여준다.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 은빛 물결 위를 한가롭게 떠다니는 어선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특히 해질녘 노을속 죽방렴(竹防簾)의 모습은 환상적이며, 삼천포대교에 설치된 128개의 조명등이 뿜어내는 불빛과 인근 섬마을의 야경은 남해안의 밤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감상하려면 사천시청 홈페이지(www.sacheon.go.kr)에 접속한뒤 우측에 있는 ‘삼천포대교 실시간 동영상’ 코너를 클릭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사천의 관광자원을 네티즌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영상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반응이 좋으면 웹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 다양한 영상을 서비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주목받는 700만 ‘단카이세대’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주목받는 700만 ‘단카이세대’

    일본의 전후 1차 베이비붐 세대인 이른바 ‘단카이세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기술 전수 단절을 우려하고, 생명보험업계도 노련한 현장 영업사원의 집단퇴장에 따른 위기감을 얘기한다. 백화점이나 은행은 물론 경찰이나 교직사회도 마찬가지다. 반면 단카이세대가 대거 퇴직할 때 예상되는 35조엔(325조원)의 퇴직금을 노린 은행과 증권회사 등의 쟁탈전은 벌써부터 뜨겁다. 이들을 겨냥한 여행상품도 개발중이다.2007년부터 집단퇴직이 시작되는 단카이세대 문제로 일본 전역이 시끌벅적해지고 있다.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일본 패전후인 1947∼49년 사이 태어난 700여만명의 단카이세대. 넓게는 50대 중·후반도 포함시킨다. 정년을 눈앞에 둔 단카이세대의 문제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피아노와 관악기를 주로 생산하는 야마하㈜다. 한국에서도 야마하 피아노나 트럼펫, 색소폰 등은 소비자들의 눈에 익은 제품들이다. 야마하의 생산현장과 본사가 있는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 일원을 찾았다. ●중견생산직 2007년부터 집단 퇴직 지난 20일 낮 하마마쓰 시내에서 승용차로 40여분 걸리는 도요오카초의 야마하 관악기 공장을 방문했다. 회사 입구의 드넓은 주차장을 메운 직원들의 중형 승용차는 이들의 생활수준을 엿보게 해주었다. 출·퇴근 시간이면 이 공장 주변이 하마마쓰 시내로 오가는 야마하 사원들 차량으로 정체를 겪는단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머리가 허연 사원들이 유난히 많다.‘사오정’,‘오륙도’라는 자조적인 유행어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40∼50대들이 부러워할 일이지만, 이 회사는 생산직 사원의 50%를 차지하는 50대의 집단 정년을 우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책중 하나로 정년자 가운데 40%정도는 촉탁으로 재고용된다. 이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공장을 안내한 마쓰무라 아쓰시 홍보과장이 보여준 생산부문 사원 연령 분포자료는 충격적이다.50대 사원이 50%이고,40대가 30%이다.40∼50대를 합치면 무려 80%다. 반면 30대는 10%,20대도 10%에 그쳤다. 특히 55,56세의 생산직 사원은 각각 전체 생산직의 10%에 육박한다. ●“하루빨리 기능을 전수하라” 이처럼 심각한 기능 단절이 우려되는 이른바 ‘2007년 문제’(단카이세대의 집단퇴직이 시작되는)의 상징적인 회사로 부각된 야마하 공장의 생산 현장에서는 숙련된 50대 사원들로부터 20∼30대 사원들에게의 기능전수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었다. 회사측이 2000년부터 집중적으로 기능전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기능전수 작업은 업무 시작전, 휴식중, 그리고 통상작업 종료 뒤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작업이 5년 정도 진행돼 상당한 기능전수 효과를 보고 있으며, 현재는 89개조가 활동중이다. 트럼펫 생산반에 속해 있는 야마무라 미쓰요시(53)는 사카이 모토쓰구(30)에게 짬을 내 조립기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들은 2년 예정으로 이같은 기능전수·계승을 하고 있으며, 벌써 1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한 개 작업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차례로 전수한다. 클라리넷 생산반인 하가모토 히데오(54)와 마부치 아키라(25)도 환상의 콤비네이션을 자랑한다. 하가모토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키라를 지도하고 있는데, 젊은 아키라가 너무 열성적이어서 가르치는 기분이 절로 난다고 했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함께 일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많이 발전해 틈틈이 지도하고 있다. ●고도의 숙련도 필요한 피아노 생산라인이 가장 심각 관악기 공장을 둘러본 뒤 찾은 하마마쓰 시내의 그랜드피아노 생산공장은 단카이세대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관악기 공장보다 훨씬 고령화 현상이 심했다. 피아노의 경우는 관악기 보다 훨씬 오랜 기간의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한다. 80년대 이후 일본내의 피아노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 오랜 기간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은 것도 피아노 부분의 기능전수 문제가 심각해진 또다른 원인이다. 그나마 1999년 한차례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도 50대 생산직 근로자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란다. 이처럼 단카이세대의 상징적인 생산현장으로 부각되면서 야마하는 의외의 효과도 보고 있다.NHK 등 일본 언론들은 물론 해외 언론의 취재요청이 끊이지 않아 홍보팀은 일정조정에 정신이 없다. 공장견학도 적지 않다. 이날도 피아노 공장에는 수개 팀의 견학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제조업체 “중견인력 확보 어렵다” 단카이세대 고민은 야마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체의 약 30%가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직 문제로 기능·기술 전수가 단절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단카이세대 문제 해결이 일본 전체의 과제임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정사원 30명이상의 기업중 1405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47∼49년 출생자가 전체 종업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2%였다. 하지만 제조업체는 그 비율이 9.8%로 전산업 평균을 웃돌았다. 그들의 퇴직으로 인해 인재확보나 기능전수에 위기감을 느끼는 기업은 전체적으로 22.4%였고, 제조업체로 한정하면 30.5%였다. 특히 정사원 300명 이상의 제조업체는 41.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이 걱정하는 이유로는(복수응답) ‘의욕있는 젊은이·중견층의 확보가 어렵다.’(63.2%)가 가장 많았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기능·노하우 전승에 시간이 걸려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68.5%)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나타났다. 대책으로는 ‘필요한 인재는 고용을 연장하는 방법 등으로 지도자로 활용한다.’가 전체(40.7%)는 물론 제조업(45.6%)에서도 가장 많았다. 이어 경력이나 신규채용 증가 순이었다. taein@seoul.co.kr ● 단카이세대란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단카이세대(團塊世代)는 2차대전 종전 후인 1947∼49년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말한다. 앞뒤 1년차까지 확대하기도 한다. 다른 해에 비해 신생아가 20∼50% 정도 많아 해당 인구 수만도 700만명에 이른다. 일본 전체인구의 5%에 해당한다. 세대끼리 잘 뭉치는 경향이 있어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작가 사카이야 다이치가 단카이(덩어리)라고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인구규모가 급격하게 팽창된 세대이기 때문에 진학·취직·결혼·주택문제 등에 있어서 심각한 경쟁을 겪었다.90년대 구조조정이 본격화됐을 때도 주표적이 됐었다. 하지만 풍부한 노동력 제공으로 일본의 고도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사회를 주도하던 이들이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퇴직을 맞게 되면서 긍정·부정적 문제들이 발생,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taein@seoul.co.kr ●‘기능전수 운동’ 야마하社 |하마마쓰(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노하우가 축적된 50대의 사원들, 특히 단카이세대가 급격히 퇴직하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능을 젊은 사원들에게 전수,‘2007년 문제’를 최소화하겠다.” 단카이세대 문제를 가장 단적으로 안고 있는 악기제조업체 야마하㈜의 호시노미야 히로미쓰 노무·인력개발과장은 단카이세대 대책을 이같이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장이 야마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생산직은 물론 사무, 영업직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30대는 리더십과 경험이 없다. 그래서 선배세대들이 리더십·기능을 전수하도록 연수도 시키고, 개인적으로 조를 편성해 교육한다. 특히 관리기술이 떨어지는 게 걱정이다. ▶대책은 무엇인가. -지난해부터 정년퇴직사원을 촉탁으로 채용하고 있다.200여명 중 80명 정도가 촉탁으로 채용된다. 앞으로 수년간은 노련한 퇴직자들의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촉탁을 활용한다.‘프롬투(40∼50대로부터 20∼30대들에게 기능을 전수하는)운동’이 핵심이다. ▶단카이세대의 비중은. -생산직은 50대 사원이 무려 전체 사원의 50%정도를 점한다. 사무직도 3분의 1정도다. ▶사무직은 어떤 문제가 있나. -사무직이나 영업직도 여러 문제가 있다. 그래서 시니어파트너제를 이용, 전수하고 있다. 특히 전문기능이 필요한 재무나 회계 분야 사원은 정년후에도 촉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카이세대의 집단퇴장을 조직이 젊어지게 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은. -흔히 세대교체를 말하는데 아직은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우리 회사는 기술이나 기능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은 그럴지 몰라도 우리는 다르다. ▶다른 회사들도 단카이문제가 있나. -철강, 조선, 중공업 등 100년 이상된 회사들의 사원들 연령구성이 야마하와 비슷하다. 심각하다. 다만 우리처럼 극단적으로 단카이문제가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 자동차 등 많은 제조업체들은 일찍부터 이 문제에 대응해왔다. ▶단카이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은 있나. -그렇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고용안전 관련법은 정년연장과 재고용을 지원한다.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고용하면 단카이세대의 연금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최소 3∼5년간 정부의 이런 정책이 계속될 것이다. 후생연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고용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taein@seoul.co.kr
  • [LPGA 웨그먼스로체스터] ‘버디 쇼’ 오초아 시즌 첫 승

    로레나 오초아(24·멕시코)가 8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마지막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오초아는 20일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골프장(파72·6221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웨그먼스로체스터(총상금 15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선두에 2타 뒤진 2위로 마지막라운드에 나선 오초아는 10번홀(파4) 보기를 제외하곤 12∼16번홀 5연속 버디 퍼레이드를 비롯, 버디를 8개나 낚아내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여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궜다. 지난달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을 예약한 폴라 크리머(미국)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이날 1타만을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준우승을 했다. 한국선수 가운데는 장정(25)이 6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전날 공동15위에서 4위까지 뛰어올랐다. 올시즌 5번째 ‘톱10’. 박희정(25·CJ)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5위에 올랐고, 김미현(28·KTF)도 4언더파 284타로 공동10위에 포진하는 등 3명이 톱10에 올랐다. 그러나 박세리(28·CJ)는 3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3오버파 75타로 부진, 합계 3오버파 291타로 공동35위에 머물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연리뷰] 다섯살서 할머니까지 1인30역 신들린 연기

    [공연리뷰] 다섯살서 할머니까지 1인30역 신들린 연기

    “아이구, 너 오늘도 왔구나. 근데, 얘, 왜 자꾸 거기 올라앉아 있니. 구경할 거면 이리 내려와서 보라니까.” 막이 오르기 전, 불빛 환한 객석에서 무대로 향하던 배우가 문득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을 건넨다. 관객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다. 김성녀의 1인극 ‘벽속의 요정’(극본 배삼식, 연출 손진책)은 이렇듯 일상과 연극,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겨울날, 따스한 아랫목에 누워 잠결에 듣는 옛날이야기처럼 꿈인 듯 현실인 듯 펼쳐지는 극의 정서와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도입부다. 한국전쟁 와중에 이데올로기 대립에 몰려 벽장 속으로 숨어들어간 한 남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딸의 이야기를 그린 ‘벽속의 요정’은, 연기 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1인극 무대에 선 김성녀가 그동안 마당극, 뮤지컬, 악극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갈고 닦은 기량을 오롯이 드러낸 무대였다. 다섯살 꼬마에서 갈래머리 소녀, 껄렁껄렁한 중년 남자, 예순 넘은 할머니까지 30여개가 넘는 역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가 하면 러시아 민요에서 국악 가요, 성악곡까지 폭넓은 음악 스타일을 소화해내며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남편이 벽장에 갇혀 40년을 지내는 동안 온갖 행상과 베짜는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아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을 부를 때 객석은 숙연해졌고, 어릴적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온 벽속의 요정이 아버지임을 깨달은 딸이 아버지가 가르쳐준 러시아민요 ‘스테카라친’을 노래할 때 관객은 저릿한 아픔을 느꼈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일본 희곡(후쿠타 요시유키)을 각색한 것임에도 원작의 그림자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극작가 배삼식은 원작의 뼈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 상황에 맞게 배경과 인물을 재설정해 공감대를 높였다. 군더더기 없는 무대장치와 색감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조명 등 배우의 연기에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 간결한 연출도 돋보인다.7월24일까지, 서울 우림청담시어터.(02)569-069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어린애처럼 굴면서 아내를 괴롭히는 남편, 딸의 신용카드를 마구 긁어대고 당연하게 여기는 엄마, 힘든 일은 부하에게 떠넘기고 공은 독차지 하는 직장 상사…. 이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착취’한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얽어매고 깔아뭉개며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킨다. 이들이 앓고 있는 질병은 ‘나르시시즘’.21세기 현대사회에서 역병처럼 번지는 수많은 사회적 병폐들 배후에는 이런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이 도사리고 있다. 원래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삼고 거기에 도취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언제나 특별한 사랑, 복종과 숭배를 요구하며 타인을 짓밟는 나르시시스트에게 휘말리면 우리의 인생은 한없이 비참하고 고달파진다. 이들은 간혹 기대가 좌절되거나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를 내세우면 엄청난 분노를 폭발 시킨다. 우리는 그들이 풍파를 일으킬까 두려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 준다.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이세진 옮김, 교양인 펴냄)는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정신분석 이론을 토대로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하나로 녹여 낸 나르시시즘에 관한 심리교양서다. 모든 나르시시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있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긍정적인 자기 인식에 도움을 주고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은 경계해야 한다. 문제의 나르시시즘과 관련된 7가지 심리적 특징은 ▲현실을 왜곡하는 환상속의 그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나 ▲그사람, 사실 별것도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 ▲어떻게 감히 네까짓 게 ▲영원히 나를 사랑해줘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것. 저자는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현실을 직시하며, 나르시시스트들과 분명한 경계를 정하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를 착취하는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싸우지 않는 부드러운 단호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인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은 출생 직후부터 약 5년간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나르시시즘 여부를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책은 자녀가 타인을 사랑할 줄 알면서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에게 훌륭한 육아교육서이기도 하다.1만 1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박주영, 페널티킥 ‘No’ 프리킥 ‘Yes’

    ‘천재의 옥에 티, 페널티킥.’ ‘축구천재’ 박주영(20·FC서울)이 16일 나이지리아전에서 90분 동안 ‘킥에 울고 킥에 웃는’ 극적인 하루를 보냈다. 박주영은 이날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분 안태은이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서 정면으로 강하게 공을 찼으나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골키퍼 반젠킨의 다리에 걸리고 말았다. 박주영의 페널티킥 실축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6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04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펼쳤으나 승부차기에서 골대를 맞히고 말았다. 지난달 8일에는 K-리그 포항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하게 찼으나 ‘꽁지머리’ 김병지(35)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모두 골키퍼에게 완전히 방향을 읽힌 것. 박주영은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페널티킥을 차려고 했는데 달려들어가면서 깜빡 했다.”면서 “실패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친구들을 보니 웃고 있어 힘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천재’의 프리킥 기술만큼은 환상적이었다. 이날 후반 44분 ‘캡틴’ 백지훈(20·FC서울)이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 인프런트로 강하게 감아차 골그물 왼쪽 구석에 휘감기는 그림 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달 18일 K-리그 광주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할 때 뽑아냈던 프리킥골과 똑같이 빼닮은 절묘한 슛. 적장 샘슨 시아시아 감독마저 “박주영의 프리킥이 워낙 좋았다.”고 감탄할 정도했다. ‘천재’의 오른발이 불과 40분 사이 한반도의 새벽을 탄식에서 환호로 급반전시킨 하루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책꽂이]

    ●41년생 소년(문순태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내 삶의 중심에는 굶주리고 나약한, 상처투성이 소년이 살고 있다. 소년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다’.6·25전쟁 마지막 체험세대인 41년생 저자가 오래 벼르고 별러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길. 전쟁의 상처가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9000원.●오메르타(마리오 푸조 지음, 이은정 옮김, 늘봄 펴냄) ‘대부’의 작가 마리오 푸조(1920∼1999)의 마피아 3부작 완결편. 미국 마피아 패밀리 돈 코를레오네가를 다룬 1969년작 ‘대부’는 전세계적으로 2100만부가 팔렸다.1996년 발표한 ‘마지막 대부’에 이어 생애 마지막 3년간 집필한 ‘오메르타’는 마피아 조직원들의 생리와 계율을 파헤친다.9800원.●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이기인 지음, 창비 펴냄) 2000년도 신춘문예 당선작 ‘ㅎ방직공장의 소녀들’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외설적이고 엽기적인 코드로 자본주의의 폭압적인 구조를 정조준하는 품새가 사뭇 도발적이면서 묘한 비애를 느끼게 한다.장석남 시인은 ‘쇠잔해가는 한 왕국을 들여다보는 매우 희귀한 발견이고 고백’이라고 평한다.6000원.●세상을 다 가진 남자(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지음, 송병선 옮김, 문학수첩 펴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과테말라 작가의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동화.잠을 자는 동안 몸안의 자석이 작동해 금속을 끌어당기는 마술적 힘을 가진 남자가 온갖 금은보화를 끌어당겨 부자가 되지만 아들이 원하는 아보카도나무의 씨앗을 구하려다 아보카도 나무로 변해버린다는 환상적 이야기.8500원.●톨킨의 환상 서가(더글러스 앤더슨 엮음, 김정미 옮김, 황금가지 펴냄) ‘반지의 제왕’의 작가인 톨킨에게 영향을 준 19·20세기 환상문학을 가려뽑았다.스코틀랜드 작가 조지 맥도널드는 ‘호빗’에 영향을 주었고, 영국 작가 허거슨의 ‘새끼 고양이 뮤’에 등장하는 나무도깨비 삽화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엔트족의 모델이 됐다.1만 9000원.
  •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음반 낸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감동의 연주를 하는 이희아(20)씨가 첫 음반을 낸다. 음반 제목은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음반사 뮤주). 오는 20일쯤 발매될 예정이다. 이 음반에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비롯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쇼팽의 ‘왈츠 10번’, 마르티니의 ‘사랑의 기쁨’,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등 평소 희아씨가 좋아하던 클래식 곡들을 담았다. 희아씨가 직접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 이번 음반의 프로듀싱을 맡은 서울대 작곡과 출신의 스티븐 문(한국명 문소연)씨가 희아씨를 위해 작곡한 ‘희아송’도 실려 있다. 녹음은 3년 전에 판매용 음반이 아닌 희아의 개인자료 보관을 위해 시작됐다.‘희아송’만 최근에 녹음됐다. 어머니 우갑선(50)씨는 “사실 희아의 연주 실력이 전문 피아니스트들에 비하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음반 발매를 놓고 고민했다.”면서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반이 아니라 희아의 영혼 세계를 그대로 표현한 음반”이라고 말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줬다 뺏느니 차라리 된장찌개

    ‘모기 눈알 수프’라는 요리가 있다. 박쥐의 배설물에서 소화되지 않은 모기 눈만 골라서 만드는데 간장 종지만한 그릇 하나에 30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중국 요리의 종합판인 만한전석(滿漢全席)은 원숭이 골, 곰 발바닥, 호랑이 고환, 쥐 발바닥 등 발 달린 짐승을 모두 재료로 쓰는데 사흘 동안 먹는 풀코스가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무리 ‘산해진미’라고 해도 살아 있는 원숭이의 뇌를 푸딩처럼 떠먹고 박쥐의 배설물을 추려내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불편하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요리들보다 차라리 두부와 청양고추를 숭숭 썰어 넣은 칼칼한 된장찌개가 낫지 뭔가. ‘마파도’와 ‘밀리언즈’는 거액의 돈 대신에 소박한 일상을 사랑하게 만드는 팬터지를 보여 준다.160억짜리 복권을 들고 도망간 다방 여종업원을 찾아 마파도로 간 부패 경찰과 건달은 수십억원을 손에 쥘 욕심에 급급하다가 어느새 순박한 섬과 섬 할매들에게 동화된다. 하느님이 주신 돈 가방을 받은 소년의 고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유로화로 전환되기 직전의 10일 동안 써야할 100만파운드는 성자를 추종하는 소년에게는 자선을 위한 것이지만, 이재에 밝은 형에게는 권력과 불신을 조장한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복권과 돈을 태우는 것으로 끝난다.160억짜리 사제담배를 말아 피우고, 돈가방에 불을 지른다. 사치스런 요리의 레서피를 상상하다 결국 소박한 된장찌개를 받았지만 누구도 불행해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들 영화가 귀여운 점이다.●마파도 다섯 명의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는 160억의 복권을 대신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물이 빠진 갯벌과 석양, 싱그러운 녹색의 논밭,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산길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DVD 화질은 색상이 과하거나 원색적으로 표현되는 대신 물기를 약간 머금은 듯한 초록색의 산촌 풍경으로 담겼다. 부가영상으로 제작과정 전반을 담은 메이킹 다큐와 다섯 할머니들의 유쾌한 촬영현장을 엿볼 수 있는 팁이 수록되었다.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함께한 음성 코멘터리, 마파도의 장소 섭외과정에 대한 프로듀서와 미술 감독의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밀리언즈 대니 보일의 감각적인 면모와 새로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특히 환상과 현재 과거를 넘나드는 색상 표현은 DVD로 볼 때 매력이 한층 더하다.CF 화면을 연상시키는 영상이 흥미로우며 안개와 비로 늘 흐려 있는 영국의 날씨를 불식시킬 정도로 투명하고 밝은 화질이라 청량감을 준다. 특별한 음향효과는 없지만 귀에 익은 스코어들을 중심으로 섬세하게 디자인된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 메이킹 필름과 주요 인터뷰 등 핵심 구성만을 담은 소박한 부가영상에선 대니 보일 감독의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3)정감록과 혹세무민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3)정감록과 혹세무민

    ‘정감록’ 때문에 민중이 울었다. 정감록은 민중의 희망이었지만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정감록을 이용해 자기 한 몸의 안락과 치부(致富)를 꾀하는 못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정감록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지배층의 평가는 늘 부정적이었다.‘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지배층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잣대로 삼은 것이었다.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었다. 그렇다 해도 상당수 민중이 정감록 때문에 재산을 잃거나 심지어 목숨을 앗기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백백교(白白敎)의 아전인수(我田引水) 일제시대 백백교 사건은 그야말로 혹세무민의 대표적인 사례다.1937년 백백교 간부 150여명이 집단살인사건으로 검거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조사 결과 핵심 간부 18명이 최소한 신도 314명을 살해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경득은 61회에 걸쳐 166명을 살해했고, 문봉조도 129명이나 되는 교인을 죽여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백백교는 교단 이름부터 ‘정감록’을 빌렸다. 정감록에 보면 말세에 사람이 다 죽은 뒤 “사람의 종자를 양백(兩白)에서 구한다.”고 했다.‘양백’은 곧 백백(白白)으로 풀이된다. 백백교에서는 이 구절을 끌어다 구원을 받을 사람들은 오직 백백교도뿐이라고 내세웠다. 또 한 가지. 정감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라도운봉두류산(全羅道雲峰頭流山) 성인출어함양림중(聖人出於咸陽林中)”이란 대목이 있다. 글자 그대로는 “전라도 운봉에 두류산 즉, 지리산이요, 성인은 함양 땅 수풀 속에서 나온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백백교에선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앞부분은 “전(全)씨가 도(道)를 열(라)고 운(運)을 만(逢)난다.”고 보았다. 뒷부분은 성인이 출현하기로 예정된 ‘함양림’이란 장소를 백백교가 창시된 함(咸)경도 운림(林)면 마양(陽)리로 풀이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이쯤 되고 보면 정말 기발한 해석이었다.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억지 춘향이다. 그러나 20세기 초 많은 한국 사람들은 백백교 식의 정감록 해석을 환영했다. 그들은 도리어 기상천외한 해석에서 비결의 힘과 매력을 발견했다. 그만큼 순리대로 살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백백’이란 “한 가지 흰 것으로 천하를 희게 만들자(一之白將欲白之於 天下地).”는 구호를 요약한 것이기도 했다.‘흰 것’은 정감록에서 말하는 “계룡산 바위가 희어진다.”는 구절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흰 바위란 전통적으로 미륵을 상징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 가지 흰 것”은 정씨 진인이 출현할 시기이자 미륵부처나 다름없는 백백교의 교주를 가리켰다. 요컨대, 새 종교 백백교와 더불어 이 세상이 완전히 바뀐다는 선동적 믿음이 구호에 담겨 있었다. 백백교의 남자 신도들은 “백백백의의의적적적”이라는 주문을 줄곧 외워댔다. 그러면 무병장수하고 말세에 살아남는다고 했다. 그들은 말세에 서양은 불로 망하고, 동양은 물로 망한다고 했다. 불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은 본래 기독교 성경에 나와 있다. 그런 이유로 기독교의 본고장 서양은 불로 망한다고 보았다. 동쪽은 서쪽의 반대라 물에 약하다고 풀이했다. 중요한 점은 백백교를 믿는 사람만이 무사히 살아 남는다는 주장이었다. 교단 측은 신도들에게 일단 한국의 53개 성지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다 말세의 심판이 닥치면 곧바로 금강산으로 들어가라 했다. 금강산엔 ‘피수궁’(물의 재난을 피하는 궁궐)이 있고 거기서 잠시 기다리면 백백교의 교주 대원님이 하강해 신도들을 이상향으로 인도한다는 것이었다. 백백교의 이상향은 동해의 섬이었다. 동해 바다 한 가운데 3000리나 되는 영주란 섬이 있다고 했다. 그 섬엔 봉황과 기린이 살고 불로초도 있다. 신선처럼 살고 싶은 백백교 신도는 누구나 그리로 인도된다. 그러나 만일 부귀영화를 한껏 누려보고 싶은 이라면 계룡산으로 안내된다. 백백교의 수장인 대원님이 새 세상의 왕이 되어 교단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 신도들에게 관직을 준다고 했다. 교단에 재산을 많이 헌납한 사람은 당연히 큰 벼슬을 받게 된다. 이런 감언이설로 백백교 지도층은 세상 삶에 지친 민중을 유혹했다. 백백교를 세운 이는 가난한 농부 전정운(全廷雲)이었다. 본래 동학교도였던 그는 1900년 평안남도 영변군 근산면 화현동에서 백도교(白道敎)란 간판을 걸었다. 얼마 뒤 그는 앞에서 설명한 이유로 교명을 백백교로 바꿨다. 그는 1904년 6월 사상 초유의 대홍수가 한국을 휩쓸어 말세가 된다면서 이상향에서 살고 싶으면 무조건 백백교에 입교하라고 선동했다. 물론 전정운의 예언은 빗나갔다. 그럼에도,1905년 강제로 을사보호조약이 맺어지는 등 세상은 무척 어수선해졌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백백교의 거짓 예언을 뿌리치지 못했다. 교주 전정운이 늙어 죽자 아들 전해룡이 뒤를 이었다. 전해룡은 1923년 경기도 가평에 궁궐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교당을 지었다. 교단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높이려는 술책이었다. 그는 평소 단식을 잘했다.20일 동안 단식한 뒤에도 평소와 같은 기력을 과시해 신도들 사이에 신비감을 조장했다. 이 역시 28수라는 그의 허다한 고등 사기수법의 하나였다. 전해룡은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했다. 그뿐 아니었다. 만일 신도들의 자녀 가운데 아직 미혼인 여성이 있으면 성적 노예로 삼아 착취했다. 유부녀라 해도 용모가 아름다우면 마음껏 유린했다. 전해룡은 변태성욕자가 분명해 자기의 정사(情事) 장면을 숱한 여신도들이 지켜보게 했다. 그는 이를 신(神)의 행사라고 불렀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신도가 있으면 이상향에 보낸다며 산으로 끌고 가 남몰래 살해했다. 살인을 담당한 간부들은 벽력사(霹靂使)라는 명칭으로 부를 만큼 백백교 지도층은 집단광란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들의 살인극은 무려 14년간 지속됐다. 만일 교주 전해룡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교단을 배신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엿보이는 경우는 물론 간부나 첩이라도 태도가 변한 기색이 보이면 즉시 살해되었다. 또한 신도들은 재산을 전액 헌금하게 돼 있었는데, 이를 조금이라도 어길 경우 생매장 당했다. 엄청난 범죄행위에도 불구하고 백백교는 무사했다. 교단 간부들이 해마다 거액을 상납했기 때문에 일제 경찰은 눈을 감아준 것이었다. 그러다 1937년 우연한 일로 백백교의 비리가 세상에 폭로된다. 백백교 사건의 충격과 파장은 컸다. 소설가 박태원은 ‘금은탑(金銀塔)’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소설화해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런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시기 한국의 민중은 정치에 실의하고 생활에 궁핍했다. 근대 한국 민중의 불안한 사회심리를 이용해 우후죽순 격으로 뻗어난 것이 바로 백백교 따위의 악질적인 사이비 종교단체였다.1930년 6월 현재 정체불명의 그런 사이비 단체가 55개, 신도 수는 10여만명을 헤아렸다(동아일보 1930년 6월16일자 사설). 백백교 같은 사이비 종교단체는 암울한 시대배경 속에서 자라난 독버섯이었다. ●정감록을 이용한 재물 뺏기 ‘정감록’을 이용한 사기행각은 식민지 시기 사회 전반에 꽤 널리 퍼진 병리현상이었다.1930년께 김창하라는 사람은 ‘천병만마’(千兵萬馬·무수한 군대)를 격퇴할 해인(海印)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병통치약이라며 가짜 약을 판매하다가 검거됐다. 비슷한 무렵 경상북도 봉화군 내성면에 살던 경호창과 최성기는 태백산 기슭의 벽촌을 돌아다니면서 곧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보천교도 외에는 살아남을 수 없으니 입교하라고 강요했다. 물론 입교 시에는 소정의 돈을 납입하게 돼 있었다. 경호창 등은 유언비어를 살포한 죄로 20일의 구류처분을 받았다(중앙일보 1932년 3월16일자). 이런 일은 식민지 사회에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비슷한 사건은 조선 후기에도 많았다.1826년(순조 26) 충청도 청주에서 정상채라는 사람이 붙들려 처벌을 받았다. 그는 여러 고장을 들락거리며 나이와 이름을 멋대로 속였다고 했다. 도술을 부린다고 거짓을 늘어놓고 ‘환묘문(幻妙門)’과 같은 도술 책을 친구에게 주어 타인의 물건을 빼앗게 했다. 마침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자 그것은 전주곡에 불과하며 진짜 난리는 얼마 뒤에 일어난다며 민심을 선동했다. 그러면서 정상채는 진인이 이미 섬에 와 있다고 황당한 말을 꾸미는 한편 진인의 당에 가입하려면 이름을 직접 서명하라고 사람들을 졸라댔다. 뿐만 아니라 섬에 있는 진인의 군대에 군복을 지어 입힌다며 군자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모은 돈을 그가 착복했음은 물론이다. 정상채의 동료 박형서도 비슷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받았다. 주된 죄목은 남의 재물을 속여서 빼앗고 ‘흉언(凶言)’ 즉 거짓 소문과 예언을 지어내 인심을 소란케 했다는 것이다. 그 역시 전쟁이 박두했다는 둥, 해도(海島)에 진인이 있다는 둥 거짓 예언을 퍼뜨리며 자기가 살길을 아노라 했다(실록·순조 26년 10월27일 을해). 비슷한 예는 정말 많았다. 박형서나 정상채 같은 사람들을 변호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은 조선왕조를 전복시키기 위해 군자금을 마련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변호인들은 왕조사회의 한계와 모순을 지적하면서 ‘범인들’이야말로 실은 ‘혁명아’였다고 강변하겠지만, 과연 그랬을까? 남의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군자금을 생활비와 용돈으로 소비한 사람들이 과연 혁명아일지 의문이다. 그들이 말한 진인은 결국 환상적인 존재였을 뿐이다. 그들에게 금품을 건네준 사람들의 기대는 처음부터 어긋났다. 한마디로 그들은 사기꾼이었다. ●홍경래의 난 그런데 어떤 경우엔 도무지 이것이 ‘혹세무민’인지, 사기행각인지 또는 진정한 의미로 민중의 투쟁이었는지를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결코 백백교와 동렬에 놓일 성질은 아니지만 경계 짓기의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홍경래의 난을 예로 들어 보겠다. 결코 홍경래 난을 매도하려는 뜻은 아니란 점을 다시 강조한다. 홍경래 난은 1811년(순조 11) 12월18일 시작됐다. 반란군은 순식간에 청천강 이북을 장악했다. 그러나 전열을 재정비한 관군의 반격을 받고 곧 정주성에 갇혀 버렸다. 정주성 싸움은 이듬해 4월19일까지 제법 오래 계속됐지만, 결국 관군의 승리로 끝났다. 장기간 싸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반란군 측은 여러 차례 격문을 내걸었다. 격문엔 정감록이 예언한 정진인(鄭眞人)도 언급됐다. 서북 사람들에 대한 차별대우를 철폐하라, 세도정권의 가렴주구는 악행이라는 등 그 시대 서북 사람들의 고민과 희망도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로 정감록과 관련된 부분만 발췌하면 대개 이런 식이었다. “지금 나이 어린 국왕과 주위의 간악한 무리들 때문에 나라가 어지럽다. 그런데 다행히도 세상을 건질 성인이 청북 선천 검산 일월봉 아래 군왕포 위 가야동 홍의도에서 탄생하셨다. 성인은 나서부터 비범하신데 평안도 지역은 성인의 고향이라 직접 손을 대지 못하시고 우리들에게 명하여 반란을 일으키게 하셨다.” 정감록이 예언한 새 왕조의 창건자가 이미 홍경래의 곁에 와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로써 반란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격문을 짓게 한 홍경래 자신은 각종 병서(兵書)와 술서(術書), 특히 ‘정감록’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는 풍수지리에도 능통해 전국을 유람했다고도 전한다. 홍경래 일당은 정감록에 의지하는 바가 컸다. 그런 까닭이겠지만 난이 실패로 돌아간 다음에도 사람들은 정감록과 해도 진인에 대해 더욱더 이야기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홍경래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홍경래 난은 무려 10년 동안 사전에 준비됐다고 했다. 조직적인 반란이었던 셈이다. 풍수 전문가 홍경래를 비롯해 우군칙, 김사용, 김창시 등 유랑지식인 또는 몰락 양반들이 반란군의 지도부를 구성했다. 그들은 중국과 무역을 통해 벼락부자가 된 이희저의 가산 다복동의 사저를 거점으로 삼아 평안도 각지의 부자들과 연합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운산에 광산을 열어 빈농과 유이민 등을 모아 훗날 군사로 동원했다. 이 당시는 청나라와 국경무역이 활발했을 때라 평안도 출신 가운데는 이희저의 경우처럼 대상인이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수요에 맞춰 평안도엔 유기(鍮器) 등 수공업이 발달했으며 광산 개발도 상당히 활발한 편이었다. 홍경래 일파는 이런 시대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이 기회에 서북지역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서울로 진격해 일거에 정권을 장악하려 했다. 연구자들이 지적하듯 홍경래를 지지한 계층은 민중이라기보다는 평안도 각지의 부호들이었다. 좌수와 별감을 비롯한 향임(鄕任·행정보조집단)과 별장(別將)과 천총 등 무임(武任·군사 및 치안담당자) 가운데 재산이 넉넉한 사람들이 홍경래를 후원했다. 민중의 지지는 정주성을 지킬 때 엿보이는 정도였다고 한다. 본래 유랑지식인이었던 홍경래나 자칭 제갈공명이라 불렀던 우군칙은 반란을 모의하는 과정에서부터 갖은 방법으로 부자인 이희저를 포섭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이희저는 반란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책임지게 됐으며, 비슷한 처지에 있던 평안도 유지들을 후원자로 끌어들인다. 그런 점에서 홍경래 난은 일부 유랑지식인과 상층부 인사들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홍경래 등은 서북지방의 숙원이던 지역차별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했고, 그 점에 있어 해당지역 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일반 민중과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평안도의 부호들이 반군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한 점으로 보아 실상은 평안도 지배층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는 반란이었다. 실제로도 격문을 분석해 보면 소농과 빈농 등 하층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1894년의 동학농민운동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만일 이 점을 확대 해석한다면 홍경래의 난은 평안도 지배층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싸움이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홍경래 등이 자주 거론한 ‘정진인의 출현’은 민중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민중을 동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조선왕조의 입장에서 보면, 홍경래 난은 두말할 나위 없이 ‘혹세무민’이었다. 왕조의 입장은 그렇다 해도 반란이 실패로 끝난 뒤 한때 홍경래 일파를 적극 지지했던 평안도의 부자들은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한마디로 판단하기는 참 어려운 문제다.‘사물은 하나지만 해석은 구구하다.’라 했던 어느 역사가의 주장이 문득 뇌리에 떠오른다. 홍경래의 난은 복잡했다 해두자. 어쨌거나 틀림없는 한 가지 사실은 때로 정감록은 민중에게 고난과 아픔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시대가 어려울 때일수록 그런 경향이 심했다. 이 점을 인식한 듯 근세의 종교지도자 소태산은 이렇게 말했다.“근래의 인심을 보면 사술(邪術)로 대도를 조롱하는 무리와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여, 각기 제가 무슨 큰 능력이나 있는 듯이 야단을 치고 다니나니, 이것이 이른바 낮도깨비니라. 그러나 시대가 더욱 밝아짐을 따라 이러한 무리는 발 붙일 곳을 얻지 못한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영광 원전서 우주생성 비밀 벗긴다

    우주생성의 비밀을 풀기 위한 대규모 과학실험이 국내에서 시작된다. 서울대 물리학부 김수봉 교수는 오는 9월부터 우주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수수께끼 입자인 ‘중성미자’(中性微子·뉴트리노)의 성질을 구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중성미자는 우주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이지만 크기가 작고 질량이 거의 없으며 속도가 빨라 관측이 어려워 ‘유령입자’로도 불리고 있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중성미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느냐, 즉 중성미자의 ‘변환상수’를 찾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변환상수는 소립자의 기본 성질과 관련된 것으로 빅뱅 직후의 우주 현상을 살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영광 원자력발전소 부근 2곳에 중성미자 검출시설을 설치한 뒤 중성미자 수를 측정, 비교함으로써 원자로에서 방출된 중성미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관측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 등은 인위적으로 중성미자를 만들기 위해 수조원의 비용이 드는 가속기를 건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성미자는 태양의 핵융합이나 원자로의 핵분열 때 가장 많이 방출되는 만큼 원전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이용하면 가속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중성미자 변환상수를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광 원전은 세계 두번째 규모의 전력 생산능력을 갖고 있어 많은 양의 중성미자를 방출하고 있다. 또 원전 주변에 산이 위치하고 있어 검출시설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지상에서는 원자로 이외에 태양이나 우주에서 오는 중성미자가 혼재돼 있어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측정시설을 지하에 만들어야 하지만, 원전 주변의 산을 이용하면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구가 결실을 맺으면 김 교수는 유력한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중성미자 연구는 노벨상 수상자가 3명이나 배출될 정도로 물리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9월부터 기본적인 연구에 착수하지만 검출기는 오는 2008년쯤 작동될 예정”이라면서 “예정대로 연구가 진행되면 가속기를 건설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숲 개장행사 놓치지마세요

    ‘문화의 숲으로 오세요.’ 서울숲이 개장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쳐 ‘문화의 숲’으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숲 개장에 맞춰 일주일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음악회로 여는 서울숲 서울숲은 18일 오후 7시 서울숲 가족마당(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개장식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된다. 하지만 이날은 행사장에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날 여의도·잠실 선착장에서 서울숲을 오가는 유람선 요금이 33%할인된다. 개장식에 이어 시민의 숲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600회 특집으로 열리는 이날 음악회에는 가수 윤도현, 성시경,UN, 윤형주 등이 출연한다.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환상적이고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개막식에 앞서 기념식수와 표석제막을 한다.●풍성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서울숲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동안 서울숲에서는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생명, 나눔, 문화’를 주제로 열리는 개원 프로그램 ‘열려라!서울숲’에 참가하면 서울숲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은 19일 오전 10∼12시,26일 오전 11시∼오후 5시 가족마당에서 열리는 무료 열기구 체험. 열기구를 타고 50m 상공에서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19일 오후 2∼3시,25·26일 오후 2∼4시에 열리는 자연올림픽은 서울숲을 코스별로 둘러보며 문제풀이 등 간단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를 완주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22일 오후 4시∼5시30분 생태숲에서는 ‘서울숲 동물친구들’이 열린다. 고라니·꽃사슴 등 서울숲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한지부채만들기·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 프로그램도 개장 분위기를 돋운다.●음악·영화와 함께 하는 저녁 행사기간(18일제외) 매일 오후 7시부터는 야외무대에서 음악회와 영화상영이 이어진다.19일 오후 7시에는 재활용상상놀이단이 출연, 공사 자재·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한 타악연주를 선보인다.‘투모로(24일 오후8시)’,‘하울의 움직이는 성(25일 오후8시)’ 등 화제작을 풀내음 싱그러운 숲속에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에서 확인하면 되고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서울숲은 지하철2호선 뚝섬역 8번출구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다.2014·141 등의 노선버스도 서울숲을 경유한다. 여의도 등에서 한강 유람선이 운항한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조영중의 킥오프] 별들의 등용문

    2005년 U-20(20세 이하)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가 네덜란드에서 한창 진행중이다.1977년 1회 튀니지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4회를 거치면서 남미와 유럽이 판세를 양분해 왔다.14차례 대회를 통틀어 남미가 8차례, 유럽이 6차례 타이틀을 따냈다. 역대 최다 우승팀은 남미의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각각 4회씩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은 최다 우승팀일뿐더러 결승도 6회나 진출했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이 2회로 가장 우승을 많이 했다. 통산 2차례 결승에 오른 포르투갈은 1989,1991년 거푸 대회를 석권하며 결승 승률 100%를 자랑한다. 축구 종가 영국의 역대 최고성적은 3위(1993년)에 불과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성적이 더 나쁘다. 두 팀은 아예 4강에도 오른 적이 없다. 프랑스는 1997년 아넬카, 트라제게, 앙리 등 막강 멤버를 거느리고도 4강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본선에 달랑 3회(1977,1981,1987년) 오른 것이 전부다. 아시아 대륙에서는 1981년과 1999년 카타르와 일본이 준우승을 했고, 한국은 8회 본선에 진출했다.19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던 멕시코대회에서 한국은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3위에 입상했다. 이어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서는 남북이 단일 팀으로 출전,8강까지 올랐다.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는 별들의 등용문이기도 하다.1973년 일본에서 개최된 2회 대회는 세기의 신동 마라도나의 출현으로 지구촌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라도나는 2∼3명의 수비를 농락하는 환상적인 드리블을 맘껏 뽐내며 득점 2위에 올랐고, 예상대로 MVP를 거머쥐었다. 1983년 4회 대회에서는 김판근 김종부 신연호 등 한국의 대들보들이 탄생했고, 우승 팀인 브라질은 베베토, 둥가, 지오반니, 조르징요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 대회에서 이름을 알린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앙리(프랑스) 오언(영국) 호나우딩요(브라질) 로이킨(아일랜드) 사비올라(아르헨티나) 등은 현재 세계축구를 주름잡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youngj-cho@hanmail.net
  • 오페라 선율로의 ‘초대’

    오페라 선율로의 ‘초대’

    초여름 더위를 식히는 오페라 공연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달 들어 루마니아·일본 등 해외 정상급 오페라단의 대규모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물론 이에 뒤질세라 국내 오페라단은 소극장과 지방무대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무대로 차별화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 정상급 오페라단인 루마니아 클루즈 나포카 국립오페라단이 14일부터 30일까지 15일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오페라단은 오페라의 고장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에 20년동안 참여하고 있다. 공연 이름이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로 된 것도 이 때문. 이번 공연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3대 오페라인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토스카’가 19회에 걸쳐 무대에 오른다. 테너 니카 콘스탄틴과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시모네, 바리톤 플롭 마틴 등의 스타들이 총출동, 최고의 기량을 뽐낼 계획이다. 환상적인 오페라 무대를 꾸미기 위해 합창단·무용단·무대 기술진 등 70여명의 스태프도 함께 내한했다.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으로 일본 간사이 니키카이 오페라단도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올렸다. ‘탄호이저’는 바그너를 낭만적인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노래의 전당’‘순례자의 합창’‘볼프람의 아리아’등 유명한 아리아와 합창이 울려 퍼질 때 독일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줬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오가쓰 슈야의 지휘 아래 테너 네기 시개루, 나리타 가쓰미 등 최고의 성악가들이 무대에 섰다. 독일 오페라를 주로 상연하는 이 오페라단은 국립오페라단이 없는 일본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오페라를 주로 무대에 올리는 후지와라 오페라단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해외 오페라단이 크고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과 달리 국내 오페라단들은 소극장과 지방으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뜻깊은 오페라 공연을 펼친다. ‘여자의 마음’ 등 유명한 아리아로 유명한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동숭동의 작은 소극장 무대 씨어터 일에서 16일부터 26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소극장 무대인 만큼 오페라 가수들의 표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관객들과의 호흡에 주력한다는 것이 오페라 쁘띠측의 설명이다. 이에앞서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11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으로 지방 관객을 사로 잡았다. 영남지역에서 초연된 이 공연은 애절한 사랑의 아리아가 스펙터클한 무대에 더해져 감동을 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논술이 술술] 소유의 종말/글쓴이 : 제레미 리프킨

    최근의 광고들을 보면, 새로운 정보화 기술과 기기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환상의 이미지를 유포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무척 분주하다. 또한 일부 지식인들은 그에 편승하여 기술적 유토피아의 도래로서 정보화의 현실을 포장하는 데 한몫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의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는 모두에게 동등한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통해 정보화의 진전이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노동으로부터의 추방’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의 양극적 분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라는 원제를 지닌 이 책에서 사회·경제·문화의 모든 영역으로 시각을 넓히며, 정보화의 현실에 대해 좀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이 책에서 정보화와 더불어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현실 공간에서 가상 공간으로, 산업자본주의에서 문화자본주의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조류’이다. 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적 패러다임의 특징은 인간관계의 구조가 소유물의 생산과 상업적 교환에서 상품화된 서비스의 관계로 탈바꿈하고 있다는데 있다. 상품이 점점 정보집약화·쌍방향화하면서, 제품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진화를 거듭하는 서비스로서의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상품의 가치도 물리적 형체보다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독특한 서비스를 중시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으며, 고객이 정말로 구입하는 것도 물품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접속권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리프킨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상품의 점진적인 탈물질화, 물질적 자본의 비중 감소, 무형 자산의 부상, 물품의 순수한 서비스로의 변신, 모든 관계와 경험의 상품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역사의 새로운 시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속의 시대는 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심각한 문명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우선 소수의 막강한 다국적 미디어 기업이 통신을 철저히 장악함에 따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간들의 삶의 경험을 담보로 펼쳐지는 새로운 종류의 전지구적 독점’이 나타날 수 있으며,‘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발생한다. 또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이 상업화하면서, 상업적 영역이 개인과 집단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권을 쥐게 된다. 따라서 접속의 시대는 ‘우리는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접속의 문제는 단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수 있는 능력, 서비스의 지원 범위, 컴맹 등의 문제로 협소하게 이해되어서는 안되며, 어떤 유형의 체험과 세계가 접속할 만하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따지는 더 근본적이고 진지한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위해서도 접속에서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가 인간의 기본권으로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며, 문화 영역과 상업 영역의 적절한 균형을 회복하고, 풍요로운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고 끌어올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접속의 시대’에 그가 우리들에게 던지는 충고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노동의 종말(제레미 리프킨·민음사), 바이오테크 시대(〃), 권력 이동(앨빈 토플러, 한국경제신문사), 제3의 물결(〃, 홍신사상신서) -기출논제:한국외국어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연세대 2002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서강대 2003학년도 모의 논술 ■ 생각해보기 -근대 산업기술과 정보화 기술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보자.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인권의 개념과 범주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최근 나타나는 사회 변화에 비춰 새롭게 요구되고 강조되는 인권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문화적 다양성이 지니는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 그림자에서 실세로… 치솟는 ‘몸값’

    대중문화판을 움직이는 주체는 단연 스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스타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매니저들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얼굴이 속속 스타로 떠오르는 요즘 같은 ‘기획스타 시대’에 매니저의 힘은 엄청나다. 거세지는 스타파워와 함께 그들의 주가도 정비례로 치솟는다. 시류에 민감한 신세대들 사이에서 인기직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그 방증이다. #치솟는 매니저 파워 ‘움직이는 기업’ 톱스타를 앞세운 매니저들의 실력행사(?)는 인터뷰 현장에서 목격될 때도 더러 있다. 방송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여성 톱탤런트 S씨. 얼마전 몇몇 기자들에게 그녀와의 짧은 인터뷰를 주선해준 이는 그녀가 출연 중인 드라마의 담당 CP(책임프로듀서). 드라마 홍보를 위해 그는 녹화현장의 휴식 20여분 동안 조촐한 인터뷰 자리를 마련키로 하고 기자들을 불렀다. 그러나 약속시간 직전에 인터뷰는 돌연 취소됐다.“공식 창구로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한마디와 함께 담당 매니저는 밴 차량 안에서 끝내 스타를 내놓지(?) 않았다. 매니저들이 스타를 띄워올리려 어떻게든 방송제작자들과 교분을 쌓으려 애썼던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몇년 새 연예시스템이 많이 바뀌긴 했다. 드라마 외주제작업체 K프로덕션의 매니저 L씨의 ‘이유있는 항변’을 들어보자.“연기자들이 특정 방송국과 전속계약을 맺고 등급에 따라 출연료가 매겨지던 시절에야 방송국 관계자들과의 친분이 스타의 부침을 결정짓는 변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함수관계가 완전히 깨졌다. 매니지먼트사들이 소속 배우들로 직접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국에)파는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방송이든 영화든 그것이 스타 수입원의 일부이지 예전처럼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다. 매니저의 파워가 세졌다고들 하는데, 실은 스타파워가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 아닌가.” #사생활은 없다, 스타만 있다! 스타를 태운 밴 차량에서 으레 맨 먼저 내리고 맨 나중에 타는 사람. 큼지막한 다이어리를 옆구리에 끼고 쉴새없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인터뷰 자리에서도 스타와 가장 가깝게 앉는 이. 혹여 사생활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라도 나올라치면 총알같이 수습(?)하는 교통정리관. 이런 이미지들로 기억되는 매니저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진반농반 “노가다”라는 말로 압축하고들 한다. 스타와 함께 호흡한다는 달착지근한 ‘환상’너머에 사생활을 송두리째 스타 띄우기에 바쳐야 하는 고달픈 현실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스타의 24시간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건 ‘현장(로드)매니저’. 매니지먼트사에서 스타와 한솥밥을 먹는 이들은 요즘 대부분 대졸 학력의 ‘공채’ 출신이다. 기업형 연예기획사들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에 공고를 띄우는 게 최근의 일반적 모집형태. 운전에서부터 스케줄 관리와 자잘한 홍보까지, 이들의 일은 거의 ‘전방위’다. 그러나 초기 보수는 일반기업체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1∼2년차가 월 100만원의 고정급을 받기 힘든 현실. 방송출연 등 건수에 따른 인센티브 수입이 약간 덧붙기도 한다. 한 로드매니저는 “영세 기획사의 매니저들은 월 50만원을 채 못 받는 경우도 많고, 초보 스타일리스트라면 아예 무보수로 기용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박봉을 감수하며 온갖 궂은 일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예산업의 꽃인 ‘회사’(매니지먼트사)를 세우는 최종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전히 도제식 훈련과정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현장매니저의 이력을 충분히 쌓은 뒤 중간 매니저, 실장 등으로 직급을 높여가는 게 이들의 업무특징. 실장쯤 되면 스타를 ‘만들’ 수도 있는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예컨대 한달에도 수십권씩 밀려드는 시나리오를 1차 선별해서 배우에게 넘기는 일에서부터 인터뷰 선별, 스타의 개런티 흥정까지 민감업무에 이들이 개입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는 5∼8년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현장을 쫓아다녀야 한다는 게 통설이다. #연예기획 산업, 지금이 과도기 연예계를 통틀어 업계가 추산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는 2000여개. 연기자를 보유한(연기자 1인 소속회사도 있다) 회사가 대략 500개쯤.‘스타 기획=황금알 낳는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몇년 전부터 시중에는 매니저 교육학원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뛰는 매니저들은 “섣부른 호기심으로 달려들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한결같이 충고한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획사가 간판을 걸지만, 정작 기업형 경영시스템을 갖춘 곳은 10개 남짓하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대학을 졸업하고 4년째 연기자 매니저로 뛰고 있는 L씨(29)는 “연예산업은 스타 위주로 화려하게 확장한다. 그렇지만 정작 그들의 손발이 되는 매니저들의 처우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날은 한참 먼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세계청소년축구] 박성화호, 스위스전 1-2 역전패 수비허점 보완·공격축구 ‘올인’

    ‘역전패의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나이지리아를 잡아라.’ 폭우 속의 눈부신 투혼도 한순간의 방심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13일 새벽 네덜란드 에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5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F조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스위스에 1-2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브라질과 나이지리아가 0-0으로 비기면서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스위스전에서도 후반 강한 압박 축구로 상대를 압도, 남은 경기에서 희망을 갖게 했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 선제골의 주인공은 ‘마스크맨’ 신영록(18·수원). 신영록은 전반 26분 ‘캡틴’ 백지훈(20·FC서울)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때린 슛이 골키퍼 다니엘 로파르의 손을 맞고 나오자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뿐. 한국은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상대 투톱을 놓치며 3분 뒤 고란 안티치에게, 다시 5분 뒤에는 ‘천재 골잡이’ 요한 볼란텐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 결국 1-2로 패했다. 하지만 한국은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후반 들어 4-4-2에서 3-4-3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태극전사들은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축구천재’ 박주영(20·FC서울)은 후반 4분 70여m를 질주하는 환상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의 혼을 빼놨고 15분과 31분에는 박주영의 공간패스를 받은 ‘막내’ 박종진(18·수원고)과 백지훈의 통렬한 중거리포가 스위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차세대 수비듀오’ 김진규(20·이와타)와 이강진(19·도쿄)도 전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후반에는 안정적인 커버플레이를 펼쳤다. 때문에 수비수 위치선정의 문제점만 보완하면 오는 16일 새벽 3시30분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질 나이지리아와의 예선 2차전에서는 첫 승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첫판은 패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은 지난 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이룩할 때도 스코틀랜드와의 첫 경기서 0-2로 패한 뒤 서로 비긴 멕시코와 호주를 각각 2-1로 격파하고 조 2위로 8강에 오른 적이 있다. 박성화 감독은 “비 때문에 정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첫 경기를 실패한 만큼 나머지 게임은 공격적인 전략을 세워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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