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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환출자 규제 소급 적용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를 폐지하되, 대안의 하나로 순환출자 규제를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관련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뤄진 기존 순환출자까지 규제하는 것으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업계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일 열린 대규모기업집단시책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의 세부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순환출자 규제 대상 기업은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모든 기업집단▲자산 6조원 이상 기업집단▲자산 2조원 이상 기업집단 등 4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규제 대상 범위는 모든 순환출자 또는 일정지분 이상의 순환출자 등 복수안이 제시됐다. 논란의 핵심은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 여부로, 공정위는 소급 적용과 소급하지 않는 두가지의 안을 내놨다. 소급 적용할 경우 기업집단은 시정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갖지만 의결권이 제한된다. 또 기한까지 고치지 않으면 처분 명령도 받을 수 있다.공정위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일정지분 이상의 순환출자를 소급 적용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출자총액제한제도 대안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재계가 순환출자 금지 자체에 강력 반발,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TF는 오는 14일 4차 회의를 갖고 재계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나 의견 차이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올해로 19번째를 맞은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 개성 넘치는 작품 하나하나에서 미래의 에디슨들을 만날 수 있다. 이 행사의 목적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발명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고 발명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의 학생발명전시회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찾아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판타지 그림책.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이들 감성에 해가 될까 걱정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평소 심리적 압박감 등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환상을 통해 그 고통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고 한다. 판타지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천국보다 낯선(SBS 오후 9시55분) 캐나다에 있는 윤재를 찾아온 산호가 “당신은 나의 형”이라며 친한 척을 한다. 하지만 윤재는 그런 산호가 부담스럽다. 산호는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냐는 말과 함께 형제라서 가깝게 느껴진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러다 한국으로 들어온 산호와 윤재는 요양소에 있는 복자를 찾아가는데…. ●말 달리자(MBC 오후 7시20분) 여름방학 특집 2탄으로 배기성 성동일 강균성 김용만 박경림 김지훈 붐 배슬기가 출연한다. 이번주 전라도 문제는 ‘마렝이’. 밤보다 낮에 사용하고 여름 휴가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마렝이’는 무슨 뜻일까?또 충청도 장광순 아버님과의 숨 막히는 명승부와 재치 만발 사투리 다섯고개가 펼쳐진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시장을 누비는 노숙자 출신 CEO 강신기. 첫 사업 실패후 전 재산을 날린 뒤 고통스러운 노숙생활 중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집념의 사나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인가? 벤처기업 CEO로 성공한 그의 성공신화를 만나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바캉스 기간 동안 피부는 햇빛이나 벌레, 물속 미생물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욱 높다. 평상시에도 과다한 땀과 피지의 분비로 땀띠가 생기고, 기미 주근깨까지 말썽을 부리는 여름철, 피부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름철 피부질환과 그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열대야 축제로 식혀보자

    열대야로 잠 못드는 여름밤 서울시가 기획한 ‘서울 시민문화 한마당’에서 더위를 잊어보자. 뚝섬 서울숲에서는 6일 오후 8시 캐나다의 마칭밴드인 ‘스텟슨 쇼 밴드(Stetson Show Band)’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단원 100여명이 북 드럼 플루트 클라리넷 등 악기 10여종을 연주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18일에는 ‘작은별 가족’ 강인봉과 ‘여행스케치’ 김형섭으로 구성된 ‘나무자전거’가 콘서트를 펼쳐 ‘너에게 난, 나에게 넌’‘내 안에 깃든 너’‘일어나 너의 하늘을 봐’ 등 낯익은 멜로디를 들려준다.●23일 스페인 출신 `러 메탈´ 브라스 공연 23일에는 세계 3대 브라스(금관악기) 밴드로 꼽히는 스페인 출신 ‘러 메탈(Luur Metalls)’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의 음색이 어우러진 경쾌한 관악5중주를 선보인다. 11일 서울 성동문화회관에서 재즈밴드 ‘신관웅과 재즈 1세대’가 공연한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02)3487-0678.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한여름 무더위는 강변 야외축제에서 쫓아 내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와 남양주 금남리 강변에서 세계야외공연축제가 11일부터 열린다. 15일까지 계속되는 ‘세계야외공연축제 2006경기’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국내·외 공연단의 발레와 마임공연, 음악연주회 등 전 공연은 무료다. 한낮 더위를 피해 대부분 공연은 노후 7시 이후 진행된다.양평 양서문화체육공원 특설무대에선 11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12일 경기도립오케스트라,13일 한·일 타악협연,14일 아카펠라 콘서트가 오후 9시에 열리고 15일엔 서울재즈아카데미의 공연이 같은 시간대에 이어진다.●러시아 국립발레단 `환상 율동´ 12∼15일 오후 11시에는 러시아 국립 마리스키발레단의 ‘세계명작발레하이라이트’공연이 있다. 양서체육공원 원형마당에선 같은 기간 캐나다 풍선마임광대와 국내 극단의 마당극이 이어지고, 꼬메디아극장에선 미국 인형광대와 이탈리아 극단 온다두르토 테아트로의 연극 ‘한 남자, 몰리에르’공연이 있다. 양평의 수변 자연생태공원 및 학습장인 세미원에선 매일 오후 6∼9시 양평예총 산하 단체들의 무용·연주·걸개그림·시 낭송과 마술 등의 공연·전시가 이어진다. 두물머리 느티나무마당에선 12∼14일 옛 모습대로 재현된 황포돛대를 타고 소리와 가락을 듣는 풍류한마당이 펼쳐지고, 남양주 금남리 리즈 갤러리 강변무대에선 12∼15일 러시아 저음(베이스)가수들의 콘서트와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 열린다.(031)592-5993∼4. 양평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보르헤스 지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눈먼 도서관장 호르헤의 모델인 ‘도서관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그는 조국 아르헨티나의 독재자 페론에 대해 작가연맹 대표로 반독재 선언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시립도서관 서기직에서 쫓겨난다. 그런 상황에서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그의 영미문학 강의는 지성에 굶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다. 나아가 미국 대학 순회강연을 통해 미국 청중까지 사로잡는다. 그의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독서편력이 청중을 열광케 한 것이다.‘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홍근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바로 그 강연의 결실이다. 질서정연한 유럽과 달리 중남미의 현실은 순진한 사실주의로는 잡아낼 수 없는 복잡한 미로와도 같다. 그래서인지 중남미에서는 유난히 환상문학이 발달했다. 중남미 작가들은 그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을 미국문학에서 배웠다. 보르헤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을 읽고 중남미판 환상문학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보르헤스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문학의 변방에 머물고 있던 중남미문학은 20세기 들어 비로소 환상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계에 당당히 등장했다. 그 뿌리가 에드거 앨런 포다. 그런 점에서 보면 20세기 중남미 문학의 대표작가 보르헤스가 미국문학에 관심을 보인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국 문학사를 정리한 책은 많다. 미국 문학사는 심리학, 사회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돼 왔다. 이 책에서는 미국문학의 미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만큼 “작품 자체의 매력”에 충실하다. 책은 17세기 미국문학의 기원이라 할 조너선 에드워즈와 필립 프리노의 청교도주의 정신, 에머슨과 소로로 대표되는 초월주의, 서부에서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작가 마크 트웨인과 잭 런던,19세기의 세 시인 시드니 라이어·존 그린리프 휘티어·에밀리 디킨슨 등 고전적인 작가들의 사상과 작품세계를 통해 미국문학의 정신을 살핀다. 184쪽에 불과한 얄팍한 분량이지만 이 책은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탐정소설, 공상과학소설(SF), 웨스턴(서부문학), 흑인문학, 아메리카 인디언 시 등 기존의 문학사 책에선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청계천 분수 새벽 1시까지 가동

    청계천 분수에서 도심 열대야를 물리치자.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시민들이 최근 야간에 더위를 식히려 청계천을 많이 찾자 3일부터 청계천의 모든 분수를 2시간 연장 가동했다고 4일 밝혔다. 청계광장 세운교 오간수교 비우당교 등에 설치된 9개 분수는 오후 11시까지 운영돼 왔다. 청계광장 캔들 분수와 슈터 분수는 다채로운 모습을 뽐내고, 팔석담 청계폭포는 시원한 물소리로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제1회 청계천 미술제가 오는 11일까지 열려 많은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동대문 오간수교에는 시원한 고사 분수가 하늘로 솟구치고, 물속에는 오색조명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계 8가 비우당교 부근의 교각에 자리한 터널 분수는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분수로 조성된 터널을 걸어가면 저절로 더위가 달아난다. 공단 관계자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간 기온이 25도 안팎으로 올라가자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한밤에도 시원한 분수를 보며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청계천에서는 수영 등 물놀이를 할 수 없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귀포 밤바다 황홀경의 추억

    ‘서귀포 야경에 푹 빠져 보세요.’제주도를 찾는 피서객을 위해 8월 한달동안 서귀포 앞바다에 야간 크루즈 유람선이 운항한다. 서귀포 대국크루즈 유람선은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 ‘환상 선셋크루즈 파티’라는 상품을 내놓았다고 3일 밝혔다. 야간 크루즈는 5일부터 매주말 7시 서귀포항을 출발해 정방폭포∼서귀포 칼호텔∼섶섬∼문섬∼범섬∼월드컵 경기장∼외돌개∼새섬∼서귀포항을 순회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40분 정도이며 정원 600명 규모의 최신식 3층짜리 유람선이 투입된다. 선상에서 서귀포 칠십리 야경을 감상하고 객실과 갑판에서 게임과 노래자랑 등을 즐길 수 있다. 승객에게는 선상에서 음료와 과일, 스낵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064)732-6060.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책꽂이]

    ●황금섬의 비밀(홍윤서 지음, 지식더미 펴냄) 대한민국과 일본이 독도를 놓고 벌이는 무력충돌을 그린 가상소설. 일본의 극우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독도를 점령당한 대한민국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고군분투 끝에 독도를 탈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1권 ‘백악관을 도청하다’,2권 ‘일본이 항복하다’. 미 육군 호크미사일과정을 졸업한 저자는 소설 ‘UEO파일’ 등을 낸 밀리터리 픽션작가. 각권 1만원. ●목근통신(김소운 지음, 아롬미디어 펴냄) ‘삼오당잡필’‘물 한 그릇의 행복’ 등의 에세이집으로 유명한 저자가 1951년에 쓴 서간체 수필집. 일본인의 모멸과 학대에 대한 민족적 항의가 담겼다.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을 ‘구린내 나는 나라’로 표현한 ‘선데이 마이니치’의 기사에 대한 분노에서 씌어졌다.‘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개로 ‘주오고론’지에 번역·소개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1973년 삼성문화문고에서 발행된 판본을 재발간했다.9500원. ●거장과 마르가리타(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박형규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권력의 폭압에 굴하지 않는 예술정신을 그린 환상적 사실주의 소설.20세기초 모스크바가 무대다. 거장이라 불리는 작가와 그 애인 마르가리타, 모스크바를 파괴하려는 검은 마술의 악마 볼란드, 거장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본디오 빌라도가 주요 인물이다.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구소련에 대한 비판을 녹여냈다. 전2권, 각권 9500원. ●문학적 현실의 전개(구중서 지음, 창비 펴냄) 1963년 ‘신사조’에 ‘역사를 사는 작가의 책임’을 발표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자선 평론집. 연암 박지원과 국초 이인직의 소설세계를 비교한 ‘중흥과 타락의 문학’, 이상국 도종환 김기택 정양 등의 시세계를 다룬 ‘사회적 상상력의 회복을 위하여’ 등 20여편의 글이 실렸다. 저자는 일관되게 ‘작가의 역사적 지성’과 ‘현실의식을 바탕으로 한 문학적 가치창조’라는 비평척도를 유지해 왔다.2만 3000원. ●원행(오세영 지음, 예담 펴냄) 조선 왕 정조는 스스로 높이 떠서 온 천하를 훤히 비치는 달이 되고자 했다. 그는 군주란 신하와 백성을 이끄는 스승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조는 1800년 4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고, 개혁의 꽃도 지고 말았다. 책은 1795년 조선 정조 19년의 수원화성 행차 ‘을묘원행’을 소재로 한 역사추리소설. 천도를 주장하는 개혁파와 한양 잔류를 주장하는 수구파가 대립하는 가운데 병조판서 심환지, 병조참지 정약용의 갈등을 주축으로 당시의 시대상황을 풀어냈다.9800원.
  • 재계 “순환출자 규제 직격탄” 우려

    재계 “순환출자 규제 직격탄”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의 순환출자를 규제하겠다고 밝히자 재계가 불만이다. 기업 규제의 상징인 출자총액한도제를 폐지한다면서 더 강력한 ‘칼’을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으면 외국 투자자의 적대적인 공격에 노출돼 결국 경영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공정위, 구체적인 규제방안 검토 공정위는 4일 시장경제 선진화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어 출총제 폐지를 전제로 한 대안 검토에 들어간다. 권오승 공정위원장이 최근 “출총제를 없애더라도 기업집단의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한 사전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과 맞물린다. 큰 방향은 ▲환상형 순환출자의 고리를 직접 끊는 방안 ▲기업집단별로 사실상의 지주회사가 있는 것으로 보고 대안을 찾는 방안 ▲일본처럼 기업집단내 사업지배력이 큰 기업에 제한을 가하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든 기업집단의 순환출자에 규제를 가한다는 것은 공정위의 확고한 방침이다. 현재 총수가 있는 자산 6조원 이상의 기업집단 18개 가운데 계열사끼리 환상형 출자가 형성된 집단은 삼성, 현대차,SK, 롯데, 한진,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동부, 현대, 대림 등 11개다. ●재계,“외국 투자자의 공격 받을 것” 재계는 일단 “당정 협의를 거쳐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다른 조건을 달지 말고 출총제를 폐지하라.”고 주문한 데 힘을 싣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지 정부안이 나오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심 불쾌하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순환출자를 해소하라고 하면 힘없는 기업으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고 밝혔다. 자산 순위 5위권에 있는 한 기업집단의 관계자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순환출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했고, 수출 증대로 국가성장에 기여했는데 이제 와서 잘못됐다며 고리를 끊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기업 모델에 ‘최고의 선’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권 방어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순환출자의 쇠사슬을 처분명령이나 의결권 제한으로 풀려고 하면 외국의 투기성 자금인 ‘핫 머니’가 유입돼 경영권을 빼앗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생명이 7.26%, 삼성물산이 4.02%, 삼성화재가 1.2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규제 방안으로 만약 의결권이 제한되면 이건희 회장 일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지분은 3.51%에 불과하고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사주 12.8%를 우호세력에 팔아야 한다. 하지만 삼성 계열사 가운데 그만한 자금 여력이 있는 곳은 없다는 데 삼성의 고민은 깊다. ●순환출자란 재벌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연속적으로 출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총수 일가가 행사할 수 있는 내부 지분율이 높아진다. 형태는 A→B→C→D→A 등으로 처음 출자한 계열사와 마지막 계열사가 일치하는 ‘환상형’과 A→B→C…→E 등으로 처음과 끝이 다른 ‘직선형’ 등이 있다. 상호출자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한 출자 방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 폭] 북시티 토대가 된 ‘마음의 눈’

    [가슴 속 그림 한 폭] 북시티 토대가 된 ‘마음의 눈’

    자유로 왼편, 장마끝에 넘실대는 한강물 너머 홍시빛 태양이 선연히 떠 있다. 파주 북시티 가는 길. 심학산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니 제각기 멋부린 건축물들이 촘촘히 서 있다. 그 중 하나인 열화당에 들어선다. 35년 미술출판 외길을 걸어온 열화당 이기웅 대표가 소개한 그림이 북시티 풍광을 똑 닮았다. 파울 클레(1879∼1945)의 ‘N6 도시의 책들로부터 뽑아낸 한 페이지’란 타이틀의 작품이다. 파울 클레가 심학산에 올라 북시티와 한강을 보며 작품을 구상했을 리도 없을 테고…. 북시티 탄생의 산파였던 이 대표가 바로 답을 준다. “지난 89년 북시티를 설계하면서 세운 건축지침의 토대가 된 그림입니다. 승효상과 영국의 플로리안 베이겔 등국내외의 쟁쟁한 건축가들이 참여했지요. 한강과 심학산 사이에 자리한 북시티 부지를 보고 이들은 바로 클레를 떠올렸어요.” 클레는 ‘미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며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세계를 마술적이고 환상적인 상징과 형태로 재현한 스위스 작가다. 특히 직물의 짜임새와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타이포그라피적 미학을 중시했다. 짜임과 얼개를 중시하는 도시건축가들이 끊임없이 클레를 차용하는 것도 이 때문. ‘NO6∼’는 돌 위에 올려놓은 낱장의 양피지 같다. 그림의 상부 3분의1에는 하늘 선과 수평선 사이에 놓인 추상화된 태양을 배치했고 그 아래 상형문자의 얼개가 낱장 하단까지 이어져 있다. 이것은 클레가 ‘도시들의 책에서 뽑아내 한 페이지’라고 제목을 붙였듯 하나의 도시 유형이다. 하지만 클레가 수많은 도시유형을 그린 상상의 책 한 페이지인지, 아니면 실제로 비슷한 도시 설계도에서 착안한 그림인지 아무도 모른단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타이포그라피적 미학에 이 대표는 일찍이 매혹됐다. “제가 어릴 적 살았던 강릉 선교장엔 책이 많았어요. 주로 우리 전통이 담긴 책들이었는데, 장정이나 글씨 모두 참 아름다웠죠. 후일 미술책과 맺은 인연의 뿌리도 아마 그때 기억이 아닌가 싶어요.” 이 대표는 18세기 선교장을 세운 이내번(효령대군 11대손)의 후손이다. 학습지를 내던 출판사(일지사)에 취직해 10년간 책 만드는 일을 배우면서 미술책을 향한 꿈을 간직해왔고, 결국 35년 전 열화당을 창립했다. “영상시대라고 하지요. 디지털 만능시대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출발은 결국 문자에요. 디지털과 영상에서 문자를 바탕으로 한 깊이와 아름다움을 지운다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불면 날아갈 듯한 감각 만능의 요즘 풍조가 너무 아쉽다는 이 대표.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파울 클레가 강조한 ‘마음의 눈’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며 열화당을 나선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몽 문화나눔 ‘나라음악 큰잔치’

    하늘엔 말똥가리가 날고 땅엔 송장메뚜기들이 뿔눈을 뜨고 천방지축 튀어오르는 평화로운 초원. 아스라이 깔린 거뭇한 구름 그림자가 운치를 더해주는 비탈진 초원에 “둥∼둥∼”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28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동쪽으로 80㎞쯤 떨어진 테렐지 국립공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와 울란바토르시 문화예술청이 공동으로 주최한 나라음악큰잔치 ‘초원의 영고(迎鼓)대회’가 펼쳐진 이곳은 한국과 몽골이 문화로 하나됨을 확인한 대동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문화관광부 문화나눔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날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몽골 주민과 한국 교민, 행사 관계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공연의 키워드라 할 ‘영고’는 상고시대 부여의 제천의식으로 ‘북을 울려 신을 맞이한다.’는 뜻. 행사를 주관한 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원회 한명희(67) 위원장은 “5000년 한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영고의식에 담아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떨치고, 한·몽 전통음악교류의 장을 넓히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올해 몽골제국 건국 800주년을 기념하는 뜻도 담겼다. 몽골 국립마두금연주단의 개막연주로 시작된 행사는 대금 독주와 대고 퍼포먼스, 서울현대무용단의 한국춤 ‘고원을 춤추다’, 진도북춤, 채상 소고춤, 김덕수 사물놀이, 판소리 명인 안숙선의 ‘농부가’, 그리고 함께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강강술래로 막을 내렸다. 특히 몽골 가수가 마두금 반주에 맞춰 부른 한국 민요 ‘아리랑’은 몽골 교민과 한국 공연단에 깊은 정서적 공감을 안겨줬다. 일찍이 마두금에 맞춰 공연을 한 적이 있는 안숙선 명창은 “한마디로 감동적”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몽골 관객들도 “초원에서 이렇게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 행사는 이튿날 울란바토르 시내 수흐바토르 광장에 있는 몽골오페라극장의 한·몽 친선음악회로 이어졌으며 500여 객석을 꽉 채울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몽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코리아환상곡’ 연주로 시작된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마두금 연주와 후미창(唱). 악기의 두 줄을 말꼬리로 만든 마두금은 한국의 해금, 중국의 호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몽골의 ‘국민악기’다. 몽골 사람들은 마두금을 주인이 연주할 때만 진정한 소리를 내는 ‘주인을 알아보는 악기’로 간주한다. 후미는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소리를 내는 특이한 형태의 발성법으로 복식호흡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판소리와 닮았다. 그래서인지 이날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을 부른 안숙선 명창은 몽골 관객과 매스컴으로부터 진지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몽골 울란바토르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오늘의 눈] 열린우리당 살길 없나/박찬구 정치부 차장

    열린우리당이 살길은 죽는 길밖에 없다는 역설이 차츰 현실로 와닿고 있다. 개혁·진보세력이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우리당의 ‘순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은 당내에서도 더이상 낯설지 않다.“민심이 사형선고를 내렸는데 왜 아직 관을 짜지 않느냐.”라는 일침이 반대파의 공세만은 아닌 듯싶다. 7·26 재·보선 결과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11월 창당 이후 사령탑을 9차례나 갈아치우면서 우리당은 어떤 궤적을 남겼는가. 우리 시대 정치의 본질이 평등, 분배, 민주주의 등 공적 가치를 합리적 절차를 거쳐 제도와 정책에 투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여당은 무책임한, 또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부작위’나 ‘비결정’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절차적 민주화’의 성과라 할 만한 김근태 당의장 체제도 회생의 답을 속시원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는 김 의장의 역할이 잘해야 ‘질서있는 당 해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마저 감돈다.‘따뜻한 시장’이라는 김 의장의 해법이 고위당직자들과의 엇박자 속에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여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워낙 체질이 약하다 보니 우리당은 청와대를 주시하고 있지만 청와대도 해답을 주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재·보선 하루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당 인사에게 “조순형 후보가 당선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한다. 여권은 총체적으로 문제 인식과 해결의 프로세서를 잃어 버렸거나, 오인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서울에서, 그것도 ‘비(非)한나라당 지역’인 성북을에서 여당 후보가 9.99%의 한자릿수 득표율에 그친 것은 우리당의 환상이나 미련을 무색케 한다. 국민통합이든, 범개혁연대든, 시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새틀짜기의 엄중한 요구는 개혁·진보 진영에서 익어가고 있다. 정파의 유불리나 주도권에 연연할 일이 아니다. 겸허하게 ‘발전적 해체’를 논의하는 것에서, 우리당은 활로를 찾아야 한다.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책꽂이]

    ●아버지의 집(오인태 지음, 고요아침 펴냄)1991년 ‘녹두꽃’3집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나이 마흔 넘어 깨닫게 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한 표제작을 비롯해 존재의 내면과 소통하는 울림 깊은 시들을 묶었다. 시인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7000원. ●어린 여행자 몽도(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떠돌이 고아 소년 몽도,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녀 륄라비, 환상의 나라를 꿈꾸는 가스파르 등 사회규범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한다.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라 불리는 르 클레지오의 대표 소설집.1만원. ●약혼(이응준 지음, 문학동네 펴냄)사랑을 화두로 한 9편의 단편소설 묶음집. 말랑말랑한 로맨틱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현대인이 직면한 존재론적인 문제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종교적인 성찰로 풀어내는 방식이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저자의 네번째 작품집.9500원.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정글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헤쳐가는 서른한살 미혼 여성의 일과 사랑, 친구와 가족, 은밀한 욕망 등에 관한 솔직담백한 고백서. 감각적이고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 신세대 라이프스타일을 시차없이 끌어들이는 순발력 등이 소설을 쉬 읽히게 한다.‘낭만적 사랑과 사회’ 등 도시적 감수성으로 근래 가장 주목받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1만원. ●희고 둥근 달(정찬 지음, 현대문학 펴냄)영원을 추구하기 위해 고대 로마황제 칼리굴라에 사로잡힌 연극배우(‘희고 둥근 달’), 상습가출자로 평생을 유랑하는 아버지(‘폐역을 지나, 부서진 다리를 지나’) 등 상처받은 영혼들이 구원을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 소설 9편 수록.1983년 등단한 저자는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9000원.
  • [2집이 맛있대] 서울 신사동 일식 ‘아리마’

    [2집이 맛있대] 서울 신사동 일식 ‘아리마’

    서울 강남 신사동에 자리잡은 일식당 아리마에 가면 다른 데서 보기 힘든 일본의 정통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매실을 밥 위에 얹은 우메차 덮밥에 닭튀김, 소고기튀김 등을 반찬 삼아 먹다 보면 식당음식 같지 않고 어머니의 정성이 들어간 상차림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 집 음식이 소박하냐면 그건 아니다. 요즘 뜨고 있는 일본식 청국장 낫도를 이용한 애피타이저 ‘아보카도 낫도 무침’ ‘오징어 낫도 무침’은 보기에도 화려한 퓨전 요리. 낫도와 과일, 생선의 만남은 예상외로 잘 어울린다. 특히 향긋한 아보카도의 맛과 고소한 콩의 묘한 조화는 감탄을 자아낸다.‘낫도 영양솥밥’도 이 집만의 독특한 요리다. 보랏빛 가지가 예쁘게 변신한 ‘가지튀김’도 환상적인 맛을 자아낸다. 집에서 간장 양념에 쪄낸 가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살짝 기름에 튀겨 땅콩버터 소스 같은 것을 찍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요리의 창의성이라는 화두를 던져주는 만큼 주부라면 특히 한번 먹어 볼 것을 권한다. 100여 종류에 이르는 다양한 일식메뉴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일식당을 운영하는 홍준성(32) 사장이 10여년간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일본의 전통맛을 찾아 맛집 200여군데를 다니며 발품을 판 덕분이다. 이 집이 내건 슬로건은 ‘수제 갓포 요리 전문점’. 홍 사장은 “수제는 즉석에서 주문한다는 뜻이고, 갓포는 단품요리라는 뜻”이라면서 “이미 짜여진 코스 요리가 아니라 즉석에서 하나씩 주문해서 나만의 ‘DIY’ 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튀김, 초밥을 먹고 싶지 않다면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주인의 뜻대로가 아닌 ‘내뜻’대로 먹을 수 있어 좋다. 요즘 일본에서는 이처럼 수제 갓포 요릿집이 유행이란다. 홍 사장은 또 정통 일식을 고집하지 않고 한국식 요리도 가미했다. 도미 조림을 하더라도 일본식 간장에 조리기도 하지만 한국식으로 고춧가루를 넣고 조리기도 한다. 곳곳에 고객에 대한 배려가 숨어 있다. 이 집에 들어서면 밝은 빛 나무 소재로 꾸며져 편안해서 좋다. 보통 일식당 하면 갖게 되는 다소 무거운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린, 산뜻한 가족 레스토랑 분위기다. 그렇다면 가격은? 이만한 위치에 인테리어를 감안하면 무지 비쌀 것이라고 생각할텐데 예상외로 ‘합리적’이다. 싼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감안한다면 기꺼이 가족들과 한끼 먹을 만한 곳이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cool interior] 시원함 머금은 인테리어 소품

    [cool interior] 시원함 머금은 인테리어 소품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 에어컨이 몸을 상쾌하게 한다면, 마음을 청량하게 하는 것은 시원함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더운 여름을 산뜻하게 보내도록 도와주는 인테리어 소품을 찾아보자. # 시원한 천연 소재 여름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은 단연 천연 소재. 라탄, 리드, 대나무 등으로 만든 생활소품은 여름철 습기를 잘 빨아들이고 열이 쉽게 통해 실내 공기를 신선하게 한다. 리드 소재의 시원함과 본래 방석의 푹신함을 두루 갖춘 원형방석은 여름철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도 좀처럼 땀이 배지 않는다. 밋밋한 유리잔을 감싸는 리드 커버는 손에 물기가 묻어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라탄의 거친 질감을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처리한 박스를 이용해 주변을 정리해도 좋다. 시원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인테리어와 동화된다. # 여유를 주는 야외 소품 마당, 아파트의 발코니, 또는 실내의 여유 공간에 해변의 의자를 두는 것은 어떨까. 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저문 뒤 의자에 앉아 시원한 밤 바람을 느껴보자. 원목,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해 쉽게 때가 타지 않고 튼튼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어 공간 활용이 효율적이다. # 맑은 유리 소재 투명 유리 재질은 가볍고 시원해 보여 여름 데코레이션 아이템으로 충분하다. 자연스러운 터치와 세련된 컬러가 가미된 유리소품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좋다. 분홍, 연두, 보라 등의 감각적인 색상이 혼합된 유리 제품들은 장식용으로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까사미아 www.casamia.co.kr
  • 태백으로 ‘脫! 열대야’

    태백으로 ‘脫! 열대야’

    콘크리트 도시는 여름의 뜨거운 열기로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아스팔트를 녹여버릴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무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 있어도 끈적거림과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이런 도시를 잊고 싶다면 강원도 태백을 권한다. 여름 평균 기온 19℃. 한여름에도 그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어이 서늘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열대야도 없으며 아이들을 괴롭히는 지긋지긋한 모기도 없다.‘오지’인 태백에는 서늘한 기온뿐 아니라 보고 느끼고 즐길 것이 너무 많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야생화의 천국 태백 금대봉 트레킹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나무들과 파란 들판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강원도 태백은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2시간 이상을 꼬불꼬불 국도를 달려야 만날 수 있다. 해발 800m 이상의 고원 지대인 태백은 모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에 ‘딱’이다. # 야생화와 나무들의 천국 태백에 들어서는 순간 아름답고 시원하다는 느낌이 확 달려온다. 곳곳에 피어 있는 형형색색의 야생화, 쭉쭉 뻗은 파란 나무들, 산과 산이 이어지는 작은 분지에 시원스레 펼쳐지는 초록의 밭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일상에 찌들었던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이런 ‘눈맛’이 가장 좋은 곳은 금대봉이다. 수십 종의 들꽃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철갈이를 하며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자생 들꽃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여름 꽃들이 몽우리를 활짝 터트려 반겨준다. 또 형형색색의 얼굴이 바람에 따라 춤추는 풍경은 그야말로 황홀함의 극치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두문동재(해발 1268m)가 출발점인 금대봉 트레킹은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새로 개통된 두문동재 터널 직전에 옛길을 타고 10여분을 오르면 두문동재 정상 휴게소가 나온다. 여기가 출발점이다. 두문동재 정상에서 오른쪽은 함백산이고 왼쪽이 금대봉이다. 산림감시초소 앞의 작은 길을 따라가면 된다.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들이 많기 때문에 초소에서 간단한 ‘입산신고’를 받는다. 금대봉 가는 길은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산길에 들어서자마자 낯선 이방인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잠자리’. 계속되는 궂은 날씨 탓인지 흙길에 힘을 잃고 앉아 있던 녀석들이 놀라 후닥닥 날아간다. 어떤 녀석은 어깨에 내려앉고는 움직이질 않는다. 손으로 ‘툭’쳐야 날아간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5분쯤 걸으면 오른쪽에 높이 5m 정도의 안테나가 서 있다. 이 안테나는 금대봉 트레킹의 중요한 이정표 가운데 하나다. 금대봉으로 가려면 이 안테나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나무로 우거진 숲길이다. 등산로 양가에는 어여쁜 꽃들이 반긴다. 수줍은 듯 보라색 머릴 숙이고 있는 잔대, 이제 막 꽃잎을 터뜨리려는 비비추, 하얀 꽃잎이 하늘거리는 개망초 등이 모여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다 머리를 흔들거리며 재잘거리는 노래에 신바람이 나 걸음도 가벼워진다. 금대봉까지는 20분이면 족하다. 푹신푹신한 흙길을 걸으며 만나는 꽃들과 대화를 나눈다. 능선 길에서 만나는 빨간색의 동기꽃, 나무 아래에서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질풀. 첫날밤의 설렘에 발그스레해진 새색시 같은 얼굴. 아무 꾸밈이 없는 그 자태가 너무 고와 가던 길을 멈추고 아련한 추억에 빠져본다. 이 꽃 저 꽃에 눈을 맞추다 보니 어느새 금대봉 정상(1418m). 금대봉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 그리고 ‘양강발원봉’이라고 씌어진 나무판자 하나가 박혀 있을 뿐이다. 금대봉을 양강발원봉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금대봉 기슭 황지못에서 시작된 물이 남동쪽으로 낙동강을 이루고 검룡소에서 흘러간 물이 북서쪽으로는 한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발 아래로 백두대간의 준령들이 펼쳐지는 장쾌함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여기에서 다시 내려가도 좋고 시간이 있다면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로 내려서는 약 6㎞ 코스를 택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3시간이면 넉넉하다. 금대봉에서 오른쪽은 매봉산이고, 왼쪽은 분주령이다. 분주령으로 가는 길에도 색색의 꽃들이 발길을 잡는다. 씹으면 단맛이 난다는 보라색 꿀풀, 핑크빛의 소담스러운 노루오줌, 노란 웃음이 싱그러운 기린초도 예쁘다. 금대봉 정상에서부터 40분쯤 걸어가면 ‘고목나무샘’ 방향으로 가는 길과 우암산 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두 길은 30분쯤 뒤에 만나지만 고목나무샘 쪽으로 가는 편이 좋다. 우암산 능선길은 인적이 드물고 등산로에 풀들이 우거져 자칫 길을 잃기가 쉽다. 우암산 기슭에는 벌개미취와 개망초가 드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분주령 코스에서 이곳만큼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곳은 없다. 우암산 기슭에서부터 분주령까지는 약 2.5㎞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이제껏 걸어왔던 길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야생화들이 웃고 떠들며 반겨준다. 분주령은 200평 남짓한 작은 개활지로 아담하고 아늑하다. 분주령에서 내리막길로 2㎞쯤 가면 트레킹의 종착역인 검룡소가 나온다. 주의할 점은 검룡소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까지 1시간 남짓 걸어가야 한다. # 여기도 끝내줘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는 태백에 갔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여분 동안 계곡 따라 걸었다. 검룡소에서 흘려 내린 물이라서일까. 유난히 맑고 투명했다. 이마에 약간의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 이정표를 보고 계곡을 건넜다. 갑자기 펼쳐지는 낙엽송의 쭉쭉 뻗은 자태와 싱그러운 나무 내음에 가슴이 탁 트인다. 무더운 태양도 사라지고 오직 나무와 풀들만이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나무터널이다. 정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신선한 공기이다. 나무터널을 빠져나가자 검룡소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위쪽 석회암 바위에 오르자 물이 솟아오르는 조그만 소(沼)가 보인다. 바로 여기가 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가 만든 물결 무늬를 따라 흡사 용틀임을 하는 것처럼 ‘콸콸콸’ 소리를 내며 흐른다. 너무 웅장하고 아름답다. 아니 신비롭다. 넓이 2m 정도의 조그만 소에서 하루에 2000t이 넘는 물이 솟아오른다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태백 시내 중심에 있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하루에 5000t이 넘는 물이 솟아오르는 황지연못, 강물이 큰산을 뚫고 지나가며 석문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루었다고 이름 붙여진 천연기념물 417호 구문소 등을 빼놓으면 안 된다. # 입으로 찾은 태백의 맛 태백은 한우고기로 유명하다. 워낙 오지다 보니 농가에서 키워 고기 맛이 일품이다. 푸른 초원에서 방목으로 자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다. 그 중에서 태백 시내에 있는 충남실비식당(033-552-5074)이 유명하다. 주인이 직접 태백에서 자란 한우 고기를 적당히 숙성시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끝내준다. 또한 후식으로 나오는 국수는 면발이 쫄깃하며 개운한 국물맛이 좋다. 등심 1인분에 2만 2000원, 국수 2000원. 또 태백에는 닭갈비가 독특하다. 보통 닭갈비 하면 춘천을 떠올리지만 태백에도 그들만의 맛있는 닭갈비가 있다. 태백 닭갈비는 춘천식처럼 고기와 야채를 기름에 볶는 것이 아니고 소의 각종 잡뼈로 우려낸 육수를 자작자작하게 부어 조린다. 고추장 양념과 고구마 등 야채와 닭갈비 등 넣는 재료는 똑같지만 육수를 넣고 조려서인지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소주 한잔과 곁들이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2인분이 기본으로 1만 3000원이다. 태백시내에 여러 닭갈비집이 있지만 승소닭갈비(033-553-0708)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태백에서 인심이 제일 좋은 고원기사식당(033-553-6462). 보통 찌개가 1인분에 4000원. 정갈하고 깔끔한 밑반찬이 8가지 정도 따라 나온다. 그런데 혼자서 된장찌개를 시켰건만 밥이 두 공기나 나온다. 공깃밥을 추가하지 않아도 무조건 밥을 더 준다. 그냥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이다. 또한 찌개와 함께 오징어나 제육볶음 요리가 보너스로 나온다. 원래는 두 사람 이상이 식사를 해야 준다지만 애교를 부리면 얻어먹을 수 있다. # 즐길 거리 가득한 강원랜드 태백에 갔다가 시간이 남으면 승용차로 5분여 걸리는 ‘강원랜드’도 가볼 만하다. 물론 카지노를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다.2층에 마련된 인공호수에서는 매일 밤 환상적인 분수쇼가 펼쳐진다.‘따라라라∼라라라’ 백조의 호수 등 20여곡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다양한 형태의 물줄기의 묘기, 거기에 여러 색의 조명과 레이저가 더해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여름밤을 선사한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최신의 조명기술들을 갖춘 루미나리에가 밤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25만개의 전구가 만든 길을 따라 걸으면 연인은 사랑을, 가족은 행복을 가슴 한구석에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밖에 폐석탄 부지에 자리잡은 99m짜리 국내 최고의 인공폭포, 호텔 3층 카사시네마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댄스, 마술, 연주 등 어우러지는 버라이어티 쇼도 볼 만하다. 평일엔 저녁 7시, 주말엔 오후 2시, 저녁 7시로 약 1시간 동안 펼쳐진다. 또 강원랜드 지하 1,2층에 자리잡은 테마파크는 4D 입체시네마와 자동차경주, 행글라이더글 8개의 어트렉션(탑승물)과 실내 수영장 등도 있어 아이들과 하루를 지내기에 그만이다.1588-7789,www.kangwonland.com # 여행정보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을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지나 사북, 고한을 거치면 태백에 도착한다.38번 국도가 영월까지는 4차선으로 확장되어 좋지만 그 이후로는 아직도 꼬불꼬불 고갯길이 이어지므로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숙박시설은 가덕산 훈련장 근처 하늘못펜션(033-553-3997), 황지동에는 대현장여관(033-552-3337)이 있고 강원랜드 근처 고한, 사북 등지에는 모텔이나 민박을 하는 곳이 많다.
  • [지금 광주에선] 미리 본 ‘06 비엔날레

    [지금 광주에선] 미리 본 ‘06 비엔날레

    25일 광주시 북구 중외공원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오는 9월8일부터 11월11일까지 열리는 ‘2006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40일 남짓 앞두고 전시실마다 공사 인부들이 오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전시장 시설과 파티션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일부 작품은 반입이 시작됐다. 올해로 여섯번째 맞는 행사이다. 행사가 거듭될수록 유명작가와 비평가 등이 수많은 문화적 담론을 쏟아내고 있다. 비엔날레가 세계 미술계로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비엔날레는 ‘광주’라는 도시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미술분야의 수준도 한단계 높아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유치한 첫 대규모 국제행사가 성공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열풍 변주곡 울린다 개막일인 9월8일 광주에선 ‘열풍 변주곡’(Fever Variations)이 울려퍼진다. 대회의 주제인 ‘열풍 변주곡’은 아시아의 새로운 변화에너지, 아시아권의 문화적 다양성이 열풍처럼 전세계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광주가 전세계·아시아권의 구심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행사에는 32개국 108명이 참여,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전시는 2개 부문의 본전시와 후원전, 제3섹터-시민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본전시 # 첫장:‘뿌리를 찾아서’는 ‘아시아 이야기 펼치다’를 주제로 정했다. 새롭게 변화하는 아시아의 정체성을 축으로 현대 미술문화 속에 표출된 ‘아시아 정신’의 뿌리를 추적한다. 그렇다고 ‘아시아인들만의 잔치’나 ‘아시아의 가치’를 선전하기 위한 캠페인이 돼서는 안된다는 전제로 출발한다.19∼20세기와 달리 요즘 서구의 신진 작가들은 서양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동양사상’ ‘동양정신’에서 찾고 있다. 따라서 동·서양 미술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을 해체하는 새로운 시도가 선보인다. ‘신화와 환상’ ‘자연과 몸’ ‘정신의 흔적’ ‘역사와 기억’ ‘현재 속의 과거(가제)’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 마지막장:‘길을 찾아서’의 주제는 ‘세계 도시 다시 그리다’이다.50명의 다국적 작가들이 협동프로젝트를 사전에 진행한 뒤 그 과정과 결과를 전시한다.‘도시네트워크전’으로 이름 붙여진 이 전시는 도시의 하드웨어보다는 공동체, 주민들의 행위와 관계 등 휴먼웨어에 초점을 맞춘다. 아시아∼중동∼북미 국가는 ‘로컬간의 만남’을, 베를린∼파리∼암스테르담∼코펜하겐∼빌니우스는 ‘이민자 수용과정’을, 부에노스아이레스∼엘알토 등 남미는 ‘반헤게모니적 논리’를 각각 주제로 작업한다. ●후원전 동아시아 색채를 주제로 열린다. 동아시아 미술의 뿌리인 전통미술에 대한 조명을 통해 각국 문화와 미감에 대한 동질성과 차별성에 대한 이해의 장을 마련한다. 동양적 세계관을 상징화한 오방색의 민속미술 전시를 통해 비엔날레의 대중적 확산을 시도한다. 한·중·일을 비롯, 인도, 베트남, 티베트, 몽골 등의 회화류와 공예·도예·민속미술 작품 등이 전시된다. ●제3섹터-시민프로그램(140만의 불꽃) 비엔날레 전시와 일반대중을 연결시키고 시민들의 주체적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이다. 지역의 신진작가 발굴과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마당이다. 열린 비엔날레(축제·이벤트), 미술오케스트라(공모전)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구성됐다. 이밖에 아시아미술포럼,CAA콘퍼런스, 비엔날레 열린토론회 등의 학술행사도 이어진다. ●작가들의 작품경향 참여자들은 아시아의 정서와 특징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예술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군이다. 슈카르트 그룹(퍼포먼스·영상·세르비아)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 작품에 주력해왔다. 마이클 주(설치·미국)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해 참가한 낯익은 작가다. 과학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개인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표현한다. 그의 ‘Bodhi Obfuscatus’는 뉴욕의 ‘2005년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역작. 간다라불상의 머리에 섬유광학 조명과 소형 폐쇄회로 카메라들을 설치한 뒤 후광을 통해 불상 표면을 탐구한다. 제니퍼 티(설치·네덜란드)는 사진과 텍스트, 비디오를 통합함으로써 내용과 형식의 다양성을 작품에 담아낸다. 국내 작가인 송상희(설치)씨는 삿포로 홋카이도도립 근대미술관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전 등 국제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다.‘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에서 시작해 사회 안의 모든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들을 탐구한다.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곽선경(드로잉)씨는 뉴욕드로잉 센터, 퀸스뮤지엄 등에서 열린 여러 단체전에 참가한 경력을 가졌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비엔날레 성과와 의미 광주 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 온 국민에게 ‘문화적 충격’을 선사하며 돛을 올렸다.10여년의 세월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국제 미술축제로 자리잡았다. 물론 지역경제에도 커다란 플러스 영향을 미쳤다.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첫 행사의 생산유발 효과는 2288억원, 소득유발 효과 251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6104명으로 집계됐다. 그 이후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행사 때마다 비슷한 효과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제규모의 행사는 중앙에서만 개최한다는 관행을 깨버렸다. 세계문화예술축제를 건국 이후 처음으로 지방도시에서 열어 지방행정의 세계화를 앞당겼다는 무형의 소득도 만만치 않다. 비엔날레는 ‘문화중심도시 육성’이란 국책사업의 유치로 이어졌다. 광주시는 비엔날레의 노하우와 관련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정부도 이를 수용,2004∼2023년 모두 2조 257억원을 투입, 문화중심도시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중 핵심시설의 하나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2010년이면 옛 전남도청 자리에 문을 연다. 홍진태 광주시 문화정책실장은 “요즘은 ‘문화’란 개념이 발굴, 보존, 계승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적 부가가치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문화를 ‘돈이 되는’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비엔날레와 아시아문화전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갑수 이사장 인터뷰 “2006 광주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전시와 홍보 등 각 분야별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 열리는 제6회 행사를 준비중인 한갑수 광주 비엔날레 이사장은 25일 “그동안 비엔날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미술을 통해 만나는 ‘지구촌 축제’로 꾸려가겠다.”고 밝혔다.“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강조한 한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의 주제처럼 ‘아시아성’을 세계로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광주를 ‘아시아 문화허브’로 육성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비엔날레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에 대해 “‘잘 먹고 잘 사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며 “비엔날레라는 국제문화행사의 지역내 파생효과 창출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비엔날레를,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도 긴밀히 연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비엔날레가 가져다준 경제적, 교육적, 사회통합적 효과 등 긍정적 측면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의 ‘난해성’을 의식한 듯 “미술작품의 감상은 ‘이해’가 아니라 ‘느낌’인데, 우리가 너무 인지적·주지주의적 선입견에 사로잡히다 보니 그렇게 생각된다.”며 “그냥 편안하게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신세대 ‘퍼블리즌’이 온다

    신세대 ‘퍼블리즌’이 온다

    ‘나는 공개한다. 고로 존재한다.’ 자신의 생각은 물론 사생활의 노출까지 꺼리지 않는 ‘퍼블리즌(Publizen)’의 특성을 일컫는 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나를 봐 달라. 나에게 클릭해 달라.’고 안달인 요즘 젊은 세대를 퍼블리즌으로 규정했다.‘공개(publicity)’와 ‘시민(citizen)’을 결합한 신조어다. 이들에게 프라이버시는 낡은 개념이며 숨길 것도, 숨길 수도 없는 세상에서 도리어 자신의 모든 것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만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도청과 개인정보 수집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굳이 감추기보다는 내놓고 즐기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밤새 술을 마시며 놀았던 사진을 올렸다가 퇴학당하는가 하면, 내밀한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도 세상 사람 다 보란 듯이 인터넷에 스스럼없이 올려놓는다. 지하철에서 다른 승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전화로 수다를 떠는 여성들, 텔레비전 리얼리티쇼에 출연하려고 줄서는 수만명의 사람들 모두 “자기를 알리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퍼블리즌”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캘리포니아대 문화인류학자 데이너 보이드 교수는 “요즘 신세대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다고 보는 것은 구세대의 가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은 항상 누군가의 감시를 받아왔다. 부모가 없는 곳에선 학교 교사, 운동 코치, 심리 치료사가 이를 대신했다. 프라이버시란 개념 자체가 인류의 역사에서 비교적 근래에 생긴 환상에 불과하다는 학설도 있다. 원래 마을 사람들끼리 다 알고 지내다가 프라이버시가 생겼지만 기술 발달로 다시 서로 다 아는 지구‘촌’이 됐다는 주장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국가안보국이 도청을 한 데 대해 과거처럼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은 이유를 퍼블리즌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모두가 공인이 되고픈 퍼블리즌 인구가 늘수록 변호사가 공인과 비공인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리얼리티쇼를 보는 사람보다 출연하는 사람이 많아질지 모른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서울출판예비학교’ 26명 첫 배출

    ‘서울출판예비학교’ 26명 첫 배출

    “나 떨고 있니?”출판계에 소문이 퍼졌다.“웬만큼 이 바닥에서 굴렀다는 사람보다 한국어 실력이 더 낫다더라.”,“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도 잘해서 번역에 문제 없다더라.”이런 소문을 몰고 온 출판계의 젊은 피, 서울출판예비학교 1기생들이 7월부터 드디어 현업에 투입됐다.6개월간의 담금질 끝에 배출된 졸업생 26명이 그들이다. 좋은 책에는 필자뿐 아니라 ‘제대로 된 편집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출판시장의 영세함 때문에 공채제도가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출판계 지망생들은 방법을 몰라서, 출판사는 한창 현장에서 뛸 2∼3년차 직원들을 구하지 못해 애태웠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것이 바로 서울출판예비학교.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강성남·정연호기자 ■ ‘서울출판예비학교’ 어떤곳 ‘서울출판예비학교’란 노동부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아 176개 출판사가 만든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이다. 민음사·김영사·창비 등 국내 주요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가 만들었다. 수강생들은 ‘교육훈련생’ 자격이기 때문에 월 30만원과 점심 식비를 받는다. 배우는데다 웃돈까지 얹어준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하루 6시간씩 주5일간 교육의 강행군이다. 지금 당장 내놔도 책 한권 뚝딱 만들 수 있는 편집자를 내놓겠다는 게 목표이다 보니 교육은 철저하게 실습 위주다. 물론 매번 실습 때마다 냉정한 평가가 뒤따른다.5개팀으로 나뉜 이번 교육생들은 팀별로 책 1권씩을 만들었고, 또 공동으로 참가한 ‘서양문명의 힘-기독교’는 정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출판인회의는 1기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 그래서 내년 과정은 더 세밀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론과 실무 수업의 비율이나 순서 등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보완하고, 지금보다 선발인원을 좀더 줄이는 대신 상·하반기 두차례로 나눠 뽑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더 세부적인 교육을 위해서다. 출판예비학교의 목표는 하나 더 있다. 출판인회의 사무국 노승현 팀장은 ““예비학교 졸업생들은 어쨌든 ‘기수’가 있기 때문에 이들끼리 뭉치면 출판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1기 졸업생들 사이에서 소소한 모임이나 스터디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일단 성공이다. ■ 새내기 ‘세계사’ 이소영씨 교육을 마치고 ‘세계사’에 취직한 이소영(25)씨는 자신을 ‘운 좋은 여자’로 표현한다. 이씨의 대학전공은 ‘항공우주’다. 어릴 적부터 편집을 꿈꿨다지만, 그동안 ‘공순이’로 살아왔기에 방법을 찾지 못했다.“친구가 출판사에 들어가는 걸 보고 어렵게 용기를 냈는데, 출판쪽은 모집공고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 알아볼 곳도 없고, 정말 답답했어요.”이런 저런 출판 관련 동호회니 모임이니 하는 곳에 기웃거리기도 하고 혼자 끙끙 준비했지만 맥풀릴 수밖에. 그러다 우연히 출판예비학교 소식을 듣고 들어갔는데 역시나 충격이었다.“모두들 ‘오라’가 넘치는 게 제일 당황스러웠어요.” 동기생들은 평소 인문학이나 출판쪽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정말 매일매일이 부끄러웠어요. 같은 팀 (신)두영 언니한테 충고도 듣고 이런 책은 좀 읽으라고 면박도 듣고…. 아는 게 없으니까 처음에서 끝까지 일일이 다 물어봤거든요.” 그 덕에 성과는 있었다.“그래도 막판 교정·교열 시험 때는 2등을 해서 조금은 잘난 척할 수 있었어요.” 고민도 없진 않았다. 취업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인정받아 교육 중간에 일찌감치 채용이 결정됐다.“출판 현업에서 뛰시는 교수님들이 적성을 보고 적당한 출판사를 추천해주시고, 세심하게 상담해주니까 별 문제는 없었는데, 대우가 문제였죠.” ‘월80만원’ 준다는 얘기까지 들렸다.‘어쨌든 좋아하는 일을 하자.’며 스스로를 다독일 수밖에. “그래도 고마운 건 교수님들이 ‘일정 수준 이상 대우 안해주면 안 보내겠다.’면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생각보다는 후한 보수’를 받게 됐단다.“길을 몰라 걱정되시더라도 힘 내시고, 또 언젠가 내놓을 제 책도 기대해주세요.” ■ 재교육 받은 ‘북21’ 이용우씨 ‘북21’에 들어간 이용우(35)씨는 이미 출판 경험이 있다. 대중음악평론가로서 일간지에 기고도 하고, 한국 대중음악을 다룬 책도 몇권 냈다. 또 대중음악 웹진의 편집위원도 했다. 어깨너머로라도 출판쪽 일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다.“술자리에서 농담처럼 ‘나도 출판사나 해볼까.’하다가 출판예비학교 소식을 듣고는 지원했죠. 처음이라 그나마 경쟁률이 낮을 때 들어와서 다행이에요.” “얼추 따져보니까 대학 1년 과정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과정이더라고요.” 처음에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고생했지만, 무엇보다 ‘편집자’를 재발견하는 수확은 있었다.“흔히 생각하듯 저도 필진 선정하고 교정교열하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해보니 ‘제2의 저자’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편집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 거죠.” 원고의 수준이란 게 워낙 천차만별이라서다. “동기들 중에는 ‘저자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는 사람도 있어요.” 교육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은 든든한 지도교수들. 선발·교육·취업에 이르기까지 출판예비학교가 신경을 써주니 거의 ‘원스톱 서비스’다. “거기다 AS까지 해주신다던데요. 현업에서 어려움 겪으면 언제든지 전화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가 북21에서 담당하게 된 분야는 ‘21세기북스’의 경제·경영서적 분야.‘전공’이랄 수 있는 대중문화쪽과는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대중문화나 예술·인문쪽이 낫다고는 할 수 있는데, 어쨌든 경제·경영파트가 지금 제일 잘 팔리는 쪽이니까 이쪽에서 출판의 ‘실제’를 한번 겪어보고 싶습니다.” 잘 팔리면서도 가치있는 책을 꼭 내보고 싶다는 게 이씨의 소망이다.
  • [발언대] ‘고교생 수업선택’이 불러온 변화/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전국의 고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조만간 학교별로 보충수업이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맞춤형 보충학습’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보충수업은 학생들이 별도의 수강신청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선생님들이 탑재한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이뤄진다. 비록 보충수업에 한정되지만, 학생들이 선생님을 직접 고른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학년이 달라 정규수업에선 만날 수 없는 교사도 강의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면 그 강좌는 순식간에 마감된다. 반면 교사의 강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학습동기 유발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강좌는 아예 폐강된다. ‘학생 선택권’이란 옥동자를 얻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부에선 별 탈 없이 진행되던 제도를 굳이 ‘학생 선택’이란 듣기 거북한 용어를 앞세워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대했으나 결국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는 시대적 요구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막상 시행이 결정되자, 과거의 방식에 익숙했던 교사들 사이에선 “아이들의 선택을 신뢰할 수 없다.” “수업을 가장한 인기투표”라는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거 주요 과목(일명 국영수)을 맡는 교사가 보충수업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당장 대학진학에 필요한 과목부터 배정하던 관례에 따라 오히려 시간수가 많아 불평할 정도였다. 수익자부담 원칙이 적용되는 보충수업은 참여한 교사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그래서 한때 보충수업을 두고 교사 복지 차원의 배려가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맞춤형 보충수업’이 시행 2년째로 접어들면서 당초 우려와 달리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의 하나는 보충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자세다. 오랜 경험을 지닌 교사들도 한시간 수업을 위하여 몇 시간씩 정성을 들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시간 때우기식 안이한 수업으론 다음 수강신청에서 학생들의 낙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자세도 크게 달라졌다. 자신이 직접 수강과목과 지도교사를 선택했다는 책임의식 때문에 그만큼 진지해진다. 과거 오후 늦게 진행되는 보충수업은 피곤에 지친 학생들이 꿈나라를 오가는 시간이었으나 이제는 정규수업시간보다 더 진지하게 수업에 몰두한다. 학생선택이 불러온 선물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가치 판단은 치즈를 놓고 벌이는 생쥐와 꼬마 인간 ‘허’와 ‘헴’의 이야기를 담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작가는 과거의 영화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나선 생쥐와 뒤늦게나마 변화를 받아들인 ‘허’,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선택의 기회를 놓친 ‘헴’의 성공과 실패담을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고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 집에서 쉬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이다. 시장의 원리가 게재된 ‘학생선택’은 이처럼 냉정한 것이다. 어차피 교육도 ‘투자’와 ‘수익’의 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시범 실시중인 교원평가제도 언젠가는 ‘정규수업’의 ‘학생 선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다. 문제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교사들의 의식이다. 맛있는 치즈와 안정된 일자리를 국가가 내준 자격증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환상은 빨리 벗을수록 좋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 Trend-Spotting 2006:2030 신예작가 ‘튀는’ 작품 한자리에

    요즘 재능있는 젊은 작가들의 화화작품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통념적인 미의 관점을 거부하고 새로운 미의 세계를 끊임없이 모색한 흔적을 뚜렷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통적 산수를 배경으로 번지점프를 한다든가, 신체의 각 부위가 열매처럼 나무에 걸려있다든가, 빌딩의 회색빛 실내에 수백마리의 나비가 들어차 있다든가 등등.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Trend-Spotting 2006’은 이처럼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미에 대한 탐색이 두드러진 전시다. 참여작가는 남경민 민성식 변웅필 서은애 신명선 신영미 이연미 등 7명. 모두 20·30대 신예작가들이다. 남경민의 ‘실내풍경’ 연작은 초현실주의적 리얼리즘으로 묘사된 심리적 풍경을 담고 있다. 삭막하지만 세련된 도심 아파트 거실에 가득한 나비떼는 결국 충족될 수 없는 작가의 욕구 충족을 향한 소망을 이야기한다. 민성식은 건축물의 실내외 구조와 주변 풍광을 선명한 색의 대비를 통해 표현했다. 특이한 점은 마치 새가 저공비행하면서 보면 이같은 모습으로 비칠 것 같은 관음적 시선이 느껴진다는 점. 그만큼 구도가 독특하다. 서은애는 선조들의 옛 산수에서 느껴지는 격조를 과감히 드러냈다. 작가의 산수엔 은근함이 아닌 직설적 선과 화려한 색상이, 관조가 아닌 시끌벅적한 유희가 가득하다. 이연미의 작품은 엽기성이 다분하지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위트와 발칙함을 담고 있다. 나뭇가지에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몸과 얼굴을 얽어맨 인간, 그 옆에서 머리카락을 키워내는 인간의 모습 등은 다름아닌 현실 속 인간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아닐까? 신명선은 전통적 도상과 현대적인 도상의 결합을 통해 팝아트적이고 키치적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고려 불화에서 차용한 연좌대에 원래 주인인 불상 대신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차용한 벌거벗은 여자를 앉히는 불경스러운 조합으로 성과 속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이밖에 변웅필은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의 실존에 대한 치밀한 사유가 담긴 ‘자화상’ 연작을 선보인다. 국내외 거장이나 유명 중견·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취급해온 갤러리현대가 한두번의 개인전 경력밖에 없는 젊은 작가들의 대형 그룹전을 기획했다는 것도 미술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중소 화랑의 몫으로 여겨졌던 젊은 작가들에까지 손을 뻗쳤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이들에 대한 대형 화랑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국내 미술계가 보다 젊어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8월2일까지.(02)734-6111.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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