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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통신]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전술 다시보기②

    [런던통신]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전술 다시보기②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최대 빅 매치는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뷰티풀 게임’이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물론 영국 현지 언론들까지도 바르셀로나의 우세를 점쳤으나 아스날은 보란 듯이 2-1 역전승을 일궈냈다. 아스날은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꺾을 수 있었을까? 전술의 승리일까? 아니면 선수들의 실력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하늘의 도움이 조금 가미된 행운이었을까? ① 4-3-3 혹은 3-4-1-2 l 바르셀로나 아스날도 그랬지만 바르셀로나도 전술적으로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올 시즌 즐겨 사용하는 4-3-3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전방에서 비야와 페드로가 좌우로 넓게 벌리며 포진했고 중앙에선 메시가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형 미드필더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윙어 같은 풀백 알베스는 우측에서 적극적으로 올라가며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이날 바르셀로나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메시가 경기 초반 일대일 찬스를 놓친 것이며 두 번째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너무 일찍 비야를 뺀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지만 이 두 가지가 이날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메시가 헤딩으로 밀어 넣은 것도 리플레이 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못했기 때문에 아스날이 이겼다는 것은 아니다. 아스날의 플레이도 훌륭했다. 수비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조금은 위험한 압박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스날이 승리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쳤고 반 페르시는 환상적인 왼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벵거 감독의 아르샤빈 투입도 뛰어난 용병술로 귀결됐다. ② 4-3-3 혹은 4-1-4-1 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도 마르세유 원정에서 기존의 4-4-2를 버리고 4-3-3(혹은 4-1-4-1) 시스템을 사용했다.(이제는 퍼거슨의 공식이 된 전술 변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맨시티와의 더비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퍼거슨의 4-3-3은 마르세유 원정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맨시티전의 결승골은 4-4-2 변화 뒤에 터지긴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최상의 멤버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긱스, 박지성, 안데르손, 퍼디난드가 나란히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프랑스 원정에 나서지 못했다. 그 중에서도 긱스의 공백이 가장 컸다. 긱스가 빠지자 퍼거슨은 루니를 측면으로 돌리고 베르바토프를 원톱으로 내세웠으나 공격적으로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다. 4-3-3을 가동할 때 긱스가 중요한 이유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맨유는 마르세유 원정에서 이점이 결여됐다. 긱스 자리에 위치한 루니의 패스는 상대 박스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베르바토프는 전방에 고립됐고 나니 역시 혼자 힘으로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③ 4-4-2 혹은 4-4-1-1 l 토트넘, 첼시, 샬케, 코펜하겐 16강 1차전에서 4-4-2 시스템을 가동한 팀은 모두 4팀이다. 그 중 토트넘과 첼시는 각각 AC밀란과 코펜하겐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샬케04는 발렌시아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물론 4팀 모두 투톱을 사용한 전형적인 4-4-2는 아니었다. 토트넘은 반 데 바르트가, 샬케는 라울이 후방으로 내려와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첼시가 4-4-2 시스템을 사용한 건 지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한 토레스의 영향이 크다. 물론 토레스가 아니더라도 이날 안첼로티 감독은 드로그바를 앞세워 똑같은 시스템을 사용했을 것이다. 비록 원정 경기이기는 했지만 코펜하겐을 상대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만큼 공격적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일단, 첼시는 다소 오픈된 상태에서 아넬카가 두 골을 뽑아내며 2-0 신승을 거뒀다. 첫 골의 경우 코펜하겐의 실수로부터 발생했지만 이것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 아넬카의 마무리가 뛰어났다. 즉, 투톱의 능력 차이가 첼시와 코펜하겐의 승패를 가른 셈이다. 반면 샬케는 발렌시아를 상대로 힘든 승부를 펼쳤지만 원정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런던=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진짜’ 시크릿 가든은 여기?! 신비의 오로라 포착

    ‘진짜’ 시크릿 가든은 여기?! 신비의 오로라 포착

    “이곳이 진정한 ‘시크릿 가든’?” 영국의 한 사진작가가 지난 20년간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신비로운 오로라의 사진을 대거 방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 작가인 짐 헨더슨(62)은 지난 20년간 영국 전역을 돌며 북극광(Northern Lights)이라고도 불리는 오로라를 포착해왔다. 20년간 그가 직접 목격한 오로라는 350여 건. 자신의 집 근처인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각지에서 촬영한 오로라는 환각을 보는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가 이번에 공개한 사진 중 최고로 꼽는 것은 2005년 2월 스코틀랜드 애버든에서 촬영한 것으로, 붉은빛과 푸른빛, 녹색빛과 함께 총총하게 보이는 별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1990년 5월, 애버딘셔에서 찍은 오로라의 모습도 환상적이다. 영화나 만화에서만 등장할 법한 보랏빛 하늘은 ‘시크릿 가든’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1980년대부터 오로라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그는 “오로라가 처음 나타날 때에는 마치 거대한 우산이 하늘을 뒤덮는 듯한 느낌이다. 오로라가 정점에 달하면 사방에서 빛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한편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분자와 반응해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새벽’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오로라는 북반구에서는 ‘노던 라이트’, 동양에서는 ‘적기’(赤氣)라 부르기도 한다. 저위도 지방에서 나타나는 붉은색 오로라는 산소에서 나오는 파장에 의한 것이며, 고위도 지방의 오로라에서 나타나는 붉은색은 질소에 의한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타 발레리나 2인이 말하는 ‘발레 신드롬’

    스타 발레리나 2인이 말하는 ‘발레 신드롬’

    요즘 발레가 대세다. 영화, 음악, 패션, 광고, 방송 등 촉수를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야말로 상한가다. 국립발레단의 정기공연은 창단 50년 역사 이래 사상 첫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고, 발레리나들의 내면을 다룬 영화 ‘블랙 스완’은 24일 개봉하자마자 전국 예매율 1위로 올라섰다. 5명의 개그맨들이 몸에 쫙 붙는 타이츠를 입고 민망한 부위를 가리려 필사적으로 애쓰는 개그 프로그램 ‘발레리NO’도 장안의 화제다. 새달 세계 선수권 무대에 1년 만에 모습을 나타내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선택한 새 배경음악 역시 발레 곡이다.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발레가 부쩍 생활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어느날 갑자기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른 발레를 보는 발레계도 내심 어리둥절할 터. 그래서 만나봤다. 국립발레단 ‘지젤’ 공연의 주인공 김지영(33)과 이은원(20). 24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두 스타를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나 솔직하고 유쾌한 ‘발레 토크’를 나눠 봤다. #1. 요즘 발레가 대세라네요. 하하 국립발레단 간판스타인 김지영은 문화계 전반의 발레 신드롬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그는 “발레가 가진 3차원적 매력이 대중들에게 통한 것 같다.”면서 “과거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이에 따라 여가를 즐기려는 분들이 늘면서 그 어느 예술세계보다 환상적인 발레가 먹힌 것 아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2. 피겨·광고계도 접수했다니까요 김연아가 새로운 쇼트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한 곡은 낭만 발레의 대명사 ‘지젤’이다. 김연아가 프로그램 곡으로 발레음악을 선택한 것은 처음이다. 신예 이은원은 “광고계도 (발레계가) 접수했다.”며 웃는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강수진이 국산 자동차 광고모델로, 국내 간판 발레리노(남성 무용수) 이원국이 한 자산운용사 모델로 발탁된 것을 가리키는 얘기다. #3. 발레리NO요? 재밌죠! 이은원은 “발레가 한때 일반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고급 문화, 어려운 문화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발레를 친근감 있게 다루니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래도 ‘발레리NO’의 경우, 너무 성적인 코드만 부각시키고 희화화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하자 “솔직히 그런 불만을 토로하는 선배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노들은 대부분 (개그 그 자체로 즐기며) 재미있어한다.”고 전했다. 장난기 있는 선배들은 ‘발레리NO’를 따라하기도 한다고. #4. ‘지젤’ 매진, 이유 있습니다 예매창구에서 전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는 ‘지젤’ 공연은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이다. 1999년 러시아 버전의 ‘지젤’ 국내 초연 무대에도 올랐던 김지영은 “프랑스 버전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 더 인기인 것 같다.”면서 “디테일이 살아 있는 프랑스 버전의 특성상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러시아 버전보다 훨씬 섬세하다.”고 설명했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안무가 파트리스 바르가 프랑스에서 직접 날아와 안무를 지도한다는 점도 매진 행렬의 한 요인이다. 개막공연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에게 공개한 최종 리허설에서도 바르는 명성답게 발 테크닉, 음악, 무대장치 등을 모두 꼼꼼하게 챙겼다. #5. ‘블랙 스완’ 나탈리 포트먼 매력적 7살 때 아버지가 녹화해준 프랑스 버전의 ‘지젤’ 공연 비디오를 보고 발레를 처음 접했다는 이은원은 “당시 비디오 속 공연의 안무가가 바로 파트리스 바르였다.”며 “13년이 흘러 그 분이 안무하는 ‘지젤’ 무대에 서게 됐으니 운명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화 ‘블랙 스완’ 얘기를 꺼내봤다. 인터뷰 시점에는 영화가 개봉 전이라 두 사람은 “주연배우인 나탈리 포트먼이 4살 때부터 발레를 배웠다고 들었다.”면서 “흑조와 백조를 동시에 연기하는 것은 모든 발레리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6. 발레학교 하나 없는 한국 발레의 미래 유쾌하던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다. 발레의 미래 얘기가 나와서였다. 김지영은 “발레학교가 없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면서 “한국 발레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국 발레 수준은 기업으로 치면 중소기업”이라면서 “대기업으로 크려면 어릴 때부터 연기, 테크닉, 체조 등을 종합 지도하는 발레학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세대공감] 세월따라 변한 ‘부의 상징’

    [세대공감] 세월따라 변한 ‘부의 상징’

    농산물 수입개방이 되기 전인 1986년 봄. 초등학교 1학년 꼬마는 소풍에서 자신의 짝지가 완전 부잣집 딸이란 것을 알게 됐다. 꼬마가 태어나서 한번도 하나를 온전히 먹어보지 못한 노란 바나나. 짝꿍의 소풍 가방에는 바나나가 무려 3개가 나왔다. 하나는 선생님 것. 하나는 짝의 것. 그리고 하나는 꼬마에게 쥐어졌다. 금지옥엽으로 자란 짝지의 어머니가 자신에게도 나눠주라고 챙겨준 것이었다. ‘바나나 한개를 혼자 먹다니.’ 이후 1학년 꼬마에게는 바나나가 ‘부의 상징’이 됐다. 이젠 바나나는 가장 싼 과일중의 하나로 전락했다. 하지만 30대가 된 꼬마에겐 여전히 바나나가 ‘있는 집’의 상징으로 생각된다. 세태가 급변하면서 경제력의 척도를 나타내는 물건도 바뀌고 있다. 세대마다 깊게 각인된 ‘부의 상징’은 여전히 “우리 때는 저거 있으면 정말 사는 집이었지.”라는 말을 끄집어낸다. 세대별 부의 상징을 찾아봤다. 친구의 메이커 운동화 흙 묻히며 심술냈어요 서울 봉천동의 김진화(24·여)씨는 초등학교 시절 ‘메이커 운동화’가 그렇게 갖고 싶었다. 4학년 때까진 어머니께서 사 주신 신발을 아무 말 없이 신었지만 5학년이 되고 나서 ‘메이커’에 눈을 떴다. 메이커라고 해 봤자 아는 것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가 전부. 꼬마였던 김씨는 이런 브랜드들을 하나 하나 외며 친구들 앞에서 제법 아는 척 했다. 당시 김씨의 눈에 메이커 운동화를 신은 아이는 하나 같이 잘사는 집 아이들이었다. 아버지의 직업이 의사, 사업가, 유명 학원장 등이었다. 한마디로 그때 김씨의 학교에서는 메이커 운동화가 일종의 부의 상징이었던 것. 이런 친구들은 새로 산 티가 나는 운동화를 친구들 앞에서 내밀며 괜스레 자랑하고 다녔다. 김씨는 “솔직히 부럽기는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 산 운동화는 밟아 줘야 오래 신는다며 일부러 흙을 묻히기도 했죠.”라며 그때를 떠올렸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송유경(26·여)씨는 마음의 여유가 곧 부의 상징이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송씨는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출판사에서 성인을 위한 영어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송씨는 돈을 버는 데 아등바등하기보다는 적은 돈이라도 여유롭게,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천천히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하며 살고 싶다. 웰빙이 곧 부의 기준인 셈이다. 송씨는 “세상에 돈이든 보석이든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 있지만 마음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나요? 전 마음이 부자이고 싶어요.”라며 미소지었다. 외제차 부럽지만 엄두는 못 내죠 서울의 회사원 최영민(27)씨에게 부의 상징은 소위 ‘명품 외제차’이다. 결혼식에 번쩍번쩍하는 외제 승용차를 몰고 오는 친구들은 완전 선망의 대상이다. 최씨는 “남자가 명품 자동차를 몰고 예쁜 여자가 옆에 타고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기도 한다.”면서 “여자와 사귈 때도 고급 승용차가 있으면 작업이 더 잘 된다.”면서 부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씨는 명품 자동차를 사기 위해 딱히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최씨는 “부의 상징은 단지 상징일 뿐 내가 하기에는 막연한 거리감이 있다.”면서 “이제 직장생활 1년차인데 아껴서 장가갈 돈 모으는게 더 급하죠.”라고 말했다. 그에게 명품 차는 아직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갓 입학한 여대생들은 명품 가방에, 명품 구두까지 갖춘 졸업반 여대생들은 옷이 날개인 듯 명품 의류에 필이 꽂힌다. 서울에 사는 피아노 강사 김영희(34·여)씨에게 부의 상징은 ‘교정기’이다. 김씨는 요즘 들어 TV에서 유명 스포츠 스타나 탤런트들이 교정을 통해 과거에 비해 확연히 예뻐진 모습을 보며 교정의 효과에 새삼 놀란다. 김씨는 “그동안 절친들이 미용을 위해 교정을 한다는 것에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시큰둥했던 자신이 후회스럽다.”면서 “연예인들은 물론 주변 친구들이 교정을 하고 달라진 모습에서 부러움과 환상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사귀는 이성도 없어 결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된 김씨에게 교정기는 그야말로 탁월한 성형 효과를 가져다주는 부의 상징이다. 김씨가 교정기를 부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웬만한 사립 대학의 등록금에 맞먹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하지만 김씨는 일주일 전 큰 마음을 먹고 교정을 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지난 1년 간 피아노 강사를 하며 모은 돈을 쪼개 나를 위해 투자할 생각”이라면서 “현재 학원 수업 도중 틈날 때마다 주변 치과에 들러 교정하는 데 드는 비용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등촌동에 사는 대학생 지은송(25·여)씨의 부의 상징은 ‘직업’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취업만 해도 성공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일을 하느냐가 성공을 넘어서 그 사람의 삶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서다. 지씨는 “취업난으로 불안한 마음은 대학입학 때부터 항상 있어 왔던 일이잖아요. 그래서 대학입학 때부터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씨는 현재 졸업을 1학기 남겨두고 휴학 중이다.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 근처에서 살며 매일 하루에 4시간씩 자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엔 떨어졌지만 올해는 꼭 붙겠다는 각오다. 지씨는 “매일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합격할 저를 생각하면 다시 한 번 힘이 나요.”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모두가 안정적인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도전의식이 없다고 비판하는 어른들에게 지씨는 “이렇게 불안한 시대에 안정적인 것을 찾는 게 오히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아닐까요. 미래에 제가 안정적으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게 좋은 일 아닌가요.”라고 대답한다. 사는 곳이 자신의 경제력을 말해주죠 ‘부동산 광풍’이라는 말은 순천에 사는 주부 정연순(48·여)씨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만 같다. 전세살이로 전전하다 8년 전에 마련한 시골 마을의 1층 단독주택이 정씨의 보금자리. 넓은 집은 아니지만 정원에는 봄꽃이 봉오리를 틔울 준비를 하고 있고 누렁이 한 마리도 있다. 아담한 보금자리다. 하지만 정씨는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부의 상징은 바로 아파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씨의 생각에 아파트는 보금자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씨는 서울 강남의 남동생 부부가 내려와 아파트값이 떨어졌다느니, 어느 곳에 신도시가 개발되는 데 괜찮을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를 실감했다. 정씨는 몇년 전 서울에 갔다가 강남에 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들을 봤다. 벽면은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로 뒤덮여 있고 꼭대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정씨는 문득, ‘저런 아파트가 아니어도 살기 좋은 집은 많은데 굳이 저런 아파트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정씨는 “아파트를 부의 상징으로 보기 때문에 투기가 발생하고 땅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면서 “집을 부의 상징이 아닌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이나 서초 등 사는 지역도 부의 척도가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쌀이 부족하니 보리혼식을 합시다’. 제주에 사는 김성진(58)씨는 1960년대에 한참 나돌았던 이 구호를 떠올리면 헛웃음이 나온다. 제주에는 쌀이 턱없이 부족해 사람들은 보리밥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제주는 논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다른 지역보다도 쌀 부족 현상이 심했다. 1960년대 제주에서는 ‘쌀밥’이 부의 상징이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당시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집은 곧 부잣집”이라면서 “제사상에 쌀밥과 쌀떡을 올리는 집 아이들은 제사를 지낼 때마다 친구들을 데려와 제사상에 올려진 쌀밥과 떡을 슬쩍 보여주곤 그걸로 며칠 동안 목에 힘을 주고 다녔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평범한 집이라도 소풍이나 운동회 날이면 쌀밥을 먹고 싶은 게 아이들의 인지상정. 김씨는 “운동회 날이면 어머니께서 모처럼 쌀밥을 지어서 보리밥 위에 한두 숟갈 얕게 얹어서 도시락을 싸 주었지.”라며 “도시락을 열었을 때 하얀 쌀밥이 눈에 들어오면 지금 말로 완전 대박”이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TV는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었지 서울 목동에 사는 김성일(58)씨는 텔레비전을 꼽았다. 김씨는 “지금이야 엄청나게 화질도 좋고 선명한 큰 텔레비전이 많이 있지만 제가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흑백 텔레비전은 마을에서 하나 있을까말까 했어요.”라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동네에서 제일 부잣집에 한대 있던 텔레비전은 아이들이 그 집으로 모이게 했다. 마음씨 좋은 집주인 아저씨는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텔레비전 보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그 집 아들이 문제였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텔레비젼을 보지 말라며 생떼를 썼기 때문. 그때마다 김씨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부끄러웠다. 김씨는 “기분은 무척 나빴지만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꾹 참았지만 나름대로 마음의 상처였는지 가끔 생각하면 씁쓸하네.”라고 말했다. 김씨는 부잣집 아들의 구박에도 당시 인기 드라마였던 ‘미워도 다시 한번’ 같은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었다. 김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바뀔 수 없는 것은 그때의 추억”이라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때 다같이 사람들이 웃고 울던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양에 사는 김기숙(52·여)씨는 부의 상징이란 곧 ‘가방끈’이라고 단언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김씨가 학창시절을 보낸 1970년대만 해도 까만 교복을 입고 여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 설사 학교에 다닐 수 있어도 운이 좋으면 초등학교 때까지 혹은 초등학교 3, 4학년까지 다니는 게 고작이었다. 4남매의 첫째였던 김씨도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초등학교만 나온 게 전부였다. 김씨는 “3학년인가 4학년인가 그때쯤 아버지가 이제 학교 다니지 말고 집에서 일하고 동생들 돌보라고 하셨을 때 난 학교를 가겠다고 소리 지르면서 집을 뛰쳐나갔던 게 생각난다.”면서 “첫째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던 아버지가 어찌나 원망스럽던지.”하며 한숨울 내쉬었다. 결국 김씨의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끝까지 다닐 수 있도록 허락했다. 몇몇은 중학교에 진학했다. 김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그 애들이 지나갈 때면 저도 모르게 집에 숨었어요.”라면서 “지금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선생님, 교수가 됐는데 저도 똑같이 공부했다면 그 친구들처럼 자신 있게 명함을 내밀수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혼자 웃곤 해요.”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100점에 엉덩이만 70점’…남미 ‘엉짱’ 선발대회

    매년 세계 각국에서는 수많은 미인대회가 열린다. 이중 대부분이 얼굴, 몸매, 지성 등을 기준으로 최고의 미녀를 뽑는다면 남미의 한 이색적인 미인대회는 미의 기준으로 엉덩이를 최우선적으로 평가한다. 칠레 일간 라 쿠알타는 “수도 산티아고 인근 비나델마에서 열린 2011 ‘미스 리프’(Miss Reef) 선발대회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사브리나 소사(22)가 수많은 미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미스 리프’는 선발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엉덩이가 70%를 차지해 엉덩이가 예쁜 미녀, 즉 ‘엉짱 미인’을 선발하는 대회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당당히 ‘칠레 최고의 엉덩이 미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사브리나 소사는 가슴 92cm, 허리 61cm, 엉덩이 93cm라는 환상적인 바디와 매끈한 몸매를 자랑한다. 또한 그녀에게는 ‘세계 최고의 엉덩이 미녀’를 가리는 ‘월드 미스 리프’ 선발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주최 측은 미스 리프 선발대회에서 매년 우승한 미녀들을 모델로 달력으로 제작해 판매하는데 이 달력은 예약해야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모자 안쓰면 어색하고 불편”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모자 안쓰면 어색하고 불편”

    길게 늘어뜨린 검정 곱슬머리 위에 살포시 얹은 톱햇(일명 마술사 모자), 신들린 듯 기타를 연주하며 뿜어내는 담배 연기는 1980년대 후반 그룹 건스앤드로지스 시절부터 슬래시(46)의 트레이드 마크다. 1999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한 이후 새달 20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단독공연을 갖는 슬래시를 이메일로 만났다. 슬래시는 “지난해 월드투어를 시작하면서 줄곧 한국 공연을 고대해 왔다.”면서 “굉장한 시간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시간주간지 타임이 지미 헨드릭스에 이어 세계 최고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로 꼽은 것에 대해서는 “내가 그 자리에 오를 만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999년 당시 한국팬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일단 잭슨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다. 한국 팬들이 잭슨을 정말 좋아하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이번에는 당신이 주인공인데. -사실 지난 투어 때부터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하게 돼 기쁘다. 즐거운 로큰롤 공연을 기대해 달라. →가장 크게 영향받은 뮤지션은. -어릴 때부터 로큰롤에 죽고 못 사는 로큰롤 키드였다. 뮤지션을 꼽자면 너무 많은데 헨드릭스, 클랩턴, 백, 에어로스미스, AC/DC, 레드제플린, 비비 킹, 앨버트 킹 그리고 얼마 전 타계한 게리 무어까지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과 톱햇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자를 쓴 건 까마득한 1980년대부터인데 대중 앞에 나설 때나 연주할 때 왠지 편한 느낌이 들어 쓰기 시작했다. 당시 아무 생각 없이 했던 작은 습관이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이젠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모자 없이는 너무 불편하고 어색한 느낌이 든다(웃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6)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고전 톡톡 다시 읽기] (56)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1971년 출판된 ‘학교 없는 사회’(Deschooling Society)로 이반 일리히는 일약 스타가 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엄청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등극한다. ‘의무교육 폐지’로 요약되는 그의 주장은 전통적인 학교 옹호자들뿐 아니라 급진적 교육개혁파들로부터도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좌·우파 모두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멈추지 않는 그의 행보. 학교 폐지를 넘어 병원 폐지, 급기야 복지의 폐지까지 주장한다. 보편적 복지를 거부하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내 삶을 제도와 국가에 맡기지 마라! 정말 ‘핫’(hot)하지 않은가? ●학교라는 의례 게임의 장 이른바 ‘가치의 제도화’. 현대사회는 건강, 배움, 이동이라는 바람과 가치를 병원, 학교, 고속도로 같은 제도의 서비스 문제로 끊임없이 치환시키는 사회이다. 이 중에서도 학교는 ‘가치의 제도화’를 익히는 기본 코스다. 왜냐? 학교는 ‘인문적 교양’ 혹은 ‘인적 자원의 생산’ 같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곳이 아니라 그 어떤 가치를 채택하든 그것이 ‘학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신화를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게임의 구조로 작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 학교라는 게임의 구조를 보자. 학교는 배움을 수업과 동일시하게 만들고 졸업장을 자격이나 능력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홀로 배우는 자, 자격증이 없는 비전문가는 점차 불신의 대상이 된다. 또한 수업은 다음 수업으로 단계적으로 연결되는데 각 단계마다 소위 전문가가 정교하게 고안하고 측정한 숫자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제 모든 가치는 쪼개고 붙이고 잴 수 있다는 관념이 내면화된다. 더구나 그 문턱마다 상벌, 진급, 졸업이라는 ‘기대’가 부여되기 때문에 그 기대를 향해 전문가가 만든 교육과정을 소비하면서 무한히 앞으로 ‘진보’하는 것만이 선(善)이 된다. 학교는 결코 배우는 장이 아니다. 사실 가르치는 장도 아니다. 학교의 구조는 몇 개의 단계를 진급하는 의례게임의 장, 끝없는 소비 신화에 신참자를 끌어들이는 입문의례의 장이다. 학교가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의 법칙, 그 자체이다. 그러나 무릇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게임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학교라는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라는 게임에서 매 문턱마다 탈락자가 생기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스타 오디션과 같은 서바이벌 게임은 노골적이어서 오히려 순진한 반면, 학교는 ‘기회의 평등’이라는 신화(하지만 학교가 평등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를 확산하면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더 음험하고 교묘하다. 학교는 우리가 의심 없이 참여하기 때문에 지속되는 견고한 게임이다. ●문제는 학교가 아니라 ‘제도’다 일리히는 결코 ‘학교’를 없애자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리히가 폐지하자고 주장한 것은 학교 ‘제도’이다. 만약 소수는 돈을 따지만 대부분은 돈을 잃는 로또를 의무적으로 구입하자고 하면 당신은 찬성하겠는가? 그런데 소수의 승자를 위해 다수의 탈락자를 만드는 학교제도의 확산, 혹은 의무교육의 확산을 왜 받아들이는가? 만약 영혼의 구원을 위해 모든 사람이 교회 혹은 절에 가야 한다는 법을 만들고 교회나 절에 공공자금을 지원하자고 하면 모두 찬성하겠는가? 그런데 왜 배움을 위해 학교라는 제도를 만들고 그곳에 공공자금을 투여하는 일에는 반대하지 않는가? 모든 배움의 열망과 기회와 방법을 독점하면서 누구나 다녀야 하는 의무가 된 곳, 근대학교는 이제 교회에 가면 영혼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사제의 권위에 전적으로 복종해야 했던 중세의 교회와 전혀 다르지 않다. 다만 중세의 교회가 내세의 구원을 약속하고 기대하게 만들었다면 근대의 학교는 현세의 물질적 풍요를 약속하고 기대하게 만든다는 차이가 있을 뿐! 이제 학교에서 배운 게임의 법칙은 전 사회로 확장된다. 가치를 양적으로 측정하고 비교하는 일, 소위 자격증이나 전문가를 받아들이는 일이 자연스럽게 된다. 내가 수도를 고치는 것보다 전문가를 부르는 게 더 마음이 놓이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음식도 제대로 하려면 전문 요리학원에 등록해서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아프면 내가 고친다는 것은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다. 내가 꾸리는 삶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나의 능력은 점점 쇠퇴한다. 제도로부터 삶이 철저히 소외되는 상황. 일리히가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런 ‘학교화한 사회’(schooled society)이다. ●상호의존적 공동체로 소박하고 근본적인 혁명 “우리는 신조차도 할 수 없는 것, 즉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 누군가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우리들의 ‘교육학적 오만’으로부터 우리를 어떻게 해방시킬 것인가?” ‘학교 없는 사회’는 어떻게 가능할까? 일리히의 답변은 ‘공생‘(conviviality)이다. 학교, 병원, 군대, 정부, 복지 시스템 같은 독점적이고 조작적인 제도를 거부하고 말 그대로 ‘함께-활력 넘치는’(convivial) 상호의존적 도구를 생산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아니라 내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탈 것. 친구들과 함께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네트워크를 만들 것. 고통을 사유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지혜와 노하우를 공동체 내에 생산할 것. 지나치게 소박하다고? 그러나 이러한 문제작 ‘학교 없는 사회’로부터 40여년이 지났어도 학교는 막강하다. 오히려 학교가 문제가 많기 때문에 학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자는 주장, 신자유주의의 희생자를 위해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점점 더 힘을 얻는다. 온정과 진보의 환상 속에서 작동하는 비정하고 반동적인 게임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리히의 소박하나 근본적인 제안은 새삼 절실하다. 새로운 혁명을 원하는가? 그럼 자기 두 발로 걷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희경 문탁 네트워크 연구원
  • 70~80년대 한국만화 부흥 이끈 이향원씨 별세

    70~80년대 한국만화 부흥 이끈 이향원씨 별세

     만화 ‘이겨라 벤’ ‘나는 차돌’ 등을 펴낸 만화가 이향원(66)씨가 17일 새벽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60년 ‘의남매’ 시리즈를 통해 데뷔했고,1970~80년대 한국 만화의 부흥을 이끌었다. 허영만·고유성 등의 문하생으로 길러냈다.  고인은 60년대 만화가게에 납품된 작품 ‘투견’ 시리즈를 펴내며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에는 월간 ‘보물섬’에 ‘이리왕 로보’, 소년경향에 ‘정글북’, ‘아이큐점프’에 ‘파이팅 꼭지’ 등을 연재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고인은 개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로 유명하다. ‘떠돌이 검둥이’ ‘이겨라 벤’, ‘명견 이야기’ 시리즈, ‘떠돌이 검둥이’ 등 개와 인간의 정을 다룬 만화들로 감동을 안겼다. ‘나는 차돌’과 ‘환상의 변화구 매직서클’ 등 스포츠 만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례식은 이대 목동병원 영안실 7호, 발인 19일 오전 9시. 02-2650-2747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런던통신] 영국 펍(Pub)에서 즐긴 ‘뷰티풀 풋볼’

    [런던통신] 영국 펍(Pub)에서 즐긴 ‘뷰티풀 풋볼’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축구 팬들에게 ‘펍’(Pub, 영국의 선술집)은 축구와 삶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평상시에는 삶의 휴식처가 되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뜨거운 응원의 장이 되는 곳이 바로 펍이다. 아스날의 교수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심지어 “펍은 나의 축구철학을 완성시킨 곳”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래서 찾았다. 16일 저녁(현지시간) 지금의 벵거 감독을 있게 한 영국의 한 펍에서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뷰티풀 풋볼’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 예상대로 펍은 경기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부분의 테이블은 예약이 끝난 상태였고 전망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전쟁만큼이나 펍 속에서의 자리 전쟁 또한 매우 불꽃 튀게 진행됐다. 대한민국에 붉은 악마가 많듯이 영국의 펍은 아스날 팬들로 가득했다. 아스날의 저지와 머플러를 한 팬들이 한 대 모여 응원가를 합창했고 그 열기는 제법 뜨거웠다. 물론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스페인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 역시 삼삼오오 모여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을 시도할 때마다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매우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아스날은 작정이라도 한 듯 강하게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였고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 15분이 지나자 경기 흐름은 서서히 바르셀로나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동시에 펍에서 아스날을 응원하던 팬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작아져 갔다. 이후 전반 25분 다비드 비야의 선제골이 터졌고 아스날과 바르셀로나 팬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아스날 팬들은 지난 시즌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연거푸 맥주잔을 들이켰고 바르셀로나 팬들은 일제히 ‘올레’(Ole!)를 외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경기를 지배하며 쉽게 끝날 것 같던 승부는 후반 32분 로빈 반 페르시의 환상적인 왼발 슈팅이 터지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무게 중심을 뒤로 뺀 채 잔득 움츠리고 있던 아스날은 크게 기지개를 펴듯 앞으로 전진 했고 마침내 5분 뒤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역전골이 터지며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불과 5분 사이 펍의 분위기는 180도 뒤바뀌었다. 다소 여유 있게 경기를 즐기던 바르셀로나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TV 스크린을 쳐다봤고 역전에 성공한 아스날 팬들은 이를 약 올리기라도 하듯 과장된 제스처를 보이며 자축했다.(이를 두고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으나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결국 경기는 아스날의 2-1 역전승으로 끝이 났고 수비형 미드필더 송 빌롱을 빼고 측면 공격수 아르샤빈을 투입한 벵거의 기막힌 용병술은 빛을 발했다.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패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고 이날 승리를 통해 이를 증명해냈다. 하지만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뷰티풀 풋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야의 말처럼 진짜 파티는 3월 8일 2차전에서 치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아스날은 바르셀로나를 완벽하게 넘어설 수 있을까? 축구 팬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캄푸 누를 향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문화마당] 소극장의 재발견/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소극장의 재발견/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1991년 가을 즈음으로 기억한다.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열린 김광석 콘서트에 1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짧은 휴가를 받아 군복을 입고 무작정 달려간 그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었다. 이 공연은 뮤지션 김광석이 죽어서도 기록으로 남는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김광석 1000회 공연 중 한 회를 보게 된 셈이다. 이제 와서 생각이지만, 그때 김광석의 공연을 보지 않았다면 얼마나 후회스러웠을까. 그렇게 수없이 다행스럽다고 되뇌는 까닭은 그 작은 무대에서 뿜어 나오는 소리의 경이로움 때문이었다. 요즘의 공연 메커니즘에 비할 바 없는 남루한 무대지만 시간이 지나서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 그때 그 순간의 감흥은 아직도 가슴속에 첩첩이 포장되어 있다. 김광석의 무대는 때로 서러움과 한스러움이 교차한다. 분노와 슬픔이 서걱거리는가 하면 신명나고 장난기 가득한 소리의 유희가 꿈틀거렸다. 김광석의 작은 체구에서 그러한 힘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관객은 탄성을 짓누르기 바빴다. 억눌린 한숨에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기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묶어 둘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 후로 이 같은 무대를 만날 수 있을까 하면서 그를 추억했다. 2시간이 10분 같았다는 몰입의 무대는 이후 뮤지션 이적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다. ‘적군의 방’으로 시작된 이적의 소극장 공연은 2007년이 되어서야 입소문을 타고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다. ‘나무로 만든 노래’로 1만 2000관객이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해 소극장으로 몰렸다. 체조경기장이 아니라 4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만들어 낸 유료관객의 수였다. 우리 공연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경이로운 수치다. 특정 화제성이 있어서 관객이 몰린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몰려서 화제가 된 소극장 공연이었다. 그만큼 이적의 공연 콘텐츠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소극장 공연은 음악적 내공과 가창의 흡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관객과 무대의 간극이 좁아서 숨소리 하나 빠져나갈 틈이 없다. 농밀한 음악적 완성도와 깊이 없이는 관객을 몰입시키기 힘들고 결국 만족도 이끌기 힘들다. 소극장은 가수에게 무덤이 될 수도 있는 공간이다. 자칫하다간 밑바닥을 드러내고 난조의 끝을 보여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극장 공연을 10회 이상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뮤지션 또한 손에 꼽힐 정도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뮤지션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거친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는 일체감은 또 다른 묘미다. 큰 극장에서 맞닥뜨리는 전율의 밀도나 크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한된 인원 덕분에 초대권이 발행되지 않고 표를 구매한 ‘진성 관객’들로 채워져 공연장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래서 소극장 공연은 흥분과 몰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물아일체의 묘미를 선사한다. 쇼보다 음악이 중심이 되는 콘서트를 바라는 팬들은 능력 있는 뮤지션에게 ‘소극장 공연 성공’을 관철시키는 힘을 보여 주었다. 음악정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중을 기만하는 기회주의적 마케팅으로 껍데기에 치중한 오늘의 가요 풍토 속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개척하는 뮤지션들의 ‘힘’은 아직 가요계를 튼튼하게 지탱해 주는 근본이다. 보여 주는 음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오늘, 가슴을 파고드는 뮤지션의 힘과 무대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음악이 보여 주는 진정성 때문이다. 악보에서 찾아볼 수 없는 표현을 가슴 벅차게 연주하는 뮤지션이 우리 앞에 있고, 이를 찾아 나서는 관객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직 우리 가요계는 심장이 멈추지 않고 살아 뛰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작은 무대에서 포효하는 가수의 소리를 통해 커다란 감동을 얻어낼 때 우리는 평생 동안 각인될 만한 추억을 맞이하게 된다. 수십만원에 이르는 티켓값을 지불하고서도 얻지 못하는 무대를 만나는 일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숨진채 발견된 최고은 작가 애도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숨진채 발견된 최고은 작가 애도

    2월 둘째 주, 네티즌들의 관심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32세의 나이로 요절한 최고은 작가의 사망 소식에 집중됐다. 최 작가는 설을 앞둔 1월 29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자신의 월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작가의 궁핍한 생활은 그가 세입자 송씨에게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과 김치가 있다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달라.’고 남긴 쪽지를 통해 알려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지 124일 만에 풀려난 ‘금미 305호’의 석방소식도 인터넷을 달궜다. 금미호는 지난 9일 이례적으로 석방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공해상으로 풀려나 화제가 됐다. 이날 선장 김대근씨 등 한국인 선원 2명과 중국 선원 2명, 케냐 선원 39명 등 43명이 선박과 함께 풀려났다. 지난 10일 열린 대한민국 축구팀과 터키 대표팀의 친선 경기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검색어 4위는 ‘KTX 탈선’이 차지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5분쯤 부산에서 광명으로 향하던 KTX산천 224호 열차가 경기 광명역 인근 상행선 일직터널에서 선로를 이탈하며 멈춰선 것.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울 여의도백화점 물품보관 업체에 보관 중인 10억원 현금상자가 5위에 올랐다.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에서 현금 10억원이 나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지난 11일 백화점과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15대를 분석한 결과 돈 상자 주인으로 추정되는 의뢰인의 인상착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예인 대표 ‘미녀와 야수’ 커플이었던 가수 길과 박정아의 결별이 6위를 차지했다. 2년여간 교제해온 두 사람은 지난 연말부터 바쁜 스케줄로 인해 사이가 소원해졌고, 결국 좋은 동료로 남기로 했다. 동해안 지역에 100년 만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강릉과 동해, 삼척 등 18개 마을 640여 가구 1280여명의 산간 주민들이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동해안 폭설’이 7위에 올랐다. 8위는 걸 그룹 카라의 리더 박규리 왕따설이 차지했다. 박규리는 지난 10일 이른바 ‘카라 사태’ 이후 첫 공식 무대였던 애니메이션 영화 ‘알파 앤 오메가’ 언론시사회에서 왕따설을 부인했다. 9위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이 차지했다. 루니는 1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정규리그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1 동점 상황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1박2일’, ‘강심장’ 하차설이 10위에 올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광석 떠난 지 15년… 그는 왜 계속 불리는가

    김광석 떠난 지 15년… 그는 왜 계속 불리는가

    1년 전 아니 몇달 전 유행했던 노래도 잘 생각나지 않을 만큼 변화가 빠른 게 최근 대중가요 트렌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5년 전 세상을 떠난 가수의 노래는 계속 불리고 있다. 그것도 대중의 가슴을 울리면서. 1996년 1월 6일 32살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저버렸던 김광석 얘기다. ‘서른 즈음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지금도 불리는 수많은 히트곡 속에서 그는 여전히 살아 있다. 오는 12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에서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가 열린다. 지난해 전국 5개 도시에서 릴레이 공연을 한 결과 반응이 뜨거워 올해 다시 시작했다. 지난달 고인의 고향인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을 거쳐 강원도 원주로 옮겨 간다. 콘서트장 주변에서는 대구 방천시장에 조성된 ‘김광석 거리’와 고인의 옛 사진 등을 모은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동료와 후배들이 만든 추모 앨범은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왜 대중은 이렇듯 김광석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그와 그의 노래가 지닌 힘은 대체 무엇일까.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9일 “김광석 노래가 곧 나의 노래라고 여기는 대중의 환상”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임씨는 “(김광석의) 노래 가사를 가만히 음미해 보면 리얼한 맛이 있다.”면서 “감정 표현도 워낙 인간적이라 노래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 노래라고 느끼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분석했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나이, 서른을 소재로 한 ‘서른 즈음에’나 군 입대를 앞둔 남자들의 심리를 절절하게 옮긴 ‘이등병의 편지’가 대표적이다. 임씨는 “‘김광석의 노래가 곧 내 노래’라는 일종의 환상과 함께 고인의 감정적인 목소리에 대중이 계속 빠져드는 것”이라면서 “세월이 지나도 김광석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추억’에서 생명력의 원천을 찾았다. 성씨는 “김광석의 소박한 음색과 더불어 그의 노래를 통해 1980~1990년대 풋풋한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점이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이어 “가수들은 흔히 보컬 기교를 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김광석은 결코 꾸미지 않는, 소박한 스타일이었다.”면서 “김광석의 노래가 대학생들이나 일반 회사원들이 어울려 부르기 좋은 친숙한 음악으로 자리 잡은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동물원 멤버로 출발한 김광석은 1980~1990년대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진지하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묘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는 게 성씨를 비롯한 가요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눈은 대지를 덮고 강은 얼어버린다. 이처럼 겨울은 야생의 생물들이 살아가기에 길고 혹독한 계절이다. 혹한과 폭설을 시작으로 야생의 세계에서는 치열한 생존 전쟁이 시작된다. 삵의 사냥 장면과 수달의 겨울나기 모습, 그리고 겨울 숲 속에서 살아가는 고라니와 너구리, 멧돼지 등의 생존전략을 공개한다. ●수목 드라마 프레지던트(KBS2 밤 9시 55분) 조소희는 영부인으로부터 아버지 조 회장의 조기석방을 약속받은 장일준에게 김경모와의 밀약을 파기한다. 한편, 성민의 폭행 시비로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된 장일준 캠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소희가 직접 나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보도에 장일준에 대한 지지율이 대폭 하락하는데…. ●방방곡곡 해피트레인(MBC 오후 5시 10분) ‘개미 퍼먹어’ 등 각종 유행어로 사랑받은 개그맨 이동엽, 2009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통통 튀는 매력의 신인 여배우 제민, 그리고 해피트레인의 든든한 맏형 이창명 등 개성만점의 세 MC와 함께 떠나는 환상선 눈꽃열차.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역. 강원도 태백시 추전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함께한다. ●드라마 스페셜 싸인(SBS 밤 9시 55분) 거실에 둘러앉아서 차를 마시는 다경과 정병도 그리고 지훈. 어느 새 친해진 듯,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지훈의 방문으로 정병도는 20년 전 자신과 이명한, 강치현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부검에 임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한편 지훈은 자신의 사무실 앞에 발신인 없는 우편물을 발견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충남 논산은 백제군의 마지막 격전지였던 황산벌의 고장이다. 660년, 신라의 김유신이 이끄는 5만명의 부대에 맞서 싸운 계백의 5000 결사대의 함성이 아직도 드넓은 벌판에 들리는 듯하다. 백제 패망의 역사가 깃든 곳이지만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충신 계백 장군의 무덤과 오천 결사대의 굳은 결의가 박혀 있는 논산으로 떠나 본다. ●메디컬 다큐 생명(OBS 밤 11시 5분) 얼굴을 비롯해 온 몸에 검붉은 반점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은총이가 가진 병은 스터지웨버 증후군 등 희귀병만 모두 여섯 가지다. 거기에 합병증까지 더해져 10여가지의 병을 앓고 있다. 엄마, 아빠는 희망을 갖고 은총이를 위해 성형수술을 결심한다. 스무번의 수술을 해야 하는 은총이. 이번 첫 수술을 은총이는 잘 견딜 수 있을까.
  • 울산지역 박물관들 하반기 특별전 풍성

    울산지역 박물관들이 올 하반기 잇단 특별전을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립울산박물관은 오는 6월 22일 개관과 동시에 4개월간 ‘대영박물관 특별전’(신화의 세계·환상의 동물이야기)을 갖는다.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 가운데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목신 ‘판’(PAN·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염소)을 비롯해 신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조각, 회화, 도자기 등 170여점을 전시한다. 울산박물관은 이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기획전시실에서 ‘75년만의 귀향, 울산 달리 특별전’을 가질 예정이다. 1936년 당시 일본 도쿄제국대 교수와 학생들이 울산 달리에서 수집한 민속기록 등 채집자료 가운데 120여점을 현재 소장하고 있는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으로부터 대여해 전시할 방침이다. 또 울주군 대곡박물관은 오는 8~10월 ‘울산지역의 고분유적 출토 유물 특별전’을 개최해 지역의 고분유적에서 그동안 발굴된 유물 가운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또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오는 6∼8월 ‘구석기 동굴벽화의 신비로움’이라는 주제로 프랑스의 구석기 동굴벽화 자료 10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책꽂이]

    ●아파트 쇼크(이원재 지음, KD북스 펴냄) 책은 단호히 선언한다. 아무리 매매 활성화 및 분양정책을 내놓더라도 아파트에 투자해 부자가 되는 세상은 지났다고. 하지만 또한 호소한다.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에 재앙이 되는 부동산의 대폭락은 막아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아파트를 둘러싼 개인들의 장밋빛 환상과 현실의 아픈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며 아파트 가격의 연착륙을 위한 선택의 방향을 제시한다. 1만 3000원. ●눈송이와 부딪쳐도 그대 상처입으리(신달자 지음, 문학의문학 펴냄) 시인이자 수필가인 신달자가 쓴 ‘시 이야기’다. 박목월, 서정주에서부터 시작해 손택수, 여태천 등에 이르기까지 시인 76명의 시 76편마다 찰나적 감성과 성찰적 지혜를 담은 해설 성격의 글을 덧붙여 한데 버무렸다. 신달자 특유의 감성적 문체가 돋보인다. 4부로 나뉘어져 있지만 아무데나 펼쳐도 꼭꼭 씹어 읽기 좋은 시편, 해설들이다. 1만 2000원.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노명우 지음, 사계절 펴냄) 요한 하위징아의 고전 ‘호모 루덴스’의 해설서다. ‘놀이하는 인간’이란 책 제목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원서를 읽은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원서는 고대 그리스어, 히브리어에 대한 분석과 문화사, 예술사, 종교사 등을 다룬다. 제목과 달리 지나칠 정도로 학술적이기에 버겁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골치아픈 내용들을 쉽고 흥미로운 사례 중심으로 재구성, 21세기적 호모 루덴스의 출현을 적극적으로 열어 놓았다. 1만 2000원. ●도시 클리닉(테오도르 폴 김 지음, 시대의창 펴냄) 문화와 환경이 거세되며 부동산 상품시장으로 변질된 대한민국 도시에 대한 성찰적 모색이다. 프랑스 정부건축사이자 도시계획가인 저자는 사회공동체 활동을 기반으로 병든 도시를 치유하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대체도시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1만 9800원.
  • 공효진 하의실종 ’은밀한 각선미’ 종결자 등극

    공효진 하의실종 ’은밀한 각선미’ 종결자 등극

    공효진 하의실종 패션 화보가 화제다. 공효진 하의실종 패션이 선보인 화보는 2월 첫째 주에 발간되는 하이컷 46호. 패션의 워너비 스타 공효진은 화보에서 하의실종 패션의 종결자로 등장, ‘은밀한 효진씨’의 야누스적인 각선미를 드러내며 매력적인 여인으로 거듭났다. 필라테스로 다져진 군더더기 없는 허리로 섹시한 보디 슈트 룩을, 사진 보정조차 필요 없는 우월한 각선미로 우아한 쿠튀르 드레스를 소화하며 패셔너블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또 컨셉트에 따라 차갑고 시크한 표정을 보이다가도, 붉은 입술과 함께 뜨거운 눈빛을 자유자재로 연출하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선보였다. 섭외한 달마시안 개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인상적인 컷을 만들었다. 공효진은 최근 환경 에세이 ‘공책’ 출간과 함께 감각적인 슈즈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고, 물오른 피부로 뷰티 브랜드 비오템의 모델까지 발탁되며 ‘잇(It)걸’을 넘어 ‘힛(Hit)걸’로 거듭나고 있다. 탐나는 럭셔리 보디라인을 뽐낸 공효진 화보는 2월 첫째 주에 발간되는 하이컷 46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미공개 화보는 하이컷 온라인(www.highcu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하이컷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길섶에서] 명품(名品)/김성호 논설위원

    요즘 세상엔 가짜 살이가 많은 것 같다. 진짜 아닌 환상·허구의 삶 말이다. 안방극장에 흔한 신데렐라식 화려함은 그 가짜 살이의 표본이다. 극중 주인공으로 나를 옮겨 얻는 대리만족. 세대를 안 가리는 ‘명품 병’도 그중 하나다. 분수를 넘는 소비로 치장한 위장·허세의 열병. 얼마 전 딸아이의 환하게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명품 손가방이며 벨트 따위를 주섬주섬 늘어놓던 얼굴. 씀씀이가 헤프지도 않고, 허영심도 없던 아이였는데. 선물이라 해서 받긴 받았지만 기분이 영 찜찜했었다. ‘짝퉁’이란 아내의 말에 조금 위안이 되긴 했지만, 어째…. 하긴 주위에 명품의 광풍이 하나 둘인가. 물건에만 붙이던 ‘명품’의 접두사가 이젠 사람에까지 번지니. ‘명품 각선미’ ‘명품 비서’ ‘명품 체조’…. 오죽하면 ‘신상녀’(새로운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는 여성)라는 말이 생겼을까. 명품에 대한 집착은 허영심과 ‘거짓 나’의 극치라는데. 이 몰아치는 전염병을 어찌 막아야 할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대작실종 춘추전국 극장통일 누가 할까?

    대작실종 춘추전국 극장통일 누가 할까?

    1980~90년대 설과 추석엔 무조건 청룽(成龍)이었다. 웬만한 미국 할리우드 대작들도 명함을 못 내밀었다. 1978년 ‘취권’을 시작으로 20여년을 장기집권했던 청룽은 이제 케이블 TV에서나 만나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연휴를 앞두고 배급사들은 ‘극장전’(劇場戰)을 준비해 놓은 터. 화끈한 블록버스터부터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 혼자라도 괜찮을 예술영화까지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올 ‘극장전’의 승자는 예측불허다. 2000년대 이후 설 대목에는 전년도 12월에 개봉한 영화가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실미도’(2003)와 ‘왕의 남자’(2005), ‘미녀는 괴로워’(2006), ‘과속 스캔들’, ‘쌍화점’(2008)이 그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극장가에는 뚜렷한 승자가 없는 상태다. 전쟁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휴먼·코미디… 온가족 나들이 어느 때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영화가 많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을 영화화한 ‘걸리버 여행기’(전체 관람가·87분)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대가 부담 없이 즐길 만한 작품. 짝사랑하는 여행칼럼니스트에게 허풍을 떨다가 버뮤다 삼각지대 여행기를 떠맡게 된 걸리버(잭 블랙)가 소용돌이에 휘말려 소인국에 표류하게 된다. 뉴욕의 ‘찌질남’에서 소인국 릴리풋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걸리버 역은 국내에도 골수팬이 있는 할리우드 코미디 연기의 달인 블랙이 맡았다. ‘스타워즈’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패러디한 대목은 큰 웃음을 안겨 준다. ‘1000만 감독’의 훈훈한 가족영화 대결도 볼 만하다.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전체 관람가·144분)는 청각장애 야구부의 도전기를 소재로 한 작품. ‘충무로의 승부사’ 강 감독은 전작 ‘이끼’에서 잔뜩 들어갔던 힘을 빼고 적시에 터지는 코미디와 가슴 한편이 찡해지는 감동을 잘 버무려냈다. 명절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코미디를 찾는다면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12세 관람가·117분)이 제격이다. 2003년 ‘황산벌’의 속편으로 지나치게 사연 있는 캐릭터가 많다 보니 산만해진 측면은 아쉽다. 하지만 감독 특유의 풍자와 해학은 물이 올랐고, 투석기와 고구려 신무기를 등장시킨 전투장면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다 애니메이션 ‘가필드 펫포스 3D’(전체 관람가·73분)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먹는 게 취미이고 잠자는 게 특기’인 게으른 고양이가 아니라 슈퍼 악당으로부터 우주를 지키는 영웅으로 거듭난 가필드의 모험극을 그린다. 예술영화… 도심속 우아한 연휴 황금연휴를 여유롭고 우아하게 보내고 싶다면 예술영화를 조용히 음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 엠 러브’(18세 관람가·120분)는 모처럼 만나는 이탈리아 수작이다. 부유한 중년 여성(틸다 스윈튼)이 아들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멜로드라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병폐와 남녀 간의 불평등 문제 등을 밀도 있게 다뤘다. 각본, 연출, 연기, 음악 등 흠잡을 데가 없다. ‘윈터스 본’(18세 관람가·100분)은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상과 각본상 등 각종 영화제의 상을 휩쓸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 아빠의 실종을 둘러싼 진실을 찾기 위해 냉혹한 세상에 맞서는 소녀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물로 여성 감독 데브라 그래닉의 탄탄한 연출과 할리우드의 신성 제니퍼 로렌스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랑과 인생에 대해 조용히 반추해 보고 싶다면 우디 앨런 감독의 유쾌한 코미디 ‘환상의 그대’(18세 관람가·98분)를 추천한다. 언제나 더 나은 삶과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인간 군상에 대한 감독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앤서니 홉킨스, 나오미 와츠, 젬마 존스, 조시 브롤린 등 명배우들의 연기 열전도 볼 만하다.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18세 관람가·93분)는 인생에 닥쳐온 변화를 거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중년 여성의 심리를 차분하고 세밀하게 다룬 영화다. 로빈 라이트는 복잡한 캐릭터의 주인공을 맡아 다져진 연기 관록을 보여준다. 키애누 리브스, 위노나 라이더, 모니카 벨루치,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들도 영화의 놓칠 수 없는 보너스다. 충무로·할리우드 명배우 연기열전 액션 대작들이 실종된 올 설 극장가에서 단연 돋보이는 영화는 ‘타운’(18세 관람가·124분)이다. 박스오피스 전문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 속에 제작비(3700만 달러, 약 420억원)의 2.5배(9200만 달러, 약 1100억원)를 벌어들였다. 어린 시절 친구인 맷 데이먼과 달리 재능을 낭비하던 벤 애플렉이 감독과 공동각본, 주연을 맡아 모처럼 ‘한 건’을 했다. 보스턴의 은행강도단을 소재로 한 영화의 곳곳에 마이클 만 감독의 걸작 ‘히트’의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히트’를 보지 않았어도 영화에 몰입하는 데 지장은 없다. 갱 영화의 관습을 전복시킨 엔딩은 호불호가 엇갈릴 듯하다. 영화적 재미만 놓고 보면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12세 관람가·115분)도 빠지지 않는다. 탐정 사극의 외피를 썼지만, 관객들이 단서를 쫓으려고 머리를 쓸 필요는 없다. 김석윤 감독은 탄탄한 코미디와 속도감 있는 액션에 방점을 찍으려는 듯하다. 셜록 홈스·왓슨 콤비에 견줄 만한 김명민(명탐정)과 오달수(개장수)의 연기는 ‘명불허전’(名不虛傳). 진주만 폭격을 앞둔 1941년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스릴러 ‘상하이’(15세 관람가·103분)는 배우들의 이름만 생각한다면 설 차림 상의 메인요리로 손색이 없다. 저우룬파와 궁리, 존 쿠삭, 와타나베 겐 등 미·중·일 톱스타가 출동했다. 다만 재료에 대한 기대치를 고려하면 음식은 다소 심심하다. 슈퍼히어로물 ‘그린호넷’(15세 관람가·118분)은 세스 로건의 머저리 연기에 대한 선호에 따라 미친 듯이 좋아하거나 내내 따분할 수도 있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캡틴 박,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캡틴 박,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떠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캡틴’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축구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은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날짜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힌다. 국가를 대표해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다.”면서 “아직 이른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결정이 한국 축구는 물론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일본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A매치 100경기를 채워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은 이로써 정들었던 대표팀을 떠났다. 박지성은 당장 오는 9일 벌어질 터키와의 평가전 명단에서 이미 은퇴를 선언한 이영표(34·알 힐랄)와 함께 제외됐다. ●한국축구 황금시대 이끌어 박지성은 “팬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을 통해 축구 선수로서 많은 영광과 행복을 누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 한국 축구 팬은 박지성 때문에 행복했다.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 예선에서 조용히 A매치에 데뷔했던 박지성은 11년 동안 대표팀에 무한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월드컵 등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환상적인 결승골, 2006년 독일대회 프랑스전 동점골, 2010년 남아공대회 그리스전 쐐기골을 넣은 박지성은 월드컵 세 대회 연속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선수로도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박지성은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네덜란드를 거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쳐 변방에 있던 한국 축구를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그의 성공은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수많은 후배들의 유럽 무대 진출에 신호탄이 됐다. ●부상 부담 털고 세대교체 위해 결단 한국 축구의 ‘아이콘’을 넘어 ‘아시아의 영웅’이 된 박지성도 두 차례에 걸친 오른 무릎 수술의 후유증을 언제까지 참을 수만은 없었다. 대표팀 차출에 따른 장기간 비행, 격렬한 경기 등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지면 그의 오른 무릎에는 어김없이 물이 차올랐다. 그래도 태극마크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러자 맨유 구단이 나서 “더 무리하면 선수 생명이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박지성은 “만약 (무릎)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들다고 해도 대표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은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동원(전남), 구자철(제주), 손흥민(함부르크) 등 어리지만 유능한 후배들의 경기력을 이번 아시안컵 경기를 함께 뛰며 직접 확인함으로써 홀가분한 마음으로 은퇴를 결심할 수 있었다. 그는 “21살 때,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세대교체를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선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 2014년 브라질월드컵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을 그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이 뛰는 그라운드를 떠나겠지만 다른 방향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새롭게 도전하겠다.”면서 “설사 그 도전이 지금보다 더 힘들고 험한 여정을 가야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8만 원짜리 카메라로 찍은 우주 모습 ‘환상’

    8만 원짜리 카메라로 찍은 우주 모습 ‘환상’

    NASA는 아름다운 지구와 우주의 모습을 찍는데에 수 억원에 달하는 초고성능 카메라와 망원경을 사용하지만, 단돈 8만원짜리 카메라로 이 모든 것을 담아낸 학생들이 있다. 셰필드 대학교에 다니는 알렉스 베이커(26)와 크리스 로즈(25)는 8만원에 산 고해상도 카메라를 스티로폼 박스에 넣은 뒤 헬륨풍선에 연결했다. 그리고는 이를 23mile(약 30㎞) 밖으로 날려 보내는데 성공하면서 기가 막힌 우주사진과 동영상을 손에 넣게 됐다이들이 직접 우주사진을 찍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두 달. 평소 HD 비디오와 사진에 관심을 가져온 이들은 대기권으로 카메라를 띄우기 위해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했고, 여기에 GPS를 달아 카메라가 추락했을 때 찾기 쉽도록 했다. 스티로폼 박스 안에는 장갑을 끼워 넣어 영하 50도에 육박하는 대기권에서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지 않도록 했다. 카메라는 무사히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와 지구의 모습을 담는데 성공했고, 3시간 여가 지난 뒤 카메라는 캠브리지셔에서 161㎞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로즈는 “우리의 목표는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우주를 찍어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라며 “누구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이들은 셀프 우주사진을 얻기 위해 카메라와 GPS 등 각종 장비를 구매하고 연구하는데 단 350파운드가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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