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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어떤 실력 좋은 사진작가도, 어떤 훌륭한 카메라도 아직까지 내 눈에 박혀 있는 그곳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인간의 눈이 가장 좋은 카메라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 곳, 뉴칼레도니아. 그곳의 물빛은 눈이 시리다 못해 한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버릴 정도로 곱고, 땅 빛은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생명체들을 다 품고도 남을 정도로 깊다. 지난 2009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소개된 이후 새로운 허니문 여행지로 떠오른 뉴칼레도니아에 대해 사람들은 맹그로브 나무가 만들어낸 자연 무늬인 ‘하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그 하트는 고개만 돌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뉴칼레도니아의 수많은 절경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보석 박은 하늘… 푸른 빛깔 바다… 고생대 토양 뉴칼레도니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는 에어칼린을 이용해 밤 늦게 통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9시간 30분 동안의 비행은 결코 짧지 않아 피로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수도 누메아로 가는 길, 밤하늘에 빼곡하게 박힌 별무리를 보자 금세 눈이 동그래졌다. 우리나라 교외에서 보던 것처럼 쏟아질 듯한 느낌보다는, 단아하게 한땀 한땀 보석을 꿰매 놓은 자수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찾은 곳은 누메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우웬토로 공원.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진지였던 공원에는 전쟁 때 실제 사용됐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포신 너머로는 바다가 만(灣)에서부터 완곡한 곡선을 그리며 뻗어나가고 있다. 라이트블루부터 다크블루까지, 각기 다른 채도의 푸른색을 띠며 빛나는 바다는 원주민들이 몸에 감아 두르는 전통의상 ‘파레오’의 나염만큼이나 선명했다. 햇볕을 받으면 바다의 깊이와 바닷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산호 군락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낸다는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직원의 ‘합리적인’ 설명을 듣고도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신비로웠다. 누메아에서 택시 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로 대표되는 메트르 섬에 닿는다. 수상방갈로 25개가 S자 모양으로 줄지어 만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데, 방갈로에는 바다로 직접 연결되는 계단이 있어서 언제든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 남부의 야테 호수와 블루리버파크에서는 ‘태곳적 흙’을 밟아볼 수 있다. “이곳의 토양은 2억 6000만년 전 하나의 판이었다가 8000만년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의 토양 그대로입니다. 쥐라기 시대 때 공룡이 밟고 다녔던 바로 그 흙과 똑같습니다.” 에코투어 전문 가이드 프랑수아 트란의 설명이다. 이곳에는 7000만~8000만t의 철이 묻혀 있다. 때문에 토양 색도 붉은색인데, 니켈이나 옥 등 함유돼 있는 광물에 따라 검은색이나 노란색, 초록색을 띠는 흙도 곳곳에 눈에 띈다. 9000㏊에 이르는 블루리버파크에서 수백종의 나무와 희귀 동물을 만나는 것도 묘미지만, 무엇보다 뉴칼레도니아의 두 상징물을 접하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국조(國鳥)인 카구와 아로카리아 소나무다. 카구는 하늘색에 울음 소리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바킹 버드’(barking bird)라고도 불린다. 울음소리보다 더 특이한 것은 날지 못하는 새라는 점이다. 아로카리아 소나무는 태고부터 뿌리를 내린 고생대 식물이다. 40m 넘게 높이 솟아올라 있지만, 사실 침엽수림이라는 느낌은 좀처럼 들지 않는다. 잎이 두껍고 둥글어서 손을 대도 따갑지 않기 때문이다. 카구가 울지 못하는 이유, 아로카리아 소나무 잎이 뾰족하지 않은 이유는 똑같다. 자신을 해칠 천적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울음소리로 유인해 불러내기도 전에 알아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카구는 사람이 바로 옆까지 다가가도 경계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참고로 뉴칼레도니아에서 독이 있는 생물은 물뱀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입이 작아 사람을 물 수 없다고 한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느긋함의 근원은 바로 이런 무해한 자연환경이 아닐까. ●소나무숲과 바위가 만든 천연 풀 ‘일데팽’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 정도 걸리는 일데팽은 인구가 190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환상의 휴양지로 손꼽힌다. 일데팽이라는 이름은 ‘소나무섬’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섬 곳곳에서 웅장하게 솟아 있는 아로카리아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일데팽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바로 오로 만과 자연풀장이다. 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고, 이 ‘천연 필터’를 거친 바닷물이 유입돼 형성된 거대한 수영장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과 바위로 둘러쌓인 자연풀은 팔뚝만 한 크기의 물고기와 갖가지 색의 열대어들이 유영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투명해서 흡사 수족관에서 스노클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지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때라 우리나라의 초여름 정도 날씨이지만, 자연풀의 물은 따뜻해서 걱정 없이 몸을 담글 수 있었다. 뉴칼레도니아의 연평균 기온은 24도로 축복받은 기후라고들 한다. 또 섬인데 전혀 습하지 않다는 점도 매력이다. ●‘360도 파노라마’ 펼쳐지는 아메데 섬 등대 누메아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아메데 섬은 등대섬으로도 불리는 무인도다. 누메아 모젤항에서 아메데 섬으로 향하는 유일한 배인 매리디호를 타면 40분 정도 걸린다. 아메데 섬에 도착하면 다양한 해양 스포츠가 기다린다. 특히 바닥이 유리로 돼 있는 ‘글라스 보텀 보트’는 깊은 바닷속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물론 바닷물이 워낙 맑아서 유리 바닥이 아니라 그냥 바닷속을 봐도 무리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도 만날 수 있다. 이 섬의 상징인 56m짜리 하얀 등대 역시 꼭 한번 올라가봐야 할 곳이다. 247개의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나면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바다 멀리 산호군락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가까이에선 산호가루가 섞인 새하얀 모래사장이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에서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라군(산호초로 형성된 호수)은 아무리 오랫동안 바라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다. 뉴칼레도니아의 라군은 길이 1600㎞에 넓이는 2만 4000㎢인데, 유네스코 역시 그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08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뉴칼레도니아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손흥민, 환상 2골 팀승리 견인…정규시즌 기대감↑

    손흥민, 환상 2골 팀승리 견인…정규시즌 기대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010~11시즌이 끝난 뒤 손흥민(19·함부르크SV)은 ‘프리날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리시즌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럽지 않다는 뜻에서 한국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직전 첼시와의 친선경기에서 2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약간의 조롱이 섞이긴 했지만 어떤 수식어보다 손흥민을 잘 설명하는 단어였다. 손흥민은 올 시즌도 지난해보다 더한 프리날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프리시즌 7경기에 무려 17골을 몰아쳤다. ●프리시즌 7경기서 17골 기록 상대 문전에서 골 냄새를 맡고 달려들어 그물을 흔드는 능력을 골결정력, 혹은 골감각이라고 한다. 골감각은 노력한다고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평소에 아무리 노력해도 실전에서 골망을 흔드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타고나는 것과 노력이 반반씩 작용한다고 한다. 욕심이 과하면 발끝에 힘이 들어가고, 준비하지 않으면 헛발질을 하게 된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대담함과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슈팅감각. 이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를 ‘감각’으로 치부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해버린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0여일 동안 한국에서의 휴가 기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00번이 넘는 실전형 슈팅연습을 했다. 그렇게 한계를 넘어섰다.2011~12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의 골감각은 이미 절정을 달리고 있다.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했던 팀들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을 때는 ‘연습경기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20일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3번 슈팅을 날려 2골을 넣었다. 물론 프리시즌이지만 리가토탈컵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대회의 준결승이다. 이 대회는 정규리그에 앞서 분데스리가 소속 4개팀이 출전해 펼치며 전·후반 30분씩만 치러진다. 올 시즌 리그 선두 탈환을 노리는 뮌헨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아르옌 로번, 프랑크 리베리, 필리프 람 등 최강의 전력으로 나왔다. ●부상과 체력이 변수 이런 뮌헨을 상대로 손흥민이 전반 7분과 30분에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었다. 함부르크는 2-1로 이겼다. 흘러나온 공을 골문 빈 공간으로 차 넣은 선제골 장면에서는 위치 선정 및 판단력과 부드러운 볼터치가 돋보였다면, 하프라인에서 상대 문전까지 빈 공간을 파고들어 골망을 흔든 결승골 장면에서는 스피드와 지능적인 공간 침투 능력이 빛났다. 함부르크에서 올 시즌 스페인의 말라가로 떠난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전성기와 다름없었다. 함부르크 구단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전 독일 언론이 난리가 났다. ‘손(흥민)이 미쳤다.’ ‘손이 다했다.’ ‘손, 뮌헨을 침몰시키다.’ 등 손흥민에 대해 극찬을 퍼부었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는 이르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상대의 견제가 심해지고,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커진다. 뮌헨과의 경기 막판에도 다분히 고의적이고,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반칙을 당했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과 체력 저하 때문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철저히 준비했다. 올 시즌 느낌이 다른 이유다. 프리날두를 대신할 별명을 준비해야 할 분위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영화의 바다로 놀러오세요”

    “영화의 바다로 놀러오세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시원한 영화의 바다로 피서를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시네바캉스 서울’은 도심 속에서 즐기는 영화 축제를 주제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2006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데자뷔’를 주제로 현대 영화에 자주 차용되는 이미지의 원형이 담긴 명작 30여편을 상영한다. 개막작으로는 할리우드 고전기의 뮤지컬 스타였던 진 켈리와 시드 채리스가 주연한 빈센트 미넬리의 뮤지컬 영화 ‘브리가둔’(1954)을 선정해 국내에서 처음 상영한다. 지도에는 없는 신비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국 청년과 환상적인 여인의 사랑을 다룬 영화로 꿈과 모험, 춤과 노래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힌다. 영화사(史)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인정받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현기증’(1958), ‘사이코’(1960), ‘새’(1963)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새롭게 선보인다. 오슨 웰스 감독의 ‘위대한 엠버슨가’(1942),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천국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1943),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피닉스’(1965)도 상영된다. 개봉 시 일부 삭제됐던 브라이언 드 팔머의 ‘드레스드 투 킬’과 마이클 만의 ‘히트’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상영 시간 330분(5시간 30분)에 달하는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카를로스’(2010)도 눈길을 끈다. 1970년대 유명한 희대의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더 자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10년 전의 한국 영화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김성수 감독의 ‘무사’(2001)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가 상영된다.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러시아 모스필름에서 제작한 영화 5편을 상영하는 ‘안톤 체호프와 영화 러시아 모스필름 특별전’과 마이클 치미노 감독이 연출한 4편의 대표작을 보여 주는 ‘마이클 치미노 특별전’도 열린다. 영화제의 상세한 정보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l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 741-9782.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필리핀 또순이가 한국 노총각을 만났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11남매를 위해 고향을 떠나 레바논에서 일했던 필리핀 여인, 제니퍼. 그리고 오랜 선원생활로 혼기를 놓쳐버린 한국 남자, 석명철 씨.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루어진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떼려야 뗄 수 없는 환상의 짝꿍 제니퍼·석명철 부부를 만나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딸기는 복잡한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다. 그런 딸기에게 날아온 한통의 편지. 곧 딸기마을로 돌아온다는 덩치미 아저씨의 편지다. 그 후 딸기는 덩치미 아저씨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친구들에게 덩치미 아저씨는 굉장히 멋진 분이라고 얘기한다. 딸기의 말을 들은 바나나는 덩치미 아저씨에게 질투를 느끼며 경계한다.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신우와 영심은 팀 야유회를 준비하느라 한껏 들떠있다. 하지만 이내 야유회는 취소되고, 신우는 영심과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야유회가 취소됐다는 걸 안 영심. 그렇게 두 사람은 섬에서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왠지 애틋한 감정이 생긴다. 한편 상우는 입대하고, 상우 어머니는 순정과 연정 자매를 찾아와 각서를 요구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휴대 전화기에 세탁기, 그리고 카메라까지. 기계와 사랑에 빠진 아이가 떴다. 앉으나 서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보다 기계가 최우선인 서휘.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애지중지하기 바쁘다. 서휘는 어쩌다 그 많은 것들 중에 기계와의 사랑에 푹 빠지게 된 걸까. 엄마, 아빠보다 기계가 먼저인 서휘의 ‘사회성’ 끌어올리기 대작전을 공개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강원도 홍천.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은 수려한 경관을 품고 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고장이다. 굽이굽이 산허리를 감돌아 오르노라면 한적한 골짜기마다 초록이 지천인 싱그러운 자연의 합창이 들리는 홍천의 계곡. 용소계곡의 때 묻지 않은 비경에 반해 14년 동안 살아온 황병익 부부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전남에 위치한 아름다운 땅 끝 마을 해남. 그곳에 이완열, 박은숙 부부가 산다. 아들 셋을 낳고도 딸을 포기 할 수 없어 줄줄이 낳은 게 어느덧 아들만 여섯이 되었다. 집안은 어딜 가든 시끌벅적, 잘 다투는 아이들 탓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특히, 소시지 반찬을 사수하려는 넷째와 다섯째의 모습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지 오래인데.
  • [사설] 창간 107주년… 다시 국익을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을 대하여 한마디 질문코저 하노라… 무슨 연고로 오늘날에 나라 권세를 온전히 잃고 사람의 권리가 전혀 없어져 무궁히 비참한 경우에 빠졌는가.” 107년 전인 1904년 7월 18일 창간된 대한매일신보가 휴간 등을 거쳐 이듬해 한글 전용 신문을 발행하면서 세상에 던진 일성(一聲)이다. 구한말 풍전등화의 형국에 처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한매일신보는 거친 비바람에 맞서 홀로 진실을 외치는 선각자로 태어났다. 대한매일신보는 나라가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를 국민이 지혜와 염치를 잃은 데서 찾았다. 나라 혼(魂)이 바로 서지 못하면 나라가 약해지고 결국 국민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국민의 문명지식을 계발하고 세계 각국의 진보된 풍물을 도입’함으로써 ‘국민의 정신을 일깨워 나라를 부강’케 하는 데 헌신할 것을 천명했다. 국민과 함께 공정사회 구현·국격 상승 모색할 것 대한매일신보의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창간 107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오늘 다시 배설, 양기탁 등 선배들이 주창한 사명의 실천에 매진할 것을 새삼 다짐한다. 서울신문은 그간 국권 상실 시기와 광복 직후의 혼란기,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국가와 부침을 같이해 왔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전선에서 진중신문을 발행해 대한민국의 국체와 정체 및 국민을 지키는 데 역량을 기울였다. 산업화 시기에는 새마을운동을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수천년간 내려온 가난을 단절시키는 데 앞장섰다. 민주화 시기에는 수많은 특종 등을 통해 민주화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 서울신문이 장구한 세월 동안 추구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국민이 우물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도록 시야의 폭을 넓히는 일에 진력할 것이다. 우선 공공부문과 사회지도층이 명실상부하게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반부패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착 및 공정사회의 구현에 많은 힘을 쏟고자 한다. 서울신문은 2차대전 직후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음에도 60여년 만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대한민국이 세계의 지도적 국가로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는 길을 앞으로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할 것이다. 짧게는 올해와 내년 대한민국의 눈앞에 놓인 과제들에 주목하려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파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이 극에 이르고 있다. 물론 국가의 본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복지의 강조는 당연하다. 그러나 유한한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해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부존자원이 하나도 없는 나라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화두다. 따라서 복지국가론과 성장만능주의 중 한쪽에 편벽되게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국내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주시해야 할 사안은 남북관계이다. 현대사회에서 유일하게 3대 세습을 실험하는 북한의 변화상은 대한민국으로서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도 내년 정권교체기여서 남북한 모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안보 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1인 왕조국가인 북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지 않아야 한다. 개인은 이익의 침해에 다양한 선택을 내릴 수 있지만 국익에서는 한번의 판단착오가 회복불능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아울러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분배의 형평성 문제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양극화에 따른 갈등이 증폭될 경우 국가의 발전은 기대 난망이다.위태로운 동북아 정세 속에서 꿈꾸던 선진국 진입을 가능케 하려면 국내의 갈등을 지혜롭게 조정해 국가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 오로지 국익을 잣대로 사실과 진실 가려 나갈 것 이런 현안들에 대해 서울신문은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론(正論)을 펼쳐나갈 것이다. 오로지 국익을 잣대로 보도와 논평을 할 것이다. 이로써 사실과 진실, 거짓과 속임수를 가려 나갈 것이다. 대한매일신보의 초심을 되새겨 국민의 지혜와 염치를 일깨우고 나라혼을 정립해 국가를 부강케 함으로써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서울신문이 되고자 한다. 서울신문은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해 정부, 포스코와 한국방송(KBS) 등이 주주인 신문이다. 어느 누구의 사유물도 아니고 이념 대립을 부추겨 반사적 이익을 꾀하려는 정파적 언론도 아니다. 날로 바뀌어 가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추되 가장 공정하면서 국익을 중시하는 신문으로서 대한민국이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 [어린이 책꽂이]

    ●오리부부의 숨바꼭질(노경수 글, 김유대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어렵게 낳은 알을 지켜내기 위해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오리부부 이야기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안겨 준다. 9500원. ●커다란 새(이지선 글·그림, 한솔수북 펴냄) 평범한 세계를 환상의 나라로 만들어 내는, 독특한 매력의 그림책. 소중한 무언가를 떠나보낼 줄 아는 용기를 알려 준다. 1만 2000원. ●할머니는 왕 스피커! (장지혜 글, 경하 그림, 주니어김영사 펴냄) 무슨 일이든 동네 사람들에게 말해 버리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 때문에 화가 난 손녀 윤서의 유쾌한 소동. 9000원. ●건물들이 휴가를 갔어요(이금희 글·그림, 느림보 펴냄) 600살이 넘도록 바다 한번 못 본 경복궁과 여태 앉아 본 적이 없는 키다리 63빌딩이 휴가를 가자 도시의 모습이 달라지는데…. 1만 1000원.
  •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상북도 봉화-산골마을에 퍼지는 ‘워낭소리’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북 봉화는 ‘소’같다. 긴 속눈썹에 크고 깊은 눈망울, 무던하고 천진한 입매의 그 소를 닮았다. 봉화가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간의 채찍질에도 아랑곳없이 길가의 풀을 뜯는 소처럼, 봉화는 오지라 불러도 좋을 산골어귀에서 당신과 나의 고향인 듯 터를 잡고 있던 탓이다. 잠시 봉화라는 달구지에 몸을 실어 볼 것. 딸랑… 딸랑… 아련하고도 청량한 워낭소리가 산바람에 실려 환청인 듯 들려올 것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봉화군청 culture.bonghwa.go.kr 1 최 노인의 집은 누추하지만 정겨웠다. 마당 한 쪽에 걸려 있는 액자에는 영화 속 장면이 담겨 있어 <워낭소리>를 추억하게 한다 2 영화의 주요 장면과 줄거리가 새겨져 있는 마을 입구의 조형물 3 최 노인과 누렁이가 논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재현한 동상도 마을 입구에 서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누렁이, 여기 잠들다 차는 봉화 읍내를 지나 내성천을 건너고 다시 봉긋한 산들로 둘러싸인 마을에 들어선다. 여기 어디쯤이라는데, 여느 호젓한 시골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풍경에 영화 <워낭소리>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넓은 논 사이로 가지런히 난 흙길을 따라 터덜터덜 느릿한 걸음을 옮기는 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엔 거짓말처럼 영화 속 주인공인 최 노인이 달구지에 실려 있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30년 넘게 반복되어 온 풍경이 그렇게 재현되고 있었다. 변한 것은 소 한 마리뿐이다. 영화에 나왔던 소는 죽어 땅에 묻혔고, 지금은 튼실해 보이는 젊은 소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푸석푸석했던 털은 윤기가 흐르고 할아버지처럼 바싹 말랐던 몸은 근육질을 자랑한다. 요 녀석의 나이는 일곱 살, 이 누렁이도 그전 누렁이처럼 마흔 살(사람으로 치면 120살쯤 된다고 한다)까지, 잘 살아 줄까? 그들이 걸어 나왔던 길을 되짚어 가니 누렁이와 할아버지의 일터가 나타났다. 논밭 주위로는 영화 속 대사가 적힌 벤치들이 수시로 발걸음을 붙잡는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농약 치면 소 먹고 죽어. 사료 먹이면 살쪄서 애 못 낳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듯 생생한데, 그중 한 대사에 코끝이 찡하다. “노인네들 겨울 잘 보내라고 나무를 이레 해놓고 떠났다 아입니꺼.” 그 옆엔 누렁이가 묻힌 무덤과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누렁이(1967~2008)’ 할아버지 최고의 친구이자, 최신의 농기구, 최고급 자가용인 누렁이가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이제는 코뚜레와 워낭을 내려놓고 편히 쉬고 있을는지. 일터에서 할아버지 댁까지는 약 1km 정도. 소처럼 느릿하게 걸어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에 자리한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서니 영화 속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른 새벽 허연 김을 뿜어내며 쇠죽을 끓이던 솥이며, 여기저기 쌓여 있는 나뭇짐 그리고 아담한 외양간 들이 묻혀 있던 기억을 속속 끄집어낸다. 외양간에는 아까 그 젊은 누렁이가 긴 혀로 여물을 먹고 있다. 가끔씩 녀석의 턱에 매달린 워낭이 딸그랑 소리를 냈다. 그 워낭소리가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청아하게 마당에 울린다. 어쩌면 변한 것은 없는지도 몰랐다. 우직한 일소들은 하나같이 똑 닮아서 크고 깊은 눈망울에 덤덤하고 천진한 입매를 하고 있다. 그 믿음직한 얼굴과 몸짓이란. 할아버지를 부탁해! 1 거북바위와 연못 그리고 가지런한 돌다리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청암정 2 충재 종택은 고향 할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다. 소풍을 나온 아이들도 할머니 댁에라도 온 듯 마음껏 재잘거린다 3 계곡에 바짝 다가선 석천정사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4 향기로운 전통차를 음미하며 청량산의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안심당은 청량사의 명물이다 5 청량산의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장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닭의 품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할아버지와 누렁이를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석천정사石泉精舍’이다. 내성천의 지류인 석천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울울창창한 숲길을 지나 멋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너르게 흐르던 물길은 좁아지며 콸콸콸 시원한 물소리를 내고, 그 물길만큼이나 수려한 석천정사가 자연 속에 폭 파묻힌 채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석천정사는 16세기 중반 충재 권벌의 장남인 청암 권동보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것이다. 정사를 정자와 구분할 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의 유무를 따진다는데, 그래서인지 꽤 규모가 크다. 돌로 축대를 쌓아올리고 계곡에 바짝 붙어선 모습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옛 사람들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정사에 올라서면 계곡과 바위와 숲이 온통 ‘내 것’인 듯 유유자적한 풍경이 펼쳐진다. 석천정사에서 더 상류로 올라가니 갑작스레 숲이 잦아들고 너른 평지가 나타났다. 그 너머로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충재 권벌이 조선시대 기묘사화로 관직에서 물러나 자리를 잡기 시작해 안동 권씨의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하회마을과 내앞마을 그리고 이곳 ‘닭실마을’까지를 영남의 4대 길지로 꼽는단다.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넉넉한 논과 밭이 이어지다간 깨끗한 물길이 마을을 감싸고 흘러간다. 마을 이름도 풍수지리적으로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는 금계포란金鷄抱卵에서 따온 것이다. 세월을 살짝 비껴간 듯한 마을은 고향의 냄새로 가득하다. 명절 때면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닭실마을의 한과를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고, 우뚝한 솟을대문을 자랑하는 충재 종택에는 안동 권씨의 일가친척들이 모여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할 터이다. 가지런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기억 속의 할머니가 버선발로 달려 나올 것처럼 정감 그득한 마을이다. 닭실마을 동쪽에 자리한 ‘청암정靑巖亭’은 마을 산책의 즐거움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거북이 모양의 넓적하고 거대한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그 주위를 둥글게 파서 연못을 만들었다. 정자를 등에 진 거북이가 연못 위를 노니는 형상이랄까. 연못을 건너 정자로 넘어가는 약 6m의 돌다리도 멋스럽기 그지없는데, 우리나라의 직선으로 된 돌다리 가운데 가장 긴 것이라고. 거북바위, 정자, 돌다리, 연못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어딘가 낯익다면 기억을 더듬어 보시라. 특히 청암정의 돌다리는 <동이>와 <바람의 화원>을 비롯해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애틋한 장면이 연출되었으니 꼭 한 번 건너봐야 한다. 원수를 만나는 외나무다리가 아니라, 비껴갈 수 없는 사랑의 외돌다리(?)이니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 아닌가. 닭실마을┃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963 문의 054-674-0963 www.darsil.kr 열두 연꽃잎으로 감싸인 청량사 청량산(870m)으로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된 가파른 길은 ‘청량사淸凉寺’까지 부단히도 이어지며 장딴지를 묵직하게 했다. 사찰의 경내로 진입해서도 마찬가지. 어찌 이런 지형에 사찰을 건립할 생각을 했던 것인지 경이로울 만큼 가람배치가 독특하다. 가파른 산의 경사면에 건물을 올리려니 높다란 석축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여느 산사들보다 더욱 입체적인 가람배치가 형성된 것이다. 이른 아침 산안개가 자욱하게 몰려드는 경내에 서 있자니 주위가 온통 봉우리들로 가득하다.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해서 선학봉, 자란봉, 자소봉, 탁필봉, 연화봉, 향로봉 등 12개 봉우리가 우뚝우뚝 솟아 있고, 청량사는 그 한가운데에 자리한 형국이다. 열두 연꽃잎에 감싸인 꽃술이 바로 청량사인 셈이다. 특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5층 석탑에 서면 청량산의 장쾌한 풍경이 펼쳐져 산행의 고단함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원효대사가 663년 창건했다는 청량사에는 그 깊은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오고 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피난을 왔다가 이곳 청량사에 들렀다고 한다. 약사여래를 모신 ‘유리보전琉璃寶殿’의 현판이 바로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하며, 사찰 오른편에 자리한 응진전에는 공민왕과 그의 부인인 노국공주의 영정이 걸려 있기도 하다. 또 통일신라 말기의 뛰어난 학자였던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운대와 독서당, 명필 김생이 10년간 은거하며 글을 썼다는 김생굴, 퇴계 이황이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등이 산 곳곳에서 여행객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청량사에서 숨을 돌리고 다시 산길을 더듬어 한 30분 정도 오르면 ‘하늘다리’이다. 해발 800m의 높이에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고 있는 하늘다리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은 현수교라는데, 발을 디딜 때마다 조금씩 출렁이는 것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태백산맥 끝자락에 걸린 봉화는 면적의 83%가 산이다. 산과 산들이 중첩을 이루며 하늘 끝으로 멀어져 가고, 그 사이사이 작은 마을들이 들어선 모양새는 아득하고 또 신비롭다. 청량사로 되돌아와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차향이 흘러나온다. 시원한 통유리로 청량산의 정경을 감상하며 솔바람차, 오미자차, 작설차 등 전통차를 음미할 수 있는 찻집이다. 그 이름도 ‘안심당安心堂’이다. 차 한 잔을 시키고 창밖을 바라본다. 문득 영화 <워낭소리>가 떠올랐다. 누렁이가 세상을 떠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5층 석탑 앞에서 소의 영혼을 위해 기원을 드렸다. 멀리서 들려오는 산새소리가 마치 워낭소리인 듯 ‘딸랑’ 귓전을 스치고 지나간다. 청량산도립공원┃주소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로 255 문의 054-679-6653 mt.bonghwa.go.kr Travel to Bonghwa ▶봉화 찾아가는 길 경상북도 봉화를 찾아가는 관문 도시는 영주, 안동, 영양, 울진, 태백 등지다. 사통발달 길이 통해 있지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시내버스나 택시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서울에서 영주까지 기차(무궁화호)로는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영주와 봉화를 오가는 버스는 하루 종일 5~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봉화버스터미널 054-673-4400, 영주여객(시내버스) 054-633-0011 ▶봉화에서 가볼 만한 곳 재래시장의 질펀한 흥겨움‘봉화시장’ 봉화군청에서 철길을 건너면 왁자한 시장골목이 시작된다. 봉화시장은 예로부터 영월, 삼척, 울진, 안동, 예천 등지에서 장을 보러 올 만큼 사람들로 붐벼 ‘들락날락 봉화장’이라는 유행어까지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장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졌다. 오일장(2, 7일)이 서는 날이면 각설이 공연에 민속품 경매까지 흔히 볼 수 없는 장터 풍경이 펼쳐지니 살 것이 없더라도 눈이 즐겁다. 시장문화사랑방 054-674-2008 이몽룡은 실존인물이다! ‘계서당’ 봉화 읍내에서 내성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몽룡의 생가로 알려진 계서당이 나온다. <춘향전>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혀낸 것. 이몽룡은 본래 봉화의 성이성이란 사람이었는데, 계서당은 그가 1610년 즈음 건립하여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이중으로 기단을 올려 높다랗게 지은 사랑채와 오른쪽 끝에 만들어놓은 간이 화장실(?)이 볼거리이다. 주소 경북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301 그 씁쓸하고 톡 쏘는 맛! ‘오전약수’ 봉화군에는 두내, 다덕, 오전 세 개의 약수터가 유명하다. 그중에서 물야면 오전리에 자리한 오전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기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전국 약수대회에서 1등 약수로 선정됐다고도 하니 그 명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탄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톡 쏘는 맛이 강하고, 철도 많아 매우 씁쓸한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와 경상도를 넘나들던 보부상들이 발견했다고 하여 약수터 옆에는 보부상 조각이 서 있기도 하다. ▶봉화의 맛 3선 송이돌솥밥 봉화는 매년 9~10월 즈음에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할 만큼 자연산 송이가 맛난 지역이다. 송이돌솥밥은 얇게 저민 송이를 밥 위에 살짝 얹고 쪄낸 것으로 향긋한 송이의 향이 입 안을 감도는 맛이 일품이다. 봉화읍내의 ‘솔봉이’ 식당이 송이돌솥밥으로 유명하다. 송이돌솥밥 1만5,000원, 송이전골 1만5,000원, 송이구이 4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232-11 문의 054-673-1090 봉성돼지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에는 ‘봉성돼지숯불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식사 때가 되면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예전에는 이곳에 시장이 있었는데, 암퇘지 고기를 소나무 숯불에 구워내는 남다른 향에 사람들이 장보는 것도 잊고 고기를 즐겼다고. ‘상봉숯불식당’도 봉성돼지숯불단지에 자리한 식당 가운데 하나이다. 돼지숯불구이 9,000원, 생삼겹살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 363-1 문의 054-672-9783 봉화한약우 봉화는 산악지형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작약, 당귀 등 약초 재배가 활발하다. 이러한 한약재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키워낸 한우를 ‘봉화한약우’라 한다. 올레인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기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읍내에 자리한 ‘은하숯불회관’도 봉화한약우 전문식당이다. 육회 3만원, 생갈비살 2만원, 소고기버섯전골 1만원. 주소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352-2 문의 054-673-130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영화프리뷰] ‘리오’ 삼바축제 같은 3D 애니의 진수

    미국 할리우드에서 3차원(3D) 입체영상 기술은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올 초 디즈니의 ‘라푼젤’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하는 ‘리오’는 3D와 애니메이션이 환상의 짝패란 사실을 실감케 한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주역인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20세기폭스,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이 3년 만에 뭉친 ‘리오’는 미국 등에서 지난 4월에 개봉했다. 4억 7084만 달러(약 5030억원)를 벌어들였다. 제작비(9000만 달러)의 5배가 넘는다. 주인공은 전 세계 유일한 수컷 마코 앵무새 ‘블루’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소도시에서 주인 린다와 안락한 삶을 즐기던 리오에게 조류학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유일한 암컷 마코 앵무새 ‘쥬엘’이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린다와 블루는 종(種)의 보존을 위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애완동물로 자란 탓에 날지 못하는 블루와 야생에서 독립적으로 자란 쥬엘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한다. 게다가 희귀 조류를 노리는 밀매업자들까지 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 96분 동안 눈과 귀가 호강한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르뎅뎅한 블루와 쥬엘은 물론, 비트박스와 랩에 능란한 홍관조 ‘페드로’, 퍼커션에 능한 노란 카나리아 ‘니코’, 한때 플로어에서 발바닥깨나 비볐던 투칸새 ‘라파엘’, 라파엘의 불독 친구 ‘루이즈’ 등은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생생하다. 앵무새들의 활강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트랜스포머 3’에서 윙 슈트(날개 모양의 비행복)를 입고 날아다니는 특수부대원 못지않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명물인 삼바축제 퍼레이드의 휘황찬란한 색감은 압권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고 발바닥을 구르게 하는 음악은 세르지오 멘데스의 솜씨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이반 린스와 함께 브라질 음악의 3대 거인으로 통하는 멘데스는 대표곡 ‘마스 께 나다’(Mas Que Nada)를 영화 삽입곡으로 새로 녹음하는 등 분위기를 ‘업’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했다. 한 해 수십만 마리가 암거래되는 조류 밀매의 현실을 고발하는 한편, 결말에선 그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라고 충고하는 등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하지만 밋밋하고 수동적인 주인공 캐릭터는 아쉽다. 외려 밀매업자의 심복인 앵무새 나이젤이나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불독 루이즈 등이 더 매력적이다. 목소리 연기는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가 블루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가 쥬엘을 맡았다. 미국 4인조 보컬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 윌 아이 엠이 페드로 역을, 가수 겸 배우 제이미 폭스가 니코 역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한다. 한글 더빙판은 배우 송중기와 박보영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더빙이란 단어 대신 목소리 연기라고 표현하는 까닭을 곱씹게 만든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위대한 1%의 비밀’에서는 부부 갈등, 그리고 자녀들과의 불화를 세계 배낭여행을 통해 이기고 돌아온 옥봉수·박임순 가족을 소개한다. 무려 1년 6개월 동안 5대륙 33개국을 배낭여행 하고 돌아왔다.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세 아이를 모두 자퇴시키고, 부부 또한 22년간 교사로 다니던 학교까지 그만두면서까지 과감히 여행을 선택했다는데. ●수목드라마 로맨스타운(KBS2 밤 9시 55분) 어디론가 팔랑팔랑 날아가 버린 100억원 짜리 복권. 1번가 사람들은 복권을 찾아보려 하지만 이미 날아가 버린 뒤다. 1번가 사람들은 남은 복권 영수증을 들고 허망해한다. 졸지에 죄인이 되어버린 트로피와 현주는 1번가를 떠난다. 그리고 건우 역시 너무도 좋아하는 순금을 남겨둔채 떠날 준비를 한다. ●수목 미니시리즈 넌 내게 반했어(MBC 밤 9시 55분) 이신(정용화)은 윤수의 생일을 축하하며 목걸이를 걸어준다. 그리고 갑작스런 신이의 입맞춤에 윤수는 당황하고 만다. 석현은 다친 기영을 기어이 극단의 무대에 데려가지만, 태준은 그런 기영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한편 석현은 공연 연습을 위해 기영 대신 신이에게 노래를 불러 보라고 시킨다. ●한밤의 TV연예(SBS 밤 8시 50분) 화려한 액션, 우수에 찬 눈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드라마 ‘시티헌터’의 히로인 이민호를 만난다. ‘한밤의 TV연예’는 드라마 시티헌터로 나날이 바쁜 그와의 데이트에 성공했다. 빡빡한 촬영 스케쥴로 잠을 충분히 못 잔다는 이민호를 위해 제작진이 준비한 센스 있는 선물. 과연 배우 이민호가 만족스런 웃음을 보인 선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아프리카의 숨은 진주라고 불리는 땅 잠비아. 대자연이 준 선물인 천연 꿀과 목화는 이제 잠비아의 숨은 잠재력이다. 이곳의 토양에는 매뉴얼이라는 물질이 있어서 목화를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이곳 너른 목화밭에서 목화를 따는 일곱 자녀의 아버지 사미에르씨의 목화보다 더 희고 따뜻한 부정을 느껴본다. ●2011 MLB 올스타전(OBS 오전 8시 55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1 MLB 올스타전’을 OBS에서 단독 생중계한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역대 최다득표 신기록을 세운 미국 프로야구(MLB) 홈런 전체 1위 호세 바티스타 등 내로라하는 MLB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팀 순위 경쟁이 아닌 개인의 명예와 팬들의 즐거움을 위해 펼쳐지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만나 본다.
  • ‘50수사대’ 블록버스터로 돌아왔다

    ‘50수사대’ 블록버스터로 돌아왔다

    1970년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수사드라마 ‘하와이 파이브-오’(HAWAII FIVE-0)가 30여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다. 미국에서 1968년부터 1980년까지 12시즌을 이어간 인기드라마의 리메이크작이라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1970년에 ‘50 수사대’(하와이가 미국의 50번째 주라는 데서 착안)라는 제목으로 방송됐다. 드라마 내용은 긴가민가하더라도 하와이 해변을 빠르게 훑는 카메라의 시선과 함께 ‘빰빰빰빰빰빠~ 빰빰빰빰빠~’로 시작되는 경쾌한 음악을 듣는다면 무릎을 탁 칠 법하다. 영화채널 OCN은 미국 CBS의 24부작 블록버스터 액션시리즈 ‘하와이 파이브-오’를 13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하와이 파이브-오’는 수사드라마의 지존 ‘CSI 시리즈’를 탄생시킨 CBS에서 지난해 리메이크했다. 지난해 9월 파일럿(시험) 방영에서만 14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모았다. 영화 ‘스타 트렉: 더 비기닝’과 ‘트랜스 포머’ 1·2편의 각본가 알렉스 커츠맨과 로베르토 오시,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 ‘CSI 뉴욕’의 프로듀서 피터 랜 코프가 각본과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포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미드 ‘로스트’에서 김윤진의 가부장적 남편을 연기했던 교포 1.5세 대니얼 대 킴(김대현)이 호놀룰루 출신의 형사 친 호 켈리 역을 맡았다. 원작에서는 중국계 캄 퐁이 했던 역할이다. 공상과학(SF) 드라마 ‘배틀스타 갤러티카’의 여주인공이자 남성잡지 맥심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2006년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 100인’에 선정됐던 그레이스 박(박민경)은 경찰학교를 막 졸업한 친 호의 사촌 여동생 코노 역을 맡았다. 영화 ‘007 어나더 데이’에 북한군 장교로 나와 이름을 알린 윌 윤 리는 극 중에서도 한국계인 상민 역을 맡았다. 2002년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뽑히기도 했던 그는 야비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드라마는 해군 소령 출신 요원 스티브 맥가렛(알렉스 오로린)이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고향 하와이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죽음의 배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뉴욕 출신 경찰 대니(스콧 칸)를 만나게 된다. 둘은 사사건건 티격태격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환상의 콤비로 거듭난다. 아버지의 동료이자 전직 경찰인 친 호 켈리, 신참 코노까지 함께 팀을 이뤄 수사를 펼쳐 나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MLB] 지터, 통산 3000 안타 돌파

    매력적인 외모와 환상적인 플레이로 ‘미국의 연인’으로 사랑받는 데릭 지터(37·뉴욕 양키스). 그가 마침내 3000안타 고지에 우뚝 섰다. 지터는 10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프로야구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5안타 2타점의 맹타로 팀의 5-4 승리에 앞장섰다. 전날까지 개인 통산 2998안타를 기록한 지터는 2362경기 만에 통산 3000안타를 돌파했다. 역대 28번째다. 메이저리그에서 3000안타가 나온 것은 2007년 6월 29일 크레그 비지오 이후 4년 만이며, 2000년대 들어서는 다섯 번째다. 또 한 팀에서 오롯이 친 선수로는 11번째이며 양키스 선수로는 최초다. 양키스 출신으로는 4명이 있었다. 현역 중 3000안타에 도달한 선수도 지터가 유일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런던통신] “나 떠날래!” 나스리와 모드리치의 이별공식

    [런던통신] “나 떠날래!” 나스리와 모드리치의 이별공식

    유럽의 여름 이적 시장은 수많은 루머로 시작해 몇 가지 진실로 끝이 난다. 대부분은 진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거짓은 아니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에이스 사미르 나스리와 루카 모드리치는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들은 클럽에게 이별을 고하고 있다. 두 선수는 미드필더라는 것 외에도 지난 시즌 클럽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나스리는 부상으로 자주 자리를 비운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메웠고 모드리치는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로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다른 빅 클럽들이 충분히 군침을 흘릴만한 실력을 보여준 셈이다. 먼저 나스리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아스날과의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그는 이적 시장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아스날에는 연봉 인상에 대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다른 클럽에게는 “미래는 모르는 것”이라며 떡밥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이적과 잔류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스리는 올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첼시 등이 다수의 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 맨체스터 라이벌 클럽인 맨유와 맨시티가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두 클럽 모두 2,000만 파운드(약 34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하고 있으며 맨시티의 경우 18만 파운드의 고액 주급을 제시하며 나스리를 유혹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나스리가 맨시티의 고액 연봉에 흔들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리그 우승 가능성이 높은 맨유행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나스리가 아르센 벵거와의 면담에서 맨유행을 요구했다.”며 나스리가 은퇴한 폴 스콜스의 대체자로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변수는 맨유의 또 다른 영입 대상인 웨슬리 스네이더다. 최근 맨유 1군 코치 르네 뮬레스틴은 “스네이더는 맨유에 완벽히 어울리는 선수”라며 스네이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여기에 인터밀란이 스네이더의 이적을 허락했다는 이탈리아 언론들의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스네이더의 맨유행에 다시금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즉,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누구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느냐에 따라 맨유의 유니폼을 입을 선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두 선수 모두 맨유맨이 될 수도 있다.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나스리의 경우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공존 또한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맨유가 두 선수를 영입할 만큼 충분한 총알(자금)을 확보했는지가 문제다. 다음은 모드리치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7일 “모드리치와 토트넘의 관계가 악화됐다.”며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모드리치의 이적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한 때 모드리치는 맨유의 관심을 받아왔으나 현재 선수 본인은 첼시 이적에 더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맨유 또한 모드리치의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두 손 두 발을 모두 들은 상태다. 일단 ‘더 선’의 보도대로 토트넘 구단 측은 모드리치의 이적에 대해 강한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레비 구단주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드리치의 이적의 없다. 팀 내 최고 선수를 팔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고 해리 레드냅 감독 역시 “모드리치는 환상적인 선수다. 그보다 뛰어난 선수를 만나기 어렵다.”며 이적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팀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다. 라파엘 반 데 바르트는 “모드리치의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모드리치의 잔류를 희망했다. 심지어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토트넘이 모드리치를 팔 경우 베일도 이적을 요청할 것”이라며 모드리치의 이적이 주축 선수들의 연쇄 이동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이 모든 보도들이 사실일 수도 있다. 토트넘은 클럽의 미래를 위해서 모드리치를 지키길 원하고 모드리치는 자신의 더 큰 야망을 위해 빅 클럽 이적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듯이 이미 마음이 떠난 선수를 붙잡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정도 기간을 연장할 순 있지만 결국 떠날 가능성이 더 높다. 호날두와 토레스를 보라. 선수 본인이 열쇠를 쥐고 있는 나스리와 달리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모드리치로선 구단의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모드리치와 거액의 이적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고 이것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이동과 클럽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토트넘이 신중해야하는 이유다. 과연, 나스리와 모드리치는 정든 클럽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까? 그렇다면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프리미어리그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토트넘에겐 너무도 잔인한 여름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알짜배기 방학 프로그램 여기 多있네

    알짜배기 방학 프로그램 여기 多있네

    “여름방학을 집 근처에서 알차게 보내세요.” 6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맞는 학생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고도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동구는 6000년 전 신석기시대 원시인들의 생활상을 체험하는 ‘원시체험 1박 2일 캠프’를 한다. 지난해 개장한 암사동 선사주거지 체험마을에서 8월 한달 동안 매주 수·목요일 열린다. 초등학교 3~6학년이면 참가할 수 있다. 서초구는 숲해설가와 나란히 1.3㎞의 탐방로를 따라 숲속여행을 하는 ‘우면산생태공원 에코캠프’를 연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에서 총 4차례 진행된다. 송파구는 25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방이동 방이생태학습관과 오금공원 등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생태아카데미’를 개최한다. 다음 달 16일과 18일에는 송파성문화센터에서 초등학생과 부모가 함께하는 ‘내 자녀의 성 바르게 이해하기’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강남구는 양재천 영동 2~3교, 영동 4~5교 사이 두곳에 ‘양재천 물놀이장’을 만들어 다음 달 31일까지 24시간 무료 개방한다. 길이 120m, 너비 10~15m에 수심 50㎝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성동구는 구립 성동·금호·용답도서관에서 초등학교 4~5학년을 대상으로 19일부터 23일까지 여름독서교실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마법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삼을 예정이다. 강북구는 학생들에게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도록 오는 16일까지 지역 14개 초·중학교 학생 930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환경교실’을 열었다. 열린체험터 소속 전문강사들이 매직풍차만들기와 전자물시계 만들기 등을 지도한다. 중랑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70분동안 면목동 용마폭포공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중적이고 일반인에게 익숙한 클래식들을 선곡해 학생들에게 고전음악을 제대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겨 줄 계획이다. 성북구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한 원어민영어캠프와 학력신장 프로그램 등을 연다.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성신여대·동덕여대·대일외고 원어민 영어캠프와 고려대 학력신장프로그램,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 입소 등이 열린다. 강서구는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제7기 강서 여름방학 영어캠프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오는 29일부터 8월 19일까지 3주간 염창동 강서여성문화나눔터에서 총 15회의 교육을 받는다. 도봉구는 20~24일 구청에서 제3회 과학축전인 ‘3D 환상 체험전’을 개최한다. 개막식에는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인 심형래(53)씨가 특강을 하고, 체험마당에서는 3D 상영관과 3D 체험관을 돌아보고 별자리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노원구는 25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노원평생교육원 2층 강당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회마다 대학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효율적인 공부방법과 교우관계, 학습동기 부여 등에 대해 강의한다. 조현석기자·서울 종합 hyun68@seoul.co.kr
  • [여행가방]

    ●캐리비안베이 15돌 22~23일 음악축제 캐리비안베이는 개장 15주년을 맞아 22, 23일 음악축제 ‘서머 웨이브 페스티벌’을 연다. 윌아이엠과 에이콘, 타이거 JK, 2PM 등이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수상무대를 만들어 공연 내내 파도풀을 즐기며 관람할 수 있다. 캐리비안베이는 앞서 시속 90㎞의 체감속도(실제속도 시속 60㎞)를 느낄 수 있는 캡슐형 보디슬라이드 ‘아쿠아루프’를 새롭게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8만 8000원. (031)320-5000. ●오션월드 하루 1000명 특가 이벤트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9, 16일과 23일~8월 20일 밤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한다. 무료셔틀버스도 같은 시간까지 증편된다. 이용 전날 오후 5시 이전에 예약해야 한다. 아울러 메가슬라이드존 오픈을 기념해 22일까지 온라인 특가 이벤트(1일 1000명)를 진행한다. 이용 전날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같은 기간 중·고·대학생, 동아리, 군·의경 등 그룹별 균일가 할인이벤트도 진행한다. 연간시즌권(12월 31일까지 무제한 사용)은 20만원에 판매한다. 1588-4888. ●설악워터피아 이달 중순 확대 개장 한화리조트 설악워터피아는 12개 신규 시설과 함께 1.5배 확장돼 7월 중순 그랜드 오픈한다. 이를 기념해 10일까지 페이스북(www.facebook.com/hanwharesort)을 통해 ‘워터피아 소셜원정대’를 모집한다. 같은 기간 이벤트 페이지(www.hothanday.com)에서는 대학생(1000명)에게 워터피아 무료입장권을 제공한다. 한편 한화리조트 설악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일 쏘라노(SORANO)로 재오픈했다. (02)729-3815. ●곤지암리조트 토·일 야시장 운영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는 지역주민들과 연계해 9월까지 매주 토, 일요일 주말 야시장을 연다. 지역 특산물인 퇴촌 토마토, 친환경 파프리카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야시장은 토요일 오후 5시~밤 11시, 일요일은 오전 9시~오후 2시 선다. 1661-8787. ●코엑스아쿠아리움 ‘상어 관찰팀’ 모집 코엑스아쿠아리움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상어수조에 들어가 상어를 관찰하는 키즈샤크팀을 21일~8월 11일 매주 목요일 진행한다. 8일부터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1회 참가비 7만 5000원(연회원 6만원). (02)6002-6200.
  •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축구경기에서 전반 시작 5분과 후반 5분을 남겨놓고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초반에 어이없이 허를 찔리거나 막판에 방심하다 낭패를 당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기제인 역대 정권의 국정운영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느닷없이 아킬레스건을 공격당해 치명상을 입은 예를 종종 목격해 왔다. 이명박(MB) 정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전반 시작 5분쯤 촛불시위로 한방 먹더니 후반들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퓰리즘과 지역이기주의 등으로 혼쭐이 나고 있다. 스포츠 경기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정권의 평가는 대체로 경제 성적에 좌우된다. 다른 분야에서 좀 미진해도 경제 성적이 좋으면 평이 좋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부의 전공이자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경제분야가 영 시원찮다. 그래서 더 걱정이라고들 한다. 집권 4년차의 경제 성적을 한번 보자. MB노믹스의 골격인 747(7% 성장, 4만 달러 소득, 7대 강국 도약)은 얼마 전 정부가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경제의 틀을 성장에서 물가로 전환, 사실상 폐기처분됐다. 747뿐만이 아니라 MB노믹스 자체의 정체성도 헷갈린다. 대기업친화정책인지 시장친화정책인지 분간하기 힘든 정책기조를 이어가더니 어느 틈에 중소기업·서민경제로 키워드가 바뀌었다. 지금은 공정사회·동반성장이 최대 화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부처끼리는 물론이고 정부-대기업, 정부-중소기업, 정부-여당, 여당-야당 간 힘겨루기와 갈등만 증폭됐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마저 가세해 MB노믹스는 아예 실종됐다. 그동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빨리 회복됐다. 국제무대가 우리 경제의 저력을 인정할 정도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위상도 한껏 드높였다. 그래서 집권 초기와 말기에 터진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및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에 손을 못 댔고, 세계경제의 인플레 우려 때문에 물가를 잡는다고 성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명박 사람들’의 주장에 수긍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지역 간 갈등,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양극화 해소, 복지예산 증액 요구 등 난제들이 쌓여 있다. 두고두고 짐이 되는 골칫덩어리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가 경제에 관한 한 나은 점수를 받으려면 두어 가지만이라도 명심했으면 좋겠다. 우선 매듭지어야 할 것은 어떻게든 확실히 처리하고 넘어가라. 저축은행 사태,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매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미룬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다음 정권에 부담만 가중된다. 그 다음은 선심성 정책의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다. 벌써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해괴한 복지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다. 정권 말기에 경기상황이 좋지 않으면 정치권에서는 모종의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현재 경기는 1~2년 간격으로 소순환 주기가 등락을 거듭해 경기침체인지 소프트 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인 침체)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경기부양책이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이 정부는 금의환향의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이런 꿈을 꿔왔고 그러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금의환향이 안 된다고 금의야행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자기만 잘했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은 몰염치한 행위다. 그런 점에서 임기 후반 무렵 찾아온 선거의 계절에 국가경제를 책임지고 납세를 대표하는 핵심 경제 부처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후반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무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bcjoo@seoul.co.kr
  •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환상이든 공포든 당신의 상상 그 이상을 볼 것이다

    경기 부천의 7월이 특별한 이유는 한가지다.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공상과학(SF) 영화 마니아의 해방구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때문.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부천영화제의 고민은 마니아적 감수성과 대중성의 교집합을 찾는 데 있다. 열혈관객의 지지로 오늘날의 명성을 얻었지만, 몸집이 불어난 만큼 체질 개선도 필요하기 때문. 오는 14~24일 관객과 만날 34개국 221편의 상영작에는 고민의 흔적이 담겼다. 박진형·이영재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을 토대로 놓치면 후회할 10편을 추려 봤다. ① 발리우드 위대한 러브스토리 올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로 Pifan 개막작이다.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란 표현은 연평균 1100여편을 제작해 100개국에 수출하는 인도 영화산업의 저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군무(群舞)와 노래 탓에 인도 영화를 외면한 것은 옛날 얘기다. 발리우드의 힘은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81분의 짧은 시간에 발리우드의 매력을 담아 낸 종합선물세트다. ②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2004년 류더화(劉德華) 주연의 누아르 ‘강호’를 통해 비범한 재능을 예고한 웡칭포 감독의 작품이다. 피가 튀고 신체가 절단되는 등 잔인한 장면으로 범벅됐지만, 은근히 웃기는 스플래터 영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본 성인비디오(AV)영화 슈퍼스타에서 극장용 영화배우로 변신을 꾀하는 아오이 소라의 첫번째 중국 진출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제 기간 부천을 찾을 계획인 만큼 팬들은 발품을 팔 일이다. ③세컨즈 어파트 콜롬비아 출신의 신예 안토니오 니그레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호러영화 전문 시리즈 ‘애프터 다크 오리지널’의 하나다. 악마의 축복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유모가 처음 왔을 때 자신들의 능력을 깨닫는다. 젊은 유모가 시리얼을 씹듯 유리조각을 집어삼키도록 만든 것. 둘이 손을 잡았을 때만 남을 조종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형제를 그린 심리 호러물이다. 실제 쌍둥이인 에드문드 엔틴과 게리 엔틴의 섬뜩한 눈빛이 뇌리에 남는다. ④어택 더 블록 영국 런던 남부의 작은 마을에 잔인한 외계인이 침공한다. 평범한 10대 꼬마들이 외계인에 맞서 마을을 지키는 히어로가 될 차례다. 신개념 SF영화를 표방한 조 코니시 감독의 대표작을 읽는 열쇳말은 배우 닉 프로스트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황당한 외계인 폴’(2010) 등에서 짝패인 사이먼 페그와 함께 관객들을 뒤집어지게 만든 영국 B급 코미디의 아이콘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부천다운 선택이다. ⑤간츠⑥간츠-퍼펙트 앤서 일본 SF만화의 거장 오쿠 히로야의 19금(禁) 만화를 사토 신스케 감독이 두 편의 실사영화로 만들었다. 죽음 직전에 ‘간츠’라는 수수께끼의 검은 구(球) 앞으로 소환당한 채 영문도 모를 전투를 강요당하는 이들의 얘기다. 피 튀기는 전투 장면은 물론, 알몸의 인간을 다른 공간으로 전송하는 등 만화가 실사로 옮겨졌을 때의 표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올 초 일본에서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데스노트’ ‘상실의 시대’의 마쓰야마 겐이치가 주인공이다. ⑦토요일의 암살자⑧금요일의 암살자 태국 코믹호러의 거장 유슬렛 시파팍 감독의 ‘주말킬러 3부작’ 중 두 편이 부천을 찾는다. 2010년작 ‘토요일의 암살자’는 발기불능으로 고통을 겪는 살인청부업자가 자신이 죽였던 남자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다. 2011년작 ‘금요일의 암살자’에서는 교도소에서 갓 풀려난 전문 킬러가 딸을 찾아가지만, 딸은 외려 아버지의 원수라고 오해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뤘다. 두 편 모두 갱스터와 호러, 코미디를 이종교합했다. B급 감성으로 충만한 쿠엔틴 타란티노나 로베르토 로드리게스가 태국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비슷한 그림이 나올 듯하다. ⑨물속의 사랑 장르영화 대가에 대한 헌사를 담은 ‘스트레인지 오마주’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영작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핑크 영화(극장용 성인 영화)의 새 물결을 이끈 대표주자인 이마오카 신지 감독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핑크 영화를 에로 영화로 헐뜯어서는 곤란하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갖고 3일간 촬영하는 혹독한 여건이지만 일정 횟수의 베드신만 채우면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의 촬영감독이 홍콩의 거물 왕자웨이와 찰떡궁합을 이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란 점도 기대치를 높인다. ⑩한밤의 침입자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시체스영화제의 나라 스페인을 호러영화 축제에서 빼놓는다면 섭섭할 일이다. 미겔 앙헬 비바스 감독의 ‘한밤의 침입자’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3인조 강도와 중산층 가족의 사투를 그린 전형적인 호러영화다. 고급주택이 선혈이 낭자한 피바다로 변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과 유사한 설정인데 긴장감의 강도는 훨씬 높다. 아시아 첫 상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그들이 탄 영화·드라마 속 멋진 車를 나도…”

    “그들이 탄 영화·드라마 속 멋진 車를 나도…”

    ‘그들이 타면 달라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 속의 멋있고 예쁜 주인공들이 타는 자동차는 특별해 보인다.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저런 차를 타면 ‘멋져질 거야.’ 하는 환상에 사로잡히곤 한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회사들은 앞다투어 간접광고(PPL)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 협찬을 했던 차도 덩달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영화와 드라마 속을 질주하며 매력을 높인 자동차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자동차 PPL 마케팅 붐 SBS 수목 드라마 ‘시티헌터’ 속 이민호의 ‘블루카’가 화제다. 멋스러운 외관과 디자인을 보면 억대의 외제차 같지만 실은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1900만원대 ‘벨로스터’다. 주인공 이민호의 자동차 액션신은 물론 박민영과의 데이트신에 자주 등장하고, 이민호의 ‘대리 운전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민영이 폼나게 몰던 바로 그 차다. 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SBS 드라마 ‘시티헌터’에 벨로스터가 등장한 이후 계약 문의가 급증하고 마이크로사이트(veloster.hyundai.com)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드라마 방영 이후 벨로스터의 일일 평균 계약 대수는 140여대까지 치솟았다. 방영 전보다 약 50%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일 이민호의 자동차 액션 장면에 벨로스터가 나오고 나서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는가 하면 마이크로사이트의 하루 방문자 수도 기존의 6배 이상인 10만명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주인공과 신세대를 겨냥한 벨로스터가 잘 어울린다.”면서 “드라마 초반 자주 등장한 블루오션에 대한 계약과 문의가 늘어나는 등 드라마의 인기가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 3’를 통해 자사 차량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영화에는 쉐보레의 대표적인 스포츠카인 카마로와 머슬카(고출력 차량)의 상징과 같은 콜벳, 쉐보레의 글로벌 경차인 스파크, 전기차 볼트, 임팔라, 크루즈, 아베오 등 다양한 차량이 등장한다.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로봇인 ‘범블비’인 카마로는 국내에서 지난 3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3.6리터 V6엔진이 장착돼 312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는 스포츠카다. 한국인 디자이너 이상엽씨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지엠은 최근 쉐보레 스파크 ‘트랜스포머’ 에디션을 출시했다. 올해 12월까지 모두 1000대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스파크 트랜스포머 에디션은 영화 캐릭터 ‘스키즈’를 모티브로 해 더욱 스포티하고 개성 있는 외관을 뽐낸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검정이 주를 이루며 차량 전면 범퍼에서부터 후드, 루프를 따라 후면 범퍼까지 이어지는 강렬한 색상의 줄무늬가 역동성을 잘 드러낸다. 한국닛산도 MBC ‘최고의 사랑’에 인피니티 차량을 협찬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국민 배우 독고진(차승원)과 한물간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공효진)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톱스타 독고진은 ‘올 뉴 인피티니M’을, 따뜻한 감성을 지닌 훈남 한의원장 윤필주(윤계상)는 크로스오버 차량인 ‘인피티니 FX’, 인기 가수 겸 MC인 강세리(유인나)는 ‘인피니티 G37 컨버터블’을 타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성유리, 정겨운, 김남진, 민효린 등이 주축인 KBS ‘로맨스타운’에는 아우디가 차량을 지원한다. 극 중 재벌남 강건우는 ‘Q5 3.0 TDI’, 귀여운 독설가이자 완벽남인 김영희(김민준)는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의 오픈카 ‘A5 카브리올레’를 타고 다닌다. ●“자연스럽고 효과도 높아” BMW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현빈의 애마 ‘뉴Z4’ 등을 협찬하며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등 화제를 불러 모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광고보다는 드라마를 통해 자동차를 알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효과도 높다.”면서 “앞으로는 드라마뿐 아니라 공연, 영화 등과 연계한 문화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000억원 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발견

    2000억원 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발견

    최초 경매에 45파운드(약 7만 7000원)에 나온 ‘굴욕적 작품’이, 알고 보니 1억 2000만 파운드(약 2052억 원)의 가치를 지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유화로 그려진 이 그림은 ‘구세주’(Saviour of the World)라는 제목의 작품이며, 당초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그림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세계 명작 전문가들, 특히 다빈치 그림 전문가 4명은 이 그림이 그의 제자가 그린 것이 아니라 다빈치의 그림이 확실하다는서약을 했으며, 이 작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는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함구할 것을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 전문가인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마라니 교수는 “우리는 ‘구세주’ 작품과 관련해 어떤 정보도 발설할 수 없으며, 작품의 소유주도 이에 대해 매우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가능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작품이 다빈치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작품 속 머리 부분과 눈썹 등이 일부 훼손되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양호한 상태”라며 “지금까지 이 작품은 그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제가 판을 쳤지만, 색감이나 붓터치 등이 가히 환상적으로, 다빈치의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그린 다빈치의 ‘구세주’는 500여 년 전에 완성됐지만, 17세기 영국의 국왕이던 찰스 1세가 처형당하면서 이 그림은 찰스 2세의 소유가 됐다. 이후 이 그림은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오해받으며, 1958년 소더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에 거래된다. 한 미술품 경매 담당자는 “이 그림이 경매시장에 등장하면 최소 1억2000만 파운드까지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 그림은 올해 말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리는 다빈치 특별전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알바의 달인’ 정민아 “이젠 음악만 하고 싶은데...”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은 28일 사진부 사진방. 이종원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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