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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여름 몸과 마음 치유할 제주 웰니스 관광지를 아시나요?

    올 여름 몸과 마음 치유할 제주 웰니스 관광지를 아시나요?

    제주관광공사는 올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제주 웰니스 관광지 15곳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웰니스란 ‘Well-being’과 ‘Happiness’,‘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뜻한다. 이번에 선정된 웰니스관광지는 ‘자연·숲 치유’,‘힐링·명상’,‘뷰티·스파’,‘만남·즐김’ 등 크게 4개 주제로 구성된 15곳의 관광지다. ‘자연·숲 치유’ 분야에서는 한남 머체왓 숲길,비체올린,파파빌레,붉은 오름자연휴양림,관음사야영장이,‘힐링·명상’ 분야에서는 제주힐링명상센터,물뫼힐링팜,취다선리조트,제주통나무휴양펜션 등이 선정됐다. ‘뷰티·스파’ 분야에서는 WE호텔 웰니스센터,환상숲곶자왈담앙족욕,씨에스호텔프라이빗스파,‘만남·즐김’ 분야에서는 가뫼물,수목원테마파크(수목원 야시장길 & LED 공원),옷귀 편백숲 승마 등이 뽑혔다. 공사는 주제별로 부합하는 관광자원 및 시설 등을 공개 모집한 뒤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공사 관계자는 “제주를 여행할 때에는 마스크 착용 등 배려하는 여행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양화가 이인옥 개인전 ‘산책 Promenade’

    서양화가 이인옥 개인전 ‘산책 Promenade’

    서정적이고 풍부한 색감을 선보여온 서양화가 이인옥 작가의 19번째 개인전이 2020년 7월 1일부터 8월 28일까지 경기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 내 나인블럭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이번 ‘산책 Promenade’ 전(展)은 작가가 산책길에 마주치는 다양한 사물들을 자유롭고 환상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작가는 풀, 꽃, 나무, 동물 등의 생물뿐 아니라 바위, 의자, 작은 집과 같은 무생물에도 따뜻한 시선을 통해 이야기와 의미를 부여하며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조형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인옥 작가의 작업 세계는 관람객의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만들어지지 않은 어린이의 순수성을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끝없이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작업은 평단과 대중의 고른 호평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6월 29일 성명서를 냈다. ‘이재용씨는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시오’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24장, 13개 문단, 4789자로 구성돼 있다. 사제단은 2008년 4월 23일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마지막으로 세속의 일을 멀리했다. 그런데 12년 만에 세속에 재등장한 것이다. 그 3일 전인 지난 6월 26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에 대해 이 부회장과의 관련성이 없다며 검찰에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이 재등장의 배경이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개혁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제도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억울한 피의자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번 권고 결정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정신을 놓친 것 같다. 이 제도의 도입에 기여한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도 “제도를 제대로 말아먹었다”며 분개했다. 또 수사심의위의 인적 구성도 ‘친삼성 발언’을 일삼는 문제적인 인물들로 돼 있었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 수사심의위에 오른 ‘이 부회장 불법승계 논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승인이 시작이었다. 그 합병은 거래소의 기준에 부합했으나 당시 시장에서는 두 회사 주식의 합병 비율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파다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나치게 억눌렸고, 제일모직의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이 소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6조 6000억원으로 평가해 반영한 덕분이었다. 3년 뒤 2018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합병에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동원된 탓에 관심은 크게 확대됐다. 삼성의 승계를 위한 불법·편법행위 의혹은 2015년이 처음도 아니다. 사제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원을 물러받아 20년 만에 9조원으로 불렸다. 이 환상적인 재테크는 사실 ‘얌체짓’ 덕분인데,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의 헐값 발행과 헐값 전환으로,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이 이 부회장 부의 근원이다. 한국 최고 기업의 계승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증여세 16억원만 냈으니,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상속세를 1500억원을 낸 사실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당시 대법원은 “편법이나 불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국의 기업과 시장 관계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법원이 면죄부를 발행했고, 이런 법원의 판단이 한국의 자본주의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불법을 저지르고 적발돼도 최종적으로 단죄되지 않기에 삼성의 불법적 행위는 반복된다는 것을! 이러니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더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6월 11일 대법원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판결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 등을 이용해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승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친대기업 성향의 박근혜 정부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최순실에게 뇌물 16억 2800만원을 준 것은 승계 작업을 둘러싼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만큼 검찰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이 부회장을 법과 원칙에 따라 기소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며 이 부회장을 국내외에서 자주 만날 때 언론들은 면죄부가 될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현실화한다면 적폐청산의 정신, 촛불혁명의 정신은 후퇴하게 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성명을 낸 6월 29일은 어떤 날인가. 종교적으로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대축일’이겠으나, 세속적으로는 ‘신군부’ 전두환·노태우가 1987년 민주항쟁에 굴복해 ‘6·29선언’을 한 날이다.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로 잘 성장하려면 이번 기회에 반(半)봉건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며, 반국가적인 행태를 끊고 가야 한다. 2015년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 승계를 위해 합병 과정에서 불법회계와 주가조작 등을 주도했다면 그 ‘불법적 행위’는 법정에서 경중을 다투는 게 맞다.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은 ‘삼성 총수’에 대한 법치 바로 세우기로 시작할 수 있다. 그 과정을 밟아야만 대한민국과 삼성의 미래가 밝아진다. symun@seoul.co.kr
  • 지코와 비가 만났다…컴백 앞두고 댄스 챌린지로 ‘환상 호흡’

    지코와 비가 만났다…컴백 앞두고 댄스 챌린지로 ‘환상 호흡’

    지코는 공식 SNS를 통해 여름 앨범 ‘랜덤박스’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선보이며,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 지코는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만한 소재를 한데 모아 친근한 여름 이야기로 풀어냈다. 공개된 영상에는 타이틀곡 ‘Summer Hate’를 포함한 수록곡 5곡의 하이라이트 음원이 담겼다. 또한 지코의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매력이 담긴 미공개 컷도 함께 공개돼 눈길을 끈다. 첫 번째로 타이틀곡 ‘Summer Hate’는 유니크한 사운드 위에 폭염에 찌든 한 사람의 불쾌한 하루를 담아낸 곡으로, 비가 피처링에 참여했다.이어 누군가에게 반해 세상이 멈춘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을 마치 만화영화 같다고 이야기 한 ‘만화영화 (Cartoon)’, 사랑하면서도 티격태격 다투는 원수 같은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웬수 (Feat. BIBI)’, 이번 앨범 중 랩으로 꽉꽉 채운 유일한 트랙 ‘No you can’t‘, 오래된 커플이 권태에 빠지다가도 사소한 일상에서 서로의 품을 다시 찾는다는 이야기를 담은 ’Roommate’ 등 5개의 신곡으로 지코 표 여름 앨범을 완성했다. 지코는 컴백에 맞춰 댄스 챌린지를 진행한다. 이에 지코는 30일 0시, 공식 ‘틱톡(TikTok)’ 계정을 통해 비와 함께 한 댄스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하며, 챌린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편, 지코의 여름 앨범 ‘랜덤박스’는 다음달 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첫 공개되며, 7일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포토] 걸크러쉬, 비키니로 뽐낸 ‘극강의 섹시함’

    [포토] 걸크러쉬, 비키니로 뽐낸 ‘극강의 섹시함’

    극강의 섹시함을 자랑하는 걸그룹 걸크러쉬(요나, 지아, 보미, 태리)가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 7월 커버를 장식했다. 이번 커버촬영에서 걸크러쉬는 영흥도의 눈부신 해안과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환상의 자태를 뽐냈다. 멤버의 개성에 맞게 다채로운 색상의 비키니를 입고 맵시를 뽐낸 멤버들은 영흥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며 피서객들에게 때 아닌 즐거움을 안겼다. 사진제공=크레이지 자이언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28회 공초문학상] “광부가 금 캐듯… 모국어 빛 발굴하는 게 시인의 몫”

    [제28회 공초문학상] “광부가 금 캐듯… 모국어 빛 발굴하는 게 시인의 몫”

    “공초 선생은 시를 손끝으로 잘 써서, 시적 기교가 좋아서 시인이 된 게 아니에요. 무한대의 자유로운 시의식과 무소유의 세계관을 자신의 삶의 방식과 혼연일체 육화시켜나간 분이에요. 내 나이가 선생과 비슷해지다 보니, 한발 물러서고 여유가 생기면서 ‘선생의 문학 정신과 근접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희수를 넘긴 시인은 먼저 간 선생의 나이를 넘겨서야 그 뜻을 안다. 제28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오탁번(77) 시인의 말이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시인은 등단 이래 54년 간 오롯이 문학을 살아낸 인물이다. 그는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된 이후 시·소설이 차례로 당선된 신춘문예 3관왕이며,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한국 문학을 연구하며 후학들을 가르쳐왔다. 2008년부터 2년 간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고, 시 전문 계간지 ‘시안’(詩眼)을 창간해 15년을 이끌었다. 수상작 ‘하루해’는 그의 자평에 따르면 ‘싱거운 시’다. 그도 그럴 것이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는 그의 열 번째 시집 ‘알요강’(현대시학)에 담긴 시편들 중 ‘하루해’는 가장 얌전하다. ‘싱거운 시’는 그가 정년 퇴임 후 내려 간 고향 충북 제천에서 매일 같이 마주하는 풍경에서 나왔다. “수채화 그리듯, 보이는 그대로 그린” 풍경이다. 또한 ‘하루해’는 시인이 생각하는 예술혼이 그대로 담긴 시편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때 이중섭은 제주도 내려 가서 애들이 발가벗고 멱 감는 걸 그렸어요. ‘무찌르자 공산당’ 같은 구호가 없어도, 사람들은 그걸 보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절대 빈곤, 고독을 느끼죠. 그런게 ‘예술’이에요.” ‘벼 익는 논배미마다 지는 해가 더딘’ 가을 농촌 정경을 그린 ‘하루해’를 두고 이병초 시인은 이렇게 적었다. ‘문명과 거리를 둔 가을의 갈피를 순정하게 보여줌으로써 돈과 속도에 쫓기는 오늘을 고요히 성찰하도록 한다.’ 시집 ‘알요강’에 담긴 시인의 시를 보다 보면 유독 갸웃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누군가는 오타인 줄 알았다던 ‘닁큼’ 같은 단어들. ‘닁큼’은 ‘머뭇거리지 않고 가볍게 빨리’라는 뜻을 지닌 부사 ‘냉큼’의 큰 말로 순 우리말이다. 손자의 ‘알요강’(어린아이의 오줌을 누이는 작은 요강)을 사러 간 늙은 할아버지의 동작이 ‘냉큼’ 마냥 빠를 수 없다는 게 시인의 설명이다.“모국어의 빛나는 점, 좋은 점을 발굴해서 독자들한테 알리는 게 시인의 임무예요. 땅에서 금 캐고, 석탄 캐는 게 광부의 일이듯이.” 백석, 정지용의 시처럼 가장 좋은 시는 번역될 수 없다는 게 시인의 오래된 생각이다. 시인이 처음 문학을 접하게 된 것은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학원’이라는 잡지를 만나서다. 1952년 전쟁통에 창간된 학생잡지 ‘학원’은 이청준, 김원일, 황동규 등 수많은 학원세대를 낳았다. 한겨울, 방 안에서 잉크가 얼 정도로 가난해서 추웠던 시절, 가진 건 문학밖에 없었다고 그는 추억했다. “글을 안 쓰고 있으면 배 속에서 기생충이 꼼지락 대는 것만 같아요. 내가 우주 속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 스스로를 증명해 나가는 것이 문학입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으로서의 도구를 여러 개 지녔던 그는 “시는 나를 힐링하는 것이라면, 소설은 노동에 가깝다”고 말했다. 시인은 2018년에 소설 전집을, 지난해 열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내년까지 부지런히 쓰면 열 한 번째 시집과 함께 2003년에 냈던 시 전집의 두 번째 버전을 낼 수 있을 것 같단다. 오랜 소망은 시와 소설이 합쳐진 듯한, 환상문학에 기반한 자전적인 장편 소설을 쓰는 것이다. “달나라 여행, 해저 탐험처럼 문학으로 썼던 거짓말 같은 일들이 다 현실로 이뤄졌잖아요. 문학이 상상하면 현실로 빚어지지요.” 시인의 오랜 상상도, 현실로 빚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오탁번 시인은 ▲1943년 충북 제천 출생 ▲1964년 고려대 영문과 입학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69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입학 ▲1976년 수도여자사범대학 조교수 ▲1983년 고려대 국문과 박사 졸업 ▲1983~2008년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 ▲1987년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1994년 동서문학상 수상 ▲1997년 정지용문학상 수상 ▲2008년 고려대 교수 정년 퇴임 ▲2008~2010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2010년 김삿갓문학상 수상, 은관문화훈장 수훈 ▲현 고려대 명예교수·원서문학관 관장
  • 그녀의 손가락 위로 흐르는 건반의 위로

    그녀의 손가락 위로 흐르는 건반의 위로

    건반을 스치듯 달리는 손가락 열 개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 피아노 위엔 이것뿐이었다. 1부와 2부에 나눠 입은 가느다란 어깨끈의 검은색과 흰색 드레스처럼 아무런 장식도 없이도 모든 게 딱 맞게 떨어졌고 그러면서도 전혀 허전하지 않았다. 섬세하면서도 힘이 넘쳤고 깔끔하면서도 강렬했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34)의 리사이틀 무대 얘기다. ●사랑…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슈만처럼 4년 만의 국내 독주회를 코로나19로 지난달 중순 한 차례 취소했던 손열음은 무대에 서자마자 반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진지한 얼굴로 앉아 건반에 손을 올리자 열정적인 ‘로맨티스트’ 슈만의 사랑 노래가 시작됐다. 한 음씩 조심스러운 듯 움직이는 ‘아라베스크’ 다장조로 시작된 연주가 ‘판타지’ 다장조로 고조됐다. 부모의 뜻에 따라 법대에 진학했지만 음악가의 삶을 택한 슈만은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지만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피아노 교사인 프리드리히 비크의 반대에 부딪힌다. ●환상… 치열한 선율에 가슴이 터질 듯 ‘판타지’는 슈만이 몰래, 그러나 온 힘을 다해 클라라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다. 오른손의 음을 왼손이 따라가다가도 이따금씩 당김음으로 박자가 어긋나고 닿을 듯 말 듯 멀어지는 것이 마치 애처로운 둘의 사랑과 같다는 게 손열음의 설명이다. 고우면서도 치열한 음색들이 나열됐고, 클라라가 슈만의 사랑을 ‘가슴이 터질 듯’ 제대로 느꼈다는 ‘판타지’ 2악장이 멈추자마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아직 한 곡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객석은 참을 수 없었다. 2부는 어린이 정경으로 시작됐다. 클라라와 결혼해 자녀 9명의 아버지가 된 슈만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어 손열음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곡이라고 수년간 말해온 ‘크라이슬레리아나’에서 무대가 정점에 달했다. 건반이 눌렸는지 헷갈릴 정도로 가볍고 발랄한 음들이 돌연 화려해졌다가 갑자기 어두워지는 이 곡이 표현한 사랑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현실 그 자체였다. ●위로… “강해졌기에 이겨 낼 거예요” 다채로운 사랑 노래로 흠뻑 적신 무대에 이어 손열음은 쇼팽의 에튀드와 리스트의 곡으로 30분이나 되는 앙코르에 자신만의 색으로 덧칠했다. 손열음은 리스트의 ‘탄식’(운 소스피로)을 소개하며 “‘하, 아휴’ 이런 뜻인데 지금하고 좀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힘든 이 시간도 다 지나갈 거고 더 어려운 시간이 온다고 해도 그 사이 우리가 많이 강해졌기 때문에 잘 이겨낼 수 있다”며 응원을 보냈다. 떠날 줄 모르는 객석을 향해 한 곡을 더 쳐도 되냐고 되레 ‘허락’을 받은 손열음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과 드뷔시의 ‘달빛’을 선사하며 에너지와 따뜻함으로 무대를 감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손열음 ‘사랑과 환상’의 달빛 콘서트… “우린 강해졌고, 이겨낼 거예요”

    [리뷰] 손열음 ‘사랑과 환상’의 달빛 콘서트… “우린 강해졌고, 이겨낼 거예요”

    건반을 스치듯 달리는 손가락 열 개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 피아노 위엔 이 뿐이었다. 1부와 2부에 나눠입은 가느다란 어깨끈의 검은색과 흰색 드레스처럼, 아무런 장식 없이도 모든 게 딱 맞게 떨어졌고 그러면서도 전혀 허전하지 않았다. 섬세하면서도 힘이 넘쳤고 깔끔하면서도 강렬했다.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34)의 리사이틀 무대 얘기다. 4년 만의 국내 독주회를 코로나19로 지난달 중순 한 차례 취소했던 손열음은 무대에 서자마자 반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진지한 얼굴로 앉아 건반에 손을 올리자 열정적인 ‘로맨티스트’ 슈만의 사랑 노래가 시작됐다. 조심스러운 듯 한 음씩 움직이는 ‘아라베스크’ 다장조로 시작된 연주가 판타지 다장조로 고조됐다.가슴 터질 듯한 판타지… 곡 끝나기 전 박수도 터져나와 부모의 뜻에 따라 법대에 진학했지만 음악가로의 삶을 택한 슈만은 천재 피아니스트인 클라라와 사랑에 빠지지만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피아노 교사인 프리드리히 비크의 반대에 부딪힌다. ‘판타지’는 슈만이 몰래, 그러나 온 힘을 다해 클라라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다. 오른손의 음을 왼손이 따라가다가도 이따금씩 당김음으로 박자가 어긋나고 닿을 듯 말 듯 두 손이 멀어지는 것이 마치 애처로운 둘의 사랑과 같다는 게 손열음의 설명이다. 고우면서도 치열한 음색들이 나열됐다. 클라라가 슈만의 사랑을 ‘가슴이 터질 듯’ 제대로 느꼈다는 판타지의 2악장이 끝나자마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 곡이 다 끝나기도 전이었지만 객석은 참을 수 없었다.날카롭도록 현실적인 … ‘아버지’ 슈만처럼 2부는 ‘어린이 정경’으로 시작됐다. 클라라와 결혼해 9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슈만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어 손열음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곡이라고 수년간 말해온 ‘크라이슬레리아나’에서 무대가 정점에 달했다. 건반이 눌려졌는지 헷갈릴 정도로 가볍고 발랄한 음들이 돌연 화려해졌다가 또 생동감이 넘쳤다가 또 갑자기 어두워지는 이 곡이 표현한 사랑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현실 그 자체였다. 손열음은 “슈만이 이 곡을 쓴 나이인 스물 일곱살까지 이 곡을 배우지 않았다. 스물 일곱살 정도가 되어야 내 몸에 담아질 것 같았다”며 아껴둘 만큼 소중했던 곡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연주에 쏟아냈다. 응원과 위로 건넨 30분의 앙코르 무대 다채로운 사랑 노래로 흠뻑 적신 무대를 손열음은 30분이나 되는 앙코르로 자신만의 색으로 덧칠했다. 쇼팽의 에튀드와 리스트의 곡으로 그들에게 헌정한 슈만의 마음을 이어갔다. 마이크를 쥔 손열음은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정말 감사드린다”며 떨리는 소감을 전한 뒤 리스트의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3번인 ‘탄식’을 소개하며 “곡 제목이 ‘운 소스피로’로 ‘하…, 아휴’ 이런 탄식이란 뜻인데 지금하고 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이 시간도 다 지나갈 거고 더 어려운 시간이 온다고 해도 그 사이에 우리가 많이 강해졌기 때문에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응원을 보냈다. 한참이나 떠날 줄 모르는 객석을 향해 “여기 이렇게 오래 계셔도 되는지…”라며 한 곡을 더 쳐도 되냐고 되레 ‘허락’을 받은 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으로 다시 한 번 손열음이라는 개성으로 에너지를 채운 뒤 드뷔시의 ‘달빛’을 선사하며 따뜻하게 무대를 감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토] ‘섹시돌’ LPG 비비, 숨막히는 섹시 자태

    [포토] ‘섹시돌’ LPG 비비, 숨막히는 섹시 자태

    ‘섹시돌’ LPG의 멤버 비비가 숨 막히는 자태로 남성팬들을 설레게 했다. 비비는 최근 유명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 6월호의 커버모델로 나서 특유의 관능미를 폭발시켰다. 검은 색 시스루 란제리 컨셉으로 촬영에 임한 비비는 깊은 시선과 완벽한 굴곡을 매치시키며 환상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비는 171cm의 큰 키와 D컵의 볼륨감을 자랑하는 섹시돌. LPG 멤버로서 뛰어난 노래실력과 함께 여러 광고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한편 비비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핑몰을 론칭하며 모델 겸 스타일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7년에는 유명 피트니스 대회에도 출전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사진제공=크레이지 자이언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좀비들 속 연결 끊겨도 사투하는 인간 배우의 역할·에너지·감정 크게 작용해 대본 속 ‘알 수 없는 막춤’도 전날 연습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 ‘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지의 제왕’의 빌보 이언 홈 88세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지의 제왕’의 빌보 이언 홈 88세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빌보 배긴스, ‘에일리언’(1979년)에 안드로이드 애시로 출연했던 연극과 영화 배우 이언 홈(영국)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에이전트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오늘 아침 이언 홈 경(卿)이 88세를 일기로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엄청나게 슬프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파킨슨병으로 여러 해 몸이 좋지 않았던 고인은 런던의 한 병원에서 가족과 돌보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덧붙였다. 1981년 영화 ‘불의 전차’에 올림픽 육상 코치 샘 무사비니 역할을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고인은 영화 ‘조지 왕의 광기’에서도 윌리스 박사 역할로 얼굴을 내밀었는데 수많은 연극에서 전통적인 관점에서 잘 다듬어진 기억할 만한 연기들을 선보였다. 국립극단은 1997년 작품 ‘리어왕’에서 “대단한 기억거리”를 남긴 “각별한 배우”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같은 작품에서 아버지 티모시가 ‘글로스터’를 연기한 사뮈엘 웨스트는 트위터에다 대본을 낭독하면서 고인이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은 수염을 기르라고 요청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연출자인) 리처드 에이어가 정원 난쟁이 도깨비들의 회합 같다고 말하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1965년 해롤드 핀터의 연극 ‘귀향’에서 레니 역을 연기한 뒤 8년 뒤 같은 영화에도 똑같은 역할을 소화했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기획한 안톤 체홉의 연극 ‘벚꽃 동산’에서 주디 덴치와 환상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연극 경력은 1976년 ‘얼음장수의 왕림’(The Iceman Cometh) 제작 중 무대 공포증이 도지며 멀어지고 말았다.그 뒤 주로 영화에만 얼굴을 내밀었으며 ‘제5원소’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같은 굵직한 작품들에만 출연했다. ‘불의 전차’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영국 아카데미로 통하는 Bafta상 남우조연상은 같은 작품으로 수상했는데 1968년 ‘보포로스 건’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의 영예였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빌보로 얼굴을 내민 고인은 1981년 BBC 라디오극으로 제작됐을 때는 프로도 배긴스를 연기했다. 그는 2000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난 절대 같은 연기를 두 번 하지 않는다. 난 영화배우 타이프는 아니다. 해서 사람들은 내가 늘 똑같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기사 작위를 받은 것은 1998년이었고, 드라마에 공헌한 이유로 영국 무공훈장 CBE를 1989년 받았다. 고인은 한동안 멀리했던 연극 무대에 1997년 ‘리어왕’으로 복귀 신고를 했다. 희극 배우 에디 이자드는 고인이 “대단한 배우”였다며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무척 슬프다”고 했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어떤 역할이든 재미있고 가슴 저미며 무섭게 만들어 상당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천재 배우였다”고 돌아봤다. ‘리그 오브 젠틀맨’의 스타 리스 시어스미스는 “배우 자체”였다며 “믿기지 않는 연기를 평생에 걸쳐 해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KIA의 빅리그표 1점 지키기 야구… 승리의 문이 된 ‘박전문’

    KIA의 빅리그표 1점 지키기 야구… 승리의 문이 된 ‘박전문’

    번트 시도 1위·성공 2위… 홈런은 중위권 힐만·로이스터 등 외인 감독과 다른 전략 박준표 ERA 0.96, 전상현 0.90 등 ‘철벽’ “불펜 잘해줘서 한 점 낼 수 있을 때 번트” 번트 시도 26개(1위), 번트 성공 14개(2위). 18일까지 38경기를 치른 KIA 타이거즈의 희생번트 현황이다. 번트 시도 67개(9위), 성공 31개(10위)였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빅리그에서 왔지만 ‘스몰볼’을 추구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이 입힌 KIA의 새로운 팀 컬러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동안 외국인 사령탑들이 보여 줬던 야구와는 다른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2008~2010년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 2017~2018년 SK 와이번스를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 감독은 ‘빅볼’ 위주의 야구를 펼쳤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는 팀 홈런 1위(2010년), 팀 장타율 1위(2008·2010년) 등 화끈한 장타를 자랑했다. 힐만 감독 시절 SK는 팀 홈런 1위(2017·2018년), 팀 장타율 2위(2017·2018년)로 리그 대표 거포 군단이었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의 KIA는 홈런과 장타율 모두 리그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대신 번트는 최상위권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 시절에도 번트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빅리그에선 보기 드물게 1회 초 번트를 지시하는가 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경기의 승부처에서 간판타자 앤서니 렌던에게 번트를 지시했다가 작전이 실패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워싱턴을 이끌던 2014, 2015년 워싱턴은 희생번트 순위에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각각 5위, 공동 4위에 올랐다. 윌리엄스 감독의 ‘스몰볼’은 한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작전이 실패하면 감독에게 비난이 쏠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여전하다. 그러나 그의 번트 작전은 KIA의 철벽 불펜진과 어울려 오히려 환상의 조합을 만들고 있다.1, 2점을 얻기 위해 아웃카운트를 희생하는 번트 작전은 강한 마운드가 필수다. 어렵게 1점을 얻고도 투수진의 부진으로 쉽게 경기가 뒤집히면 희생한 아웃카운트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는 ‘박전문’(박준표(왼쪽), 전상현(가운데)·문경찬(오른쪽)) 트리오가 마운드에서 굳건하다. 7회 박준표, 8회 전상현, 9회 문경찬으로 이어지는 필승 공식은 KIA를 7회까지 리드 시 승률 100%(17승 무패)를 자랑하는 팀으로 만들었다. 박준표는 평균자책점이 0.96, 전상현은 0.90, 문경찬은 1.20으로 세 명이 합쳐 53과3분의2이닝 동안 6실점만 허용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지난 17일 “불펜 투수들이 잘해 주고 있어서 한 점 낼 수 있을 때 번트 작전을 시도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상당수 팀이 불펜진의 부진으로 고민이 큰 가운데 KIA는 1점 승부도 뒤집힐 염려가 없는 경기를 펼치면서 윌리엄스 감독의 ‘스몰볼’을 완성하고 있다. 광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통합당, 김연철 사의에 “‘손절’ 쉬운 약한 고리 아닌가”

    통합당, 김연철 사의에 “‘손절’ 쉬운 약한 고리 아닌가”

    “아침엔 北에 화내고 저녁엔 돕는 갈지자 정부” 맹비난미래통합당은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험악해지는 여론을 의식한 꼬리 자르기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민족끼리’의 환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내몬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비하면 오히려 통일부 장관은 ‘손절’하기 쉬운 약한 고리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주장에 대해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고 있는 북한에 제재를 피할 길을 터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통일부를 힐난한다”며 “정부여당은 대한민국이 적으로 규정한 북한을 더 돕지 못했다는 이유로 통일부 장관을 그만두게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침에는 북한에 화를 내고, 저녁에는 북한을 돕는 갈지자 정부가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김여정 유감 표명이 여론에 등 떠밀려 하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아니라면 청와대는 대북정책 전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입장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은 이날 당 외교안보특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대북정책을 관장하는 장관이 남북관계 파탄에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김 장관의 사퇴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대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여야,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대북안보정책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세훈 “文, 이제 ‘가짜평화’ 인정 안 할 수 없을 것”

    오세훈 “文, 이제 ‘가짜평화’ 인정 안 할 수 없을 것”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7일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의 남북화해 국면이 북의 계획 속의 일부였던 ‘시간벌기용 평화’, ‘전략적 가짜평화’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계속 가중될 ‘겁주기’ 앞에서 굴종적 평화를 동족애로 포장하며 정신승리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자체 핵개발 카드와 전술핵 재배치카드의 장단점을 비교 선택해 후세에게 힘의 균형 속 진짜 평화를 물려줄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원래 북의 핵스케줄표에 2020년은 명실공히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해였다”며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 발사, 이동식 발사, 잠수함 발사 등 각종 형태로 다수의 핵탄두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한미로부터 기정사실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폭파의 의미는 이제 배치가 완료됐으니,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한치의 오차 없이 스케줄대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저강도 도발이 계속될 것이다. 도발 후 우여곡절 끝에 화해에 이르려면 그 대가는 제재해제와 경제지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한반도는 핵의 그림자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근본적 해결책을 공론에 붙여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 실상을 고백하고 헛된 환상으로 인도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국제질서 속 평화는 힘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산타클로스 믿는 아이들, 환상 깨지 말아야하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산타클로스 믿는 아이들, 환상 깨지 말아야하는 이유

    6월이 시작되면서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땀이 절로 나는 더운 날씨에는 추운 겨울이 기다려지고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 더운 여름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가 아직도 절반 이상 남은 이 시점에서 연말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벌써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받을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연말이 되면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산타클로스의 진실을 알려야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여자아이들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실제 인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언제 현실과 비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될까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영국 킬대 심리학부, 옥스퍼드대 인류학·박물관민속학부, 노팅엄대, 호주 퀸즈랜드 심리학부, 미국 조지 메이슨대 심리학부 소속의 문화심리학자와 인류학자들은 아이들이 현실과 비현실을 이해하는 인식구조를 어떻게 형성하고 변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많은 연구들에서 3~4세만 되더라도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종류와 층위의 비현실적 존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호주에 거주하는 2~11살 남녀 어린이 176명과 성인남녀 56명을 대상으로 13종의 인물과 사물을 제시하고 얼마나 ‘현실’(real)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0~8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8점에 가까울수록 현실적이며 0점에 가까울수록 비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이 실험대상자들에게 평가하도록 한 13가지 대상은 옆집 친구, 아동을 대상으로 한 호주 인기 음악그룹 ‘위글스’와 산타클로스, 부활절 토끼, 이빨요정 같은 문화적 대상, 외계인이나 공룡 같은 과거에 존재했거나 존재할지도 모르는 대상, 유니콘, 유령, 용 같은 신화적 대상, 스폰지밥, 엘사공주, 피터팬 같은 동화나 만화영화 속 대상들입니다. 분석 결과 7세 이하 아이들은 위글스와 공룡에게 평균 7점을 줘 가장 현실적인 존재라고 평가했고 그 다음 높은 점수(6점)을 받은 대상은 산타클로스, 이빨요정이었습니다. 외계인과 엘사공주도 5점을 받아 비교적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용과 귀신은 4점을 받아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애매한 존재로 분류했으며 피터팬, 스폰지밥는 3점으로 실제하지 않는 존재라고 평가했습니다.반면 8세 이상 아이들과 어른들은 현실적 존재(옆집 친구, 위글스), 애매한 존재(유령, 외계인)로 구분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현실적 존재라고 평가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7세 이하 아이들 중 40% 정도는 위글스 같은 음악그룹이나 산타클로스가 똑같이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위글스나 크리스마스 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는 자주 접하는 대상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8일자에 실렸습니다. 이번 연구를 자세히 뜯어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다양한 층위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짜피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현실감각을 찾게 되는 만큼 어린아이들이 황당한 생각이나 질문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이번 연구를 보면서 들었습니다. 순수하고 가끔은 어른을 당황시킬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는 아이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면 이상할 것입니다. 많은 어린아이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지구상 단 한마리…환상의 흰고래 미갈루 올해 첫 포착

    지구상 단 한마리…환상의 흰고래 미갈루 올해 첫 포착

    사람에게 목격되는 것 자체가 큰 뉴스거리가 되는 고래가 있다. 바로 성체로는 전세계에서 단 한마리만 발견된 흰색 혹등고래 ‘미갈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미갈루가 올해 처음으로 지난 15일 뉴사우스웨일스 남부 해안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미갈루는 특이하게도 흰색의 피부를 갖고있어 호주에서는 이 고래에 원주민어로 ‘하얀 친구’란 뜻을 갖는 미갈루(Migaloo)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갈루의 몸이 흰색인 이유는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결핍된 알비노이기 때문이다. 보기에는 신비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 알비노는 햇빛 노출에 약하며 시력도 그리 좋지 않다. 또한 눈에 띄는 몸 색상 때문에 어렸을 때 포식자에 의해 죽는 사례가 많다.   올해 30세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갈루가 인류와 처음 조우한 것은 지난 1991년으로 역시 호주에서였다. 특히 2003년 6월에는 미갈루의 새끼로 추정되는 흰 혹등고래가 함께 포착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갈루는 매년 이맘 때 쯤이면 남극에서 따뜻한 남태평양 쪽으로 무리들과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호주에서 목격되며 다시 가을이 오면 남극으로 돌아간다. 특히 미갈루는 관광 수입에도 한몫하는 ‘효자’이기 때문인데 호주 정부는 일정 거리 내의 접근을 금지하는 연방법까지 만들어 놓을 정도로 보호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호주 맥쿼리대학교 해양생물학자 바네사 프로타는 "사실 미갈루는 약 4만 마리의 혹등고래 중 하나여서 본질적으로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면서 "이같은 이유로 미갈루를 목격하는 것 자체가 행운으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갈루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래로 우리가 해양 생태계에 얼마나 많이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는 혹등고래는 그러나 마구잡이 포경의 희생양이 되면서 한때 개체 수가 500마리까지 급감했다. 1966년 국제조약으로 포경이 제한되고 1973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서 다행히 개체 수는 서서히 회복됐고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관심대상에 올라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발도르차 평원. 푸르른 대지는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며 파도처럼 넘실댄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언덕 꼭대기엔 중세풍의 집 한 채. 이런 전원 풍경을 보고 ‘이탈리아를 제대로 여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친퀘첸토라고 부르는 작은 클래식카를 타고 달렸다. 세상에 나온 지 50년 된 이탈리아 차는 고약한 기름 냄새를 풍기고 오르막길마다 덜덜거렸지만 달리는 덴 문제가 없었다. 신형 마세라티나 페라리보다 이런 낡은 차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피렌체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투어를 활용해도 되지만, 100㎞나 이어지는 거대한 발도르차 평원을 자유롭게 누리기 위해선 렌터카가 필수다. 포도밭과 올리브밭은 긴 드라이브를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아무리 봐도 피곤하지 않은 색깔이 있다면 자연 그대로의 초록색일 것이다. 해발 300~700m 정도 되는 구릉 지역 꼭대기엔 성곽 형태로 세워진 작은 도시들이 있다. 그중에서 인구가 천명도 안 되는 피엔차라는 도시에 멈추었다. 골목 담장 위에 걸터앉았다. 푸르른 평원이 한 폭의 대형 그림처럼 펼쳐졌다. 새빨간 해가 자취를 감추며 대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은 황홀 그 자체였다. 안개가 내려앉은 아침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서 포토그래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라고 한다. 6월이면 더욱 환상적이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온순한 바람에 청보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제 아무리 단단하게 닫힌 마음이라도 스르르 열려버리고 만다. 매일 이런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잠들고 깨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이 스스로 빚은 아름다운 풍경을 태어날 때부터 누리는 것이야말로 진짜 금수저라고 믿었다. 이곳 사람들은 삭막한 인공구조물에 지쳐 수백 만원을 들여 달려온 나 같은 사람의 마음을 알까? 발도르차 평원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문화유산이다. 자연유산이 아닌 건, 아름다운 풍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연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인들은 황폐한 언덕을 그냥 두지 않았다. 포도와 올리브를 기르고 마을을 이뤄 광장을 내고 성당과 집을 지었다. 자연은 가꾸고 매만져야 하는 캔버스였다.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고 그 사이에 흙길을 내볼까? 그 길의 끝엔 예쁜 집 한 채를 지어야지!’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름답기 위해선 여백이 있어야 하고, 지루하지 않으려면 오브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은 온 대지에 남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발도르차 평원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르네상스 시대의 정신을 반영했다’고 거창한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한 풍경 앞에서 감탄 그 이상의 평가가 있을까 싶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발도르차 평원을 보며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통합당 “북한, 文정부 대북정책 파산 선고…전면 재검토해야”

    통합당 “북한, 文정부 대북정책 파산 선고…전면 재검토해야”

    미래통합당이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맹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먼저 박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대북 유화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더이상의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조태용 의원은 “북한의 남북사무소 폭파는 예고됐던 조치”라며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총체적으로 파산 선고를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대북정책은 북한이 봐서도 더이상 가지고 나갈 수 없다고 선고한 것”이라며 “현실적 여건과 진실 위에서 쌓아 올린 정책이 아니라 헛된 희망과 잘못된 기대 속에 쌓아 올린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답은 나왔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며 “남북관계에서도 비굴함과 조급증을 버리고 실제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생각하면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의원은 “반드시 무력충돌이 있을 것”이라면서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이 생명을 잃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통령은 통수권자로서 직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제라도 북한 권력의 본질을 깨닫고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북한의 협박과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굴욕적 대북협상은 남북관계를 뿌리부터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성호 의원은 “변하지 않는 북한,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북한이라 생각한다”며 “북한이 대한민국을 너무 우습게 알고 있다. 정부와 국민을 모욕한 것을 넘어 현실적인 행동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점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외교안보특위는 내일(17일) 오후 2시 국방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을 초치해서 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노력, 초당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을 내일 당으로 초치해 설명을 듣고, 정부 대응 문제를 지적한 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책 방향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49분 북한은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지난 2018년 9월 14일 개소한 남북연락사무소는 1년 9개월 만에 사라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이즈원 ‘환상동화‘, 컴백 동시에 음원 차트 1위

    아이즈원 ‘환상동화‘, 컴백 동시에 음원 차트 1위

    그룹 아이즈원이 새 앨범 발매와 동시에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16일 소속사 오프더레코드와 스윙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이즈원의 세 번째 미니앨범 ‘오나이릭 다이어리’(Oneiric Diary) 타이틀곡 ‘환상동화’가 이날 오전 7시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환상동화’는 아이즈원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표현한 EDM 댄스곡이다. 타이틀곡 외의 다른 수록곡도 발매 직후 전곡이 차트인에 성공하며 컴백 활동에 청신호를 밝혔다. ‘오나이릭 다이어리’는 ‘환상’과 ‘일기’라는 상반된 소재의 결합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함께 꿈꾸면 그 꿈은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소속사는 설명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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