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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올림픽 대표 선수 “중국 국기 게양돼 벅차다” 발언

    홍콩 올림픽 대표 선수 “중국 국기 게양돼 벅차다” 발언

    홍콩을 대표해 2020도쿄올림픽에 참여했던 여자 탁구팀 두카이친(25) 선수가 귀국 후 첫 소원을 묻는 질문에 “천안문 광장을 다시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중국 국영언론 신화통신은 최근 도쿄에서 홍콩으로 귀국한 뒤 격리 중인 두카이친 선수와의 화상 인터뷰를 19일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두 선수는 “지난 8일 있었던 여자 탁구 대표팀 단체전 결승에서 메달을 딴 뒤 시상식 게양대에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특구 깃발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면서 “중국 국기가 게양대 위에 올랐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마구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격리가 끝난 뒤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을 묻는 질문에 “어릴 적에도 몇 번 천안문을 방문했지만 메달을 따면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있었다”면서 “이번에 천안문을 방문하게 되면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올림픽 대표 선수였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천안문 아래 다시 서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6년 홍콩에서 출생한 두 선수는 2014년 중국 난징시 청년올림픽탁구운동단 위원으로 가입해 활동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난징에서 개최된 청소년 올림픽 탁구 단체전에서 동메달,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두 선수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탁구 혼합복식,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 등 총 3종의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첫 출전이었던 혼합복식 경기에서 프랑스 대표단에게 패해 예선 탈락했다. 그는 경기 직후 소감에 대해 “혼합 복식 경기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미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패배가 결정된 직후 두 세시간 동안 한참 울었다. 그 때 감독님이 이번 패배를 계기로 더 발전하면 된다고 위로해줘서 큰 도움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마지막 순간까지 중국에 대한 지지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두 선수는 “지난 2014년부터 난징 청년올림픽 운동단 위원이 된 것은 매우 영광”이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홍콩에 머물고는 있지만 조국의 변화는 몸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중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어릴 적부터 대륙에서 경기를 하고 훈련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 때마다 대륙의 동포들은 내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줄 정도로 따뜻한 환대를 줬다”며 중국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 대구대, 탐라문화연구원과 국제학술대회 공동개최

    대구대, 탐라문화연구원과 국제학술대회 공동개최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가 최근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에서 공동주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현장에서의 대면대회 및 줌(zoom),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비대면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돼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부터의 발표자, 토론자, 연구자 및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연구 성과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학술대회의 주제는 ‘길 위의 경계인: 환대의 부재와 떠도는 영혼’으로서, 지역의 경계를 넘어 이동(이주)하는 삶의 문제를 조망하는 두 연구소의 연구 지향과 성과를 다뤘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이탈리아 등 5개국의 연구자들이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주제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로버트 파우저 박사는 ‘일본의 낙오 문화 속에 한인 디아스포라 작가의 진정성과 힘’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에서 재일한인문학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밖에도 ‘사회 저항과 제도의 변천: 신도시화 배경에서의 중국 도시의 재생 연구’, ‘제주 4.3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제주민들: 밀항/난민을 둘러싼 포용과 배제’, ‘유럽의 난민 조약체제 흔들기인가?: 유럽 난민재판소 판례분석을 중심으로’, ‘재한 조선죽 문학의 대림동 재현 양상‘ 등 다양한 주제발표를 통해 경계를 넘는 인간의 삶과 제도의 문제를 중층적으로 탐색했다. 이번 행사는 일상화된 이동과 이주의 시대에 국경과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 사람들에 대한 환대의 가능성 모색, 학술적 연구의 필요성 제고 및 우리 사회에 시효성 있는 통찰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두 연구소에서 이뤄질 인문학의 사회적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권응상 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무사히 국제학술대회를 마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학술적 교류를 위한 실질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과 교류를 넓혀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기싸움… 원스톱 갈아타기 ‘삐걱’

    은행연합회 플랫폼 인터넷은행 2곳 불참금융당국 주도 사업에 시중銀 참여 주저플랫폼 주도권 선점 따라 수익차 벌어져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구축이 삐걱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빅테크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독자적 플랫폼 구축에 나섰고,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시중은행 플랫폼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 당국이 제안한 ‘원스톱 금리 비교 및 갈아타기’가 반쪽짜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시중은행들이 추진 중인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에 인터넷전문은행 3곳 중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은행연합회 의견 조회에서 이들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은행권의 독자 플랫폼까지 참여하면 수수료 등을 이중으로 부담한다는 점, 은행권 독자 플랫폼 참여 시 고객 편의가 크지 않다는 것 등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융 당국이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카카오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와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토스가 참여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금융 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플랫폼 사업자는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상품 정보만 제공할 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 데다 플랫폼을 통한 대출 신청이 상용화되면 금융사는 상품 조달 기능만 맡는 플랫폼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 측면뿐 아니라 빅데이터가 경쟁력인 시장에서 향후 플랫폼을 주도하는 빅테크 업체가 관련 데이터 접근 권한까지 모두 가져가면 결과적으로 빅테크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가 추진하는 은행권 독자 공공 플랫폼은 이르면 오는 12월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일정표에 따르면 이달 중 수수료, 비용, 구축 방향 등 기본 요건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제휴 금융사 간 계약 체결, 전산 시스템 구축과 연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경우 참여 의사를 밝힌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기업 10여곳 가운데 2∼3곳이 사업 구축을 맡는다.
  • ‘양궁 3관왕’ 안산의 ‘金의환향’…“정신력 강하게 해준 모교 감사”

    ‘양궁 3관왕’ 안산의 ‘金의환향’…“정신력 강하게 해준 모교 감사”

    “제 정신력을 강하게 해준 학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쿄올림픽 3관왕에 오른 양궁 대표팀 선수 안산(20)이 4일 모교인 광주여대에서 환대를 받았다. 광주여대는 2016 리우올림픽 최미선, 2012 런던올림픽 기보배에 이어 올해 안산까지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양궁의 명가다. 안산은 전날 모교인 광주 문산초등학교와 광주체육중학교, 광주체육고등학교에서 은사를 만나고 양궁부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어 이날 광주여대에서 총장과 교수,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선재 광주여대 총장은 “오늘은 어느 날보다 기쁘고 행복하다”며 “올림픽 3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안산 선수에게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안산은 “광주여대에 입학해서 올림픽에 나가기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준 총장님을 비롯해 어린 시절부터 이 순간까지 지켜봐 주신 노슬기 선생님, 박현수 선생님, 이선미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안산은 스승인 김성은 감독에게는 특별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최미선, 기보배 선수를 배출한 명장이다. 안산은 “제가 받은 금메달은 김 감독님의 사랑과 정성 덕분”이라며 “‘산아 차분하게 하자’는 감독님의 말을 되새기며 경기에 임했다. 이 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양궁을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안산은 기자간담회에서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롤모델이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여대는 이날 학교 벽면에 안산 선수의 3관왕을 기념하는 조형물 제막식도 가졌다.
  • ‘올림픽 3관왕’ 안산, 모교 광주여대 금의환향 “솔직히 롤모델…”

    ‘올림픽 3관왕’ 안산, 모교 광주여대 금의환향 “솔직히 롤모델…”

    롤모델 질문에 안산 “롤모델 없다” 솔직 답변“금메달은 김성은 감독님 사랑·정성 덕분”광주여대, 기보배·최미선 배출한 ‘양궁 명가’올림픽 3관왕 기념 부조 조형물 제막식지상파 3사 잇달아 출연 ‘올림픽 스타’ 인기2020 도쿄올림픽 3관왕에 오른 ‘멘털 갑’ 양궁 대표팀 선수 안산이 4일 모교인 광주여대에서 환대를 받았다. 광주여대는 2016 리우올림픽 최미선, 2012 런던올림픽 기보배에 이어 안산까지 금메달리스트를 잇따라 배출한 ‘양궁 명가’로 불린다. 격한 환대를 받은 안산은 자신의 정신력을 강하게 해준 대학에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스승인 김성은 감독에게 금메달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안산은 기자간담회에서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롤모델이 없다”고 답해 당찬 모습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안산 “정신력 강하게 해준 대학에 감사” 안산은 전날 모교인 광주 문산초등학교와 광주체육중·고에서 은사와 만나고 양궁부 후배를 격려한 데 이어 이날은 광주여대에서 총장과 교수,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선재 광주여대 총장은 “오늘은 어느 날보다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올림픽 3관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우리 안산 선수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오늘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모두에게 새로운 원동력이 됐으면 한다”고 안산 선수의 앞날에 영광을 기대했다. 이에 안산은 “광주여대 입학해서 올림픽에 나가기까지 아낌없이 지원해준 총장님, 어린 시절부터 이 순간까지 지켜봐 주시고 성장시켜 주신 노슬기 선생님, 박현수 선생님, 이선미 선생님에게 진심을 감사하다”면서 “저 자신의 정신력을 강하게 해준 대학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산은 스승인 김성은 감독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최미선, 기보배 선수를 배출한 명장이기도 하다.안산 “이 순간 만족하지 않고 처음시작했던 마음으로 최선 다하겠다” 안산은 “제가 받은 금메달은 김 감독님의 사랑과 정성 덕분”이라면서 “‘산아 차분하게 하자’는 감독님의 말을 되새기며 경기에 임했고, 이 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양궁을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여대는 이날 학교 벽면에 안산 선수 3관왕을 기념하는 부조(浮彫) 형식의 조형물 제막식도 가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안산은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안산은 숏컷, 여대, 오조오억 발언 등을 이유로 일부 네티즌들이 공격한 ‘페미(니스트) 논란’에도 “저한테만 집중했다”며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산은 이날 오후 MBC라디오에 이어 KBS와 SBS 메인 뉴스에 연달아 출연해 올림픽이 낳은 스타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사회정치적 사건

    [강남순의 낮꿈꾸기] ‘임신·출산·양육’이라는 사회정치적 사건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진로에 대해 의논하고 싶다는 학생을 만나곤 한다. 대부분 학생이 의논하는 주제는 전공 분야나 논문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여학생과 남학생이 확연히 분리되는 주제가 있다. 결혼과 공부 또는 출산·육아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석사과정이 끝나고 박사과정으로 들어가게 된 어느 여학생은 결혼을 앞뒀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결혼해도 과연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내 생각을 묻는다. 이미 결혼해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은 박사과정 중에 아이를 낳고도 끝까지 이 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고민을 털어놓는다. ●여학생만 결혼 후 계속 공부할 수 있을지 고민 그런데 남학생은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문제로 고민하며 의논한 사례가 없다. 왜 여학생만 결혼 또는 임신·출산·양육을 하면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일까. 이런 일은 ‘여자’가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과연 그런가. 2018년 4월 19일 미국 의회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한 상원의원이 표결하러 국회에 오면서 아기를 데리고 왔다. 1789년 미국 의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사건이다. 상원의원 라다 태미 더크워스는 생후 10일 된 아기와 함께 의회에 들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와 함께 부통령 후보로 고려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2021년 1월 한국을 방문했던 의원이기도 한 그는, 태국에서 미국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이라크전 참전 중 36세 때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2012년에는 하원으로, 2016년에는 상원으로 선출됐다. 그는 ‘첫 번째’라는 수식어를 여러 개 지닌다. 아시아·미국계 ‘첫’ 여성 의원, ‘첫’ 참전 여성 의원, ‘첫’ 장애인 여성 의원, 또한 아기를 의회에 데리고 간 ‘첫’ 의원이다. 그는 상원의원으로 일하면서 시험관 수정(IVF)을 통해 임신해 50세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 학생들이 내게 찾아와 의논하듯, 더크워스가 주변 사람들과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의논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두 다리가 없는 중증의 육체 장애인인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만약 아이를 낳았다 해도, 내가 나의 직업을 가지고 더구나 국회의원으로 일할 수 있을까.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의 아이를 낳아서 기르며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열 사람에게 물었다면, 열 사람 모두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더크워스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자신이 택하는 결정들이 매우 ‘비관습적’이고 대다수의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일구어 냈다. 자기 신념과 용기 그리고 인내심과 끈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자신의 개인적·사적 삶을 사회정치적·공적 영역과 연결시켰다. 구체적 변혁이 가능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더크워스가 아기를 데리고 의회에 들어간 이후, 2018년부터 미국 의회의 법이 바뀌었다.●전문직 여성 임신 순간 ‘어쨌든 여자’라는 굴레 이제 미국 상원의원은 한 살 이하의 아기를 데리고 올 수 있고, 하원의원은 나이 제한 없이 아이를 데리고 의회에 출입할 수 있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10명의 여성의원이 의회에서 일하는 동안 출산을 했다. 1970년대에는 1명, 1990년대 3명, 그리고 지난 11년 동안 6명의 여성의원이 출산해 총 10명이 출산했다. 현 미국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는 5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막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정치에 입문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가 양육과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았다는 의미다. 펠로시가 2007년 하원 의장이 됐을 때 그는 의회에 2개의 수유실을 만들었고, 지금은 적어도 7개가 있다. 또한 의회 직원들에게 배우자를 포함해 1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는 것을 제도화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일이 아님을 절감했을 것이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출산한 10명의 여성 의원 중 9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한결같이 다음과 같은 어려움과 씨름해야 했다고 한다. 남성 의원들이 배우자의 임신 소식을 발표하면, 모든 사람의 축하를 받는다. 소위 ‘가정의 가치’(family value)를 확고히 하는 안정된 정치인으로 주변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 의원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발표하면 사적으로는 축하를 받으나 공적 반응은 부정적이다. 임신한 정치인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가정과 경력을 병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며 다음 선거에서 그들이 다시 출마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이 임신했을 때 공적 영역에서 그의 전문성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현상이 정치계뿐이겠는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우선적 역할은 양육이며, 양육은 사적 영역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21세기인 지금도 여성의 우선적인 존재 이유는 임신·출산·양육·가사노동을 통한 종족 보존, 그리고 남성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여자’는 미성숙해서 생명을 다루는 분야인 법학, 의학, 신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성차별적 사회적 통념은, 서구에서 20세기 중반이 넘어서야 서서히 도전을 받았을 정도다. 이전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탈자연화’해야 하는 이유다.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해서 사회정치적 ‘차별’을 정당화해 온 것을 이제 변혁시켜야 한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전철의 ‘분홍색’ 임신부 우대석 또는 국가의 다양한 출산 장려정책이 있다 해도, 임신·출산·양육의 과정이 단지 여성 개인의 일로, 또한 여성은 ‘어쨌든 여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한, 한국 사회의 미래는 어둡다. 이 임신·출산·양육 과정이 사회정치적이라는 것이 어떻게 제도화될 수 있는가. 우리의 일상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각해 보자. 출산이 가까운 임신한 여성이 사적 영역을 나와서 공적 영역으로 들어설 때, 사람들의 시선은 어떤가. 아기를 데리고 회의에 참석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그 여성을 바라볼 것인가. 출산 직전의 교사, 국회의원, 의사, 앵커, 교수, 회사원 등이 회의를 주재하고 지도자적 역할을 하고 있어도, 사람들은 ‘자연스럽다’라고 볼 것인가. 또한 수유할 아기 또는 돌볼 아이를 데리고 공적 자리에 갈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떠한 반응을 할 것인가. 출산일이 다가오는 여성 앵커가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전문직에 있는 여성은 임신이 드러나는 순간, 그 전문성은 임신·출산이라는 종족 보존을 위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어쨌든 여자’라는 이미지로 대체되고 만다. ●용혜인, 아기와 등원… ‘아이 동반법’ 통과 촉구 2021년 7월 5일 용혜인 의원이 59일 된 아이와 함께 등원했다. 24개월 이하의 자녀와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 ‘국회 회의장 아이 동반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필요할 경우 아이를 동반하고 국회에 오는 여성 또는 남성 정치인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때가 언제 올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모든 공공 연방 건물 내 여성·남성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새로운 법안에 서명하면서, 육아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몫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임신·출산·육아는 길고 힘든 과정이다. 그 과정에 개인적인 기쁨과 희열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고통과 좌절도 있다. 임신·출산의 과정은 단지 여성 개인에게만 한한 것으로 보이지만, 임신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이미 다양한 의미에서 사회정치적 과정이다. 한 인간을 한 사회의 일원으로 만드는 과정은 결코 개인의 사적 일만이 아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존재하게 된다. 임신·출산·육아가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남성의 일이기도 하며, 개인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한 이유다. 이 상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구체적으로 제도화될 때, 한국 사회는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한 발짝 나아가게 될 것이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 인류 역사가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예수님이라면… 다름도 사랑하라 하셨을 겁니다”

    “예수님이라면… 다름도 사랑하라 하셨을 겁니다”

    지난 18일, 20여일간 열렸던 제22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또 한 번 정쟁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을 달성한 가운데 열린 축제였다. 한편 광화문 한복판 천막 안에는 퀴어축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직임이 정지된 목사가 있었다. 지난해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 기도를 했던 이동환 수원제일영광교회 목사는 그해 10월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처분에 불복해 항소한 목사는 올여름 뙤약볕 아래 서울 감리회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27일, 천막을 나와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축제를 이끌고 있는 양선우(활동명 홀릭) 조직위원장과 함께였다. ‘예수쟁이 퀴어’인 양 위원장과 농성을 끝낸 이 목사를 만나 퀴어와 기독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이슈 속에 제22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폐막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양선우 코로나를 맞은 첫해였던 지난해에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 올해는 ‘어떻게 참여를 독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그래도 다행인 건 오프라인으로 소규모 진행한 퀴어퍼레이드를 온라인 방송했을 때 동시 접속자가 5000명을 넘기도 했고요. 20주년을 맞아 여느 때보다 길게 진행했던 퀴어영화제도 많이들 봐 주셨어요. 올해 축제 슬로건이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였는데요. 코로나 위기도 있고, 올해 상반기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서 성소수자들이 많이 침체해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축제로 어떻게 힘을 보탤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슬로건인데 많은 사람 사이에서 회자되는 걸 보고 정말로 불태우고 싶은 욕구들이 억눌려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두 분이 함께 무지개 깃발을 드는 것으로 퀴어퍼레이드의 피날레를 장식하셨죠.이동환 사실은 약간 고민했어요. ‘재판 중인데 이거 하면 완전히 출교각이다’ 싶기도 했고요(웃음). 그러면서도 ‘이때 아니면 내가 언제 홀릭님하고 같이 비바람 맞으며 할 수 있겠나’ 싶기도 했어요. 늘 퍼레이드를 가장 앞장서서 방해했던 게 일부 개신교 세력들이잖아요. 위원장님하고 같이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게 상징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도 목회자로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람들이다’를 공표하고 드러내는 일이기도 했고요. 그간 개신교 집단의 반대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용서를 구하는 화해의 손짓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개신교가 혐오를 넘어 평등하고 안전한 교회,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했고요. 그런 결연한 의지가 표현이 됐어야 하는데 비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어푸어푸하다가…(웃음). 양 저는 되게 미안했어요. 비를 쫄딱 맞고 오셨더라고요. 급박한 상황에서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급히 깃발 조립해서 흔들고 헤어졌다가 지금 만난 거예요(웃음). 이 목사는 지난 18일, 26일간의 천막 농성을 마무리했다. 정직 2년 처분에 항소한 이래 교계 언론 등을 통해서 감리교 재판위원회가 상소 각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가 개인 의견이라며 번복되는 등 갖은 고초를 치렀다. 이 목사가 어겼다고 알려진 ‘죄목’은 감리교 교리와 장정의 재판법 3조 8항이다.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해당 목회자는 정직, 면직 또는 출교 등 중징계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직 처분이 내려지고 지금까지 9개월이라는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이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어요. 감리교 법 한 줄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 사람들이 반인권적인 말과 행태를 일삼고 성소수자들을 저주하면서도 거칠 것 없이 너무 당당해요. 그런 걸 보니까 ‘나 하나 날아가는 건 순식간이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목회의 길을 걷겠다고 오늘까지 20년 넘게 몸담은 곳에서 배제당하고, 저를 응원했다는 이유로 사상검증을 당하는 동료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사람을 위축시키고 두렵게 만들어요. 성서 말씀에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는다’는 구절이 있어요. 두려움이 저를 엄습할 때마다 신이 가르쳐 준 사랑의 길을 질문했어요. 사실 두려움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고, 두렵더라도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천막 농성할 때 정말 다양한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자리를 지키고 피케팅을 하시는데 여기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서로 위로하고 축복하는 따뜻한 곳이어서 참 좋았고요. -양 위원장님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예수쟁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기독교는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두 분의 삶과 종교는 어떻게 공존하나요. 양 저희 어머니가 보수 기독교 교회의 전도사님이셔서, 자연스럽게 저도 크리스천이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사역하는 교회를 옮겨다니다가 스물여덟 살에 퀴어로서의 제 정체성을 깨달았어요.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목사님이 성소수자 친화적인 설교를 하시는 걸 듣고 깜짝 놀랐는데 그다음 주에는 설교가 바뀌었어요. 뭔가 압력이 있었나 봐요. 갑자기 지옥 간다는 얘길 들어서, 교회 근처 지하철역에서 한 시간 정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뒤로는 ‘내가 갈 수 있는 교회는 없구나’ 하다가 요즘은 다른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보고 있어요. 제가 계속 크리스천인 이유는 교회가 동성애를 싫어하는 거지, 하나님이 동성애를 싫어하는 거 같진 않으니까요. 동성애·이성애·양성애 중에서 이건 좋아하고 이건 안 좋아하고 이렇게 편협하실 것 같진 않아요. 저는 제가 동성애자인 것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태초부터, 태중에서부터 저를 살리셨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저는 스무 살 미혼모였던 어머니에게서 육삭둥이로 태어나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어요.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신앙을 버릴 수가 없어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는데 어떡하겠어요. 우린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목사님 자녀들이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인데요. 그들을 혐오하는 말을 목사님들이 설교하시니까 거기서 상처를 많이 받죠. 사실 제가 동성애자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크리스천이라고 얘기하는 게 더 부끄러운 사회에 살고 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요. 그런데 교회가 제일 싫어하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을 하고 있네요(웃음).이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동성애 처벌 조항이 재판법 3조 8항과 3조 13항(‘부적절한 결혼 또는 부적절한 성관계(동성 간의 성관계와 결혼을 포함)를 하거나 간음하였을 때’)이거든요. 근데 그 조항들은 2015년에 생겼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하면서 위기감이 있었던 거 같아요. 한국 교회 중에서는 감리교에서 제일 먼저 만들었고요. ‘교리적으로 기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역사적으로, 성경적으로 볼 때 기독교는 동성애에 관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한 거 같아요. 성경에는 소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구절이 6~7군데 나오는데, 이런 구절들이 전체 성경에 비하면 적을 뿐만 아니라 당시 어떤 맥락에서 쓰여졌나를 봐야 하거든요. 맥락을 보면 사랑으로서의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 간의 강간 같은 성폭력에 대해 처벌하고 있는 조항들이에요. 레위기에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음식을 먹을 때, 옷을 짤 때, 씨를 뿌릴 때 어떻게 하라는 등의 온갖 규례들이 같이 있어요. 그런 거 하나도 안 지키면서 동성애에 대해서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취사선택인 거죠. 아까 양 위원장님이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교회가 반대하는 거지 하나님이 진짜 동성애를 미워하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수님의 삶만 봐도 그렇고요.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장애인, 여성들을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받은 사람 취급하면서 성문 밖으로 몰아낼 때 예수님이 찾아가서 친구가 돼 주셨죠. 오늘날 예수님이 오신다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율법을 갖고 사람들을 정죄하는 권력자들과 대립하고 사회적 약자들, 특히 성소수자들 곁에 계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수를 따르는 한 명의 크리스천으로서, 목회자로서 제 생각과 종교적 신념이 다르지 않고요. 오히려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 교단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두고 봐야겠지만, 이걸 사회 법정으로 가져가서 계속 다퉈 보려고 해요. 감리교 내에서 결론이 난 사안을 갖고 사회 법정으로 가서 패소했으면 출교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쉬운 길은 아닌데요. 두렵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 비슷한 일들을 누군가 하게 될 때, 이것이 선례가 될 수 있고 그 사람들이 두려워서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또 이번 재판을 겪으면서 교회 내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교회가 어떤 공동체가 돼야 하는지 보여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리교 내 성소수자 차별 조항 3조 8항·13항 폐지 운동을 선배, 동료들과 함께 해나가려 해요. 최근에 ‘큐앤에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요. 새로운 환대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만들기 위한 단체로 활동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양 우선은 올해 축제에 대한 마무리 평가를 잘 마치고요. 사단법인 허가와 관련해서 서울시에 질의하려고 해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한 분들이 안정적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사단법인이 되는 절차가 필수인데요. 보통은 신청서를 내면 2주 안에 허가가 난다고 나는데 저희만 2년 넘게 안 되고 있어요. 그렇게 차별의 시대를 불태우는 작업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바흐 “일본에 감사” 언급에 박수 쏟아낸 일본 선수단

    바흐 “일본에 감사” 언급에 박수 쏟아낸 일본 선수단

    일본 선수단이 일본 국민에 감사를 표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연설에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바흐 위원장은 2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행사에 참석했다. 앞서 준비된 개막 공연이 끝나고 단상에 오른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의 가치를 언급하며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게 노력한 일본 국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바흐 위원장은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건 바로 개최지인 일본의 국민 덕분”이라며 “일본 국민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그 순간 바흐의 연설이 이어지기 전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필두로 일본 선수단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일본 국민’은 단순히 예의상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바흐 위원장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바로 얼마 전 바흐 위원장이 안전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중국인(Chinese people)’의 안전을 우선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중국인을 ‘일본인(Japanese people)’이라고 정정했지만 일본 국민의 분노는 뜨거웠다.이어지는 연설에서도 바흐 위원장이 “방역에 힘써주는 수많은 무명 영웅에게 감사하다”면서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환대를 베풀어준 여러분이야말로 일본의 얼굴이다. 감사하다”고 재차 언급했고 일본 선수단은 또 한 번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를 보냈다. 박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을 가능하게 해준 일본분들께 감사하다. 일본 국민 덕분”이라고 하자 박수를 보냈고 “이번 대회 개최 여부도 불확실했던 상황에서 여러분은 고군분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분의 올림픽 꿈이 실현됐고 여러분은 진정한 올림픽 선수”라고 하자 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입장한 일본 선수단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상당수의 선수가 행사에 참가했다. 한국 선수단이 30명을 보낸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였다. 바흐 위원장은 연설 말미에 “일왕에게 올림픽 개회 선언 정중하게 부탁드린다”고 요청했고 나루히토 일왕은 코로나19 시국임을 고려해 ‘축하’라는 표현은 뺀 채 “나는 이곳에서 제32회 근대 올림피아드를 기념하는, 도쿄 대회의 개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 저소득층 청년, 月 10만원씩 3년 저축 땐 1080만원 얹어준다

    저소득층 청년, 月 10만원씩 3년 저축 땐 1080만원 얹어준다

    저소득층 청년(19~34세)이 1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10만~30만원을 얹어 주는 자산형성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중간 정도 소득의 청년도 정부로부터 장려금을 추가로 지원받거나 소득공제 혜택을 누린다. 정부는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에서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때 예고했던 청년 자산형성 지원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연 소득 2200만원 이하이고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청년내일 저축계좌’를 신설해 저축액(월 10만원)의 1~3배를 정부가 매칭 지원한다. 차상위계층 이하엔 3배(30만원), 나머지는 1배(10만원)를 보태 준다. 3년 만기 상품으로 이 기간 최대 한도인 36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 지원금(360만~1080만원)까지 합쳐 720만~1440만원을 받는다. 총급여 36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는 ‘청년희망적금’(2년 만기, 납입한도 연 600만원) 상품을 만들어 1년차 원금의 2%, 2년차 4%의 저축장려금을 각각 지급한다. 납입 한도인 1200만원을 저축하면 은행 금리와 별개로 36만원(1년차 12만원+2년차 24만원)을 받는 셈이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3~5년 만기, 연 600만원)를 통해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해 준다. 또 군 장병이 가입 대상인 ‘장병내일 준비적금’(전역 때 만기, 월 40만원)을 통해선 저축액의 3분의1(장병·정부 매칭비율 3대1)을 지원한다. 청년층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국가장학금 지원 한도를 확대한다. 기초·차상위가구 대학생 지원액을 현재 연간 52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리고, 다자녀가구는 셋째부터 전액을 지원한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ICL) 지원 대상은 대학원생까지 확대한다. 주거 안정을 위해 청년층 전월세 대출 한도를 7000만에서 1억원, 공적전세대출 보증금 기준을 5억원에서 7억원으로 각각 높인다.
  •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이우석의 미시 여행] <3>‘경남의 명동’서 먹거리 타운으로… 옛 마산의 기개 오롯한 창원 창동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오늘은 창원이 아니고 ‘마산’이다. 2010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 전, 구 마산시의 원도심 지역이다. 마산에서 창동은 서울 명동보다 컸다. 명동과 종로, 무교동, 남대문시장 등을 모두 합친 개념이 창동이었다. 실제 면적이 큰 것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도심이라 그렇다. 1990년대 초반까지 마산에서 “시내 나가자”고 하면 창동으로 갔다. 대표적 문화시설인 극장이나 나이트클럽에 가려면 마산밖에 없었다. 창동 길을 걷다 보면 그날 외출한 사람들을 죄다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마산어시장, 부림시장, 유흥가인 오동동과 이어져 밤낮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특구를 이뤘다.창동(倉洞)은 조선시대 대동법 시행 이후(1760년) 조창이 생겨났대서 붙은 지명이다. 인근 농산물과 건어물 등 세곡이 여기에 모였다가 한양으로 올라갔다. 그때부터 이미 돈이 돌던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시기에도 수출자유지역으로 번성했다. 경남 최대 어시장인 마산어시장에 물건을 떼러 온 상인들과 제수용 생선을 사러 멀리 산청, 함양, 진주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다. 한일합섬 등 섬유산업에 종사하던 여성 직장인들도 주말이면 창동에 나와 도심 나들이를 즐겼다. 당연히 술집, 식당, 찻집 등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세련된 옷가게와 서점, 금은방 등이 창동 거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곳간이 차면 예술혼이 무르익는 법. 조각가 문신, 시인 김춘수, 이은상, 천상병, 정진업 등이 마산에서 자라며 감성을 키웠다. ‘경남의 시내’였던 창동은 주거지역의 이동과 대체상권 형성 등으로 인해 한때 상권을 잃어버리며 빛이 바랬다. 하지만 창원시가 십여 년 전부터 진행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덕에 과거의 영화를 되찾아가고 있다. 창동은 단지 법정동 ‘창동’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마산어시장 일대부터 복집골목, 오동동 아귀찜골목, 창동 예술촌, 부림시장을 잇는 원도심 벨트를 의미한다. 마산어시장부터 들른다. 엄청나게 크다. 아쿠아리움이 따로 없다. 요즘은 제철인 갯장어가 나온다. 갯장어는 개(犬)장어란 뜻이다. 이빨이 날카롭고 하도 잘 물어댄대서 개장어다. 갯장어는 육수를 팔팔 끓여 샤부샤부로 찰방찰방 슬쩍 익혀 먹으면 된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시장 바닷가 쪽에 장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몰려 있다. 붕장어도 판다. 고추장 양념이나 소금구이로 구워 파는데 싱싱한 놈은 ‘부산식’(마산 사람들이 화를 낼 테지만)으로 다짐 회를 썰어 달래도 된다. 출입구가 여러 곳인데 입구 쪽엔 반드시 식당가가 있다. 들어오거나 나갈 때 뭔가를 꼭 먹게 되는 이유다. 젓갈이나 건어물 코너에는 이것저것 살 것도 많다. 딱 어시장만 이리저리 둘러봐도 반나절은 족히 지나간다.길을 건너 오동동 쪽으로 오르면 복국 골목이 있다. 곳곳에 ‘복’이라 쓰인 간판 일색이다. 왠지 복 받는 느낌이다. 복매운탕이나 복맑은탕이 아니라 복국이다. 시원하게 끓여 한 뚝배기씩 내 준다. 집집마다 조금씩 메뉴가 달라 전골을 파는 집도 있다. 마산만에서는 복어가 많이 잡힌다. 일찌감치 복국이 발달한 이유다. 가장 오래된 ‘남성복집’은 양복을 파는 집이 아니다. 일제가 패망하던 1945년 개업한 유서 깊은 복국집이다. 3대째 운영하고 있다. 미나리를 넣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라 아침이나 늦은 밤 해장거리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창동 어귀에 접어들면 장을 보러 온 행인이 많이 지난다. 부림시장에서 푸성귀를 사고 어시장에서 생선을 사 저녁상을 차리려는 마산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과거 경남의 대표적인 전통 재래시장답게 주전부리도 푸짐하다. 이미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날 대로 난 6·25떡볶이는 물론 명태 한 마리를 통째로 지져 주는 명태전, 참기름 냄새 고소한 꼬마김밥집 등 시장 안에는 ‘뭔가 살 일 없는’ 내가 가도 한참을 머물 수 있다. 6·25떡볶이는 시장 좌판 노점으로 시작해 어엿한 점포를 이루며 ‘전국구’ 떡볶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1970년대까지도 좌판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모여 쭈그리고 앉아 떡볶이를 먹었다. 그 모습이 한국전쟁 당시 배급장 풍경 같대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떡볶이 그릇을 받치는 화분받침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쫀득한 떡에 진한 어묵의 풍미가 배어난다. 후루룩 허기 때우기 좋은 맹숭한 잡채도 판다.부림시장 입구 쪽에서 나오면 창동에서도 가장 중심가가 펼쳐진다. 분식점이 많다. 성지여고 학생도, 한일합섬 여공도 주말이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호호 웃음보를 터뜨리며 먹던 분식들이다. 우동과 메밀국수를 잘하는 만미정, 떡볶이와 팥빙수 명가 복희집, 새로 생긴 짬뽕맛집 울트라반점 등에서부터 전통의 고려당 제과 등이 거리를 지키고 있다.1970년대 초반 문을 연 창동복희집 팥빙수는 정말 예스럽다. 들들 갈아 낸 통얼음에서 쏟아진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장비의 장팔사모처럼 순식간에 혀를 베며 냉기를 집어넣는다. 직접 쑨 고소하고 달달한 통팥이 “내가 진정한 팥빙수요”라고 외치는 듯하다. 떡볶이와의 궁합도 ‘최수종·하희라 커플’처럼 딱 맞아떨어진다.1959년 개업한 마산 고려당은 오랜 세월 마산시민의 입맛을 지켜 온 노포 베이커리다. 걸핏하면 싹 갈아엎는 서울과 달리 마산은 그리 바뀌지 않았다. 맛 좋은 ‘빠다빵’으로 소문난 고려당 빵집도 그대로 남았다.초밥 노포도 당당히 세월을 거스른 채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창동 신라초밥은 신라시대보다는 ‘좀 많이 늦은’ 1977년 개업한 집이다. 서울 강남처럼 세련된 ‘오마카세’(주방장에게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 일식집은 아니다. 호주머니 사정 가볍던(지금도 뭐 별반 나아지진 않았다) 필자의 어린 시절, 창문으로 흘끔흘끔 엿보던 그 옛날식 초밥집 분위기 그대로다. 주방장이 정성껏 깔끔하게 빚어내는 초밥은 이미 일본의 ‘스시’가 아니다. 우리 입맛이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김치를 얹은 김치초밥이 이 집의 간판 메뉴다.창동에는 예술촌이 있다. 화가, 디자이너, 공예 등 예술인이 상주하며 작업을 하고 작품을 판매한다. 관광객들은 50여개 입주시설과 12개 체험공방에서 마산의 우수한 ‘예술 유전자’를 일부 수혈받고 갈 수 있다. 예술에 관심이 있든 없든 골목을 거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리의 뒷골목에 온 듯하다. 곳곳이 포토존이라 인증샷 투어의 재미도 쏠쏠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마산시민의 오랜 약속 장소인 ‘학문당 서점’과 시민극장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문당 서점은 여전히 영업 중이나 시민극장은 영화관 대신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개관 100년, 문 닫은 지 20여년 만에 시민극장이란 이름으로 지난 4월 다시 문을 열었다. 물리적 공간은 좁지만 넓고 깊은 예술 세계가 담긴 창동 예술촌을 차근차근 둘러보고 문신미술관이 있는 ‘가고파 꼬부랑길’을 걸어 보면 마산의 야경과 그 안에 숨은 멋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창동과 오동동 사잇길에는 ‘상상길’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에게 응모를 받아 그들의 이름을 타일로 새겨 조성했다. 국내 딱 한 곳 창원 창동밖에 없다. 멀리 외국에 자신의 이름이 박힌 길이 있다면, 게다가 주변에 아름다운 예술촌까지 있다면, 어찌 가 보고 싶지 않을까. 색색 타일로 수놓은 길은 창동 예술촌의 중앙을 지나 여러 테마의 골목을 연결한다. 조만간 역병이 물러가고 나면 이곳에서 ‘창원’과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먼 길을 떠나온 각국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창동에서 좁은 찻길을 건너면 바로 오동동이다. 오동동 타령의 가사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에 나오는 바로 그 유명한 동네다. 오동추야(梧桐秋夜)는 오동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을 뜻한다. 가을 밤 운치나 동동주 한 사발의 흥겨움, 기생의 장구 치는 소리, 한량들의 술놀음 등 이 모두가 오동동으로 귀결된다. 오동동은 그런 곳이다. 전국을 통틀어 이토록 술집 골목을 흥겨이 노래한 적이 있었나. 아마도 오동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유흥가일 것이다. 지금 기생집의 흔적은 아예 사라지고 없다. 다만 달빛 아래 좁은 골목에서 비틀거리며 튀어나오는 나카오리(중절모) 차림 시인의 환영이 보일 듯하다. 오동동 골목 어디선가 상을 때리는 젓가락 장단이 들려올 듯도 하다.지금의 오동동은 아귀찜과 통술거리로 더욱 유명하다. 창동에서 이어진 골목엔 통술집이 줄을 섰고, 복국골목으로 내려가는 길엔 아귀찜 식당들이 가득하다. 마산 특유의 술문화인 ‘통술집’은 통영 다찌집, 진주 실비집, 전주 막걸리집과 비슷한 방식이다. 사실 통술은 예전 우리나라의 술문화였다. 안주를 따로 팔지 않고 술을 주문하면 먹을 만한 안주를 해 주는 것이다.이젠 통술집도 많이 바뀌었다. 요즘이야 예전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관광객들이 몰려와 안주만 바라니, 지금은 대부분 ‘한 상에 얼마, 몇 인 상에 얼마’ 하는 식으로 영업한다. 아무튼 제철 재료나 특별한 안주를 한상 가득 깔아 주니 물가가 턱없이 높은 서울에서 온 이들로선 눈이 휘둥그레진다.제철 안주를 찌고 볶고 삶아서, 때론 생으로 내온다. 호래기(참꼴뚜기)부터 멍게, 부침개, 냉채, 전복회, 오만둥이찜, 미더덕찜, 가오리, 오징어볶음, 소고기 장조림, 생선구이, 찌개, 회까지 줄을 이어 한 상에 연착륙한다. 어떠한 입맛에도 맞출 수 있는 구성이다. 아, 물론 집집마다 계절마다 구성은 달라진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술을 많이 주문할수록 안주는 더 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통술집에서 거의 ‘국빈급’ 환대를 받는다. 통술골목에서 거나하게 취하면 안 된다. 아직 아귀찜이 남았다. 역시 마산은 아귀찜이 가장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아귀찜집 간판에는 보통 ‘마산’을 쓴다. 흉측하게 생겨서 어부들이 죄다 버렸다던 아귀다. 자연적으로 말라비틀어진 아귀를 주워다 불려 콩나물을 얹어 찜을 했더니 그게 맛이 좋아 지금의 ‘값비싼’ 안줏거리가 된 신데렐라 생선이다. 아귀는 투실하고 시원하면서도 비린내가 없어 칼칼한 양념의 찜은 물론 수육이나 전골도 좋다. 특히 부드럽고 녹진한 간과 쫄깃한 껍질 등 버릴 것도 없다. 영화 ‘타짜’에서 나온 ‘전라도 아귀’(김윤석 분)와 조금 헷갈리지만 사실 마산에선 ‘아구’라 부른다. 아귀찜의 원조로 유명하니 아귀라 쓰고 아구라 읽는 것이다. 아귀찜 골목에는 식당마다 특색이 있다. 구수한 맛, 칼칼한 맛, 매콤한 맛 등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아귀찜뿐 아니라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과 부드럽고 담백한 아귀 수육도 별미다. 생아귀와 건아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투박하지만 현지의 맛을 즐긴다면 건아귀를,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을 찾는다면 생아귀찜을 주로 취급하는 집으로 가면 된다. 오동동아구할매집처럼 둘 다 취급하는 집도 있다.마산 창동은 놀고 먹기에만 좋은 곳이 아니다. 근현대사에서 마산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민중항쟁이 두 번이나 일어난 저항의 도시다. 그 중심에 창동이 있었다. 1960년 3·15 당시 마산 시내 중고교생이 창동에 모여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저항에 나섰다. 그중 한 명이 전북 남원 출신의 김주열 열사다. 당시 명문이었던 마산상고(현 용마고)에 진학하기 위해 창동을 찾은 김 열사는 시위에 참가하다 행방불명됐고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시신으로 떠올랐다. 이는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79년 10월에는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민중항쟁이 펼쳐졌다. 마산 시민들의 저항정신을 보여 주는 두 가지 사건이다. 마산 사람들은 거침없는 다혈질 성향으로 인식된다. 그 혈기가 정의감과 애국심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을 제정하자 마산시의회(현 창원시의회)는 곧바로 대마도의 날을 만들어 맞대응했다. 전국 최초다. 날짜는 6월 19일.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 정벌을 위해 마산포에서 출정한 날을 골랐다. 얼마 전인 19일, 창원시의회는 제17회 대마도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대단한 기개가 아닐 수 없다. 지방 여러 도시가 있지만 이토록 원도심의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은 드물다. 한때 경남을 대표했던 도시 마산. 지금 그 이름은 창원특례시 안에 묻혀 있지만, 적어도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만큼은 창동의 무궁한 매력과 함께 나란히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마산 창동여행 체크리스트 어떻게 가나 : KTX 마산역에서 800번 좌석버스를 타면 마산어시장, 창동까지 간다. 동마산병원 앞에서 승차하고 삼성생명 맞은편 정류장이나 상호신용금고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무엇을 볼까 : 굿데이뮤지엄은 ‘무학소주’를 만드는 무학에서 운영하는 주류 박물관이다. 전 세계 5대륙 권역별로 주류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어디서 잘까 : 마산어시장 인근의 호텔 레이지 헤븐과 스카이뷰 호텔이 평점이 좋다. 창동 쪽엔 퍼스트클래스 호텔이 있다.
  • 안네 프랑크의 친구, 92세에야 오스트리아 국적 회복한 이유

    안네 프랑크의 친구, 92세에야 오스트리아 국적 회복한 이유

    올해 92세로 나치 독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영국에서 70년을 살아온 에바 슐로스 할머니가 조국 오스트리아 국적을 회복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런던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관에서 수여식을 갖고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는 메달과 함께 국적 증명서를 받았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참혹함을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평생을 바쳐 온 그녀는 안네 프랑크의 의붓자매이며 친구로도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왜 이제서야 오스트리아 국적을 회복하는지 영국 BBC가 22일 전해 눈길을 끈다. 1938년 3월 12일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다음날, 에바 가이링거(처녀적 성)의 열두살 오빠 하인츠가 피투성이가 돼 귀가했다. 친구들이 유대인이라며 흠씬 두들겨 패 얼굴에 피칠갑이었고 옷은 찢겨져 있었다. 친하던 아이들이 돌변해 구타하는데 교사들은 멀거니 보고만 있었다고 했다. 빈 시내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모두 가이링거 가족이 유대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밤새 표변해 있었다. 에바는 아홉 살 때였다. 가톨릭 신도인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갔더니 친구 어머니가 문을 쾅하고 세게 닫고는 증오에 찬 얼굴로 “널 다시 보고 싶지 않구나”라고 쏘아붙였다. 집에 울면서 달려가 사정을 얘기했더니 그녀 어머니는 “유대인 처지가 달라지는가 보다”라고 말했다. 가족은 강제로 독일 국민이 됐다. 아울러 유대인임을 드러내는 새 여권이 발급됐다. 가이링거 가족은 곧바로 벨기에에 숨어들었다. 어머니는 다시는 조국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철 없던 에바는 “아주 모험 같은 일”이라고 여겼다. 브뤼셀에서 “환대받지 못한 채” 얼마를 머무르다 암스테르담으로 가 어느 아파트에 묵게 됐는데 안네 프랑크가 그곳에 먼저 와 있었다. 1944년 5월 에바의 열다섯 번째 생일날 가이링거 가족은 체포돼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졌다. 네덜란드 레지스탕스의 이중첩자에게 배신당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소비에트 적군에 의해 해방돼 에바와 어머니 엘프라이데만 살아남았다. 하인츠와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뒤 엘프라이데(프리치라고도 함)가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와 재혼해 둘은 의붓자매가 됐다. 에바는 안네 프랑크 트러스트 UK를 공동 창립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회고록을 펴내고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일에 지난 40년 동안 매진해 왔다. 때로는 유럽을 순회하며 젊은이들을 만나 증오하지 말고 과거에 일어난 일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1951년 런던으로 이주한 에바는 사진을 공부하며 남편 츠비를 만나 영국 국적을 얻었다. 그 역시 독일 유대인으로 전쟁 중 팔레스타인으로 피신했다. 그의 아버지는 다카우 포로수용소에 수용돼 있었다. 나치 희생자와 그 후손들은 오스트리아 국적을 얻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츠비는 5년 전 세상을 떠났는데 그 역시 조국 독일 국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오스트리아를 찾았지만 늘 “낯설고 그저 관광지처럼” 여겨졌다고 했다. 아는 사람도 하나 없다. 이제 이중 국적이 됐는데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믿는단다. “오스트리아인들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유감으로 여긴다. 더 이상 증오와 차별을 행동으로 옮겨선 안된다. 젊은이들이 우리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세 자녀를 둔 에바는 고령에도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백하게도 난 충분히 할 일을 하지 못했다. 난 지금의 세상이 굴러가는 방식에 대해 걱정이 많다. 의붓자매 안네도 우리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겠지만 이룬 것이 많지 않아 실망할 것이다. 좋은 세상이 아니다. 누구도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뉴스분석]‘걸림돌’ 워킹그룹 폐지 다음날 ‘남북·북미관계 선순환’ 강조한 文

    [뉴스분석]‘걸림돌’ 워킹그룹 폐지 다음날 ‘남북·북미관계 선순환’ 강조한 文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남은 임기 동안 남북·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발표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물론,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중재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북미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방식이 적절하다”면서 긴밀한 한미 공조로 북미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는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남북·북미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한미 협의에서 2018년 ‘한반도의 봄’ 이후 남북교류·협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미 워킹그룹’을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한미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기 위한 협의체로 출범했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한미간 엇박자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측이 워킹그룹에서 남북협력사업의 제재 면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북이 타미플루의 인도적 지원에 합의했지만, 워킹그룹에서 운반 트럭의 월경을 두고 제재 위반 여부를 따지다 시간을 끌면서 지원이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이와 관련, 성 김 대표는 남북 간 의미있는 대화·관여·협력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한 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미국 순방중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성 김 대표의 임명 발표도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선물”이라고 표현했던 문 대통령은 대북특별대표 신분으로 처음 방한 성 김 대표를 환영하면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돋보였고, ‘미국이 돌아온 것’을 나를 포함하여 세계 지도자들이 호평했다”고 덧붙였다. 성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 “G7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사진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성 김 대표는 이후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남북·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진행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왕 롤스로이스에 기마대 의전…웅장한 스페인의 환대

    국왕 롤스로이스에 기마대 의전…웅장한 스페인의 환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스페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국빈인 문 대통령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환대했다. 대통령의 첫 일정은 마드리드 왕궁 행사장에서 열린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주최의 환영식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왕 소유 차량인 2차 대전 후 생산된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등장했다. 마드리드 왕궁에는 애국가와 스페인 국가가 연주됐고 국가 연주 중간에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왕실 근위대와 기마대는 화려한 의전으로 문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코로나 초기 방역분야 협력 지원에 감사를 표한 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문 대통령의 바르셀로나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참석이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저녁 국빈만찬에 최대 규모의 경제인들이 참석한다. 스페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영식에서 문 대통령은 펠리페 6세 국왕 내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고, 펠리페 6세 국왕은 문 대통령에 최고국민훈장, 김정숙 여사에 국민훈장 대십자장을 각각 수여했다.마드리드 시청 앞에서는 태극기와 스페인 국기, 응원 피켓을 든 교민들이 “사랑해요 대통령” 등을 외치며 환영했고, 문 대통령은 손을 번쩍 들어 인사했다. 본회의장에서는 본격적인 환영행사가 진행됐다. 알메이다 시장은 “한국의 사례를 보며 코로나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판문점선언도 국제사회의 역사적 선례”라고 평가했다. 알메이다 시장은 특히 문 대통령에게 황금열쇠를 전달하며 “마드리드시의 문이 언제든 열려 있음을 뜻한다”면서 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행운의 열쇠가 대한민국과 한반도에 큰 행운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고 화답했다.문 대통령은 방문 첫째 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펠리페 6세 국왕 내외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의 건배사 이후 답사에 나선 문 대통령은 “앙국은 서로 닮았다”며 “양국 국민은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70년 이상 이어진 우정이 지난해 코로나 상황 이후 더욱 긴밀한 협력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은 코로나 초기 적도 기니에 고립된 한국 국민들의 귀환을 도와준 스페인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이 스페인에 제공한 신속진단키트도 우정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녹색성장 등 미래 공동과제에도 함께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2019년 8200여명의 한국 순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 걸었다. 양국이 앞으로 함께 걸어갈 새로운 70년도 서로에게 행운을 주는 ‘부엔 까미노’(순례길에서 행운을 빌어주며 나누는 인사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스페인은 어떤 나라? 세계 2위 건설 강국 스페인은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과 해양이 교차되는 지정학적인 위치로 오늘날 군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과 관계를 맺고 싶다면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 이번 스페인 국빈 방문으로 우호관계가 한 단계 격상되면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 지금까지 미중일러에 치우쳤던 한국 외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와 제약산업, 항공우주와 자동차 산업에 강하다. 특히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건설 강국이다. 유럽과 중남미 쪽에서 강세인 만큼 중남미 해외건설수주 비율이 6.34%(2020년 기준)인 우리나라와 해외 건설 공동진출이 성사될 경우 해외 개척의 활로가 열리는 셈이다.마드리드 공동취재단·서울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외전화 변조 보이스피싱 적발…일당 2명 구속

    국외전화 변조 보이스피싱 적발…일당 2명 구속

    부산 기장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A(30대·국내 중계기 관리책)씨와 B(30대·현금 수거책)씨 등 2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또 중국현지 관리책 C씨를 인터폴에 수배조치 했다 이들은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16차례에 걸쳐 2억6천4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해외발신 인터넷 번호를 010 국내번호로 바꿔 금융기관을 사칭,보이스피싱 범죄행각을 벌였다. 피해자 중 한명은 이들에게 속아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국내번호로 걸려온 번호로 전화상담 후 지시에 따라 악성 앱을 설치한 뒤 대출금 변제 명목으로 돈를 건네줬다. 이러한 악성앱은 전화를 가로채는 기능이 있어 피해자가 112신고나 금융기관에 확인 전화를 해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28일 오픈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 들여다보니

    28일 오픈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 들여다보니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28일 서울 이태원에 자리한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GUCCI GAOK)’을 공개했다. 한국 전통 주택을 의미하는 ‘가옥(家屋)’에서 명칭을 착안한 구찌 가옥은 한국의 ‘집’이 주는 고유한 환대 문화를 담아,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1층부터 4층까지 열린 공간으로 구성된 구찌 가옥은 여성·남성 레디-투-웨어(ready-to-wear)를 비롯해 핸드백, 러기지, 레더 소품과 함께 슈즈, 주얼리, 액세서리, 구찌 데코까지 구찌 전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국내 구찌 매장에서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파인 주얼리와 테이블웨어를 선보인다. 익스클루시브 제품도 다수 선보인다. 한국 전통의 ‘색동’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바이아데라 디자인 제품들을 비롯해 ‘가옥(GAOK)’ 레터링이 프린팅된 핸드백과 파이톤 트리밍 디테일의 구찌 홀스빗 1955 핸드백도 만나볼 수 있다. 구찌 가옥 전용 쇼핑백이 제공되며 보자기와 노리개를 활용한 가옥 만의 스페셜 패키징 서비스도 제공된다.구찌 가옥의 거대한 외관 파사드는 스테인리스 스틸 와이어를 활용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조각가 박승모 작가와 협업했다. 상상의 숲에서 영감을 얻은 ‘환(幻·헛보임)’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실재와 허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찰나를 와이어의 중첩을 통한 명암의 대비로 표현했다. 숲과 나무를 모티브로 인간의 의지 없이는 사라져 버릴 수 있는 환경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내부공간은 메탈릭한 타일과 유니크한 조명으로 꾸몄다. 빛을 반사하는 표면,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조명은 블랙 테이블과 패브릭 소파 등 클래식한 가구들과 대조적 조화를 이룬다. 한편, 구찌 가옥 오픈을 축하하는 스페셜 영상, ‘구찌 가옥 TV’는 28일 오후 7시 30분 네이버 나우(NOW)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구찌 코리아 앰버서더인 카이를 비롯해 배우 차승원, 한지민, 이지아, 가수 박재범, 선미와 함께 한 스페셜 패션 필름과 티저 영상으로 일부 공개한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헬로 구찌’ 풀 영상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귀국길 문 대통령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

    귀국길 문 대통령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

    22일 오후(현지시간) 나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지아주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이륙했다. 지난 19일 서울을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하면서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들린 애틀란타의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방문에 앞서 비행기에서 SNS에 방미 소감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최초의 해외 순방이고 대면 회담이었던데다, 최초의 노마스크 회담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해리스 부통령님, 펠로시 의장님 모두 쾌활하고, 유머있고, 사람을 편하게 대해주는 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님과 펠로시 의장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찼다”면서 “무엇보다 모두가 성의있게 대해주어 정말 대접받는다는 느낌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보다 훨씬 크고 강한 나라인데도 그들이 외교에 쏟는 정성은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며 미국의 ‘백신 파트너십’에 이은 백신의 직접지원 발표는 그야말로 깜짝선물이었다고 했다. 미국민들이 아직 백신접종을 다 받지 못한 상태인데다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나라가 매우 많은데 ‘선진국이고 방역과 백신을 종합한 형편이 가장 좋은 편인 한국에 왜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나’라는 내부의 반대가 만만찮았다고 전했다. 성김 대북특별대표의 임명 발표도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선물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인권대표를 먼저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성김 대사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여했으며, 북한과 통역없이 대화할 수 있어 북한에 대화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그리고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국의 지도자들뿐 아니라 미국 국민들과 우리 교민들의 환대, 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계 의원 네 명에게 특별한 감사를 보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카드론은 가장 낮은 금리로… 여윳돈 생기면 꼭 갚아야

    카드론은 가장 낮은 금리로… 여윳돈 생기면 꼭 갚아야

    지난해 부동산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영향으로 카드대출 규모가 30조원 넘게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으로 쌓이는 빚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9일 “카드 대출로 간편하게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 규모가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면서 “다만 과거 현금서비스(단기 대출)에 치중된 고금리 대출이 장기 대출인 카드론으로 넘어가면서 대출의 질 자체는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 대출 규모가 32조 464억원(잔액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로 전년(29조 1071억원)보다 10.1%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18.5%)와 60대 이상(16.5%)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8%로, 3% 수준인 은행 신용대출 금리보다 4배 이상 높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대출은 5조 2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줄었다. 사람들이 카드론에 손을 대는 이유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급한 상황에서 까다로운 조건 없이 누구나 손쉽게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카드론 이용자들은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돌려 막기를 하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중 다중채무자 수는 19만 9850명으로 1년 전(12만 8799명)보다 55% 늘었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꼭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이자 금리가 낮은 대출상품을 먼저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이자 금리가 가장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좋은데, 이게 어려우면 예금담보대출, 보험사의 보험담보대출 등을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며 “이후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보고, 이마저도 어려워 카드사 신용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을 받는 게 맞다”고 밝혔다. 카드론은 보통 3개월~3년 이내로 상환 기간을 설정할 수 있어서 차주의 부담을 줄여 준다. 하지만 현금서비스는 다음달에 사용대금을 전액 완납해야 해서 부담이 크다. 카드사 관계자는 “타 카드사의 비회원 대출을 통해 기존 카드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월 기준 전업 카드사별로 평균 금리(운영가격) 비회원 대출은 13.46~18.26%이지만, 본인 신용도에 따라 책정 금리 비율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카드사의 비회원 신용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내년 7월부터는 카드론도 규제를 받는다. 최근 카드사가 중금리 대출 상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앞으로 이를 통한 비교적 낮은 금리(가중평균금리 11%)의 대출도 가능해진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 포털에 들어가 카드사별 금리 이자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미 대출을 받았다면 카드론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윳돈이 생기면 바로 갚는 게 이득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연체됐다면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상담 신청을 해서 구제 방법을 알아보는 게 가장 좋고, 연체 전이라면 정책금융상품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로 이자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의 대환대출을 받으면 10% 이하의 금리로 기존 부채를 갈아탈 수 있다. 대표적으로 햇살론과 사잇돌, 새희망홀씨 같은 대환대출 상품들이 있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600만원부터 최대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일부 중복 신청도 가능하기 때문에 연계 신청할 수도 있다. 재직 기간은 3개월 이상으로 소득 확인만 가능하면 된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文·바이든의 3시간…백신·북핵 ‘그레이트 케미’ 나올까

    文·바이든의 3시간…백신·북핵 ‘그레이트 케미’ 나올까

    “‘그레이트 케미스트리’란 표현을 쓰고, 기대 이상 환대를 받았다.”(2017년 7월 1일 문재인 대통령 특파원 간담회)2017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과장된 제스처로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자 백악관은 군사적 옵션을 검토했고, 2018년 ‘한반도의 봄’까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진땀을 뺐다.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위해 19일 출국한 문 대통령의 중압감은 4년 전 못지않다. 코로나19 백신 협력을 끌어내고 임기 중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마지막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절실함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전략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여부와 반도체·배터리 등 신기술 협력까지, 묵직한 현안을 놓고 두 정상이 어떤 ‘케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을 만나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로버트 랩슨 미국대사 대리는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통화에서 두 정상은 가톨릭 신자이자 교황과의 교감이란 공통분모에 친근감을 느꼈고, 3차례 웃음이 나올 만큼 화기애애했다. 기후변화 대응도 교집합이 됐다. 첫 만남임에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단독 및 확대회담 등 3시간여 동안 대화의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청와대는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사아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양 정상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미국이 지원할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백신 스와프’가 의제임을 시사했다. 북핵 의제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의 노력은 싱가포르 및 다른 합의 위에 구축될 것”이라고 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실용적 조치를 강구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재 완화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보텀업 방식을 중시하는 바이든 스타일을 감안하면 북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카드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순방 인원이 대폭 축소된 데다 현직 교수인 질 바이든이 외교 일정에 나서지 않는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바이든의 3시간’ 백신·북핵 케미 이뤄낼까

    ‘文-바이든의 3시간’ 백신·북핵 케미 이뤄낼까

    “‘그레이트 케미스트리’란 표현을 쓰고, 기대 이상 환대를 받았다(2017년 7월 1일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과장된 제스처로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자 백악관은 군사적 옵션을 검토했고, 2018년 ‘한반도의 봄’까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진땀을 뺐다.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 등 3박5일 간의 공식 실무방문을 위해 19일 출국한 문 대통령의 중압감은 4년 전 못지 않다. 코로나 19 백신 협력을 끌어내고 임기 중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마지막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절실함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전략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여부와 반도체·배터리 등 신기술 협력까지, 묵직한 현안을 놓고 두 정상이 어떤 ‘케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을 만나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로버트 랩슨 미국대사 대리는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통화에서 두 정상은 가톨릭 신자이자 교황과의 교감이란 공통분모에 친근감을 느꼈고, 3차례 웃음이 나올 만큼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남다른 관심도 교집합이 됐다. 첫 만남 임에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단독 및 확대회담, 공동기자회견 등 함께 하는 3시간여 동안 대화의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청와대는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사아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양 정상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미국이 지원할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백신 스와프’가 의제 임을 시사했다. 북핵 의제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의 노력은 싱가포르 및 다른 합의 위에 구축될 것”이라고 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실용적 조치를 강구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재 완화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바텀업 방식을 중시하는 바이든 스타일을 감안하면 북측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카드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다. 코로나로 순방 인원이 대폭 축소된데다 현직 교수인 질 바이든 여사가 외교 일정에 나서지 않는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배우자 없이 미국을 방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르데냐섬부터 돌로미테까지 7000㎞를 내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사르데냐섬부터 돌로미테까지 7000㎞를 내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이탈리아 문화부, 25개 국립공원과 사르데냐 잇는 야심찬 트레일 발표 모험가, 봉사자들 앞다퉈 나서, 코로나 시대 자연과 더 연결되는 트렌드 얼마 전 어느날 저녁, 이탈리아 산악가이드 엘리아 오리고니는 사르데냐섬 남동쪽 끝에 선 채로 파란 하늘이 바닷속으로 잠기면 어둑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틀 뒤 노를 저어 티레니아 해를 건널 참이었다. 405㎞의 험난한 바닷길이다. 북부 출신으로 평생을 산에서 지내온 그로선 전혀 새로운 모험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나흘 동안 노를 저어 사르데나 섬부터 시칠리아 섬까지 이동할 참이었다. 그가 낯선 모험을 벼르는 것은 두 섬은 물론 본토의 모든 곳을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최초로 훑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모두 7000㎞가 넘는다. 장화 같은 이탈리아 반도를 모두 훑는 트레일 개척의 꿈을 현실로 증명해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나라의 국립공원 25곳을 모두 연결한다. 13년 동안 3500만 유로(약 482억원)가 투자되는 야심찬 계획이다.오리고니는 “팬터지와 진짜 힘든 노고가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30~40㎞를 걷고 야영하며 노를 저어 시칠리아섬까지 가고, 다시 하이킹을 한 뒤 노를 저어 본토에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본토의 북동단 프리울리 베네치아 기울리아의 조그만 무지아 마을까지 내내 걷는다. 핸드폰도 없이 떠나 구글 맵스나 위성위치측정(GPS)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오로지 실물 지도만 들고 떠난다. 그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여행함으로써 “당신이 있는 곳에 대해 더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주위를 발견하며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사르데냐섬부터 시칠리아섬 건너는 나흘이 자신의 인생에 가장 긴 하루하루가 될 것이란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배낭 무게를 7㎏으로만 유지하자는 캠페인을 펼쳤던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확산시킬 생각이다. 슬로 푸드 운동의 원산지답게 이탈리아에서의 관광도 생태 친화적이며 현지 문화에 더 밀접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른바 ‘느리고 지속 가능한 여행’이란 기치다. 새 트레일은 공원에 이르는 길(Sentiero dei Parchi)로 이름지어졌다. 여섯 곳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포함한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생채기를 입은 이탈리아 국민의 절반 정도인 2700만명이 지난해 여름 휴가 때 하이킹을 선택했다. 현지 금융 전문지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는 이런 추세를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패러다임이 바뀌어 작고 덜 붐비며 산소와 움직임이 더 필요한 곳을 찾으려는 열망”이라고 규정했다.지난해 5월 이탈리아 환경부와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알파인 클럽은 2033년까지 1990년대 완성돼 최근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하던 센티에로 이탈리아(그랜드 이탈리안 루트)에 대략 1000㎞의 새 루트를 덧대 25개 국립공원들을 모두 잇겠다고 발표했다. 완성되면 미국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곱절, 스페인 카미노 델 산티아고의 10배 정도가 된다. 사르데냐의 고대 코르크나무 숲, 아펜나인 산맥, 아브루쪼 지역의 곰과 여우, 라치오 에 몰리세 국립공원, 토스카나와 에밀리아 로마냐의 배나무숲에 둘러싸인 은신처들, 에비앙 생수처럼 맑은 알파인 그랜 파라디소 국립공원의 눈덮인 정상에서 아이벡스 영양과 마주보기 같은 모험을 즐길 수 있다.지난해 이탈리아 관광 수입은 3670만 유로가 줄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때 관광 수입의 주종을 차지했던 도시와 박물관 등에는 앞으로도 관광객이 예전처럼 많이 찾지 않을 것이란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해서 새 트레일이 훨씬 새롭고 코로나 친화적인 관광객 유인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종전 트레일이 야영을 허용한 반면, 새 트레일은 가급적 호텔이나 농가주택에서 잠자리와 아침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친절한 이탈리아 시골 사람들의 환대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달 오리고니가 사르데냐섬을 걸을 때 한 남자가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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