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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국제공헌 내세워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日 국제공헌 내세워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이른바 평화 헌법이 3일 시행 60주년을 맞는다. 일본 헌법은 지금껏 바꿀 수 없는 법이라는 의미에서 ‘불마(不磨)의 대전(大典)’으로 불렸다. 실제 자구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현 시점까지 와 있다. 그러나 평화 헌법이 ‘환갑’에 즈음 크게 흔들리고 있다. 본격적인 개정 궤도에 올라 있다. 개헌의 핵심은 평화 헌법의 근거인 전쟁 포기와 군사력 보유 금지를 담은 9조 1·2항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본의 군비 확충에 따른 우경화 및 군사대국화 부활이란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물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개헌 추진세력들은 ‘전후 체제 탈피’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현재 헌법 개정을 위한 절차를 규정한 제도적 장치인 ‘국민투표법’은 늦어도 다음달 23일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개헌의 불은 이미 달아 올랐다. ●‘국민투표법’ 내달 23일내 통과될 듯 아베 총리는 지난달 24일 헌법 60주년과 관련, 자민당의 ‘신헌법제정 추진대회’에서 “현행 헌법은 사정을 모르는 연합군총사령부에 의해 기초가 됐다.”면서 “21세기에 걸맞은 헌법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개헌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에도 “우리들 자신의 손으로 헌법을 만들고 싶다.”는 발언을 줄곧 해왔던 터다. 1945년 이후 태어난 전후 세대 첫 총리인 아베 총리의 취임과 함께 개헌은 역대 정권에 비해 탄력을 받고 있다. 자민당의 중의원만 하더라도 전후 세대가 60%를 넘는다.‘전후 세대 역할론’이 먹히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력이 가장 큰 몫을 하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달 13일 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 헌법 개정을 위한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을 중의원에서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참의원에 상정된 상태이다. ●자위대 군대화… 亞 세력판도 재편 개헌론자들은 개헌 명분으로 ‘국제 공헌’, 즉 국제 평화와 안정을 내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5일 집단적 자위권을 검토하는 ‘유식자 회의’를 발족하면서도 “일본의 안전과 함께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에 ‘군사적’으로 이바지하려고 해도 헌법을 해석, 위헌 여부를 따져야 하는 등 걸림돌이 적잖다는 게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헌법을 개정하는 쪽이 낫다는 논리다. 일본은 헌법의 해석을 통해 나름대로 이미 이라크와 동티모르 등에 복구지원 및 평화유지 명분으로 자위대를 파견하고 있다. 해상 자위대는 인도양의 미 해군에 유류를 공급하기도 했다. 헌법 해석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현행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는 군비 확충뿐만 아니라 국제 전쟁의 참여까지 용인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본의 한 외교 소식통은 “개정 헌법에서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조항을 남기더라도 자위대가 군대로 바뀔 것이 뻔하다.”면서 “결국 아시아의 세력 균형 지도는 다시 그려질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미국도 日의 역할 확대 원해 미·일 동맹은 단순한 ‘일본 방위’ 차원에서 아시아·태평양, 더 나아가 세계 질서의 유지 쪽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미국 측이 일본에 새로운 역할을 주려는 전략이다. 지금껏 일본은 국토 방위와 미군에 기지 제공 등에만 힘써 왔다.‘비대칭 관계’였다. 미국 측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확대 해석하거나 개헌을 통해서라도 자신들의 역할 일부를 떠맡기를 원한다. 일본을 통한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전략도 포함된다. 일본과의 이해관계에 따른 ‘대칭 관계’로의 전환이다. 실제 일본의 희망 사항이기도 하다. 일본 국민들은 대체로 개헌을 지지하는 분위기다.2일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힌 반면 27%만 필요없다고 대답했다. 찬성하는 이유의 84%는 ‘새로운 권리와 제도를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헌법 9조 1·2항의 개정 부분에서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의 3월17일 조사 결과, 전쟁 포기를 담은 9조 1항과 군사력 보유 금지의 9조 2항에 대해 각각 80.3%와 54.1%가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헌법의 통치 도구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주당은 2일 헌법기념일 담화에서 “헌법을 정권의 편의에 따라 고치거나 다르게 해석하는 일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자민당을 공격했다. 도쿄신문도 사설에서 “헌법의 특성과 제9조의 효과를 무시,‘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냐.”고 따졌다. hkpark@seoul.co.kr ■ 日 뿌리깊은 개헌시도 ●92년 6월15일 국제평화유지군활동(PKO) 협력법 마련 ●94년 11월3일 헌법개정안 첫 공개 ●99년 5월24일 미·일 방위협력 지침과 관련한 법 마련 ●2000년 1월20일 중·참의원 헌법조사회 ●2001년 10월29일 테러대책특별법 마련.11월 해상자위대, 인도양에 파견 ●2003년 7월26일 이라크 복구지원특별법 마련 ●2004년 1월 육상자위대, 이라크 파견 ●2005년 10월28일 자민당 신헌법 초안 발표.10월31일 민주당, 헌법제언 ●2006년 9월29일 아베 총리, 집단적 자위권 행사 연구 천명 ●2007년 4월13일 국민투표법안 중의원 통과 ●2007년 6월23일 이전 국민투표법 참의원 통과, 확정 ●2010년 이후 국민투표법 공표 3년 뒤 헌법 개정 가능 ■ ‘집단적 자위권’ 아베 속셈은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인 지난달 25일 집단적 자위권의 개별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이른바 ‘유식자 회의’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외교나 국방 쪽의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모임체의 명칭은 ‘안전 보장의 법적 기반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이다.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정치권이 아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헌법 개정의 정당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었다. 아베 총리는 유식자 회의 측에 집단적 자위권의 4가지 유형이 현행 헌법 안에서도 행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시한은 올 가을까지다. 하지만 4가지 유형에는 아베 총리의 상황 논리가 이미 제시되어 있는 탓에 짜놓은 틀에 끼워 맞추기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은 앞으로 개정될 헌법에 보다 쉽게 집단적 자위권을 넣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또 미리 국민들의 전쟁 또는 군비 확충이라는 반감을 줄이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검토안 1:‘미국을 노린 제3국의 탄도미사일 요격’ 무엇보다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유형이다. 북한이 지난해 7월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2’가 태평양 사령부 등 미국의 주요 군사기지가 밀집한 하와이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검토안 2:‘공해상에서 자위대나 미군 함정이 위협 또는 공격받았을 때 반격’ 일본 주변의 공해상에서 미군 등의 함정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위대가 반격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안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이 공격을 받은 뒤 공해에서 미군이 당한 경우에는 개별적 자위권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공격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어떻게 해석되는가.”라고 물었다. 개별적 자위권과 집단적 자위권의 명확한 구분을 주문한 셈이다. ●검토안 3:‘국제 평화활동 중인 다국적군의 임무 수행 방해를 막기 위한 무력 사용’ 일본 육군 자위대는 이라크의 비전투지역에 파견돼 급수 및 도로 정비 등 복구지원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아베 총리는 역시 지난해 10월 참의원 예산위에서 “만약 이라크에서 일본이 아닌 함께 활동중인 다국적군이 공격을 받았을 때 응전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검토안 4:‘다국적군의 후방 지원’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미군 등 다국적군에게 항공 자위대가 무기나 탄약 등을 수송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미군과 무력을 똑같이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탓에 금지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후방에서의 의료지원이 군사력 행사로 간주하지 않는 상황에 비춰 후방 지원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용어 클릭 ●집단적 자위권 자국이 직접적인 적의 공격을 받지 않았더라도 동맹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무력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국제법적인 권리를 일컫는다. 유엔헌장 51조는 ‘안전보장이사회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규정,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개별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헌법 9조의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은 ‘나라를 방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한도의 범위를 넘는다.’라고 해석돼 행사할 수 없는 상태다.
  • 29살 총수올라 공격경영 외화 빼돌려 93년 구속도

    충남 천안이 고향인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은 그동안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재계의 ‘뉴스메이커’로 통했다. 현대판 ‘귀족’이라는 말도 있다.●한양화학·대한생명 인수 밀어붙여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부친(김종희)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한화그룹(당시 한국화약그룹) 총수에 올랐다. 불과 29세였다.경기고, 미국 멘로대(경영학과), 드폴대 대학원(국제정치학과)을 졸업한 김 회장은 유엔한국협회 회장, 한·미교류협회 회장, 세계아마복싱연맹 수석부회장, 그리스 명예 총영사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과 내무장관을 지낸 서정화씨가 장인이다. 김 회장은 재계의 변방에 있던 한화그룹을 재계서열 10위(공기업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 제외)로 끌어올렸다.‘든든한 배경’에서 비롯된 자신감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 등이 외형상 규모를 불리는 데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지난 82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인수한 데 이어 2002년에는 대한생명을 인수했다. 결과적으론 한양화학과 대한생명 인수가 현재 그룹에는 득이 되고 있지만, 많은 전문경영인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인수를 밀어붙인 게 김 회장이다. 그의 경영스타일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위의 의견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하면 밀어붙이는 쪽이다. 그룹의 성장 이면(裏面)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그룹분리 과정에서 빚어진 형제간 다툼, 대통령선거자금 수사 국면에서의 ‘도피성’ 장기 출국 등이다.93년에는 외화를 빼돌려 미국에 호화주택을 구입했다가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불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자식사랑이 지나쳐 보복폭행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의리 중시… 튀는 행동 구설김 회장은 의리를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김 회장은 부친이 워커 전 주한 미대사의 환갑잔치를 열어주기로 했지만 지병으로 타계하자 1982년 잔치를 열어줘 선친의 약속을 지켰다. 김 회장은 다정다감한 면도 있다.‘기러기 아빠’의 딱한 사연을 접하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임직원들에게 특별휴가와 여비를 지원해 가족 상봉의 기회를 준 것은 따뜻한 품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 회장은 구속됐을 때 면회를 온 지인들에 대해 매우 고마워한다고 한다. 어려웠을 때를 생각해 정계·재계·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인들이 구속됐을 때 가장 먼저 면회를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의리와 인간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다소 튀는 행동을 해왔다는 평가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때에는 한화그룹의 일부 직원들이 정문에 서서 인사를 한다.”면서 “다른 그룹의 경우에는 이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5월’ 푸른축제 色다른 시선

    ‘5월’ 푸른축제 色다른 시선

    봄바람을 타고 올해 처음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이 다음달 4∼30일 서울시내 7개 극장과 미술관에서 열린다. 연극, 무용, 전시 등 국내·외 15개 예술작품을 통해 유럽의 전위적인 연극과 꿈같은 현대무용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 연극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 앞서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도 있어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연극축제이다. 1947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환갑을 맞은 셈이다. 오는 7월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의 소도시 아비뇽에서 열린다. 하지만 페스티벌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면 다음달 4∼30일 서울에서 열리는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에 참여해 보자. 올해 처음 서울시내 7개 유명극장과 미술관에서 세계에서 온 예술가들이 15개의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5월11∼12일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세계에서 초연되는 ‘애비뉴 조르주 멘델 36번지’는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과 아비뇽 페스티벌이 공동제작한 작품이다.5월 한국 초연 이후 7월에는 아비뇽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을 만든 라이문트 호게는 기형의 몸을 지닌 안무가로 독특한 춤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애비뉴 조르주 멘델 36번지’는 연극의 제목과 같은 곳에서 마지막 생을 마감한 전설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생을 담고 있다. 5월24∼25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헤이걸!’도 아비뇽 페스티벌에 앞서 한국에서 볼 수 있다. 유럽의 실험적 연극연출자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작품이다. 잔다르크의 은검, 샤넬 향수병, 거울, 흑인여자 등이 대사와 줄거리 없이 상징적인 사물과 이질적인 동작들로 연결된다. 5월4∼5일 로댕갤러리에서는 6000개의 풍선이 살아있는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세계적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작품 ‘흩어진 군중들’이다. 유럽의 실험적이고 미래적인 공연을 통해 공연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의 어어부 프로젝트도 신작 ‘홈 패션’을 선보이고, 한국의 아방가르디스트 안은미는 신작 ‘말할 수 없어요’로 새로운 춤을 보여준다. 무료공연 확인과 예매는 인터넷(www.springwave.org)을 통해 가능하다.(02)725-116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후광의 그늘/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후광의 그늘/진경호 논설위원

    ‘선상님’에 대한 호남의 사랑을 눈으로 본 적이 있다.1997년 대선을 몇 달 앞두고 김대중(DJ) 민주당 총재의 지방순회를 취재할 때 얘기다. 먼저 서울 연설. 청중들은 간간이 박수를 치며 DJ를 반겼다. 손뼉은 가슴 높이에서 마주쳤다. 전주로 갔다. 손뼉이 이마께로 올라갔다. 이튿날 선상님의 정치고향 광주. 손뼉은 아예 머리 위로 올라갔다. 연설이 끝난 뒤에도 내려올 줄 모르고 줄곧 흔들리고 부닥쳤다. 남쪽으로 갈수록 함성은 커져만 갔다. 97년 대선은 이렇듯 호남의 해원(解寃)굿이었고, 선상님은 호남의 원을 털고 새날을 열 비나리였다. 수십년 응어리진 한을 어떻게든 한번 풀어보자는 염원은 뭉치고 뭉쳤고, 끝내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었다. DJ는 얼마 전 이런 호남에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충무공의 말씀을 헌사했다. 호남이 없었으면, 나라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랬을 것이다. 거제 앞 견내량을 막아 호남의 오곡들판을 지켜내지 못했다면 임진왜란 이후 나라는 없었을 것이다. 한데 그것뿐일까. 없었을 것은 또 있다. 선상님이다. 한 서린 호남이 없었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없었을 것이다.DJ의 아호를 빌리자면 ‘약무호남 시무후광(後廣)’인 것이다.DJ가 풀어준 호남의 원보다, 호남이 DJ에게 쏟아부은 사랑과 헌신이,DJ가 호남에 진 빚이 더 크고 무거운 것이다. 호남이 선상님의 둘째아들, 김홍업씨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대통령 부친 뒤에서 기업들로부터 48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1년 6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다.“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가족은 무소유가 될 것”(1997년 10월 관훈토론)이라던 아버지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도록 만든 아들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대통령에게 레임덕을 안기고, 국민의 정부에 비리정권이라는 오명을 안긴 핏줄이다. 호남의 영광을 부끄럽게 한 그가 지금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 유세장을 누비고 있다.“아버지의 아들로서, 동지로서 민주화와 정권교체에 온몸을 바쳤다.”고 외친다. 2007년 4월의 무안과 신안은 한국 정치의 맨살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어제가 오늘이 돼 내일을 말하고 있다. 사라진 줄 알았던 3김 정치가 활개를 치고 보스정치, 패거리정치가 굿판을 벌이고 있다. 새 정치를 하겠다며 민주당을 깨고 나갔다가, 다시 새 정치를 하겠다며 열린우리당마저 뛰쳐나간 이들이 김홍업씨에게 우르르 몰려가 또 다른 정치를 외친다. 환갑을 앞둔 아들을 위해 여든넷 노모가 시장판을 누빈다.“우리 홍업이도 아버지만큼 많이 고생했다. 꼭 국회로 보내 달라.”는 이희호 여사의 읍소는 무슨 선거인지조차 잊게 만든다. 단상에 올라 “선생님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어느 장관이 말을 안 듣겠느냐.”고 한 민주당 관계자의 말은 당장 귀를 씻고 싶게 한다. 범여권의 정계개편이 고작 이것이었나. 인고(忍苦)의 30년 민주화에 바친 몸을 이토록 허무하게 더럽혀도 된다는 말인가. 울음을 삼킬 일이다. 충무공이 호남을 지켰고, 호남이 나라를 지켰다. 호남은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다. 민주화를 앞당긴 호남과 함께 민주화 그 다음을 열어야 할 모두의 것이다. 무안·신안 사람이 아니면 당장 그 곳을 떠나라. 이제 그만 DJ를 풀어주고,DJ로부터 호남을 풀어주라.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5)가객 박효관의 활약

    ‘공산에 우는 접동 너는 어이 우짓는다. 너도 나와 같이 무슨 이별 하였느냐. 아무리 피나게 운들 대답이나 하더냐.’ 한양 인왕산 필운대의 마지막 주인은 문화관광부에서 지난 2002년 8월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가객(歌客) 박효관(朴孝寬·1800∼1880?)이다. 호는 운애(雲崖)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이 일대에서 몇십년 풍류를 즐기다 세상을 떠난 뒤 그가 활동하던 운애산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운애산방은 배화학당이 들어섰던 자리이다. ●대원군이 후원한 당대 가객 박효관의 인적사항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그가 과연 중인 출신인지도 확실치 않다. 유봉학 교수가 ‘공사기고(公私記攷)’를 소개한 글에 의하면, 박영원 대감의 겸인으로 일했던 서리 이윤선이 1863년에 재종매를 혼인시키면서 박효관을 동원했는데 수군(守軍)이라는 직함으로 불렀다. 그렇다면 그가 오군영(五軍營)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장악원의 악공들은 노비 출신이지만, 오군영의 세악수(細樂手)들은 노비가 아니다. 오랫동안 연주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했고, 최소한의 한문도 쓸 수 있어야 했다. 그가 가곡(歌曲)의 정통성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던 것을 보면, 최소한 중간계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군영 세악수들은 18세기 이래 민간의 가곡 연행(연회연)에 점점 더 깊이 개입해, 군인 봉급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잔치에 불려나가 연주하고 받는 돈으로 살게 되었다. 그러나 장악원 악공들은 고유업무가 있기 때문에,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다. ‘만기요람’을 찾아보면 오군영에 배속된 군사들의 급료미는 매삭 9두이고, 세악수는 6두로 되어 있다. 국가에서는 낮은 보수를 주는 대신, 군악 연주 외에 민간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 듯하다. 용호영의 군악대와 이패두가 거지들의 풍류잔치에 억지로 불려나갔다가 행하(출연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4회에서 소개했다. 구포동인(안민영)은 춤을 추고 운애옹(박효관)은 소리한다. 벽강은 고금(鼓琴)하고 천흥손은 피리한다. 정약대·박용근 해금 적(笛) 소리에 화기융농하더라. 박효관의 연행에 참여한 기악연주자들은 대부분 오군영 세악수였다. 신경숙 교수가 ‘고취수군안(鼓吹手軍案)’ 등을 분석해 세악수 명단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금옥총부’ 92번 시조에 활동모습이 담긴 천흥손·정약대·박용근 등은 오군영 소속의 세악수임이 밝혀졌다. 군안(軍案)에는 세악수의 인적사항에 부(父)를 밝혔는데, 친아버지뿐만 아니라 보호자나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 이름도 썼다. 피리를 전공했던 용호영의 군악수 천흥손이 대금 이귀성·윤의성, 피리 김득완의 부(父)로 올라 있었다. 정형의 세악편성에서 세피리는 두명이 필요했으니, 천흥손은 하나의 악반을 주도하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구포동인은 대원군이 안민영에게 내린 호인데, 여든이 된 스승은 노래하고 환갑이 지난 제자는 춤을 추었으며, 후배들은 반주했다. 안민영이 사십년 배웠다고 했으니, 제자의 제자들까지 박효관을 찾아 모인 셈이다. 인왕산하 필운대는 운애선생 은거지라.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날마다 풍악이요 때마다 술이로다.(‘금옥총부’ 165번) ●운애산방서 승평계와 노인계 주도 그가 필운대에 풍류방을 만들어 제자들을 가르치며 스스로 즐기자, 대원군이 그에게 운애(雲崖)라는 호를 지어 주었다. 안민영은 그를 운애선생이라 불렀으며, 풍류재사와 야유 사내들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박선생’이라 불렀다. 위항시인들이 시사(詩社)를 형성한 것 같이, 풍류 예인들은 계( )를 만들어 모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서문에서 그 모임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때 우대(友臺)에 아무개 아무개 같은 여러 노인들이 있었는데, 모두 당시에 이름 있는 호걸지사들이라, 계를 맺어 노인계(老人 )라 하였다. 또 호화부귀자와 유일풍소인(遺逸風騷人)들이 있어 계를 맺고는 승평계(昇平 )라 했는데, 오직 잔치를 베풀고 술을 마시며 즐기는 게 일이었으니 선생이 바로 그 맹주(盟主)였다.” 안민영은 ‘금옥총부’ 68번에서 “우대의 노인들이 필운대와 삼청동 사이에서 계를 맺었다.”고 분명한 장소까지 밝혔다. 유일풍소인은 세상사를 잊고 시와 노래를 벗삼은 사람이다. 벼슬한 관원은 유일(遺逸)이 될 수 없고, 풍류를 모르면 풍소인(風騷人)이 될 수 없다. 경제적인 여유를 지닌 중간층이 풍류를 즐겼던 모임이 바로 승평계이고, 평생 연주를 즐겼던 원로 음악인들의 모임이 바로 노인계이다. 성무경 선생은 “박효관의 운애산방은 19세기 중후반 가곡 예술의 마지막 보루”라고 표현했다. 가곡은 운애산방을 중심으로 세련된 성악장르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자기연마의 길에 들어섰던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스승 박효관과 제자 안민영이 ‘가곡원류’로 편찬하였다. ●안민영과 편찬한 ‘가곡원류’ 음악에 여러 갈래가 있지만, 박효관과 안민영의 관심은 가곡에 있었다. 문학작품인 시조를 노래하는 방식은 시조창(時調唱)과 가곡창(歌曲唱)이 있다. 시조창은 대개 장고 반주 하나로 부를 수 있고, 장고마저 없으면 무릎 장단만으로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가곡창은 거문고·가야금·피리·대금·해금·장고 등으로 편성되는 관현반주를 갖춰야 하는 전문가 수준의 음악이다. 오랫동안 연습해야 하고, 연창자와 반주자가 호흡도 맞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객을 전문적인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전문적인 가객을 키우려면 우선 가곡의 텍스트를 모은 가보(歌譜)가 정리되고, 스승이 있어야 하며, 가곡을 즐길 줄 아는 후원자가 있어야 했다. 박효관과 안민영은 사십년 넘게 사제지간이었으며, 대원군같이 막강한 후원자를 만나 가곡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대원군이 10년 섭정을 마치고 2선으로 물러서자 이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언젠가는 천박한 후원자들에 의해 가곡이 잡스러워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전통음악 가곡 보전 박효관이 1876년 안민영과 함께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하면서 덧붙인 발문에 그 사연이 실렸다. “근래 세속의 녹록한 모리배들이 날마다 서로 어울려 더럽고 천한 습속에 동화되고, 한가로운 틈을 타 즐기는 자는 뿌리없이 잡된 노래로 농짓거리와 해괴한 장난질을 해대는데, 귀한 자고 천한 자고 다투어 행하를 던져 준다.(줄임) 내가 정음(正音)이 없어져 가는 것을 보며 저절로 탄식이 나와, 노래들을 대략 뽑아서 가보(歌譜) 한권을 만들었다.” 그는 이론으로만 정음(正音) 정가(正歌)의식을 밝힌 것이 아니라, 창작으로도 실천했다. 안민영은 사설시조도 많이 지었는데, 박효관이 ‘가곡원류’에 자신의 작품으로 평시조 15수만 실은 것은 정음지향적 시가관과 관련이 있다. 님 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귀뚜라미)의 넋이 되어 추야장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사설시조는 듣기 좋아도 외우기는 힘든데, 훌륭한 평시조는 저절로 외워진다. 박효관의 시조는 당시에 널리 외워졌다. 위 시조는 고교 교과서에 실려 지금도 널리 외워지고 있다. 님 그리다 죽으면 귀뚜라미라도 되어 기나긴 가을 밤 님의 방에 들어가 못다 한 사랑노래를 부르겠다고 구구절절이 사랑을 고백할 정도로, 그의 시조는 양반 사대부의 시조에 비해 직설적이다. 고종의 등극과 장수를 노래한 송축류, 효와 충의 윤리가 무너지는 세태에 대한 경계, 애정과 풍류, 인생무상, 별리의 슬픔 등으로 주제가 다양하다. 삼대 가집으로는 ‘청구영언’과 ‘해동가요’ ‘가곡원류’를 든다. 가곡원류는 다른 가집들과 달리, 구절의 고저와 장단의 점수를 매화점으로 하나하나 기록해 실제로 부르기 쉽도록 했다. 남창 665수, 여창 191수, 합계 856수를 실었는데, 곡조에 따라 30항목으로 나눠 편찬하였다. 몇 곡조는 존쟈즌한닙, 듕허리드는쟈즌한닙 등의 우리말로 곡조를 풀어써, 가객들이 찾아보기도 편했다. 그랬기에 가장 후대에 나왔으면서도 10여종의 이본이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어 신문학과 신음악이 들어오면서 이 책은 전통음악의 총결산 보고서가 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CEO칼럼] 봉달이 경영/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CEO칼럼] 봉달이 경영/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요즈음 갑자기 신문 1면이 스포츠 기사로 부산하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와,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쾌거를 이룬 소식 때문이다. 불모지와 같은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분명 이만저만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즈음 ‘우린 박태환, 김연아 때문에 산다.’고 하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요즈음처럼 갑갑하고 답답하고 뭐 하나 시원하게 풀리는 일이 없는 것 같은 때, 코리안 스포츠 영웅들의 멋진 활약은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맺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삽상한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한 ‘봉달이’ 이봉주 선수에게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서른일곱 살이라면 마라톤 선수로서는 환갑을 넘은 나이이고 한물간 선수 취급을 받았을 법도 한데 정상급 기록으로, 그것도 혼신의 역전드라마를 일궈내며 우승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 레이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 깊은 경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나는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로서도 깊은 교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마라토너는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직 달리기로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은 숫자이다. 경영자는 숫자로 보여줄 뿐이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둘째 마라토너가 결승 테이프를 끊기까지는 수많은 고비와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목은 타들어오고, 다리는 휘청거리고, 심장은 터질 듯한 고통이 엄습한다.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많은 변수들이 장애 요인으로 등장한다. 맥도 풀리고, 초조하기도 하고, 낙심도 되고, 마침내는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것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셋째 마라토너는 일관된 페이스를 유지하며 힘을 비축했다가 스퍼트를 해야 할 때 제대로 스퍼트를 해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특히 35㎞ 지점이 아주 중요한 경계라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에도 전략적 변곡점이 있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과 번영이 좌우된다. 넷째 마라토너에게 요행은 없다. 피 말리는 훈련과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칠 수 있고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이봉주 선수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하루 30㎞의 훈련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고,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야 한다. 혁신과 변화에는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스스로를 파괴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 마라톤과 경영은 유사점이 참 많은 것 같다. 가히 ‘봉달이 경영론’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또한 마라톤과 인생도 유사점이 많다. 마라톤을 연극에 비유하기도 한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그곳에는 늘 숙연한 감동과 교훈이 있다. 이봉주의 승리는 일이 안 풀리면 남의 탓을 하거나, 쉽게 포기하고 좌절해 버리는 요즘 세태에 ‘하면 된다.’,‘할 수 있다.’는 의지의 중요성을 보여준 귀감이 될 것이다.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경영자에게는 경영의 비결을 깨닫게 해 준 값진 사례가 될 것이다. 이봉주 선수의 건승을 빈다. 정이만 한화 63시티 사장
  • 무고한 시민 절도범 오인 노모·이웃 앞서 마구폭행

    ‘네티즌의 힘’에 떠밀려 4년 전 폭행 피해 사건을 뒤늦게 수사해 물의를 빚었던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들이 이번에는 무고한 시민을 절도 피의자로 오인해 욕설을 퍼붓고 폭행해 경찰이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G아파트에 사는 이모(33)씨는 전날 오전 엘리베이터 앞에서 광진서 형사과 강력2팀 소속 경찰관 4명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청 민원 게시판을 통해 신고했다. 이씨는 이날 외출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 낯선 남자 4명이 달려들며 “당신 ○○○맞아?그것만 말해”라며 갑자기 반말을 퍼부어 항의했더니 엄모 경사가 주먹으로 왼쪽 얼굴을 때리며 “말리지 마, 저 XX반쯤 죽여 놓게”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봉변을 당한 뒤 강력히 항의하자 이들이 “광진서에서 나왔다. 처음부터 아니라고 말했으면 맞았겠느냐. 당신도 반말했고 같이 때리지 않았느냐.”며 책임을 피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 “미란다 원칙은커녕 신분조차 안 밝히고 다짜고짜 반말과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하는 게 폭력배와 뭐가 다르냐.”면서 “대낮에 환갑이 넘은 노모와 다른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렇다면 경찰서 안에선 멀쩡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광진서 측도 폭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광진서 조희배 형사과장은 “이씨가 절도 용의자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데다 나이와 신체가 비슷해 오해했고 욕설이 오가는 과정에서 한 형사가 욱하는 감정에 주먹으로 이씨의 얼굴을 때린 점을 인정한다.”면서 “경찰관이 시비를 건 것도 잘못 됐고 손찌검도 잘못이기 때문에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서 철저하게 교육시키겠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형사 4명에 대해 서울경찰청 감찰계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갔으며 부적절한 행동이 드러나면 징계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광진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민 항의가 빗발쳤다.‘박현규’라는 시민은 “4년 전 사건을 네티즌 덕분에 겨우 해결하더니, 이제는 시민을 범죄자로 오인해 폭행까지 했다. 설령 그 사람이 정말 범죄 피의자였다고 하더라도 미란다 원칙도 무시하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무시한 폭력 행사와 욕설을 어떻게 설명할 건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길섶에서] 가슴분만/이목희 논설위원

    아이를 낳는 방법은 크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나뉜다. 의사인 선배는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가슴 분만’이다.“가슴으로 낳았습니다.”라는 말은 입양이 늘고 있는 요즘, 인기 광고 카피처럼 자연스레 들린다. 선배 얘기는 공개 입양을 아이 낳는 방법의 하나로 공식화할 때라는 취지였다. 어떤 부부의 사례가 소개됐다. 친자녀가 둘 있었는데도 한 아이를 공개 입양해 훌륭한 청년으로 키웠다. 넉넉지 않은 봉급, 이제 환갑의 나이. 그 정도면 남이 하기 힘든 일을 했다. 그러나 부부는 초등학교 1학년생을 또 입양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엔 공개 입양을 뛰어넘었다. 친부모가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 물질적 지원만으로는 아이의 정상 성장이 어려웠다. 입양해 키우면서 정기적으로 친부모와 만나도록 배려하고 있다. 배로 낳은 엄마와 가슴으로 낳은 엄마를 함께 가진 아이는 너무 행복해한다고 했다. 공개 입양 숫자가 곧 친자녀 대체를 위한 비밀 입양 숫자를 넘어설 것 같다. 친부모가 가까이 있더라도 ‘가슴 부모’가 마음 졸이지 않는 사회를 그려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2국)] 국수(國手)의 신인왕 도전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2회전(2국)] 국수(國手)의 신인왕 도전

    제1보(1∼13) 이창호 9단을 3대1로 물리치고 국수 타이틀을 거머쥔 윤준상 4단과 안영길 5단의 본선 2회전 두번째 대국이다. 윤준상 4단은 과거 대마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난전을 즐기는 기풍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유연함까지 겸비해 정상급 기사로서 손색이 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1987년생으로 아직 만 20살이 안 된 어린 나이지만 바둑내용만큼은 환갑이 지난 노인들의 그것을 보는 듯하다. 안영길 5단은 연구생 시절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입단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18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그간의 시련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입단하자마자 파죽의 18연승을 달려 한풀이를 했다. 얼마 전까지 군복을 입고 한국기원에 출입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새 제대를 하고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백8의 걸침에 대해 흑이 9로 응수한 것은 가장 온건한 수법. 급전을 피해 장기전으로 국면을 이끌겠다는 뜻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판을 짜고 싶다면 흑은 <참고도1> 흑1처럼 둘 수도 있다. 이하 15까지가 정형화된 수순. 한참이나 유행을 타던 소위 포석의 정석인데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다. 최근에는 다시 실전과 같은 형태로 복귀하고 있다. 흑13으로 들여다보고 백이 14로 이은 장면까지는 예정된 수순. 여기서 흑이 15로 손을 돌린 점이 독특하다. 백이 실전처럼 이었을 경우에는 <참고도2> 흑2로 받는 것이 보통이다. 만일 백이 1 대신 A로 받으면 나중에 흑이 1로 뚫고 나오는 약점이 있어 흑2를 생략한 채 우상귀로 달려갈 수 있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여자프로농구] ‘엄마의 힘’ 여왕★ 쏘다

    [여자프로농구] ‘엄마의 힘’ 여왕★ 쏘다

    태어난 지 31개월 된 수빈이는 여자프로농구가 열리는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 엄마를 응원하기 위해서다.“엄마, 힘내요!”라고 외치는 딸의 가녀린 목소리가 관중 함성에 묻힐 법도 하련만 35살의 ‘주부 가드’ 전주원(신한은행)의 귀에는 어김없이 꽂힌다. 딸은 경기가 끝나면 엄마 품에 안겨 “엄마가 이기면 기분이 좋아요.”라고 속삭인다. 국내 여자 프로농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데다 유일한 엄마 선수인 전주원이 여태껏 힘을 낼 수 있는 동력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가드 전주원이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07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73표 가운데 59표를 얻었다. 그는 19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6.79개의 어시스트를 낚아 이 부문 4회 연속 1위에 오르는 한편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1991년 실업 무대에 뛰어들어 프로 10년 차가 된 전주원이 정규리그 여왕으로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리그 MVP는 1위 팀에서 나오는 게 관례인데 그동안 전주원의 소속팀(현대-신한은행)은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후배 정선민이 “언니는 앞으로 상 받을 기회가 점점 적어지니까 꼭 언니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시상대를 오르며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그는 “내가 잘했다기보다 고교 졸업 뒤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처음 맛봤고 이 나이가 되고도 열심히 뛴다고 뽑힌 것 같다.”면서 “가족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리그는 부담이 컸다. 정선민·하은주 등이 가세, 소속팀이 호화 멤버로 꾸려지며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시선 때문에 꼴찌를 할 때보다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딱 두 차례만 집에 다녀왔다. 외박이나 쉬는 날이 제법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숙소에 남아 컨디션을 조절했다. 수빈이는 시즌 내내 시댁에 맡겨 놨고, 주로 경기장에서 상봉했다. 가족들의 이해가 없었으면 어려운 일이었다. 전주원은 스스로 1∼2년 정도는 현역으로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일이라도 당장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하루하루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수빈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정규리그 때 무릎을 다쳤던 전주원은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분 전경련’ 비상구 안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을 뽑는 데 실패했다. 전경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차기 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사전조율 실패로 합의추대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3월 중 임시총회를 갖고 이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강신호 회장은 27일로 임기는 끝났지만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직무는 계속한다. ●당분간 강신호 회장 체제로 강신호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차기 회장을 합의 추대하는 것도 실패함에 따라 전경련의 파행과 위상추락은 불가피해졌다. 회장 선임을 앞두고 전경련 회장단의 불협화음과 반목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후유증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과 관련,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지지하는 측도 있었지만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 일부 전경련 회장단에서는 조 회장의 선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용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전형위원으로 호명되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형위 참여를 거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그는 전경련 회장단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주위에서 가까운 분들이, 특히 전경련 회장단 내부에서 ‘당신이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전경련 회장을)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이준용이는 때려 죽여도 안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권유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 말 강신호 회장으로부터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나이가 너무 많아 못하겠다고 했다.”면서 “일흔 가까이 된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고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조석래 회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조 회장은 72세, 이 회장은 70세다. 이 회장은 또 “‘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강 회장의 요청을 받고 추천했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내일 모레가 환갑인 사람이 뭐가 어리냐. 그러려면 그를 부회장으로 왜 뽑았느냐고 말했다.”고 강 회장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전형위 6명 재계 의견 대표 무리” 이날 임시의장으로 선임된 김준성(이수화학 명예회장) 고문은 “과거에는 회장단 회의에서 단일안을 마련해 총회에 올렸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오늘 모인 전형위원으로는 재계 의견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형위에는 김 고문과 강 회장, 조석래 효성, 유진 풍산,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조건호 부회장 등 6명만 참여했다. 김 고문은 “전경련 회의에 대그룹이 안 나오는 게 문제”라면서 “대기업이 전경련에 너무 관여하면 정치적으로 불리해지니까 그런 것 아니냐.”며 4대 그룹을 겨냥했다. 이어 “일본 게이단렌 회장단이 왔을 때 이들과 저녁식사를 할 회장이 없어 내가 직접 했다.”며 “이게 무슨 꼴이냐.”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4대그룹 회의 불참도 문제” 그는 “이런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와 전경련을 걱정하는 원로들이 삼성회장(이건희 회장)과 구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찾아가 한국경제를 위해 전경련이 해체돼서는 안 된다고 애원했다.”고 일화를 털어놨다. 전경련이 갈수록 떨어지는 위상과 내분을 딪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의장직 물러난 김근태 소회

    의장직 물러난 김근태 소회

    “먼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민주주의의 생일이다.” 14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장에서 고별인사를 하는 김근태 전 의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지난해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8개월 만에 열린우리당의 ‘최장수’ 의장직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 의장은 환갑을 맞았지만, 위기에 처한 당의 현실 앞에서 축하인사를 받을 여유는 없었다. 불과 1년전 전당대회 경선에서만 해도 정동영 당시 의장에게 6%포인트 뒤졌지만 “대통합을 이루겠다.”며 호언장담했었다. 그 후 지방선거 참패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냉전,‘뉴딜정책’에 쏟아지는 냉소,10월 재보선 참패…. 결정이 필요했던 순간마다 김 전 의장의 리더십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최근에는 동료의원들의 탈당 사태까지 겪었다. 김 전 의장은 고별연설에서 “지난밤 오금이 저렸다. 서울 잠실체육관이 텅텅 비어 있는 꿈을 몇번이나 꿨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불길을 헤치고 물 속을 헤엄치고 가시덤불 지나 여기까지 왔다.”며 전당대회를 성사시킨 당원들을 군사독재 시절을 이겨냈던 노래 구절에 빗대 표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전경련회장 누가 될까

    전경련회장 누가 될까

    사람을 찾습니다.‘자격조건으로 나이는 60세 정도.15대그룹 안팎의 오너. 이미지가 좋으면 금상첨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전경련은 강신호 회장이 3연임을 포기, 후임자를 찾는 데 올인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회장단 모임날짜 잡기도 쉽잖아 전경련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다. 첫 단추를 꿰는 회장단 모임날짜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11일 “회장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날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에서 회장 추대위원회가 구성된다. 그런 만큼 4대그룹 회장들이 참석해줘야 추대위가 힘을 받는다. 재계에서는 ‘빅 4그룹’ 회장 중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래야 전경련의 위상도 높아지고 ‘말발’도 강해져 회원사들을 잘 이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대그룹 회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고사하고 있다. ●주요그룹 회장들의 입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그룹 일을 챙기는 것도 바쁘다.”면서 고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팔을 걷고 있어 전경련 회장을 ‘구조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게 삼성측이 밝히는 또다른 이유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은 비자금 사건과 관련,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라 당분간 전경련 회장을 맡을 입장이 아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반도체 빅딜과 관련, 전경련에 서운한 감정이 많다. 전경련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너무 젊다. 최 회장은 48세. 이에 따라 차선책으로 15대그룹 안팎의 회장이 맡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본인들의 뜻과는 관계없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조 회장은 전경련 회장에 별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회장이 경륜과 그룹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적임자라는 말도 있으나,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측은 “그룹의 일을 챙기는 것도 바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한때 전경련 회장에 뜻이 다소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한화그룹측은 “환갑은 넘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56세. 이런 가운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카드가 떠오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그룹 인사에서 세 아들을 승진시키는 등 (전경련 회장이 될 경우의)업무 부담을 대폭 줄인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현재 전경련 회장단 중 최고령이다. 재계의 각종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전경련 회장에 뜻이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되려면 재계의 지지를 얻는 게 관건이다. 효성그룹의 자산규모는 오너가 있는 그룹 중 22위 정도다. 이미지가 좋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동양그룹의 순위는 21위다. ●“대선의 해 사령탑 맡아봤자…” 주요그룹 회장들이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고사하는 것은 전경련의 위상이 최근 떨어진 데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에 재계의 대표라는 전경련 회장을 맡아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도 중요한 이유인 것으로 재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은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용규 안미현 박경호기자 ykchoi@seoul.co.kr
  • “공포심때문에 유족 멀리해 부끄러워”

    “오늘은 부끄러워하기 위해, 다짐하기 위해 왔습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2일 오전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에 자리잡은 인혁당 사건 피해자 묘소를 찾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환갑의 김 의장은 젊은 얼굴의 피해자 초상화 앞에서 주저없이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은 추모사에서 “판결 18시간 만에 사형한 것이 잘못된 것인 줄 알았지만 공포심 때문에 유족들을 멀리해 부끄러웠다.”면서 “이 땅에 다시는 독재정권이 들어서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찾은 대구 시립묘지에는 사형이 집행된 8명의 피해자 중 고(故) 도예종, 여정남, 하재완, 송상진 열사가 잠들어 있다. 그는 묘비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폈다. 영하의 날씨에 빨개진 귓볼보다 눈시울이 더 붉어졌다. 유족의 손을 잡고 “몸도 춥지만 마음이 더 춥다.”고 소회를 전했다. 유족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얼마 전, 당시에는 유죄였고 지금은 무죄라고 말했지만 당시에도 무죄였고 지금도 무죄였다.”라면서 “그러한 박 전 대표의 왜곡된 주장에 대해 현 정부가 대신 사과하고 유가족들이 겪은 고초를 감안해 보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김 의장은 “정치·사회적 신원회복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부산을 방문, 전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공격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명박 전 서울 시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김 의장은 전날 이 전 시장이 대구에서 20조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민을 선동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면서 “방안이 있었다면 작년 예결산 심의에서 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인 이 전 시장이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방안을 즉시 밝히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구태 정치로의 복귀”라고 말했다.대구·부산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프로배구] 프로팀 등쌀에 한전만 ‘죽을 맛’

    상무와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프로배구 남자팀 가운데 ‘마이너리티’다. 고작 4개팀으로 치러지는 프로배구의 구색만 맞춰주는, 이른바 ‘깍두기팀’이다. 그러나 엄연히 아마추어 초청팀이라는, 나름대로의 자존심도 있다. 특히 한전은 국내 남자배구 실업팀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1945년 창단됐으니,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벌써 넘긴 나이다. 그러나 공기업이라는 틀에 묶여 남들처럼 프로 유니폼을 갈아입지도 못했다. 만년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틈틈이 ‘살림 넉넉한’ 팀들의 발목을 잡아 ‘그 밥에 그 나물’ 타령이던 배구판에 생기를 넣었고, 두 차례나 상대 감독의 옷을 벗게 하는 악역을 맡기도 했다. 공정배(45) 감독. 선수 시절 태극마크는커녕 중뿔난 성적 하나 없는 사령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배구팀의 지휘봉을 10년째 잡고 있다. 그의 별명은 ‘고아원 원장’. 팀 해체나 방출 등으로 갈 곳 없는 선수들을 끌어모아 품었다. 그에겐 흥부네 집처럼 줄줄이 자신에게 매달려 있는,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해엔 다르다. 지난해 3명이 은퇴하고 나니 남은 건 달랑 9명. 부상선수를 빼니 올시즌을 앞두고 전체 선수와 ‘베스트 6’의 수가 똑같을 수밖에 없었다. 교체는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해 여름 “4명의 선수를 보강하라.”는 회사측의 반가운 말이 떨어졌지만 4개 구단의 기싸움에 휘말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연습생 수준의 2명만 겨우 데려왔을 뿐이다.“고아원에 아이들이 없으니 살림살이가 더 군색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올해 3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한 5할의 승률은 올려야 하지만 공 감독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일.18일 삼성과의 수원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그는 “프로팀에 얹혀사는 서러움은 둘째치고라도 오갈 곳 없는 젊은 선수들이 마음놓고 공을 때릴 수 있는 여건이라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텅 빈 체육관을 떠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세계 최대 도자벽화

    [거리 미술관 속으로] 세계 최대 도자벽화

    서울 청계천 도자(陶瓷)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가 광교부터 삼일교까지 벽면을 병풍처럼 휘감고 있다. 청계천 반차도는 높이 2.4m, 길이 186m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이다. 벽에 붙은 도자타일(30×30㎝)만 4960장이다. 반차도는 고증한 작품인 동시에 창작품이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200년을 넘나들며 작품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원본은 정조가 1795년 2월 아버지 사도세자의 환갑을 맞아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원 화성과 현륭원(사도세자 무덤)을 다녀와서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서 나왔다. 이 책에 단원 김홍도 등이 창덕궁에서 광통교를 지나 화성으로 가는 왕의 행차 모습을 흑백 목판화로 그렸다. 1994년 한영우 전 서울대 교수가 목판화에 채색을 입혔다. 세월 탓에 색이 바랜 채색 목판화와 뒷모습을 그린 두루마리 행렬도를 고증해 작품의 색깔을 하나하나 정했다. 가로 15m, 세로 18m의 반차도를 청계천 도자벽화로 확대 제작하면서 강석영 이화여대 교수가 채색의 명암을 결정했다. 그리고 이헌정 작가가 조선시대 백자를 재현해 타일 원판을 제작하고, 여기에 17가지 안료를 써서 인물 1779명과 말 779필을 그렸다. 도자를 빚어 굽고 채색하는 일은 모두 손으로 했다. 이로써 과거의 유물이 생명력을 지닌 현재의 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정조는 왕의 가마 정가교(正駕轎)를 타지 않았다. 효성이 지극한 터라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 갈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혜경궁 홍씨의 자궁가교(慈宮駕轎)에 이어 정조가 탔다는 좌마(座馬)가 보이지만 정조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일부러 그리지 않았다. 왕을 대충 작게 그릴 수 없었던 것이다. 반차도는 한 폭의 풍속화이기도 하다. 나인의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조차 생생히 살아있다. 작품을 제작, 기증해 도자벽화에 이름을 새긴 조흥은행도 이제 역사가 됐다. 신한은행과 합병하면서 그 이름을 잃었기 때문이다. 한영우 교수는 “왕조의 위엄, 질서와 더불어 낙천적이고 자유분방한 인물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면서 “정조 반차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독일 나치군이나 북한 인민군과 확연히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어느새 환갑이네요”

    송창식, 윤형주, 조동진, 그리고 이장희 등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통기타 가수들이 회갑을 맞았다. 송창식씨와 윤형주씨는 1968년 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트윈폴리오’를 결성해 활동하며 당시 청년층의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던 통기타 문화의 기수. 이들이 히트시킨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이크’ 등의 노래는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햇수로 트윈폴리오 결성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생일이 음력 2월21일로 가장 빠른 송창식씨는 양력으로 환산한 오는 4월8일 지인들과 함께 간단한 식사모임을 갖는 것으로 환갑잔치를 대신할 계획이다. “회갑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윤형주씨는 별도의 행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조용히 보낼 예정. 그는 1992년부터 ㈜한빛기획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제비꽃’ ‘나뭇잎 사이로’ ‘작은 배’ ‘행복한 사람’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남긴 통기타의 대부 조동진씨와 ‘한잔의 추억’ ‘그건 너’ 등의 노래로 사랑받은 ‘원조 코털가수’ 이장희씨도 회갑연 등 특별한 행사를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두 사람 모두 음악활동은 접은 상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씨줄날줄] 돼지가 꾸는 꿈/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저는 돼지입니다. 전세계에 1000여종이나 퍼져 있는 보통 돼지가 아니라 한민족과 수년천 고락을 함께해 온 이땅의 돼지입니다. 여러분이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압니다. 비록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한두 세대 전만 해도 제 자식을 남에게 낮춰 표현할 때 ‘가돈(家豚)’이라고 했습니다.‘우리집 돼지’라는 뜻이지요.‘돈아(豚兒)’‘돈식(豚息)’‘미돈(迷豚)’도 같은 말입니다. 그밖에 자식을 비유한 말로 ‘돈견(豚犬)’이 있지만, 역시 저를 개에 앞세웠습니다. 그만큼 개보다 가깝게, 어여쁘게 봐주신거죠. 한민족 역사에서 저는 계층에 구분없이 사랑받았습니다.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를 보아도 고구려·신라에서는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저를 선택했고, 제 덕에 도읍을 옮기거나 아들을 본 고구려 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정말 사랑한 건 역시 서민들입니다. 지금도 혼인·환갑 등 경사로운 동네 잔치에는 제가 당연히 주역입니다. 고사 상에도 제가 올라앉지 소머리 올린 거 보았습니까. 흔히들 소 한마리 잡으면 버릴 게 없다지만 저도 뒤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 삼겹살입니다. 함경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팔도에서 두루 발달한 순대, 최근 들어 가족 단위 외식으로 사랑받는 감자탕, 이 모두 제가 살과 피와 뼈 등 온 몸을 제공한 덕에 탄생한 음식들입니다. 올해는 12년 만에 찾아온 저의 해입니다. 게다가 ‘황금돼지 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들 하시더군요. 그런데 저 요즘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저를 그토록 사랑해 주시는 서민 여러분의 삶이 너무나 고단하기 때문입니다. 저를 꿈에서 만나면 재물운이 있다고 다들 좋아하십니다. 저 사실은 게으른 동물 아닙니다. 밤마다 부지런히 여러분 꿈에 찾아가겠습니다. 그러니 어려운 일 있더라도 희망 잃지 마시고 돼지꿈 이루십시오. 여태껏 그래왔듯 건강은 제 온몸을 던져 지켜드릴 테니까요. 정치하시는 분, 기업하시는 분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정말 서민들을 위해서 뛰어주세요. 욕심만 차리다 ‘돼지보다 못한 ×’ 소리 들으면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저도 싫고요. 서민 여러분 모두가 열심히 살아서 ‘부∼자’되는 일, 이것이 저 황금돼지가 올해 꾸는 꿈입니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가죽 아닌 이름 남긴 호랑이 ‘백두’

    국내에서 태어난 한국산 호랑이 1호인 백두(♂·1989년생)가 최근 숨을 거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9일 서울대공원은 “최근 기력이 쇠해 몇 달째 내실에서 관리하던 국내 최장수 호랑이 백두가 지난 23일 오전 사망했다.”면서 “사망원인을 찾기 위한 부검 결과 노환 외에 별다른 질병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백두의 나이는 호랑이로는 환갑이 넘은 17살. 일제 강점기 무분별한 포획으로 그 모습을 감췄던 한국산 호랑이는 지난 1989년 8월 백두의 탄생으로 부활했다.‘88서울올림픽’을 2년 앞둔 1986년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미국 동물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를 들여와 서울대공원에 기증했고, 그 사이에서 첫 번째로 태어난 것이 백두다. 백두의 탄생 이후 순수 한국산 호랑이는 모두 19마리까지 늘어나는 등 번식에 성동했다. 이 때문에 백두는 ‘복원된 한국산 호랑이 1호’,‘한국산 호랑이 1세대’라고 불렸다. 백두는 국내 최장수 호랑이었지만 기골이 장대하고 기세도 대단해 올 봄까지만 해도 무리의 우두머리로 위세를 떨쳤다. 서울대공원측은 “고맙게도 죽기 전까지 3마리 새끼를 더 낳게 해 주었다.”면서 “백두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해 박재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大檢선정 “세상에 이런일이…”

    “세상에 이런 일이….”대검찰청은 26일 올 한해 수사했던 극적인 사건을 모아 발표했다. #1 키 168㎝, 몸무게 68㎏으로 여성으로선 비교적 당당한 체구인 손모(26)씨는 짧은 머리에 남성용 옷차림으로 남자 행세를 해왔다.A씨와 만나 사귀던 손씨는 2002년부터 A씨와 동거는 물론 A씨 가족들에게도 장래의 사윗감으로 행세했다. 손씨는 A씨에게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켜주고 싶다.”는 말로 성관계를 피하며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감추면서 “내가 사람을 때려 합의금이 필요하다.”,“옛 여자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고 속여 동거녀로부터 6개월여 동안 3000만원을 뜯어냈다. 손씨의 완전 범죄는 A씨가 동석했던 가족모임에서 손씨의 조카가 자신을 ‘이모’라고 말하면서 들통나고 말았다. 결국 서울서부지법은 구속기소된 손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2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된 김모씨는 교통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아버지와 함께 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버지는 현장에서 숨졌다. 아버지를 잃은 김씨는 4억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또 어머니와 동생, 친구까지 동원한 위장 교통사고로 보험금 1억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범죄는 없는 법. 심야에 휴가지를 답사하려고 가다가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는 김씨의 진술을 이상하게 여긴 전주지검 권현유 검사는 김씨 가족의 보험 가입 상태와 김씨의 통화 내역 등을 조사해 김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결국 김씨 등 2명은 구속 기소됐고 나머지 가족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3 시골에서 비교적 잘사는 편이었던 B씨는 무정자증이었다. 환갑이 넘은 그는 입양한 딸마저 출가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C씨에게 자식이 없어 아쉽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C씨는 자신의 수양딸이 이혼녀인데 아들을 둘 낳았다며 이른바 ‘씨받이’를 제안했다.B씨와 C씨의 수양딸은 성관계를 가졌지만, 수양딸은 이미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상태. 하지만 C씨와 수양딸은 B씨에게 성관계를 가진 지 불과 5일 뒤 “임신했다.”면서 몇 달에 걸쳐 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4700여만원을 뜯어냈다. 하지만 생부가 들통날 것을 걱정한 C씨의 수양딸은 임신 6개월에 낙태 수술을 받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B씨는 병원에서 자신이 여전히 무정자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B씨는 C씨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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