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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중심에서 운명을 떠올리다

    세상의 중심에서 운명을 떠올리다

    어느 날, 제우스는 독수리 두 마리를 날려 보냈다. 독수리들이 만난 곳에 달걀처럼 생긴 큰 돌을 심고 세상의 중심으로 선포했다. 이 돌이 ‘배꼽’이란 뜻을 가진 옴파로스이며, 옴파로스가 있는 곳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믿었던 델피다. 델피의 지형을 살펴보자. 코린토스 만의 새파란 바다를 마주하고 해발 고도 2500m에 이르는 파르나소스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델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모시던 장소였다.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인 아폴론은 가이아 신전을 지키던 거대한 구렁이 피톤을 활로 쏘아 죽이고 신전의 주인이 됐다. 아폴론은 슬픔에 잠긴 피톤의 부인 피티아를 신전 사제로 삼고 사람들에게 신의 뜻을 전하기 시작했다. 신탁소에서 신의 목소리를 전해 주는 무녀를 피티아라고 부르는 이유다. 아폴론의 신탁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델피는 신탁의 장소로 유명해졌다. 델피는 늘 북적거렸다. 나랏일을 결정해야 하는 폴리스 군주부터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 개인 대소사가 궁금한 평민들까지 신탁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예언 값으로 보물을 바쳤다. 신전 크기만 한 보물창고가 있었고, 신전에 이르는 길은 화려한 조각상과 봉헌물로 가득했다고 하니 델피가 얼마나 큰 번영을 누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보물은 고대 로마제국이 모조리 약탈해 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기원전 6세기에 지어진 아폴론 신전은 얼핏 폐허로 보이기도 한다. 암갈색의 돌기둥 6개와 여기저기 깨진 제단만 어지럽게 남아 있다. 그리스 유적지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보이기 시작하는 법.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서 신전을 내려다보니 길이 60m, 폭 23m에 이르던 웅장한 신전의 형태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폴론 신전을 포함한 델피의 고대 유적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무녀는 바위 틈에서 새어 나오는 가스를 마시고 환각 상태로 신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지금도 신탁소가 있던 자리엔 유황가스가 흘러나와 바위의 일부로 굳어버린 흔적이 있다. 가스가 실제로 무녀를 몽롱한 상태로 만들어 신과 교감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연기로 가득 찬 신탁소를 상상해 보았다. 신비로운 분위기 때문에 어떤 말도 믿었을 것 같다. 무녀가 모호하게 뱉은 말은 애매하게 옮겨졌다. 그러니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해석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가장 유명하고 적중한 예언이 하나 있다.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 해군이 페르시아를 무찌르게 된다는 예언이었다. “나무로 된 방벽만이 점령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 군은 나무로 된 삼단노선으로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후 페르시아는 그리스 정복을 완전히 포기했다. 불황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리스를 여행하며 화려한 시절의 그리스를 늘 상상했다. 델피에선 상상력을 더 많이 가동해야 했다. 지금 델피에선 그리스의 운명을 알 수 없는 걸까? 운명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새해가 되니 신탁의 도시, 델피가 떠오른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BBC 올해를 밝게 빛낸 인물 야쿠르트와 온정 전하는 한영희씨

    BBC 올해를 밝게 빛낸 인물 야쿠르트와 온정 전하는 한영희씨

    두두둥! 2019년 기해년 마지막날이다. 영국 BBC가 힘들고 고난했던 한해를 보내며 그나마 우리를 미소짓게 했던 일들을 보상한다는 의미에서 ‘아무 시상식’을 열었다. 그저 한 해를 보내며 조그만 위안이라도 안기겠다는 마음자락이 비친다. 동물과 과학 등은 빼고 사람 위주로 소개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올해를 밝게 빛낸 이로 뽑힌 야쿠르트 배달하는 한영희씨로 시작한다. 지난 6월 BBC 카메라에 한씨가 운전해 길거리나 골목, 아파트 단지 안을 샅샅이 훑으며 지나가는 전동 카트는 몹시 이국적으로 비친 모양이다. 더욱이 한씨를 비롯한 많은 야쿠르트 배달 아주머니들은 소외된 이웃들을 따듯이 보듬어 안는 역할까지 한다. 할머니 한분은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못하는데, 이분이 오면 말동무도 해주고…”라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홀몸노인 돌봄 활동은 1994년 서울 광진구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국 617개 지자체와 연계해 3만여명을 돌보는 규모로 커졌다. 주 5회,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뭔가 걱정스러운 일이 생기면 행정기관에 연락해 고독사 예방에도 힘을 보탠다. 홀로 쓰러져 있던 어르신 생명을 구한 일도 비일비재하다.1971년 47명으로 시작해 1998년엔 1만 명으로 불어났고, 지금도 1만 1000여명이 일한다. 한씨의 사연이 방송되고 얼마 안 있다가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향년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90세를 넘기고도 매일 출근했다고 하니 1969년 창업 이래 반세기를 현역으로 뛴 셈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3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란 호칭을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바꿨다고 한다. 새해에 이분들 마주치면 우리가 먼저 반갑게 안부를 전했으면 한다. 이 상은 세 사람이 공동 수상했는데 두 번째 수상자는 우간다 남성 조던 킨예라다. 아버지가 법적 소송에서 지는 바람에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땅을 잃고 슬퍼하는 모습이 천추의 한이 돼 열심히 공부해 변호사가 됐고 23년 만에 소송을 통해 땅을 되찾았다.세 번째는 남아공 우버 기사 멘지 은고마다. 승객들에게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주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케이프타운 오페라 극장 오디션도 봤고 이 나라 곳곳에서 초청받아 공연하고 있다.다음은 ‘사진 한 장이 모든 걸 말해’ 상이다. 지난 8월 다섯 살 소녀 루시에가 처음 초등학교에 등교하기 전과 후 사진을 비교해 올렸더니 고향 스코틀랜드 신문들이 난리가 났고 곧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엄마가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묻자 이 소녀 쿨하게 답했다. “별 일 없었는데”2위는 한달 내내 약혼 반지를 그녀가 못 보는 사이에 셀피를 찍어 여자친구를 속여먹느라 애를 많이 쓴 에디 오코로가 차지했다. 물론 그녀는 장난끼 가득한 그의 청혼을 수락했다. 세 번째 상은 올해의 스포츠 정신 상이다. 영예의 수상자는 최초로 영국해협을 네 차례나 쉬지 않고 헤엄쳐 오간 새러 토머스다. 54시간 넘게 걸렸는데 그녀는 “이제 제법 지치네”라고 말하는 기염을 토했다.준우승은 268마일(431㎞) 완주 기록을 무려 12시간 남짓 앞당긴 재스민 패리스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하루 세 시간씩 밖에 잠자지 않아 환각 증세에 시달리면서도 철학박사 논문 주제를 머릿속으로 궁리했다고 했다.끝으로 놀라운 비행 기술을 선보인 비글스 상 수상의 영예는 8월 모스크바의 주코프스키 공항에서 이륙 지후 창문에 날아든 갈매기떼 때문에 엔진 고장을 일으킨 여객기 조종사들에게 주어졌다. 233명이 탑승한 에어버스 기종이었는데 기장 등은 착륙 바퀴를 내리지도 않고 동체로 옥수수밭에 착륙을 감행했다. 바퀴를 내리지 않은 것은 파편이 날아가 연료탱크를 날려버리지 않을까 걱정돼서였다.2등은 지난 1월 알프스의 가파른 슬로프에서 다친 스키어를 구조해내며 기막힌 조종술을 선보인 헬리콥터 조종사가 뽑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2010)라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다. 서른한 살의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주인공 리즈는 전형적인 뉴요커다. 입지 탄탄한 저널리스트인 그녀는 잘생긴 남편(빌리 크루덥 분)과 함께 맨해튼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삶이 너무나 의미 없이 느껴지기 시작한 그녀.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와 같은 원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보통사람이 이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며칠 고민하다 쇼핑이나 술자리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거야, 뭐 별 거 있겠어? 다들 이렇게 살고 있잖아’ 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도 순순히 인정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해 보기에는 주택융자금이며 당장 갚아야 할 이번 달 카드 대금의 벽이 너무 높다는 걸 받아들인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 이 적극적 행위는 주로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발현된다. 리즈는 이 방법을 선택하고 실천에 옮긴다. 남편과 이혼까지 감행한 그녀는 ‘자신’을 찾아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몸매관리하느라 먹지도 못했던 피자를 신나게 먹어치우고, 인도의 아쉬람에서는 기도하며 ‘자신 안의 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열정적 사랑을 나눈다.●발리의 중심… 예술가들의 거리 ‘우붓’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으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 버릴 수만 있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구가 될 거야. 그럼 그 비상구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아? 들어가. 무조건 들어가서 사랑으로 자신을 채워. 난 우리 먹보 아가씨가 언젠가 세상을 다 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믿어.” 리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했던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지금이야 여행자들에게 발리 여행에서 으레 들러야 하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는 발리의 토속적인 정취와 울창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붓은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16세기 힌두교 왕족과 함께 예술인들이 발리로 건너왔을 때 이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 우붓이었다. 그리고 19세기 독일화가 월터 술츠 등 유럽인들이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우붓거리를 걷다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00여m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우붓을 왜 ‘발리의 몽마르트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 갤러리들은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 동물, 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 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 현지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예술가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국인도 몇 명 있어요.” 우붓 갤러리에서 만난 큐레이터 리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함, 그 자체가 발리 그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초기 발리의 회화는 신화, 전설, 악마와 신, 힌두의 서사시 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기법과 양식이 특징이었죠. 지금은 여기에 서양화의 기법을 받아들여 한층 다채로워졌습니다. 그러니까, 발리의 화가들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들은 화면을 빈틈없이 꽉꽉 채우죠.”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 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서울의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적게는 4분의1, 많게는 10분의1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인도네시아 유일 힌두교 신봉지 발리는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자그만치 2만여개의 힌두사원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에서만은 유일하게 힌두교를 신봉하고 있다. 발리를 걷다 보면 발길 닿는 곳마다 신을 만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하게 생긴 바롱신도 있고, 독수리처럼 생긴 가루다 신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어떤 조형물은 성인 키 몇 배는 될 만큼 커다랗고 어떤 조형물은 아기 주먹보다도 작다. 수많은 사원들 가운데 꼭 가 봐야 할 사원이 발리 시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 바투안 마을에 자리한 ‘푸세’라는 힌두사원이다. 푸세 사원은 1022년에 건립됐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리에 둘러 입는 옷인 ‘사롱’을 입어야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함에 약간의 돈을 넣으면 된다. 사원 입구에는 두 개의 석문 기둥이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좌우로 뾰족하게 대칭인데 ‘찬디 븐타르’라고 부른다. 찬디 븐타르의 오른쪽은 삶과 광명, 왼쪽은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좌우가 반대가 되므로 선과 악이 바뀐다. 이는 선과 악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힌두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사원 안엔 조각이 화려한 석탑 파두락사, 수미산을 표현한 메루 등의 볼거리가 많다. 조각이 문외한인 여행자들에게도 아름답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정교한 조각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길리 군도 인도네시아 길리섬은 롬복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을 가야 닿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다정한 섬은 푸른 하늘과 산호초가 부서져 만들어진 눈부신 해변, 게으르게 잎사귀를 늘어트린 야자수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들은 이 섬에 오래오래 머물며 시간을 즐긴다. 맥주를 마시며 기타를 튕기고 노래를 부르며 아주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삼판이라는 전통배를 타고 낚시를 나가는 이들도 있다. 마차를 타고 자그마한 다운타운을 돌아보기도 한다.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에이르로 구성된 길리 군도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 3’(영국 BBC 방송), ‘세계 10대 최고의 여행지’(론리 플래닛) 등에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우리에게는 ‘윤식당’(tvN) 촬영지로 유명하다. 원래 ‘길리’는 ‘작은 섬’을 뜻하는 롬복 말.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작은 섬들은 대부분 길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섬 가운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길리 트라왕안이다. 롬복 본섬 북서부에 있는 방살 항구에서 배를 타고 30~40분만 가면 도착한다. 면적은 15㎢로, 여의도보다 약 5배 크다. 배가 해변에 닿을 무렵, 배에 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탄성을 쏟아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는 스노클링 고글을 쓴 여행객들이 열심히 오리발을 젓고 있다. 바다 쪽에는 알록달록한 선베드가 깔린 카페가 줄지어 있었고, 수영복을 입고 선글라스 쓴 여행객들이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해변에서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호주 여행객들이다. 1980년대부터 서양 여행자들이 이 섬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마약 때문이었다. 아무 제지 없이 마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각 성분이 포함된 버섯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단속을 강력하게 한 덕택에 마약을 할 수는 없다. 요즘 들어서는 한국인 신혼부부와 휴양객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길리에는 없는 것이 많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모터를 단 차량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마차를 타도 된다. 경찰도 없다. 경찰 대신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치안을 맡는다. 개도 없다. 대신 고양이가 있다. 길리 섬에는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고양이들로 넘쳐났다. 담수도 없어 식당이나 숙소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짭조름한 물이 나온다. 지하수에도 해수가 섞여 있다. 길리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바닷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각양각색의 열대어와 산호초를 만난다. 1m에 달하는 거북이, 죽은 듯 깔려 있는 바다뱀도 볼 수 있다. 생수병에 물고기 밥을 넣어가면 수십 마리의 열대어가 몸 주변을 감싸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굳이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더라도 스노클링만으로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신비한 산호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길리의 바다다. 바닷가 한켠에 자리한 스노클링 장비 대여점에서 고글과 오리발만 빌려 50m만 헤엄쳐 나가면 화려한 수중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가는 스노클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섬은 동쪽 해안 부분만 개발돼 식당과 카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거리 양 옆으로 자리한 가게에서는 현지인들이 과일과 커피, 채소를 판다. 나시고렝이며 미고렝 등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도 실컷 맛볼 수 있다.●길에는 마차·고양이… 저녁이면 온통 보랏빛 노을 저녁이면 보랏빛 노을이 수평선 너머에서 번져와 섬을 온통 물들인다. 길리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물결이 일 때마다 세상은 보랏빛으로 넘실댄다. 노을이 물러가면 별이 뜨고 섬은 조용해진다. 어부들과 나무, 선인장들도 깊은 잠에 빠진다. 긴 하루를 보내고 밤바다에 홀로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하늘 위의 천사가 커다란 눈을 글썽이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천사를 만나는 일, 내 속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과 떨림, 설렘, 몽상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그것이 여행 아닐까. 우리 삶을 설명해 주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게 여행 아닐까. 여행 막바지, 리즈가 전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사랑했었어.” “알아.” “난 아직도 사랑해.” “그럼 사랑해.” “근데 너무 보고 싶어.” “그럼 보고 싶어 해.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오래가진 않을 거야.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 따위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하고 늙어갈 뿐이다. 파울루 코엘류 역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건 피로하다는 느낌.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뿐이지.” 그래서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기엔, 한곳에 머물러 살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을 사랑하도록 하자. 열심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나자. 여기는 길리. 바다가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수첩 대한항공 등 다양한 항공편으로 발리에 갈 수 있다. 발리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네카 미술관은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화가, 인도네시아 화가, 발리에서 활동한 외국인 화가들의 그림들이 시기별로 7개의 전시관에 걸려 있다. 발리 쿠타비치는 남부 발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힌다. 초승달 모양 해변을 따라서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 코이카, 서남아 부탄에 최초 봉사단 파견

    코이카, 서남아 부탄에 최초 봉사단 파견

    정부 개발협력 기관인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서남아시아 부탄에 월드프렌즈코리아(WFK·정부 부처 해외봉사단 사업 총괄) 사무소를 열고 봉사단을 처음으로 파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코이카는 이날 부탄 수도 팀부에서 월드프렌즈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한국 측에서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과 김명진 코이카 글로벌인재양성 총괄실장, 조현규 코이카 방글라데시 사무소장, 부탄 측에서는 로테이 체링 국무총리와 탄디 도르지 외교부 장관 등 총 50명이 참석했다. 이미경 이사장은 “한국은 부탄에서 현재까지 약 78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연수사업과 기술협력사업, 국제기구협력사업 등을 추진해왔다”며 “코이카 부탄 월드프렌즈코리아 사무소 신규 개설로 월드프렌즈코리아 해외봉사단 사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앞으로 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중시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한국과 부탄이 긴밀하게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테이 체링 총리는 “부탄 정부는 2023년 중소득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인적역량강화와 기술교육, 농업 등의 우선순위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코이카 봉사단원 활동이 부탄 국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양국 교류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날 개소한 부탄 사무소에는 4명의 코이카 봉사단원과 봉사단 사업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코디네이터가 근무한다. 이번에 파견된 곽예원, 김은희 봉사단원은 왕립관광접객협회와 왕셸청각장애학교에서 요리 분야의 봉사활동을 한다. 김현진 봉사단원은 홍쇼 초등학교에서 체육 교육을, 서정민 봉사단원은 왕립관광접객협회에서 한국어 교육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앞서 부탄 정부가 2016년 한국에 봉사단 파견을 요청한 이후 한국과 부탄 양국 정부는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난 4월 봉사단 파견을 위한 교환각서를 체결하고 월드프렌즈사무소 설립에 착수했다. 코이카는 전 세계 44개국에 해외 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월드프렌즈코리아 단독 사무소는 태국과 솔로몬군도,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벨리즈, 부탄 등 6곳이 있다. 월드프렌즈코리아는 2009년 분산돼 있던 각 부처의 해외봉사단 사업을 통합해 출범한 브랜드로 코이카가 총괄하고 있다. 총 5개 부처 7개 봉사단이 통합 운영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중증 폐질환’ 액상담배 방치하는 국회

    ‘중증 폐질환’ 액상담배 방치하는 국회

    정부가 사용 중단을 권고한 국내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액상형 전자담배의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원인 규명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자담배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3개 법안은 모두 해당 상임위원회나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계류된 채 국회 처리가 미뤄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이날 국내에서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153개를 대상으로 환각을 일으키는 대마의 주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액상에 포함된 오일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개 성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폐 손상을 일으키는 유력한 원인물질로 추정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13개 제품에서 0.1~8.4 범위로 검출됐다.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0.8)와 KT&G의 ‘시드 토박’(0.1) 등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나왔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는 가향물질 3종 역시 디아세틸은 29개 제품에서 0.3~115.0,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 검출됐다. 6개 제품에서는 3종이 동시에 검출됐다. 다만 미국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마약류 대마 유해성분인 THC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대부분 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미검출 제품 역시 다른 가향물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엔 직접 인체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배출물(기체성분)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담배 제품의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묶여 있다. 정부는 부처 합동으로 지난 10월 담배의 성분·첨가물과 관련한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담배에 청소년이나 여성 기호를 겨냥한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하는 등의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3개 법안을 올해 말 통과를 목표로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올해 법안 통과는 물 건너갔다는 비관론이 높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액상형 전자담배서 ‘중증 폐질환 의심 물질’ 검출

    액상형 전자담배서 ‘중증 폐질환 의심 물질’ 검출

    美서 큰 문제된 대마성분 THC는 미검출정부가 사용 중단을 권고해온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 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성분(비타민 E 아세테이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주요 의심물질 7종 분석작업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유사 담배(담뱃잎이 아닌 줄기·뿌리 등에서 추출한 니코틴이나 합성 니코틴 사용 제품) 137개, 일반 담배 16개를 각각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폐 손상과 사망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의심 사례 환자가 나오자 지난 10월 23일 범정부 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이다. 분석대상 성분은 대마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대마 유래 성분(THC), 액상에 집어넣는 오일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아세토인 2, 3-펜탄디온), 액상의 기화를 도와주는 용매 2종(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이었다. 식약처 분석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문제가 된 대마 성분인 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제품별로 일부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와 가향물질, 용매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15일 기준으로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 손상 사례’는 모두 1479건, 사망 사례는 33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78%)은 대마 유래 성분(THC)을 함유한 제품을, 약 10%는 니코틴만 함유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마약 혐의’ 홍정욱 딸 집행유예 3년

    ‘마약 혐의’ 홍정욱 딸 집행유예 3년

    해외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홍정욱(49) 전 한나라당 의원 딸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는 10일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전 의원의 딸 홍모(18)양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함께 17만 8500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심각해 관련 범죄에는 엄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미국에서 마약을 매수한 뒤 사용했고 이를 수입하기까지 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마약 밀반입’ 홍정욱 딸 집행유예…재판부 “큰일난다” 훈계

    ‘마약 밀반입’ 홍정욱 딸 집행유예…재판부 “큰일난다” 훈계

    해외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홍정욱(49)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딸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10일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전 의원의 딸 홍모(18)양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홍양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17만 8500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심각해 관련 범죄에는 엄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미국에서 마약을 매수한 뒤 사용했고 이를 수입하기까지 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소년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양은 범행 당시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여서 소년법을 적용받지만 재판부는 부정기형을 선고하진 않았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홍양에게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3년과 18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이 투약하거나 반입한 마약은 LSD(종이 형태 마약), 암페타민, 대마 카트리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며 “미성년자이고 초범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죄질이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표 부장판사는 선고 후 따로 홍양에게 “(나이가) 어리더라도 앞으로 이런 일을 다시 저지르면 큰일 난다”며 “명심하고 더는 마약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훈계했다. 홍양은 이날 검은색 외투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으며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홍양은 올해 9월 27일 오후 5시 40분께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 등을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 등지에서 LSD 2장, 대마 카트리지 6개, 각성제 등 마약류를 3차례 구입한 뒤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홍양은 지난해 재학하던 미국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택배로 마약을 구매한 뒤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홍양이 만 18세의 미성년자인데도 불구하고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고 초범인 소년(미성년자)”이라며 기각했다. 그는 홍 전 의원의 장녀로 올해 여름 미국의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한 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서 39명 죽음 부른 전자담배… “문제는 액상형 아닌 THC”

    美서 39명 죽음 부른 전자담배… “문제는 액상형 아닌 THC”

    미국발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지난 1일 기준 전자담배 흡연자 중 39명이 폐질환으로 사망했고, 연관된 폐질환자가 2015명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학계의 연구보고서가 발표됐고, 또 미국의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사망자와 환자 대부분이 THC(대마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가 함유된 비정상적인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후폭풍도 거세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치솟으면서 이를 우려한 담배회사의 로비 등이 작용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담배 견제 담배회사의 로비” 음모론도 지난 9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향 전자담배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불씨를 댕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부인 멜라니아와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노먼 샤플리스 식품의약청(FDA) 청장대행 등과 같이한 자리에서 가향 전자담배 퇴출을 전격 선언했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은 포도 슬러시, 딸기 코튼 캔디, 풍선껌 등 10대 청소년들을 겨냥한 달콤한 맛의 첨가제는 물론 멘톨·민트가 첨가된 가향 전자담배까지 전면 금지될 것이라고 전했다.이는 미 고교생 중 전자담배 흡연자가 2017년 11.7%에서 지난해 20.8%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27%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3살의 막내아들을 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급증을 크게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전자담배 유해성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까지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사망자와 환자의 발병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혀내지는 못했고, 발병 원인을 여러 복합적인 물질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 많은 다른 물질과 제품 출처는 여전히 조사하고 있으며 밝혀진 한 가지 사실은 모든 발병 환자들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CDC에 현재 보고된 환자 대부분이 불법 내지 편법으로 THC가 함유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DC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기준 환자 867명 중 86%가 THC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이용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CDC가 피지 말 것을 권하는 건 액상형 전자담배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THC 성분이 함유된’ 액상형 전자담배다. 또 암시장에서 파는 인증받지 않은 액상형 전자담배류(특히 THC 포함)를 사거나 정식 판매제품에 임의로 다른 물질을 추가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CDC와 FDA는 “일반담배를 끊기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는 성인은 궐련형 담배로 돌아가지 말고 FDA에서 허가한 다른 니코틴 대체 요법을 고려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사망은 합법적인 액상형 전자담배와 연관성이 없다”면서 “아직 FDA가 승인한 합법적인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과 관련된 사망이나 질병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일반·전자담배 모두 건강엔 해로워” 지난 19일 미 심장학회지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제이콥 조지 영국 던디대 교수와 연구진이 ‘일반담배에서 액상 전자담배(베이핑)로 전환하면 잠재적으로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11월 초 학계에서 발표된 ‘전자담배가 혈관 기능을 손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연구를 책임진 조지 교수는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한 달 이내에 혈관 기능이 크게 좋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11월 초 발표된 전자담배의 혈관 손상 연구는 규모가 작고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교수 연구팀은 114명의 성인을 3개 그룹으로 나눴다. 114명은 최소 2년 동안 하루에 최소 15개비의 담배를 피운 성인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심장 혈관 질환 징후가 없었다. 이들 중 40명으로 구성된 한 그룹은 일반담배를 끊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로만 구성됐다. 일반담배를 끊고 싶어 한 나머지 74명 중 절반인 37명에게는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를, 나머지 37명에게는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들 114명을 한 달 동안 조사한 결과, 일반담배를 계속 피운 그룹은 혈관 기능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전자담배를 사용한 이들은 니코틴 유무에 관계없이 혈관 기능이 20% 이상 상대적으로 좋아졌으며 일부는 비흡연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혈관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한 달 만에 나온 이 개선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던디대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 조사 결과가 일반담배에 비해 베이핑이 혈관 기능과 관련, 덜 유해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지만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흡연자가 베이핑으로 전환할 경우 혈관 건강이 한 달 내에 향상된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라는 의미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흡연자가 베이핑을 시작하는 것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혈관과 관련해서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사실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이핑이 심장마비와 암 등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면 더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는 달리 영국 공중보건국은 일찌감치 전자담배를 ‘금연의 징검다리’로 활용하고 있다. 공중보건국은 연간 최소 2만명이 전자담배로 금연에 성공하거나 상당한 건강 혜택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또 보건국은 2015년 외부 전문기관의 검토 등을 거쳐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95% 덜 해롭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미 보스턴대 연구팀은 액상 전자담배가 심장질환에 위험도를 높인다고 경고했다. 보스턴대 연구팀은 전자담배와 심장질환 위험도 간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평소 심장에 문제가 없던 21~45세 성인 47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LDL콜레스테롤(저밀도 콜레스테롤, 혈관을 막히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일반담배 사용자(86.1㎎/㎗)보다 전자담배 사용군(97.7㎎/㎗)에서 11.6㎎/㎗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학계 관계자는 “일반담배나 전자담배 모두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면서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빨리 FDA나 CDC에서 정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이것이 소모적인 논란을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징역 최대 5년 구형’ 홍정욱 딸, 울먹이며 “더 나은 사람 되겠다”

    ‘징역 최대 5년 구형’ 홍정욱 딸, 울먹이며 “더 나은 사람 되겠다”

    검찰 “미성년자여도 죄질 중해”홍양 “어릴 때 우울증 등 앓아”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옛 자유한국당) 의원 딸에 대해 검찰이 최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정욱 전 의원의 딸 홍모(18)양에게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3년을 구형하고 추징금 18만원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양이 투약하거나 반입한 마약은 LSD(종이 형태의 마약), 암페타민, 대마 카트리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LSD는 소량만으로 환각 증세를 유발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물질”이라며 “그가 미성년자이고 초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죄질이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출석한 홍양은 최후 진술에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정신적 질환을 겪어왔지만 그것으로 이 잘못을 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홀로 미국 유학 생활을 견뎌야 했던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더욱 성실히 받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내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홍양의 변호인도 “홍양은 반성의 차원에서 소변과 모발에서 발견되지 않은 투약과 흡연 사실까지 숨김 없이 진술했다”면서 “마약이 적발된 것도 급히 여행가방을 싸는 과정에서 20개월 전 썼던 LSD가 담긴 도장 케이스를 미처 꺼내지 못한 것으로 밀반입의 고의는 없었다”고 호소했다. 홍양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홍양은 올해 9월 27일 오후 5시 40분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 등을 밀반입하고 과거 수차례 이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 등지에서 LSD 2장, 대마 카트리지 6개, 각성제 등 마약류를 3차례 매수해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천공항 입국 심사 당시 엑스레이 검사에서 적발된 홍양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밀반입한 대마 등을 다른 이들에게 유통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홍양이 만 18세의 미성년자인데도 불구하고 긴급체포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고 초범인 소년(미성년자)”이라며 기각했다. 홍양은 홍 전 의원의 장녀로 올해 여름 미국의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한 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검사의 원칙, 판사의 양심/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의 원칙, 판사의 양심/박록삼 논설위원

    뉴스를 보다 보면 늘상 나오는 말이 있다. “○○○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을 뿐….” 이런 표현들이다. 사법부인 법원은 물론 준사법기관을 자처하는 검찰 역시 행위의 준거로서 ‘법’을 빼놓지 않음은 당연하다. 논란의 근거는 따로 있다. ‘법’ 뒤에 붙는 ‘양심’, 혹은 ‘원칙’이다. 판사의 양심, 검사의 원칙이 뭐길래 숱한 사안마다 이리도 논란을 일으킬까. 이해관계 또는 가치관이 충돌하는 사안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양심(良心)은 얼핏 보면 ‘선량한 마음’쯤으로 해석된다. 양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8월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문에서 양심에 대해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규정했다. 표현은 약간 달라도 쓰임은 마찬가지다. 판사나 검사 아닌 평범한 개인에게도 양심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다. 흔히 “양심에 찔린다”고 자책하거나 “이런 양심 없는 놈”이라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양심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정신적 가치인지를 일깨워 준다. 또한 양심이 ‘지금, 여기’ 다수의 절대가치와 충돌할 수 없음 또한 충분히 짐작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나온다. 사회의 다수가 갈라진 이상 ‘양심의 목소리’조차 갈라지게 돼 있다. 양심은 개인의 몫으로 맡겨졌기에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 지난달 23일 열린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영장판사를 명모 판사 혹은 송모 판사가 맡을지, 그 유불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명 판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맡을 경우 담당 판사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는 송 판사가 맡았고 정씨의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그 직후 송 판사에 대한 신상털기, 인신공격 등은 공공연했다. 물론 알 수 없다. 명 판사가 맡아도 영장이 발부됐을 수 있다. 반대의 사례 또한 있다. 코카인보다 환각성이 강한 마약 LSD를 밀반입해도 구속되지 않을 수 있고, 음주운전에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도 구속되지 않을 수 있다. 구속영장 발부에서 법과 양심의 기준이 이처럼 들쭉날쭉 하다 보니 불신이 싹트게 된다. 논란이 커질 뿐이다. 법에 대한 신뢰성, 안정성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기에 놓여 있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로 충분하다. 검찰이 법과 함께 곧잘 내세우는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흔들린다면 더이상 원칙이라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조국 정국’을 통해 민낯을 드러냈듯 검찰의 자의적인 수사 대상 선별 및 검찰권 남용은 이미 원칙이 없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고소·고발이 들어오자마자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고소·고발 이후에도 느긋하게 세월을 즐기는 사건이 있다. 물론 수사 자체를 아예 외면하는 사건 또한 있다.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일 리는 만무하다. 2년 전 광화문광장의 천만 촛불이 계엄군의 총칼과 맞닥뜨렸을 생각을 하면 절로 몸서리쳐진다. 신문사 편집국, 논설위원실에 군인들이 들이닥쳐 컴퓨터를 뒤져 보거나 기사를 검열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1960년 5·16은 책으로 접했을 뿐이지만, 1980년 5월 광주만큼은 똑똑히 기억하기에 그 섬뜩함은 형언조차 쉽지 않다.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명백한 국가와 체제 전복의 쿠데타였다. 국군기무사령부가 2017년 2월 만들었다는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및 참고자료는 온갖 ‘변종 문건’들이 돌고 있다. 진위 여부, 최종본 여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검찰만이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문건 작성 전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네 차례에 걸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으며 기무사는 계엄 준비 단계부터 NSC를 중심으로 행정자치부, 경찰, 검찰, 국정원 등 유관 정부 부처의 협조를 당연한 것으로 기술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누군가의 대학 표창장 위조, 경제적인 이익을 탐하는 일보다 가벼울 수 없다. 검찰에 헌법 질서 수호의 원칙이 있다면 황 전 권한대행 공조 여부를 포함, 총력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일이다. 사법개혁의 절박함을 재촉하는 근거들이 반복되고 있다. 법의 신뢰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라도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절실하다.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 법(法)과 겁(怯) 사이/박록삼 논설위원

    물(水)이 흘러가는(去) 대로, 즉 순리를 따르는 것이 법(法)이길 바랐다. 바람은 늘 배신이었다. 권력을 이용해 재벌 손목을 비틀어 정치자금을 뜯어내고, 뇌물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은 각각 ‘황제입원’, ‘자유로운 가택연금’으로 감옥 바깥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재판을 받고 있다. 코카인보다 환각성이 강한 마약 LSD를 밀반입한 전직 국회의원 딸은 구속되지 않았고, 음주운전에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현직 국회의원 아들도 구속되지 않았다. 국립대 시설을 사사롭게 사용하고 논문 포스터에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는 역시 현직 국회의원의 아들도 검찰에 고발된 뒤 한 달이 넘었는데 조사받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관제시위를 주도한 이는 범죄 혐의가 드러났으나 구속되지 않았다.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도 경찰·검찰의 수사에 콧방귀만 뀌는 국회의원들도 득시글하다. 혹시 법(法)이 아니라 겁(怯:비겁하다, 무섭다)을 잘못 읽은 걸까. 아니면 원래 마음(心) 가는(去) 대로 하는 게 법인 걸까. 일관성 없는 법 집행으로 국민이 겁먹고 좌절하게 하는 것이 법의 존재 의미이자 실체적 역할인지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이러니 사법개혁의 요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법이 길을 잃는, 혼돈의 시대다.
  • “소아·청소년 독감 치료제 투여 후 이상반응 우려…혼자 두지 마세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독감 초기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약을 먹어야 한다. 또 독감 치료제 투여 환자 중 소아·청소년에게서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추락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므로 적어도 이틀간은 환자를 혼자 둬선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독감 유행에 앞서 이런 내용이 담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 안전사용 길라잡이’ 리플릿과 카드뉴스를 제작해 배포한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독감치료제는 먹는 약(오셀타미비르 성분 제제), 흡입 약(자나미비르 성분 제제),주사제(페라미비르 성분 제제)로 나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 후 72시간 이내에 증식하므로 초기증상 발현 또는 감염자와 접촉한 지 48시간 이내에 약을 먹어야 한다. 독감치료제를 투여한 소아·청소년 환자에게서는 경련이나 과다 행동, 환각, 초조함, 떨림 등이 나타나는 섬망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추락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런 이상반응은 독감 환자 중 약을 투여하지 않은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어 약으로 인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보호자는 약물 투여와 관계없이 환자와 적어도 이틀간 함께 하며 문과 창문을 잠그고 이상행동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닫은 공장 누빈다… ‘예술 인싸’ 즐겨찾기

    문닫은 공장 누빈다… ‘예술 인싸’ 즐겨찾기

    대구는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도시로 꼽힌다. 이는 볼거리가 월등히 많아서라기보다 자원을 잘 포장하고 활용하는 기술에 힘입은 듯하다. 이 덕에 무엇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대구에서의 동선은 사뭇 달라진다. 이번엔 예술에 초점을 맞췄다.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이 첫 목적지다. 요즘 대구의 ‘인싸’들이 즐겨찾는다는 곳.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옛 건물 사이를 어슬렁대기 좋다. 옛 적산가옥을 새로 꾸민 북성로 공구골목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홀짝대는 맛도 좋고, 조형예술 작품들로 치장된 강변 언덕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작가 레지던스와 전시, 공연 공간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2013년 문을 열었다. 1949년 지어져 대구연초제조창으로 사용되다 1999년 문을 닫고 방치됐던 것을 리모델링했다. 2층 전시실로 곧장 간다. 기획전 ‘빛, 예술, 인간’전이 열리고 있다. ‘빛, 예술, 인간’전은 현대미술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뉴미디어 아트 기획전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 14명이 참여해 당대의 이슈들을 미디어 아트 형식으로 풀어 내고 있다.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캐나다 작가 아르튀르 데마르토의 ‘판타스틱 멕시코’ ②다. 멕시코의 도시 풍경을 비디오 매핑 프로젝션을 활용해 보여 주고 있다. 영화관 스크린에 펼쳐지는 그림자 인형극의 일종이라 생각하면 알기 쉽겠다. 작가는 멕시코 도시 풍경을 파편적이면서도 연속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다. 연둣빛에서 파란색을 거쳐 붉게 변해 가는 화면 구성이 무척 환각적이다. 손경화의 ‘에브리 세컨드 인 비트윈’은 급속히 변하는 런던의 도시환경을 담아낸 작품이다. 거리표지판이나 신축공사 현장 등을 소재로 도시 거주자들의 정체성과 욕망을 표현했다. 이한나의 ‘셰이크, 셰이크, 셰이크’도 인상적이다. 관객이 ‘스테이지’라고 적힌 글자 위에 서면 벽면에 보이는 자신의 얼굴 위로 판다탈이 입혀진다. 작가는 안내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춤을 추며 자아를 깨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막춤을 추다 가면이 벗겨지면 부끄러워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아울러 경험했던 실제보다 가상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하광석의 작품 ‘리얼리티-셰도 #12’, 사진과 퍼포먼스를 통해 환경변화의 이슈를 보여 주는 주느비에브 아켄(나이지리아)의 ‘현실의 마법’ ①, 믿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은유하는 니스린 부카리(시리아)의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등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난다. 2층 ‘만권당’은 예술가와 시민이 교류하는 장소다. 독서 공간 외에도 예술가와의 토크콘서트 등 행사가 자주 열린다. 만권당은 특히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고가의 디자인 관련 책들을 마음껏 빌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권당 맞은편의 ‘문 플라워’는 한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궜던 ‘인증샷’ 명소다. 요즘도 예술발전소를 방문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간다.예술발전소 건너편은 ‘수창청춘맨숀’ ③이다. 대구의 ‘인싸’들에게 인생사진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수창청춘맨숀 역시 대구연초제조창의 직원 관사였다. 1996년에 문을 닫고 20년 넘게 방치되다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재생사업으로 선정되며 새 전기를 맞았다. 수창청춘맨숀은 3개 층, 2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다. 건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퍼포먼스 작품이다. 관리동을 제외하고 건물 전체가 청년 예술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누군가의 안방, 거실, 화장실이었을 공간마다 미디어, 사운드 아트, 마임 등 온갖 장르의 실험예술 작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예술발전소 앞은 이른바 ‘자갈마당’이다. ‘자갈마당’은 1908년 을사늑약 이후 한국에 본격 진출한 일본인들이 만든 집창촌이다. 그 긴 역사에 빗대 ‘100년 집창촌’이란 자조 섞인 표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60호집’을 시작으로, 성매매가 이뤄지던 건물 대부분이 철거됐다. ‘자갈마당’은 일제가 대구읍성을 허무는 과정에서 나온 흙으로 세운 거대한 욕망의 배출구다. 당시 경부선 건설로 수천명의 인부들로 북적댔는데, 이들을 위해 일제가 조성한 공간이 바로 ‘자갈마당’이었다. ‘자갈마당’ 주변에 1907년 개교해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한 수창초등학교와 국채보상운동의 시발지가 됐던 광문사터 등도 있다. 어울리지 않는 공간들이 한곳에 머물고 있는 모양새다. 도시 외곽에도 볼거리가 있다. ‘디 아크’는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이다. ‘다양한 조형 예술 작품들로 치장된 강변 언덕’이라 보면 알기 쉽겠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조성된 디 아크는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다.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설계했다. 잔잔한 물 위에 돌을 튕겨 만드는 물수제비,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이 건축 콘셉트라고 한다.디 아크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실내는 전시 체험 공간, 3층은 전망대다. 전망대에 서면 강정고령보가 있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물 주변으로 영국 작가 로버트 하딩의 ‘컷 아웃’ ④, 손노리 작가의 ‘원융’, 권치규 작가의 ‘만월’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제 가을 풍경이 내려앉는 곳으로 간다. 대구와 경북 청도에 걸쳐 있는 비슬산은 흔히 ‘암석 전시장’이라 불린다. 다양한 형태의 암석들을 관찰할 수 있다. 암괴류(岩塊流·천연기념물 제435호)가 대표적이다. 암괴류는 바위들이 산자락을 따라 아주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쌓인 것을 일컫는다. 바위들이 강물처럼 흐른다고 해 ‘돌강’ 또는 ‘바위강’이라 불린다. 비슬산 암괴류는 길이 약 2㎞, 최대 폭 80여m로 세계 최대 규모다. 고려의 고승 일연스님이 22년간 주석하며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했다는 대견사 주변에도 부처바위 등 독특한 형태의 암석들이 많다. 대견사 건너 조화봉 일대는 그동안 관광객의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다. 이젠 누구나 오갈 수 있다. 조화봉 정상의 레이더 관측소 아래에 대규모 토르 암벽이 있다. 토르는 부분 침식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자잘한 물질은 제거되고 특이한 형태의 모습만 남게 된 대형 화강암을 일컫는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바위가 여러 개의 칼을 꽂은 듯한 모습이어서 칼바위 또는 톱바위라 불린다. 조화봉에 올라 굽어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하늘과 맞닿은 대견사 일대는 단풍으로 물들었고, 돌들이 강처럼 흐르는 산자락 너머로는 일대 산군들이 물결치듯 일어섰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3) →대구예술발전소(430-1225~9)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11~3월은 오후 6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오는 11월 8~10일에는 4, 5층 입주작가 공간에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연다. 입주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공개된다. →대구예술발전소 위는 북성로 공구 골목이다. 밤이면 포장마차들이 늘어선다.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연탄에 구워 먹는 불고기집들이 많다.→북성로 공구 골목에 있는 삼덕상회(42-3332)와 인문공학은 적산가옥을 개조한 한옥 커피집이다. 다만 삼덕상회는 내부 공사 중이어서 11월이나 돼야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왕거미식당(427-6380)은 ‘뭉티기’(소고기 육회)와 ‘오드레기’(소 대동맥) 구이를 잘한다. 중구 동인동에 있다. 영생덕(255-5777)은 진교스라는 만두로 이름났다. 중구 종로에 있다.
  • ‘대마 밀반입’ CJ 장남 이선호 집행유예로 석방

    ‘대마 밀반입’ CJ 장남 이선호 집행유예로 석방

    재판부 “어려움 건강히 풀 좋은 환경…재범하지 마라”이씨, 김앤장 변호사 선임…교통사고 후유증 선처 호소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피우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씨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24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대마를 포함한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심해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면서도 “피고인에게 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들여온 대마는 모두 압수돼 사용되거나 유통되지 않았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어려움을 건강하게 풀 수 있는 누구보다 좋은 환경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는 범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과거 미국 유학 시절 당한 교통사고로 현재까지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그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하고 재판에 대비했다. 김앤장은 2013년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이씨 아버지인 이 회장이 구속 기소됐을 때도 변론을 맡았다. 이씨는 지난달 1일 새벽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세관 당국에 적발될 당시 그의 여행용 가방에는 대마 오일 카트리지 20개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대마 사탕 37개와 젤리형 대마 130개가 숨겨져 있었다. 대마 흡연기구 3개도 함께 발견됐다. 그는 또 올해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5개월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6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그는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홍남기 부총리 “액상담배 조치할 것”…일부 편의점 판매중단

    홍남기 부총리 “액상담배 조치할 것”…일부 편의점 판매중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증 폐 질환 유발 논란에 휩싸인 액상형 전자담배의 성분 분석이 곧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GS25 등 일부 편의점은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중지했다. 홍 부총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분석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 있다”며 “분석을 조속히 마무리해서 정부가 후속 조치를 하도록 관계부처와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열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과 폐 손상 연관성 조사도 신속하게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품 회수, 판매금지 등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액상형 전자담배 안에 든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THC’(tetrahydrocannabinol),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등 7개 유해성분 분석을 11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제품 회수와 판매금지 근거 법안의 조속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김 의원이 ‘수입 및 판매금지 조치가 사용 중단보다 훨씬 바람직한데 검토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액상형 전자담배를 금지할 근거법이 없어서 이번에 정부가 현행법령 아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로 중단 권고를 했다”며 “저희(정부)도 입법적 근거를 갖추려 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청소년 흡연을 유발하는 등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 제품을 회수하거나 판매금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편의점 GS25는 24일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S25는 이날부터 쥴에서 생산하는 액상 담배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트툰드라 1종 등 총 4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GS25는 전날 복지부의 사용중단 권고 이후 판매 중지를 결정했고 전국 가맹점에 판매대 철수 등의 조치를 담은 공문을 배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저명 인사 자녀의 ‘마약 일탈’, 성역 없이 단죄해야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18)이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LSD를 비롯해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신종 마약을 밀반입하다 세관에 적발돼 검찰로 넘겨졌다. 홍모양은 그제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석방됐다. 홍 전 의원은 그제 “모든 것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 사과했다. 시민들의 눈길은 따갑기만 하다. 올 초부터 재벌가와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잇따른 마약 밀반입 및 복용 등에 대한 사회적 비판 및 법적 처벌이 계속됨에도 근절되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는 탓이다. 지난달 초 CJ그룹 2세 이모씨를 불구속해 비판을 자초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사법부가 “증거 인멸 및 도주할 우려가 없으며 초범에 소년인 점 등을 참작했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홍양이 밀반입한 LSD는 미국에서도 1급 금지 약물로 지정될 정도로 강력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검찰에 이어 법원 또한 저명 인사 자녀에게 또 다른 형태의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갖게 만들었다. 관세청이 김광수 의원을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밀반입 적발 마약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1조 4119억원에 달한다. 또한 법무부가 김종민 의원에게 제출한 ‘마약류사범 단속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마약사범은 2014년 9984명이었지만 2018년 1만 2613명으로 26.3% 증가했다. 유엔이 정한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20명’이라는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이미 상실했음은 물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마약 유통이 더욱 증가하며 약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마약의 형태와 운반·공급 수법이 날로 새로워지는 만큼 마약 단속 인력 및 예산 확충과 함께 경찰·세관·검찰·국정원 등 관계 부처의 긴밀한 협력 및 공동 대응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이와 더불어 정관계 사회지도층에 대해 더욱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와 판결 등을 통해 법치주의 원리를 강력히 구현해야 한다.
  • “액상형 전자담배 피워도 되나요” 유해성 주장 달라 소비자만 혼란

    “액상형 전자담배 피워도 되나요” 유해성 주장 달라 소비자만 혼란

    美 CDC “중증 폐질환과 연계” 발표 복지부 “연관성 확인할 때까지 자제” 공인시험법 부재… 분석에 1년 걸려 담배회사들 “문제 성분 없어” 주장 성분 의무공개 법안도 국회 계류 중“담배 끊으려고 전자담배를 시작했는데, 끊어야 하나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대마초 성분)과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없는 건가요?” 지난달 20일 보건복지부가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질환 사망 사례와 액상형 전자담배의 연관성이 밝혀질 때까지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하자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의문의 폐질환이 52% 급증했고,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1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증 폐질환 유발 추정 물질은 환각을 일으키는 대마초 성분인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다. 이 중 THC는 마약류로 한국에서는 엄격히 금지된 성분이며,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화장품 원료로 허가됐다. 정부는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함유됐는지 조사에 나섰으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지난 6월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에 착수했다. 하지만 공인된 시험법이 없다 보니 시험법 개발부터 진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1일 “액상형 전자담배 전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궐련형 전자담배 사례처럼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쯤에야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최대한 빨리 검증해 중간에 먼저 결과를 내겠다. 하지만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전자담배 회사들은 앞다퉈 자사 담배에는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들어 있지 않다고 홍보하고 있다. 줄을 생산하는 줄랩스는 지난달 25일 “THC, 대마초 추출 화학 성분, 비타민E 화합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담배 회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언제 나올지 모를 정부의 성분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한 흡연자(27)는 “일단 불안해서 다른 담배로 바꿨다”면서 “담배 회사는 괜찮다고 하지만 나중에 국내 유통 중인 전자담배도 중증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 몫”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국내 중증 폐질환자 모니터링 결과와 외국의 추가 조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경우 해당 제품을 판매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강력하게 조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증 폐질환을 일으키는 용의선상의 물질이 함유된 전자담배가 무엇인지 알아야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성분 검사 없이도 소비자가 담배 유해 성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회에 제출된 ‘담배 유해 성분 제출 및 공개 의무화 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日 대마 적발 역대 최다…절반 이상 ‘20대 이하’ 젊은층 침투 심각

    日 대마 적발 역대 최다…절반 이상 ‘20대 이하’ 젊은층 침투 심각

    마약류인 대마 관련 물질의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에서 올해 사법 처리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성년자와 20대를 중심으로 청년층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29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 경찰이 전국적으로 적발한 대마 사범은 2093명으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403명)나 증가한 것으로 한해 전체로 연간 최다였던 지난해 3578명의 추이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20대가 913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하며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미성년(283명·전체 14%)을 더하면 20대 이하의 비중이 전체의 5분의 3에 육박했다. 30대도 537명에 달했다.올 상반기에 압수된 건조 대마의 양도 213.4㎏으로 지난해보다 68.9㎏ 증가했다. 일본 경찰청은 “올 상반기 적발된 대마 사범 가운데는 고교생이 전년보다 17명 늘어난 51명, 중학생이 3명 증가한 4명에 이르는 등 젊은 층에 대한 무분별한 침투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마가 일반 환각물질에 비해 가격이 싸고 마약이라는 경각심이 약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에는 최근 들어 대마 성분이 들어간 스낵, 사탕, 케이크 등 외국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대마 함유 물질들이 유입되고 있다. 상당수가 미국 캘리포니아 등 대마를 합법화한 국가 및 지역에서 반입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직접 주문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해 몰래 들여오는 경우도 많다. 대마 성분이 농축된 액상 ‘대마 리퀴드’의 밀수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당국이 실시한 액상 대마 관련 의심 사례 검사 건수는 전년의 17배에 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치매 예방·치료기술 개발에 2000억 투자

    치매 예방·치료기술 개발에 2000억 투자

    박능후 “국가책임제 정착되게 지속 관리”정부가 치매 원인 진단과 예방·치료기술 개발에 내년부터 9년간 2000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집에서 생활하는 경증 치매환자와 가족이 필요로 하는 돌봄서비스를 강화하고자 신규 과제를 찾아 추진할 계획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추정 치매환자 수는 75만 488명이다. 치매 유병률은 10.2%로, 65세 이상 노인(738만 9480명)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환자 수는 계속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에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 치매관리비용은 14조 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0.8%를 차지한다. 치매 극복을 위한 중장기 연구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치매 중장기 연구는 지난 4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7년 9월 발표한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2년을 맞아 “치매국가책임제가 보다 내실 있게 정착되도록 지속해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19일 밝혔다. 그간 치매 맞춤형 사례관리, 장기요양서비스 등 치매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 온 결과 일상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국 256개 보건소에 상담, 검진, 사례관리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됐고 지금까지 치매환자와 가족 262만명이 이 센터를 이용했다. 환각·폭력 등 이상행동증상이 심한 치매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치매전문병동도 공립요양병원 55곳에 들어섰다. 치매환자의 의료비 부담도 줄었다.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해 중증치매질환자의 의료비 부담 비율을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그 결과 환자 부담 진료비가 평균 4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줄었고 4만여명이 혜택을 봤다. 올해 1월부터는 치매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30만~40만원가량 하던 신경인지검사(SNSB) 비용이 15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해부터는 경증치매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해 그동안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지 못하던 경증치매환자도 주·야간 보호시설에서 인지기능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인지지원등급 판정을 받은 치매환자는 1만 3000명을 넘어섰다. 전국 260여개 노인복지관에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인지활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66세 고위험군만 받던 국가건강검진 인지기능장애검사를 66세 이상 전 국민이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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